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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5세대(5G) 이동통신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5G 상용화에 이어 최근 5G 가입자 200만 명을 돌파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 요청이 계속되고 있다. 또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휴대전화 매출 비중이 전체의 45%를 넘어서면서 새로운 탈(脫)통신-뉴(New)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엑스클라우드’ 게임 시범 서비스를 확대했다. 21일부터 엑스클라우드 게임 수를 29종에서 85종으로 대폭 확대하고, 이 중 40여 개 게임에 한국어 자막과 음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최근 ‘CES 2020’에서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와 만든 합작회사 ‘캐스트닷에라(Cast.era)’를 공개했다. 합작회사는 미국 전역 방송국에 ‘5G-ATSC 3.0’(미국 디지털TV UHD 방송표준) 기반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미국 최대 전장(자동차 내부 전자제품) 기업인 하만과도 협업해 달리는 차량 안에서 ATSC 3.0(UHD) 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은 지난해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그룹 ‘컴캐스트(Comcast)’와 손잡고 3조 원대 글로벌 e스포츠산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컴캐스트는 합작회사인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를 설립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글로벌 통신사 브랜드 4위에 올라 있는 도이치텔레콤과 테크(Tech)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시장에서 이윤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는 기업들이 하나의 주제를 두고 협력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행복얼라이언스는 그 협력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내고 있다.” 2016년 11월 SK그룹 주도로 결성된 국내 최대 사회공헌 연합체인 행복얼라이언스에 대한 재계 안팎의 평가다. 갈수록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기업과 기관들이 각자의 장점을 한데 집결시키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행복얼라이언스는 첫해에는 SK그룹 계열사와 사회적기업 등 14곳이 모여 시작했지만 지금은 정보기술(IT),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46곳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사회공헌 분야의 대규모 상설 협의체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복얼라이언스는 규모는 키우면서도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는 ‘아동 결식’이라는 구체적 과제로 좁히고 집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백화점식 사회공헌 사업을 지양하고 사회공헌 활동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행복얼라이언스의 사무국 역할을 하는 행복나래의 조민영 실장은 “아동 결식 문제 해결 과정에서 46개 참여사의 장점을 끌어내기 위해 꾸준한 소통과 정례적인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 결식 문제는 행복도시락 지원사업으로 대표되는 직접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아이들이 주도하는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경기 이천의 지역아동센터에서 ‘건강플러스캠프’라는 식생활 교육 캠프를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전국 아동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식생활 교육 ‘행복밥상 스쿨’을 진행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과 SK이노베이션은 아이들의 작업실인 ‘해피라운지 이문238’에 요리실, 영상실, 음악실 등 다양한 경험 공간을 지원하며 식생활 교육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 실장은 “단순한 급식 지원뿐 아니라 돌봄 기능을 강화해 정서 발달까지 도움을 주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그동안 미국 유명 브랜드의 종합비타민을 이용해 왔는데, 이번에 비타민엔젤스의 기부 연계 상품으로 갈아타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품질 좋고 착한 상품 부탁드려요.” 비타민 한 통이 판매될 때마다 소외계층에게 비타민을 기부하는 사회적기업 비타민엔젤스의 김바울 대표는 최근 고객으로부터 한 통의 e메일을 받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더 많은 사람에게 비타민을 기부하자’는 회사 설립 목적에 공감해주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 순간이었다. 김 대표는 29일 “운영비가 부족해 홍보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착한 소비에 동참하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문제 해결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는 비타민엔젤스는 기부를 위해 태어난 회사다. 창업자인 염창환 박사(의사)는 2005년 학회 참석차 방문한 아프리카에서 “비타민A가 부족한 아이들이 실명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비타민 기부를 시작했고, 2013년 더 많은 아이에게 비타민을 전달하기 위해 아예 회사를 차렸다. 김 대표는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기부해도 100명 이상은 어려운데,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생각으로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비타민엔젤스는 전 세계 유명 박람회장을 찾아다니며 값싸고 질 좋은 비타민 원료를 발굴해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또 홍보나 광고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해외 유명 브랜드보다 가격이 절반 이하로 저렴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착한 소비 이끄는 행복얼라이언스 참여 기업 착한 고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비타민엔젤스는 지난해 총 매출 약 19억 원을 기록하며 2018년 대비 매출이 30% 성장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인 약 10억 원의 비타민은 어김없이 소외계층에게 전달됐다. 김 대표는 “행복얼라이언스와 함께하면서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지고, 도움을 주는 기업들도 나타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행복얼라이언스에는 이처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10개 사회적기업이 속해 있다. 이들 상당수는 외부 지원이 필요할 정도로 영세하지만 더 어려운 계층을 돕기 위해 기부 연계 상품을 기획하며 착한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발달장애인 사원들이 운영하는 동구밭은 천연비누 등 상품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따로 떼어 적립하는 ‘비율형 기부 연계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어스맨은 ‘공정무역 건과일 4종 세트’, 초등용 심리그림책을 만드는 마노컴퍼니는 ‘듀얼스토리북’ 등을 기부 연계 상품으로 기획해 호응을 얻고 있다. 사회적기업들의 기부 활동은 중견기업들에도 자극이 되고 있다. 수산물 전문 제조 업체인 한성기업은 대표상품인 ‘크래미’를 기부 연계형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성기업 관계자는“기부 연계형 상품을 출시한 후 직원들의 봉사 행사 참여율이 높아졌다. 착한 소비를 위한 상품들이 근무자들의 마음가짐까지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기부도 ‘경쟁’ ‘아이디어 싸움’ 직접 상품을 출시하지 않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장점을 강조한 독특한 방식으로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지역 문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 지방도시에서 소규모 영화관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작은영화관은 지난해 9월부터 전국 35개 지점에서 행복얼라이언스의 캠페인 영상을 영화 상영 전에 무상으로 틀고 있다. 작은영화관 관계자는 “우리는 현물, 상품이 없지만 행복얼라이언스의 취지에 공감해 작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다”며 “영화 전 광고 상영이 적지 않은 수입이지만 지역사회에 착한 소비와 기부를 알릴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도미노피자는 2017년부터 행복얼라이언스와 함께 매월 4차례 피자 조리 시설이 탑재된 ‘피자카’를 저소득 지역에 보내 ‘피자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피자를 접하기 어려운 결식 위기 아동에게 직접 피자를 만드는 기회를 제공하고, 영양가 높은 재료에 대한 교육도 진행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가수 보아, 배우 이연희 씨 등 자사 연예인들을 행복얼라이언스 홍보대사로 임명해 팬들의 기부 참여를 유도했다. 행복얼라이언스 참여 기업들 간 기부 컬래버레이션(협력)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브자리가 주최한 나무 심기 행사에는 한성기업이 크래미를 기부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어려운 환경에서 꿈을 키워 나가는 아이들을 위한 ‘스마일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한성기업과 비타민엔젤스의 기부 물품을 지원받았다. 작은영화관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영화 상영회에도 물품 지원이 이어졌다. 행복얼라이언스 관계자는 “기부를 향한 각 기업의 아이디어 경쟁이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고 기부의 전체 파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오늘 도시락을 전달할 곳이 40곳이 넘어요. 조금만 서둘러 주세요.” 28일 전북 진안에서 저소득층 대상 도시락 배달에 참여한 30대 자원봉사자 김정민 씨는 행복도시락협동조합 관계자로부터 이 같은 부탁을 듣고 걱정이 밀려왔다. 진안 지역 지리에 익숙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도시락 배송 차량도 평소 몰던 차와 달랐기 때문이다. 자칫 배달이 지체돼 아이들의 점심이 늦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식은땀이 났다. 하지만 배달을 시작한 지 몇 분 되지 않아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당일 배달할 리스트와 배달 순서, 최적 경로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통합배송관리 시스템이 배달차량에 장착됐기 때문. 실제로 김 씨는 초보 자원봉사자들이 보통 6시간가량 걸리는 배달을 5시간 만에 끝냈다. 김 씨는 “중간에 배달자가 변경되거나 교통상황이 변하면 자동으로 배송 순서와 경로가 바뀌었다”며 “사회공헌 활동에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깊숙이 침투된 것을 직접 경험하니 무척 신기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인 행복도시락은 2006년부터 사회문제 해결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와 함께 아동 결식을 해결하기 위한 도시락 배달 사업을 진행해왔다. 저소득 계층은 물론이고 차상위계층, 편부모가 일해 낮에 홀로 지내는 아이 등이 주요 대상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약 1만 명의 아동에게 연간 약 250만 개의 행복도시락이 배달됐다. 특히 행복도시락은 전국 29개 행복도시락센터, 교육청, 지역아동센터, 다문화가정지원센터,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하나의 사회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집합적 임팩트(Collective Impact)’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금 모금, 도시락 제작, 배송, 사후 관리 등 단계별로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행복도시락 사업이 질적으로 한 단계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도시락 배달 최적화를 위해 개발된 통합배송관리 시스템은 SK텔레콤이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행복도시락에 적용한 것이다. 통합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배송시간은 10% 이상 단축됐고, 전체 도시락 비용의 10%를 차지하는 배송비용도 줄었다. 도시락 받을 학생 수가 갑자기 늘거나 신규 자원봉사자가 투입돼도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아동 부재, 주소지 변경으로 인해 도시락이 배달되지 못한 사례도 자동으로 산출되는 등 사후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행복도시락 전북 진안센터의 김치훈 센터장은 “인력에만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도시락을 배달하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며 “ICT가 실제 아이들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영양 높은 도시락을 제 시간에 배달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복도시락을 만들기 위한 자금 모금에는 한성기업, 멕시카나, 어스맨, 아름다운커피, 마노컴퍼니, 동구밭, 비타민엔젤스, 슈퍼잼, SK스토아, 제이준코스메틱 등 10개 기업의 기부연계 상품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각 회사가 자발적으로 기부연계 상품을 만들고, 판매금의 일정비율을 아동 결식을 위한 기부금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지난해 10개 기업의 기부전용 상품 매출이 700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홈쇼핑 채널을 운영하는 SK그룹 계열 SK스토아는 매달 일정 금액 이상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적립금과 함께 별도의 기부금을 지급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는 고객 개개인의 기부금 명세를 보여주면서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실제로 기부연계 상품을 구매한 고객의 재구매율은 지난해 35.7%로 2018년(27.1%)보다 늘어났다. SK스토아 관계자는 “기부연계 상품을 구입하는 윤리적 소비자들은 재방문율과 재구매율이 높다”며 “기업들이 자체 사회공헌 활동뿐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기부연계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이 도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복도시락은 단순 지원을 넘어 아동 영양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한 식생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약 35만 명의 아동이 정부로부터 하루 5000원 내외의 식사 지원금을 전자카드로 지급받고 있지만, 한 번에 1일 급식비를 초과하는 돈을 쓰거나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등 영양적으로 문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대 식품영양과학연구소에 따르면 급식 지원 아동은 비지원 아동에 비해 비만 비율이 1.6배 높다. 이에 행복도시락은 자원봉사자들을 직접 아동에게 찾아가게 해 식생활 개선 교육을 시키거나, 방학 중 식생활 캠프도 진행한다. 행복얼라이언스 관계자는 “도시락 배달을 넘어선 다양한 프로그램, 정보기술과의 결합을 통한 기부 확대 등은 하나의 기업 또는 기관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집합적 임팩트 방식이 국내 사회공헌 사업의 진화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 “참여자 다양한 사회공헌사업, 시너지 크고 효율적” ▼신현상 한양대 교수 인터뷰“기존 대기업 공헌사업은 투입 위주… 수혜자에 미치는 산출효과 집중을” “기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투입(Input) 위주’였다. 이제는 한 단계 나아가 수혜자에게 미치는 실제 영향에 집중하는 ‘산출(Output)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기업의 역할을 연구하는 신현상 한양대 교수(51·경영학·사진)는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들이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기업들이 ‘집합적 임팩트(Collective Impact)’ 방식을 더 확대하면 사회공헌 사업의 진정성을 획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특정 프로그램에 들어간 예산, 참여한 임직원 수, 언론 노출 빈도 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프로그램으로 혜택을 받은 사람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기업이 좋은 일에 적지 않은 돈을 쓰면서도 언론에 노출되면 대중으로부터 ‘마케팅하려고 기부했지?’라는 오해를 받는다”며 “정부, 지역사회, 비영리단체 등과 연대하는 방식으로 사회공헌 사업이 전환되면 이 같은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016년 만들어진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공헌 연합체인 행복얼라이언스에 대해서는 ‘대기업 사회공헌의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점’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SK가 시작한 행복얼라이언스는 자기만 빛나는 방식이 아닌, 다른 참여자들과 공을 나누고,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이라며 “실제 사회문제 해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집합적 임팩트’가 기업뿐 아니라 정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비영리단체나 공공기관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열심히는 하지만 효율성과 효과성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일사불란한 기업의 경영효율성이 정부 중심 사회공헌 사업을 혁신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보다 ‘집합적 임팩트’ 방식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은 환경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신 교수는 “집합적 임팩트는 기본적으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모델인데, 미국은 상대적으로 정부보다는 지역사회가 주도한다”며 “정부의 역할이 큰 한국은 민관 시너지를 내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헉. 이거 실화임?” 울산에 사는 초등학생 김명희 양(12)은 지난해 12월 평소 도시락을 배달해주던 자원봉사자가 내민 선물 상자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연말에 의례적으로 받아오던 지원품으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아이템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쌀, 비누, 칫솔, 초콜릿, 이불 등 눈에 익은 생필품도 있었지만 생경한 물품이 훨씬 많았다. 다이어트를 돕는 슈퍼시드, 유기농 과자 등 건강식품과 마스크팩, 여성용품도 들어있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사용 가능한 e쿠폰, 법률자문 쿠폰, 국제전화 쿠폰 등도 있었다. 김 양은 “예전에는 지원물품을 받아도 특별한 감흥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내가 선물을 받았다는 기분이 들었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어른이 되면 남을 돕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양이 받은 선물 꾸러미는 ‘행복얼라이언스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졌다. 여러 기업으로부터 총 3억9000만 원 상당의 기부 물품 39종을 받아 하나의 패키지인 ‘행복상자’로 만든 것이다. 행복얼라이언스의 사무국 역할을 하는 행복나래의 조민영 실장은 27일 “어느 한 기업이 어려운 이웃들의 다양한 처지에 맞는 물품들을 모두 준비하기란 쉽지 않다”며 “여러 기업과 참여자들의 힘이 모여 한 단계 진화한 행복상자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행복상자 배달에 참여한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 안혜정 매니저는 “행복상자를 받는 사람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라며 “배달을 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업의 진정성이 전달되고 있음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행복상자를 기획한 행복얼라이언스는 2016년 11월 만들어진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공헌 연합체다. 점차 다변화되고, 복잡해지는 사회문제를 기업, 개인,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해결하려는 집합체다. 출범 당시 14개였던 참여 기업은 1월 현재 46개사로 늘어났다. 반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는 건강, 다문화, 장애 등 ‘저소득층의 삶 개선’이라는 포괄적 과제에서 ‘아동의 건강과 결식’이라는 구체적 과제로 좁히고 집중했다. 이같이 서로 다른 전문성이나 자원을 가진 주체가 협업하는 방식을 학계에선 ‘집합적 임팩트(Collective Impact)’라고 한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공유가치창출(CSV) 개념을 도입한 마크 크레이머 하버드대 교수가 창안한 개념이다. 조 실장은 “돋보기 하나로 불꽃을 피우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렌즈 여러 개를 포개면 더 빠른 시간 안에 불꽃을 일으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집합적 임팩트는 기업들의 기존 사회공헌 활동과는 결이 다르다. 기존에는 한 기업이 단독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서 보여주기식에 그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의 홍보 또는 마케팅팀이 사회공헌 사업을 주도하면 사회문제 해결보다는 사회공헌 실적 위주로 흐르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8년 주요 기업의 평균 사회공헌 지출액은 약 126억 원(208개사)으로 1998년(약 22억 원·147개사)의 약 6배로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액수의 증가만큼 수혜자들의 체감도는 높지 않았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1개 기업이 단순히 1개 기관을 후원하는 형태는 투입된 자원만큼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집합적 임팩트 방식은 국내 사회공헌 사업의 트렌드를 서서히 바꾸고 있다. 자폐성 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자폐성 장애인 임팩트 네트워크(A.I.N)’도 이 같은 방식으로 활동하는 또 다른 대표 사례다. 사회혁신 컨설팅업체 ‘엠와이소셜컴퍼니’가 2016년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컴퓨터와 영어 등 특정 분야에 특출한 능력을 보이는 자폐성 장애인을 지원해 ‘소프트웨어(SW) 테스터’로 키워내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글로벌 SW 기업 SAP 한국지사와 세브란스병원, 소셜벤처 ‘테스트웍스’, ‘모두다’ 등이 참여했다. 테스트웍스가 대상자로 선정된 장애인에게 SW 테스팅 국제자격증을 얻도록 교육했다. SAP코리아는 3주간 인턴십 과정을, 세브란스병원은 의학적 도움을 줬다.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자폐성 장애인 교육 센터는 많지만 진정한 자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집합적 임팩트는 하나의 주제를 두고 여러 주체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게 사회적 자원을 하나로 묶어주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집합적 임팩트(Collective Impact)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전문성이나 자원을 가진 주체가 협업하는 방식.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공유가치창출(CSV) 개념을 도입한 마크 크레이머 하버드대 교수가 창안한 개념.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연대를 통해 특정 사회 문제 해결의 속도를 높이는 ‘집합적 임팩트(Collective Impact)’는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성공 사례를 내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시와 북부 켄터키주의 청소년 문제 개선 과정이 대표적이다. 신시내티시는 2000년대 중반까지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2006년 지역의 비영리기구인 ‘스트라이브 투게더(Strive Together)’가 기업가, 공무원, 대학 총장, 교육 관련 비영리단체, 지역 주민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한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 협의체는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치는 노력 대신 지역 전체에 동시에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에 아동 읽기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방과후 프로그램을 지역 전체에 도입했고, 공동의 성과지표를 개발해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신시내티와 노스켄터키 학생 820만 명이 프로그램을 활용했고, 고등학교와 대학 진학률이 각각 11%와 10% 향상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엘리자베스강 프로젝트’도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엘리자베스강은 수십 년 동안 산업 폐기물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주정부, 사회적 기업, 기업, 학교, 지역 주민 등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커뮤니티가 출범하면서 강 복원 작업이 성과를 냈다. 주변 해군기지, 무역항 등 강변의 60개 산업체를 강 살리기 협력자로 참여시킨 것이 오염물이 줄어든 주요 원인이었다. 약 15년 동안 복원 사업이 진행된 결과 400만 m²(약 122만 평) 규모의 강 유역이 보존됐고, 강 토사의 발암물질 함유량도 6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미국의 소아비만 문제 해결 프로젝트인 ‘차일드 오비시티(Child Obesity) 180’도 50개 주 1100만 명의 미국 아이들이 참여하는 집합적 임팩트 방식의 사회운동이다. 기업, 과학단체, 비영리 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아침식사 지원 프로그램, 건강 어린이 메뉴, 비만 예방 식단 포트폴리오를 개발해 미국 전역의 학교에 배포했다. 행복나래 관계자는 “지역의 주체들이 연대한다는 것 자체는 새로운 게 아닐 수도 있다”며 “끊임없이 참여 주체들과 소통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공동 관리 감독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한 것이 성공의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겨울방학과 신학기 시즌을 맞아 10, 20대를 겨냥한 유무선 통신 상품을 대거 출시하며 고객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21일부터 새 학기를 맞는 초등학생 가입 고객 요금할인 등 ‘잼(ZEM) 있는 새학기’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잼(ZEM) 플랜 요금제에 가입하는 초등학생 고객의 통신요금을 3개월간 50% 할인해 주고 전용 폰을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경품 이벤트도 제공한다. 어린이와 가족이 활용할 수 있는 T데이 멤버십 혜택도 대폭 늘렸다. KT는 20대 고객에게 데이터 로밍을 무료로 제공하는 ‘Y로밍패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데이터 관련 애플리케이션 ‘Y박스’에 가입한 만 29세 이하 KT 고객은 2월 29일 이전 5일간 데이터 로밍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KT는 가입된 통신사에 관계없이 Y와 관련된 기발한 인증샷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참가자 50명에게 매일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증정하고 매주 1명에게는 에어팟프로와 갤럭시워치를 증정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장기 약정 인터넷에 부담을 느끼는 20대 청년과 외국인을 위해 파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1년 단기 약정 인터넷 요금을 판매한다. 또 방학을 맞은 대학생, 해외연수생, 외국인 유학생 등을 위해 서비스 일시 정지 기간을 기존 90일에서 최대 1년까지 늘렸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SK텔레콤이 5세대(5G) 이동통신 단독규격(SA) 데이터 통신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5G 이동통신망은 5G와 롱텀에볼루션(LTE)망을 혼용하고 있는데 ‘순수 5G’ 시대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부산지역 5G 상용망에서 삼성전자와 에릭슨 등의 5G 장비를 이용해 별도 기지국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5G SA’ 통신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5G만을 사용하는 ‘5G SA’가 상용화되면 통신 접속 시간이 2배 이상 빨라지고 데이터 처리 효율이 약 3배 높아져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등 차세대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SA 상용망 테스트 성공은 국내 최초”라며 “올해 상반기 중 주요 지역의 5G 서비스를 기존 NSA에서 SA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에릭슨 등 서로 다른 제조사의 5G 장비로 ‘5G SA’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서로 다른 제조사의 장점을 융합해 네트워크를 구성해 더욱 안정적이고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가상 네트워크를 분리해 트래픽 품질을 맞추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과 물리적 거리에 상관없이 초저지연 초고속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기술도 적용했다. 박종관 SK텔레콤 5GX 랩스(Labs)장은 “상용망에서 5G SA 통신에 성공했다는 건 5G 전용 네트워크 완전 상용화가 조만간 실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국인은 지난해 하루 평균 3시간 40분 동안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보다 17% 늘었고, 2016년의 약 2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는 모바일 기기 분석업체 앱애니가 지난해 국내 모바일 기기 사용자를 분석한 결과다. 앱애니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기기 이용자들은 지난해 20억 건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하고 50억 달러(5조8000억 원)를 지출했다. 지출액은 2016년의 2배에 이른다. 소비자 지출액이 가장 큰 앱은 비게임분야에서 카카오톡이었다. 카카오 페이지(2위) 유튜브(3위)가 뒤를 이었다. 게임 앱 중 지출액이 가장 큰 앱은 리니지 M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앱 분야는 사용 시간 기준 2017년 대비 570% 성장률을 나타낸 건강 및 피트니스였다. 특히 만보기형 리워드앱 ‘캐시워크’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앱애니는 올해 모바일 광고가 지난해보다 26% 늘어난 2400억 달러(약 2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며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광고시장도 전례 없는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 앱의 총 다운로드 수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2040억 건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지출액은 2016년 대비 2.1배 성장한 1200억 달러(약 139조 원)를 돌파했다.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이 다운로드 성장을 견인했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KT 구현모 신임 최고경영자(CEO·사장) 내정자가 16일 ‘고객 중심’, ‘젊고 빠른 조직’을 강조하는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CEO 선임 과정에서 경쟁했던 박윤영 부사장(사진)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복수 사장 체제’를 도입했다. 11년 만에 내부 발탁된 구 내정자가 ‘합의 경영’을 강조하며 조직 안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 내정자는 먼저 커스터머&미디어부문과 마케팅부문을 합쳐 ‘커스터머(Customer)부문’을 신설하는 등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하는 조치를 취했다. 커스터머부문(B2C)은은 구 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고객과 글로벌고객(B2G)을 담당하던 기업사업부문과 글로벌사업부문은 ‘기업부문’으로 재편해 신임 박 사장에게 맡길 계획이다. KT는 임원 인사에서 젊은 인력을 대거 발탁하고, 주요 본부장들도 기존 전무급에서 상무급으로 낮추는 등 ‘젊고 빠른 조직’을 강조했다. 이번에 새로 임원(상무)이 된 21명 중 27%는 1970년대생(50세 이하)이다. 이로써 KT 임원의 평균 연령은 52.1세로, 지난해(52.9세)보다 낮아졌다. 전체 임원 수도 약 12% 줄어든 98명으로 2016년 이후 4년 만에 임원 수가 두 자릿수로 축소됐다.◇KT <승진> ▽사장 △기업사업부문장 박윤영 ▽부사장 △네트워크부문 인프라운용혁신실장 이철규 △경영관리부문장 신현옥 ▽전무 △커스터머&미디어부문 뉴미디어사업단장 김훈배 △수도권강북고객본부장 김영호 △기업사업부문 Biz사업본부장 김봉균 △융합기술원 Convergence연구소장 홍경표 △경영기획부문 SCM전략실장 박종열 △DS 경영기획총괄 장지호 ▽상무 △커스터머&미디어부문 영업본부 5G영업담당 구강본 △전략채널본부 MVNO담당 채정호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 미디어사업담당 이성환 △수도권서부고객본부 구로지사장 석은권 △부산고객본부 영업기획담당 엄재민 △제주고객본부장 양창식 △기업사업전략담당 홍계성 △Biz사업본부 Biz사업컨설팅담당 김재권 △마케팅부문 AI사업담당 임채환 △미래플랫폼사업부문 에너지플랫폼전략담당 이창재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관제1센터장 김준수 △대구네트워크운용본부장 박종호 △IT기획실 소프트웨어개발단 IoT/Smart-X개발P-TF장 조성은 △융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 5G TF장 이종식 △경영기획부문 전략기획실 그룹부동산담당 홍성필 △재무실 재원기획담당 조일 △인재경영실 인사담당 김상균 △경영지원실 노사협력2담당 김무성 △윤리경영실 윤리경영2담당 이원호 △비서실 2담당 최시환 △지니뮤직 경영기획총괄 조성수 △비씨카드 경영기획총괄 경영지원담당 채병철 △DS 플랫폼서비스본부장 제갈정숙 △플레이D 대표이사 허욱헌 ▽상무보 권갑석 오성민 김주대 송창석 이원만 안훈 정선규 홍용식 임경준 윤경하 이경석 김중곤 이흥규 서정판 이진수 김상곤 최세준 이택흔 엄윤수 김종철 한미숙 정채윤 도만희 이재철 김창식 정호달 박환석 홍해천 이재현 최규철 윤두만 신영운 장인옥 이창만 이길욱 이인원 김용 모순래 최승모 이호재 강현구 김태식 손희수 임호문 한상훈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KT는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실내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고성능 광중계기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설치에 들어갔다고 15일 밝혔다. KT가 중소기업과 함께 개발한 고성능 광중계기는 4개의 안테나를 사용해 고용량의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하는 방식을 적용해 기존 중계기 대비 2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기존 중계기는 일정 범위 내에서 무선 데이터를 쓰는 사용자가 많으면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고성능 광중계기는 실내 구조에 따라 안테나를 외장형 또는 내장형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내장형으로 설치하면 실내 미관을 해치지 않고 건물 내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건물 특성상 구축이 힘든 곳에는 외장형으로 전환 설치해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서창석 KT 네트워크전략본부 전무는 “KT는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국내 통신장비업체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15일 서울 종로구 한국MS 본사에서 열린 ‘엑스박스(Xbox) 개발자 행사’를 후원하고 게임 개발자 및 게임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게임 제휴 모델과 사업 계획 등을 설명했다. 게임 산업에서도 혁신을 위해 경쟁 업체들과 손잡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신년 조직 개편을 통해 5세대(5G) 기반 게임 및 클라우드 게임사업을 추진할 클라우드게임 사업담당을 신설하고 차기 핵심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행사는 MS가 국내에 개최한 첫 엑스박스 개발자 행사다. SK텔레콤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본부장은 “향후 양 사가 게임 개발에 공동 투자를 확대하고 게임 개발자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부터 자사의 5G-LTE 고객 체험단에 MS의 ‘엑스클라우드’를 시범 서비스 중이다. 엑스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에서 엑스박스의 고화질 대용량 게임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전 본부장은 “앞으로 MS는 엑스박스를 통해 더 많은 한국 게임을 선보일 것이며 이번 개발자 행사가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차세대 암 치료법인 양성자 치료는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크게 줄여 ‘꿈의 치료’로 불리지만 의료진의 불편은 상당했다. 치료 정보를 담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등이 고용량, 고화질이어서 직접 양성자센터에서 파일을 내려받아 진료를 위한 사무실이나 병동까지 적지 않은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1분 1초를 다투는 중증 환자 치료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5세대(5G) 이동통신이 이 같은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KT와 삼성서울병원은 13일 ‘5G 스마트 혁신 병원’ 구축을 위한 5G 의료서비스를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병원 어디서든 양성자 치료를 위한 각종 영상 정보를 지연 없이 확인할 수 있게 됐다. 5G 의료서비스가 도입되면 조직검사 등 병리분석 과정도 대폭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수술 중 떼어낸 조직을 수술실 옆의 공간에서 담당 병리 교수가 분석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병리과 교수들은 조직 분석 때마다 수술실 부근까지 약 20분을 걸어 이동해야 했다. 여러 교수가 함께 모여 협진을 진행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5G 디지털 병리진단이 도입되면 1장당 4GB 수준의 고용량 병리 데이터를 병원 어디서든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하루 500명 정도를 치료하면서 의사 10명이 3곳밖에 없는 장비를 찾아 쫓아다녀야 했는데, 이제 의료진 이동 없이도 실시간 정보 확인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의과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술 현장 교육의 질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의대생들은 수술실에 붙어있는 참관실 등에서만 현장 참관이 가능했는데, ‘5G 수술지도’가 도입되면 수술실과 떨어진 대형 강의실에서도 싱크랩을 활용해 수술 중인 의사의 시점에서 찍은 영상과 음성을 실시간으로 보고 들을 수 있다. 수술실 5G 자율주행 운반 로봇도 의료 환경을 대폭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이 로봇은 수술 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감염물이나 의료폐기물 처리, 비품 배달을 담당하게 되는데, 2차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병원 인력 효율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마치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집 같아 보였다. 방 안 전체가 뿔 모양의 노란색 유리로 된 섬유 흡음재로 가득 찬 방이었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교외의 발렌시아에 자리 잡고 있는 삼성전자 오디오랩(음향연구소)의 무향실 풍경이다. 이 방은 벽이 소리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해 순수한 음향만 측정할 수 있도록 만든 최첨단 무향실. 스위치를 누르자 방 안에 덩그러니 놓인 TV가 360도로 회전했고, 방 곳곳에 장착된 마이크 17개가 TV의 300여 개의 음성 요소를 측정했다. 삼성전자 오디오랩 관계자는 “삼성의 가전의 사운드는 이 같은 최첨단 오디오랩 시설 덕분”이라고 말했다. ‘삼성 사운드 기술의 산실’인 오디오랩은 약 1600m²(484평) 규모의 공간에 무향실, 청음실 등 응용연구실을 갖추고 있다. 박사급 4명을 포함해 세계 최고 수준의 오디오 전문가 20여 명도 포진하고 있다. 특히 8명은 현재 밴드 활동을 하는 뮤지션이다. 삼성의 주요 핵심 연구소들은 샌프란시스코 인근 실리콘밸리에 몰려 있지만 2013년 설립된 오디오랩은 할리우드로 상징되는 문화산업의 중심지인 이곳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둥지를 틀었다. 오디오랩의 수장인 런 드벤티어 상무는 “세계 최고의 인력과 설비가 갖춰져 있다”며 “삼성의 사운드는 음향전문 기업 하만 인수 전부터 이미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디오랩에는 삼성과 경쟁사 제품의 사운드를 비교할 수 있는 블라인드 청음실이 있다. 제품을 가린 채 소리를 듣고 냉정하게 음향을 평가하는 공간이다. 제품이 걸려 있는 벽이 회전해서, 정확히 같은 위치에서 제품을 비교 평가할 수 있게 꾸며졌다. 실제 이날 삼성과 경쟁사 제품에 대한 기자단 평가가 이뤄졌는데 10명 중 7명이 “삼성 제품이 더 좋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디오랩에서 개발된 최첨단 음향 기술들은 삼성전자의 TV와 사운드바 신제품들에 탑재됐다. 특히 ‘OTS+(Object Tracking Sound Plus)’ 기술은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공지능(AI)으로 인식해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이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돼 주목받았다. 발렌시아=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LG전자 권봉석 사장(사진)이 8일(현지 시각) 내년까지 모바일과 전장 분야를 동시에 흑자 전환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 사장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 개막 이튿날인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대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권 사장은 “모바일 턴어라운드(흑자 전환)는 지난해 이 자리(CES)에서 2021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지금도 그 목표에 변화가 없다”며 “전장도 현재 추정 매출과 원가율을 따져봤을 때 2021년 (모바일과 함께) 턴어라운드를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권 사장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부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인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조업 회사가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데, 4분기에 일시 악화된 후 1분기에 다시 호전되는 모습들을 봐왔다”며 반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LG전자는 최근 공시한 지난해 잠정실적에서 사상 최대 매출인 62조3060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4329억 원을 내며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86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2500억 원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날은 취임 첫 기자간담회인 만큼 구체적인 사업 계획에 대한 권 사장의 전략도 제시됐다. 권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폴더블폰에 대해 “(우리는) 롤러블 TV 기술이 있다. 그런 회사가 폴더블을 왜 안 하겠냐”며 “시장성에서는 의문이 있다”고 진단했다. LG가 현재 폴더블폰이 아닌 듀얼스크린(스마트폰 2개를 붙인 형태)에 집중하는 것이 기술력 때문이 아니라 시장 상황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경쟁사는 다른 폴더블폰을 낸다는데, 조금 더 혁신적인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변화를 줄 만한 것으로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출시 계획을 밝혔다 무산된 롤러블 TV에 대해서는 “중국 광저우 공장 양산이 시작되면 생산 능력에 여유가 생길 것이고,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3분기(7∼9월) 이전에는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또 “LG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로봇으로 사업에 초점을 맞출까 한다”며 “로봇 업체들을 인수해 기반 기술을 확보했고, 올해 하반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의류 건조기 사태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다만 소비자보호원이나 여러 정부기관에서도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게 건조기의 핵심 기능과는 무관하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2020 CES’ 전시를 둘러본 소감에 대해서는 “(중국 업체 등) 너무 같은 제품이 많았다. 기술 차별화를 잘하고 진입장벽을 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라스베이거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삼성전자와 하만이 공동 개발한 5세대(5G) 이동통신 차량용 통신장비(TCU·Telematics Control Unit)가 BMW 전기자동차에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8일 ‘CES 2020’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5G TCU가 내년부터 양산될 예정인 BMW의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2016년 음향 및 전장(자동차 내 전자제품)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이후 전장 부문에서 시너지를 낸 것이다. 자동차 전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 사업 중 핵심 사업 분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20에서 5G TCU 기술을 직접 선보였다. 5G 기술이 적용된 TCU는 수많은 정보를 차량에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구현한다. 주행 중 고화질 콘텐츠와 지도를 실시간으로 내려받을 수 있고, 끊김 없이 화상회의도 할 수 있다.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장(부사장)은 “하만 매출에서 전장 부문이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며 “5G TCU 분야에선 세계 1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만은 지난해 4월 중국 전기차 제조기업 베이징전기차(BJEV)로부터 디지털 콕핏(차량 내 멀티디스플레이)을 수주한 데 이어 이달 출시할 현대차 제네시스 GV80에 카 오디오를 공급하는 등 전장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TV에 푸른 하늘이 펼쳐지자 화면 왼쪽 아래에 ‘키워드: 파랑, 하늘, 구름’ ‘장면: 하늘’이라는 글자들이 떠올랐다. 장면이 바뀌어 딸기 페이스트리가 나오자 키워드는 ‘음식, 서양음식’으로 바뀌었다. 글로벌 TV 시장 3, 4위를 다투는 TCL의 인공지능(AI)이 화면에 나온 영상을 스스로 인식해 색채와 오디오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장면이었다.○ 중국, 신기술 열전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공식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 중국의 대표 참여기업인 TCL과 하이센스, 화웨이, 레노버 등은 화려한 신기술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 기업들이 올해 CES에 다수 불참했음에도 여전히 기세가 등등했다. CES 2020의 핵심 테마였던 8K TV, AI, 플렉시블 스크린 등 모든 기술에서 중국 업체들은 한국과 미국을 바짝 추격했다. 중국 기업 중 최대 규모의 부스를 차린 TCL은 삼성과 LG가 주도하고 있는 가전 시장에서 손색없는 기술력을 과시했다. 액자 형태의 ‘프레임 TV by AI’는 디지털 사진을 찍어 TV로 보내면 AI가 사진을 최적으로 보이도록 크기를 조정하고 필터 등을 적용해준다. 이와 함께 5분 안에 음료가 어는 급속냉장고도 선보였다. 삼성과 LG가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와 8K TV 등 차세대 TV 모델들도 빠짐없이 내놨다. 경쟁사의 오리지널 제품을 완벽하게 모방한 제품도 있었다. 중국 가전기업 하이센스는 화면이 가로에서 세로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돌아가는 TV 모델을 선보였다. 삼성이 지난해 5월 ‘더 세로’라는 이름의 제품을 출시하자 바로 유사품을 개발한 것이다. 2018년 세계 최초의 폴더블폰 시제품 ‘플렉스파이’를 공개했던 중국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 로욜은 얇고 휘어지는(플렉시블) 디스플레이 1000여 개를 나뭇잎 형태로 제작한 로욜트리를 전시해 주목을 끌었다. 로욜 관계자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얇고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미 미국 누른 중국 AI… 적과의 동침도 이번 CES에서 중국 업체들의 대거 불참은 역설적으로 차이나 테크에 대한 미국의 두려움을 반영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지난달 글로벌 AI 평가대회에서 바이두의 AI는 유일하게 90점 이상을 기록하며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 기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AI 부문에서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새로운 리더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지난해 10월 미국이 중국 AI 업체들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확대하자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는 CES 참가를 위한 비자 발급이나 현지 사업 확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국 대표 IT 기업인 알리바바, 바이두, 샤오미, 오포 같은 제조사나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 등은 일찌감치 CES 참가를 포기했다. 반면 이번 전시에 참여한 중국 기업들은 구글, 아마존 등 미국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조하며 ‘적과의 동침’을 도모하는 모습도 보였다. TCL의 별도 부스에는 구글 직원들이 상주하며 구글의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TCL TV에 적용한 서비스를 설명했다. 또 다른 가전업체 창훙도 구글 안드로이드TV와 아마존 알렉사, 넷플릭스 서비스를 활용한 별도 부스를 꾸렸다.라스베이거스=곽도영 now@donga.com·유근형 기자}

“시간이 없어서 그런데, 오렌지 주스를 주문해줄 수 있나요? 1병만 100% 무가당으로…. 그리고 택시도 한 대 불러주세요.” “그럼요. 지금 오렌지 주스는 온라인 주문했고, 택시도 10분 안에 올 거예요.” 이 대화는 LG전자가 공개한 미국 여성 올리비아와 LG의 인공지능(AI) 가전 씽큐(ThinQ)의 대화 내용이다. 이 정도는 지금도 현실에서 구현되는 기술이다. 하지만 AI 가전의 미래는 이게 끝이 아니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맨덜레이베이 호텔에서 “지금까지의 AI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LG전자의 ‘2020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 등장한 박 사장은 현재 사용자의 명령어를 알아듣고 그에 맞는 행동을 수행하는 AI는 발전 1단계인 ‘효율화 단계’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AI 기술이 2단계(개인화), 3단계(추론 가능), 4단계(탐구 가능)까지 순차적으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AI가 2단계가 되면 빅데이터에 기반해 이용자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가령 이용자가 자주 먹는 음식, 자주 가는 장소 등을 분석해서 알려줄 수 있다. 3단계부터는 이용자의 행동이나 언어의 원인을 분석해 결과를 알려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AI는 주인의 목소리만 듣고도 수면 시간을 예상하고 “오늘 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이 있는데, 잠도 못 잔 것 같네. 두뇌 회전에 좋은 연어 샐러드를 주문해 뒀어”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4단계 탐구 단계가 되면 이용자가 호출하기도 전에 AI가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등의 기능까지 수행하게 된다. 주인의 표정을 읽고 “오늘 밤에 데이트가 있는데 왜 이렇게 우울해. 내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예약해 줄게”라고 먼저 제안하는 식이다. 박 사장은 “LG 씽큐와 같은 인공지능이 의미 있는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에 명확하고 체계화된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올바른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라스베이거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이 첨단기술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일 하루 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우버와 손잡고 만든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2028년에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김현석 가전부문장(사장)은 인공지능 로봇 ‘볼리’를 선보였다. 세계 161개국 4500여 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 한국은 역대 최대인 390개 기업이 참가해 미국(1933개), 중국(1368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현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산업 간 장벽뿐 아니라 아군과 적군의 경계도 뛰어넘는 개방적 협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경쟁사와도 손을 잡는 노력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CES에서 단연 최고의 화제로 꼽힌 현대자동차와 우버의 협업이다. 6일 미디어 행사를 연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구현하기 위한 해답으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을 제시하고 축소 모형을 공개했다. UAM은 갈수록 혼잡해지는 거대 도시에서 전기를 이용해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하늘길을 새 이동 통로로 활용하는 서비스다. PBV는 지상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면서 승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이고, 모빌리티 환승 거점은 UAM과 PBV를 연결해 주는 개념이다. 현대차와 우버의 협력은 PAV로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인승 콘셉트 모델인 ‘S-A1’을 함께 만들었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서비스가 기존 전통 자동차 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경쟁자’의 대표 주자와도 같은 우버와의 협력을 공식화한 것이다. 현대차 역시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상황이라 우버와의 협력은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날 미디어 행사에 등장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주요 동력 중 하나가 세계 산업계 리더들과의 협력”이라며 “우버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과 함께 일하게 돼 기쁘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이번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관련해 국내 교통 규제 기관인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도 현장을 찾아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는 2028년을 UAM 상용화 시점으로 보고있다. 미래차 전환, 모빌리티 서비스 확산 등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한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와 우버의 사례처럼 실험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 사례를 축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바이톤은 이번 CES에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엠바이트의 양산차를 공개하면서 국경 없는 협력의 대표 사례를 선보였다. 차량 내부의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 구현을 위해 바이어컴CBS(비디오 스트리밍, 게임), 아큐웨더(날씨), 아이쿠도(음성인식 제어)와 같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일본의 액세스(콘텐츠 플랫폼)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대의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면서 아이폰 등 애플 사용자들에 대한 호환성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세로 형태 TV인 ‘더 세로’는 스마트폰을 TV에 가까이 가져가면 스마트폰 화면을 TV 화면에 그대로 보여주는 동기화 기능인 ‘탭뷰’가 있다. 원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호환이 됐지만 올해 새 모델부터는 아이폰도 동기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정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사실 국내에서 선보인 것은 반쪽짜리였다. 글로벌 시장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아이폰의 iOS 운영체제도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애플TV와의 콘텐츠 연결성 강화 계획도 공개했다. LG전자 역시 AI 플랫폼 영역에서 독자 기술뿐 아니라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네이버 클로바 등 다양한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라스베이거스=김도형 dodo@donga.com·유근형 기자}

“헬로 볼리(Ballie).”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팔라조 호텔에서 열린 ‘CES 2020’ 기조연설에서 연사인 삼성전자 김현석 CE(가전) 부문장(사장)이 이같이 부르자 작은 공 모양의 인공지능(AI) 로봇 ‘볼리’가 쪼르르 김 대표 쪽으로 굴러왔다. 김 대표가 “같이 걸을래?”라며 이동하자 볼리는 1, 2m 간격을 유지하며 그를 따라갔다. 그가 멈춰서 “귀여운 녀석, 이리와”라고 하자 그때서야 볼리는 김 대표에게 바짝 붙었다. 마치 충직한 반려견처럼.○ 로봇, 사람의 친구 삼성전자는 ‘CES 2020’의 사실상의 개막식인 기조연설에서 첨단 하드웨어와 AI 기술이 결합된 개인 맞춤형 미래 로봇 볼리를 선보였다. 볼리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사용자를 인식하고, 또 주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화한다. 특히 주인이 집에 없을 때 집의 상황을 관리하고, 반려견의 사진을 찍어 주인에게 전송해주기도 한다. 만약 빈집에서 반려견이 집을 더럽히면 직접 무선청소기에 명령을 내려 청소까지 해낸다. 김 사장은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볼리는 인간 중심 혁신을 추구하는 삼성전자의 로봇 연구 방향을 잘 나타내 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AI와 함께 로봇은 올해 CES의 주요 주제다. 특히 AI를 기반으로 사람을 인식하고 상황에 따라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인간의 친구로서의 소셜 로봇이 화두가 됐다. 반려견 로봇이 있다면 반려묘 로봇도 등장했다. 중국 로봇 업체 엘리펀트로보틱스는 사람을 인식하고 쓰다듬으면 반응하는 AI 고양이 로봇인 ‘마스캣(Marscat)’을 이날 CES 전시장에서 선보였다. 주인이 마스캣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무심, 활달, 수줍음 등 6가지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제 반려묘처럼 “나 좀 봐” “이리로 와” 등의 지시에도 성격에 따라 반응한다.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의 개발자 하야시 가나메가 창업한 일본의 로봇 스타트업 그루브X도 이날 자사의 반려 로봇 ‘러봇(Lovot)’으로 인기를 끌었다. 체온과 비슷하게 온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AI 기반 자율주행으로 집 안을 다닌다. 주인을 알아보며 배를 쓰다듬으면 잠이 들기도 한다.○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 현실로 한 발짝 단순한 친구로서의 로봇을 넘어 가정에서 직접 일을 도울 수 있는 가정용 로봇들도 선보였다. 1999년 개봉한, 가사로봇이 가족의 일원으로 등장하는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의 현실화가 머지않은 것이다. LG전자는 아예 로봇들이 부엌일을 전담하는 ‘클로이 테이블’ 전시존을 별도로 마련했다. 각종 로봇이 접객, 주문받기, 음식조리, 서빙, 설거지 등을 각각 담당하는 모습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다. 클로이 테이블을 LG 인공지능 솔루션 씽큐와 연동하면 집이나 차 안에서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해 음성 명령으로 레스토랑을 예약하거나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는 “LG 씽큐는 쓰면 쓸수록 고객의 사용 패턴에 맞춰 진화해 최적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라며 “고객은 LG 씽큐를 통해 집 안에서 누리던 편리함을 이동 중이나 집 밖에서도 누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기전자 업체가 아닌 생활용품 업체도 가정용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같은 날 P&G는 자사의 두루마리 화장지 ‘차밍’을 배달하는 로봇인 ‘롤봇(Rollbot)’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바퀴가 2개 달린 곰 얼굴을 한 로봇으로, 스마트폰으로 호출하면 화장지를 얹고 화장실까지 가져다준다. P&G 측은 “이제 더 이상 화장실에서 휴지가 떨어져도 같이 사는 친구를 소리쳐 부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곽도영 now@donga.com·유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