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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대규모 감산 우려 속에 국제 유가가 올해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3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5.2% 상승한 배럴당 83.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4달러 이상 급증한 것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4.4% 오른 88.86달러에 거래를 마쳐 90달러에 육박한 수준을 보였다. OPEC+는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년 만에 대면회의를 열고 기자회견도 열 예정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와 달러 강세 속에 국제 유가가 3분기(7∼9월)에만 25%가량 하락하자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하루 100만 배럴 이상 감산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시 국제 유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배럴당 가격이 석 달 안에 세 자릿수로 올라가 향후 6개월 동안 배럴당 105달러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총괄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래된 ‘석유 질서’가 돌아왔다.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와 석유 시장을 지배하는 OPEC의 대결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러시아를 편드는 듯한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안을 트위터에 올려 우크라이나 등의 비난을 샀다. 머스크는 3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평화중재안’이라며 러시아가 실시한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병합 주민투표를 유엔 감시 아래 다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포기하는 한편 영원한 중립국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4년 러시아가 무력 점령에 이은 불법 주민투표로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가 원래 러시아 영토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중재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제안했다. 그가 내놓은 중재안은 러시아 주장을 대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지지 머스크’와 ‘러시아 지지 머스크’, 누가 더 마음에 드나”라는 설문조사를 트위터에 올렸다. 키타나스 나우세다 리트비아 대통령도 “머스크 씨, 누군가 당신의 테슬라 바퀴를 훔쳤을 때 투표가 훔친 사람을 법적인 바퀴 소유자로 만들지 못한다”고 비웃었다. 안드리이 멜니크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머스크, 당신에 대한 내 외교적 반응은 ‘f×××’”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제공한 머스크에 감사하다면서도 “머스크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으면 좋겠다.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악명 높은 옛 흑백분리정책)인지, 넬슨 만델라인지’ 같은 투표”라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킹 달러’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제위기 우려 속에 금리 인상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설 수 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른바 연준 ‘피봇(정책전환)’설에 다시 힘이 실리는 것이다. 유엔 산하기구도 미 연준의 강력한 긴축적 통화정책이 개발도상국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에 나섰다. ●UNCTAD “연준, 경솔한 도박”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미국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책이 만든 경기침체 위기는 정책 철회로 바꿀 수 있다고도 밝혔다. 공급이 줄어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미 연준 등이 수요를 줄이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경제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미 연준이 1%포인트 올리면 3년 후 선진국 국내총생산(GDP)이 0.5%, 개도국 GDP가 0.8%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미 올해 들어 이뤄진 연준의 5연속 금리인상으로 개도국은 앞으로 3년간 총 3600억 달러(약 518조 원)의 GDP 감축을 겪게 될 것이라고 UNCTAD는 예상했다. UNCTAD는 “경기침체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높은 금리에 의존해 물가를 내릴 수 있다는 (중앙은행들의) 믿음은 경솔한 도박”이라고 밝혔다. 레베카 그린스판 UNCTAD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에서 “경기침체의 벼랑 끝에서 물러설 시간이 아직은 있다”며 “(중앙은행들의) 현재 정책 방향은 특히 개도국들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에 고통을 주고 세계를 글로벌 경기침체로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야데니 “연준 11월 이후 멈출 것” 금융위기 가능성이 대두되며 미국 내에서도 연준의 속도조절론이 다시 힘을 받기 시작했다. ‘채권자경단’이란 말을 만들어낸 유명한 시장 전문가 에드워드 야데니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지난달 30일 금융시장 혼란을 언급한 것에 주목한다며 “연준이 강달러,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이다. 11월에 한 번만 더 금리를 올리고 이후에는 금융안정 문제가 우선 이슈가 되며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세계적 문제가 되고 있고, 역사상 ‘킹 달러’는 경제위기를 일으켰다는 것을 연준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경제위기는 앞서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연준의 금리인상이 이어진 후 처음으로 달러가치 상승과 금융시장 취약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파운드화 쇼크’로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금융 시장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유동성 위기 논란을 빚고 있는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2007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제 2의 리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3일 CNBC에 “크레디트스위스의 재정건전성 악화는 ‘리먼 모먼트’는 아니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같은 사태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융 환경이 긴축되면서 시장 기능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큰 문제”라고 전했다. 이날 미국 구매자제조업지수가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돌아서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것도 한 피봇 전환에 대한 기대에 힘을 실었다. 경제에 좋지 않은 뉴스가 연준의 피봇에 대한 희망을 키우는 셈이다. 연준의 피봇(정책 전환)에 대한 희망 속에 이날 뉴욕 3대 증시는 2% 폭으로 급등했다. 다우존수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66% 상승한 2만9490.89로 장을 마쳐 2만9000선을 회복했다. 연중 최저치를 갱신하던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이날 2.59% 올라 다시 3600선을 넘어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이날 2.27%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10월 첫 거래일 뉴욕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며 오랜만에 웃었다.경기침체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희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수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66% 상승한 2만9490.89로 장을 마쳐 2만9000선을 회복했다. 연중 최저치를 갱신하던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이날 2.59% 올라 다시 3600선을 넘어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이날 2.27%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 3대 증시는 최악의 9월을 보냈다. 다우지수는 9월 한 달간 8.8% 하락했고, S&P500지수는 9.3%, 나스닥지수는 10.5% 하락했다. 8월 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잭슨홀에서 “가계와 기업에 고통이 오더라도 긴축적 통화정책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힌 이후 연준의 피벗(정책변화)이 멀었다는 비관론이 시장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물가쇼크’가 이어지고, 영국이 감세정책과 적자 재정정책을 내놓는 바람에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됐다. 중국의 경기 둔화까지 현실화되며 경기침체 우려도 커졌다. 하지만 2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대규모 감세정책을 결국 철회하면서 위험 요소 하나가 줄었다는 평가에 따라 증시가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속에 상승하던 미 국채 금리가 이날 안정세로 돌아서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이 다시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이 증시 반등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 지난 주 12년 만에 4%를 넘어섰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3.65%대로 떨어졌다. 전날 대비 하루 만에 0.15%포인트 가량 급락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9로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어줬다. 구매관리자지수가 팬데믹 수준으로 하락한 것은 그만큼 제조업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의미로 경제에 좋지 않은 뉴스다. 하지만 경기침체 시그널이 커질 수록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셈이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 등 산유국협의체인 OPEC+의 대규모 감산 가능성에 5% 이상 폭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5.21% 오른 배럴당 83.63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89.82달러까지 올랐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축인 산유국협의체 ‘OPEC플러스(OPEC+)’가 전 세계 공급량의 1% 수준을 줄이는 대규모 감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초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국제유가가 장중 3% 급등했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감산량이 하루 최대 150만 배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OPEC+는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3분기(7∼9월)에만 25%가량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을 대규모 감산 검토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자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런던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가격 모두 장중 3%까지 치솟았다. 석유 감산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이어질 경우 달러 가치 초강세 현상인 ‘킹달러’로 화폐 가치가 급락한 한국 등 아시아나 에너지 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는 유럽에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경제위기 우려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이 미국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는 점도 국제 정세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러시아의 ‘오일머니’ 제재를 위해 증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있는 서방은 중동에 더 비싼 값을 주고 원유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OPEC+ 대규모 감산 검토“한달전 감산의 10배” 유가 3%↑물가상승→경기침체 악순환 가능성對러 원유 제재 무력화될 수도美선 “푸틴 밀착 사우디 제재를” 최근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산유국협의체 ‘OPEC플러스(OPEC+)’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예견돼 왔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올해 한때 배럴당 123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말 78달러대로 급락했다. 3분기(7∼9월)에만 25% 떨어졌다. 지난달 OPEC+ 회의에서 하루 10만 배럴가량 소폭 감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글로벌투자은행인 JP모건은 산유국들이 유가를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이달 하루 5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5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대면으로 열리는 OPEC+ 회의에서 전 세계 공급량의 1% 수준인 하루 100만 배럴 대규모 감산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가 상승 쇼크가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달러로 가격이 표시되는 유가가 하락해 왔지만 ‘킹 달러’ 현상으로 인한 달러 가치 상승분을 고려할 경우 미국을 제외하면 유럽 아시아 등 다른 지역 국가들에는 여전히 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원인이 돼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감산으로 인한 유가 급등은 고물가와 경기 둔화에 직면한 세계 경제에 더욱 고통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 대규모 감산 검토, 세계 경제 충격 우려 100만 배럴 감산 검토 보도가 나온 2일 오후 뉴욕상품거래소 11월 인도분 WTI는 장중 82달러를 넘어서는 등 전장 대비 3%가량 급등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의 11월분 브렌트유도 장중 3.31% 올랐다. 미국에 이어 각각 세계 2위, 3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축인 OPEC+는 세계 하루 생산량인 1억 배럴의 약 40%를 차지한다. 유럽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속에 급격한 원유 감산은 국제유가 상승을 유도해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드 모야 오안다그룹 선임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여름 동안 경기 비관론 속에 국제유가가 급락했지만 이제 다시 유가 상승의 위험이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중동연구센터의 아델 하마이지아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더 오르고 이 때문에 유가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일부 국가의 경기 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방의 러시아 원유 제재 무력화 가능성 OPEC+의 대규모 감산이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은 지난달 초 러시아가 석유 수출로 전쟁 비용을 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유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G7이 정한 가격 이하로만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여야 해상 운송이 가능하도록 해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통해 얻는 이익을 제한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산유국 감산으로 원유 값이 오르면 인위적으로 러시아 원유 가격만 제한하기 어려워진다. 중국, 인도 등이 러시아산 구매를 늘리는 등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 감산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달 30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 대한 불법 병합을 선언하자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제재 명단을 발표했다. OPEC+ 주요 인사인 알렉산드로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도 포함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월 사우디에 직접 증산 요청을 하고 미국 내 원유 비축량을 푸는 등 유가 안정에 정권의 명운을 걸어 왔다. 사우디가 러시아와 손잡고 대규모 감산에 나서는 것은 미국에 도전적인 행보로 읽힐 수 있다. 민주당 소속 로 카나 미 하원의원은 “사우디가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힘을 실어주고 미국을 기만하는 원유 감산에 나서면 미국은 사우디에 대한 항공부품 공급을 막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경기의 선행지표로 통하는 해상 운임이 1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세계 최대 ‘쇼핑 천국’으로 꼽히는 미국의 소비 둔화와 재고 증가로 인해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컨테이너선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월 3일~17일 2주 동안 아시아에서 미국 서부 및 동부로 가려던 컨테이너선 총 60여 편 운항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유통업체의 재고 증가, 소비 둔화 속에 교역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이다. 10월 할로윈, 11월 추수감사절, 12월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미국의 4분기(10~12월) 쇼핑 대목을 앞둔 9월, 10월은 해상 운송업계의 성수기로 꼽혀 왔다. 하지만 지난달 아시아와 미주를 잇는 태평양 횡단 운송량은 전년 대비 13% 줄었다. 이는 각각 컨테이너 8000개를 실을 수 있는 배 21척이 운항을 못한 것과 같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운송량이 줄면서 운임도 급락하고 있다. 지난달 아시아-미국 간 해상 운송 운임은 전년 대비 75% 가량 하락했다. 컨테이너선의 단기 운임 수준을 측정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30일 22개월 만에 2000선을 붕괴했다. 올해 최고점이던 5100선과 비교하면 63% 가량 떨어진 것이다. 성수기에도 미국으로 가는 운송량이 급감한 것은 월마트, 홈디포 등 미국 유통업체들이 보유한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스포츠 기업 나이키마저 최근 실적발표에서 재고량이 전년 대비 44% 급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들의 재고 급증은 그만큼 소비자들이 고물가 속에 지갑을 닫고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중국의 위안화 가치 급락에도 미국 자체의 고물가로 인한 소비 둔화로 미국행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물류업체인 라즈 수브라마니암 페덱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운송량이 줄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축인 산유국협의체 ‘OPEC플러스(OPEC+)’가 전세계 원유 공급량의 1% 수준에 해당하는 대규모 감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2020년 3월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 전망에 국제 유가도 장중 약 3%가량 급등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및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달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OPEC+ 회의에서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이 검토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최대 감산량이 하루 150만 배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전쟁 속에 급격한 원유 감산은 국제유가 상승을 유도해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원유 감산 나서는 러시아-사우디 최근 경기침체 우려 속에 국제유가 급락으로 OPEC+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은 예견돼 왔다. 브렌트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125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80달러 대로 하락했고, 서부텍사산원유(WTI)도 6월 배럴당 122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말 78달러 대로 급락했다. 3분기(7~9월)에만 23% 하락한 것이다. 지난달 초 회의에서 단행한 하루 10만 배럴 가량 소폭 감산은 ‘예고편’으로 시장은 이달 하루 50만 배럴 감산이 가능하다고 예측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추가 제재를 발표한 직후 OPEC 사무국이 2020년 3월 후 처음으로 대면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새 제재 명단에는 OPEC+의 주요 인사인 알렉산드로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도 포함돼 있다.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 속에서 노바크 부총리를 포함한 OPEC+ 대면 회의는 산유국들의 정책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23개 산유국 협의체인 OPEC+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지지하고 있다는 기사에 2일 오후 뉴욕상품거래소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82달러를 넘어서는 등 전장 대비 약 3%가량 급등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의 11월 분 브렌트유도 장중 3.31% 오르기도 했다. ● 서방의 러시아 원유 제재 힘 잃나국제 유가 급등은 가뜩이나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이나 ‘킹 달러’로 화폐가치가 급락한 아시아에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해 경제위기 우려를 더욱 키울 전망이다. 특히 유가는 ‘달러 표시’ 기준으로 하락했지만 달러 가치 상승분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국을 제외한 유럽 아시아에는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이 사실상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는 점도 국제 정세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은 이달 초 러시아가 석유 수출로 전쟁비용을 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유 상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G7이 정한 가격 이하로만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여야 해상 운송이 가능토록 해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통해서 얻는 이익을 제한하고, 주요국의 높은 물가 상승 압력에도 대응하겠다는 취지였다. 해상 운송 보험의 90%가 유럽 보험사에 가입돼 있다는 점을 무기로 ‘값비싼’ 러시아 원유 수송을 막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산유국 감산으로 원유 값이 오르면 중국, 인도 등이 러시아산 구매를 늘리는 등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로이터는 러시아 측이 100만 배럴 감산을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원유 비축량을 푸는 등 유가 안정에 정권의 명운을 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에 증산 요청을 했음에도 OPEC+가 대규모 감산에 나서는 것은 사우디가 미국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있는 서방은 중동에 더 비싼 값을 주고 원유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 둔화에 고군분투 중인 중국은 이미 러시아 에너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OPEC+의 대규모 감산 움직임에 미 백악관 측은 따로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그들은 독립적인 조직이므로 그들이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로 카나 미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사우디가 푸틴에게 힘을 싣고 미국을 기만하는 원유 감산에 나선다면 미국은 사우디에 항공부품 공급을 막아야 한다. 사우디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에 나섰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유례없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에 투자, 생산 등 기업 경영 활동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30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경제 상황 악화에 따라 경영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 LG는 지난달 29일 3년 만에 오프라인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중장기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 역시 지난달 26일 사장단 회의 등을 통해 경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SK는 이달 중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최악의 경기 침체 대비에 나서면서 투자 철회, 사업 축소 등 경영 계획 변경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주요 생산시설 설립 계획을 철회한다고 잇달아 공시했다. ‘반도체 빙하기’를 맞닥뜨린 SK하이닉스는 최근 청주공장 증설을 보류한 데 이어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도 올 하반기(7∼12월) 매출 전망을 4월 전망치보다 약 30% 낮추는 등 경영 시나리오를 재설정하고 있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내년 반도체 불황을 예상하며 투자 계획을 30%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애플도 신제품 아이폰14의 증산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날 주가가 4.9% 급락했다. 국내 산업 생산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국내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12월(―17.5%)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 영향으로 전 산업 생산도 전월 대비 0.3% 감소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주요 대기업 경영진과 함께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삼성전자와 SK㈜,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재무 담당자가 참석하는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 금리 인상과 시장 불안으로 실물경제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24시간 국내외 경제 상황 점검 체계를 가동해 한 치 빈틈도 없이 대응해 달라”고 지시했다.“삼성, 반도체 매출 전망 30% 낮춰”… 정부, 기업 불러 ‘위기 점검’ 대기업마저 비상 경영8월 반도체 생산, 전월보다 14%↓… “3년전 반도체 겨울보다 재고 많아”현대오일뱅크-한화 신증설 철회… 한진, 제주호텔 팔아 950억 확보거시금융회의에 4대 그룹 등 참석… 尹 “정부 긴장감 갖고 적기에 조치” 글로벌 경제위기가 가시화하며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이 장기화되자 국내 대기업들까지 투자 계획을 잠정 보류하거나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 세계 경기가 둔화하며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반도체 수출이 둔화된 데다 8월 생산마저 13년 8개월 만에 전월 대비 14.2% 감소하는 ‘역대급’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다.○ 반도체 ‘비상등’, 기업 투자 ‘보류’반도체 수요가 줄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들의 실적 전망은 어둡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직원 간담회에서 하반기(7∼12월) 매출 전망을 상반기 전망치보다 30%가량 낮춰 잡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은 “내년에도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고 말했다. 쌓여 가는 재고도 골칫거리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말 DS 부문 재고자산 총액은 21조5079억 원으로 지난해 말(16조4551억 원)보다 30.7% 증가했다. SK하이닉스도 상반기 말 재고 자산이 11조8787억 원으로 지난해 말(8조9166억 원)보다 33.2% 늘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019년 ‘반도체 겨울’ 당시보다 더 많은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에 활력을 넣어 줄 투자도 줄줄이 보류되는 상황이다. HD현대는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3600억 원 규모의 CDU(상압증류공정) 및 VDU(감압증류공정)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HD현대는 “투자 소요 비용의 상승 등으로 본투자 건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향후 원자재 시장 전망에 대한 합리적 예측도 어렵다”고 투자 중단 이유를 밝혔다. 한화솔루션도 지난달 1600억 원 규모의 질산유도품(DNT)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가 상승으로 예상보다 원가가 많이 들어 사업성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산을 매각하고 회사채를 상환하는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한진그룹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는 8월 제주KAL호텔을 950억 원에 처분했다.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에쓰오일과 SK하이닉스 등도 최근 회사채를 상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 정부, 대기업 재무 담당자와 대책회의이처럼 기업들의 투자가 잇달아 보류되고 국내외 경제 여건이 빠른 속도로 악화하자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3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정부부터 더욱 긴장감을 갖고 준비된 비상조치 계획에 따라 필요한 적기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는 윤 대통령과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외에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전자, ING은행, KB증권 등 민간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거시경제학자 및 거시금융 전문가들이 주로 참석했던 1, 2차 회의와 달리 금융 변동성을 직접 체감하는 4대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참석한 점이 이목을 끌었다. 고환율로 인한 외화부채 이자 부담 확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둔화 등으로 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빚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직접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민간 기업이 체감하는 현 경제 상황을 기업인들에게서 직접 들으려 한 것”이라며 “정부 당국의 조치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고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기업 관계자들에게 “기업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와 금융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여러 차례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금쯤 경기가 확실하게 안정되길 바랐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보수적으로 (경영) 계획을 세우겠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최고경영자(CEO)는 2004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메타의 고속성장 시대는 끝났다”고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채용을 중단하고 조직 성과를 평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임직원을 감원하게 됐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는 달러화 초강세 현상인 ‘킹 달러’, 경기 둔화로 인한 중국 등 주요 소비시장 침체,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등이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자 장기 호황을 누리던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향후 1년간 킹 달러로 아이폰 판매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하며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이례적으로 낮췄다.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 기업 아마존도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콜센터를 한 곳만 남긴 채 모두 닫고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구글도 이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중단하기로 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의 회사 효율성 20% 제고 방침의 하나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접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경기 침체 전망이 점점 커지면서 구조조정 수위도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라는 의견이 많다. 올 2분기(4∼6월) 미국 경제성장률 확정치는 ―0.6%로 1분기(1∼3월·―1.4%)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이론적으로는 경기 침체에 들어갔다. 경기 바로미터로 꼽히는 세계 최대 스포츠기업 나이키는 공급망 병목 현상 와중에도 재고가 넘쳐 이날 주가가 3.4% 급락했고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9% 가까이 떨어졌다. 나이키 자사 회계연도 1분기(6∼8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급락한 데다 재고가 44% 급증한 충격에 따른 것이다. 막대한 재고는 판매 부진뿐만 아니라 향후 ‘재고 떨이’용 할인으로 이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경기 둔화도 심상치 않다. 위안화 가치 급락에도 수출이 부진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해상운임이 10%가량 내렸다. 중국 경기 둔화는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쳐 세계 경제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북미산(産)이 아닌 한국산 전기차도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미국 상원에 발의됐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민주당 소속 조지아주 래피얼 워녹 연방 상원의원은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조항을 2026년부터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미국을 위한 합리적인 전기차 법안’을 상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지아주는 현대자동차가 55억 달러(약 7조9000억 원)를 투자해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곳이다. 워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현대차가 조지아주 공장 가동 전에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IRA 보조금 제한 조항을 유예하는 것이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전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해 “IRA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의 우려 해소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워녹 의원은 이날 “조지아주 자동차 소비자와 자동차 업체가 세액 공제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전기차 세액 공제 제도를 최대한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며 “새 법안은 현대차 같은 조지아주 자동차 회사에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아주 지역 신문에 따르면 워녹 의원은 IRA 의회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져 11월 중간선거에서 경합을 벌일 공화당 후보자로부터 ‘조지아주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만 워녹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중간선거 이후에야 의회에서 심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한국계 앤디 김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뉴저지)은 한국 언론 공동 인터뷰에서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한국 측) 메시지가 전해졌다. 그동안 많은 대화가 있었다”면서 “조지아주에서만 걱정하는 게 아니라 미 전역 여러 의원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지금쯤 경기가 확실하게 안정되길 바랐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보수적으로 (경영) 계획을 세우겠다.” 29일(현지 시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최고경영자(CEO)는 2004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메타의 고속성장 시대는 끝났다”고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채용을 중단하고 조직성과를 평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임직원을 감원하게 됐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는 달러화 초강세 현상인 ‘킹 달러’, 경기 둔화로 인한 중국 등 주요 소비시장 침체,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비용 증가 등이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자 장기 호황을 누리던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향후 1년간 킹 달러로 아이폰 판매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하며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이례적으로 낮췄다.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 기업 아마존도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콜센터를 한 곳만 남긴 채 모두 닫고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구글도 이날 클라우드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중단하기로 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의 회사 효율성 20% 제고 방침의 하나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접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경기 침체 전망이 점점 커지면서 구조조정 수위도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라는 의견이 많다. 올 2분기(4~6월) 미국 경제성장률 확정치는 -0.6%로 1분기(-1.4%)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이론적으로는 경기 침체에 들어갔다. 경기 바로미터로 꼽히는 세계 최대 스포츠기업 나이키는 공급망 병목 현상 와중에도 재고가 넘쳐 이날 주가가 3.4% 급락했고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9% 가까이 떨어졌다. 나이키 자사 회계연도 1분기(6~8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급락한 데다 재고가 44% 급증한 충격에 따른 것이다. 막대한 재고는 판매 부진뿐만 아니라 향후 ‘재고 떨이’용 할인으로 이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경기 둔화도 심상치 않다. 위안화 가치 급락에도 수출이 부진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해상운임이 10% 가량 내렸다. 중국 경기 둔화는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쳐 세계 경제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과거 9월은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과 미국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주문이 몰렸지만 올해는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 상원에 북미산이 아닌 한국산 전기차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2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민주당)은 현행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을 2026년부터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을 위한 합리적인 전기차 법안’을 상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지아주는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생산시설 건설을 위해 55억 달러(7조9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곳이다. 워녹 의원은 현대차가 2025년부터 조지아주 공장 가동 전에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IRA 보조금 지급 조항을 유예하는 법안을 제출한 것이다. 워녹 의원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에 전기차 보조금 조항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워녹 의원은 “조지아주 자동차 소비자들과 자동차 업체들이 세액공제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전기차 세액공제 제도를 최대한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며 “새 법안은 현대와 같은 조지아주 자동차 회사에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아주 지역 신문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워녹 의원은 IRA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11월 중간선거에서 경쟁 중인 공화당 소속 후보자로부터 ‘조지아주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고 찬성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워녹 의원은 경합주인 조지아주 상원 의원 선거 캠페인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현대차 투자를 지키는 행보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해당 법안은 선거 후에야 논의될 전망이다. 이날 한국계인 앤디 김 민주당 하원의원은 한국 언론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에 대해 “여러 방면에서 (한국 측) 메시지가 전해졌다. 그간 많은 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IRA 문제를 논의했다며 “이는 좋은 신호”라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지적에 대해 “북한 문제는 여전히 최우선순위다. 어떤 방식으로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 취임 직후 바이든 대통령 방한해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진 것을 두고 “미국 대통령이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 그렇게 빨리 방문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며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영국 중앙은행의 ‘응급처방’으로 진정됐던 금융시장이 다시 들썩였다. 미국을 대표하는 애플과 나이키 주가가 무너지며 뉴욕 증시는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스탠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또다시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이날 S&P 500 기업의 20% 가량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8.13포인트(1.54%) 떨어졌고, S&P 500 지수는 78.57포인트(2.11%)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314.13포인트(2.84%) 급락한 1만737.51에 장을 마쳤다. 전날까지만해도 영국 중앙은행(BOE)이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파운드화 쇼크’가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다. 3대 뉴욕 증시 주가가 오르고, 날뛰던 국채 금리가 영국의 감세정책 발표 이전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즈 트러스 내각이 감세정책과 지출 확대정책을 통해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이날 밝히며 영국 발 부채위기 우려를 부채질했다. 크리스 터너 ING 수석 시장 담당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BOE의 개입으로 시장이 딱 12시간 잠잠해졌지만 그들은 명백하게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게다가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시총 1위 애플의 수요 부진도 시장에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수요 부진으로 신제품인 아이폰14의 증산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애플 주가는 4.9% 급락했다. 올 들어 경기 둔화에도 꿈쩍없이 잘나가던 애플이 흔들리면서 관련된 테크 기업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퀄컴 등도 줄줄이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나이키 주가도 이날 3.4% 가량 급락한데 이어 실적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9%가까이 하락 중이다. 나이키 자사 회계 1분기(6~8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급락한데다 재고가 44% 급증한 탓이 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거침없는 돈줄 죄기 행보가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시장을 비관론에 빠뜨렸다. 이날 미 노동부는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만3000 건으로 5개월 만에 최저치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중국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28일(현지 시간)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일본 엔화는 일본 금융당국의 개입에 환율이 일주일 전 달러당 140엔대까지 떨어졌지만 29일 한때 다시 145엔에 육박하는 등 가치 하락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파운드화 급락 쇼크’가 650억 파운드(약 101조 원) 규모의 긴급 국채 매입을 시작한 영국 중앙은행(BOE)의 개입으로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 경제의 두 축인 중국 일본과 ‘파운드화 급락 쇼크’를 일으킨 영국의 공통점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의 금리 인상, 긴축 정책과 달리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부채를 늘리거나 저금리를 유지하려다 시장의 역풍을 맞았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때처럼 정부가 부채를 늘려 돈을 푸는 방식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시장의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침체 신호가 잇따르는 가운데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 수단이 제한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발 고통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헤지펀드 시타델의 케네스 그리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행사에서 “내년 경기 침체는 확실히 온다”고 밝혔다.○ “달러당 7.3위안 돌파할 수도” 중국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28일(현지 시간) 한때 달러당 7.2647위안까지 올랐다. 역외시장 환율을 따로 구분해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중국 역내시장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7.2521위안까지 치솟았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위안화 환율 상승에 베팅하지 말라”라며 개입하면서 29일 위안화 가치가 9일 만에 다소 반등했지만 시장은 위안화 가치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은 한 달 안에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3위안을 넘어설 가능성을 60% 정도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의 급락은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도 경기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아 수출·내수 둘 다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도 떨어졌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지난달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7.1%에 그쳤다. 매달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경기 부양 과정에서 빚이 늘어난 중국 지방정부들의 부채 위기가 중국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버블 붕괴 위험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가계부채를 포함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 전체 부채 비율은 2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채무 비율이 234%에 달하는 일본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0%대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확장적 금융정책을 펼치고 있다. 과거 ‘아베노믹스’를 펴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로 국채를 발행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금리를 올리면 이 빚의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0년 전 500조 엔(약 5000조 원)대였던 일본 국가채무는 올해 말 1026조 엔(약 1경1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일본 금융당국이 24년 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했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 “빚내서 경기 부양 시대는 갔다” ‘파운드화 쇼크’는 영국 정부가 감세정책과 더불어 부채를 늘리는 확장 재정정책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영국 부채를 더 이상 용납하지 못하겠다며 투자자들이 국채 투매에 나섰고, 달러 가치가 급상승해 세계 통화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것이다. 크리스틴 포브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팬데믹 시기 정부가 돈을 풀어 경제를 지탱하던 시절이 완전히 갔다는 의미”라며 “시장이 더 이상의 ‘정부 부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에 영국이 첫 사례가 됐다고 분석했다. BOE가 국채 매입안을 내놨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해 결국 미 정부가 나서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리즈 트러스 내각에 감세정책을 재고하라는 압력을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이 11월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영국중앙은행(BOE)이 금융시장 혼란은 진정시키기 위해 채권 매입에 나서면서 ‘파운드화 쇼크’ 후폭풍이 진정세를 찾았다. 6 거래일 연속 하락하던 뉴욕 주요 지수는 반등에 성공했고. 1%포인트 이상 급등했던 영국 국채 금리도 다시 1%포인트 하락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548.75 포인트(1.88%) 상승한 2만9683.74에 장을 마쳤다. 전날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71.75포인트(1.97%) 오른 3719.0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22.13포인트(2.05%) 올라 1만1051.64로 장을 마쳤다.하락을 이어가던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한 것은 BOE가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서 ‘국채 패닉 투매’를 진정시켰기 때문이다. BOE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국채를 매각하는 ‘양적긴축’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영국 정부의 감세정책에 따른 국채 금리 급등을 막기 위해 국채 매입으로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BOE는 다음 달 14일까지 장기 국채를 대규모 매입하고 양적 긴축 계획을 10월 말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BOE의 다급한 '응급 처치'에 역대 최저로 폭락했던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 1.1% 상승했다. 영국의 감세정책 발표 이후 4.9%까지 치솟았던 영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9%대로 다시 1%포인트 급락했다. 12년 만에 4%를 돌파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3.7%대로 내려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하루에 0.256%포인트 하락한 것은 2009년 이후 최대폭이라고 분석했다. 뉴욕 증시는 이날 반등에 성공했지만 애플 주가는 아이폰14의 수요 부진에 따른 증산계획 철회 소식이 전해지며 1.27% 하락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중국 및 러시아의 페이스북 가짜 계정 2000여 개를 적발해 삭제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가짜 계정은 미국인인 척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등 주로 정치적 여론 조성을 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는 27일 지난해 11월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 중국에 기반을 둔 가짜 계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중국 페이스북 가짜 계정 및 페이지 89개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짙은 글들을 올렸다고 밝혔다. 메타에 따르면 중국 가짜 계정들은 ‘낙태 반대’ ‘총기 규제 반대’같이 미 야당인 공화당 정책 기조를 주로 반영하거나 바이든 미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중간선거 핵심 이슈를 거론하면서 우회적으로 집권 민주당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가짜 계정들은 글의 영어 문법이 엉망인 데다 정장 차림 남성 프로필 사진에 여성 이름을 다는 등 체계가 엉성해 여론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고 메타 측은 설명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가짜 계정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 소행으로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공산당의 정치적, 외교적 의제를 선전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그동안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같이 민감한 사안에 대한 중국 밖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중국이 소셜미디어 가짜 계정을 활용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미국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여론전(戰)에 나선 것은 처음으로 중요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벤 니모 메타 글로벌위협정보 책임자는 “중국은 미국에 대해 (중국인이) 세계에 이야기하는 식으로 미국을 비판해 왔지만 이번에는 미국인인 척하면서 미국인에게 이야기한 것”이라며 “‘작전’ 규모 자체는 작지만 새로운 변화”라고 밝혔다. 메타는 올 5월 러시아를 활동 기반으로 한 대규모 가짜뉴스 네트워크 페이스북 계정도 적발했다고 밝혔다. 유럽 언론사를 모방한 60개 웹사이트로 구성된 이 가짜뉴스 네트워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고 우크라이나 난민을 비판하는 글 등을 게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코스피를 2년 2개월 만에 2,200 선 아래로 끌어내렸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440원 넘게 치솟으면서 외국인의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부추겼다.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5%(54.57포인트) 급락한 2,169.29에 마감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 2,200 선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7월 20일(2,198.20)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장중 3% 넘게 폭락하며 2,151.60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47%(24.24포인트) 내린 673.87로 거래를 마쳤다. 신저가도 속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935개 종목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2%(451개)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스닥시장에선 1511개 종목 중 43.2%(652개)가 신저가로 마감했다. 증시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506억 원, 178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13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매도를 더 많이 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4원 급등(원화 가치는 급락)한 1439.9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20원 넘게 치솟아 1442.2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금융위, 2년만에 “증권안정기금 재가동 준비” 코스피 2200 붕괴 유럽발 재정위기 발생 공포 확산위안화 폭락에 亞증시 동반 하락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건 유럽발 재정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면서 ‘킹 달러’(달러화 초강세) 현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의 돈을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국이 450억 파운드(약 7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고, 이탈리아에선 대대적 감세를 공약한 극우 정당이 들어서자 유럽 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쇼크’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강달러는 더욱 강해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도 팬데믹 봉쇄로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7.24위안까지 치솟아 2008년 2월 이후 14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일본 금융당국의 개입에도 엔화는 다시 달러당 145엔을 향해 상승 중이다. 아시아 주요 통화인 위안화와 엔화 가치가 폭락하자 원화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글로벌 증시 하락의 본질적인 원인”이라며 “연준의 긴축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1∼3% 하락했다. 한국 증시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금융당국은 증권시장안정화기금(증안펀드)을 2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하고 준비에 나섰다. 증안펀드는 증시 안정과 수급 개선을 위해 조성하는 기금으로 국내 대표 지수 상품 등에 투자해 증시 급락을 막는 효과를 준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유지했다. 다만 내년 한국 성장률을 1.9%로 전망해 기존 6월 예상했던 것보다 0.6%포인트 내렸다. 국내외 주요 기관 중 내년 1%대 성장을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 영국 파운드화 폭락 쇼크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하고 있다. 비교적 경기에 덜 민감했던 애플은 아이폰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21% 하락한 3,647.29를 기록해 또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각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채 금리도 치솟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총 5조 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에선 경기침체의 전조 증상으로 불리는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도 22일부터 지속되고 있다. ○ “애플 증산 계획 철회” ‘킹 달러’ 현상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14 증산 계획을 접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당초 하반기(7∼12월)에 9000만 대의 생산 계획 외에 추가로 600만 대를 증산하려고 했지만 최근 이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증산 계획 철회는 ‘킹 달러’로 신제품 가격이 미국 외 시장에서 10∼20% 비싸져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고 경기침체 우려로 수요가 부진한 탓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아이폰14 출시 첫 3일간 판매량은 98만7000대로 전작인 아이폰13보다 10.5% 적었다고 밝혔다. 특히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중국에서의 아이폰 수요 부진이 컸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가장 빨리 받는 부동산 경기는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집값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떨어진 것이다. 글로벌 시장지수 제공업체인 S&P 다우존스 인덱스는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측정하는 7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보다 0.2%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8% 올랐지만 6월(18.1%)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둔화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한 달 만에 2.3%포인트 줄어든 것은 지수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폭이다.○ ‘경기침체 신호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한국 3년물 국채 금리는 26일 4.548%까지 올라 2009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국채 금리 상승은 금융채 등 다른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기재부는 “2조 원 규모의 긴급 국채 조기 상환을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은행 역시 3조 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발표했다. 시중에 풀린 국채 물량을 줄여 국채 금리를 끌어내리겠다는 것이다. 국채 금리 급등은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이 최근 대규모 감세정책을 발표하자 투자자들이 국채 투매에 나서며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4.6%로 뛰었다. 감세정책 발표 전보다 1%포인트 정도 올랐다. 영국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유럽의 대표적인 부채국인 그리스, 이탈리아보다 높아졌다. 재정 적신호가 켜진 영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5% 선을 넘어섰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5%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장 중 4%를 넘었고, 2년 만기 금리는 장 중 4.3%를 넘어섰다. 미국의 경우 경기침체의 신호탄으로 불리는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7월 6일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오랜 기간 돈을 빌려줄수록 금리가 높게 책정되기 마련이지만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면 위험 회피를 위해 장기 채권 금리는 낮아지는 특징이 있다. 미국의 경우 1962년 이후 총 7차례의 경기침체가 있었는데 모든 침체기에 앞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 또 1960년 중반 때의 경기침체를 제외하면 미국의 경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나서 5개월에서 23개월 내에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한국에서도 3년 만기 채권 금리가 10년 만기 채권 금리보다 높아진 상태가 22일부터 계속되고 있다. 한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은 2008년 7월 이후 14년 2개월 만으로, 이번이 세 번째 역전이다. 2007년 11월∼2008년 1월 사상 첫 역전 이후엔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점령지 4곳을 병합하기 위한 주민투표가 끝난 지 하루 만인 28일(현지 시간) “99%가 병합에 찬성했다”며 병합을 선언했다. 100%에 육박하는 신뢰하기 어려운 찬성률을 주장하는 러시아에 대해 미국과 영국 등 서방에서 비밀투표 원칙 등을 무시했을 뿐 아니라 강압적으로 진행돼 국제법을 위반한 ‘가짜 투표’라는 규탄이 잇따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짝퉁 투표로도 불리지 못할 코미디(farce)로 영토를 훔치려 한다”고 반발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 “투표 결과는 명확하다. 러시아 조국으로 온 걸 환영한다”는 글을 올렸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27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주, 자포리자와 헤르손주 등 4곳에서 병합을 위한 주민투표 결과 찬성률이 각각 99.23%, 98.42%, 93.11%, 87.05%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美 “러 병합 투표는 판도라 상자”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러시아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결의안은 유엔 회원국들에 러시아의 강제 병합에 따른 우크라이나의 변경된 지위를 인정하지 말 것과 러시아의 철군을 요청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의 가짜 주민투표가 받아들여진다면 우리는 다시는 닫을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병합 투표를 국제사회가 인정하면 러시아가 병합된 영토 수호를 명분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전쟁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규탄 안보리 결의안은 러시아가 비토권을 보유한 상임이사국이라 채택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미국은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때 자동으로 소집되는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에 대한 규탄을 다시 공론화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1억 달러(약 1조60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150억 달러(약 21조6000억 원) 이상의 지원을 했다. 제임스 카리우키 주유엔 영국 부대사는 “총구 앞에서 실시되는 투표는 전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러시아의 가짜 투표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보리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상임이사국 퇴출과 추가 대러시아 제재를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가 세계인의 눈앞에서 ‘주민투표’라고 불리는 노골적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기관총 위협을 받으면서 TV 방송 화면에 쓸 사진을 찍기 위해 억지로 투표용지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점령지 주민들 총알받이로 쓰려는 것”국제사회가 반발하는 이유는 병합 주민투표가 국제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찬반이 표시된 투표용지를 접지 않은 채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투명 투표함에 넣었다. 세르히 하이다이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지역 군청장은 텔레그램에 “병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어딘가로 끌려갔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올렸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이번 투표를 근거로 들며 우크라이나인들을 러시아 군대에 징집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에 점령당한 남부 자포리자주 멜리토폴의 이반 페도로우 전 시장은 “가짜 주민투표의 주요 목적은 우리 주민들을 동원해 총알받이로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점령지 행정부와 러시아 당국이 자포리자와 헤르손에서 징집할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인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코스피를 2년 2개월 만에 2,200 선 아래로 끌어내렸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440원 넘게 치솟으면서 외국인의 ‘패닉 셀링’(공황 매도)을 부추겼다.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5%(54.57포인트) 급락한 2,169.29에 마감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 2,200 선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7월 20일(2,198.20)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장중 3% 넘게 폭락하며 2,151.60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47%(24.24포인트) 내린 673.87로 거래를 마쳤다. 신저가도 속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 935개 종목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2%(451개)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스닥시장에선 1511개 종목 중 43.2%(652개)가 신저가로 마감했다. 증시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506억 원, 178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13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매도를 더 많이 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4원 급등(원화 가치는 급락)한 1439.9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20원 넘게 치솟아 1442.2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공포에 ‘킹달러’ 강해져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건 유럽발 재정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면서 ‘킹 달러’(달러화 초강세) 현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의 돈을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국이 450억 파운드(약 7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고, 이탈리아에선 대대적 감세를 공약한 극우 정당이 들어서자 유럽 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쇼크’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강 달러는 더욱 강해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도 팬데믹 봉쇄로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7.24위안까지 치솟아 2008년 2월 이후 14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일본 금융당국의 개입에도 엔화는 다시 달러당 145엔을 향해 상승 중이다. 아시아 주요 통화인 위안화와 엔화 가치가 폭락하자 원화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글로벌 증시 하락의 본질적인 원인”이라며 “연준의 긴축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1~3% 하락했다. 한국 증시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금융당국은 증권시장안정화기금(증안펀드)을 재가동하기로 하고 준비에 나섰다. 증안펀드는 증시 안정과 수급 개선을 위해 조성하는 기금으로 국내 대표 지수 상품 등에 투자해 증시 급락을 막는 효과를 준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유지했다. 다만 내년 한국 성장률을 1.9%로 전망해 기존 6월 예상했던 것보다 0.6%포인트 내렸다. 국내외 주요 기관 중 내년 1%대 성장을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