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이 80%대로 올랐지만 지방은 여전히 60%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13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은 전달(75.7%) 대비 4.4%포인트 오른 80.1%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3월(73.6%) 2017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뒤 상승하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입주율은 △3월(76.2%) △4월(81.9%) △5월(86.7%) 등 오름세가 더 가파르다.반면 지방 아파트 입주율은 63.9%로 전달(64.8%) 대비 0.9%포인트 하락하며 60%대에 머물렀다. 대구·부산·경상권 입주율이 66.3%로 전달(61.2%) 대비 5.1%포인트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서 하락했다. 전국 입주율은 66.7%로 전월(66.6%)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미입주 원인으로는 ‘기존 주택 매각지연’이 44.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세입자 미확보(26.0%), 잔금 대출 불가(20.0%) 등이 꼽혔다. 주산연 측은 “현 추세라면 수도권 입주율은 최근 3년간 상반기(1~6월) 입주율(평균 93.3%) 수준을 회복하겠지만, 지방 시장은 장기침체에 진입할 우려가 있어 정책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축복기자 bless@donga.com}
최근 복합문화센터 공사를 수주한 A건설사는 철골과 미장, 내부 마감, 금속 공사 등 세부 공정을 각각 다른 업체에 하청을 줬다. 그런데 이 업체들은 모두 무등록 건설업체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A사가 공사비 인하를 목적으로 무등록 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줬다고 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불법 하도급을 준 업체와 하도급을 받은 업체 모두 행정처분과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전국 77개 건설 현장을 점검해 33곳(42.8%)에서 58건의 불법 하도급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건설업을 등록하지 않았거나, 자격이 없는 업체에 공사를 발주한 경우가 전체 단속 건수의 72.4%(42건)로 가장 많았다. 관광지 조성공사를 수주한 건설사가 방음벽, 방진망 설치 공사를 지반조성공사업을 등록한 전문건설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준 사례도 있었다. 하청업체가 발주자 승낙 없이 재하도급을 줬다가 적발된 경우는 27.6%(16건)였다. 경기 성남의 한 아파트 건설 공사에서 지하층 흙막이 공사를 하도급 받은 전문건설업체는 무등록 건설업체에 재하도급을 주기도 했다. 이 업체는 항타기(쇠말뚝 등을 땅에 박는 토목기계) 임대사업자로 발주자의 서면 승낙 없이 재하도급을 받았다. 국토부는 이번에 불법 하도급으로 적발된 42개사에 행정처분이나 형사고발 조치를 취하고, 8월 30일까지 508개 현장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다. 불법으로 재하도급을 준 업체는 1년 이하 영업정지 또는 불법 하도급 대금의 30% 이내 과징금 등 행정처분과 함께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불법 하도급을 받은 무등록 업체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40대 김모 씨는 지난달 서울 잠수교 인근 한강공원에서 전기자전거를 타다 큰 사고를 당했다. 커브 구간을 돌다가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다른 전기자전거와 정면충돌한 것이다. 김 씨는 충돌 직후 공중에서 한 바퀴 돌고 지면에 떨어졌다. 헬멧을 쓰고 있었는데도 목 신경이 손상돼 응급 수술을 받아야 했다. 전치 5주에 달하는 부상을 입었지만 ‘스로틀(Throttle)형’ 전기자전거를 타고 있었다는 이유로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 김 씨는 “사고 전 여러 차례 보험회사에 문의했지만 그때마다 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란 말을 들었다”며 “보험 적용이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다면 전기자전거를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 사각지대 놓인 전기자전거 모터를 장착한 전기자전거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관련 사고도 늘고 있다. 최대 시속 25km까지 달릴 수 있다 보니 사고 발생 시 부상도 심한 편이다. 하지만 전기자전거 관련 사고는 따로 집계되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8일 “아직 전기자전거를 별도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지 않다”며 “그렇다 보니 보급 현황과 사고 건수, 단속 통계 등도 따로 없다”고 했다. 신종 모빌리티 수단이다 보니 관련 규정도 명확하지 않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같은 전기자전거라도 일부는 개인형 이동장치(PM)로, 일부는 자전거로 분류된다. 먼저 페달을 밟지 않아도 손으로 레버를 돌리면 모터가 작동하는 스로틀형은 PM으로 분류돼 도로교통법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페달을 돌릴 때만 모터가 작동되는 파스(PAS·페달보조)형 전기자전거는 자전거로 분류돼 자전거법을 적용받는다. 분류가 다르니 적용되는 규제에도 차이가 있다. 스로틀형 전기자전거는 전동 킥보드 등 다른 PM과 비슷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운전면허증이 있어야 탈 수 있고, 13세 미만은 탈 수 없다. 탈 때는 헬멧을 반드시 써야 한다. 안 쓰면 벌금이 부과된다. 야간에 전조등과 후미등 없이 주행하면 1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파스형 전기자전거의 경우 외관상 큰 차이가 없는데도 이 같은 규제를 모두 적용받지 않는다. 정경옥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같은 전기자전거지만 법 적용에서 차이가 크다 보니 현장에서 혼란이 심한 상황”이라며 “신종 모빌리티 출현에 따른 법적 공백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 가입 어려운 스로틀형전기자전거의 법적 공백은 이용자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전기자전거 동호회 등에선 “스로틀형의 경우에도 파스형인 것처럼 위장하면 단속을 피할 수 있다” 등의 노하우가 공유되고 있다. 6일 한강공원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스로틀형 전기자전거 이용자는 “가끔 경찰을 만나면 페달을 밟는 척하며 단속을 피하곤 한다”고 털어놨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 전기자전거 이용자 상당수는 안전 장비도 잘 착용하지 않는다. 특히 공유 전기자전거의 경우 대부분 헬멧 등 안전 장비 없이 이용한다. 올 3월 발표된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지하철역 주변 40개 장소에서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이용한 시민 115명 중 단 1명만 개인 안전모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가입도 쉽지 않다. 특히 스로틀형 전기자전거의 경우 국내에서 보험을 취급하는 회사가 거의 없다. 전기자전거를 타는 김태현 씨(33)는 “스로틀형은 각종 안전 장비 착용 의무가 부여되지만 정작 보험 가입은 어렵다”며 “이 때문에 페달을 좀 돌리더라도 자전거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파스형을 타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자전거 안전 규제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안전을 위해 스로틀형과 마찬가지로 파스형에 대해서도 안전모 착용 등을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자전거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스로틀형과 파스형을 오갈 수 있는 전기자전거도 나오는 만큼 규제를 달리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당장 규제를 통일할 수 없다면 안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파스형의 경우 최고 속도를 시속 25km 이하에서 시속 20km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전기에너지가 생성되는 전기차 충전 방식을 전기자전거에도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전기자전거 이용자들은 배터리를 아낀다며 브레이크를 잘 안 잡는 경향이 있는데 브레이크를 잡을 때마다 충전되는 회생제동 장치가 도입되면 좀 더 안전한 운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배 트럭 대신 ‘화물용 전기자전거’ 뜬다 택배용 트럭보다 탄소 배출량이 약 22% 적은 ‘화물용 전기자전거’가 최근 친환경 배송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상 화물차 진입을 막는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전거가 주요 운송수단으로 활용되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친환경 모빌리티가 확산되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선 이미 화물용 전기자전거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아마존, DHL 등 글로벌 물류 대기업도 화물용 전기자전거 활용을 늘리고 있다. 전 세계 화물용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으로 약 1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한 리서치 회사는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연평균 11.4%씩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에선 쿠팡 등이 화물용 전기자전거를 시범도입하고 활용도를 점검 중이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전기자전거 시장 확대에 발맞춰 배달, 화물 등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확대하는 중”이라며 “아직은 화물용 전기자전거를 본격 양산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생산을 본격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탄소배출 저감 수단으로 화물용 전기자전거에 주목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는 올 4월 회의를 열고 화물용 전기자전거 도입과 관련해 관계 부처에 규제 개선 및 제도 기반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실증 결과 및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중량, 속도 등 세부 안전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화물용 전기자전거의 신고, 보험 가입 의무 등 관리 기준을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안전 기준과 면허, 주행 기준 등을 검토한다. 다만 화물용 전기자전거 도입을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한국에서 전기자전거는 동체가 ‘30kg 미만’이어야 한다. 승객용만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화물용 전기자전거에 한해 동체 중량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독일은 화물용 전기자전거의 중량을 300kg 미만, 프랑스는 650kg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은 아예 무게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다만 중량 규제가 완화될 경우 그에 걸맞은 안전규정 확보도 필요하다. 무게를 늘리는 만큼 사고 위험 역시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제호 삼성교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화물용 전기자전거가 일반 도로에서 달릴 때는 시속 25km 이하로 제한하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을 활용해 아파트 내에 진입해 운행할 때는 시속 10km 이하로 속도를 제한하는 등 세심한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셋째를 낳은 직원은 무조건 한 직급 승진시키고, 넷째가 태어나면 1년간 육아 도우미를 지원해주는 기업이 있다. 건설사업관리(PM) 중견기업인 한미글로벌로 이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김종훈 회장(74·사진)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8일 한미글로벌에 따르면 이달부터 셋째를 낳은 구성원은 승진 연한이나 인사 고과 등 조건 없이 즉시 한 직급 승진한다. 넷째부터는 출산 직후 1년간 육아 도우미 비용을 100% 지원한다. 결혼을 앞둔 구성원에게는 주택자금대출을 최대 1억 원 지원한다.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서 자녀가 있는 지원자는 서류전형에서 가점을 받는다. 한미글로벌은 향후 10년 내 사내 출산율 2.0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아기 수)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꼴찌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목표치다. 한미글로벌은 여성 구성원이 출산하면 법정 출산휴가(90일)와 별도로 30일의 휴가를 유급으로 주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연결해 6개월간 쉬도록 했다. 자녀를 2명 이상 낳는 경우 최대 2년의 육아휴직 기간을 근속연수로 인정해 휴직 중에도 진급 심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난임 치료·시술 실비는 횟수 제한 없이 회당 100만 원 한도로 지원한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구성원은 2년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사내에 인구문제연구소를 운영하는 한편 지난해 저출산 고령화 대책 민간 연구소인 한반도미래연구원이 출범할 때 발기인 대표를 맡기도 했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로 대변되는 인구 문제는 지금 우리 세대가 해결해야 하는 사명”이라며 “기업 역시 시민사회의 한 축으로 책임의식을 갖고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요즘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다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빈 땅이 거의 없는 서울의 경우 재건축 단지에 관심 갖는 분들이 많다 보니 관련 질문도 이어지고 있죠. 그런데 요즘 발표되는 재건축 계획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너도나도 약속이라도 한 듯 49층 이상의 고층으로 짓겠다고 발표하고 있는 건데요.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68층), 여의도 한양아파트(최고 54층), 시범아파트(최고 65층) 등이 초고층 추진 단지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 설계공모에서도 설계업체 3곳이 모두 공통적으로 49층으로 짓겠다고 했죠. 오늘은 왜 재건축 조합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건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등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Q. 왜 다들 고층으로 짓겠다고 하는 건가요? 계기가 있는 건가요? “과거 서울, 특히 한강변에는 이른바 ‘35층 룰’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새로 짓는 아파트(주상복합 제외)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하는 서울시의 경관 관리 방안 중 하나였죠. ‘35층 룰’은 획일적인 고층 아파트가 서울 도시 경관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이 또한 획일적인 규제라는 비판이 많았죠. 서울시는 올해 1월 새로운 도시계획인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며 35층 룰을 의무 조항에서 삭제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재건축 단지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초고층 설계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거죠.” Q. 고층으로 지으면 좋은 건가요? “고층 설계는 일종의 ‘랜드마크’ 전략입니다. 초고층으로 지어 지역의 대표 단지로 자리매김하면 조합원의 자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고급’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기에도 좋습니다. 건물을 높게 지으면 사생활 보호를 위한 거리를 확보하기도 좋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여러 동을 지을 때는 채광, 화재 등의 이유로 건물 간 거리를 일정 간격 이상 띄워야 합니다. 또 이 간격은 건축물의 높이에 따라 비례해 커집니다. 건물의 높이가 낮아질수록 건물 간 간격의 하한선이 낮아져 빽빽하게 지을 수 있다 보니 저층 건물은 사생활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죠.” Q. 건물은 높을수록 무조건 좋은 건가요? “단점도 많습니다. 우선 공사비가 늘어나죠. 계산해 보면 건물 높이가 30층 이상인 건물은 바람이 미는 힘이 건물 자체의 무게가 누르는 힘보다 커진다고 합니다. 부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지만 극단적으로 쉽게 말하자면 잘못 지었을 경우 바람에 건물이 뽑힐 수도 있단 얘기죠.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의 설명에 따르면 같은 면적의 건물을 40층으로 지을 때보다 80층으로 지을 때 골조 비용이 2배 이상 들고, 이는 최종적인 건축비용을 약 1.4배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물론 공사 기간도 길어지겠죠.” Q. 유독 49층으로 짓겠다는 설계안이 많은 건 왜 그런 건가요? “건축법은 높이 200m 또는 50층 이상부터 초고층 건물로 분류합니다. 초고층 건물은 대피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30층마다 한 층을 모두 비우는 피난안전층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곧 분양할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49층 아파트의 경우 ‘준초고층’으로 분류돼 이 규제를 적용받지 않습니다. 분양 가능 면적만 보면 초고층으로 분류되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죠. 초고층 건물에 적용되는 사전재난영향성검토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Q. 너도나도 고층으로 짓겠다고 하면 문제는 없나요? “누군가 사는 집 남쪽에 있는 아파트가 초고층으로 재건축돼 햇볕을 가로막는 일이 벌어진다면 당연히 반발이 생기겠죠. 또 남산, 한강 등 서울 시내 주요 자연경관을 고층 건물에 있는 소수만 누리게 된다면 이 또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반포대교 남단 상부, 선유도 전망대 등 조망점 39곳과 조망축 26곳을 설정해 개발 이후 형성될 경관을 관리합니다. 재건축 계획을 심의하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이런 점을 참고해 심의를 하죠. 고층 설계를 허용하는 대신에 특정 단지가 경관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일부를 기부채납 형태로 개방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대표적인데요. 당시의 35층 룰을 깨고 38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커뮤니티센터를 일반에 개방하도록 하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준공 뒤엔 입주민 불편이 우려된다며 이를 폐쇄해 빈축을 사기도 했죠. 서초구에서 수천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나서자 2018년 5월 반포동 주민에 한해 개방한 상태입니다.”‘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부동산에 대해 궁금증을 넘어 답답함이 느껴질 때, 이제는 ‘부동산 빨간펜’에 물어보세요. 언제든 e메일()로 질문을 보내 주세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부동산 빨간펜’ 코너 온라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요즘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다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빈 땅이 거의 없는 서울의 경우 재건축 단지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다보니 관련 질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압구정, 여의도, 잠실 등 노른자 땅에서 줄줄이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요즘 발표되는 재건축 계획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너도나도 약속이라도 한듯 ‘49층 이상의 고층’으로 짓겠다고 발표하고 있는 건데요. 이달 1일 열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 설계공모 작품 전시회에선 국내 유명 건축설계업체 3곳이 예상 조감도와 실물 모형을 선보였는데, 공통적으로 49층(한 곳은 최고 65층 안도 제안)으로 짓겠다고 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강북에서는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이 68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고, 여의도에서는 한양아파트(최고 54층), 시범아파트(최고 65층) 등이 초고층 추진 단지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오늘은 최근 재건축 단지들이 내세우는 초고층 설계에 대해 왜 재건축 조합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건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Q. 왜 이렇게 다들 고층으로 짓겠다고 하는 건가요? 계기가 있는 건가요? “과거 서울, 특히 한강변에는 이른바 ‘35층 룰’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새로 짓는 아파트(주상복합 제외)의 최고층수를 35층으로 하는 서울시의 경관 관리 방안 중 하나였죠. ‘35층 룰’은 획일적인 고층 아파트의 건설이 한강, 남산, 북한산, 관악산 등 서울이 지닌 도시 경관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훼손한다는 측면에서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획일적인 규제라는 비판이 많았죠. 최종적으로 서울시가 올해 1월 새로운 도시계획인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며 35층 룰은 의무조항에서 삭제된 상태입니다. 그러다보니 여러 재건축 단지들이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초고층 설계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거죠.”Q. 그런데 고층으로 지으면 좋은 건가요? “고층 설계는 재건축 조합 사이에서 일종의 ‘랜드마크’ 전략으로 분류됩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단지로 자리매김해 조합원의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것이죠. 인근 단지와의 자존심 경쟁으로 비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익도 많습니다. 건물을 높게 지으면 사생활 보호를 위한 거리를 확보하기 좋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여러 동을 지을 때는 채광, 화재 등의 이유로 건물 간 거리를 일정 간격 이상 띄워야 합니다. 또 이 간격은 건축물의 높이에 따라 비례해 커집니다. 건물의 높이가 낮아질수록 건물간 간격의 하한선이 낮아져 빽빽하게 지을 수 있다보니 저층 건물은 사생활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죠. 고층 건물 꼭대기층에 지어지는 주거공간인 ‘펜트하우스’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을 보면 현재 시장에 초고층 건물 수요가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고층 건물에 대한 동경이 시장가격에 반영되는 것 같다’고 보기도 했습니다.”Q. 건물은 높을수록 무조건 좋은 건가요? “단점도 많습니다. 가장 크게는 공사비가 늘어나죠. 건물이 높아질수록 건물에 부딪히는 바람의 속도는 빨라집니다. 이 때 바람이 미는 힘은 풍속의 제곱에 비례해 늘어나죠. 계산해보면 건물 높이가 30층 이상인 건물은 바람이 미는 힘이 건물 자체의 무게가 누르는 힘보다 커진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잘못 지으면 바람에 건물이 뽑힐 수도 있단 얘기죠. 이런 이유에서 건물을 높이 지으면 지을 수록 골조공사 비용은 더 많이 들어갑니다.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의 설명에 따르면 같은 면적의 건물을 40층으로 지을 때보다 80층으로 지을 때 골조 비용이 2배 이상 들고 이는 최종적인 건축비용을 약 1.4배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물론 공사 기간도 길어지겠죠.”Q. 그런데 유독 60층도, 100층도 아니고 49층으로 짓겠다는 설계안이 많은건 왜 그런 건가요? “재난 대피를 위한 공간 때문입니다. 건축법은 높이 200m 또는 50층 이상부터 초고층 건물로 분류합니다. 초고층 건물은 대피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30층마다 한 층을 모두 비우는 피난안전층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곧 분양할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49층 아파트의 경우 ‘준초고층’으로 분류돼 이 규제를 적용받지 않습니다. 분양 가능면적만 보면 초고층으로 분류되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죠. 초고층 건물에 적용되는 사전재난영향성검토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이 때문에 35층 룰 폐지가 다양한 높이를 지닌 아파트 단지 경관을 조성하기보다 획일적인 49층 높이 아파트를 낳는 요소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Q. 너도나도 고층으로 짓겠다고 하면 문제는 없는 건가요? “누군가 사는 집 남쪽에 있는 아파트가 초고층으로 재건축돼 햇볕을 가로막는 일이 벌어진다면 당연히 반발이 생기겠죠. 또 남산, 한강 등 서울 내 자연경관을 고층 건물에 있는 소수만 누리게 된다면 이 또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반포대교 남단 상부, 선유도 전망대 등 조망점 39곳과 조망축 26곳을 설정해 개발 이후 형성될 경관을 관리합니다. 한양도성 인근 역사도심, 한강변, 인왕산, 남산 등 주요산 주변은 중점경관관리구역으로 설정했죠. 재건축 계획을 심의하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이런 점을 참고해 경관 심의를 합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관련 심의 때 심의위원의 평가 기준을 알기 어려워 통과가 쉽지 않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이런 방법이 아니더라도 고층 설계를 허용하는 대신, 특정 단지가 경관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일부를 기부채납 형태로 개방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대표적인데요. 당시의 35층 룰을 깨고 38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커뮤니티 센터를 일반에 개방하도록 하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준공 뒤엔 입주민 불편이 우려된다며 이를 폐쇄해 빈축을 사기도 했죠. 서초구청에서 수천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나서자 2018년 5월 반포동 주민에 한해 개방하며 사태는 마무리됐습니다.”Q. 그래도 다들 고층으로 지으려고 하지 않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반포주공1단지(1, 2, 4주구) 재건축 사례를 한번 보시죠. 55개 동, 5002채 규모 단지를 짓는 사업인데 지난달 조합에서 총회를 열었습니다. 35층 층수 제한이 폐지되었으니 기존 설계안인 35층안 대신 49층안으로 바꾸자는 안건이 상정됐습니다. 공사 기간은 기존 대비 7개월 연장되고 공사비용은 약 2000억 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투표 결과는 어땠을까요? 찬성 634표 대 반대 1297표로 부결되며 35층안으로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승인돼 2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난 데다가 이주·철거가 끝난 상황에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힘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부동산에 대해 궁금증을 넘어 답답함이 느껴질 때, 이제는 ‘부동산 빨간펜’에 물어보세요. 동아일보 부동산 담당 기자들이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빨간펜’으로 밑줄 긋듯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드립니다. 언제든 e메일(dongaland@donga.com)로 질문을 보내 주세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부동산 빨간펜’ 코너 온라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고속도로 휴게소 인기 품목인 호두과자 가격이 5000원에 육박하고 돈가스 가격은 1만 원을 넘는 등 휴게소 물가가 1년 새 5%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도로공사가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상위 10개 음식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5.6%)에 이어 2년 연속 5%대 상승률을 보였다. 가격 인상률이 가장 큰 품목은 라면(12.1%)이었다. 지난해 5월 3940원에서 올해 5월 4415원으로 올랐다. 호두과자(8.5%)는 같은 기간 4548원에서 4936원으로 5000원대에 근접했다. 돈가스(8.2%)는 9341원에서 1만111원으로 오르며 1만 원대에 진입했다. 비빔밥(5.6%)은 8783원에서 9274원으로, 어묵우동(5.6%)은 6060원에서 6403원으로 각각 올랐다. 휴게소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메리카노(3.2%)는 4321원에서 4461원으로 올랐고, 국밥(4.0%), 핫도그(3.6%) 등도 3∼4%대 상승률을 보였다. 김 의원은 “치솟는 물가로 서민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민생 대책이 서둘러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고속도로 휴게소 인기 품목인 호두과자 가격이 5000원에 육박하고 돈가스 가격은 1만 원을 넘는 등 휴게소 물가가 1년 새 5%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도로공사가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상위 10개 음식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5.6%)에 이어 2년 연속 5%대 상승률을 보였다. 가격 인상률이 가장 큰 품목은 라면(12.1%)이었다. 지난해 5월 3940원에서 올해 5월 4415원으로 올랐다. 호두과자(8.5%)는 같은 기간 4548원에서 4936원으로 5000원대에 근접했다. 돈가스(8.2%)는 9341원에서 1만111원으로 오르며 1만 원대에 진입했다. 비빔밥(5.6%)은 8783원에서 9274원으로, 어묵우동(5.6%)은 6060원에서 6403원으로 각각 올랐다. 휴게소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메리카노(3.2%)는 4321원에서 4461원으로 올랐고, 국밥(4.0%), 핫도그(3.6%) 등도 3~4%대 상승률을 보였다. 김 의원은 “치솟는 물가로 서민 부담이 커지고 있는만큼 민생 대책이 서둘러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이 새벽에 누가 보겠어.” 폭주족 이모 씨는 2일 오전 2시 반경 서울 중랑구 일대를 오토바이로 질주했다. 교차로 신호등에서 빨간불을 만나도 가속을 멈추지 않았다. 상봉지하차도 구간 제한속도는 시속 50km였지만 이보다 30km나 빠른 80km로 질주했다. 새벽 시간대는 과속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씨의 폭주는 서울경찰청 교통관리과에서 관리하는 후면 무인교통단속 장비에 선명하게 잡혔다. 촬영된 파노라마 사진 8장에는 이 씨의 오토바이 번호판도 명확하게 찍혔다. 이진수 서울경찰청 교통관리과 계장은 “그동안 이륜차는 폐쇄회로(CC)TV 단속의 사각지대였지만, 최근 기술 진화로 무인단속이 가능해졌다”며 “반칙운전을 일삼는 오토바이들이 숨을 곳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 배달 오토바이 늘며 사고도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 서비스가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배달업 종사 라이더들도 급증했다. 국토교통부의 ‘2022년 배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 라이더를 의미하는 소화물 배송대행업 종사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1∼6월) 기준 23만7188명에 달했다. 3년 전 같은 기간(11만9626명)의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배달 대행업체는 전국 7794곳에 이른다. 배달 오토바이와 라이더가 늘면서 이들과 관련된 교통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관련 통계를 보면 전체 교통사고는 줄고 있지만 유독 이륜차 사고는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735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등이 줄어든 덕분이다. 반면 이륜차 사고 사망자는 484명으로 전년(459건)보다 5.4% 늘었다. 매일 1명 이상이 이륜차 사고로 세상을 뜨는 셈이다. 대행업체들의 촉박한 배달시간과 짧은 시간에 많은 배달을 하려는 무리한 운전습관 등이 주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다.● 딥러닝 기술로 CCTV 번호판 인식률 높여 이에 교통당국을 중심으로 이륜차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첨단기술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입된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폐쇄회로(CC)TV 판독 기술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CCTV로 이륜차의 반칙 운전을 잡아내기 힘들었다. 승용차에 비해 오토바이가 심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번호판도 작다 보니 CCTV로 선명한 사진을 얻기 어려웠던 것이다. 불법 주차단속의 경우엔 오토바이 정차 시 차체가 기울어 번호판이 잘 안 찍히는 경우도 많았다. 일각에선 오토바이의 번호판을 앞에 달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AI 딥러닝 프로그램이 도입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딥러닝 프로그램은 수만 장의 번호판 사진을 학습하며 번호의 패턴을 익혔다. 그 결과 흐릿한 사진도 해상도를 조절해 명료하게 바꿔 줄 수 있게 됐다. 처음 본 형태의 번호판도 보정을 통해 인식할 수 있다. 딥러닝 프로그램은 오토바이의 외양도 학습했다. 예를 들어 ‘A모델 오토바이 번호판은 상대적으로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는 정보까지 알고 있다 보니 CCTV 판독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경찰은 현재 5대인 딥러닝 단속 시스템을 연내에 10대로 늘릴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는 번호판이 어디에 있던 단속을 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오토바이가 단속 사각지대라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수 브레이크와 AR 헬멧도 개발한 번 사고가 나면 부상이 상대적으로 큰 오토바이 운전자를 보호하는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차체의 균형을 인지해 코너를 돌 때 넘어지지 않게 해주는 특수 브레이크(ABS)가 대표적이다. 일반 브레이크는 급제동 시 관성 때문에 오토바이가 미끄러지거나 옆으로 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운전자가 차체에서 이탈해 허공을 날기도 한다. 하지만 특수 브레이크를 장착하면 관성측정장치(IMU)가 작동하면서 기울기를 감지해 차체의 중심을 잡아준다. 이를 통해 속도 제어와 안전 주행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륜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몇 바이크 모델이 옵션으로 채택해 라이더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위한 증강현실(AR) 스마트 헬멧도 개발 중이다. 이 헬멧은 실드(유리) 부분에 내비게이션 AR 영상을 띄워 줘 라이더가 손을 쓰지 않고도 내비게이션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동안 오토바이 등 이륜차가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탓에 후진국형 사고 사례가 너무 많았다”며 “첨단 기술 개발 및 적용과 함께 이륜차 운전문화 개선에 공을 들이면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륜차 반칙운전 잡는 공익제보단… 작년에만 23만건 신고 현직 교사 등이 신호위반 등 촬영해교통안전공단에 제보… “사고 줄어” “가르치던 학생이 뺑소니 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뒤 더 이상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천에서 교사로 근무하는 A 씨는 오토바이 등 이륜차 반칙운전을 적발하는 ‘공익제보단’ 일원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A 씨는 출퇴근길 또는 주말에 휴대전화로 이륜차들의 신호 위반, 인도 주행, 중앙선 침범 등을 촬영해 한국교통안전공단(공단)에 제보한다. A 씨가 지난해 제보한 도로교통법 위반 건수는 2632건에 달한다. 이륜차 공익제보단 4247명 중 제보 실적 2위다. 현직 교사 신분이라며 익명을 요청한 A 씨는 “예전에는 길에서 보이는 오토바이 10대 중 9대가 교통법규를 어겼다면 지금은 10대 중 5대 정도로 위반 오토바이가 줄었다”며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사는 동네 거리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공단에 따르면 이륜차 교통안전을 위해 조직된 공익제보단의 법규 위반 제보 건수는 지난해 23만3539건이나 됐다. 신호 위반이 11만3222건(48.5%)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 주행(15.3%), 중앙선 침범(11.3%), 안전모 미착용(10.2%) 순이었다. 공단은 제보 1건당 최대 8000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다만 부작용을 막기 위해 월 20건까지만 포상금을 준다. 지난해 이렇게 지급한 포상금은 총 11억2000만 원에 달한다. 공단은 공익제보단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공익제보단 제보가 가장 많은 신호 위반 사고가 크게 줄었다. 2019년에는 이륜차 신호 위반 사고 사망자가 106명이었지만 2021년에는 68명이 됐다. 공단 관계자는 “전체 이륜차 사고 사망자는 안 줄었는데 신호 위반 사망이 줄어든 건 제보단 활동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익제보단원들의 어려움도 적지 않다. 제보 사진 촬영을 방해하는 건 예사고, 사진이나 영상을 지워달라며 위협을 가하는 운전자도 있다. A 씨는 “배달원들이 저를 몰카범으로 신고해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었다. 당시 자초지종을 파악한 경찰이 ‘멋있다’며 제 활동을 지지해주면서 상황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익제보 활성화와 함께 이륜차 반칙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정책본부장은 “오토바이는 금세 사라져 단속이 쉽지 않은 만큼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이륜차는 신고제가 적용되는데 일반 자동차처럼 등록제를 실시해 소유자를 명확히 추적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대구 수성구의 30평형대 아파트(전용 84㎡)에 전세 사는 세입자 김모 씨(40)는 12일 전세 계약 만기일을 앞두고 속이 탄다. 두 달 전 집주인에게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문자를 보냈지만, 집주인은 “현금이 없어 집을 팔기 전까진 보증금을 내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전셋값은 2년 새 4억5000만 원에서 3억 원까지 떨어졌고, 전세자금 대출 이자로 매달 110만 원씩 나간다. 그는 “아이 학교 때문에 이사가야 하는데 전 재산이 전세금에 묶여 있다”며 “배째라 식의 집주인을 보니 막막하다”고 했다. 역전세난이 현실화하면서 올해 1∼4월 전국 아파트에서 전셋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추가로 돈을 마련해 세입자에게 내준 전세보증금이 2조5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주인이 아파트 1채당 평균 8400만 원을 기존 세입자에게 내준 것이다. 역전세난이 이미 시작된 가운데 지방 아파트와 신축 빌라가 하반기(7∼12월) 역전세난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가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올해 1∼4월(22만7844건)과 2년 전 같은 기간 계약(18만8469건) 중 단지·동·층·면적이 같은 계약 6만2835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전체의 47%인 2만9508건이 직전 계약보다 전셋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건 중 1건이 직전 계약보다 전셋값이 떨어진 것이다. 하락 계약의 전세금은 2년 새 총 2조4793억 원 줄었다. 채당 8402만 원꼴로 집주인이 대출을 추가로 받거나 본인 돈을 들여 이를 부담한 것이다. 입주 물량이 많거나 그동안 주택 공급이 누적됐던 지방에서 하락 계약 비중이 높았다. 대구는 전세 계약 1490건 중 하락 계약이 1218건으로 하락 계약 비중이 81.7%에 달했다. 세종은 784건 중 524건(66.84%)이 하락 계약됐다. 전세사기 온상으로 지목됐던 신축 빌라도 역전세난 심화로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동아일보 분석 결과 올해 말까지 전세 계약이 다가오는 신축 빌라(2020년 이후 준공 기준) 77.5%는 2년 전 입주 시 가격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 5∼12월 전국 빌라 실거래 10만6728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다. 이들 신축 빌라는 전세금을 채당 약 5994만 원 내려야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6월 이후 역전세난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역전세, 대구 82% 인천 61%… 집주인들 평균 8400만원 돌려줘 “전세금 1억 낮춰도 세입자 못구해”… 집주인들, 대출도 어려워 전전긍긍전셋값 고점 2021년 계약 잇단 만기지방 중심 역전세난 더 심해질 우려정부, 보증금반환용 대출 완화 추진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 10단지 더샵힐스테이트(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9일 전세 보증금 3억 원에 계약됐다. 2년 전(4억5000만 원)보다 1억5000만 원 떨어진 것. 이 단지 전셋값은 2021년 한때 5억6000만 원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호가가 2억8000만 원까지 내려갔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전세 계약 만기가 된 집주인 대부분이 세입자에게 1억∼1억5000만 원을 내줘야 한다”며 “대출도 안 돼서 친인척에게 돈을 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대구에서 임대사업을 하는 한모 씨(43)는 지난달 전세 계약이 끝난 대구 달서구 아파트(전용 59㎡) 전셋값을 2억8000만 원에서 1억 원을 낮춰 세입자를 겨우 구했다. 기존 보증금에서 부족한 돈은 적금을 깨고 추가 대출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다음 달 전세 시세가 2년 전 2억6000만 원에서 1억5000만 원으로 내린 구축 아파트 전세 계약이 또 끝난다는 점이다. 에어컨, 신발장, 타일 등을 모두 바꿔주겠다는 광고까지 했지만 두 달째 세입자를 못 구하고 있다. 그는 “15년 넘게 임대사업을 하며 전세금 반환에 문제가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은행대출이 어렵다고 해서 걱정”이라고 했다.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가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있는 등 주택 공급이 많은 지방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전셋값이 고점이었던 2021년에 맺은 계약들의 만기가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도래하기 시작해 앞으로 역전세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지방 아파트 역전세 심화 동아일보가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올해 1∼4월 전국 아파트 전세 계약을 전수 분석한 결과 광역 지방자치단체 17곳 중 5곳은 전셋값이 2년 전보다 떨어진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대구가 81.7%로 가장 높았고 세종(66.8%), 울산(56.4%), 대전(53.4%), 부산(52.8%) 순이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60.6%로 가장 높았고 경기 50.8%, 서울 46.3% 순이었다. 대구는 1채당 평균 8728만 원을 집주인들이 마련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은 평균 9309만 원, 서울은 1억2153만 원을 각각 내줬다. 문제는 역전세 현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전셋값이 고점이었던 2021년 5∼12월 전세 계약된 전국 아파트가 44만8347채로 이들 아파트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임대차3법이 시행된 2020년 7월 전세실거래가지수는 110.3에서 2021년 5월 121.4로 급등해 같은 해 말까지 123∼127을 유지했다.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것도 역전세난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하반기 전국 입주물량은 23만1370채로 전년 동기(20만9172채) 대비 2만2198채가 더 많다. 특히 지방 분양 물량이 11만8805채로 전년 동기 대비 2만4534채 늘었다. 역전세가 심한 대구는 올해 하반기 물량만 1만7626채로 전년 동기보다 4000여 채 가까이 늘어난다. 수도권보다 전셋값이 비교적 저렴한 만큼 집주인의 부담도 더 크다.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SK리더스뷰(전용 111㎡)는 이달 6억5000만 원에 전세 계약됐다. 2년새 전셋값이 23.5%(2억 원) 하락한 것. 울산 중구 우정동 선경2차 전용 59㎡는 2년 전 2억7000만 원에서 이달 2억 원으로 7000만 원 하락했다. 울산 중구 공인중개업소는 “집주인이 전셋값을 내려도 계약하겠다는 세입자가 없어서 전세금을 못 돌려주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에 주택담보대출이 있던 집주인은 추가 대출이 안 돼 자금난에 처한다”고 했다. ● 정부 “임대인, 전세금 반환 보증 대출 완화 검토”정부는 역전세가 심화되자 전세 보증금 반환 목적 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전세금 반환 보증과 관련된 대출에서 선의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제한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부분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 완화는 필요하지만 ‘선의의 집주인’을 가려낼 장치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담보 여력이 있어도 추가 대출을 못 받아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데 담보 범위 내에서 규제를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며 “집주인뿐만 아니라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역전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추가 대출 규제는 건전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셋값이 추가 하락할 수도 있는 만큼 제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역전세전세 시세가 직전 전세 계약 때보다 떨어져 신규 세입자에게 받을 보증금으로 기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지난달 22일(현지 시간) 찾은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베쿰시의 피닉스 시멘트 공장. 지름 4m, 길이 15m의 대형 원통형 가마(킬른)가 돌아가며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킬른은 약 1450도 고온으로 철광석과 점토 등 원료를 구워 시멘트의 반제품인 클링커를 만드는 설비다. 킬른과 연결된 5층 건물 높이의 대형 창고에 들어서자 잘게 쪼개진 스티로폼, 비닐 따위가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피닉스 공장은 이런 폐기물을 연간 약 4만 t씩 공급받아 시멘트 생산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원래 시멘트 생산에 쓰이던 유연탄을 폐기물로 100% 대체한 것. 이 공장 관계자는 “연간 시멘트 40만∼52만 t을 생산하는데, 5만 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나무 758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탈탄소 흐름에 발빠르게 적응한 독일 시멘트 업계의 유연탄 대체율은 2020년 기준 69%에 이른다. 국내 시멘트 산업의 유연탄 대체율이 35%(2021년 기준)로 유럽연합(EU)의 평균(52%)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시멘트 업계 역시 향후 탄소세 부과 등에 대비해 대체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소비자 거부감, 시멘트 수급 문제 등이 겹쳐 탈탄소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 과정에서 고온 처리가 필수인 시멘트 산업은 그동안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7%를 차지할 정도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업종으로 꼽힌다.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까지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한국 역시 시멘트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유연탄을 태울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시멘트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약 30%를 차지해 이를 대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로 유연탄을 대체하는 방법은 1980년대부터 유럽 등 선진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연료 수급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쓰레기 매립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베쿰 공장에 도입된 설비를 생산하는 티센크루프 폴리시우스사 우베 마스 기술부문 총괄책임자(CTO)는 “대체 연료 수급에 필요한 비용은 유연탄 가격의 30∼60%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장점에도 국내 시멘트 업계의 대응이 속도를 못 내는 가장 큰 이유는 폐기물을 연료로 쓰는 데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생산 연료로 쓰레기를 사용한다고 하니 시멘트에 유해물질이 함유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이어졌고, 관련 규제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어 섣불리 사용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멘트 수급 불안도 영향을 미친다. 올 초 시멘트 업계가 1000억 원대 설비 교체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평균 시멘트 재고량이 통상 재고량(120만 t)의 70% 수준인 85만 t으로 낮아져 ‘공급 대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토마스 기요 세계시멘트콘크리트협회(GCCA) 회장은 “재활용 철강으로 만들어진 차를 ‘쓰레기 차’로 부르지는 않는다”며 “품질이나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피터 호디노트 전 유럽시멘트협회장은 “800도 수준으로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장과 달리 킬른은 용암 수준인 1450도로 모든 것이 파괴돼 인체에 무해하다”고 말했다.베쿰=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31일부터 세입자가 전세 계약을 맺기 전부터 정부의 ‘안심전세 앱’을 통해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앱에는 전국 빌라(연립·다세대주택)는 물론이고 오피스텔, 아파트까지 1252만 채의 시세 정보가 담기고, 특히 신축 빌라는 준공 1개월 전부터의 시세가 공개된다. 시세 인지의 어려움 등 정보의 비대칭으로 세입자가 전세금을 떼이는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기능을 담은 ‘안심전세 앱 2.0’ 서비스를 31일 선보인다고 밝혔다. 올 2월 초 ‘안심전세 앱 1.0’을 선보인 지 약 4개월 만이다. 이번 버전에서는 계약 전인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안심전세 앱을 통해 ‘카카오톡 알림톡’을 보내 국세, 지방세 체납 여부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집주인이 수락하면 예비 세입자 휴대전화로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알 수 있다. 단, 구체적인 체납 금액 또는 체납 기간 등은 앱에서 확인할 수 없다. 기존엔 공개 정보가 악성 임대인 여부, 보증사고 이력, 보증가입 금지 여부로 제한적이었다. 또 집주인이 앱에서 본인 정보를 조회한 후 휴대전화 화면을 세입자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제는 비대면으로도 관련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계약서를 이미 쓴 세입자는 안심전세 앱이 아닌 전국 세무서(국세) 또는 지방자치단체(지방세)를 방문해 집주인 동의 없이도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임대차 기간 시작일까지 신분증과 임대차계약서 사본을 갖고 방문해야 한다. 단, 보증금 1000만 원 이상 계약일 때만 정보를 볼 수 있고 집주인 동의 없이 열람 시 집주인에게 열람 사실이 통지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집주인이 세금 체납 여부를 공개하지 않으면 계약하지 않는 게 세입자에게 최선의 선택”이라며 “집주인이 세입자를 들이려면 자신의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시세 제공 범위는 기존 수도권 연립·다세대주택 등 빌라 위주에서 전국 시군구 오피스텔·대형 아파트까지 확대된다. 이에 따라 시세 공개 대상도 기존 168만 채에서 1252만 채로 7배로 늘어나게 된다. 1252만 채는 단독·다가구주택을 제외한 전체 주택 중 약 88%에 해당한다. 빌라 시세를 준공 1개월 전후로 제공해 전 세계약을 준공 이전에 맺는 세입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준공 1개월 뒤 시세만 공개해 착공에서 준공까지 3∼4개월이 걸리는 신축 빌라는 적정 시세를 알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전세보증금을 매매가와 같거나 매매가보다 비싸게 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버전에 빠진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기능은 올해 12월까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9월 말 관련법 개정안이 시행된 뒤 임대인정보공개심의위원회가 당사자에게 약 3개월간 소명 기회를 주고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악성 임대인은 HUG가 3번 이상 해당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줬고, 해당 금액을 청구했지만 회수 못 한 보증금이 2억 원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일정 자격을 갖춘 집주인은 HUG가 발급하는 ‘안심 임대인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최근 1년간 악성 임대인으로 등록된 적이 없고, 현재 세금 체납액이 없으며 최근 3년간 보증사고 이력이 없고 HUG 전세보증 가입이 가능하면 된다. 별도로 ‘보증가입 가능 임대인 확인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 유효 기간은 1개월로, 해당 확인증이 있으면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토부는 “계약 당시와 실제 잔금 납부 시점에 집주인 사정이 달라질 수 있으니 확인증이 있더라도 계약서에 보증 가입 거절 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특약을 넣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돕고 재발을 막기 위한 ‘전세사기 특별법’(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예정대로 6월 1일 공포 즉시 시행된다. 전세사기에 연루된 공인중개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 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된 경우에만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는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개정안’도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사기 예방의 핵심은 집주인과 세입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라며 “현재 공개 대상에 다가구주택이 빠지는 등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이달 전국 50개 주요 아파트 단지 가격이 11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1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이 본격적으로 반등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KB부동산 리브온 5월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15일 기준)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0.1%로 지난달(―0.04%)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7월(―0.24%) 하락세를 보인 후 11개월 만에 상승으로 전환한 것. 이 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중 시가총액(가구 수와 매매가를 곱한 금액) 상위 50개 단지의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으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대단지들이 포함돼 시장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보다 0.87% 하락하며 4개월 연속 하락 폭이 줄었다. 전국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달 85에서 이달 91로 올랐으나 하락 전망이 아직 우세했다. 서울은 지난달 83에서 92로 올랐고 경기(88→96), 인천(86→91)도 상승했다. 이 지수는 전국 6000여 개 공인중개업소에 해당 지역 집값 상승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기준선(100)을 넘으면 2∼3개월 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이달 31일부터 SGI서울보증의 보증으로 전세대출을 받은 전세사기 피해자도 주택도시기금의 저리 대환대출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29일 SGI 보증서 대환 상품을 내놓아 31일부터 우리은행에서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은행 등 다른 주택도시기금 수탁은행은 전산시스템 구축이 끝나는 6월 이후 순차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대환대출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기존 전셋집에 계속 거주하는 경우 낮은 금리(연 1.2∼2.1%)의 기금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다. 기존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 보증서 전세대출 이용자만 대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어 피해자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배터리 덮개가 약간 긁혔다고 생각했는데, 배터리를 통째로 바꿔야 한다는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소형 전기차를 타는 경남 김해의 직장인 이헌주 씨(44)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고속도로에서 앞에 달리던 트럭의 바퀴가 빠지며 이 씨의 차량을 덮친 것이다.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차량 전면부가 손상됐고 차량 하단에 있던 배터리 덮개가 약간 긁혔다. 이 씨는 “다친 곳도 없고 차량 손상도 심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기차 수리센터를 방문한 이 씨는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어 배터리 가격이 2600만 원이고 여기에 공임 등을 더하면 총수리비가 3200만 원이 나온다고 했다. 보조금을 제외한 차량 구입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씨는 “수리센터에선 사고 당시 충격으로 배터리에 어떤 이상이 생겼을지 모르고 나중에 혹시라도 불이 나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보상도 못 받기 때문에 완전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결국 보험사에 차를 주고 2800만 원을 받으며 전손 처리를 했다”고 말했다. 전손 처리는 차량이 크게 파손돼 수리비가 차 가격보다 높다고 판단될 경우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뒤 폐차 처리하거나 중고차 매매업체에 판매하는 것이다. ● 툭하면 전기차 배터리 통째 교체 국내 전기차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8년 신규 차량 중 1.7%에 불과했던 전기차는 지난해 9.8%로 4년 만에 5배 이상이 됐다. 누적 전기차 보급 대수는 현재 40만 대가량인데 2030년까지 300만 대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전기차 보급에 비해 수리, 정비 등 안전 관련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기차 이용자들은 차에 문제가 생겨 수리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먼저 첨단기술이 투입된 만큼 내연기관차보다 수리단가가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의 ‘자동차보험 자차 담보 평균 수리비(공임)’는 회당 270만 원이다. 일반 내연기관차의 수리비(197만 원)보다 37.1% 높다. 특히 수백 개의 셀로 이뤄진 배터리에 충격이 가해지면 안전상의 이유를 들며 통째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홍영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미래모빌리티실증센터장은 “언제 배터리 전체를 바꾸고, 언제 일부 모듈만 바꾸면 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으니 이용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큰돈을 내고 배터리 전체를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며 “연구와 실험을 통해 경미한 손상의 경우 일부 모듈만 교체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비소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동네마다 카센터가 있다. 반면 전기차 수리가 가능한 정비소는 전체의 5% 미만이다. 이 때문에 한번 고장나면 수리까지 한두 달 걸리는 경우가 예사다.● 배터리 정기 점검 필수전문가들은 전기차 수리 정비 인프라가 부족한 만큼 정기 점검을 통해 고장을 미리 막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전기차 운전자 중에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한 점검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내연기관차처럼 엔진오일 교체 등을 이유로 정기적으로 정비소를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역시 1년에 한 번 또는 주행거리 1만 km 정도마다 서비스센터를 찾아 배터리 셀의 온도 및 전압, 모터와 인버터의 상태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면 더 안전하게 오래 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공단)이 지난해 8월 도입한 전자장치진단기(KADIS)를 활용하면 더 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KADIS는 차량에 장착된 단자에 진단기를 부착해 배터리 결함 등을 확인하는 장비다. 공단이 운영하는 검사소 59곳, 민간 검사소 300여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공단은 지난해만 전기차 9086대를 검사해 배터리 융착 등 93건의 이상을 발견했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 배터리 안전성 검사가 의무화돼 있지 않다 보니 민간 검사소 중에는 KADIS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검사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B-라이프케어’처럼 전기차에 장비를 장착하면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배터리 성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수입 전기차 ‘점검 사각지대’전기차 안전을 위한 최선의 조치는 정기 점검이지만 일부 수입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점검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점검이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자동차 업체는 KADIS 운용을 위한 자료를 공단에 제출해야 한다. 공단은 이를 기초자료로 활용해 배터리 점검을 실시하게 된다. 하지만 CATL 등 중국 업체의 배터리를 장착한 일부 전기차 업체들은 기술보안을 이유로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공단에 따르면 KADIS를 활용해 배터리 검사를 할 수 없는 전기차는 승합차 62개 모델(약 3000대), 화물차 29개 모델(약 6000대)에 달한다. 특히 미국 테슬라는 KADIS를 연결할 수 있는 접합부를 아예 만들어놓지 않았다. 무선으로만 차량을 업데이트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이미 5만여 대가 팔린 테슬라의 전기차는 국내 시스템으로는 점검이 불가능한 것이다. 김승기 삼성교통문화안전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팽창하고 있지만 인프라 구축과 수입차 규제 등의 측면에서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다”며 “기술 경쟁 때문에 정보 공유가 쉽지 않겠지만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최대한 많은 정보를 업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는 90%가량 충전을… 완충하면 전압 높아 불안정” 전기차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Q&A비오는 날-보닛 열때 감전 주의를 “이번에는 전기차를 사야 하나?” 최근 전기차 구입을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전기차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신차의 약 10%를 차지하며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지만 화재 등 안전에 대한 불안도 여전한 상황이다. 전기차 안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Q&A로 정리했다. ―비 올 때 전기차를 충전하면 감전될 수 있나. “국가통합인증마크(KC)를 받은 충전기는 이용자가 손으로 만지는 부분에 전류가 통하지 않게 설계돼 있다. 비가 내려 충전기에 물이 스며들면 보호 장치가 작동해 전류를 차단한다. 다만 감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차량이나 충전기의 충전단자가 파손됐다면 순간적으로 누전이 발생할 수 있다. 비를 피하기 어려운 곳에선 최대한 물기가 충전단자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견인 시 차량 손상이 많다던데…. “전기차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전기모터가 발전기로 변환돼 전기를 생산한다. 앞바퀴만 들어올려 견인할 경우 뒷바퀴가 구르면서 발전 기능이 작동한다. 이에 따라 모터 내부 온도가 올라가 손상이 생길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화재까지 발생할 수 있다. 견인차에 차량을 완전히 싣거나, 전기차 바퀴를 ‘둘리’라고 부르는 작은 받침대에 올려 견인해야 한다.” ―배터리를 완충하면 화재 위험이 커지나. “전기차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이 내장돼 과충전을 자동 제어한다. 완충으로 인한 화재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90%가량만 충전하는 게 좋다고 입을 모은다. 완충 상태에선 배터리 전압이 상대적으로 높고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지하주차장에서 충전하면 화재 위험 크지 않나. “정부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배터리 화재는 일단 발생하면 1000도 넘게 올라가고 불길이 잘 잡히지 않는다. 더구나 지하주차장은 입구 높이가 낮아 소방차 진입이 어렵고, 전기차 화재 진화 장치 활용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전기차 충전기가 있는 지하주차장에 소방설비 의무 설치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보닛을 열 때 주의할 점이 있나. “전기차 보닛 안에 주황색 전선이 있는데, 이 전선은 만지면 안 된다. 300V(볼트) 이상의 고압 전류가 흐르고 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아빠 위험하니 스마트폰 그만 보세요.” 운전 중 휴대전화를 5초 이상 사용하면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미리 녹음해둔 가족들의 목소리다. 운전자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안전 운전에 위협이 되는 휴대전화 사용을 멈춘다. 이는 미국 제너럴모터스가 개발한 ‘콜미아웃’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장면이다. 미국 등 교통선진국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음주운전’에 비견될 정도로 위험한 행위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또 이를 막기 위해 단속과 범칙금 부과를 넘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콜미아웃’처럼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해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시키는 서비스도 있지만 주행 중 휴대전화 사용을 원천적으로 막는 기술도 있다. 테슬라 출신 기술자들이 설립한 드라이브모드가 만든 ‘대시’라는 앱이 대표적이다. 이 앱을 사용하면 시속 24km 이상 주행할 경우 자동차 안에서 전화 통화와 문자 수신, 알람이 자동 차단된다. 강수철 도로교통공단 경영본부장은 “운전 중 휴대전화 조작은 습관이기 때문에 앱 등의 기술을 통해서라도 강제로 막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음주운전만큼 위험한 휴대전화 사용실제로 일부 연구에 따르면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은 음주운전만큼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시속 40km로 운전하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운전자의 경우 돌발 상황에서 정지 거리가 45.2m였다. 혈중알코올농도 0.05%인 음주운전자(18.6m)의 2.4배에 달한다. 이 연구소 관계자는 “도로를 시속 60km로 달리는 운전자가 문자메시지 확인을 위해 2초 동안 전방 주시를 안 할 경우 약 35m를 눈 감고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미 유타대 연구팀의 연구에서도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사고 확률이 5.4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카네기멜런대 연구소는 핸즈프리 상태로 휴대전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운전과 관련된 뇌 활동의 양이 37% 감소한다고 밝혔다. 전방 주시 등 운전에 쏟아야 할 집중력이 휴대전화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고도 계속 늘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국에 따르면 2019년 미국 내 교통사고 중 약 10%가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것이었다. 한국에선 2018∼2022년 5년 동안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총 371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79명이 사망하고, 5873명이 다쳤다. 그럼에도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최근 30일 동안 운전 중 스마트기기를 사용했다는 답변이 2018년 28.7%에서 지난해 41.8%까지 늘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조사에서는 운전자가 이를 숨기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휴대전화로 인한 교통사고 수는 통계로 나타난 수치보다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차단 기술 있지만 상용화 안 돼 국내에서도 최근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위험하다는 것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또 휴대전화 사용을 차단하는 앱을 개발할 기술력도 충분하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ICT 기업들은 관련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네덜란드에서 운전 중 전화나 문자메시지가 오면 ‘지금은 운전 중’이란 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내는 ‘인 트래픽 리플라이’ 앱을 출시했지만 강제로 휴대전화 사용을 막진 않았다. 한 ICT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운전자가 느끼는 불편이 상당한데 얼마나 많은 운전자가 자발적으로 앱을 설치하고 서비스를 이용할지 미지수”라며 “강제 규정 없이는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금이라도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차단 기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불법이지만 상당수가 이를 알면서도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지 못할 정도로 중독성이 크고, 이로 인한 교통사고도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범칙금 6만 원을 부과하는 정도로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막기 어렵다”며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휴대전화 차단 앱 등 기술을 활용해 강제로 사용을 막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美선 운전중 폰 들기만 해도 최소 35만원… 벌금 韓은 6만원 미국-일본-영국 등 처벌 강화 추세“한국, 범칙금 지나치게 낮은 수준”난해한 CCTV 분석 등 단속 애로에AI 적발 시스템 도입 필요성 제기 영국 출신의 세계적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2018년 11월 런던 중심가에서 자신의 벤틀리 차량을 운전하던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베컴에게는 6개월 면허 정지와 함께 750파운드(약 125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됐다. 영국 재판부는 “속도가 느렸다고 하지만 그건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통 선진국들은 최근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 오리건주는 2017년부터 운전 중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기만 해도 처벌하는 법을 시행 중이다. 교통 체증 등으로 차량이 잠시 정지한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해도 처벌된다. 범칙금은 최소 260달러(약 35만 원)다. 스쿨존 등에선 최대 1000달러(약 134만 원)에 달한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에 따르면 오리건주는 법 개정 후 후방 추돌 사고가 8.8% 줄었다. 일본은 2019년 관련 법을 개정하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5만 엔(약 48만 원) 이하의 벌금’만 내면 됐지만 법 개정 이후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10만 엔(약 97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이들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은 처벌은 관대한 편이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시 승합차는 7만 원, 승용차는 6만 원, 이륜차는 4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영국 호주 일본 등의 20% 미만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시 사고의 위험성이 크다는 걸 감안하면 범칙금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며 “범칙금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가 도로를 주행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경우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서도 휴대전화 사용 여부를 명백하게 가리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쥐고만 있었다’고 항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귀에 대고 통화를 하는 등 명백한 경우를 우선 단속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AI)이 CCTV 영상을 분석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자동 적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국가도 나오고 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AI 학습을 거치면 몇 주 내 자동 적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며 “다만 사회적 합의를 통해 명확한 단속 기준이 마련돼야 AI 적발 시스템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팀장 유근형 사회부 차장 noel@donga.com▽ 한재희(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신아형(경제부) 윤다빈(국제부) 송유근 전혜진(사회부) 기자 특별취재팀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최근 전세사기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공유주거(코리빙·Co-living)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공유주거는 침실, 화장실, 샤워실 등 기본 시설은 홀로 쓰되 주방, 식당, 세탁실 등은 다른 입주자와 공유하는 원룸을 말한다. 공유주거는 개인이 임대하는 일반 전월세와 달리 기업이 전문적으로 운영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주거 상품을 원하는 1인 가구와 20, 30대 사회 초년생을 중심으로 공유주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들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공유주거 사업에 눈 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유주거가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일반 전월세의 사각지대를 메워줄 새로운 주거 유형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서울 여의도의 한 기업에서 기획 업무를 맡고 있는 김태성(가명·45) 씨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공유주택에 살고 있다. 3년 전인 2020년만 해도 그는 아내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자가로 거주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업무 특성상 ‘공유’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게 되며 석 달 정도 살아볼까란 생각에서 현재의 집에 오게 됐다. 주거 공간은 원룸 형태 전용면적 24㎡. 기존의 방 3개, 화장실 2개짜리 전형적인 전용 84㎡ 구조인 문래동 집과 비교하면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큰 불편함은 없다. 업무는 공유주거 내 회의실에서 보고 계절마다 바뀌는 옷과 물품은 간이형 창고에 보관한다. 김 씨는 슬리퍼만 신은 채로 한 건물에서 업무, 취미, 운동 등 일상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누리고 틈날 때마다 인근 성수동 일대를 즐길 수 있다는 데에 만족감이 크다. 그는 “고가의 장비를 갖춘 회의실을 별도 비용 없이 빌려 쓸 수 있다”며 “공유주택에서 필라테스 강사, 패션업체 대표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이들이 떠난 후에도 연락할 정도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세의 월세화-가격 상승에 인식 바뀌어 한국에서 공유주거 개념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5년경부터다. 공유주거는 주로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 월세가 비싼 해외 대도시에서 인기를 끌며 국내에 소개됐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은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해 공유주거에 대한 관심이 덜했다. 인근 시세보다 월세가 비싸고 규모가 작다는 한계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전월세 가격이 크게 오르고 고금리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에서 계약된 소형 오피스텔(전용 60㎡ 이하) 월세 거래 중 월세가 100만 원 이상인 비중은 10.8%에 이른다. 2021년 3.6%, 지난해 5.3%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서울 신촌역 인근 한 공유주택의 경우 전용 14㎡가 보증금 500만 원, 월세 약 100만∼120만 원(관리비 별도)이다. 인근 신축 오피스텔 같은 면적과 같거나 조금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공유주택과 일반 전월세 주택 간 주거비 차이가 줄어들자 공유주거를 통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으려는 이들이 늘기 시작했다. 기업이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보증금이 수백만 원 수준으로 비교적 적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임대료 인상이나 보증금 떼일 우려가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환경 변화에 힘입어 공유주거 상품도 더 다양해지고 있다. 주로 역세권에 거주하며 출퇴근 편의를 따지는 사회 초년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강남·성수역(에피소드) △신촌역(맹그로브) △남영·선정릉역(홈즈스튜디오) △신도림역(커먼타운) △충무로역(디어스) 등 기존의 원룸 오피스텔을 대체하는 상품으로 들어섰다. 초기에는 빌라 수준인 수십 채 규모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20층 높이, 200∼300채 건물을 통째로 공유주거 시설로 꾸민다. 내부에 클라이밍장, 스크린골프장까지 들어서는 등 커뮤니티 시설도 다양해졌다.● ‘경험’ 원하는 MZ세대 수요에 맞아 1인 가구가 늘고, 재택근무가 일반화한 최근 주거 트렌드도 공유주거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다. 2021년 기준 서울 1인 가구 비율은 36.8%다. 2010년(24.4%)에 비하면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준으로, 3가구당 1가구가 1인 가구다. 여전히 다세대·연립 월세와 비교하면 주거비가 비싸 ‘그들만의 주거’라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에 아낌없이 돈을 지불하는 최근 MZ세대의 경향과 맞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태현 홈즈컴퍼니 대표는 “공용공간에서 한국화 그리는 취미를 즐기는 입주민을 본 적이 있다”며 “방을 1∼2평 늘린다고 즐길 수 없는 취미인데 공유주거를 통해 취미생활에 필요한 공간이 제공된 셈”이라고 말했다. 공유주거 시설에는 건물 내 카페, 회의실, 헬스장, 도서관, 테라스 등 공용공간이 있어 업무를 해결하거나 커뮤니티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일본술 체험, 쿠킹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입주민들이 어울릴 수 있도록 유도한다. 가구, 조명 등 인테리어 소품은 별도의 구독 서비스로 즐길 수도 있다. 공유주택 입주민인 장승남 씨(33)는 “내가 내는 월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한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편”이라고 했다. 서울 중구의 한 공유주택에 사는 이모 씨는 “이웃과의 교류가 없어진 요즘 시대에 서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공간”이라며 “거주 계약에 입주민이 범죄를 저지를 시 운영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입주민 관리가 된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했다.● 돈 모이고 규제 풀려…“성장 가능성” 공유주거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기업들이 잇달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ICG는 2월 홈즈컴퍼니와 공유주거 사업을 위한 3000억 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공유주거 운용사 MGRV는 지난해 12월 125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정부도 관련 규제를 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2월 기존 건축법에 ‘임대형 기숙사’ 용도를 신설하고 민간임대사업자도 임대형 기숙사를 지을 수 있게 했다. 기존에는 학교나 공장만 기숙사를 운영할 수 있었다. 주차장 규제가 오피스텔(가구당 0.5대)보다 완화된 기준(건축면적 200㎡당 1대)을 적용받아 건축 비용도 절감된다. 공유주거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은 개인 임대인 중심이었기 때문에 전문적인 임대관리업이 없는 시장이었다”며 “공유주거를 통해 임대인과의 불필요한 갈등 등 기존 전월세 상품의 단점을 보완하려 한다”고 했다. 안성용 한국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주택 사업자 측면에서 보면 부동산 침체기에는 시행, 분양을 노리기보다 꾸준한 월세 수익을 낼 수 있는 임대주택 사업이 더 효과적”이라며 “코리빙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도 이런 점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주선 충남대 건축학과 교수는 “공유주거는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타인과 교류하기를 원하는 1인 가구의 니즈(요구)에 부합하는 상품”이라며 “서비스 수준에 따라 가격도 다양해 교통이 편한 역세권을 중심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축복 산업2부 기자 bless@donga.com}
서울 아파트값 하락 폭이 6주 연속 줄며 보합권에 가까운 하락률을 보이면서 상승 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은 일제히 상승 폭이 커졌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0.04%)보다 0.01% 내렸다. 4월 둘째 주(―0.13%)부터 6주 연속 하락 폭이 둔화했다. 구별로는 강남(0.01%→0.10%), 서초(0.04%→0.10%), 송파(0.08%→0.11%) 등 강남 3구에서 모두 상승 폭이 확대됐다. 강북에서는 노원구(0.05%→0.07%)가 재건축 단지 위주로, 용산구(0.01%→0.05%)는 대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나타나며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인천 아파트값은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주 0.03%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약 1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1월 넷째 주(0.02%) 이후 처음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구도심 위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하락 폭이 컸던 대단지 위주에서 급매물이 소진되며 전체적으로 상승 전환했다”고 했다. 경기 아파트값은 지난주(―0.04%)보다 0.02% 떨어지며 하락 폭이 줄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이슈가 있는 용인이 지난주(0.02%)보다 0.12% 오르며 상승세가 가팔랐다. 전세시장도 매물이 소진되며 가격 하락 폭이 줄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0.07%)보다 0.06% 하락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서울 호텔(힐튼호텔)이 기존보다 약 2배 높은 최고 38층(150m)짜리 오피스와 쇼핑몰, 호텔이 어우러진 빌딩으로 재개발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힐튼호텔이 근대건축유산으로 통했던 점을 감안해 호텔 상징이었던 1층 메인 로비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최대한 살려 보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힐튼호텔 소유주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서울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이 안에는 건폐율 49.98%, 용적률 1107%, 150m 높이 2개 동(지하 10층, 지상 38층) 복합시설로 새로 짓는 계획이 담겼다. 71.35m, 23층 높이인 기존 힐튼호텔보다 2배 이상 높이 고밀 복합 개발을 하겠다는 것이다. 힐튼호텔 자체가 산 중턱(약 30m 고도)에 위치해 개발안이 실현되면 실제 높이는 180m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호텔 맞은편 건물인 서울스퀘어 높이가 81.9m로 23층인 것에 견줘도 높다. 남산을 낀 신라호텔(최고 23층),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최고 21층) 등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건물이 된다. 6층 높이로 위아래로 탁 트여 준공 당시부터 화제였던 호텔 메인 로비는 기존 대리석 계단, 기둥 등을 최대한 보전한다. 힐튼호텔은 1983년 현대건축 1세대로 꼽히는 김종성 씨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게 직접 의뢰받아 설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1층 로비는 김 씨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설계해 꼭 보전되길 바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계획안에 따르면 건물은 상업, 업무시설과 호텔 등 복합시설로 조성된다. 지하 2층∼지상 1층은 쇼핑시설과 공용라운지, 지상 2∼29층에는 오피스, 30∼38층은 호텔이 들어선다. 개발계획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첨단기술을 도입해 전례 없는 형태의 오피스를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이지스자산운용은 인근 서울로타워(옛 대우재단빌딩), 메트로타워 등을 사들이기 위한 매매 계약을 맺었다. 힐튼호텔뿐 아니라 주변 빌딩을 공중보행로인 서울로7017처럼 스카이워크로 연결해 대규모 오피스타운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고밀 개발 계획이 가능해진 것은 올해 2월 서울시의 개발 가이드라인인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민간 사업자가 ‘개방형 녹지’를 조성하면 그 대가로 용적률 인센티브(혜택)를 주고, 높이도 완화해 고밀 개발을 유도했다. 힐튼호텔의 대지면적 중 40% 이상이 녹지로 조성돼 개방형 녹지 인센티브가 구릉지에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된다. 다만 남산 일대 초고층 개발로 경관 훼손 우려도 나온다. 이창수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고밀 개발로 해당 건물이 자연 경관을 독식한다면 도시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 효과가 날 것”이라며 “남산 특성을 고려한 개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힐튼호텔이 공원을 조성해 받는 용적률 인센티브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이 호텔 뒤편에 조성되는 폐쇄적인 구조인 데다 공원 경계 대부분이 일반 도로와 맞닿아 있지 않아 호텔 이용객이 녹지를 사실상 독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인허가 단계여서 구체 안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남산 경관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5층짜리 빌라(다세대주택) 세입자 10가구는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달 23일 2차 경매 매각기일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세입자들은 모두 대항력이 없는 후순위 임차인으로 집주인 1명과 전세 계약을 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정부가 전세사기 대책으로 밝힌 경매 유예 대상은 아니다. 당장 23일 경매에서 낙찰자가 나오면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잃고 살고 있는 집에서도 쫓겨나야 한다. 이들은 2020년 8월 계약 당시 집주인이 임대차 계약 전에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선순위 근저당을 설정해 놓으면서 후순위 임차인이 됐다. 임차인 10명의 보증금은 총 16억6500만 원. 하지만 월세 계약자 1명만 소액임차인에 해당돼 최우선변제금 340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 뿐이다. 나머지 9명은 선순위 근저당 규모가 커서 낙찰되더라도 보증금 전액을 날릴 가능성이 크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피해자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가 많아 세입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 피해 주택 경매 계속되며 세입자 불안 커져여야가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논의했지만 또다시 처리에 실패했다. 특별법 관련 소위만 4번째로, 여야는 22일 다섯 번째 법안소위를 열기로 했다. 이달 초로 예상됐던 특별법 입법이 2주 이상 지연되며 피해 주택 경매가 진행되는 등 전세사기 피해자 혼란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토교통부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대상으로만 경매 유예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인천 미추홀구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 있는 세입자들이 거주하는 주택은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당초 정부는 특별법 통과 뒤 전세사기 피해자 요건을 정하고, 피해자에 대한 경매 유예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특별법 통과가 지연되며 전세사기 피해자를 추려내는 작업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서 피해자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이른바 ‘무자본 갭투기’ 피해자와 1인 깡통전세 피해자도 지원하기로 피해자 요건을 확대한 상태다. 미추홀구 역시 법적 근거 없이 금융당국 권고로 경매를 중단한 상태여서 개인 채권자나 대부업체 등이 경매를 강행할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태다. ● 여야 합의 4번째 불발… 25일 본회의 통과 미지수여야는 이달 1일과 3일, 10일 등 세 차례에 걸쳐 국토위 소위에서 전세사기 특별법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못 내고 16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상태였다. 이날 합의에 또 실패해 22일 5번째 특별법 관련 소위를 열 예정이지만, 당초 목표대로 25일 본회의 통과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소위는 야당이 주장하는 최우선 변제권 소급 적용과 보증금 채권 매입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최우선 변제권 소급 적용은 재계약 때 보증금을 올리며 최우선 변제 대상에서 벗어난 피해자에 대해 첫 계약일 당시로 변제기준을 소급 적용해 최우선 변제 대상을 늘리자는 것이다. 보증금 채권 매입은 공공이 세입자들의 보증금 채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우선 매입해 세입자를 보상한 뒤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선지원 후구상 방식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불가 방침을 재차 밝혔다. 정부는 이날 소위에서 경·공매 비용을 지원하고 경매 절차를 대행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세입자들의 추가 피해가 현실화되기 전에 특별법 입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전세사기 피해자 관련 단체들도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집값 급등기 때는 선순위 근저당이 있어도 전세 계약을 맺은 세입자가 많았다”며 “낙찰이 돼버리면 되돌리기 힘든 만큼 신속히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