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조은아 차장

동아일보 경제부

구독 107

추천

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6-01-09~2026-02-08
칼럼37%
국제경제26%
경제일반7%
사회일반7%
금융4%
IT4%
인사일반4%
국제정치4%
유럽/EU4%
국제일반3%
  • EU, 에너지기업 초과이익에 ‘횡재세’ 부과 추진… 194조 걷는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 제재에 대응해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에너지 위기에 처한 유럽 국가들이 기업에서 ‘횡재세(windfall profits tax)’ 194조 원을 거두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게 된 에너지기업 돈으로 에너지난(難)을 해결해보겠다는 취지다. 횡재세는 그동안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가 자체적으로 도입을 논의하다 기업들 반발과 시장경제를 훼손한다는 비판에 중단했다. 하지만 난방이 중요한 겨울철이 다가오며 에너지난이 심각해지고 경제마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강경책을 밀어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정 수익 초과한 이익, 세금으로 징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EU 의회 연례 연설을 통해 EU 에너지가격 급등에 대응한 소비자 부담 경감 대책 관련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법안 초안에 따르면 최근 가격이 급등한 가스보다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발전 사업자는 발전 수익이 전력 1MWh(메가와트시)당 180유로(약 25만 원) 이하로 제한된다. 이는 최근 유럽 평균 전력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180유로를 초과한 이익은 횡재세로 징수한다는 것이다. 석유 석탄 같은 화석연료 발전 사업자는 2022년 회계연도부터 과세 대상 잉여이익의 33%를 횡재세로 내야 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걷히는 세금 총액은 약 194조 원으로 추산된다는 것. 이밖에 에너지 사용 피크시간대 사용량을 5% 감축해 10% 절전 효과를 거두자는 제안도 담겼다. 횡재세는 기업이 단순한 대외 여건 변화로 얻게 된 이익에 물리는 세금이다. 에너지기업이 최근 얻은 이익을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인한 횡재로 볼지, 그동안 투자와 경영을 잘한 결과로 볼지에 따라 횡재세 부과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EU 회원국들은 30일 임시 이사회에서 이 법안을 심의하기로 했다.● “러시아, 유럽과 에너지-경제 전쟁”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에너지난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독일을 통해 유럽 국가로 흐르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 공급을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중단한 뒤 재개하려던 계획을 뒤집고 계속 중단하고 있다. 프랑스에 대한 가스 공급도 이달부터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국제 가스가격은 물론이고 가스 대체제 석탄 값까지 올라 소비자 가계 부담과 기업 비용 부담이 불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는 겨울철 난방 수요가 폭증하면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우리는 러시아산 가스 의존을 없애야 한다”며 “러시아산 가스 수입은 이미 지난해 40%에서 현재 9%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벌이고 있는 전쟁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EU) 에너지 공급과 경제 가치 미래를 상대로 한 전쟁”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실패하고, 유럽이 용기와 연대를 기반으로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를 EU 시장에 진입시키기 위해 EU 무료 로밍 지역에 우크라이나를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학교 재건에는 1억 유로(약 139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 2022-09-15
    • 좋아요
    • 코멘트
  • “여왕 관 보려면 30시간 기다릴수도”… 템스강변에 작별인사 행렬

    “나라를 위해 오랫동안 많은 일을 한 분이잖아요. 마지막 인사는 직접 찾아와서 해야죠.” 14일 영국 런던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을 보기 위해 버킹엄궁 앞 긴 줄에 서 있던 대학생 찰스 로블도트 씨는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온 그는 “어젯밤 여왕의 관이 버킹엄궁으로 왔을 때부터 이곳을 지켰다”며 “여왕이 영면할 윈저성도 따라갈 것”이라고 했다. 스코틀랜드에서 휴가를 보내던 8일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은 13일 밤 집무실이던 런던 버킹엄궁에 도착했다. 여왕의 관은 다음 날 웨스트민스터 홀로 이동해 처음으로 추모객들을 맞았다. 영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추모객이 모여들었다. 기자가 이들에게 줄을 선 이유를 묻자 “여왕의 마지막을 볼 역사적 순간이다”, “여왕에 대한 예의다”라고 입을 모았다.○ 밤 밝힌 ‘투명 운구차’로 버킹엄궁 귀환12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자일스 대성당에 안치됐던 여왕의 관은 에든버러 공항에서 영국 공군기 편으로 13일 오후 7시경 런던 노솔트 군공항에 착륙한 뒤 버킹엄궁으로 운구됐다. 운구차 6대가 버킹엄궁 앞 원형 광장을 돌며 궁으로 향하자 궁 앞을 꽉 채운 군중은 “편히 쉬소서” “만세”라고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여왕의 관은 아들인 찰스 3세와 부인인 커밀라 왕비 등 왕실 일가가 지켜보는 가운데 왕실 근위대 의장대의 도열 속에 버킹엄궁 보 룸에 안치됐다. 운구차는 측면과 지붕이 모두 투명 유리로 제작돼 있어 컴컴한 밤에 내부 조명을 받은 여왕의 관이 더욱 돋보였다. 왕실과 재규어랜드로버가 함께 제작한 이 차는 공식 왕실 차량과 동일한 ‘로열 클라레’ 색상이다. 여왕은 생전에 재규어랜드로버 차량을 즐겨 탔다. 여왕의 관은 14일 오후 2시 반경 버킹엄궁을 떠나 웨스트민스터 홀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5시경부터 일반인들이 여왕의 관을 직접 보며 조문했다. 추모객들은 하루 전인 13일 오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줄은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템스강변을 따라 이어졌다. 일부 추모객들은 밤을 새운 듯 점퍼를 입고 슬리핑백을 갖춘 채 간이 의자에 앉아 대기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사진과 여왕을 의미하는 영어 약자 ‘EIIR’(Elizabeth II Regina) 등 각종 상징물이 담긴 배지들을 부착한 조문객들도 있었다. ○ 관 직접 보려면 30시간 기다릴 수도추모객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해 “앞으로 다시 보기 힘든 어른”이라고 했다. 이날 휴가를 내고 온 스테퍼니 허드슨 씨는 “여왕은 전쟁이 일어나든, 총리가 마음에 안 들든,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기든 항상 자리를 지켰다”며 “요즘 정치인들은 변하고 정세도 뒤바뀌지만 그녀는 한결같았다”고 했다. 주부 루신다 로블도트 씨는 “여왕은 친척이 아일랜드군의 폭탄에 죽었지만 북아일랜드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며 “화해와 용서의 상징”이라고 했다. 여왕의 서거 소식을 듣자마자 비행기 표를 끊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날아온 신시아 큐리얼 씨는 “나는 영국인은 아니지만 여왕의 헌신에 경의를 표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여왕의 관을 직접 보려는 조문객들은 공항에서 하는 수준의 보안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관계 당국은 대기 시간이 30시간에 달할 수 있고, 줄이 8km 이상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9일 여왕의 장례식에는 전 세계에서 귀빈 500여 명이 참석해 의전이 매우 까다로울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런던=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 2022-09-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존슨 “여왕, 서거 이틀전까지 직무 집중”… 추모 100만명 몰릴듯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영면에 들기 이틀 전인 6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城).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 임명을 앞두고 여왕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기 위해 방문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열네 번째 총리였던 존슨 전 총리는 12일 BBC방송에 “그날 여왕은 병색이 확연해 보였지만 총기 있는 태도로 대화에 집중했다”며 “여왕의 책임감에 감동받았다”고 회상했다. 여왕으로서 마지막 의무를 다한 엘리자베스 2세가 눈을 감은 지 나흘이 지났지만 영국 국민의 추모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세인트자일스 대성당에 도착한 관이 공개되자 수많은 시민이 여왕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여왕 관 보러 런던에 100만 명 운집할 듯밸모럴성에서 출발한 여왕의 관은 스코틀랜드 의회를 거쳐 이날 세인트자일스 대성당에 도착하며 스코틀랜드 여정을 마무리했다. 거리는 ‘세기의 운구 행렬’을 맞이하러 이른 아침부터 나온 추모객으로 가득했다. 새벽부터 성당 앞 거리가 철야 추모객으로 붐비자 구세군은 따뜻한 음료를 제공했고 화장실과 급수대도 배치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경의를 표한 뒤에는 줄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도록 바로 출입구에서 벗어나 달라”고 안내했다. 백파이프 연주 속에 운구 행렬이 성당에 들어온 뒤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를 비롯한 왕실 일가가 장례 예배에 참석했다. 오후 5시 반경 일반 대중에게 관이 공개됐다. 관은 13일 왕실 군용기로 런던 버킹엄궁으로, 이튿날 웨스트민스터홀로 다시 옮겨진 뒤 장례식 당일인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 대중에게 공개된다. 영국 언론은 최대 100만 명 이상이 여왕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여왕의 관을 보려면 20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인근 템스강변에는 12일부터 길게 줄이 늘어섰다. 영국 정부는 “미리 줄을 서거나 (기다리면서) 텐트를 치면 이동하라고 요구하겠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국민 빈곤한데 호화 장례식” 비판도영국 군주제와 새 국왕 찰스 3세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런던 직장인 벤저민 호드게이스 씨는 10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여왕은 새 총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임명하는) 형식적인 역할만 했다”며 “여왕은 워낙 아이콘 같은 인물이었지만 찰스 3세의 영향력은 그보다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찰스 3세보다) 아들인 윌리엄 왕세자의 리더십이 더 기대된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젊은 세대일수록 군주제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올 5월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 국민 중 군주제 찬성 비율은 65세 이상에서는 74%였지만 18∼24세에서는 24%에 불과했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전국이 경제난에 시달리는데 장례 절차에 천문학적 비용을 쓰는 것에도 비판이 인다.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인 숄라 모스쇼그바미무는 자신의 트위터에 “수천만 명이 집 없이 살고 수백만 명이 물가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데 여왕의 죽음에 수백만 파운드가 든다”고 비판했다. 옛 식민국가에서는 과거 영국이 약탈한 재물을 돌려달라는 요구도 확산되고 있다. 인도에서 발굴돼 1849년 영국으로 넘어가 왕관 한가운데 박힌 105.6캐럿 코이누르 다이아몬드에 대해 인도에서는 “오래전에 인도로 돌아왔어야 했지만 여왕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미 CNN방송이 전했다.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 칼럼니스트 하워드 프렌치는 “많은 국가를 순방한 여왕은 과거사를 비판하거나 사과하지 않으면서 유능하게 국가와 체제를 홍보했다”고 지적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런던=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크라, 하루새 러軍 점령지 20곳 탈환… 국경까지 진격

    우크라이나가 이달 러시아 점령지 가운데 6000km² 이상 국토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사방으로 도망쳤다”는 탈환 지역 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미국 정부는 “지금이 전쟁의 분수령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전세(戰勢) 변화를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러시아는 13일 “모든 전선에서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심야 화상 연설에서 “9월 들어 우리 전사들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서 6000km² 이상을 해방시켰다”며 “우리 군의 진격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되찾은 지역은 서울 면적(605km²)의 10배에 해당한다. 전날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탈환한 영토 면적이 3000km²라고 밝혔는데 하루 만에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12일 전쟁연구소 분석 결과를 인용해 “지난주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면적은 약 8806km²로 러시아가 지난 5개월간 점령한 5180km²보다 넓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군 점령지 20곳을 손에 넣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북쪽으로 진격해 마을들을 탈환하며 러시아 국경까지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에서 해방됐다는 주민들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탈환 지역 주민인 올렉산드르 베르비츠키 씨는 미 CNN방송에 “(해방이)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며 “상점에 갔다 돌아오니 모두 달아나고 있었다. 러시아인들이 차를 타고 묘지를 통과했다”고 말했다.“러軍, 탄약고 버려둔채 도주-집단투항”… 美 “인상적 전세 변화” 우크라, 러 점령지 탈환 美서 지원한 기동로켓 ‘하이마스’와 공대지 미사일 ‘HARM’ 결정적 활약우크라 피란민들은 속속 귀환러 지방의원 47명, 푸틴 사퇴 촉구… 러軍은 “모든 전선서 대대적 반격”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러시아 점령군이 우크라이나군 진격에 압박을 느껴 너무나 빠르게 달아나는 바람에 탄약고 전체를 놔두고 갔다”며 “이걸 적과 싸우는 데 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한 주 우크라이나가 동부 전선에서 탈환한 영토 면적이 러시아가 5개월간 점령했던 면적보다 1.7배 많을 정도로 탈환 속도가 빠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점령 지역을 탈환하며 피란 갔던 거주민들이 최전선이던 마을로 12일 기쁘게 돌아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우크라군, 러 국경까지 접근”일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국경 인근까지 파죽지세로 진격한 반면 러시아군은 전쟁 장기화로 인한 병력 부족과 극심한 피로에 직면해 집단 투항을 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정보국 대변인은 12일 “러시아가 황급히 철수하면서 남겨진 병사들이 집단 투항하고 있다”며 “러시아 전쟁포로가 너무 많아 이들을 수용할 공간마저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대해 존 커비 미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은 12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중요한 분수령이 왔다고 말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우크라이나의 탈환 소식이) 확실히 인상적인 군사 보고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미 군사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동북부 하르키우에서 퇴각한 러시아군 다수가 러시아로 철수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전쟁의 전환점(turning point)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에 성공하기까진 서방이 지원한 최첨단 무기가 역할을 했다.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체계 ‘하이마스(HIMARS)’와 ‘고속대(對)레이더미사일(HARM)’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 사거리가 84km에 달하는 하이마스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과 동부 이줌 지역 탈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현재까지 하이마스가 파괴한 목표물은 4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동북부 하르키우 수복 작전에서는 HARM의 역할이 컸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2일 보도했다. HARM은 공대지 미사일로, 최장 145km 떨어진 곳의 레이더파 발신지도 추적해 정밀 타격한다. ○ 러 “모든 전선에서 대대적 공격”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으로 점령지를 빼앗기자 러시아는 13일 “모든 전선에서 대대적 공격을 가했다”며 재반격에 나섰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은 전선이 밀리는 데 대해 “정밀하게 계획된 병력 재편성”이라고 말했다. 미군 고위 관료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급속한 반격에도 전쟁에 대한 단기 전망이 근본적으로 바뀌진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힘든 전쟁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고 NYT가 12일 보도했다.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콜피노 등의 지방 의원 47명은 이례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세메놉스키 지역 의원인 크세니아 토르스트렘은 12일 “푸틴의 행동은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의 미래에 해롭다”며 사임을 요구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2-09-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위기마다 확신 준 퀸’… 나라를 하나로 묶은 겸손-탈권위 리더십

    “여왕은 영국이 어려울 때마다 확신을 주는 존재(assuring presence)였다.” 9일(현지 시간) 서거한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에 대해 영국 지역신문 기자인 멜라니 맥도널드 씨는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여왕은 영국이라는 한 국가가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 존재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의 영국인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없는 세상을 살아본 적이 없다. 그는 70년 재위 기간 동안 영국 왕실이 과거처럼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국민 앞에 개방적이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고 외신들이 평가했다. 미국 ABC 방송은 “겸손함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진짜 강점”이라고 했다. 이런 성품을 바탕으로 영국 국민에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리더십에 대한 믿음을 주면서 영국을 지탱한 구심점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해서는 군주제 반대론자들도 존중을 표시할 때가 많다. 6월 여왕 즉위 70주년 행사에서 본보 기자와 만난 런던 시민 테일러 씨는 “왕실이 아닌 여왕이 국민의 구심점이다. 100세까지 군주 자리를 지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여왕은 “(국민이) 보여준 호의에 힘을 얻었다”며 70년 재위의 공을 국민에게 돌렸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여왕은 군주제 지지자와 군주제 철폐를 요구하는 공화주의자 양쪽에서 모두 존경받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격변하는 세계 속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존재였다”고 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바위처럼 든든한 존재”라고 여왕을 기렸다. 정치가 분열을 부추기고 위기를 극복할 해답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 한국에 여왕의 리더십이 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군에 자원입대 ‘노블레스 오블리주’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즉위 전 스무 살 되던 1945년 아버지 조지 6세에게 “조국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밝힌 뒤 영국 여자국방군에 자원입대했다. 군번 ‘230873’을 달고 군용트럭 운전사로 복무했다. “믿음을 얻으려면 (자신을) 보여야 한다.” 왕실이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69년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다큐멘터리 ‘로열패밀리’를 통해 왕실의 일상을 소탈하게 보여주며 군주제에 비판적이던 영국 국민의 인식을 바꾸려 했다.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에서 ‘본드걸’로 영상에 출연하거나 올해 재위 70주년 기념식 영상에서 영국의 ‘국민 캐릭터’인 곰 인형 패딩턴 베어와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됐다. 그러면서도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발언을 삼가며 ‘정치 불개입’ 전통을 고수했다. 특히 즉위 직후부터 시대 변화에 맞게 고압적인 태도 대신 탈권위적이고 개방적인 발언과 행보를 보이며 주목받았다. 1961년 가나를 방문해 ‘아프리카 독립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던 콰메 은크루마 초대 대통령과 춤을 추던 모습이 가장 대표적이다. 테러 우려에도 가나를 방문한 여왕은 카메라 앞에서 은크루마 대통령에게 춤을 먼저 제안했다. 군주인 백인 여성과 탈식민지 운동을 주도한 흑인 남성이 손을 잡고 춤을 추는 장면은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2011년 여왕이 100년 만에 아일랜드를 방문한 것이 1922년 아일랜드가 독립한 뒤 양국 간 깊은 갈등을 조금이나마 씻어내는 화해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BBC는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에 빗대 “여왕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두 나라의 역사에는 위대한 순간”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 英 총리들도 속내 보이며 절대 신뢰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삼가면서도 영국 총리들의 고민을 경청했다. 1992년 그는 한 다큐멘터리에서 “총리들은 내게 속내를 보이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털어놓곤 한다”며 “일종의 스펀지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데,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는 “여왕에게는 심지어 무분별할 만큼 완전히 솔직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런던=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70년 내내 헌신적 결단… 바위 같던 여왕 그립다”

    “런던 브리지가 실제 무너졌습니다(London Bridge Is Down).” 영국 런던에서 25년째 살고 있는 택시 운전사 모하메드 카릴 씨는 기자가 런던에 도착한 9일(현지 시간) 택시에 올라 “버킹엄궁으로 가달라”고 하자 이같이 말했다. ‘런던 브리지가 무너졌다’는 표현은 여왕의 서거를 의미하는 영국 왕실 코드명이다. 여왕의 서거가 런던 브리지 붕괴처럼 영국에 엄청난 충격을 주는 사건이란 뜻이 내포돼 있다. 현지에서 만난 영국인들은 코드명처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에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여왕을 “정신적 지주”라고 불렀다.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버킹엄궁까지 온 37세 로티 씨는 “여왕이 끊임없이 결단을 내렸던 역사적 순간들과 타인을 항상 도우려 했던 선의가 기억에 남는다”며 울먹였다. 에너지난, 고물가 등 총체적 난국 속에 여왕이 세상을 떠난 데 대한 불안감도 드러냈다. 런던 지역신문 기자인 멜라니 맥도널드 씨는 기자에게 “(스캔들로) 총리가 바뀌더니 (여왕의 서거로) 국왕까지 바뀌었다. 이 모든 일이 한 주 안에 일어나 참 혼란스럽다”며 “어려운 시기라서 우린 여왕이 더욱 많이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는 8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바위처럼 든든한 존재였다. 그 위에서 현대 영국이 건설됐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96세의 나이로 8일 휴가를 보내던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서거했다. 1926년 태어나 1952년 왕좌에 오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자 영국의 최장수 군주로 영국인들의 존경을 받았다. 70년 재위 기간 동안 무너져가는 왕실의 중심을 바로잡고 격변의 현대사를 겸손하고 개방적인 태도로 영국인들과 함께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경제난 속에 여왕마저 떠나”… 英시민들, 헌화-손편지 행렬 영국 추모 현장 르포 고물가-에너지난 총체적인 난국“총리-왕 한주새 다 바뀌어 불안감”“마지막까지 최선, 고마웠어요”19일 국장에 75만명 이상 모일듯 “(가진 돈으로) 난방을 해야 할지, 먹을 걸 사야 할지(heating or eating) 선택해야 할 난국에 국가의 상징인 여왕까지 떠났어요….” 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도심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이렇게 말하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정부 관련 기관에서 일하기 때문에 인터뷰가 조심스럽다며 익명을 요청했다. 이어 “새 군주든 총리든 이 난국을 해결할 강력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전직 의원이었던 앤서니 쿰스 씨는 9일 버킹엄궁에 헌화를 하며 “우리는 한 시대를 떠나보내고 있다. 여왕은 국모였기 때문”이라며 “여왕은 끝까지 많은 일을 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회고했다. 이른바 ‘파티 게이트’와 거짓말 논란으로 물러난 보리스 존슨 전 총리 후임으로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6일 취임한 지 이틀 만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자 영국인들은 추모 열기와 함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혼란에 빠진 모습이었다. 서거 다음 날인 이날 평일임에도 양복을 입은 직장인부터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 백발의 노년층까지 폭우를 견디며 버킹엄궁 앞에 모여들었다. 1시간이 넘도록 긴 줄을 선 뒤 추모의 뜻이 담긴 꽃과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줘 고맙다” “견고함(steadfastness)의 미덕을 보여줘 감사하다”는 손편지를 남기고 갔다. 아이와 함께 버킹엄궁에 온 로티 씨는 “한 시대가 가고 새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영국인들은 “총리와 국왕이 한 주 안에 다 바뀌었다”며 “영국이 불확실성에 내몰렸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은 40년 만에 최고로 치솟은 물가, 에너지난으로 인한 에너지 요금 폭등 우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총리 교체라는 총체적 난국을 맞은 상태다. 기자와 만난 회사원 네이선 씨는 “불확실성이 커져 많은 사람들이 괴롭다”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를 안타까워하던 시민 맷 콜 씨는 “트러스 총리가 에너지난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할지 누가 알겠나”라며 “대책이 나오든 안 나오든 경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영국 왕실이 ‘유니콘 작전’으로 명명한 계획에 따라 11일 여왕의 관이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영국 런던을 향해 떠나며 영면을 위한 ‘마지막 여정’이 시작됐다. 여왕의 관은 12일 성자일스 대성당으로 이동해 장례 예배 후 24시간 동안 대중을 맞이한다. 특히 여왕의 참나무관이 이목을 끌었다. 밸모럴성의 꽃으로 만들어진 화환 아래 스코틀랜드 왕기로 덮인 관은 영국 왕실 협력업체가 30여 년 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은 구하기 힘든 고가의 영국산 참나무로 만들어졌고 왕실 장식을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관은 13일 공군기 편으로 런던 버킹엄궁으로 이동한 뒤 14일 웨스트민스터 홀로 옮겨져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공휴일로 지정된 19일 오전 11시 국장이 엄수될 예정이다. 이날 장례식엔 75만 명 넘는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찰스 3세 국왕의 전 부인인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1997년 숨졌을 당시 조문객 규모와 맞먹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런던=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74세에 왕이 된 찰스 3세 “어머니처럼 헌신”

    영국 즉위위원회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이틀 만인 10일(현지 시간) 장남 찰스 3세를 국왕으로 공식 선포했다. 찰스 3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한 당일(8일) 자동으로 왕위를 계승했고 9일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접견하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찰스 3세는 첫 대국민 연설에서 “여왕이 변함없이 헌신했던 것처럼 나도 내게 허락된 시간 동안 충성심과 존경, 사랑으로 국민을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역사상 최고령(74세)으로 국왕에 올랐다. 영국은 왕과 관련된 상징물을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군주가 머무는 곳에 거는 왕실 깃발 ‘로열 스탠더드’, 영국 관공서 깃발에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상징 문장과 영어 약자인 ‘EIIR’(Elizabeth Ⅱ Regina)가 찰스 3세의 것으로 바뀐다. 영국 국가인 ‘하느님, 여왕을 지켜 주소서(God Save the Queen)’의 제목과 가사에 나오는 ‘여왕(Queen)’은 ‘왕(King)’으로 바뀐다. 여왕의 얼굴이 새겨진 영국 파운드화 지폐와 동전도 새로 찍는다. 영국 BBC는 찰스 3세에 대해 “수줍음이 많고 예민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바쁜 어머니와 엄한 아버지(필립 공) 아래서 살가운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중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어린이들에게 해리포터 시리즈를 구연동화처럼 읽어주는 자상한 면모도 가졌다. 그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처럼 영국인에게 사랑받는 군주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찰스 3세의 현 부인인 커밀라 파커 볼스 왕비는 2005년 재혼한 배우자다. 1981년 다이애나 왕세자빈과 결혼했으나 유부녀였던 커밀라 왕비와 불륜 관계를 유지하다가 1996년 다이애나와 이혼했다. 1년 뒤 다이애나가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다가 교통사고로 숨지자 찰스 3세는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찰스 3세가 10일 즉위식에서 보인 태도도 논란이 됐다. 그가 즉위 선언문에 서명하기 전 탁자 위 쟁반이 거슬리는 듯 얼굴을 찌푸리며 미는 시늉을 하자 수행원이 황급히 쟁반을 치웠다. 조금 뒤에는 잉크통을 보고 치우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이 장면은 영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영국 가디언 등은 “여왕이었다면 직접 옮겼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11일 옥스퍼드와 에든버러에서는 시위대가 “누가 찰스를 국왕으로 뽑았느냐”고 외치며 항의하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런던=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식이 유럽인 입맛에 오래 남으려면 [특파원칼럼/조은아]

    프랑스 파리에 최근 문을 연 한식당들을 취재하며 현지인 손님이 대부분이란 사실에 놀랐다. 프랑스인에게 생소할 법한 김밥, 떡볶이를 파는 분식점에는 좌석 14개가 한인이 아닌 유럽인들로 가득했다. 한식 치킨집은 올해 5월 개업 때는 한인 손님이 70%가량이었는데 이젠 현지인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한인 마트가 아닌 프랑스 대형마트 ‘프랑프리’나 현지인 골목 상점에서도 짜파구리, 불닭볶음면, 불고기 양념 등을 흔히 볼 수 있다. 한식당에서 만난 프랑스인들은 유튜브 레시피를 보고 집에서 한식을 해 먹는다고 했다. 이런 모습을 보니 한국 정부가 한식세계화추진단을 신설하며 ‘한식을 8년 안에 세계 5위권에 진입시키겠다’고 선포했던 2009년이 떠오른다. 그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5월 17일 자에는 ‘한식’과 ‘일본 벤또(도시락)’에 대한 기사가 나란히 실렸다. 벤또 기사에는 ‘이 박스들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이를 먹는다는 건 범죄였다’란 식의 찬미가 가득했다. 반면 당시 FT 서울 특파원이 한국 정부의 한식 세계화 정책을 다룬 칼럼 도입부는 ‘전 세계 낙지들은 떨고 있어야 한다. 한국 요리사들이 글로벌화할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비아냥거림으로 시작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식당을 찾은 프랑스인들은 ‘요즘은 일식보다 한식’이라고들 했다. 파리 교민신문인 한위클리에 따르면 파리의 한식당은 2000년대 이전까진 40여 개였지만 2020년에 120여 개까지 늘어 외형적으로 성장했다. 한식의 성장은 한국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민간 외교의 역할은 물론이고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 교역을 늘리는 기회가 된다. 올해 상반기(1∼6월) 유럽 국가에 수출된 한국 농·식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동기 대비 무려 49.6%가 늘었다. 한식이 성장하기까진 정부의 노력과 K팝 K드라마의 인기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여러 요인 중에서도 젊은 한식업 창업가들의 열정과 끈기를 높이 사고 싶다. 기자가 만난 30, 40대 창업가들은 대개 5, 6년의 준비 기간을 갖고 어학원을 다니면서 현지인의 식문화와 요식업을 익히려 파리의 식당 아르바이트를 뛰었다. 이들에게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DNA가 묻어났다. 이들은 ‘난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국의 멀쩡한 직장과 사업 기반을 접고 파리로 향했다. ‘색다른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로 안전한 전통 한식 메뉴를 벗어나 실패 가능성이 높은 분식집 치킨집을 열었다. 하지만 이들의 열정을 뒷받침할 정부의 지원 정책은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식 정책은 여전히 한식을 널리 알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제는 한식이 어느 정도 널리 알려졌으니 창업 현실을 분석해 세밀하게 지원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한식당 창업자들과의 대화에서 발견한 대표적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한식과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손님에게 음식을 제대로 설명할 인력이 희귀하다고 한다. 정부가 해외 곳곳에 뿌리 내릴 한식 셰프를 더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인턴 제도 등으로 한식당 인력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정부나 노하우가 집약된 대기업이 한식 스타트업을 발굴해 키웠으면 좋겠다. 유럽은 법률과 행정이 너무 달라 창업자들이 가게를 열기까지 많은 난관을 넘어야 한다. 개업 뒤에 건물주와의 분쟁 등으로 폐업 위기에 직면한 경우도 있다. 정부와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육성하듯 인큐베이팅 과정에서 법률 및 행정 자문 등을 지원하면 한식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찰스 3세 즉위 “여왕처럼 헌신”…국민 반감도 적지 않아

    영국 즉위위원회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이틀 만인 10일(현지 시간) 장남 찰스 3세를 국왕으로 공식 선포했다. 찰스 3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한 당일(8일) 자동으로 왕위를 계승했고 9일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접견하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찰스 3세는 첫 대국민 연설에서 “여왕이 변함없이 헌신했던 것처럼 나도 내게 허락된 시간 동안 충성심과 존경, 사랑으로 국민을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역사상 최고령(74세)으로 국왕에 올랐다. 영국은 왕과 관련된 상징물을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군주가 머무는 곳에 거는 왕실 깃발 ‘로열 스탠더드’, 영국 관공서 깃발에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상징 문장과 영어 약자인 ‘EIIR’(Elizabeth Ⅱ Regina)가 찰스 3세의 것으로 바뀐다. 영국 국가인 ‘하느님, 여왕을 지켜 주소서(God Save the Queen)’의 제목과 가사에 나오는 ‘여왕(Queen)’은 ‘왕(King)’으로 바뀐다. 여왕의 얼굴이 새겨진 영국 파운드화 지폐와 동전도 새로 찍는다. 교체 대상인 화폐의 액면가를 합하면 110조 원 규모에 달해 교체 작업에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찰스 3세에 대해 “수줍음이 많고 예민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바쁜 어머니와 엄한 아버지(필립 공) 아래서 살가운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중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어린이들에게 해리포터 시리즈를 구연동화처럼 읽어주는 자상한 면모도 가졌다. 그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처럼 영국인에게 사랑받는 군주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찰스 3세의 현 부인인 커밀라 파커볼스 왕비는 2005년 재혼한 배우자다. 전 부인은 생전 영국 국민들의 ‘슈퍼스타’로 통했던 다이애나 스펜서 왕세자비. 찰스 3세는 1981년 다이애나와 결혼했으나 당시 유부녀였던 커밀라 왕비와 불륜 관계를 유지하다 1996년 다이애나와 이혼했다. 1년 뒤 다이애나가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다 교통사고로 숨지자 찰스 3세는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왕위 계승 서열에서 그를 빼야 한다”는 요구까지 일었다. 현재도 찰스 3세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 런던에서 만난 택시 운전사 카릴 씨는 본보에 “새 국왕이 옛날에 다이애나를 버리고 카밀라와 재혼했기 때문에 다들 싫어한다. 다이애나가 살아있다면 오히려 그녀가 여왕이 될 만했다”고 말했다. 11일 옥스퍼드와 에딘버러에서는 시위대가 “누가 찰스를 국왕으로 뽑았느냐”고 외치며 항의하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런던=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12
    • 좋아요
    • 코멘트
  • 英 새 내각 톱4에 ‘백인 남성’ 없어… 사상 처음

    6일 취임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측근들로 내각 요직을 채워 ‘측근을 중시하다 스캔들에 휘말린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내각 ‘톱 4’에는 처음으로 백인 남성이 없고, 부총리도 여성이 지명됐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취임 연설에서 “함께 폭풍우를 헤치고 경제를 재건하며 멋진 현대 영국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경제, 에너지, 국민보건서비스(NHS) 의료 문제를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에너지 요금 및 미래 에너지 공급원 확보에 관한 조치를 이번 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트러스 총리는 연설을 마치고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부총리, 재무, 외교, 내무장관 등 이른바 톱 4 장관을 발표했다. 트러스 총리의 오랜 정치적 동지 테리즈 코피가 부총리 겸 보건복지장관에 올랐다. 재무장관에는 존슨 전 총리 내각에서 산업 장관을 맡은 쿼지 콰텡이 임명됐다. 콰텡 장관 부모는 가나 출신으로 1960년대 영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명문 사립 이튼칼리지와 케임브리지대를 거쳐 금융권에서 일했다. 외교장관에는 제임스 클레벌리 전 교육장관이 임명됐다. 어머니가 시에라리온 출신인 그는 영국 첫 흑인 외교장관이 됐다. 내무장관은 당 대표 경선에 나왔던 수엘라 브래버먼 법무장관이 맡게 됐다. 브래버먼 장관 부모도 각각 케냐와 모리셔스 출신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러스 총리는 테리사 메이 전 총리와는 다르지만 존슨 전 총리와 비슷하게 자신에게 충성스러운 사람들로 완벽히 둘러싸인 것 같다”고 첫 내각을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러스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취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러스 총리는 양국의 특별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며 더욱 연대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2-09-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파리 한복판에 韓분식집, 런던엔 포장마차… 현지인들 방문 인증샷[글로벌 현장을 가다]

    《‘김밥 12유로, 라면 11유로, 떡볶이 14유로….’ 5일 오후 1시경 프랑스 파리 15구 한 골목 가게 앞.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식집 메뉴판이 서 있다. 일반적인 한식당 메뉴에 등장하는 불고기 김치찌개 같은 전형적인 음식 품목 없이 분식만 파는 순수 분식점 ‘동네’. 작은 가게를 남녀노소 14명이 앉아 가득 채우고 입구 밖으로도 5명이 줄을 섰다. 생소한 한국 분식을 찾은 손님 가운데 아시아인은 보이지 않았다. 헬멧을 쓴 배달원 서너 명이 가게를 들락날락하고 입구 옆 탁자 위엔 배달을 기다리는 종이주머니 서너 개가 항상 줄지어 있었다. 이 가게 단골 플로리앙 씨는 “김밥은 기름지지 않고 건강에 좋은 편이라 많이 먹는다”며 “요즘 한인마트가 아닌 프랑스마트에서도 한식 재료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한식이 비빔밥 불고기로 대표되는 시대는 지났다. 유럽에서는 한국 분식과 디저트가 대중화되고 있다. 유럽인에게 낯설 법한 칼칼한 고추맛 소스와 물컹거리는 떡의 질감까지 까다로운 이들 입맛을 파고들었다. 한국 분식이 잘 팔린다는 소문에 중국계 자영업자들까지 떡볶이와 한국식 치킨을 팔기 시작했다.‘홍대 포차’도 영국에 수출 요즘 유럽에 새로 문을 여는 한식당은 백화점식이 아니다. 한두 가지 ‘킬러’ 메뉴로 승부한다. 한식이 그만큼 세분화, 차별화하고 있다. 파리 분식집 동네는 유럽인이 선뜻 먹고 싶어 할 것 같지 않아 보이는 떡볶이와 김밥을 주요 상품으로 내세웠다. 2020년 1월 개업한 동네는 올해 8월까지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30%가량 늘었다. 포장과 배달까지 합해 하루 200∼250인분이 팔린다. 최현진 대표는 “처음에는 떡볶이가 뭔지, 김밥이 스시(초밥)와 어떻게 다른지 오는 손님마다 매번 설명해야 했는데 이제는 그리 많이 설명하지 않는다. 손님들이 잘 알고 오신다”고 말했다. 올 5월 파리 14구에 문을 연 한식당 ‘올리브치킨’도 치킨에만 집중한다. 간판조차 달지 못한 채 개업했는데도 입소문을 타 지난달 매출은 개업 첫 달보다 2배 넘게 올랐다. 하루 평균 60∼100건 주문이 들어온다. 해외에서 뜬 식품 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하는 것이 예전 흐름이었다면 요즘은 반대다. 한국에서 뜬 점포 형태가 유럽으로 수출되기도 한다. 한국 홍익대 거리에서 인기를 모은 ‘홍대 포차’는 영국 런던에 올 5월 진출했다. 일반적인 홍대 거리의 ‘포차 문화’를 옮겨왔다. 벽 낙서, 옛 영화 포스터 같은 인테리어와 ‘쏘맥(소주+맥주 폭탄주)’, 막걸리 같은 메뉴가 현지인에게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매력을 주고 있다. 유럽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던 분식이 주목받기까진 인스타그램, 틱톡을 비롯한 뉴미디어가 큰 역할을 했다. 파리 분식집 동네에서 떡볶이를 주문한 대학생 켄자 씨는 “이 식당을 틱톡에서 봤는데 여러 음식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왔다”며 “한국 드라마를 볼 때 이런 음식을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참이었다”고 했다. 독특한 공간이나 음식 사진을 경쟁적으로 올리는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이색적인 한국 분식집, 치킨집을 방문하고 찍은 ‘인증 샷’을 즐긴다. 유럽인에게 한국 분식이 과거에는 시도하기 꺼려지는 메뉴였다면 이제는 자신을 색다르게 표현하는 유용한 도구가 된 셈이다.중국인이 한국 분식 치킨 팔아 동네에서 만난 파리 시민들은 분식의 ‘단짠(달고 짠)’ 매력은 물론이고 음식이 신속하게 나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분식이 더 확산될 가능성도 점쳤다. 파리 음식 관련 잡지사에서 일하는 그자비에 씨는 분식을 먹으며 “프랑스 지방에서 베트남식당이 널리 퍼졌듯 한식당은 리옹 마르세유 툴루즈 같은 지역에서도 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분식이 잘 팔린다는 소문이 나자 중국계 자본이 ‘한국 분식’ ‘한국 치킨’ 간판을 걸고 장사를 시작하기도 했다. 음료만 팔던 중국계 버블티 브랜드 ‘디알리’는 올 5월부터 파리 13구 점포에서 떡볶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김신현 올리브치킨 대표는 “치킨 인지도가 워낙 높아지면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계 외국인들이 ‘치맥’ ‘한국 치킨’을 강조하며 치킨을 팔기 시작해 놀랐다”고 전했다.‘디저트의 나라’서 인기 韓디저트 분식뿐이 아니다. 디저트의 나라 프랑스에서 한국식 디저트가 세련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5일 찾은 파리 5구 한국식 카페 ‘플러스82’ 입구 앞에는 파리 사람들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빙수 전문인 이곳에서는 팥빙수 망고빙수 녹차빙수 등을 한국식 그대로 선보인다. 이곳에서 만난 파리 시민들은 미숫가루, 유자같이 한국 디저트에 쓰이는 음식재료를 익히 알고 있었다. 마카롱 크레프 같은 디저트 본고장인 프랑스 사람들이 한국 디저트를 찾는 데에는 빙수처럼 얼음을 주로 사용한 디저트가 신선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이 카페를 네 번째 방문한다는 대학생 모르간 씨는 녹차빙수를 먹으며 “으깬 얼음과 녹차를 활용한 디저트는 처음 본다”며 “우리가 많이 쓰지 않는 재료로 만들어 새롭다”고 말했다. 프랑스 디저트보다 덜 달고 덜 느끼해 건강한 느낌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미숫가루를 좋아한다는 메허 씨는 “한국 디저트는 설탕이 적절하게 들어가 지나치게 달지 않다”고 했다. 전통 한식 외에 분식 디저트류 등의 판매가 늘면서 한국 음식자재 수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파리지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유럽 국가에 수출된 한국 농·식품은 4억2644만 달러(약 5900억 원)어치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동기에 비해 무려 49.6% 늘었다. 한국 식품기업도 시장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7년까지 유럽시장 매출을 5000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7월 발표했다.“유럽에 기회가 있다”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한 전통 한식당들은 유럽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교포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분식, 디저트카페같이 최근 문을 연 한식당은 유럽 창업을 목표로 아예 한국에서 건너온 젊은이들이 주축이다. 이들은 한국에서는 요식업이 포화상태지만 유럽에서는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최현진 동네 대표는 “프랑스에선 한국보다 음식 재료는 저렴한데 서비스 비용은 높아 이윤이 상대적으로 더 날 수 있는 구조라고 판단했다”며 “프랑스인들은 초기에 접근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충성도가 높아 단골이 많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은행에 다니던 최 대표는 입사 5년 차 무렵인 2016년 파리에서 분식집을 열겠다는 꿈을 안고 파리를 찾았다. 프랑스어를 몰라 어학원을 다니면서도 각종 한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현장을 익혔다. 프랑스에 온 지 6년 만에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지인들과 치킨집을 연 김신현 올리브치킨 대표는 “지금이 한류로 한식이 주목받는 시기인데 한국에선 흔한 치킨을 이곳 사람들은 신선하게 본다”며 “이곳에 기회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獨-佛, 전기-가스 나눠쓰기로… 英 새 총리 “에너지요금 동결 검토”

    러시아가 유럽 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가스 값이 33% 폭등하고 유로화 가치는 2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유럽 국가들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독일과 프랑스는 전기와 가스를 나눠 쓰기로 하고 유럽연합(EU)에 “고유가로 막대한 이윤을 거둔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걷자”고 압박했다.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는 10월 가계 에너지요금 80% 인상을 취소하고 요금 동결을 검토하고 있다.○ 佛·獨, “유럽 국가 모두 횡재세 걷자”지난 주말 러시아가 추가 가스 공급 중단 조치를 발표하면서 프랑스에 이어 독일에도 가스 공급을 끊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유럽 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10월 인도분 가스 선물(先物) 가격은 5일 장중 1MWh(메가와트시)당 전 거래일 대비 33% 뛴 284유로까지 치솟았다. 가스 수급난이 유럽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이날 장중 전장 대비 0.70% 하락한 0.9884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02년 12월 이후 약 20년 만의 최저치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같은 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22%, 파리 증시 CAC40지수는 1.20% 하락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3일 독일을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당초 지난달 31일∼이달 2일 노르트스트림1 공급을 중단했다가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뒤엎었다. 가스프롬은 프랑스에 대해서도 이달 1일부터 가스 공급을 끊었다. 유럽 주요국은 비상 대응에 나섰다. 독일과 프랑스는 에너지 위기 국면에 전기와 가스를 서로 나눠 쓰기로 했다. 프랑스는 독일에 가스를 보내고, 독일은 전기를 프랑스에 보내는 방식이다. 또 에너지 값 급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된 에너지기업들에서 세금을 받는 ‘횡재세’ 도입을 추진한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화상회의에서 “횡재세 적용을 요구하는 독일을 지지하며 EU가 이 정책에 동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숄츠 총리는 전날 650억 달러(약 89조 원) 규모의 에너지난(難) 지원책을 발표하며 에너지기업에 횡재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英 신임 총리, 에너지가격 동결 검토트러스 영국 총리는 7일 발표할 가계 에너지 위기 대책으로 에너지 요금 동결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과 BBC방송이 보도했다. 다음 달 표준가구 기준 연 3549파운드(약 564만 원)로 약 80%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 및 가스요금을 인상 전 요금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유럽 주요국은 올겨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비해 가계와 기업을 지원하는 데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유럽 싱크탱크 브뤼헐 분석에 따르면 유럽 각국의 지원액은 최소 3760억 유로(약 514조 원)에 달한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EU도 에너지 위기 추가 대응에 나선다.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 가격상한제를 합의한 EU는 러시아산 가스 값 상한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EU 문건에는 EU 집행위원회 산하 에너지위원회가 회원국에 러시아산 가스 도매가에 긴급 상한제 적용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횡재세 걷자” “에너지 요금 동결 검토”…유럽, 가스값 급등에 비상

    러시아가 유럽 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가스 값이 33% 폭등하고 유로화 가치는 2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유럽 국가들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독일과 프랑스는 전기와 가스를 나눠 쓰기로 하고 유럽연합(EU)에 “고유가로 막대한 이윤을 거둔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걷자”고 압박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는 10월 가계 에너지요금 80% 인상을 취소하고 요금 동결을 검토하고 있다.● 佛·獨, “유럽 국가 모두 횡재세 걷자”지난 주말 러시아가 추가 가스 공급 중단 조치를 발표하면서 프랑스에 이어 독일에도 가스 공급을 끊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유럽 가스 가격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10월 인도분 가스 선물(先物) 가격은 5일 장중 1메가와트시(MWh)당 전 거래일 대비 33% 뛴 284유로까지 치솟았다. 가스 수급난이 유럽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이날 장중 전장 대비 0.70% 하락한 0.9884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02년 12월 이후 약 20년 만의 최저치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같은 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시 DAX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22%, 파리 증시 CAC40지수는 1.20% 하락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3일 독일을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당초 지난달 31일∼이달 2일 노르트스트림1 공급을 중단했다가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뒤엎었다. 가스프롬은 프랑스에 대해서도 이달 1일부터 가스 공급을 끊었다. 유럽 주요국은 비상 대응에 나섰다. 독일과 프랑스는 에너지 위기 국면에 전기와 가스를 서로 나눠 쓰기로 했다. 또 에너지 값 급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된 에너지기업들에서 세금을 받는 ‘횡재세’ 도입을 추진한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5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횡재세 적용을 요구하는 독일을 지지하며 EU가 이 정책에 동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숄츠 총리는 전날 650억 달러(약 89조 원) 규모 에너지난(難) 지원책을 발표하며 에너지기업에 횡재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英 신임 총리, 에너지가격 동결 검토리즈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는 7일 발표할 가계 에너지 위기 대책으로 에너지 요금 동결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과 BBC방송이 보도했다. 다음달 표준가구 기준 연 3549파운드(약 564만 원)로 약 80%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 및 가스요금을 인상 전 요금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유럽 주요국은 올겨울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비해 가계와 기업을 지원에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유럽 싱크탱크 브뤼헐 분석에 따르면 유럽 각국 지원액은 최소 3790억 유로(약 518조)에 달한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EU도 에너지위기 추가 대응에 나선다.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 가격상한제를 합의한 EU는 러시아산 가스 값 상한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EU 문건에는 EU 집행위원회 산하 에너지위원회가 회원국에 러시아산 가스 도매가에 긴급 상한제 적용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06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처럼… 존슨, 물러나도 영향력 상당할듯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의 전임자인 보리스 존슨 전 총리(58·사진)는 지난해 1월 퇴임 후에도 대선 재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정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 보수당 내에 아직 그의 지지 세력이 적지 않고 에너지값 급등으로 인한 고물가 등 트러스 총리 앞에 놓인 과제가 산적해 새 총리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의 복귀를 원하는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 존슨 전 총리가 대러시아 강경책을 펼쳤다는 점도 여론의 지지를 얻고 있다. 트러스 총리 또한 5일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섰다”며 전임자를 치하했다. 존슨 전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중 방역 수칙을 어긴 채 파티를 벌였다는 ‘파티 게이트’, 측근의 성 비위를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는 ‘거짓말 게이트’ 등으로 7월 7일 사퇴 의사를 발표했다. 하지만 직후 하원에서 고별 연설을 할 땐 스페인어로 ‘나중에 봐요’를 뜻하는 “아스타 라비스타(hasta la vista)”라고 해 복귀를 노린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중 각종 스캔들에 휘말렸고 현재도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대상이지만 여전히 공화당의 유력한 2024년 대선 후보로 꼽힌다. 정계 입문 전 언론인이었던 존슨 전 총리가 회고록을 집필하거나 해외 강연을 다니며 거액을 벌어들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형 출판사들은 그와 계약하기 위해 최소 수백만 파운드에 달하는 막대한 선(先)인세 지급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영국 첫 40대 女총리 트러스 선출… 대중-대러 강경파

    대중국-대러시아 강경파로 꼽히는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장관(47·사진)이 5일(현지 시간) 영국의 새 총리로 선출됐다.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집권), 테리사 메이(2016∼2019년 집권)에 이은 세 번째 여성 총리다. 각각 54세, 60세에 취임한 대처, 메이와 달리 40대 여성 총리의 탄생은 영국 역사상 처음이다. 트러스 신임 총리는 자유무역, 작은 정부, 매파 외교 등 ‘철의 여인’으로 불린 대처 전 총리의 노선을 따르겠다는 뜻을 밝혀 ‘제2의 대처’ ‘리틀 대처’로 불린다.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물가, 경기 침체 우려, 공공부문 파업 등 직면한 난제가 상당하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트러스, ‘트리플 난국’ 영국호 맡아… “대담한 행동으로 위기 타개” 英 첫 40대 여성 총리옥스퍼드大 입학후 좌파 → 우파로… ‘철의 여인’ 대처 롤 모델로 정치6개 부처 수장 지내며 행정 경험… “불평등 해소보다 성장에 초점”대대적 감세-에너지 위기 대응 밝혀 5일 영국 집권 보수당 대표 겸 새 총리로 선출된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장관(47)은 영국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첫 번째 40대 여성 총리다. ‘제2의 대처’로 불리는 그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당원 17만2437명을 대상으로 한 우편 및 온라인 투표에서 8만1326표를 얻어 6만399표를 얻은 인도계 엘리트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을 눌렀다. 트러스 신임 총리는 이날 총리 선출 직후 연설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감세 정책, 겨울철 에너지 요금 상승 억제와 에너지 공급원 확보 등 에너지 위기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부족과 이로 인해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물가, 경기 침체 우려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이다. 트위터에서는 “험난한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대담한 행동을 취하겠다”며 경제를 발전시키고 영국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6일 스코틀랜드 밸모럴궁에서 트러스 총리를 접견하고 정식 임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트러스 총리는 여왕 즉위 후 16번째 총리다. 보수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뒤 거짓말로 일관해 거센 비난을 받은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7월 7일 사임 의사를 발표하자 이후 경선을 통해 트러스 총리와 수낵 전 장관을 최종 당 대표 후보로 확정했다. 이후 트러스 총리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연상케 하는 말투와 옷차림 등으로 ‘강한 영국’을 그리워하는 보수 성향 백인 보수당원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 6개 부처 장관 출신의 ‘리틀 대처’트러스 총리는 1975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났다. 교수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는 젊은 시절 반핵 활동을 한 좌파였다. 그 역시 10대 시절에는 부모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지만 보수 성향이 짙은 옥스퍼드대에 입학한 후 우파로 돌아섰다. 옥스퍼드에서도 최고 엘리트만 모인다는 ‘철학정치경제(PPE)’를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한 1996년 보수당에 입당했다. 초선 의원 때부터 대처 노선을 추종하는 동료 도미닉 라브 전 외교장관, 프리티 파텔 전 내무장관 등과 ‘자유기업 그룹’이란 모임을 이끌었다. 2012년 옥스퍼드 PPE 선배인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에 의해 교육장관으로 발탁됐다. 이후 환경, 법무, 재무, 국제교역, 외교 등 6개 부처 수장을 지내며 풍부한 행정 경험을 쌓았다. 당 대표 경선 초반 그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코로나19 대처 때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쳐 경제 충격을 줄였다는 평을 얻은 수낵 전 장관에게 밀렸다. 하지만 트러스는 잡화상의 딸이었던 대처처럼 자신도 중산층 출신임을 강조하며 ‘대처 따라하기’ 전략을 적극 구사했다. 특히 재직 중 감세, 민영화를 시행해 보수당의 핵심 지지층인 장노년 백인 남성의 열광적 지지를 얻었던 대처와 마찬가지로 “불평등 해소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적극적인 감세를 예고하는 ‘대처 마케팅’을 펼쳤다.○ 고물가-에너지난 등 총체적 난국 직면대처 전 총리를 역할 모델로 삼은 트러스 앞에 놓인 현실도 대처 시대와 비슷하다. 영국의 7월 소비자물가는 10%대를 기록해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 등은 고유가 등으로 내년 영국 물가가 22%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철도 등 공공부문 노조원들은 이미 대규모 파업을 예고했다. 이에 대처 집권 때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고물가와 대규모 파업이 잇따랐던 ‘불만의 겨울’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그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도자 중 전례가 없을 정도로 크고 다양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겨울철을 앞두고 고조되는 에너지난 해결 또한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신속히 마련되지 않으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많은 이들이 궁핍 상태로 내몰리고 겨울철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트러스 총리가 강조한 감세 정책은 세금을 많이 내는 고소득층에 유리한 편이라 비판이 예상된다. 감세가 시중 유동성을 늘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재정 적자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르바초프 장례식 수천명 추모… 푸틴은 불참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1931∼2022) 장례식이 3일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불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모스크바 도심 ‘하우스 오브 유니언’ 기둥의 전당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추모객 수천 명이 장례식장 밖까지 줄을 서서 소련 마지막 지도자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추모객들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시신 앞에 헌화하며 성호를 긋거나 울음을 터뜨렸다. 외동딸 이리나와 두 손녀가 빈소를 지켰다. 예고대로 장례식은 국장(國葬)으로 치르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정부 고위 인사들은 대부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전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참석했다. 외국 지도자로는 친(親)러시아 성향 헝가리 극우 지도자 오르반 빅토르 총리만 참석했다. 국장으로 치르고 푸틴 대통령이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한 2007년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장례식 때와는 대조적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장례식장을 찾은 추모객들이 ‘침묵의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로부터 해를 입을까 익명을 요구한 시민들은 NYT에 “그의 죽음은 민주주의의 죽음 같다”고 털어놨다. 장례식을 마친 뒤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영정사진을 들고 운구 행렬을 이끌었다. 무라토프는 1993년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지원을 받아 새로운 신문이란 뜻의 매체 ‘노바야 가제타’를 설립해 민주주의를 위해 애썼다. 푸틴 정부 비리를 폭로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다가 정부로부터 언론 면허 취소 소송을 당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G7 “러 원유 가격상한제 조기 시행”… 러 “가스 중단”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상한제 조기 시행에 합의했다. G7이 정한 가격 이하로만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여야 해상 운송이 가능토록 해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통해서 얻는 이익을 제한하고 주요국의 높은 물가 상승 압력에도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러시아는 즉각 독일로 가는 가스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7개국 재무장관은 2일 화상 회의 후 공동 성명에서 “가격상한제 시행을 위한 조처를 국가별로 긴급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을 특정 가격 이하에 구매할 때만 해상운송 서비스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당초 올 12월로 예정했던 상한제 도입 시기를 유럽연합(EU)의 6차 대러 제재 일정에 맞춰 앞당길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에 따라 G7이 조만간 첫 가격상한선 및 일정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나라가 상한제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도 촉구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상한제 연합이 커질수록 좋은 결과를 빨리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서울에서 만나 가격상한제 도입 취지에 공감한다며 “동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하루 뒤인 3일 독일을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 당초 지난달 31일∼이달 2일 3일간 노르트스트림1 정비를 마치고 가스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뒤엎은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가격상한제에 동참하는 국가와 협조하지 않겠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G7이 뜻을 모은다고 해도 최근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대폭 늘리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동참하지 않으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정책 집행위원은 3일 미 CNBC 인터뷰에서 ‘중국과 인도가 가격상한제 정책에 협조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도와야 할 것”이라고 두 나라를 압박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스라엘 거주 외국인, 팔레스타인 사람과 연애하면 신고해야”

    이스라엘에 사는 외국인이 이스라엘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사람과 사랑에 빠지면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고 영국 BBC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5일 발효되는 97쪽 분량 ‘유대 및 사마리아 지역(서안지구) 외국인 출입과 거주에 관한 절차’ 규제에 따르면 이 지역 거주 외국인이 팔레스타인 신분증 소지자와 사귀게 되면 30일 안에 이스라엘 국방부에 알려야 한다. 만약 외국인이 팔레스타인인과 결혼하면 27개월 이후 최소 반 년간 이스라엘을 떠나야 한다. 또 팔레스타인 대학은 비자 발급 가능 외국인 학생은 150명, 외국인 강사는 100명으로 제한해야 한다. 이 비자 발급 쿼터는 이스라엘 대학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비정부기구(NGO)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활동 제약을 더욱 강화했다고 비판했다. 기업인 및 구호단체들도 이번 규제로 외국인 인력 교류가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입국 권리(Right to Enter)’는 “이스라엘 당국의 차별적이고 잔인하며 자의적인 관행이 외국인 배우자에게 엄청난 인도적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서안지구를 점령 중이다. 이 지역 사법과 행정은 이스라엘 국방부가 담당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2-09-04
    • 좋아요
    • 코멘트
  • 푸틴, 고르바초프 조문… “장례식엔 불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별세한 옛 소련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장례식에 일정상 참석할 수 없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오늘 중앙임상병원에 들러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에게 헌화한 뒤 칼리닌그라드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시신은 이달 3일 예정된 장례식 전까지 이 병원에 임시 안치된다. 이날 러시아 국영 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중앙임상병원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시신이 놓인 관 앞에서 고개를 여러 번 숙인 뒤 성호(聖號)를 긋는 영상을 공개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시신이 처음 일반에 공개된 것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장례식이 국장(國葬)으로 치러지느냐’는 질문에는 “의장대를 비롯한 국장 요소가 일부 포함되고 국가가 장례식 절차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장의 정확한 의미를 바로 대답하긴 어려워 (장례식이 국장으로 승격되는 것인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지지 않는다면 1971년 니키타 흐루쇼프 이후 처음으로 옛 소련 최고위직인 공산당 서기장 출신으로 국장이 거부된 사례가 된다. 2007년 사망한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졌고 텔레비전 생중계까지 했다. 당시 총리였던 푸틴은 그의 사망일을 국경일로 지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결과적으로 소련의 몰락을 불러온 데 대해 “소련 붕괴는 20세기 가장 큰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불렀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직접 발언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만든 재단 측은 “인간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재단과 그의 딸 이리나에 따르면 장례식은 3일 오전 10시 모스크바 중심부 ‘하우스 오브 유니언’ 기둥의 전당에서 진행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반세기 냉전 끝낸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고르바초프 별세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미소 냉전 종식과 소련 해체 등 현대사 대격변의 주역이었던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1세.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심각하고 오래된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모스크바 외곽 전원주택에서 여생을 보낸 그의 시신은 1999년 사망한 부인 라이사 여사가 묻힌 모스크바 묘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옛 소련의 낡은 정치·경제 체제에 염증을 느꼈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소련 공산당 정치국 내 최연소(54세)로 1985년 공산당 서기장에 오른 뒤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그가 추진한 옛 소련의 변화는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뒤 반세기 가까이 드리웠던 ‘철의 장막’을 거두고 동서 냉전의 벽을 허무는 시작이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전까지 옛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비판했던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1985∼1988년 수차례 회담하며 데탕트(해빙 무드)를 이끌었다. 1989년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몰타 회담에서 역사적인 냉전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이는 옛 소련을 위시한 공산권 사회주의 몰락과 동서독 통일로 이어졌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냉전 종식과 세계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한국과 인연도 깊다. 1990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북방정책에 호응해 전격적으로 한-소 수교에 합의했다. 집권세력 내부의 반대와 북한의 반발에도 경제난을 타개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린 결단이었다. 그는 수교 10주년인 2000년 본보 인터뷰에서 “국제관계에서 자유로운 선택의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우리의 새로운 사고와 새 대외정책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0년 옛 소련의 초대 대통령에 올랐지만 1991년 8월 보수파의 쿠데타로 권력 기반을 잃었다. 그해 12월 소련은 해체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인의 딸인 이리나 비르간스카야 고르바초프 재단 부회장에게 조전을 보내 “고인의 결단과 지도력, 자유와 평화의 유산을 오래 기억하고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 생각하나”… 철의 장막 걷고 냉전 종식 선언 고르바초프가 걸어온 길54세에 최연소 소련 서기장 올라… 동유럽 공산권 민주화 물꼬 트고베를린 장벽 붕괴-독일 통일 기여… 푸틴 향해 “우크라 전쟁 멈춰라”서방선 ‘고르비’ 애칭 불렸지만, 러선 “소련 해체 장본인” 비판도 “아직도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생각하세요?” 1988년 5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옛 소련의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산책하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이렇게 물었다. 이전에 레이건은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규정했었다. “아뇨. 다른 시간, 다른 시대의 얘기죠.” 레이건은 이렇게 답했다. 1985년 첫 회담부터 수차례 고르바초프를 만난 뒤 이제는 미소 냉전 시대가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강조한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다음 해인 1989년 지중해 몰타 해역 선상에서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냉전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세계는 한 시대를 떠나 다른 시대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미국에 맞서 격렬한 전쟁을 결코 하지 않겠다고 미국 대통령에게 확실히 말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반세기 가까이 드리웠던 ‘철의 장막’을 걷어내고 탈냉전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 레이건 “고르바초프와 케미가 맞아”고르바초프는 공산당 서기장에 오른 198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군축 협상을 위해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처음 만났다. 두 정상이 만나 7초간 나눈 악수는 해빙의 신호탄이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레이건은 고르바초프를 만난 뒤 참모들에게 “새로운 스타일의 소련 지도자”라며 높이 평가했다. “우리 사이에 ‘케미’가 맞는다(There’s a chemistry between the two of us)”며 “우리는 서로 경청했다. 동의하지 않았지만 공통점을 찾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후 회담은 쉽지 않았다. 1986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연 군축 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 두 사람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레이건이 “미국에서는 백악관 앞에서 나를 아무리 비난해도 잡혀가지 않는다”고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자 고르바초프가 “붉은 광장에서도 당신을 욕해도 아무도 잡아가지 않는다”고 응수한 일도 알려져 있다. 1987년 고르바초프는 처음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레이건과 3차 정상회담을 한다. 이때부터 두 사람이 주고받는 농담이 늘었고 분위기도 좋아졌다. 이는 미국과 소련이 사거리 500∼5500km의 중·단거리 핵미사일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체결로 이어졌다. 냉전 종식으로 가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후 고르바초프는 1989년 동유럽 공산권 국가에 민주화 시위가 번질 때 이 국가들에 대한 무력 개입을 정당화했던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폐기해 동유럽에 자유의 물꼬를 텄다. 같은 해 11월 9일 베를린 장벽 붕괴를 사실상 용인했다. 이듬해 동서독 통일 협상 과정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이런 기여를 인정해 서방 언론은 그를 ‘고르비’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 서방에선 ‘고르비’ 애칭, 고국에선 비판 여론고르바초프는 1931년 3월 2일 옛 소련 북부 스타브로폴 지방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공산당에 들어간 그는 1985년 3월 역대 최연소(54세) 서기장에 오르며 권력의 정점에 섰다. 젊은 정치인 고르바초프는 미국에 비견할 강국이던 소련이 쇠락한 이유를 낡은 리더십에서 찾고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는 올해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세상에 인명보다 소중한 건 없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다만 러시아에서는 그를 소련 해체의 장본인이라고 비판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2-09-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