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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조만간 폴란드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과 관련해 협력의향서(LOI·Letter Of Intent)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수주까지 이어진다면 13년 만에 다시 시작된 해외 원전 수주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 일간지 제치포스폴리타는 19일(현지 시간) 폴란드전력공사(PGE)와 현지 민간 에너지기업 ‘제파크(ZE PAK)’, 한수원이 앞으로 2주 안에 신규 원전 건설 사업 관련 LOI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수원과 정부는 관련 내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폴란드 매체에 따르면 이들 공동 컨소시엄이 한국형 원전(APR 1400)을 짓는 곳은 폴란드 중부 지역의 퐁트누프로, 현재 갈탄을 이용하는 화력발전소가 자리 잡고 있다. 제파크는 해당 화력발전소의 운영을 2024년 말까지 중단할 예정이다. 매체는 “이 프로젝트는 아직 예비 단계로 언제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LOI 체결은 한국과 폴란드 간 방산 헙력의 일환이라고 매체는 평가했다.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40조 원(후속 군수물량 포함) 규모의 한국산 무기 도입 계약을 체결한 폴란드는 최근 다연장로켓 ‘천무’ 약 300문도 도입하기로 했다. 매체는 또 “한수원이 금융, 기술이전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폴란드가 같이 살펴보자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아직 축포를 터뜨릴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지금까지 원전 수출의 ‘트랙 레코드(과거 실적)’가 중동밖에 없었는데 폴란드에 수출을 하게 된다면 유럽연합(EU) 원전 수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사업을 따내며 사상 처음으로 원전 수출에 나섰다. 올해 8월에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한수원이 LOI를 체결하는 원전 사업은 앞서 한수원이 제안서를 제출했던 원전 6기 건설 사업과는 별개인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는 2026년부터 2043년까지 6∼9GW(기가와트)급 신규 원전 총 6기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한수원이 올해 4월 제안서를 제출하고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이 사업에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WEC),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잡고 범정부 지원 조직을 운영 중이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인에겐 푸틴(러시아 대통령), 우리에겐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이 있다!” 18일 오후 2시경 프랑스 파리 13구 이탈리 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이런 푯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인을 고통에 빠뜨렸듯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인플레이션과 에너지난(難), 연금개혁 추진 등으로 프랑스인을 괴롭힌다는 얘기다. 트럭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은 시민은 “은퇴자들이여 젊은이들이여, 지금이 행동할 때”라고 외쳤고 거리를 메운 군중은 박수와 함성으로 호응했다. 3주 전 정유사 토탈에너지 직원들이 고유가로 막대한 이익을 낸 회사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벌인 파업이 철도노조 교사 공기업 공무원으로 번지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 중심이던 시위는 연금개혁 반대, 양극화 심화 우려 등 정부 성토의 장이 됐다.○ 확산되는 프랑스 파업이날 강경 좌파 노동총연맹(CGT)은 물론이고 에너지 공기업 EDF, 파리13대학 학생과 공립고교 교원노조 등은 각각 슬로건이 쓰인 푯말과 대형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아이들을 목말 태운 채 ‘모든 근로자 자녀를 저임금으로 돌본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참여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이날 파리뿐 아니라 스트라스부르 보르도 렌 같은 주요 도시에서 10만7000여 명(내무부 추산)이 시위에 참여했다. 대체로 큰 충돌 없이 진행됐지만 일부 시민은 붉은 가스를 뿜어내는 폭죽을 곳곳에서 태워 도심이 매캐한 연기로 뒤덮였다. 이날 시위로 15명이 체포됐고 9명이 경상을 입었다. ‘파업이 아니다. 이익을 나누라고 요구하는 것일 뿐’이라는 푯말을 든 공립학교 교사 조나탕 알모시뇨 씨는 “전기나 휘발유 기업은 고유가 위기 덕분에 거둔 수십억(유로) 이익을 임금을 올리는 데 써야 한다”면서 “물가가 6% 오르는데 교육 분야 임금은 3.3%밖에 안 올랐다”며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알모시뇨 씨는 “3유로 하던 샌드위치가 4.50유로가 넘는다. 지난해만 해도 식료품 가격이 차차 올랐지만 지금은 급등했다”고 호소했다.○ 반(反)정부 시위로 확산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의 분노는 고물가에서 정부 정책 전반으로 확대됐다. 배우인 엘렌 씨는 “고물가로 제대로 먹을 기회가 줄고 있다는 건 정상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연금개혁까지 한다고 하니 말이 안 된다”고 불만을 토했다. 파리 시의원 라파엘 레미 루루 씨는 “고물가, 에너지 위기로 불평등이 심화돼 문제다. 최저임금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인은 대부분 파업에 관대한 편이지만 경제난과 고물가가 심각해지면서 반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3주째 이어진 토탈에너지 파업으로 전국 주유소 30%에서 기름이 동났다. 우버 택시 기사 샘 씨는 “토탈에너지 직원은 다른 근로자보다 훨씬 많은 임금을 받으면서 파업까지 하는 바람에 도시가 이렇게 통제된다”고 하소연했다. 프랑스 방송 BFMTV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 49%가 이번 파업에 반대했다. 독일에서도 최근 에너지요금 상한제, 취약가정 재정 지원 등을 요구하는 파업이 발생했다. 9월 물가상승률 10.1%로 4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영국에서도 우편택배업체 로열메일이 소속된 통신노조(CWU)가 11만5000명이 참여하는 1년 만의 최대 파업을 예고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앞두고 대규모 물류 혼란이 우려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영국에서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1% 올랐다. 7월에 이어 또다시 40년 만에 최대 폭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10.0%)보다 높아 물가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영국중앙은행(BOE)이 더욱 가파르게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최근 파운드화 급락과 국채 금리 급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영국 통계청은 19일(현지 시간)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10.1% 상승했다고 밝혔다. 8월 9.9%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랐다. 9월 물가 상승은 식품 가격이 이끌었다. 식품 가격은 14.6% 뛰면서 1980년 4월(14.6%) 이후 4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에너지, 식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6.5%로 3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유가는 다소 하락했다. 이에 따라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적극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힌 BOE가 금리 인상 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BOE는 고물가 억제를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보유 국채를 매각한다고 18일 밝혔다. 시중의 돈을 흡수하는 양적 긴축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가격이 요동쳤던 장기 국채는 올해 매각하지 않을 계획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27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스텝)해 연 2.0%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고물가가 이어지며 위기의 리즈 트러스 내각은 악재가 커지고 있다. 제러미 헌트 신임 재무장관은 이날 물가 발표 직후 “가장 취약한 계층을 지원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혔다. 물가 발표 뒤 파운드화의 미 달러화 대비 환율은 소폭 하락하고 금리 변동에 민감한 단기 국채 금리는 올랐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국채 가격은 하락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의 500억 원대 신형 전폭기가 17일 대형 공군 기지가 있는 러시아 남부 아파트에 추락해 불길이 번져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이곳은 러시아가 전쟁 직후 포위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과 70km가량 떨어져 있어 전쟁의 긴장감이 높은 곳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8일 성명에서 “수호이(SU)-34가 훈련 비행을 위해 이륙하던 중 엔진 1개에서 불이 나 예이스크 시내에 떨어졌다”며 “아파트 단지 마당에 추락한 뒤 연료에 불이 붙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17일 오후 6시 20분경 이 9층 아파트에 화재가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360명은 구조됐다. 사고기를 몰던 조종사 2명은 추락 직전 탈출했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밝혔다. 또 아파트 1∼5층의 약 2000m², 17채 이상이 불에 탔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르 쿠렌코프 러시아 비상사태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전폭기가 아파트에 충돌하면서 부서져 연료가 흘러나왔고 불이 나기 시작했다. 폭발은 없었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하지만 현지 주민 옥사나 씨는 AFP통신에 “폭발이 있었을 수 있다. 내부의 모든 게 불타고 있다”며 “당시 우리 아이가 집에 혼자 있었다”고 말했다. 예이스크는 인구가 9만 명가량인 항만 도시로 바다 건너 우크라이나 마리우폴과 직선거리로 70km가량 떨어져 있다. 러시아는 2월 말 마리우폴을 포위했다.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는 사고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아파트에 추락한 SU-34는 대당 3600만 달러(약 512억 원)에 달하는 최신 장거리 전폭기다. 러시아는 이 전폭기를 120여 대 보유했다가 우크라이나 침공 뒤 최소 15대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지난달 취임 뒤 처음 발표한 경제정책이 백지화되며 사임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트러스 총리는 “내 실수에 사과는 하겠으나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트러스 총리는 17일(현지 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첫 정책인 감세 정책이 금융시장 혼란을 일으킨 뒤 철회된 점에 대해 “실수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면서도 “보수당을 차기 총선으로 이끌 것”이라며 사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총리직 수행에 대해 “완벽하지 않았다”고 수긍하며 “우리는 성급했고 너무 빨리 너무 급하게 진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에너지 요금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높은 세율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며 정책 취지를 옹호했다. 트러스 내각은 지난달 23일 50년 만에 최대 폭인 연 450억 파운드(약 73조 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예산안을 발표했다. 감세안은 감세로 경제 성장을 이끈다는 취지였지만 인플레이션 자극과 국가 부채 우려가 커지며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고, 결국 트러스 총리는 감세안 일부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러스 내각이 전체적인 감세 기조는 유지할 뜻을 밝히며 시장 혼란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트러스 총리는 내각의 첫 재무장관인 쿼지 콰텡 전 장관을 14일 재임 38일 만에 ‘초단기’ 경질했다. 이어 후임인 제러미 헌트 신임 재무장관이 17일 문제가 된 감세안을 모두 대부분 뒤집겠다고 밝히며 ‘트러스표’ 감세정책은 백지화됐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의 500억 원대 신형 전폭기가 17일 러시아 대형 공군 기지가 있는 러시아 남부 아파트에 추락해 불길이 번지며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이곳은 러시아가 전쟁 직후 포위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과 70㎞ 가량 떨어져 있어 전쟁의 긴장감이 높은 곳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8일 성명에서 “수호이(SU)-34가 훈련 비행을 위해 이륙하던 중 엔진 1개에서 불이 나 예이스크 시내에 떨어졌다”며 “아파트 단지 마당에 추락한 뒤 연료에 불이 붙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17일 오후 6시 20분경 이 9층 아파트에 화재가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한 최소 1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360명은 구조됐다. 사고기를 몰던 조종사 2명은 추락 직전 탈출했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밝혔다. 또 아파트 1~5층의 약 2000㎡, 17채 이상이 불에 탔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더 쿠렌코프 러시아 비상사태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전폭기가 아파트에 충돌하면서 부서져 연료가 흘러나왔고 불이 나기 시작했다. 폭발은 없었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하지만 현지 주민 옥사나 씨는 AFP통신에 “폭발이 있었을 수 있다. 내부의 모든 게 불타고 있다”며 “당시 우리 아이가 집에 혼자 있었다”고 말했다. 예이스크는 인구가 9만 명가량인 항만 도시로 바다 건너 우크라이나 마리우폴과 직선 거리로 70㎞가량 떨어져 있다. 러시아는 2월 말 마리우폴을 포위했다.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고 직후 보고를 받고 현지 주지사와 관련 부처 장관에게 현장 방문을 지시하며 “필수적인 모든 구호를 제공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는 사고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아파트에 추락한 SU-34는 1대당 3600만 달러(약 512억 원)에 달하는 최신 장거리 전폭기다. 러시아는 이 전폭기를 120여 대 보유했다가 우크라이나 침공 뒤 최소 15대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지난달 취임 직후 대규모 감세 정책을 발표해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가 열흘 만에 일부를 전격 철회한 영국 리즈 트러스 내각이 당초 발표했던 감세안 대부분을 뒤집겠다고 선언했다. 17일 제러미 헌트 신임 재무부 장관은 예산안 일부를 예정된 31일보다 2주 앞당겨 발표하면서 ‘트러스표’ 감세 정책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이 발표 뒤 영국 증시는 상승하고 국채 금리는 떨어지면서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트러스 총리가 내각과 집권 보수당의 신뢰를 잃고 조기 퇴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신임 재무장관, 트러스표 감세 정책 백지화헌트 장관은 17일 영상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트러스 총리의 감세안에 대해 “거의 대부분 되돌리겠다(reverse)”고 밝혔다. 소득세 기본세율을 20%에서 19%로 인하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에너지 요금 상한 동결은 내년 4월까지만 실시한 뒤 이후 시행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배당세율 인하 계획과 관광객을 위한 부가가치세 환급 및 동결 정책도 폐지하겠다고 했다. 영국 BBC는 “영국 경제 역사상 가장 큰 예산을 취소하는 유턴”이라고 평가했다. 헌트 장관은 국가 부채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감세로 재원이 줄면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기존에 발표된 법인세 인하 취소 외에도 다른 감세 정책을 거의 모두 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헌트 장관은 기존 발표대로 감세안을 시행할 경우 세금 감면액이 연 320억 파운드(약 52조 원)로 추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경제 안정에 책임이 있으며 공공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확신을 줘야 한다”며 “감세를 위해 나랏빚을 지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헌트 장관은 트러스 내각의 감세안 철회 발표에도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자 예정보다 앞서서 구체적인 감세 정책 변경 사항을 공개한 것이다. 전체 예산안과 예산책임처(OBR)의 중기 재정 전망은 예정대로 31일 발표된다. 헌트 장관의 발표에 시장은 호응했다. 발표 직후 파운드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은 전일 대비 1% 넘게 올라 한때 1.13달러를 나타냈다. 영국 증시 FTSE100 지수도 장 초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9%대로 내려갔다.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일반 대출 금리가 오를 수 있다. ○ “트러스의 시간은 끝났다” 하지만 본격적인 고비는 지금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데일리메일은 보수당 의원들이 이번 주 트러스 총리 축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00명이 넘는 보수당 하원의원이 보수당 경선을 주관하는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레이디 위원장에게 “트러스의 시간은 끝났다”며 트러스 총리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하려 한다고 전했다. 현재 보수당 하원 의석은 356석이다. 이 의원들은 총리 불신임 투표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당규 변경을 촉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당 동료 의원들까지 트러스 총리를 밀어내려는 것은 최근 민심이 크게 악화돼 이를 방치하다간 노동당에 정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엄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시점에서 총선이 실시될 경우 노동당은 하원의석 중 411석을 얻는 압승으로 12년 만에 정권을 탈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당은 현재 의석 중 219석을 잃어 137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가디언은 보수당 경선에서 대부분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을 지지했던 보수당 중진 의원들이 17일 멜 스트라이드 전 재무장관이 주재하는 만찬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트러스 총리 퇴진 절차가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벌써 후임으로 경선 최종 경쟁자였던 수낵 전 장관, 경선 3위였던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장관, 벤 월리스 국방장관 등이 거론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고국으로 돌아가려던 아버지의 열망을 알기에 행복합니다.” 이역만리에서 힘겹게 살면서도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보탰던 재프랑스 독립운동가 홍재하 지사(1892∼1960)의 유해가 타계 62년 만인 다음 달 봉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차남 장자크 홍 푸안 씨(80)가 1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아버지가 고국에 대한 염려와 고향의 가족을 못 보는 스트레스로 항상 괴로워하셨다”며 유해 봉환을 반긴다는 뜻을 밝혔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과 프랑스한인회는 국가보훈처의 국외거주 독립유공자 본국 봉환 사업을 통해 홍 지사의 유해를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에 안장하기로 했다. 홍 지사의 유족들은 한국 정부가 2019년 홍 지사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할 때 국가보훈처에 유해 봉환의 뜻을 전했다. 당초 2020년 봉환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뤄지다가 다음 달 현충원 안장이 확정됐다. 장자크 씨는 “아버지는 항상 고국으로 돌아간다고 확신했기에 임시직으로만 일했다. 늘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했다. 귀국만 기다리던 홍 지사는 호텔, 공장, 농장 등을 전전하며 힘겹게 가족을 부양했다. 그 와중에도 3프랑 정도의 월급을 받으면 1.5프랑 정도만 주거비 등으로 쓰고 남은 돈을 모아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탰다는 것이다. 당시 홍 지사를 포함해 35명이 함께 모은 6000프랑을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에 전달한 적도 있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한인들을 돕는 게 힘들었고 아버지의 동양적 사고방식에 저항하고 싶기도 했지만 아버지의 사랑이 큰 걸 알기에 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홍 지사의 집은 유럽을 찾은 한국 인사가 방문하는 장소로도 유명했다. 그는 1948년 장면, 장택상, 조병옥, 정일형, 모윤숙, 김활란 등 당시 유엔총회 대표단도 왔었다며 “집이 마치 대사관 별관 같았다”고 했다. 한국어를 못 하는 장자크 씨는 “아버지는 고국으로 돌아가리란 확신이 커서 우리에게 굳이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에 가면 자연스레 자녀들이 한국어를 배울 것으로 확신했다는 것이다. 1892년 서울에서 태어난 홍 지사는 한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제의 구금을 피해 러시아로 도피했다. 연해주를 거쳐 무르만스크에 머무를 때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당시 이곳을 점령한 영국이 일본에 한국인 이주자의 이송을 타진하자 당시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 황기환 지사가 홍 지사를 비롯한 35명을 프랑스에 입국시켰다. 1960년 이곳에서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감세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파운드화 및 국채가격 급락을 초래해 취임 38일 만에 경질된 쿼지 콰텡 전 영국 재무장관의 뒤를 이은 제러미 헌트 신임 재무장관(56·사진)이 전임자와 정반대인 증세 및 공공지출 삭감 정책을 시사했다. ‘감세를 통한 경제 성장’을 주창하며 9월 집권한 리즈 트러스 총리의 ‘트러스노믹스’(트러스+이코노믹스)가 닻을 올리기도 전에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헌트 장관은 임명 다음 날인 15일 BBC, 스카이뉴스 등 언론 인터뷰에서 “세금은 사람들이 바란 만큼 내려가지 않을 것이고 일부는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지출 또한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부처는 추가 효율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출 삭감을 촉구했다. 그는 ‘증세와 재정 긴축으로 돌아가는 것이냐’란 질문에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같은 긴축을 말하는 건 아니지만 세금과 지출 양면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시인하는 듯한 취지로 발언했다. 헌트 장관은 트러스 총리와 마찬가지로 명문 옥스퍼드대에서도 최상위 엘리트만 속한 ‘철학정치경제(PPE)’를 전공했다. 그러나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때는 트러스 총리가 아니라 경쟁자인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을 지지했다. 자신을 반대한 헌트를 요직에 발탁할 만큼 트러스 총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으며 영국 경제 상황 또한 위중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당 일각에서는 트러스 총리가 지난달 23일 감세안을 철회한 뒤에도 파운드화 및 국채가격 하락이 이어지자 그의 사퇴를 요구해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과 러시아 간 군사 대결 수위가 ‘핵을 통한 맞대응’으로 고조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7일부터 30일까지 연례 핵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 눈’을 실시하기로 하자 이에 맞서 러시아가 이달 말 대규모 핵전쟁 훈련 ‘그롬’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가 러시아를 도와 참전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러시아군의 첫 부대가 15일 벨라루스 현지에 도착했다. 러시아는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등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첩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러시아에 단거리탄도미사일 ‘파테-110’과 ‘졸파가르’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15일 전했다.○ 나토 스테드패스트 눈 vs 러 그롬 나토는 14일 웹사이트를 통해 핵전쟁 시나리오 등을 가정한 연례 핵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 눈’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벨기에 주관으로 14개국이 참여한다. 총 60대의 최신 항공기가 벨기에 및 영국 상공, 북해 등에서 훈련한다. 특히 나토는 “복수의 미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늘을 나는 요새’로 불리는 B-52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 4, 5세대 최신예 전투기를 포함해 정찰기와 급유기 등도 동참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에 러시아가 이달 말 잠수함, 미사일 등을 동원한 ‘그롬’ 핵전쟁 훈련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올 2월 그롬을 실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13일 ‘야르스’ ICBM, 병력 3000여 명, 차량 300여 대를 투입한 훈련도 진행했다. 최대 사거리가 1만2000km에 이르는 야르스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4일 러시아가 그롬 훈련을 또 실시하면 미사일 실전 발사를 포함해 전략 핵전력의 대규모 기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렌 밴허크 미군 북부사령관은 “냉전 이후 미 본토가 가장 심각한 위협에 처했다”며 미 역사상 처음으로 핵으로 무장한 두 전략적 경쟁자인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상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러軍, 우크라 북부 벨라루스 도착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국방부는 15일 “러시아군의 첫 부대가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6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국경을 보호할 지역연합군으로서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주둔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WP는 이란이 러시아에 지대지 미사일 공급, 무인기 추가 지원 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또한 우크라이나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포함한 7억2500만 달러(약 1조458억 원)어치의 추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15일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남서부 벨고로트 군 사격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옛 소련권 국가 모임 ‘독립국가연합(CIS)’ 출신 병사 2명이 사격 훈련 중 동료를 향해 발포하다가 사살됐으며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는 테러라고 주장했다. 인근 유류 저장고에서는 화재도 발생했다. 미 CNN 등은 14, 15일 자포리자의 기반시설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고 불탔다고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지난달 23일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해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가 철회 의사를 밝힌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사진)가 12일(현지 시간) “공공지출을 줄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재정건전성 악화에 따른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한때 영국의 20년,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각각 모두 5%대를 넘어 2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다만 13일 미국 CNBC 등은 트러스 내각이 법인세, 배당소득세 관련 세제안을 변경하는 등 감세안 폐기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뒤 13일 국제 금융시장에서 파운드화 가치가 오르고 국채수익률 또한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영국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앞서 트러스 총리는 12일 하원에서 “공공지출을 삭감하지 않고 그 대신 납세자 돈을 잘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영국의 20년과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각각 연 5.195%, 5.1000%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4.64%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높은 금리가 기업과 가계의 이자 및 채무 상환 부담을 높이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다만 13일 감세안 폐기 본격화 보도가 나온 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76%를 기록해 전일 최고치를 기록한 5.10%보다 떨어졌다. 2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85%로 하루 전 5.195%보다 하락했다. 영국 경제가 올해 2분기(4∼6월)에 이어 3분기(7∼9월)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뜻하는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통계청은 8월 국내총생산(GDP)이 7월보다 0.3% 줄었다고 밝혔다. 파운드화 및 국채 가격 급락을 막기 위해 국채를 매수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해 왔던 영국 중앙은행은 국채 매입을 예정대로 14일 중단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12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연기금들이 14일을 앞두고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현재 1.1달러대인 미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다음 달 말 1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제 소비자들이 ‘그린 철강’을 원합니다. 지금이 탄소중립으로 전환할 적기이지요.” 스웨덴 철강회사 SSAB의 마르틴 린드크비스트 회장은 12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포토그라피스카에서 포스코와 공동 개최한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IS) 2022’에서 석탄 대신 수소로 쇳물을 만들어 내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와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탄소 배출을 줄인 그린 철강 구매를 원하는 고객사들이 이미 늘고 있다는 얘기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포스코와 SSAB는 이날부터 13일까지 세계 철강기업, 학계, 정부 관계자들을 초청해 국제포럼을 열고 기술을 공유할 방안과 과제를 논의했다. 한국공학한림원, 스웨덴왕립공학원, 세계철강협회, 유럽연합(EU) 등 세계 51개국에서 1000여 명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포럼에 참석했다. 자동차, 기계, 선박 등 제조업의 주요 원료인 철강은 세계에서 연간 19억 t 생산된다. 생산 규모가 워낙 커서 세계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약 8%를 차지한다. 철강 1t을 생산할 때 탄소는 약 2t꼴로 발생된다. 국제사회 합의와 함께 한국 정부도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0’으로 줄이는 탄소중립 정책을 시행해 철강사들도 수소환원기술 상용화를 앞당기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하이렉스’, SSAB는 ‘하이브리트’라는 철강업 수소환원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개회사에서 “철강업계의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수소환원제철이란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그 자체가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며 “여러분이 뜻을 모아 그 길을 함께 떠난다면 탄소중립 시대는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홀름=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난달 23일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해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가 전격 철회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공공지출을 줄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금융시장에서 영국의 재정건전성 악화에 따른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영국의 20년,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모두 2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가격은 하락한다. 영국 경제가 올해 2분기(4~6월)에 이어 3분기(7~9월)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뜻하는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트러스 총리는 12일(현지 시간) 하원 질의응답에서 “공공지출을 삭감하지 않고 대신 납세자 돈을 잘 쓸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지출을 삭감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도 “반드시”라고 답했다.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한 자신의 감세안이 성장률을 높이고 물가 상승률을 낮출 것이라고도 거듭 주장했다. 이날 영국의 20년과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각각 5.195%, 연 5.1000%를 기록해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4.64%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4년 최고 수준을 보였다. 높은 금리가 기업과 가계의 이자 및 채무 상환 부담을 높이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통계청은 8월 국가총생산(GDP)이 7월보다 0.3% 줄었다고 밝혔다. 올 6~8월의 3개월 누적 GDP도 이전 3개월보다 0.3% 줄었다. 이미 2분기 성장률 또한 ―0.1%를 기록해 이 추세라면 3분기 성장률 또한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텔레그래프 등은 일본 노무라증권이 현재 1.1달러인 미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가 다음달 말 1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파운드화 가치 폭락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의 핵 사용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핵억지 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1일 나토 동맹국의 핵 정책을 점검하고 확장억제 정책을 집행하는 협의체 ‘핵계획그룹’ 정례 회의를 13일 연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주에는 핵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테드패스트 눈은 매년 나토 동맹국들이 핵전쟁을 가정해 실시하는 훈련이다.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회의를 한 뒤 “러시아가 생화학무기나 핵무기를 사용하면 심각한 결과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푸틴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비상대책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논의가 있었다”면서도 “미국이 무엇을 할지 내가 언급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방부가 선제적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이성적인(rational) 행위자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심각하게 오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환영받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완전히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11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그가 무엇을 논의하길 원하느냐에 달렸다”면서 “현재로선 그를 만날 합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에 구금된 미 농구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 석방 논의라면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다만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도 미국도 G20에서 양자 회담을 마련하려는 어떤 계획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 공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불법적으로 러시아 영토 병합이 선언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도 폭발이 잇따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남부 헤르손주에서는 12일 새벽 다섯 번의 폭발음이 들리고 방공 시스템이 가동됐다.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크림대교 폭발 용의자로 러시아인 5명과 우크라이나인, 아르메니아인 등 총 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파운드화 및 국채 가격 급락을 막기 위해 국채를 매수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해 왔던 영국 중앙은행(BOE)이 11일(현지 시간) “국채 매입을 예정대로 14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날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추가 하락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다만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 혼란이 계속되자 BOE가 시장 참가자들에게 기존의 채권 매수를 계속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BOE는 이날 “금융 안정에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며 물가연동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한 후 세 번째 시장 개입이다. 당시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로 떨어지고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 가격 급락)하자 BOE는 5일 후 650억 파운드의 국채를 사들였다. 이어 10일 채권 매입 규모 확대 및 연기금에 대한 단기 유동성 보장 등을 밝혔고 이날 다시 개입했다. 그러나 시장은 ‘세 번째 개입’보다 ‘14일 채권 매입 중단’에 주목했다. 특히 미국을 방문한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가 이번 주를 끝으로 시장 개입을 중단하겠다며 “나의 메시지는 3일 남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하자 불안감은 더 커졌다. 11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0.65%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10% 하락한 10,426.19로 거래를 마쳤다. 주요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부족한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의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등 부실 자산을 대거 매각하고 있다. 만기가 긴 채권에 주로 투자해 왔던 이들은 최근 채권 가격 급락으로 담보 가치가 줄자 다른 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메워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 위기가 미 투자부적격(정크) 대출 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프랑스에서 엑소 의상을 직접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어요. 무척 놀랐고 기뻤어요.” 6일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K팝 아이돌 무대의상 전시회에서 만난 이지스 데코르 씨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옷들을 둘러보다가 여성 아이돌이 입었던 하얀 의상을 가리키며 “보는 순간 너무 예뻐서 눈을 떼지 못했다”면서 “한국 패션은 특히 여성 분야에서 탁월하다”고 말했다.》 ‘사운드 오브 K패션’을 주제로 열린 이날 전시회에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의 무대의상 약 20벌과 한국 패션 쇼룸 ‘더셀렉츠’ 입점 브랜드 10여 벌이 전시됐다. 보이그룹 ‘NCT 127’이 입은 빨강 보라 핑크 등 현란한 색상 의상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 걸그룹 ‘에스파’의 미니 원피스는 화려한 액세서리와 정교한 커팅이 돋보였다. 이날 전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열린 파리 패션위크를 뒤흔든 K팝 스타 열풍을 계기로 K패션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전 세계 디자이너의 ‘꿈의 무대’인 파리 패션위크에는 블랙핑크, 에스파를 비롯한 한국 아이돌이 명품 브랜드 홍보대사로 초청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힘입어 한국 패션까지 독특하고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K팝 스타를 1열에 모셔라” 세계 미디어가 파리로 모여든 파리 패션위크 기간 “지금 한국에서 잘나가는 스타는 다 파리에 모였다”는 말이 나왔다. 최근 미국 빌보드 핫200 앨범 차트 1위에 올라서며 몸값이 더욱 높아진 블랙핑크는 멤버마다 각자 홍보대사를 맡은 명품 브랜드 행사에 등장해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제니는 샤넬과 캘빈클라인, 지수는 디올과 카르티에, 로제는 생로랑과 티파니앤코, 리사는 셀린과 불가리 홍보대사다. 명품 브랜드의 아이돌 홍보대사 영입 발표도 이어졌다. 스페인 브랜드 로에베는 한국 신인 걸그룹 엔믹스를 새로운 홍보대사로 모셨다고 발표했다.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아이돌 홍보대사 영입 경쟁을 벌여 ‘웃돈’을 지급한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신 K팝 스타는 꼭 (패션쇼) 1열에 모셔야 하는 스타(must-have front row stars)가 됐다”고 보도했다. 명품 브랜드들은 K팝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세계 젊은이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보고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K팝 스타 잡기에 혈안이 됐다는 취지의 분석이 나온다. 유럽에서 K팝 인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에스파가 최근 파리에서 연 팬사인회에는 젊은 팬들이 대거 모여들어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방송에서도 비중 있게 보도할 정도였다. 프랑스 일간 라데페슈뒤미디는 지난달 30일 “지난 몇 달 동안 K팝 스타를 영입하지 않은 명품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한국 아티스트들의 (소셜미디어) 팔로어 수천만 명은 까다로운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 관심을 끄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럭셔리 브랜드 잠재 고객”이라고 설명했다.아이돌과 메타버스 NFT 사업도 명품 브랜드는 K팝 스타와의 협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불가리는 최근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불가리 월드’에서 자사 홍보대사인 블랙핑크 리사가 팬들과 만나 셀카를 찍는 행사를 열어 인기 몰이를 했다. 제페토에서는 블랙핑크 관련 아이템이 올 8월 기준 13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제페토와 블랙핑크가 함께 작업한 뮤직비디오 조회 수는 1억3000만 회를 넘어섰다. 패션 브랜드 빅터웨인산토는 한국 걸그룹 ‘라잇썸’과 함께 대체불가토큰(NFT)을 내놓는다. 빅터웨인산토는 라잇썸 멤버 8명 각각의 개성을 반영한 의상을 디자인해 NFT로 발행할 예정이다. 이 디자인은 애니큐브 ‘더 샌드박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아이템으로 활용된다. 디자이너 빅터 웨인산토는 글로벌 패션저널 WWD에 라잇썸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 K콘서트를 다녀온 경험을 소개하며 “K팝 팬들은 좋은 의미로 히스테릭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팬덤이 열광적이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 대한 몰입도가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파리 패션업계 ‘러브콜’은 K팝 아이돌을 넘어 다양한 아티스트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젊은층 인기가 높은 프랑스 패션 브랜드 메종키츠네는 웹툰 작가가 그린 그림을 의상에 디자인해 판매하고 있다. 패션위크 기간 서울에서 영감을 얻어 구성한 팝업 스토어를 열어 한국 스타일리스트와 협업한 생활용품을 선보이기도 했다.“K패션, 자유롭고 아방가르드해” 아이돌이 사랑을 받으며 아이돌이 입는 한국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올해 H&M 파리 매장에서는 블랙핑크 코너가 따로 마련됐다. H&M과 블랙핑크가 협업해 디자인한 의상과 가방 모자 등이 판매됐다. K팝 유럽 팬들은 블랙핑크 상품을 포장된 상자에서 개봉하는(언박싱) 영상을 유튜브에 공유하며 즐기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한국 패션 디자인이 프랑스에 비해 아방가르드(혁신적)하고 더 자유롭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돌 무대의상 전시회에서 만난 학생 주디스는 “프랑스 옷은 좀 더 중립적인 색상을 많이 쓰는 반면에 한국 옷은 색상이 더 다양하다”고 말했다. 파리에서 패션 컨설턴트로 일하는 스테파니 뮤에 씨는 한국 브랜드 옷을 실제로 사봤다며 “프랑스 옷은 전통적인 데 비해 한국 패션은 아방가르드하고 매우 자유로우면서 젊다”고 평했다. K패션에 대한 관심은 젊은층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날 아이돌 무대의상을 구경하던 40대 안나 제아노 씨는 “전시를 보기 위해 북부 노르망디에서 달려왔다”며 “한국 드라마에서 한국 패션을 많이 접해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넘게 중단됐다가 모처럼 오프라인으로 활발하게 열리기 시작한 각종 패션 행사에서 판매를 비롯한 각종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남성복 브랜드들도 파리 명품 백화점 입점을 논의 중이다. 패션과 뷰티 분야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보려는 목표를 갖고 해외에서 코스메틱 브랜드를 선보인 디자이너 이청청 씨는 파리 패션위크에 참석해 “그동안 파리나 영국 등의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우리에겐 낯선 동유럽 바이어들도 구매를 문의해왔다”며 “파리에서 만난 현지 기자나 바이어도 ‘한국에 꼭 가서 한국 패션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K패션이 짧은 히트로 끝나지 않고 오래 지속되려면 해외 진출 인프라가 좀 더 잘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신진 디자이너가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정부 재정 지원과 함께 대기업 투자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패션 세일즈 에이전시 아이디파리 김다은 대표는 “젊은 디자이너들은 기성세대보다 기획 능력이 빠르고 더 창의적인 반면에 사업 규모가 작아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많다”며 “이들이 시장에 잘 적응하고 성과를 내도록 도와줄 수 있는 마케팅과 영업 인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파운드화 및 국채 가격 급락을 막기 위해 국채를 매수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해왔던 영국 중앙은행(BOE)이 11일(현지 시간) “국채 매입을 예정대로 14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날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추가 하락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다만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 혼란이 계속되자 BOE가 시장 참가자들에게 기존의 채권 매수를 계속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BOE는 이날 “금융 안정에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며 물가연동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대규모 감세안 발표한 후 세 번째 시장 개입이다. 당시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로 떨어지고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가격 급락)하자 BOE는 5일 후 650억 파운드의 국채를 사들였다. 이어 10일 채권 매입규모 확대 및 연기금에 대한 단기 유동성 보장 등을 밝혔고 이날 다시 개입했다. 그러나 시장은 ‘세 번째 개입’보다 ‘14일 채권매입 중단’에 주목했다. 특히 미국을 방문한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가 이번 주를 끝으로 시장 개입을 중단하겠다며 “나의 메시지는 3일 남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하자 불안감이 더 커졌다. 11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0.65%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10% 하락한 1만426.19로 거래를 마쳤다. 주요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부족한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의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등 부실 자산을 대거 매각하고 있다. 만기가 긴 채권에 주로 투자해왔던 이들은 최근의 채권가격 급락으로 담보 가치가 줄자 다른 자산을 팔아 담보를 메워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 위기가 미 투자부적격(정크) 대출 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을 미사일로 공격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첨단 방공미사일 지원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군대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어주겠다”며 푸틴 대통령의 보복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그러자 러시아가 미국에 비대칭 무기를 사용한 보복 가능성을 위협했다.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11일 “미국과 유럽이 전쟁에 관여할수록 비대칭 전력을 포함한 대응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비대칭 전력은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이 가능한 무기를 가리킨다. 미국 백악관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첨단 방공 시스템을 포함한 지원을 지속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인 ‘나삼스(NASAMS)’ 6기를 조기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美, ‘백악관 방어 미사일’ 우크라에 지원 방침… 러 “선넘지 말라” 러 무차별 폭격에 최악 확전 기로이틀 연속 공습 사상자 100명 넘어… 젤렌스키, G7에 추가 무기 요청러 “美 방공시스템 키이우 배치땐 우크라 고통 커지고 충돌 길어질것”생화학무기 동원 가능성도 거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우크라이나인들과 함께한다는 미국의 약속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러시아가 케르치해협대교(일명 크림대교) 폭발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에 무차별 폭격을 재개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 철통같은 군사지원을 강조하며 이 같은 성명을 냈다. 이날 미국은 그동안 지원이 미뤄져 왔던 나삼스(NASAMS) 등 첨단 방공망을 우크라이나에 신속히 인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나삼스는 미국이 백악관과 연방의사당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첨단 지대공미사일 체계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에 러시아는 “비대칭 전력을 포함한 대응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동원할 수도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악의 확전 기로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 11일에도 우크라에 미사일 공격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대대적 미사일 공습 다음 날인 11일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자포리자, 오데사, 르비우에서 에너지 기반 시설 등을 목표로 한 미사일과 이란산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 르비우에서는 이로 인해 정전이 발생했다고 BBC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이번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11일까지 20여 개 도시에서 사망자가 최소 19명으로 늘었고 105명이 부상을 입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수십 기와 이란산 샤헤드(드론·무인항공기)가 날아들었다”며 “러시아는 에너지 시스템과 민간인, 두 타깃을 겨냥했다. 러시아는 공포와 혼란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 총사령관으로 새로 부임한 세르게이 수로비킨이 이번 미사일 공격을 지휘했다고 보고 공개 수배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첨단 방공망 구축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지원은 비교적 원활히 이뤄졌지만 중거리 이상 방어 체계는 지원이 미흡했다. 첨단 방공망이 완비되면 러시아군의 대규모 폭격을 상당 부분 무력화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나삼스는 최대 사거리가 160km인 중거리 방공 시스템으로 적의 항공기와 미사일, 드론 등을 요격할 수 있다. 독일 정부 역시 최신 방공 체계인 IRIS-T SLAM을 우크라이나에 수일 내로 제공하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화상 회담에서도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방공 무기 체계 지원 등을 요구했다. 유엔 회원국들도 1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특별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결의안 논의에 착수했다. ○ 러 “비대칭 전력 포함해 대응” 위협러시아는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 “미국 방공 시스템이 키이우에 배치되면 (양국의) 충돌은 더 길어지고 우크라이나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이 통제 불능 상태로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할수록 러시아는 비대칭 전력을 포함한 대응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레드라인’에 가까이 다가섰다. 이를 넘지 말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민간인을 겨냥한 러시아의 무차별 폭격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국방과학연구소 잭 와틀링 선임연구원은 “푸틴(대통령)이 새로 동원한 전력을 배치하고 유럽을 상대로 에너지 보복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무차별 파괴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유일한 다리인 케르치해협대교(일명 크림대교)가 폭파된 지 이틀 만인 10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했다. 키이우 공습은 7월 말 이후 70여 일 만이다. 키이우 중심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집무실 인근도 공격 받았다. 크림반도 점령의 상징이자 러시아군 핵심 보급로인 크림대교 폭파로 자존심을 구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심장부’까지 공습한 만큼 ‘피의 보복전’ 강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러시아 국가인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와 합동기동부대를 배치하겠다고 밝혀 확전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오전 출근길 키이우와 서부 르비우, 동북부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 12곳에 미사일 최소 83발을 발사해 40발이 목표물을 타격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11명이 숨지고 64명이 다쳤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또 테러를 하면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보복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대교 파괴를 “우크라이나의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젤렌스키 집무실 근처까지 미사일… 출근길 도심 곳곳 유혈낭자 러, 우크라 전역 공격… 키이우 중심-민간지역 등 집중공격우크라 전역서 11명 사망 64명 부상… 러 미사일 3발은 몰도바 영공 통과삼성전자 입주 건물도 일부 파손… 韓대사관 “한국민 피해 아직 없어”젤렌스키 오늘 G7정상과 긴급회의… 러 최우방 벨라루스는 참전 움직임 10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이 수도 키이우 중심부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며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 이날 우크라이나 내무부 관계자는 키이우의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건물 근처에도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SBU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대교 폭발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기관이다.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3발이 우크라이나 서쪽 국가인 몰도바 영공을 지나가 영공을 비행하는 민간 항공기에 위험을 초래했다고 몰도바 정부가 밝혔다. 러시아의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공격 무기가 우크라이나 외 다른 나라를 지나간 것은 처음이다.○ 출근길 곳곳 사상자…유혈 낭자러시아는 70여 일 전 마지막 미사일 공격 때와 달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부와 민간인 활동 지역을 집중 공격했다. 특히 오전 시민들이 몰린 출근 시간대에 도심 곳곳과 도로에 미사일을 발사해 대혼란이 벌어졌다. 미사일 공습경보가 오전 6시 40분경 울렸다. 전역에서 11명이 숨지고 64명이 다치며 유혈이 낭자했다. 주거시설과 사무용 빌딩, 자동차들이 화염에 휩싸였다. 키이우에서만 30여 곳에서 불이 나 불바다를 연상케 했다. 서부 르비우 등 4개 지역은 전기가 끊겼다. 현지 미국대사관은 자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키이우 시민들 머리 위로 미사일이 지나갔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미사일 공격 여파에 키이우의 삼성전자 사무실이 있는 고층 건물도 유리창이 부서지는 등 일부 파손됐다. 다만 삼성전자는 입주 건물이 직접 공격을 받은 게 아니라 해당 건물에서 150m가량 떨어진 곳이 공격을 받은 여파로 유리창이 손상됐다고 설명했다.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체류하는 한국 국민들의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 BBC 방송 키이우 주재 기자가 도심에서 중계를 하던 도중 미사일이 폭발하자 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화면에 담겼다. 일본 NHK가 주재하는 키이우의 호텔에서도 폭발음이 최소 3회 들렸다. 키이우 시민들 머리 위로 미사일이 지나갔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안톤 헤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이 트위터에 공유한 영상에서 한 우크라이나 여성은 “손이 떨린다. 방금 미사일이 날아가는 걸 봤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키이우의 어린이 놀이터까지 미사일 공격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구상에서 지워 버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 집무실 인근 야외에서 1분 26초 분량의 셀프 카메라 영상을 찍어 공개해 본인이 건재함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주요 7개국(G7) 정상과 긴급회의를 연다.○ 친러 벨라루스 참전 조짐까지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크림대교 폭발을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의 테러 행위”로 규정하며 10일 안보회의를 소집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번 범죄(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러시아의 유일한 대응은 테러리스트들을 직접 패망시키는 것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텔레그램에 “우리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완전한 해체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러시아 최우방국으로 꼽히는 벨라루스가 참전 조짐을 보이면서 확전 우려도 커졌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10일 벨라루스와 러시아가 연합 기동 부대를 구성해 우크라이나 서쪽 접경지역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유일한 다리인 케르치해협대교(일명 크림대교)가 폭파된 지 이틀 만인 10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했다. 키이우 공습은 7월 말 이후 70여 일 만이다. 키이우 중심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집무실 인근도 공격 받았다. 크림반도 점령의 상징이자 우크라이나군 핵심 보급로인 크림대교 폭파로 자존심을 구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심장부’까지 공습한 만큼 ‘피의 보복전’ 강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러시아 국가인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까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와 합동기동부대를 배치하겠다고 밝혀 확전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이날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전 출근길 키이우와 서부 르비우, 동북부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 10곳에 미사일 75발을 발사해 34발이 목표물을 타격했다. 키이우에서만 최소 8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보도했다. 미사일 공격 여파로 키이우의 삼성 사무실이 있는 건물도 일부 파손됐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또 테러를 하면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보복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대교 파괴를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의 테러행위”라로 규정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