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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떠날 줄은 몰랐다.” 대만 타이쑤(台塑)그룹 계열 컴퓨터 메모리제조사 난야커(南亞科)의 왕원위안(王文淵)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대만 롄허(聯合)보에 이렇게 털어놓으며 허탈해했다. 반도체 엔지니어를 비롯해 이 회사의 고급 기술자 48명이 최근 사표를 던지고 중국으로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이 경쟁국의 핵심 인력에 손을 뻗치면서 소리 없이 반도체 기술을 키우고 있다. 대만의 대표적 반도체 저장 및 영상제조 기업 메이광커지(美光科技)주식회사도 400여 명이나 떠나자 발칵 뒤집혔다. 중국은 미국에 있는 자국 출신 기술자들에게도 “공부는 미국에서 하고 일은 중국에서 하라”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소리 없이 반도체 기술을 키우던 중국은 최근 미국의 통상공격이 자국 통신장비업체 중싱(中興·ZTE)으로 향하자 ‘숨은 발톱’을 드러내듯 ‘반도체 굴기’를 강조하고 있다. 2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전날 주재한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 “핵심기술 돌파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사흘간 열린 공식 회의에서 ‘핵심기술 돌파’를 두 번이나 언급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 회장은 이에 호응하듯 22일 푸저우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진정한 대기업은 핵심적인 주요 기술에 통달해야 한다”며 반도체 전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미국은 상당히 긴장하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지나치게 많이 봤다”며 무역전쟁을 일으켰지만 사실 미국의 진정한 공포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에서 중국의 부상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16일 미국 이동통신산업협회(CTIA) 4월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이 중국에 절대 이길 수 없는 분야는 5G 기술”이라고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초고속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적용하고 상업화하는 첫 국가는 막대한 경제적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며 중국을 경계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액센추어에 따르면 5G 최강국은 국내총생산(GDP)이 5000억 달러(약 538조5000억 원)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벌써부터 미중 무역전쟁에서 패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이 중국 2위 통신장비기업 ZTE에 대해 미국 기업과 7년간 거래할 수 없도록 규제하자 중국은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회사 NXP 인수를 방해하고 있어 “결국 우리(미국)에게도 손해”란 여론이 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 퀄컴의 NXP사 인수가 힘들어지고 있다. 결국 퀄컴은 인력의 4.4%를 구조조정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자국 기업들의 기술 발전에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중국의 한 인사는 BBC방송 중문판을 통해 “서구의 중국에 대한 공포는 부러움과 무지에서 비롯된다. 서구는 중국기업의 업무 강도가 얼마나 높은지 상상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 기술기업의 강점으로 ‘996문화’를 꼽았다. 996문화란 직원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하며, 일주일간 6일 일하는 기업문화를 말한다. 이 외에도 중국 기업이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독점 기회를 얻고, 정부 주도로 장기 계획을 마련하는 점도 중국만의 강점으로 소개됐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우리는 미국과 싸우는 게 아니라 중국과 싸우고 있다.” 지난해 말 북한을 방문했던 한 중국인 학자는 북한 관계자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다. 대북 제재에 동참해 뺨을 때린 ‘형님’ 중국에 대한 ‘동생’ 북한의 불신은 이처럼 극에 달했다. 그랬던 북-중 관계가 불과 수개월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방중을 계기로 극적으로 회복될 줄 중국도 몰랐을 것이다. 이참에 중국은 북한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목소리를 높인다. 샤리핑(夏立平) 상하이 퉁지(同濟)대 국제공공사무연구원장은 한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김정은의 중요한 카드”라고 말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 전에 김정은은 중국에 반드시 와야 했다. 중국은 남북, 북-미 회담에서 김정은의 중요한 버팀목”이라고 말했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이라는 ‘대국’이 뒤에 버티고 있어야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안전 보장을 얻어낼 수 있다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에게 특별히 바라는 건 ‘중국 배우기’다. 얼마 전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북한에서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치국이정 경험에 대한 교류를 증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치국이정(治國理政·이치와 정치로 나라를 다스린다)은 시 주석의 통치이념이다. 리수용은 “중국 당의 치당치국 경험과 방식을 배우고 싶다”고 화답했다. 쑹 부장이 이어 만난 김정은은 “방중 기간에 중국이 이룩한 감탄할 만한 발전 성과를 직접 봤다”며 “중국 당의 경험을 본보기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모두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 공개한 내용이다. 시 주석은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 중국식 개혁개방이 사회주의 북한이 경제 발전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모델이라고 김정은을 설득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중국식 개방에 관심이 많았다.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는 “1978년 덩샤오핑의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뒤 1980년대 김일성도 중국식 개방에 관심이 많았다”며 “당시 북한에서 개방 관련법들이 오히려 중국보다 더 많이 나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북한이 2013년부터 추진 중인 경제개발구, 2002년 시장경제 원리를 일부 수용한 7·1경제관리개선 조치 모두 중국을 롤모델로 삼았다. 김정은에게 무엇보다 매력적인 건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대외 개방을 하고도 일당독재와 강력한 사회통제를 유지하는 절대권력의 시진핑식 통치일 것이다. 북한이 중국을 따라가면,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북-미 관계가 개선돼 수교를 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은 중국 없이는 무너질 것 같았던 북한의 대중국 무역 의존도를 크게 낮출 것이다. 한 중국 전문가는 “북한에 열린 큰 시장을 한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이 점령하면 중국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싸우고 있다”는 북한의 불신은 쉽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북-중 관계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앞으로 중국에만 무역과 안보를 의존했던 과거에서 벗어나려 할 것이라고 봤다. 북한에 “중국을 배우라”고 하는 중국의 속내에 ‘한반도에서 시작된 뜻밖의 반전이 중국의 한반도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초조함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미국과 동북아 패권을 다투는 중국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어떤 카드를 던질지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오전 6시 반 평양에 있는 중국대사관을 찾아가 전날 사망자 32명이 발생한 중국인 관광객 버스 전복 사고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정은이) 습근평(習近平·시진핑) 동지와 중국 당과 정부, 그리고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되는 위문과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시하시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뜻하지 않은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 매우 가슴 아프다”며 “혈육을 잃은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통절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사고 발생 12시간 반 만에 중국대사관을 찾은 데 이어 같은 날 저녁 부상자 2명이 치료받고 있는 병원을 찾았다. 김정은은 흰 가운을 갖춰 입고 환자 손을 일일이 잡으며 위로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 최고지도자는 감염을 우려해 병문안을 가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조치”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병원이 김씨 일가와 최고위급들이 치료받는 평양의 봉화진료소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김정은의 이런 조치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북-중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김 위원장이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을 찾아 위로하고 병원의 부상자들을 찾아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중국중앙(CC)TV는 김정은의 병문안 장면을 보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인 관광객 32명이 22일 밤 북한 황해북도 지역에서 버스 사고로 숨졌다. 중국인 관광객들과 같이 있던 북측 인원 4명도 함께 목숨을 잃었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중상을 입은 중국인 관광객 2명도 매우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이날 “22일 오후 6시 중국인 관광객 34명을 태운 대형 관광버스 1대가 현지의 한 대교(大橋)에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북-중 관계가 회복되면서 한동안 위축됐던 북한행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는 시점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 외교부와 주북 중국대사관에 “즉각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고 북한 관계 당국과 협력해 전력으로 사고를 잘 수습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베이징(北京)대 인민병원 등 베이징 지역 4개 병원의 최고 전문가팀을 북한에 파견했다. 신화통신은 버스 1대에 탄 중국인 관광객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으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의 단체관광 관련 여행사 직원들이 시찰 왔다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27명과 시찰단 17명이 각각 탄 버스 2대가 평양에서 60km가량 떨어진 곳을 지나다 사고가 나 시찰단 버스는 다리에서 떨어지고 관광객 버스는 전복된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통해 개성에서 평양으로 돌아오던 중이었다고 미국 NK뉴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매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지난주 평양∼개성 고속도로가 대규모 보수를 하고 있었다”며 “평양에서 개성으로 이어지는 평양∼사리원 도로는 현재 완전히 폐쇄됐다”고 전했다.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는 사고 소식을 전하면서 심야 폭우 속에서 파란색 대형 버스가 뒤집힌 채 심하게 훼손돼 있는 사고 현장을 공개했다. 사고 현장은 도로 위가 아니라 비포장 지역이었다. 사고 당일 폭우와 강한 바람 속에서 보수 중이던 고속도로를 피해 비포장 도로 등 다리로 우회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베이징 여행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아닌 산길로 무리하게 달리다 사고가 났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중국 당국이 기차를 이용해 북-중 접경지역 단둥(丹東)에서 평양으로 가는 모든 단체관광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정부는 21일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선언에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 “관련국들이 지역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행동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도 이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대북 제재 해제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환추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훈련 규모와 횟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며 “한미일은 빨리 유엔 안보리 결의 이외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보리 역시 빨리 일부 대북 제재의 해제를 논의해야 하고 비핵화 진전에 따라 최종적으로 대북 제재를 완전히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한반도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제거할 생각이 없는 것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중국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냉전의 근본 원인이라고 봐왔다. 북한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주한미군 철수가 협상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 신문 총편집인 후시진(胡錫進)은 평론에서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안보리에서 일부 대북 제재 취소를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본질적으로 북한의 이번 선언은 핵무기를 없애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북한이 이미 성공적으로 핵을 보유했다는 중요한 배경이 있다”며 “평양의 안보 장벽은 이미 양탄일성(兩彈一星)의 구조하에서 기본적인 건설을 마쳤다”고 지적했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중 수교(1979년) 전 원자탄·수소탄(양탄)과 인공위성(일성) 개발을 끝냈던 중국의 ‘양탄일성’ 노선을 본보기 삼아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고 천명한 이번 북한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 결과도 덩샤오핑(鄧小平) 시절인 1978년 개혁개방 노선을 결의한 중국 공산당 11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를 떠올리게 한다는 관측이 많다. BBC 중문판도 “북한의 이번 3차 전원회의 결과는 내용 면에서 중국의 11기 3중전회를 연상시킨다”고 분석했다. 덩샤오핑이 이끈 중국은 당시 국내외의 ‘대대적인 계급투쟁’을 중단하고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과 개혁개방 정책 추진’을 결의했다. 이어 서방과 전면적인 관계 개선 및 교류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때부터 빈곤을 벗어나기 시작했고 다음 해인 1979년 미국과 수교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선언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관영 매체들 중엔 환영 기조 속에서도 “북한의 선언이 비핵화가 아니라 핵 동결”이라며 신중함을 나타내는 곳도 있었지만,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한국 미국 일본이 북한의 선언에 호응해 대북 제재를 해제하라는 성급한 주장도 나왔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중 수교(1979년) 전 원자탄·수소탄(양탄·兩彈)과 인공위성(일성·一星)을 개발을 끝냈던 중국의 ‘양탄일성’ 노선을 본보기 삼아 미국과 관계개선에 나서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고 천명한 이번 북한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 결과가 덩샤오핑(鄧小平) 시절인 1978년 개혁개방 노선을 결의한 중국 공산당 11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를 떠올리게 한다는 관측도 많다. 중국 정부는 21일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북한의 선언에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 “관련국들이 협력하면서 적절한 행동을 취하기를 희망한다. 지역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행동을 하기를 바란다. 중국은 이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還球)시보는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대북 제재 해제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환추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한미연합훈련 규모와 횟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며 “한미일은 빨리 유엔 안보리 결의 이외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보리 역시 빨리 일부 대북 제재의 해제를 논의해야 하고 비핵화 진전에 따라 최종적으로 대북 제재를 완전히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한반도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제거할 생각이 없는 것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중국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냉전의 근본 원인이라고 봐왔다. 북한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주한미군 철수가 협상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북한 문제를 이용해 한반도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 내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낸 환추시보와 달리 관영 신화통신은 “한반도 정세 완화에 호재를 더했다”면서도 “이와 동시에 북한은 핵무력 건설 완성을 선언했다. 한반도 비핵화 목표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신화통신은 중국 내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현재 선언한 조치는 핵무기 ‘동결’에 해당한다”며 “미국이 계속 주장한 것은 (비핵화이지) ‘동결’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은 북한이 “무게중심을 경제건설로 옮겼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도 “북한이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수준 향상 과정에서 계속 성과를 얻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과 이 과정에서 중국의 경험을 전수하는 데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깜짝 방중한 김 위원장에게 중국의 개혁개방 경험을 설명하고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식 개혁개방 경험을 전수할 의사와 이를 위한 대대적인 경제 지원을 약속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 위원장은 방중 때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을 방문해 “중국이 과학기술 발전 혁신 분야에서 얻는 성과에 탄복했다”며 “중국 공산당의 발전 노선이 국가 상황에 정확히 부합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방북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에게는 “방중 기간에 직접 중국이 얻은 감탄할만한 발전성과를 봤다. 형제인 중국 인민들에게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느꼈다”며 “중국 (공산)당의 경험을 본보기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핵 보유를 바탕으로 미국과 수교하고 개혁개방으로 간 중국 노선을 따르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본질적으로 북한의 이번 선언은 핵무기를 없애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북한이 이미 성공적으로 핵을 보유했다는 중요한 배경이 있다”며 “평양의 안보 장벽은 이미 양탄일성의 구조 하에서 기본적인 건설을 마쳤다”고 지적했다. BBC 중문판은 “북한의 이번 3차 전원회의 결과는 내용 면에서 중국의 11기 3중전회(1978년)를 연상시킨다”고 분석했다. 덩샤오핑이 이끄는 중국은 당시 국내외의 ‘대대적인 계급투쟁’을 중단하고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과 개혁개방 정책 추진’을 결의했다. 서방과 전면적인 관계개선 및 교류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때부터 빈곤을 벗어나기 시작했고 다음해인 1979년 미국과 수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 해제 문제를 자국 정부 내에서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늦어도 상반기인 6월까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해제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조현 외교부 2차관은 이날 베이징(北京) 상무부 청사에서 열린 제22차 한중 경제공동위원회에서 가오옌(高燕) 중국 상무부 부부장에게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롯데마트 행정규제 및 매각,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롯데월드 건설 프로젝트,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한국 문화 콘텐츠의 중국 진출 등에서 중국이 한국에 가하고 있는 금지 등 보복 조치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가오 부부장은 “지난달 양제츠(楊¤¤)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의 방한 이후 한국 관련 기업의 애로 해소를 위해 중국 해당 부처 및 지방 정부와 긴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 관련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드 보복 해제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위원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면담에서 문 대통령이 사드 보복 해제를 요구하자 “문 대통령의 관심사를 매우 중요시 여기고 있다”며 “관련 사항은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를 믿어주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한중 양측은 중국에 대한 관세폭탄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과 관련해 “최근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심화 현상에 우려를 표하고 자유무역과 세계무역기구(WTO)를 근간으로 하는 다자주의 체제의 중요성에 공동의 인식을 확인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전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한중이 미국의 최근 움직임에 공동으로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이번 한중경제공동위는 2년 만에 재개됐다. 조 차관은 “미세먼지 문제 관련 양자 및 다자 차원에서 공동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한중 양국 간 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한국 측은 “한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에 중국 측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 차관은 “중국 내 한국 유학생들의 현지 취업에 제도적 어려움이 있다”며 중국 내 대학 졸업 뒤 구직을 위해 일정기간 체류를 허용해 주는 비자 제도(구직 비자) 신설 등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조 차관은 서울대병원의 베이징 ‘한중 우호 암병원’ 설립,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의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세브란스 병원 설립 프로젝트(1000개 병상 규모)의 원만한 진행도 중국 측에 요청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전했다.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북-미 정상회담이 베이징(北京) 등 중국 도시에서 열리는 것이 북한에 유리하다고 19일 중국 매체가 주장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평화협정 체결 등의 의제뿐 아니라 회담 장소 선정에까지 개입하려는 중국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북-미 정상회담 장소는 북한이 원하는 곳으로 해야 한다”면서도 “북한에 가장 이상적인 평양이 어렵다면 베이징이나 중국의 다른 장소를 옵션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옵션은 “북한이 국가안보(보장)를 추구하는 것이 고립된 게 아니며 중국이 북한의 합리적 요구에 대해 결연히 지지함을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북-미 대화 성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협상 장소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큰 몽둥이를 허리춤에 차고 앉아 북한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교실로 만드는 게 아니라 평등한 정치적 협상 분위기로 만드는 것”이라며 “그래야 미국은 북한의 안보 요구를 진지하게 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국(중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하면서 자신의 합법적 권리를 주장할 때 지지를 제공할 수 있다. 북한은 자신의 힘만으로 이런 권리를 보호하기 어렵다. 미국과 한국이 베이징(중국)의 이런 고심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평양과 판문점, 몽골 등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 후보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베트남, 유럽에서는 스웨덴과 스위스 등을 회담 장소로 물색하고 있다. NYT가 거론한 회담 장소에 중국은 없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올해 1월부터 일부 재활용 고체 쓰레기 수입을 중단한 중국이 19일 추가로 고체 쓰레기 32종에 대한 수입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수입 중단 고체 쓰레기 종류를 점차 늘려갈 것으로 예상돼 한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전 세계 폐기물의 약 50%를 수입하는 쓰레기 수입 대국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말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이번 조치를 주중 한국대사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상무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해관총서(세관)와 공동으로 이날 “수입이 제한되지만 원료로 사용 가능했던 금속 폐기물, 폐선박, 폐자동차, 제련 부스러기, 공업용 폐플라스틱 등 고체 폐기물 16종을 수입 금지 목록으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고체 폐기물은 올해 12월 31일부터 수입이 전면 금지된다. 생태환경부는 또 “수입이 제한되지만 원료로 사용 가능하거나 수입 제한 품목이 아니었던 스테인리스강 폐기 부스러기, 티타늄 폐기 부스러기, 목재 폐기 부스러기 등 고체 폐기물 16종은 내년(2019년) 12월 31일부터 수입 금지 품목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말부터 수입을 금지하는 폐기물 16종에는 △철강, 알루미늄, 동 등을 회수하기 위한 폐전자제품 △폐CD 부스러기 △폐PET 부스러기 및 폐PET병 △폴리에틸렌 부스러기 △염화비닐 폐기 부스러기 △철강 제련 과정에서 발생한 철 함유랑 80% 이상의 부스러기 등이 포함됐다. 내년 말부터 수입이 금지되는 폐기물 16종에는 △폐코르크 △텅스텐, 마그네슘 등 부스러기 △게르마늄 부스러기 △탄화텅스텐 과립 및 분말, 폐텅스턴 등이 포함된다. 폐비닐 사태의 홍역을 치른 환경부는 즉각 상황 파악에 나섰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이 오늘 주중 한국대사관에 공식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자세한 내용과 향후 파장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위은지 기자}

CNN이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이어 5월 말∼6월 초 북-미 정상회담 이후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계획을 18일 보도하면서 시 주석의 방북은 시기가 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종전선언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자 정전협정 당사자인 중국이 이후 협상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빠르게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방북이 이뤄지면 2012년 국가주석 취임 이후 처음이자 중국 정상으로서는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이후 13년 만의 방북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시 주석의 방북설을 보도한 CNN 보도에 대해 부인하지 않으면서 “자세히 제공할 관련 정보는 없지만 북-중 간 고위급 상호 방문 전통이 있다는 걸 강조할 수 있다”며 “북한과 고위급 왕래를 강화하고 전략적 소통을 심화해 북-중 관계에서 중요한 인도적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 시 주석의 방북 계획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이 지난달 김정은의 ‘깜짝 방중’ 이후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논의가 구체화될 것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방중 당시 시 주석에게 “(미국이) 체제 안정을 보장하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향후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협상에서 자국이 배제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정전협정 체결자로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협정 논의에서 중국이 빠질 수 없으며 이 논의 과정에서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남북, 북-미가 주도하는 협상이 아니라 자국이 중재 역할을 할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 대변인은 이날 “북-미 직접 대화를 환영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며 중국이 제기한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체제 구축)에 따라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해군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취임(2015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8일 대만해협에서 실탄훈련을 실시했다. ‘대만 카드’로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정부를 흔들기 위해서다. 중국은 대만 문제뿐 아니라 남중국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에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며 무력시위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미중 무역전쟁에서는 협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대응을 예고하면서도 17일 외국 기업의 자동차 시장 진입 규제 철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미국의 각종 시장 개방 요구를 부분적으로 수용했다. 자국 발전에 필요한 경제 무역 문제에선 융통성을 보이며 실리를 찾고, 영토 주권의 패권 다툼을 벌이는 안보 문제에선 군사 대치도 불사하겠다는 ‘중국의 두 얼굴’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해군은 18일 대만 영토로 중국과 가장 가까운 진먼(金門)섬에서 65km 떨어진 푸젠(福建)성 앞 해상에서 실탄훈련을 진행했다. 2015년 7월 대만해협에서 실탄훈련을 벌인 지 2년 9개월 만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강력한 억지일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경고”라고 전했다. 중국의 이번 무력시위는 최근 미국이 미국 관료와 대만 관료 간 상호 방문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키고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을 띠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이런 태도를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한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12일 하이난(海南)섬 앞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대에 대해 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열병식을 진행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영유권 문제로 갈등 중인 남중국해에서 열병식을 벌인 것은 처음이다. 대만과 남중국해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것과 달리 경제 무역 문제에서는 개방 확대를 앞세워 미국에 양보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외자 진입 제한을 2022년까지 5년 안에 모두 철폐하겠다고 17일 발표했다. 올해 안에 특수목적 차량과 친환경 자동차의 외자 주식비율 제한을 우선 없앴고 2020년 상용차, 2022년까지 승용차의 관련 제한을 순차적으로 철폐하겠다는 것이다. 선박과 항공기 산업의 외자 주식비율 제한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인하와 자동차 시장 개방을 중국에 요구해온 데 대한 응답으로 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중국이 자동차 산업 규제를 풀면서 트럼프에게 화해의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도 “중국이 미국에 양보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공습 이후 국제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시리아 정부를 배후에서 지원해 온 러시아와 시리아 사태를 관망해온 중국은 “(이번 공습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독일 일본 등 서방 국가들은 “사태 악화를 막는 필요한 조치였다”고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 크렘린궁 성명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도 없이 유엔 헌장, 일반규범과 원칙, 국제법을 모두 어기면서 대(對)테러전 최전선에 있는 주권국가(시리아)에 침략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방이 무력 사용 명분으로 제시한 화학 공격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도 이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낸 입장을 통해 “유엔 안보리 조치를 피해 가는, 모든 일방주의 군사 행동은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도 15일 사설에서 “서방 국가들이 중동에 군사 공격을 한 것은 15년 전 이라크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이라크전쟁은 진실을 외면하고 군사 개입에만 매달리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뒤탈만 생긴다는 교훈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성명을 통해 “독일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가 책임을 완수한 사실을 지지한다. 그들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필요하고 또 적절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14일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은 극도로 비인도적이며 일본으로서는 결코 허용할 수 없다. 화학무기 확산과 사용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는 미국 영국 프랑스의 결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각료회의를 열고 관계부처에 신속 정확하게 정세 분석을 할 것을 지시했고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 프랑스와도 연계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시리아 정부를 규탄하는 결의안은 러시아에 의해 거부되고 미국 영국 프랑스 3국의 공습을 규탄하는 러시아의 결의안은 이들 서방 국가들에 의해 거부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국제분쟁 해결과 관련한 유엔 안보리의 근본적 한계도 지적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4일 공습 직후 러시아의 요청으로 긴급 소집된 안보리 회의에서 “모든 회원국은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절제력을 보여 달라. 시리아 국민의 고통을 가중하고 문제를 악화시키는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는 원론적 호소를 반복했다. 이 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수많은 정보가 있다”며 “우리는 6차례나 반복적으로 외교적 (해결)기회를 줬지만 매번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시리아 공습은 국제무대에서의 무법 행동”이라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호전적인 행동들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맞섰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도쿄=장원재 /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하루 앞둔 14일 중국 예술단 단장으로 방북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했다. 남북, 북-미로 이어지는 ‘릴레이 정상회담’에 앞서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1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북했던 쑹 부장의 접견을 거부한 바 있다.○ 김정은-쑹타오 ‘중대 문제’ 논의 15일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전날 김정은과 쑹 부장의 접견 소식을 전하며 “조선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의 공동 관심사로 되는 중대한 문제들과 국제 정세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들이 진지하게 교환됐다”고 보도했다. 또 “최고 영도자 동지(김정은)께선 최근 조중(북-중)의 두 당, 두 나라 사이 관계 발전에 만족을 표시하면서 앞으로 두 당 사이의 고위급 대표단 교류를 비롯해 당적 관계를 더욱 강화하며 여러 분야, 여러 부문들 사이의 협조와 내왕(왕래)을 활발히 진행함으로써 전통적인 조중 친선을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발전 단계로 적극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데 대해 지적했다”고 전했다. 김정은과 쑹 부장 사이 어떤 ‘중대 문제’가 논의됐는지 북한 매체들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시 주석의 메시지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시 주석이 중국이 바라는 비핵화 방향에 대해 지난 북-중 정상회담 때보다 구체적으로 정리해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 전략과 관련해 구체적인 조언을 건넸을 수도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15일 김정은이 쑹 부장과 만나 “얼마 전 역사적 방중을 통해 시 주석과 의미 많은 회담을 해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 중국 당의 경험을 거울삼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CCTV는 김정은이 면담을 위해 들어서는 쑹 부장을 밝게 웃으며 맞이하고 악수한 뒤 세 번이나 끌어안는 장면을 방영했다. 김정은은 쑹 부장이 인솔하는 중국 예술단 방문을 환영하는 연회에도 참석했다. 연회에는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 최룡해 리수용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리설주, 혼자 중국 예술단 맞아 조선중앙통신은 리설주가 14일 평양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열린 중국 예술단 공연을 관람한 소식을 전하며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고 호칭을 붙였다. 2월 28일 건군절 열병식 보도에서 리설주를 ‘여사’로 부른 데 이어 이번에는 처음으로 ‘존경하는’이란 수식어까지 붙인 것. ‘퍼스트레이디 리설주’를 앞세워 정상 국가로 인정받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이날 리설주는 김정은과 동행하지 않고 김여정 김영철 등과 함께 중국 예술단의 발레 공연 ‘지젤’ 등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태양절을 맞아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다가올 정상회담을 의식해 정상 국가로 인정받겠다는 행보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이번 태양절에 △친선 예술축전 △만경대상 국제마라톤경기대회 △김일성화축전(꽃 전시 축제) 등의 행사가 열렸다고 집중 보도했다. 북한은 2016년에는 태양절 당일 무수단 계열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지난해 태양절에는 외신들까지 불러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은 무역적자를 목표로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중국 시장의 대폭 개방을 위한 ‘4대 중대 조치’ 가운데,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수입 확대 계획을 발표하는 순간이었다. “무역흑자를 목표로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야 했다. 홍콩 밍(明)보는 “시 주석이 흑자를 적자로 잘못 말했고 중국중앙(CC)TV에 ‘해당 부분을 재방송하지 말고 편집보도에도 사용하지 말라’는 통보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전체적으로는 세계 발전에 기여하려는 중국의 책임, 발전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연설이었다. 시 주석은 “중국의 발전이 누구도 위협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국제 체계를 전복하지 않을 것이다. 세력 범위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정학 게임의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을 것이며 폐쇄적이고 다른 이를 배척하는 좁은 울타리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각국이 선택한 사회제도를 존중해야 한다. 현대화의 길은 하나가 아니다. 정확한 발전 방향을 찾아 부지런하게 달리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도 의미심장했다. 중국이 선택한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누구도 가지 않은 길로, 미국과 다른 방식으로 세계에 기여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참석자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대국외교’의 저자인 왕판 중국 외교학원 부원장은 11일 베이징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중미 경쟁은 상대를 약화시키는 ‘악성경쟁’에서, 경쟁을 통해 자신의 우세를 찾고 발전시키는 ‘양성경쟁’으로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점에서 미국과 다른 방식으로 세계에 기여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시 주석의 연설은 ‘신흥 세력과 기존 지배 세력 사이에는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하려는 노력으로 평가받을 만했다. 하지만 좀 더 곱씹어보면 시 주석의 연설은 세계 전체보다 미국을 겨냥했다. 시 주석은 사실상 미국을 ‘폐쇄, 낙후, 후퇴’로, 중국을 ‘개방, 진보, 전진’으로 대비시켰다. 이는 “미국의 영향력이 하락하고 중국의 전체적인 힘이 강해졌으며 미국식 패권이 세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보수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했다”(왕판 부원장)는 중국의 근본적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왕 부원장은 미국이 북한, 중일 해양 문제, 대만, 남중국해, 동남아 지역 문제에서 중국을 계속 성가시게 하면 중미 관계뿐 아니라 모든 아시아 국가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 역시 “변혁을 배척하고 혁신을 거절하면 누구든 역사에 의해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등 주변 국가들엔 “‘개방의 중국’과 ‘폐쇄의 미국’ 가운데 선택하라”는 엄포로도 들렸다. 무역흑자를 무역적자로 말한 시 주석의 실수도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트럼프의 선전포고에 응전하려는 생각을 의식한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나온 것일지 모른다. 왕 부원장은 “대국외교는 대국을 겨냥한 외교가 아니라 대국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외교”라고 밝혔다. “자신의 이익을 과도하게 주장하면 국제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도 지적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도 해당되는 말일 듯하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2일 중국의 영유권 주장으로 미국과 갈등 중인 남중국해에서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 함대를 대상으로 해상 열병식을 진행했다. 중국 제팡(解放)군보는 이날 오전 시 주석이 중국 하이난(海南) 싼야(三亞) 일대에서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격으로 해상 열병식을 치렀다고 보도했다. 열병식은 시 주석이 이지스 구축함인 창사(長沙)함을 탄 가운데 랴오닝함을 비롯해 052형 탄도미사일 구축함, 잠수함 등 군함 48척과 전투기 76대, 군인 1만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팡군보는 중국 사상 최대의 해상 열병식이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열병식에서 “결연히 국가 이익을 수호하고 세계와 지역 평화 안정을 위해 새롭고 더 큰 공헌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직접 나서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반드시 지킬 것을 지시한 것이다. 미국은 최근까지도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섬 인근에 접근하는 ‘항행의 자유’ 훈련을 계속하면서 중국을 자극해 왔다. 현재는 미 항공모함 루스벨트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진행 중이다. 시 주석이 다른 바다도 아닌 남중국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열병식을 벌인 것을 놓고 남중국해 패권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미국에 분명하게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중국의 해양 군사력을 과시하는 효과도 거뒀다. 앞서 보아오포럼에서 시장 개방을 강조한 시 주석이 바로 이어 해상 열병식을 통해 국익을 강조한 것에 대해 경제에서 개방을 추구하지만 주권 등 국익 문제에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두 얼굴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위성사진 등에 랴오닝 함대가 남중국해 해역으로 이동하면서 랴오닝함이 중간에 있고 군함들이 2열로 쭉 늘어서 항해하는 모습이 포착돼 해상 열병식을 예고했다. 한편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이날 첫 국산 항공모함인 001A함이 이달 안에 항해 시험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해군 창건일인 23일이 유력하다. 001A함은 지난해 4월 진수됐다. 랴오닝함은 우크라이나의 미완성 항공모함을 수입해 완성한 것이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북한의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 15일)을 기념하는 주중 북한대사관의 연회에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인 왕천(王晨)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과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의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연회에 왕 부위원장과 쿵 부부장이 함께 참석해 주중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과 만났다. 정치국 위원은 25명으로 구성된 공산당의 핵심 지도부다. 지난달 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전격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한 뒤 개선되고 있는 북-중 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정치국 위원보다 아래인 당 중앙위원인 왕자루이(王家瑞)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이 기념 연회에 참석했다. 중국은 13일에는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단장으로 한 예술단을 북한에 파견한다.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회복되기 시작한 양국 관계를 문화교류를 통해 계속 이어나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이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단장으로 한 예술단을 13일 북한에 파견한다. 중국 예술단은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을 맞아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한다고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지난달 25∼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 방중으로 회복되기 시작한 양국 관계를 문화 교류를 통해 계속 이어나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이 ‘당 대 당’ 차원에서 대규모 예술단을 보내는 것은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2014년 4월에 동방가무단과 산둥성교예단을 친선예술축전에 보냈지만 당 간부를 함께 보내진 않았다. 같은 해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국빈 방문한 이후 북-중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지금까지 4년 동안 중국 예술단의 방북은 없었다. 북한은 2015년 12월 관계 개선 차원에서 모란봉악단을 베이징에 보냈지만, 프로그램 내용을 놓고 중국 측과 의견 차이를 보여 직전에 공연을 취소하고 귀국했다. 예술단을 인솔한 쑹 부장이 김 위원장과 만날지도 관심사다. 쑹 부장은 지난해 11월 시 주석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했지만, 북한이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과 지위 낮은 특사 파견에 불만을 드러내는 바람에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불발됐다. 쑹 부장은 권력 서열 204위까지인 중앙위원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쑹 부장을 만날 경우 북-미 정상회담 등과 관련한 시 주석의 특별 메시지가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북한이 서해안 남포에 새로운 유류 저장 시설을 크게 확장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구글어스에 공개된 3월 14일자 북한 평안남도 남포 일대 위성사진을 분석해 “기존의 13개 유류 저장 탱크에 이어 추가로 8개의 저장 탱크 건설 작업이 최근에 진척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기존 유류 저장 시설들은 내륙에 있기 때문에 대북제재 이후 밀무역을 통해 공해 상에서 환적한 유류를 보관하려면 항구(남포항) 유류 저장 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북-중 관계가 좋아짐에 따라 이 저장 시설은 향후 중국에서 유류 지원이 재개될 경우 요긴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황인찬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불균형 해소’ 요구를 대다수 수용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중국이 미국에 보복성 관세 조치를 예고하며 치닫던 강 대 강 분위기가 반전될지 주목된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중국 하이난(海南)성에서 열린 보아오(博鰲)포럼 개막 연설에서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을 강조하면서 ‘시장 개방 확대 4대 중대 조치’를 내놓았다. 시 주석은 ‘미국’을 한 번도 거론하지 않은 채 큰 폭의 대외 개방을 강조했지만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하면서 중국에 요구했던 자동차 관세 인하,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 해결, 금융 등 시장 개방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시 주석이 정면충돌을 피하고 대화협상을 통해 미중 무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의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가 요구한 자동차 관세 등 양보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금융과 제조업의 대폭 개방을 약속하면서 “은행 증권 보험의 외국 자본 주식 보유비율 제한을 대폭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동차 선박 비행기 등 개방이 제한되던 업종들도 개방할 것”이라며 “특히 자동차 업계의 외자 제한을 빠른 속도로 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외국 자동차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려면 50% 이하의 지분으로 중국 기업과 합작해야 한다. 시 주석은 수입 확대를 강조하면서 “올해 상당한 정도로 자동차 수입 관세를 낮출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은 무역 흑자를 목표로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진정으로 수입 확대와 경상수지 균형을 희망한다”고 선언하면서 다른 제품들의 수입 관세도 인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에 최대한 빨리 서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중국이 협정에 가입하면 3조1000억 위안(약 528조 원)에 달하는 중국 조달물자 시장에 미국 기업의 진입이 허용된다. 시 주석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할 것”이라며 “국가지식재산국을 재편해 법 집행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외국 합작 기업의 정상적 기술교류 협력 장려와 중국 내 외자 기업의 합법적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약속했다. 중국시장에 “매력 있는 투자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시 주석은 ‘4대 중대 조치’를 밝힌 뒤 “내가 방금 말한 것들을 빠른 시간 안에 실현할 것임을 강조한다. 개방은 전면적으로 새로운 국면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수입 확대를 위해) 선진국(미국)이 중국에 대한 하이테크 상품 수출 통제를 완화하기를 바란다”고도 말했다. 시 주석의 약속은 공교롭게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미국과 중국의 자동차 관세불균형을 제기하며 “멍청한 무역”이라고 주장한 뒤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줄일 것이며 중국의 무역장벽을 허물고 지식재산권 절도를 막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따라서 시 주석의 이날 연설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보하면서 미중 무역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상무부를 통해 미국산 대두 자동차 항공기 등에 보복 관세 조치를 예고한 것도 대화를 통해 철회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 “강권(强權)의 패도((패,백)道) 말라” 트럼프 비판 시 주석은 미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무역 보호주의에 대한 비판과 불만을 토로했다. 시 주석은 “냉전 사유와 제로섬 게임은 더욱 낡고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함부로 잘난 척하고 자신만 옳다고 하면 사방에서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아독존하면 안 되고 ‘네가 패하고 내가 이기는’ 제로섬 게임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화를 남에게 전가하면서 자신의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강권의 패도를 하지 말라”고 강도 높은 어조로 중국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미국과의 무역 전면전을 피하는 제스처와 함께 세계를 향해 ‘자국 우선, 보호무역주의 미국의 트럼프가 아니라 자유무역, 개혁개방 중국의 시진핑이 세계를 이끌어갈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도 시간을 할애했다. “개방할지, 여전히 닫혀 있을지, 전진할지, 여전히 후퇴할지가 인류가 직면한 중대한 선택” “개방은 진보를 가져오고 폐쇄는 반드시 낙후된다” 등의 화법을 반복해 구사한 것이다. 자신은 ‘자유무역의 개방’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무역의 폐쇄’로 대비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은 중국과 토론을 이어가겠다.”(8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중국은 진지한 대화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5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정점으로 치닫던 미중 통상전쟁 와중에 미국에서 대화론이 나오고 있다. 중국도 강경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미중이 서로에게 타격이 큰 강대강 맞대결 대신 자신에게 힘을 보태줄 ‘연합군’을 형성하는 방법으로 협공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은 무역전쟁의 다음 카드를 은근 슬쩍 흘리며 연합군의 결집을 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 새벽부터 트위터에 “자동차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올 때는 관세가 2.5%인데 미국에서 중국으로 보내질 때는 관세가 25%다. 이게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으로 들리나? ‘멍청한 무역’으로 들린다”라고 썼다. 중국에선 위안화 가치를 점진적으로 절하하는 방안을 무역 공격 수단으로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중국, 유엔·러시아 끌어들이기 중국은 10일 하이난(海南)에서 개막하는 보아오(博鰲)포럼을 계기로 포럼 참가국들과 유엔 등 국제기구들을 규합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는 연합군을 형성할 계획이다. 보아오포럼은 ‘중국판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국제회의로, 올해 포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년 만에 참석해 개막 연설을 한다. 시 주석은 이번 연설에서 새로운 시장 개방 및 경제개혁 조치를 발표해 중국의 개방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이후 처음으로 시 주석이 무역 관련 공개 발언을 하는 것이어서 시 주석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 주석은 8일 포럼 참석을 위해 방중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한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시 주석은 “최근 국제 정세에 새로운 변화가 있다”며 “다자주의의 핵심은 각국이 협상과 협력을 도모하는 것이고 강대국 간 협력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구테흐스 총장은 “중국은 이미 다자주의의 중요한 버팀목으로 세계 평화를 촉진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화답했다.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5일 러시아로 날아가 양국 간 유대를 과시했다. 그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을 만나 “미국이 중국에 무역 제재라는 큰 몽둥이를 휘두른 것은 상대를 잘못 고른 것”이라고 맹비난하며 미국에 맞선 우군임을 강조했다.○ 미 우방들, 관세 협박 받고 지원 사격 미국은 지난달 23일 대미 철강·알루미늄 수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앞두고 관세 면제 조건 중 하나로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우방들에게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택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이후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중국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미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제3자로 참여하겠다고 밝히는 등 우방들의 지원 사격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데이비드 립턴 부총재도 3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자신들의 몇몇 관행을 다룰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중국을 비판했다. 양국에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어느 한쪽 편을 들 수 없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편을 들었다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이은 2차 보복을 당할 수 있고, 중국 편에 서기엔 북한 문제 해결에 부담이 크다. 이런 와중에 한국 정부는 이번 보아오포럼에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를 보냈다. 역대 보아오포럼에 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전례를 보면 급이 낮아졌다. 중국 측이 농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장차관급 고위 인사 참석을 적극적으로 요청했지만 우리 정부가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중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미국과 대립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지난달 말 깜짝 방중 이후 북-중 관계가 개선되는 와중에 중국이 8일부터 대량살상무기(WMD)로 전용이 가능한 23개 품목의 대북 수출을 금지했다. 북-중 정상회담 이후 첫 중국의 대북 제재 조치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해 8월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결의안 2375호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8개월이나 지나 안보리 제재 결의안 이행 방침을 밝힌 것은 ‘김 위원장 방중 이후 중국의 대북 제재가 완화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자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해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공업화정보화부, 국가원자력기구, 해관총서(세관), 국방과학기술공업국과 공동으로 발표한 공고에서 “유엔 안보리 2375호 결의 이행을 위해 중국 대외무역법에 근거해 WMD와 관련 무기 탑재 장비로 활용할 수 있는 품목과 기술 및 재래식 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품묵의 대북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고리형 자석, 방사선 장갑 케이스, 중성자 관련 연구 계산 소프트웨어, 입자 가속기, 방사선 탐측 설비, 질량 분석 장치, 지진 탐측 설비 등이 금수 품목에 포함됐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안보리 대북 결의를 일관되고 전면적으로 집행하고 있으며 국제 의무를 다하고 있다”며 “중국의 이번 발표 시기에 대해 과도한 해석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안보리 대북 결의를 국내법을 통해 시행할 때 국내 업계와 관계당국 협의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한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압박에서 중국이 이탈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