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희

조건희 차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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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 사건이 되는 지점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becom@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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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찾아온 늦더위?…서울 한낮 31.4도, 역대 9월 하순 최고기온

    여름이 다시 찾아온 듯한 늦더위 속에 26일 서울의 한낮 기온이 역대 9월 하순 날씨 중 최고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에서 오후 2시 47분경 기온이 31.4도로 나타나 190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1931년 9월 23일과 함께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서울은 아침 기온도 19.4도로 평년(14.9도)보다 4.5도 높았다. 전국의 한낮 기온은 전남 담양군이 32도, 전북 고창군 31.9도, 경기 광주시 31.4도, 인천 30.9도 등 전국 곳곳에서 30도를 웃돌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맑은 날씨가 이어져 일사 효과에 의해 지면이 달궈졌고, 한반도 남동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불어와 기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27일 전국에 비가 오면 더위는 꺾일 전망이다. 남해를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경남과 경북 동해안에는 30~80㎜, 전북과 경북 남부 내륙은 20~60㎜, 서울과 경기 남부, 강원 영서 남부, 충청 북부는 5㎜ 안팎의 비가 내린다. 26일을 기준으로 보면 28일부터는 체감 온도가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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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대형병원 기증콩팥 배분 우선권 논란

    뇌사 장기 기증자의 콩팥 2개 중 하나를 특정 병원에 나눠주는 이른바 ‘콩팥 인센티브’ 제도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이 제도는 뇌사 기증을 유도한 병원을 보상한다는 취지인데, 생명 나눔의 숭고한 뜻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대기 순위가 느린 환자에게 장기가 먼저 돌아가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2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뇌사자의 장기는 배우자, 부모 등 4촌 이내의 친족에게 먼저 배정된다. 가족 중 이식 대기자가 없으면 해당 권역(서울·강원·제주, 대전·광주·충청·호남, 부산·대구·울산·경상)이나 전국에서 대기 순위가 높은 환자에게 넘어간다. 대기 순위는 △응급도 △대기 기간 △혈액형(백혈구 항원 조직형 일치 여부) 등을 고려해 매번 새로 매긴다. 그런데 콩팥이 유일한 예외다. 콩팥은 2개이기 때문이다. 두 개 중 하나는 이식 환자 선정 기준이 다른 장기와 똑같지만, 나머지 하나는 뇌사판정 병원과 뇌사자 발생 병원에 우선 배정된다. A병원에서 뇌사자가 발생해 B대학병원이 뇌사를 판정했다면 이 뇌사자의 콩팥 중 1개는 A병원이나 B대학병원에 다니는 이식 대기자 중에서 순위를 따로 매겨 먼저 주는 것이다. 이러한 콩팥 인센티브는 한국에서만 합법이다. 2000년대 초 뇌사 기증자가 급감하자 정부가 “환자가 뇌사 상태인지 아닌지 애매한 상황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판정하고 유가족에게 기증 의사를 묻는 수고를 한 병원이 이식 대기자를 적극 유치할 수 있게 하자”며 2003년에 도입했다. 문제는 콩팥 인센티브에 따라 배정된 장기가 후순위 대기자에게 돌아가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이뤄진 뇌사 콩팥 이식수술 3974건 중 콩팥 인센티브제도를 통해 뇌사 판정 및 발생 병원에 배정된 것은 1854건이다. 그러나 ‘인센티브 콩팥’이 해당 병원 내 1순위 대기자에게 이식된 사례는 202건(10.9%)에 불과했다. 나머지 1652건(89.1%)은 해당 병원의 2순위 이하 환자가 받았다. 반면 정부가 권역 및 전국 단위로 수소문한 ‘비(非)인센티브’ 콩팥은 1순위 대기자에게 이식된 비율이 17.4%였다. 콩팥이 특정 병원에 우선 배정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수술 성공률이나 위급도가 낮은 환자에게 돌아갈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인센티브 제도가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뇌사 판정 병원은 대학병원 위주로 전국에 36곳만 지정돼 있다. 뇌사자가 발생한 병원의 의료진이 친분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 병원에 뇌사 판정을 맡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이식학회는 이 같은 이유로 2008년 “이식 장기의 배분에 재정적 고려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이스탄불 선언’을 발표했다. 이주현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과장은 “‘불공정 배분’ 논란을 해결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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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에 기댄 필수백신… 공급 부족해 국산화 시급

    역학(疫學)의 세계에서 예방접종은 인류 역사상 가장 효과적인 질병 관리 수단으로 꼽힌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예방접종에 1달러를 투자할 때마다 감염병 확산 방지, 의료비 절감 등으로 총 16달러의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선 결핵, 소아마비 백신 부족 사태로 인해 “예방접종 자급 역량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아키(약을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 논란에서 보듯 예방접종 거부 현상도 여전하다. 예방접종을 둘러싼 의문과 과제를 짚어봤다. ○ 필수 백신 국산화 시급 12세 이하가 무료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감염병 및 병원체는 총 16종이다. 결핵과 B형간염,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홍역, 풍진, 유행성이하선염, 수두, 일본뇌염이 대표적이다. 2013년 이후 b형 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균(뇌수막염 등의 원인), 폐렴(폐렴구균), 자궁경부암(사람유두종바이러스), A형간염, 인플루엔자(독감)가 추가됐다. 접종 지원 비용 대비 예방 효과가 큰 감염병을 우선적으로 정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4∼6세 아동의 소아마비 백신 추가접종을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소아마비가 크게 유행하면서 우리 정부가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소아마비 예방은 기초접종 3차례(생후 2, 4, 6개월)와 추가접종 1차례(4∼6세) 등 총 4번 이뤄진다. 결핵 백신도 상황이 비슷하다. 결핵 백신은 피내용(주사액을 피부에 주입)과 경피용(피부에 주사액을 바른 뒤 그 위를 바늘로 눌러 주입)으로 나뉜다. 한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피내용을 무료로 지원한다. 하지만 국내에 공급할 피내용 백신을 전량 생산하는 일본과 덴마크의 제조공장이 민영화, 수리 등의 이유로 최근 생산량을 줄여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다음 달 16일부터 내년 1월 15일 결핵 백신을 맞을 아동은 피내용 대신 경피용을 택해야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며 “공급 경로를 다양화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공급 부족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주요 백신을 국산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 등 주요 의약품을 공공제약사가 생산하도록 하는 ‘국가필수의약품의 공급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6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업계 반발로 논의가 진척되지 않는 상태다. ○ 도시-선진국에서 심한 ‘백신 거부’ 전문가들은 백신 부족 못지않게 ‘백신 거부’ 현상을 우려한다. 안아키 카페 운영자인 한의사 김모 씨(54·여)는 “아이에게 수두 예방접종을 하지 말고 수두 감염자와 접촉시켜 면역력을 키우라”고 주장했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유사 카페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예방접종 거부 현상은 선진국과 도시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질병관리본부가 2013년에 태어난 43만8982명의 국가예방접종 기록을 분석한 결과 필수 예방접종 20차례를 모두 완료한 아동의 비율은 서울 광주(이상 88.2%) 부산(88.3%) 대구(88.4%) 등 대도시가 강원(91.8%) 충남(91.5%) 충북(91.2%) 등 농촌 지역보다 낮다. 시군구 중에선 강원 태백시(96.9%)가 1위, 서울 용산구(80.8%)가 최하위를 차지했다. 감염학계에선 온라인에서 일부 백신 부작용 사례가 부풀려져 예방접종에 대한 편견이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선 “홍역 백신을 맞으면 자폐증에 걸린다”는 소문이 돌아 시민들이 홍역 예방접종을 거부하면서 2000년 퇴치 선언한 홍역이 2014년부터 미네소타주를 중심으로 다시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방접종 백신 부작용 사례는 극히 드물다. 2012∼2016년 12세 이하 국가 예방접종 6653만7801건 중 부작용 신고는 1432건이었고, 이 중 피해보상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예방접종 부작용은 284건이었다. 전체 예방접종 대비 부작용 사례는 0.0004%에 불과한 셈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률이 80% 수준으로 떨어지면 실제 면역률은 70%에도 못 미쳐 집단 면역에 문제가 생긴다”며 “예방접종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웹사이트를 정부가 적극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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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또 ‘벌레 수액’… 6월 아주대의료원에서도 나왔다

    아주대의료원에 납품된 수액세트(수액 주머니와 주삿바늘 사이에서 수액 공급 속도를 조절하는 연결관)에서도 매미 성충이 나온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이대목동병원과 인하대병원의 ‘벌레 수액’ 사건과 맞물려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6월 27일 급성위장염으로 아주대의료원에 입원해 수액을 맞은 A 양(16)의 보호자는 수액세트에서 벌레를 발견해 의료진에 이를 알렸다. 병원 측은 즉시 식약처에 신고했다.수액은 혈액을 거쳐 뇌, 심장으로 가기 때문에 오염 시 부작용 우려가 크다. A 양은 다행히 감염 증상은 없었다. 병원 측은 “수액세트에 벌레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해 투여 전 걸러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식약처는 이튿날 수액세트 제조사인 충남 천안시 세운메디칼을 조사했다. 이 공장엔 수액세트뿐 아니라 다른 의료기기와 치료 재료의 원자재도 비위생적 환경에 보관돼 있었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 3600개를 회수해 전량 폐기하고, 해당 공장의 생산을 중단시키는 ‘전(全) 제품 제조 중지 30일’ 처분을 내렸다. 신고나 민원이 접수된 것 외에 다른 제품의 제조까지 중단시킨 것은 이례적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매출이 527억 원으로 국내 의료기기 업체 중 10위권이다. 빈번한 불량 수액세트가 일부 영세업체의 ‘일탈’이 아닌 업계 전반의 문제임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식약처가 병원 19곳을 통해 운영하는 ‘의료기기 안전성 정보 모니터링센터’에 접수된 수액세트 관련 신고는 658건(2015년 기준)으로 전체 의료기기 중 ‘실리콘겔 인공유방’ 다음으로 많았다. 이물질이 섞이거나 수액이 새고, 수액 공급 속도가 부정확하다는 신고 등이었다. 불량 수액세트가 속출하는 건 제조업체가 품질 대신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수액세트를 다른 의료기기에 끼워 파는 ‘헐값 납품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행 건강보험제도엔 수액세트 1개당 수가가 매겨져 있지 않다. 그 대신 ‘정맥주사’라는 급여 의료행위에 포괄 합산돼 있다. 문제는 정맥주사 수가가 원가보다 낮다는 점이다. 당연히 병원은 값싼 수액세트를 찾을 수밖에 없다. 제조업체는 수액세트를 싸게 넘기는 대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료기기 가격을 높여 수익을 낸다. 결국 식약처가 제조업체 감독을 강화하는 동시에 정맥주사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가격이 저평가돼 있는 의료행위의 수가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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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벌레 수액’ 부른 솜방망이 처벌

    ‘벌레 수액’ 사건에는 징조가 있었다. 해당 제조업체들이 최근 3년 내 수차례나 같은 법령을 어겨 정부에 적발된 것으로 20일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당국은 형식적인 조사와 솜방망이 처분으로 일관했다. 중대한 위생·안전 관리 의무를 어긴 의료기기 업체는 곧장 제조 허가를 뺏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 18일 이대목동병원과 인하대병원에서 연달아 “수액세트(수액 주머니와 주삿바늘 사이에서 수액 공급 속도를 조절하는 연결관)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신고를 각각 접수했다. 인하대병원은 사용 전에 발견했지만 이대목동병원에선 요로감염으로 입원한 생후 5개월 영아가 이 수액세트로 수액을 맞았다. 식약처가 제조업체인 충북 청주시 ‘성원메디칼’과 경북 구미시 ‘신창메디칼’에 조사관을 보내 보니 부실 검사 정황이 줄줄이 드러났다. 의료기기 제조업체는 제품을 병·의원에 보내기 전에 반드시 벌레 등 이물이 없는지, 표기가 정확한지 등을 자체적으로 검사해야 하지만 성원메디칼 등은 검사일지를 텅텅 비워뒀고 제품 견본도 남기지 않았다. 식약처는 성원메디칼에 해당 제품 제조 중지 30일을, 신창메디칼에는 제조 중지 15일을 각각 명령했다. 이 업체들이 부실 검사로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창메디칼은 지난달 22일 당뇨병 환자용 주사기 중 바늘 끝에 실리콘이 고여 있는 불량품을 걸러내지 못해 제조 중지 30일 처분을 받았다. 당시 식약처 조사관들은 당뇨병 환자용 주사기를 만드는 과정만 살핀 뒤 돌아갔다. 불과 일주일 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이 업체의 일반용 주사기에서 모기가 발견됐다. 식약처는 2차 현장조사를 벌여 “업체를 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수액세트를 만드는 공장은 정부의 2차 조사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주사기를 만드는 공장과 다른 건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식약처는 한 달도 안 돼 불량 수액세트 신고를 받았고, 2차 조사 때 건너뛰었던 바로 옆 공장으로 3차 조사를 나가야 했다. 수액세트 제조 공장에선 부실 검사뿐 아니라 불량품과 적합 제품을 뒤섞어 보관하는 등 여러 법령 위반 행위가 이뤄지고 있었다. 1, 2차 조사에서 해당 업체의 모든 공장을 전반적으로 점검했다면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문제였다는 뜻이다. 성원메디칼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업체는 지난해 7월 필리핀 공장에서 위탁 제조한 수액세트를 제대로 검사하지 않고 병원에 납품해 제조 중지 37일 처분을 받았다. 이대목동병원에 벌레가 든 수액세트를 납품하게 된 과정과 판박이였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 업체를 지난해 적발한 이후 후속 조사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이 업체가 2014년 10월에도 카테터(의료용 튜브)를 부실 검사해 제조 중지 15일 처분을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같은 잘못을 저지른 업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식약처는 다음 달 중 주사기와 수액세트를 만드는 의료기기 제조업체 관계자를 불러 모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량 의료기기가 발견돼 신고나 민원이 접수돼도 해당 제품만 조사하는 현행 방식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심각한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1차 위반만으로도 폐업 혹은 제조허가 취소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법령을 고쳐야 한다는 얘기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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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의 날]‘치매안심센터’ 설치 서두르고 ‘과잉진단’ 막을 방법 찾아야

    치매국가책임제는 그간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던 초기·경증 치매 환자와 관리 인프라가 열악한 농어촌 주민 등을 아우르는 정책으로 평가받지만 제도의 성공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주된 지적은 노인 요양원이나 재가요양기관의 서비스 이용료의 일부를 정부가 대주는 ‘장기요양보험 본인부담금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은 한 해 환자가 내는 의료비의 상한을 정해, 초과분을 이듬해에 돌려주고 있다. 반면 요양원 이용 시엔 매달 35만∼40만 원에 이르는 이용료(보험 적용) 본인부담금뿐 아니라 보험에서 제외된 상급병실 이용료, 이발, 간식 비용 등 30만∼40만 원을 환자 측이 내야 해 부담이 만만치 않다. 정부는 본인부담금을 덜어주려면 장기요양보험료 인상이나 예산 확보가 필수인 만큼 상한제의 시행 여부와 시기를 검토 중이다. 노인용 기저귀값 등 비보험 비용의 일부에 보험을 적용하는 방안도 재정을 감안해 추후 시행 시기를 정한다. 이번 정책의 핵심 인프라에 해당하는 ‘치매안심센터’는 설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상담, 검사 등 맞춤형 사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로, 전국 보건소 252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17개 시도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 212곳 중 연내에 치매안심센터를 새로 설치해 운영하겠다고 정부에 계획을 제출한 지역은 18곳(8.5%)에 불과했다. 내년 상반기에 설치한다는 지역은 80곳(37.7%), 하반기는 102곳(48.1%)이었다. 터를 마련하거나 신축, 리모델링에 걸리는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40, 50대에 발병하는 ‘초로기(初老期) 치매’를 정밀 진단할 신경인지검사에 건강보험 특례 적용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점도 한계로 꼽힌다. 바뀐 제도에 따르면 60세 이상 치매 환자는 정밀 검사를 받을 때 직접 내야 하는 비용이 현행 전체의 20∼60%에서 10%로 경감된다. 하지만 40∼50대 환자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건강보험 특례(본인부담률 10%)가 적용된다.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장기요양등급 판정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요양원을 이용할 때 장기요양보험금 지원을 받으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해 장기요양 1∼6등급으로 판정돼야 한다. 지원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각하 처리된다. 이 과정에서 건보공단 직원의 평가 결과가 등급 판정의 주요 근거로 활용되는데, 의료계 일각에서는 “비의료인인 공단 직원이 겉으로 알아채기 어려운 환자의 인지기능 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매에 따른 의료비의 본인 부담금이 10%로 일괄 인하되면 무분별하게 진료를 받는 ‘도덕적 해이’가 나타날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85세 이상은 치매 유병률이 40∼5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 같은 고령자가 실제로는 사고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인지기능 장애를 보여도 치매로 꾸며 보험금을 타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 광역치매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치매에 대한 전문 교육을 받은 정신건강의학과나 신경과 전문의의 판단을 꼭 넣도록 하는 등의 제동 장치가 없다면 ‘과잉 진단’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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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레 수액’ 또 있었다…식약처 해당제품 전량 회수 조치

    영아에게 투여하던 수액에서 벌레가 발견돼 당국이 조사한 결과 또 다른 제품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대목동병원이 17일 생후 5개월 영아에게 수액을 투여하던 중 ‘수액세트(수액 주머니와 주사바늘 사이에서 수액 공급 속도를 조절하는 도구)’에서 벌레가 발견됐다고 신고함에 따라 충북 청주시의 제조업체 ‘성원메디칼’을 조사한 결과, 업체가 육안 점검 등 품질검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성원메디칼은 해당 제품을 필리핀에서 위탁 제조해 국내로 들여온 후 멸균처리만 거쳐 유통·판매했고, 이 과정에서 완제품 품질검사를 실시하지 않아 품질관리기준을 위반했다. 병원 측의 제품 보관, 관리에 문제가 없었던 만큼 애초에 제품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업체 측에 책임이 있다는 게 식약처의 시각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16일 생산된 해당제품 4만 개를 전량 회수해 폐기하고, 업체에 1개월간 해당 품목의 제조를 금지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필리핀 현지 공장에도 조사관을 파견해 벌레가 들어간 원인을 따져볼 계획이다. 수액세트에서 벌레가 발견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인하대병원은 18일 경북 구미시 ‘신창메디칼’이 제조한 수액세트(사용 전)에서 벌레를 발견해 식약처에 신고했고, 19일 조사 결과 이 업체에서도 유사한 품질관리기준 위반이 적발됐다. 이 제품은 해당 업체가 국내에서 자체 제조한 것이다. 식약처는 신창메디칼에 해당 품목 제조중지 15일 처분을 내렸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을 보관 중인 의료기기 판매업체나 병·의원에 유통·사용을 중지와 반품을 요청했다. 다음달엔 주사기와 수액세트 제조·수입업체에 대한 품질관리 실태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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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커피전문점 체인, 위생법 위반 4년간 400차례 이상 적발

    유명 커피전문점 체인이 부실한 위생 관리 등으로 최근 4년간 400차례 이상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은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커피 프랜차이즈 위생단속 적발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1개 커피 프랜차이즈의 업소에서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가 총 403건 적발됐다고 밝혔다. 연도별로는 2013년 87건, 2014년 94건, 2015년 88건, 지난해 92건, 올해 상반기 42건 등이었다. 적발 건수는 카페베네가 99건(24.6%)으로 가장 많았다. 제품에 이물이 섞여 들어간 경우가 5건이었고, 점원이 위생모를 쓰지 않거나(6건) 조리 환경의 위생이 불량한 경우(6건),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보관한 사례(15건) 등도 있었다. 카페베네는 이에 따라 과태료 부과(45건), 시정명령(21건), 과징금 부과(15건), 업소 폐쇄(11건) 등의 조치를 받았다. 그 뒤를 탐앤탐스 64건(15.9%), 이디야 60건(14.9%), 엔젤리너스 48건(11.9%), 할리스커피 36건(8.9%), 투썸앤플레이스 31건(7.7%), 파스쿠치 20건(5%) 등이 이었다. 김 의원은 “유명 프랜차이즈들은 점포 수 늘리기보다는 소비자를 위한 위생 관리에 더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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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날 대화 기억 못하거나 길 못찾으면 치매 의심

    ‘치매는 이겨낼 수 없는 질환’이라는 인식은 오해다. 한 번 악화하면 되돌리긴 어려워도 일찍 발견해 관리하면 진행 속도를 현격히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본격화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5년 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등에 들어가야 할 정도로 증상이 나빠질 확률을 5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게 학계의 공통적인 견해다.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사이에 발병해 ‘초로기(初老期) 치매’로 불리는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은 특히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65세 이상 노인성 치매는 기억력이 떨어지다 운동능력, 성격의 장애가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초로기 치매는 다양한 증상이 앞뒤 없이 닥친다. 건망증은 없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폭언을 하는 경우도 있어 자칫 ‘갱년기의 성격 변화’로 치부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5세 미만 치매 환자는 2011년 1만7336명에서 지난해 1만8620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일상 속 ‘힌트’를 면밀히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바로 어제 나눈 대화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사소한 일에 예민하고 공격적으로 반응하거나 △예전보다 업무 능력이 떨어지고 △길을 잘 찾지 못한다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치매가 의심되면 전국 보건소에서 무료로 실시하는 간이 선별검사를 통해 위험도를 알아볼 수 있다. 원칙적으론 60세 이상이 대상이지만 최근엔 초로기 환자가 늘면서 40, 50대도 받을 수 있다. 1차 검사 결과 치매가 강하게 의심되면 병·의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신경인지검사(SNSB) 등으로 정밀 진단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검사비 중 환자 부담금이 대학병원 기준으로 100만 원 수준이지만 다음 달부턴 건강보험이 적용돼 40만 원 이하로 줄어든다. 김기웅 중앙치매센터장(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치매로 확진돼도 약물을 병행한 집중 치료를 받으면 폭력 행동 등은 완치에 가깝게 없앨 수 있어 가족의 돌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증상이 의심되면 빨리 보건소나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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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기증, 서약 문턱 낮춰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544호에선 ‘주민센터(joomincenter)’라는 이름으로 와이파이 신호가 잡힌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44)이 ‘법안을 제안하고픈 주민은 자유롭게 찾아오라’는 뜻으로 붙인 의원실의 와이파이 이름이다. 14일 오전 ‘주민센터’에서 만난 박 의원은 “지난해 5월 국회에 들어온 뒤 대표 발의한 법안이 80건이 넘었다”고 했다. 박 의원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장기기증 촉진법안’도 한 대학생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이식용 장기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운전면허 시험 때 장기 기증 의사를 묻도록 한 법안이다. 지난해 8월 대학생 이승빈 씨(21)가 격주마다 박 의원의 지역구(서울 은평갑) 사무소에서 열리는 ‘민원데이’ 행사에 찾아와 제안한 내용이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의 장기 기증 참여율이 떨어지는 이유가 ‘부모가 준 신체를 해치는 불경스러운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유교문화 때문이라고 짐작했다”며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반대였다. 기증 의사를 보인 비율은 10명 중 4명꼴이었지만 상당수는 절차가 복잡해서 시도조차 안 한 거였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기증 서약의 문턱을 낮추는 법안의 필요성을 절감한 이유다. 박 의원은 장기 기증 서약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최근 소방관 처우 개선법 통과를 위해 진행한 ‘소방관 GO 챌린지’ 캠페인에 수많은 국민과 연예인이 참여해 밀가루(화재 진압 시 발생하는 소화 분말을 상징)를 뒤집어쓴 것처럼, 장기 이식 대기자 3만여 명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서약운동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법률대리인(변호사)이었던 그는 국회 입성 후 ‘한 맺힌 듯 일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세면도구를 넣은 백팩을 짊어지고 다니는 데다 병원이나 길거리 등에서 잠든 모습에 ‘거지갑(甲)’이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박 의원은 “정권 교체 이후 노숙은 삼가고 있지만 장기 기증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다시 길거리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 기증 서약은 장기이식관리센터 홈페이지()나 전화(02-2628-3602)로 할 수 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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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소득자 건보료 체납… 7월까지 6만명 1541억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A 씨는 아파트 등 24억 원어치 재산을 보유한 데다 2015년엔 4억 원 이상을 벌었다. 하지만 그는 2006년부터 9년 넘게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았다. 밀린 건보료만 2038만 원. 2015년 기준 건강보험 적용인구 1인당 연평균 보험료가 51만6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해 마흔 명에게 건보 혜택을 줄 만큼의 보험료를 체납한 셈이다. A 씨는 올해 초 건강보험공단이 신용카드와 예금 등을 압류하며 압박해오자 최근 밀린 건보료를 자진 납부했다. 건보공단은 A 씨처럼 형편이 넉넉한데도 건보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해 ‘특별관리’ 대상에 올린 가입자가 올해 1∼7월 6만518명(가구)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특별관리 대상은 2013년 5만4902명에서 지난해 5만9049명 등으로 조금씩 늘었지만 올해는 상반기가 지나자마자 6만 명을 돌파했다. 이들의 체납 건보료도 2012년 1142억 원에서 올해 1541억 원으로 급증했다. 유형별로는 과세표준 1억 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가 3만2539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종합소득 과세표준이 2400만 원 이상(연 소득 2억 원 이상으로 추정)인 고소득자 1만7632명, 최근 3년간 해외여행을 3차례 이상 다녀온 3699명 등이 이었다. 2500cc 이상(2013년식 이후) 고급차를 보유한 1823명, 부동산 임대소득이 4000만 원이 넘는 793명, 연예인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346명도 포함됐다. 하지만 체납액 중 실제로 걷어들인 금액의 비율인 징수율은 2013년 71.2%, 지난해 71.4% 등으로 제자리걸음했다. 건보 혜택을 중단할 테면 하라는 ‘배짱식’ 체납자 탓이다. 건보공단은 올해부터 각 지역본부에 ‘체납제로(Zero)’ 특별징수팀을 두고 부동산, 자동차, 예금통장 등을 압류하거나 공매하며 징수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해 점차 많은 건보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체납액을 철저히 징수하겠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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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기증은 생명창조’

    13일 서울 동작구보건소 1층 엘리베이터 문에 사진 한 장이 붙었다. 환자복을 입은 두 남성이 각자 병상에 누워 서로를 향해 손을 뻗는 모습이다(사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손가락은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 미켈란젤로의 명화 ‘천지창조’를 연상시키는 이 사진은 ‘광고 천재’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장기기증 홍보용으로 제작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홍보물을 전국 보건소와 병·의원 등 70곳에 배포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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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케인 뚫고 美 플로리다서 이송해온 각막, 동봉된 편지 안에는…

    4년 전 왼쪽 눈이 빛을 잃은 이경원 씨(48)는 최근 오른쪽 눈마저 나빠지기 시작했다. 기초생활 급여 말고는 수입이 없는 이 씨가 두 눈을 잃으면 지적장애와 청각장애가 겹친 아내도 돌볼 수 없게 될 위기였다. 각막 이식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대기 순번은 수년째 돌아오지 않았다. 그에게 찾아온 기회가 ‘해외 안구’였다. 비영리 공익법인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이 최근 미국에서 폐암으로 사망한 60대 여성 환자의 안구를 국내로 들여와 이식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기로 했다. 800만 원이 넘는 이송 및 수술비는 생명을나누는사람들과 미국의 한 종교단체가 나눠서 내주기로 했다. 모든 과정이 순조로운 듯했지만 뜻밖의 폭풍이 이 씨를 뒤흔들었다. 기증 받을 안구를 보관하고 있는 ‘아이 뱅크’가 위치한 플로리다 주(州)에 5등급(최고 등급) 허리케인 ‘어마’가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인근 공항에선 안구를 이송할 항공편이 전부 취소됐다. 하지만 다행히 현지 장기 기증 코디네이터가 안구를 뉴욕 JFK공항으로 옮겨 이 씨는 12일 무사히 세브란스병원에서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안구와 동봉된 편지에는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내 어머니의 안구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게 되길 기원한다”는, 기증자의 딸이 쓴 편지가 들어있었다. 이 씨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복 중이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시각장애인 100여 명에게 안구 이식 수술비를 지원해왔다. 이 중 5명이 이 씨처럼 해외에서 들여온 안구를 이식받았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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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턴 대신 교수 초진… 1시간 빨라진 응급실

    이렇게 낯선 서울대병원 응급실 모습은 처음이었다. 낮에도 50명 넘게 대기 환자가 대기실 복도를 가득 메우고 응급실 안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들로 어수선하기 그지없어야 할 서울대병원 응급실인데 6일 오후는 달랐다. 중증환자 전담 진료구역을 재정비하느라 병상 20개가량을 치웠는데도 대기 환자는 서너 명 정도였다. 환자와 보호자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대화할 수 있을 만큼 응급실 안은 차분하고 조용했다. 이날 오후 2시 응급실에 실신 환자 이모 씨(62)가 실려 왔다. 흔한 스트레스성 실신으로 보였지만 급성 심장질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평소라면 인턴, 전공의를 차례대로 거쳐 응급의학과 교수가 정밀 검사를 결정하기까지 아무리 빨라도 1시간 이상 걸렸을 일이다. 하지만 이날 이 씨는 응급실에 도착해 곧장 담당 교수의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진료와 검사 결과 “별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 씨의 부인 오모 씨(52)는 “예전엔 응급실에서 한참 기다렸다가 퇴원한 적이 있는데 의료진 여러 명이 한 번에 최종 결정을 내려주니 응급실에서 힘들게 기다리는 고생이 없었고 믿음도 갔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중증 응급환자를 처음부터 인턴이나 전공의가 아닌 교수가 직접 진료하는 ‘응급실 전담교수 진료시스템’을 4일부터 도입해 시행 중이다. 이 전담 교수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정도 근무한다. 이 씨는 응급의학과 교수와 전공의, 인턴,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팀 덕분에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던 이전과 달리 훨씬 빠르게 최종 진단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꼭 필요한 검사는 더 신속하게 받았고, 불필요한 검사는 줄었다. 이 시스템은 응급실의 과밀도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전공의 송은곤 씨(32)는 “교수의 진료 모습을 옆에서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장점까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은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응급실에 한 해 동안 환자들이 머문 시간의 총합을 ‘병상 수×365일×24시간’으로 나눈 ‘과밀도지수’가 2015년 182.3%로 전국 1위. 이는 병상이 100개인 응급실에 환자가 가득 들어차고도 평균적으로 항상 82명이 대기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2위인 전북대병원(140.1%)과의 격차도 컸다.   ▼ 가슴 통증 환자 오자… 흉부외과와 협진 곧바로 수술 들어가 ▼ 인턴이 먼저 진료한 뒤 전공의에게, 다시 교수에게 보고해야 하는 절차 탓에 그러잖아도 몰려드는 응급환자가 수술이나 입원 등 실질 조치를 받기까지의 시간이 평균 20시간, 길게는 3일까지 걸렸던 것이다. 실제로 응급실 전담교수 진료시스템 시행 직전인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을 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응급실 병상이 꽉 차 20여 명의 환자가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빈 병상이 있어야 응급실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4시 심한 어지럼증으로 온 최모 씨(76)는 30여 분을 기다린 뒤에야 응급실로 들어왔다. 이어 먼저 인턴이 10여 분간 진료한 뒤 뇌 부위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하고 응급의학과 전공의에게 보고했다. 전공의는 내려와 20여 분 동안 최 씨를 진료한 뒤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와 뇌척수액 검사를 계획했다. 6시간이나 기다린 뒤 나온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다. 그런데 응급실 경과 관찰 중 발열이 확인됐다. 전공의는 이러한 상황을 담당 교수에게 보고하는 과정을 거쳤다. 최 씨는 결국 소변검사에서 세균 감염 의심 소견이 나와 최종적으로 패혈증으로 진단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진료와 검사 및 입원까지 걸린 시간은 총 12시간이었다. 최 씨 보호자는 “3명의 의사가 차례로 와서 같은 질문을 또 하고 해서 솔직히 불안하기도 했고 짜증도 조금 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응급의학과 김도균 교수는 “최 씨의 경우 경험 있는 교수가 바로 진료했더라면 초반부터 폭넓은 감별진단을 제시한 뒤 관련된 검사 등을 통해 진료 시간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팀 진료 덕에 특히 뇌혈관 및 흉통 환자 진료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4일 응급실을 찾은 흉통 환자 오모 씨(52)의 경우 응급의학과 교수가 초음파 검사로 대동맥 박리를 의심해 흉부외과에 연락해 바로 정밀 검사를 요청했고, 혈압 조절 시술로 증상 악화를 막으며 과거보다 적어도 2시간 빠르게 수술에 돌입할 수 있었다. 병원 측은 이번 응급실 전담교수제 도입을 계기로 과밀도지수를 100%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의가 직접 진료하는 비율은 현재 35%에서 올해 말까지 50%, 내년엔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응급의학과 신상도 교수는 “응급실 전담교수 진료시스템이 진료 시간을 단축시키고 실제 환자의 생존율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교육기관병원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응급실 진료교수 제도인 만큼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엄격한 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응급실에 골절 등의 환자가 많이 찾는 만큼 응급의학전문의 인력 추가 확충뿐만 아니라 정형외과 인력도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조건희 기자}

    •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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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로… 모델로… 희망의 무대 활짝

    눈부신 무대 뒤 어두운 공간에서 남몰래 배우들의 대사를 입만 벙긋거리며 따라했다. 재작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극단에서 무대 설치 아르바이트를 하던 고등학교 3학년생 이재홍 씨(21)는 연극에 매료됐다. ‘나처럼 가진 것 없는 사람이 무슨 연기야’라며 고개를 저었지만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저 위에 한 번만 서볼 수 있다면….’ 재홍 씨는 일이 끝날 무렵 극단에 사정해 입단했다. 문제는 연습 시간이었다. 부모가 15년 전 이혼한 뒤 그는 넉넉지 않은 가정환경 속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다. 연기 연습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고된 고깃집,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하늘에 새벽달이 걸리고 나서야 끝나곤 했다. 배우의 꿈은 ‘때가 되면 군 입대나 해야지’라는 체념으로 바뀌는 듯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6월 기회가 찾아왔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국사회복지관협회의 희망플랜 사업의 수혜자로 선정됐다. 희망플랜은 빈곤의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해 형편이 어려운 아동, 청소년 및 가구를 찾아내 돕는 사업이다. 재홍 씨는 마을활동가(진로 멘토)의 상담을 받으며 대학교에서 연기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고, 연기 학원비를 지원받아 입시를 준비한 끝에 올해 서일대 연극학과에 입학했다. 기쁜 소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패션모델을 꿈꿔왔던, 재홍 씨의 동생 재욱 군(18)도 형과 나란히 희망플랜 사업 혜택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그 덕에 재욱 군은 올해 5월 평소 가고 싶었던 모델 아카데미에 합격해 레슨을 받고 있다. 최근엔 교복 모델 선발대회에서 실전 경험도 쌓았다. 처음으로 런웨이에 선 재욱 군을 재홍 씨와 담당 사회복지사가 응원해줬다. 이 씨 형제의 하루하루는 전보다 바빠졌다. 치열한 데뷔 경쟁을 뚫기 위한 혹독한 준비 과정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재홍 씨는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11시까지 대학과 연기학원을 오가며 수업을 듣는다. 재욱 군은 고등학교 수업을 마치면 모델 아카데미로 달려가 연습을 반복한다. 그래도 재홍 씨는 돈 걱정에 시달리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행복하다고 했다. 재홍 씨는 “언젠가 나만의 무대에 서게 되면 우리 형제처럼 꿈을 포기할 위기에 처했던 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희망플랜 사업 신청 문의는 희망플랜센터(02-2138-5183)와 홈페이지()로, 후원 문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콜센터(080-890-1212)로 하면 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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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흡입 시술에도 AI시스템 적용

    365mc병원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개발한 지방흡입 인공지능(AI) 시스템을 12일 공개했다. 그간 의사의 ‘감’에 의존했던 지방흡입 수술 동작을 AI로 분석한 뒤 잘못된 동작이 나타나 부작용이 우려되면 실시간으로 의료진에게 경고하는 방식이다. 지방흡입에 AI가 도입된 것은 세계 최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스트로크’ 동작이다. 피하지방층에 흩어져 있는 지방 세포를 빨아들이려면 주삿바늘 모양의 흡입기(캐뉼라)를 앞뒤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를 스트로크라고 한다. 스트로크가 서툴면 세포가 균일하게 빠져나오지 않아 피부조직이 엉겨 붙는다. 출혈, 감염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거나 심하면 바늘이 내장을 뚫어 환자가 사망할 우려까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365mc병원은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과 함께 스트로크의 속도와 각도 등을 기록하는 ‘모션캡처’ 센서를 개발해 캐뉼라에 부착했다. 이 기록을 축적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로 분석하면 AI가 스스로 학습을 통해 어떤 동작이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지 가려낼 수 있게 된다. 의사가 숙련되지 않은 동작을 취하면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 수술을 중단시킬 수 있다. 병원 측은 그간 시행해 온 지방흡입 수술 12만 건과 비만 진료 400만 건의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했다. 향후 2, 3개월이면 학습이 완료돼 12월부터 이 시스템을 수술 현장에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BM의 왓슨 등 기존 의료용 AI가 주로 진단과 치료법 제안 단계에서 사용됐다면, 365mc병원의 지방흡입 AI는 의사의 움직임을 정량화해 수술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게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판단이다. 새 시스템은 비만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중동과 미국 등 해외에 수출할 계획이다. 김남철 365mc대표원장협의회장은 “기존엔 수술 후 4∼8주가 지나야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새 시스템으로는 곧장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며 “의사의 숙련도를 전반적으로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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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제 이유식’ 13개 제품, 세균 검사 때 ‘성인 기준’ 적용한다

    온라인으로 주문해 데우기만 하면 되는 배달 이유식이 맞벌이 부부 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배달 이유식 중 절반 가까이는 영·유아용이 아닌 일반(성인)용으로 분류돼 완화된 검사 기준을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전문정보를 활용해 온라인 쇼핑몰 ‘수제이유식’ 코너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 30개를 분석한 결과 영·유아용 특수식품인 ‘기타 영·유아식’이나 ‘성장기용 조제식’으로 분류된 것은 17개였다. 식품위생 당국은 영·유아의 면역력이 성인보다 약한 점을 감안해 영·유아식의 식중독균, 일반세균, 대장균의 기준을 성인용보다 10∼1000배 엄격하게 관리 및 점검하고 있다. 나머지 13개 제품은 ‘즉석조리식품’ ‘기타가공품’ 등 성인용으로 분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식약처나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불시에 제품을 수거해 검사해도 영·유아용보다 느슨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영·유아용 여부는 해당 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해 신고하면 지방자치단체가 별다른 검사 없이 통과시킨다. 7월 충남 천안시 S사의 영·유아식 ‘한우아보카도죽’에선 일반세균이 350만 마리(CFU·집락형성단위)가 검출됐지만 즉석조리식품으로 분류돼 성인용 기준(10만 마리 이하)이 적용됐다. 만약 S사의 제품에서 일반세균이 9만 마리 검출됐다면 영·유아용 기준(100마리 이하)을 900배 어기고도 행정처분을 피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2년 전 한국소비자원이 성인용으로 분류된 이유식 12개를 검사한 결과 3개에서 성인용 기준엔 못 미치지만 영·유아용 기준보다는 9배 많은 식중독균이 검출됐다. 영업 인허가가 ‘식품제조가공업’이 아닌 ‘즉석판매제조가공업’으로 난 경우엔 제품이 영·유아용인지 성인용인지 신고조차 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제품이 성인용에 준해 검사를 받는다는 뜻이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대형마트 내에서 바로 만들어 파는 형태로 등장했지만 2014년 10월 규제가 완화돼 배달 식품으로 확장됐다. 취재팀이 분석한 배달 이유식 30개 중 5개가 여기에 속했다. 조윤미 C&I소비자연구소 대표는 “똑같은 이유식을 만들어 팔아도 스스로 영·유아용이라고 신고한 업체만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는 불합리한 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으로 구매하려는 이유식이 영·유아용 기준에 따라 세균 검사를 받는지 확인하려면 식품안전나라()의 ‘업체·제품 정보’ 메뉴로 들어가 제조업체의 이름과 지역을 입력하면 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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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선 기약 없어… ‘범죄’ 알지만 中서 1억 주고 콩팥 이식

    “장기매매가 도리에 어긋나는 용납될 수 없는 범죄란 건 압니다. 하지만 너무 아프고 절박해서….”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희귀성 신부전 환자 A 씨의 목소리가 떨렸다. A 씨는 9년 전 중국 허난(河南)성에서 장기매매 브로커에게 1억 원을 주고 한 중국인의 콩팥을 이식받았다. 장기를 줄 가족이 없는 데다 조건에 맞는 뇌사 기증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0’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죽어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절망감과 이틀에 한 번꼴로 받는 혈액투석 시술의 괴로움 탓에 중국행을 택했다. 안형준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국제학술지에 공개한 논문 ‘한국인의 원정 장기이식 경향’에 따르면 A 씨처럼 해외 원정 이식 수술을 ‘마지막 선택’으로 삼은 콩팥·간 질환 환자는 2000년 이후 2206명이었다. 콩팥을 이식받으려 대기 순번에 이름을 올려도 평균 5.2년(2015년 기준)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고, 한 해 520명(지난해 기준)은 대기 중 숨지기 때문이다. 간 이식 대기 기간은 평균 267일로 콩팥보다 짧지만 이는 증상이 더 빨리 악화되기 때문이다. 간 이식 대기 중 사망자는 663명. 중국 내 장기매매 알선은 주로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한국인 브로커가 이식 대기자 커뮤니티로 꾸민 알선 사이트를 만들고, 접촉해 오는 환자들에게 원정 이식을 권유하는 식이다. A 씨도 온라인 카페에서 브로커를 알게 됐다. 수술은 베이징(北京)과 정저우(鄭州) 등 대도시 외곽의 외과병원에서 이뤄진다. 이식 대기 환자는 호텔에서 기다리다가 “‘헬리콥터’ 떴습니다”라는 브로커의 연락을 받으면 수술실로 달려간다. 헬리콥터는 장기 적출 공여자의 시체를 뜻하는 은어로, 심장(HEart), 간(LIver), 각막(COrnea), 췌장(Pancreas), 힘줄(TEndon), 망막(Retina)의 앞 글자를 땄다. 환자는 장기의 출처를 알 수 없다. 다만 사형수의 장기를 몰래 적출해 거래하는 중국 내 관행은 국제 이식학계에 잘 알려져 있다. 교통사고 등으로 뇌사에 빠진 공여자의 장기는 이식 수혜자가 중국인인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이식한다. 공식적으로는 ‘중국인 사이의 이식’으로 기록된다. 장기 1개당 비용은 2000년대 중반 4000만 원 수준이었는데 제재가 강화되면서 8000만∼1억6000만 원으로 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이식술 수준은 한국과 큰 차이가 없지만 고난도 수술 실력이 떨어지고 감염 관리에 취약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크다고 한다. 2006년 대한이식학회가 일부 원정 이식 수술 환자를 조사한 결과 합병증 발생률은 콩팥 이식 시 42.5%, 간 이식 시 44.7%로 국내 수술(5% 수준)보다 훨씬 높았다. 치료 환경이 비위생적이고, 수술 후 충분히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귀국해야 하는 탓으로 파악된다. 안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원정 장기이식 환자는 2004∼2006년 총 1275명으로 최고조였다. 같은 기간 국내 합법 뇌사 이식(846명)보다도 많았다. 그러다 2014∼2016년엔 35명 수준으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이식 대기자는 2007년 1만5898명에서 지난해 3만286명으로 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에 따라 해외 원정 이식의 수요가 국내로 돌아오는 ‘풍선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하철역이나 버스, 터미널 화장실 등 스티커·명함 형태의 불법 게시물은 2013년 1128건에서 2014년 955건으로 소폭 줄었지만 온라인 게시글 적발 건수는 2011년 745건에서 2014년 1237건으로 크게 늘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적발한 온라인 장기매매 알선 글도 2011년 54건에서 2015년 157건으로 급증했다. 안규리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대한이식학회 이사장)는 “장기매매를 근절하려면 생명 나눔의 중요성을 어렸을 때부터 교육해 자발적인 기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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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英처럼 운전면허 응시때 장기기증 의사 묻자” 4년 노력끝에 법안 발의시킨 대학생

    최근 국회에 제출된 ‘장기 기증 촉진법’을 4년간 제안해 온 대학생 이승빈 씨(21·사진)는 ‘내 가족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제안 운동에 참여해 왔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운전면허를 딸 때 장기 기증 희망 여부를 묻도록 하는 것으로, 만성적인 장기 부족 현상을 해결할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8일 서울 서대문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만난 이 씨는 지난 4년간의 노력을 회상했다. 장기 기증 서약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장기 기증 홍보 동아리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주말마다 길거리와 지하철을 돌아다니며 캠페인을 벌였지만 서약서를 써주는 건 100명 중 1명꼴도 안 됐다. 관심을 보이면서도 “등록 절차가 까다로울 것 같다”며 망설이더라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어떻게 서약자를 모은 걸까….’ 해외로 관심을 돌려보니 답은 운전면허 응시원서에 있었다. 미국과 영국은 원서를 낼 때 “향후 장기 기증에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긍정한 응시자는 곧장 ‘예비 장기 기증자’ 명단에 올린다. 두 나라는 이 제도를 각각 2009년, 2013년 도입한 뒤 전체 인구의 40%, 31%가 장기 기증 서약을 완료했다. 한국은 2.5% 수준이다. 이 씨가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로 진학하며 이런 노력은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 씨는 미국인 친구들이 운전면허를 딸 때 자유롭게 장기 기증 등록을 하는 모습을 보며 ‘꼭 필요한 제도’라는 결심을 다시 굳혔다. 지난해 8월 방학을 맞아 귀국해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은평구 지역구 박주민 의원 사무소에 무작정 찾아가 이 제도를 제안했고, 마침내 박 의원이 받아들여 법안 발의가 성사됐다. 이 씨는 “중간에 그만두면 더 후회할 것 같아 여기까지 왔는데 이식 대기 환자들의 염원이 바위를 깨기 시작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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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年 130명 원정 이식… 97%는 중국서 수술

    2000년 이후 해외에서 원정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가 한 해 평균 130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인의 해외 장기매매 실태를 밝힌 첫 조사다. 안형준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대한이식학회 이사)는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장기이식 환자 관리병원 42곳을 조사한 결과 국내에서 이식 수술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이식 후 면역 치료’를 받고 있는 콩팥·간 이식 환자가 2000∼2016년 2206명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뇌사자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 1만1336명의 19.5% 수준이다. 해외 이식 시엔 건강보험과 각종 정부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고 합병증 위험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 대다수가 장기매매 환자로 추정된다. 이 결과는 세계이식학회의 국제학술지 ‘이식(Transplantatio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장기이식을 중국에서 받은 환자가 2147명(97.3%)으로 절대 다수였다. 미국(33명), 필리핀(10명), 싱가포르·인도(각 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원정 장기이식 환자는 2005년 50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줄어 2014년 25명, 2015년 9명, 지난해 1명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단속을 강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장기 기증을 장려하려면 운전면허 응시 원서에 기증 희망 여부를 묻는 항목을 넣는 획기적인 장기이식 장려책이 필요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장기 기증 촉진법’안을 국회에 처음 제출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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