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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 3% 확실시’, ‘3년 만에 무역 1조 달러 가시화’, ‘국민소득 3만 달러 내년엔 무난’. 연말을 앞두고 이처럼 국내 경제지표 곳곳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들이 느끼는 매서운 고용 한파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1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보다 높았다. 경기와 고용 시장의 괴리에는 경기 상황이 뒤늦게 반영되는 고용지표의 특성, 대·중소기업 간 격차 등 구조적인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취업준비생이 대거 ‘안정적인’ 공무원시험에 몰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취업원서를 내는 순간 통계상으로는 취업준비생에서 실업자로 신분이 바뀌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일자리가 관건”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실업률은 9.2%로 집계됐다. 이는 실업자 기준을 ‘구직기간 4주’로 바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8.8%)보다도 0.4%포인트 높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1.4%로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수출, 성장률, 소득 등 지표가 나아지는데도 이처럼 청년실업률이 치솟는 것은 구조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우선 실물경기 개선 효과는 고용지표에 시간차를 두고 반영되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소한 6개월은 지나야 그 효과가 고용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도 청년실업 문제를 키운 요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으로 일컬어지는 300인 이상 기업의 월 임금 총액은 495만4000원인 반면 300인 미만 기업은 251만 원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월 임금 총액에는 급여, 성과급 등이 포함됐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청년실업은 경기가 안 좋아 생기는 문제라기보다 워낙 좋은 일자리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중소기업 간 성과공유제 등을 통해 격차를 줄여나가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대 후반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일자리 경쟁을 치열하게 만든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출생률이 비교적 높았던) 베이비붐 세대 자녀들이 20대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활발히 구직활동에 나서면서 취업자와 실업자가 같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인기도 실업률 상승 요인 정부의 공무원 추가 채용도 역설적으로 청년실업률을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방직 공무원 추가 채용에 응시하는 청년이 많았던 것도 실업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통계에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았던 취업준비생이 원서를 내며 대거 실업자로 포함된 것이다. 실제로 10월 20∼27일 지방자치단체들이 진행한 추가 채용 응시자 16만4000명 가운데 청년이 9만6000명이나 됐다. 내수 회복세가 아직까지 청년이 많이 유입됐던 산업에까지 이어지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8000명 감소하며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도 지난달 1만6000명 줄며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두 산업은 제조업과 함께 대졸, 고졸 청년들이 가장 많이 취업하는 분야다. 한편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2684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두 달 연속 20만 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경기 흐름이 좋아지는데도 이 같은 모습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펴낸 보고서 ‘2017년 노동시장 평가와 2018년 고용전망’에서 개선되는 경기 흐름에도 불구하고 내년 연평균 취업자 수는 올해 예상치보다 8.6% 감소한 29만6000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연구원은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세가 본격화되는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직장인 김모 씨(35)는 첫째 아들이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나자마자 처가와 걸어서 10분 거리의 집으로 이사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출근을 앞둔 아내 대신 장모님이 아이를 봐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장모님뿐만 아니라 장인어른을 만나고 연락드릴 일도 많아졌다. 하지만 용돈은 시골에 계신 부모님에게 조금 더 보낸다. 김 씨는 “애 봐주신다고 처가에 드리는 ‘월급’을 제외하고 순수한 용돈만 놓고 본다면 내 부모님께 드리는 액수가 더 많다”고 말했다. 애를 키우고 집안일을 할 때 시가(媤家)의 도움을 받는 맞벌이 부부가 10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처가(妻家)의 도움을 받는 경우는 더 늘었다. 하지만 용돈 등 경제적 지원은 처가보다 시가가 먼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통계청이 내놓은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맞벌이 부부 중 시가에서 자녀양육, 집안일 등의 도움을 받는 이들의 비율은 7.9%로 집계됐다. 2006년(14.0%)보다 6.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처가에서 도움을 받는다고 답한 경우는 전체의 19%나 됐다. 처가의 도움을 받는 이들이 갑절이 넘게 많은 셈이다.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부부가 줄고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전화도 처가에 더 자주 했다. 전화나 편지, 이메일 등을 통해 얼마나 자주 연락하느냐는 질문에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처가가 73.4%로 시가(71.5%)보다 많았다. 2006년에는 시가(79.4%)가 처가(72.9%)를 앞질렀는데 10년 사이에 역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처가의 도움을 더 많이 받다보니 연락을 하는 경우도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용돈은 시가에 더 챙겨드렸다. ‘1년 동안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얼마나 자주 해드렸나’라는 질문에 ‘매우 자주 해드렸다’와 ‘자주 해드렸다’라고 답한 비율은 시가가 30.6%로 처가(24.9%)보다 많았다. 다만 그 차이는 10년 전 13.6%포인트에서 5.7%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학력에 따른 임금 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5∼2016년 중졸 이하 학력자의 임금은 144.0% 상승했지만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학력자의 임금은 186.3% 증가했다. 고졸자의 임금도 같은 기간 168.8%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통계청은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초등학교 4∼6학년생의 91.1%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학생(82.5%), 고등학생(64.2%)보다 높은 수준이다. 청소년들의 비만율도 남녀 모두 늘어났다. 특히 남자 청소년은 비만율이 26.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4.3%)보다 높았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유럽연합(EU)이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내년 1월 말 한국을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17개국 명단에서 제외시킬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1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파브리치아 라페코렐라 EU 경제재정이사회 행동규범그룹 의장은 “내년 1월 23일 경제재정이사회가 예정돼 있다”며 “이르면 이때 한국이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페코렐라 의장은 이번 EU의 조세회피처 지정 작업을 총괄했다. 그는 “한국 측이 EU가 지적한 사항에 대해 분명하게 약속하면 언제든지 제외 권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 급파된 이상율 기재부 관세국제조세정책관 등 한국 정부 대표단은 EU 측과 3차례 화상 또는 대면협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EU 측은 “내년 12월 31일까지 우리가 지적한 차별적 요소를 개정하거나 폐지하겠다고 분명하게 약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U는 한국 정부가 외국인투자지역, 경제자유구역의 외국 기업에 법인세와 소득세를 5, 7년 동안 감면해 주는 제도를 ‘문제가 있는 조세제도’로 꼽았다. 하지만 EU 측의 이번 요구는 이미 한국을 명단에 포함시킬 때부터 계속 제기한 내용이어서 한국 정부로선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기재부는 “국제적으로 문제가 없는 제도를 EU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해서 ‘제도를 없애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EU 대사를 면담했다. 기재부 측은 “한국과 EU 사이의 교역 및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유감스럽다는 정부 입장을 EU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 최고경영진과 개별적으로 만난다. 김 부총리는 여러 대기업 가운데서도 지배구조 개선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LG그룹과 가장 먼저 만나기로 했다. 11일 기재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를 방문해 구본준 ㈜LG 부회장 등을 만나 간담회를 연다. 정부에서는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LG 측에선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과 협력업체 대표들이 함께한다. 앞서 8일 김 부총리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대기업도 정부 혁신성장의 중요한 축이다.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산업 분야를 차별하지 않고 만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기재부는 “기업이 투자를 하거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있어 필요한 것들을 듣고 해결 가능한 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간담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대기업 가운데 첫 대화 상대로 LG그룹을 선택한 것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정부 주문에 선제적으로 나선 점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어떤 그룹을 먼저 방문하면 좋을지 대한상의에서 의견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검토한 결과 지배구조 개선, 신사업 투자, 상생협력 등의 측면에서 LG그룹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2003년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하며 대기업 지배구조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부터 ‘LG 의인상’을 제정해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정신을 보여준 ‘우리 사회 평범한 이웃’에게 상금 등을 수여하고 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노무현 정부 때와 같은 규제 완화 조치 등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2003년 경기 파주시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공장 유치를 위해 관련 규제를 일괄 완화해 주기도 했다. 강기룡 기재부 산업경제과장은 “LG그룹이 건의한 내용들 중 정부에서 검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들에 대해선 메시지가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고위 관계자는 “양측이 상호 조율해 신사업 투자, 협력업체들과의 상생, 일자리 창출 등 크게 세 가지 어젠다를 중심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계열사의 CEO들도 함께하는 만큼 계열사별 현안도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김재희 기자}
부동산, 예금 등 최근 5년 동안 상속된 재산의 약 20%가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 주민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납세지별 상속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2∼2016년 서울 강남 3구 주민의 상속 재산은 10조1767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상속 재산(사전 증여 재산 제외) 51조4159억 원의 19.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강남구가 4조6623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3조3985억 원), 송파구(2조1159억 원) 순이었다. 강남구 상속 재산은 부산(3조4111억 원)과 경남(1조2028억 원)을 합한 금액(총 4조6139억 원)보다 많았다. 강남 3구를 포함한 서울 시민의 전체 상속 재산은 23조1692억 원으로 전체의 45.1%였다. 특히 강남 3구의 건물 상속 재산은 3조5884억 원으로 경기 지역 전체의 건물 상속 재산액(3조400억 원)보다 많았다. 상속 재산 중 건물 비율(35.3%)도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내년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임금, 추가 근무수당 등 총인건비가 올해보다 2.6% 오른다.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필요성이 줄어든 접대비 등은 10% 줄인다. 기획재정부는 8일 김용진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8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총인건비 인상률은 올해 인상률보다 0.9%포인트 감소한 2.6%로 결정됐다. 이는 내년 공무원 임금 인상률과 같은 수준이다. 총인건비에는 임금, 급여성 복리후생비, 추가 근무수당 등이 포함된다. 다만 공공기관 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임금이 높은 기관과 낮은 기관의 인상률이 1.6∼4.1%까지 차등 적용된다. 총인건비가 같은 업종의 민간 기업 평균의 90% 이하이고 공공기관 평균의 60%를 밑돌면 4.1%까지 총인건비를 올릴 수 있다. 반대로 임금이 높은 경우 1.6%만 인상해야 한다. 접대비 등 업무추진비는 전년보다 10% 감액해 편성하도록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이 정착하면서 접대비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이들의 처우 개선에 쓰이는 금액도 예산에 반영한다. 이들은 급식비 월 13만 원, 복지포인트 연 40만 원, 명절상여금 연 80만 원 등을 받을 수 있게 된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유럽연합(EU)이 한국을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을 제외하면 태평양 및 대서양의 소규모 섬나라가 대부분이라 단순한 경제적 손실이 아닌 국격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 한국에 씌워진 ‘조세피난국’ 딱지를 떼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이 조세회피국이란 오명을 뒤집어쓰는 동안 대만, 태국, 터키 등 한국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국가들은 EU와 세금제도 개편을 약속하면서 블랙리스트 지정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제대로 대처만 했어도 최악의 사태는 면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7일 EU 조세회피 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국이 EU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를 벗어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U는 연 1회 조세회피 리스트를 수정한다. 명단 갱신은 빨라야 2018년 상반기(1∼6월) 이후다. 기획재정부는 세계관세기구(WCO) 연차총회 참석차 이집트에 출장 간 이상율 관세국제조세정책관을 6일 벨기에 브뤼셀 EU본부로 보냈다. 하지만 기재부 측은 7일 오후까지도 “EU 책임자들을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다음 주에 열릴 한-EU 공동위원회 등을 통해 한국의 생각을 설명할 계획이다. 국제조세 분야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설령 당국자를 만나 설명하더라도 이미 보고서를 확정해 발표한 EU가 한국 편의를 봐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EU는 미국 등 92개국을 ‘예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문제가 있는 조세 제도를 평가하겠다”고 통보했다. 한국은 외국인 투자 기업에 최장 5년 동안 법인세를 감면해 주는 외국인 투자 조세감면 제도가 ‘문제가 있는 조세제도’로 꼽혀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됐다. EU는 2018년 말까지 이 제도를 고치라고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문제가 미국, 중국, 일본에만 편중된 한국 경제외교의 적나라한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기재부 본부에서 공식적으로 EU 관련 일을 맡고 있는 직원은 대외경제국 통상조정과 사무관 1명뿐이다. 그나마 북미 경제협력 등의 업무와 병행한다. 브뤼셀 주EU 한국대표부에 주재하는 재경관 1명이 대(對)EU 채널이지만 동향 및 정보보고 정도의 업무에 그친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EU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경제 당국자가 없는 상태에서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이번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EU의 이번 블랙리스트 등재가 부당하게 이뤄졌다면 한국이 EU와 접촉해 “명단에서 빼 달라”고 요청만 할 게 아니라 국제 사회에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에 한국과 함께 EU 조세회피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파나마는 이날 항의 차원에서 EU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마카오, 튀니지, 나미비아 등은 “EU의 결정이 편향적이며 재정 간섭”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박희창 기자}

“심각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럽연합(EU)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에 한국이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진 6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EU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를 둘러싼 대응이 안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U가 올해 1월부터 블랙리스트 지정 작업을 시작해 대응할 기간이 열 달 넘게 있었지만 공식 문서를 최근에야 보내는 등 부적절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주무 부처인 기재부는 부랴부랴 담당 국장을 유럽 현지에 파견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조세회피국이란 낙인이 찍힌 것 자체를 두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경제외교 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EU는 올 1월 한국 정부에 ‘조세회피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조세제도를 평가하겠다’고 공식 서한을 보냈다. 미국 등 92개국에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 EU가 각국의 세금 제도를 평가해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국가 명단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러 나라가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이 비슷한 평가를 하고 있는데 왜 EU가 나서는가’란 문제 제기를 했다. EU는 올해 2월 “OECD와 G20의 평가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히며 평가를 계속 진행했다. 9월 말 OECD와 G20이 “한국의 외국인 투자 세제 지원 제도는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정리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외국인 투자 지역 등에 입주한 기업이 얻은 소득에서 외국인 투자 비율만큼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제도가 세금 탈루와는 거리가 멀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10월 24일 EU가 한국 정부에 “조세제도를 평가하겠다”며 재차 서한을 보내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벨기에 브뤼셀의 주EU 한국대표부에 나가 있는 재경관(기재부 출신 공무원)에게 ‘EU가 OECD 결정을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으니 확인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2주 뒤인 11월 초 EU는 “독립기관인 EU는 OECD와 기준이 다르다”고 서한을 보냈다. 그제야 기재부는 EU에 “한국은 조세회피처가 아니다”라는 공식 서한을 보내는 등 대응에 나섰다. OECD의 판단만 믿고 있다가 발등을 찍힌 것이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기재부를 포함한 관계 부처에 EU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동향이 보고됐다. 익명의 정부 소식통은 “기재부는 사전 고지를 받지 못했다고 하지만 국제기구 업무 관례상 EU가 그렇게 했다고는 믿기지 않는다. 정부가 안일하게 넘겼던 게 아닌가 싶다”고 귀띔했다. 기재부는 “EU에 조세회피처 명단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이것이 반영되지 않으면 OECD 등에 이번 지정의 부당성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번 찍힌 ‘조세회피처’ 낙인을 완전히 지우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미국 CNN,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이 “한국이 조세회피처로 지목됐다”는 소식을 타전했다. EU는 2018년 중반에 중간 보고서를 내놓고 국가 명단을 갱신하겠다고 밝혔다. EU는 조세회피처로 지목한 국가들에 대해 당장 제재에 나설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EU에서 조세회피처로 지정하면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할 때 EU 국가들이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자연스럽게 한국 투자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EU의 이번 조치에 문제가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만약 한국이 강대국이었다면 OECD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조세제도를 트집 잡아 조세회피국으로 지정하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세회피처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분위기가 강해지는 상황에 올 초부터 EU가 한국 정부에 수차례 서한을 보냈는데도 허술하게 대응한 책임을 피해 가긴 어려워 보인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최혜령 / 신나리 기자}

국세청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사고팔아 생긴 이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세금 부과를 위해 국세청이 개인 간의 가상화폐 거래 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실제 과세를 하려면 세법을 고쳐 근거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논쟁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청 자문기구인 국세행정개혁위원회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5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17년 국세행정포럼’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가상화폐 과세 기준 정립 및 과세 방향을 제안했다. 국세청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이날 나온 방안을 정부 정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김병일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미국 등 해외 가상화폐 과세 현황 분석을 토대로 “개인이 단순 투자 목적으로 가상화폐를 사고팔아 매매차익을 거뒀다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는 가상화폐를 주식 등과 같은 자산으로 보고 관련 소득이 발생하면 양도세를 매기고 있다. 김 교수는 “가상화폐 투기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세금 부과에 대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4월 말 1비트코인당 약 140만 원(국내 거래소 빗썸 기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말 약 890만 원으로 7개월 동안 6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양도세 부과를 위해 소득세법을 개정하든지, 양도세를 매기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거래세라도 매기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매매차익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과세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세금을 매길 뜻을 내비쳤다. 양도세와 거래세 중 구체적으로 어떤 세금을 부과할지는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다. 국세청이 세금을 부과하려면 우선 가상화폐 거래 내역을 파악해야 한다. 한경수 국세청 부가가치세과장은 “거래소가 거래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법에 규정해 어떤 사람이 거래를 했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 부과를 하려면 법령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기재부와 전반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거래소 등록제 도입, 본인확인제 실시 등도 검토한다. 일각에서는 빠르면 내년에 법을 개정해 2019년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정부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인호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정부가 비트코인이 화폐인지 자산인지조차 제대로 정의하지 않으면서 세금부터 매기겠다고 하는 건 앞뒤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상화폐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고 그 틀 안에서 과세를 추진해 나가야 조세 저항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럼에선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오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세회피가 의심되는 거래의 경우 사전에 과세 당국에 신고하도록 하는 ‘사전보고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회계법인 등이 조세회피 거래로 의심되면 신고하거나 또는 정부가 의심 거래를 고시하면 신고할 의무가 부여되는 제도다. 오 교수는 “도입 시기는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의 도입 상황을 감안해 신중히 결정하고 도입하게 되면 국제 거래에 한해 우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국토교통부는 올해 ‘위험도로 개선 사업’에 예산 1174억 원을 쓰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32억 원 늘어난 규모다. 이 예산은 도로 폭이 좁거나 급커브 구간 등이 있어 대형 교통사고가 우려되는 곳의 도로를 고치는 데 쓰인다. 하지만 올 9월까지 집행된 금액은 554억 원(47.2%)에 불과했다. 정부는 집행률을 높이기 위해 현재 집중적으로 도로 공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 사업은 9월까지 집행률이 48.1%에 불과했지만 연말에는 81.5%로 크게 뛰었다. 정부가 연간 예산의 상당 부분을 연말에 몰아서 쓰는 행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인 중앙부처 주요 관리 대상 사업 446개 가운데 9월 말 기준 집행률이 60% 미만인 사업은 63개였다. 이는 전체의 14.1% 수준이다. 거액이 들어가는 사업 10개 중 1개 정도가 3개월간 1년 예산의 40%를 넘게 써야 하는 상황이다. 부처들은 연말에 불용예산이 남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집행률이 44.5%에 그친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사업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임상센터를 어느 병원이 위탁해 운영할지 정하는 등의 관련 절차가 늦어져 설계비 집행이 늦어졌다”며 “연말이면 100% 가까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0억 원의 예산 가운데 202억 원만 쓴 ‘광물자원 개발 융자’도 마찬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사업 내용이 구체화되면 예산을 배정해 주기로 했던 것으로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7월 이후에 작업을 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하고 있고 연말까지 다 집행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사업에서 예산이 남으면 재원이 부족한 다른 사업에 가져다 쓰는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부는 과적 단속 운영 사업에서 발생한 소송에 대한 배상금이 부족하자 ‘위험도로 개선 사업’ 예산 25억4200만 원을 전용했다. 박완규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예산 집행 계획을 세밀하게 짜지 못했다는 뜻으로 이 때문에 꼭 필요한 예산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이 부진한 사업에 대해선 페널티를 주면 나쁜 관행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내년 1월부터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면 성직자들은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할까. 아내와 자녀 1명이 있는 3인 가구 가장인 평균 소득 수준의 목사라면 매달 1330원씩 원천징수로 세금을 떼인다. 1일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종교인 소득 간이세액표’를 공개했다. 간이세액표란 매달 소득에서 세금을 떼는 기준이다. 간이세액표에 나온 금액만큼 소득에서 일단 원천징수를 한 뒤 이듬해 1월 연말정산을 거쳐 세금을 더 내거나 환급받는다. 종교인 간이세액표에 따르면 3인 가구(20세 이하 자녀 1명) 기준 연 소득 2855만 원의 목사는 한 달에 1330원을 소득세 원천징수로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 2015년 고용노동부 조사 기준으로 목사 연평균 소득이 2855만 원이다. 같은 소득의 일반 가구 원천징수액은 1만560원으로 종교인의 8배다. 연 소득 5000만 원, 4인 가구 기준으로 비교하면 종교인과 일반인의 원천징수액은 2배가량 차이가 났다. 종교인은 매달 5만730원을 떼이지만, 일반 근로소득자는 9만510원을 원천징수로 부담한다. 이처럼 종교인과 일반인의 세금 차이가 큰 것은 종교인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종교인은 자신의 소득을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다.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면 소득의 최대 80%까지 공제가 가능해 세 부담이 줄어든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한화생명은 핀테크센터를 중심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0월 회사의 상징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 ‘드림플러스 63 핀테크센터’를 마련했다. 건물 4층에 위치한 이곳에서 스타트업들은 무상으로 사무 공간을 빌려 쓸 수 있고 법률, 회계 및 세무, 지식재산권 등 전문 분야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드림플러스 63에 입주한 기업이 지난 1년 동안 모두 21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내년 3기 스타트업 지원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서초 사옥에도 ‘드림플러스 강남센터’를 열어 스타트업 창업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이 중심이 된 드림플러스 63과 달리 강남센터는 금융을 비롯한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미용, 패션 분야 등 다양한 창업가를 한곳에 모을 방침이다. 현재 입주사를 모집 중이다. 강남센터에선 자체적으로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한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사업에 입문하고 싶어 하는 다른 기업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15개 층에 2500석 규모의 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콘텐츠 창작자와 디자이너를 위한 디지털미디어센터도 구축했다. 한화생명은 강남센터 설립을 계기로 입주 기업들이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 내는 비즈니스모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정은 한화생명 오픈이노베이션 TF팀장은 “드림플러스는 진정성 있는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기업 인수합병 시 고용승계를 하지 않으면 세금납부 연기 혜택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의 정부 세법 개정안에 대해 재계가 난색을 표명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친노동 정책을 잇달아 내놓는 가운데 정부와 재계의 갈등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9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9월 정부가 법인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데 대해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회와 정부에 ‘구조조정 지원세제 개정법안 검토’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전달하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법안은 기업이 다른 기업을 합병할 때 피합병회사 근로자 중 80% 이상의 고용을 3년간 유지해야만 자산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이연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과세이연은 기업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위해 취득 자산을 팔 때까지 세금 납부를 연기해주는 제도다. 기획재정부는 법안에서 합병·분할 등기일 한 달 전에 고용하고 있던 근로자의 80% 이상을 그대로 고용승계하고 사업연도 종료일까지 유지하면 합병법인에 과세이연 혜택을 주기로 했다. 단, 합병·분할 뒤 3년 안에 고용승계 인원이 80% 미만으로 줄어들면 연기했던 법인세를 추징한다. 회생절차, 워크아웃 등을 진행 중인 부실기업은 이 같은 요건 적용에서 제외된다. 기재부는 “인수합병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 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이 법안이 기업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먼저 3년간 고용 80%를 유지하려면 매년 이직률이 평균 7% 선에 그쳐야 한다. 그러나 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견기업의 매년 이직률은 25%에 이른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2013년)에 따르면 이직자 중 76%는 스스로 선택한 ‘자발적 이직’이다. 대한상의는 “근로자가 개인 사정으로 이직하는 등 사유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인세를 추징하도록 해 입법 취지를 벗어난 과잉 규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합병 뒤 새로 고용하는 인원을 반영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대한상의는 합병한 기업의 기존 근로자 10명 중 3명이 개인 사정으로 나가는 대신 3명 이상을 새로 채용해 근로자 수를 유지하거나 더 늘리더라도 무조건 법인세를 추징하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경직된 고용승계 요건 때문에 기업이 피합병회사의 근로자를 줄이지 않는 대신 역량과 관계없이 합병회사의 근로자를 먼저 내보내는 피해 발생도 우려했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기업 간 인수합병이 활성화돼야 기업이 발전하고 어려운 기업도 다시 변화를 꾀할 수 있는데, 이런 규제들로 인수합병이 얼어붙으면 결국 기업 도산과 근로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80%라는 고용유지 비율도 기업 현실을 제대로 다시 조사하고 이직률을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상진 전문위원도 검토보고서에서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요건에 고용승계를 추가하는 것은 기업 경영의 자율성과 효율성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이로 인해 기업 구조조정이 약화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고용환경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고용승계 조건이 기업 간 인수합병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80% 이상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구조조정 세제에 포함돼 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중소기업중앙회에도 의견을 물어봤는데 큰 반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서도 일부 의원이 기업 현실을 무시했다는 문제 제기를 해서 내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이은택 nabi@donga.com / 세종=박희창 기자}

“혼자 흰 지팡이로 걷던 길을 함께 걸으니 더 든든하고 즐거워요.” 시각장애인인 대학교 1학년생 조은산 씨(21)가 웃으며 말했다. 그의 옆에는 안내견 ‘세움’이 얌전히 앉아 있었다. 조 씨는 “올해 2학기 때 세움이를 만났는데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 때도 세움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움이는 삼성화재가 시각장애인에게 분양해준 안내견. 교육받은 순서로는 200번째 안내견이다. 삼성화재는 1993년부터 시각장애인 안내견 지원 사업을 이어왔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세움이를 포함해 올해 11월까지 모두 202마리를 무상으로 분양했고 현재 62마리가 활발히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13일에는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본사에서 안내견 기증식을 열고 누계 분양 200마리 기념 케이크 자르기 행사 등도 진행했다. 삼성화재 보험설계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많다. 2005년 6월 시작한 ‘500원의 희망선물’은 1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500원의 희망선물은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을 판매할 때마다 500원씩 모은 돈으로 장애인 가정 및 시설을 장애인이 생활하기 편리하도록 고쳐주는 사업이다. 올해 11월까지 56억여 원을 모아 263곳의 장애인 가정 및 시설을 지원했다. 참여한 보험설계사는 1만1800여 명에 이른다. 저학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해주고 안전 조끼 등 안전물품을 지원하는 ‘해피스쿨 캠페인’에도 보험설계사 1만2500여 명이 기금 적립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29억3000만 원을 모아 전국 63개 초등학교에서 캠페인을 벌였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올해 한국 경제가 3년 만에 3% 성장률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경기에 대해 느끼는 온도 차이는 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600대 기업의 경기 전망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년 내내 ‘부정적’이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대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0으로 전달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업황 BSI는 2012년 4월(91)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중소기업 업황 BSI는 72로 10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대기업-중소기업 격차(18포인트)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컸다. BSI는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자, 철강, 화학 등에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이들 업종의 대기업이 경제 회복을 이끌고 있고 중소기업은 최근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에 대해 상대적으로 취약해 우려가 커지면서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들은 경영애로 사항으로 △내수 부진(20.8%) △불확실한 경제 상황(15.4%) 등을 꼽았다. 환율이라고 답한 비중은 7.2%로 전달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인한 수출 감소를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력난 및 인건비 상승도 10월보다 1.8%포인트 높은 7.4%가 문제라고 했다. 600대 기업은 다음 달 경기도 어둡게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집계한 결과 12월 전망치는 96.5로 19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월별 BSI 전망치가 100을 단 한 번도 넘지 못한 해는 외환위기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한경연은 “주요국과의 통상 마찰, 북핵 문제, 가계부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명절 특수와 5월 가정의 달 효과도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연평균 BSI 전망치도 93.5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평균 BSI 전망치는 2012년 이후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외환위기 때보다 수출, 외환보유액 등 거시 지표는 개선됐지만 구조 개혁 같은 과제는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기 극복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돌아보고 적극적인 규제 완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 등을 통해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올해 3분기(7∼9월) 1인 가구 소득이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1인 가구 소득은 167만8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감소했다. 이는 2013년 4분기(―3.54%)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해 4분기 2.0% 줄며 감소세로 전환한 1인 가구 소득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1.7%, 2.0% 줄었다. 1인 가구의 소득이 4개 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2009년 1∼4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소득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대폭 감소했다. 3분기 1인 가구의 근로소득은 85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4.4% 줄었다. 전체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이 0.1%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1인 가구의 근로소득은 전체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247만1000원)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고령층 1인 가구 비중이 늘어난 것이 1인 가구 소득 감소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해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가구주는 70세 이상이 17.8%로 가장 많았고 30대(17.6%), 20대(17.2%) 등이 뒤를 이었다. 노인층에게 주어지는 일자리가 대부분 저임금인 데다 일자리를 잡기조차 쉽지 않은 70세 이상이 혼자 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1인 가구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60세 이상 가구주를 둔 가구의 소득 증가폭 둔화도 뚜렷하다. 3분기 60세 이상 가구주 가구의 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1.7% 늘었다. 하지만 증가폭은 직전 분기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24일 세월호 유골 은폐 논란에 대해 “현장에서 악의로 (발견 사실을) 덮자고 했던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야권에서 제기되는 사퇴 요구에 대해선 일단 사태 수습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번 파문으로 김 장관의 사퇴까지 갈 가능성은 낮다는 분위기다.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출석한 김 장관은 “현장에서 비공개로 하기로 한 결정은 결코 일을 빨리 털어버리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니다”며 “장례식이 연기된다고 해서 (정부가) 구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이번 사태가 실무자의 안이한 판단, 조직의 기강 해이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권석창 의원은 “실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게 문제다.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 (과거 야당은) 정권 얘기를 했는데, 지금은 야당이 청와대를 들먹이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제 책임이다. 또다시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때 가서 다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당장은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여당에서는 ‘김영춘 패싱(무시)’ 논란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장관이 지시하고 이행되기까지 만 하루가 걸렸다. 이러니까 장관이 조직적 ‘왕따’를 당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김 장관의 조직 장악력을 문제 삼았다. 같은 당 박완주 의원도 “자칫 잘못하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변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여당은 이번 사건이 정부의 의도적 은폐가 아니라, 보고 체계 부실 문제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박 의원은 “언론에서 말하는 은폐 사건인가, 늑장 보고 사건인가. 언젠간 다 알려지는 사건인데 늑장 보고가 맞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장관은 “늑장 보고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장관이 20일 유골 발견 사실을 보고받고 이틀 뒤에야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장관은 유골 발견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은 데는 일부 유가족의 요청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유가족의 비공개 요청이) 현장수습본부장과 부본부장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수부의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18일부터 시작된 장례 일정에 혼선을 줄 수 있고 가족들의 심리적 충격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해당 사실을 숨겼다고 진술했다. 앞서 이날 오전 김 장관은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에게 “저희가 조사하는 게 미진하면 제3의 상부 기관에 (조사를)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김 장관의 퇴진론이 커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신중한 반응이다.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하며 출범 195일 만에 비로소 조각을 마무리 지은 상황에서 다시 장관 공백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해수부의 감사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입장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희창 ramblas@donga.com·최고야·한상준 기자}
잇따른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수도권 다주택자 3명 중 2명이 집을 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수도권에 집이 있는 101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채 이상을 가진 다주택자 중 66.7%가 집을 팔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3일 밝혔다. 반면 집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라는 응답은 29.8%였다. 8·2 부동산대책 등으로 정부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부동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피데스개발과 대우건설, 한국자산신탁, 해안건축이 공동으로 의뢰해 진행됐다. 갤럽에 따르면 응답자의 43.5%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실제 주택 거래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이보다 적은 21.3%였다. 어떤 상품에 투자할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중복 응답)에 부동산을 꼽은 응답자는 전체의 15.7%에 그쳤다. 예·적금을 선호하는 사람이 75.7%로 가장 많았으며 주식(19.6%)과 펀드(19.6%)도 부동산보다 많았다.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가구는 전체의 30.4%로 집계됐다. 이 중 기존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이사 가겠다는 사람이 86%로 대부분이었다. 한편 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납부 의무자는 1년 전보다 18.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대상자는 전년보다 6만2000명 증가한 4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내야 할 세금은 1조8181억 원으로 2016년보다 1385억 원(8.2%) 증가했다. 국세청은 “올해 주택 및 토지 공시 가격이 상승해 납부 의무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4.39% 올랐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격도 4.44% 상승했다. 고지된 종부세는 다음 달 1∼15일에 내야 하며, 기한 내에 내지 않으면 3%의 가산금을 내야 한다. 지진 등 자연재해로 특별재난지역에 지정된 경북 포항, 충북 청주 괴산, 충남 천안 등지의 납세자 7000명에 대해선 납부기간을 3개월 연장해준다.강성휘 yolo@donga.com / 세종=박희창 기자}
한국의 부패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정도까지만 낮아져도 중장기적으로 실질국내총생산(GDP)이 8% 넘게 증가한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3일 발표한 ‘부패 방지의 국제적 논의와 무역 비용 개선의 경제적 효과’에서 한국의 부패인식지수(CPI)가 OECD 평균인 68.63점까지 향상되면 실질GDP는 8.36%, 수출은 27.29%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투명성기구(TI)의 2016년 CPI 평가에서 한국은 53점을 받아 176개국 중 52위에 그쳤다. 아프리카 소국 르완다보다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부패는 추가적인 사회·경제적 비용 발생으로 자원 배분을 왜곡해 국제경쟁력을 저하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패 척결이 시대적 과제라는 최고 통치자의 단호한 의지, 부패 방지 통제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소통과 공조체제 강화, 부패 공급자와 수요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 정립과 엄격한 처벌 관행 정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7월부터 금융지주와 증권회사는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의심거래를 보고하는 담당자를 임명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 등에 관한 검사 및 제재규정’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와 증권금융회사,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탁업자 등은 의심거래(STR), 고액현금거래(CTR) 보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임명하고, 관련 업무지침을 마련해 교육과 연수에 나서도록 했다. 금융위는 ‘특정금융거래보고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안도 입법예고했다. 금융회사는 법인과 거래할 때 단순히 대표자 이름만 확인하는 게 아니라 실지 명의(성명, 주민번호)를 검사해야 한다. 동명이인일 때 이름만으로 식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김성모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혁신성장 전략회의’가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경제 정책의 한 축으로 제시했던 ‘혁신성장’의 구체화된 내용들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성장 전략회의에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이하 청와대 주요 참모진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각 부처가 혁신성장을 실현할 정책들을 발표하고, 문재인 정부의 첫 업무보고 때처럼 난상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10월 4차산업혁명위원회 발족식을 통해 혁신성장의 방향과 기조에 대해 밝힌 바 있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소득주도 성장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질적 성장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혁신성장의 큰 비전에 비해 구체성이 떨어지고 각 부처의 후속 대책들이 속도감 있게 제시되지 못했다. 당초 기재부 등 경제부처 중심으로 11월까지 7대 후속대책이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22일 현재 2개밖에 발표되지 못했다. 정부는 혁신성장의 후속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차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경제부처 간 신경전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육성을 통한 혁신성장에 방점을 찍은 청와대와 대기업까지 살펴야 하는 기재부의 인식 차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전략회의를 주재하는 것도 경제부처들의 미온적 대처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장하성 실장과 김동연 부총리가 혁신성장의 기조를 두고 적지 않은 신경전을 펼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전략회의에서는 부처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각 부처 간 혁신성장 후속대책을 평가해 발표 기회를 차등 부여하는 등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다. 또 혁신성장을 통한 각 부처의 일자리 창출 계획에 대한 평가도 진행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각 부처가 구상한 혁신성장의 구체적 내용들이 비교 평가되면서 후속 대책의 윤곽이 잡혀 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 / 세종=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