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이정은 부국장

동아일보 편집국

구독 63

추천

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light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칼럼94%
선거3%
미국/북미3%
  • 트럼프 측근들 “대통령도 재선 위기 느끼기 시작”

    최근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유 만만한 겉모습과 달리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스스로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8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을 인용해 “그가 최근 단임 대통령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 참모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재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는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일 정도로 대규모 청중 동원에 실패했다. 그는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좋아하지 않는 일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목표와 우선순위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나는 이제 이 행정부 내의 모두를 알고 있고 훌륭한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며 대답을 회피해 “앞으로의 4년에 대해 어젠다나 방향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불렀다. 최근 CNBC방송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국 단위 지지율은 38%로 바이든 전 부통령(47%)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 공동조사에서는 지지율 36%로 바이든 후보(50%)에게 14%포인트나 밀렸다. 트럼프 대선캠프의 참모였던 샘 넌버그는 “앞으로 2주 안에 35%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그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계속 선거를 뛸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침묵하는 대부분의 다수는 건강히 잘 살아 있다”며 “우리는 선거에서 압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수면 밑에 잠겨 있는 거대한 빙산에 ‘침묵하는 다수’라고 적힌 사진을 올린 것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재선 압박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트윗을 연달아 올리다가 백인우월주의 구호인 ‘화이트 파워’가 담긴 영상을 리트윗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영상에 담긴 구호를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최근 인종주의 항의 시위 물결과 맞물려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트윗은 올린 지 3시간 만에 삭제됐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겉모습 여유 만만하지만…“재선 어렵다고 인식하기 시작”

    최근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여유 만만한 겉모습과 달리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스스로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8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을 인용해 “그가 최근 단임 대통령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 참모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재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유세는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일 정도로 대규모 청중 동원에 실패했다. 그는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좋아하지 않는 일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목표와 우선순위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나는 이제 이 행정부 내에 모두를 알고 있고 훌륭한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며 대답을 회피해 “앞으로의 4년에 대해 어젠다나 방향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불렀다. 최근 CNBC방송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국 단위 지지율은 38%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47%)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 공동조사에서는 지지율 36%로 바이든 후보(50%)에 14%포인트나 밀렸다. 트럼프 대선캠프의 참모였던 샘 넌버그는 “앞으로 2주 안에 35%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그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계속 선거를 뛸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침묵하는 대부분의 다수는 건강히 잘 살아있다”며 “우리는 선거에서 압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수면 밑에 잠겨있는 거대한 빙산에 ‘침묵하는 다수’라고 적힌 사진을 올린 것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그는 지지자들의 트윗을 연달아 올리다가 백인우월주의 구호인 ‘화이트 파워’가 담긴 영상을 리트윗해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영상에 담긴 구호를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최근 인종주의 항의 시위 물결과 맞물려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29
    • 좋아요
    • 코멘트
  • 노년층서 젊은층으로, 中-美서 중남미로… 꺾이지 않는 코로나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을 처음 보고한 뒤 불과 6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1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올해 초 중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됐을 때만 해도 지역 차원에서 전염이 진행되다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코로나19는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확산의 중심지가 미국과 서유럽으로 옮겨가더니 최근에는 미국과 함께 중남미와 세계 2위 인구대국 인도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앞으로의 세상은 ‘코로나 이전(BC·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C·After Corona)’로 나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다. 좀처럼 확산 속도가 꺾이지 않아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이상 예전 같은 일상으로의 복귀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코로나가 바꾼 세계6개월간 세계 각국에서는 실업자 급증, 언택트(비대면) 산업 각광 등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경제 상황은 심각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9%로 제시했다. 4월 전망치(―3.0%)보다 훨씬 낮다. 세계은행(WB) 역시 8일 “올해 세계 경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에 빠질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2%로 제시했다. 이미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5.0%를 기록했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실업자는 크게 늘어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15일부터 이달 20일까지 14주간 4720만 명이 실업수당을 새로 청구했다. 미 인구 3억3000만 명 중 14.3%가 실업을 경험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세 차례에 걸쳐 총 2조8000억 달러(약 3371조 원)의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 역시 코로나19 사태 후 각각 1조3500억 유로(약 1823조 원), 234조 엔(약 2627조 원)을 투입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온라인 결혼식과 장례식,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무관중 공연 및 스포츠 경기, 주먹 및 팔꿈치 인사 등이 각광받으면서 새로운 일상을 뜻하는 ‘뉴 노멀(New Normal)’이란 말도 널리 쓰이고 있다. 미 소셜미디어 트위터는 지난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직원들이 원하면 계속 재택근무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외식업계에서도 배달과 포장 주문이 늘어났고, 식당에서는 칸막이 같은 거리 두기 도구가 속속 등장했다. 언택트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미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은 많은 기업이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와중에도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아마존 주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2월부터 이달 26일까지 세계 최대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재산은 약 500억 달러(약 60조2000억 원) 늘었다. 기술주 중심의 미 나스닥 시장 역시 실물경제 침체에도 나 홀로 호황을 질주하며 이달 10일 사상 최초로 종가 1만 선을 돌파했다.○ 미국·중남미·인도가 확산세 주도세계 최대 감염국인 미국에서는 지난달 봉쇄령을 해제한 뒤 급속하게 감염자가 늘면서 25∼27일(현지 시간) 사흘 연속 일일 신규 확진자가 4만 명을 돌파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28일 누적 확진자는 260만 명에 육박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25일 “미국의 실제 환자가 공식 통계보다 10배 많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사태 초기 노약자와 기저질환자의 감염이 속출했던 것과 달리 최근 확산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변에 젊은이들이 몰리면서 플로리다주에서는 27일 하루에만 958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24일 5000여 명 수준에서 사흘 만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세계 2위와 4위 감염국인 브라질과 인도의 상황도 심상찮다. 최근 브라질은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4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달 19일 신규 환자는 사상 최고치인 5만5209명에 달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정부 주도의 코로나19 대응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행정부의 무능, 남반구의 겨울 도래, 열악한 의료 체계 등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에서도 지난달 중순부터 부분적 경제 재개를 실시한 후 확진자가 급증했다. 27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고치인 2만131명이었다. 인구의 20% 이상이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하고 슬럼가에 몰려 사는 극빈층이다. 아시아도 여전히 위험권이다. 중국 수도 베이징은 사실상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이달 11일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시장에서 집단감염 환자가 발생한 후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311명에 이르자 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섰다. 28일 일본 수도 도쿄에서도 6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지난달 25일 긴급사태 해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57명)에 이어 이틀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김예윤·이윤태 기자}

    • 2020-06-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상원 이어 하원도 ‘주한미군 감축’ 제동

    미국 상원에 이어 하원도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주한미군의 감축을 제한하는 내용을 명문화하고 감축 요건을 까다롭게 할 방침이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난항 속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가 이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다. 27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야당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의 새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는 한반도 주둔 미군을 현재 2만8500명 수준 미만으로 감축하기 위한 예산 사용을 금지하는 조항이 담겼다. 감축 요건도 전년도보다 더 강화된다. 하원 군사위의 한 보좌관은 VOA에 “감축을 위해 의회에 입증해야 하는 요건을 추가했다”며 “북한이 가하는 위협과 직접적으로 연계한 것이 그중 하나”라고 밝혔다. 주한미군 감축이 북한의 위협 감소에 비례한다는 점을 행정부가 의회에 입증해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한국이 분쟁을 억지할 역량을 갖췄다는 점도 입증해야 한다. 하원 군사위는 다음 달 1일 이런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하고 전문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상원 군사위원회가 23일 공개한 2021년도 국방수권법안에도 주한미군을 현 수준 미만으로 감축하기 위한 예산 사용을 제한하는 조항이 담겼다. 법안은 상원 군사위를 통과해 현재 본회의에 계류돼 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에스퍼 “北위협 예의주시… 나쁜 행동엔 보상 안한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사진)은 24일(현지 시간) 최근 북한의 위협과 관련해 “북한의 나쁜 행동에는 보상하지 않는다”며 “비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동맹인 한국과 함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노력하고 있다며 “북한은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한국전쟁 70주년을 계기로 동아일보와 진행한 단독 e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으로부터의) 현존하는 위협은 우리의 지속적인 대비태세를 요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이 한국 언론과 단독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북한의 최근 레토릭(수사)과 조치들에 숨겨진 의도를 추측하지는 않겠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이에 대해 밝히도록 놔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외교적 노력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 것은 북한”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해 에스퍼 장관은 “미국의 미래는 인도태평양의 미래와 불가분하게 연결돼 있으며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국방부의 1순위 안보 우선순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국제규범과 원칙을 버리고 대안을 찾으려 하는 것은 우리가 ‘강대국 파워 경쟁의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음을 명확하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아니라 북한에 대응하는 무기체계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중국은 사드에 반대하는 대신 자신들의 분노를 불안정성의 원인인 북한으로 돌려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부자 동맹들이 더 많은 공평한 분담금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점을 일관되고 분명하게 밝혀왔다”며 증액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 “최근 현존하는 北위협 실감… ‘한국 방어’ 우리 약속은 철통같다” ▼에스퍼 장관 한국언론 첫 인터뷰“70년이 지난 지금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역내의 핵심 축(linchpin)이 됐다.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우리의 약속은 철통같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한국전쟁 70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의 출발점이 된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며 굳건한 동맹관계와 이를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최근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 북한의 잇단 위협을 감안한 듯 한미 양국이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거듭 밝혔다. 또 에스퍼 장관은 “미국의 미래는 인도태평양의 미래와 불가분하게 연결돼 있고 이는 국방부의 우선순위에 놓여 있다”며 중국을 상대로 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동맹국인 한국과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면서도 방위비 증액 압박은 잊지 않았다. 전시작전권 전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한미일 협력 등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인터뷰는 코로나19 상황과 에스퍼 장관의 일정 등을 감안해 e메일로 진행됐다.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전쟁은 미국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하는 일은 중요하다. 미국 국방부를 대표해서 한국과 미국, 그리고 16개 유엔 참전국의 모든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에게 그들이 보여준 용기와 희생에 대해 감사를 전하고자 한다. 25일 고국으로 돌아온 전사자들의 유해는 비록 한국인 120명과 미국인 6명에 그쳤지만 이들은 희생을 치른 수십만 명을 대표한다. 이들의 희생이 우리 동맹의 토대가 되었고 우리가 지금 누리는 안보와 번영, 자유를 가능하게 해줬다.” ―한국전에서 함께 피 흘리며 싸운 양국 장병들과 그 가족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군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국과 동맹, 파트너를 위한 우리 군과 그 가족의 희생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우리의 약속은 철통같다.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하면서 우리는 한국전쟁에서의 힘겨운 승리뿐 아니라 지난 70년간 우리의 동맹을 정의해온 희생의 공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여러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에 맞서기 위해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을 어떻게 발전시키고자 하는가. “국방부가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우리는 전략의 세 가지 축인 대비태세, 파트너십 강화, 그리고 보다 네트워크화된 지역 촉진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루었다. 한국의 경우 동맹 강화에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이루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포함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핵전쟁 억지력 강화’를 언급했다.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무엇인가. “북한의 최근 레토릭(수사)과 조치들에 숨겨진 의도를 추측하지는 않겠다. 김 위원장이 직접 이에 대해 밝히도록 놔두고자 한다. 미국은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비롯한 최근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외교적 노력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 것은 북한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북한의 나쁜 행동에 보상하지 않는다고 말해 왔다.” ―북한의 군사 도발 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재개나 전략자산의 전개를 검토하고 있는가. “우리는 최근 며칠 동안 북한이 이 지역에 비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이 현존하는 위협은 우리의 지속적인 대비태세를 요구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전략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분야의 국가적 역량을 끌어내는 것을 지속하는 것이다.” ―앞으로 역내 가장 큰 위협과 도전은 무엇이 될 것으로 보는가. 또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미국의 미래는 인도태평양의 미래와 불가분하게 연결돼 있다.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에서 국방부 우선순위의 1순위에 놓여 있다. 중국은 역내 권력균형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재편하기 위해 군사적 근대화, 영향력 행사, 약탈적 경제 관행을 지렛대로 쓰고 있다. 미국은 이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방위전략(NDS)의 핵심은 중국과 대치하고 충돌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과 건설적이고 안정적이며 결과 지향적인 국방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백악관이 내놓은 ‘대중 전략보고서’에서 미국은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에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과 함께 방위역량 강화, 한미 양국 병력의 상호운용성 구축, 한미동맹의 연합 방위태세 지원,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지원하기 위한 다른 국가 및 단체와의 파트너십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13억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는 반면 한국은 순차적으로 증액하자는 쪽이어서 아직도 입장 차이가 작지 않은데…. “국무부가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세부사항과 일정은 국무부로 넘기겠다. 다만 대통령은 부유한 동맹국들이 좀 더 공평한 비용 분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하고 일관되게 밝혀 왔다. 지난 수십 년간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을 통해 제공된 지원을 포함한 동맹에 대한 한국의 기여는 인정받을 만하다. 그러나 한국이 글로벌 경제 강국으로서 높아지는 위상을 감안할 때 더 공평하게 많은 몫을 부담해야 한다.” ―한미 양국이 연내 합의에 실패할 경우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가. “국방부는 적확한 시간과 장소에 적절한 역량을 갖췄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우리의 해외 병력 태세를 평가해 오고 있다. 미국 본토와 동맹에 대한 위협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런 평가는 전 세계적으로 현존하거나 부상하는 위협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국이 최근 경북 성주 기지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를 교체한 것을 놓고 중국이 “한중 관계를 방해하지 말라”며 공개 경고했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은 한미동맹의 결정이었다. 북한은 자신들의 탄도미사일에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탑재할 의도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 사드는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 주한미군과 한국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방어 능력을 제공한다. 한미 양국은 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한 모든 측면을 지속적으로 조율해 나갈 것이다. 중국은 사드에 반대할 게 아니라 그 분노를 불안의 근원인 북한으로 돌려야 한다.” ―한미 양국은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일정이 예정보다 늦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전시작전권 전환은 조건에 기반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내가 타임라인을 설정하기는 어렵다. 한국은 합의된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좋은 진전을 이뤄냈지만 탄도미사일 방어를 비롯한 핵심적인 군사적 역량 확보 및 연합방위를 이끌기 위해 필요한 조직구조 측면에서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새로운 종류의 안보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우리는 한국이 코로나19와 싸우면서 국내적으로 보여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한국은 이 어려운 시기에 투명성과 효과성, 질서의 모범이 되어 왔다. 팬데믹(대유행)에 맞서 싸우기 위해 미국과 전 세계 다른 나라들에 보내준 지원에도 감사한다. 우리는 현재 위기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증진시키려는 적들에 맞서 함께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 ―미국은 한국, 일본과의 삼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한미일 협력 강화를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일본과 한국 모두 안보 문제에 대해 개방적인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유지하기 위한 책임 있는 선택을 했다. 또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포함한 3자 및 다자간 운영을 함께하고 있다. 미국은 항상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의 폭과 깊이를 심화시키려 노력해 왔다.”::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1964년 미 펜실베이니아주 출생―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졸업―하버드대 행정학 석사, 조지워싱턴대 공공정책 박사―1990∼1991년 걸프전 참전―2002∼2004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국방부 협상정책담당 부차관보―2017년 11월∼2019년 7월 미 육군장관―2019년 7월∼현재 미 국방장관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돌연 태도바꾼 北… 김정은 “대남 군사행동 보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70주년을 앞두고 예고했던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전격 보류했다. 한반도 인근에 미 항공모함 3척과 B-52 전략폭격기들이 전개되는 등 미국의 고강도 대북 압박에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전쟁 억제력 더욱 강화”를 강조하며 향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예고했다. 8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 여부 등을 놓고 당분간 살얼음판 한반도 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주재로 2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가 열려 인민군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전했다. 앞서 총참모부는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DMZ) 민경 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을 승인받겠다고 했는데 이것들이 보류된 것. 이날 DMZ에 설치됐던 북한군 확성기들의 철거 정황이 포착됐고, 북한 선전 매체는 대남 비판 기사들을 삭제하기도 했다. 북한의 이런 태세 전환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대북전단 비판 등으로 한국에 불만을 쏟아내며 대내 여론을 결집하는 데 일정 성과를 거둔 상태에서, 군사적 압박을 높일 경우 미국의 고강도 군사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 시간) “북한이 계속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으며, 미확인 핵시설도 있다. 제재는 완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대남 군사행동 보류 결정에 대해 “보류가 아니라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와 행동 여하에 따라 북남 관계 전망에 대하여 점쳐볼 수 있는 시점”이라면서도 “(대남 군사행동에 대한) 우리의 ‘보류’가 ‘재고’로 될 때에는 재미없을 것”이라고 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6-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국무부 “北 핵물질 생산 계속… 제재 완전하게 유지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부쩍 높이고 있다. 북한의 군사 도발 가능성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며 상황 관리에 한발 더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 시간) 의회에 제출한 ‘2020 군비통제·비확산·군축 이행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있음을 우려한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핵협상 테이블로 복귀하지 않은 채 핵개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제재 완화는 없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국무부는 4월 이 보고서의 요약본을 이미 의회에 제출했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시점에서 전문을 공개한 것은 대북 압박 방안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보고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해 8월 내놓은 북한 핵 활동 보고서를 기초로 하고 있으며, 여기에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및 이후 상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작성됐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이 사용된 징후가 관측됐고, 냉각시설 가동과 차량의 정기적 이동도 포착됐다. 영변 핵연료봉 제조 공장에서는 화학적 처리 과정이 진행된 징후들이 나타났다. 평산 우라늄 광산 및 가공 공장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할 정황도 있었다. 보고서는 북한이 2018년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한 것에 대해 “거의 확실하게 되돌릴 수 있다(reversible). 북한이 하려고만 하면 다른 핵실험장을 개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해 보고서에 담겼던 “핵실험 중단 및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는 비핵화 약속 이행을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시사했다”는 내용이 올해는 빠졌다. 보고서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하노이 2차 회담, 지난해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을 모두 기술한 뒤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달성될 때까지 미국과 유엔의 제재는 완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 국방부는 22일 ‘다층 국토 미사일 방어’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 등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등으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층 미사일 방어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들 불량국가는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미국에 대한 위협을 모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담당 차관보 대행은 24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온라인 ‘2020 한미전략포럼’에서 북한의 비대칭 공격 위협에 대해 “북한은 민첩한 적이며 여러 종류의 도발이 준비돼 있다”며 “북한의 위협은 진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 양국은 위험들을 모니터링해 왔고 이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신임 미 공군참모총장에 지명된 찰스 브라운 태평양공군사령관도 이날 전화 콘퍼런스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여부와 관련해 “북한의 움직임과 그 변화를 계속 들여다보면서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북한의 위협을 염두에 둔 듯 “최근 움직임에 일부 변화가 있었다”며 미군이 전략자산 전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 등에 관한 권고를 내놓을 가능성을 열어 놨다. 다만 미국은 북한을 달래는 듯한 발언도 함께 내놓으며 ‘강온양면’ 전략을 시도했다.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 화상간담회에서 “외교의 문은 열려 있다. 우리는 진심으로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2018년 6월로 돌아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대해 한국과도 통일된 관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임보미 기자}

    • 2020-06-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동맹 가볍게 여겨… 나토 탈퇴 직전까지 갔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탈퇴하기 직전까지 갔었다”고 밝혀 동맹을 가볍게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인식이 도마에 올랐다. 외교안보 분야 최고위 인사들이 이를 간신히 막아냈던 뒷이야기도 공개해 참모들이 대통령의 독단적인 결정을 어느 정도 견제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볼턴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주최 화상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사령관으로서 직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언제 했느냐’는 질문에 “가장 거슬렸던 순간은 브뤼셀에서 열렸던 나토 정상회담”이었다며 이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나토 동맹들이 수년간 그들의 공평한 몫을 분담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맞다”면서도 “내 답변은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정치적, 군사적 동맹에서 철수하는 것이 미국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턴은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나토 동맹에서 철수하지 않도록 대통령을 설득했고 결국 철회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백악관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내가 사임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동시에 이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책임이 있다는 것 또한 느꼈다. 내가 뭔가 기여할 게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고, 백악관에 남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4년을 더 집권한다면 외교안보 차원에서 매우 해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쇄 언론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와의 동맹 관계는 현 시점에서 물음표”라며 “당신이 세계가 멀리 있다고 믿는다면 이런 동맹들을 왜 유지하겠느냐”고 우려했다.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는 한국 정부가 회고록 내용이 정확하지 않고 왜곡됐다고 밝힌 사실에 대해 “한국이나 미국의 유권자가 그것(사실관계)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시점에 진실을 적지 않는다면 국민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라며 책 내용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남 군사행동 보류 하루만에…北 김영철 “‘보류’가 ‘재고’될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70주년을 앞두고 예고했던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전격 보류했다. 한반도 인근에 미 항공모함 3척과 B-52 전략폭격기들이 전개되는 등 미국의 고강도 대북 압박에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전쟁 억제력 더욱 강화”를 강조하며 향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예고했다. 8월 한미 연합훈련 재개 여부 등을 놓고 당분간 살얼음판 한반도 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주재로 2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가 열려 인민군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전했다. 앞서 총참모부는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DMZ) 민경 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을 승인받겠다고 했는데 이것들이 보류된 것. 이날 DMZ에 설치됐던 북한군 확성기들의 철거 정황이 포착됐고, 북한 선전 매체는 대남 비판 기사들을 삭제하기도 했다. 북한의 이런 태세 전환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대북전단 비판 등으로 한국에 불만을 쏟아내며 대내 여론을 결집하는 데 일정 성과를 거둔 상태에서, 군사적 압박을 높일 경우 미국의 고강도 군사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 시간) “북한이 계속 핵물질을 생산하고 있으며, 미확인 핵시설도 있다. 제재는 완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대남군사행동 보류 결정에 대해 “보류가 아니라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담화를 내고 “남조선당국의 차후태도와 행동여하에 따라 북남관계전망에 대하여 점쳐볼수 있는 있는 시점”이라면서도 “(대남군사 행동에 대한) 우리의 ‘보류’가 ‘재고’로 될 때에는 재미없을 것”이라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24
    • 좋아요
    • 코멘트
  • 美 “작년 8월부터 영변 가동 징후…대북제재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부쩍 높이고 있다.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며 상황 관리에 한 발 더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 시간) 의회에 제출한 ‘2020 군비통제·비확산·군축 이행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개발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있음을 우려한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핵협상 테이블로 복귀하지 않은 채 핵개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제재 완화는 없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국무부는 4월 이 보고서의 요약본을 이미 의회에 제출했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시점에서 전문을 공개한 것은 대북 압박 방안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보고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해 8월 내놓은 북한 핵 활동 보고서를 기초로 하고 있으며, 여기에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및 이후 상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작성됐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이 사용된 징후가 관측됐고, 냉각시설 가동과 차량의 정기적 이동도 포착됐다. 영변 핵연료봉 제조공장에서는 화학적 처리과정이 진행된 징후들이 나타났다. 평산 우라늄 광산 및 가공 공장의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할 정황도 있었다. 보고서는 북한이 2018년 5월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폭파한 것에 대해 “거의 확실하게 되돌릴 수 있다(reversible). 북한이 하려고만 하면 다른 핵 실험장을 개발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우려했다. 또 폭파된 실험장을 검증할 IAEA 사찰관들이 현장에 들어가지 못했음을 거론하며 “북한이 향후 핵 실험을 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고 적시했다. 특히 지난해 보고서에 담겼던 “핵실험 중단 및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는 비핵화 약속 이행을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시사했다”는 내용이 올해는 빠졌다. 보고서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하노이 2차 회담, 지난해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을 모두 기술한 뒤 “미국은 북한을 건설적인 협상으로 관여시키기 위한 노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달성될 때까지 미국과 유엔의 제재는 완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국제사회의 제재를 위반하는 개인 및 기관에 대해 재무부의 제재 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기술했다. 또 미 국방부 22일 ‘다층 국토 미사일 방어’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 등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등으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층 미사일 방어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들 불량국가는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미국에 대한 위협을 모색하고 있다. 거듭된 외교적 관여에도 북한이 미 본토에 닿을 수 있는 핵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시험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임 미 공군 참모총장에 지명된 찰스 브라운 태평양공군사령관도 이날 전화 콘퍼런스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군의 전략자산의 전개 여부와 관련해 “북한의 움직임과 그 변화를 계속 들여다보면서 평가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북한의 위협을 염두에 둔 듯 “최근 움직임에 최근 일부 변화가 있었다”며 미군이 전략자산 전개, 한미연합 군사훈련 재개 등에 관한 권고를 내놓을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미국은 북한을 달래는 듯한 발언도 함께 내놓으며 ‘강온양면’ 전략을 시도했다.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 화상간담회에서 “외교의 문은 열려있다. 우리는 진심으로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2018년 6월로 돌아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대해 한국과도 통일된 관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24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靑반박기사 리트윗 “볼턴이 法어겨”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 등을 낱낱이 공개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파장과 관련해 백악관은 “기밀 정보가 맞다”며 법적 대응을 벼르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공개 반발하는 등 회고록 내용이 향후 한미, 북-미 관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고록이 왜곡됐다’는 정 실장의 발언을 담은 한국 언론 보도를 23일 리트윗하며 “볼턴이 법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NSC는 22일(현지 시간) 정 실장의 문제 제기에 대한 동아일보의 입장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민간인 신분인 볼턴의 책에 대해 NSC가 공식 입장을 내기 어려운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실장이 미 정부 차원의 조치를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사이코”라고 칭하는 등 북한을 자극할 내용이 다수 공개된 만큼 향후 파장에 대한 검토 및 대응 논의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백악관은 23일 회고록이 출판된 뒤 볼턴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백악관의 출판금지 소송을 담당했던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책에 기밀 정보가 있다면 볼턴은 수익을 잃을 것이며 형사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볼턴을 미국의 전방위 도청 의혹을 폭로한 뒤 러시아로 망명한 전 국가안보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에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볼턴은 감옥에 갇혀야 할 하층민’이란 내용의 트윗도 올렸다. 백악관은 회고록의 기밀 유출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415곳에 수정과 삭제를 요구했다. 북핵 비핵화 협상 내용만 110개 이상 포함됐다. ‘내 관점에서’ ‘내 추측으로’ 같은 표현을 넣어 수위를 낮추거나 일부 내용을 수정하라는 요구였지만 볼턴 전 보좌관은 대부분 거부했다. 백악관은 북-미 협상에 관해 “모든 외교적 판당고(스페인 춤)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고 쓴 부분을 ‘자세한 설명을 붙이거나 그럴 수 없으면 삭제하라’고 요구했지만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 한미 간 균열을 획책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친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쓴 부분도 ‘문 대통령과 화합하는 입장임을 보여주는 더 큰 협력 없이는 노딜이 발생할 수 있다’로 고치라고 했지만 역시 따르지 않았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임보미 기자}

    • 2020-06-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볼턴 “17개월 백악관 생활, 핀볼기계 안에서 사는 것 같았다”

    “백악관 근무는 ‘핀볼 기계’ 안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1일(현지 시간)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17개월간의 백악관 근무를 이렇게 회고했다. 예측 불가능한 백악관 분위기를 공이 기계 내부에서 이리저리 튕기길 반복하는 핀볼 기계에 빗댄 것이다. 그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안보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과 난맥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백악관의 속살을 경험한 최고위 참모가 관련 내용을 상세히 기술해 외교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 부처 및 참모진의 의견을 구하지 않고 입맛대로 정책을 추진하고 결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볼턴은 물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조차 모르게 진행한 한미연합 군사훈련 전격 중단이 대표적이다. 정책과 관련한 주요 면담과 행사 배석자들도 대통령 임의로 정했다. 수시로 올라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이제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상수’가 됐다. 볼턴은 “모두가 대통령의 트위터를 중단시키려는 생각을 포기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것과 공존하는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올리는 개인적인 트윗이 대부분이지만, 대북 메시지 등 참모들과 상의해 내용을 정하는 트윗도 적지 않다. 회고록에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기 전 그가 참모진과 트윗 시점과 내용 등을 논의한 뒤 문구를 부르는 장면이 서술돼 있다. 매파 대 비둘기파의 알력 다툼도 주목할 부분이다. 볼턴은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이 핵동결도 옵션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를 트윗으로 즉각 반박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볼턴은 책에서 이 소스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였다고 공개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당시 “왜 나한테 전화하지 않았느냐. 대통령의 생각은 당신보다 비건 쪽에 가깝다”며 화를 냈다. 비건 대표는 하노이 회담에 앞서 강경파들의 반대를 우려한 듯 부처 간 협의를 건너뛰고 합의문 초안을 북측에 전달하기도 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백악관, 회고록 韓北美 파장에 촉각…볼턴, 400여곳 수정 요구 거부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 등을 낱낱이 공개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파장과 관련해 백악관은 “기밀정보들이 맞다”며 법적 대응을 벼르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공개 반발하는 등 회고록 내용이 향후 한미, 북-미 관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악관 NSC는 22일(현지 시간) 정 실장의 문제제기에 대한 동아일보의 입장 질의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간 볼턴의 책에 대해 NSC가 공식 입장을 내기 어려운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실장이 미 정부 차원의 조치를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사이코”라고 칭하는 등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다수 공개된 만큼 향후 파장에 대한 검토 및 대응 논의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백악관은 23일 회고록이 출판된 뒤 볼턴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 등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백악관이 낸 출판금지 소송을 맡았던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책이 기밀정보를 담고 있다면 볼턴은 수익을 잃을 것이며 국가안보를 훼손한 책임과 함께 형사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책에 담긴 정보는 대부분의 외교안보 및 정보 분야 고위당국자들이 기밀이라고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회고록의 기밀 유출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414곳에 수정과 삭제를 요구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관련 내용만 110개 이상이 포함됐다. 대부분은 ‘내 관점에서’ ‘내 추측으로’ 등의 표현을 넣어 수위를 낮추라는 것이지만 실질적 내용에 대한 수정 요구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볼턴 전 보좌관은 대부분 수용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북-미 협상과 관련해 “이 모든 외교적 판당고(스페인의 춤 이름)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고 쓴 부분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붙이거나, 그럴 수 없다면 이 문장을 삭제하라’고 요구했으나 볼턴은 거부했다. 또 볼턴이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 한미 간 균열을 획책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친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쓴 부분도 ‘문 대통령과 화합하는 입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더 큰 협력 없이는 노딜이 발생할 수 있다’로 고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볼턴은 따르지 않았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임보미기자 bom@donga.com}

    • 2020-06-23
    • 좋아요
    • 코멘트
  • 볼턴 “트럼프, 김정은을 사이코 지칭”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 출간되는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나는 사이코(psycho·정신병자)와 평화를 이뤄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며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볼턴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백악관 내부 회의에서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을 언급하며 “워게임(war game·전쟁 연습)은 큰 실수다. 우리는 절대 이에 동의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한미 방위비협상에서) 50억 달러(약 5조9000억 원)에 합의하지 못하면 거기서 나와라(get out there)”라고 했다. 볼턴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로드맵 및 정의 합의’를 뼈대로 한 협상안은 물론 핵 무기 및 시설 신고안을 담은 ‘빅딜안’과 트럼프의 스몰딜안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김 위원장에게 “대북제재의 전체가 아닌 1% 해제 같은 것은 안 되느냐”고 제안했으나 김 위원장은 “그렇게 되면 나는 얻는 게 없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한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2일 볼턴 회고록에 대해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며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전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볼턴 회고록 발간 전 총 414곳의 수정과 삭제를 요구했다. 이 중에는 한반도 관련 대목도 포함됐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6-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미군철수 카드로 방위비 압박하라 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 출간되는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앞세워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21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회고록 내용에 따르면 2019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에게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50억 달러, 80억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를 얻는 길은 모든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라며 “(이는) 협상에서 당신을 강력한 위치에 있게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국방부의 창의적인 회계 기술로 어떤 (분담금) 액수든 정당화할 수 있다”며 “분담금이 얼마면 만족할지는 트럼프만이 알고 있다”고 적었다. 또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김 위원장에게 1년 안에 비핵화를 할 것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이 동의했다”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은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 회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참여를 원하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이 희망해 3자 회동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펜타곤에서 마주친 韓 관심 ‘피로 맺은 동맹’ 진화해야[광화문에서/이정은]

    워싱턴 부임 후 처음으로 찾았던 미 국방부 청사 분위기는 삼엄했다. 입구를 지키는 시커먼 감시견에서부터 손목시계까지 벗고 전신 스캐너를 통과해야 하는 보안검색 절차는 사람을 묘하게 긴장시켰다. 오각형으로 생긴 건물 내부는 또 어찌나 복잡하던지. 군복에 군화를 갖추고 꼿꼿하게 움직이는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 기자는 괜스레 위축됐다. 그랬던 펜타곤의 첫인상은 금세 바뀌었다. 한국에서 왔다는 기자에게 당국자들은 호의를 보여주었고 한미 양국 현안과 북한 뉴스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복도 벽에서는 6·25전쟁 당시 사진들을 발견했다. 아시아 담당 대변인인 데이비드 이스트번 중령의 책상 위에 놓인 한국산 자개상자와 ‘같이 갑시다’가 새겨진 기념주화, 한국 책자들도 반가웠다. 그는 한국의 유명 치킨집과 케이팝 가수들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한국 TV 프로그램들도 봤다고 했다. 그가 커버하는 아시아 36개국 중에서도 한국에 대한 지식은 더 많아 보였다. 현안 질의나 인터뷰 요청에 대한 반응 또한 펜타곤이 국무부를 비롯한 다른 부처에 비해 빠른 편이다. 최근에는 한국과 일본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의 언론사들만 대상으로 전화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역내 현안에 집중된 메시지 전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는 당국자들의 발언은 자동응답기처럼 반복되는 수준이다. 북한이라는 위협, 군사력 증강에 나선 중국 등이 국방부의 현안이 된 시점에 이들 국가를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진 이유도 있겠다. 하지만 한국이 미국과 전쟁에서 함께 싸웠던 동맹국, 상호방위조약으로 맺어진 주요 파트너라는 인식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동맹의 개념이 바뀌는 기류가 적지 않은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건 사실이다. 주독미군의 감축 움직임으로 주한미군에도 불통이 튈 가능성이 불거졌고,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의 증액 압박도 치솟았다. 북한의 거친 위협이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백악관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실패 책임 공방에 매몰돼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삿대질을 해대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의 운명이 걸린 비핵화 문제를 이렇게 혼란스러운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러나 워싱턴의 지한파들은 이럴 때일수록 한미 관계는 더 공고해져야 하며, 결국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 분야 컨설팅을 해온 폴 골드스타인 PTB 대표는 “최근 치솟고 있는 북한의 위협 수위가 상황을 다시 바꿔놓고 있다”며 “한국이 안보를 위해 중국 인민군과 손잡을 건 아니지 않으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국으로서는 첨단 전략자산의 전개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재개 등 북한에 맞설 대응책도 미국과 함께 논의할 수밖에 없다. 사흘 뒤면 6·25전쟁 70주년이다. 우리는 미군 참전용사들과 함께 ‘피로 맺어진 동맹’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특정 정부를 넘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동맹 관계를 강화할 건설적인 진화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양국 관계의 뇌관인 SMA 협상 해결에도 지혜를 모을 때다. 이정은 워싱턴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볼턴 “文대통령, 하노이 회담 앞두고 트럼프에 종전선언 설득”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협상 방향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에 상당한 이견이 있었다고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 출간되는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주장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둘기파’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등 ‘매파’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는 의미다. 볼턴은 지난해 2월 24일 하노이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보좌관으로부터 비건 대표가 작성한 북-미 합의문 초안을 받았다. 볼턴은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북한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는 내용들이 나열돼 있었다. 마치 북한이 만든 초안 같았다”고 혹평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하노이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비건의 합의문 초안을 보고받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볼턴은 문재인 대통령이 2월 1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종전 선언 등 한국의 어젠다를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던퍼드 의장은 그 어떤 종류의 종전 선언도 법적인 효력을 갖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실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은 “결렬 시 언론에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참모들에게 물었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의 핵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이 없다는 점을 거론하며 “협상에 진전이 있었고 다시 만날 것이라고 하면 된다”고 설명하자 대통령이 반겼다고 덧붙였다. 결국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행기로 북한까지 바래다주겠다”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그럴 수 없다”며 웃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그림이 될 것”이라고 재차 권유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전용열차로 평양에서 하노이로 왔다. 편도 4500km를 이동하는 데 66시간이 걸렸다. 며칠 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 올 때 (영변 핵 시설 포기와 모든 제재 해제라는) 한 가지 전략만 가져왔다. ‘플랜 B’가 없어 놀랐다고 말했다”고 볼턴은 주장했다. 회담 결렬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통일 등을 언급하며 의제를 바꿨지만 김 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폐기하라”고 제안했지만 김 위원장이 또 거부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김정은, 文대통령 판문점 동행 원하지 않았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에서 지난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청와대가 북한에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판문점이나 미 해군 함정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밝혔다. 이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무기를 제거하는 협정이 있은 후에 또 다른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참석차 일본 오사카에 머물던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만약 이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본다면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나 악수하고 인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깜짝 제안하면서부터 판문점 회담은 급물살을 탔다. 볼턴 전 보좌관에 따르면 미국 측은 당초 ‘북한이 반대한다’고 둘러대며 문 대통령의 참여를 반기지 않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한국 땅에 들어섰을 때 내가 없으면 적절하지 않게 보일 것”이라며 판문점 동행을 희망했다. 이어 “미 대통령이 DMZ를 방문한 건 여러 번이지만 한미 양국 정상이 같이 가는 건 처음”이라며 “판문점 인근 오울렛 초소까지 같이 가서 결정하자”고 재차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수용했다고 전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구가인 기자}

    • 2020-06-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볼턴 “트럼프·김정은, 판문점 회동때 文동행 원치 않았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 출간될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을 통해 “2019년 6월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참여를 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위해 한국 측에 ‘주한미군 철수’ 카드로 위협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회고록을 사전 입수한 미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6월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집 앞에서 3국 정상이 만나기 전 문 대통령 측은 참석을 거듭 요청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근처에 없기를 바랐지만 문 대통령이 완강히 참석하려고 했고 가능하면 3자 회담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나를 서울에서 비무장지대(DMZ)까지만 배웅하고 북-미 정상회담 후 오산공군기지에서 다시 만나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판문점 내 관측 초소까지 같이 가서 결정하자”고 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적었다. 또 볼턴 전 보좌관은 2019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50억 달러, 80억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를 얻는 길은 ”모든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라며 ”협상에서 당신을 강력한 위치에 있게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6-21
    • 좋아요
    • 코멘트
  • 美 “전략자산 전개-한미훈련 재개, 韓과 지속 논의”

    미국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가 최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지속적인 경계를 요구하는 비상한 역내 위협”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연합 군사훈련 재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반면 한국 국방부는 대북 군사적 압박에 대한 신중 기조를 유지했다. 데이비드 헬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대행은 18일(현지 시간) 국내외 언론사와의 전화 간담회에서 “북한은 여러 어려운 표적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표적 중 하나”라며 “우리는 어떤 종류의 위협과 도발에도 방심하지 않고 계속해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략자산 전개 및 한미 연합훈련 재개와 관련한 질문에는 “미래의 결정에 대해 앞서 나가지 않겠다”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억지력과 방위 능력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가 동맹인 한국과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들 중 하나”라고 답했다. 그는 “필요시 가장 효과적인 억지력과 대응 능력을 보장하기 위해 날마다 한국과 긴밀하고 효과적이며 열린 의사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이라고 말했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 관리를 위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는 양국의 의견이 일치하지만 북한의 후속 군사행동에 따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이르면 25일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 화상회담에서 연합대응태세 점검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신규진 기자}

    • 2020-06-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