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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A 씨는 지난해 휴대전화 하청업체에서 일하다가 메탄올에 중독돼 시력을 잃었다. 메탄올은 장시간 노출 시 신경계가 손상돼 보안경 등 안전장비를 꼭 착용해야 한다. 수시로 환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A 씨는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목장갑만 끼고 공정에 투입됐다. 심지어 작업 물질이 메탄올인지도 몰랐다고 한다. 메탄올보다 안전한 에탄올을 써도 되지만 업주는 단가가 싼 메탄올만 고집했다. 수도권 일대 공장에서 이렇게 시력을 잃은 근로자만 10여 명. 검찰이 업주들을 기소했지만 대부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특히 하청을 맡긴 원청업체들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다. 정부가 17일 내놓은 ‘중대 산업재해 예방 대책’은 A 씨처럼 산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하청 근로자들을 보호하고, 원청업체의 책임과 처벌(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영이 열악한 하청업체만 처벌하지 않고, 작업을 맡긴 원청도 똑같이 처벌해 사고 발생 자체를 예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보수 작업 사망 사건 이후 원청업체의 감독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잇달아 내놨다. 그러나 조선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하청 산재’가 끊이지 않자 원청업체에 직접 사고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마지막 칼’을 빼 들었다. 국내 전체 산재 사망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산재 사망 근로자 중 하청업체 소속 비율이 42.5%에 이를 정도로 ‘위험 업무의 외주화’가 심각하다. 하청의 재하청이 만연한 조선업과 건설업에선 최근 3년간 산재 사망자의 90%가량이 하청업체 소속이다. 특히 수은 제련(광석으로부터 금속을 추출하는 공정)이나 중금속 취급 등 위험성이 높은 14개 작업은 아예 도급을 금지했다. 이런 공정은 원청업체가 직접 진행하고 충분히 안전 조치를 취해야 산재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책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배달대행 근로자들과 퀵서비스 기사들을 위한 보호 방안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이들은 그동안 일종의 자영업자로 인정돼 사업주에게 안전 보호 의무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사업주가 헬멧 등의 보호구를 꼭 지급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정부는 고객의 폭언 등 ‘갑질’에 시달리는 감정노동자들의 ‘정신 건강’을 보호하는 법안도 처음으로 만들 방침이다. 김왕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여야 의견 차가 없어 올해 안에 입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영세 자영업자와 가전제품 설치·수리 기사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부터 각각 산재보험이 적용된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이날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제도와 관행 문제까지 규명하는 조사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와 검경의 수사와는 별도로 전문가와 업계 종사자, 일반 국민까지 참여하는 외부 위원회를 만들어 사회 구조적 문제를 규명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과학적인 원인 규명이 중요한 산재 사고를 비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조사하는 데 대해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고 원인 조사는 수사기관이 하되 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뜻”이라며 “원전(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2, 3차 협력업체들까지 상생협력 확대(6월 19일), 내년 최저임금 올해보다 16.4% 인상(7월 16일), 일자리위원회 하반기 채용 확대 주문(7월 18일),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지침 발표(7월 20일), 법인세 25%로 인상(8월 2일), 공정위의 유통 불공정 거래 근절 대책 발표(8월 13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00일간 쏟아진 ‘주문’들에 요즘 재계는 숨죽이고 있는 모습이다. 정권 초인 만큼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발맞추려는 모습을 내비치고 있지만, 쏟아지는 주문에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최근 북핵 리스크까지 맞물려 ‘내우외환’인 상황이다. 각종 정책들이 정부의 당초 목적대로 소득 주도의 성장을 통해 선순환을 일으킬지,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재계의 속내는 썩 편하지 않다. 16일 4대 그룹 관계자는 “새 정부와 맺은 ‘약속’들이 하반기 ‘리스크’로 돌아오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재계의 가장 큰 고민은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최저임금 인상이다. 내년 시급 기준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확정됐다. 최근 A그룹 경제연구소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내년도 임금 협상이 올해 하반기(7∼12월)로 전반적으로 앞당겨지고, 최저임금 인상이 대기업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시급 기준 최저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 연구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임금 협상은 연초인 3월에 열리지만, 올해의 경우 최저임금 상승분이 적용되기 전인 하반기에 미리 협상을 시작하려는 기업이 많을 것”이라며 “노조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바탕으로 기본급을 올려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오히려 노조 힘이 약한 중소·중견업체보다 대기업 직원들이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이득을 더 볼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이달 말 시작되는 하반기 공채도 올해는 유독 부담스럽다. 지난달 말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를 전후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예년에 비해 채용 인원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포스코의 경우 2020년까지 매년 정규직 신입사원 500명을 더 뽑아 기존 1000명 안팎이던 채용 인력을 15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한 명당 3500만∼4000만 원 안팎의 추가 인건비가 드는 것을 감안하면 매년 최대 200억 원의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 재계 관계자는 “신규 채용 확대를 결심한 대기업들이 대부분 이 정도의 추가 부담을 떠안는 셈이다. 대부분은 현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채용이라기보다는 국가적 흐름에 발맞춘 일자리 나눔 형식 채용에 동참하는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 100일간 가장 먼저 규제 및 개혁 대상으로 도마에 오른 유통 및 프랜차이즈 업계도 잔뜩 먹구름이 끼었다. 공정위는 지난달 롯데리아 등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인 데 이어 이달 초 50개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에 필수품목 원가와 가맹점 공급가 등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인건비 비중이 높아 비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공정위 제재 압박 등의 ‘3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북핵 리스크로 인한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도 장기적인 고민이다. 최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북한을 겨냥해 “화염과 분노”를 언급한 이후 한국에서만 시가총액 77조 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미국 포브스지의 스티븐 포브스 회장은 16일 한 매체에 실은 기고문에서 “지금 남한이 직면한 위협은 전쟁을 도발하려는 ‘독재자’ 옆에 살고 있다는 점뿐만이 아니다”라며 “최근 제안된 지나친 ‘경제개혁 정책’들이 지난 몇십 년간 이어져 온 기적적인 경제 발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노동계는 쏟아지는 친(親)노동정책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현재 공석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까지 노동계 인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노동계의 영향력은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김지현 jhk85@donga.com·유성열·곽도영 기자}

공학기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중소기업 ‘마이다스아이티’는 무스펙, 무징벌, 무상평(상대평가), 무정년의 ‘4무(無)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의 경영철학은 ‘행복 인재 육성’이다. 기업의 성장은 우수 인재 확보에 달려 있고,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발전한다는 철학이다. 이 회사는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연평균 60명 이상 신규 채용한다. 이 중 청년(34세 이하) 비율은 80%에 이른다.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특별 채용한다. 급여와 복지 수준은 대기업을 넘어선다. 대졸 평균 초봉은 4100만 원으로 올해 대기업 대졸 평균 초봉 3855만 원보다 높다. 구내식당에서는 5성급 호텔식을 제공한다. 5년마다 4주의 유급휴가를 갈 수 있고, 자녀교육비와 건강검진비도 지원한다. 근로자 388명, 지난해 매출액 650억 원의 중소기업이 ‘좋은 회사’로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 경쟁률은 1000 대 1을 기록했다.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는 지난달 18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주최한 일자리 15대 기업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청년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선정된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회사를 방문하면 해법을 보여 드리겠다”며 이 부위원장을 공식 초청했다. 일자리위와 고용노동부는 1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마이다스아이티 사옥에서 ‘청년 일자리 선도기업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이 부위원장이 이 대표를 만난 지 한 달 만에 약속을 지킨 것. 이날 행사에는 마이다스아이티 외에도 5개 중소·중견기업 대표와 청년 근로자들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학력이나 스펙은 그 사람의 능력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블라인드(무스펙 채용), 고졸 채용을 2011년부터 해왔는데 우수한 인재를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2015년 입사한 백수지 씨(21·여)는 “석박사 직원이 많아 불안했지만 직무교육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어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티맥스소프트’도 근로자 563명의 중소기업이지만 올해 약 200명의 신규 채용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최대 6개월간의 리프레시(재충전) 휴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일자리 정책의 성공 여부는 중소기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벤처 창업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며 “범부처 차원에서 중소기업과 벤처 창업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임금 체불에 책임이 원청회사에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원청도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 국회가 논의 중인 근로시간 단축 방안은 주당 최대 52시간으로 줄어들 수 있도록 명확히 하고 특례 업종을 더 줄여나갈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임금체불의 귀책사유가 원청에 있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원청이 연대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근로감독관들이 일하는 사람의 최후의 보루로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근로감독관 한 사람 한 사람이 명실상부한 ‘노동 경찰’이란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달라. 근로감독관의 인력과 권한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김 장관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서 “최저임금과 알바(아르바이트)비 미지급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근로감독관의 숫자가 부족할 텐데, 근로감독관 확충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김 장관의 취임사 역시 문 대통령의 이런 지시를 적극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김 장관은 또 “무조건 많이 일하는 것이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며 “주당 최대 52시간 근로를 명확히 하고, 근로시간 특례 업종의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특히 장시간 근로를 야기하는 포괄임금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달 근로시간 특례 업종을 현행 26개에서 10개로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이를 더 줄여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수당 관련 임금체계도 개편할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산업재해 위험이 높은 작업은 도급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위험을 전가하는 일이 없도록 유해, 위험성이 고도로 높은 작업은 도급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이런 방안이 담긴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17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11일 열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딸의 재산 형성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후보자가 조카를 국회 인턴으로 특혜 채용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지만 정책 질의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는 쉽게 청문회를 통과한다’는 관행을 이어갔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일정한 소득이 없었는데도 후보자의 딸(35)이 현금 자산(예금 2억5000만 원)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딸이) 오래전부터 친척들로부터 받은 세뱃돈과 용돈, 과외비, 연구조교 장학금 등을 모았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노동회의소 설립 의사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의 질의에 “노조 미가입 근로자들을 위한 사회적 기구를 설립하겠다”고 답했다. 환노위는 이날 오전 10시 청문회를 시작해 오후 6시에 마무리한 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새 정부 들어 치러진 인사청문회 가운데 최단시간 기록이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 A 씨(34)는 매일 혼밥과 혼술을 한다. 편의점 도시락과 4개에 만 원인 수입 맥주가 주된 식사 메뉴다. 시험에 붙는다 해도 결혼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9급 공무원 월급으로는 전셋집 하나 구하기도 어렵다. 몇 달 전부터 속이 좋지 않아 위장약을 달고 살지만 병원엔 가지 않는다. 혹시라도 심각한 병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오히려 병원을 피하는 이유다. 극심한 실업난이 청년들의 몸과 마음은 물론이고 생활까지 병들게 하고 있다. 상당수 청년들이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과 청년희망재단이 이영민 숙명여대 교수(인적자원개발학)팀에 의뢰해 만 19∼34세 청년 15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삶의 질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사회초년생의 73.2%는 취업에 성공했음에도 건강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다. 49.7%는 아픈 곳이 있어도 치료를 미루고 있었다. 극단적인 분노를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49.0%)은 절반에 육박했다. 3명 중 1명(36.0%) 이상이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응답자의 26.2%는 결혼 계획이 전혀 없다고 했다.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도 44%에 달했다. 10명 중 7명(69.4%)은 현 직장에 만족하지 않았고, 85.0%는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1인당 월평균 200만 원을 쓰고 있지만 1인당 평균 대출액은 무려 3940만 원에 달했다. 아직 취업하지 못한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의 상황은 더 열악했다. 대학생 10명 중 6명은 결혼할 의사가 전혀 없고 혼밥과 혼술을 즐긴다고 답했다. 극단적인 분노를 느끼거나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다는 대학생도 40%에 육박했다.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100점 만점)는 53점에 불과했다. 미래에 대한 기대 역시 62점으로 비관적 전망이 팽배했다. 취업준비생이 원하는 일자리는 공공기관(37.9%), 공무원(23.2%), 중소기업(17.9%), 대기업(15.1%) 순이었다. 다만 응답자의 80%가 “연봉과 복리후생이 적정 수준 이상이라면 중소기업도 가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희망 평균 연봉은 3005만 원으로 국내 중소기업 신입사원 평균 초봉(약 2500만 원)보다 500만 원 이상 많았다. 이 교수는 “청년 문제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금융, 주거, 복지 등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어느 한 부처가 혼자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범정부 차원에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취업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한데 부모님한테 무작정 손을 벌릴 수가 없었어요.” 취업준비생 신현정 씨(25·여·중앙대 영문과 졸업)는 지난해 6월부터 약 20곳의 기업에 원서를 넣었지만 아직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결국 올해 4월 ‘취업성공패키지’를 신청했다. 일명 ‘취성패’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에 신청하면 취업 상담과 직업훈련, 취업 알선 서비스를 받고, 수당도 지원받는다. 하지만 신 씨는 취성패 서비스를 제대로 받기 힘들었다. 신 씨가 살고 있는 경기 김포에는 고용복지센터가 한 곳뿐이라 집에서 오가기가 쉽지 않았다. 고용복지센터에는 신 씨가 원하는 기업에 특화된 상담전문가도 없었다. 2단계에서 지급하는 직업훈련수당(월 40만 원)도 정부가 지정한 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의 수강료로만 쓸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구직수당 때문에 취성패 신청” 추가경정예산안이 지난달 22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청년수당 사업이 본격 시작됐다. 정부는 취성패 3단계 청년들에게 월 30만 원씩 최대 석 달간 구직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2019년부터는 6개월간 월 50만 원으로 수당과 지원 기간이 대폭 늘어난다. 신 씨도 하루 빨리 2단계를 끝내고 3단계로 진입할 생각이다. 취업 지원 서비스는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구직수당만큼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구직수당을 받으면 그동안 다니지 못한 학원을 다니고 부모님에게 받는 용돈을 줄일 계획이다. 신 씨는 “그동안 학교 근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일과가 너무 피곤해 취업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구직수당을 받게 되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취업 준비에만 전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서성우 씨(26·중앙대 광고홍보학과)는 지난해 1월부터 50여 곳에 원서를 냈지만 취업에 실패했다. 서 씨는 최근 학교를 방문한 고용노동부 상담원을 만나 취성패를 신청했다. 취업 상담과 알선 서비스를 공짜로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구직수당을 받으면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어서다. 서 씨는 “사실 정부가 제공하는 취업 지원 서비스는 크게 기대하지 않지만 구직수당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씨는 생활비 때문에 적지 않은 고통을 겪고 있다. 구리시에 사는 서 씨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지 않고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며 1시간 30분씩 통학한다. 최근에 한 회사의 면접을 볼 때는 유일하게 갖고 있는 겨울 정장을 입고 갔다가 땀이 비 오듯 흐르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면접을 보러 전남 여수를 다녀오느라 교통비만 10만 원을 썼다. 그는 “취업준비생에게 가장 부족한 건 돈”이라며 “미래를 저당 잡히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정말 싫다. 그 시간에 빨리 취업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취성패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구직수당이 목적이 돼선 안 돼” 취업준비생들이 모두 구직수당을 무작정 환영하는 건 아니다. 취성패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목진혁 씨(27·명지대 일문과 졸업)는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취성패에 참여해 서비스를 받은 뒤 올해 5월 일본계 무역회사 영업사원으로 취업했다. 목 씨는 그동안 취성패의 단계별 과정을 착실히 이수했다. 1단계 상담에서 적합 업무를 발굴했고 2, 3단계에서는 직업훈련으로 맞춤형 교육을 받았다. 기업에서 면접을 본 다음에는 상담사와 함께 낙방 요인을 분석해 단점을 보완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취업에 자신감을 얻었다. 다만 목 씨는 추경 예산 통과 전 취성패를 이수해 구직수당을 받지 못했다. 목 씨가 가장 아쉬웠던 점은 취성패를 통해 외국계 기업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본인이 직접 정보를 수집해야 했다. 취성패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고용센터의 경우 국내 기업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목 씨는 ‘심리적 안정감’을 취성패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취성패 과정에 들어가면) 아무리 떨어져도 계속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취업에 성공한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며 “취업준비생으로서 느끼는 불안감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목 씨는 구직수당을 받는 게 취성패 신청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취업준비생 시절 부모님에게 매달 50만 원의 용돈을 받았다. 목 씨는 “구직수당을 받으면 부모님에게 분명 덜 기댈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취업 지원 서비스가 주가 돼야 할 취성패가 구직수당 지급 창구로 악용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취준생 입장에서는 구직수당이 반갑지만 결국 국민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 취업이라는 취성패의 진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끔 정부가 서비스의 질을 한층 더 높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양길성 인턴기자 중앙대 사회학과 졸업}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를 전면 폐기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고소득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탈(脫)시간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미국의 ‘화이트칼라 규제 예외(white collar exemption)’ 정책을 본뜬 탈시간급제는 근로시간이 아니라 성과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제도다. 일이 많으면 초과수당을 받지 않고 일을 더 하는 대신 일이 없으면 하루 1, 2시간 근무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기관 외환딜러, 애널리스트, 컨설턴트 등 연간 소득 1075만 엔(약 1억1087만 원) 이상 근로자(일본 전체 근로자의 약 3%)만 적용 대상이다. 일단 고소득 근로자부터 근로시간을 규제하지 않고 철저하게 성과만을 기준으로 연봉을 산정하겠다는 의도다. 일본은 ‘평생직장 개념’이 여전히 남아 있고, 한국처럼 연공서열과 근로시간에 따라 임금이 늘어나는 급여체계를 운용하는 기업이 많다. 주요 선진국보다 일도 더 많이 한다. 주 49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 비율은 일본이 21.3%로 독일(10.1%)이나 영국(12.5%) 등보다 높다. 일본 정부는 탈시간급제를 도입하면 근로시간과 연공서열에 얽매여 하락한 생산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의 획일화된 근로문화를 바꿔 근로자들이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쓰면 일·가정 양립 문화도 촉진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노동계의 반대다. 일본 정부는 2015년 이미 탈시간급제를 포함한 노동기준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야당과 노동계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과로사를 촉진시키는 법안”이라고 맹비난하며 반대해 개정에 실패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노동계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 연간 104일 이상의 휴일 보장안과 근로시간 단축안을 개정안에 함께 포함하기로 했다. 탈시간급제와 휴일 보장안 등을 패키지로 처리하자는 제안이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산하 노조의 반대로 일단 이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나 정부와의 협상 가능성은 계속 열어두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현재 26개인 근로시간 특례 업종을 10개로 줄이고, 주당 최대 68시간이던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공공기관에 도입한 성과연봉제까지 즉각 폐기할 방침이어서 연공서열식 임금체계가 더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노동계에 당근을 줄 때 주더라도 양보를 얻어내는 방식으로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에 대해 징벌적 배상 성격의 부가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가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하는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이른바 ‘2대 지침’은 9월 중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11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답변서에서 “지난해 국내 전체 임금체불액이 1조40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임금체불)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자는 “국회와 논의해 징벌적 배상 성격의 부가금 제도를 만들겠다”며 “(임금체불 혐의에 대해) 반의사불벌죄를 제한 적용하고 임금체벌 사업주에 대해 공공부문 입찰 제한 등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 근로자의 체불 임금액은 1조4286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김 후보자는 2대 지침을 취임 직후 즉각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 분야 공약의 이행상황과 계획을 묻는 환노위원들의 질문에 “2대 지침을 9월 중 폐기하겠다”고 했다. 2대 지침이란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의 핵심 정책으로 저(低)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담고 있다. 노동계는 그동안 ‘쉬운 해고’와 성과연봉제 도입의 근거가 된다며 2대 지침 폐기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김 후보자는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합법화 문제에 대해 “국제수준에 맞는 노동기본권 확대 및 사회적 갈등 해소 차원에서 합법화를 전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도 “차후 갈등소지를 없애기 위해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과 연계한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전교조와 전공노에 대한 고용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노동계의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다. 통보 처분을 취소하는 방식이 아닌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을 개정하고 ILO 협약을 비준하는 방식으로 두 노조를 합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 월급 157만3770원으로 확정 고시됐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올해(시급 6480원)보다 1060원(16.4%) 인상한 7530원으로 4일 관보에 고시했다.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급으로는 주휴수당(한 주 소정근로를 개근한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유급휴일에 대한 수당)을 포함해 157만3770원이다. 내년도 최저임금도 지난해처럼 시급과 월급이 함께 고시됐다. 사업주들이 월급을 지급할 때 주휴수당도 꼭 포함해서 지급하라는 취지다. 최저임금법상 고용부 장관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확정한 후 최소 10일 이상 이의 제기 기간을 둬야 한다. 이의 제기가 들어오면 고용부 장관이 수용 여부를 판단한 뒤 매년 8월 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 고시한다. 이에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이의 제기 기간인 지난달 20~31일에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고용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는 5일이 토요일이라 하루 앞선 4일 고시하게 됐다”며 “전원회의에서 모든 위원이 참여하는 표결로 결정하는 등 절차상 하자가 없기 때문에 최저임금위의 결정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고용부가 최저임금위의 결정을 뒤집은 적은 없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
정부가 퇴근 후 스마트폰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업무지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과잉 입법’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법이 아닌 지침을 시행한 뒤 근로감독 등을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고용노동부는 근무시간 외에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메신저, 문자메시지, 전화 등으로 업무 지시를 내리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고용부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노사 양측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프랑스 등 선진국의 사례를 수집할 예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근로자 1000명을 조사했더니 740명이 “퇴근 후 업무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급한 업무 처리로 인한 연락은 42.2%에 불과했고, 55.4%는 습관적으로 이뤄진 연락이었다. 김기선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지난해 근로자 2402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들의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초과근로시간은 주당 11시간을 넘었다. 프랑스는 근로자 50명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퇴근 후 업무연락 금지’ 조항을 노동개혁법안에 포함시켜 세계 최초로 시행 중이다. 사측은 근로자가 퇴근 후 회사와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회사는 근로자가 퇴근한 후 전화는 물론이고 SNS, e메일, 인트라넷 등 모든 소통경로를 차단해야 한다. 다만 퇴근 후에도 불가피하게 연락을 해야 할 특수성이 있다면 노사가 합의해 방식을 정하면 된다. 독일도 2012년부터 ‘안티스트레스법’ 제정 논의를 진행 중이고 폴크스바겐은 퇴근 30분 후 회사 스마트폰 e메일 기능이 아예 차단되고, 출근 30분 전 재가동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한국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근로시간 외에 SNS 등을 통한 업무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민간에서는 LG유플러스와 경기 광명시 등 일부 대기업과 지자체가 심야시간과 휴일에 업무 목적으로 카카오톡 연락을 금지하는 매뉴얼을 운영하고 있지만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고용부는 한국은 법으로 규제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장시간 근로 문화가 고착돼 있어 ‘과잉 규제’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법이 시행되더라도 사문화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용부는 법보다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공공과 민간 부문에 시행한 뒤 근로감독과 지도를 통해 개선해나가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재벌 해체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종 노동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대등한 노사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신호가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라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위원장에게 보낸 옥중편지에서 “무소불위 권력이 돼버린 삼성과 승부를 보지 않고는 이 땅에 경제민주화도, 노동 존중 세상도 구호로만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이건희가 갑자기 쓰러지지 않았다면 정경유착, 부정부패 진실들이 드러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8월 중에 이재용 선고가 있을 거라고 한다. 당연히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하고 이 나라의 적폐가 되어버린 재벌체제를 해체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또 “감옥에서 이재용을 만난다면, 대를 이어 저지른 죗값을 조금이라도 반성한다면 노조를 인정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 하라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편지는 1일 밤 민노총 페이스북에도 게재됐다. 공공부문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 각종 노동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알아서 개혁을 하라고 하고, 청와대에서 호프 타임을 가진 재벌들은 생색내기에 바쁘다”며 “촛불정부를 자임한다면 노동 적대 정책을 즉시 폐기하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대로 노조를 인정하고 대등한 노사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직언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그런 신호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에서 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형이 확정돼 현재 춘천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한 위원장은 7월 사회적 총파업을 앞둔 6월 말에도 옥중서신을 통해 “징기스칸의 속도전으로 개혁을 밀어붙이자”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한 위원장의 사면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장시간 근로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근로시간 특례 업종을 26개에서 10개로 축소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노동계의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영세상인이 많은 음식점업 등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이어 근로시간 특례까지 없어지게 되자 “우리만 죽으라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1일 “적폐 해소 0순위였던 특례업종 제외에 대한 국회의 의지를 적극 지지한다”며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무의미한 당쟁으로 번지지 않기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특례 업종으로 유지되는 택시기사노조들은 강력 반발했다. 양대 노총 택시기사노조는 성명을 통해 “하루 평균 13∼15시간 운행하는 택시노동자들은 일반 버스보다 교통사고의 위험에 훨씬 많이 노출돼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대선 당시 30만 택시기사의 생존권을 보장하겠다던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강력한 저항’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이어 근로시간 특례 폐지까지 맞닥뜨린 영세상인들은 “장사를 하지 말란 얘기”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은평구에서 직원 5명을 고용해 순댓국 가게를 운영 중인 김순은 씨(26)는 “종업원이나 사장이나 둘 다 죽으라는 얘기”라며 “(특례가 폐지되면) 직원들은 하루 8시간만 일하고 나머지는 내가 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 씨(50·여)도 “최저임금도 올리고, 근로시간까지 건드리는 것은 자영업자를 궁지로 내몰고 죽으라는 조치”라고 호소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음식값을 올려야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례가 유지되는 방송업에서는 오히려 이를 환영하는 반응도 있었다. 한 주 70시간 정도 일하는 프리랜서 카메라맨 김모 씨(26)는 “우리도 정해진 시간만 일하고 퇴근하고 싶지만 방송 환경이 문제”라며 “근로시간이 정해지면 방송국은 제작비 부담이 늘어 외주를 줄이게 되고, 결국 우리 일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그동안 특례 업종 26개를 전부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해왔지만 내부적으로 일단 1차 목표는 달성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또 국회가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폐지 업종을 더 추가할 수도 있다”고 밝힌 만큼 논의를 더 기다리겠다는 태도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여당의 의지가 강한 만큼 폐지 업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양길성 인턴기자 중앙대 사회학과 졸업}

사실상 ‘무제한 근로’를 가능하게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근로시간 특례 업종이 현재 26개에서 10개로 대폭 줄어들어 버스운전사, 집배원 등의 근로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특례 업종이 줄어드는 것은 1961년 첫 지정 이후 56년 만이다. 그러나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으로 중소기업 및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맞물려 영세 소상공인들이 ‘이중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56년 만의 근로시간 특례 축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31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현재 26개인 근로시간 특례 업종을 10개로 줄이는 데 잠정 합의했다. 근로시간 특례란 노사가 합의하면 일반 근로자의 주당 최대 근로시간인 52시간을 초과해 일할 수 있게 허용하는 제도다. 소위는 이날 2015년 노사정(勞使政) 대타협 때 합의한 대로 우편업과 음식점 및 주점업 등 16개 업종을 특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특례를 유지하기로 한 육상운송업에서 노선버스업을 별도로 분리해 특례 폐지 업종에 포함할 계획이다. 과도한 근무시간으로 졸음운전을 한 광역급행버스 운전사가 최근 경부고속도로에서 대형 추돌사고를 일으킨 데 따른 조치다. 노선버스 외에 택시나 택배운전 등은 근로시간을 강제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특례를 유지하기로 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에 따르면 버스운전사는 월평균 235.7시간 근무해 5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월평균 근로시간(168.2시간·고용노동부 집계)보다 67.5시간이나 많지만 노사 합의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그동안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자동차노조연맹 관계자는 “특례에서 제외되면 월평균 근로시간이 195∼205시간으로 감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버스운전사는 9만2000명에 이른다. 소위는 현재 논의 중인 근로시간 단축안(주당 최대 근로시간 68→52시간)과 특례 업종 폐지를 8월 국회에서 같이 논의할 예정이다. 환노위 관계자는 “8월 21∼25일 소위를 잇달아 열어 두 안건에 대한 일괄 타결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안건이 동시에 통과되면 특례 폐지 업종의 근로자들은 주당 최대 52시간 이상 근무할 수 없다. 환노위는 또 특례 폐지 업종을 더 추가하는 방안도 8월 국회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여당과 정의당은 26개 업종을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중소기업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특수성 감안하고 사업자 부담 덜어야” 여야가 근로시간 특례 업종 대폭 축소와 근로시간 단축에 의견 접근을 이루면서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욱조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특례 업종 조정의 큰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해당 업종들이 특례 업종으로 지정된 특수성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현장 상황을 충분히 조사해 사업자 측 부담도 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례 폐지 업종으로 논의되는 분야들이 대부분 소비자 중심 업종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편의와 업무 특성을 검토해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야는 폐지 업종 가운데 일부 업종의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바로 줄이지 않고 근로시간 한도를 일정 기간 60시간으로 정하는 등 단계적으로 줄여가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60시간 한도 부여 업종은 고용부가 현재 107개 업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근로시간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소위가 이날 특례 업종 축소 안건을 바로 의결하지 않고 8월 국회로 넘긴 것도 고용부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서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태조사를 기반으로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방안을 국회와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곽도영 기자}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사분쟁이 끊이지 않으면서 통상임금의 정의와 기준을 법과 시행령으로 명확히 하자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모든 수당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다른 노동 현안에 밀려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명확한 통상임금 정의 규정이 없다. 1953년 제정 당시 일본의 노동법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면서 규정을 따로 만들지 않은 탓이다. 다만 시행령을 통해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이라고만 정해 놓았다. 이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정의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시행령조차 모호하다 보니 통상임금 범위를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법원이 2013년 12월 “정기적, 고정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만 재직자에게만 지급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결했고, 고용노동부는 2014년 1월 이를 반영한 새 지침을 시행했다. 예를 들어 6월에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을 5월 퇴직자에게 지급하지 않는다면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법과 시행령도 없이 지침만으로 통상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이 판결 당시 제시한 ‘신의성실 원칙’도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통상임금 재산정 때문에 기업이 경영상 중대한 어려움에 직면한다면 과거 미지급분을 소급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일관된 ‘중대한’ 기준이 없고 법원마다 판단이 제각각이라 혼란만 일으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사정(勞使政)은 2015년 9월 대타협 합의문에 “대법원 판결을 토대로 통상임금의 개념 정의와 제외 금품 등의 명확한 기준을 입법화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정부는 대법원 판례대로 통상임금의 정의를 명시하고 통상임금에서 제외되는 구체적인 금품을 시행령으로 열거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대타협이 파기되고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전면에 부상하면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대법원이 그 나름의 지침을 줬지만 사업장마다 판단 기준이 달라 들쑥날쑥한 판결이 나온다”며 “사법부 해석에 의존하기보다는 국회와 정부가 사회적 공론화로 합의를 이끌고 구체적인 시행령을 만들면 혼란을 줄이고 해결의 방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양길성 인턴기자 중앙대 사회학과 졸업}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통상임금 소송이 하반기 산업계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관련 소송에서 패소해 최대 3조 원의 통상임금을 부담하게 되면 위기에 빠진 국내 자동차 업계는 직격탄을 맞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현재 전국에서 제기된 통상임금 소송이 약 200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31일 법조계와 기아차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부장판사 권혁중)는 17일 기아차 노조가 제기한 최대 3조 원의 통상임금 소송 1심을 선고한다. 법조계에선 기아차 사측이 이번 소송에서 불리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 상여금은 근로자 누구에게나 고정적으로 지급돼 통상임금의 요건을 갖췄으니 줘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회사가 어려우니 법원이 ‘신의 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영이 어려울 때 적용되는 신의칙이 인정되면 사측이 패해도 소송 금액 전체나 일부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기아차는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급감해 최대 3조 원의 통상임금을 부담하면 적자도 예상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아차가 적자가 되면 주가 하락과 자금 조달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연구개발(R&D)과 투자가 차질을 빚으며 자동차 연관 산업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선고는 유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재계와 노동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이번 소송에서 패하면 정부를 상대로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하라는 투쟁에 나설 움직임이다. 정세진 mint4a@donga.com·유성열 기자 / 양길성 인턴기자 중앙대 사회학과 졸업}
지난달 300인 이상 대기업의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의 임금 격차도 지난해보다 더 벌어졌다. 2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6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신규채용 규모(신입+경력)는 5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00명(7.0%) 감소했다.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과 정부 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민간 채용 시장은 좀처럼 온기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채용 규모는 63만3000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5만3000명(9.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체노동력조사는 고용부가 전국 1인 이상 사업체 2만5000곳을 조사해 국내 노동시장의 전체 종사자 수와 급여, 근로시간 등을 추산하는 것으로 매달 발표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기업의 채용 규모가 다소 줄긴 했지만 대기업의 전체 종사자는 2만5000명이 증가해 전반적으로는 고용 규모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3만4000명), 도소매업(1만2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5000명) 등에서 채용 규모가 늘어났다. 협회 및 단체·기타 개인 서비스업(7000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6000명) 등은 감소했다. 특히 상용직(1년 이상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는 근로자)과 임시·일용직(1년 미만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는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41만7000원으로, 임시·일용직(149만6000원)보다 192만1000원 많았다. 이는 지난해 6월(188만2000원)보다 임금 격차가 3만9000원 더 벌어진 것이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업의 일자리 상황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지난해 6월보다 3만3000명이나 종사자가 줄었다. 지난해 1월 이후 18개월 연속 감소세다. 중국업체의 저가공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통신장비 제조업도 3000명 감소했다. 5월(5000명 감소)보다는 감소 폭이 다소 줄었다. 조선업과 통신장비 제조업 일자리 사정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전체 제조업 종사자 수는 1만1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내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이 22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청년 구직수당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하지만 모든 청년에게 아무 조건 없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구직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신청해야 한다. 22일 기준으로 ‘취업성공패키지’(4단계로 구성된 정부의 취업지원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일명 ‘취성패’라 부름) 3단계(취업 알선)에 참여하는 만 34세 이하 청년이 구직수당 지급 대상이다. 1단계(진단 및 경로 설정)와 2단계(직업훈련)에 참여 중인 청년도 3단계에 진입해야 수당을 받을 자격이 주어진다. 월 30만 원까지 석 달간 지급되며, 고등학교 3학년은 매달 20만 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2019년부터는 6개월간 월 50만 원으로 수당과 지원 기간을 늘릴 예정이다. 수당을 받으려면 매달 월별 구직활동 계획서와 이행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실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들로 지원 대상을 한정한 것. 절차도 까다롭다. 먼저 전국 지방고용노동청과 ‘상호의무협약’을 맺어야 한다. 정부 지원을 받는 대신에 구직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하는 절차다. 협약 체결 5일 이내에 구체적으로 구직활동이 2회 이상 포함된 계획서를 제출하고, 한 달 후 결과보고서와 수당신청서, 다음 달 구직활동 계획서를 제출하면 상담사 점검을 거쳐 일주일 안에 구직수당이 지급된다. 구직활동 계획서에는 이력서 제출 여부, 필기시험이나 면접 응시 여부, 면접 특강 수강 내용 등을 적으면 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이런 ‘의무’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3단계 구직 활동 중 취업에 성공해도 수당은 그대로 지급된다. 다만 서울시와 경기 성남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수당을 이미 지급받은 청년은 취성패 구직수당을 받을 수 없다. 정부 수당과 지자체 수당 등 둘 중 하나만 선택해 신청해야 한다. 구직수당 중복 수급 사실이 확인되면 부정수급으로 인정돼 정부가 지급한 수당을 환수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일자리 사업 통합전산망을 통해 중복 지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카페에서 현재 시급 7500원 받으며 일한다. 사장은 최저임금이 이번처럼 오른 적이 없다며 앞으로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겠다고 했다.”(취업준비생 신수민 씨·24·여) “임금이 오르면 노동자의 사기도 오르지 않나. 최저임금이 대폭 올랐으니 더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취업준비생 강민우 씨·26) 20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의 한 강의실. 취업준비생 4명이 모여 최저임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대체로 최저임금 인상 자체에는 찬성했다. 다만 노동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강하게 제기했다. 3년째 취업을 준비 중인 오수영 씨(26·여)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노조도 임금을 올리자고 할 것이다. 기업은 신규 채용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2018년 적용 최저임금 시급이 7530원으로 사상 최대 인상폭(1060원·16.4% 인상)을 기록하면서 취업과 재취업에 나선 청년과 장년층 모두 폭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다. 동아일보는 서울시내 주요 대학가와 노량진 고시촌에서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과 대학 청소용역 근로자 등 10여 명을 만나 최저임금을 둘러싼 진짜 속내를 들어봤다.○ 허탈감에 빠진 공시생들 올해 9급 1호봉 공무원의 기본급은 139만5800원. 직급보조비(12만5000원)를 더해도 152만80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월급(157만3770원)보다 적다. 물론 공무원 급여는 여기에 각종 수당이 더해지고 보통 최저임금보다 높게 유지하기 때문에 최저임금보다 적을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하급 공무원의 ‘노동 가치’가 아르바이트생과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는 ‘허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56 대 1의 경쟁을 뚫고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유모 씨(25·여)의 이달 실수령액은 197만 원. 초과근무 20시간과 직무수당 등을 모두 합친 금액으로 이를 제외하면 내년도 최저임금 월급보다 낮은 수준이다. 유 씨는 “같이 일하는 근로장학생이 있는데 월급이 우리와 비슷하거나 가끔 많을 때도 있다”며 “죽도록 공부해 합격한 건데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 급여도 당연히 큰 폭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3월부터 노량진 고시촌에서 공무원시험 준비를 시작한 이예린 씨(22·여)는 노력과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 씨는 “편의점 일과 공무원 일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길게는 3년가량 공부해야 공무원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데 9급 기본급보다 최저임금이 많아졌다니 허탈하다”고 했다. 청년들 사이에선 업주들이 앞으로 최저임금을 더 지키지 않을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넓게 퍼져 있다. 강휘호 씨(25)는 지난 3개월간 일한 카페를 최근 그만뒀다. 업주에게 주휴수당(1주간 소정근로를 개근하면 지급되는 유급휴일에 대한 수당)을 요구했다가 관계가 껄끄러워졌다. 강 씨는 “돈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을 거면 차라리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최저임금은 바라지도 않는다. 업주들이 근로계약서나 제대로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금 인상으로 구조조정 공포 커져 “항상 남는 게 없어요. 여행은커녕 외식도 못해요.” 최근 시급 830원 인상(인상 후 시급 7780원)을 요구하며 용역업체(100원 인상안 제시) 및 학교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연세대 청소 근로자들의 입장은 강경했다. 내년 최저임금 시급인 7530원을 받더라도 한 가구가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최저생활도 유지하기 힘든 만큼 시급 1만 원이 될 때까지 계속 큰 폭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학교에서 14년 동안 일한 김모 씨(67)는 “주휴수당, 연차수당, 식대까지 다 포함해도 164만2057원밖에 손에 쥐지 못한다”며 “나도 가끔 아내와 외식을 하고 여행도 가보고 싶다”고 했다. 손모 씨(67·여)도 “우리는 대부분 가장으로 자식들 공부시키느라 한 푼도 저축하지 못했다. 노후 대비도 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모두 노조(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에 가입돼 있고 노조는 근로자들을 대표해 용역업체 및 학교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같은 지부 소속인 이화여대 청소 근로자들은 이달 19일 학교 측과 시급 7780원에 잠정 합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고용이 보장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이 오르면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경비원 노희상 씨(61·월급 180만 원)도 좌불안석이다. 이 아파트는 자동 보안 시스템을 도입해 경비원을 4명으로 줄였다. 노 씨는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바로 우리 임금까지 오르진 않는다”며 “최저임금이 올랐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더 내보낼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대화도 잠시,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재활용 쓰레기 분리작업을 하는 노 씨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송 맺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양길성 인턴기자 중앙대 사회학과 졸업}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최봉열 ㈜뉴젠스 대표(50·사진)를 7월의 기능한국인으로 25일 선정했다. 최 대표는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특수가스 배관 시공 기술인이다. 어린 시절 꿈은 체육교사였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 대신 경북 김천직업훈련원에 들어가 건축배관 기술을 익혔다. 졸업 후 SK하이닉스와 아남반도체(현 동부하이텍) 같은 대기업에서 일하며 국가기술자격증 10개를 취득하고 우수기능인으로 선정되는 등 기술과 경력을 착실히 쌓았다. 2014년 10월에는 반도체 특수가스 배관 시공 전문기업(뉴젠스)을 직접 설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공사를 연이어 수주하며 2015년 47억 원이던 매출을 올해는 벌써 180억 원(5월 기준)까지 늘렸다. 최 대표는 청년 채용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전체 직원 34명 가운데 20, 30대가 29명에 이른다. 고졸 직원들이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일학습병행제도 도입했다. 최 대표는 “기술만 있다면 정년 걱정 없이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며 “많은 청년이 본인만이 가질 수 있는 기술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