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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포항지진 때 조기경보는 지진 관측 후 19초 만에 발령됐다. 경주지진 때(26초)보다 7초나 빨랐다. 하지만 정작 포항, 대구 등 진앙지 인근 주민들은 발표시간 단축을 체감할 수 없었다. 19초든 26초든 이미 지진이 난 지 한참 지난 건 똑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조기경보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진도 4나 5 이상의 강진 발생 시 진앙지 인근 지역에 5초 내 경보를 보내는 ‘실시간(on-site)경보 체제’를 구축한다고 기상청이 11일 밝혔다. 조기경보가 가장 필요한 진앙지 인근 주민들의 ‘대피 골든타임’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조기경보는 지진 관측 후 15~25초(발생 후 17~28초) 내 발표된다. 2018년에는 관측 후 7~25초(발생 후 9~28초)까지 단축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진앙지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기엔 역부족이다. 평균적으로 지진이 발생하면 2초 만에 지진을 감지하고 5초 후 책상 아래 등 근거리로 대피하며 10초 후 건물 밖으로 뛰쳐나갈 수 있다. 진앙지 주민들은 다 대피한 뒤 조기경보를 받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진앙지 인근에 즉시 경보를 보낼 수 있도록 가까운 지진계 한 곳에서만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진이 관측돼도 곧바로 경보를 보내도록 할 예정이다. 이렇게 하면 지진 관측 후 2~3초, 발생 후 5초 안에 경보를 받을 수 있다. 지진파 가운데 큰 충격을 주는 S파가 진앙 반경 20㎞에 도달했을 때 경보가 발표되는 것이다. 포항 때는 70~90㎞(대구·울산·양산 등), 경주는 90~120㎞(안동·거창·진주 등)에 도달했을 때 조기경보가 발표됐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서울 출근길이 한겨울 설악산 등정처럼 느껴질 것이다.” 10일 기상청 관계자의 말이다. 11일부터 사흘간 올겨울 ‘최강 한파’가 한반도를 덮친다. 북쪽 찬 공기가 대거 남하하면서 월요일 전국의 기온이 뚝 떨어지고 화요일인 12일에는 전국 곳곳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1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8도, 경기 파주 영하 11도, 충북 충주 영하 7도, 경북 안동 영하 5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의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고 10일 밝혔다. 서울 기준으로 전날 아침보다 7도가량 낮다. 11일 낮 기온도 서울 영하 4도 등 남쪽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이 영하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12일에는 더 추워진다. 서울 오전 최저기온은 영하 12도로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도 강해 체감온도는 실제보다 최대 8도가량 낮을 수 있다. 영하 20도면 한겨울 강원 전방고지나 설악산 정상과 비슷한 온도다. 이날 강원 철원은 영하 17도, 파주와 충북 제천, 강원 평창 등은 영하 16도까지 떨어진다. 11, 12일 호남지방과 제주도에는 대설특보가 예보됐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1일 전국의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5∼10도나 뚝 떨어진다. 강한 바람으로 실제 느끼는 체감온도 차는 10∼20도에 이를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하루 새 냉장고 냉장실에서 냉동실로 옮겨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보통 가정집 냉장고 냉동실 온도는 영하 18도∼영하 20도다. 12일 추위는 더 매서울 듯싶다. 강원과 경기 북부 일부 지역은 영하 15도까지 수은주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도 추위면 흘러나오는 콧물이 그대로 얼고, 손으로 철제 시설물을 잡으면 피부 겉면의 습기가 곧장 얼어 손이 달라붙을 수 있다. 이번 추위는 한겨울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한반도의 전형적인 겨울 날씨 패턴인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편서풍을 타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북쪽 저기압이 이맘때에는 베링해에서 발생하는 강한 고기압에 막혀 오호츠크 해상에 멈춰 선다. 고기압의 ‘블로킹’ 현상이다. 정체한 저기압에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바람이 불고, 이 바람이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며칠간 한파를 몰고 온다. 정체상태가 풀리고 편서풍에 의해 저기압이 동쪽으로 밀려나면 기온이 풀린다. 이번 추위도 13일까지 이어진다. 지난 주말 전국 일부 지역에 내린 눈은 11일을 전후해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인다. 10일 전국에 쌓인 눈은 서울이 최대 4.3cm, 춘천 6.3cm, 경기 포천과 용인 5.8cm, 강원 철원 3.6cm였다. 강원 화천과 경기 동두천의 적설량은 각각 11.5cm, 11.0cm를 기록했다. 서해안에서 새로운 눈구름이 발생하면서 11일 밤을 기해 호남과 제주에 대설특보가 발효될 예정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 전국 곳곳에 내린 눈과 비로 빙판길 사고 위험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겨울철 빙판길에서 급정거를 하면 제동거리가 건조한 노면보다 최대 7.7배까지 늘어나 교통사고 치사율이 1.6배 높아진다. 최근 5년(2012∼2016년) 노면 상태별 교통사고 치사율 평균을 조사한 결과 마른 노면에서의 치사율은 2.07명인 반면 빙판길에서는 3.21명이었다. 낮에도 영하를 기록하는 지역이 많은 만큼 동파 사고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동파 사고를 예방하려면 외부와 연결된 호스나 수도꼭지를 천이나 까만 비닐봉지, 신문지, 뽁뽁이 등을 이용해 감싸 놓아야 한다. 추운 날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은 상태로 장기간 두게 되면 배관이 터지거나 망가지므로 외출하더라도 약하게 가동시켜 놓으면 좋다.이미지 image@donga.com·손가인 기자}

체중 20kg인 5세 아동이 점심에 초콜릿우유 200mL 한 팩을 마시고 저녁에 엄마가 남긴 콜라 반 컵을 마셨다면? 이 아이는 하루 섭취 권고량의 배가 넘는 카페인을 흡수한 셈이다. 흔히 카페인 과다 섭취나 중독이라고 하면 어른이나 청소년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아이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다. 아이들이 쉽게 접하는 음료나 간식에 카페인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잘못하다가는 아이가 이른 나이에 카페인 중독에 이를 수 있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일일 최대 카페인 섭취 권고량은 성인은 400mg, 임산부 300mg, 어린이·청소년은 kg당 2.5mg 이하다.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평균 일일 섭취량은 67.8mg으로 일일 섭취 권고량에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이는 평균값으로 음료 문화에 익숙한 요즘 젊은층이라면 거의 매일 권고량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다. 소아도 마찬가지다. 2015년 초등학생(만 7∼12세)과 미취학 어린이(만 1∼6세)의 일일 평균 카페인 섭취량은 각각 7.9mg, 3.6mg에 불과했지만 탄산음료나 초콜릿우유 등 가공유류 판매량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 초등학생의 카페인 섭취 경로는 탄산음료(39%), 가공유류, 코코아 가공품류 순이다. 반면 미취학 어린이의 카페인 섭취 경로는 가공유류(32%)가 탄산음료나 코코아 가공품류에 앞선다. 식약처가 2014년 코코아나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 1202개 제품의 성분 함량을 분석한 결과 카페인이 가장 많이 든 식품은 커피(kg당 449.1mg), 가공유류(277.5mg), 에너지음료 등 음료류(239.6mg), 코코아 가공품류 또는 초콜릿류(231.8mg) 순이었다. 특히 초콜릿우유 2잔이면 커피 1잔에 든 카페인 함량을 뛰어넘었다. 5세 아동의 몸무게가 20kg 전후라고 하면 200mL 가공유류 한 팩만 마셔도 하루 카페인 섭취 권고량을 초과하게 된다. 카페인은 적당히 섭취하면 근육운동 능력을 높이고 집중력을 향상시키지만 과잉 섭취하면 혈관을 수축·팽창시키면서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특히 체격이 작은 아이들은 그 영향에 더 민감하다. 또 카페인은 칼슘과 칼륨을 손실시켜 성장기 아이들에게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소아의 카페인 섭취가 뇌의 호르몬체계에 장애를 일으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은 “ADHD를 겪고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ADHD를 겪는 아동은 초콜릿우유, 콜라, 커피, 초콜릿 등 카페인 간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영양학회는 녹차아이스크림, 초콜릿 가공식품 등 카페인 함량이 높은 빙과류, 식품류를 아이들이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부모나 학교가 다음의 생활수칙을 기억하고 지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콜라는 가능한 한 마시지 않는다 △어른들이 마시는 믹스·원두커피를 어린아이가 마시지 않는다 △초콜릿이 많이 묻어 있는 간식을 주의한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 펨캡(Femcap)사의 생리컵 ‘페미사이클(Femmycycle)’의 국내 판매를 허가했다고 7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생리컵이 정식으로 판매되는 것은 처음이다. 생리컵은 인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낼 수 있도록 만든 실리콘 재질의 여성용품이다. 일회용 생리대에 유해 화학물질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생리컵에 대한 국내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번에 허가된 생리컵은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 10여 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으로 3가지 크기가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부터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4만 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는 생리컵의 세포독성, 피부자극, 제품 중 중금속 용출 여부 등을 평가해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생리컵 세 품목은 아직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가습기가 필요한 계절이 돌아왔다. 우리나라는 계절별 습도차가 뚜렷해 여름 장마철에는 습도가 90∼100%에 이르지만 겨울철에는 10∼20%로 뚝 떨어진다. 공기가 건조하면 호흡기 점막에 수분이 줄면서 각종 세균과 먼지에 방어능력이 떨어진다. 적정 습도인 40∼50%를 유지하려면 가습기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가습기 사용을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물이 고이면 곰팡이나 물때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냥 씻자니 제대로 세척되지 않을 것 같고 화학제품을 사용하자니 꺼림칙할 수밖에 없다. 과거 가습기 살균제는 물에 타서 사용한 게 문제였다. 이 과정에서 각종 화학물질이 수증기와 함께 공기 중에 분사돼 이를 흡입하는 사람에게 독성을 일으켰다. 현재 이런 방식의 시판 제품은 없다. 신경승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정책과 사무관은 “법이 개정돼 기업이 스스로 제품의 흡입독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데, 흡입독성 자체를 증명하기 어렵고 만성독성까지 감안하면 최소 2년 이상 실험해야 해 앞으로 한동안 물에 타는 살균제 제품이 허가받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같은 화학제품이라도 세정제처럼 가습기를 세척한 뒤 물로 씻어내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릇을 씻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정제나 소독제를 써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물로 충분히 헹구면 미량의 화학물질만 남기 때문이다. 화학제품이 불안하다고 세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곰팡이나 유해 세균이 가습기 가동 때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 이런 곰팡이와 세균은 폐질환을 일으킨다. 식초나 베이킹소다 등 천연재료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매번 식초를 넣어 가동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식초의 성분인 아세트산을 들이마시면 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식초, 베이킹소다, 과산화수소 같은 소독물질을 쓸 때는 물을 비운 뒤 사용하고 깨끗이 헹궈야 한다. 가습기에 넣는 물은 가급적 증류수를 쓰는 게 좋다. 수돗물에는 정수 정화 저장 과정에서 많은 약품이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쓰고 마시는 데는 문제가 없는 양이겠지만 장기간 가습기를 통해 들이마시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다. 이규홍 안전성평가연구소 흡입독성연구센터장은 “가습기는 자연적으로 둬도 증발하는 물에 에너지를 가해 더 많이 증발하도록 만든 기계여서 물에 섞인 화학물질이 그 에너지를 받아 평소보다 더 많이 공기 중으로 분사된다”며 “이렇게 날아간 입자들은 다시 공기 중에서 뭉쳐 더 큰 입자가 된다. 커진 입자를 호흡했을 때 체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증되지 않은 물질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굳이 가습기를 쓴다면 자연식 가습기를 써라”고 조언했다. 자연식 가습기란 말 그대로 물을 자연적으로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구멍이 많은 필터에 물을 적셔 빨리 증발시킨다. 일반 가습기보다 가습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필터에 바람을 쐬어 증발 속도를 높인 제품도 있다. 이 센터장은 “수건을 물에 적셔 말리거나 식물을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물은 증발이 매우 잘되는 물질이기 때문에 가습기가 없다면 다양한 ‘자연증발’을 이용하라”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아기를 키워본 부모라면 기저귀를 갈아주려다 변에서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발견해 본 적이 있기 마련이다. 아기가 실수나 호기심으로 삼킨 장난감 조각 등이 하루 이틀 지나 그대로 나온 것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만큼 아주 작은 플라스틱이라면 어떨까. 겨울이 오면서 미세먼지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세한 오염물질은 그뿐만이 아니다.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은 입자 크기 5mm 미만의 플라스틱으로 초미세먼지(PM2.5·지름 2.5μm 이하인 입자)보다 더 작은 것도 있다.○ 생활 주변에 미세플라스틱 배출원 상존 2일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들이 5L 유리병 3개를 들고 서울 여의도의 한 아파트 가정을 찾았다. 이곳 수돗물에 미세플라스틱이 있는지 점검해 보기 위해서다. 화장실 수도의 일반 수돗물, 욕실 연수기의 연수, 부엌 정수기의 정수 등 3가지를 분석했다. 과학원은 가져간 물을 1.2μm 여과지에 걸러 광학현미경으로 입자를 찾은 뒤 적외선 분광기로 플라스틱 존재 여부를 확인했다. 미세플라스틱은 나오지 않았다. 이원석 상하수도연구과장은 “정상적인 정수 과정을 거쳤다면 나오지 않아야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부가 올 9∼11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인천, 경기 용인 등 정수장 3곳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 원수장에서는 나오지 않았는데 오히려 정수처리 후 검출된 곳도 있었다. 이 과장은 “다른 작업 중 들어갔거나 공기 중에 떠다니던 미세플라스틱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흔히 미세플라스틱은 바다나 하천에만 존재한다고 알고 있지만 플라스틱 제품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쉽게 미세플라스틱을 마주할 수 있다. 타이어가 구를 때, 인조잔디를 밟을 때, 합성섬유를 털 때, 플라스틱 관으로 물이 흐를 때, 음료의 플라스틱 뚜껑을 열 때 모두 미세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온다. 실제 환경부가 먹는 샘물 6종을 조사했더니 1종에서 뚜껑으로부터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올해 7월 목포해양대 연구진이 1차 배출원의 발생량을 토대로 추산한 ‘한국의 미세플라스틱 추정 배출량’ 연구에 따르면 한국 인조잔디 850만 m²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입자는 3200∼5400t이고, 전국 차량 타이어에서 나오는 입자는 4만9600∼5만5300t으로 추산된다.○ 플라스틱 덜 써야 하는데… 인체 유해성은 국내외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성질상 체내에 흡수되면 미세먼지만큼 광범위하고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준우 안전성평가연구소 미래환경연구센터장은 “플라스틱 조각은 주변 오염물질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어 체내에 들어가면 이런 물질들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성인이 길이 25μm 미세플라스틱 900여 개가 들어있는 홍합을 하루 225g 먹을 때 1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이 흡수된다. 흡수율이 0.1% 정도지만 평소 수많은 플라스틱을 접하는 점, 다른 음식에도 함유됐을 가능성을 생각하면 총량은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조사를 통해 주로 검출한 미세플라스틱 크기는 100∼300μm이다.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홍상희 연구위원은 “100μm 미만 입자는 검출이 복잡하고 어려워 실태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원석 과장은 “미세플라스틱 위험을 줄이려면 2015년 기준 3억2000만 t에 달하는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며 “일상생활에서도 흡수량을 줄이려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미세플라스틱 바다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합성섬유 옷을 털 때― 인조잔디 위에 앉거나 누웠을 때 ― 굴러가는 자동차 타이어 가까이 있을 때→ 공기 중으로 배출돼 흡입할 수 있음 ― 플라스틱병 음료의 뚜껑을 딸 때― 정수기의 관이나 여과장치가 플라스틱일 때→ 물속으로 유입돼 마실 수 있음}
4일 오전 열린 보건복지부 산하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5차 회의에서 약사 대표인 강봉윤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이 ‘자해 소동’을 벌였다. 강 위원장은 의약품 추가 품목을 지정하는 투표를 앞두고 “이대로 (품목 추가를) 강행할 수 없다”며 손바닥 크기의 접이식 칼을 꺼냈다. 강 위원장이 웃통을 올리고 칼로 배를 찌르려는 순간 놀란 복지부 직원 등 서너 명이 달려들어 강 위원장에게서 칼을 빼앗아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강 위원장은 이후 나머지 위원 9명에게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다가 회의장을 떠났다. 이날 회의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의약품에 제산제(위산을 중화하는 약)인 겔포스와 지사제(설사약)인 스멕타를 포함할 것인지 결정하는 자리였다. 2012년 11월 복지부는 약국이 닫는 야간과 연휴에 꼭 필요한 비상약을 구할 수 있도록 해열진통제와 소화제, 파스 등 13개 의약품을 편의점에서 팔도록 허가했다. 제도 시행 5년을 맞아 품목 재지정이 필요한지 점검하기 위해 약사와 시민단체, 의·약학 전문가 등 10명으로 심의위원회를 발족했다. 회의 과정에서 진통이 컸다. 약사 측은 “의약품 사용의 안전성이 우선”이라며 품목 추가를 거세게 반대했다. 반면 시민단체와 편의점 업계는 의약품 접근 편의성을 주장했다. 다섯 차례 회의에서 안전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품목을 추렸지만 약사 측은 “제산제를 소아가 먹었을 때 위험하다”며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로 추가품목 지정을 마무리하려던 위원회는 결국 회의를 한 차례 더 연장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20일 전후 회의를 다시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한국서부발전이 버려지는 굴 껍데기를 재활용해 쓰레기도 줄이고 미세먼지도 저감하는 참신한 방안을 개발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서부발전은 지난 달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사혁신처 주관 ‘2017년 제2회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공기업부문에서 굴 껍데기 폐기물을 활용한 탈황기술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 굴 껍데기는 어촌지역의 골칫덩이 중 하나다.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처리 비용이 비싸 해안가에 방치되거나 바닷가에 무단으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비료나 모래 대체재로 일부 재활용되고는 있지만 매년 30만t 이상 배출되는 데 반해 그 재활용량은 너무 적었다. 서부발전은 2015년 충남 태안군으로 본사를 이전한 뒤 지역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고민하다가 이 굴 껍데기 폐기물에 주목했다. 발전소에서는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인 황산화물을 제거하기 위해 석회석을 사용하는데 굴 껍데기는 석회석보다 탄산칼슘 함량이 높은 양질의 자원이었다. 2016년 5월 군산대, 태안군과 상생협약을 맺은 서부발전은 10억5000만 원을 투자해 굴 껍데기를 활용한 탈황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이렇게 생산된 굴 껍데기 탈황제품은 기존 석회석 탈황제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부터 굴 양식을 많이 하는 여수, 통영 등으로 사업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이곳 지역주민들의 협조를 구해 굴 껍데기를 재활용하면서 일자리 210개와 연 1600억 원의 경제유발효과 창출이 기대된다”며 “폐기물처리비용 감소 및 기타 부가가치 창출로 인한 연간 어민소득이 3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부발전은 또 화력발전을 하고 남은 석탄재를 활용해 광물섬유를 만드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브라운가스(물을 전기분해한 수소와 산소 혼합가스)’에 고온을 가하면 쉽게 물체를 녹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저비용으로 광물섬유를 제작하는 기술을 고안했다. 지난 11월 태안화력발전소에 관련 설비 설치를 완료하고 각종 검증을 위한 시범운전에 들어갔다. 늦어도 내년 말 시설을 정상 운영해 본격적으로 광물섬유를 생산할 계획이다.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까지 국공립어린이집·유치원의 이용률을 각각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국공립어린이집·유치원을 새로 지을 안전하고 접근성 좋은 터를 매입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도시에선 빈 땅을 찾기 힘든 데다 인근 민간어린이집과 사립유치원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은 12.1%, 국공립유치원 이용률은 24.2%다. 이는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국공립어린이집·유치원 이용률(12.0%, 22.1%)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2년까지 각각 27.9%포인트, 15.8%포인트를 끌어올려야 하는 정부는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초등학교 빈 교실을 어린이집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이유다.○ ‘최선책’ 복지부 vs ‘학습권 침해’ 교육계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올해 1월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19대 국회 때도 제출됐다가 폐기됐다. 교육부 관할인 학교에 보건복지부 관할인 어린이집이 들어서는 것인 만큼 부처 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여당과 정부에 따르면 올해 8월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실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를 열었고 수년간 줄곧 반대 입장을 고수해온 교육부도 이견을 내지 않기로 결론 냈다고 한다. 올해 교육부는 이 법안에 대한 의견 제출을 위해 시도교육청을 통해 전국 학교의 빈 교실을 조사했다. 모두 934개로 집계됐다. 이는 각 학교가 앞으로 사용할 예정인 교실을 제외하고 응답한 수치다. 이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유휴교실 실태분석 및 향후 사회변화 분석을 통한 활용 방안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교 3457곳의 유휴교실은 5316개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신축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초등학교 빈 교실 활용이 최선책이라고 강조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국공립어린이집을 하나 세우는 데 평균 17억 원이 들고 땅값이 비싼 서울은 최고 80억 원까지 필요하다”고 밝혔다. 빈 교실을 활용한 경기 안양시 달안어린이집의 경우 4억2000만 원이 든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반면 교육계는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의 관리감독 주체가 달라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문제가 있고, 초등학생 학습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교육계 관계자는 “아이들 수업 중에 영유아들이 울 수 있고, 발달단계가 다른 아이들의 급식도 문제여서 학교로서는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육단체에 이어 30일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이 법안 통과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에는 유보 통합 이뤄지나 다만 빈 교실 활용 방안이 예상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빈 교실은 광주가 186개로 가장 많고 전남(159개) 경기(158개) 전북(144개) 경북(107개) 순이다. 이들 지역은 고령화로 어린이집 수요가 많지 않은 곳이다. 반면 어린이집 수요가 많은 서울은 빈 교실이 27개, 대구 대전 세종 등은 0개였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아 결국 이 법안이 이미 빈 교실을 어린이집으로 활용하고 있는 20여 곳에 법적 근거를 만들어주는 데 그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국공립 시설을 선호하는 부모들은 집 근처 학교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들어서는 것을 크게 반긴다. 지금과 같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려면 유치원과 어린이집 보육을 통합하는 ‘유보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관련 법률(영유아보육법·육아교육법)과 소관 부처(복지부·교육부)가 달라 이용 시간이나 비용, 교원 체계가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이전 정부에서도 유보 통합을 시도했지만 양쪽의 이해관계가 팽팽히 맞서 번번이 실패했다. 문 대통령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격차 완화 등을 중심으로 한 ‘균등한 교육·보육 서비스 제공’을 약속했다. 하지만 문제는 결국 돈이다. 어린이집 교사의 처우와 자질은 유치원 교사에 비해 상당히 낮다. 처우를 개선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대학에 보육교사 전문학과를 만들어 양질의 교사를 배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우경임 woohaha@donga.com·이미지 기자}
지난해 제왕절개수술 건수가 전체 출생아 수 대비 40%를 넘어섰다. 수술당 2명 이상의 다태아가 태어날 경우를 감안하면 전체 출생아의 절반가량이 수술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공단이 30일 발간한 ‘2016년 주요수술통계연보’에 따르면 제왕절개 수술 환자 수는 16만8893명으로 백내장 수술(36만721명), 치핵 수술(18만8862명)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출생아 수는 2011~2016년 47만1265명에서 40만6243명으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왕절개 수술 건수는 16만3113건에서 17만215건으로 늘었다. 박인양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노산으로 고위험 산모가 늘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백내장 수술이 전체 수술 1위를 차지한 것은 고령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33개 주요 수술 환자는 153만 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4만 명 늘었다. 지난해 주요 수술 진료 비용은 비급여를 제외하고 4조9251억 원으로 7년간 연평균 5.7%씩 증가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꼭 고농도 미세먼지가 아니라도 미세먼지(PM10)에 일주일간 노출되면 사망 위험이 3.4%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틀만 노출돼도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 김호 서울대보건대학원 교수팀은 일본·중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한·중·일 28개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와 사망 위험을 분석한 결과 28일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1993~2009년 일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당 75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이상인 날이 이틀 넘게 지속된 날 사고 이외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본의 사망률은 0.68%, 한국 0.4%, 중국은 0.24% 늘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대기환경기준에 따르면 ㎥당 75μg 이상은 보통(80μg 미만)과 같거나 높은 수준이다. 75μg 이상이 최장기간 지속한 때 사망률은 일본이 최장 2.4일로 1.6% 증가, 한국 6.96일로 3.4% 증가, 중국 42.26일로 10.4% 증가했다. 김 교수는 “본 연구결과 동아시아 지역 3개국 모두 미세먼지가 높은 날이 이어지면 미세먼지 농도 자체가 높지 않더라도 추가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건강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미세먼지의 농도뿐 아니라 지속적 노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셰일가스 채굴 현장 물 주입으로 규모 5.6 지진이 발생했다.”(이진한 고려대 지진환경과학과 교수) “지진 규모는 투입하는 물의 양과 정확히 비례한다. 경북 포항 본진 규모(5.4)의 지진이 발생하려면 현 수량의 2000배는 넣어야 가능하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 23일 기상청이 포항 지진의 진앙 및 진원을 수정 발표하면서 포항지열발전소와 지진 발생의 상관관계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진앙이 1.5km 남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발전소의 위치와 한층 가까워졌다. 24일 대한지질학회 등이 주관한 ‘포항 지진 긴급 포럼’에서 이 교수를 비롯해 김광희 부산대 교수 등은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진 계측(1978년) 이래 포항 흥해읍(15일 지진 진앙)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었는데, 지열발전소가 물을 주입한 이후 4개월 만에 규모 2.0∼3.0 지진이 4번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올해 4월 발전소 시범 가동 때 미소(微小)지진이 발생한 것을 두고 한 얘기다. 특히 4월 15일에는 진앙과 가까운 포항 북구 북쪽 8km 지점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났다. 포항지열발전소는 아시아 최초의 비화산지대 지열발전소로 물을 지하 4.3km까지 주입해 지열로 덥힌 뒤 다시 끌어올려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지열발전이 활발한 서구에서는 지진 유발 문제가 여러 번 제기됐다. 2006년 스위스 바젤에서는 지열발전소 건립과 시범 운영 과정에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 정밀조사 끝에 발전소를 폐쇄했다. 하지만 시공사인 ㈜넥스지오 측은 “9월 시범 가동을 멈췄다”며 포항 지진 유발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질자원연구원 송윤호 전략기술연구본부장은 “규모 5.4는 지열발전이 일으키는 미소지진 규모의 1000배가 넘는 에너지”라며 “미국 셰일가스 채굴 당시 주입한 물이 1200만 t인데 포항지열발전소에서 쓴 물은 고작 6000t가량으로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질자원연구원은 1970년대부터 포항 지열을 연구했고 발전소 건립 초기부터 참여해 왔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발전소가 일으킨 미소지진이 포항 본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 지진화산센터 관계자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너지가 모이기보단 흩어진다는 법칙)에 따라 원칙적으로 작은 지진이 큰 지진을 일으킬 수는 없지만 인근 단층의 응력에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우리는 평생 감기에 몇 번이나 걸릴까. 매년 성인은 2∼4번, 어린이는 6∼8번 걸린다. 연평균 3번씩만 걸린다고 가정해도 평생 200번 넘게 걸리는 셈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감기도 염증 부위마다 증상이 다르고 아예 다른 질환인 독감일 수 있다.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치료 방법을 달리 해야 하는 이유다.○ 목감기? 정확한 이름은 ‘인후염’ 감기는 상기도인 코, 인두, 구강, 후두에 걸리는 모든 바이러스성 염증을 일컫는다. 아데노바이러스나 리노바이러스 등 200종 이상의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데 환절기나 겨울철에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사계절 내내 걸릴 수 있다. 감기라고 하면 대부분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나는 증상을 떠올린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목이 아픈 증상과 콧물이 나는 증상은 별개다. 이 중 목이 아픈 것은 상기도 가운데 인두(입과 식도 사이의 통로), 후두(식도 입구에 있으며 성대가 자리함) 점막에 염증이 생긴 인후염(인후두염)이다. 흔히 ‘목감기’라고 알고 있는 질환으로, 건조할 때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인후염에 걸리면 초기에는 목에 이물감, 목마름, 가벼운 기침 같은 증세를 보인다. 심해지면 열과 통증 때문에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가래가 많아지면서 기침을 자주 하게 된다. 목소리는 쉰 것처럼 변한다.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인후염일 경우 일주일가량 앓다가 자연스럽게 낫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세균이나 무리한 성대 사용에 따른 염증이라면 만성일 수 있다. 장기간 공해 물질이나 음주, 흡연에 노출되면 만성화된다. 드물지만 위액이 인두까지 역류한 역류성 인후염은 점막이 커지고 후두 연골 부분에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인후염이 의심되면 의사 처방을 받아 약을 먹거나 안정을 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집 안에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빨래를 걸어 두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고 투병 기간 술과 담배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우리가 감기라고 부르는 것에는 부비동염이나 편도염 등이 있다. 부비동염은 코 안쪽 빈 공간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감기의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흔히 ‘코감기’라고 하는데 심하면 축농증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독감≠독한 감기, 접종으로 예방 △39도 이상의 고열 △오한 △전신 근육통 △두통 △(초기에) 가래 없는 마른기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감기가 아닌 독감일 가능성이 높다.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라 인플루엔자(influenza)라 불리는 다른 질환이다. 인플루엔자는 ‘추위의 영향(influenza di freddo)’이라는 이탈리아 말에서 유래했을 정도로 감기와 달리 계절성이 뚜렷하다. 독감 바이러스는 추운 날씨를 좋아하기 때문에 환절기에서 겨울철로 가는 계절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감기는 전신 증상이 거의 없고 코와 목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독감은 39도가 넘는 고열과 함께 근육통, 소화불량 같은 전신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이것이 끝날 무렵 호흡기 증상으로 이어진다. 심하면 경련, 혼수상태, 급성기관지염, 폐렴을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독감으로 223명이 사망했다. 옥선명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독감은 예방접종을 통해 70∼90%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우선 접종 권장 대상자들은 꼭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 발병 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65세 이상 노인 △생후 6∼59개월 소아 △임신부 △만성 폐·심장질환자 △집단 시설 치료·요양·수용자 △만성 간·신장·신경근육질환자 등이 예방접종 대상자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과 생후 6∼59개월 소아는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건강 상태가 좋은 날, 장시간 기다리지 않는 가까운 병원에서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 접종 후 20∼30분은 몸에 이상이 없는지 잘 살피고 접종 부위 통증, 부종, 근육통, 발열과 같은 경미한 반응은 괜찮지만 고열이나 호흡 곤란, 두드러기, 현기증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아이 몸이 아직 이렇게 따뜻한데, 왜 심장이 멈췄다는 겁니까!” 30대 남성이 이렇게 울부짖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외상소생실(T-Bay)은 적막에 잠겼다. 지난달 높은 곳에서 떨어져 급히 외상센터로 옮겼지만 수술실까지 가지도 못한 채 숨진 다섯 살 아이의 아버지였다. 외상전담(헬기 출동) 간호사 송서영 씨(36·여)가 ‘환자의 가족 앞에서 무너지면 안 된다’며 눈물을 참기 위해 주먹을 꽉 쥐었다. 환자를 옮기다가 무릎에 멍이 든 건 나중에야 깨달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헬기로 환자를 실어 나르며 응급소생술을 하는 송 씨는 이처럼 크고 작은 부상뿐 아니라 정신적인 압박에 시달린다. 최근 귀순 중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극적으로 살려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중증외상센터 간호사 중에는 이송 헬기를 타다가 유산한 사람도 있고, 손가락이 부러져 퇴직한 사람도 있다”며 “환자를 구하기 위해 매일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은 정작 인권의 사각지대에 내던져져 있다”고 토로했다. 이 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중환자실과 일반실에서 일하는 전담 간호사는 125명.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외상 환자 100명을 돌보기 위해 간호사들은 매일 13시간 일하고 11시간 쉬는 맞교대 체제로 일한다. 송 씨는 센터가 생긴 2010년부터 줄곧 이 교수와 함께 사투의 현장을 지켜왔다. 헬기 출동은 항상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다. 경기 평택시의 한 건설 공사 현장에서 떨어진 40대 후반 남성 환자를 데려올 때가 그랬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착용시켰다. 그때 비가 억수같이 내리기 시작했다. 100m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환자를 살리기 위해 다시 헬기를 띄워야 했다. 2003년 외과 중환자실에서 간호사 생활을 시작한 송 씨도 심한 스트레스 탓에 한 차례 병원을 떠난 적이 있다.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2009년 첫아이를 낳고 나니 예전에 돌봤던 환자의 모습이 더 자주 떠올랐다. 갓난아기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30대 남성, 그 아이를 안은 채 눈물 흘리는 아내…. 송 씨는 이듬해 병원으로 돌아왔다. 가장 큰 버팀목은 외상센터 동료들과 두 딸의 존재다. 숨이 거의 남지 않았던 환자를 의료진이 똘똘 뭉쳐 살리고 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응급 환자를 돌보느라 아이들과의 약속을 어겼을 때도 다섯 살 난 둘째의 의젓한 한마디에 간신히 기운을 차린다. “괜찮아 엄마, 사람 살리고 온 거잖아.” ▼ 하루 13시간 사투 벌이는데… 정부는 예산 132억 깎았다 ▼ 중증외상센터는 간호사가 가장 기피하는 근무처다. 인력이 부족해 격무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송 씨처럼 중증외상센터에서 7년 넘게 버틴 간호사는 드물다. 모처럼 지원자가 와도 현실을 마주한 뒤 충격을 받아 사흘 안에 그만두는 사례도 많다. 중증외상센터의 간호사들은 환자를 이송하거나 수술하다가 다치는 일이 잦다. 내부 온도가 180도까지 올라가는 고압 증기 멸균기에서 급히 수술 도구를 꺼내다가 종종 화상을 입는다. 수술 중 환자의 혈액 등을 통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B형 간염, 매독균에 감염되는 일도 흔하다. 어느 날 숨이 차 폐 검사를 받아 보면 환자로부터 결핵이 옮은 상태라는 얘기는 중증외상센터 내에선 화제조차 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의료진은 “HIV 검사 키트 등을 사용한 뒤 건강보험금을 청구하면 ‘불필요한 검사’라는 이유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삭감을 결정하는 일이 잦다”고 한숨을 쉰다. 마음의 상처는 몸의 것보다 더 오래간다. 자신이 돌보던 환자가 끝내 숨지면 자책감이 밀려온다. 환자가 자녀 같은, 혹은 부모와 비슷한 연령대일 땐 더 심하다. 한 권역외상센터는 소속 간호사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위험도를 검사해 보니 상당수는 심리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전국 권역외상센터 9곳의 전담 간호사는 591명이다. 이들은 최대 708명의 환자를 동시에 돌봐야 한다. 모든 간호사가 24시간 근무한다고 가정해도 간호사 대비 환자의 비율이 0.7명인 미국 등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간호사 대비 환자 비율을 중환자실 1.2명, 일반실 2.2명으로 느슨하게 규정한 국내 기준을 지키는 것도 벅차다. 목포한국병원 권역외상센터 중환자실은 전담 간호사(19명)가 병상 수(20개)보다도 적어 7등급으로 나뉜 간호등급 중 6등급을 받았다. 중환자실과 일반실의 간호등급이 전부 1등급인 곳은 아주대병원뿐이다. 전문가들은 간호인력 부족의 핵심 원인으로 정부의 지원 체계가 전혀 없다는 점을 꼽는다.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되면 전담 전문의 1명당 연봉 1억2000만 원을 정부가 지원한다. 하지만 전담 간호사에게 지원되는 인건비는 한 푼도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응급의료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보건복지부의 내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중증외상 전문진료체계 구축, 취약지역 응급의료기관 육성 등에 쓰이는 응급의료 관련 예산이 올해 1250억 원에서 내년 1118억 원으로 삭감됐다. 복지부 전체 예산은 6조5788억 원이나 늘었지만 대부분 아동수당 신설과 기초연금 인상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응급의학과와 외상외과 배정을 기피하는 전공의를 끌어 모으기 위한 ‘전공의 수련보조 수당’ 지원 예산도 30억 원에서 24억 원으로 줄었다. 이국종 교수는 “격무와 신체 및 정신적 피해에 시달리는 중증외상센터 간호사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격무지 기피’ 현상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이미지·김윤종 기자}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본 경북 포항지역 학교 중 정밀 안전점검이 진행 중인 곳이 8개교로 확인됐다. 이 중 흥해초교의 경우 1968년 지어진 본관 건물의 피해가 심각하다. 1차 안전검사에 참여한 이강석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흥해초교 본관의 기둥 대부분이 현재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철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확정되면 지진 피해로 인한 공공건축물 철거 1호”라고 설명했다. 큰 피해를 입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철거는 확정됐다. 근처 대동빌라도 철거 가능성이 높다. 포항시는 23일 “지진으로 3, 4도가량 기운 대성아파트 E동은 붕괴 우려가 있어 우선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동 옆에 있는 D동과 F동은 상대적으로 파손 정도가 덜해 당장 철거할 상황은 아니다. E동에는 60가구가 살고 있는데 대부분 근처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대성아파트는 경북도와 포항시가 철거 대상으로 잠정 분류한 7곳 중 하나다.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도 철거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편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정밀 분석한 결과 포항 지진의 진원 깊이는 당초 발표된 9km보다 얕은 3∼7km인 것으로 드러났다. 진원의 깊이가 얕을수록 지진의 충격은 더 커진다. 진앙의 위치도 남동쪽으로 1.5km 떨어진 지점으로 수정됐다. 당초에는 지진 발생 지점을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으로 북위 36.12도, 동경 129.36도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진앙은 이보다 남동쪽으로 1.5km 아래인 북위 36.109도, 동경 129.366도 지점이라는 것이다.포항=황성호 hsh0330@donga.com / 이미지 기자}

“올해도 은행잎들 강 건너 입양 보냅니다.” 21일 서울 송파구청 자원순환과 담당자가 말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지만 송파구는 2006년부터 12년째 구내에서 수거한 은행잎 20t을 60km 떨어진 ‘북한강 건너 남이섬으로 입양’ 보내고 있다. 강원 춘천 북한강에 위치한 관광명소 남이섬에는 100m 남짓한 길이의 은행나무 길이 있다. 전나무 길과 함께 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길 중 하나다. 하지만 남이섬은 서울보다 북쪽이라 낙엽도 일주일가량 빨리 진다. 관광객들이 가을의 절정에 맞춰 나들이 올 때쯤엔 이미 낙엽이 진 상태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에 은행잎을 오래 두면 짓무르기 일쑤다. 이때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강우현 남이섬 부회장이었다. 서울 송파구에 자택이 있는 강 부회장은 길을 걷다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지는 은행잎을 보고 송파구에 제안을 했다. 어차피 버려질 은행잎이라면 남이섬 은행길에 쓸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구 입장에서는 한 해 소각비용 200여만 원을 아끼면서 처치 곤란이던 낙엽을 관광자원으로 전용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였다. 송파구는 수거한 낙엽 중 양질의 은행잎을 선별해 남이섬으로 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관광객들은 좀 더 오래 아름다운 은행길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남이섬은 고마움의 뜻에서 은행길 이름을 ‘송파은행길’로 명명했다. 송파구는 이 밖에도 수거한 낙엽 600t을 친환경 비료로 만들어 인근 농가에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방법으로 재활용한 낙엽 덕에 아낀 처리 비용이 1억 원에 이른다”고 구 관계자는 밝혔다. 구내 놀이공원에도 낙엽을 인테리어용으로 제공하고 지난해부터는 석촌호수 동호 일대에서 낙엽거리 축제를 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낙엽이 주는 특별한 심리적 안정 효과가 분명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예쁜 것을 떠나서 따뜻하고 낭만적인 느낌을 주는 만큼 관광자원으로서 효용성을 잘 고민해 보면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지자체가 직접 낙엽을 묵힐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부엽토를 생산하는 곳도 많아졌다. 하지만 지자체의 낙엽 활용방안은 대부분 비료 만들기에 머물고 있다. 더 많은 낙엽을 수용하기 위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엄마, 예쁜 낙엽들이 다 쓰레기장에 간대요.” 모든 것은 다섯 살 딸아이의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전날 유치원에서 낙엽 책갈피를 만들었다는 아이는 길쭉한 종이 한 면에 낙엽을 여러 장 이어붙이고 다른 면엔 ‘엄마 사랑해요’라 적어 코팅한 책갈피를 내밀었다. “쓰레기장에 가면 땅에 묻거나 태워서 지구를 아프게” 하기 때문에 책갈피를 만들었다는 게 아이 말이었다. 문득 전국 곳곳에서 모이는 수많은 낙엽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졌다. 정말 다 매립·소각된다면 ‘지구를 아프게’ 할 것 같았다. ○ 가을철 낙엽 많게는 수십만 t 먼저 낙엽의 수거현황을 알아봤다. 사실 낙엽은 지방자치단체의 오랜 골칫거리 중 하나다. 10월∼다음 해 1월 넉 달간 집중적으로 떨어지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수거한 낙엽만 9444t에 이른다. 그나마 이것은 온전히 분리수거한 낙엽 쓰레기 양이다.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담당자는 “많은 낙엽이 생활쓰레기와 섞여 배출되기 때문에 전체 배출량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조경 전문가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가 가을 동안 배출하는 낙엽의 양은 버즘나무(플라타너스)처럼 큰 나무의 경우 최대 50kg으로 추산된다. 전국 가로수 600여만 그루에서 매년 최대 30만 t의 낙엽이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 국민이 엿새 동안 버리는 쓰레기 무게와 같다. 낙엽의 무게가 훨씬 가벼운 점을 감안하면 그 양이 엄청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낙엽은 제때 치우지 않으면 배수로에 쌓여 물 빠지는 길을 막고 길을 미끄럽게 해 보행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많게는 수백 명의 환경미화원을 투입해 수거한다. 무게 대비 부피가 커 옮기고 쌓고 처리하는 일이 만만찮다. 이 때문에 지자체는 가급적 낙엽을 재활용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수거한 9444t 중 4760t이 인근 농가 퇴비로 재활용됐다. 낙엽은 잘 눌러 흙과 섞은 뒤 한곳에 쌓아뒀다가 2년 이상 묵히면 훌륭한 부엽토가 된다. 사료로 쓰는 농가도 있다. 마른 낙엽은 산불의 원인이듯 좋은 불쏘시개이기 때문에 자원회수시설 등에서 바이오에너지 연료로 일부 쓰인다. 하지만 재활용으로 얻는 이익보다 손실이 커 여전히 많은 낙엽이 쓰레기가 되고 있다. 도심 주변에 낙엽을 쌓아두고 묵힐 장소가 마땅찮고 운반비용이 큰 탓이다. 송동명 서울시 조경관리팀장은 “낙엽은 2.5t 트럭에 가득 실어도 500kg이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불순물이 적고 깨끗한 ‘양질의 낙엽’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 낙엽도 재활용 널리 알려야 21일 찾은 서울 창신동 낙엽집하장에는 종로구 곳곳에서 온 낙엽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작업장 관계자가 “엿새간 모은 낙엽”이라고 말했다. 종로구에는 공원이 많아 깨끗한 낙엽이 많이 모이는 지자체에 속한다. 하지만 환경미화원들이 낙엽 마대자루를 뜯자 담배꽁초와 비닐이 많이 보였다. 쓰레기가 많이 섞이면 부엽토로 재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골라내야 한다. 이병대 종로구 청소행정과 주무관은 “낙엽을 모아놨으니 수거해달란 문의가 종종 오지만 불순물 거르는 작업이 너무 고되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는 낙엽을 종량제봉투에 넣어 생활쓰레기와 함께 배출하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40t을 농가비료로 처리했던 영등포구는 올해 전량을 매립지로 보냈다. 지난해까지 낙엽을 받았던 농가에서 불순물 처리가 번거롭다며 받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낙엽이 재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김선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연구관은 "음식물 쓰레기도 동물 사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시민들이 불순물을 넣지 않고 분리 배출 하게 됐다”며 “낙엽의 재활용률도 높이고 활용방안도 확대해 시민들이 ‘낙엽이 어떻게 쓰인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면 보다 양질의 낙엽이 수거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낙엽 봉투를 따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있다. 지자체가 일반가정 낙엽 수거를 꺼리는 이유는 일반인들이 모은 낙엽에 불순물이 많은 데다 일일이 무상수거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쓰레기처럼 전용 쓰레기봉투를 만들면 수거비용도 마련하고 낙엽이 활용 가능한 쓰레기라는 인식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취재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유심히 보니 낙엽을 모아둔 거리 한편에 무심코 뭔가 버리는 행인들을 볼 수 있었다. 쓰레기를 모아둔 곳인 줄 아는 것 같았다. 집에 가면 딸아이에게도 꼭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낙엽은 쓰레기가 아니라 다시 쓰일 수 있는 자원이란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배관도 안 터지고 주변에 물도 없는데 정말 미스터리입니다.” 20일 장비를 동원해 운동장을 파헤친 경북 포항시 창포중학교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포항시 북구의 이 학교는 부산대 연구팀이 지진 다음 날인 16일 운동장에서 액상화 추정 현상(샌드 볼케이노)을 발견한 곳이다. 동아일보 보도(11월 20일자 A5면) 뒤 학부모와 언론의 문의가 빗발치자 학교 측은 “지하 배관 누수일 것”이라며 물이 나온 부분의 땅을 팠다. 하지만 배관은 멀쩡했다. 학교 측은 액상화 현상인지 부산대 연구팀에 자문하기로 했다. 당초 진앙 3km 이내 농지에서 보고됐던 액상화가 포항 도심은 물론이고 도시 전역에 걸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진앙에서 10km 넘게 떨어진 해안가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당장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점을 골라 정밀조사를 시작했다. 21일까지 액상화 의심 현상이 보고된 곳은 수백 곳에 이른다. 진앙인 포항시 흥해읍 용천리 반경 3km 내 농지에서만 200여 곳이 발견됐고 4∼5km 떨어진 논은 물론이고 7∼8km 떨어진 북구의 포항고와 창포중, 13km 떨어진 남구 송도동 해안가까지 의심 현상이 나타났다. 12월 개통할 예정인 포항∼영덕 동해선 철도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서도 액상화 현상이 관측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시추장비를 1대씩 투입했다. 장비 수와 조사 시간도 한정되고 포항의 지질도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점 일부만 시추할 예정이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포항고와 창포중 운동장도 “이미 며칠이 지나 흔적이 많이 사라졌고 범위도 좁아 육안 조사만 하고 시추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9일과 20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3.0 이상의 여진이 잇달아 발생했다. 여진이 점차 줄어들던 상황에서 갑작스레 강한 여진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때처럼 일주일여 뒤 본진(本震) 못지않은 여진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23일 전후가 고비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 45분 47초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깊이 9km)에서 규모 3.5의 여진이, 약 6시간 뒤인 20일 오전 6시 5분 15초 북구 북쪽 11km 지역(깊이 12km)에서 규모 3.6의 여진이 연이어 일어났다. 특히 20일 여진은 최대 진도가 5에 이르렀다.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질 정도의 진동이었다. 최근 포항 여진은 줄어드는 추세였다. 규모 2.0 이상 여진은 △15일 33회 △16일 16회 △17일 3회로 꾸준히 감소하다가 18일에는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주 지진 당시에도 여진 횟수가 줄다가 갑자기 일주일 만에 강한 여진이 찾아왔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지진이 줄어든 기간 힘을 응축했다가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발생한 여진의 강도는 포항이 경주 지진 때보다 작다. 발생 엿새째까지 규모 2.0 이상 여진도 포항 58회, 경주 101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포항 지진의 진원이 얕고 지반이 약해 여진 규모가 작더라도 피해는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행정안전부 활성단층조사단 관계자는 “액상화(지진으로 땅이 물렁해지는 현상)가 진행된 지반에 지진이 닥치면 큰 피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