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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보면서 혼술 할 사람 모여라!’ 직장인 성창현 씨(31)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에서 이러한 제목의 ‘랜선 영화관’에 입장했다. 각자 집에서 영화를 보고 혼자 술을 마시지만 실시간 채팅을 통해 함께 모여 있는 듯 하나가 된다. 모르는 이들과 영화에 대한 감상을 주고받으며 무슨 안주를 먹는지까지도 공유했다. 이렇게 사귄 ‘랜선 친구’들과 주말마다 온라인에서 모여 보고 싶은 영화를 틀어놓고 수다를 떤다. 왓챠의 다중 동시 감상 기능 ‘왓챠 파티’ 덕분이다. 최근 OTT를 이용하면서 이용자들끼리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소통과 교류가 제한된 상황에서 영상과 온라인 소통을 결합한 시장이 열린 것이다. 자기 표현과 참여를 원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성향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올해 2월 왓챠는 다중 동시 감상 기능 ‘왓챠 파티’의 베타서비스를 웹과 스마트TV를 통해 선보였다. 함께 감상하고 싶은 콘텐츠를 재생한 후 ‘파티’를 개설해 사람들을 모으거나, 이미 개설된 파티에 입장하는 방식으로 영상 시청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지난달 13일 모바일로도 베타서비스를 확대해 이달 3일까지 17만 개의 파티가 개설됐고 이용 건수는 70만 건에 이른다. KT도 자사 OTT 서비스 ‘시즌’에서 실시간 채널 중 일부 채널에 대해 실시간 채팅 기능을 도입한 데 이어 TV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들과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을 할 수 있는 ‘TV채팅’ 서비스를 지난달 28일 시작했다. 실시간 소통 서비스를 활용한 스타트업도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스크리나’는 넷플릭스, 유튜브, 왓챠, 웨이브 등을 보며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는 ‘와치파티’ 서비스를 올해 초 출시했다. 웹브라우저 크롬에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해 영상에 채팅창을 띄우는 방식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연동된다는 것이 강점이다. 김광정 스크리나 대표는 “사람들이 영화관을 가는 이유는 단순한 영화 시청뿐 아니라 교류”라며 “온라인에서 교류할 수 있는 방식인 채팅을 이용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가 우리나라보다 일찍 도입된 해외에서는 이러한 파티 서비스가 이미 널리 확산된 상태다. ‘텔레파티’ ‘유튜브파티’ ‘넷플릭스 싱크파티’ ‘프라임 비디오 파티’ 등 OTT 서비스에서 채팅을 할 수 있는 확장 프로그램 다운로드 건수가 많게는 1000만 건에 이른다. 특히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세대들이 서비스의 주 이용층인 것도 특징이다. 영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표현과 참여를 원하는 MZ세대의 성향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와치파티를 이용하고 있는 김소라 씨(28)는 “극장에서는 ‘리액션’이 허용되지 않는 수동적 방식으로 영화를 관람했지만, 와치파티는 영상을 보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영상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젊은 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자기 표현’과 ‘참여’의 가치를 드러내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지난달 29일 부산항 신감만부두 동원부산컨테이너 터미널. 약 25m 높이의 야드크레인(컨테이너를 트럭에 옮기는 작업을 하는 크레인)이 마치 인형 뽑기를 하듯 컨테이너를 집어 인근 트럭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이 정교한 작업을 관장하는 크레인의 운전석은 텅 비어 있었다. 스스로 움직이는 듯한 크레인을 움직이는 건 약 1.5km 떨어진 관제실에서였다. 모니터 3대를 바라보며 콘솔을 조작하는 실내 근무자가 운전사 역할을 대신했다. LG유플러스가 ‘5세대(5G) 기반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 시연회’를 통해 선보인 크레인 원격제어 현장의 모습이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5G 상용화 시작부터 부산항만공사와 함께 과거 유선 케이블로 했던 원격 제어를 5G 무선 통신으로 전환하는 스마트 항만을 시도했다. 이 같은 시도가 가능한 것은 5G 환경에서 영상을 전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지연 시간)을 크게 줄인 저지연 영상 전송 기술 덕분이다. 육중한 기계장비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데 걸리는 지연 시간은 약 104밀리초(1밀리초는 1000분의 1초). 사람이 영상을 인지하는 속도인 170밀리초보다 빠르게 영상을 전송할 수 있어 컨테이너를 내려놓는 것과 같은 섬세한 작업을 현장에 있지 않고도 마치 직접 눈으로 보는 것처럼 처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이 같은 기술 도입으로 업무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크레인 기사의 추락 사고 같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원격제어 기술로 조종사 한 명이 3, 4대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생산성도 40% 이상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종사가 눈으로 직접 보며 작업할 때는 시야각이 제한돼 3단까지만 쌓을 수 있었지만 원격조종을 통하면 컨테이너를 4대 이상 쌓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안벽 크레인’ 등으로 원격제어를 확대할 예정이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 상무는 “자율주행, 실시간 영상 분석, 디바이스 실시간 위치 파악 등의 기술을 동원해 항만 효율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5G 이동통신을 활용한 기술이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사례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KT는 지난해 현대로보틱스에 500억 원을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등 현대중공업그룹과 다각적인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은 KT의 기업전용 5G 통신과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과 연동했다. 기존 로봇보다 작업 속도가 더 빠르며 무거운 하중을 지탱할 수 있고 생산관리, 로봇 유지관리 등도 자동화했다. 초고속, 초저지연성이라는 5G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제어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활용해 자율주행, 물류, 방역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SK텔레콤은 최근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5G 복합방역로봇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사람 얼굴을 식별해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검사하고, 자외선(UV) 방역 기능을 갖춰 병원 내 이용 공간에 대한 소독도 담당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5G는 B2B(기업 간 거래)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이 예상되며, 시장 규모는 2025년 25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부산=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지난달 29일 오전 부산항 신감만부두의 동원부산컨테이너 터미널. 수백 대의 컨테이너 사이에서 약 25m 높이의 야드크레인(컨테이너를 트럭에 옮기는 작업을 하는 크레인)이 눈에 띄었다. 집게 모양의 ‘스프레더(컨테이너를 매다는 기구)’가 내려오더니 컨테이너를 집어 인근 트럭에 안착시켰다. 거대한 ‘인형 뽑기’ 기계를 연상케 하는 크레인의 꼭대기 운전석, 조종에 집중해야 하는 기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약 1.5km 거리의 관제실에서 모니터 3대를 바라보며 콘솔을 조작하는 실내 근무자가 운전사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LG유플러스가 ‘5G 기반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 시연회’를 통해 선보인 크레인 원격제어 현장의 모습이다. 육중한 기계장비를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한 건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과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 덕분이다. 영상을 전송하는데 걸리는 시간(지연 시간)이 약 104ms로, 약 660ms였던 4세대(4G·LTE)와 일반 영상 전송 방식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보통 사람이 영상을 인지하는 속도는 170ms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하로 영상을 전송할 수 있게 되면서 멀리서도 직접 현장을 보는 것처럼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현장과 관제실 모니터로 영상을 비교·관찰해본 결과, 크레인이 기기 조정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기술 도입은 사고 위험을 낮추는데 일조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건설 현장의 크레인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운전자가 사망에 이르고, 지상에서 2차 피해가 발생했다. 원격 조정 기술은 이러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장의 효율성을 끌어 올린다는 장점도 있다. 기술자 한 명이 3, 4대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고, 기존에는 시야각이 제한돼 3단까지만 쌓을 수 있던 컨테이너를 4대 이상으로 쌓을 수 있어 면적 활용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격 제어 기술로 40%이상 생산성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원격제어를 땅 위의 야적장(野積場)에서 움직이는 야드크레인 2대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안벽 크레인’ 등 항만 분야로 넓혀갈 예정이다. 또 세종스마트시티 등 건설 현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일환으로 ‘스마트 자동화 항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원격제어 크레인을 시작으로 자율주행 야드트랙터, 자율주행 드론 등의 5G 인프라 기반 솔루션을 부산항 신선대터미널, 광양항 등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원격 조정 기술을 시작으로 5G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산업 현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컨테이너를 비롯해 항만을 움직이는 모든 디바이스에 각종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하거나, 무인운반차, 지게차 등을 자율 운행으로 전환하면 효과적인 항만 관리로 생산의 효율성이 증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 상무는 “5G 기술은 많은 디바이스를 수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며 “스마트 항만 분야에 자율주행, 실시간 영상분석, 디바이스 실시간 위치파악 등 LG유플러스가 가진 모든 기술을 도입해 항만 효율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부산=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물건에 대한 ‘접촉 공포’가 커지자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등을 통해 물리적 접촉 없이도 접근이 가능한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사람과 직접 마주하지 않는 ‘비대면’을 넘어 ‘비접촉’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KT는 최근 한 전시회에서 적외선 센서, 원거리 터치 등을 활용한 다양한 ‘비접촉 솔루션’을 선보였다. ‘AI 큐레이터’는 상품을 만지는 시늉만 해도 전면의 디스플레이에 해당 상품의 정보를 보여준다. 인공지능이 사원의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사원증을 대지 않아도 출입이 가능한 ‘페이스 게이트’도 눈길을 끌었다. KT 관계자는 “과거부터 얼굴인식 엔진 기술을 연구해왔는데 코로나19로 상품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도 비접촉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타트업 ‘브이터치’는 인공지능과 3차원(3D) 카메라를 통해 화면에 손을 대지 않아도 원격으로 항목을 선택할 수 있는 ‘가상터치’ 기술을 개발해 3분기(7∼9월)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김석중 브이터치 공동대표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어린이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던 기존 터치형 키오스크와 달리 가상터치 패널은 최대 1m 떨어진 곳에서도 화면 전체 제어가 가능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스타트업 ‘날다’는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별도의 접촉 없이도 이용이 가능한 키오스크를 개발했다. 기존의 방식보다 직관적이기 때문에 디지털 소외계층이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현수 날다 대표는 “제품을 이용한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는 어렵던데 이건 매우 쉽다’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날다는 추후 입술의 모양을 인식하는 기능을 도입해 음성인식이 어려운 이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해당 기술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부터 개발되고 있었지만, 바이러스로 ‘비접촉’ 수요가 늘어난 작년부터 본격적인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가상터치 기술 도입 초기에는 정보 안내나 디지털 사이니지(옥외광고) 정도로 상용화할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로 비접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현금인출기, 문서발급기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요청이 오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도 “코로나19로 사업 및 투자 문의가 2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비접촉 감지 시장 규모는 2020년 68억 달러(약 7조5000억 원)에서 2025년 153억 달러(약 17조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허석준 KT 경제경영연구소장은 “비대면으로 생활이 크게 변하면서 일상에 본격적으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이 스며들기 시작했다”며 “일상과 기술의 융합에 속도가 붙으면 진정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A중식당은 매장에서 먹는 자장면 한 그릇 값이 5000원이었다. 하지만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문 받을 땐 6000원이다. 앱 이용 수수료 등을 반영해 ‘배달 앱’ 가격을 높여 받아야 했다. 그러다 최근 매장에서 식사하거나 전화로 직접 주문할 때 받는 가격도 6000원으로 인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줄어든 것을 만회해야 하는 데다 “매장 가격과 앱 주문 가격이 왜 다르냐”는 일부 고객의 불만에 아예 가격을 다 올린 것이다. A중식당 사례처럼 배달 앱을 통한 주문 시 비싼 값을 받는 ‘이중 가격’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매장 가격, 포장주문 가격까지 함께 인상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앱 이용 수수료, 포장용기 구입비, 배달비 등 서비스 비용 탓에 ‘이중 가격’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하지만, 오히려 매장 가격을 올려 차이를 좁히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다. 외식 가격 인상이 소비자 물가 전체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달 앱에 등록된 음식 가격이 매장 판매가보다 높은 경우는 꾸준히 많았다. 25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올해 1월 조사에서 서울 강남구 일대 식당 65곳 중 56.9%(37곳)가 배달 앱에서 음식 값을 더 비싸게 받았다. 자영업자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쿠팡이츠의 경우 소비자가 2만 원어치를 주문하면 앱 수수료, 카드 수수료, 배달비 등으로 6700원 안팎의 비용이 발생한다. 가격을 조정하지 않으면 자영업자가 이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소비자에게 배달료 명목으로 2000∼3000원만 받고 나머지 비용은 음식값 등으로 조금씩 더 받는 게 관행이 됐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배달비를 올려 받는 것보다 음식값을 올리는 게 소비자 반발이 적어 효과적”이라는 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문제는 이중 가격 지적이 잇따르자 아예 매장 내 판매 가격을 올려 가격 차이를 줄이는 움직임이다. 대파 가격 상승 등 식재료 가격 불안, 코로나19로 인한 수익 감소, 인건비 인상 등도 요인이지만, 배달 앱 가격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의도가 음식값 인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 씨(35)는 음료, 빵 등의 배달 앱과 매장 가격 차이를 500원에서 200원으로 줄일 계획이다. 최 씨는 “식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서지만 배달 앱과의 가격 차이를 지적하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있어 높은 가격에 맞추려 하는 생각도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B 씨는 “사람들이 매장이나 전화 주문의 가격을 정가로 인식해 앱 주문 가격을 바가지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고 했다. 배달 앱으로 인한 가격 인상에 대해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 앱 수요와 높아진 가격에는 상관관계가 있는 만큼 외식 물가 전체가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배달 앱 등 플랫폼에서 가격을 10∼20% 더 받는다고 인플레이션으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지면 향후 가격이 내려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 gun@donga.com·전남혁 기자}
올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규모가 3조3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활동이 이어지고 넷플릭스 등 구독형 서비스가 가파르게 성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의 OTT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온라인 동영상 시장 규모는 29억5770만 달러(약 3조3000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25억6520만 달러(약 2조8671억 원)보다 15%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보고서는 유튜브처럼 무료지만 광고를 봐야 하는 서비스인 ‘AVOD’보다 넷플릭스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구독형 서비스인 ‘SVOD’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SVOD의 시장 규모는 6억3550만 달러(약 7089억 원)로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AVOD의 20억340만 달러(약 2조2350억 원)에 크게 뒤처졌지만 성장률 면에서는 지난해보다 17% 증가하며 AVOD를 앞질렀다. 2017년 기준으로 2025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도 SVOD가 15.7%로 13.5%에 그친 AVOD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구독형 서비스 넷플릭스의 지난해 국내 스트리밍 수익(구독료)은 3988억 원으로 2019년(1756억 원)보다 두 배 넘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보다 OTT 시장이 큰 나라는 미국(607억3400만 달러·67조8702억 원), 중국(431억7900만 달러·48조2525억 원), 일본(88억900만 달러·9조8440억 원), 독일(50억4100만 달러·5조6333억 원), 인도(38억2520만 달러·4조2746억 원) 등이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넷마블의 개발 자회사 넷마블F&C는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기업 타파스미디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모바일게임 아이언쓰론의 지식재산권(IP) 기반 웹소설을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넷마블F&C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아이언쓰론: 퍼스트본’을 원작으로 한 웹소설 ‘퍼스트본: 디바이디드 로얄티스’는 14일부터 매주 2회씩 타파스미디어의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 업로드될 예정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연재하는 인기 작가 ‘C.J.영’이 집필을 담당하며, 최소 30개 챕터로 구성된다. 타파스미디어가 운영하는 타파스는 월간이용자수(MAU) 300만 명 이상, 누적 조회수는 67억 건이 넘는 북미 최초의 웹툰 플랫폼이다. 넷마블F&C는 타파스미디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IP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삼성전자가 참가한 백악관 ‘반도체 회의’에서 중국과 맞서는 데 필요한 공격적인 투자 필요성을 강조하며 회의 참가 기업들을 향해 미국 내 투자를 압박했다. 그는 “우리의 경쟁력이 여러분의 투자에 달려 있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반도체 및 공급망 복원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는 혁신을 제공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기다리지 않으며, 미국 또한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는 게임에서 더 분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회의에 참석한 19개 글로벌 반도체 관련 회사의 CEO들을 향해 “우리의 경쟁력은 여러분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투자를 촉구했다. 12일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화웨이의 에릭 쉬 순환회장은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미국이 중국 기술회사에 부과한 제재가 반도체 산업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렸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입혔다”며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부분적인 원인”이라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전남혁 기자}

“회사의 설명은 틀렸습니다. 우리가 직접 계산해 봤어요.” “추정매출 5000억 원의 게임을 180명이 운영하는 건 무리 아닙니까. 재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서울 그랜드볼룸. 넥슨이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대표 10명을 초청해 개최한 간담회에서는 연신 유저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단순한 분노 표출이 아니라 숫자와 팩트에 기반한 송곳질문에 운영진은 거듭 진땀을 흘렸다.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간담회는 동시 접속자가 15만 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8시간 동안 약 30만 명이 참여해 댓글 등으로 적극적 의견을 표출했다.○ PPT만 수백 장, ‘팩트’로 폭격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의 운영정보를 공개한 뒤 일부 최상급 아이템 조합이 애초에 불가능하게 설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열렸다. 이용자 대표들은 구체적 수치와 사례를 들어 회사 측의 설명을 일일이 반박했다. 게임 아이템 운영과 보상의 문제점을 꼬집는 내용의 자료를 파워포인트(PPT)로 수백 페이지나 제시하기도 했다. 특정 아이템 조합이 나올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운영진이 “게임 내 최고 옵션이 아니어서 ‘777(잭팟) 없는 슬롯머신’이란 비유는 적절치 않다”고 해명하자 한 유저는 운영진이 거론하지 않은 다른 사례를 끄집어내 맞받아쳤다. 이 유저는 넥슨이 제시한 확률 정보를 토대로 “사냥 부분 최고 옵션의 조합이 불가능하단 사실을 확인하려면 5만 번의 조합, 4500만 원을 투자해야 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운영진은 “그 부분은 자각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유저들의 문제 제기에 관한 회사의 대응에 대해서도 팩트로 공격했다. 지난달 넥슨이 공지한 해명문을 문장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 부분은 표현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유저는 “게임 게시판에 올라온 건의사항 가운데 16%를 차지하는 질문에는 회사 측이 답을 하지 않고, 0.6%에 해당하는 질문에만 대응했다”고 꼬집었다.○ 직접 계산해 대안 제시, 촌철살인 비유도 또 다른 유저는 확률 기댓값을 직접 계산해 게임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폐해를 막기 위해 일정 횟수를 시도하면 확정형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천장’ 시스템을 건의한 것이다. 이 유저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며 “이렇게 해도 아이템 가치 하락 등으로 게임 내 균형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운영진은 “확률 시스템의 부정적 경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검토 의사를 밝혔다. 한 유저는 게임의 스토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하며 상황에 맞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대사를 찾아내 운영진에게 “이 대사 좀 직접 읽어주시겠습니까”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의 연 매출액을 역대 흥행영화들의 제작비와 비교하며 “과연 그만큼의 감동을 주었느냐”며 질타했다. 이 과정에서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전담하는 팀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이제 메이플스토리에는 스토리가 없어 ‘메이플’이 됐다”는 탄식도 나왔다. 간담회 중에는 게임 캐릭터 디자인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질문도 나와 운영진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한 유저는 “게임 무기 중에 하나인 칼의 각도가 5도 휘어진 상태로 출시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캐릭터의 머리 스타일과 맞지 않는 장식 등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 보이며 비판하고, 아이템을 제작하는 팀의 인력 구성까지 따지기도 했다.○ 집단지성으로 진화한 유저들 8시간에 걸친 간담회 동안 유튜브 댓글창과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도 불이 붙었다. “팩트로 두드려 팼다” “회사 답변도 랜덤(뽑기)” “간담회가 아니라 청문회 같다” 등의 피드백이 분당 수백 개씩 쏟아졌다. 이용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에 넥슨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지 못한 소통 부재가 문제였다”며 고개를 숙이고 고객자문단 창설을 약속했다. 6개월 단위로 15∼20명의 이용자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만들어 게임 운영의 ‘동반자’로 삼겠다는 것이다. 아이템 확률 추가 검증 및 공개도 계획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18년 차 장수게임의 운영 방식을 원점 재검토하게 한 유저들의 진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게임 정보비대칭으로 열세였던 유저들이 게임커뮤니티와 유튜브 공론장 등을 통해 공유, 분석한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게임 아이템 및 운영 문제점을 바꿔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프로그래밍 역량이 있고 소통에 능한 유저들이 집단 지성으로 게임하듯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유저 참여를 늘리는 ‘게임 민주화’가 수십 년 지속가능한 지식재산권(IP)의 선결 조건”이라고 말했다.전남혁 forward@donga.com·신동진 기자}

“회사의 설명은 틀렸습니다. 우리가 직접 계산해봤어요.” “추정매출 5000억 원의 게임을 180명이 운영하는 건 무리 아닙니까. 재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서울 그랜드볼룸. 넥슨이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대표 10명을 초청해 개최한 간담회에서는 연신 유저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단순한 분노 표출이 아니라 숫자와 팩트에 기반한 송곳질문에 운영진들은 거듭 진땀을 흘렸다.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간담회는 동시 접속자가 15만 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8시간 동안 약 30만 명이 참여해 댓글 등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했다.● PPT만 수백 장, ‘팩트’로 폭격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의 운영정보를 공개한 뒤 일부 최상급 아이템 조합이 애초에 불가능하게 설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열렸다. 이용자 대표들은 구체적 수치와 사례를 들어 회사 측의 설명을 일일이 반박했다. 게임 아이템 운영과 보상의 문제점을 꼬집는 내용의 자료를 파워포인트(PPT)로 수백 페이지나 제시하기도 했다. 특정 아이템 조합이 나올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운영진이 “게임 내 최고옵션이 아니어서 ‘777(잭팟) 없는 슬롯머신’이란 비유는 적절치 않다”고 해명하자 한 유저는 운영진이 거론하지 않은 다른 사례를 끄집어내 맞받아쳤다. 이 유저는 넥슨이 제시한 확률 정보를 토대로 “사냥 부분 최고 옵션의 조합이 불가능하단 사실을 확인하려면 5만 번의 조합, 4500만 원을 투자해야 한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운영진은 “그 부분은 자각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유저들의 문제제기에 대한 회사의 대응에 대해서도 팩트로 공격했다. 지난달 넥슨이 공지한 해명문을 문장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 부분은 표현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유저는 “게임 게시판에 올라온 건의사항 가운데 16%를 차지하는 질문에는 회사 측이 답을 하지 않고, 0.6%에 해당하는 질문에만 대응했다”고 꼬집었다.● 직접 계산해 대안 제시, 촌철살인 비유도또 다른 유저는 확률 기댓값을 직접 계산해 게임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 폐해를 막기 위해 일정 횟수를 시도하면 확정형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천장’ 시스템을 건의한 것이다. 이 유저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며 “이렇게 해도 아이템 가치 하락 등으로 게임 내 균형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운영진은 “확률 시스템의 부정적 경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검토의사를 밝혔다. 한 유저는 게임의 스토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하며 상황에 맞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대사를 찾아내 운영진에게 “이 대사 좀 직접 읽어주시겠습니까”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의 연 매출액을 역대 흥행영화들의 제작비와 비교하며 “과연 그만큼의 감동을 주었느냐”며 질타했다. 이 과정에서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전담하는 팀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이제 메이플스토리에는 스토리가 없어 ‘메이플’이 됐다”는 탄식도 나왔다. 간담회 중에는 게임 캐릭터 디자인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질문도 나와 운영진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한 유저는 “게임 무기 중에 하나인 칼의 각도가 5도 휘어진 상태로 출시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캐릭터의 머리 스타일과 맞지 않는 장식 등을 직접 그림으로 그려 보이며 비판하고, 아이템을 제작하는 팀의 인력 구성까지 따지기도 했다.● 집단지성으로 진화한 유저들8시간에 걸친 간담회 동안 유튜브 댓글창과 게임 커뮤니티 게시판도 불이 붙었다. “팩트로 두드려 팼다” “회사 답변도 랜덤(뽑기)” “간담회가 아니라 청문회 같다” 등의 피드백이 분당 수백 개씩 쏟아졌다. 이용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에 넥슨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지 못한 소통 부재가 문제였다”며 고개를 숙이고 고객자문단 창설을 약속했다. 6개월 단위로 15~20명의 이용자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만들어 게임 운영의 ‘동반자’로 삼겠다는 것이다. 아이템 확률 추가 검증 및 공개도 계획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18년차 장수게임의 운영 방식을 원점 재검토하게 한 유저들의 진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게임 정보비대칭으로 열세였던 유저들이 게임커뮤니티와 유튜브 공론장 등을 통해 공유, 분석한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게임 아이템 및 운영 문제점을 바꿔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프로그래밍 역량이 있고 소통에 능한 유저들이 집단 지성으로 게임하듯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유저 참여를 늘리는 ‘게임 민주화’가 수십 년 지속가능한 지식재산권(IP)의 선결 조건”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LG CNS가 인공지능(AI) 영어 학습 서비스 ‘AI 튜터’로 일본 교육시장에 진출한다. LG CNS는 일본 현지 어학기업 이온(AEON)과 손잡고 일본판 ‘AI 스피크 튜터’를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LG CNS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단순히 일본어로 번역하지 않고, 일본 현지의 문화를 반영해 학습 콘텐츠를 제작했다. 예를 들어 AI가 ‘일본에서는 생선을 어떻게 요리하는지’를 물어 보면 학습자는 AI의 가이드에 따라 ‘일본 사람들은 생선을 회나 초밥으로도 먹지만 생선 파스타로도 해먹는다’고 대답하는 식이다. AI 스피크 튜터에는 LG CNS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기술이 적용됐다. 사용자가 답변을 틀리거나 주저하면 오답 처리하지 않고 사용자의 취약점을 찾아내 힌트를 제시하고 되묻는 등 사람과 대화하듯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기존 영어 회화 애플리케이션과 차별점이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스팸 차단 애플리케이션 ‘후후’를 서비스하는 후후앤컴퍼니가 경찰청과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후후앤컴퍼니는 범죄로 의심되는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DB)를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는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경찰 사칭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해 전국 경찰서의 공용 전화번호를 안심번호로 등록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후후 앱 이용자는 경찰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안심하고 받을 수 있게 된다. 후후앤컴퍼니에 따르면 2019년에도 대구경찰청과 업무협약을 맺어 범죄에 악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 약 1500건을 제공받아 약 750만 건에 달하는 범죄의심 전화와 문자 발신을 사전에 탐지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발신 전화번호를 식별해 스팸, 보이스피싱 등 악성 전화번호를 사전 차단하는 탐지 솔루션 등을 개발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신인 작가 발굴을 위한 무료 웹소설 연재 사이트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가칭)를 올해 론칭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에서는 신인, 기성 작가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든 글을 올릴 수 있고, 장르도 국한되지 않는다. 좋은 평가를 받은 작가는 카카오페이지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독자들은 모든 작품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15년부터 다양한 공모전을 열어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있다. 황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노블코믹스 컴퍼니 대표는 “웹 문학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다양한 장르에 기반한 역량 있는 작가들이 많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SK텔레콤과 질병관리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돕는 ‘누구 백신 케어콜’ 구축·운영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고 8일 밝혔다. 누구 백신 케어콜은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누구(NUGU)를 이용한 백신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AI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접종 일정을 안내하고, 접종 후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한다. 별도의 앱이나 기기 없이 전화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노인 등 디지털 소외 계층도 백신 접종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전남혁기자 forward@donga.com}

“보상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 회사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20대 직장인 한모 씨) “현실도 팍팍한데 가상세계에선 빈부격차가 더 크다.”(30대 직장인 조모 씨)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엔씨소프트가 20, 30대 ‘린린이’(리니지+어린이) 유저들의 불만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기존 유저층인 ‘린저씨’(리니지+아저씨)들에 비해 공정성과 진정성을 강하게 요구하며 불매운동 등을 통해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엔씨의 모바일게임 리니지M 유저들이 자비를 모아 만든 ‘항의 트럭’은 경기 성남시 판교 엔씨 본사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프로야구 NC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리는 경남 창원NC파크를 돌았다. 온라인에서는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당시 사용된 이미지를 차용한 ‘NO NC’ 이미지가 돌아다니는 등 불매운동도 일어나고 있다. 시스템 업데이트와 복구 과정에서의 불만이 발단이 됐다. 리니지M에는 캐릭터의 능력을 키우는 ‘문양’이란 시스템이 있다. 이를 최대치까지 끌어올리려면 3000만∼5000만 원이 드는데, 유저들이 “비용이 과하다”고 문제 제기를 하자 올해 초 엔씨는 이를 1000만∼2000만 원 수준으로 내리는 업데이트를 했다. 그러자 고액을 쓴 기존 이용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고, 회사는 나흘 만에 업데이트를 원상 복구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엔씨가 환불에 나섰지만 현금 대신 디지털 재화로 돌려주면서 논란이 됐다. 예전에도 게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 불만이 더 커진 배경에는 ‘공정’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리니지의 핵심 유저로 자리 잡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 측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리니지2M의 핵심 유저층은 20대이며 2위는 30대”라고 밝혔다. ‘린저씨’로 불리는 30∼50대가 주요 고객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랐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리니지M·리니지2M 이용자는 연초에 비해 30%가량 감소했는데, 업계에서는 리니지 시리즈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20, 30대의 이탈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을 것으로 추정한다. 20, 30대 신규 유저들의 요구는 공정성과 형평성, 투명성 등에 집중돼 있다. 30대 유저 김모 씨는 “‘집행검’(리니지 대표 아이템)을 ‘집판검’(집을 팔아야 살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하지 않나. 게임 속에서도 현실에서처럼 돈이 지배한다”고 꼬집었다. 직장인 조모 씨(33)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밝히고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회사 측의 대응에도 민감하다. 김모 씨(26)는 “회사가 제대로 사과도 하지 않고 업데이트 과정 등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등 진정성을 못 느끼겠다”고 했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크게 번진 연봉 경쟁이 젊은 유저들의 분노를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내부 직원만 챙기고 유저들에 대한 보상이나 배려는 부족했다는 것이다. 업계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그래픽이나 재미 요소를 강화하라는 요구가 많았는데, 요즘은 공지사항 하나하나에도 투명성을 강조한다”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MZ세대는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진정성을 중시하는 만큼 충분히 과정을 설명하고 조금 더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만큼 취업과 관련해 다양한 얘깃거리를 양산한 이슈도 드물다. 하지만 ‘직접 당사자’들이 느끼는 무게와는 비교하기 힘들다. 공채로 공기업에 입사한 청년들과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인 청년들은 이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하지만 이들의 얘기를 듣기란 쉽지 않았다. 당사자야말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줄 유일한 이들이지만, 조직에 속해 있는 처지라 공개적으로 개인 의견을 밝히는 데 부담이 컸다. 이 때문에 A공기업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김직원 씨(26)와 국공립단체에서 계약직 공연프로듀서로 일했던 박계약 씨(27)는 극과극 일대일 대화 처음으로 모두 가명으로 무대에 올랐다. 혹시나 모를 피해를 방지하고, 더욱 솔직한 심정을 듣기 위해서였다. ‘정치·사회 성향 조사’에서 진보 6번째가 나온 계약 씨는 비정규직의 비애를 겪은 이답게 정규직 전환에 찬성했다. 어렵게 공채 바늘귀를 통과한 직원 씨는 보수에서 37번째로 정규직 전환에 반대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8일 인터넷 화상회의를 통해 마주했다. ▽계약=국공립예술단체에서 1년 정도 계약직으로 일하며 소외감을 느낄 때가 많았어요. 주요 프로젝트들은 보통 1년 이상 진행하는데 참여 자체를 할 수 없었죠. 이듬해 예산을 짜는 업무에서도 빠졌어요. 업무량은 비슷한데 중요한 일에선 배제되는 거죠. 급여나 복지는 당연히 격차가 컸고요. ▽직원=공기업 입사에 들인 땀방울을 무시할 순 없어요. 토익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 시험만 어려운 게 아니라 준비에만 몇 년이 걸러요. 정책이 바뀌었다고 그런 자리를 비정규직이 따내는 걸 보며 솔직히 억울한 맘이 들었어요. ▽계약=하지만 주위 시선보다 더 힘든 게 있을까요. 계약직으로 일하면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어요. 자신감이 확 떨어지는 거죠. 뭔가 해보고 싶은 기획이 있어도 선뜻 말 꺼내기 어려워요. ‘곧 나갈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분명히 존재하니까요. ▽직원=비정규직을 무조건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안 된다는 건 아니에요. 조건을 갖춘 이들은 뽑아야죠. 그런데 우리 회사를 보면, 계약직으로 입사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분들 중에 태업하는 분들도 있어요. 대놓고 ‘계약직인데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식이에요. 제가 공정하지 않다고 여기는 건, 능력이나 성실성을 검증하는 절차 없이 일괄 전환하는 거예요. ▽계약=경험한 게 달라서 생각도 갈라지네요. 저는 계약직으로 막 입사했을 때도 업무량이 엄청났어요. 기획을 맡으면 온전히 책임져야 했어요. 당연히 ‘농땡이’는 불가능했죠. 작은 업무라도 재계약이 걸려 있단 생각에 더 쫓기는 맘이 들었어요. ▽직원=저도 정규직 입사 전에 6개월 정도 인턴으로 근무해본 경험이 있어요. 불안한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에요. 다만 정책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싶은 거죠. ▽계약=현 기업들의 정규직 공개 채용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너무 형식적인 줄 세우기만 시키는 게 아닐까요. 젊은이들을 ‘취업 포인트’ 쌓는 기계로 여기는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경쟁이 격해지는 것도 있어요. ▽직원=공감하는 대목이에요. 저도 여러 번 공채에 지원하면서 늘 비슷한 자기소개서를 내고 엇비슷한 과정을 거쳤어요. 개인의 창의력을 평가받는 자리는 아니었죠. ▽계약=치열한 경쟁을 거쳐 정규직으로 입사한 분들이니 누군가가 훨씬 쉽게 그 자리를 얻는 것처럼 보이면 화가 날 거 같아요.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람마다 가진 능력은 다양하잖아요. 대학입시처럼 합격과 탈락을 가를 게 아니라 기업이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뽑는 ‘맞춤형 채용’이 된다면 다들 납득하지 않을까요. ▽직원=그건 공채로 뽑힌 이들도 공감할 거예요. 입사하기 위해 정말 많은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땄지만 막상 실무에 들어가면 쓸모없는 게 많아요.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은 입사해서 완전히 새로 배워야 하죠. ▽계약=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만큼 기업들도 채용 방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건 알아요. 하지만 수십 년째 크게 바뀌지 않은 방식으로 채용이 이뤄지고 있는 건 문제 아닐까요. 좀 더 정교한 채용이 이뤄지면 청년끼리 공정한 채용을 두고 싸울 일도 줄어들 것 같아요.조응형 yesbro@donga.com·전남혁·이지윤 기자}

경제학을 전공하며 금융권 취업을 꿈꿨던 대학생 정수민 씨(24)는 지난해부터 정보기술(IT) 개발자로 취업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공부로 방향을 틀었다. 온라인 코딩 강의를 듣고, 코딩 스터디에 참여했다. 코딩 퀴즈를 올리는 사이트에 들어가 실전 문제도 풀어본다. 정 씨는 “요즘은 금융권조차 오히려 IT 직군을 더 많이 뽑는 분위기”라며 “채용 기회도 많고 연봉도 높은 것 같아 더 늦기 전에 개발자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IT 업계가 개발자 신입 채용 규모를 늘려가자 문과 취업준비생들까지 코딩을 배우며 취업에 도전하고 있다. 1일 기업과 일반인 대상 프로그래밍 교육을 제공하는 멀티캠퍼스에 따르면 IT 교육 수강생 중 비전공자 비율은 2019년 34.2%, 2020년 37.4%, 2021년 42.7%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고려대 프로그래밍 언어 동아리 ‘KUCC’에는 올해 30명 모집에 약 200명이 몰렸다. 이 중 70%가 인문계 전공자였다. 나마로 KUCC 회장(24)은 “약 5년 전만 해도 지원자가 20명도 안 됐는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예전엔 저학년이 많았는데 요즘은 당장 졸업을 앞두고 취업이 급한 고학년까지 많이 들어와 코딩 시험, 공모전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과 취업준비생들이 개발자 취업을 준비하는 건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그나마 IT 분야는 채용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올해 상·하반기 두 차례 공채를 통해 신규·경력 개발자 9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다. 카카오도 하반기(7∼12월) 신입 공채에 나선다. 경력 개발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비전공자를 뽑은 뒤 개발자로 키우려는 IT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문과 출신 개발자도 많으니 도전해볼 만하다’ ‘토익 공부 1년 매달리는 것보다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게 더 낫다’는 글을 찾아볼 수 있다. 어학 전공을 살려 관광분야 취업을 준비했던 대학생 김모 씨(25·여)는 “1년여를 준비하면 통상 코딩 시험에서 중상급 이상 실력을 낼 수 있다고 들었다”며 “이 정도면 기업의 실무 교육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해서 지난해부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개발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코딩을 배우면 일종의 ‘스펙’ 쌓기 차원에서 손해 볼 것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 문과 출신으로 연구직에 지원한 한 취업준비생은 “개발과 상관없는 직군인데도 면접 때 ‘코딩할 줄 아느냐’는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다”며 “이제 코딩 역량이 당락에 적잖은 영향을 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른바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플러스 쿠팡 배달의민족)로 대표되는 IT 기업들이 처우를 대폭 개선한 것도 보상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개발 분야는 실력이 객관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준비만 잘하면 문과 출신이라고 불리하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개발자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업체 규모와 담당 업무에 따라 처우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어를 전공한 뒤 스타트업 베이스랩스를 세운 김지윤 대표(26)는 “단순히 취업 조건만 보고 도전해서는 안 된다”며 “코딩 실력은 물론이고 자신이 맡을 업무와 산업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전남혁 forward@donga.com·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