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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으로 거동이 불가능한 아버지에게 음식을 주지 않는 등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아들에 대해 2심 법원이 1심 판결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0일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양영희)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 씨(22)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대구 수성구의 한 주택에서 아버지(56)와 생활하다 일주일 넘게 음식과 약을 주지 않아 영양실조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8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적으로 피고인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버지를 의도적으로 방치했고, 사망이라는 결과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살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은 어린 나이에 부모나 조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영 케어러(Young Carer)의 간병살인’이라고 불리며 최근 주목을 받았다.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우리복지시민연합 관계자는 “A 씨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단둘이 생활했는데 지난해 9월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져 막대한 병원비와 간병비가 필요해졌고, 도시가스와 인터넷이 끊기는 등 생활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 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정치권 등에서 탄원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동기와 경위가 어찌되었든 혼자서 거동이 불가능한 아버지를 방치해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킨 피고인의 범행은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아버지가 지난해 9월 뇌중풍(뇌졸중)의 일종인 심부뇌내출혈 및 지후막하출혈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올 4월 퇴원시켰다. A 씨는 퇴원 다음 날부터 아버지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고 더 이상 병 수발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물과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A 씨는 아버지가 “아들아”라고 불러도 방에 들어가지 않는 등 방치했다. 아버지는 퇴원 보름 만인 5월 8일경 영양실조에 폐렴 등이 겹치며 숨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저 혼자서는 아버지의 병간호를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았고, 채무 등 경제적인 이유로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붓의 놀림에 따라 서로 다른 특징을 담아내는 서예.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활동하는 서예작가 1000명이 중국 양(梁)나라의 주흥사(周興嗣)가 무제(武帝)의 명으로 지은 책 천자문(千字文)을 한 글자씩 쓰고 칼로 돌에 새긴 뒤 화선지에 담아냈다. 세계 서예사에서도 유례없는 시도이면서 1000명 작가 개개인의 예술성을 고스란히 품은 이 작품이 높이 240cm, 길이 800cm의 10폭 병풍에 담겨 ‘천인천각(千人千刻)’전이란 이름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11월 5일 문을 여는 ‘2021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통해서다. 비엔날레는 전북 전주시 덕진동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14개 시군 28개 전시공간에서 12월 5일까지 열린다. 서예문화 보존과 진흥을 위해 1997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작돼 2년에 한 번씩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13번째다. 인류 문명사의 바탕인 서예에 담긴 ‘자연’의 심오한 원리와 가치를 탐구해보자는 의미에서 ‘자연을 품다’를 주제로 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제기된 인류문명의 부작용을 서예의 정신으로 되돌아보고 극복하자는 뜻도 담았다. 주제의식은 전시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서예의 역사를 말하다’전은 20개 나라 104명 작가가 서예의 근본정신을 바탕으로 고대 근대 현대의 서체별 변화와 시대성을 보여준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훈민정음부터 이후의 한글 궁체의 시대별 변화를 현대 서예가의 개성과 미감으로 새롭게 표현한 ‘나랏말ㅆ·미’전은 한글 서예 본질과 미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민족의 애환을 그린 옛 노래와 현대 대중가요 가사를 작가가 붓에 음악적 선율을 담아 써내려간 ‘선율&음율전’은 서예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적은 젊은 세대와의 간극을 좁혀준다. 서예와 다른 장르가 하나를 이룬 작품도 관객과 만난다. 서예 도자 조각의 협업전인 ‘융합서예’전과 문자의 조형성과 시적 정서, 그림의 감수성이 조화를 이룬 ‘시·서·화’전은 우리나라와 중국작가 50여 명이 국가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예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문자 디자인의 실용적 가치를 재해석해 보는 ‘디자인 글꼴’전과 생활 속으로 한 발 들어가 현대의 주거공간과 어울릴 수 있도록 소품화한 ‘서예의 작은 대작’전은 일반 관람객도 무리 없이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친근한 전시로 주목된다. 서예의 고장 전북의 특징을 살린 전시도 이어진다. ‘서예, 전북의 산하를 말하다’전에서는 14개 시군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한 폭의 화선지에 담아낸다. ‘강암 송성용’전과 ‘석전 황욱’전 등 전북 출신 서예대가들의 작품을 통해 전북 서예의 역사도 반추해볼 수 있다. 탐방 프로그램 ‘전북서예 유산의 길을 따라’에서는 해설사가 전북 서예의 숨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예의 역사와 현대의 흐름, 미래 발전방향 제시를 위한 ‘국제 서예학술대회’와 ‘학술공모전’도 진행된다. 여러 공모전에서 입상한 서예 꿈나무의 189점 작품이 영상으로 전시되고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서예는 행운을 싣고, 탁본체험, 나도 서예가’ 프로그램도 운영돼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선물한다. 이선홍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은 “서예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다른 국가, 다른 장르와의 융합, 교류를 통해 전북서예의 세계화, 관광자원화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최초의 초중등 통합학교인 대구팔공초중학교가 정식 개교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동구 지묘동 연경지구에 들어선 이 학교는 초등학교 15학급, 중학교 6학급 등 모두 21학급 규모다. 대구시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 학교가 늘어나자 학교 교육공간과 인력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지역에서 처음으로 초중등 통합학교를 설립했다. 이 학교는 학생 주도적 교육성과를 높이기 위해 각종 행사와 발표회를 열 수 있는 스타디움형 중앙홀과 지능형 과학실, 초중등 통합도서관 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기존에 분리된 초중등 교육을 체계적인 과정으로 통합해 학년 간 연계성을 높일 방침이다. 지역 내 첫 시도인 만큼 교육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관심 깊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최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급여이체나 카드 사용 같은 조건 없이 연 2%의 이자를 지급하는 통장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앞서 출범한 카카오뱅크도 기존 은행권과는 다른 혜택을 내세우며 금융 소비 패턴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 운용비 등을 아끼는 대신 높은 예금 이자와 낮은 대출 이자를 내세워 고객 유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지방은행은 디지털 금융 혁신과 변화 대응이 늦어지면서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정보통신 전문인 빅테크 기업까지 금융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지방은행의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금융기업인 대구은행 역시 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채용 비리와 직원 성추행 사건, 해외 사기사건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고객의 신뢰가 떨어지는 등 위태로운 처지다. 최근 검찰은 해외 사기사건 수사와 관련해 대구은행 고위 간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긴 했지만 은행 안팎에서는 검찰이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포착한 것 아니겠느냐며 술렁이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DGB특수은행 본사의 부동산 매입을 추진했으나 계약이 불발되면서 12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돌려받지 못했다. 결국 올 3월 캄보디아 DGB 특수은행 부행장 등 현지 직원들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은행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분석도 있다. 전통적 수익원인 예대 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로 발생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여신 시장의 점유율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DGB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현재 지역 여신 시장 점유율은 29%. 2011년 35.2%에 비해 6.2%포인트 감소했다. 수신 시장 점유율도 최근 몇 년째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올 상반기 기준 수신 시장 점유율은 48%로 5년 전인 2016년 47.2%보다 소폭 상승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구은행 위상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2013년 대구 시가총액 1위였지만 올해 4위로 추락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대구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은 앞으로 수신 고객 확보가 쉽지 않아 대출 수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신규 수신 고객이 줄면 높은 이자를 주고 대출 자금을 다른 곳에서 조달하게 돼 경영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경쟁력 개선을 위해 2017년 253곳이었던 점포를 올해 230곳까지 줄이는 등 점포 효율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충성 고객인 지역민의 불만이 커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은행은 최근 서구 삼익뉴타운점과 북구 영진전문대점 등 5개 지점의 통폐합 소식을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서구의 한 주민은 “10년 이상 이용하던 은행이 걸어서 20분 이상 거리로 통폐합돼 은행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고객들이 통폐합지점으로 몰리면서 대기 시간도 길어졌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의 한 교직원도 “학교 특성상 연세가 지긋하신 만학도 분들도 많다. 교내 은행이 없어져 불편하다는 민원이 교무부처로 종종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이 지역의 대표 금융기업인 만큼 전자금융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세대를 배려를 하는 것에서부터 체질 개선을 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노인이나 장애인들 외에도 젊은 금융맹(盲)들이 적지 않다. 대구은행 직접 대면 서비스를 유지하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디지털 금융 교육을 실시하는 사회적 공헌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독도 소재지 경북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경북도와 독도재단은 이날 안동 경북독립운동기념관에서 독도수호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지역 독도 단체 회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독도의 날은 민간단체인 독도수호대가 2000년 지정했다. 고종황제가 1900년 10월 25일 울릉도 독도를 관제에 편입해 영토주권 명문화를 목적으로 한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를 반포한 날을 기려 이날을 독도의 날로 정한 것이다. 독도를 관할하는 경북도의회는 2005년 6월 9일 독도의 달 조례안을 가결해 매년 10월을 독도의 달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경북도는 대한제국 칙령 제41호 제정 121주년을 기념해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독도 영토 주권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당초 행사는 독도에서 열 예정이었지만 최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 전복 사고가 일어남에 따라 장소를 경북독립운동기념관으로 옮겼다. 행사는 고종황제 복장을 입은 재연 배우가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를 낭독하면서 시작했다. 이어 칙령을 기록한 가로 18m, 세로 12m의 대형 태극기에 참가자들이 일일이 서명했다. 이 지사가 독도수호 결의문을 발표한 뒤에는 참가자들이 다같이 “독도는 대한민국 땅”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결의를 다졌다. 이 지사는 “오늘 행사는 독도를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다시 한번 대한민국 영토임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일본의 독도 도발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날 오전 북구 시청 별관 앞마당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2021년 미스 대구경북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도사랑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각자 준비한 태극기를 크게 펼치며 독도수호 의지를 다졌다. 대구시는 매년 독도의 날마다 독도 티셔츠 입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권 시장은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대구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이 독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우리 어선을 발견하고도 해양경찰청에 늦게 통보한 것은 상부 기관 보고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 18분 경북 울릉군 독도 북동쪽 168km 한일 공동수역에서 선원 9명을 태운 72t급 홍게잡이 어선 ‘제11일진호’가 전복된 채 발견됐다. 인근을 지나던 H상선이 사고 선박과 대피용 구명보트인 ‘구명벌’을 발견하고 12분 뒤 상선공통망(VHF 16번)을 통해 해상보안청에 신고했다. 사고 해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일본 함정이 신고 접수 1시간여 뒤인 낮 12시 36분 사고 어선에 접근했다. 주변을 수색한 지 26분 만에 주황색 구명벌을 발견했고 다시 43분이 지난 오후 1시 45분 구명벌에 적힌 한글(일진호·후포)을 확인했다. 사고 해역에 도착하고 우리 어선임을 확인하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린 셈이다. 동해해경 상황실에 사고 내용을 통보한 시간은 이때부터 39분이 지난 오후 2시 24분이었다. ‘늑장 통보’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해경은 이날 해상보안청에 관련 내용을 질의했다. 해상보안청은 “(사고 해역으로 간 함정이) 정확한 현장을 확인하고 상부기관인 8관구에 보고한 뒤 통보했다”고 해경에 알려왔다. 인명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에 내부 보고하는 데 40분 가까운 시간을 보낸 것이다. 해경도 “국제 수색구조 협력 체계에 따른 조치로 절차상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두 나라 간 유기적인 구조 시스템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사고를 도우러 온 것은 감사할 일”이라면서도 “긴급한 상황이었던 만큼 보고보다는 연락이 먼저였다”고 말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일본 측의 빠른 신고로 해경이 좀 더 일찍 사고 해역에 갔다면 생존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21일 오전 7시 21분 사고 어선에서 4km 떨어진 해상에서 중국 선원 2명이 구조됐다. 당시 부표를 잡고 있었는데 다른 선원 3명도 이들과 함께 있다가 실종됐다. 선장 박모 씨는 조타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나머지 6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해경은 22일 오전 제11일진호가 완전히 침몰하자 사흘 만에 수중 수색을 중단하고 해상 수색만 하고 있다. 해경과 함께 사고 해역에서 수색을 하던 일본 함정은 이날 철수했다.울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이 독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우리 어선을 발견하고도 해양경찰청에 늦게 통보한 것은 상부 기관 보고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 18분 경북 울릉군 독도 북동쪽 168km 한일 공동수역에서 선원 9명을 태운 72t급 홍게잡이 어선 ‘제11일진호’가 전복된 채 발견됐다. 인근을 지나던 H상선이 사고 선박과 대피용 구명보트인 ‘구명벌’을 발견하고 12분 뒤 상선공통망(VHF 16번)을 통해 해상보안청에 신고했다. 사고 해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일본 함정이 신고 접수 1시간여 뒤인 오후 12시 36분 사고 어선에 접근했다. 주변을 수색한 지 26분만에 주황색 구명벌을 발견했고 다시 43분이 지난 1시 45분 구명벌에 적힌 한글(일진호·후포)을 확인했다. 사고 해역에 도착하고 우리 어선임을 확인하는데만 1시간 넘게 걸린 셈이다. 동해해경 상황실에 사고 내용을 통보한 시간은 이 때부터 39분이 지난 2시 24분이었다. ‘늑장 통보’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해경은 이날 해상보안청에 관련 내용을 질의했다. 해상보안청은 “(사고 해역으로 간 함정이) 정확한 현장을 확인하고 상부기관인 8관구에 보고한 뒤 통보했다”고 해경에 알려왔다, 인명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내부 보고하는데 40분 가까운 시간을 보낸 것이다. 해경도 “국제 수색구조 협력 체계에 따른 조치로 절차상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두 나라간 유기적인 구조 시스템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경 한 관계자는 “사고를 도우러 온 것은 감사할 일”이라면서도 “긴급한 상황이었던만큼 보고보다는 연락이 먼저였다”고 아쉬워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일본 측의 빠른 신고로 해경이 좀더 일찍 사고 사고해역에 갔다면 생존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21일 오전 7시 21분 사고 어선에서 4km 떨어진 해상에서 중국 선원 2명이 구조됐다. 당시 부표를 잡고 있었는데 다른 선원 3명도 이들과 함께 있다가 실종됐다. 선장 박모 씨는 조타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나머지 6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해경은 22일 오전 제11일진호가 해상에 완전히 침몰하자 사흘만에 수중 수색을 중단하고 해상 수색만 하고 있다. 해경과 함께 사고 해역에서 수색을 하던 일본 함정은 이날 철수했다. 울진=명민준기자 mmj86@donga.com}

독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와 관련해 일본 해상보안청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고 1시간 40분이 지난 뒤 해양경찰청에 사고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의 사고 접수가 늦어지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해경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18분 경북 울릉군 독도 북동쪽 168km 해상을 지나던 H상선이 72t급 홍게잡이 통발어선인 ‘제11일진호’가 전복된 것을 발견했다. 한일 중간수역인 사고 해역이 일본과 가깝다고 판단한 H상선은 12분 뒤 무선통신설비(VHF)를 이용해 해상보안청에 신고했다. 해상보안청 함정인 ‘쓰루가’가 사고 해역에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36분. 신고를 접수한 지 1시간이 지난 뒤였다. 당시 사고 어선 주변에는 한글로 ‘일진호’라고 적힌 대피용 고무보트 ‘구명벌’이 떠 있었다. 사고 해역에 풍랑경보가 발효돼 수색에 어려움이 있었다 해도 한국 측 어선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상보안청은 1시간 40분이 지난 오후 2시 24분에서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통보했다. 이후 해경은 5000t·1500t급 함정을 급파했으며 사고 선박이 처음 발견되고 8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7시 50분에서야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해경 관계자는 “늦게 통보가 온 것은 맞다”며 “해상보안청도 수색 작업을 돕고 있어서 사고를 수습한 뒤 (늦어진) 이유를 물어볼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제11일진호는 한국인 3명과 중국인 4명, 인도네시아인 2명 등 9명을 태우고 16일 오전 3시 11분 울진군 후포항을 출항했다. 해경은 사고 발생 시간을 19일 오후 11시로 보고 있다. 현재 선원 3명의 생사는 확인됐고 6명은 실종 상태다. 21일 오전 7시 21분 사고 어선에서 4km 떨어진 남쪽 해상에서 중국 선원 2명이 구조됐다. 사고 발생 추정 시간으로부터 32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구조 당시 부표를 잡고 있었는데 다른 선원 3명도 함께 있다가 실종됐다고 진술했다. 선장 박모 씨는 선박 조타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해경은 실종 선원을 찾기 위해 민간 함선 도움까지 받으며 사고 해역을 수색하고 있지만 4m 높이의 파도가 일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울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독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와 관련해 일본 해상보안청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고 1시간 40분이 지난 뒤 해양경찰청에 사고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의 사고 접수가 늦어지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해경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18분 경북 울릉군 독도 북동쪽 168km 해상을 지나던 H상선이 72t급 홍게잡이 통발어선인 ‘제11일진호’가 전복된 것을 발견했다. 한·일 중간수역인 사고 해역이 일본과 가깝다고 판단한 H상선은 12분 뒤 무선통신설비(VHF)를 이용해 해상보안청에 신고했다. 해상보안청 함정인 ‘츠루가’가 사고 해역에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36분. 신고를 접수한 지 1시간이 지난 뒤였다. 당시 사고 어선 주변에는 한글로 ‘일진호’라고 적힌 대피용 고무보트 ‘구명벌’이 떠 있었다. 사고 해역에 풍랑경보가 발효돼 수색에 어려움이 있었다해도 한국 측 어선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상보안청은 1시간 40분이 지난 오후 2시 24분에서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통보했다. 이후 해경은 5000t·1500t급 함정을 급파했으며 사고 선박이 처음 발견되고 8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7시 50분에서야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해경 관계자는 “늦게 통보온 것은 맞다”며 “해상보안청도 수색 작업을 돕고 있어서 사고를 수습한 뒤 (늦어진)이유를 물어볼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제11일진호는 한국인 3명과 중국인 4명, 인도네시아인 2명 등 9명이 태우고 16일 오전 3시11분 울진군 후포항을 출항했다. 해경은 사고 발생 시간을 19일 오후 11시로 보고 있다. 현재 선원 3명의 생사는 확인됐고 6명은 실종 상태다. 21일 오전 7시21분 사고 어선에서 4㎞ 떨어진 남쪽 해상에서 중국 선원 2명이 구조됐다. 사고 발생 추정시간으로부터 32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구조 당시 부표를 잡고 있었는데 다른 선원 3명도 함께 있다가 실종됐다고 진술했다. 선장 박모 씨는 선박 조타실에서 발견됐다. 해경은 실종 선원을 찾기 위해 민간 함선 도움까지 받으며 사고 해역을 수색하고 있지만 4m높이의 파도가 일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울릉군 독도 북동쪽 해상에서 어선 한 척이 뒤집어져 배에 타고 있던 선원 9명이 모두 실종됐다. 20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8분경 독도 북동쪽 168km 해상에서 72t급 홍게잡이 통발어선이 전복된 것을 인근을 지나던 H상선이 발견했다. 사고 발생 지역은 한국과 일본의 중간 수역으로, H상선은 가까운 곳에 있던 일본 해상보안청 8관구에 도움을 요청한 뒤 직접 수색에 나섰다. 당시 사고 해역에는 풍랑경보가 발효된 상태여서 사고 어선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선 주변에는 대피용 고무보트인 ‘구명벌’이 떠 있었다. 수색을 하던 H상선이 사고 해역을 2, 3차례 돌며 확인했지만 선원을 발견하지 못했다. 낮 12시 36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함정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고 한국 어선인 것을 확인한 뒤 오후 2시 24분경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사고 소식을 알렸다. 사고가 난 배는 16일 오전 3시 11분경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서 선장 박모 씨(62) 등 한국인 3명과 중국인 4명, 인도네시아인 2명을 태우고 출항했다. 예정대로라면 23일 후포항으로 돌아와야 한다. 해경이 접수한 사고 선박의 마지막 위치는 19일 오후 2시 48분경 독도 북동쪽 300km 해상으로 파악됐다. 이후 사고 어선이 발견될 때까지 20시간여 사이에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은 사고 접수 직후 5000t급과 1500t급 대형 함정을 투입했고, 특수구조대원 8명을 태운 헬기 3대 등 항공기 6대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현재 사고 해역에서는 조명탄까지 쏘며 해군과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 항공기 등이 함께 수색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파도가 4, 5m로 높게 이는 등 풍랑특보가 내려져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선체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며 인근 지자체와 소방당국, 해군 등에 구조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울진군과 울진수협은 후포수협에 사고대책본부를 차렸다. 현재 한국 선원 가족들이 사고대책본부에서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해경은 출입국관리소를 통해 외국인 선원 가족의 연락처를 파악하고 있다.울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동해=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대구시가 국제명품도시가 되려면 세계적인 광장(廣場)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구에는 광장이라고 불리는 곳이 많다. ‘7호 광장’으로 불리는 서구 두류네거리가 대표적이다. 북구 만평네거리는 ‘8호 광장’으로 불린다. 대구시가 1960년대 도시계획을 정비하면서 도면을 쉽게 확인하기 위해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대구에는 지명 대신 광장으로 불리는 곳이 약 60곳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사전적 의미를 갖춘 광장은 볼 수 없다. 대부분의 광장은 교차로가 자리해 시민 대신 차량들이 오가는 곳이다. 이 같은 상황에 달서구가 두류공원과 가까운 도로를 활용한 대규모 광장 조성 사업을 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9년 12월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가 대구시 신청사 건립지로 확정된 이후 주변 개발 및 발전전략 용역을 실시하면서 진행 중이다. 핵심은 두류공원과 테마파크 이월드 사이 왕복 6차로 두류공원로 1km 구간을 지하화하는 것이다. 차량은 지하로 통행하도록 만들고 길이 1km 폭 40m의 대형 광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곳에 8750m² 규모의 플라워 카펫(카펫 형태로 꽃을 식재)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두류공원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대구 대표 축제인 치맥 페스티벌과 풍등축제, 국제 보디페인팅 페스티벌 개최 장소로 활용한다는 것. 광장을 벨기에 그랑플라스나 프랑스 마르스 광장에 견줄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국내외 사례도 적극 검토했다. 달서구 관계자는 “이번 계획의 개발 단계에서 스페인 마드리드의 도심 순환 고속도로인 M30과 서울시가 올해 6월 착공한 삼성역 사거리∼코엑스 사거리 지하 공간 개발 사업을 참고했다”며 “M30은 기존의 도로를 지하화해 상부에 시민들을 위한 공원을 조성하면서 교통 체증과 환경 문제까지 해결한 세계적인 사례로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 지하화 사업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지상에 대규모 녹지 광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두 사례 모두 달서구의 개발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달서구는 신청사 예정지의 지하 공간 개발 계획도 함께 마련했다. 신청사 진입로와 두류공원을 잇는 지하 도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6000대를 주차하는 공간과 두류정수장을 상징화한 대형 분수대도 만들어 새로운 개념의 지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내년에 착공해 신청사가 들어서는 2026년에 함께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대구가 세계로 뻗어가는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이번 구상을 구체화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달서구는 최근 이 사업을 대구시에 제출해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광장 플라워카펫 조성과 도로 지하화 사업에는 수천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비 확보 등 현실적인 방안을 세울 수 있도록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명민준기자 mmj86@donga.com}

경북 울릉군 독도 북동쪽 해상에서 어선 한 척이 뒤집어져 배에 타고 있던 선원 9명 모두 실종됐다. 20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8분경 독도 북동쪽 168㎞ 해상에서 72t급 홍게잡이 통발어선이 전복된 것을 인근을 지나던 H상선이 발견했다. 사고 발생 지역은 한국과 일본의 중간 수역으로, H상선은 가까운 곳에 있던 일본 해상보안청 8관구에 도움을 요청한 뒤 직접 수색에 나섰다. 당시 사고 해역에는 풍랑경보가 발효중이어서 사고 어선에 접근이 쉽지 않았다. 어선 주변에는 대피용 고무보트인 ‘구명벌’이 떠 있었다. 수색을 하던 H상선이 사고 해역을 2, 3차례 돌며 확인했지만 선원을 발견하지 못했다. 낮 12시 36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함정이 현장에 도착했다. 수색 과정에서 한국 어선인 것을 확인하고 오후 2시 24분경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사고 소식을 알렸다. 사고가 난 배는 16일 오전 3시 11분경 울진군 후포항에서 한국인 3명과 중국인 4명, 인도네시아인 2명을 태우고 출항했다. 예정대로라면 23일 후포항으로 입항해야 한다. 해경이 접수한 사고 선박의 마지막 위치는 19일 오후 2시 48분경 독도 북동쪽 300㎞ 해상으로 확인됐다. 이후 사고 어선을 발견할 때까지 20시간 여 사이에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은 사고 접수 직후 5000t급과 1500t급 대형함정을 투입했고, 특수구조대원 8명을 태운 헬기 3대를 현장으로 급파됐다. 현재 사고 해역에는 해군 항공기 1대와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 1대, 함정 1척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이 파도가 3∼4m로 높게 이는 등 며칠전부터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선체 진입이 어려워 주변을 수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인근 지자체와 소방당국, 해군 등에 구조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울진군과 울진수협은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후포수협에 사고대책본부를 차렸다. 현재 사고 선박에 타고 있던 한국 선원 가족들이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해경은 출입국관리소를 통해 외국인 선원 가족 연락처를 파악하고 있다. 울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동해=이인모 기자imlee@donga.com}
대구 동구 2·28기념학생도서관은 30일 ‘추억의 종이 딱지치기’ 행사를 연다. 최근 한 인기 드라마에 딱지치기가 등장해 대중의 관심이 높아져 이벤트를 마련했다. 6, 7세 어린이가 있는 가족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행사는 도서관 뒤편 야외 덱에서 진행하며 참가비는 없다. 행사 참가자들에게 전통 팔방딱지와 조선딱지 접기 방법을 가르쳐준다. 딱지치기 관련 책 읽기 행사도 함께 진행하며 현장에서 딱지를 잘 칠 수 있는 비법도 알려준다. 22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 자세한 내용은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지진 트라우마와 겨울 맹추위,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절망감이 힘들었습니다.” 19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 임시구호소를 떠나며 한 주민이 남긴 말이다. 그의 집은 구호소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의 한미장관맨션. 삶의 터전은 2017년 11월 15일 리히터 규모 5.4의 포항지열발전소 촉발지진이 발생하면서 마치 폭격을 맞은 듯 부서졌다. 잠시 피해 있을 것으로 생각해 옷가지만 들고 집을 나섰던 게 4년 전. 정부와 포항시가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최근이다. 고통스러운 텐트 생활에서 벗어나게 된 그는 다시 집에서 싸온 짐을 주섬주섬 챙겼다. 그러면서 “이곳을 떠나면 가장 먼저 가족들과 일상의 평화를 되찾고 새로운 삶의 희망도 싹틔우고 싶다”고 말했다. 포항 촉발지진으로 임시구호소에서 생활하던 주민들이 힘겨웠던 구호소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지진 발생 후 정확히 1435일 만이다. 포항시는 이날 오전 11시 흥해실내체육관에서 임시구호소 운영을 마감하는 행사를 갖고 주민들의 귀가를 도왔다. 4년 전 지진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당시 지진으로 135명이 다쳐 치료를 받았고 주택과 상가, 공장 등 5만6000여 채가 부서지고 무너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793가구 1990명이 흥해실내체육관 등 포항시가 마련한 임시구호소 15곳에 머물렀다. 여진이 잦아들면서 주민 상당수는 집으로 돌아갔다. 흥해읍 대성아파트를 비롯해 지진으로 집이 크게 파손돼 ‘전파’ 판정을 받은 주민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으로 떠났다. 하지만 한미장관맨션 주민들은 떠날 수 없었다. 시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전파 판정을 받아야 임대주택 거주 자격을 얻는데 한미장관맨션은 ‘약간 수리가 필요한 정도’인 ‘C’등급을 받은 것이다. 주민들이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으나 대법원 판결에서 패소했다. 포항시는 주민들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했다. 지난해 11월 이주희망조사와 현장조사를 거쳐 임시구호소에 머문 96가구 가운데 62가구에 LH 임대주택 이주를 지원했다. 시가 이사비와 월 임차료를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구제안을 원했던 주민 일부는 시의 제안을 거절했다. 최근까지 60가구 주민 154명이 임시구호소 거주자로 등록했던 이유다. 실제 9가구 10여 명이 흥해실내체육관에서 생활했다. 장기간 텐트 생활에 주민들은 지친 상태였다. 최근 임시구호소로 희망이 날아왔다. 지난달 24일 국무총리실 소속 포항지진피해구제심의위원회가 제19차 회의를 열어 한미장관맨션과 대신동 시민아파트를 ‘수리 불가’로 결정한 것이다. 사실상 전파 판정에 준하는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2곳 주민들에게 아파트 교환가액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물던 주민들이 시와 협의해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임시구호소도 4년 만에 철거한다. 주민들은 임대주택으로 거처를 옮기거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흥해실내체육관은 보수 공사를 거쳐 다시 체육시설로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포항시는 피해 주민들의 상처를 보듬는다. 18일 주거안정심의위원회를 열어 현재 LH 임대주택이나 전세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피해 주민 115가구에 대해 주거지원을 24개월 연장한다. 또 지진 피해 구제신청과 관련해 접수된 9031건에 대해 592억 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임시구호소를 철수한 오늘 포항시는 촉발지진이 남긴 아픔을 털고 새 출발점에 서는 상징인 날이라고 생각한다. 환동해 중심도시 포항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민관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지역 기업이 지난달 올해 수출액 최고치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지역 기업 수출액은 38억3000만 달러(4조5000억 원)이다. 8월 수출액 37억6000만 달러(4조4000억 원)보다 증가했다. 경북지역 기업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부진했지만 다시 사태 이전으로 회복했다. 수출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해 8월까지 하향세를 보였지만 같은 해 9월 상향세로 돌아선 뒤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국내 대기업이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후 관련 부품 수출이 증가하면서 경북지역 기업의 수출액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TV카메라 및 수상기와 무선 전화기, 평판 디스플레이 등이 호조세를 나타내며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한 미국과 일본 인도 등 주요 수출국 가운데 중국이 14억2200만 달러(1조6800억 원)로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올해 수출액 400억 달러(47조3000억 원) 달성을 위해 온라인 무역사절단과 화상 수출상담회, 글로벌 전자상거래망 입점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업에 수출 물류비와 수출 보험료 등도 지원한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전남 구례군은 지난달부터 ‘구례愛 주소갖기’ 운동이 한창이다. 구례군으로 귀농·귀촌을 했지만 주소지 이전을 미루고 있는 외지인들을 대상으로 전입신고를 안내하는 것이다. 구례군이 이색 캠페인에 나선 이유는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든 인구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구례군의 인구는 2만5000여 명. 전국 시군구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인구가 적다. 몇 년 전부터 지원하고 있는 ‘청년부부 결혼축하금’ ‘신혼부부·다자녀보금자리’ 같은 정책도 청년인구 유입을 위한 고육책이다.○ 전남·경북 16곳 ‘인구소멸 위기’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은 전국 11개 시도 89개 시군구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 41개 시군구 중에는 4곳만 포함됐다. △경기 2곳(가평·연천군) △인천 2곳(강화·옹진군)이다. 서울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반대로 비수도권 지역은 조사 대상 188개 시군구 중 절반에 가까운 85곳이 들어갔다. 농어촌 비중이 높은 전남과 경북은 각각 16곳으로 가장 많았다. 인구소멸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강원 12곳 △경남 11곳 △전북 10곳 △충남 9곳 △충북 6곳 △부산 3곳 △대구 2곳도 인구감소지역으로 분류됐다. 행안부는 각 지자체의 지수와 순위는 낙인 효과 등에 대한 우려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구시와 분리된 1981년까지만 해도 경북도의 인구는 320만 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인구가 264만 명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만 2만6000여 명의 인구가 사라졌다. 최근 10년간 청년인구도 17만 명이나 줄었다.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비슷한 수만큼 늘었다. 이번 조사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처음으로 ‘인구감소지수’를 개발해 분석했다. 그동안 사용되던 한국고용정보원의 ‘지역소멸지수’보다는 다양한 원인 파악이 가능하다. 지역소멸지수가 단순히 출산 가능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수치라면 지역소멸지수는 △연평균 인구증감률 △인구밀도 △청년 순이동률 △고령화 비율 △유소년 비율 등 8개 지표별로 가중치를 부여해 산정한다. 박성호 행안부 자치분권실장은 “인구 이동이 주로 군 단위 지역에서 거점도시로, 또 거점도시에서 대도시나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결국 지역의 인구가 이렇게 감소하는 데는 인구의 사회적 유출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진단했다.○ 다양한 지원, 지방 살리기 ‘안간힘’내년에 새로 생기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원래 전국 모든 자치단체에 지원되는 예산이다. 정부는 이 기금의 상당액을 인구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에 우선 배정할 생각이다. 예산을 지원해 지역 인구의 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먼저 지방소멸대응기금 10조 원을 10년간 나눠 투입하고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 유입, 생활인구 확대 등 인구활력 증진사업에 쓰도록 할 예정이다. 인구감소 대응에 적합한 52개 국고보조사업을 선정할 때도 인구감소지역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하고 사업량을 우선 할당할 계획이다. 국고보조사업 규모만 2조5000억 원이 넘는다. 또 국회와 정부 부처 협업을 통해 규제를 풀고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자치단체도 지방소멸의 인구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지역 맞춤형 지방소멸 대응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역의 인구감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간 생활권을 묶는 이른바 ‘메가시티’ 구성 등 다양한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은 10개 대규모 광역권 구축 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영국도 주요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엔 지역 간 협업과 연계가 필요하다”며 “정치적 문제나 지역적 이해관계를 생각하면 상당 기간 시간이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메가시티 구축 등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했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박창규 기자 kyu@donga.com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한국게이츠 해고 노동자들이 18일 대구시청 로비를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에 따르면 한국게이츠 해고 노동자 10여 명이 이날 오전 8시 대구 중구 시청 1층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한국게이츠는 미국에 본사를 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다. 지난해 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달성군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고 한국에서 철수했다. 당시 직원 150여 명이 회사가 제시한 희망퇴직에 응했다. 노조 집행부 등 19명의 해고 노동자는 크게 반발해 현재까지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해고 노동자들은 이날 로비 점거에 앞서 시청 앞에서 159일째 천막 농성을, 55일째 단식 농성을 벌였다. 해고 노동자들은 이 문제를 대구시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19일 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과의 공식 면담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한국게이츠는 공장 설립 후 대구은행에서 60억 원을 대출받은 것을 비롯해 각종 세제 혜택을 누렸다. 대구시는 외국인 투자 기업에 지원만 하고 회사 고용을 유지하는 대책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시가 의미 있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에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북 포항시가 최근 종영한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실제 촬영 장소를 찾아가는 관광 코스를 마련했다. 18일부터 이 드라마의 촬영지인 월포해수욕장과 청하시장, 이가리 닻 전망대, 청진3리, 사방기념공원을 시티투어버스틀 이용해 둘러보는 테마여행 ‘갯차 코스’를 운영한다. 월포해수욕장은 주인공 커플의 주요 데이트 장소다. 언덕 위에 배가 놓여 있는 사방기념공원은 극중에서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드라마에서 공진시장으로 불린 청하시장도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청진3리에서는 여주인공이 운영한 윤치과를 비롯해 빨간 등대 등도 볼 수 있다. 갯차 코스 가격은 어른 6000원, 청소년 수급자 장애인 유공자 및 경로우대 4000원이다. 포항시티투어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갯마을 차차차는 평균 10% 이상의 시청률을 보였다. 시는 극중 배경이 된 포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직접 나서 관광 코스를 만들었다. 코스별 이색 먹거리를 개발하고 포토존도 마련할 예정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구 산업이 자동차 부품과 같은 전통 제조업 기반에서 의료기기 등 바이오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올해 지역 업체에서 수출한 임플란트(인공치아 및 잇몸 뼈 고정체)와 치과 수술용 도구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주목받고 있다. 대구본부세관에 따르면 1∼6월 지역 업체의 임플란트 및 치과수술용 도구 수출액은 모두 5800만 달러(약 684억 원)다. 이 같은 지역 바이오기업 선전의 중심에는 ㈜메가젠임플란트가 있다. 달성군 성서5차첨단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이 업체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세계 임플란트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발명이 불편한 경험에서 나오듯 메가젠임플란트는 환자의 고통을 염려하는 의사의 진심에서 출발했다. 치과의사 출신 창업자 박광범 대표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외국산 임플란트의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자연치를 대체하는 임플란트가 1990년대 말에 보편화했으나 고정력이 약하고 제작기간도 오래 걸려 환자의 불편이 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02년 자본금 54억3000만 원으로 메가젠임플란트를 설립한 뒤 전문 엔지니어를 영입해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한 임플란트 개발에 나섰다. 박 대표는 “한번 심으면 10년 이상 지나도 탄탄한 임플란트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메가젠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더욱 단단히 고정될 수 있는 임플란트 개발에 몰두했다. 이를 통해 나사선의 날개 부분이 기존 제품보다 넓고 길며 끝이 날카로운 형태의 임플란트를 완성했다. 잇몸 뼈 골질이 좋지 않은 고령환자에게도 더욱 단단히 고정시킬 수 있는 효과를 보였다. 임플란트 표면에 칼슘을 입히는 표면처리 방식으로 제품의 성능을 극대화했다. 티타늄 소재인 임플란트를 뼈와 동일한 소재인 칼슘으로 코팅해 인체 거부 반응을 줄일 수 있었고 수술 후 회복시간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메가젠임플란트는 기술력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으로 임플란트 종주국인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로봇 공정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단계적으로 밟아오며 현재 70%대 자동화율을 보이고 있다. 메가젠임플란트는 주력 제품인 애니리지(Any Ridge)와 블루 다이아몬드(Blue Diamond)를 앞세워 임플란트 수출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연 매출의 70% 이상을 수출을 통해 얻고 있다. 수출 비중은 유럽이 34%로 가장 많고 북미 24%, 중국 12% 순이다. 현재 국내 4대 임플란트 생산 업체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 가장 많은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것이 메가젠임플란트다. 해외시장에서 빛날 수 있었던 비결은 메가젠임플란트가 자체 개발한 3차원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알투게이트(R2GATE) 영향도 컸다. 치과의사가 환자 정보를 보내오면 알투게이트를 이용해 특성에 맞는 시술 방법을 3차원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임플란트 시술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국과 이탈리아 러시아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다. 설립 첫해 매출액 3억 원에 불과했던 메가젠임플란트는 매년 매출 상승을 일궈내며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인 1043억 원을 기록했다.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설립 당시 7명이었으나 현재 450명으로 직원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는 대구시의 고용친화기업 청년채용 사업에 참여해 전년 대비 고용비율을 20% 늘려 지역 청년 고용에 앞장섰다. 박 대표는 “임플란트 기술이 부족한 국가에서도 환자들이 어렵지 않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2021년 경상북도 산림박람회’가 14일부터 16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경북도가 올해 처음 여는 이 박람회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에 적극 대응하고 경북형 산림뉴딜 산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슬로건은 ‘숲이 미래다! 숲으로 가자!’로 그동안 경북도가 추진해온 산림정책 전반을 대내외에 소개한다. 박람회에 참석한 전문가들과 향후 산림 분야 정책 방향도 모색한다. 박람회는 산림정책 주제관과 시군별 홍보관, 임산업 기업관, 숲 체험장 등으로 구성됐다. 또 산림조합을 비롯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국립산림치유원 등 지역 내 유관기관 및 100여 개 기업이 부스를 마련했다. 산림정책 심포지엄과 우수 임산물 라이브커머스, 숲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마련된다. 경북도가 2050 탄소중립 의지를 담아 설치한 대형 조형물도 주요 볼거리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