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주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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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주 기자입니다.

hjson@donga.com

취재분야

2026-05-27~2026-06-26
국방63%
남북한 관계13%
인사일반9%
정치일반6%
기업3%
칼럼3%
외교3%
  • [책의 향기]“성 담론, 한쪽에 치우치면 악용될 수도”

    “여자들이 날 거부했다. 나는 스물두 살인데도 숫총각이다.”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서 6명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엘리엇 로저는 사건 전 촬영한 영상에서 범행 동기를 밝혔다. 그는 스스로를 외모, 운동신경 등의 문제로 여성에게서 내쳐진 ‘비자발적 순결주의자’로 규정했다. 그는 여성들이 자신에게서 ‘섹스할 권리’를 박탈했으니 이들을 응징하겠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일갈한다. “섹스할 권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여성도 그와 섹스할 의무는 없다.” 1984년생으로 37세에 영국 옥스퍼드대 석좌교수에 오른 여성 철학자인 저자는 21세기에도 고질적인 성 계급 문제에 메스를 갖다댄다. 남성에게 성적 권리가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어디서부터 형성됐는지 분석하고, 복잡한 이념 지형을 가진 페미니즘과 성적 욕망 등 다양한 관련 논제를 6편에 걸친 에세이로 엮어냈다.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말은 일단 믿고 보는 주류 페미니스트들의 ‘여성을 믿자’라는 구호의 필요성과 맹점을 동시에 짚는 에세이 ‘누가 남성을 음해하는가’를 쓴 저자가 여성이고 페미니즘 철학자라는 걸 고려하면 꽤나 파격적이다. 저자는 날이 무딘 구호가 될 수 있다며 사안을 단순하게 보지 말고 인종이나 계급 같은 요인을 두루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2013∼2014년 미 콜게이트대는 학생의 4.2%만 흑인이었는데, 당시 성폭력 혐의로 고소당한 학생의 50%가 흑인이었다. 자칫 ‘여성을 믿자’는 구호가 흑인 차별에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계한다. 저자는 성 대립이란 첨예한 문제를 다루면서도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 성매매 금지법 도입 주장에 대해서도 성매매는 반대하지만 성매매 여성 종사자들의 생존 문제는 간과하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이 책의 장점은 페미니즘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들을 금방 해결 가능한 문제로 섣불리 축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배타적이거나 여성들의 다양한 삶을 차치한 채 모든 여성의 공통성만 강조하는 일부 페미니스트의 행태에 일침을 가하며 페미니즘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냉철한 접근이 돋보인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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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런 인간’인줄 모르고… 실패한 덕후들, 분노의 목소리

    중학교 1학년 때부터 7년간 ‘오빠’를 좋아했다.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팬 사인회에 한복을 입고 등장해 그를 놀라게 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연모의 마음을 담은 자작시를 낭독했다. 오빠는 그런 그를 사인회 때 먼저 알아보고 반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성덕(성공한 덕후)’이 됐다. 오빠가 전교 1등을 하라고 해서 정말 전교 1등을 했다. 오빠 말은 인생 지침이 됐다. 그런데 10대 시절을 다 바친 그 오빠가 2019년 성범죄자가 됐다. 문제의 오빠는 가수 정준영. 그는 집단 성폭행 혐의 등으로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28일 개봉한 ‘성덕’은 1999년생 오세연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오 감독을 포함해 각자 선망하던 스타 오빠가 성범죄자로 추락하면서 ‘실패한 덕후’가 된 팬들이 분노 등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는 인터뷰가 주축이다. 오 감독은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나 말고도 상처받은 팬들이 많고 여전히 그들을 옹호하는 팬들도 많다.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 팬들은 한때 사랑했던 오빠를 ‘그런 인간’ ‘사회의 악’으로 지칭하며 신랄하게 비판한다. 오 감독은 과거 빅뱅의 멤버 승리의 열혈 팬이었던 김다은 조감독과 함께 앨범 등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파고드는 행위) 굿즈를 떠나보내는 장례식을 치르며 과거 떨치기에 나선다. 한편에선 문제의 오빠들을 여전히 사랑하는 팬들이 남아있었다. 오 감독은 이 지점에서 카메라 방향을 태극기 집회 현장으로 돌린다. 정치 팬덤을 상징하는 현장으로 가 이들이 왜 이토록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지 사연을 들어본다. 다만 감독은 어떠한 정치적 메시지도 던지지 않는다. 이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담아낼 뿐, 관객에게 판단을 맡긴다. 오 감독은 “아이돌 팬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의 우상화 문제를 짚어보는 영화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는 실패한 덕후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동시에 이처럼 정치 팬덤으로 논의를 확장한다. 실패한 덕후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등 날카로우면서도 감성적이고, 단선적인 듯하면서도 입체적인 연출력이 돋보인다. “그런 사람을 좋아했다고 해서 팬들도 그런 사람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를 좋아했던 시절에 행복했다면 그걸로 성공한 거죠. 누군가를 한 번이라도 좋아해 봤다면, 상처받아 봤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상처받은 이들이 계속해서 누군가를 사랑할 힘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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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망했던 ‘오빠’가… 어느날 성범죄자가 됐다”

    중1 때부터 7년간 가수 ‘오빠’를 좋아했다.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팬 사인회에 한복을 입고 등장해 그를 놀라게 했다. 중3 때는 지상파 방송에 한복을 입고 나와 연모의 마음을 담은 자작시를 낭독했다. “여름에는 삼계탕 닭 다리 쥐여주고 싶고...” 오빠는 그런 그를 명확히 인지했다. 사인회 때 먼저 알아보고 반기기 시작했다. 그는 자타공인 ‘성덕(성공한 덕후)’이 됐다. ‘오빠’가 전교 1등을 하라고 해서 진짜 그렇게 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라고 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에 입학했다. 오빠 말은 사소한 말이라도 인생 지침이 됐다. 오빠의 취향, 가치관 등 모든 것이 좋았다. 아예 그 사람이 되고 싶을 정도로 사랑했다. 그런데 10대 시절을 다 바친 그 오빠가 2019년 성범죄자가 됐다. 문제의 오빠는 가수 정준영. 집단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사회에서 영구 격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28일 개봉한 ‘성덕’은 1999년생 오세연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호평받았다. 오 감독을 포함해 각자 선망하던 오빠가 성범죄자로 추락하면서 실패한 덕후로 전락한 팬들이 분노와 배신감 등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는 인터뷰가 주축이다. 이들은 한때 그 오빠의 덕후였다는 이유로 범죄를 도운 것만 같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한 시절의 추억과 열정을 모두 도려내는 아픔도 겪었다. 무엇보다 그런 사람인 줄 모르고 사랑한 자신을 미워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상처였다. 오 감독은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정준영 사건은 내게 너무 큰 상처를 준 사건이었다”며 “과거의 덕질을 후회했고 그를 비난했다. 나말고도 여러 오빠들로 인해 상처받은 팬들도 많고 여전히 그들을 옹호하는 팬들도 있더라.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 팬들은 한때 사랑했던 오빠를 ‘그런 인간’ ‘사회의 악’으로 지칭하며 신랄하게 비판한다. 오 감독 역시 과거 승리의 열혈 팬이었던 김다은 조감독과 함께 앨범, 달력 등 덕질의 증거물인 굿즈를 떠나보내는 장례식을 치르며 과거 떨쳐내기에 나선다. 한편에선 여전히 문제의 오빠들을 옹호하는 팬들이 남아있었다. “우리 오빠 그런 사람 아니다”라며 그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광적인 팬덤이다. 오 감독은 이 지점에서 카메라 방향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태극기 집회 현장으로 튼다. 태극기가 그려진 수건을 목에 두르고 집회 현장에잠입해 이들이 왜 이토록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지 사연을 들어본다. 다만 감독은 어떠한 정치적 메시지도 던지지 않는다. 이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담아낼 뿐. 관객에게 판단을 맡기는 것이다. 오 감독은 “영화를 기획할 때 아이돌 팬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의 우상화 문제를 짚어보는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영화를 보면 범죄자가 된 아이돌의 여전한 팬덤과 일부 정치 팬덤이 비슷하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연상될 것”이라고 했다. 영화는 감독이 22세 때 만든 작품. 20대 초반의 재기발랄함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대표적인 건 또 다른 오빠를 사랑했던 한 팬을 만나 인터뷰를 하려다 말고 믹서로 요구르트 막걸리를 만드는 장면을 한참 보여주는 부분. 요구르트 막걸리가 갑자기 폭발하고 믹서 위에 얼음덩어리만 남는 장면은 관객을 폭소케 한다. 오 감독은 “이 장면을 영화와 동떨어진 내용으로 보는 분들도 계시더라”며 “우연히 담은 장면이긴 한데 폭발하는 모습이 팬들 처지 같아서 넣었다. 예상치 못하게 터져버리고 얼음만 남는 모습이 어느 날 갑자기 붕괴된 팬덤, 그리고 덩그러니 남은 팬들 모습과 겹쳐 보였다”고 했다. 영화는 ‘실패한 덕후’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정치 팬덤으로 논의를 확장하는 동시에 ‘실패한 덕후’들을 위한 위로를 건네는 등 날카로우면서도 감성적이고 단선적인 듯하면서도 입체적인 연출력이 돋보인다. “그런 사람을 좋아했다고 해서 팬들도 그런 사람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를 좋아했던 시절에 행복했다면 성공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덕질을 했거나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한 번이라도 좋아해 봤다면, 그로 인해 상처받아봤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에 대한 영화니까요. 무엇보다 상처받은 이들이 이 영화를 통해 계속해서 누군가를 사랑할 힘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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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인이 어느날 거짓말 못하게 된다면?… ‘코미디 여왕’ 라미란의 더 강력해진 웃음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주상숙(라미란)은 관운을 타고난 듯하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뒤 고향 강원도 어촌마을에서 생선을 손질하며 살아가지만, 관운은 그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바다로 추락한 트럭에 갇힌 청년을 구한 것을 계기로 주상숙은 시민 영웅이 되고, 이에 힘입어 강원도지사에 당선된다. 어렵게 재기한 그는 깨끗하게 도정을 하겠다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금세 초심을 잃고 연임에 목매며 주목받을 수 있는 일만 찾아다닌다. 그런 그에게 초자연적인 일이 벌어진다. 갑자기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 것. 입을 열 때마다 막말과 솔직한 말이 튀어나오고 그때마다 지지율은 곤두박질친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정직한 후보2’는 2020년 개봉한 ‘정직한 후보’의 속편이다. 부패한 정치인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흐름은 전편과 같다. 달라진 게 있다면 주상숙의 ‘오른팔’ 박희철 비서실장(김무열)까지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것. 주상숙의 막말을 수습하던 그마저 같은 신세가 된다는 새로운 설정은 속편의 웃음 포인트다. 또 다른 관람 포인트는 ‘코미디 여왕’ 라미란의 활약. 자기 입을 틀어막는 등 막말과 솔직한 발언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는 능청스러운 연기는 웃음을 끌어내는 일등 공신이다. 라미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편에 이어 속편 주인공을 맡은 것에 대해 “나만큼 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책임감이 있었다”고 했다. 다만 김무열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설정이 더해지고 강원도청 건설교통국장 조태주(서현우) 등 새로운 캐릭터가 일부 등장하는 것 외에 전편과 크게 다른 요소가 없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주상숙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된 것을 계기로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설정 역시 그대로다. 전편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는 만큼 다음 이야기가 쉽게 예측된다. 악역들의 악한 면모와 부정부패를 드러내는 방식은 일차원적이다. 풍자의 칼날은 무디고 깊이는 얕다. 라미란의 연기 역시 전편의 틀에 머무른다. 이 같은 익숙함이 식상하게 받아들여질지, 웃음을 보장하는 안전장치로 반갑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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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짓말 못하게된 도지사, 입 열때마다 막말…익숙한 웃음 장착한 ‘정직한 후보2’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주상숙(라미란)은 관운을 타고난 듯하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뒤 고향 어촌마을에서 생선을 손질하며 살아가지만, 관운은 그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바다로 추락한 트럭에 갇힌 청년을 구한 것을 계기로 주상숙은 시민 영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이에 힘입어 강원도지사에 당선된다. 어렵게 재기한 그는 깨끗한 도정을 꾸리겠다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금세 초심을 잃고 연임에 목매며 주목받을 수 있는 일만 찾아다닌다. 그런 그에게 초자연적인 일이 벌어진다. 갑자기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 것. 대외적, 의례적 발언을 할 수 없게 된 그는 입을 열 때마다 막말과 솔직한 말이 튀어나온다. 그때마다 지지율은 곤두박질친다. 주상숙은 과연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28일 개봉하는 영화 ‘정직한 후보2’는 2020년 2월 개봉해 라미란에게 코미디 영화 출연 배우로는 이례적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정직한 후보’의 후속편. 부패한 정치인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흐름은 전편과 같다. 달라진 게 있다면 속편에선 국회의원 시절부터 그를 보좌해온 오른팔 박희철 비서실장(김무열)까지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것. 주상숙이 쏟아내는 막말을 수습하는 역할을 하던 그마저 같은 신세가 된다는 새로운 설정은 속편의 웃음 포인트다. 또 다른 관람 포인트는 코미디 여왕으로 등극한 라미란이 이번엔 또 얼마나 웃길 것인가 하는 것. 자기 입을 틀어막거나 명상 음악을 들으며 귀를 막는 등 튀어나오는 막말과 솔직한 발언을 봉쇄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라미란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는 웃음을 끌어내는 일등 공신이다. 라미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편에 이어 속편 주인공을 맡은 것에 대해 “나만큼 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나 없이 할 거면 제목을 바꿔야 하지 않나 싶었다. 그 정도로 책임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미디 연기의 비결은 없는 것 같다”며 “내가 재밌다고 한 것들을 안 좋아해 주실 때도 있고, 별 생각 없이 한 걸 좋아해 주실 때도 있다. 그저 열심히 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무열 역시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설정이 더해지고 주변 인물 캐릭터 몇몇이 새롭게 등장하는 것 외에 전편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요소가 눈에 띄지 않는 건 아쉬운 부분. 주상숙이 부패할 대로 부패했다가 거짓말을 못 하게 된 것을 계기로 정의의 사도가 되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설정 역시 그대로다. 전편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는 만큼 다음 이야기가 쉽게 예측된다. 영화 속 악역들의 악한 면모와 부정부패를 드러내는 방식은 일차원적이다. 풍자의 칼날은 다소 무디고 그 깊이는 전편이 비해 얕아졌다. 라미란의 연기 역시 전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같은 익숙함이 식상하게 받아들여질지, 웃음을 보장하는 안전장치로 반갑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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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업 앞둔 극장 앞… 음악 흐르자 30년 전으로

    폐업 직전인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지난해 영업종료) 앞. 버스를 잘못 타 영화관 근처에서 내린 중년 여성 세연(염정아)은 순간 추억에 빠져든다. 남편 진봉(류승룡)에게 “우리 옛날에 여기서 영화 자주 봤잖아”라며 전화로 다정히 말을 건네보지만, 돌아오는 건 무뚝뚝한 반응뿐. 상념에 잠긴 세연은 홀로 읊조리듯 노래를 시작한다. “아직도 생각나요. 그 아침 햇살 속에…” 이문세의 노래 ‘조조할인’(1996년)이 흘러나오자 주변은 영화 ‘사랑과 영혼’이 개봉했던 1990년으로 바뀐다. 20대로 돌아간 세연과 진봉. 근처에서 수줍어하던 젊은이들이 함께 노래와 춤을 선보이며 스크린에는 ‘그때 그 시절’이 펼쳐진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국내 첫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를 강조한다. 입에 맞는 노래를 고르는 주크박스처럼 관객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 히트 곡으로 구성했다는 뜻. 흔하진 않아도 ‘이별식당’(2020년) 등 국내 뮤지컬 영화가 처음은 아니다. 평생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에 헌신한 세연. 하지만 청천벽력처럼 폐암 말기를 선고받는다. 살날이 2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선고. 세연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한다. 그런데 가장 하고 싶은 게 고교 시절 첫사랑 정우 오빠(옹성우)를 찾는 것. 세연의 요청에 진봉은 마지못해 ‘첫사랑 찾기 여정’에 따라나선다. 부부는 첫사랑을 찾아 전국을 돈다. 목포에서 부산, 보길도…. 그때마다 이문세의 노래들은 물론이고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이승철) ‘부산에 가면’(최백호) 등 중장년층에게 익숙한 노래가 줄기차게 쏟아지며 과거의 풍경과 조우한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적)처럼 비교적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노래도 간간이 어우러진다. 말기 암 환자라는 설정은 아무래도 상투적인 소재. 하지만 연출은 작품을 ‘신파 범벅’으로 만들지 않으려 무척 애를 쓴다. 가족의 이별식 같은 장면은 아무래도 짠하지만, 슬픔을 내세워 뻔하게 흐르지 않는다. 끝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으려는 절제력이 돋보인다. 오히려 아쉬운 건 뮤지컬 영화의 가장 기본인 음악이다. 정극 대사에서 노래로 넘어가는 장면이 다소 어색하고, 배우들의 가창력이 기대보단 많이 아쉽다. 최근 염정아도 “뮤지컬 영화에 출연하는 게 꿈이었지만, 해보니까 쉽지 않았다. 노래도 춤도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류승룡 역시 “우리나라는 언제나 노래 부르고 춤추는 민족이라 부담이 상당했다”고 했다. 빈틈이 적지 않지만 치명적인 매력도 다분하다. 가족과 인생에 대해 곱씹어볼 대목이 많은 데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과거 이야기는 언제나 관심이 높다. 뭣보다 다소 선선해진 요즘 가을 날씨에 맞춤한 정취는 관객들을 불러 모을 가장 큰 무기. 음향에 특화된 상영관에서 본다면 영화가 빚어낸 추억의 세계에 더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전체 관람가.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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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0년 극장 앞, 춤추고 노래하던 청춘… 스크린에 추억이 쏟아진다

    폐업 직전인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 앞. 버스를 잘못 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영화관 앞에서 내린 중년 여성 세연(염정아)이 추억에 빠져든다. “우리 옛날에 여기서 영화 자주 봤었잖아.” 남편 진봉(류승룡)에게 전화로 다정하게 젊은 시절 얘기를 건네 보지만 돌아오는 건 무뚝뚝한 반응뿐. 깊어져 가는 가을 홀로 추억에 잠긴 세연이 읊조리듯 노래를 시작한다. “아직도 생각나요. 그 아침 햇살 속에 수줍게 웃고 있던 그 모습이.” 가수 이문세의 ‘조조할인’이 세연 입에서 흘러나오며 서울극장 앞은 영화 ‘사랑과 영혼’이 개봉했던 1990년으로 바뀐다. 20대 세연과 진봉을 중심으로 수많은 젊은이가 수줍은 모습으로 노래하고 춤추는 등 그들의 청춘이 펼쳐진다. 28일 개봉하는 ‘인생은 아름다워’는 '국내 최초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를 표방했다. ‘조조할인’처럼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노래들로 구성했다는 뜻. 주크박스에서 노래가 나오듯 수시로 인기곡이 흘러나온다. 영화는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며 평생을 헌신하던 세연이 폐암 말기 선고를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살날이 2개월 남은 세연이 버킷리스트를 만드는데, 가장 하고 싶은 건 고교 시절 첫사랑 오빠를 만나는 것. 세연은 진봉에게 ‘첫사랑 찾기 여정’에 함께할 것을 요청하고, 진봉은 마지못해 따라나선다. 추억 속 ‘정우 오빠(옹성우)’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보여주며 세연의 고향 목포부터 부산, 청주, 완도군 보길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명소를 등장시킨다. 이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인생’ ‘솔로예찬’ ‘애수’ 등 이문세의 명곡을 비롯해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 신중현의 ‘미인’,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등 추억의 노래들이 잊을 만하면 하나씩 흘러나오며 80, 90년대 풍경과 어우러진다. 40~60대는 세연과 진봉 등 배우들이 부르는 이들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추억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배우들은 6개월 넘게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한 곡당 5번 이상 반복해 녹음하며 노래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한다.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등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노래도 포함해 가족들이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말기 암 환자의 마지막 여정을 소재로 한만큼 관객의 눈물을 쏟을 만한 장면이 많다. 신파로 흐를 수밖에 없는 소재임에도 최루성 신파 범벅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가족 및 지인들과의 ‘이별식’ 격 행사 장면 등에서 슬픈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영화 전반부 및 중반부의 유쾌함을 끝까지 잃지 않으려 공들인 절제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다만 정극 연기에서 노래하는 연기로 넘어가는 장면들은 다소 갑작스럽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염정아와 류승룡 역시 뮤지컬 전문 배우나 가수가 아닌 만큼 노래자체도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염정아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평소 뮤지컬 영화가 꿈이었다"며 "무조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해보니까 아니더라. 노래도 춤도 너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빈틈이 곳곳에서 보이는 영화지만, 치명적인 장점도 있다. 가족과 인생에 대해 곱씹어볼 수 있는 지점이 많은데다, 추억의 노래들과 레트로 감성으로 중무장한 만큼 잠시나마 과거의 한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 무엇보다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이 영화를 봐야 할 가장 큰 이유다. 음향에 특화된 상영관에서 본다면 영화가 빚어낸 추억의 세계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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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없이 떠도는 젊은 부부, 홀몸노인 집에 머무는데…

    청년 빈곤과 홀몸노인 문제라는, 결이 조금 다른 두 사안을 아우르면서도 그 심각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창의적인 답안을 내놓듯 등장한 영화가 있다. 15일 개봉한 ‘홈리스’다. 영화는 젊은 부부가 갓 돌이 지난 아들과 찜질방을 전전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부부는 월세 보증금 사기를 당해 돈을 다 잃고 갈 곳 없는 처지. 한결(전봉석)은 배달을, 고운(박정연)은 전단 배포 알바를 하며 발버둥 쳐보지만 다친 아들 병원비조차 없다. 벼랑 끝까지 내몰렸을 때 한결이 임시 거처를 마련한다. 평소 자주 초밥 배달을 가며 형광등을 갈아주는 등 도움을 줬던 한 홀몸노인의 집. 노인이 미국의 아들네에 가 있는 동안 집에 머물라고 허락해 줬단다. 그런데 한결은 뭔가 초조해 보인다. 영화는 임승현 감독(35)의 장편 데뷔작. 지난해 제50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한국 극영화 중 유일하게 초청되며 호평을 받았다. 영화제 측은 당시 “‘홈리스’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이슈를 흡입력 있게 다뤘다”며 극찬했다. 임 감독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MZ세대의 또 다른 이름은 ‘홈리스 세대’다. 정부나 부모의 완벽한 지원 없이는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건 이제 불가능해지지 않았나. 그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매력은 청년 빈곤과 홀몸노인 문제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 임 감독은 공포와 스릴러의 장르적 문법을 활용해 긴장감을 조금씩 끌어올리며 이야기를 풀어 간다. 그 방식은 매우 신선하고도 파격적이다. 임 감독은 “어떻게 하면 두 문제를 가장 흡입력 있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택한 것이 공포·스릴러 장르였다”고 했다. 주인공인 청년 부부와 홀몸노인의 자세한 사연은 나오지 않는다. 그는 “주인공들이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청년, 홀몸노인으로 보이길 바랐다”며 “너무 자세한 사연이 들어가면 지극히 특수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로 비치면서 논의가 확장되지 못할 것 같았다”고 했다. ‘전략적 생략’이었다는 설명이다. “청년 빈곤 문제든 홀몸노인 문제든 그 근원은 무관심이라고 생각해요. 무관심이 빚어낸 공포에 대해 말하고 싶었고요. 이 영화가 주변의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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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들 확 늙기 전에 ‘오겜2’ 2024년 공개”

    “오징어게임 시즌2가 늦어버리면 배우들이 확 늙어버릴 수 있잖아요. 빨리 서둘러야겠다 싶었죠, 하하. 작품상이 제일 받고 싶었는데, (스태프 모두) 함께 무대에 올라갈 수 있길 바랐습니다.” 그의 농담에선 이제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등 미국 에미상 6개 부문을 석권한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총지휘자 황동혁 감독(51·사진)은 한국에 돌아오니 훨씬 편안한 표정이었다. 16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 촬영에 들어가면 2024년쯤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시즌2의 구체적인 공개 계획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엔 황 감독과 배우 이유미(게스트여배우상), 심상민 무술팀장(스턴트퍼포먼스상), 채경선 미술감독(프로덕션디자인상), 정재훈 VFX 슈퍼바이저(특수시각효과상) 등 5개 부문 수상자들이 함께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머물고 있는 배우 이정재는 영상을 통해 “제2, 제3의 오징어게임이 계속 나와 더 많은 한국 창작자와 배우들이 세계와 만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오징어게임 시나리오를 다 쓰고 또 촬영하고…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이가 흔들리고 온몸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입니다. 하지만 그런 부담감은 원동력이 되기도 하죠. 넷플릭스와 잘 얘기하고 있어서 시즌2는 더 좋은 환경과 조건으로 잘 찍을 수 있을 겁니다.”(황 감독)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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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동혁 “오겜 시즌2로 골든글로브-에미상-배우조합상 받고싶다”

    “워낙 (수상소감을 말하는) 시간이 짧아서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못했습니다. 시상식 직후 어머니와 통화했는데 울고 계셨어요. 그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비영어 드라마 최초로 에미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6관왕을 거머쥔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51)이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머니에게 “저를 키워 주시고 항상 믿고 지지해 주시고 제 길을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황 감독은 홀어머니, 할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배우 박해수(41) 정호연(28)과 함께 귀국한 황 감독은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에미상 감독상 트로피를 번쩍 들어 보였다.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를 입고 검은색 재킷을 입은 황 감독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상식) 레이스를 같이했는데 벌써 10개월이나 됐다”며 “너무 오래 해외에서 레이스를 같이해 (오징어게임 배우들이) 가족 같은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에미상이 마지막 레이스인데 모두가 상을 받은 건 아니지만 의미 있는 상을 많이 타고 돌아왔다. 멋진 1년간의 여정을 잘 마무리한 것 같아 즐거웠다. 많이 성원해 주신 국민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남녀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박해수 오영수 정호연의 수상이 불발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동시에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이다. 그는 트로피를 들고 다양한 포즈를 취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응하면서 “트로피가 너무 무겁다”며 웃었다. 그는 오징어게임 시즌2로 더 많은 상을 받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앞서 12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에미상 시상식 당일에도 에미상 최고상인 작품상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시즌2도 시즌1처럼 많이 사랑받았으면 한다”며 “또 기회가 된다면 시즌2로도 시상식 레이스에 참가해 골든글로브, 에미상, 미국배우조합(SAG)상 무대에 서 보고 싶다”고 했다. 황 감독은 에미상 시상식 에피소드도 전했다. 그는 “감독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를 경우 주최 측이 감사 인사 명단을 자막으로 내보내 주기로 했는데 실수로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서울대 신문학과 재학 시절, 어머니가 지인에게서 받은 카메라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황 감독은 지난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주부 교실에서 촬영법을 배우신 후 영상을 찍어 틀어 주셨는데 신기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학교 축제 등을 찍어 상영하자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다. 영상을 찍는 게 재미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어머니와의 기억을 오징어게임의 마지막 장면에 녹이기도 했다. 상우(박해수)의 “어릴 때, 형이랑 이러고 놀다 보면 꼭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아무도 안 부르네”라는 대사가 그것. 황 감독은 “어머니가 당부하셨던 말들이 내 안에 쌓여 작품 곳곳에 피어났다”고 했다. 이날 박해수와 정호연도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검은색 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박해수는 “어제 숙소에서 오징어게임 팀과 마지막 자리를 하는데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다시 시작일 것 같은 느낌이어서 기대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정호연은 “좋은 추억이었다”며 “오징어게임을 지지해 주신 한국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정호연은 에미상 시상식 참가자 중 베스트드레서로 꼽힌 소감을 묻자 “행복합니다”라며 웃었다. 그는 여러 색상의 비즈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조선 시대 쪽머리 가르마에 하는 장신구 ‘첩지’를 떠올리게 하는 꽃 장식을 달아 주목받았다.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정재(50)는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뒤 이르면 18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 감독은 “시상식 후 이정재와 ‘시즌2를 더 잘해서 더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보자’는 덕담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오영수(78)는 앞서 14일 귀국했다. 황 감독은 에미상 게스트여배우상을 받은 배우 이유미, 오징어게임 제작사인 싸이런픽쳐스의 김지연 대표, 채경선 미술감독 등과 16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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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동혁 “에미상 수상으로 여정 잘 마무리…오겜 시즌2로 더 많은 상 받고파”

    “워낙 (수상소감을 말하는) 시간이 짧아서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는데 못했습니다. 시상식 직후 어머니와 통화했는데 울고 계셨어요. 그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비영어 드라마 최초로 에미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6관왕을 거머쥔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51)이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머니에게 “저를 키워주시고 항상 믿고 지지해주시고 제 길을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황 감독은 홀어머니, 할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배우 박해수(41) 정호연(28)과 함께 귀국한 황 감독은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에미상 감독상 트로피를 번쩍 들어 보였다.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를 입고 검정색 재킷을 입은 황 감독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상식) 레이스를 같이 했는데 벌써 10개월이나 됐다”며 “너무 오래 해외에서 레이스를 같이 해 (오징어게임 배우들이) 가족 같은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에미상이 마지막 레이스인데 모두가 상을 받은 건 아니지만 의미 있는 상을 많이 타고 돌아왔다. 멋진 1년간의 여정을 잘 마무리한 것 같아 즐거웠다. 많이 성원해주신 국민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남녀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박해수 오영수 정호연의 수상이 불발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는 동시에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이다. 그는 트로피를 들고 다양한 포즈를 취재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응하면서 “트로피가 너무 무겁다”며 웃었다. 그는 오징어게임 시즌2로 더 많은 상을 받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앞서 에미상 시상식 당일에도 에미상 최고상인 작품상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시즌2도 시즌1처럼 많이 사랑받았으면 한다”며 “또 기회가 된다면 시즌2로도 시상식 레이스에 참가해 골든글로브, 에미상, 미국배우조합(SAG)상 무대에 서보고 싶다”고 했다. 황 감독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에미상 시상식 당일 에피소드도 전했다. 그는 “감독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를 경우 주최 측이 감사 인사 명단을 자막으로 내보내주기로 했는데 실수로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대학시절, 어머니가 지인에게서 받은 카메라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황 감독은 지난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주부 교실에서 촬영법을 배우신 후 영상을 찍어 틀어주셨는데 신기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학교 축제 등을 찍어 상영하자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다. 영상을 찍는 게 재미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어머니와의 기억을 오징어게임의 마지막 장면에 녹이기도 했다. 상우(박해수)의 “어릴 때, 형이랑 이러고 놀다 보면 꼭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아무도 안 부르네”라는 대사가 그것. 황 감독은 “어머니가 당부하셨던 말들이 내 안에 쌓여 작품 곳곳에 피어났다”고 했다. 이날 박해수와 정호연도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검정색 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박해수는 “어제 숙소에서 오징어게임 팀과 마지막 자리를 하는데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다시 시작일 것 같은 느낌이어서 기대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정호연은 “좋은 추억이었다”며 “오징어게임을 지지해주신 한국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정호연은 에미상 시상식 참가자 중 베스트드레서로 꼽힌 소감을 묻자 “행복합니다”라며 웃었다. 그는 여러 색상의 비즈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조선 시대 쪽머리 가르마에 하는 장신구 ‘첩지’를 떠올리게 하는 꽂 장식을 달아 주목받았다. 한편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정재(50)는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뒤 이르면 18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 감독은 “시상식 후 이정재와 ‘시즌2를 더 잘해서 더 멋진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덕담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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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세대는 홈리스세대…무관심이 빚은 공포 보여주고 싶었다”

    청년 빈곤 문제와 독거노인 문제 등 결이 조금 다른 두 문제를 모두 아우르면서도 그 심각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난제에 창의적인 답안을 내놓듯 등장한 영화가 있다. 15일 개봉한 ‘홈리스’다. 영화는 젊은 부부가 갓 돌이 지난 아들과 찜질방을 전전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남편 한결(전봉석)과 아내 고운(박정연)은 월세 보증금 사기를 당해 돈을 다 잃고 갈 곳 없는 처지. 한결은 배달을, 고운은 전단 배포 알바를 하며 발버둥 쳐보지만 다친 아들 병원비조차 없다. 찜질방에서 분유를 타고 모르는 사람들 틈에 아들을 재우는 부부의 모습은 절망 그 자체다. 벼랑 끝까지 내몰렸을 때 한결이 임시 거처를 마련한다. 평소 자주 초밥 배달을 가며 형광등을 갈아주는 등 도움을 줬던 독거노인 예분(송광자)의 집. 예분이 미국의 아들 집에 가 있는 동안 집에 머물라고 허락해줬단다. 그런데 한시름 놓은 고운과 달리 한결은 뭔가 초조해 보인다. 영화는 임승현 감독(35)의 장편영화 데뷔작. 지난해 50회를 맞은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한국 극영화 중 유일하게 초청되는 등 호평받았다. 영화제 측은 당시 “‘홈리스’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이슈를 흡입력 있게 다루고 있다. 임 감독은 첫 장편 주제 선정에서 신인 감독들을 넘어서는 현명함을 보여줬다”라고 극찬했다. 임 감독은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19세일 때 가세가 기울면서 우리 가족이 찜질방에서 산 기억이 있다. 당시 경험이 영화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집 없는 청년 부부를 주인공을 내세운 것에선 대해 “나도 MZ세대지만 MZ세대의 또 다른 이름은 ‘홈리스 세대’”라며 “정부나 부모의 완벽한 지원 없이는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건 이제 불가능해지지 않았나. 그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영화의 매력은 청년 빈곤과 독거노인 문제를 그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 임 감독은 공포와 스릴러의 장르적 문법을 활용해 긴장감을 조금씩 끌어올리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 방식은 매우 신선하고도 파격적이다. 임 감독은 “어떻게 하면 이 문제들을 가장 흡입력 있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택한 것이 공포-스릴러 장르였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공포·스릴러 장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시각적인 충격을 주는 장면이나 긴장을 고조시키는 음악은 없다. 그는 “그런 장면이나 음악을 넣으면 관객들이 그것에 몰입하게 돼 청년이나 독거노인 문제 등의 메시지가 흐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인공인 청년 부부와 독거노인의 자세한 사연은 나오지 않는다. 이 역시 ‘전략적 생략’이라는 것이 임 감독 설명. 그는 “주인공들이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청년, 독거노인으로 보이길 바랐다”라며 “너무 자세한 사연이 들어가면 영화 속 이야기가 지극히 특수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로 비치면서 논의가 확장되지 못할 것 같았다”라고 했다. “청년 문제든 독거노인 문제든 그 근원은 무관심이라고 생각해요. 무관심이 빚어낸 공포에 대해 말하고 싶었고요. 이 영화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만든 것도 교훈을 주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주변의 누군가에 관심을 갖고 한 번쯤이라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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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비줌인]힘주지 않는 영화의 힘 ‘육사오’

    올해 한국 영화계에서 최대 이변의 주인공을 꼽으라면 단연 ‘육사오’일 것이다. 제작비 50억 원의 이 저예산 코미디 영화는 개봉 전까지만 해도 관심 밖의 비주류였다. 여름 극장가의 관심은 한국 영화 ‘빅4’로 불리는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외계+인’ ‘헌트’에 쏠려 있었다. 호평도 혹평도 ‘빅4’에 집중됐다. ‘빅4’ 대전의 격랑 속에 작디작은 ‘육사오’는 본의 아니게 ‘은밀하게’ 개봉했다. 이 영화가 갈 길은 분명해 보였다. ‘요절복통’ ‘웃음폭탄’ 등의 단어로 관객들을 유혹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개봉과 동시에 사라지는, 수많은 코미디 영화가 걸었던 그 길 말이다. 감독 지인들 정도만 “영화 정말 재밌던데?”라며 어색한 표정으로 위로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기 전까진 그랬다. 그런 ‘육사오’가 일을 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영화는 12일 누적 관객 수 160만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육사오’를 포함해 ‘범죄도시2’ ‘마녀2’ ‘헤어질 결심’ ‘한산: 용의 출현’ ‘헌트’ ‘공조2’가 전부. ‘육사오’는 이 중 유일하게 제작비가 100억 원이 안 되는 영화다. ‘육사오’가 대작 범람 국면에서 명확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아이러니하게도 코미디만 파고든 코미디 영화라는 점이 꼽힌다. 그간 코미디 영화가 숱하게 나왔지만 코미디 한길에만 집중한 영화는 드물었다. 슬로 모션을 더한 신파를 남발하며 웃음으로 시작해 눈물로 끝나는 일부 영화들은 웃으려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당황케 했다. ‘육사오’처럼 남북 분단이 소재라면 말미에 통일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등 거창하게 보이려는 유혹에 빠져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육사오’는 그런 면에서 영리하다. 관객들이 코미디 영화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꿰뚫는다. 말년 병장 천우(고경표)의 1등 당첨 로또 복권이 바람에 날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군 손에 들어간다는 코믹한 설정을 위해 남북 분단을 활용할 뿐 어떠한 정치적 메시지도 던지지 않는다. 남북 군인들이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1등 당첨금 분배 협상을 진행한다는 설정은 일부 관객들에게 또 뻔한 방향으로 빠지겠다는 우려를 하게 했을 것이다. 남북 군인들이 자주 만나며 돈독해지는 장면이 나오는 만큼 눈물의 이별 장면이 나올 것이란 우려 말이다.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애통해하며 오랜 대결을 종식시키고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가자는 식의, 이른바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던지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마저 생기게 하기 딱 좋은 설정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코미디 외에 다른 길을 엿보지도, 섣불리 대의를 논하지도 않는다. 남북 군인들은 비교적 쿨하게 헤어진다. 분단의 현실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영화는 분위기가 진중해질라치면 영화 속 로또처럼 가볍게 날아가며 코미디의 정체성을 되새긴다. 신파로 흐를 조짐이 보일 땐 담담함을 앞세우는 식으로 원천 봉쇄한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황임에도 조금도 황당하지 않다는 듯 연기하는 배우들의 능청스러움이 더해지면서 관객들은 끝까지 웃다가 영화관을 나설 수 있다. ‘육사오’의 흥행은 영화관과 작은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서도 의미가 있다. 팬데믹 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확산되고 영화 관람료가 크게 오르면서 큰 스크린에서 볼 가치가 있는 장면들로 무장한 블록버스터나 액션 영화가 아니면 영화관을 찾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저예산 코미디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할 이유가 없는 대표적인 장르로 여겨졌다. 반면 ‘육사오’를 본 이들은 ‘육사오’를 영화관에서 봐야 가치가 더 높아지는 영화로 평가한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함께 어우러져 웃는 분위기가 좋았다고 입을 모은다. “나는 별로 안 웃겼는데 다른 사람들이 크게 웃어서 같이 웃었다. 관객이 최대한 많은 영화관으로 가시라”는 관람 팁을 내놓기도 한다. 팬데믹 시대 고립을 겪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웃던 예년의 영화관 풍경을 그리워했고, 이런 갈증이 높아진 시기에 개봉한 영화가 ‘육사오’였다는 이야기다. 쓸데없는 힘을 빼며 코미디 영화의 미덕을 보여주는 데 충실했던 ‘육사오’는 흥행에 성공했다. 힘주지 않은 영화의 힘을 보여줬다. 진중한 이야기를 다룬 ‘빅4’ 영화나 OTT가 쏟아내는 디스토피아를 다룬 콘텐츠로 피로감이 누적된 시기에 나온 이 영화는 원초적이고 가벼운 웃음으로 관객들의 복잡하고 심각해진 머리를 비우는 데도 일조했다. 관객들은 어쩌면 영화관에서나마 현실을 망각하게 해주는 소임에 충실한 영화라면 그 스케일을 넘어 기꺼이 지갑을 여는지도 모른다.손효주 문화부 기자 hjson@donga.com}

    •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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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미상 장벽 깬 K드라마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비영어 드라마 최초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지닌 에미상을 수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12일(현지 시간)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황동혁 감독(51)이 감독상을, 배우 이정재(50)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세계 드라마 역사를 다시 썼다. 앞서 4일 열린 드라마 기술진 등에 대한 에미상 시상식에서 게스트 여배우상(이유미), 스턴트 퍼포먼스상 등 4개 상을 받은 데 이어 감독상,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오징어게임은 에미상 6관왕에 올랐다. 2020년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지난해 그룹 방탄소년단의 빌보드·아메리칸뮤직어워즈 수상에 이어 오징어게임까지 에미상을 받으면서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장르별 상을 휩쓸며 주요상 수상 퍼즐을 완성했다.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 1화 ‘무궁화 꽃이 피던 날’로 아시아 국적 감독 최초로 에미상 감독상을 받았다.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 “에미상 14개 후보에 오른 뒤 사람들은 내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나 혼자 만든 역사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이 역사를 만든 것”이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황 감독은 함께 후보에 오른 미국 HBO ‘석세션’의 마크 마일러드, 애플TV플러스 ‘세브란스: 단절’의 벤 스틸러 등 쟁쟁한 감독들을 모두 제쳤다. 이정재 역시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특히 그는 올해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자신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석세션’의 제러미 스트롱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꺾고 상을 차지했다. 이정재는 영어로 짧게 소감을 밝힌 뒤 우리말로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과 기쁨을 나누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도 “언어가 다르다는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성기훈’(이정재 배역)의 수상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날 외신도 시상식 결과를 앞다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거둔 오징어게임이 에미상 역사를 다시 썼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오징어게임이 최초의 비영어 수상작이 되면서 74년 역사의 에미상에서 엄청난 승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축전을 보내 “불평등과 기회의 상실이라는 현대 사회 난제에 대한 치밀한 접근과 통찰이 세계인의 큰 공감을 얻었다”며 축하했다.“자본주의 묵직한 풍자”… 74년 에미상, 非영어 작품에 문열다 ‘오징어게임’ 美에미상 새 역사황동혁 “비영어 마지막 수상 아니길”‘빈부격차 심화’라는 사회적 메시지… 세련되고 과감한 연출에 세계 공감黃 “올림픽 아닌데 국가대표된 느낌, 오징어게임2로 작품상에도 도전” “오징어게임이 에미상을 받은 마지막 비영어 드라마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의 에미상 수상 역시 마지막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고요.” 12일(현지 시간) 에미상 시상식이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 ‘오징어게임’으로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이 영어로 소감을 밝히자 객석에선 웃음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1949년 시작된 에미상 역사상 비영어 드라마가 에미상을 수상한 건 처음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오랜 세월의 승리-2022 에미상에서 가장 놀라운 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오징어게임의 역사적인 승리”라고 보도했다. 황 감독은 시상식에서 “역사를 만든 건 오징어게임의 문을 연 바로 여러분이고 여러분이 나를 오늘 여기 에미상에 초대해줬다”며 세계 시청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뒤이은 기자간담회에서도 “영어가 아닌 드라마로 처음 에미상의 벽을 넘었다”며 “올림픽이 아닌데 국가대표가 된 느낌”이라며 기뻐했다. 황 감독에 이어 아시아 국적 배우로는 처음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영어로 “매우 감사하다”고 연이어 말한 그는 “황 감독이 현실 문제들을 멋진 각본과 비주얼로 스크린에 옮겨줬다”며 고마워했다. 이날 이정재는 정호연과 함께 버라이어티 스케치 시리즈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무대 한쪽에는 드라마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 나온 영희 인형이 놓여 있었고, 이를 본 이정재와 정호연은 게임을 하듯 잠시 멈춰서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해 9월 17일 ‘오징어게임’이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되자 세계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공개 후 28일간 ‘오징어게임’의 시청 시간은 16억5000만 시간. 세계인 3명 가운데 1명이 오징어게임을 1시간 이상 시청한 셈이다. 2위인 미국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4’(13억5200만 시간), 3위인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 파트5’(7억9200만 시간)를 압도한다. 오징어게임은 현재 시즌2 제작이 진행 중이고 드라마가 공개된 9월 17일을 LA시가 ‘오징어게임의 날’로 지정하는가 하면 넷플릭스가 리얼리티쇼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 제작을 발표하는 등 파급력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김숙영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극학과 교수는 “지금도 미국에서는 오징어게임에 나온 게임을 직접 해보거나 디자인을 따라하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평서 ‘서바이빙 스퀴드 게임’을 집필한 그는 “미국에서 가난을 표현하는 방식은 홈리스를 통한 방식이 많은데 오징어게임은 친숙한 주제로 낯선 시공간에서 신선함과 재미를 더했다”고 평가했다. 드라마에 담긴 메시지가 묵직했던 점 역시 에미상이 오징어게임을 선택한 요인으로 꼽힌다. 빈부격차가 심화되며 절망에 빠진 시대를 세련되면서도 과감한 방식으로 그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미국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국가지만 이에 대한 풍자가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만큼 잘 드러난 작품은 정작 미국에 없었다”며 “에미상은 감독의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예술적 성취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황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팬데믹을 겪고 있는 와중에 빈부격차, 자본주의 사회가 갖는 문제점 등을 지적한 주제의식에 (세계인이) 공감했던 것 같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징어게임이 다룬 문제는 국제적인 인플레이션과 겹쳐 세계에 메아리쳤다”고 수상 이유를 분석했다. 작품상은 ‘석세션’에 돌아갔다. 황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오징어게임 시즌2로 작품상을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로스앤젤레스=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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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주의 묵직한 풍자”… 74년 에미상, 非영어 작품에 문열다

    “오징어게임이 에미상을 받은 마지막 비영어 드라마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의 에미상 수상 역시 마지막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고요.” 12일(현지 시간) 에미상 시상식이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 ‘오징어게임’으로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이 영어로 소감을 밝히자 객석에선 웃음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1949년 시작된 에미상 역사상 비영어 드라마가 에미상을 수상한 건 처음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오랜 세월의 승리-2022 에미상에서 가장 놀라운 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오징어게임의 역사적인 승리”라고 보도했다. 황 감독은 시상식에서 “역사를 만든 건 오징어게임의 문을 연 바로 여러분이고 여러분이 나를 오늘 여기 에미상에 초대해줬다”며 세계 시청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뒤이은 기자간담회에서도 “영어가 아닌 드라마로 처음 에미상의 벽을 넘었다”며 “올림픽이 아닌데 국가대표가 된 느낌”이라며 기뻐했다. 황 감독에 이어 아시아 국적 배우로는 처음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영어로 “매우 감사하다”고 연이어 말한 그는 “황 감독이 현실 문제들을 멋진 각본과 비주얼로 스크린에 옮겨줬다”며 고마워했다. 이날 이정재는 정호연과 함께 버라이어티 스케치 시리즈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무대 한쪽에는 드라마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 나온 영희 인형이 놓여 있었고, 이를 본 이정재와 정호연은 게임을 하듯 잠시 멈춰서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해 9월 17일 ‘오징어게임’이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되자 세계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공개 후 28일간 ‘오징어게임’의 시청 시간은 16억5000만 시간. 세계인 3명 가운데 1명이 오징어게임을 1시간 이상 시청한 셈이다. 2위인 미국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4’(13억5200만 시간), 3위인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 파트5’(7억9200만 시간)를 압도한다. 오징어게임은 현재 시즌2 제작이 진행 중이고 드라마가 공개된 9월 17일을 LA시가 ‘오징어게임의 날’로 지정하는가 하면 넷플릭스가 리얼리티쇼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 제작을 발표하는 등 파급력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김숙영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극학과 교수는 “지금도 미국에서는 오징어게임에 나온 게임을 직접 해보거나 디자인을 따라하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가난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대개 홈리스가 주인공인데 오징어게임은 친숙한 주제로 낯선 시공간에서 신선함과 재미를 더했다”고 평가했다. 드라마에 담긴 메시지가 묵직했던 점 역시 에미상이 오징어게임을 선택한 요인으로 꼽힌다. 빈부격차가 심화되며 절망에 빠진 시대를 세련되면서도 과감한 방식으로 그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미국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국가지만 이에 대한 풍자가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만큼 잘 드러난 작품은 정작 미국에 없었다”며 “에미상은 감독의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예술적 성취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황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팬데믹을 겪고 있는 와중에 빈부격차, 자본주의 사회가 갖는 문제점 등을 지적한 주제의식에 (세계인이) 공감했던 것 같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징어게임이 다룬 문제는 국제적인 인플레이션과 겹쳐 세계에 메아리쳤다”고 수상 이유를 분석했다. 작품상은 ‘석세션’에 돌아갔다. 황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오징어게임 시즌2로 작품상을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로스앤젤레스=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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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노키오, CG로 재탄생… 생생해진 환상세계

    1940년 디즈니가 내놓은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피노키오’가 실사 영화로 리메이크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8일 공개한 ‘피노키오’다. 이번 작품은 피노키오를 만든 할아버지 제페토 역을 톰 행크스가 맡은 것부터 화제였다. 온화한 성품의 제페토로 분한 그에게선 전작 ‘엘비스’의 악마 매니저 톰 파커가 조금도 떠오르지 않는다. ‘천의 얼굴’이란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라 해도 될 정도. 아역배우 벤저민 에번 에인즈워스가 표현한 피노키오의 천진난만한 목소리 연기도 인상적이다. 컴퓨터그래픽(CG) 기술로 탄생한 피노키오는 원작 애니메이션을 뛰어넘어 실제 아이처럼 생생하다. 영화는 원작의 큰 줄기를 따라가면서도 일부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했다. 제페토 작업실 벽면 한가득 걸린 뻐꾸기시계의 캐릭터들은 백설 공주, 말레피센트 등 디즈니와 역사를 함께한 유명 캐릭터로 가득했다. 피노키오가 마부의 꼬임에 빠져 ‘오락의 섬’에 가서 먹는 것도 원작에선 맥주였지만 음료로 바뀌었다. 피노키오가 수위 높은(?) 비행을 저지르던 원작과 비교하면 순화된 부분이 많다. 피노키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백인 요정을 흑인 여배우(신시아 어리보)가 맡은 건 현지에서 다소 논란이 이어지는 분위기. 어색하고 무리한 캐스팅이었다는 지적과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단 옹호가 맞서고 있다. 연출은 ‘백 투 더 퓨처’(1987년) 시리즈를 비롯해 ‘포레스트 검프’로 1995년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상(톰 행크스), 감독상 등을 휩쓴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맡았다. 원작 애니메이션에 처음 등장해 이젠 디즈니 영화 오픈 음악으로 자리 잡은 불후의 명곡 ‘When You Wish Upon a Star’는 이번에도 주제곡으로 사용돼 동화 세계로 이끈다. 피노키오의 양심 역할을 하는 귀뚜라미 지미니 목소리를 맡은 조지프 고든레빗, 마부 역의 루크 에번스 등 쟁쟁한 배우들의 활약도 관람 포인트. 다만 환상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기에 스마트폰 화면은 너무 작다. 이왕이면 대형 TV 같은 큰 화면으로 보길 권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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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사영화로 탄생한 추억 속 애니 ‘피노키오’

    1940년 디즈니가 야심 차게 내놓은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은 ‘피노키오’였다. 1883년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콜로디(1826-1890)가 발표한 동화를 미국식으로 각색한 뒤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자 엄청난 찬사가 이어졌다. 머릿속에서 막연하게 떠올리던 '동화 속 세계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에 감탄이 이어졌다.그리고 82년 뒤인 올해, 이 클래식 애니메이션이 다시 한번 관객들을 찾아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8일 공개한 실사영화 ‘피노키오’가 그 주인공. ‘라이언 킹’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의 실사화가 잇따르는 가운데 과연 피노키오는 어떤 모습으로 되살아났을지를 두고 관심이 높다.영화는 나무 인형 피노키오를 만든 백발의 곱슬머리 '제페토 할아버지' 역을 톰 행크스가 맡은 것부터 관심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온화한 성품의 제페토로 변신한 모습에선 행크스가 전작 ‘엘비스’에서 맡았던 악마 매니저 ‘톰 파커’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천변만화하는 연기자에게 주어지는 ‘천의 얼굴’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아역배우 벤저민 에반 아인스워스의 피노키오 연기도 주요 관람 포인트. 컴퓨터그래픽(CG) 기술과 실사를 섞어 탄생한 주인공 피노키오는 82년 전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시공간을 넘어 그대로 튀어나온 듯하다. 실제 배우가 연기한 만큼 움직임은 진짜 아이처럼 자연스럽다. 실사와 CG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자연스럽게 뒤섞이는 모습은 헐리우드의 발전된 기술을 제대로 보여준다. 원작 애니메이션의 큰 줄기를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일부 장면은 달라진 시대상 등도 반영했다. 압권은 제페토의 작업실 벽면 한가득 걸린 뻐꾸기시계들이 일제히 시간을 알릴 때 튀어나오는 캐릭터들. 백설 공주와 말레피센트 등 디즈니의 유명 캐릭터들이 깜짝 출연했다. 1937년 디즈니 첫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 공주’ 이래로 디즈니 역사를 함께 한 캐릭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피노키오가 마부의 꼬임에 빠져 ‘오락(pleasure)의 섬’에 간 뒤 마시는 것도 원작에선 맥주였지만 음료로 바뀌었다. 원작에서 피노키오가 유혹에 빠져 담배를 피우던 장면도 빠졌다. 수위 높은 비행을 저지르던 피노키오가 상당히 순화된 편이다. 원작에서 “진짜 아이가 되게 해 달라”는 제페토의 소원을 듣고 피노키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금발의 백인 요정 역할이 흑인 여성(신시아 에리보)으로 바뀐 건 현지에서 말들이 많다. 디즈니가 정치적 올바름을 의식해 캐스팅에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과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한 올바른 캐스팅이었다는 여론이 충돌하고 있다.영화는 ‘백 투 더 퓨처(1987년)’ 시리즈를 연출하고 ‘포레스트 검프’로 1995년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상(톰 행크스), 감독상 등 주요 상을 휩쓸었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연출했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처음 등장해 지금껏 디즈니 영화의 오픈 음악으로 쓰이는 불후의 명곡 ‘When You Wish Upon a Star’는 이번 영화에도 주제곡으로 그대로 쓰였다. 시청자들을 동화 속 세계로 몰입하는데 큰 역할을 해낸다. 피노키오의 양심 역할을 하는 귀뚜라미 지미니 목소리로 열연한 조셉 고든 레빗, 마부 역으로 출연한 루크 에번스 등 쟁쟁한 헐리우드 배우들의 활약도 관람 포인트. 다만 동화 속 세계에 온전히 빠져들기에는 스마트폰 화면은 다소 작은 느낌. 이왕이면 대형 TV 등 큰 화면으로 보길 권한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 202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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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두기 없는 ‘영화의 바다’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축소 운영됐던 부산국제영화제(BIFF·부국제)가 영화관 내 좌석 간 거리 두기를 모두 없애는 등 3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다음 달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열리는 제27회 부국제는 팬데믹 이전의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중화권 스타 배우 량차오웨이가 자신의 출연작 6편을 들고 부산을 찾고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가 대거 상영되는 등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부국제 집행위원회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7회 영화제 개최 계획을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개막작은 이란의 하디 모하게흐 감독 작품인 ‘바람의 향기’가 선정됐다. 이란의 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반신 장애가 있는 아버지가 전신마비 아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삶을 그린 작품이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모하게흐 감독은 부국제와 영화 이력을 함께해 온 아시아 차세대 거장”이라며 “‘바람의 향기’는 작고 고요하지만 어마어마한 감동과 울림을 주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작품은 개막작을 비롯해 71개국 243편. 팬데믹 이전 300여 편에 비해선 여전히 적지만 지난해 70개국 223편, 2020년 68개국 192편과 비교하면 소폭 늘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량차오웨이가 선정됐다. 량차오웨이는 ‘화양연화’ ‘해피투게더’ ‘무간도’ 등 자신이 선정한 대표작 6편을 상영하는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에도 참석해 관객들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부국제는 지난해 OTT 드라마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온 스크린’ 부문을 신설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엔 3편을 상영했지만 올해는 9편으로 크게 늘렸다. ‘온 스크린’은 OTT의 확산으로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부문이다. 이번엔 영화 ‘왕의 남자’(2005년)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 티빙의 ‘욘더’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의 ‘커넥트’, 넷플릭스의 ‘썸바디’ 등 국내외 9개 작품이 공식 공개 전 부국제를 통해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6·25전쟁 당시 제작돼 실제 전투 장면이 담긴 영화 ‘낙동강’(1952년)도 특별 상영된다. 최근 원본 필름이 발굴돼 복원을 마친 이 영화는 부국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14일 상영되는 폐막작으로는 일본 이시카와 게이 감독이 연출한 ‘한 남자’가 선정됐다. 2018년 요미우리 문학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싶은 욕망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담아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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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조위와 함께 돌아온 부산국제영화제…3년 만에 정상개최

    팬데믹으로 축소 운영됐던 부산국제영화제(BIFF·이하 부국제)가 영화관 내 좌석 간 거리두기를 모두 없애는 등 3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예년 모습으로 돌아오는 부국제는 중화권 스타 배우 량차오웨이(양조위)가 자신의 출연작 6편을 들고 부산을 찾고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가 대거 상영되는 등 다양한 볼거리로 행사로 가득 차 있다. 부국제 집행위원회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7회 영화제 개최 계획을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우선 개막일인 다음달 5일 공개되며 영화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으로는 이란의 하디 모하게흐 감독 작품 ‘바람의 향기’가 선정됐다. 이란의 한 시골 마을이 배경인 이 영화는 하반신 장애가 있는 남자가 전신마비 상태인 아들을 돌보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장애인들이 서로를 돕는 소소한 연대의 이야기를 그린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선정 배경을 두고 “모하게흐 감독은 부국제와 영화 이력을 함께해 온 아시아 차세대 거장”이라며 “‘바람의 향기’는 작고 고요하지만 어마어마한 감동을 주는 영화”라고 소개했다.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작품은 개막작을 비롯해 71개국 243편이다. 예년 300여 편에 비해선 여전히 적지만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70개국 223편, 이에 앞선 2020년 68개국 192편과 비교할 땐 소폭 늘었다. 개막식 당일 시상이 진행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량차오웨이(양조위)가 받는다. 량차오웨이는 시상식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화양연화’ ‘해피투게더’ ‘무간도’ 등 자신이 선정한 대표작 6편을 상영하는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에도 참석해 관객들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지난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온 스크린’ 부문을 신설해 큰 화제를 모은 부국제는 이번에는 OTT 드라마 상영작을 지난해 3편에서 9편으로 크게 늘렸다. ‘온 스크린’은 OTT의 확산으로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부문이다. 이번엔 영화 ‘왕의 남자’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인 티빙의 ‘욘더’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의 ‘커넥트’, 넷플릭스의 ‘썸바디’ 등 국내외 9개 작품이 공식 공개 전 부국제를 통해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6·25전쟁 당시 제작됐고, 실제 전투 장면이 담긴 세미 다큐멘터리 영화 ‘낙동강(1952년)’도 특별 상영된다. 최근 원본 필름이 발굴된 뒤 복원이 완료된 ‘낙동강’은 부국제를 통해 관객들과 최초로 만나게 된다. 14일 상영되는 폐막작으로는 일본 이시카와 케이 감독이 연출한 ‘한 남자’가 선정됐다. 2018년 요미우리 문학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싶은 욕망과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담아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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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강수연 추모 홈페이지 개설… 주요 작품-활동 사진 등 담아

    올해 5월 별세한 배우 강수연 씨(사진)를 추모하기 위해 유족이 만든 홈페이지가 최근 문을 열었다. ‘강수연 대한민국의 영원한 배우’라는 글귀와 고인의 생전 사진을 첫 페이지에 담았다. 고인의 프로필과 주요 작품, 수상 이력,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 활동한 모습을 담은 사진 및 일상 사진들을 볼 수 있다. 고인이 잠든 경기 용인공원 묘비에도 추모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QR코드가 새겨져 있다. 한편 11월 열리는 제17회 런던한국영화제에서는 고인의 출연작들이 상영될 예정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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