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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이 대전에 13번째 점포를 연다. 대구신세계 이후 5년 만에 신규 점포를 내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7일 대전 유성구에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를 낸다고 10일 밝혔다. 연면적 28만4224m²(약 8만6000평) 규모로 8개 층으로 이뤄졌다. 193m 높이의 신세계 엑스포 타워도 함께 들어선다. 이 점포에는 쇼핑 매장은 물론이고 각종 체험시설이 들어선다. KAIST 연구진과 손잡고 대전의 특색을 살린 체험형 과학관인 ‘신세계 넥스페리움’을 만들었다. 미디어 아트를 활용한 아쿠아리움, 충청권 최초의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프리미엄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문을 연다. 엑스포 타워에는 호텔과 아트 전망대가 들어선다. 타워 꼭대기에 위치한 아트 전망대에서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시가 열린다. 타워 15개 층은 신세계백화점의 자체 호텔 브랜드인 ‘호텔 오노마’가 운영하며 건물 38층에는 스타벅스가 입점해 ‘제2의 전망대’ 역할을 한다. 구찌, 발렌시아가, 펜디, 보테가베네타, 몽클레르앙팡 등 해외 명품 브랜드도 입점한다. 럭셔리 남성 전문관도 국내 최초로 신규 개점과 동시에 문을 연다. 화장품 브랜드는 총 47개가 입점해 대전지역 최대 규모로 들어선다.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사장은 “지역상권에 최적화된 브랜드를 갖추고 단순 쇼핑 시설을 넘어선 오감 만족 시설로 가득 채웠다”며 “중부지역을 대표하는 백화점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미국 모더나가 8월 한국에 보낼 코로나19 백신을 절반 이상 줄이기로 하면서 백신 접종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 1차 접종에서 모더나, 화이자를 맞은 사람들은 2차 접종이 일괄 연기됐다. 모더나가 하반기(7∼12월) 국내 접종의 주축 백신인 만큼 계획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11월 집단면역 목표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급 불안 장기화 우려 정부는 모더나 공급 축소에도 예약을 완료한 사람의 1차 접종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50대는 28일까지, 18∼49세 우선접종 대상자는 다음 달 11일까지 예정대로 접종한다. 모더나 백신은 9일 현재 총 계약 물량(4000만 회분)의 6.1%인 245만5000회분만 국내에 들어왔다. 접종을 하고 남은 분량이 162만 회분 정도다. 8월 모더나 백신이 통보대로 절반 줄어든 최대 425만 회분이 공급되면 최대 587만 회분을 확보할 수 있다. 추후 공급만 이뤄지면 비수도권 50대 등 모더나 백신 접종 예정자의 1차 접종을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모더나 공급이 또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조차 “모더나가 8월 물량의 절반 이하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40%가 올지 그보다 더 적은 양이 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급 불안이 장기화되면 9일 접종 예약을 시작한 40대 이하 접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아직 18∼49세에게 어떤 백신을 접종할지 공개하지 못했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 50세 이상에게만 접종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40대 이하에게 사용하는 ‘플랜B’까지 검토하고 있다. ○ 접종 간격 늘리기도 논란 정부는 백신 부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을 2주 더 늘리기로 했다. 지난달 접종 간격이 3주에서 4주로 한 차례 늘어난 이들 백신은 이번에 6주까지 늘어났다. 18∼49세 일반인, 사업장 및 지자체 자체접종자 등 대상자는 2453만 명에 달한다. 다만 고3 학생 등 대입 수험생과 고교 교직원 72만 명은 기존 3, 4주 간격을 유지한다. 이는 2차 접종 시기를 늦춰 1차 접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영국은 백신 접종 간격을 일괄 8주, 독일은 모더나의 경우 4∼6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와 모더나는 6주 간격으로 접종했을 때의 유효성을 검증한 연구가 없다”며 “2차 접종이 늦춰지면 델타 변이 감염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급 차질에도 “접종 목표 이룰 것”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이날 집단면역 목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전 3600만 명 접종이 목표”라며 “백신 접종 인원을 더 늘릴 것”이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9일 현재 국내 1차 접종자는 2093만 명 이상으로 접종률 40%를 넘었다. 추석인 다음 달 21일까지 약 1507만 명이 추가 접종해야 3600만 명 접종을 달성할 수 있다. 방역 당국 안팎에서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8월 공급 목표 1120만 회분이 제때 들어오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차 접종 인원 늘리기에 ‘다걸기’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며 “고위험군인 50대의 2차 접종을 제때 완료하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박성현 씨(25)는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구찌 가상 컬렉션을 1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캡처 사진을 올리고 자랑하기 위해서다. 박 씨는 “현실에선 엄두도 못 내는 명품을 사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직장인 석지훈 씨(36)는 요즘 로봇청소기에 청소를 맡겨놓고 필름카메라로 일상을 찍는다. 그는 “최신 기술에 의존하면서도 ‘사람 냄새’가 그리워 아날로그 제품을 산다”고 말했다.○ 가상-현실 경계 허문 ‘메타버스’ 시장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방식이 확산되면서 소비생활 전반에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소비혁명이 단순히 빠른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과거와 현재, 제조와 유통 간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는 최근 소비의 흐름인 ‘무경계 현상’을 잘 보여준다. 메타버스에서의 활동은 단순 교류를 넘어 쇼핑, 회의 등으로 영역이 넓어졌다. 올해 디올과 구찌는 제페토와 손잡고 가상 신제품을 출시했고 현대백화점은 VR백화점을 선보였다. 직장인 이유경 씨(24·여)는 “메타버스에서는 나와 닮았으면서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메타버스는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 경험이라는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관련 시장 규모가 2030년 177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원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기술에 대한 도전 욕구가 높은 국내 소비자 특성상 메타버스도 머잖아 모든 연령대가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날로그 기술, 체험 중시하는 젊은층에 어필요즘 소비자들은 최신 기술 못지 않게 과거 기술에도 주목하고 있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하이테크에 비해 기술 수준은 낮지만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이른바 ‘로테크(low-tech)’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바이브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이후 ‘사고 싶은’ 물건 상위 30위에는 애플워치(4위), 아이맥(5위), 폴라로이드(3위), 턴테이블(8위)이 올랐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워치와 폴라로이드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각각 39%와 49%였다. 최신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워치와 과거 기술을 대변하는 폴라로이드가 주력 상품으로 동시에 소비되는 게 최근 시장의 흐름이다. 하이테크만큼이나 로테크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3년간 LP 구매 고객 중 2030세대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다. 최근 무선 이어폰과 LP 2장을 구매한 이형석 씨(29)는 “주로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어 신형 이어폰을 갖고 싶었다”면서도 “디지털 음원과 달리 LP는 ‘만질 수 있는 음악’이라 소장용으로 샀다”고 말했다. 여기엔 ‘콘택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향수도 소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언택트에 지친 사람들이 아날로그 방식을 통해 행복했던 과거를 느끼려는 것”이라며 “체험을 즐기는 젊은층에게 ‘보고 만질 수 있는’ 아날로그 기술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분석연구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의미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유통-물류 간 경계도 흐려졌다. 제조부터 물류까지 전 역량을 갖춘 플랫폼 공룡의 등장에 유통·제조업계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일례로 지난달 한국야쿠르트와 현대백화점이 라스트마일 물류에 뛰어들었다. 이강욱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유통소비재 부문 파트너는 “대형화하는 플랫폼에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유통·제조업은 직접 배송, 개인 맞춤형 서비스 등으로 기존 가치사슬을 뒤흔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국내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민성 씨(32)는 3년째 여름마다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2018년 입사할 때만 해도 차마 하지 못했던 행동이다. 회사에서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하고 있었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차림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 남성 직장 상사가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김 씨는 “입사 2년 차 들어 반바지에 처음 도전할 때도 주변 눈치를 많이 봤는데 우려와 달리 주변에서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이후론 여름마다 즐겨 입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출근 복장을 간소화하자는 논의는 10여 년 전부터 이뤄졌다. ‘쿨비즈룩’이라는 이름의 반팔셔츠와 노타이 등 간편한 옷차림이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바지만큼은 쉽사리 정착되지 못했다. ‘반바지는 격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그런데 그 흐름이 최근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남성 반바지 판매량이 급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 폭염 속 ‘젠더리스 붐’ 타고 남성 반바지 인기 6일 G마켓에 따르면 올 6, 7월 남성 반바지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반바지의 인기는 운동이나 여가생활을 할 때뿐 아니라 출근 복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뉴욕 컨템포러리 브랜드 ‘띠어리’와 네덜란드 남성복 브랜드 ‘수트서플라이’의 올해 남성 반바지 신상품 매출은 지난달 1∼25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20% 신장했다. 최근 남성 반바지 판매량 증가에는 무더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택근무 활성화 등과 함께 ‘젠더리스(Genderless) 패션’ 트렌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젠더리스 패션이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패션을 추구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넓게는 국경, 인종, 나이의 경계까지 허무는 것도 포함된다. 이미 패션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젠더리스 패션이 대세로 자리 잡아 왔다. 프라다는 2022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에서 짧은 길이의 바지(shorts)에 미니스커트(skirt)를 덧댄 ‘스코트(Skort)’를 선보이기도 했다. 펜디 2022 봄여름 남성 컬렉션에서는 여성복으로 여겨져 왔던 크롭톱, 일명 배꼽티까지 등장했다. 젠더리스 패션을 즐기는 스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 6월 공개된 방탄소년단 ‘Butter’의 싱글 앨범 콘셉트 포토에서 지민은 짧은 반바지 위에 킬트(스코틀랜드 전통의상으로 남성이 입는 스커트)를 입고 페이크 퍼 부츠를 신은 스타일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젠더리스 트렌드가 문화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 패션 역시 자연스럽게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디자이너인 간호섭 홍익대 미술대 교수는 “바로크 시대에는 남성이 반바지를, 여성이 긴 치마를 입었다가 산업화가 되면서 오히려 남성이 긴바지를 입고 여성이 종아리를 드러냈다”라며 “남성 전유물이었던 반바지가 여성의 전유물이 됐다가 성과 나이 구분이 없어진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같이 입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3인치 쇼츠 등 갈수록 짧고 과감하게 젠더리스 패션 확산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는 갈수록 더 과감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7인치 기장의 반바지가 인기였다면, 올해는 5인치의 짧은 기장이 유행이다. 짧은 반바지는 시원할 뿐 아니라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해 체형을 보완해 주는 효과가 있다. 색상도 검은색이나 네이비, 베이지 등 무난한 색상에서 다채로워지고 있다. 예컨대 수트서플라이는 무릎 위 짧은 기장과 원턱, 밑단 턴업을 적용한 ‘베닝턴 쇼츠’를 선보였다. ‘슬로웨어’는 팬츠라인 인코텍스를 통해 화이트, 베이지, 레드, 옐로 등의 다채로운 컬러의 반바지 상품을 내놨다. 특히 운동하는 남성들 사이에서는 남성용 쇼츠라 불리는 3인치의 짧은 반바지도 인기다. 각종 스포츠 브랜드뿐 아니라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도 남성용 3인치 쇼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러닝 쇼츠를 비롯해 스포츠 쇼츠가 대중화되면서 일상복으로 입는 반바지 길이도 짧아졌다”라며 “오랜 집콕 생활로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재택근무로 근무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과감하게 짧아진 남성 반바지 수요도 늘었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복장코드 넘어 ‘자율성’의 상징 반바지 위상이 재평가되고 있다 해도 근무복으로 반바지를 택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들은 여전히 있다. 대기업 직원 A 씨(41)는 “사내 규정에는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복장 자율화’라고 돼있지만 외부 미팅에 나가면 반바지를 입은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자유로운 복장을 달가워하는 임원도 별로 없을 거란 생각에 늘 긴바지를 입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 반바지에 ‘자유로움’이라는 의미가 내재돼 있는 만큼 반바지 착용에 얼마나 개방적인지에 따라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기도 한다. 국내 한 대기업 직원인 박승연(가명·31) 씨는 매년 여름 출근할 때마다 반바지를 입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20대, 30대 초반의 젊은 직원뿐 아니라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과장과 차장급까지도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박 씨는 반바지 착용의 장점으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장 먼저 꼽았다. “다른 회사 다니는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래들 중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 비율이 30% 정도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는 회사가 좀 더 수평적이고 깨어있는 조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전문가들도 사내 반바지 문화 확산이 기업 이미지나 조직 문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반바지 허용은 단순히 복장 코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내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상징적인 지표”라며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실용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1990년대 이후 생들에게 의미 있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국내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민성 씨(32)는 3년째 여름마다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2018년 입사할 때만해도 차마 하지 못했던 행동이다. 회사에서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하고 있었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차림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 남성 직장 상사가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김 씨는 “입사 2년차 들어 반바지에 처음 도전할 때도 주변 눈치를 많이 봤는데 우려와 달리 주변에서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이후론 여름마다 즐겨 입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출근 복장을 간소화하자는 논의는 10여 년 전부터 이뤄졌다. ‘쿨비즈룩’이라는 이름의 반팔셔츠와 노타이 등 간편한 옷차림이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바지만큼은 쉽사리 정착되지 못했다. ‘반바지는 격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그런데 그 흐름이 최근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남성 반바지 판매량이 급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 폭염 속 ‘젠더리스 붐’ 타고 남성 반바지 인기6일 G마켓에 따르면 올 6~7월 남성 반바지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반바지의 인기는 운동이나 여가생활을 할 때 뿐 아니라 출근 복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뉴욕 컨템포러리 브랜드 ‘띠어리’와 네덜란드 남성복 브랜드 ‘수트서플라이’의 올해 남성 반바지 신상품 매출은 지난달 1~25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20% 신장했다. 최근 남성 반바지 판매량 증가에는 무더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활성화 등과 함께 ‘젠더리스 패션’ 트렌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젠더리스(Genderless) 패션이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패션을 추구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넓게는 국경, 인종, 나이의 경계까지 허무는 것도 젠더리스 의미에 포함된다. 이미 패션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젠더리스 패션이 대세로 자리잡아왔다. 프라다는 2022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에서 짧은 길이의 바지(shorts)에 미니 스커트(skirt)를 덧댄 ‘스코트(Skort)’를 선보이기도 했다. 펜디 2022 봄·여름 남성 컬렉션에서는 여성복으로 여겨져 왔던 크롭 톱, 일명 배꼽티까지 등장했다. 젠더리스 패션을 즐기는 스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해 6월 공개된 방탄소년단 ‘Butter’의 싱글 앨범 콘셉트 포토에서 지민은 짧은 반바지 위에 킬트(스코틀랜드 전통의상으로 남성이 입는 스커트)를 입고 페이크 퍼 부츠를 신은 스타일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젠더리스 트렌드가 문화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 패션 역시 자연스럽게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패션디자이너인 간호섭 홍익대 미술대 교수는 “바로크시대에는 남성이 반바지를, 여성이 긴 치마를 입었다가 산업화가 되면서 오히려 남성이 긴바지를 입고 여성이 종아리를 드러냈다”라며 “남성 전유물이었던 반바지가 여성의 전유물이 됐다가 성과 나이구분이 없어진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같이 입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3인치 쇼츠 등 갈수록 짧고 과감하게젠더리스 패션 확산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남성 반바지는 갈수록 더 과감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7인치 기장의 반바지가 인기였다면, 올해는 5인치의 짧은 기장이 유행이다. 짧은 반바지는 시원할 뿐 아니라 다리를 길어보이게 해 체형을 보완해주는 효과가 있다. 색상도 검정색이나 네이비, 베이지 등 무난한 색상에서 다채로워지고 있다. 예컨대 수트서플라이는 무릎 위 짧은 기장과 원턱, 밑단 턴업을 적용한 ‘베닝턴 쇼츠’를 선보였다. 슬로웨어는 팬츠라인 인코텍스를 통해 화이트, 베이지, 레드, 옐로우 등의 다채로운 컬러의 반바지 상품을 내놨다. 특히 운동하는 남성들 사이에서는 남성용 쇼츠라 불리는 3인치의 짧은 반바지도 인기다. 각종 스포츠 브랜드뿐 아니라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도 남성용 3인치 쇼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러닝 쇼츠를 비롯해 스포츠 쇼츠가 대중화되면서 일상복으로 입는 반바지 길이도 짧아졌다”라며 “오랜 집콕생활로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재택근무로 근무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과감하게 짧아진 남성 반바지 수요도 늘었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복장코드 넘어 ‘자율성’의 상징 반바지 위상이 재평가 되고 있다 해도 근무복으로 반바지를 택하는 것을 망설이는 이들은 여전히 있다. 대기업 직원 A 씨(41)는 “사내 규정에는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복장 자율화’라고 돼있지만 외부 미팅에 나가면 반바지를 입은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라며 “자유로운 복장을 달가워하는 임원도 별로 없을 거란 생각에 늘 긴바지를 입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 반바지에 ‘자유로움’이라는 의미가 내재돼 있는 만큼 반바지 착용에 얼마나 개방적인지에 따라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기도 한다. 국내 한 대기업 직원인 박승연(31·가명) 씨는 매년 여름 출근할 때마다 반바지를 입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20대, 30대 초반의 젊은 직원 뿐 아니라 30대 말~40대 초반의 과장과 차장급까지도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박 씨는 반바지 착용의 장점으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장 먼저 꼽았다. “다른 회사 다니는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래들 중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 비율이 30% 정도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는 회사가 좀 더 수평적이고 깨어있는 조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전문가들도 사내 반바지 문화 확산이 기업 이미지나 조직 문화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반바지 허용은 단순히 복장 코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내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상징적인 지표”라며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실용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1990년대 이후 생들에게 의미 있게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한국맥도날드의 한 점포에서 폐기해야 할 식자재에 유효기간을 임의로 늘린 스티커를 다시 붙여 재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맥도날드는 공식 사과했지만 식자재 재사용의 책임을 직원 잘못으로 돌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4일 “내부 조사 결과 유효기간이 지난 스티커를 재출력해 부착한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내부 규정에 따라 관련자 인사 조치 등의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언론 보도로 맥도날드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햄버거 빵 등 식자재를 새로 뽑은 유효기간 스티커를 부착해 재사용한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해당 직원의 잘못된 판단으로 빚어진 일로 본사의 지시는 없었다”며 “유효기간 준수 지침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매장 원자재 점검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는 2017년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넣은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사태 이후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을 즉각 폐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홍보해왔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골목. 1층 점포 14곳 중 대기업 브랜드 의류 매장 2곳과 카페 1곳을 뺀 11곳의 문이 닫혀 있었다. 문을 연 카페도 좌석의 약 70%가 비어 있었다. 28년째 이 카페를 운영한 사장 김석수 씨(61)는 “카페는 점심 저녁으로 장사를 할 수 있어 저녁 장사 중심인 술집보다는 사정이 낫다”면서도 “올해 말 임대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명동의 소규모 상가(2층 이하면서 연면적이 330m² 이하인 건물) 공실률은 43.3%로, 1분기(38.3%)보다 5%포인트 올랐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7년 이후 가장 높다. 명동만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1년간 전국에서 술집과 노래방 수천 곳이 문을 닫는 등 ‘자영업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4일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월별 통계에 따르면 5월 말 전국의 호프전문점 등록업체는 2만7840곳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636곳(11.6%)이 줄었다. 선술집 등 간이주점 업체의 수는 1만1612곳으로 같은 기간보다 1900곳(14.1%) 감소했다. 서울 명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신모 씨(41·여)는 “2차 회식을 오던 직장인들이 사라진 데다 최근 저녁시간 2인 이상 모임까지 금지되면서 이번 주 예약은 딱 1개”라며 “대출금 2억 원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데 겨울 전에 이 돈도 바닥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저녁 손님이 많이 몰리는 노래방 역시 1년 새 업체 수가 1554곳(5.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이 제한되며 여행사 수도 4.5% 줄었고 PC방과 예식장 등도 감소했다. 반면 비대면 거래가 늘며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통신판매업체는 전년과 비교해 10만3450곳(34.8%) 늘었다. 술집 대신 카페로 사람들이 몰리며 커피음료점은 같은 기간 1만981곳(16.8%) 증가했다. 펜션 및 게스트하우스와 실내스크린골프점도 각각 22.0%, 13.3% 늘었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이나 여가 활동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한국맥도날드의 한 점포에서 폐기해야 할 식자재에 유효기간을 임의로 늘린 스티커를 다시 붙여 재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맥도날드는 공식 사과했지만 식자재 재사용의 책임을 직원 잘못으로 돌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4일 “내부 조사 결과 유효기간이 지난 스티커를 재출력해 부착한 경우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내부 규정에 따라 관련자 인사 조치 등의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KBS가 맥도날드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햄버거 빵 등 식자재를 새로 뽑은 유효기간 스티커를 부착해 재사용한 사실이 공익신고자의 제보로 드러났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해당 직원의 잘못된 판단으로 빚어진 일로 본사의 지시는 없었다”며 “유효기간 준수 지침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매장 원자재 점검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는 2017년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넣은 ‘햄버거병’ 사태 이후 유효기간이 지난 제품을 즉각 폐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홍보해왔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2.6% 올라 4개월 연속 상승률이 2%를 웃돌았다. 당초 정부는 하반기(7∼12월)에 물가가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2개월 만에 다시 올해 최고 상승률을 보이면서 물가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경기 회복이 불확실한 가운데 물가만 오르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로 작년 같은 달 대비 2.6% 올랐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는 매달 상승 폭을 키워 5월(2.6%) 9년 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6월(2.4%)에는 상승 폭이 다소 줄었지만 두 달 만에 올해 최고치로 돌아간 것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은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 오름세가 더 커졌고, 전기·가스·수도도 상승 전환하면서 물가 상승 폭이 전달보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체감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3.4% 올라 전달보다 상승률이 0.4%포인트 커졌다. 3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던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 7.3% 올라 오름 폭이 줄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7% 올라 2017년 8월(1.8%)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밥상물가에 유가-집세까지 들썩… “하반기도 걱정” 물가 넉달 연속 2%대 상승 폭염 속에서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7월 달걀(57.0%) 마늘(45.9%) 고춧가루(34.4%) 돼지고기(9.9%) 등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9.6% 올랐다. 석유류(19.7%)를 중심으로 공업제품 가격은 2.8% 뛰었다. 전기·수도·가스는 0.3% 올라 상승 전환했다. 지난달부터 주택용 전기요금 할인이 축소됐고 도시가스 요금 인하 정책이 끝난 영향 때문이다. 주거비 부담도 커졌다. 지난달 집세(1.4%)는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가 2.0% 올랐고 월세는 0.8%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2.7% 뛰었다. 재료비 인상 등으로 외식 물가가 2.5% 올랐고, 휴가철을 맞아 호텔 숙박료(2.7%) 휴가 관련 서비스 물가도 뛰었다. 다음 달 추석을 앞두고 민생물가가 치솟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관계 부처 수장들은 앞다퉈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대전 오정농수산도매시장과 이마트를 방문해 계란 등 농축산물 수급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농축수산물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고 폭염, 태풍 피해 등 추가 상승 리스크도 존재한다”며 “추석 전까지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성수품 공급 규모 확대 및 조기 공급, 수입물량 확대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완화로 오름 폭이 축소될 요인이 확대될 것”이라며 아직 정부의 물가 전망치(연 1.8%)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지만 상승 폭이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유가가 3분기(7∼9월)에 정점을 찍고 내릴 것이라는 국제 분석기관들의 전망도 하반기 물가 안정의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 전망처럼 하반기에 물가가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물가 인상을 견인한 밀가루, 석유 등 주요 원자재 값이 더는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코로나19가 장기화돼 원자재 공급망에 차질이 이어지면 올 하반기에도 소비자 물가가 안정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 88%를 대상으로 지급되는 11조 원 규모의 5차 재난지원금이 풀리기 시작하면 한우 등 수요가 늘면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질 수도 있다. 유통업계도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가 9월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식료품에 국한됐던 물가 상승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해외 수출에 따른 수요, 공급 증가 압력도 있어서 물가 상승 기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상황이 나빠지면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경기 침체 속에서 물가만 계속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 교수는 “시중에 풀린 유동성 일부를 회수하는 등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물가가 관리 목표치(연 2%)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오르면서 한국은행이 이달 중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 확대로 플랫폼 기업들이 급성장하자 유통업계가 D2C(Direct to Customer·소비자직거래)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일 풀무원은 비대면 쇼핑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 쇼핑몰을 새로 단장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계열사 단위로 별도 운영하던 쇼핑몰을 한데 모아 통합 온라인 몰을 선보인 것이다. 최근 자사몰들은 라이프스타일 전 영역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추세다. 풀무원은 이번 개편을 통해 신선식품은 물론 일일배송 도시락, 생활·주방·반려용품, 뷰티용품까지 통합 판매한다. 동원그룹도 지난달 자사몰을 개편하며 식품뿐 아니라 생활·주방용품, 유아동 제품 등 13만여 종 상품을 한곳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고객과 직접 거래하는 채널을 구축하는 것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자사몰을 통해 플랫폼으로의 고객 유출을 막으려는 전략이다. 자사 온라인몰 역량을 강화해온 업체들은 성과를 내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일 올해 1∼7월 온라인몰 거래액은 약 2700억 원으로 2017년 온라인몰 개시 이후 누적 거래액의 25%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하고 프리미엄 화장품, 남성용 화장품 등 카테고리별 전문관을 강화해 자사몰 내 고객 접점을 늘려온 결과”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폭염으로 인한 폐사 피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원가 상승 요인이 더해지며 채소값뿐 아니라 육류 가격도 뛰고 있다. 라면과 햄에 이어 과자 등 다른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체감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닭고기(도계·중품) 평균 소매가격은 1kg당 5991원으로 1년 전(4905원)에 비해 22.1% 상승했다. 한 달 전(5315원)과 비교해도 12.7% 올랐다. 돼지고기 값도 오름세다. 국산 냉장 돼지고기 삼겹살(중품)의 평균 소매가격(지난달 30일 기준)은 100g당 2514원으로 1년 전(2378원)에 비해 5.7% 올랐다. 평년(최근 5년간 해당 일에서 최고·최소 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값) 가격에 비해서는 15.4% 뛰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돼지고기, 닭고기 가격이 오르는 데는 최근 폭염이 영향을 미쳤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폭염으로 닭 27만1949마리, 돼지 7184마리, 오리 2510마리 등이 폐사한 것으로 신고됐다. 국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닭은 폭염으로 폐사율이 높아진 데다 중복과 말복이 이어지며 수요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채소와 육류뿐 아니라 주요 가공식품 가격도 연이어 뛰고 있다. 오뚜기, 농심이 최근 라면 가격 인상을 결정한 데 이어 다른 식품회사들도 원재료 값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과자, 햄 등 육가공 제품 가격을 함께 올리고 나섰다. 해태제과는 1일부터 홈런볼 맛동산 버터링 등 대표적인 과자 5종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다. CJ제일제당도 대표 제품인 스팸을 비롯한 20여 종의 육가공 제품 가격을 평균 9.5% 올렸다. 전문가들은 필수재에 가까운 식품의 가격 상승이 체감물가와 소비심리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최근 가격이 오른 가공식품들은 국민들이 두루 먹는 품목이라 사회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누군가는 ‘잃어버린 1년 반’이라 말하는 시대에도 손목 위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파리에서는 파리의 시간이, 뉴욕에선 뉴욕의 시간이 제자리를 지켰다. ‘시간도 하나의 오브제’로 여기며 손목 위에 아름답고 특별한 가치와 이야기를 담아온 에르메스의 남성용 시계 컬렉션은 멈춰버린 일상의 순간에도 감동과 환상, 즐거움이 교차하는 새로운 차원을 선사하는 제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였다.》균형미의 ‘슬림 데르메스’ 새롭게 선보인 ‘슬림 데르메스 GMT’는 2.6mm 두께의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신비로운 블루 다이얼 위에 올려진 시침과 분침이 무브먼트에 맞춰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 위로는 아젠호사가 에르메스를 위해 특별히 개발한 1.4mm 울트라씬 GMT 모듈이 올라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과 현재 머물고 있는 여행지의 낮과 밤을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두 개의 인디케이터도 장착했다. 2015년 에르메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필립 델로탈이 디자인한 슬림 데르메스 라인은 극도의 간결함과 균형 잡힌 형태로 시계의 본질에 다가서고자 했다. 가느다란 선으로 표현된 케이스에 직각 형태 러그를 더했다. 디테일은 섬세한 선으로 살렸다.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필립 아펠로아가 디자인한 숫자는 선과 선 사이에 공간을 남겨 클래식하고도 현대적인 디자인에 화룡점정이 됐다. ‘슬림 데르메스 스켈레톤 룬’은 빛과 질감의 효과를 극대화해 손목을 빛낸다. 기존 슬림 데르메스 컬렉션에 울트라 라이트 티타늄을 더해서다. 티타늄 케이스 위로 귀금속 소재를 사용하고 화이트 골드 크라운을 더하는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미묘한 빛과 질감을 살린 모델이다. 엄격한 기준과 최적의 균형이 적절히 어우러져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모델의 더블문은 에르메스가 표현하고자 하는 우주적이고 꿈같은 시간을 본떠 디자인됐다. 간결하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무광과 광택 마감이 교차하는 짙은 색조의 스켈레톤 다이얼은 다층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 가느다란 시곗바늘과 악어 스트랩의 스티치가 어우러져 완성도를 높였다. 정교하게 움직이는 무브먼트와 스트랩은 모두 에르메스 시계 공방 장인의 손에서 탄생했다. ‘슬림 데르메스 퍼페추얼 캘린더’는 사금석을 배경으로 밝게 빛난다. 우아하면서도 심플한 매력을 내세웠다. 3시 방향에 위치한 흰색 자개 문페이즈는 사금석을 배경에 두고 빛을 발한다. 그래픽 요소를 추가한 다이얼은 티타늄과 로즈 골드 또는 플래티넘을 활용한 케이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슬림 데르메스 컬렉션을 위해 필립 아펠로아가 특별히 디자인한 숫자 폰트는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마감으로 시계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무브먼트의 움직임은 케이스 뒷면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통해 볼 수 있다. 이 무브먼트에는 에르메스의 시계 기술이 집약돼있다. 시계 업계에서도 가장 인정받는 컴플리케이션인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도 더했다. 기계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매월 마지막 날짜를 30일 또는 31일로 자동 조정하며,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윤년 또한 별도 수동적인 기능 조작 없이 표시한다. 수공으로 사면을 깎아 만든 4mm 두께 무브먼트는 낮밤과 듀얼타임, 문페이즈 표시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에르메스 역사 담은 ‘아쏘’ ‘아쏘 리프트 플라잉 뚜르비용’은 파리에 위치한 에르메스 본점이 가진 오래된 역사를 배경으로 탄생했다. 시공간을 초월한 시침이 우리 시대의 시간을 가리키는 셈이다. 두 개의 H가 겹친 모양은 뚜르비용 케이지를 장식하며 본점의 인테리어 디자인과 승강기에도 적용됐다. 이는 1900년대 에르메스 창립자의 손자 에밀 에르메스와 줄리 홀랜드의 결혼으로 맺어진 가문의 결합을 상징하는 모양이기도 하다. 에르메스 매장에 승강기가 설치된 날짜에서 이름을 딴 ‘칼리브레 H1923’ 무브먼트가 아쏘리프트에 동력을 공급한다. 다층 구조로 된 무브먼트 마감과 양각으로 세공된 V형 무늬 모티프가 함께 시계 다이얼을 형성했다. 순수한 장식용 마감이 고급 시계에 차용되는 무브먼트 세공 마감과 만난 것이다. 무브먼트 구성은 전통적인 시계 제작 특수 공법으로 마감됐다. 일부 부품의 비스듬한 면은 손으로 작업한 반면 뚜르비용 케이지 위 두 개의 H 장식과 12시 방향 보석 장식은 경면 연마 기술로 다듬어졌다. 햇살문양을 담은 ‘아쏘 그랑룬’은 짙은 파란색 다이얼로 새롭게 선보인다. 1978년 디자이너 앙리 도리니는 클래식하면서도 독특한 곡선을 사용해 기존 일반적인 라운드 시계의 미적 코드를 탈피했다. 말을 탈 때 딛는 등자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러그 모양, 질주하는 말을 연상시키는 경사진 아라비아숫자는 에르메스만의 진중하고 우아한 감성을 드러낸다. 새 ‘아쏘 그랑룬’은 푸른 다이얼과 짝을 맞춰 스트랩도 짙은 파란색으로 제작됐다. 스틸 케이스와 사파이어 백케이스가 제공하는 우아함을 더욱 강조하는 것이다. 시계의 케이스와 다이얼, 스트랩은 모두 에르메스 시계 제작 공방에서 만들었으며 시계의 시, 분, 초와 모든 캘린더 기능들은 시계에 탑재된 기계식 자동 무브먼트를 따라 움직인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대학생 민예원 씨(24·여)는 지난해 대체육으로 만든 햄버거, 떡갈비 등을 섭렵했다. 조금이라도 육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민 씨는 “지난 한 해 환경 문제와 동물복지가 피부에 와닿아 최대한 고기를 줄이려 한다”며 “대체육이 일반 육류보다 비싸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환경과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체육이 주목받고 있다.○ 육류 대체할 차세대 식품산업으로 부상 국내 대체육 시장은 단순히 콩고기를 시험 삼아 출시하는 초기 단계를 넘어 채식주의자를 위한 대체식품과 가정간편식(HMR)을 대량생산하는 산업화 단계로 진화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수요와 공급이 함께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이다. 일례로 신세계그룹 식품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자체 생산을 기반으로 대체육 시장에 진출한다고 28일 밝혔다. 자체 패스트푸드 브랜드와 HMR에서 올린 대체육 판매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29일부터 대체육 햄을 이용한 샌드위치를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농심은 지난 1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를 내놓았고 대상은 2023년경 배양육 관련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풀무원은 대체 단백질 시장을 겨냥해 다음 달부터 두부로 만든 면 제품을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로 수출한다. 식품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대체육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 시장의 성장잠재력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02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4.3% 성장했다. 한국채식협회가 추산한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150만 명가량으로 2008년의 10배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유망 스타트업 간 협업 사례도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식품 신기술을 개발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롯데그룹도 지난해 말 식품 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152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가치소비’ 트렌드에 수요 급증 대체육이 육류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다. 현재 세계 육류 시장 대비 대체육 시장 비중은 1∼2% 정도지만 가치소비와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신소비 트렌드로 2030년에는 전 세계 육류 시장의 약 30%, 2040년에는 전체 육류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친환경 소비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탄소배출과 환경오염을 가중시키는 가축 사육 등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본보와 빅데이터 분석 업체 바이브컴퍼니 분석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언급량이 가장 높아진 서술어는 ‘쓰레기를 줄이다’(292%)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환경 문제에 관심이 커진 소비자들은 좀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관련 제품을 구매해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간헐적 채식’ 등이 인기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교림 씨(23·여)는 적어도 한두 달은 채식 주간으로 정해 놓고 육류 대신 대체육을 즐긴다. 먹거리도 ‘윤리’를 따져가며 고르기 위해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치와 윤리적 소비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되면서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 나가려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폭염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올 초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폭등한 계란값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시금치 상추 열무 배추 등 채소류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시금치(1kg)의 소매가격은 1만1473원으로 한 달 전 평균 가격(7511원)보다 5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다른 채소류 가격 상승률은 △적상추(100g) 50% △열무(1kg) 26% △오이(10개) 11% 등으로 예년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잎을 먹는 채소인 엽채류는 날씨가 더우면 이파리가 타는 등 폭염 시 피해를 가장 많이 입는다. 올 초 급등한 달걀 가격도 반년째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달 26일 기준 특란 한 판의 소매가격은 7403원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00원 넘게 비싸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소폭 낮은 수준이지만 고병원성 AI로 알을 낳는 산란계가 대규모 도살 처분된 뒤 수급난이 여전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는 영향이 더해져 현재의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폭염에 잎채소 말라… 열무 한단 4000원 밥상물가 급등 주부 박모 씨(62)는 최근 대형마트에서 열무 가격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올 초 2000원대였던 열무 한 단이 4000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가격이 점점 오르니 집에서 열무김치 담그기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채소 값이 크게 오른 데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급등했던 계란 값 수준이 유지되면서 가계의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른 폭염이 지속되면서 잎을 먹는 채소인 엽채류 가격이 특히 많이 오르고 있다. 적상추 100g 소매가격은 26일 기준 1511원으로 한 달 전(1006원)보다 50% 올랐다. 열무 1kg 소매가격도 같은 기간 2391원에서 3008원으로 26% 상승했다. 대형마트에서 야채를 취급하는 한 바이어는 “지금처럼 무더위에 비가 오지 않는 날씨가 지속되면 상추, 열무 등의 이파리가 타버린다”고 말했다. 채소류 수급난이 이어지면 ‘111년 만의 폭염’이었던 2018년 당시의 물가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산 쌀 80kg의 가격은 19만3568원으로 평년(15만7573원)보다 22.8% 비쌌다. 당시 무(45.8%), 포도(47.1%) 등의 가격도 평년 대비 크게 뛰었다. 국승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은 “폭염이 다음 달까지 계속되면 농산물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1∼6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은 이미 30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12.6% 올랐다. 이는 1991년 상반기(14.8%)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된 데다 고병원성 AI로 인한 계란 값 상승 등의 원인이 겹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병원성 AI로 급등했던 집밥 필수 재료인 계란 값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국내에서 사육되는 산란계는 6587만 마리로 1년 전보다 905만 마리(12.1%) 줄었다. 정부는 AI 이후 빈 산란계의 자리를 병아리로 채우고 있지만 아직 계란 공급은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계란이 품절되기도 한다. 유통업계는 단기간 내 계란 값을 잡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산란계 수가 채워져도 알을 낳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붕수 한국계란선별포장유통협회 대전지부장은 “산란계 마릿수가 회복돼도 닭이 알을 낳으려면 6개월이 필요하다”며 “최소 내년 2, 3월까지는 비싼 계란 값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27일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법인 지분 50% 중 17.5%를 약 4800억 원에 추가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신세계는 기존 지분 50%를 포함해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총 67.5%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남은 32.5%는 재무적 투자자(FI)인 싱가포르 국부 펀드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인수한다. 한국법인 최대 주주에 오르며 신세계는 스타벅스 국내 판매 권한을 사실상 독점하게 된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과 스타벅스 간 연계사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관계자는 “국내 스타벅스 운영은 기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해온 대로 안정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며 “미국 본사와의 협력도 확대해 고객에게 더 큰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GIC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스타벅스코리아의 상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거래 시점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기업가치는 약 2조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GS리테일이 당근마켓과 함께 ‘마감할인판매’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27일 밝혔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당근마켓 앱을 통해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각 매장 직원이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금전등록기에 입력하면 고객은 구매 가능한 상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모바일로 결제하면 된다. 마감할인판매는 양사가 자원 손실 문제를 해소하고자 올해 2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진행하는 첫 프로젝트다. 폐기 상품을 줄여 효율적인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폭염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올 초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폭등한 계란값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시금치·상추·열무·배추 등 채소류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시금치(1kg)의 소매가격은 1만1473원으로 한 달 전 평균 가격(7511원)보다 5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다른 채소류 상승률은 △적상추 100g 53% △열무 1㎏ 26% △오이 10개 11% 등으로 예년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엽채류는 날씨가 더우면 이파리가 타는 등 폭염이 지속될 때 피해를 가장 많이 입는 채소다. 올 초 고병원성 AI 여파로 급등한 달걀 가격도 반년 째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달 26일 기준 특란 한 판의 소비자가격은 7403원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00원 넘게 비싼 가격이다. 한달 전에 비해서는 소폭 떨어진 가격이지만 고병원성 AI로 인해 알을 낳는 산란계가 대규모 도살처분된 여파로 수급난이 여전한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는 영향에 더해 현재의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지원기자4g1@donga.com이지윤기자 leemail@donga.com}
LG생활건강이 올해 상반기(1∼6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럭셔리 화장품과 중국 사업이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다. 22일 LG생활건강은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고 실적인 매출 4조581억 원, 영업이익 706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0.3% 늘었고 영업이익은 10.9% 증가했다. 특히 2분기(4∼6월) 매출이 사상 최대인 2조214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사업 부문별로는 화장품 부문 매출이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화장품 부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4.3% 증가한 2조2744억 원, 영업이익은 18.4% 오른 4733억 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후’ ‘오휘’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생활용품 사업 분야 매출은 8.0% 증가한 1조169억 원이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롯데하이마트가 편리한 쇼핑 경험과 업무 환경을 만들고자 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최근 비대면 소비 시장이 확대하는 데 발맞춰 고객과 임직원이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쇼핑하고 일할 수 있도록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고객 편의를 높이고자 비대면 상담부터 강화했다. 매장에 방문하는 것이 번거롭거나 어려운 고객도 원격으로 전문적인 제품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가전제품을 집에 미리 배치해 볼 수도 있다. 롯데하이마트 모바일 앱에서 고객이 210여 개 가전제품 중 원하는 제품을 골라 두고 싶은 공간에 비춰보는 식이다. 제품 실제 규격에 따라 3D로 구현한 가상 이미지를 360도 회전하며 볼 수 있다. 메타버스에 기반한 소통 채널도 구축했다. 가상공간에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이 이뤄지는 것을 뜻하는 메타버스를 통해 고객 또는 내부 직원과 소통하는 것이다. 고객들은 인기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롯데하이마트 자체 상품으로 구성된 ‘하이메이드(HIMADE) 섬’을 만나볼 수 있다. 섬으로 접속하는 주소를 입력한 후 가상으로 전시된 상품을 둘러보고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구조다. 내부 직원 간 소통도 메타버스로 이뤄진다. 5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분기별로 시장 동향을 여러 부서와 공유하는 ‘트렌드톡’을 진행하기도 했다. 50여 명의 직원이 아바타로 화상회의 플랫폼에 참여해 자료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눴다. 롯데하이마트 신현채 전략기획부문장은 ”새로운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살피며 앞으로 더 다양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홈플러스가 장년층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접어든 비대면 시대에서 디지털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장년층이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돕기 위함이다. 홈플러스 문화센터는 지난달 17일 인기 강사 김미경 대표가 운영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MKYU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문화센터에서는 이번 가을학기부터 장년층 스마트폰 교육을 비롯한 각종 온·오프라인 수업이 진행된다. 우선 가을학기엔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강좌가 단독으로 열린다. MKYU 디지털 튜터 과정 수강생 240여 명이 디지털 기기 활용법을 안내하는 ‘디지털 튜터’로 출강한다. 홈플러스는 경력단절여성의 첫 출강을 지원하고자 가을학기 강좌로 올린 수입 전액을 강사료로 지급할 예정이다. 겨울학기부터는 강좌 구색을 넓히고 문화센터 온라인 사이트 내 MKYU 전용관도 운영한다. 기후변화 전문가 자격증 과정을 포함한 MKYU 인기 강좌가 추가로 개설되는 것이다. MKYU 프로그램 전용관 신설 후엔 강사와 수강생들이 소통하고 실습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도 제휴할 계획이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역사회공헌 등 최근 홈플러스가 전개하고 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활동의 일환이다. 앞서 올 4월 홈플러스는 ESG 경영 강화를 선언한 바 있다. 이원경 홈플러스 문화센터팀장은 “인지도 있는 온라인 플랫폼사와 협력해 프로그램 경쟁력을 높이고 ESG 경영 활동에 보태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계층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기획해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배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