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선

최지선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52

추천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일들을 기록합니다.

aurinko@donga.com

취재분야

2026-02-12~2026-03-14
미국/북미49%
국제일반13%
인사일반13%
국제정치7%
유럽/EU3%
국제사고3%
국제정세3%
국제인물3%
국방3%
선거3%
  • 美중재로 만난 한일, 팽팽한 입장차…“오염수 우려” “韓태도 우려”

    5일(현지 시간)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 간 첫 회담은 일단 꽉 막혔던 양국 고위급 소통에 물꼬를 텄다는 의미가 있다. 정 장관이 2월 취임했지만 일본 측이 응하지 않으면서 양국 외교장관 사이엔 통화조차 이뤄지지 못한 상태였다. 양국 장관이 전격 회동한 데에는 북한과 중국 문제에서 한미일 3각 공조를 복원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장관은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한일갈등 현안을 둘러싸고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팽팽한 평행선을 달렸다. 양국 간 입장차를 좁히기에 두 장관이 만난 20분은 짧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갈등 현안에 대해 한일 양국이 접점을 찾아 실질적인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넘을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우여곡절 끝 만난 한일 장관, 팽팽한 입장차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 참가를 위해 영국 런던에 머무르고 있는 양국 장관은 5일(현지 시간) 약 50분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만났다. 한미일 회담이 끝난 직후 별도로 마련된 회의실로 이동해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두 장관은 과거사 문제에서 견해차를 확인했다. 모테기 외상은 1월 서울중앙지법이 위안부 소송에서 일본 정부에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에 대해 “한국 측이 적절한 조치를 마련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선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는 반드시 피해야 하고, 한국 측이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조기에 제시할 달라”고 요구했다. 한국이 해법을 가져와야 한다는 기존 논리를 되풀이 한 것. 이에 “정 장관은 과거사 해결을 위해서는 일본 측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정 장관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주변국과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이루어진데 대해 깊은 우려와 함께 반대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모테기 외상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 앞으로 필요한 정보를 계속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뒤 한국 정부의 대외적인 입장 표명에 우려를 표시했다.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우리 정부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은 것. 다만 양국은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 필요성에 공감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위해 양국 간 긴밀한 대화와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했다. 외무성은 “두 장관이 앞으로 일한(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돌려야 하고, 외교 당국 간 의사소통을 계속해 나가자는데 일치했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회담 뒤 취재진에게 “좋은 대화를 했다. 어젯밤에도 모테기 외무상과 오래 얘기했다”고 말했다. 전날 G7 회원국과 참가국 환영 만찬 자리에서 두 장관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 회의 연 미국이 한일 회담 적극 주선바이든 행정부는 한일 양자회담 성사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전날까지도 양자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사항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두 장관이 양자 회담 의사를 확인하면서 직전에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시간을 조금 줄이고 한일 양자회담에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미국이 판을 깔아준 셈이다. 최근 새 대북정책의 큰 틀을 발표한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 북핵 해결과 중국 견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을 위한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을 주문해왔다. 이날 한일 회담에 앞서 15개월 만에 이뤄진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세 나라 외교장관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외교부는 “향후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 3국이 긴밀히 소통,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중국 등 다른 사안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5-05
    • 좋아요
    • 코멘트
  • 한일 외교장관, 통화거부 사태 이후 처음 마주앉았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이 5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전격 회동했다. 정 장관이 2월 취임 이후 2개월여 동안 일본이 양국 장관 간 통화까지 거부하던 상황에서 미국의 중재로 처음 마주앉은 것. 한일 외교장관 간 만남은 지난해 2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다만 두 장관은 일제강점기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등 과거사 해법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등 양국 갈등 현안에서 평행선을 달렸다. 외교부는 이날 런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 계기에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한일 외교장관이 20분간 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정 장관이 일본 측의 올바른 역사인식 없이는 과거사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모테기 외무상이 한국 측에 위안부 소송 판결에 관해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했다”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절대 피해야 한다. 한국 측이 수용 가능한 해결 방안을 조기에 제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1-05-05
    • 좋아요
    • 코멘트
  • 블링컨 만난 정의용 “바이든 대북정책, 현실적-실질적 방향 환영”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두 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 내용과 북한의 반응에 대한 분석 등을 공유하고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미 백악관은 새로운 대북정책에 대해 “적대가 아니라 해결이 목표”라며 실용적 접근을 재차 강조했다.○ 미 대북정책 검토 결과 공유 정 장관은 이날 런던 시내 한 호텔에서 블링컨 장관과 약 45분간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와 한미 정상회담 의제 등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세계뿐 아니라 한반도에도 매우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였다”면서 “대북정책 검토가 끝난 뒤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 장관이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공유했으며, 정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결정된 것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밝힌 실용적, 단계적 접근에 우리 정부가 제시한 대북접근법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의미다. 외교부는 또 “두 장관은 우리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지역 구상 간 연계협력, 민주주의 등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한미 간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국제질서 구상에 우리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다. 두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장관을 만나기 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을 만난 블링컨 장관은 북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과 모테기 외상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의 회담 결과에는 포함되지 않은 내용으로, 미국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쇄 회동을 가진 한미일 외교장관은 5일 한자리에 모여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美 “적대 아닌 해결 목표” 한편 백악관은 북한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미국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것에 대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 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적대(hostility)가 아니라 해결(solution)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의 최종 목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점도 다시 언급했다. 그는 “전부냐, 전무냐(all for all, or nothing for nothing)의 문제라기보다는 조정되고(calibrated), 실용적이며 신중한 접근법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도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최선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도발 등에 대응하며 상황 관리에 나서더라도 궁극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지 못하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시도는 진도를 내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워싱턴 일각에서는 “판을 흔들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워싱턴=이정은 / 도쿄=박형준 특파원}

    • 2021-05-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미 외교장관 런던서 회담…美 “대북정책 목표는 적대 아닌 해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두 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 내용과 북한의 반응에 대한 분석 등을 공유하고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미 백악관은 새로운 대북 정책에 대해 “적대가 아니라 해결이 목표”라며 실용적 접근을 재차 강조했다.● 미 대북정책 검토 결과 공유정 장관은 이날 런던 시내 한 호텔에서 블링컨 장관과 약 45분 간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와 한미 정상회담 의제 등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세계뿐 아니라 한반도에도 매우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였다”면서 “대북정책 검토가 끝난 뒤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 장관이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공유했으며, 정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결정된 것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밝힌 실용적, 단계적 접근에 우리 정부가 제시한 대북접근법이 상당부분 반영 됐다는 의미다. 외교부는 또 “두 장관은 우리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구상 간 연계협력, 민주주의 등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한미 간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국제 질서 구상에 우리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다. 두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장관을 만나기 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을 만난 블링컨 장관은 북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과 모테기 외상은 북한의 핵·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의 회담 결과에는 포함되지 않은 내용으로, 미국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쇄 회동을 가진 한미일 외교장관은 5일 한 자리에 모여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美 “적대 아닌 해결 목표”한편 백악관은 북한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미국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것에 대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 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적대(hostility)가 아니라 해결(solution)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의 최종 목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점도 다시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이 목표를 위해 외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그 목표를 향한 길 위에서 진전을 이루도록 할 실용적인 조치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부냐, 전무냐(all for all, or nothing for nothing)의 문제라기보다는 조정되고(calibrated), 실용적이며 신중한 접근법이 북한의 핵프로그램 도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최선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도발 등에 대응하며 상황 관리에 나서더라도 궁극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지 못하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시도는 진도를 내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워싱턴 일각에서는 “판을 흔들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1-05-03
    • 좋아요
    • 코멘트
  • 정부 “美대북정책에 한국 구상 반영”… 임기말 1년, 성과내기 빠듯

    “미국의 새 대북정책은 한미 간 긴밀히 소통한 결과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공개한 대북정책의 큰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틀 속에서 단계적 접근 등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대북 접근법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청와대는 2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 촉진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1년여밖에 남지 않은 문 대통령 임기 내에 가시적인 북핵 성과물이 도출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 美 단계적 접근에 한숨 돌린 靑 청와대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용적·단계적 접근을 모색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새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 고위 당국자는 “우리의 접근은 싱가포르 합의 및 과거 다른 합의들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며 ‘싱가포르 합의’도 언급했다. 사실상 2018년 싱가포르 북-미 합의 정신을 계승했다고 청와대가 판단하는 배경이다. 정부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이벤트를 이어가기 쉽지 않았음에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대북정책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라며 “우리가 제시한 아이디어들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의 북-미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계속해서 싱가포르 합의를 기반으로 한 단계적 비핵화를 강조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빅딜’로 대표되는 북핵 일괄타결을 시도했지만 비핵화 단계의 구체적인 입구조차 합의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청와대는 미 고위 당국자가 “궁극적인 비핵화 목표 아래 특정 조치에 대한 (제재) 완화를 제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부분도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 선언에서 다시 시작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이루는 대화 협상을 해나간다면 좀 더 속도 있게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를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도 “미국과 북한이 서로 양보와 보상을 ‘동시적으로’ 주고받으면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서면 미국이 상응하는 보상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복안이다. ○ 북-미 대화 분수령 될 韓美 정상회담 바이든 대통령의 북핵 전략의 밑그림을 확인한 문 대통령은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설득할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북-미가 최대한 빨리 다시 마주 앉아야 하고, 필요하다면 문 대통령이 그 중재자 역할에 다시 나서겠다는 뜻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이날 “우리 정부는 북-미 대화 조기 재개를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달성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문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또 대선 전부터 북한 인권 문제를 강조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인권 문제를 계속 다룰 계획이라는 점도 변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제 막 임기 100일이 지난 바이든 대통령과, 임기가 1년가량 남은 문 대통령의 지향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인 트럼프 대통령처럼 ‘보여주기식’ 행동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강경 담화에도 불구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는 등 북-미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한 상황 관리에 나섰다. 통일부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문제 삼은 대북전단에 대해 “정부는 북한을 포함한 어떤 누구도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며 문재인 정부 4년 동안의 기조를 다시 한번 반복했다.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정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반응 등을 공유하고 한미 대북 공동 기조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박효목 tree624@donga.com·최지선 기자}

    • 2021-05-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단계적 접근에 한숨 돌린 靑, 북미대화 중재에 총력전

    “미국의 새 대북정책은 한미 간 긴밀히 소통한 결과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공개한 대북 정책의 큰 방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틀 속에서 단계적 접근 등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대북 접근법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청와대는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 촉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1년여 밖에 남지 않은 문 대통령 임기 내에 가시적인 북핵 성과물이 도출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 美 단계적 접근에 한숨 돌린 靑 청와대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용적·단계적 접근을 모색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한 고위당국자는 “우리의 접근은 싱가포르 합의 및 과거 다른 합의들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며 ‘싱가포르 합의’도 언급했다. 사실상 2018년 싱가포르 북-미 합의 정신을 계승했다고 청와대가 판단하는 배경이다. 정부 당국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의 이벤트를 이어가기 쉽지 않았음에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대북정책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라며 “우리가 제시한 아이디어들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의 북-미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계속해서 싱가포르 합의를 기반으로 한 단계적 비핵화를 강조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빅 딜’로 대표되는 북핵 일괄타결을 시도했지만 비핵화 단계의 구체적인 입구조차 합의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뉴욕타임즈(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변죽만 울렸다”고도 했다. 대신 문 대통령은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 선언에서 다시 시작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이루는 대화 협상을 해나간다면 좀 더 속도 있게 북-미 대화와 남북대화를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NYT 인터뷰에서도 “미국과 북한이 서로 양보와 보상을 ‘동시적으로’ 주고받으면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서면 미국이 상응하는 보상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복안이다. ● 북-미 대화 분수령 될 韓美 정상회담 바이든 대통령의 북핵 전략의 밑그림을 확인한 문 대통령은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북-미가 최대한 빨리 다시 마주 앉아야 하고, 필요하다면 문 대통령이 그 중재자 역할에 다시 나서겠다는 뜻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이날 “우리 정부는 북-미 대화 조기 재개를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달성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문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또 북한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선 전부터 북한 인권 문제를 강조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계속 다룰 계획이라는 점도 변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제 막 임기 100일이 지난 바이든 대통령과, 임기가 1년 가량 남은 문 대통령의 지향점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며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보여주기식’ 행동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도 이날 북한의 강경 담화에도 불구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는 등 북-미 간 간극을 좁히기 위한 상황 관리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담화를 낸 것으로 본다”며 “실제 도발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문제 삼은 대북 전단에 대해 “정부는 북한을 포함한 어떤 누구도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며 문재인 정부 4년 동안의 기조를 다시 한 번 반복했다.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정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만나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반응 등을 공유하고 한미 대북 공동 기조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1-05-02
    • 좋아요
    • 코멘트
  •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 韓 “한반도 평화” 美日 “북핵 억제”

    한국과 미국, 일본의 합참의장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우려를 표명하고 3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합참이 30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미일 양국은 북핵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 공약과 대북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반면에 한국은 한반도 평화 안정에 방점을 찍어 미묘한 견해차를 보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인철 합참의장(공군 대장)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하와이에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야마자키 고지 일본 통합막료장(합참의장에 해당)과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를 가졌다. 3국 합참의장이 자리를 함께한 것은 2019년 10월 밀리 의장의 취임식 때 워싱턴 회동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군 소식통은 “3월에 북한이 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위협 평가, 신형 잠수함 건조 동향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특히 밀리 의장은 “미국은 모든 군사 능력을 동원해 확장 억제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한일 양국에 대한 철통같은 방어 공약을 재확인했고 야마자키 통합막료장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의 완벽한 이행을 강조했다. 원 의장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 안정을 위한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4, 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계기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양자회담을 한다. 한미일·한일 외교장관 회담도 추진하고 있으나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지선 기자}

    • 2021-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북전단 50만장 날렸다” 금지법 이후 처음

    탈북민 단체가 최근 경기 강원 지역에서 대형 애드벌룬을 이용해 대북 전단 50만 장을 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30일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이 시행된 뒤 처음이다.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25일부터 29일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경기 강원 일대에서 대북 전단을 포함해 소책자 500권, 미국 1달러 지폐 5000장 등을 대형 풍선 10개에 실어 북측으로 날려 보냈다”고 30일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이날 대북 전단 등을 풍선에 달아 띄워 보내는 장면 등을 담은 영상 2개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구체적인 살포 위치와 일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영상과 사진의 저장 시점은 지난달 25, 26일로 나와 있다. 해당 단체가 대북 전단 살포 사실을 공개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처벌 조항을 명시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은 3월 30일부터 시행됐다. 법에 따르면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거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박 대표는 “대북전단금지법은 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처벌을 받더라도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실제로 대북 전단을 살포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사실이 확인되면 정식으로 수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통일부도 사실 확인 뒤에 대응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은 대북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사실 관계가 밝혀지면 입법 취지에 맞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해 7월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이 공익을 해친다는 이유로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통일부를 상대로 제기한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 집행정지 신청은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인용돼 본안 재판 선고 전까지 법인은 유지된다.지민구 warum@donga.com·최지선 기자}

    • 2021-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반도체 고리로 한미협력 강화… 백신-북핵 동맹이슈 시험대

    정부가 미국 주도의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면서 21일(현지 시간) 개최가 확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반도체 협력이 핵심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국가안보 사안으로 다루겠다고 한 반도체 문제에서는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주도의 공급망 동참으로 우리 정부가 기조를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1월 취임 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백악관에서 진행되는 대면 회담이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외교안보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과의 동맹관계를 그만큼 중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다. 다만 미국의 백신 지원, 대북정책, 미국의 중국 압박 동참, 한일 갈등 등 한미동맹 이슈에서 여전히 엇박자가 날 수 있는 대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미국에 요청한 한미 백신 스와프 등 단기적 백신 지원 문제는 정상회담 정식 의제에는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동맹 이슈를 둘러싼 한미 간 간극을 줄이고 백악관이 강조한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어떻게 복원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 한국의 美 주도 반도체 공급망 참여 의제될 듯 정부 관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2월 말 100일 동안 반도체, 자동차용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글로벌 공급망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만큼 미국이 자체 공급망을 갖추는 구상을 마무리하기 전에 미국에 동참 의사를 밝히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6월 반도체 등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방안을 결정해 구상을 발표한 뒤에는 참여가 더욱 어려워지고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칠 타격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것.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구상 발표에 앞서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공급망 재편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하고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양국 반도체와 자동차용 배터리 협력 등이 명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자국 견제를 위한 것으로 보는 중국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 등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투자도 적지 않다. 정부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이 중국과 반도체 협력을 완전히 단절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 북한·중국 둘러싼 한미 이견 해소 과제 반도체가 주요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미 백신 스와프 등 단기적 백신 지원은 의제에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급 계획에 따라 백신이 충분히 확보됐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 대신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기업의 백신을 한국에서 위탁생산하는 한미 간 백신 기술·생산·공급 협력 방안 등 백신·방역에 대한 포괄적인 협력 논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열흘 전만 해도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며 백신 지원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이 미국을 겨냥해 “백신 개발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대국의 백신 사재기” 등을 비판하면서 백신 협력에서 엇박자가 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북핵 문제에서는 발표가 임박한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대해 한미 정상이 “함께 추진하자”는 합의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르면 이달 초 이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새 대북정책을 바탕으로 한 조속한 북-미 비핵화 협상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2018년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 계승 표현이 직접적으로 미국 대북정책에 포함될 가능성은 낮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강조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고수하고 있어 한미 정상이 공동으로 내놓을 성명에 비핵화 표현이 빠질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을 주문하는 가운데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이 큰 점도 걸림돌이다. 중국 견제 성격의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국 협의체인 ‘쿼드’ 참여에 대한 명시적 요청이 없더라도 협력의 필요성을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최지선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1-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 美日은 북핵 억제 주장하는데, 韓은?

    한국과 미국, 일본의 합참의장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우려를 표명하고 3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합참이 30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미일 양국은 북핵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 공약과 대북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반면 한국은 한반도 평화 안정에 방점을 찍어 미묘한 견해차를 보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인철 합참의장(공군 대장)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하와이에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야마자키 고지 일본 통합막료장(합참의장에 해당)과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를 가졌다. 3국 합참의장이 자리를 함께한 것은 2019년 10월 밀리 의장의 취임식 때 워싱턴 회동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군 소식통은 “3월에 북한이 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위협 평가, 신형 잠수함 건조 동향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특히 밀리 의장은 “미국은 모든 군사 능력을 동원해 확장 억제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한일 양국에 대한 철통 같은 방어 공약을 재확인했고 야마자키 통합막료장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의 완벽한 이행을 강조했다. 원 의장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 안정을 위한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합참은 전했다.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4~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계기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한다. 한미일·한일 외교장관 회담도 추진하고 있으나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1-04-30
    • 좋아요
    • 코멘트
  • 스가정권도 외교청서에 ‘독도 영유권’ 억지

    일본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 출범 후 처음 발간한 외교청서에서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외무성은 27일 각의(국무회의)에 2021년 외교청서를 보고하고 확정했다. 외교청서는 외무성이 전년도 외교활동 전반과 국제 정세를 분석해 쓰는 백서로 1957년부터 매년 발간하고 있다. 한국의 외교백서에 해당한다. 외교청서는 독도에 대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는 역사적 사실 및 국제법상으로 명백하게 일본 영토”라며 “한국이 국제법상 근거 없이 다케시마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이 외교청서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것은 2008년 이후 14년째다. 2018년 외교청서부터 ‘불법 점거’라는 표현을 추가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올해 외교청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다케시마와 그 주변에서 이뤄지는 한국의 군사훈련과 해양 조사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일본 정부에 배상을 명령한 서울중앙지법의 1월 8일 위안부 피해자 소송 판결에 대해서는 “국제법 및 일한(한일) 간 합의에 반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담았다. 한국에 대해선 ‘중요한 이웃 국가’라는 지난해 표현을 유지했다. 이 표현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사라졌다가 지난해 외교청서에서 3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 정부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또다시 부질없는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항의했다. 통상 한일 간 중대 사안은 대사를, 일본 국내 사안은 공사를 초치해 항의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최지선 기자}

    • 2021-04-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남북군사합의 이행 지원용 TF, 지난해 말 슬며시 해체

    4·27 판문점선언이 27일 3주년을 맞는 가운데 군 당국이 남북군사합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남북군사협상지원 태스크포스(TF)가 별다른 성과 없이 2년 만인 지난해 말 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10개월 전 북한이 일방적으로 차단한 남북 군 통신선도 아직까지 재개되지 않아 최근엔 감시초소(GP) 확성기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북미관계 경색은 길어지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하순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설득해 북-미 대화 재개의 발판으로 삼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간 충돌이 오히려 2018년부터 3년간 한미 정상 간 대북 공조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 통신선 끊겨 GP 확성기로 통보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판문점 선언 다음 해인 2019년 1월 1일 대북정책관실 내에 남북군사협상지원TF를 만들고 TF장을 대북정책관이 겸직하도록 했다. 군사합의 등 대북군사업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회담의제를 발굴하거나 협상논리 등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TF는 특별한 성과 없이 지난해 12월 31일부로 해체됐다. 한 의원은 “정부는 그동안 4·27 판문점선언, 9·19군사합의 등을 외교안보분야 최대 성과로 치켜세웠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TF가 운영돼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국방부는 올해 1월 1일부로 정책기획관실에 준장을 TF장으로 하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TF를 만들었다. 사실상 현 정부 임기 내(2022년 5월) 전작권 전환이 불가능해졌음에도 서욱 장관의 역점 과제인 탓에 TF가 꾸려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면서 남북 군 당국 간 불통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할 만한 별다른 해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5일 남북공동유해발굴사업 개시하기 며칠 전부터 GP확성기와 유엔군사령부의 통신선으로 북측에 이를 통보했지만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안팎에선 유엔사령부의 직통전화인 일명 ‘핑크색 전화기’는 남북 간 직접소통이 아닌데다, 규모가 작고 낡은 GP 확성기까지 남북 소통에 동원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GP 확성기는 대북심리전에 동원되는 대형 대북확성기와 다르고 통상 소리가 북측 GP까지만 도달된다. 지난해 6월 전까진 북측 인원이 군사분계선(MDL)에 접근할 경우 경고방송을 하는 용도로만 쓰였다.● 트럼프 독설로 한미 대북정책 3년 공조 타격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지 못했다”고 독설을 날렸다.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온 문 대통령은 타격을 입은 셈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날선 반응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변죽만 울렸다”는 문 대통령의 뉴욕타임스(NYT) 인터뷰 이후 나왔다. 2018년부터 2번의 북-미 정상회담, 1번의 남북미 정상회동까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십 년간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내리라 확신한다”며 노벨평화상 수상후보로 치켜세웠던 걸 감안하면 당황스러운 태세 전환이다. 북한의 속성을 잘 몰랐던 것은 물론 한미동맹에 대한 존중도 없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북-미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노력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허상 같은 것이었음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의 NYT 인터뷰는 다음 달 하순 한미 정상회담에도 긍정적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2018년 북-미 정상 간) 싱가포르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싱가포르 선언 계승과 결렬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제기했던 요구에서 협상 재개, 선(先) 종전선언 후(後) 비핵화 협상 등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외교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훈수다. 바이든 행정부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하라고 계속 말하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분위기가 좋을 걸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 대북정책 검토에 우리 정부가 원하는 만큼의 전향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자 문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의 요구를 언급한 것일 수도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려 하긴 하겠지만 정상회담을 계기로 큰 진전이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4·27 판문점 회담 3주년 공식 행사를 열지 않을 예정이다. 경색된 남북관계와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1-04-26
    • 좋아요
    • 코멘트
  • 美日, 정상이 ‘쿼드 백신협력’ 합의… 韓은 “쿼드 없어도 협력 가능”

    미국이 한국의 백신 스와프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가운데 정부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의체)에 참가하지 않고도 미국 정부 등 쿼드 국가들과 백신 협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 “쿼드 백신 파트너십”을 명시하고 이를 통한 백신 생산 협력을 강조한 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미국 백신 기업 화이자로부터 추가 백신 공급 약속을 얻어낸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스와프도 미국의 ‘선의’에 기댈 게 아니라 쿼드 차원의 백신 협력에 동참했다면 ‘동맹의 기여’를 내세워 설득할 수 있었다는 것. 다음 달 하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스와프 등 당장 다음 달과 6월에 닥칠 ‘2분기 백신 가뭄’을 해결할 협력 방안은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 美, 日과 “쿼드 파트너십 통해 백신 협력” 정부 당국자들은 23일 “꼭 쿼드라는 틀이 아니더라도 미국은 물론 일본 호주 인도 등 쿼드 참가국들과 개별적으로 백신 협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쿼드 국가들과 양자 관계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백신 관련 협력이 진행되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은 미국과 쿼드를 통한 백신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백악관은 16일(현지 시간) 미일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미일 간 경쟁력과 회복력의 파트너십’ 자료에서 “미일은 쿼드 백신 파트너십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 생산과 조달을 제공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정상 공동성명에서는 “양국은 팬데믹을 끝내는 데 필요한 글로벌 백신 공급과 생산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언론은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자국 생산 백신 지원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쿼드 백신 파트너십’을 구상했다고 본다. 쿼드 백신 파트너십은 쿼드 참여국들이 기술과 재정을 투입해 인도의 대량 백신 생산 시설을 통해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 등에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계획. 자국산 백신 물량을 선점해온 미국이 쿼드를 통해 세계에 대한 기여를 높이겠다는 외교적 계산도 깔려 있다. 백신 협력이 쿼드나 미중 갈등과 관련 없다는 정부 입장과 달리 미국은 백신을 외교안보 문제와 연계시킨 것. 외교부는 23일 “미국이 백신 여유분을 외국에 제공하는 것과 쿼드 참여는 관계가 없다”고 했지만 쿼드 백신 파트너십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이 백신 스와프라는 ‘아쉬운 소리’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쿼드에 동참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백신 협력만 하겠다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 정상회담서 ‘백신 가뭄’ 당장 해결 어려울 듯 청와대는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이 의제에 포함될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간 백신 스와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상회담에서도 백신 관련 마땅한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의제 공개를 꺼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다음 달 하순 열리는 만큼 하반기 백신 물량을 논의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인 백신 공급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당장 급한 2분기 백신 수급은 의제에 포함시키기 어렵다는 것. 다만 한국이 백신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 차원에서 미국산 백신의 위탁생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대한 여권의 불만을 반영한 듯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CBS 인터뷰에서 미국이 화이자 등 자국산 백신의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미국이 그런 깡패 짓을 하겠느냐”며 “상당히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계약임에도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계약을 제때 했다”고 말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박효목 기자}

    • 2021-04-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쿼드와는 백신 협력”… 한국, 백신 외교전서 설자리 좁아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백신 스와프를) 미국과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요청을 사실상 거절하면서 백신 수급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자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며 당분간 국내에 물량을 쏟아붓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캐나다 등 인접국과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의체)’ 참가국과는 백신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신을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을 숨기지 않은 것. 우리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는 쿼드에 참여하지 않고 미중 사이 ‘줄타기 외교’를 해왔지만 백신 사태로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쿼드’와는 협력 의사 밝힌 美미국이 백신 스와프와 관련해 거절 의사를 밝힌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 우선 접종’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연설에서 “백신은 공짜고, 안전하며 스스로와 가족 및 주변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이라면서 “지금은 (다른 나라에) 백신을 줄 만큼 충분히 보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부스터 샷’(3차 접종)까지 접종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백신을 섣불리 해외에 나눠줘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상당수다. 그러나 이면으로는 백신 수급 문제를 외교 현안과 연결시킬 수 있다는 기류를 내비쳤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백신 수급 상황을 설명하던 중 “캐나다, 멕시코 및 ‘쿼드 국가’와도 논의해 왔다”고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트위터를 통해 “어제 미국이 주최한 쿼드 백신 전문가 그룹 회의에서 전 세계에 2022년까지 최소 백신 10억 도스를 제공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백신 접종을 강화하는 다음 단계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견제하는 안보협의체인 쿼드가 백신 협력으로도 연계, 확대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미국의 줄기찬 쿼드 합류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는 점이다. 정 장관은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하려면 쿼드에 가입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미중 갈등에서 우리 역할과 백신은 연관이 없다. 팬데믹 상황에서 양국 협력은 외교적 분야에서의 논의와는 별개”라고 했다. 다만 “분야에 따라서는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외교부는 코로나19 방역이나 백신 분야에서는 쿼드 국가들과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이 백신 개발 기술을, 일본과 호주가 재정 지원을, 인도가 대량 생산을 맡으며 쿼드 내 백신 협력이 견고해지는 상황에서 참가국도 아닌 한국이 낄 자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외교가에서 “백신 문제의 핵심은 한미 동맹에 대한 백악관의 인식”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靑, 한미 정상회담 ‘백신 의제’ 위해 총력전백악관의 부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계속해서 미국과 백신 공급 문제를 상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정 장관이 관훈클럽 토론회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현실적으로는 미국 측이 자기네 상황도 여유가 있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걸 두 차례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 외교부 입장에서는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다음 달 하순경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만큼 그때까지 최대한 물밑 협상을 통해 백신 논의를 진척시키고, 양국 정상 대화 테이블에 의제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이날 NSC를 열고 “글로벌 백신 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백신 물량의 추가 확보와 신속한 도입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에 앞서 미국을 찾았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행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스가 총리는 방미에서 알베르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해 백신 추가 공급을 약속받은 바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본의 경우처럼 미 행정부가 직접 발을 담그지 않으면서도 기업에서 결정하는 형태로 만드는 접근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정부를 직접적으로 끌어들이기보다는 비공개로 물밑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이은택 기자}

    • 2021-04-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미 백신스와프 사실상 무산… 美 “인접국-쿼드 우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백신 스와프를) 미국과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요청을 사실상 거절하면서 백신 수급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자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며 당분간 국내에 물량을 쏟아 붓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캐나다 등 인접국과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의체)’ 참가국과는 백신 협력을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백신을 국제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을 숨기지 않은 것. 이에 따라 백신 수급은 물론 정부의 미중 사이 ‘줄타기 외교’가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쿼드’와는 협력 의사 밝힌 美 미국이 백신 스와프와 관련해 거절 의사를 밝힌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 우선접종’ 방침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백신은 공짜고, 안전하며 스스로와 가족 및 주변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이라면서 “지금은 (다른 나라에) 백신을 줄 만큼 충분히 보유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부스터샷(3차 접종)’까지 접종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백신을 섣불리 해외에 나눠줘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상당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백신 수급 문제를 외교 현안과 연결시킬 수 있다는 기류를 내비쳤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백신 수급을 설명하던 중 “캐나다, 멕시코 및 ‘쿼드 국가’와도 논의해왔다”고 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트위터를 통해 “어제 미국이 주최한 쿼드 백신 전문가 그룹 회의에서 전 세계에 2022년까지 최소 백신 10억 도즈를 제공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백신 접종을 강화하는 다음 단계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견제하는 안보협의체인 쿼드가 백신 협력으로도 연계·확대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문제는 청와대가 지금까지 미국의 줄기찬 쿼드 합류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해왔다는 점이다. 정 장관은 전날 관훈토론회에서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하려면 쿼드에 가입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미중갈등에서 우리 역할과 백신(협력)은 연관이 없다. 팬데믹 상황에서 양국 협력은 외교적 분야에서의 논의와는 별개”라고 했다. 다만 “분야에 따라서는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외교부는 코로나19 방역이나 백신 분야에서는 쿼드 국가들과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이 백신 개발 기술을, 일본과 호주가 재정 지원을, 인도가 백신 대량 생산을 맡으며 쿼드 내 협력이 견고해지는 상황에서 참가국도 아닌 한국이 낄 자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외교가에서 “백신 문제의 핵심은 한미 동맹에 대한 백악관의 인식”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 靑, 한미 정상회담 ‘백신 의제’ 위해 총력전 백악관의 이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계속해서 미국과 백신 공급 문제를 상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정 장관이 관훈클럽 토론회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백신 스와프) 관련 노력을 경주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미국 측이 자기네 상황도 여유 있지 않다는 입장 표명 했다는 걸 두 차례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 외교부 입장에서는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다음달 하순 경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그때까지 최대한 물밑 협상을 통해 백신 논의를 진척시키고, 양국 정상 대화 테이블에 백신 문제를 의제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글로벌 백신 공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백신 물량의 추가 확보와 신속한 도입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에 앞서 미국을 찾았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행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스가 총리는 방미에서 앨버트 블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해 5000만 회분의 백신 공급을 약속 받은 바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본의 경우처럼 미 행정부가 직접 발을 담그지 않으면서도 기업에서 결정하는 형태로 만드는 접근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정부를 직접적으로 끌어들이기 보다는 비공개로 물밑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1-04-22
    • 좋아요
    • 코멘트
  • ‘정반대’ 위안부 판결… “日정부에 배상청구 못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두 번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법원이 21일 각하 결정을 내렸다. 올 1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번째 소송 1심 판결과는 엇갈린 결론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민성철)는 이용수, 길원옥, 고(故) 김복동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6명과 유족 등이 제기한 배상 청구를 각하하며 “국제관습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일본에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위안부 피해 문제는 일본과의 외교적 교섭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본안 판단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이다. 재판부는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 삼아 재판할 수 없다는 국제관습법상 원칙인 ‘국가면제’가 이번 사건에도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2012년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제2차 세계대전 중 강제징용을 한 독일에도 국가면제를 인정했고, 이탈리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국가면제를 인정하고 있어 우리만 예외를 둘 순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ICJ 판례와 대다수 국가 법원은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에도 국가면제를 인정했다”며 “외국의 주권적 행위에 국가면제를 인정하는 게 우리 대법원의 판례인데 일본의 위안부 운영은 위법하긴 하지만 주권 행사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2015년 한일 합의는 국가 간의 합의이고 현재도 유효해 피해자들에 대한 대체적인 권리 구제 수단이 존재한다”며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 당시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의 효력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올 1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정곤)가 일본이 고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에게 1억 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하며 제시한 논리와 정반대다. 당시 재판부는 “일본이 반인도적 범죄 행위를 자행해 ‘국가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2015년 한일 합의는 정식 조약이 아닌 정치적 합의에 불과해 피해자들에게 배상 청구권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날 판결에 대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오늘 판결은 ‘주권면제’에 관한 일본 정부의 입장에 기초해 있고 적절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가 2015년 한일 합의 등에서 표명했던 책임 통감과 반성의 정신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가면제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 삼아 재판할 수 없다는 국제관습법상 원칙. 동등한 주권 국가들 간에는 상대국의 주권적 행위에 재판권을 갖지 못한다는 뜻이다. 신희철 hcshin@donga.com·박상준·최지선 기자}

    • 2021-04-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석달새 180도 바뀐 위안부 판결… 정부, 日과 외교 셈법 더 복잡해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두 번째 손해배상 소송에서 재판부가 각하 판결을 내리면서 한일 관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일 3각 협력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일본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해온 정부 내부에서는 “일단 한숨 돌릴 계기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은 일본과의 교섭을 포함해 대내외 노력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판시하며 외교 공백을 지적했다. 이날 일본 정부는 “판결이 적절했다”며 여전히 과거사 해법에 대해 고압적인 태도를 고수해 우리 정부 외교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내부 “한일 관계 일단 한숨 돌렸다” 외교부는 이날 판결 6시간 만에 “판결 관련 구체적 언급은 자제하고자 한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에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등에서 스스로 표명한 책임 통감과 사죄, 반성의 정신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현 정부는 일본에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잘못된 합의이자 흠결이 있다며 사실상 배척해왔다. 한일 관계 복원을 시도한 올해부터 위안부 합의가 공식 합의라는 점을 강조했고 이번에도 다시 거론한 것. 피해자 입장을 고려하면서도 일본에 날을 세우지 않는 ‘로키’ 대응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적으로는 일단 한일 관계에 악재가 더해지는 건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한일 외교 관계 측면에서는 (이번 판결로) 한숨 돌렸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 이후 외교장관 회담 등 한일 고위급 교류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다음 달 2,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담에서 한일 장관이 처음 대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장관은 일본 거부로 정의용 외교부 장관 취임 이후 두 달째 통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日, 여전히 “한국이 해법 가져오라” 일본이 “한국이 과거사 해법을 가져오라”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점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21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판결은 일본 정부의 ‘주권면제’ 입장에 기초해 있다면 적절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토 장관은 “옛 조선반도(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점에 변함없다”며 “일한(한일) 관계를 건전한 방향으로 되돌리기 위해 한국 측의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이번 판결이 ‘일한(한일) 관계에 플러스가 될지’ 묻자 “말도 안 된다. 일한 양국에는 위안부 문제만이 아니라 징용 문제도 있다. 양국 관계는 원래 밑바닥에 가까운 마이너스 상태여서, 이번 판결로 플러스로 바뀔 리 없고, 아직 큰 마이너스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의 외교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도 1월과 이번의 상반된 판결을 바탕으로 일본과 협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을 근거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배상 책임이 없다고 더욱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한의원연맹 소속 일본 현직 국회의원은 본보에 “한국 정부가 서로 상반된 재판부 판단을 존중하면서 어떻게 대응책을 찾는지가 향후 일한 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4년간 외교적 해결에 실패하면서 사법부에 기댄 피해자들이 두 번 고통받았다는 비판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피해자들이 항소 의사를 밝힌 만큼 위안부 문제가 더욱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5년간의 희망고문이었다. 피해자들을 두 번 죽였다”고 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계속해서 허들을 높였고 한국은 일본의 태도에 지쳤다.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2021-04-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스와프 난색에… 정의용 “반도체 美 투자, 백신 확보에 도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한미 백신 스와프와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반도체가 “교환 대상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 기업의 대미 반도체 및 자동차용 배터리 투자가 미국의 백신 지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혀 배경이 주목된다. 전날 한미 간 백신 스와프 협의를 처음 공개한 정 장관은 발언 하루 만인 이날 미국이 이 제안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6월까지 한국의 ‘백신 기근’이 예고된 상황에서 백신을 빌려주고 나중에 백신으로 갚는 스와프에 미국이 국내 사정을 내세워 일단 난색을 표하자 다급해진 정부가 반도체 투자를 지렛대 삼아 백신 지원을 미국에 설득하는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백신 스와프 난색에 다급해진 정부 정 장관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미국이 국내 사정이 매우 어렵다며 올해 여름까지 집단면역 계획이 있어 이를 위한 미국 국내 백신 비축분이 여유가 없다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스와프라는 개념보다는 서로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는 방안에서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백신을 빌리고 나중에 백신으로 갚는 스와프 방식은 현재로선 쉽지 않음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은 현재 인구의 2배가량 되는 6억 회분의 백신을 확보해놓고 있지만,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부스터샷’(접종 완료 후 추가 접종)도 검토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6월 이후부터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8월부터 다른 코로나19 백신도 국내 위탁생산이 시작되는 만큼 수급난이 다소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백신 부족 사태가 예상되는 5, 6월에 당장 백신이 필요하지만 백신 교환 방식으로는 미국이 이때 빌려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 이를 감안한 듯 정 장관은 “지난해 코로나19 초기 한국이 한미동맹의 특별한 관계를 감안해 진단키트와 미국이 굉장히 부족한 마스크를 대량으로 지원한 바 있다. 이를 미국에 설명하고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걸 강조하며 백신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며 선의에 기대는 발언도 했다.○ 반도체·배터리 대미 투자로 백신 끌어오나 청와대는 한국의 대미 반도체 협력을 강조하면 미국 백신 확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과 백신을 맞바꾸는 방안에 미국이 일단 난색을 표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안보 사안으로 다루며 삼성전자 등에 공격적 투자를 강조한 반도체를 카드로 내세우기 시작한 것. 다만 청와대와 외교부는 민간기업의 투자에 직접 개입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백신과 반도체를 직접 맞교환하는 방식 대신 “한국이 반도체 등에서 협력할 것이니 미국도 한국에 백신을 지원해야 진정한 친구”라는 논리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도 ‘한미 백신 스와프’ 협의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본보 질의에 “우리는 비공개인(private) 외교적 대화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한미 간에 물밑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에둘러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신과 반도체가 본격적인 한미 간 현안으로 떠올랐다. 정 장관은 이날 ‘한미 간 백신 스와프의 반대급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국과 협력할 분야는 백신뿐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리가 미국을 도와줄 수 있는 분야도 많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가 백신과 교환의 대상이냐’는 질문에 “교환 대상이라고 보지 않는다. (반도체와 배터리는)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것이라 정부가 나서서 미 측과 협의 대상으로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반도체 분야나 미국이 관심을 갖고 있는, 우리 기업이 능력 있는 자동차용 배터리 등 여러 협력 분야가 있다”며 “(미국에 대한) 민간기업의 협력 확대가 미국 조야로부터 한국이 지금 백신 때문에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줘야 한다는 여론 형성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장관은 “듣기로 이미 (민간에서) 상당 규모의 대미 투자를 구상하는 것 같다. 우리 기업의 이런 노력이 한미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이미지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1-04-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의용 “美와 백신 스와프 진지하게 협의”… 방역당국 “아직까지 밝힐만한 성과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정부가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20일 하루에만 한미 간 ‘백신 스와프 추진’과 ‘백신특사 파견’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이 없어 설익은 발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한미 간 백신 스와프를 검토했을 뿐 아니라 미국 측과 상당히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지난주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변화특사가 (한국에) 왔을 때 이 문제를 집중 협의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백신을 담당할 대사급 인사를 지정하고, 백신 물량을 확보할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공개했다. 한미 양국의 백신 물량을 바꾸는 백신 스와프가 체결된다면 5, 6월 중 미국이 가진 백신을 공급받는 방식이 유력하다. 빌린 백신을 7월 이후 한국이 확보한 백신으로 되갚는 것이다. 단, 정부 관계자는 “주사기나 마스크 등 방역용품, 반도체 공급망 재편 협력 등 다른 현안과 교환하는 방식은 아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백신 스와프 체결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이미 백신 6억 회분을 비축한 미국으로서는 추후 백신으로 되갚는 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 장관조차 “현 단계에서 (백신 협력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미국의) 1차 입장 표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백신 스와프 추진 발표가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백신 스와프는 국민들에게 설명할 성과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정 장관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진전되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백신 스와프::비상시 두 나라의 통화를 교환하는 ‘통화스와프’에서 따온 개념. 긴급한 백신 물량을 먼저 지원받고 이후 확보하거나 생산하는 백신으로 되갚는 것. 유근형 noel@donga.com·최지선 기자}

    • 2021-04-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백신 수급 다급한 韓 ‘스와프’ 카드… 美, 제안 수용 여부는 불확실

    정부가 20일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 추진 방침을 밝힌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미국이 확보한 백신 여유물량 일부를 빌려 오고 나중에 갚겠다는 게 골자다. 성공한다면 국내 백신 수급에 ‘숨통’이 트이겠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아직까지는 다급한 한국의 ‘일방적 제안’이란 해석이 많기 때문이다.○ 성사되면 아스트라제네카일 가능성한미 백신 스와프는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박진 의원이 처음 제안했다. 당시 정부는 “백신 교환비율 산정이 어렵다”며 부정적 의견이었다. 4개월 만에 정부의 태도가 바뀐 건 그만큼 국내 백신 수급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한국이 들여온 코로나19 백신은 193만6500명분으로 상반기(1∼6월) 접종 목표인 1200만 명분의 16.1%에 그쳤다. 반면 미국은 성인의 절반이 넘는 1억3000만여 명이 1회 이상 백신을 맞는 등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경우 당장 접종할 백신도 부족하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지금 당장 한국 내 백신이 부족하지만 하반기에는 여유가 생길 수 있다”며 “지금 미국에서 남는 백신 물량을 빌려 와서 쓰고 하반기나 내년에 확보된 백신으로 갚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처음 백신 스와프를 제시한 박 의원은 “일단 백신을 긴급 지원받고 추후 반도체 등의 전략물자로 갚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만약 미국이 한국에 백신을 제공하는 방안이 성사될 경우 그 종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미국은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 승인하지 않고 비축만 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125만 명분과 75만 명분의 백신을 빌려주고 다시 백신으로 받을 계획을 밝혔는데 이때 공급하기로 한 백신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었다.○ 변수 많아 성사 여부는 불투명미국이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다. 이미 현 상황에선 난색을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한미 백신 스와프 검토 사실을 알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발언 1시간 만에 긴급현안회의가 끝날 때쯤 “(백신 스와프 실현을) 단정은 못 하겠다. 미국도 여름까지 집단면역 성공 의지가 강해 백신이 충족한 분량이 아니라고 설명했다”며 “현 단계에서 (백신 협력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미국의) 1차적 입장 표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5월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적극 활용하고,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국 간 협력체인 ‘쿼드’ 참여 등을 통해 미국을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정상회담 의제로 백신 협력이 포함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쿼드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 역시 정부는 일단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백신 스와프 추진도 미국의 ‘선의’에 기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장관은 “꼭 필요한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표현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초기 우리가 미국의 요청으로 진단키트와 마스크를 상당량 공수한 사실을 미국에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백신 스와프가) 이론적으로 가능하고 시기도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조사해보니 아직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이 백신에 그렇게 여유가 있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한 특사 파견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 ‘늑장 대응’ 비판정 장관은 백신 확보 등 정부의 코로나19 대처의 문제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방역 상황에서 정부가 조금 안이하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고 솔직히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안이하다’는 발언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자 “외교적 측면에서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을 정도로 했느냐는 반성”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한미 백신 스와프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며 “정부가 야당의 제안을 귀담아듣고 발 빠르게 움직였더라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접종률 35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는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대본에서도 외교부 장관의 (스와프) 이런 언급을 뒷받침할 만한 어떤 확인도 해주지 않고 있다”며 정 장관 발언의 실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최지선 기자}

    • 2021-04-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