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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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취재분야

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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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0억 원에 팔렸다던 이 작품, 데이미언 허스트가 갖고 있다?[이번주 미술계]

    ※‘이번 주 미술계’는 한 주 간 눈 여겨 볼만한 미술 소식을 정리해드리는 코너로 매주 금요일 발송되는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 1200억 원에 팔렸다던 이 작품, 데이미언 허스트가 갖고 있다?영국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가 2007년 1억 달러(약 1200억 원)에 팔았다고 발표했던 작품 ‘For the Love of God’을 자신이 갖고 있다고 최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이 작품(사진)은 2007년에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당시 작품이 판매되지 않아 가격을 할인한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화이트큐브 갤러리가 현금으로 1억 달러에 팔았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그 후 작품에 관한 허스트의 발언이 오락가락 하면서 논란을 증폭시켰는데, 이번엔 본인이 갖고 있다고 실수로 말한 듯한 뉘앙스를 풍깁니다.2007년 갤러리는 이 작품의 해외 전시를 위해 일부 지분을 허스트가 갖고 있겠다고 했는데요. 미술 전문 매체 아트넷뉴스는 작품의 지분 대부분을 허스트가 갖고 있는 것이 아닌지, 결국 1200억 원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된 것은 아닌지 등의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전 개막앙리 마티스의 드로잉과 판화 196점을 볼 수 있는 전시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립니다.마티스의 감각적 드로잉과 다양한 판화 작품, 그리고 말기에 선보였던 종이 드로잉(컷아웃)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여성 작가의 누드 자화상여성이 전문 미술 교육을 받는 것이 드물었던 19세기 말 독일의 어느 여성 작가는 만삭이 된 듯한 자신의 몸을 자화상으로 기록합니다.이 그림은 파울라 모데르존베커가 1906년 그린 것으로, ‘결혼 6주년 기념 자화상’이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습니다. 이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미술평론가 이은화가 소개합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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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연휴, 이 전시 어떻게 볼까? [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 김민 기자입니다.설 연휴 전시장 나들이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영감한스푼 다시 보기를 구성했습니다.‘영감한스푼’은 예술에 대해 누구나 편안하게 의견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함께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inspire@donga.com으로 보내주세요. ○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속 이응노, 남관영감한스푼 1회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다루었습니다. 저는 이 전시 중에서도 이응노와 남관의 작품을 꼭 보시라고 추천을 드렸습니다.그 이유는 두 작가의 작품이 1950년대 추상이라는 물결이 밀려온 가운데, 자기만의 방식으로 추상을 재해석한 독특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만약 전시장에 가서 작품을 보신다면, 잭슨 폴록의 추상을 머릿속에 한 번 떠올려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그런 작품을 마주한 화가들이 각자 어떤 답을 내놓았는지 보는 것이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저는 이응노와 남관의 작품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리믹스 한 결과’라고 이야기 했었는데요. 음악에서 같은 비트를 두고 아티스트들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과 화가의 방법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단순하게 말한다면 김환기 작가는 그림 속에 달항아리나 점을 그려 넣기를, 유영국 작가는 풍경을 단순화하기를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응노와 남관은 더 깊숙이 들어가 그림문자로서 한자를 해체하는 방식을 택한 것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20101/111044922/1○ 기본에 충실해 거장의 경지에 오른 터너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빛: 테이트 미술관 특별전’도 끝나기 전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우선 저는 윌리엄 터너의 작품을 꽤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던 전시입니다.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림에서 느껴지는 깊은 레이어와 신비로운 공기의 분위기가 아주 매력적이기 때문인데요. 이 전시를 통해 아주 간단하게나마, 터너가 어떻게 그런 작품을 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비밀은 바로 빛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그 기본에 충실해 꾸준하게 밀고 나간 작가의 삶이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터너는 말년 인상파나 추상에 가까운 풍경화를 그리게 되는데요. 그러한 작품들을 전시장에서 한 두 점씩 볼 수가 있습니다.또 아니시 카푸어, 올라퍼 엘리아슨, 브루스 나우만, 칸딘스키 같은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는 소소하게 알찬 전시입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20108/111148983/1○ 전시는 끝났지만 글로 읽어보기영감한스푼 3회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소규모 전시를 맞아 그녀의 멋진 삶을 소개했습니다. 자신의 삶을 직관하고, 그것에서 나오는 감정을 흘려 보내지 않고 물고 늘어져 작품으로 승화해 부르주아는 사조에 관계 없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큰 작가로 뒤늦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또 4회에서는 동독 출신으로 미술 시장의 스타가 된 네오 라우흐의 작품을 살펴 보았습니다. 미술사에 살아 남을 것이냐, 잊혀질 것이냐 그 갈림길에 서 있는 동시대 작가들의 삶은 다양한 이야기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더욱 뜨겁고 즐거운 것 같습니다.지난 영감한스푼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모아 보기 링크를 참조해주세요.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m=list&p0=70070000001126‘영감 한 스푼’ 연재 안내※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에서 소개된 전시를 재구성하였습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지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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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터 차 “韓, 작년 쿼드 참여제안 거절”… 정부 “사실 아니다”

    한국 정부가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개국 협의체 쿼드(Quad) 참여를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사진)가 26일(현지 시간) 주장했다. 차 석좌는 이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쿼드 첫 정상회의 직전 참석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믿을 만한 소식통들(reliable sources)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미국이 공식적으로 쿼드 가입이나 정상회의 참석을 제안한 적이 없다고 밝혀온 것과 정반대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차 석좌의 주장에 대해 27일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공식적으로 쿼드 참여 요청을 받은 바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차 석좌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 미국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도 중국과 우리의 관계를 이해해 쿼드 참여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우리나라는 쿼드 4개국 어느 나라로부터도 직접적인 참여 요청을 받은 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CSIS는 이날 미국이 중국을 경제 무역 분야에서 견제하는 협의체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SIS는 보고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개요’에서 미국 정부가 IPEF에 한국을 포함시킬 수 있다고 봤다. IPEF는 중국 주도로 만들어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견제하는 구상이다. 보고서는 IPEF의 초기 참여 국가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로 예상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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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터 차 “韓 정부가 쿼드참여 거절”…외교부 “요청 받은적 없어”

    한국 정부가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개국 협의체 쿼드(Quad) 참여를 제안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가 26일(현지 시간) 주장했다. 차 석좌는 이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쿼드 첫 정상회의 직전 참석을 제안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믿을 만한 소식통들(reliable sources)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미국이 공식적으로 쿼드 가입이나 정상회의 참석을 제안한 적이 없다고 밝혀온 것과 정반대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차 석좌의 주장에 대해 27일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공식적으로 쿼드 참여 요청을 받은 바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차 석좌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 미국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도 중국과 우리의 관계를 이해해 쿼드 참여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우리나라는 쿼드 4개국 어느 나라로부터도 직접적인 참여 요청을 받은 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CSIS는 이날 미국이 중국을 경제 무역 분야에서 견제하는 협의체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SIS는 보고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IPEF) 개요’에서 미국 정부가 IPEF에 한국을 포함시킬 수 있다고 봤다. IPEF는 중국 주도로 만들어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견제하는 구상이다. 보고서는 IPFF의 초기 참여 국가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로 예상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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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RNA 백신 개발 과학자 등 3명, ‘일본판 노벨상’ 日국제상 수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헝가리 출신 여성 과학자와 기후변화 연구자 등이 ‘일본판 노벨상’으로 불리는 일본국제상을 수상했다. 26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국제과학기술재단은 과학기술 분야의 탁월한 업적을 남긴 연구자에게 주는 일본국제상의 수상자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카탈린 카리코 특임교수(67)와 드루 와이스먼 교수(62), 스탠퍼드대의 크리스토퍼 필드 교수(68)를 선정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앤테크의 수석 부사장이기도 한 카리코 특임교수는 1970년대부터 당시 주목받지 못했던 mRNA 기술을 연구했다. 그는 지난해 노벨의학상 후보로도 거론됐다. 필드 교수는 식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추산해 기후변화 연구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국제상은 물리·화학, 생명·의학 등 두 부문에서 매년 수상자를 선정한다. 파나소닉 창업자인 전설적 경영자 마쓰시타 고노스케(1894∼1989)가 일본에서도 노벨상에 필적하는 상을 만들자며 약 30억 엔의 기금을 출연해 만들었다. 수상자는 상금 5000만 엔(약 5억 원)을 받는다. 올해 시상식은 4월 13일 열린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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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자와 코로나 백신 공동개발…카리코 교수, 일본국제상 수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헝가리 출신 여성 과학자와 기후변화 연구자 등이 ‘일본판 노벨상’으로 불리는 일본국제상을 수상했다. 26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국제과학기술재단은 과학기술 분야의 탁월한 업적을 남긴 연구자에게 주는 일본국제상의 수상자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카탈린 카리코 특임교수(67)와 드루 와이스먼 교수(62), 스탠퍼드대의 크리스토퍼 필드 교수(68)를 선정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앤테크의 수석 부사장이기도 한 카리코 특임교수는 1970년대부터 당시 주목받지 못했던 mRNA 기술을 연구했다. 그는 지난해 노벨의학상 후보로도 거론됐다. 필드 교수는 식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추산해 기후변화 연구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국제상은 물리·화학, 생명·의학 등 두 부문에서 매년 수상자를 선정한다. 파나소닉 창업자인 전설적 경영자 마쓰시타 고노스케(1894~1989)가 일본에서도 노벨상에 필적하는 상을 만들자며 약 30억 엔의 기금을 출연해 만들었다. 수상자는 상금 5000만 엔(약 5억 원)을 받는다. 올해 시상식은 4월 13일 열린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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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못된 백인 증언에 살인 누명 쓴 美한국계 이야기 다큐로

    1970년대 백인들의 잘못된 증언으로 한국계 이민자가 살인 누명을 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미국에서 공개된다. 22일(현지 시간) 미국 NBC뉴스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줄리 하, 유진 이 씨가 공동 제작, 감독한 영화 ‘이철수를 석방하라(Free Chol Soo Lee)’가 28일 제38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된다고 보도했다. 이 영화는 이철수 씨(1952∼2014)가 197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일어난 갱단 살인사건의 누명을 쓰고 복역하다가 뒤늦게 무죄가 판명돼 10년 만에 석방된 이야기를 다룬다. 사건 발생 당시 21세이던 이 씨는 백인 목격자들의 부실한 증언을 토대로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영화는 다수의 백인 목격자가 용의자 가운데 이 씨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과정의 부실함, 그리고 이처럼 근거가 희박한 증언들이 증거로 채택된 과정 등을 추적했다. 이 씨의 억울한 사연은 그가 복역 중이던 1978년 한국계 탐사기자 이경원 씨의 보도로 알려졌다. 이경원 씨는 백인 목격자가 짧은 순간에 아시아인의 특징을 구별할 수 있는지 의문을 담은 기사 2건을 캘리포니아 지역 신문에 기고했고, 한 달 뒤 ‘이철수구명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이 씨는 1982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이듬해 석방됐다. 유진 이 씨는 “이 영화가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미국인(백인)의 관점뿐만 아니라 아시아계의 시선도 바꾸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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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군용기 52대 이틀간 대만 방공구역 진입

    중국이 23, 24일 이틀간 군용기 52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켰다. 22일 미국과 일본이 필리핀해에서 벌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24일 오전 J-16 전투기 8대, H-6 폭격기 2대, J-16D 전자전기 2대, Y-8 대잠기 1대 등 13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남서부 ADIZ에 진입했다. 전날에도 J-16 24대, J-10 전투기 10대, Y-9 통신전투대항기 2대 등 39대가 ADIZ에 들어왔다. 대만 군은 즉각 전투 초계기를 출격시켜 경고 방송을 했고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해 레이더로 감시했다. 이번 중국 군용기 52대의 대만 ADIZ 진입은 지난해 10월 국경절 연휴 나흘간 148대가 들어온 데 이어 최대 규모다. 또 23일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 39대는 지난해 10월 4일 군용기 56대에 이어 하루 ADIZ 진입으로는 두 번째로 많다고 미국 CNN방송이 전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문제연구소(RSIS) 콜린 고 연구위원은 CNN방송에 “이번 무력시위는 대만 정부를 기선 제압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임이 명백하다”며 “특히 미국과 일본의 연합 군사훈련에 대항해 대만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22일 항모급 함정 4척과 이지스 순양함 및 구축함 5척, 일본 헬기 항모 휴가함 등 미일 양국 해군 함정 10척과 항공기들이 필리핀해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필리핀해는 대만과 미국령 괌, 일본 오키나와 사이의 바다다. 미 국방부는 이날 훈련 지역이 대만에서 얼마나 가까운지는 밝히지 않았다. 칼 슈스터 전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운영국장은 “미일 연합 작전은 대만 위협뿐 아니라 남중국해 분쟁 등에 관해 중국 정부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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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 컨버스 신은 예수…동독의 혼란을 보여주다 [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 김민 기자입니다.영감한스푼도 벌써 4회차에 들어서게 되었는데요.그동안 작고 작가만 다루었는데 오늘은 드디어 살아있는 작가를, 그것도 비교적 최근 미술 시장에서 핫하게 주목 받았던 작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이 작가는 동독 출신의 화가 네오 라우흐로 2000년대 초반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국 컬렉터에게 사랑을 받았고, 배우 브래드 피트가 그림을 소장한 것도 화제가 되었답니다.이렇게 많은 컬렉터들이 갖고 싶어하는 작가인데요. 경매 기록에 나오는 그림 가격은 최대 170만 달러(약 20억 원)로 초고가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장의 인기를 넘어 가격이 한 단계 뛰어 오르려면 ‘미술사적 가치’가 인정되어야 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그렇다면 네오 라우흐는 현재로서는 세계 미술사에 남을 작가보다는, 독일 미술사에 남을 작가 반열에 올랐다고 저는 생각이 되는데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그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를 오늘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영감 한 스푼 미리 보기1. 동독 출신인 네오 라우흐는 통일 전까지 사회주의 프로파간다 그림을 배웠다.2. 그런데 통일이 되고 모든 사람들이 추상과 설치, 미니멀리즘 작품을 원했다. 그러나 라우흐는 그림을 고집하며 길을 찾았다. 3. 미술계의 흐름이 회화 중심으로 바뀌면서, 그의 독일 지역색이 담긴 꽉 찬 구도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표현은 ‘개성’으로 받아들여졌다.○ 저글링하며 만들어낸 복잡한 퍼즐우선 그림을 먼저 보겠습니다. 스페이스K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높이 3m, 폭 2m의 대작입니다.앞에 서면 그림 속의 형체들이 아주 복잡하고 빽빽하게 들어차 막막한 느낌이 처음에는 듭니다.그리고 자세히 보기 시작하면 더 미스터리에 빠지게 되는데요. 우선 침대 위 남자가 있는 곳이 실내인지 밖인지 불분명합니다.게다가 중절모를 쓰고 서 있는 남자는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밀대 걸레를 들고 있고요. 그 남자의 옆으로 뻗은 나뭇가지는 밀대를 닮은 건축물 속에서 뻗어 나오고 있습니다.오른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침대에 있는 남자의 옆에 선 두 남녀가 저 멀리 걸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걸어가는 마을 위로는 UFO 같은 물체에서 삼각형 모양의 광선이 내려오고, 이 모양은 하늘 위 먹구름에도 반복이 됩니다.자고 있는 남자의 꿈을 표현한 걸까요? 서로 연결되지 않는 이질적인 것들이 뒤죽박죽 섞인 세계의 모습이지요. 심지어 시대마저도(중절모와 트레이닝복) 헝클어져 있습니다이 그림에서도 라우흐 특유의 그림 속의 이질적인 요소를 섞어내는 기법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오른쪽 십자가를 들고 있는 예수처럼 보이는 인물의 신발입니다. 빨간 컨버스를 신고 있습니다.여기서 라우흐의 강점을 발견하셨나요?바로 거대한 캔버스 안에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우겨 넣고, 그것을 굉장히 복잡한 퍼즐처럼 조합해낼 수 있는 회화적 기교입니다.작가 스스로도 자신의 그림 방식을 “마치 저글링을 하듯 그림을 그린다”라고 했는데요. 저는 그 말의 의미를 그림 속에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라우흐는 머리(이성이나 논리)로 보면 이질적이지만 유사한 형태의 것(밀대의 머리와 작은 집, 트레이닝 바지와 나뭇가지)을 반복, 증폭하면서 캔버스를 짜깁기 해내고 있기 때문이지요.이런 점에서 보면 라우흐는 독일 버전의 살바도르 달리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라우흐는 90년 전 달리가 보여준 초현실주의 그림을 독일식으로 재해석하고만 있는 걸까요?우선 미국의 평론가와 컬렉터들은 조금 다른 차원의 해석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의 예술라우흐는 1960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났습니다. 라이프치히가 속한 작센주는 20세기 초까지 독일 미술을 이끄는 지역이었습니다. 19세기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프리드리히가 있었고, 20세기에는 막스 베크만 같은 표현주의 화가도 있었죠.그러나 냉전 시기 동독의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이 지역은 암흑기를 맞이합니다. 라우흐 또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는 프로파간다 예술인 사회주의 리얼리즘 회화를 배웠다고 합니다.라우흐는 이 시기에도 빨리 주목을 받아 전시회에 참가하고, 관영 언론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습니다.라우흐의 뉴요커 인터뷰에 따르면 이 무렵 많은 큐레이터들이 갑자기 비디오 아트나 설치 작품을 원했다고 합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개념, 미니멀리즘 예술의 물결이 불어 온 것이지요.그러나 라우흐는 이탈리아에 가서 지오토 그림을 보고 감동을 받아 고집스럽게 회화 작품을 그려냅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림들은 미국 뉴욕타임스 평론가 로베르타 스미스의 눈에 띄어 언급되었고, 이때부터 라우흐는 국제적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당시 스미스는 라우흐의 그림에 대해 “회화를 아름답게 다루는 솜씨로 다양한 스타일과 잃어버린 낙원의 감각을 그려낸다”고 평가합니다.여기서 잃어버린 낙원이란 사회주의가 지향했던 왜곡된 이상을 말하는 것이겠지요.동독에 갇힌 채 뛰어난 기교를 발휘한 화가의 그림은 금세 컬렉터들의 관심을 사로잡게 됩니다.라우흐가 주목받기 시작할 무렵인 2000년대부터 미술 시장에서는 화려한 기교의 회화가 부상을 했는데요. 이는 라우흐가 젊은 시절 유행했던 개념과 설치, 미니멀리즘 같은 예술 유행이 지나고 그 반작용으로 나온 현상입니다. 즉 난해한 설치를 많이 접한 컬렉터들이 이제 다시 회화의 맛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또 라우흐의 그림은 단순히 기교만 좋은 것이 아니라, ‘동독’이라는 역사적 맥락이 더해졌습니다. 그의 그림에서 보이는 뒤죽박죽 섞인 세계가 갑작스러운 통일과 그로 인해 일어나는 너무나 다양한 가치의 혼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더해진 것입니다.즉 어제까지 믿었던 세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것들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상황. 그리고 내가 믿었던 세계는 다 잘못된 것이 되어버리는 순간을 라우흐는 빨간 컨버스를 신은 예수, 츄리닝 바지를 입은 중절모의 남자 등을 통해 표현한 것입니다.○ 소신은 신념이 될 수 있을까?라우흐의 그림을 향한 고집이 소신이 되기까지는, ‘그림 지상주의자’로서 회화를 고집하지만, 그 속에 현실을 유연하게 표현하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 요인으로 독일 신표현주의 작가들의 부상이라는 후광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미술 시장에서 가장 비싼 작품을 판 생존 작가로 꼽히는 사람이 몇 명 있습니다. (논란은 있지만) 제프 쿤스, 데이비드 호크니, 데미언 허스트, 무라카미 다카시 같은 팝적인 작가들이 국내엔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미술사적 뒷받침과 뛰어난 작품, 그리고 시대에 대한 안목으로 살아남아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는 독일 작가들이 있습니다. 바로 게르하르트 리히터, 안젤름 키퍼,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그들이죠. 이들도 이데올로기의 경직성이 독일 사회에 가져다 준 트라우마를 뛰어난 회화 작품으로 풀어내 이미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습니다.라우흐에게 눈길을 가게 만든 것도 결국은 냉전의 시작과 끝을 보여준 독일의 특수한 상황임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그림 지상주의자’로서 라우흐의 소신이 가치 있는 신념이 될 수 있을지가 가려진다고 생각합니다.2010년 타셴 매거진 인터뷰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라우흐는 스스로를 ‘매개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조용한 곳에 앉아 영감을 기다리고, 그것을 캔버스에 풀어 놓을 뿐이라고 하면서요. 굉장히 전통적인 관점인데요.그런데 예술은 이미 19세기 쿠르베의 사실주의 그림에서부터 손기술이 아닌 시대와 사상을 반영하는 가치재로 인정되고 있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즉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을 떠나 시대적, 역사적 가치를 담는 작가의 신념도 중요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그런데 라우흐는 줄곧 “예술에 정치가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이 지점이 라우흐가 종종 비판을 받는 부분입니다.지난해 9월 미국의 작가 토머스 미니도 뉴요커 매거진에 “냉전 시대에 동독이라는 독특한 취향에 배고팠던 뉴욕 미술계가 (그를) 실험적 예술가로 착각한 것은 아닐까”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정작 라우흐는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크게 관련이 없다면서 말이죠.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의 말이 아닌 작품이겠죠. 지금까지 보여준 스스로가 만든 카오스 속에서 메아리치는 듯한 작품 경향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저라면 이 부분을 눈여겨 볼 것 같습니다.분명한 것은 라우흐가 난해한 개념 미술과 조용한 미니멀리즘을 벗어나, 개성 넘치는 회화로 향하고 있는 요즘의 미술 시장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사실입니다.전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핫한 작가의 작품을 국내에서 직접 보고 판단해보는 기회를 맛보시길 바랍니다!한 줄로 보는 전시네오 라우흐의 고차원 방정식 같은 대규모 회화 작품은 물론 그의 아내 로사 로이의 작품도 함께 만나는 기회추천지수(별 다섯 만점) ★★★☆전시 정보경계에 핀 꽃: 네오 라우흐, 로사 로이2021. 10. 28 ~ 2022. 1. 26.스페이스K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8로 32)작품수 25점‘영감 한 스푼’ 연재 안내※‘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지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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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주 미술계]멈췄던 백남준 ‘다다익선’, 복원 끝내고 4년만에 시험 운전

    ※‘이번 주 미술계’는 한 주 간 눈 여겨 볼만한 미술 소식을 정리해드리는 코너로 매주 금요일 발송되는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우리는 미술관에 가면 창의성이 샘솟기를 기대하지만, 보기만 해서 무언가를 떠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동독 출신으로 회화를 고집해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은 화가를 소개합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백남준 작품 다다익선 시험 운전 시작전면 보존·복원 작업에 들어갔던 백남준의 작품 ‘다다익선’(1988)이 17일부터 6개월 동안 시험 운전을 시작한다고 국립현대미술관이 밝혔습니다.2018년 2월 가동이 중단된 다다익선은 2019년 9월부터 3년 동안 보존 복원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시험 운전은 가동시간별 작품 노후화를 점검하기 위한 것입니다.17일부터 28일까지는 오후 2~4시, 이후 2주 단위로 2시간씩 확대해 3월 7일~18일은 8시간 가동할 예정입니다. 2~3차 시험 운전 일정은 추후 공개됩니다. 475억 보티첼리 작품에서 발견된 스케치보티첼리의 작품 ‘그리스도’를 X선 형광분석법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숨겨진 스케치가 발견되었습니다.성모가 아기 예수의 머리를 뺨에 대고 친밀하게 안고 있는 모습을 담은 그림으로 밑바탕을 칠한 흔적도 있습니다. 다만 이 스케치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합니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113/111234566/1간송미술관 국보 경매 어떻게 되나?간송미술관이 2020년 보물 두 점에 이어 최근 국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과 국보 ‘금동삼존불감’을 경매에 내놓기로 하면서 그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케이옥션이 27일 열리는 경매에 출품되는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의 추정가는 32억¤45억 원, 금동삼존불감은 28억~40억 원입니다.▶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117/111273659/1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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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패스 만료’ 美배우 말코비치 伊호텔서 체크인하다 쫓겨나

    미국 유명 배우 존 말코비치(69·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패스 기한이 만료돼 이탈리아 호텔에서 쫓겨났다. 이탈리아는 10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감염 후 회복했음을 증명한 사람에게만 숙박시설, 식당, 술집, 대중교통, 문화 및 스포츠시설 이용을 허가하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말코비치는 미 케이블채널 쇼타임에서 방영될 드라마 ‘리플리’ 촬영을 위해 최근 베네치아를 방문했다. 그는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에 투숙할 예정이었지만 체크인 과정에서 방역패스 유효 기간이 지났다는 사실이 드러나 투숙하지 못했다. 결국 호텔 인근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숙소에 머물러야 했다. 1976년부터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1984년 영화계에 진출한 그는 개성 있는 악역으로 유명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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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 스위트룸서 쫓겨난 존 말코비치…“방역패스 기한 만료”

    미국 유명 배우 존 말코비치(69)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패스 기한이 만료돼 이탈리아 호텔에서 쫓겨났다. 이탈리아는 10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감염 후 회복했음을 증명한 사람에게만 숙박시설, 식당, 술집, 대중교통, 문화 및 스포츠시설 이용을 허가하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말코비치는 미 케이블채널 쇼타임에서 방영될 드라마 ‘리플리’ 촬영을 위해 최근 베네치아를 방문했다. 그는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에 투숙할 예정이었지만 체크인 과정에서 방역패스 유효 기간이 지났다는 사실이 드러나 투숙하지 못했다. 결국 호텔 인근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숙소에 머물러야 했다. 1976년부터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1984년 영화계에 진출한 그는 개성 있는 악역으로 유명하다. ‘위험한 관계’ ‘콘에어’ ‘트랜스포머3’ ‘존 말코비치 되기’ 등에 출연했다. 영화 ‘주노’ ‘월플라워’ 등의 제작도 맡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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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6년전 살인’을 고백한 대기업 회장… 피해자 아들과 딸은 용서를 택했다 [사람, 세계]

    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의 ‘조던’ 브랜드를 이끄는 래리 밀러 회장(73)은 지난해 12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집배원 가족과 마주 앉았다. 밀러가 56년 전 총으로 살해한 남성의 유족들이었다. 피해자의 아들 하산 애덤스(56)는 필라델피아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당신의 책을 보고서야 아버지가 죽게 된 내막을 알게 됐어요. 큰 충격을 받았어요.”(애덤스) “아버지는 제 결혼식에 오지 못했고, 손주도 보지 못했어요.”(딸 아지자 알린) 남매는 평생 그리워해 온 아버지를 떠올리며 쓴 글을 이 자리에서 낭독했다. 밀러는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피해자의 누나인 바버라 맥(84)은 “내가 30년만 젊었다면 당신에게 달려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밀러는 “나라도 그렇게 말할 것 같다”고 했다. 밀러는 갱단 조직원이었던 1965년 애덤스 남매의 아버지인 에드워드 화이트를 살해했다. 피살된 동료 조직원의 복수를 위해 거리를 배회하다 무고한 청년(당시 18세)을 총으로 쐈다. 당시 식당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화이트에겐 8개월 된 아들(애덤스)과 딸(알린)을 임신한 약혼자가 있었다. 살인 혐의로 소년원에서 4년 반을 복역한 밀러는 출소 후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로 성공했다. 여러 기업의 임원을 거쳐 1999년 나이키 조던 회장에 올랐다. 그는 50년 넘게 가족과 친구들에게 숨겨온 치부를 18일 출간된 자서전 ‘점프’에서 고백했다. 밀러는 16일 미국 CBS 방송에 “내 이야기를 통해 잘못을 저지르려는 거리의 또 다른 ‘16세 밀러’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출간 전 인터뷰에서 “한 사람의 실수가 인생 최악의 실수이더라도 나머지 인생을 지배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지난해 11월 미리 공개된 밀러의 자서전 내용을 접하고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 밀러는 책에서 살인을 했다고만 밝혔을 뿐 피해자의 신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수십 년 간 악몽과 두통에 시달렸다. 죄책감은 죽을 때까지 덜어지지 않을 것이고 피해자의 죽음을 평생 애도할 것”이라고 썼지만 사전에 유족에게 사과하거나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 알린은 “아버지를 두 번 잃은 기분”이라고 했다. 밀러는 지난해 12월 유족에게 사죄하는 자리에서 피해자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책 수익금 일부는 필라델피아 소년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면담이 끝날 무렵 밀러가 피해자의 누나 맥에게 “포옹을 해도 되겠느냐”고 묻자 맥은 포옹에 응했다. 맥은 “신은 항상 다른 이를 용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알린은 밀러와의 만남 후 뉴욕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이제 밀러를 적으로도, 친구로도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그가 마음의 평화를 찾길 바랍니다.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그가 스스로 감당해야 할 일입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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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10대 부호 자산, 코로나 뒤 2배로 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재정 부양책 등으로 세계 최대 부호 10명의 자산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 시간)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이 발표한 보고서 ‘죽음을 부르는 불평등(Inequality Kills)’에 따르면 세계 10대 부자 자산은 2020년 3월 총 6917억 달러(약 825조 원)에서 지난해 11월 1조5123억 달러(약 1804조 원)로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이후 이 10명의 자산은 1초 당 1만5000달러(1786만 원), 하루 13억 달러(1조 5000억 원)씩 증가한 셈이다. 이 보고서가 미 경영전문지 포브스 발표를 인용해 밝힌 세계 10대 부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스티브 발머 MS CEO, 래리 엘리슨 오라클 설립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창업주,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그룹 회장이다. 머스크의 자산은 2020년 3월 260억 달러에서 2942억 달러로 1016% 증가했다. 게이츠는 1050억 달러에서 1374억 달러로 31% 늘어났다. 가브리엘라 부처 옥스팜 사무총장은 “팬데믹 기간 하루 1명씩 억만장자가 탄생하는 동안 세계의 나머지 99%는 (코로나19) 봉쇄와 무역 및 여행 감소로 경제난을 겪었고 1억6000만 명이 빈곤층으로 내몰렸다”며 “우리 경제체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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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핵잠 6년만에 괌 입항”… 이례적 사진 공개, 北-中에 경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장거리 폭격기와 함께 미국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핵전략잠수함이 괌에 모습을 드러냈다. 15일(현지 시간) 미 해군은 보도자료를 내고 오하이오급 핵전략잠수함 USS네바다(SSBN-733)가 태평양 괌 아르파항구에 정박했다며 사진과 함께 발표했다. CNN은 17일 “통상 작전지역이 극비로 취급되는 핵전략잠수함의 위치는 물론이고 사진까지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인도태평양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동맹국과 적국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핵전략잠수함의 괌 기항은 2016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며 기항 사실이 공개된 것은 1980년대 이래 두 번째라고 CNN은 전했다. 미 해군은 “인도태평양 동맹국의 협력 강화 및 지역 안정을 위한 미국의 지속적 개입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에 따르면 네바다함은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 20기와 핵탄두 수십 개를 탑재하고 있다. 연료 교체 없이 바다 밑에서 평균 77일을 보내며 적에게 들키지 않고 핵탄두를 정확하게 목표지점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군의 이런 움직임이 대만을 둘러싸고 갈등 중인 중국과 잇달아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압도적 전력 차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해군 잠수함 함장 출신 토머스 슈커트 뉴아메리칸안보센터 연구위원은 “우리가 핵탄두 100여 개를 (적국) 문턱까지 갖다놔도 알아챌 수 없고, 알아도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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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무부 “北 불법적·불안정한 활동 중단 촉구”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올해 들어 4번째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17일(현지 시간) 보도 자료를 내고 “성 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에 불법적이고 불안정한 활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성 김 대표는 이날 한일 북핵 수석대표와 3자 전화 협의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하고 대화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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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핵잠수함 6년 만에 괌에 입항…사진 공개로 北-中에 경고 메시지

    대륙간탄도미사일, 장거리 폭격기와 함께 미국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핵전략잠수함이 괌에 모습을 드러냈다. 15일(현지 시간) 미 해군은 보도자료를 내고 오하이오급 핵전략잠수함 USS네바다(SSBN-733)가 태평양 괌 아르파항구에 정박했다며 사진과 함께 발표했다. CNN은 17일 “통상 작전지역이 극비로 취급되는 핵전략잠수함의 위치는 물론 사진까지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인도태평양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동맹국과 적국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핵전략잠수함의 괌 기항은 2016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며 기항 사실이 공개된 것은 1980년대 이래 두 번째라고 CNN은 전했다. 미 해군은 “인도태평양 동맹국의 협력 강화 및 지역 안정을 위한 미국의 지속적 개입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에 따르면 네바다호는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 20기와 핵탄두 수십 개를 탑재하고 있다. 연료 교체 없이 바다 밑에서 평균 77일을 보내며 적에게 들키지 않고 핵탄두를 정확하게 목표지에 이동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군의 이런 움직임이 대만을 둘러싸고 갈등 중인 중국과 잇달아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압도적 전략 차이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해군 잠수함장 출신 토머스 슈커트 뉴아메리칸안보센터 연구위원은 “우리가 핵탄두 100여 발을 (적국) 문턱까지 갖다놔도 알아챌 수 없고, 알아도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북한 핵잠수함 개발 프로그램은 아직 기초적 수준이다. 지난해 8월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보고서는 모두 6척으로 추정되는 중국 핵잠수함은 네바다호보다 소음이 2배 커 추적하기 쉽고 탑재 가능한 미사일과 탄두 수도 적다고 했다.}

    •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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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를 죽이는 상상이 나를 작가로 만들었다 [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 김민 기자입니다.이번주 문화계에 기쁜 소식이 있었죠. 50여 년간 묵묵히 무대와 스크린에서 연기해 온 배우 오영수 씨가 한국인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배우는 물론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무시할 수 없지만, 너무 가까이 할 수도 없는 것이 바로 대중의 인정인 것 같습니다. 과도하게 인기를 신경쓰면 자칫하다 고유의 색채를 잃을 수 있고, 그렇다고 대중을 무시하다가는 소통에 실패해 잊혀질 위험이 있지요.요즘 같은 시대에는 예술가뿐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에게도 홍보와 마케팅은 언제나 큰 과제입니다. 오영수 씨의 삶이 감동을 주는 것은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뚝심있게 작품 활동을 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서울 국제갤러리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 루이스 부르주아도 뒤늦게 빛을 본 케이스입니다.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창의성을 입증했는지,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영감 한 스푼 미리 보기: 솔직함으로 소통에 성공한 루이스 부르주아유칼립투스의 향기: 루이스 부르주아 개인전1. 루이스 부르주아는 자신이 활동하던 시기 유행하던 사조(추상표현주의, 미니멀리즘)와 관계 없는 예술을 했다.2. 예술가가 사조를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안 되지만,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많은 작가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미술사에 살아 남았다.3. 그럼에도 고집스럽게 외길을 걸었던 부르주아는 자신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솔직하게 풀어 놓아 사조와 관계없이 관객과 소통에 성공했다.○ 미술계의 외로운 늑대(lone wolf)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작가입니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작품 ‘엄마’가 가장 유명한데요. 특히 영국 런던의 현대미술관인 테이트모던이 2000년 첫 문을 열 때 이곳의 거대한 전시장인 ‘터빈홀’을 처음으로 채웠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리움미술관에도 최근까지 전시되다 호암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겼죠.작품은 거대한 사이즈의 거미를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든 조각입니다. 가까이 보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알을 품고 있습니다.부르주아는 이 작품이 제목에 있는 그대로 자신의 엄마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땅을 딛고 있는 다리는 가냘프게 보일지언정 단단한 강철로 되어 있으며, 크기로 보는 사람을 압도하죠. 그 위협적인 겉모습 속에 자식들을 부드럽게 품고 있는 모양. 때로는 연약해 애틋한 마음이 들게하지만 모든 아이를 세상에 낳아 기른 누구보다 강인한 존재, 엄마를 표현했다는 걸 쉽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이러한 예술적 표현은 그녀가 활동하던 당시 미국에서는 낯선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술에는 흔히 당대 주목을 받는 흐름이나 표현 방식이 있고, 많은 작가들은 이 흐름에 올라타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며 생존하기 때문이죠. 부르주아가 활동할 무렵 미국에서는 추상표현주의와 미니멀리즘이 대세였습니다.추상표현주의는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 대표적입니다. 쉽게 말해 추상화라고 이해할 수 있고, 이들 작품에서는 작가 개인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여기에 미니멀리즘 예술은 아예 제목을 ‘무제’로 하는 등, 작가를 더욱 숨기는 경향을 보이는데요.이런 가운데 부르주아는 아주 직설적으로 삶에서 이야기를 끌어와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그녀는 작품 활동을 시작하고 30년 간 단 8번의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추상표현주의와 미니멀리즘에 익숙해져 있는 미술계 사람들에게 작품이 생소하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됩니다.그런 그녀를 미술사가 피터 바이어마이어(Peter Weiermair)는 “20세기 조각계의 외로운 늑대(Lone Wolf)”였다고도 표현했습니다. 그렇다면 부르주아는 어떻게 미술계의 아웃사이더에서 주류가 될 수 있었을까요?○ 나는 비밀 없는 여자가 되고 싶다부르주아가 수십 년 동안 조용히 스튜디오에서 만들었던 작품들이 많은 대중을 만난 것은 1982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 개인전을 통해서였습니다. 이 전시 개막에 맞춰 그녀는 미술저널 아트포럼에 기고한 에세이를 통해 개인사를 솔직하게 털어 놓습니다. 그러면서 “내 모든 작품은 내 삶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지요.그렇다면 그녀 인생의 어떤 이야기들이 작품 속에 들어간 것일까요?위 사진에서 보이는 1970년대 설치 작품의 제목을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아버지의 파괴’(Deconstruction of Father)라고 되어 있지요. 연극 무대처럼 꾸며진 이 작품은 동그란 형체들이 식탁을 둘러싸고 있고, 식탁 위에는 해체된 듯한 무언가가 놓여 있습니다. 이 작품은 부르주아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가졌던 복잡한 감정과 연관되어 있습니다.글에서 부르주아는 어린 시절의 상처를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그녀의 상처는 바로 아버지의 혼외관계입니다.부르주아의 아버지는 스타일리시하고 매력적인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에겐 늘 연인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부르주아의 엄마가 병에 걸려 요양하기 위해 남프랑스로 이주한 후 일어납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집에 함께 살게 된 영어 가정교사가 아버지의 새 연인이 되었죠. 그 때의 상황을 그녀는 폴 가드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우리 집으로 온 가정 교사 세이디(Sadie)가 알고보니 아버지의 애인이었어요. 세이디는 우리집에 살았고, 아버지가 차를 운전하면 그녀가 조수석에 앉았죠. 엄마와 나는 뒷좌석에 앉았고, 나는 그런 엄마가 정말 싫었어요! 하지만 엄마는 그렇게라도 아빠를 지켜봐야 그가 밖으로 돌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그렇다면 부르주아가 단순히 아버지를 원망하고 비난했을까요? 감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 엄마의 수용,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 그 가운데서 수많은 혼란을 겪었다고 회고합니다.여기에 나를 위해 집으로 온 영어 선생님이 왜 내가 아닌 아버지에게 집중하는지, 그에 대한 질투와 배신감도 느꼈다고 하죠. 그러면서 때때로 세이디나 아버지를 죽이는 상상도 했다고 합니다.그녀의 필터링 없는 적나라한 감정에 놀라셨나요?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마주할 때 드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외면하거나 회피하게 마련입니다. 이를테면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이 들더라도, 부모에 대해 가져야 하는 윤리적인 태도로 그 감정을 억누르거나 잊어버리려 하죠. 그런데 부르주아는 이러한 감정들을 놓치지 않고 붙잡고 늘어지면서 그것을 작품으로 승화했습니다.부르주아는 이러한 예술가의 태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매일 매일 우리는 과거를 잊어버리거나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당신이 힘든 과거와 타협할 수 없다면, 그 때부터 예술가가 되는 것이다.”부르주아는 아버지와의 관계 말고도 자신이 삶에서 겪은 많은 감정들을 작품에 풀어 놓았습니다. 이러한 드로잉들도 일상에서 기록한 것들로 그녀는 이것을 ‘생각 깃털’(thought feather)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이미지 가운데 발전되는 것은 더 큰 규모의 설치나 조각 작품이 됩니다.그렇다면 이 솔직함이 어떻게 그녀를 세상과 소통하게 해 준 것일지. 이해가 되시나요?바로 감정을 파고들면서 내면 깊숙이 들어간 그녀가 ‘인간의 본질’을 마주하고 그것을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풀어서 이야기하면, 모든 인간이 무의식 중에 느끼고 있지만 말로 표현되지 못하는 감정을 끄집어내주었고, 그 결과 관객은 그녀의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이를테면 거대한 거미 엄마를 보고 ‘우리 엄마’를 떠올리며 쉽게 작가와 감정적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자신을 대면해 살아남은 작가들미술사에는 이렇게 자신의 깊은 내면을 만나고 그것을 솔직한 목소리로 풀어 놓아 생존한 작가들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질병으로 가족 구성원 절반을 떠나보내고 평생 불안에 시달렸던 에드바르트 뭉크는 자신의 공포를 대면해 세기에 남을 작품 ‘절규’를 남겼지요.또 세상의 모든 대상을 점박이로 만들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던 야요이 쿠사마, 사고를 겪고 평생 고통 속에 살았지만 그것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 또 한국 사회에서 여성 혹은 개인으로서 외면받는 목소리를 직설적인 퍼포먼스로 풀어낸 이불 작가도 있습니다.이러한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상처와 고통을 대면하는 것은 나를 더 성장하게 해준다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부르주아는 “내 작품 세계에는 외로움과 잔인함이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잔인함을 경험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언제나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하면서요. 그리고 예술은 그런 삶의 어려움을 풀어나가는 치유의 방법이었다고 그녀는 말합니다. 그녀는 결국 예술을 통해 상처투성이인 자신의 몸을 끌어안을 수 있었고,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임을 묵묵히 작품으로 노래했으며 마침내 그 솔직한 이야기는 공감을 무기로 관객에게 가 닿을 수 있었습니다. 마케팅에서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뻔한 이야기를 예술에 적용해볼 수 있겠지요.부르주아가 말년 미술계에서 주목을 받은 것에 대해 대답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들려드리겠습니다.“성공? 그게 뭔지 난 모르겠어요.다만 우리 모두는 나이들수록 더 멋진 사람이 되죠. 마치 프랑스 와인처럼요.요즘 나는 아주 부유한 여인이 된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하는 대로 말할 수 있기 때문이죠.내가 성공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의 관심이 아니라 진정한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한 줄로 보는 전시갤러리에서 열리는 만큼 큰 작품보다는 컬렉터를 위한 간결한 판화와 작은 사이즈의 조각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추천지수(별 다섯 만점) ★★★☆전시 정보유칼립투스의 향기: 루이스 부르주아 개인전2021. 12. 16 ~ 2022. 1. 30.국제갤러리 K1, K3 (서울 종로구 삼청로 54)작품수 54점‘영감 한 스푼’ 연재 안내※‘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지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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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돼지심장 이식’ 美환자, 알고보니 흉악범

    7일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아 화제를 모은 미국인 데이비드 베넷(57·사진)이 34년 전인 1988년 고등학교 동창 에드워드 슈메이커를 칼로 7차례나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로 인해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베넷은 1994년 형기를 다 채우지 않고 출소한 반면 중상을 입은 피해자는 19년간 휠체어 생활을 하다 2007년 숨졌다. 흉악범에게도 ‘두 번째 삶’을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 또한 일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전과자가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나 규정은 없다. 베넷은 범행 당시 슈메이커가 자신의 아내를 무릎에 앉히고 함께 어울렸다는 이유로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슈메이커는 염증과 욕창 등으로 고생하다 사망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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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무부 “北 미사일 발사 규탄…대화에 나서라”

    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14일(현지 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이웃 및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며 “미국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규탄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 방침을 이어갈 것이며 북한이 대화에 나서길 요구 한다”며 “한국과 일본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앞서 북한이 두 차례 미사일 도발을 했을 때도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주한미군을 관할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 역시 이날 미사일 발사 직후 성명에서 “이번 발사가 미국 국민과 영토, 동맹에 대한 즉각적 위협은 아니지만,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이 안보 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앞서 국무부는 북한이 두 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날인 12일 성명을 내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개인 7명과 기관 1곳을 제재했다. 13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미 MSNBC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안정을 해치는) 행동에 상응한 결과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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