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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유치원의 이용률을 각각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국공립어린이집·유치원을 새로 지을 안전하고 접근성 좋은 터를 매입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도시에선 빈 땅을 찾기 힘든 데다 인근 민간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은 12.1%, 국공립유치원 이용률은 24.2%다. 이는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국공립어린이집·유치원 이용률(12.0%, 22.1%)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2년까지 각각 27.9%포인트, 15.8%포인트를 끌어올려야 하는 정부는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초등학교 빈 교실을 어린이집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이유다.○ ‘최선책’ 복지부 vs ‘학습권 침해’ 교육계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올해 1월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19대 국회 때도 제출됐다가 폐기됐다. 교육부 관할인 학교에 보건복지부 관할인 어린이집이 들어서는 것인 만큼 부처 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여당과 정부에 따르면 올해 8월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실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를 열었고 수년간 줄곧 반대 입장을 고수해온 교육부도 이견을 내지 않기로 결론 냈다고 한다. 올해 교육부는 이 법안에 대한 의견 제출을 위해 시도교육청을 통해 전국 학교의 빈 교실을 조사했다. 모두 934개로 집계됐다. 이는 각 학교가 앞으로 사용할 예정인 교실을 제외하고 응답한 수치다. 이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유휴교실 실태분석 및 향후 사회변화 분석을 통한 활용 방안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교 3457곳의 유휴교실은 5316개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신축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초등학교 빈 교실 활용이 최선책이라고 강조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국공립어린이집을 하나 세우는 데 평균 17억 원이 들고 땅값이 비싼 서울은 최고 80억 원까지 필요하다”고 밝혔다. 빈 교실을 활용한 경기 안양시 달안어린이집의 경우 4억2000만 원이 든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반면 교육계는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의 관리감독 주체가 달라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문제가 있고, 초등학생 학습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교육계 관계자는 “아이들 수업 중에 영유아들이 울 수 있고, 발달단계가 다른 아이들의 급식도 문제여서 학교로서는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육단체에 이어 30일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이 법안 통과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에는 유보 통합 이뤄지나 다만 빈 교실 활용 방안이 예상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빈 교실은 광주가 186개로 가장 많고 전남(159개) 경기(158개) 전북(144개) 경북(107개) 순이다. 이들 지역은 고령화로 어린이집 수요가 많지 않은 곳이다. 반면 어린이집 수요가 많은 서울은 빈 교실이 27개, 대구 대전 세종 등은 0개였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아 결국 이 법안이 이미 빈 교실을 어린이집으로 활용하고 있는 20여 곳에 법적 근거를 만들어주는 데 그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국공립 시설을 선호하는 부모들은 집 근처 학교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들어서는 것을 크게 반긴다. 지금과 같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려면 유치원과 어린이집 보육을 통합하는 ‘유보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관련 법률(영유아보육법·육아교육법)과 소관 부처(복지부·교육부)가 달라 이용 시간이나 비용, 교원 체계가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이전 정부에서도 유보 통합을 시도했지만 양쪽의 이해관계가 팽팽히 맞서 번번이 실패했다. 문 대통령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격차 완화 등을 중심으로 한 ‘균등한 교육·보육 서비스 제공’을 약속했다. 하지만 문제는 결국 돈이다. 어린이집 교사의 처우와 자질은 유치원 교사에 비해 상당히 낮다. 처우를 개선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대학에 보육교사 전문학과를 만들어 양질의 교사를 배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우경임 woohaha@donga.com·이미지 기자}
지난해 제왕절개수술 건수가 전체 출생아 수 대비 40%를 넘어섰다. 수술당 2명 이상의 다태아가 태어날 경우를 감안하면 전체 출생아의 절반가량이 수술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공단이 30일 발간한 ‘2016년 주요수술통계연보’에 따르면 제왕절개 수술 환자 수는 16만8893명으로 백내장 수술(36만721명), 치핵 수술(18만8862명)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출생아 수는 2011~2016년 47만1265명에서 40만6243명으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왕절개 수술 건수는 16만3113건에서 17만215건으로 늘었다. 박인양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노산으로 고위험 산모가 늘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백내장 수술이 전체 수술 1위를 차지한 것은 고령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33개 주요 수술 환자는 153만 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4만 명 늘었다. 지난해 주요 수술 진료 비용은 비급여를 제외하고 4조9251억 원으로 7년간 연평균 5.7%씩 증가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꼭 고농도 미세먼지가 아니라도 미세먼지(PM10)에 일주일간 노출되면 사망 위험이 3.4%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틀만 노출돼도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 김호 서울대보건대학원 교수팀은 일본·중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한·중·일 28개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와 사망 위험을 분석한 결과 28일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1993~2009년 일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당 7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이상인 날이 이틀 넘게 지속된 날 사고 이외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본의 사망률은 0.68%, 한국 0.4%, 중국은 0.24% 늘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대기환경기준에 따르면 ㎥당 75μg 이상은 보통(80μg 미만)과 같거나 높은 수준이다. 75μg 이상이 최장기간 지속한 때 사망률은 일본이 최장 2.4일로 1.6% 증가, 한국 6.96일로 3.4% 증가, 중국 42.26일로 10.4% 증가했다. 김 교수는 “본 연구결과 동아시아 지역 3개국 모두 미세먼지가 높은 날이 이어지면 미세먼지 농도 자체가 높지 않더라도 추가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건강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미세먼지의 농도뿐 아니라 지속적 노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셰일가스 채굴 현장 물 주입으로 규모 5.6 지진이 발생했다.”(이진한 고려대 지진환경과학과 교수) “지진 규모는 투입하는 물의 양과 정확히 비례한다. 경북 포항 본진 규모(5.4)의 지진이 발생하려면 현 수량의 2000배는 넣어야 가능하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 23일 기상청이 포항 지진의 진앙 및 진원을 수정 발표하면서 포항지열발전소와 지진 발생의 상관관계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진앙이 1.5km 남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발전소의 위치와 한층 가까워졌다. 24일 대한지질학회 등이 주관한 ‘포항 지진 긴급 포럼’에서 이 교수를 비롯해 김광희 부산대 교수 등은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진 계측(1978년) 이래 포항 흥해읍(15일 지진 진앙)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었는데, 지열발전소가 물을 주입한 이후 4개월 만에 규모 2.0∼3.0 지진이 4번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올해 4월 발전소 시범 가동 때 미소(微小)지진이 발생한 것을 두고 한 얘기다. 특히 4월 15일에는 진앙과 가까운 포항 북구 북쪽 8km 지점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났다. 포항지열발전소는 아시아 최초의 비화산지대 지열발전소로 물을 지하 4.3km까지 주입해 지열로 덥힌 뒤 다시 끌어올려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지열발전이 활발한 서구에서는 지진 유발 문제가 여러 번 제기됐다. 2006년 스위스 바젤에서는 지열발전소 건립과 시범 운영 과정에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 정밀조사 끝에 발전소를 폐쇄했다. 하지만 시공사인 ㈜넥스지오 측은 “9월 시범 가동을 멈췄다”며 포항 지진 유발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질자원연구원 송윤호 전략기술연구본부장은 “규모 5.4는 지열발전이 일으키는 미소지진 규모의 1000배가 넘는 에너지”라며 “미국 셰일가스 채굴 당시 주입한 물이 1200만 t인데 포항지열발전소에서 쓴 물은 고작 6000t가량으로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질자원연구원은 1970년대부터 포항 지열을 연구했고 발전소 건립 초기부터 참여해 왔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발전소가 일으킨 미소지진이 포항 본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 지진화산센터 관계자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너지가 모이기보단 흩어진다는 법칙)에 따라 원칙적으로 작은 지진이 큰 지진을 일으킬 수는 없지만 인근 단층의 응력에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우리는 평생 감기에 몇 번이나 걸릴까. 매년 성인은 2∼4번, 어린이는 6∼8번 걸린다. 연평균 3번씩만 걸린다고 가정해도 평생 200번 넘게 걸리는 셈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감기도 염증 부위마다 증상이 다르고 아예 다른 질환인 독감일 수 있다.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치료 방법을 달리 해야 하는 이유다.○ 목감기? 정확한 이름은 ‘인후염’ 감기는 상기도인 코, 인두, 구강, 후두에 걸리는 모든 바이러스성 염증을 일컫는다. 아데노바이러스나 리노바이러스 등 200종 이상의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데 환절기나 겨울철에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사계절 내내 걸릴 수 있다. 감기라고 하면 대부분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나는 증상을 떠올린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목이 아픈 증상과 콧물이 나는 증상은 별개다. 이 중 목이 아픈 것은 상기도 가운데 인두(입과 식도 사이의 통로), 후두(식도 입구에 있으며 성대가 자리함) 점막에 염증이 생긴 인후염(인후두염)이다. 흔히 ‘목감기’라고 알고 있는 질환으로, 건조할 때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인후염에 걸리면 초기에는 목에 이물감, 목마름, 가벼운 기침 같은 증세를 보인다. 심해지면 열과 통증 때문에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가래가 많아지면서 기침을 자주 하게 된다. 목소리는 쉰 것처럼 변한다.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인후염일 경우 일주일가량 앓다가 자연스럽게 낫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세균이나 무리한 성대 사용에 따른 염증이라면 만성일 수 있다. 장기간 공해 물질이나 음주, 흡연에 노출되면 만성화된다. 드물지만 위액이 인두까지 역류한 역류성 인후염은 점막이 커지고 후두 연골 부분에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인후염이 의심되면 의사 처방을 받아 약을 먹거나 안정을 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집 안에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빨래를 걸어 두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고 투병 기간 술과 담배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우리가 감기라고 부르는 것에는 부비동염이나 편도염 등이 있다. 부비동염은 코 안쪽 빈 공간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감기의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흔히 ‘코감기’라고 하는데 심하면 축농증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독감≠독한 감기, 접종으로 예방 △39도 이상의 고열 △오한 △전신 근육통 △두통 △(초기에) 가래 없는 마른기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감기가 아닌 독감일 가능성이 높다.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라 인플루엔자(influenza)라 불리는 다른 질환이다. 인플루엔자는 ‘추위의 영향(influenza di freddo)’이라는 이탈리아 말에서 유래했을 정도로 감기와 달리 계절성이 뚜렷하다. 독감 바이러스는 추운 날씨를 좋아하기 때문에 환절기에서 겨울철로 가는 계절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감기는 전신 증상이 거의 없고 코와 목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독감은 39도가 넘는 고열과 함께 근육통, 소화불량 같은 전신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이것이 끝날 무렵 호흡기 증상으로 이어진다. 심하면 경련, 혼수상태, 급성기관지염, 폐렴을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독감으로 223명이 사망했다. 옥선명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독감은 예방접종을 통해 70∼90%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우선 접종 권장 대상자들은 꼭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 발병 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65세 이상 노인 △생후 6∼59개월 소아 △임신부 △만성 폐·심장질환자 △집단 시설 치료·요양·수용자 △만성 간·신장·신경근육질환자 등이 예방접종 대상자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과 생후 6∼59개월 소아는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건강 상태가 좋은 날, 장시간 기다리지 않는 가까운 병원에서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 접종 후 20∼30분은 몸에 이상이 없는지 잘 살피고 접종 부위 통증, 부종, 근육통, 발열과 같은 경미한 반응은 괜찮지만 고열이나 호흡 곤란, 두드러기, 현기증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아이 몸이 아직 이렇게 따뜻한데, 왜 심장이 멈췄다는 겁니까!” 30대 남성이 이렇게 울부짖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외상소생실(T-Bay)은 적막에 잠겼다. 지난달 높은 곳에서 떨어져 급히 외상센터로 옮겼지만 수술실까지 가지도 못한 채 숨진 다섯 살 아이의 아버지였다. 외상전담(헬기 출동) 간호사 송서영 씨(36·여)가 ‘환자의 가족 앞에서 무너지면 안 된다’며 눈물을 참기 위해 주먹을 꽉 쥐었다. 환자를 옮기다가 무릎에 멍이 든 건 나중에야 깨달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헬기로 환자를 실어 나르며 응급소생술을 하는 송 씨는 이처럼 크고 작은 부상뿐 아니라 정신적인 압박에 시달린다. 최근 귀순 중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극적으로 살려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중증외상센터 간호사 중에는 이송 헬기를 타다가 유산한 사람도 있고, 손가락이 부러져 퇴직한 사람도 있다”며 “환자를 구하기 위해 매일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은 정작 인권의 사각지대에 내던져져 있다”고 토로했다. 이 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중환자실과 일반실에서 일하는 전담 간호사는 125명.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외상 환자 100명을 돌보기 위해 간호사들은 매일 13시간 일하고 11시간 쉬는 맞교대 체제로 일한다. 송 씨는 센터가 생긴 2010년부터 줄곧 이 교수와 함께 사투의 현장을 지켜왔다. 헬기 출동은 항상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다. 경기 평택시의 한 건설 공사 현장에서 떨어진 40대 후반 남성 환자를 데려올 때가 그랬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착용시켰다. 그때 비가 억수같이 내리기 시작했다. 100m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환자를 살리기 위해 다시 헬기를 띄워야 했다. 2003년 외과 중환자실에서 간호사 생활을 시작한 송 씨도 심한 스트레스 탓에 한 차례 병원을 떠난 적이 있다.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2009년 첫아이를 낳고 나니 예전에 돌봤던 환자의 모습이 더 자주 떠올랐다. 갓난아기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30대 남성, 그 아이를 안은 채 눈물 흘리는 아내…. 송 씨는 이듬해 병원으로 돌아왔다. 가장 큰 버팀목은 외상센터 동료들과 두 딸의 존재다. 숨이 거의 남지 않았던 환자를 의료진이 똘똘 뭉쳐 살리고 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응급 환자를 돌보느라 아이들과의 약속을 어겼을 때도 다섯 살 난 둘째의 의젓한 한마디에 간신히 기운을 차린다. “괜찮아 엄마, 사람 살리고 온 거잖아.” ▼ 하루 13시간 사투 벌이는데… 정부는 예산 132억 깎았다 ▼ 중증외상센터는 간호사가 가장 기피하는 근무처다. 인력이 부족해 격무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송 씨처럼 중증외상센터에서 7년 넘게 버틴 간호사는 드물다. 모처럼 지원자가 와도 현실을 마주한 뒤 충격을 받아 사흘 안에 그만두는 사례도 많다. 중증외상센터의 간호사들은 환자를 이송하거나 수술하다가 다치는 일이 잦다. 내부 온도가 180도까지 올라가는 고압 증기 멸균기에서 급히 수술 도구를 꺼내다가 종종 화상을 입는다. 수술 중 환자의 혈액 등을 통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B형 간염, 매독균에 감염되는 일도 흔하다. 어느 날 숨이 차 폐 검사를 받아 보면 환자로부터 결핵이 옮은 상태라는 얘기는 중증외상센터 내에선 화제조차 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의료진은 “HIV 검사 키트 등을 사용한 뒤 건강보험금을 청구하면 ‘불필요한 검사’라는 이유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삭감을 결정하는 일이 잦다”고 한숨을 쉰다. 마음의 상처는 몸의 것보다 더 오래간다. 자신이 돌보던 환자가 끝내 숨지면 자책감이 밀려온다. 환자가 자녀 같은, 혹은 부모와 비슷한 연령대일 땐 더 심하다. 한 권역외상센터는 소속 간호사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위험도를 검사해 보니 상당수는 심리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전국 권역외상센터 9곳의 전담 간호사는 591명이다. 이들은 최대 708명의 환자를 동시에 돌봐야 한다. 모든 간호사가 24시간 근무한다고 가정해도 간호사 대비 환자의 비율이 0.7명인 미국 등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간호사 대비 환자 비율을 중환자실 1.2명, 일반실 2.2명으로 느슨하게 규정한 국내 기준을 지키는 것도 벅차다. 목포한국병원 권역외상센터 중환자실은 전담 간호사(19명)가 병상 수(20개)보다도 적어 7등급으로 나뉜 간호등급 중 6등급을 받았다. 중환자실과 일반실의 간호등급이 전부 1등급인 곳은 아주대병원뿐이다. 전문가들은 간호인력 부족의 핵심 원인으로 정부의 지원 체계가 전혀 없다는 점을 꼽는다.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되면 전담 전문의 1명당 연봉 1억2000만 원을 정부가 지원한다. 하지만 전담 간호사에게 지원되는 인건비는 한 푼도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응급의료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보건복지부의 내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중증외상 전문진료체계 구축, 취약지역 응급의료기관 육성 등에 쓰이는 응급의료 관련 예산이 올해 1250억 원에서 내년 1118억 원으로 삭감됐다. 복지부 전체 예산은 6조5788억 원이나 늘었지만 대부분 아동수당 신설과 기초연금 인상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응급의학과와 외상외과 배정을 기피하는 전공의를 끌어 모으기 위한 ‘전공의 수련보조 수당’ 지원 예산도 30억 원에서 24억 원으로 줄었다. 이국종 교수는 “격무와 신체 및 정신적 피해에 시달리는 중증외상센터 간호사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격무지 기피’ 현상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이미지·김윤종 기자}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본 경북 포항지역 학교 중 정밀 안전점검이 진행 중인 곳이 8개교로 확인됐다. 이 중 흥해초교의 경우 1968년 지어진 본관 건물의 피해가 심각하다. 1차 안전검사에 참여한 이강석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흥해초교 본관의 기둥 대부분이 현재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철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확정되면 지진 피해로 인한 공공건축물 철거 1호”라고 설명했다. 큰 피해를 입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철거는 확정됐다. 근처 대동빌라도 철거 가능성이 높다. 포항시는 23일 “지진으로 3, 4도가량 기운 대성아파트 E동은 붕괴 우려가 있어 우선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동 옆에 있는 D동과 F동은 상대적으로 파손 정도가 덜해 당장 철거할 상황은 아니다. E동에는 60가구가 살고 있는데 대부분 근처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대성아파트는 경북도와 포항시가 철거 대상으로 잠정 분류한 7곳 중 하나다.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도 철거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편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정밀 분석한 결과 포항 지진의 진원 깊이는 당초 발표된 9km보다 얕은 3∼7km인 것으로 드러났다. 진원의 깊이가 얕을수록 지진의 충격은 더 커진다. 진앙의 위치도 남동쪽으로 1.5km 떨어진 지점으로 수정됐다. 당초에는 지진 발생 지점을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으로 북위 36.12도, 동경 129.36도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진앙은 이보다 남동쪽으로 1.5km 아래인 북위 36.109도, 동경 129.366도 지점이라는 것이다.포항=황성호 hsh0330@donga.com / 이미지 기자}

“올해도 은행잎들 강 건너 입양 보냅니다.” 21일 서울 송파구청 자원순환과 담당자가 말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지만 송파구는 2006년부터 12년째 구내에서 수거한 은행잎 20t을 60km 떨어진 ‘북한강 건너 남이섬으로 입양’ 보내고 있다. 강원 춘천 북한강에 위치한 관광명소 남이섬에는 100m 남짓한 길이의 은행나무 길이 있다. 전나무 길과 함께 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길 중 하나다. 하지만 남이섬은 서울보다 북쪽이라 낙엽도 일주일가량 빨리 진다. 관광객들이 가을의 절정에 맞춰 나들이 올 때쯤엔 이미 낙엽이 진 상태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에 은행잎을 오래 두면 짓무르기 일쑤다. 이때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강우현 남이섬 부회장이었다. 서울 송파구에 자택이 있는 강 부회장은 길을 걷다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지는 은행잎을 보고 송파구에 제안을 했다. 어차피 버려질 은행잎이라면 남이섬 은행길에 쓸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구 입장에서는 한 해 소각비용 200여만 원을 아끼면서 처치 곤란이던 낙엽을 관광자원으로 전용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였다. 송파구는 수거한 낙엽 중 양질의 은행잎을 선별해 남이섬으로 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관광객들은 좀 더 오래 아름다운 은행길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남이섬은 고마움의 뜻에서 은행길 이름을 ‘송파은행길’로 명명했다. 송파구는 이 밖에도 수거한 낙엽 600t을 친환경 비료로 만들어 인근 농가에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방법으로 재활용한 낙엽 덕에 아낀 처리 비용이 1억 원에 이른다”고 구 관계자는 밝혔다. 구내 놀이공원에도 낙엽을 인테리어용으로 제공하고 지난해부터는 석촌호수 동호 일대에서 낙엽거리 축제를 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낙엽이 주는 특별한 심리적 안정 효과가 분명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예쁜 것을 떠나서 따뜻하고 낭만적인 느낌을 주는 만큼 관광자원으로서 효용성을 잘 고민해 보면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지자체가 직접 낙엽을 묵힐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부엽토를 생산하는 곳도 많아졌다. 하지만 지자체의 낙엽 활용방안은 대부분 비료 만들기에 머물고 있다. 더 많은 낙엽을 수용하기 위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엄마, 예쁜 낙엽들이 다 쓰레기장에 간대요.” 모든 것은 다섯 살 딸아이의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전날 유치원에서 낙엽 책갈피를 만들었다는 아이는 길쭉한 종이 한 면에 낙엽을 여러 장 이어붙이고 다른 면엔 ‘엄마 사랑해요’라 적어 코팅한 책갈피를 내밀었다. “쓰레기장에 가면 땅에 묻거나 태워서 지구를 아프게” 하기 때문에 책갈피를 만들었다는 게 아이 말이었다. 문득 전국 곳곳에서 모이는 수많은 낙엽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졌다. 정말 다 매립·소각된다면 ‘지구를 아프게’ 할 것 같았다. ○ 가을철 낙엽 많게는 수십만 t 먼저 낙엽의 수거현황을 알아봤다. 사실 낙엽은 지방자치단체의 오랜 골칫거리 중 하나다. 10월∼다음 해 1월 넉 달간 집중적으로 떨어지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수거한 낙엽만 9444t에 이른다. 그나마 이것은 온전히 분리수거한 낙엽 쓰레기 양이다.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담당자는 “많은 낙엽이 생활쓰레기와 섞여 배출되기 때문에 전체 배출량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조경 전문가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가 가을 동안 배출하는 낙엽의 양은 버즘나무(플라타너스)처럼 큰 나무의 경우 최대 50kg으로 추산된다. 전국 가로수 600여만 그루에서 매년 최대 30만 t의 낙엽이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 국민이 엿새 동안 버리는 쓰레기 무게와 같다. 낙엽의 무게가 훨씬 가벼운 점을 감안하면 그 양이 엄청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낙엽은 제때 치우지 않으면 배수로에 쌓여 물 빠지는 길을 막고 길을 미끄럽게 해 보행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많게는 수백 명의 환경미화원을 투입해 수거한다. 무게 대비 부피가 커 옮기고 쌓고 처리하는 일이 만만찮다. 이 때문에 지자체는 가급적 낙엽을 재활용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수거한 9444t 중 4760t이 인근 농가 퇴비로 재활용됐다. 낙엽은 잘 눌러 흙과 섞은 뒤 한곳에 쌓아뒀다가 2년 이상 묵히면 훌륭한 부엽토가 된다. 사료로 쓰는 농가도 있다. 마른 낙엽은 산불의 원인이듯 좋은 불쏘시개이기 때문에 자원회수시설 등에서 바이오에너지 연료로 일부 쓰인다. 하지만 재활용으로 얻는 이익보다 손실이 커 여전히 많은 낙엽이 쓰레기가 되고 있다. 도심 주변에 낙엽을 쌓아두고 묵힐 장소가 마땅찮고 운반비용이 큰 탓이다. 송동명 서울시 조경관리팀장은 “낙엽은 2.5t 트럭에 가득 실어도 500kg이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불순물이 적고 깨끗한 ‘양질의 낙엽’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 낙엽도 재활용 널리 알려야 21일 찾은 서울 창신동 낙엽집하장에는 종로구 곳곳에서 온 낙엽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작업장 관계자가 “엿새간 모은 낙엽”이라고 말했다. 종로구에는 공원이 많아 깨끗한 낙엽이 많이 모이는 지자체에 속한다. 하지만 환경미화원들이 낙엽 마대자루를 뜯자 담배꽁초와 비닐이 많이 보였다. 쓰레기가 많이 섞이면 부엽토로 재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골라내야 한다. 이병대 종로구 청소행정과 주무관은 “낙엽을 모아놨으니 수거해달란 문의가 종종 오지만 불순물 거르는 작업이 너무 고되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는 낙엽을 종량제봉투에 넣어 생활쓰레기와 함께 배출하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40t을 농가비료로 처리했던 영등포구는 올해 전량을 매립지로 보냈다. 지난해까지 낙엽을 받았던 농가에서 불순물 처리가 번거롭다며 받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낙엽이 재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김선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연구관은 "음식물 쓰레기도 동물 사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시민들이 불순물을 넣지 않고 분리 배출 하게 됐다”며 “낙엽의 재활용률도 높이고 활용방안도 확대해 시민들이 ‘낙엽이 어떻게 쓰인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면 보다 양질의 낙엽이 수거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낙엽 봉투를 따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있다. 지자체가 일반가정 낙엽 수거를 꺼리는 이유는 일반인들이 모은 낙엽에 불순물이 많은 데다 일일이 무상수거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쓰레기처럼 전용 쓰레기봉투를 만들면 수거비용도 마련하고 낙엽이 활용 가능한 쓰레기라는 인식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취재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유심히 보니 낙엽을 모아둔 거리 한편에 무심코 뭔가 버리는 행인들을 볼 수 있었다. 쓰레기를 모아둔 곳인 줄 아는 것 같았다. 집에 가면 딸아이에게도 꼭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낙엽은 쓰레기가 아니라 다시 쓰일 수 있는 자원이란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배관도 안 터지고 주변에 물도 없는데 정말 미스터리입니다.” 20일 장비를 동원해 운동장을 파헤친 경북 포항시 창포중학교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포항시 북구의 이 학교는 부산대 연구팀이 지진 다음 날인 16일 운동장에서 액상화 추정 현상(샌드 볼케이노)을 발견한 곳이다. 동아일보 보도(11월 20일자 A5면) 뒤 학부모와 언론의 문의가 빗발치자 학교 측은 “지하 배관 누수일 것”이라며 물이 나온 부분의 땅을 팠다. 하지만 배관은 멀쩡했다. 학교 측은 액상화 현상인지 부산대 연구팀에 자문하기로 했다. 당초 진앙 3km 이내 농지에서 보고됐던 액상화가 포항 도심은 물론이고 도시 전역에 걸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진앙에서 10km 넘게 떨어진 해안가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당장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점을 골라 정밀조사를 시작했다. 21일까지 액상화 의심 현상이 보고된 곳은 수백 곳에 이른다. 진앙인 포항시 흥해읍 용천리 반경 3km 내 농지에서만 200여 곳이 발견됐고 4∼5km 떨어진 논은 물론이고 7∼8km 떨어진 북구의 포항고와 창포중, 13km 떨어진 남구 송도동 해안가까지 의심 현상이 나타났다. 12월 개통할 예정인 포항∼영덕 동해선 철도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서도 액상화 현상이 관측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시추장비를 1대씩 투입했다. 장비 수와 조사 시간도 한정되고 포항의 지질도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점 일부만 시추할 예정이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포항고와 창포중 운동장도 “이미 며칠이 지나 흔적이 많이 사라졌고 범위도 좁아 육안 조사만 하고 시추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9일과 20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3.0 이상의 여진이 잇달아 발생했다. 여진이 점차 줄어들던 상황에서 갑작스레 강한 여진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때처럼 일주일여 뒤 본진(本震) 못지않은 여진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23일 전후가 고비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 45분 47초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깊이 9km)에서 규모 3.5의 여진이, 약 6시간 뒤인 20일 오전 6시 5분 15초 북구 북쪽 11km 지역(깊이 12km)에서 규모 3.6의 여진이 연이어 일어났다. 특히 20일 여진은 최대 진도가 5에 이르렀다.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질 정도의 진동이었다. 최근 포항 여진은 줄어드는 추세였다. 규모 2.0 이상 여진은 △15일 33회 △16일 16회 △17일 3회로 꾸준히 감소하다가 18일에는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주 지진 당시에도 여진 횟수가 줄다가 갑자기 일주일 만에 강한 여진이 찾아왔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지진이 줄어든 기간 힘을 응축했다가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발생한 여진의 강도는 포항이 경주 지진 때보다 작다. 발생 엿새째까지 규모 2.0 이상 여진도 포항 58회, 경주 101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포항 지진의 진원이 얕고 지반이 약해 여진 규모가 작더라도 피해는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행정안전부 활성단층조사단 관계자는 “액상화(지진으로 땅이 물렁해지는 현상)가 진행된 지반에 지진이 닥치면 큰 피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지난 주말 한겨울 같은 강추위가 한반도를 덮쳤다. 이번 추위는 화요일 오전까지 이어지다 오후부터 누그러질 예정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인 23일 목요일에는 다시 기온이 떨어진다. 주말 전국 대부분 내륙지역의 아침 기온이 영하를 기록하며 올가을 최저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8일 영하 4.0도를 기록해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고 19일 다시 영하 6.6도까지 떨어지며 하루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1월 서울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5.9도인 점을 감안하면 11월 중순에 한겨울보다 추운 추위가 닥친 셈이다. 울산에선 18일 밤, 부산과 창원은 19일 아침 첫 얼음이 관측됐다. 북쪽에서 내려온 차가운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으면서 곳곳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았다. 기상청은 20일에는 기온이 조금 올라가겠지만 중부지방과 남부내륙 아침 기온이 여전히 영하권에 들어 춥겠고 낮 기온도 평년보다 낮아 쌀쌀하니 건강관리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20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도, 양주 영하 9도, 충주와 세종 영하 5도, 전주와 경주 0도로 예보됐다. 추위는 화요일 오후부터 풀렸다가 목요일부터 다시 떨어질 예정이다. 20일 날씨는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이 많고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나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 서울 경기북부 강원영서중북부에서는 오후 한때 눈이 오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예상강수량은 경기북부 강원영서중북부 제주도산지 1cm 내외, 서울은 1cm 미만이다. 일부 지역은 눈이 쌓이면서 도로가 미끄러울 수 있어 교통안전에 유의해야겠다. 서울과 경기 강원 경상도 일부 지역에서는 건조 특보가 발효됐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경북 포항 지진으로 도심 학교의 지반까지 물렁해지는 ‘액상화(液相化)’ 현상이 관측된 것으로 드러났다. 진앙 주변 농지가 아닌 도심 지역에서 액상화 추정 현상이 보고된 것은 처음이다. 행정안전부 활성단층조사단 소속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교수 연구팀은 19일 동아일보에 포항고와 창포중학교 등 일부 학교 운동장에서 물이 솟아 흙이 봉긋하게 올라오는 ‘샌드·머드 볼케이노(모래·진흙 분출구)’ 추정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지진 다음 날인 16일 찍은 사진을 보면 운동장의 일부 흙이 봉긋 올라 있고 주변으로 물이 흐른 흔적이 보인다. 이런 분출구는 액상화의 대표적 증표다. 연구팀 관계자는 “진앙으로부터 다소 거리가 있고 (분출구의) 규모가 작아 지하 상태를 추가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 지역 200여 곳 액상화 관측 액상화란 지진으로 지반이 흔들리면서 지하 모래층에 지하수 등이 유입돼 땅이 물처럼 물렁해지는 현상이다. 지반이 늪과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손 교수팀은 “19일까지 포항 지진의 진앙인 북구 흥해읍 용천리 반경 3km 내에서 액상화를 입증하는 지하수 유출과 샌드·머드 볼케이노 200여 곳을 발견했다”며 “일부 분출구는 물이 많이 흘러나와 반경이 7m에 달했다”고 말했다. 액상화가 발견된 지역은 대부분 농지다. 요양병원과 도로, 주택가 등 일부 도심 지역에서도 발견됐지만 도심 지역은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 농지처럼 즉각 액상화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런 가운데 진앙에서 7∼8km 떨어진 학교 운동장에서 액상화 추정 현상이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다. 손 교수는 “진앙에서 13km가량 떨어진 곳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측됐다는 제보가 있어 20일 현장 조사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은 신생대 3기(마이오세) 때 동해에 가라앉아 퇴적층을 형성했다가 1200만 년 전 양산단층을 따라 다시 융기한 비교적 신생지층으로 구성돼 있다. 지층의 암편(얇게 자른 암석)은 손으로 누르면 부스러질 정도로 약하다. 또 포항 지역은 지하수가 많고 그 깊이도 얕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액상화로 인한 지반 침하의 위험성이 다른 지역보다 큰 셈이다. 도심 지역에서도 액상화 현상이 관측됐다면 그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지진 직후 나타난 지표 균열이 액상화에 의한 것인지도 정밀 분석이 요구된다. 활성단층조사단 총괄팀장을 맡고 있는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액상화가 진행되면 땅이 팽창해 2차적으로 균열이 일어나는데 지진에 의한 1차 피해인지, 액상화로 인한 2차 피해인지 추가 조사를 해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지진에 의한 파열이라면 인근 단층과 지표 성향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지진 원인 두고 오락가락한 기상청 애초 이번 지진을 주향이동(평행이동) 단층에 의한 지진이라 밝힌 기상청은 이날 ‘주향이동 단층 성향을 지닌 역단층 지진’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역단층 성향이 강하다’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분석 결과가 국내에 보도된 지 이틀 만이다. 역단층 지진은 지각이 사면을 타고 올라갔다가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지진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 직후 추정한 것과 상세 분석 결과는 다를 수 있다”며 “상세 분석 결과 역단층 성향이 좀 더 큰 것으로 나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지질 전문가들은 “지진 직후 나온 단층면 분석 결과를 보면 누가 봐도 역단층 지진”이라며 기상청의 해명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단층 전문가는 “지진 계측과 방재 업무를 맡고 있는 기상청에는 지질·단층 전문가가 없다”며 “정확한 분석 없이 지진 원인을 발표해 괜한 혼선을 야기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5일 오후 2시 29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났다.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난 지 불과 1년 2개월 만이다. 우리나라 현대 지진 계측 사상 경주 지진에 이어 두 번째 큰 규모다. 기상청은 이날 전진(前震)과 여진(餘震)을 포함해 포항에서 하루 새 30번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지진은 규모 2.2로 오후 2시 22분 32초 포항 북구 북쪽 7km 지역에서 일어났다. 12초 뒤 포항 북구 북서쪽 7.4km 지역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전진이 있은 지 7분 뒤인 오후 2시 29분 31초에 포항 북구 북쪽 9km 지점에서 경주 지진에 육박하는 규모 5.4의 본진이 일어났다. 경주 지진 때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진원의 깊이가 9km에 불과해 지표면에서 느끼는 강도는 경주 지진만큼 셌다. 이날 체감진도는 최대 6으로 경주 지진 때와 같은 수준이었다. 경주 지진 당시 발생 진원 깊이는 15km였다. 본진 뒤에도 규모 2.0 이상의 여진이 오후 11시 현재 31번 이어졌다. 지진은 인근 지역은 물론 서울(체감진도 2)을 포함한 전국에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피해가 잇따랐다. 벽돌과 건물 외장재 등에 부딪혀 15명이 다쳤다. 진앙과 가까운 포항 북구 한동대에선 건물 외벽이 붕괴돼 차량 8대가 파손되고 학생과 교직원 수백 명이 대피했다. 또 포항 일대에선 화재 7건이 발생했다. 원자력발전소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국수력원자력은 밝혔다. 포항시 인근에는 월성 1∼4호기 등 12기가 위치해 있고, 이 중 6기가 가동 중이다.이미지 image@donga.com·이유종 기자}
15일 오후 2시 29분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은 지난해 9월 12일의 경북 경주 지진과 비슷한 규모지만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지진 규모는 포항이 5.4로 5.8이었던 경주 지진보다 작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단순히 에너지만 비교하면 4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항 지진의 발생지 깊이는 9km로 경주 지진(15km) 때보다 얕아 지표면에서 느끼는 강도는 비슷했다. 이날 지진의 진도는 최대 6으로 경주 지진 당시 최대 진도와 같았다. 규모는 지진의 절대적 강도(强度)를 뜻하고, 진도는 지질과 깊이, 거리 등에 따라 느끼는 상대적 강도다. 경주 지진은 2016년 9월 12일 오후 7시 44분 규모 5.1의 강한 전진(前震)이 발생한 뒤 48분이 지난 8시 32분 규모 5.8의 본진이 이어졌다. 반면 포항 지진은 작은 규모의 전진이 연이어 발생한 뒤 곧바로 규모 5.4의 본진이 발생했다. 규모 4.0 이상의 여진도 약 2시간 뒤 바로 일어났다. 경주의 경우 규모 4.0 이상 여진은 일주일 뒤에야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포항의 지반이 경주보다 약해 지진 패턴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11시 현재 포항에서는 규모 2.0 이상 여진만 30번 발생했다. 기상청은 40여 km 떨어진 두 도시의 지진을 두고 ‘별개 지진’으로 보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두 지진은 모두 활성단층이 아니다”며 “다른 단층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이번 지진이 경주 지진의 원인으로 추정된 양산단층의 가지지층인 장사단층에서 일어났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진의 직접적 원인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지만 기본적으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올해 기상청이 지진 연락체계를 개선해 긴급재난문자 대응은 지난해보다 빨라졌다. 이날 기상청의 긴급재난문자는 본진 발생 19초 만에 도착했다. 경주 지진 때는 27초가 걸렸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 활동, 문화 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 31조 내용이다. 인성과 지능 발달이 활발히 일어나는 아동기에 놀이는 중요한 교육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동 다수는 초등학교 입학 전후부터 충분히 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입학 전후 아동을 조사한 결과 아버지와 노는 시간보다 사교육에 보내는 시간이 더 길었다. 그나마 놀이시간 대부분은 TV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사용하는 데 썼다. 육아정책연구소 조숙인 부연구위원이 15일 ‘제1차 육아선진화 포럼’에서 발표한 ‘아동의 놀 권리 강화를 위한 지역사회 환경 조성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초등학교 입학 전후 아동의 놀이시간은 하루 5시간 이상이었다. 만 3∼5세 유아와 초등학교 1∼3학년 아이를 둔 어머니 706명에게 설문한 결과 유아의 놀이시간은 평균 343분,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은 306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동들은 놀이시간 대부분을 컴퓨터와 TV, 휴대전화 등을 사용하는 데 쓰고 있었다. 놀이시간 중 미디어 이용시간은 유아 167분,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 186분으로 전체 놀이시간의 절반가량이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유아보다 전체 놀이시간이 적은데도 휴대전화 등의 이용 시간은 더 많아 놀이시간의 60.8%를 차지했다. 그나마 이런 기기를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도 놀이공간과 대상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놀이공간은 대부분 집(72.7%)이었고 그 대상은 어머니이거나 형제자매였다. 특히 아버지가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은 주당 320분(5.3시간)으로 아동의 사교육 시간(주당 5.77시간)보다 짧았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의 놀이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교육당국과 지역사회 등 전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시도교육청과 지역사회가 합심해 교육과정 중 아동의 놀이시간을 늘리고 안전하게 놀이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빠와의 놀이시간을 늘리는 방안으로는 교육과정 내 아빠와 함께 이수할 수 있는 놀이시간을 늘리거나 지역사회에서 가족 중심의 주말 놀이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의 방안이 있다. 최근 지자체를 중심으로 주말에 아빠들이 참여할 수 있는 놀이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퇴근 후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그날 하루 일과를 묻는 식으로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라고 조언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지난해 경주 강진에 버금가는 지진이 포항에서 발생했다. 15일 오후 2시 22분 32초 포항 북구 북쪽 7km 지역과 북서쪽 7.4km 지역에서 규모 2.2와 2.6의 전진이 발생한 후 2시 29분 경 지난해 경주 지진(5.8)에 육박하는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포항 북쪽 7km 지역에서 다시 3.6 규모의 여진이 발생했다. 포항 일대에는 가정과 상점에서 책꽂이와 진열 물품이 쏟아져 내리고 점포 유리창이 깨졌으며 공사 중인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속속 신고되고 있다. 서울은 물론 경기 북부 지역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이번 지진은 경주 여진이 아닌 별개의 지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분석관은 “다른 단층에서 난 지진으로 보이며 원인과 정확한 위치는 추후 분석해봐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 지진과 양상도 조금 달라. 경주는 전진과 본진의 규모 차이가 크지 않았던 데 반해 포항 지진은 규모 2 수준의 전진이 발생한 뒤 규모 5의 지진이 일어나고 이후 규모 3대의 여진이 이어졌다. 2016년 9월 12일 경주 지진은 본진 규모가 5.8로 관측(1978년) 이래 최강의 지진으로 기록돼 있다. 역사적 기록을 봐도 수백 년만에 한 번 나올만한 지진이었던 것으로 당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들은 “내 인생에 이런 지진을 겪어볼 줄은 몰랐다”고 할 정도의 지진이 경북지역에서 1년 만에 다시 일어난 셈이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전국 건설기계의 80%가 운행 중 배출가스를 규제하는 제도가 없어 미세먼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건설기계는 도로용 3종(덤프트럭, 콘크리트믹스트럭, 콘크리트펌프트럭)을 제외하고 운행 중 정기검사 절차가 없다. 건설기계 안전관리원이 실시하는 안전점검은 있지만 이때 배출가스를 측정하진 않는다. 일반 경유차는 2년에 한 번, 도로용 건설기계 3종은 매년 배출가스 정기검사를 받는 것과 대비된다. 이렇게 운행 이후 어떤 배출가스 검사도 받지 않는 지게차나 굴착기 등 비도로용 건설기계는 지난해 기준 37만4380대에 이른다. 전국 건설기계 46만5296대 중 80.5%를 차지한다. 환경부가 2014년 조사한 전국 건설기계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모두 1만6823t으로, 이 중 87%가 비도로용 건설기계에서 나왔다. 건설기계의 대당 미세먼지 배출량은 일반 경유차 9.5대 분량에 이른다. 환경부 관계자는 “노후 건설기계가 전국 공사장이나 대형 농수산물 유통시장에 아예 들어갈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전국 대부분 지역 아침기온이 0도 안팎으로 떨어진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수능 이브(Eve)’를 기념하듯 새벽부터 아침 사이 첫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중국 북부지방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14일 밤부터 기온이 뚝 떨어져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까지 전국에 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1도, 파주 영하 4도, 충주와 세종 영하 1도, 안동 1도 등 0도 전후를 기록해 평년보다 2~5도 가량 낮을 전망이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겠다. 차가운 고기압이 서해상을 지나면서 구름대를 만들어 서울 경기남부 충청도에는 15일 구름이 많이 끼고 오전 중 눈발이 날릴 것으로 예보됐다. 충남과 전라도 서해안은 15일 밤부터 16일 아침까지 눈이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원산간지역을 제외하고는 올 가을 첫눈이 되는 셈이다. 한낮 기온은 조금 오르겠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1~5도가량 낮아 쌀쌀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은 건강관리에 유의해야겠다. 강원영동과 경북 일부, 제주도 산지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됐다. 동해안도 대기가 건조해 산불 등 각종 화재예방에 주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는 16일에는 3년 만에 ‘수능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따뜻한 옷차림을 하고 수험표를 꼭 챙겨 시험장으로 가되 휴대전화 전자시계 등 반입금지 물품은 지참하지 말아야 한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밤부터 16일까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 당일인 16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1도, 인천 0도, 충주 영하 5도, 세종 영하 1도, 경주 영하 2도를 기록해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저기온이 0도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평년보다 2∼5도 낮은 온도다. 수능날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것은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수능 당일 추위는 오전 중 풀리면서 낮 최고기온은 서울 9도, 인천 8도 등 대부분 지역이 영상 10도 안팎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두꺼운 옷을 입기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게 낫다고 기상청은 조언했다. 수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교육부는 다시 한번 유의사항 당부에 나섰다. 수험생들은 15일 예비소집일에 참석해 수험표를 지급받고, 수험표에 기록된 ‘선택영역 및 선택과목’을 확인해야 한다. 시험 당일에는 오전 8시 10분까지 시험장 학교의 지정된 시험실에 입실해야 한다. 만일 수험표를 분실했을 경우 응시원서에 붙인 사진과 같은 원판으로 인화한 사진 1장과 신분증을 들고 시험장에 설치된 시험관리본부에 신고해 재발급받아야 한다. 휴대전화와 스마트워치 등 모든 전자기기는 반입이 금지된다. 시계는 LED화면 등 다른 부가 기능이 일절 없이 시침, 분침, 초침만 있는 순수 아날로그시계만 반입이 허용된다. 귀마개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좋으나 꼭 사용해야 하는 경우 감독관이 직접 손으로 확인을 하는 등 시험 전 엄격한 검사를 하겠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교육부는 13일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로 수능 문제지 및 답지 운송을 시작했다. 수능 문·답지는 15일까지 각 시험지구에서 보관됐다가 수능 당일인 16일 오전 전국 1180곳의 시험장으로 운반된다.임우선 imsun@donga.com·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