전채은

전채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41

추천

안녕하세요. 전채은 기자입니다.

chan2@donga.com

취재분야

2026-05-15~2026-06-14
사회일반35%
환경33%
사고13%
기상/기후7%
노동3%
지방뉴스3%
교육3%
교통3%
  • 시리아 무장 세력에 납치된 인질, 일본어로 “나는 한국인”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동영상 속 남성이 복면을 한 채 총으로 무장한 2명의 조직원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이 남성을 2015년 시리아에서 극단주의 무장 세력에 납치된 일본인 기자 야스다 준페이(44)로 파악했다. 동영상 제목도 ‘시리아의 일본인 인질로부터의 호소’라고 달렸다. 하지만 이 남성은 예상 밖의 발언을 했다. “와타시노 나마에와 우마르데쓰. 강코쿠진데쓰.(나의 이름은 우마르입니다. 한국인입니다)” 야스다로 보이는 남성이 등장하는 이 동영상이 지난 달 31일 일본 언론에 전달됐다. 영상 전달자는 자신을 ‘누스라 중개인 측’이라고 밝혔다. 야스다로 추정되는 남성을 처음 억류한 조직인 시리아의 극단주의 무장 단체 ‘자바트 알누스라’와 관련이 있는 인물인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전달자는 일본 언론에 ‘야스다의 신병이 다른 조직에 넘겨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초 가량 되는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은 일본어로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밝혀 의문을 남겼다. 그는 이어 쫓기는 듯한 목소리로 “지금은 2018년 7월 25일입니다. 극심한 환경에 있습니다. 지금 당장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 남성이 왜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영상 속 남성은 야스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 역시 영상 속 남성이 한국인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1997년 일본의 한 신문사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야스다는 2003년 퇴사 후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해 왔다. 이라크와 시리아 인도네시아 등 전쟁과 재난 현장을 취재하던 야스다는 2015년 5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로 들어간 이후 연락이 끊겼다. 야스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6년으로 이 해 3월 시리아 무장세력에 인질로 잡힌 그의 동영상이 공개됐고 이어 5월에는 “도와주세요. 이것이 마지막 기회입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야스다의 사진이 공개됐다. 그리고 약 2년 만인 올해 7월 초 “가족을 만나고 싶다”고 말하는 영상이 공개됐었다. 일본 언론은 동영상 전달을 억류 조직이 교섭을 통해 인질의 몸값을 받아내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 2018-08-02
    • 좋아요
    • 코멘트
  • 美 연방법원, 3D프린터 총기 도면 인터넷 공개에 제동

    미국 연방법원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플라스틱 총을 만들 수 있는 설계도의 공개를 한시적으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연방정부는 설계도 제작자와의 법적 공방 끝에 이달 1일부터 이 설계도를 인터넷에 배포하는 것을 허용했었다. 그러나 총기 등록이 안 되고 금속탐지기로도 적발이 어려워 안전성 문제가 크다는 여론이 다시 일면서 ‘3D 프린터 총기’에 대한 법적 공방이 재연될 조짐이다. CNN 등 현지 언론은 지난달 31일 시애틀 연방지법의 로버트 래스닉 판사가 워싱턴, 메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 등 8개 주 법무장관들이 3D 프린터 플라스틱 권총 도면의 인터넷 공개를 금지해달라며 낸 ‘임시 금지 명령’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래스닉 판사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3D 프린터로 총기를 만들 수 있는 도면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며 “10일 후속 공청회에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8개 주는 도면의 공개를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 “3D 프린터로 권총을 만드는 방법이 알려질 경우 테러와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커 공공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21개 주 정부의 법무장관들도 같은 날 “공공 안전에 전례 없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성명을 통해 설계도 공개의 금지를 촉구했다. 3D 프린터 플라스틱 권총 도면을 당초 허용일(1일)보다 며칠 앞서 임의로 공개하기 시작했던 비영리단체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의 홈페이지에는 연방법원의 한시적 공개 금지 결정 직후 “이 사이트는 워싱턴주 연방법원의 폐쇄 명령을 받았다”는 안내문이 게시됐다. 설계도면을 내려받을 수 없는 상태로 전환됐다. 이 단체의 창립자인 코디 윌슨(30)은 1일 BBC와 인터뷰를 통해 “3D 총은 공공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다”며 “나는 여태까지 이것(3D 프린터 플라스틱 권총)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법원의 결정에 반발했다. 반면 바버라 언더우드 뉴욕주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연방 법원이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상식과 공공의 안전을 위한 큰 승리를 거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허용한 것은 범죄자에게 추적과 적발이 불가능한 3D 프린트 총을 쥐어주는 것, 바로 그것이다”며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이미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3D 플라스틱 총이 일반에 판매되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 이미 전미총기협회(NRA)에 말했다시피 (일반 판매는)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18-08-01
    • 좋아요
    • 코멘트
  • 3D프린터 총기 도면 인터넷 공개… ‘유령총’ 테러 악용 우려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플라스틱 총을 만들 수 있는 설계도의 인터넷 공개(1일)를 앞두고 미국에서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21개 미국 주정부는 지난달 30일 “공공안전에 전례 없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설계도를 공개해선 안 된다고 연방정부를 압박했다. 21개 주정부의 법무장관들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설계도 배포 허용은) 테러리스트의 무장을 도울 뿐 아니라 법적으로 총기 소유가 금지된 사람들도 이를 소유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3D 프린터 플라스틱 총이 허용되면 신원 조회를 거치지 않고도 총기를 소유할 수 있게 돼 총기와 관련된 참사 발생을 앞으로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항의 보안검색대도 무사통과할 가능성이 크고 별도의 등록번호가 없어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유령 총(ghost gun)’으로도 불린다. 그러는 사이 설계도 공개 찬성 진영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총기 소유를 지지하는 비영리단체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는 이미 지난 주말부터 권총 ‘리버레이터(liberator)’와 AR-15 반자동 소총 등의 3D 프린터용 설계도를 인터넷으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AR-15 소총 설계도의 경우 지난달 27∼29일 사흘간 1000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이 단체는 플라스틱 총의 대중화가 ‘표현의 자유’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와 합의한 날짜(1일)보다 일찍 설계도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3D 프린터를 이용한 플라스틱 총 제조법은 2013년 당시 텍사스주 오스틴에 거주하던 법대생이자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 창립자인 코디 윌슨(30)의 머리에서 나왔다. 완전한 형태로 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총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그는 그해 4월부터 3D 프린터를 이용해 장난감 블록인 ‘레고’의 재질과 동일한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총의 설계도를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자유를 위한 ‘혁명’을 위해 설계도를 공개했다고 밝힌 그는 배포 2주 만에 다운로드 횟수가 10만 건에 도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초 미 연방정부는 플라스틱 총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미 국무부는 당시 외국인이 해당 설계도를 통해 총기를 제작하게 된다면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위반이란 논리를 내세워 설계도 게재 및 배포를 금지했다. 윌슨은 이에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수년간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하지만 총기 소유에 긍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인 올해 6월, 연방정부는 윌슨과 합의하기로 전격 결정하고 설계도 배포를 허용했다. 올 2월 플로리다주 마저리스톤먼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14세 딸을 잃은 프레드 거튼버그 씨는 지난달 27일 워싱턴포스트(WP)에 “어떻게 사안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시민들의 목숨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 등 8개 주 법무장관들도 지난달 30일 설계도 배포를 전국적으로 막는 ‘임시 금지 명령’을 내려 달라고 연방법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설계도 공개 허가가 떨어진 데다 시행일이 임박해 이를 막기엔 이미 늦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7일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은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3개 단체가 정부의 설계도 인터넷 공개 허용 결정에 반발해 낸 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소송을 제기한 시민단체 ‘총기폭력 예방을 위한 브래디 센터’의 조너선 로이 부회장은 WP에 “지니(‘알라딘과 요술램프’에 등장하는 램프 속 요정)가 한 번 병에서 빠져나오면 돌아가기 어려운 것처럼, 설계도가 인터넷에 공개되는 순간 상황을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31일 아침에 올린 트윗에서 “3D 플라스틱 총이 일반인들에게 판매되는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 이미 전미총기협회(NRA)와 얘기해봤는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적었다.한기재 record@donga.com·전채은 기자}

    • 2018-08-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집구경 한다며 새벽부터 벨 눌러” 북촌도 앓는중

    ‘오버투어리즘’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인 곳이 북촌 한옥마을이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골목 입구엔 평일인데도 관광버스가 주차돼 있었다. 잠시 뒤 40명가량의 단체 관광객이 골목을 훑고 지나갔다. 한옥마을의 골목 안 곳곳에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북촌 한옥마을 주민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관광버스 매연 속에 주민은 숨 막힌다’는 글이 현수막을 덮고 있다. 집집마다 대문엔 ‘조용히 해 달라’는 경고문을 붙여 놓았다. 이날 북촌 한옥마을을 찾은 독일인 관광객 모니카 씨(32·여)는 ‘우리는 관광객들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고 영어로 적어 놓은 현수막을 보고서 “여기 오기 전까지는 주민들한테 이런 불만이 있는 줄 몰랐다”며 당황스러워했다. 관광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도 주민들을 힘들게 한다. 주민 조모 씨(46·여)는 “쓰레기 버리는 날에 대문 밖에 쓰레기봉투를 내놓으면 그 옆으로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잔뜩 버리고 간다”고 말했다. 건물 높이가 낮고 아파트에 비해 방음이 잘되지 않는 한옥 구조의 특성 때문에 소음 피해도 만만치 않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새벽부터 벨을 눌러 “집 안을 구경시켜 달라”고 하는 관광객이 있는가 하면 다짜고짜 “맛집을 추천해 달라”는 관광객들도 있다고 한다. 참다못한 북촌 한옥마을 주민들은 4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마을 입구에 모여 “주민의 사생활을 보호해 달라”며 집회를 열고 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18-07-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리셴룽 총리 개인정보도 털렸다

    싱가포르 국민들의 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가 해킹 공격을 당해 리셴룽(李顯龍) 총리를 포함해 약 15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싱가포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보 유출 사건이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와 정보통신부는 20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2015년 5월 1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싱가포르의 국립 의료기관인 ‘싱헬스(SingHealth)’의 외래병동을 방문한 환자 15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해커들은 싱헬스의 서버에 침투해 악성코드에 감염된 컴퓨터를 이용해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일주일간 환자의 신상정보와 처방약 등 개인정보를 빼냈다. 싱헬스는 산하에 4개 공공병원과 5개 국립전문센터, 8개 종합병원을 두고 있는 싱가포르 최대 의료기관이다. 특히 이번 공격은 리 총리의 의료정보를 빼내는 데 주력한 것으로 싱가포르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당국은 “리 총리의 정보를 해킹하려는 시도가 명확하고 반복적으로 이뤄진 흔적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 역시 이번 사건의 피해자이고 이것은 우연이 아니었다”며 “해커들이 무엇을 찾기를 바랐는지를 알 수 없다. 아마 국가기밀이나 나를 공격하거나 당황스럽게 하는 무언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실망했을 것이다. 내 의료기록은 놀라울 것도 없는 (평범한) 기록이다”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이번 공격이 단순 해커의 소행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 산하 사이버보안기구(CSA)는 “이 공격은 의도적이고 목표가 명확한 공격이었다”며 “단순 해커나 범죄조직이 벌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업체 파이어아이는 싱가포르 언론 채널뉴스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은 고도로 발달된 사이버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급 해커 집단만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당국은 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별도의 조사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환자에게는 20일부터 5일 동안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리고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18-07-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AI 킬러 로봇 안 만들겠다” 알파고 아버지-머스크 등 2400명 서명

    ‘법칙 1. 로봇은 인간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며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위험에 처한 인간을 방관해서도 안 된다. 법칙 2. 법칙 1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그린 공상과학(SF) 영화 ‘아이, 로봇’(2004년)에 등장하는 ‘로봇의 법칙’일부다. 유명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50년 세운 로봇의 원칙을 차용했다. 2035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미래 로봇에 대한 인간의 기대감과 두려움을 함께 보여줬다. 기술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했다. 로봇에 관한 법칙이 영화의 배경이 된 시기보다 17년 일찍 선언된 것이다. 전 세계 36개국 150개 기업 2400명 이상의 인공지능(AI) 연구자들은 1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2018 국제 인공지능 협력 회의(IJCAI)’에서 ‘인간을 식별하고 공격하는 무기를 만드는 데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책임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해 결성된 단체 ‘미래의 삶 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는 전 세계 2400여 명의 연구자가 이 같은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동의서에는 구글 딥마인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개발자 데미스 허사비스,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와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 정보기술(IT) 업계의 유명 CEO들과 엔지니어들이 서명했다. 이들은 공개 선언서에서 “AI는 이미 군사 시스템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준비가 끝났다”며 세계 리더들이 AI 기술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시점이 됐다고 촉구했다. 또 “AI를 이용한 자율살상무기는 핵이나 생화학무기와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갖는다. 일단 한쪽이 이를 도입하면 전 세계가 끝없는 군비 경쟁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AI 기술이 무기 제작에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연구자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AI와 로봇 전문가 100여 명은 유엔에 ‘AI 무기가 제3의 전쟁을 불러올 것’이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자율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져 기업이나 국가기관이 연구를 중단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4월 구글 직원 3000여 명은 구글이 미 국방부와 협력해 진행하는 ‘메이븐 프로젝트’가 공격용 AI 드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란이 일자 순다르 피차이 CEO에게 서한을 보내 연구를 중단시켰다. 한국의 KAIST도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올해 4월엔 KAIST가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시스템과 국방인공지능 연구센터를 열자 세계 로봇학자들이 ‘자율살상무기를 개발하는 것 아니냐’며 KAIST에 ‘연구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 논란은 KAIST가 “연구센터는 방위산업과 관련한 물류 시스템 개발에 활용될 것”이라고 해명한 끝에야 잠잠해졌다. 모든 전문가들이 ‘AI 디스토피아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대표적인 AI 낙관론자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기술은 지금까지 항상 좋은 곳에도, 나쁜 곳에도 사용돼 왔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AI의 발전 속도에 제동을 걸려는 이들을 비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도 AI 낙관론을 펴고 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18-07-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성관계 미끼 美정계 침투… ‘러시아판 마타하리’에 워싱턴 발칵

    “그는 러시아 정부의 요원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자신의 길을 찾으려 한 젊은 학생일 뿐입니다.” 18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 4번 법정에서 열린 공판에서 변호사 로버트 드리스콜은 피고의 무죄를 항변했다. 그가 변호하는 오렌지빛 머리에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여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긴 머리카락을 손으로 여러 번 쓸어내릴 뿐이었다. 러시아 시베리아 출신인 이 여성은 마리야 부티나(29)로 불법으로 러시아 정부의 비밀 스파이로 활동하고 음모를 꾸민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러시아 정부의 스파이인 부티나가 ‘미인계’를 이용해 미 정치권에 접근했고, 미국 정계와 러시아 사이 막후 채널을 만들려 했다고 밝혔다. 미-러 정상회담 직후 러시아 스파이 사건이 터지면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검찰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집한 정보들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의 전화번호부에는 러시아연방보안국(FSB)과 관련된 이메일 계정이 있었고, 자택에서는 “어떻게 FSB의 일자리 제안에 답해야 할까?”라고 쓰인 메모를 발견했다. 또한 미 정부가 러시아 정보당국 관계자로 추정한 러시아 외교관과 부티나가 올해 3월 워싱턴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진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미 대선 개입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던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와 부티나가 함께 찍은 사진도 나왔다. 부티나는 미 보수 정치권에 접근하기 위해 총기 옹호 단체를 이용했다. 2011년 러시아에서 ‘총기를 소지할 권리’라는 단체를 만든 그는 2015년 3월경부터 미 공화당과 건설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전미총기협회(NRA)에 접근했다. 부티나는 2016년 NRA 컨벤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같은 테이블에 앉기도 했다. 부티나가 ‘미인계’로 접근한 남성은 최소 두 명이다. 미 언론들은 이 중 한 명이 NRA 회원이자 공화당 전략분석가인 폴 에릭슨(56)이라고 추정한다. 에릭슨은 2016년 5월 트럼프 대선캠프 관계자에게 e메일을 보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 비밀 만남을 주선할 수 있다”고 제안했던 인물이다. 부티나는 자신보다 27세나 많은 에릭슨과 동거하며 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치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들과 접촉했다. 검찰은 부티나가 특수이익집단에서 일자리를 얻는 대가로 에릭슨이 아닌 다른 한 명의 미국인과 성관계를 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여행비자로 미국을 방문했던 그는 2016년 8월 학생 비자를 받아 올해 5월 워싱턴 소재 아메리칸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에릭슨의 도움을 받아 학교 과제를 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부티나의 배후에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알렉산드르 토르신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그는 현재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를 맡고 있으며 2015년까지 러시아 상원의원을 지냈다.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기도 하다. 토르신의 특별 보좌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 부티나는 그를 “자금 조달자”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2016년 미 대선 한 달 전 부티나는 트위터 개인 메시지로 토르신에게 “지금은 모든 것이 조용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했고, 대선 날 밤에는 “다음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날 부티나는 워싱턴 의회의사당 앞에서 찍은 사진을 토르신에게 보냈다. 이에 토르신이 “너는 무모한 여자구나!”라고 답하자 “훌륭한 선생님들 (덕분)!”이라고 답장을 보냈다. 또한 토르신은 지난해 3월 “네 추종자들이 네 사인을 요청하진 않니? 너는 안나 차프만의 인기를 가로챘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차프만은 미국에서 암약하다 2010년에 체포된 미모의 러시아 스파이로 미-러 스파이 맞교환 방식으로 러시아로 추방됐다.위은지 wizi@donga.com·전채은 기자}

    • 2018-07-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기부왕’ 버핏, 올해도 3조8400억 내놓는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8·사진)이 올해도 4조 원어치에 가까운 주식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16일(현지 시간) CNBC 등의 언론이 보도했다. 버핏은 2006년부터 해마다 자신의 주식 중 일부를 자선단체에 내놓고 있다. 버핏은 이날 버크셔해서웨이 성명을 통해 자신이 보유한 주식 약 34억 달러(약 3조8400억 원)어치를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포함한 5개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가 세운 자선단체다. 버핏과 게이츠는 ‘내 개인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기부를 서약한 세계 억만장자들의 모임 ‘더 기빙 플레지’를 2010년에 함께 결성하기도 했다. CNBC는 버핏이 2006년부터 지금까지 자선단체에 기부한 재산은 현재 시장가치로 약 467억 달러(약 52조8500억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18-07-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로힝야족 여성들 성폭행 당한지 열달, 또 다른 비극이 시작됐다

    미얀마에 살던 로힝야족 14세 소녀 하시나(가명)는 지난해 자신의 집에서 미얀마 군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하시나와 그녀의 가족은 도망치듯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 난민캠프로 삶터를 옮겼다. 하지만 한 가지 시련이 더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개월이 지나도 하시나는 생리가 없었다. 캠프 내 이웃들에게 들킬까 두려워 스카프를 겹겹이 둘러봤지만 배는 부지런히 불러왔다. 하시나는 5월 동그란 얼굴에 눈이 작은 여자아이를 낳았다. 로힝야족 여성들을 상대로 한 미얀마군의 성폭력이 광범위하게 자행된 지 10개월이 지났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미얀마 군부가 인종청소의 일환으로 지난 3개월간 여성을 상대로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에서 HRW 인터뷰에 응한 로힝야족 여성 52명 중 절반 이상인 28명이 미얀마 군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HRW는 “성폭력 피해자라는 오명을 쓰고 싶지 않아 로힝야족 여성들은 성폭행을 당해도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군의 성폭행은 결혼 여부와 자식 유무를 가리지 않고 자행됐다. 또 다른 피해자인 드레디아(가명)는 미얀마에서 남편과 함께 자식 셋을 키우는 단란한 가정의 어머니였다.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집에 들이닥친 미얀마 군인들은 아들을 구타하고 드레디아를 성폭행했다. 이들이 남긴 것은 배 속의 아이와 오른쪽 젖가슴 위의 선명한 잇자국. 구타당한 두 살 된 아들은 결국 숨졌다. 얼마 전 드레디아는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드레디아는 성폭행 피해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공동체 문화 탓에 처음에는 남편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숨기고 “구타당하기만 했다”고 둘러댔다. 로힝야족의 성폭행 피해자들은 성폭행에 더해 ‘피해자’라는 낙인과 원치 않는 임신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 피해 여성들은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피해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임신한 여성들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일도 생긴다. 싸구려 낙태약을 하혈할 때까지 먹는 방법도 횡행하고 있다. 로힝야족 난민캠프의 조산사 아크터 씨는 “성폭행으로 임신한 한 여성이 민간요법으로 낙태를 하다 자궁에 나무 막대기가 박힌 채 병원을 찾았지만 결국 숨졌다”고 말했다. 구호단체들은 당초 이맘때쯤 출산율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까지 출산율에 가파른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어 다수의 산모들이 임신을 ‘은밀하게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성폭력 전문가 대니얼 카시오 씨는 “많은 산모들이 임신 중에, 혹은 분만 중에 사망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얀마군은 여전히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미얀마군은 지난해 11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민간인 학살과 성폭력, 고문은 없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미얀마군은 꾸준히 로힝야족 반군 토벌을 빌미로 민간인 학살과 방화 등 인종청소를 자행해 왔다는 국제사회와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를 인정한 적은 한 번도 없다. 1880년대 영국이 미얀마를 식민 지배하던 시절에 지배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미얀마에 유입시킨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미얀마의 독립 이후 ‘불법 이민자’로 박해를 받아 왔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18-07-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동굴소년’ 무사귀환 일등공신 ‘무빠’ 축구팀 코치, 태국 국적 생긴다

    ‘태국 동굴소년’ 무사귀환의 일등공신 에까뽄 찬따웡(25) 유소년 축구팀 보조코치가 정식으로 태국 국적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치와 함께 고립됐던 소년 12명 중 태국 국적이 없었던 3명에게도 국적이 주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AFP통신은 유소년 축구팀 ‘무빠(야생 맷돼지)’의 난민인 에까뽄 코치와 역시 태국 국적이 없는 소년 아둘 삼온(14), 마크, 티에게 정식 국적을 주기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무빠의 설립자 놉빠랏 칸타봉은 AFP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국적을 갖는 것이 소년들의 가장 큰 희망”이라고 말했다. 놉빠랏에 따르면 태국 국적이 없는 이들은 여권이 없어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초대에도 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0일 소년들이 무사히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을 듣고 공식 트위터를 통해 “돌아온 무빠와 구조대를 올드 트래포드에 초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드 트래포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이다. ‘무빠’의 무사 귀환에는 이들 난민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에까뽄 코치는 동굴에 갇힌 순간부터 소년들에게 ‘살아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주며 17일간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명상을 하게 해 체력을 아끼고 소년들이 가져온 과자를 나눠 먹게 해 건강을 지켜줬다. 극한의 공포를 느꼈을 법한 소년들이 별다른 사고 없이 발견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에까뽄 코치의 노력이 컸다. 태국 국적이 없는 소년 중 한 명인 아둘 삼온의 공도 작지 않았다. 미얀마 출신으로 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버마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아둘은 구조대원과 축구팀원들 사이의 소통에 큰 도움을 줬다. 아둘이 다니는 학교의 교장인 푸나윗 텝수린은 “무국적이라는 그의 배경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태국에 사는 난민은 약 48만 명이다. 특히 동굴이 있는 매사이 지역은 상당수의 소수족 출신 무국적자들이 살고 있다. 엑까뽄 코치도 ‘타이루(Tai Lue)’로 알려진 동남아시아의 소수족 출신으로 미얀마에서 태국으로 넘어왔다. 태국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의 관계자는 “동굴에 고립됐던 소년들의 사연이 태국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이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이 동굴에 오랫동안 남겨질 전망이다. 구조현장을 지휘했던 나롱싹 오솟따나꼰 전 치앙라이 지사는 11일 이 동굴을 “박물관이자 관광지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롱싹 전 지사는 “이번 구조에서 얻은 교훈은 세계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이미 구조 장비를 모두 모았고, 구조 활동에 눈부신 기여를 한 잠수사들의 명단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번 구조에 참여했던 다국적 구조팀은 열악한 환경에서 재난 구조의 모범답안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 2018-07-12
    • 좋아요
    • 코멘트
  • “우리는 원팀” 소년들에 희망 심고 공포 이겨낸 25세 코치

    “이것이 기적인지, 과학인지, 아니면 무엇인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태국 해군 네이비실은 10일 유소년 축구팀 13명을 모두 구조한 직후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이렇게 적었다. 최장 4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구조 작업이 일주일 안에 마무리된 것은 기적이었다. 그러나 온몸을 소년들을 위해 던졌던 수많은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기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소년들을 이끈 에까뽄 찬따웡 코치(25), 전 세계에서 달려온 다국적 구조대 등이 이번에 화제를 모았던 대표적 인물이었다.○ 절망의 순간에 빛난 25세 리더십 소년들이 실종 열흘째인 2일 최초로 발견됐을 때 많은 이들이 놀랐다. 전원 무사한 데다 별다른 부상도 입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기에는 에까뽄 코치의 노력이 절대적이었다. 그는 동굴에 갇힌 순간부터 아이들에게 극한의 공포와 불안을 극복하도록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그는 ‘우리는 한 팀’이라는 의식을 계속 심어주었고 살아서 나갈 것이란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이끌었다. 소년들은 코치가 시키는 대로 같은 동작을 하고, 구호도 외쳤다. 에까뽄 코치는 소년들이 명상을 하게 해 체력을 비축시켰다. 또 소년들이 집에서 가져온 과자를 나눠서 먹게 했고 복통을 막기 위해 바닥에 고인 물을 피하고 천장에 맺힌 물만 마시게 했다. 덕분에 소년들은 구조대에 발견될 당시 다소 야위었으나 건강을 잃지는 않았다. 그 대신 코치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양보하고, 자신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에까뽄 코치는 아이들을 데리고 동굴로 들어간 죄책감 때문에 내내 괴로워했다. 그는 부모들에게 “제가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보살피겠다고 약속해요”라는 글을 남겼다. 그 약속을 지켜 그는 마지막으로 동굴을 빠져나왔다. 에까뽄 코치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서 자랐고, 12세 때부터 사찰에 들어가 10년간 수도승 생활을 했다. 그의 헌신 리더십은 태국인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혁혁한 공을 세운 다국적 구조대 이번 구조에는 전 세계에서 날아온 구조대원들의 공이 컸다. 특히 영국인 다이버 리처드 스탠턴과 존 볼랜선은 열흘 동안 실종돼 있던 13명을 처음으로 찾아냈다. 전직 소방대원인 스탠턴은 2004년에 멕시코 동굴 속에서 영국인 6명을 구출하는 등 여러 공로로 2012년 대영제국훈장을 받았다. 현직 정보기술(IT) 컨설턴트인 볼랜선 역시 스탠턴과 함께 짝을 이뤄 활동하면서 2010년 프랑스에서 죽어가던 다이버를 구출한 적도 있다. 동굴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던 ‘잠수하는 의사’ 리처드 해리스도 큰 활약을 했다. 동굴 잠수 분야에서 30년 경력을 가진 그는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마취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이번에 그는 현장에 들어가 소년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구조 순위를 정했고, 매일같이 소년들과 헤엄치며 잠수법을 가르쳤다. 그는 10일 마지막 팀으로 동굴을 빠져나왔다. 태국에선 5일 산소 부족으로 사망한 태국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출신의 사만 꾸난(37)에 대한 추모 열기도 뜨겁다. 그는 현직 공항 보안 직원으로 부인과 자식들도 있는 몸이지만 구조 작업 소식에 스스로 자원했다가 변을 당했다.주성하 zsh75@donga.com·전채은 기자}

    • 2018-07-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게임하듯 동물 사냥… 부자들의 잔혹한 놀이 ‘트로피 헌팅’

    왼손에 엽총을 든 여성이 죽은 기린 앞에서 오른손으로 하늘을 찌르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선글라스를 낀 채 웃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속 이 여성은 미국 켄터키주에 사는 테스 톰프슨 탤리(37). 그는 지난해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트로피 헌팅(Trophy hunting)’으로 이 기린을 잡았다. 트로피 헌팅은 식용이나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오락을 위한 야생동물 사냥을 뜻한다. 탤리가 “일생일대의 꿈이 오늘 이뤄졌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 사진이 최근 남아공의 한 인터넷 매체 트위터에 오르면서 트로피 헌팅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로 통하던 ‘세실’이 2015년 트로피 헌팅으로 도륙된 지 3년 만에 다시 트로피 헌팅이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당시 세실 사냥꾼으로 밝혀진 미국인 치과의사는 1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처벌해야 한다는 청원서를 백악관에 제출하는 등 비난이 빗발치자 한때 병원 문을 닫기도 했다. 트로피 헌터의 90% 이상은 미국인이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휴먼 소사이어티’에 따르면 2006년부터 10년간 사냥꾼들이 미국으로 들여온 ‘트로피’는 1200종 3만2500마리에 이른다. 트로피 헌팅은 사냥꾼들이 현지 가이드에게 돈을 주고 사냥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프리카의 남아공, 짐바브웨, 나미비아가 대표적인 사냥터다. 사냥꾼들은 아프리카 사자를 잡는 데 1만3000∼4만9000달러(약 1400만∼5400만 원)를, 코끼리를 잡는 데는 최대 7만 달러(약 7800만 원)를 현지 가이드에게 지불한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트로피 헌팅으로 매년 7억4400만 달러(약 8300억 원)를 벌어들이고 있다. 트로피 헌팅이 ‘부자들만 즐기는 잔인한 놀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아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도 트로피 헌팅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18-07-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테슬라, 中 상하이에 ‘연간 50만 대 생산 규모 공장’ 짓기로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연간 5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는다. 관세 전쟁의 여파를 피하기 위한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모양새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은 테슬라가 2~3년 이내에 상하이 린강 개발특구에 연간 5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상하이 시 정부도 테슬라의 생산 시설 투자 계획에 합의했다며 “테슬라의 자동차 생산과 판매를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테슬라가 상하이에 짓기로 한 공장은 외국에 짓는 공장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테슬라의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미중 무역갈등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모든 차를 미국에서 만드는 테슬라는 무역갈등에 따른 관세 상승의 여파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주에 조립 공장을, 네바다 주에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에 공장을 세우면 테슬라는 운송비용과 부품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를 둘러싼 갈등을 이유로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공장을 확장한 기업은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5일 유명 미국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할리데이비슨도 유럽연합(EU)의 보복관세를 이유로 미국 내 일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오토바이 제조사 인디언 모터사이클 역시 지난달 29일 미국 아이오와 주에 있는 공장 일부를 유럽 폴란드로 이전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기업들에 대해 트위터 등을 통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바 있어, 테슬라의 결정에 대해서도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 2018-07-11
    • 좋아요
    • 코멘트
  • 약한 아이부터 구출… 동굴 상당구간 걸어 8시간만에 ‘기적의 생환’

    《 지난달 23일 태국 북부 치앙라이에서 자연동굴 탐험 중 폭우로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소속 소년 12명 중 4명이 고립 16일째인 8일(현지 시간) 극적으로 구조됐다. 몇몇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4명 모두 걸어서 동굴 밖으로 나왔다고 외신은 전했다. 나머지 소년 8명과 코치 1명도 이르면 9일 생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6일 소년들이 구조되면 15일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깊은 땅 속에서 생사를 건 사투를 벌였던 소년들이 월드컵 축제에 인간 승리의 감동을 더할지 주목된다. 》  태국 동굴에 갇혔던 유소년 축구팀 소년 12명 중 4명이 고립 16일째인 8일 무사히 구출됐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이날 보도했다. 태국 구조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외국인 다이버 13명과 태국인 다이버 5명이 참가한 가운데 구조작업을 진행해 오후 5시 37분 첫 번째 소년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첫 번째로 구조된 소년은 몽꼰 분삐암(14)으로 알려졌다. 이어 5시 50분 두 번째 소년도 동굴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이들의 생환 직후 토사나텝 분통 치앙라이주 보건국장은 “2명의 아이가 나왔다. 이들은 동굴 옆 의료진 텐트에 있으며 우리가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환한 소년 가운데 1명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지만, 4명 모두 걸어서 동굴을 빠져나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동굴 안에서 소년들과 함께 있는 호주 의사가 가장 건강이 안 좋은 소년을 먼저 구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소년이 분삐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태국 당국은 당초 구조 작업이 11시간 정도 걸려 오후 9시경 첫 번째 소년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구조 작업은 8시간도 채 안 돼 끝났다. 태국 언론들은 그동안 집중적으로 동굴 안의 물을 뽑아냈고 비도 줄어들어 동굴 내 수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덕분에 동굴 내 상당 구간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었고, 결국 구조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단축됐다는 것이다. 구조된 소년들은 헬기를 타고 60km 정도 떨어진 치앙라이 병원으로 이송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태국 당국은 8일 오전부터 소년들에 대한 구조 작업을 전격 단행했다. 8일 오후부터 비구름이 태국 북부에서 관측되고 며칠 동안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폭우가 쏟아지면 동굴 수위가 급격히 높아질 우려가 있다. 심지어 소년들이 현재 머물고 있는 장소까지 물이 더 차오를 수도 있다. 구조 현장을 지휘하는 나롱삭 오소따나꼰 전 치앙라이 지사는 이날 “오늘이 ‘디데이’다. 소년들이 어떤 도전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구조 작업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구조 당국은 그동안 소년들이 이 구간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도록 사흘 이상 수영 및 잠수법을 가르쳤다. 구조 작업은 다이버 2명이 소년 1명을 데리고 나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대 난코스인 3번째 침수구역에는 공기통을 벗은 채 통과해야 하는 폭 60cm의 좁은 구간도 있어 구조가 쉽지 않았다. 이 구간은 소년들이 스스로 통과해야 했다. 태국 당국은 당초 13명의 생존자를 4개 그룹으로 나눠 구조하는 계획을 세웠다. 가장 먼저 동굴을 탈출할 첫 그룹에는 4명, 이후에 나올 3개 그룹에는 각각 3명이 포함됐다. 축구부를 인솔했던 25세 코치는 제일 마지막에 빠져나오게 된다. 하지만 동굴 안 상황이 예상보다 좋아 1차로 4명을 구출함으로써 동굴 안에 남은 9명에 대한 구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차 구조에 9시간 정도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남은 소년들도 빠르면 9일 전부 구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6일 이 소년들을 15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전에 초대했다. 치앙라이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클럽에 소속된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관광 목적으로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됐다.주성하 zsh75@donga.com·전채은 기자}

    • 2018-07-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신과 셀카 찍어 보여주면 필리핀 대통령직 사임할것”, 두테르테 또 신성모독 논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신을 부정하는 발언을 해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였다. 8일 현지 일간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6일 남부 도시 다바오에서 열린 2018 국가 과학기술 주간 개막식 연설에서 “누구든지 천국에 있는 신과 대화를 하거나 셀카를 찍어 나에게 보여준다면 대통령직에서 지금 즉시 물러나겠다”며 도발적으로 발언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나는 무신론자는 아니다. 어딘가에 우주 전체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마음이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단지 왜 세상에 이렇게 많은 고뇌와 고통, 불의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논리”라고 자신을 합리화했다. 이어 “왜 신은 완벽한 세상을 창조한 후 뱀과 사과로 그것을 망치고 인간이 한 번도 저지르기로 동의한 적 없는 원죄를 주었느냐”고 반문한 뒤 “신은 절대 답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22일에도 정보통신 관련 행사 개막식에서 성경의 창세기를 언급하며 “기독교 교리의 명제는 바보 같다”는 발언을 해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성경에 따르면 인간은 어머니의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죄를 짓는 셈인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도 “완벽한 어떤 것을 만들고 그것을 해치는 멍청한 신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며 거듭 성경의 논리를 비판했다. 필리핀의 가톨릭 신자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필리핀은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다. 아르투로 바스테스 주교는 “두테르테의 신성모독은 그가 문명화된 기독교 국가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말았어야 하는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루페르토 산토스 주교도 “대통령이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한 평신도 단체는 필리핀 가톨릭 주교 협회에 두테르테 대통령의 신성모독을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18-07-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멕시코 ‘좌파 트럼프’, 89년만의 정권교체… 트럼프와 각 세운다

    뿌리 깊은 부패, 일상화한 강력범죄에 대한 멕시코 국민의 분노가 89년이나 이어진 우파 집권기를 끝냈다.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65)가 득표율 53.8%로 압승을 거뒀다. 집권당인 중도 우파 제도혁명당(PRI)의 호세 안토니오 미드 후보는 16%에 그쳤다. 2006년 이후 세 번째로 대권에 도전한 오브라도르는 당선 확실 소식을 전해들은 뒤 방송 인터뷰에서 “국민의 지지에 감사를 전한다. 나의 가장 중요한 공약은 국민 통합을 이루고 부패와 비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멕시코에서 모든 비리를 추방하겠다”고 말했다. 경쟁에 나섰던 다른 후보들은 출구조사 발표 직후 패배를 인정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도 정권 이양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0∼2005년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낸 오브라도르는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 노동자당(PT) 등 중도 좌파 정당이 규합한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가자’ 연대가 내세운 후보다. 보수당 PRI는 1929년 창당 후 한 세기 가까이 집권당 자리를 지켜왔다. 2000∼2012년 집권한 국민행동당(PAN)도 우파 보수 정당이다. 그러나 마약범죄와 부패로 인한 폐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끓어오른 민심의 변혁 요구를 막아낼 수 없었다. 오브라도르는 부정부패 척결, 공공안전부 설립, 군대의 치안 기능 폐지, 독립 검찰청 설립,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추진 등 ‘멕시코 국민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 공약을 내걸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신의 급여를 절반으로 줄이고 대통령궁 대신 자택에 거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오브라도르가 얼마만큼 실질적 성과를 낼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급 공무원 급여 인상, 청년 교육 강화, 노인연금 증액 정책 등에 필요한 자금을 “부패 척결로 확보하게 될 수백억 달러의 예산에서 얻겠다”는 그의 장담을 비판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민족우선주의 성향과 거침없는 언사로 인해 ‘멕시코의 좌파 트럼프’로 불리는 오브라도르는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정립하겠다”고 공언했다. 급한 성격에 정적(政敵)을 잔인하게 닦아세우길 즐기고 언론을 의심하는 성향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흡사하다. 무역, 이민, 국경 장벽 문제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빈번히 충돌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함께 만나 일할 날을 고대한다. 양국의 이익을 위해 할 일이 많다”며 오브라도르의 당선을 축하했다. 한편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멕시코 사상 최대 규모의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 이날 야당 관계자가 괴한 총격에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져 불안한 민생과 치안 상황을 드러냈다. 중서부 미초아칸주 콘테펙에서 오전 6시경 PT 여성당원 플로라 레센디스 곤살레스가 자택에서 피살된 것.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난해 9월부터 정치인 133명이 살해됐다. 피살자 중 48명은 입후보자였다. 희생자 대부분이 자치단체장 후보자 또는 관련자인 까닭에 지역 통제권을 노린 마약범죄 조직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된다.손택균 sohn@donga.com·전채은 기자}

    • 2018-07-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개인기 ‘트위플로머시’, 세계 외교무대의 ‘감초’로

    북-미 정상회담 하루 전인 11일 늦은 밤, 회담 개최국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외교장관 트위터 계정에 ‘어딘지 맞혀 보세요’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라오면서 세계 언론이 바빠졌다. 그가 한밤 투어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유쾌하게 셀카를 찍어 올렸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등장한 셀카를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대사를 앞둔 깊은 밤 외출했다는 ‘깜짝 뉴스’에 트위터를 찾는 사람이 급증했다. 발라크리슈난 장관은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생일 케이크를 앞에 두고 멋쩍게 웃는 사진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싱가포르 관료들은 북-미 정상회담이란 큰 무대 뒤에 숨어 있는 장면들을 속속들이 촬영해 트위터에 부지런히 올렸다. 싱가포르가 약 162억 원을 쓰고 최대 6216억 원의 홍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에는 트위터 홍보도 적지 않게 기여했다. 현지 언론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가 회담 개최지로 확정된 1일부터 회담 다음 날인 13일까지 회담 관련 트윗은 400만 건이나 됐다. 두 정상이 만난 오전 9시경(현지 시간)에는 1분당 5200건의 트윗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기’로 인식됐던 ‘트위플로머시(Twiplomacy·트위터와 외교의 합성어)’가 세계 외교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초가 된 셈이다.○ ‘스트롱맨’의 장외 전쟁터 최근 스트롱맨 정상들이 외교·안보 이슈를 두고 첨예하게 맞서면서 트위터가 거친 외교의 장외 전쟁터가 되고 있다. 이들은 트위터로 농담과 진담을 미묘하게 오가는 외교적 메시지를 상대국을 향해 던진다. 편안한 수다가 오가는 트위터를 이용하면 공식적인 항의 서한을 보내지 않고도 상대국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4일 트위터에 이스라엘을 ‘암’에 비유한 글을 적었다. 그러자 주미 이스라엘대사관은 다음 날 트위터에 할리우드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 나오는 움짤(움직이는 짧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여배우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한테 왜 이렇게 집착하니”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주장을 비웃은 셈이다. 미국 의회전문 매체 ‘더힐’은 11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런 대응은 포퓰리스트적 수사가 증가하며 세계적으로 자주 활용된다. 이런 나라들은 다른 국가와 소통할 때 거만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의 오래된 수사학적 무기에 맞서 이스라엘대사관은 가장 강력한 이미지로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영국이 올 3월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 직후 주영 러시아대사관은 트위터에 영하 23도를 가리키는 온도계 사진과 함께 “러시아와 영국의 관계는 영하 23도로 떨어졌지만 우리는 추운 날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추방한 외교관 수에 비례해 양국 관계가 냉전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당시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온도계 사진을 올린 트윗은 거의 1000번 공유됐다. 러시아는 괴짜 같은 방식으로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고 평했다. 이와 달리 영국 정부는 트위터에 ‘우리는 오늘 러시아 외교관들을 추방했다’는 건조하고 심각한 메시지만 올려 오히려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러시아는 대외적으로는 “우리는 트위터 외교를 하지 않는다”며 ‘트위터광’ 트럼프 대통령을 은근히 비판하고 있지만 물밑에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외교적인 클럽’이 대표적이다. 이 클럽에 가입한 영국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러시아 정부로부터 외교 관련 뉴스를 수시로 제공받고, 러시아 뉴스를 트위터에 공유하는 대신 각종 행사에 초청받는다.○ 정상들, 전임자로부터 ‘트위터 계정 승계’ 트위플로머시의 달인은 누구일까. 글로벌 홍보기업 버슨마스텔러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중 팔로어가 가장 많은 사람은 프란치스코 교황(2017년 5월 현재)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퇴임과 동시에 팔로어 1위 리더로 등극했다. 9개 언어의 계정을 합쳐 총 약 3370만 명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트윗을 받아 봤다. 이 뒤를 바짝 쫓는 떠오르는 리더는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기간에 팔로어 수를 기존의 3배로 늘리더니 지난해 1월부터는 평균 5.7%씩 매달 꾸준히 늘렸다. 조사 당시 약 3013만 명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어 수는 현재 5300만 명을 넘어섰다. 정치적으로 트위터의 힘이 커지다 보니 새롭게 선출된 정치지도자가 전임자에게서 트위터 계정을 물려받기도 한다. 거의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이는 트위터 팔로어들은 인터넷 시대에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016년 7월 취임한 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가 쓰던 계정(@Number10gov)을 물려받았다. 프로필 사진만 캐머런 전 총리의 얼굴에서 영국 총리의 관저가 있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의 현관문으로 바꿔 사용했다. 트위터 외교는 많은 정보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밀실 외교’ 가능성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들이 트위터에서 공과 사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들며 신중하게 다뤄야 할 외교 사안마저 가볍게 다루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CNN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17일 하루 만에 18개의 트윗을 올렸다. 대통령 취임 뒤 어느 때보다도 개인적이고 이상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나친 트윗 활동을 꼬집었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트위터는 공공외교에 효과적이지만 공식 입장과 사견을 명확히 구분하는 안보·외교 현장에선 득보다 실이 많다”며 “트럼프 대통령처럼 안보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이 트위터로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를 던질 때 미국 국익은 물론 우방 이익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조은아 achim@donga.com·전채은 기자}

    • 2018-06-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난 신경 안 써” 멜라니아 재킷 문구 논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입국자 부모-자녀 격리 수용 지침’을 반대해 온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여사가 21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의 멕시코 접경지역에 있는 불법 입국 청소년 수용시설 ‘업브링 뉴호프 청소년보호소’를 방문했다. 그런데 수용시설 방문길과 돌아오는 길에 입은 재킷이 논란이 되면서 구설에 올랐다. 그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텍사스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를 때 입은 재킷 뒷면에 ‘나는 정말 신경 안 써, 너는(I REALLY DON‘T CARE, DO U)?’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모습이 사진을 통해 공개되자 미국 언론에서는 ‘격리된 아이들을 만나러 가면서 그런 냉소적인 문구가 적힌 재킷을 입은 의도가 무엇이냐’ ‘아무런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자신이 입고 다니는) 옷의 힘을 잘 아는 모델 출신 퍼스트레이디가 지나치게 둔감했던 것 아니냐’는 등의 지적이 쏟아졌다. 멜라니아는 텍사스주에 도착해 수용시설을 방문할 때는 다른 재킷으로 갈아입었지만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엔 다시 문제의 재킷을 입어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의 에디터 캐런 어티아는 이번 논란을 ‘재킷 게이트’라고 이름 붙이고 강하게 비판했다. 어티아는 칼럼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여성 중 한 명으로서 그런 메시지가 적힌 재킷을 선택한 것은 고통받는 아이들의 면전에서 완전한 둔감함, 혹은 잔인하고 계산된 냉담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패션 담당 기자 버네사 프리드먼은 “어쩌면 그 (재킷의) 문구는 그녀 남편의 (부모-자녀 격리) 정책을 향한 것일 수 있다. 또는 그녀 옷의 의미를 읽어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향한 것일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멜라니아의 대변인 스테퍼니 그리셤은 “그것은 그냥 재킷이다. 숨겨진 메시지 같은 건 없다”며 멜라니아를 감쌌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가 입은 재킷에 쓰여 있는 글은 가짜 뉴스를 말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아내를 비난하는 언론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18-06-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은 감동적인 나라”…6·25 참전 英 ‘전쟁 영웅’ 윌리엄 스피크먼 별세

    6·25전쟁 당시 영웅적인 활약으로 영국 최고 무공훈장 빅토리아 십자훈장(Victoria Cross·VC)을 받았던 윌리엄 스피크먼이 별세했다. 향년 91세. 22일(현지 시간) 더타임스 등 영국 현지 언론들은 스피크먼이 20일 오후 7시경 런던의 왕립첼시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체셔주에서 나고 자란 스피크먼은 1951년 근위 스코틀랜드 수비대 소속 이등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의 나이 24세 때이다. 스피크먼은 같은 해 11월 임진강 유역 ‘후크 고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빛을 발했다. 당시 아군의 왼쪽 진영 병사들 대부분이 숨지거나 다친 상황에서 그는 동료 병사 6명을 모았다. 그리고 한 더미의 수류탄을 모아 병사 6명을 이끌고 적진으로 침투했다. 이때 스피크먼은 다리에 심한 부상을 당했지만 침투 부대가 철수할 때까지 쉬지 않고 공격해 적진에 큰 타격을 가했다. 수류탄이 모두 떨어지고 난 뒤엔 맥주병을 적에게 던지며 공격해 훗날 ‘맥주병 VC’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때 당한 부상으로 스피크먼은 이듬해 1월 영국으로 돌아갔지만 귀국한지 세 달 만에 한국행을 희망해 다시 전투에 나섰다. 스피크먼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받은 첫 번째 전쟁 영웅이다. 그의 고향 체셔주 알트린참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다리를 짓기도 했다. 스피크먼은 2015년 국가보훈처가 주최한 영연방 4개국 6·25전쟁 참전용사 초청 행사에 참가해 “한국은 매우 감동적인 나라다. 이곳을 위해 싸웠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죽어서도 동료들이 산화한 임진강 유역에 묻히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18-06-22
    • 좋아요
    • 코멘트
  • “폼페이오, 김정은에 ‘지금도 암살 시도’ 농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처음 만났을 때 “여전히 당신을 암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라는 농담을 던져 두 사람이 폭소를 터뜨렸다고 미국 연예 잡지 배너티페어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4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국무장관으로 지명되기는 했지만 의회 인준을 받지 않은 상태여서 중앙정보국(CIA) 국장 신분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전 보좌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자마자 CIA가 자신을 암살하려는 것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이 같은 기습적인 질문에도 폼페이오는 당황하지 않고 “나는 아직도 당신의 암살을 시도하고 있다”라는 농담성 발언을 했다고 배너티페어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전 보좌관은 “(폼페이오의 농담에)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둘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폼페이오는 CIA 국장이던 지난해 7월 “핵 개발 의도와 능력이 있는 인물(김 위원장)을 분리해야 한다”며 “북한 사람들도 그가 없어지는 것을 원할 것이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방북한 폼페이오를 만나고 나서 “나와 배짱이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은 처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18-06-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