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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자영업자 A 씨(42)는 3월 기존 대출을 금리가 싼 대출로 바꿔주는 이른바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는 캐피털업체의 메시지를 받았다. 제1금융권에선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고, 기존에 받은 제2금융권 대출의 고금리 부담이 컸던 A 씨는 업체에 전화를 걸어 1500만 원 대출을 의뢰했다. 업체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햇살론을 이용해 금리를 6.9%로 맞춰주겠다”면서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A 씨의 기존 대출 중 1000만 원을 우선 갚아서 신용등급을 올려야 한다는 거였다. A 씨는 지인에게 급히 돈을 빌려 업체가 알려준 계좌로 1000만 원을 보냈지만 이후 연락이 끊겼다. 최근 대출 금리 인상을 우려하는 40, 50대 가장(家長)의 심리를 악용한 대출 사기형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 상반기(1∼6월) 보이스피싱 범죄 1만6338건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80.5%인 1만3159건이 금융기관을 사칭한 대출 사기였다고 밝혔다. 대출 사기 보이스피싱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8069건)보다 63.1% 늘었고, 피해액은 1148억여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29억여 원)보다 83% 증가했다. 대출 사기 피해자의 37.4%가 40, 50대 남성들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은 먼저 기존 대출 규모와 금리를 물어본 뒤 그보다 1∼2%포인트 낮은 이자로 대환대출을 해주겠다고 유혹한다. 이를 위해선 대출금의 일부를 상환해 신용등급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지정한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요구하는 수법을 가장 많이 쓴다고 한다. 사기범들은 정식 대출처럼 인지료와 수수료 명목으로 20만∼30만 원을 요구해 신뢰도를 높인다. 대출 가능액을 조회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라며 인터넷주소(URL)를 보내주기도 한다. 이를 클릭하면 악성코드에 감염돼 실제 은행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사기범 일당에게 연결되는 첨단 수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일당들이 요즘에는 조선족 대신 한국인을 고용해 금융기관을 사칭한다”며 “보이스피싱에 속아서 돈을 보냈다면 즉각 112에 신고해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지금 내려가는 사람 좀 잡아주세요!” 김세훈 씨(26)는 대학교 신입생이던 2011년 11월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1층 정문을 들어서다가 위층에서 들려온 한 여성의 다급한 외침을 들었다. 김 씨는 즉각 112에 신고하고 1층에서 누군가가 내려오길 기다렸다. 잠시 후 칼을 든 한 남성이 빠르게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와 정문으로 달려 나갔다. 아파트에 침입한 무장 강도였다. 김 씨는 무장 강도를 쫓아가 맨손으로 격투를 벌인 끝에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김 씨는 한국사회복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시민영웅상’을 받았고 광주 북구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이달 3일 김 씨는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제293기 졸업식에서 순경 계급장을 달았다. 김 씨는 무장 강도를 잡은 이후 경찰의 꿈을 키우며 의무경찰로 복무하고 순경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8일부터 광주북부경찰서에서 경찰 업무를 시작하는 그는 “피해자를 먼저 생각하고 범죄 앞에 두려움 없이 시민 보호에 앞장서는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순경을 포함한 제293기 신임 순경 2559명은 지난해 12월부터 34주 동안 형사법, 사격, 체포술 등 각종 실무교육을 마치고 일선 경찰서에서 치안활동에 나선다. 베트남에서 귀화해 외사 특별채용으로 경찰이 된 홍민희 순경(33·여)은 2008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뒤 경찰서에서 통역 업무를 돕다가 경찰의 꿈을 키웠다. 홍 순경은 “여러 외국인이 문화적 차이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언어 장벽으로 억울한 일을 겪는 걸 보고 국내에 있는 외국인의 범죄 예방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 아버지를 둔 백승욱 순경(30)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집에 든 도둑을 쫓는 모습을 보고 경찰을 꿈꿨다. 백 순경은 아버지와 두 작은아버지, 당숙과 외숙에 이어 집안에서 여섯 번째로 경찰이 됐다. 2007∼2009년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무도 특별채용을 통해 경찰이 된 박효지 순경(30·여)은 “강력계 형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지금 내려가는 사람 좀 잡아주세요!” 김세훈 씨(26)는 대학교 신입생이던 2011년 11월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1층 정문을 들어서다가 위층에서 들려온 한 여성의 다급한 외침을 들었다. 김 씨는 즉각 112에 신고하고 1층에서 누군가가 내려오길 기다렸다. 잠시 후 칼을 든 한 남성이 빠르게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와 정문으로 달려 나갔다. 아파트에 침입한 무장 강도였다. 김 씨는 무장 강도를 쫓아가 맨손으로 격투를 벌인 끝에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김 씨는 한국사회복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시민영웅상’을 받았고 광주 북구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이달 3일 김 씨는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제293기 졸업식에서 순경 계급장을 달았다. 김 씨는 무장 강도를 잡은 이후 경찰의 꿈을 키우며 의무경찰로 복무하고 순경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8일부터 광주북부경찰서 동운지구대에서 경찰 업무를 시작하는 그는 “피해자를 먼저 생각하고 범죄 앞에 두려움 없이 시민 보호에 앞장서는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순경을 포함한 제293기 신임 순경 2559명은 지난해 12월부터 34주 동안 형사법, 사격, 체포술 등 각종 실무교육을 마치고 일선 경찰서에서 치안활동에 나선다. 베트남에서 귀화해 외사 특별채용으로 경찰이 된 홍민희 순경(33·여)은 2008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뒤 경찰서에서 통역 업무를 돕다가 경찰의 꿈을 키웠다. 홍 순경은 “여러 외국인이 문화적 차이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언어 장벽으로 억울한 일을 겪는 걸 보고 국내에 있는 외국인의 범죄 예방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 아버지를 둔 백승욱 순경(30)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집에 든 도둑을 쫓는 모습을 보고 경찰을 꿈꿨다. 백 순경은 아버지와 두 작은아버지, 당숙과 외숙에 이어 집안에서 여섯 번째로 경찰이 됐다. 2007~2009년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무도 특별채용을 통해 경찰이 된 박효지 순경(30·여)은 “강력계 형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한국 경찰청이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 파견되는 경찰관을 자체 교육할 수 있도록 유엔으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다. 세계 경찰 교육기관 중 16번째이고,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유엔 평화유지부 통합훈련처로부터 평화유지 임무단 파견 전 교육에 대한 공식 인증서를 수여받았다. 국제 분쟁지역 등 PKO에 파견되는 인력은 유엔이 인증한 기관에서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한국 경찰은 자격을 인증받은 국방부에서 군인들과 함께 교육을 받아왔는데, 이제 경찰이 자체 교육을 할 수 있게 됐다. 경찰은 2016년 6월부터 강사들을 모집하며 유엔 경찰교육 인증 획득을 추진해왔다. 유엔 통합훈련처 경찰훈련 담당관은 6월 11일 방한해 2주간의 심사 끝에 한국의 교육과정을 공식 인증하기로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일선 경찰서에서 인권 침해를 당했다면 바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시범 운영된다. 경찰은 일선서에 국가인권위 소속 현장인권상담센터를 마련하고 인권전문상담위원을 배치해 부당한 인권침해를 최대한 빠르게 해소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관내 치안 수요가 높은 서울 강남경찰서와 집회가 잦은 종로경찰서에 국가인권위 현장인권상담센터를 배치하고 시범 운영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경찰서 내부 별도 공간에 마련된 상담센터에는 국가인권위가 위촉한 인권전문상담위원이 평일 오전 9시~오후 5시 상주하며 인권 침해 민원을 접수받는다. 피의자나 피해자, 참고인 등 누구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느끼면 센터에 신고할 수 있다. 민원인의 공식 이의 제기 창구인 일선서 청문감사관실은 센터 상담위원이 요구하면 민원인에게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적극 협조하도록 했다. 경찰이 외부기관인 인권위의 직접 견제를 자처한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경찰이 1차 수사권을 갖게 되면 경찰권 비대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는 것은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경찰은 연말까지 두 개 경찰서에서 상담센터를 시범 운영한 뒤 내년에 전국 경찰서로 확대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친정부적 댓글을 달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63)이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경찰은 2010~2012년 조 전 청장 밑에서 근무했던 경찰청 국장급 고위간부들로부터 “조 청장에게서 댓글 작업을 지시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30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책임자급들을 조사하고 있고 조 전 청장도 조만간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특별수사단(단장 임호선 경찰청 차장)은 조 전 청장이 2010~2012년 정보국 보안국 대변인실 등 핵심 부서를 댓글 작업에 동원한 정황을 포착하고 당시 국장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다음달 중순 안에 조 전 청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조 전 청장이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친정부적 댓글을 달도록 지시했는지 추궁할 방침이다. 경찰이 2010~2011년 한진중공업 파업 당시 ‘희망버스’를 ‘절망버스’라고 비하하고, 경찰 신분을 숨긴 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홈페이지에 접속해 노조를 분열시키기 위한 글을 쓴 데에도 조 전 청장이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국방 사이버 댓글사건 조사 태스크포스(TF)는 2월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반정부적 댓글을 다는 누리꾼을 색출하는 이른바 ‘블랙펜 작전’을 펼치며 댓글 분석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자체 진상 조사를 한 뒤 3월부터 수사단을 꾸려 수사해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1987년 경찰의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가 2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박 씨의 빈소가 차려진 부산 부산진구 시민장례식장에는 장례 이틀째인 29일 조문객의 발길이 온종일 이어졌다. 오전 10시 30분경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빈소를 찾았다. 조 수석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선생님은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버지였다. 사적으로는 제 후배의 아버님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저를 격려해 주시고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박종철 열사의 혜광고, 서울대 1년 선배다. 오전 11시 30분경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오후에는 오거돈 부산시장과 박상준 정무특보 등 부산시 간부들이 조문했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아버님, 참으로 고단하고 먼 여정이었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고 추모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는 조화를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문 대통령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천벽력 같은 아들의 비보를 듣는 순간부터 아버님은 아들을 대신해, 때로는 아들 이상으로 민주주의자로 사셨다”며 “그해 겨울 찬바람을 가슴에 묻고 오늘까지 민주주의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셨다”고 추모했다. 이어 “박종철은 민주주의의 영원한 불꽃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버님 또한 깊은 족적을 남기셨다”고 덧붙였다. 검경 지휘부도 전날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방명록에 “박정기 선생님께서 남겨주신 뜻, 박종철 열사가 꾸었던 민주주의의 꿈을 좇아 바른 검찰로 거듭나 수평적 민주주의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데 이바지하겠다”라고 적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방명록에 “평생을 자식 잃은 한으로 살아오셨을 고인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고인이 평생 바라셨던 민주 인권 민생 경찰로 거듭나겠다”라고 썼다. 1987년 당시 박종철 열사의 시신을 급히 화장하려는 경찰에 맞서 부검을 지시해 고문 사실이 알려지는 데 큰 역할을 한 최환 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장은 28일 오전 9시경 빈소를 조용히 다녀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도 28일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고인은 1954년 부산시 수도국 근무를 시작으로 이후 33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했다. 1987년 1월 14일 막내아들인 박종철 열사를 잃은 뒤 민주화운동가로 변신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활동에 앞장섰으며 400여 일간 국회 앞 천막농성을 통해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뤄냈다. 발인은 31일 오전 7시. 고인은 부산 영락공원에서 화장을 한 뒤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먼저 묻힌 아들 곁에 안장된다.부산=조용휘 silent@donga.com / 한상준·조동주 기자}

“자, 이제 수업 시간이야!” 지난달 15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2018 미국탐사보도협회(IRE) 컨퍼런스’ 현장. 갈색 니트를 입은 한 노기자(老記者)가 전 세계에서 온 탐사보도 기자 200여 명을 앞에 두고 웃으면서 말했다. 강연장에 모인 기자들은 웃으면서도 눈빛을 반짝였다. 이날 강연의 주인공은 ‘펜으로 미군의 베트남 철군을 이끌어냈다’고 평가받는 세이무어 허쉬(Seymour Hersh) 전 뉴욕타임스(NYT) 기자였다. 허쉬 기자는 1968년 미군이 베트남 남부 미라이 마을에서 주민 500 여명을 대량 학살한 사건의 실체를 특종 보도했다. 그의 기사로 베트남 전의 참혹한 실상이 밝혀지면서 미국 내 반전(反戰) 여론이 고취됐고 결국 미군 철수로 이어졌다. 허쉬 기자는 이 강연회 사회를 본 NYT 후배 맷 아푸조(Matt Apuzzo) 기자의 질문에 당시 취재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허쉬 기자는 ‘미라이 마을에서 병사가 75명을 죽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취재를 시작했다고 했다. 사건을 깊이 취재해보니 마을에서 사망한 이들은 적군인 베트남 병사가 아니라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평범한 주민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는 “그 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알아보고 싶어 취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학살을 주도한 혐의를 받던 윌리엄 캘리 소위의 변호사를 찾아가 ‘허풍’을 친 이야기도 털어놨다. 그는 군사법원 판사 출신인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기자인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대뜸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변호사가 “아는 게 뭐냐?”라고 물었다. 그가 “만나서 직접 말하겠다. 그다지 좋은 얘기는 아니다”라고 답하며 만남이 이뤄졌다. 하지만 캘리 소위에게 불리한 사실을 그의 변호사가 확인해 줄 리 만무했다. 허쉬 기자는 머리를 썼다. 당시 미라이 마을의 사망자를 75명으로 알고 있었지만 변호사를 만나서는 “150명이 죽은 걸로 안다”고 부풀린 것이다. 적대적 취재원을 자극해 진실을 확인하기 위한 일종의 취재기술이었다. 허쉬 기자의 승부수는 통했다. 그 말을 들은 변호사는 캐비넷 뒤로 가서 종이 한 장을 꺼내오더니 책상에 올려두곤 “사망자는 111명뿐이야. 똑바로 고쳐 써!”라고 소리쳤다. 미군의 대량 학살이 문서로 확인되는 첫 순간이었다. 허쉬 기자는 20분 동안 서류가 놓인 책상을 사이에 두고 변호사와 인터뷰하는 동시에 거꾸로 놓인 서류를 눈으로 읽으며 종이에 받아썼다고 했다. 그가 서류의 내용을 받아 적고 있다는 걸 변호사가 눈치 채지 못하게 계속 말을 걸었다. 허쉬 기자는 “캘리 소위의 변호사가 그 서류를 복사해줄 리 만무하다고 생각했다. 그 문서가 내 앞에 놓여져 있는 것만으로 충분했다”고 말했다. 당시 미 국방부는 그의 보도를 전면 부인했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그는 베트남 전쟁을 취재할 당시 인명 학살에 무딘 군 당국을 고발하는 기사를 썼던 기억도 회고했다. 그는 당시 베트남 전에 참전한 미군이 마을을 통째로 날려버렸는데도 살인죄로 기소되지 않고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현실에 분노해 1만2000자 분량의 기사를 하루 만에 썼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미군 특수부대에서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를 승진 요소로 삼고 있다”며 “펜타곤(미 국방부)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면 진짜 전쟁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1세인 허쉬 기자는 여전히 현역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도 미군의 오사마 빈 라덴 암살 작전에 대한 의혹 보도, 시리아 내전의 현실에 대한 보도 등 손자뻘 되는 후배들을 긴장시키는 기사를 잇따라 쓰고 있다. 그는 “지금 이 시각에도 미군은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며 “내전이 진행 중인 예멘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더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올랜도=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다들 기대가 커서 마음이 무겁네요.” 문재인 정부 첫 여성 치안감이자 역대 두 번째 여성 치안감에 오른 이은정 신임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53·사진)은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이 기획관이 승진하면서 경찰은 2011년 이금형 전 부산지방경찰청장 이후 7년 만에 새로운 여성 치안감을 배출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이 기획관은 1988년 경사 특별채용으로 경찰에 투신했다. 이후 강원 영월경찰서장과 서울 마포경찰서장, 충남지방경찰청 제2부장과 서울지방경찰청 생활안전부장 등을 지내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30년 만에 치안감에 올랐다. 치안감은 전국 12만 경찰 중 27명밖에 없는 최고위급 직위다. 그는 12만 경찰의 안살림과 함께 조직 내 성평등 정책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는다. 앞으로 전체 경찰의 11%가량인 여경 비율을 확대하고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 기획관은 “남녀가 평등한 조직을 만들어 달라는 사회적 염원이 반영된 인사라고 생각한다”며 “경찰이 성평등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들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획관은 성행위 동영상을 무단으로 인터넷에 유포했더라도 상대가 촬영에 동의했다면 처벌 강도를 낮춰주는 현행법을 바꿔야 한다고 최근 경찰청에 건의했다. 그는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경찰청 <승진> ▽치안감 △기획조정관 송민헌 △사이버안전국장 이철구 △교통국장 최해영 △경비국장 김병구 △정보국장 장하연 △강원경찰청장 김원준 △전남〃 최관호 <전보> ▽치안감 △수사국장 배용주 △광주경찰청장 김규현 △대전〃 이상로 △제주〃 이상철 △경무담당관실 이승철 조희현 장향진 강성복 ▽경무관 △수사기획관 이명교 △대테러위기관리관 김준철 △정보심의관 김교태 △자치경찰추진단장 김남현 △경무담당관실 남구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 이영상 △〃 교통지도부장 진정무 △광주경찰청 제1부장 박석일 △충북경찰청 청주흥덕경찰서장 이규문 △경남경찰청 제2부장 전창학 △〃 창원중부경찰서장 김병수}

정부는 25일 임호선 경찰청 기획조정관(54·경찰대 2기·사진)을 경찰청 차장으로 승진 임명하는 등 치안정감과 치안감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유력한 신임 경찰청장 후보였던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56·경찰대 1기)은 유임됐다. 충북 진천 출신인 임호선 신임 경찰청 차장은 경찰청 새경찰추진단장과 교통국장, 서울청 생활안전부장 등 기획과 현장 부서를 오가며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소통에 능하고 친화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올 3월부터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조직적 댓글 공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장을 맡았다. 신임 경찰대학장에는 경북 청송 출신인 이상정 제주지방경찰청장(56·경찰대 1기)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에는 전남 진도 출신인 허경렬 경찰청 수사국장(58·간부후보생 35기)이, 인천지방경찰청장에는 강원 평창 출신인 원경환 강원지방경찰청장(57·간부후보생 37기)이 승진 임명됐다. 부산 출신인 박운대 인천지방경찰청장(58·경사 특채)은 부산지방경찰청장으로 수평 이동했다. 또 △송민헌 경찰청 정보심의관 △이철구 경찰청 수사기획관 △김병구 경찰청 대테러위기관리관 △최관호 경찰청 자치경찰추진단장 △장하연 청와대 국정상황실(파견) △이은정 서울청 생활안전부장 △최해영 서울청 교통지도부장 △김원준 경기남부청 제3부장 등 8명은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민갑룡 제21대 경찰청장(53·경찰대 4기·사진)이 24일 취임식을 갖고 2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민 청장은 문재인 정부가 처음 임명한 경찰청장이 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됐던 전임 이철성 전 청장은 정권 교체 뒤 유임됐다가 정년퇴임했다. 민 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민 청장에게 지휘관 표장을 달아주며 “검경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확립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과제”라고 주문했다. 이어 “15만 명에 이르는 방대한 경찰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 된 만큼 경찰 내부의 소통에 주력하며 직원의 건강과 복지를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고 민 청장은 전했다. 민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임기 내에 검경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등 산적한 경찰 개혁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 청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았던 경력이 있고 기획 부서에서 오래 일하면서 국회와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다. 민 청장은 취임사에서 “경찰은 전례 없이 중대한 변환기를 맞고 있다”며 “수사 구조 개혁이 국회에서 입법적 결실을 맺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23일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53·경찰대 4기)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경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이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골프 접대 의혹이 보도된 경위를 두고 민 후보자를 집중 공격했다.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프로암 골프 대회에) 총 108명이 참가했는데 왜 김 위원장만 수사 대상이냐. 비대위원장 지명 당일 (내사 사실이) 보도된 일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민 후보자가 “(언론 보도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답하자 윤 의원은 재차 “(보도가 된 건) 잘못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드루킹’ 김동원 씨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진실을 밝히려는 건지, 진실을 가리려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은 “컨테이너 창고에서 증거물이 엄청나게 나오고 드루킹 일당이 이를 옮기는데도 수수방관한 것은 부실 수사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민 후보자는 “특검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며 자세를 낮추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폭력조직의 유착 의혹도 공방의 소재가 됐다.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의혹을 몰랐다면 경찰이 무능한 거다. 알고도 내사나 수사가 없었다면 말 그대로 직무유기”라고 민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민 후보자는 “방송 보도 내용에 범죄가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도 ‘경찰에게 돈을 주고 함께 지낸다’는 폭력조직원의 방송 인터뷰를 거론하며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민 후보자는 “이전에 관련 사안으로 이미 처벌받은 경찰관이 있다. 추가로 징계할 대상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경찰대 출신인 민 후보자가 경찰에 투신한 30년 중 절반 이상을 기획 부서에서 보내며 초고속 승진을 한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청문보고서 채택 논의는 민 후보자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적인 관계’ 논란으로 24일로 미뤄졌다. 한국당은 이무영 전 경찰청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2016년 경찰의날 당시 민갑룡 경무관이 누군가와 통화하는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였다”고 언급한 것을 근거로 민 후보자와 문 대통령의 관계를 의심했다. 민 후보자는 “사적으로 모르는 사이다. 전화한 적이 없고 전화번호도 모른다”고 했다.장관석 jks@donga.com·조동주 기자}

‘보호관찰 2년.’ 지난해 9월 또래 여중생을 피범벅이 되도록 구타하고 이를 촬영한 이른바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 당시 만 13세로 촉법소년이었던 공범 A 양에게 최근 내려진 법원의 처분이다. 당시 A 양 등 4명은 부산 사상구의 한 공장 인근으로 피해자를 유인해 1시간 넘게 공사자재, 의자, 유리병 등으로 100여 차례 때렸다. 피를 흘리며 무릎을 꿇고 우는 피해자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공분을 샀다. 하지만 A 양은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 없이 2년 동안 보호관찰관과 정기 면담만 하면 전과도 남지 않는다.○ 어른 닮아가는 촉법소년 범죄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도 면죄부를 받는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들의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들을 형사 처벌할 수는 없다. 지난달 26, 27일 여고생을 노래방과 관악산으로 끌고 가 집단폭행하고 성추행하는 데 가담한 청소년 10명 중 1명인 B 양(13)도 촉법소년이어서 형사 처벌을 피했다. 경찰에서 바로 서울가정법원으로 송치된 B 양은 향후 보호관찰 처분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촉법소년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7.9%(3167명→3416명) 늘었다. 촉법소년 3416 명 중 65.7%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마지막 나이인 13세였다. 대부분 중학교 1학년인 13세의 범죄는 지난해보다 14.7% 늘어났다. 범죄 유형은 형사 처벌 대상인 14세 이상 청소년과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 단순 절도는 지난해보다 2.3% 줄어든 반면 폭력은 21% 늘었다. 인터넷을 이용한 중고물품 판매 사기 같은 지능사범은 33.7%나 증가했다. 촉법소년들의 범죄수법도 성인 못지않게 교묘하다. 수도권에 사는 중학교 1학년 C 양(13)은 4월 같은 학교 여학생의 평소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혼내줘야겠다며 치밀하게 계획을 짰다. 자신이 만나자고 하면 거부할 수도 있어 피해자와 친분이 있던 다른 친구를 이용해 전화로 피해자를 지하철역으로 유인했다. 이후 미리 공모한 중1 남학생 3명과 함께 피해자를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끌고 가 마구 때렸다. 가해자 모두 촉법소년이라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다. 성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은 올 상반기 179명에 달했다. D 군(13)은 지난달 말 경기도의 한 학원 여자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또래 여학생을 몰래 찍다가 적발됐다. 최현아 경찰청 청소년계장은 “요즘 청소년이 신체와 정신 모두 조숙해지면서 어른의 범죄 방식을 따라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촉법소년 연령 13세 미만으로 낮춘다 만 9세 이하인 ‘범법소년’의 범죄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14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2학년 학생이 옆자리 학생을 연필로 찔러 연필이 요추에 5cm 박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 아동이 발표를 마치고 앉으려는 순간 짝꿍이 옆자리 의자에 연필을 갑자기 갖다댄 것이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입원한 아이가 앉아 있을 수도 없을 만큼 크게 다쳤고 트라우마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범법소년의 범죄는 아예 사건 접수조차 되지 않아 수사를 할 수 없다. 촉법소년의 잔혹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법무부는 올해 안에 촉법소년 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으로 소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부산과 강원 강릉에서 벌어진 10대들의 집단 폭행사건을 계기로 청소년 범죄라도 혐의가 중하다면 구속 수사 등 엄중히 다루겠다는 방침을 세웠다.조동주 djc@donga.com·김은지 기자}

“지금도 점포를 운영해 버는 순이익이 주당 40시간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보다 적습니다. 최저임금이 여기서 더 오른다면 더 이상 편의점을 운영할 이유가 없어요.” 올해로 8년째 서울 강북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39)가 격앙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 편의점의 월 매출은 5000만 원 정도다. 평균 25% 마진을 감안하면 원가를 제외한 금액이 약 1250만 원. 가맹본사에 지급하는 수수료(350만 원)와 각종 세금 및 운영비(100만 원)를 제외하면 김 씨 통장에 찍히는 액수는 800만 원 정도다. 여기서 임대료(100만 원)를 내고 주중 및 주말에 각각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5명에게 주는 인건비 600만 원을 빼면 김 씨의 순이익은 100만 원에 불과하다. 김 씨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하루에 나도 일할 만큼 하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이 한 달에 받는 월급 120만 원보다 못한 돈을 벌고 있다”며 “폐점하고 싶어도 본사와 계약기간이 3년 더 남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예고에 뿔난 편의점업계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앞두고 직격탄을 맞게 되는 편의점주와 자영업자들이 “이렇게는 못 살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GS25와 세븐일레븐, 이마트24, CU 등 국내 편의점 가맹점주 3만여 명으로 구성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인상 결과에 따라 7만여 편의점의 동시 휴업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오른 후 편의점 점주들은 스스로 근무시간을 늘리거나 심야 영업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지금이 한계상황이라는 것이다. 서울 동작구에서 아르바이트생 3명을 쓰며 편의점을 운영하는 조모 씨(56)는 “아내와 번갈아 가며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하루 15시간 일하지만 매달 150만 원밖에 못 번다”며 “9월 편의점 본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지금보다 더 오르면 가게를 접을 것이다. 차라리 다른 곳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뛰는 게 낫겠다 싶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의 편의점주 김모 씨(64·여)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오르면 매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편의점 문을 닫을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한적한 이 시간대에는 수익보다 야간 아르바이트생 인건비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 씨는 오전 시간대에 직접 편의점을 맡고 아들이 직장에서 퇴근한 뒤인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일을 해줘 한 달에 200만 원가량을 벌고 있다. 김 씨는 “최저임금이 1만 원이 되면 나라가 망한다고 기사에 꼭 써 달라”고 강조했다. 전편협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90원으로 올랐을 때를 가정해 편의점주와 아르바이트 직원의 월 수익을 비교한 결과 아르바이트 직원의 월급은 현재 143만9652원에서 206만2928원으로 오르는 반면에 편의점주의 월 수익은 130만2000원에서 26만3000원 적자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주들이 최저임금이 1만 원대가 되면 폐업하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필요… 무인화 앞당겨” 요식업이나 카페, PC방 등을 운영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에서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61)는 일주일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하지만 수익은 매달 300만 원을 밑돈다. 그나마 아들과 며느리까지 식당에 동원해 아르바이트생을 6명까지 줄여서 이 정도다. 서울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55)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10% 이상 늘어 직원뿐 아니라 영업시간까지 줄였는데 올해는 또 무슨 수를 써야 할지 막막하다”면서 “정부가 현장 목소리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도 우려된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직후 외식업계는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가격인상 부담으로 일부 프랜차이즈업체는 배달료를 추가로 받기 시작했다. 최저임금 후폭풍이 자영업자 부담과 고용 감소에 이어 소비자 피해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며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건비 비중이 높아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타를 맞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엄살로 치부해선 안 된다”면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무인화나 자동화 시기를 앞당겨 오히려 고용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염희진 salthj@donga.com·강승현·조동주 기자박희영 인턴기자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과 졸업 이윤태 인턴기자 연세대 사학과 4학년}
제주에서 실시 중인 자치경찰제의 대상 분야가 확대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의 전제조건인 자치경찰제 전국 시행 방침의 선제 조치다. 경찰청은 제주 전역의 자치경찰에 생활안전, 교통, 여성청소년 업무를 이관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기존 동부경찰서 관할에 한해 자치경찰에 맡겼던 업무를 제주 전역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자치경찰제 시범모델이 됐던 동부경찰서는 기존 업무에 112 신고 처리까지 자치경찰단에 맡기기로 했다. 이로서 동부경찰서 관할에서 신고된 교통불편과 분실물, 소음 등 생활밀착형 112 신고는 자치경찰이 담당한다. 경찰은 전국 자치경찰의 실험모델인 제주 자치경찰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야 경찰의 숙원 사업인 검·경 수사권 조정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내년으로 예정된 자치경찰제 광역단위 시범 시행을 앞두고 제주 자치경찰 실험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시키며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올 4월 제주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27명을 제주자치경찰단으로 파견해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와 교통 등 생활밀착형 업무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경찰은 자치경찰제 확대 시행에 맞춰 7월 중 순찰인력과 112 상황실 요원 등 국가경찰 인력을 추가로 자치경찰단에 파견할 예정이다.조동주 기자djc@donga.com}

“평생 여왕벌만을 위해 죽도록 일하는 일벌 신세죠.” 서울지역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의 푸념이다. 순경 출신으로 현재 경위인 그는 경찰조직을 이렇게 비유했다. 순경 출신이 96%에 이르지만 불과 2.7%인 경찰대 출신이 총경 이상 고위직의 56.3%를 차지하는 현실 탓이다. 순경 출신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경찰의 꽃’인 총경으로 승진하기 어렵다는 한탄이 담겨 있다. 지난해 12월 단행된 총경 승진 인사자 86명 중에서도 순경 출신은 11명(12.8%)에 불과했다. 경찰대 출신은 45명(52.3%)이었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총경 이상 고위직 693명 중 순경 출신은 6.8%(47명)에 불과했다. 순경 출신 경무관은 76명 중 김해경 인천지방경찰청 1부장(59·여)뿐이다. 치안감 이상에서는 34명 중 한 명도 없다. 순경 출신이 어렵사리 총경이 돼도 주요 보직에서 배제되기 일쑤다. 서울지역 경찰서장 31명 중 순경 출신은 한 명도 없다. 대표적 승진 코스인 경찰청 과장 57명 중에도 순경 출신은 김원태 경찰청 범죄정보과장(49)뿐이다. 주요 보직에 순경 출신 간부가 없다 보니 경무관 승진 대상자를 찾는 건 더 어렵다. 보통 인사고과에서 5배수 인원을 정한 뒤 승진자를 선발한다. 순경 출신이 거의 없어 5배수에 포함만 되면 ‘입직경로 쿼터제’에 따라 승진이 유력하다. 하지만 대상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총경의 경우 순경 출신은 정년을 앞둔 경정이 승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주요 보직에서 제외돼 경무관 승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런 실태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경찰조직의 입직 경로를 관리하는 기준 탓이다. 경찰은 입직 경로를 ‘경찰대’ ‘간부후보생’ ‘고시 출신’ ‘기타’로만 분류한다. 이에 따라 분류하면 전국 총경 583명 중 ‘기타’는 93명(16%)이다. 그중 경장∼경위 특채 출신을 빼고 순경 출신은 46명(7.9%)에 불과하다. 일종의 ‘착시효과’ 인 것이다. 경찰대의 고위직 독식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전국 총경의 54.9%, 경무관의 67.1%, 치안감 이상의 55.9%가 경찰대 출신이다. 청와대는 검경 수사권 조정 정부안을 발표하며 경찰대 개혁을 전제 조건으로 강조했다. 경찰대 4기인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는 최근 균형인사와 인사절차 투명성 제고를 강조했다. 민 후보자가 입직 경로를 안배해 인사청문회 준비팀을 꾸린 것도 인사균형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경찰 안팎의 해석이다.조동주 djc@donga.com·홍석호 기자}
2014년 6월 제1회 원가분석사 자격시험이 치러졌다. 원가분석사는 공공 또는 민간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정확한 원가를 분석하고 산정한다. 국가공인 자격증을 따야 한다. 당시 건국대 산학협력단 A연구소 본부장이던 김모 씨(52·겸임교수)는 원가분석사 자격시험의 채점위원으로 위촉됐다. 해당 시험에는 김 씨의 친동생이 응시했다. 김 씨는 동생의 OMR 카드 답안지를 빼돌린 뒤 직접 정답을 적어 넣었다. 원가 분석에 문외한이었던 김 씨 동생은 무난히 합격했다. 김 씨의 비리는 기막힌 채점에서 그치지 않았다. 2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김 씨는 2008년부터 9년간 연구 용역비를 빼돌리고 가짜 직원을 등재시켜 급여를 가로채는 방식으로 약 21억 원을 챙긴 혐의(사기, 배임 등)를 받고 있다. 대학 산학협력단의 경우 연구소 본부장이 직원 선발 등 실질적인 운영권을 갖게 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김 씨는 자신이 사적으로 운영하는 연구소나 지인의 연구소를 통해 연구 용역을 받은 뒤 실제 연구는 A연구소 직원에게 무상으로 시키는 방식으로 대금을 챙겼다. 연구소에 가짜 직원으로 등록시킨 지인들에게 대학 산학협력단이 급여를 지급하면 이를 돌려받기도 했다. 김 씨는 또 자신의 연구소에 연구 용역을 계속 맡겨달라는 청탁과 함께 기상청 사무관 등에게 8년 넘게 뇌물을 바쳐 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9년 2월∼2017년 5월 기상청 경리 담당자 2명과 특정 협회 직원 1명 등 3명에게 각각 2000여만 원씩 6000여만 원을 뇌물로 준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의 지시를 받은 연구소 팀장들은 1회당 100만∼200만 원씩을 봉투에 담아 직접 기상청을 방문하거나 퀵서비스를 이용해 전달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스물다섯 철없던 청년이 경찰이 돼 어느덧 37년이 흘렀습니다.” 이철성 제20대 경찰청장(60)은 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년퇴임식에서 감회 어린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 청장은 1982년 순경 공채로 들어와 37년간 경찰 11개 계급을 모두 거치고 정년을 마친 첫 경찰청장이 됐다. 2016년 8월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그는 임기를 채우며 문재인 정부 첫 경찰청장으로도 이름이 남게 됐다. 이 청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청장으로 보낸 지난 22개월은 셀 수 없는 고비와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취임 2개월 만에 대규모 촛불집회 사태를 맞은 그는 집회에 나온 시민들에게 보내는 해산 촉구 문구를 직접 써 일선에 전달했다. 문구에는 ‘불법 행위로 여러분의 주장이 퇴색되지 않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십시오’ 등이 담겼다. 이 청장은 최근 “민심의 큰 흐름을 경찰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6개월 넘게 전국에서 연인원 약 1000만 명이 참여한 촛불집회를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재인 정부에서도 유임됐다. 이 청장은 인권경찰을 표방하는 정부 기조에 따라 민간인 경찰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켜 내부 개혁에 착수했다. 경찰 인권의식을 향상시키고 검경 수사권 조정의 틀을 만들었다는 호평과 시민단체 인사들에게 경찰 조직이 휘둘려 공권력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이 청장은 탁월한 정무감각으로 경찰의 숙원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8월 ‘민주화의 성지’ 발언을 둘러싼 강인철 전 광주지방경찰청장과의 갈등, 지난해 말 사의 표명 논란 등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청와대 신임을 받으며 정년을 마치게 됐다. 이 청장은 재임 기간 경찰 조직 11개 계급의 통합 추진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이날 경찰청 정문에 깔린 레드카펫을 밟고 정든 조직을 떠났다. 그는 당분간 부인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제빵 및 요리를 배울 예정이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중국인 송모 씨(41·여)는 지난해 1월 관광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수도권의 한 공장에 불법 취업했다. 관광비자 유효기간인 90일 후에도 한국에 머물 방법을 찾던 그는 중국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글을 보고 솔깃했다. 중국 정부의 종교적 박해를 받던 ‘파룬궁’ 수련생으로 한국에 온 난민으로 꾸며주겠다는 거였다. 송 씨는 브로커 진모 씨(51)가 꾸며준 각종 가짜 서류로 출입국외국인청에 난민신청을 했다. 경찰은 올 4월 ‘가짜 난민신청자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한 끝에 송 씨와 진 씨 등을 붙잡았다. 진 씨는 300만∼500만 원을 받고 송 씨 등 중국인 4명을 파룬궁 수련생으로 둔갑시켜 가짜 난민신청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청은 3월부터 100일간 가짜 난민신청과 제주도 무단이탈 등 불법 입·출국범죄, 국제 보이스피싱과 마약 밀반입, 해외 원정 성매매 등 각종 국제범죄를 집중 단속해 387건을 적발하고 868명을 붙잡았다고 26일 밝혔다. 적발된 피의자 중 49%(868명 중 425명)가 불법 입·출국 사범이었다. 대부분 일자리를 구하려 한국에 불법 입국하거나 가짜로 난민신청을 한 외국인이었다. 제주에 무비자제도를 이용해 입국한 뒤 본토로 밀항하려던 외국인과 브로커 15명도 포함됐다. 중국인 추모 씨(53)는 4월 제주에서 전남 여수항으로 향하는 화물선에 실린 감귤 운반차 트렁크에 숨어 밀항하다가 헬기와 함정을 동원한 경찰의 추적 끝에 붙잡혔다. 추 씨 뒤에는 “600만 원을 주면 한국 본토로 보내주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주겠다”고 유혹한 한국인 브로커 임모 씨(43)가 있었다. 해외에 유령회사를 세우고 불법 입국을 원하는 외국인을 회사 소속 수입상으로 위장시켜 국내로 입국시킨 경우도 있었다. 한국에 유령회사를 세우고 해외에 있는 외국인에게 유령회사 명의로 초청장을 보내 입국시키는 방식이 노출되자 아예 외국에 유령회사를 세워 추적을 어렵게 하는 수법으로 진화한 것이다. 경찰은 최근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유령 회사를 세우고 베트남 파키스탄 인도인들을 수입상으로 속여 국내로 입국시킨 한국인 브로커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향후 불법 입국하거나 가짜 난민신청을 하는 외국인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보다 평균임금이 낮은 중국과 동남아 사람들은 한국에 불법 입국했더라도 난민신청을 한 뒤 심사 결과에 불복해 재심사를 거치고 다시 대법원까지 소송을 진행하면서 2∼3년씩 버티고 있다. 그 기간만이라도 한국에서 일하면 본국에 있을 때보다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계산에 일단 한국에 들어오고 보자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활성화하고자 비자 발급 절차가 간소화되고 한국과 무비자협정을 맺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한국에서 벌어지는 국제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현직 부장검사가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검찰의 수사지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수산나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22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수사지휘 사례를 통해 본 검사 수사지휘의 필요성’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검경 수사권 조정 정부 합의안을 반박했다. 강 부장검사는 “검찰의 수사지휘는 법률가인 검사가 적법 절차에 따른 인권 보호와 적정한 형벌권 행사를 하도록 만든 제도이므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검경 합동 수사회의나 유기적인 수사지휘는 법률 적용을 잘못한 사안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 방향을 알려주고, 증거가 부족한 상태로 청구한 영장은 보완 지휘하는 등 효율적인 수사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강 부장검사는 적절한 수사지휘의 대표적 사례로 2016년 3월 화장실에 감금돼 표백제와 찬물 세례, 구타 등의 학대를 받다 숨진 경기 평택 신원영 군(7) 사건을 들었다. 당시 경찰은 피의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해 신 군의 시신을 찾지 못하는 등 수사가 난항에 빠졌다. 이에 검찰은 수사지휘를 통해 신용카드와 교통카드 사용명세 분석 등 수사 범위 확대를 지시했고 결국 신 군 시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검찰은 또 정부 합의안과 관련해 △사건관계인이 이의를 제기하기 전까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등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점 △공소시효가 짧은 선거사건 등에서 경찰이 시효가 임박해 송치할 경우 제대로 수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상급자의 수사지휘를 서면으로 적시하는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향후 수사권 조정이 현실화하면 1차 수사를 전담할 경찰의 수사지휘에 대한 책임과 공정성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당초 상급자의 수사지휘 내용은 체포·구속,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검증, 송치 의견, 사건 이송 등 4개 항목만 서면으로 남겨왔는데 앞으로는 범죄 인지, 법원 허가에 의한 통신수사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앞으로는 또 수사지휘자와 이견이 생겨 경찰관이 서면지휘를 요청한 사항도 반드시 서면으로 지휘 기록을 남겨야 한다. 김윤수 ys@donga.com·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