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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를 찬 40대 성폭행 전과자가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집에서 여성을 살해하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일산동부경찰서는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박모 씨(46)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직후 박 씨는 모친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고 달아났으며, 모친은 박 씨가 다니는 알코올 의존증 치료센터에 이를 알렸다고 한다. 센터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고양시 일산서구 지하철 3호선 대화역 인근에서 박 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박 씨는 “같이 술을 먹다 말다툼한 뒤 주먹으로 때렸다. 이어 화해하고 잠들었는데 깨어 보니 죽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피해자 부검을 진행하는 한편 피해자와 박 씨의 관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와 피해자가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로 파악됐다”며 “피해자가 경찰에 신변 보호 등을 요청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박 씨는 2013년 울산에서 50대 여성 2명을 성폭행해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해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전자발찌를 찬 40대 성폭행 전과자가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집에서 여성을 살해하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일산동부경찰서는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박모 씨(46)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범행 직후 박 씨는 모친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놓고 달아났으며, 모친은 박 씨가 다니는 알코올 의존증 치료센터에 이를 알렸다고 한다. 센터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고양시 일산서구 지하철 3호선 대화역 인근에서 박 씨를 체포했다.경찰 조사에서 박 씨는 “같이 술을 먹다 말다툼한 뒤 주먹으로 때렸다. 이어 화해하고 잠들었는데 깨어 보니 죽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피해자 부검을 진행하는 한편 피해자와 박 씨의 관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와 피해자가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로 파악됐다”며 “피해자가 경찰에 신변 보호 등을 요청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박 씨는 2013년 울산에서 50대 여성 2명을 성폭행해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해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다. 박 씨는 범행 직후 도주에 앞서 전자발찌를 끊으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한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서울시가 13일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로 열차가 심각하게 지연될 경우 무정차 통과를 시행하기로 한 가운데, 이날 오전 출근길에도 전장연 시위가 진행됐지만, 지하철은 무정차 통과 없이 정상 운행됐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8시 20분경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해 서울역과 사당역을 거쳐 다시 삼각지역으로 되돌아오는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오전 8시 20분경 삼각지역에서 4호선 진접 방면 열차가 5분가량 지연됐다. 서울역에도 4호선 오이도 방면 열차 출발이 2분가량 늦어졌다. 사당역 4호선에서는 지연이 발생하지 않았다. 열차 지연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던 만큼 이날 무정차 통과는 없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이용객 불편을 초래하는 정도의 지연 상황은 발생하진 않아 무정차 통과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장연은 이날 시위에서 서울시의 무정차 통과 방침을 규탄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무정차 통과 대책으로 시민과 장애인을 서로 갈라놓고 혐오하도록 만들지 말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고 말했다. 전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 시위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 열차를 무정차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무정차 통과 기준은 역장이 현장 상황에 따라 종합관제센터와 상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무정차 통과가 이루어질 때 열차 내 안내 방송과 더불어 ‘또타지하철’ 애플리케이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안전안내 문자 메시지는 발송하지 않는다. 전장연은 14일과 15일에도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15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장애인권리예산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1월 2일에 출근길 시위를 계속하겠다고도 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내년에도 ‘20대’라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힘이 나네요.” 1994년 4월에 태어난 의사 한상윤 씨는 내년 6월부터 국내 모든 행정에 ‘만(滿) 나이’가 적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세는나이’(한국식 나이)로는 내년에 30대가 되는데 ‘만 나이’를 적용하면 20대로 1년 반가량 더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법·행정 분야에선 민법에 따라 ‘만 나이’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선 ‘세는나이’, 일부에선 현재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빼는 ‘연 나이’를 사용하는 등 혼선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국회에서 이달 8일 민법 개정안과 행정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내년 6월부터 별도 규정이 없는 경우 계약·법령에 표시된 나이는 모두 ‘만 나이’로 간주하게 됐다. 국제적으로 ‘만 나이’가 일반적이라는 점도 법 통과의 근거가 됐다. 나이 셈법이 바뀐다는 소식에 시민 상당수는 ‘한두 살씩 어려진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씨처럼 출생 연도 끝자리가 ‘4’인 시민들은 반가움을 드러냈다. 1974년생 자영업자 지모 씨는 “40대와 50대가 주는 부담감은 다르다”며 “인생에서 1년을 한 번 더 사는 것 같아 벌써부터 내년이 기대된다”고 반겼다. 하지만 새 나이 계산법에 따라 호칭을 새로 정리해야 하는 등 혼란스러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학생 한상현 씨(22)는 “한 살 차이라도 형, 누나라고 부르는 게 익숙했는데 앞으로는 생일에 따라 나이가 달라질 수 있어 관계가 어색해질 것 같다”며 “한동안은 ‘세는나이’도 함께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도 고민이다. 내년에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걸 어린 자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것이다. 2019년생 자녀를 둔 유모 씨(31)는 “내년에 다섯 살이 된다고 좋아하던 아들에게 네 살을 한 번 더 해야 한다고 하니 아이가 꽤 속상해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최모 씨(35)는 “저학년과 미취학 아이들은 어려지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바뀌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진땀을 뺐다”고 했다. 앞서 법제처가 올 9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만 나이 통일’에 관한 국민의견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6394명 중 81.6%(5216명)가 ‘만 나이 통일을 위한 법 개정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내년에도 ‘20대’라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힘이 나네요.” 1994년 4월에 태어난 의사 한상윤 씨는 내년 6월부터 국내 모든 행정에 ‘만(滿) 나이’가 적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세는 나이’(한국식 나이)로는 내년에 30대가 되는데 ‘만 나이’를 적용하면 20대로 1년 반 가량 더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법·행정 분야에선 민법에 따라 ‘만 나이’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선 ‘세는 나이’, 일부에선 현재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빼는 ‘연 나이’를 사용하는 등 혼선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국회에서 이달 8일 민법 개정안과 행정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내년 6월부터 별도 규정이 없는 경우 계약·법령에 표시된 나이는 모두 ‘만 나이’로 간주하게 됐다. 국제적으로 ‘만 나이’가 일반적이라는 점도 법 통과의 근거가 됐다. 나이 셈법이 바뀐다는 소식에 시민 상당수는 ‘한두 살 씩 어려진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씨처럼 출생 연도 끝자리가 ‘4’인 시민들은 반가움을 드러냈다. 1974년생 자영업자 지모 씨는 “40대와 50대가 주는 부담감은 다르다”며 “인생에서 1년을 한번 더 사는 것 같아 벌써부터 내년이 기대된다”고 반겼다. 하지만 새 나이 계산법에 따라 호칭을 새로 정리해야 하는 등 혼란스러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학생 한상현 씨(22)는 “한 살 차이라도 형, 누나라고 부르는 게 익숙했는데 앞으로는 생일에 따라 나이가 달라질 수 있어 관계가 어색해질 것 같다”며 “한동안은 ‘세는 나이’도 함께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도 고민이다. 내년에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걸 어린 자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것이다. 2019년생 자녀를 둔 유모 씨(31)는 “내년에 5살이 된다고 좋아하던 아들에게 4살을 한 번 더 해야 한다고 하니 아이가 꽤 속상해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최모 씨(35)는 “저학년과 미취학 아이들은 어려지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바뀌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진땀을 뺐다”고 했다. 앞서 법제처가 올 9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만 나이 통일’에 관한 국민의견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6394명 중 81.6%(5216명)가 ‘만 나이 통일을 위한 법 개정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송진호기자 jino@donga.com김윤이기자 yunik@donga.com}

경북 군위군이 내년 7월부터 대구에 편입된다. 대구시는 8일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담긴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3년 7월 1일부터 군위군은 경북도가 아닌 대구시의 일부가 된다. 넓이 614km²인 군위군이 편입되면 대구시 면적은 884km²에서 1498km²로 늘어나 전국 특별·광역시 중 가장 넓어진다. 군위는 현재 경북 의성·청송·영덕과 같은 선거구여서 선거구 조정도 불가피하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은 2020년 7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 후보지로 군위·의성군 공동 후보지를 신청하는 조건으로 추진됐다. 군위군은 신공항을 단독 유치하려 했지만, 군위군과 의성군에 걸쳐 건설하는 안이 대두됐다. 이에 군위군이 반발하자 대구시와 경북도가 군위군에 대구시 편입을 약속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선천적 청각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돌보며 생계를 책임진 어머니를 대신해 남동생들을 보살펴 온 중학생 등이 가천효행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가천문화재단은 24회 가천효행대상 중 ‘심청효행상’ 여학생 부문 대상에 정유미 양(15·순천매산중 3학년), 남학생 부문 대상에 한요한 씨(23·호원대 1학년)를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정 양은 공장을 다니며 생계를 책임진 어머니 대신 집안일을 도맡으며 청각장애인 아버지와 남동생 2명을 돌보고 있다. 한 씨는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지체장애 어머니의 수발을 혼자 책임지고 있다. 가천문화재단은 올해부터 ‘심청효행대상’의 명칭을 ‘가천효행대상’으로 바꾸고 여학생뿐 아니라 남학생도 시상하기로 했다. ‘다문화효부상’ 부문 대상에는 쩐티항 씨(33·여), ‘다문화도우미’ 부문 대상에는 바라카작은도서관, ‘효행교육상’ 부문 대상에는 전주 동암고를 각각 선정했다. 시상식은 14일 가천대에서 열린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경북 군위군이 내년 7월부터 대구에 편입된다. 대구시는 8일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담긴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3년 7월 1일부터 군위군은 경북도가 아닌 대구시의 일부가 된다. 넓이 614㎢인 군위군이 편입되면 대구시 면적은 884㎢에서 1498㎢로 늘어나 전국 특별·광역시 중 가장 넓어진다. 군위는 현재 경북 의성·청송·영덕과 같은 선거구여서 선거구 조정도 불가피하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은 2020년 7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전 후보지로 군위·의성군 공동 후보지를 신청하는 조건으로 추진됐다. 군위군은 신공항을 단독 유치하려 했지만, 군위군과 의성군에 걸쳐 건설하는 안이 대두됐다. 이에 군위군이 반발하자 대구시와 경북도가 군위군에 대구시 편입을 약속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공황장애와 불면증으로 약 3년 동안 준비했던 공무원 시험을 포기했던 우현우 씨(26)는 최근 카타르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보며 다시 도전할 힘을 얻었다고 했다. 우 씨는 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모두가 어려울 거라고 했던 16강 진출을 이뤄낸 뒤 대표팀이 펼쳐든 태극기 속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가 마음에 와닿았다”며 “시험이 주는 압박에 짓눌리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보려 한다”고 했다.○ 새 월드컵 정신은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가 월드컵 이후 폭발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대표팀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에 감동받은 이들이 ‘중꺾마’라는 축약어를 통해 스스로를 응원하는 모습이다. 취업준비생 이성재 씨(26)는 “포르투갈전에서 손흥민 선수가 수비수 5, 6명이 에워싼 상황에서 공을 끝까지 지켜낸 뒤 어시스트까지 하는 모습을 보며 ‘꺾이지 않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마음이 꺾일 일이 많은데 새해엔 ‘중꺾마’의 정신으로 난관을 이겨 내겠다”고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학업, 취업, 운동 등 각자의 목표를 담은 글과 함께 ‘#중요한것은꺾이지않는마음’ ‘#중꺾마’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문구는 원래 게임 프로팀 ‘DRX’의 주장 데프트(본명 김혁규·26)가 지난달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 대회 우승 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프로게이머로선 노장에 속하는 그가 약체 팀을 이끌고 우승하자 감동을 받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그러다 이달 3일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으로 승리한 뒤 관중으로부터 건네받아 펼쳐든 대형 태극기에 쓰인 채 카메라에 잡히면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전문가들은 ‘N포족’ 등 주로 부정적 표현으로 묘사됐던 청년세대 속 ‘내면의 의지’가 월드컵을 계기로 분출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세대가 ‘역경을 견디지 못한다’는 편견이 있지만 ‘입시 지옥’을 버텨낸 성실성과 끈기는 다른 문화권 청년들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며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해내겠다는 결기가 반영된 키워드가 ‘중꺾마’”라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과 주가 폭락, 취업난 등 ‘역경의 시대’를 사는 청년세대가 월드컵을 계기로 느낀 카타르시스와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중꺾마’로 표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응원단 ‘붉은악마’의 카드섹션 문구 ‘꿈은 이루어진다’가 유행한 것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문구가 ‘결과’를 중시하는 내용이었다면 이번 문구는 ‘과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로 한국 대표팀이 승리하지 못한 가나전과 우루과이전, 브라질전에서도 서울 광화문에 모인 거리응원단은 끝까지 대표팀의 멋진 빌드업 플레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직장인 황다영 씨(29)는 “대표팀이 브라질에 0-4로 끌려가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후반전에 골까지 성공시키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결과를 떠나 내용이 보람차고 즐겁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학교 가고 올 때마다 차들이 씽씽 다녀서, 치일까봐 너무 무서워요.” 6일 오후 2시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학동초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만난 5학년 한세영 양(11)은 이같이 말했다. 이 학교는 사방이 모두 차와 사람이 함께 다니는 좁은 이면도로다. 정문 앞 도로 한쪽에 보행전용 공간임을 나타내 주는 노란 실선이 보였다. 하지만 차단봉이나 연석, 펜스 등이 없어 유명무실한 상황이었다. 한 양은 “보행전용 공간 표시선이 있지만 잘 안 지켜진다. 일방통행인데 역주행하는 오토바이까지 많아 무섭다”고 했다. 2일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교 학생이 학교 앞 이면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동아일보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서울의 상당수 초교 주변 이면도로가 언북초 앞처럼 보행 공간이 구분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면도로 보행로 구분 안 돼 위험올 초 서울시는 ‘2022 어린이보호구역 종합관리대책’을 내놓고 초등학교·유치원 등 36곳의 주변 이면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30km에서 20km로 낮추고, 스쿨존 표시가 운전자의 눈에 띄도록 도로를 포장했다. 그러나 동아일보 취재팀이 36곳 중 구로구 오류초, 강남구 청담초 언주초 언북초 등 5곳을 돌아보고 나머지를 포털 거리뷰 등으로 살펴본 결과 학교 담장과 인접한 이면도로에서 차단봉 등의 구조물로 인도와 차도가 모두 분리된 곳은 13곳(36.1%)뿐이었다. 오류초 앞 이면도로 역시 차단봉 등으로 구분된 보행전용 도로가 없었다. 이곳은 2019년 5월 12세 남아가 자동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던 곳이다. 오류초 앞에서 만난 초3, 초4 세 자녀의 학부모 김세희 씨(39)는 차가 갑자기 뛰쳐나와 학생들이 놀라 넘어진 적이 있었다고 했다. 김 씨는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안 돼 있어 항상 불안하다”며 “길이 좁아 인도를 따로 만들기 어렵다면 연석 등으로 차가 침범하면 안 되는 보행전용 공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2일 사망 사고가 발생한 언북초 후문은 이날도 비좁은 차도에 양방향으로 차들이 오갔지만 보행로를 확보할 수 있는 연석이나 차단봉 등은 설치되지 않은 채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가 좁아 차단봉 등 시설물 설치를 위한 간격이 확보되지 않는 곳이 많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 과속방지턱, 카메라 없어 속도 제한 무용지물서울시는 안전한 스쿨존을 만들겠다며 일부 학교 앞 이면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20km로 낮췄다. 하지만 이 역시 과속 단속장비나 과속방지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무용지물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날 오후 취재팀은 제한속도가 시속 20km인 학동초교 앞 스쿨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학생이 골목길을 빠르게 달려오던 차량에 치일 뻔한 장면을 목격했다. 다행히 학교 보안관이 학생을 멈춰 세워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이 스쿨존에는 과속단속장비가 없었고, 과속방지턱은 도로 위로 솟아오르지 않은 채 색깔만 칠해져 있었다. 이 학교 6학년 문진우 군(12)은 “공사트럭들이 달려올 때면 정말 무섭다. 학교 앞에선 제발 차들이 속도를 줄여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쿨존에서는 과속방지턱의 높이와 간격을 규정에 맞게 설치하거나 도로 노면을 울퉁불퉁하게 하는 요철포장을 설치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무게가 450g인 축구공의 움직임을 쫓아 TV 앞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영하의 날씨에도 서울 광화문광장에 나온 축구 팬들은 시린 손을 불어가며 응원의 함성을 질렀다. 태극전사 26명의 카타르 월드컵 ‘알 리흘라(Al Rihla)’가 6일 브라질과의 16강전 이후로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함성에 실었다.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 이름이기도 한 ‘알 리흘라’는 여정(旅程)이라는 의미다. 대표팀이 좋은 기회를 놓치면 아쉬움의 탄식이 쏟아졌다. 브라질 선수들이 한국 골문 가까이에서 슈팅 기회를 잡으면 “안 돼!” 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TV 앞에서, 광장에서 국민들은 이렇게 뜬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광주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도 거리 응원을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았고 해외 교민들도 삼삼오오 모여 태극전사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었다. 5000만 국민의 밤샘 응원을 모를 리 없는 축구 대표팀은 7000km 이상 떨어진 열사(熱沙)의 땅 카타르에서 세계 축구의 절대 강자를 상대로 온 힘을 다해 뛰었다. 이날 오전 4시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의 월드컵 16강 경기 상대 브라질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로 이번 대회 우승 후보 0순위 팀이었다. 한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 브라질과 7번을 싸워 6번을 패했고 한 번밖에 이기지 못했다.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뒀던 대표팀은 브라질을 상대로도 꺾이지 않겠다는 각오로 경기장에 나섰다. 길이 105m, 너비 68m인 그라운드를 각자의 축구화 발자국으로 다 채우겠다고 마음먹은 듯 쉴 새 없이 뛰고 또 달리며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홍명보 울산 감독(53)은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라면 늘 국민들에게 희망과 웃음을 안겨 드리고 싶어 한다”며 “이번 대회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는 대표팀은 그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잠 못 든 대한민국… 영화관-파티룸-호프집서 밤샘 응원 16강 브라질전 ‘뜨거웠던 새벽’“경기 응원하고 바로 출근해야죠”술집들은 영업 연장해 매출 껑충해외동포들도 “오 필승 코리아” “취업한 지 7개월 된 사회 초년생이라 여러모로 막막했는데, 세계무대의 부담 속에서 맹활약하는 우리 선수들을 보고 앞으로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광주 서구에 사는 직장인 김재훈 씨(27)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김 씨는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기 위해 회사에 6일 연차 휴가를 내고 5일 저녁 서울로 올라왔다. 김 씨는 “세상 살기가 팍팍하고 어려운 요즘인데, 태극전사들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줘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새벽 4시 경기에도 “대∼한민국”브라질을 상대로 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이 열린 6일 새벽 시민들은 곳곳에서 밤을 새우며 대표팀을 응원했다. 밤샘 영업한 주점과 브라질전 경기를 중계한 영화관 등에서 응원단은 한마음이 됐다. 서울 중구에 사는 대학원생 정모 씨(27)는 친구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정 씨는 “우루과이전 때는 광화문광장에 갔는데 날씨가 추워 이번에는 친구와 브라질전 영화관 단체관람을 왔다”며 “요즘 사회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는데, 월드컵 대표팀의 활약으로 활력이 다시 돌아온 것 같아 고맙다”고 했다. 평소 같으면 불이 꺼졌을 번화가나 대학가의 주점도 새벽까지 환했다. 대학생 박모 씨(25)는 “친구들과 같이 브라질전을 즐기려고 16강 진출이 확정되자마자 바로 학교 근처 술집을 예약했다”면서 “원래 새벽 3시까지만 여는 곳인데 연장 영업을 한다고 해서 왔다”고 했다.○ 호텔·파티룸에서도 “오 필승 코리아!”호텔·모텔이나 파티룸 등을 대여해 밤샘 응원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광화문 인근 직장에 다니는 이모 씨(26)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했다. 이 씨는 “포르투갈전 때 극적으로 이기는 걸 보고 혼자 보면 아쉬울 것 같아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고 했다. 직장인 김승현 씨(32·경기 용인시)는 직장 축구 동호회원 10명과 함께 용인의 파티룸을 빌렸다. 김 씨는 “2002년에도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이기고 16강에 올라갔는데, ‘어게인 2002’ 느낌이어서 흥분됐다”면서 “휴가는 못 내서 경기를 본 뒤 잠깐 눈을 붙였다가 출근할 생각”이라고 했다. 수도권 지역에서 파티룸 5곳을 대여하는 사업을 하는 서모 씨(40)는 “한 곳에 25명이 들어가는데 서울 신촌 파티룸은 일찌감치 예약이 다 찼고 다른 곳도 대부분 예약이 끝났다”고 했다. 응원 열기는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미국 뉴욕에 사는 박성재 씨(28)는 경기를 앞두고 동아일보 기자와 나눈 메신저 대화에서 “경기가 현지 시간으로 월요일 오후 2시라 오후 반차 휴가를 내고 직장 동료, 한국인 친구들과 술집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한국에서 거리응원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이렇게나마 달래려고 한다. 승패와 관련 없이 16강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고 했다.○ “주인장도 손님도 다 함께 응원”자영업자들은 ‘카타르의 기적’이 낳은 ‘월드컵 특수’를 맞기 위해 전날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5일 서울 강남역 인근을 비롯해 번화가의 상당수 술집들은 영업시간을 브라질전이 끝나는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로 연장한다는 안내 문구를 붙였다. 서울 용산구에서 와인 바를 운영하는 차영남 씨(34)는 “손님들과 다 같이 응원하며 에너지를 느끼고 싶어서 월요일 휴무도 반납하고 늦은 시간 가게 문을 열었다”며 “손님들이 아침까지 드실 수 있도록 북엇국 재료도 따로 준비했고, 출근 때문에 술을 안 드실 분들을 위해 알코올이 없는 음료도 추가로 마련했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송재호 씨(36)는 “가게에 총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5일 오전부터 예약 전화가 계속 들어오더니 오후 3시가 넘어 벌써 100명 이상이 예약했다”며 “강남역 인근 상권이 회사원 위주이다 보니 평소엔 늦은 시간엔 발길이 끊기는데, 요즘 월드컵 기간에는 가게가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매출도 3배 가까이 늘었다”며 웃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할증요금 붙기 전에 빨리 가야 하는데….” 1일 오후 9시 40분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각역 5번 출구. 한파에 옷깃을 여민 직장인 3명이 스마트폰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을 초조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이날부터 서울 택시 심야할증 시작이 ‘0시∼오전 4시’에서 ‘오후 10시∼오전 4시’로 2시간 늘어난 가운데 종각역 일대에선 오후 10시를 앞두고 택시를 타려는 시민들이 줄을 잇는 모습이었다. 반면 할증률이 40%로 올라가는 오후 11시가 지나자 이번에는 번화가에 빈 택시들이 줄지어 대기하는 풍경이 오랜만에 나타났다. 종전에는 일률적으로 할증률 20%를 적용했지만, 이날부터는 매일 오후 11시부터 3시간 동안은 할증률 40%가 적용된다. 시민들은 “부담이 너무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직장인 곽모 씨(41)는 “원래 택시비가 2만 원 정도 나왔는데 지금 앱으로 호출해 본 예상 금액이 2만5000원으로 떴다”며 “일이 늦게 끝나 종각역부터 매일 택시로 퇴근하는데 교통편을 바꿔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할증 제도 개편을 몰랐던 일부 시민들은 인상된 요금에 당황하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 씨(28)는 “평소 3만4000원 찍히던 예상 금액이 4만 원 가까이 나와 황당했다”며 “다음부턴 일찍부터 서두르거나 택시 이용을 최대한 줄여야겠다”고 말했다. 요금 인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민도 있었다. 장모 씨(38)는 “평소 택시를 잡으려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며 “요금이 부담되지만 추운 날씨에 오래 기다리는 것보단 낫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시내 곳곳에는 ‘빈 차’ 표시등을 켠 채 운행하는 택시가 목격됐다. 또 홍대입구 등 번화가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수십 대가 늘어서 “택시 대란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택시 기사들도 요금 인상을 반기는 분위기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이기옥 씨(59)는 “다시 밤에 나와 일하겠다는 동료 기사가 늘고 있다”며 “기사들도 벌이가 나아질 테고 택시 승차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다음날 오전 2시 운행한 택시는 2만3649대로 지난달 30일 같은 시간 1만9946대보다 18.6%(3703대) 많았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을 계기로 대정부 총력 투쟁에 나선 것을 놓고 노동계에선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수정부가 들어선 첫해 정부와 민노총 사이의 대립은 반복적으로 이어져 왔다. 양측 모두 향후 5년간의 노정관계를 유리하게 끌어가겠다는 판단에 따라 강경 대응에 나서며 국민 불편과 산업계 피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새 정부와 ‘힘겨루기’ 나선 민노총공공운수노조는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인근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을 업무개시명령으로 협박한다”며 “화물 파업을 엄호하고 지지해 동지들을 지키고 함께 승리하겠다”고 외쳤다. 약 3000명(주최 측 추산)의 참여 조합원은 ‘국가책임 강화’ ‘국민안전 실현’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총파업 투쟁으로 시민 안전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가 삼각지역 인근 한강대로 편도 6개 중 5개 차로 400m 구간을 점거한 채 진행돼 일대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앞서 민노총은 지난달 30일 긴급 임시중앙집행위원회에서 3일 전국노동자대회, 6일 전국 동시다발 총파업·총력투쟁대회 개최를 결정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끝날 때까지 투쟁기금도 모금하기로 했다. 정부가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양측 간 대화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자 장기전 채비에 나선 것이다. 공공부문의 임금·단체협상이 몰리는 연말은 원래도 공공 노조의 파업이 많은 시기다. 올해는 특히 새 정부 첫해를 맞아 인력 감축 등 공공부문 정책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겹치면서 역대급 겨울 투쟁으로 확산됐다. 여기에 올해 말 안전운임제 일몰을 앞두고 벌어진 화물연대 총파업이 구심점으로 부상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수정부가 들어서면 정권 초기에 공공기관 부실·방만 문제부터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공공부문 노사관계가 노정 갈등의 발화선이 되곤 한다”며 “표면적으론 민노총이 산하 노조를 지원하는 형태지만 궁극적으로는 정부에 강력한 투쟁 의지를 보여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첫해인 2013년 연말에도 철도노조가 수서발 고속철도(KTX) 분리에 반대하며 22일간 철도파업을 벌이고 민노총이 이를 뒷받침한 경우가 있었다. ○ “총력투쟁” 선언에도 파급 제한적 민노총 측은 “화물연대는 총노동 차원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할 핵심 투쟁전선”이라며 집중 투쟁을 예고했다. 하지만 민노총이 실제로 연쇄 파업을 통해 투쟁 동력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개별 노조들은 협상을 통해 얻게 되는 이해관계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요구사항이 관철되면 언제든 파업을 철회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 노조, 서울대병원 노조, 대구지하철 노조 등이 최근 줄줄이 협상 타결로 파업을 철회했다. 민노총이 6일로 예고한 전국 동시다발 총파업 역시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은 쟁의권이 확보된 사업장에선 파업을 진행하고 나머지는 조퇴, 휴가 등을 통해 총파업에 동참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다수 민간 기업은 이미 임·단협을 끝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쟁의권을 확보한 대형 사업장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현대제철, 대우조선해양 등에 불과하다. 파업 동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장)는 “대형 사업장 노조일수록 민노총 지시보다는 개별 기업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파업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경제가 악화하는 시기에 여론의 공감을 얻기 힘든 점도 민노총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집회를 잇달아 개최하면서 민노총 내부도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평소보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이 대기 줄마다 3, 4명 정도 많은 것 같긴 한데 우려했던 만큼 붐비지는 않네요.” 30일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반발하며 총파업에 돌입했지만, 대체 인력 투입으로 출근 시간대 운행 차질은 크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 30분경 지하철 2호선 합정역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직장인 이모 씨(29)는 “파업 소식을 접하고 평소보다 10분 일찍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지하철 2호선과 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역사 안에서는 10분 간격으로 “서울교통공사노조 파업으로 출근 시간대를 제외한 열차 간격이 조정됐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지만, 배차 간격은 평소와 거의 차이가 없는 4분 내외를 유지했다. 같은 시각 지하철 2·4호선 환승역인 사당역 상황도 비슷했다. 다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로 열차가 한때 20분가량 지연되면서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승강장에서 만난 문모 씨(50)는 “오늘 파업한다는 걸 몰랐는데 평소 3, 4분 정도 기다리던 걸 오늘은 20분째 기다리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오전 7시 이전에 출근한 시민들은 일부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가 오전 7시 이전에는 대체 인력을 적극 투입하지 못해 평소보다 배차 간격이 길어졌기 때문. 서울 광진구에서 경기 화성시로 출근하는 김대익 씨(58)는 “지하철 7호선 중곡역에서 지하철 10분 정도 지연되는 바람에 출근 버스를 놓쳤다”며 “버스 배차 간격이 30분이라 출근시간까지 간당간당하다. 내일부터는 20분 정도 더 일찍 나와야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대신 버스로 출근하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일부 버스정류장은 평소보다 붐볐다고 한다. 마포구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 씨(26)는 “오히려 지하철보다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다“며 ”두 대를 먼저 보내고 다음 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파업으로 인한 운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근 시간대인 오전 7~9시까지 대체 인력을 투입해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낮 시간대는 평소 72.7%, 퇴근 시간대인 오후 6~8시는 평소 85.7% 수준으로 운행률이 낮아져 적잖은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산불 예방 홍보 비행을 하던 헬기가 27일 강원 양양군 야산에 추락해 5명이 숨진 가운데 헬기 업체 소속이 아닌 여성 사망자 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28일 경찰과 양양군에 따르면 여성 사망자 2명은 경기도에 사는 A 씨(56)와 B 씨(53)로 잠정 확인됐다. 둘은 사망한 정비사 C 씨(54)의 지인으로 알려졌는데, 그중 한 명은 C 씨의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한다. 경찰은 사망한 기장 D 씨(71)가 이륙 전 자신과 C 씨 등 2명만 탑승자로 신고한 행위가 항공안전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다른 이들의 탑승 경위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속초시 노학동의 임시계류장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들이 C 씨 차량을 타고 계류장에 도착한 뒤 헬기에 함께 탑승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하지만 탑승자들이 모두 숨진 탓에 정확한 탑승 경위를 파악하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헬기 업체 대표는 이날 사망자들이 안치된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업무가 있을 경우 공무원을 태울 순 있다”면서도 “지인을 임의로 태우다 보니 2명만 신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도 이날 오전 9시부터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고 헬기에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지 않은 데다 동체가 전소돼 원인 규명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이 헬기는 1975년 제작된 기종으로 블랙박스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다. 유족들은 기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기장 D 씨의 유족 한 명은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달 전 고인을 만났을 때 ‘이륙 후 게이지가 비정상적으로 빙글빙글 돌아 급하게 착륙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사고 현장 인근 산불감시용 CCTV에 포착된 추락 장면에서도 헬기가 비행하다가 멈춰 서다시피 하더니 제자리에서 2, 3바퀴 빙글빙글 돌고 추락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제작된 지 47년이나 지난 만큼 기체 결함 또는 정비 불량에 따른 사고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헬기 업체 측은 “국토부로부터 연 10회 이상 부품 정비 교체 실적 등을 점검받는데 이상이 발견된 적 없다. 기장의 이상 착륙 관련 보고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양양=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양양=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산불 예방 홍보 비행을 하던 헬기가 27일 강원 양양군 야산에 추락해 5명이 숨진 가운데 헬기 업체 소속이 아닌 여성 사망자 2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28일 경찰과 양양군에 따르면 여성 사망자 2명은 경기도에 사는 A 씨(56)와 B 씨(53)로 잠정 확인됐다. 둘은 사망한 정비사 C 씨(54)의 지인으로 알려졌는데, 그 중 한 명은 C 씨의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한다. 경찰은 사망한 기장 D 씨(71)가 이륙 전 자신과 C 씨 등 2명만 탑승자로 신고한 행위가 항공안전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다른 이들의 탑승 경위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속초시 노학동의 임시계류장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들이 C 씨 차량에 타고 계류장에 도착한 뒤 헬기에 함께 탑승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하지만 탑승자들이 모두 숨진 탓에 정확한 탑승 경위를 파악하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헬기업체 대표는 이날 사망자들이 안치된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업무가 있을 경우 공무원을 태울 순 있다”면서도 “지인을 임의로 태우다 보니 2명만 신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도 이날 오전 9시부터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고 헬기에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지 않은 데다 동체가 전소돼 원인 규명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이 헬기는 1975년 제작된 기종으로 블랙박스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다. 유족들은 기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기장 D 씨의 유족 한 명은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달 전 고인을 만났을 때 ‘이륙 후 게이지가 비정상적으로 빙글빙글 돌아 급하게 착륙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사고 현장 인근 산불감시용 CCTV에 포착된 추락 장면에서도 헬기가 비행하다 멈춰서다시피 하더니 제자리에서 2, 3바퀴 빙글빙글 돌고 추락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제작된 지 47년이나 지난 만큼 기체 결함 또는 정비 불량에 따른 사고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헬기업체 측은 “국토부로부터 연 10회 이상 부품 정비 교체 실적 등을 점검 받는데 이상이 발견된 적 없다. 기장의 이상 착륙 관련 보고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양양=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양양=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양양군에서 겨울철 산불 예방 홍보 활동을 하던 헬기 1대가 야산에 추락해 탑승자 5명이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헬기는 기장과 정비사 등 2명만 탑승 신고가 돼 있었는데, 정비사의 초등학교 동창을 포함한 지인 등 3명이 무단 탑승해 항공안전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락 헬기는 1975년 제작된 노후 기종인 것으로 확인돼 국토교통부 등이 기체 결함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2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경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 헬기가 추락해 동체가 전소됐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20분 만에 화재를 진화하고 민간 항공기 업체 소속 기장 A 씨(71)와 정비사 B 씨(54)의 시신을 수습했다. 그런데 사고 현장에선 20대 남성 1명과 50대 여성 2명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 A 씨는 자신과 B 씨 2명만 탑승했다고 신고했지만, 실제론 3명이 더 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중 남성 1명은 기장과 같은 업체에 소속된 정비사(25)로 확인됐다. 여성 2명은 B 씨의 지인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1명은 B 씨와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한다. 이 헬기는 산불 진화·예방을 위해 속초시와 고성군 양양군이 공동으로 전북의 민간 항공기 업체로부터 임차해 운용 중인 S-58T 기종이다. 미국 시코르스키사가 1975년 2월 제작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헬기는 이날 오전 9시 반경 속초시 노학동 옛 설악수련원에 설치된 임시계류장에서 이륙해 비행하다 수직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국토교통부는 3명이 더 탑승한 경위와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산불예방 방송 2초만에 추락”… 47년 된 헬기 결함여부 수사 양양서 헬기 추락 5명 사망 주민 “퍽 소리나며 불길”, 동체 전소지자체 빌린 헬기 40%가 40년 넘어7년새 7건 추락… 최소 2건 기체결함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27일 산불 예방 홍보 활동을 하던 헬기가 추락해 5명이 숨진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야산. 사고를 목격한 인근 주민 김모 씨(57)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헬기에서) ‘산불을 조심합시다’라는 방송 소리가 난 지 불과 2∼3초 만에 헬기가 수직으로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헬기 프로펠러 등이 박살난 채 나뒹굴고 있었고 동체는 완전히 타버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소방관이 잔불을 확인하기 위해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자 무릎 높이까지 연기가 올라왔고, 사방에 탄내가 진동했다. 추락 장소 인근 야산 100m²가량도 완전히 불에 탄 상태였다.○ 반복되는 노후 헬기 사고강원 속초시에 따르면 이 헬기는 올 1월 전북의 한 민간 항공기 업체가 항공당국에 등록했고, 강원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등 3곳이 10억6897만 원을 내고 다음 달 30일까지 산불 대응을 위해 임차했다. 좌석은 18개다. 속초시 관계자는 “시속 204km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대형 헬기처럼 20분 이상의 엔진 가열이 필요하지 않아 산불 발생 시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다”고 임차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이 헬기가 노후 기종인 만큼 정비 불량에 따른 기체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임차 헬기 추락 사고는 이번 사고를 포함해 총 7건으로 모두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중 조사가 마무리된 3건의 추락 사고 가운데 2건은 기체 결함이 원인이었다. 원칙적으로 헬기 기령(기체 사용 연수)이 50년을 넘어도 관련 법령에 따라 정기적으로 정비를 받고 관련 검사를 통과하면 비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헬기 전문가들은 “기령이 높을수록 성능이 떨어지고 사고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연철 한서대 헬리콥터조종학과 교수는 “기령이 높으면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생각하지 못했던 결함이 나올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사고 헬기의 경우 예전 기종이다 보니 블랙박스도 없거나 노후화돼 사고 원인을 밝히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각 지자체가 빌린 헬기 상당수가 노후 기종이어서 비슷한 사고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개 시도가 민간업체로부터 임차해 사용 중인 헬기는 총 72대였는데 기령 40년 이상 된 헬기가 40%에 달했다. 올 5월에도 경남 거제시에서 헬기가 추락해 2명이 숨졌는데 사고 헬기는 53년 된 기종이었다.○ 탑승자 관리도 허점이날 사고로 항공당국의 헬기 탑승자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기장 A 씨는 이날 오전 8시 51분경 양양공항출장소에 휴대전화로 이륙을 신고했는데, 자신을 포함해 2명이 오전 9시 반부터 산불 예방 홍보 비행을 할 거란 내용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계류장 폐쇄회로(CC)TV에서 5명이 탑승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A 씨가 같이 탑승했다가 사망한 3명을 신고하지 않은 것은 승객 전원을 비행계획서에 적시하도록 한 항공안전법을 위반한 것이다. 다만 항공당국에 따르면 헬기 기장이 운항에 앞서 제출하는 비행계획서는 문서가 아닌 전화로 통보할 수 있고, 허가나 승인이라기보다는 신고 개념이라고 한다. A 씨처럼 탑승자 신고를 허위로 하는 것이 관행처럼 퍼져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탑승자들이 불법성을 인지하고 서로 입단속을 하는 대화를 나눈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당국 관계자는 “비행계획이 잘못 제출된 경위는 조사를 통해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양=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양양=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27일 산불 예방 홍보 활동을 하던 헬기가 추락해 5명이 숨진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야산. 사고를 목격한 인근 주민 김모 씨(57)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헬기에서) ‘산불을 조심합시다’라는 방송 소리가 난 지 불과 2~3초 만에 헬기가 수직으로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헬기 프로펠러와 날개 등이 박살난 채 나뒹굴고 있었고 동체는 완전히 타버려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소방관이 잔불을 확인하기 위해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자 무릎 높이까지 연기가 올라왔고, 사방에 탄내가 진동했다. 추락 장소 인근 야산 100㎡ 가량도 완전히 불에 탄 상태였다.● 반복되는 노후 헬기 사고 속초시에 따르면 1975년 2월에 제작된 이 헬기는 올 1월 전북의 한 민간항공기 업체가 항공당국에 등록했다. 속초 양양 고성 등 3곳은 10억6897만 원을 내고 다음 달 30일까지 산불 대응을 위해 임차했다. 좌석은 18개다. 속초시 관계자는 “시속 204㎞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대형 헬기처럼 20분 이상의 엔진 가열이 필요하지 않아 산불 발생 시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다”고 임차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이 헬기가 노후 기종인 만큼 정비 불량에 따른 기체 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임차 헬기 추락사고는 이번 사고를 포함해 총 7건으로 모두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조사가 마무리된 3건의 추락사고 가운데 2건은 기체 결함이 원인이었다. 원칙적으로 헬기 기령(기체 사용 연수)이 50년을 넘어도 관련 법령에 따라 정기적으로 정비를 받고 관련 검사를 통과하면 비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헬기 전문가들은 “기령이 높을수록 성능이 떨어지고 사고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연철 한서대 헬리콥터조종학과 교수는 “기령이 높으면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생각하지 못했던 결함이 나올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사고헬기의 경우 예전 기종이다보니 블랙박스도 없어 사고 원인을 밝히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각 지자체가 빌린 헬기 상당수가 노후 기종이어서 비슷한 사고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개 시도가 민간업체로부터 임차해 사용 중인 헬기는 총 72대였는데 기령 40년 이상된 헬기가 40%에 달했다. 올 5월에도 경남 거제에서 헬기가 추락해 기장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사고 헬기는 53년 된 기종이었다. ● 탑승자 관리도 허점이날 사고로 항공당국의 헬기 탑승자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기장 A 씨는 이날 오전 8시 51분경 양양공항출장소에 휴대전화로 이륙을 신고했는데, 자신을 포함해 2명이 오전 9시 반부터 산불 계도 비행을 할 거란 내용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계류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5명이 탑승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A 씨가 같이 탑승했다가 사망한 3명을 신고하지 않은 것은 승객 전원을 비행계획서에 적시하도록 한 항공안전법을 위반한 것이다. 다만 항공당국에 따르면 헬기 기장이 운항에 앞서 제출하는 비행계획서는 문서가 아닌 전화로 통보할 수 있고, 허가나 승인이라기보다는 신고 개념이라고 한다. A 씨처럼 탑승자 신고를 허위로 하는 것이 관행처럼 퍼져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항공당국 관계자는 “비행계획이 잘못 제출된 경위에 대해선 조사를 통해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양=이인모 imlee@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24일 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붉은악마의 함성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4년 만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첫 경기가 열린 이날 광장에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물결이 넘실거렸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광장 응원에 참여한 인원을 약 2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마스크 벗고 응원전 신나요”이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오랜만의 거리응원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돼 마스크 없이 응원전을 펼치게 된 것을 환영하듯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이나 분장을 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붉은 스웨터 차림에 붉은 뿔 머리띠를 한 직장인 최규원 씨(27)는 “마스크를 벗고 오랜만에 다 함께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다는 게 기대돼 친구와 거리응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낮부터 광장을 찾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경 광장에 도착했다는 박모 씨(67·경기 안양시)는 2002 한일 월드컵 응원전 이후 20년 만에 광화문광장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박 씨는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느라 거리응원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왔다”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일부 시민은 경기 시작 전 무대 앞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사우디도 이겼다! 일본도 이겼다! 우리도 이기자!”라며 함성을 질렀다. 퇴근하다 합류한 듯 넥타이 차림에 가방을 든 직장인도 상당수였다.○ 손흥민 공 잡으면 ‘캡틴 손’ 환호쌀쌀한 날씨 탓에 패딩 점퍼를 입거나 핫팩 담요 등을 준비한 시민도 적잖았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언제 추위에 떨었냐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목청껏 응원 구호를 외쳤다. 무대 앞 응원단이 ‘오 필승 코리아’, ‘더 뜨겁게 한국’ 등을 선창하자 시민들이 따라 부르며 응원봉을 흔들었다. 발광다이오드(LED) 머리띠를 한 응원단 덕분에 광장은 붉은빛으로 가득 채워졌다. 특히 캡틴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손흥민’ ‘캡틴 손’을 연호하는 함성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전반 34분경 황의조의 슛이 우루과이 골대 위를 스쳐 지나가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아아!”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후반 17분경 우루과이의 공격수가 찬 날카로운 슛을 대표팀 골키퍼 김승규 선수가 막아내는 등 선전이 이어질 때는 “와아” 하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팽팽한 경기 끝에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시민들은 아쉬워하면서도 “잘했다”라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안전사고 안 돼” 조심 또 조심이태원 핼러윈 참사 후라 주최 측인 붉은악마와 경찰 소방 등은 응원전 전부터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광장 내 대형 스크린 주변에 안전 펜스가 설치됐고 4, 5m 간격으로 안전요원들이 배치됐다. 경찰 등으로 구성된 안전요원들은 경광봉을 든 채 “통행로입니다. 멈추지 말고 계속 이동해 주세요”라며 시민들을 안내했다. 경찰은 경비기동대와 경찰특공대 등 620명을 투입했고, 윤희근 경찰청장도 현장을 찾아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소방차 9대와 4개 119구급대를 현장에 대기시켰다. 시민들도 서로 일정 거리를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참사를 잊지 말자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경기를 앞두고 대형 스크린에는 “PRAY FOR 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안전하고 질서 있는 우리들의 뜨거운 응원이 지난 아픔의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떴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24일 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붉은악마의 함성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 이후 4년 만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첫 경기가 열린 이날 광장에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물결이 넘실거렸다.●“마스크 벗고 응원전 신나요”이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오랜만의 거리응원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돼 마스크 없이 응원전을 펼치게 된 것을 환영하듯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이나 분장을 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붉은 스웨터 차림에 붉은 뿔이 달린 머리띠를 한 직장인 최규원 씨(27)는 “마스크를 벗고 오랜만에 다 함께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다는 것이 기대돼 친구와 함께 거리응원에 참가했다”며 목청껏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이날 낮부터 광장을 찾아 경기를 기다리며 자리를 지켰다. 이날 오후 2시경 광장에 도착했다는 박모 씨(67·경기 안양시)는 2002 한일 월드컵 응원전 이후 20년 만에 응원을 위해 광화문광장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박 씨는 “그동안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느라 거리응원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 때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왔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시민들은 앞선 조별리그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이 각각 아르헨티나와 독일을 상대로 승리한 것을 거론하며 대표팀도 ‘아시아의 기적’을 이어가길 염원했다. 일부 시민들은 경기 시작 전 무대 앞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사우디도 이겼다! 일본도 이겼다! 우리도 이기자!”라며 함성을 질렀다. ●‘겨울 월드컵’에 패딩과 핫팩으로 무장시민들은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붉은색 옷을 입거나 겉옷 위에 축구 유니폼을 겹쳐 입은 채로 응원에 나섰다. 쌀쌀한 날씨 탓에 패딩 점퍼를 입거나 목도리를 걸치는 등 중무장한 시민도 적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핫팩과 담요도 준비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언제 추위에 떨었냐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에 합류했다. 점퍼를 벗어던진 채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고 박수를 치면서 분위기가 금세 달아올랐다. 넥타이와 가방을 들고 지나던 인근 직장인들도 걸음을 멈추고 스크린을 바라보며 응원에 합류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광장을 찾은 정재민 군(16·서울도시과학기술고 1학년)은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꼭 올랐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인파 사고 재발할까… ‘안전 또 안전’이태원 핼러윈 참사 직후라 주최 측인 붉은악마와 경찰 소방 등은 응원전 전부터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은 전국 경찰 기동대와 특공대 등 경찰 620명을 투입해 응원 인파가 밀집되지 않도록 관리에 나섰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소방차 9대와 4개 119구급대를 현장에 대기시키면서 응급 상황을 대비했다. 가장 큰 스크린과 무대가 설치된 광화문 맞은편 육조광장(잔디마당)에 인파가 몰리긴 했지만, 시민들도 서로 일정 거리를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참사를 잊지 말자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경기를 앞두고 대형 스크린에는 “PRAY FOR 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안전하고 질서 있는 우리들의 뜨거운 응원이 지난 아픔의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올랐다. 대학생 이수란 씨(29·서울 서대문구)는 “광화문광장은 넓게 탁 트인 공간인데다, 경찰관 소방관 분들이 많이 보여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