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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그룹이 연루된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입찰 방해,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7일 관계자들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27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와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이날 오전부터 KH그룹 본사 및 관계사의 사무실과 관계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의 주거지와 강원도개발공사를 포함해 총 20여 곳을, 수원지검 수사팀은 KH 임원의 주거지 및 사무실을 포함해 총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두 수사팀의 압수수색 대상에 모두 포함된 곳도 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말 춘천지검으로부터 KH의 알펜시아 매각 입찰방해 의혹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해왔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지난해 6월 공개 입찰을 거쳐 알펜시아를 7115억 원에 매각했는데, 입찰에 참여한 기업 2곳이 모두 KH그룹 계열사로 확인돼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한 시민단체가 지난해 7, 8월 공정거래위원회와 강원경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경찰은 강원도청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지난달 사건을 춘천지검에 송치했다. 당시 KH 측은 “그룹 내 계열사 두 곳이 응찰을 하더라도 대표 이사가 다르면 같은 회사로 볼 수 없고, 무조건 담합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KH이 알펜시아의 경영권을 외국계 자본에 넘기는 것을 조건으로 자금을 마련한 뒤 이를 입찰에 활용해 ‘무자본M&A’ 방식으로 알펜시아를 인수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 수사팀은 KH도 대북 송금 의혹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쌍방울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과 긴밀한 관계인 KH 배상윤 회장이 2019년 5월 김 전 회장과 중국을 방문해 북한 고위급 인사를 만났고, 경제협력 합의서를 작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합의서 작성 과정에서 KH 자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배 회장은 2019년 1월 김 전 회장 등과 함께 중국을 방문해 북한 고위 관계자들에게 스위스 명품 브랜드인 롤렉스 시계 10여 개를 건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6, 7월경 미국 등지로 떠나 지금도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거물 분석을 마친 뒤 KH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 중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주요 피의자들을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2019년 1월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직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지 약 4년 만에 검찰 처분이 임박한 것이다.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2017~2018년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했다는 직권남용 혐의 사건을 연내 처분할 예정이다. 백 전 장관은 13개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직을 종용하고, 후임 기관장 임명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등을 받는다. 자유한국당은 비슷한 시기 산업부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실, 교육부, 통일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서도 산하기관장을 상대로 한 사표 제출 강요가 있었다며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 유영민 전 과기부 장관 등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고발했다.이후 검찰은 고발 후 3년 2개월 만인 올 3월 25일 정부세종청사 내 산업부 운영지원과와 혁신행정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첫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0대 대선이 끝난 지 약 보름 만이었다.이에 대해 검찰이 정권이 교체되길 기다렸다가 문재인 정부 수사에 나선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반면 검찰은 “직권남용죄 법리가 복잡한 만큼 유사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길 기다렸다”고 반박했다.앞서 대법원은 올 1월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신미숙 전 대통령균형인사비서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확정했다.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은 신 전 비서관의 윗선인 조현옥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 조사까지는 진행하지 못했다.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데다 신 전 비서관도 청와대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물증이나 진술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다만 법원은 신 전 비서관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비서관이라는 지위에 비춰 피고인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었다”고 밝혀 조 전 인사수석의 개입 가능성을 열어놨다. 올 7월 수사팀을 재편한 검찰은 산업부뿐만 아니라 통일부, 과기부 등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한 뒤 백 전 장관, 조 전 장관, 유 전 장관을 모두 조사했다. 아울러 당시 인사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우호 전 인사비서관, 조 전 수석을 조사하며 청와대 윗선까지 수사했다.검찰은 연내 조 전 수석 등 당시 청와대 인사 라인과 피고발인인 장차관급 인사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며 사건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동부지검과 별개로 서울중앙지검은 나머지 부처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며 민정수석실과 대통령비서실의 관여 여부를 조사 중이다. 국민의힘은 올 4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비롯해 조 전 수석,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이 사건의 경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박혁수)가 수사 중이며, 서울동부지검에서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성상헌 1차장이 지휘를 맡고 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검사들의 사진과 이름이 담긴 자료를 만들어 전국 지역위원회에 전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두고 야권 내에서도 “열성 지지자들이 검사들에게 항의하라고 당이 사실상 ‘좌표’를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민주당은 “검사 실명과 얼굴을 알리는 일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23일 ‘이 대표 관련 수사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8개부(검사 60명)’라는 제목으로 검사 16명의 실명과 사진을 실은 웹자보를 제작했다. 이 자료에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홍승욱 수원지검장, 이창수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 3명의 사진을 중심으로 이 대표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검사들의 명단이 담겼다. 특히 일부 검사들의 사진과 이름 밑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대장동·위례 개발사업 수사’,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수사’, ‘李 자제 불법도박 수사’, ‘법인카드 유용 수사’, ‘성남FC 수사’ 등 담당 의혹 수사를 적시했다. 실제로 이 웹자보가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등에 게시되자 “정치 검사를 응징하자”, “검찰 해체 입법하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대적인 공격용 ‘좌표 찍기’를 지시한 것”이라며 “당 대표 한 사람의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해 끝내 공당이길 포기하고 개인 법률사무소로 전락하겠다는 것인지 국민들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번에 공개한 일부 관계자 사진은 다른 사람의 것으로, 다소 부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 자료에 담긴 서울중앙지검 소속 한 검사 사진은 다른 사람의 사진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1차적으로 16명만 공개했지만 필요하다면 150명 모두라도 알리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가 60명, 문재인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검사가 9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이 대표에 비판적인 비명(비이재명)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등 ‘비명계’ 의원들의 모임인 ‘반성과 혁신’은 내년 초 ‘민주당의 길’로 이름을 바꾸고 참여 의원 수를 늘리기로 했다. 이 모임 소속 한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같은 현안도 다룰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비명계에서는 “당당하지 않게 검찰 조사를 피하면 이 대표에 대한 회의론이 더 고개를 들 것”이란 기류도 감지되지만 2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 지역 ‘경청 투어’를 떠나는 이 대표는 28일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이 대표 측은 새해 초 문 전 대통령 예방도 추진 중이다. 민주연구원장에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정태호 의원을 임명한 이 대표가 친문 끌어안기에 나선 것. 하지만 한 친문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당 상황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겠느냐”며 “문 전 대통령 예방만으로 단일대오를 이끌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아직까지 명확한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소환 요구에 최종 불응할 경우 검찰은 ‘서면 조사’ 등 가능한 절차를 거쳐 사건을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25일 검찰에 따르면 출석 통보 5일째인 이날까지도 이 대표는 별다른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21일 이 대표의 최측근이자 성남FC 의혹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던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을 불러 조사하고 같은 날 오후 이 대표 측에 출석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강원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 것이냐를 묻지 말고 혐의가 명백한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조사를 받을 것인가를 먼저 물어보길 바란다”며 출석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또한 검찰의 수사를 비판하며 불출석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검찰이 출석을 요구한 28일에는 이 대표의 광주 현장 일정도 계획돼 있어 출석 여부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태다. 만약 이 대표가 검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할 경우 수사팀은 일정을 조율해 다시 출석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수사팀으로서는 당시 성남에 있는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불법 후원금을 받아낸 성남FC의 구단주이자 최종 책임자인 이 대표를 조사하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이 수순이기 때문이다.앞서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두산건설 전 대표와 성남시 공무원들을 우선 기소하면서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이들과 공모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이 대표가 최종 불응하면 수사팀은 이 대표를 서면 조사한 후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 대표는 20대 대통령선거 기간 중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허위 발언을 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으로 수사를 받으며 검찰의 출석 요구에 한 차례 불응했다. 당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서면 조사를 거치고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체포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수를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국회의 체포동의가 필요한 현직 국회의원 신분임을 감안할 때 신병 확보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가수 이승기 씨(사진)가 자신이 활동하며 발생한 음원료와 광고모델료 등 수익 일부를 빼돌렸다며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후크)의 권진영 대표를 포함해 전·현직 임원 4명을 고소했다. 이 씨의 법률대리인 측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후크 측은 약 18년 동안 음원료 매출액 발생 사실을 숨기고 이를 정산하지 않았다”며 “이들을 횡령 및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 씨 측은 광고모델료의 약 10%가 ‘에이전시 수수료’ 명목으로 광고대행사에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전·현직 이사들이 이를 광고대행사에 지급하지 않고 나눠 가진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도 했다. 이 씨 측이 이의를 제기하자 16일 후크 측은 미지급 사실을 인정하고 광고료 등의 명목으로 6억3000만 원을 이 씨 측에 지급했다고 한다. 또 같은 날 이 씨 측에 정산해주지 않았던 음원료 명목으로 48억1000만 원을 지급하고 이 씨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크 측은 이날 “법원을 통해 투명한 정산이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놨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고 연내에 사건을 마무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주 중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 조사 없이 사건 마무리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다음 주 중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 전 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첩보 삭제 혐의(직권남용 및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죄)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이 중 서 전 실장은 사건을 은폐하고 왜곡한 혐의로 이달 9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박 전 원장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전 원장과 지난달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난 서 전 장관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이로써 국정원 고발로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지 6개월여 만에 사건 처분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조사를 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정치권 등에선 서면 또는 방문조사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검찰은 군과 국정원에 첩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최종 윗선을 ‘문 전 대통령’이 아닌 ‘서 전 실장’으로 판단했다. 문 전 대통령을 조사하려면 ‘월북몰이’를 위한 지시나 암묵적 승인 등이 있었다는 정황이 나타나야 하는데, 검찰은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을 포함해 지금까지 진행한 수사에서 문 전 대통령의 지시를 입증할 문건이나 진술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 피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에게 최초 서면보고된 문건도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에서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건은 서 전 실장이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씨가 북측에서 발견된 직후 대통령에게 보고한 문서’라며 제시한 A4용지 1장짜리 문건이다.○ 박지원 전 원장은 불구속 기소검찰은 이 씨 피살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 청와대에서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에서 서 전 실장으로부터 지침을 받은 박 전 원장이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을 통해 관련 국정원 내 첩보 보고서 등의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3일 오전 11시경 서 전 실장이 서 전 장관을 청와대에서 만나 “국방부에서 이 씨의 월북 가능성이 높다는 방향으로 정리해 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이 씨를 ‘월북자’로 몰아가려는 시도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원장은 첩보 삭제 지시 혐의를 계속 부인해 왔다. 박 전 원장은 이달 14일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 내 첩보가 삭제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문 전 대통령이나 서 전 실장으로부터 어떤 삭제 지시도 받지 않았고, 국정원 직원들에게 삭제를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검찰은 노 전 비서실장이 “박 전 원장으로부터 보안 지시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삭제 지시는 받은 바 없다”고 진술하는 등 삭제 지시 관련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불구속 기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첩보 삭제에는 가담했지만 월북몰이에는 가담하지 않은 점, 박 전 원장이 고령인 점 등도 감안된 것으로 전해졌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비자금 조성 전반을 주도한 A 전무가 오너 일가의 비자금 일부를 빼돌린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전무는 비자금 조성 관계자로부터 이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자 40억 원대의 이익을 제공해 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성상욱)는 신풍제약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을 맡아온 A 전무가 비자금 일부를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한 정황을 파악했다. A 전무는 의약품 납품업체 대표 B 씨가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목적으로 마련한 양도성 예금증서(CD) 일부를 오너 일가에 전달하지 않고 가로채 수억 원을 착복한 것으로 전해졌다.신풍제약은 B 씨가 운영하는 업체에 원료 단가를 부풀려 지급하고, B 씨에게 부풀려진 대금을 어음이나 CD로 되돌려 받아 비자금을 축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CD는 은행이 발행하는 정기예금증서로, 무기명으로 발급되며 금융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양도할 수 있어 비자금 조성 수단으로 흔히 거론된다. 검찰은 신풍제약이 최소 57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16일 A 전무를 구속 기소했다. 나머지 공범과 비자금에 대해서는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검찰은 A 전무가 B 씨 업체의 전 직원 C 씨로부터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사실과 전무님의 비자금 착복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 서신을 받자 약 43억 원의 이익을 제공하며 회유한 사실도 확인했다. C 씨는 B 씨의 업체에서 일하며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2019년 10월 A 전무는 신풍제약의 한 부서장과 함께 C 씨를 만나 협박 서신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A 전무는 같은 달 C 씨에게 수표로 5억 원을 지급했다. A 전무와 신풍제약 측은 또 C 씨 부인 명의로 설립된 신생 의약품 납품업체 계좌에 2억 5000만 원을 송금하고, 이 업체에 ‘10년 간 매출 총 이익 기준 최소 연 3억 원의 수익 보장’을 조건으로 납품 계약을 맺어주기도 했다. C 씨 부인 명의의 업체는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신풍제약과의 거래로만 총 35억 63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오너 일가의 승인이 없이는 C 씨가 만든 신생 업체가 신풍제약과 거래 첫 해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고 창업주의 아들인 장원준 전 대표의 개입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또 비자금으로 조성된 어음의 현금화를 담당했던 신풍제약 출신 어음할인업자 D 씨 등 관계자를 수사하며 신풍제약의 비자금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조성된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쌍방울그룹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18∼2019년 쌍방울의 전환사채(CB) 발행에 관여한 전·현직 재무담당 임직원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에 재시동을 걸었다는 말이 나온다. ○ 수상한 CB 발행 관련 첫 구속영장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14일 쌍방울에서 재무담당 부회장을 지낸 한모 씨와 현직 재무담당 부장인 심모 씨에 대해 허위 공시를 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동안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수감 중)에 대한 쌍방울의 뇌물 및 대북송금 의혹 사건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적은 있지만 수상한 자금 흐름과 관련해 신병 확보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한 씨와 심 씨가 쌍방울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의 지시로 2018년 11월과 2019년 10월 각각 100억 원씩 발행한 CB 거래에 대해 허위 공시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쌍방울은 2018년 11월 CB 100억 원어치를 발행했는데, 이를 전량 매입한 곳은 착한이인베스트라는 투자회사였다. 쌍방울 실소유주 김 전 회장의 개인회사로, 명목상 투자회사지만 별다른 기업활동을 하지 않는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다. 검찰은 이들이 내부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2019년 10월 쌍방울이 발행한 CB 100억 원어치와 관련해서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희호컴퍼니와 고구려37이라는 투자회사가 각각 50억 원씩 사들였는데 희호컴퍼니 대표는 김 전 회장의 친인척이고, 고구려37 대표는 김 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이 CB들은 2020년 2월 쌍방울 계열사 비비안이 전량 매입했다. ○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 재시동 가능성검찰은 그동안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수사하며 쌍방울 CB의 흐름을 추적해왔다. 검찰 안팎에선 재무담당 임직원들이 구속될 경우 관련 수사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씨와 심 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20일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앞서 검찰은 올 9월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된 이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쌍방울의 일부 CB에서 편법 발행, 유통 등 횡령·배임, 자금 세탁이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됐다. 변호사비 대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CB를 매입한 착한이인베스트는 2019년 4월 김 전 회장과 막역한 관계로 알려진 배상윤 회장이 소유한 KH그룹의 자회사 2곳으로부터 50억 원을 대여받는 등 수상한 자금 거래를 이어왔다. 검찰은 올 8월 KH 본사 및 계열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비비안도 CB를 전량 매입하기 두 달 전인 2019년 12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던 이태형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한 시민단체가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고발할 당시 대납을 받은 당사자로 지목됐다. 쌍방울 측은 동아일보에 “일부 공시 누락 등과 관련한 사안으로 알고 있고,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사회초년생들에게 거짓 점괘를 말해주며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6억여 원을 가로챈 무속인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19일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강상묵)는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무속인 A 씨(59)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사업가 행세를 하는 사촌동생 B 씨와 공모하고 투자를 망설이던 투자자들에게 거짓 점괘를 말해주며 투자를 유도해 총 6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실제로는 실체가 없는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마치 성공한 사업가인척 행세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가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며 “사촌누나가 ‘신빨’있는 무당인데, 사업운을 한 번 물어보자”고 제안하면, A 씨는 자신을 찾아온 피해자들에게 “(피해자들의) 사업운이 너무 좋다. B 씨와 함께 사업을 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거짓 점괘를 말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여러 명의 피해자들에게 모두 똑같은 점괘를 말해줬다고 한다. A 씨와 B 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총 7명의 투자자들로부터 6억여 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이 돈을 자신의 빚을 갚는데 쓰거나 사업에 ‘돌려막기’ 식으로 활용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B 씨가 피해자들에게 가로챈 투자금 일부를 꾸준히 A 씨에게 송금하는 등 범죄수익을 분배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피해자들이 사기 행각을 의심하고 고소를 하려 하자 A 씨가 겁을 주고 회유한 사실도 확인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B 씨는 ‘자신의 단독범행이며 A 씨는 범행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A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와 B 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막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20대 사회초년생들이었다고 한다. 피해자들 중에는 부모 명의의 재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투자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A 씨가 구속 기소되자 담당검사인 김지영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6기)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편지에 “피해자들의 아픔을 함께 나눠주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적었다. 검찰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무속신앙에 의존하고 싶어 하는 사회초년생들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한 민생침해 사건”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민생침해사건 등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박종민기자 blick@donga.com}

14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사진)가 하루 동안 3차례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치료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향후 수사와 재판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260억 원대 대장동 범죄 수익 은닉을 도운 혐의로 최측근 2명이 체포된 13일 귀가하지 않았고, 다음 날인 14일 오전 2시경부터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오전 2∼4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도로에 자신의 벤츠 차량을 세우고 흉기로 2차례 자해를 시도했고, 같은 날 오후 1시에도 추가로 자해를 시도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그의 변호인에게 전화를 걸어 신변을 비관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상태를 염려한 변호인은 위치를 물어본 끝에 이날 오후 9시 50분경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대학 인근 도로에서 차량에 탑승해 있던 김 씨를 찾았고 119에 신고해 대학병원으로 옮겨 응급처치를 받도록 했다. 첫 자해부터 병원 이송까지 20시간가량 걸린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은 김 씨의 목 등에 자상 흔적과 차량 내 혈흔이 남아 있는 걸 확인했다. 다만 발견 당시 김 씨는 부축을 받아 걸으면서 대화를 나눌 정도로 의식이 또렷한 상태였다고 한다. 15일 봉합수술을 마친 김 씨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최근 자신을 향해 조여 오는 검찰의 수사에 심리적 압박을 주변에 호소했다고 한다. 김 씨는 주변에 “자꾸 뭘 만들어내라고 검찰이 압박을 한다”며 “허위 진술을 하든, 내가 사라지든 해야겠다”는 발언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 씨의 최측근인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지낸 최우향 씨에 대해 260억 원의 대장동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10월∼올해 7월 김 씨의 지시를 받고 수사기관의 추징보전과 압류 등을 피하기 위해 200억 원 넘는 천화동인 1호 자금을 수표로 쪼개기 인출해 보관해 오고, 차명으로 경기 수원시 일대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260억 원의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16일과 19일로 예정된 김 씨의 대장동 배임 혐의 관련 재판 일정을 연기하기로 15일 결정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전날(14일) 검찰 조사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첩보가 삭제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삭제를 지시한 혐의에 대해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 피살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 청와대에서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에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지침을 받은 박 전 원장이 국정원 내부에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원장이 이날 오전 3시경 노은채 전 국정원장비서실장을 통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되 국정원 내 통신 첩보 관련 자료 일체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을 파악했다. 다만 통화 내역 등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삭제 지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노 전 비서실장도 당일 박 전 원장으로부터 ‘보안 유지’ 지시는 받았으나 ‘삭제’ 지시는 받은 적 없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국정원 내부에선 보안 유지 지시를 삭제 지시로 오해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이 그렇게 허술한 조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박 전 원장은 국정원 시스템에서 첩보 자료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기존 주장은 철회했다. 전날 검찰 조사에서 “서버에 첩보 등재 기간을 설정해 올리면 삭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듣고 박 전 원장은 “그동안 몰랐던 사실”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다만 박 전 원장은 “삭제가 설사 가능하더라도 삭제 지시를 내린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앞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가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난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의 사례를 참고하며 박 전 원장 구속 필요성을 검토 중이다. 다만 박 전 원장이 80세의 고령이고 공개 출석해 조사에 응하는 등 도주 우려가 낮은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은 최근 박 전 원장에 대한 출국금지를 내년 1월 10일까지 연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조사 가능성은 아직까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얼마 전 이원석 검찰총장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고, 수사팀도 충분히 절제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 그 말로 수사팀 입장을 대신하겠다”고 했다. 박 전 원장도 이날 TBS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에 대해선 출장조사나 서면조사가 불가능할 것이란 감을 받았다”고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14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하루 동안 3차례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치료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향후 수사와 재판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260억 원대 대장동 범죄 수익 은닉을 도운 혐의로 최측근 2명이 체포된 13일 귀가하지 않았고, 다음 날인 14일 오전 2시경부터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오전 2~4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도로에 자신의 벤츠 차량을 세우고 흉기로 2차례 자해를 시도했고, 같은 날 오후 1시에도 추가로 자해를 시도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그의 변호인에게 전화를 걸어 신변을 비관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상태를 염려한 변호인은 위치를 물어본 끝에 이날 오후 9시 50분경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대학 인근 도로에서 차량에 탑승해 있던 김 씨를 찾았고 119에 신고해 대학병원으로 옮겨 응급처치를 받도록 했다. 첫 자해부터 병원 이송까지 20시간 가량 걸린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은 김 씨의 목 등에 자상 흔적과 차량 내 혈흔이 남아 있는 걸 확인했다. 다만 발견 당시 김 씨는 부축을 받아 걸으면서 대화를 나눌 정도로 의식이 또렷한 상태였다고 한다. 15일 봉합수슬을 마친 김 씨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김 씨 차량 내부에 대한 감식 등을 진행했다. 김 씨는 최근 자신을 향해 조여오는 검찰의 수사에 심리적 압박을 주변에 호소했다고 한다. 김 씨는 주변에 “자꾸 뭘 만들어내라고 검찰이 압박을 한다”며 “허위 진술을 하든 내가 사라지든 해야겠다”는 발언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 씨의 최측근인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와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지낸 최우향 씨에 대해 260억 원의 대장동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10월~올해 7월 김 씨의 지시를 받고 수사기관의 추징보전과 압류 등을 피하기 위해 200억 원 넘는 천화동인 1호 자금을 수표로 쪼개기 인출해 보관해 오고, 차명으로 경기 수원시 일대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260억 원의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선 김 씨의 입원 등으로 수사와 재판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은 16일과 19일로 예정된 김 씨의 대장동 배임 혐의 관련 재판 일정을 연기하기로 15일 결정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사진)을 14일 불러 조사했다. 노무현 정부 김만복 전 원장부터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재임한 국정원장이 8명째 연달아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이날 오전 10시 박 전 원장을 불러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 피살 다음 날 청와대에서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 논의 내용과 첩보 자료 삭제 지시 여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장은 이 씨 피살 관련 첩보 보고서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올 7월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됐다. 박 전 원장은 검찰에 공개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나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감 중)으로부터 어떤 삭제 지시도 받지 않았고, 국정원 직원들에게 삭제를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박 전 원장이 이 씨 피살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 청와대에서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서 전 실장으로부터 ‘보안을 유지하라’는 지시를 받은 뒤 첩보 보고서 46건 등 “관련 자료 일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 중이다. 전날(13일) 조사를 받은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보안 유지 및 첩보 삭제 지시에는 관여하지 않아 검찰이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서훈 지침 받은 박지원 “서해 피살 첩보 모두 지워라” 지시 정황 朴, 내부 보고 받은뒤 서훈과 공유… 사건 다음날 비서실장에 삭제 지시靑 안보실서도 별도 지시 정황… 朴 “삭제 지시 없었다” 거듭 부인 검찰은 1차 관계장관회의에서 서 전 실장의 지시를 받은 박 전 원장이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게 “국정원 내 통신첩보 관련 자료 일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첩보 자료 일체 삭제” 지시 정황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은 이 씨가 피살된 2020년 9월 22일 오후 4시경부터 이 씨가 북한에 표류 중이라는 첩보를 수집한 상태였다. 국정원 내 북한 첩보 담당자는 군 대북 감청정보(SI·특수정보) 등을 토대로 이 씨가 북한 측의 질문에 “목포 출신의 이대준이다”라고 답변했다는 내용 등을 정리해 박 전 원장에게 보고한 후 오후 5시 58분경 내부 시스템에 보고서를 등록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씨는 같은 날 오후 9시 41분경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고 이후 시신이 소각됐다. 군은 오후 10시 44분경 피살 첩보를 입수해 내부망에 올렸고, 국정원도 비슷한 시간에 이를 파악해 통합시스템에 첩보를 등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후 11시 20분 북한 첩보 담당자가 박 전 원장에게 보고했고, 박 전 원장은 상황을 서 전 실장과 공유했다고 한다. 다음 날 오전 1시 청와대에서 1차 관계장관회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보안 유지’ 지시를 받은 박 전 원장은 오전 3시 노은채 전 비서실장을 통해 국정원 내부에 자료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원장은 “표류 국민 사살 관련 내용은 중대하고 민감한 사안이니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되, 국정원 내 통신첩보 관련 자료 일체를 삭제하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 지시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37분까지 국정원 첩보보고서 46건 등 관련 자료 일체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첩보 및 관련 보고서를 열람한 국정원 관계자들에게 피살 및 소각 사실에 대한 철저한 보안교육도 이뤄졌다고 한다. 검찰은 첩보 삭제 지시가 박 전 원장과 국정원 직원을 통해 ‘투 트랙’으로 내려간 정황도 파악했다. 서 전 실장으로부터 은폐 지시를 받은 대통령안보전략비서관 A 씨가 행정관을 통해 국정원 담당자에게 “안보실 결정사항이다. 서해에서 국민이 사살되고 소각된 사건은 대외 보안으로 절대 비밀이니 보안에 유의하라”, “외부에 이 얘기가 나가면 절대 안 된다”라고 전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A 씨와 국정원 관계자들을 조사해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검찰 조사에서 사안이 엄중하니 보안 지시를 했을 수 있으나 구체적으로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장, 검찰 조사에서 혐의 부인하지만 박 전 원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도 “국정원 직원들에게 삭제를 지시한 적 없다”며 혐의를 재차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간에 지시를 전달받은 것으로 지목된 노은채 전 비서실장 측도 “박 전 원장으로부터 보안 지시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삭제 지시는 받은 바 없다고 검찰에 진술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A 씨를 통해 내려간 지침이 박 전 원장의 지시로 와전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시 박 전 원장은 취임 후 두 달이 채 안 된 상태였고 전임 원장이었던 서 전 실장이 여전히 국정원 내부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반면 검찰은 박 전 원장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1차 관계장관회의에서 지시를 받고 첩보를 삭제한 혐의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만큼 박 전 원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원장 신병처리가 끝나는 대로 첩보 삭제 지시 혐의(직권남용 등)와 관련해 서 전 실장을 추가 기소하고 서 전 장관 등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감 중)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게 피살 공무원의 월북 가능성을 강조하는 자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정황을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 사망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1시경 서 전 실장이 서 전 장관에게 보고서 작성 방향에 대해 언급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합참의장 및 육해공군 참모총장 보직신고식 참석을 위해 대기하던 서 전 장관에게 “국방부에서 이 씨의 월북 가능성이 높다는 방향으로 정리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발언을 ‘월북몰이’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서 전 실장은 같은 날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열린 2차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살돼 시신이 소각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사실만 발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전 8시경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이 씨의 피살 사실이 공개될 경우 “남북관계 경색 및 북한의 국제 위신 실추와 대외 입지 위축 등이 전망된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은 서 전 실장이 대북 반감 확산과 대북정책 비판 등을 우려해 보안 유지 지침을 내리고 ‘월북몰이’를 결심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또 서 전 실장은 2차 관계장관회의 후 국방부 보도자료에 ‘배 위에서 신발만 발견되고 실종자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등의 내용을 추가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받은 이영철 전 국방정보본부장은 이 내용이 포함된 보도자료 초안을 서 전 장관에게 보고했고, 이는 다시 서 전 실장과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 검토를 거쳐 최종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 전 실장 측은 “당시 이 씨가 월북한 것으로 단정한 바 없고, 월북에 배치되는 정보를 선별해 삭제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월북몰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서 전 실장 측은 "'월북' 표현이 있는 군 첩보를 국방부가 가지고 있으니 해경과 공유하고 국방부도 월북 가능성에 대해 확인해보라는 취지였을 뿐, 월북 가능성으로 정리하라는 취지는 전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유족 측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의 친형 이래진 씨는 14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폐와 조작의 최고 책임자였던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고소장을 오늘 제출한다”며 “권력을 이용한 은폐와 조작 내용을 힘없는 국민은 도저히 알 수 없어 헌법의 판단에 맡긴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문 전 대통령을 △이 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알고도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 △해양경찰의 ‘자진월북 판단’ 수사 결과 발표를 최종 승인해 이 씨를 월북자로 몰아간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 등) 등으로 고소했다. 유족 측은 당초 문 전 대통령을 살인방조죄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혐의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해 제외했다고 한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1일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최종 승인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현재까지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조사 여부에 대한 방침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감사원 감사 요구를 거부했다는 혐의(감사원법 위반)로도 문 전 대통령을 고발한 상태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법무부는 14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사진)에 대한 체포동의안 요청을 국회에 접수시켰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가 12일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노 의원 구속영장을 청구한 지 이틀 만이다. 이에 따라 15일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예정대로 열리면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도 안건으로 오르게 된다. 현역 국회의원인 노 의원에겐 회기 중엔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이 있기 때문. 국회의장은 체포동의를 요청받은 뒤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해야 하며 보고 후 24∼72시간 이내에 무기명으로 표결하도록 돼 있다. 이르면 16∼18일 표결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 재적 의원 과반수 참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법원의 구속 심문기일이 정해진다. 이에 따라 169석의 과반 의석인 민주당이 본회의 당일 당론을 정할지, 의원 자유 투표에 맡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체포동의 요구서가 제출된 직후 “윤석열 검찰의 부당한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 원칙에 반하는 과잉 청구로, 노 의원의 방어권과 의정활동을 봉쇄하겠다는 의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당 내에선 자유 투표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사안을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당이 함께 대응하는 모습은 보여주되,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당론으로 채택해선 안 된다는 기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모든 사안에 대해 의원들의 소신과 입장이 있을 것”이라며 “노 의원이 왜곡된 기획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그런 부분까지 감안해 의원들이 판단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검찰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게 "국정원 내 통신첩보 관련자료 일체를 삭제하도록 할 것”이라고 직접 지시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박 전 원장은 "국정원 직원들에게 무엇도 삭제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경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청와대에서 1차 관계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해 박 전 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에게 관련 첩보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2020년 9월 22일 오후 10시 44분 이 씨 피살 통신 첩보를 입수한 군부대는 군 내부 정보유통망에 첩보를 최초 게시했다. 직후 국정원이 계통에 따라 첩보를 수집하고, 첩보 수집담당자가 통합첩보시스템에 첩보를 등재했다. 이어 오후 11시 20분 북한첩보 분석 담당자가 박 전 원장에게 보고하자, 박 전 원장은 관련 상황을 서 전 실장과 공유했다. 서 전 실장의 지시에 따라 박 전 원장은 23일 오전 3시 노 전 비서실장을 통해 “표류 아국인(우리 국민) 사살 관련 내용은 중대하고 민감한 사안이니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되, 국정원 내 통신첩보 관련자료 일체를 삭제하도록 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같은날 오전 11시 37분까지 국정원의 첩보보고서 46건 등 관련 자료 일체가 삭제됐다고 한다. 또한 첩보 및 관련 보고서를 열람한 국정원 관계자들에게 피살 및 소각 발생 사실에 대한 철저한 보안교육도 실시됐다. 국가안보실이 직접 국정원 관계자들을 ‘입단속’했다는 진술도 검찰이 확보했다. 서 전 실장으로부터 은폐 지시를 받은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 A 씨는 23일 오전 안보실 행정관 B 씨를 통해 사건을 인지하고 있는 국정원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 담당 과장 C 씨에게 연락해 “안보실 결정사항이다. 서해에서 우리 국민이 사살되고 소각된 사건은 대외 보안으로 절대 비밀이니 보안에 유의하라”, “외부에 이 얘기가 나가면 절대 안된다”라고 안보실의 은폐 결정을 전달했다. 이에 C 씨가 이 사건에 대한 국정원 보고서를 열람했던 소속 부서장과 1차장 수석보좌관, 국정원장 정보비서관실에 위와 같은 안보실의 은폐 결정을 전파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여기에 관여한 안보실 비서관과 국정원 관계자들을 조사해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4일 박 전 원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박 전 원장은 오전 10시경 검찰에 출석하며 “(서훈 전) 실장으로부터 첩보 삭제 지시가 없었고, 저도 국정원에 지시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저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서 전 실장으로부터 어떠한 삭제 지시도 받지 않았고, 또 제가 원장으로서 국정원 직원들에게 무엇도 삭제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중간에 지시를 전달받은 노 전 비서실장 측도 “박 전 원장으로부터 보안 지시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삭제 지시는 받은 바 없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했다.검찰은 9일 서 전 실장을 사건 은폐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첩보 삭제 지시 혐의는 제외했다. 박 전 원장 조사 등을 마무리하는 대로 서 전 실장과 서 전 장관 등 3명을 첩보 삭제 지시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검찰이 13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감 중)과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보고를 했던 ‘청와대 2인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을 불러 조사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이날 노 전 실장을 불러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 피살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에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 논의 내용과 7시간 반 뒤 이뤄진 문 전 대통령 보고 등에 대해 캐물었다. 당시 보고에서 문 전 대통령은 “만약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다. 사실관계를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서 전 실장이 이날 관계장관회의에서 보안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국가정보원과 국방부가 작성한 첩보 보고서 등이 모두 삭제됐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이 씨 미구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같은 시간 있었던 문 전 대통령의 유엔 연설과 정부의 대북 화해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같이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13일 통화에서 “당시 사건은 우리 정부가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결정한 정책적 판단이었다”며 “그걸로 서 전 실장을 구속한 데 이어 노 전 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까지 불러 조사를 벌이는 것은 정치적 보복”이라고 성토했다.檢, 노영민에 文 지시사항 등 집중 추궁 피살 사건 보고 지연 이유도 물어 검찰은 13일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을 상대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 피살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와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열린 1·2차 관계장관회의 내용과 대통령 보고 내용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이 씨 피살 및 시신 소각 첩보가 입수된 상황임에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감 중)과 노 전 실장 등 관계장관회의 참석자들이 △북한에 대한 경고 내지 규탄 △우리 군의 대비 태세 점검 등에 관한 논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회의는 외교안보사령탑인 서 전 실장이 주재하지만, 노 전 실장과 서 전 실장은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이 씨의 피살 및 소각 정황을 23일 오전 8시 반경 처음 대면 보고했다. 검찰은 이날 노 전 실장을 상대로 사건에 대한 보고 내용은 물론이고 이 씨 피살에 대한 대통령 보고가 왜 늦게 이뤄졌는지와 문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이 받은 보고는 구두로만 이뤄져 관련 문건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게 서 전 실장 측 주장이다. 검찰은 올 9월부터 3개월여간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지만 관련 문건을 찾지 못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남북관계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안 유지를 철저히 하라.”(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국민들이 알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안보실 비서관) 서 전 실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발생 다음 날 오전 안보실 소속 비서관회의에서 ‘입단속’을 하자 일부 비서관이 이같이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보안을 빙자한 은폐 지침을 전달받은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관계자들이 첩보보고서 삭제 지시를 내리는 등 사건 은폐에 동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보실 비서관 “이게 덮을 일이냐”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 전 실장은 고 이대준 씨가 피살된 다음 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8시 30분경 서주석 전 안보실 1차장 등 안보실 관계자들이 참석한 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사건 발표는 신중히 검토하겠다. 보안 유지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서 전 실장의 지시를 받은 비서관 일부가 회의를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와 “이거 미친 거 아니냐, 이게 덮을 일이냐” “실장들이고 뭐고 다 미쳤어”라고 하는 등 반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 전 실장은 이날 오전 1시 청와대에서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에서 군의 대비태세 점검 등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이 씨가 피살돼 시신이 소각된 사실이 외부로 일절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사건 초기 대통령에게 상황 보고를 하지 않고 은폐를 결정 및 실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 전 실장은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2차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이 씨의 피살 및 시신 소각 사실을 제외하고 이 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내용만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국방부가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보낼 대북통지문에 이 씨를 ‘실종자’로 표기하도록 하고 북측의 반응을 살펴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홍희, 승진 거론하며 회유서 전 실장은 또 같은 달 27일 김홍희 전 해경청장에게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경 발표에 대해 선명하게 정리된 입장으로 브리핑하라”며 “추석 민심이 악화되는 부분 등을 대비해 언론 보도나 브리핑을 생각해 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해경은 배에 남겨진 슬리퍼 등을 근거로 “이 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1차 수사 결과를 발표한 상태였다. 서 전 실장의 지침을 전달받은 김 전 청장은 당시 인천해경서장과 중부해경서장에게 “2차 수사 결과를 발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들은 “수사가 진행된 것이 없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 전 청장은 계급 정년을 앞두고 있던 윤성현 전 해경 수사정보국장에게 “올해 승진해야 하지 않느냐”며 브리핑을 하도록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전 청장은 ‘자진 월북’의 근거를 찾기 위해 해경 정보과장을 국방부로 보내 통신첩보를 확인하도록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이 씨가 한문이 새겨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사실 △“왜 왔느냐”는 북한군의 질문에 대답을 미룬 사실 등 이 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근거들이 포함된 메모를 보고하자 김 전 청장은 “안 본 걸로 하겠다”며 메모를 파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서 전 실장은 해경 2차 수사 결과 발표에 ‘실종자가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 ‘인위적인 노력 없이는 실제 발견된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이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을 포함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서 전 실장 측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첩보가 유출돼 생길 혼란을 막기 위해 보안을 당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은폐를 위해 보안유지를 지시한 적은 없다”며 “이 씨가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역시 당시 파악할 수 있었던 정보들을 토대로 정책 판단을 한 결과”라는 입장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검찰이 13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수감 중)과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보고를 했던 ‘청와대 2인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불러 조사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이날 노 전 실장을 불러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 피살 다음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에 열린 1차 관계장관회의 논의 내용과 7시간 반 뒤 이뤄진 문 전 대통령 보고 등에 대해 캐물었다. 당시 보고에서 문 전 대통령은 “만약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다. 사실관계를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서 전 실장이 이날 관계장관회의에서 보안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국가정보원과 국방부가 작성한 첩보보고서 등이 모두 삭제됐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이 씨 미구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같은 시간 있었던 문 전 대통령의 유엔 연설과 정부의 대북화해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같이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13일 통화에서 “당시 사건은 우리 정부가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결정한 정책적 판단이었다”며 “그걸로 서 전 실장을 구속한 데 이어 노 전 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까지 불러 조사를 벌이는 것은 정치적 보복”이라고 성토했다. 장은지기자 jej@donga.com박종민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