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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29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에는 여러 새로운 노림수들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 매체의 관련 보도를 분석하면 이번 도발 의도의 방점은 크게 ①첫 평양 발사 ②첫 일본 통과(김정은 체제 출범 후) ③첫 태평양 도달 등에 찍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①첫 평양 발사=통신은 “최고지도자 동지의 명령에 따라 우리 국가의 수도에서 첫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원이 전날 국회에서 “발사가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이뤄졌다”며 “비행장 발사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고한 것과 일치한다. 북한은 한미의 정보감시망을 피해 주로 동해안의 강원도 원산, 함경도 신포와, 내륙의 평안북도 구성, 자강도 무평리 등 외진 산악지대를 발사 장소로 택해 왔으나 이번엔 평양의 관문인 순안비행장을 택했다. 발사대를 평양으로 옮긴 것은 “평양이 가장 안전하다”는 ‘역발상’ 끝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며 미사일 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정밀 타격 가능성을 밝혔지만 실제 평양에서 작전을 펼치기는 어렵다. 타격 순간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북이 가장 촘촘한 평양의 방공망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②첫 일본 통과=화성-12형은 최고도 550km까지 상승하며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북 미사일이 일본을 통과한 것은 처음이다. 통신은 발사일이 경술국치일임을 들면서 “일본이 기절초풍할 대담한 작전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이 일본 열도에 공포감을 한껏 고조시킨 이유는 미국의 핵심 우방인 일본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결국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술로 보인다. 미국이 북-미 대화를 할 듯 말 듯 ‘간을 보는’ 상황이 이어지자 아베를 지렛대로 트럼프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려는 것이다. ③첫 태평양 도달=김정은은 이번 도발에 대해 “태평양에서 군사작전의 첫걸음” “태평양을 목표로 삼고 탄도로켓발사훈련을 많이 하여” 등 태평양으로 군사도발의 범위를 넓힌 것을 명확히 했다. 또 그동안 중장거리 이상 탄도미사일을 주로 고각으로 쏴 비행거리가 1000km를 넘지 않았지만 이번엔 맘먹고 정상각도(30∼45도)로 발사해 약 2700km의 최장 발사거리를 기록했다. 이젠 실험이 아닌 ‘실전 훈련’이 된 것이다. 타격 정확성을 비롯한 실전 경험이 쌓이면서 “괌 주변을 포위사격 하겠다”는 북의 위협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정은이 29일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로 문재인 정부의 허를 깊숙이 찔렀다. 청와대가 26일 북한이 쏜 단거리 발사체(탄도미사일)를 300mm 방사포(다연장로켓)로 성급히 판단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도발은 아니라면서 파장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인 지 사흘 만에 ‘대형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순안비행장에서 최장 사거리 도발 이번 도발은 27일 노동신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석론’을 ‘헛소리’ ‘꼴불견’이라고 비난한 지 이틀 만이다. 정부 당국자는 “핵·미사일 문제는 북-미 간 담판의 대상인 만큼 한국은 빠져 있으라는 김정은의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사일 도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대 사거리를 날아간 데다 일본 열도 상공(영공)을 가로질러 쐈다는 점에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군 당국자는 “ICBM급 미사일을 고각(高角)으로 쏴 올려 사거리를 줄였던 것과 달리 이번엔 거의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고 말했다. 화성-12형(최대 사거리는 5000km로 추정)의 추진체 연료량을 조절해 사거리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의 관련 보고를 통해 “평양의 관문인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건 엄청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순안비행장은 군 비행장이자 북한 유일의 국제공항으로 김정은을 ‘친구’라고 부르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 등 해외 인사들이 북한에 들어갈 때 거치는 곳이다.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을 보관하고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등 평양 시내 핵심 시설에서 차로 불과 20분도 안 걸리는 곳에 있다. 비행장의 아스팔트에서 쏘면 야전보다 발사 준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탐지가 쉽다며 굉장히 과감한 선택이라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평양 주민의 접근이 쉬워 내부선전 효과가 높고,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등 군사적 행동이 두렵지 않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김정은 집무실과 가까운 순안비행장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과감한 도발을 강행한 점에 군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쏜 것은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전력이 긴급 발진하는 주일미군 기지도 핵 타격권에 포함된다는 경고로 보인다. 이번 도발은 김정은의 지시로 북한 전략군사령부가 작성한 ‘괌 포위사격 계획’의 예행연습일 가능성도 높다. 군 당국자는 “이날 미사일이 남쪽으로 발사됐다면 괌에서 약 600km 떨어진 해상에 도달했을 것”이라며 “언제든지 괌에 핵·미사일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대미(對美) 경고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ICBM의 최종 관문 검증? 기술적으로는 ICBM의 최종 관문인 재진입(re-entry) 기술의 실전 검증을 위한 테스트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화성 계열의 ICBM급 미사일들을 고각으로 발사해 탄두 재진입 기술의 초기 검증을 통해 파악한 기술적 문제와 한계를 수정한 뒤 정상 각도로 쏴 올려 확증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과거 미사일 도발 때마다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고각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정상 각도 발사 때보다 낙하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재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열(섭씨 6000도 이상)과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지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쏴 올린 IRBM은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정상 각도로 발사됐다. 앞서 북한이 23일 김정은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모습을 공개하면서 ICBM급 재진입체용 최첨단 재료인 탄소섬유복합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도 이번 도발이 재진입 기술의 검증일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탄두 재진입 성공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상세한 제원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황인찬 기자}

자주 국방 실현을 위해 국방예산 증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문재인 정부 공약은 내년 예산안에 그대로 반영됐다. 국방예산에는 올해보다 6.9%(3조2000억 원) 늘어난 43조1000억 원이 책정됐다. 이는 2009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이명박 정부 평균치 5.2%, 박근혜 정부 평균치인 4.1%보다도 증가율이 훨씬 높다. 특히 정부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무기체계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의 3축 체계를 조기 구축하는 데에 2조2565억 원이 배정됐다. 스텔스기(F-35A)를 인수하고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비한 국지방공레이더를 구축하는 예산도 책정됐다. 장병들의 월급과 예비군 동원훈련비도 오를 예정이다. 장병 월급은 최저임금의 30% 수준으로 인상해 병장 기준으로 21만6000원에서 40만5700원으로 오른다. 양질의 식사를 위해 급식 단가도 5%가량 오르고 민간조리원도 일부 증원된다. 신세대 장병들의 선호를 반영해 처음으로 보디워시 구매 비용도 지급된다. 내년까지 모든 일반전방초소(GOP)와 해안초소부대에 독서카페 설치도 완료된다. 1만 원인 예비군 동원훈련비도 내년부터는 1만5000원으로 오른다. 동원훈련장 내에 온수샤워장과 세탁실을 확대 설치해 훈련시설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관련 예산도 올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증액됐다. 남북 경협기반조성 무상지원 분야에는 올해보다 1091억 원(78.5%) 늘어난 2480억 원이 책정됐다. 이는 금강산, 개성공단 등 권역별 발전구상 추진에 앞서 남북의 철도·도로 같은 제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금강산 관광을 주축으로 한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한 서해권 산업·물류·교통벨트, 비무장지대(DMZ) 환경·관광벨트가 해당된다. 이산가족 교류지원 예산이 61억 원에서 120억 원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었고, 이산가족 상봉행사 지원 비용 또한 올해 34억 원에서 내년 84억 원으로 50억 원 증액됐다. 정부는 내년 상봉행사를 최대 3회로 예상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대상이었던 문화체육 분야 예산은 대거 감액됐다. 내년도 문화체육관광 분야에는 올해보다 8.2%(6000억 원) 줄어든 6조3000억 원이 책정됐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다음으로 감축 폭이 크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황인찬 기자}
북한이 ‘괌 포위사격’ 위협 이후에 미사일 사거리를 점차 늘려가는 ‘계단식 압박’을 하고 있다. 북한이 26일 강원 깃대령 일대서 동해 방향으로 쏜 단거리 발사체는 약 250km를 날아갔다. 그런데 29일 평양 인근에서 발사된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은 일본 영공을 뛰어넘어 2700km를 날아가 북태평양에 떨어졌다. 최대 고도는 550km였는데 이를 약 300km로 낮추면 북한에서 약 3500km 떨어진 괌 인근에 닿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단거리탄도미사일 저각 발사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피해 한국을 위협하고, 정상각도의 IRBM으로는 일본 영공을 넘어 괌까지 닿는 거리를 입증하며 미국과 일본을 동시에 위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화성-12형은 북한이 올해 5월 14일 첫 시험 발사에 성공한 신형 IRBM으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이 집약된 발사체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날 도발처럼 정상각도로 발사할 수도 있고, 저각 및 고각 발사도 가능하다. 첫 시험 발사에선 사거리가 700km였다. 앞서 북한은 9일 괌 포위사격 검토를 발표한 뒤 10일 상세계획을 공개하며 계속 긴장을 끌어올렸다. 이후 김정은이 14일 최종계획을 보고받은 뒤 “미국의 행태를 더 지켜보겠다”고 하면서 한발 물러서는 듯했지만 결국 자신의 시간표대로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남조선당국은 ‘운전석’이니 뭐니 하며 처지에 어울리지도 않는 헛소리를 하기보다는 입 다물고 있는 것이 더 현명하다.” 북한 노동신문은 단거리 발사체 도발 하루 만인 27일 이런 내용의 개인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석론’을 비판했다. 논평은 “요즘 주변에서 북-미 직접 대화 목소리가 더 높이 울려 나오고 있다”며 “허수아비(남한)와 마주 앉는 것보다는 허수아비를 조정하는 실체(미국)를 상대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당국이 주제넘게 핵문제를 내들고 ‘대화의 조건’이니 뭐니 푼수 없이 놀아대고 있다”면서 이를 ‘꼴불견’이라고도 했다. 신문은 이어 “핵문제는 철저히 우리와 미국 사이 문제”라며 “남조선과 논하는 일은 추호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이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을 피하기 위해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다연장로켓)의 저고도 타격 능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유사시 성주 사드 포대와 추가로 전개될 사드 포대의 방어망을 돌파해 한국의 주요 항만과 공항 등을 핵·미사일로 동시 타격하는 시나리오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발사체의 비행고도를 사드의 최저 요격고도(40km) 아래로 낮춰 한국 전역의 핵심 표적을 파괴하는 관련 기술과 전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26일 강원 깃대령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쏜 단거리발사체도 고도 40∼50km를 넘나드는 비행궤도를 그렸다. 군 당국자는 “김정은은 개전 초기 사드의 최우선 제거로 한국의 요격망 무력화를 꾀할 것”이라며 “이번 단거리발사체 발사는 사드를 노린 ‘맞춤형 도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단거리발사체 도발 전날인 ‘선군절’(25일)에 대연평도와 백령도 공격 훈련 현장에 나타나 대남 협박 수위를 높였다. 북한의 서북도서 점령 계획이 공개된 것은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처음이다. 이 훈련에서는 북한군 비행대와 포대, 특수부대 등이 참여한 대상물 타격 경기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훈련은 비행편대의 폭격과 방사포, 자행곡사포의 포격 이후 저공비행하는 경수송기, 고무단정 등을 이용해 전투원이 목표물인 섬에 기습 상륙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정은은 훈련 참관 뒤 “총대로 적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고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26일 북한의 단거리발사체 도발 직후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했다. 다만 대화를 강조해 온 청와대가 이번 도발을 “통상 훈련 과정”으로 규정해 의미를 축소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북한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에 대응 훈련하는 차원의 문제로 본다”며 “전략적 도발과 무관하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발사체의 실체를 놓고 한미 간 정보 공유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북한의 발사체는 현재로서는 300mm 방사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미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이 쏜 3발의 발사체 중 정상 비행한 2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문병기·황인찬 기자}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당시 통일부 장관으로 회담추진위원장을 지낸 박재규 경남대 총장(73)이 24일 회고록 ‘일념, 평화통일 길’(경남대출판부·사진)을 발간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40년 넘게 지속해온 그간의 노력을 담았다. 195쪽 분량의 회고록(비매품)에는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개최했던 과정과 박 총장이 수석대표로 활약했던 1∼4차 남북 장관급회담의 주요 경과가 390장의 사진과 함께 상세히 담겼다. 특히 박 총장이 2000년 6월 14일 평양 목란관 만찬에 참석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눈 사진이 눈에 띈다. 박 총장은 “당시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경의선 연결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회고록에는 또 2000년 8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군사회담 개최에 대해 북측이 소극적으로 나오자 박 총장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하기로 예정된 오찬까지 미루면서 김정일 위원장 면담을 요구했고, 아예 밤을 새워 기차를 타고 달려가 자강도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국방장관회담 개최 약속을 받은 사례도 소개됐다. 박 총장은 회고록 서문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추진 등으로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 미래가 우려된다”며 “여생도 남북관계 발전 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소임으로 여기고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내가 전쟁만은 막겠다고 말하면 대북 제재나 국제 공조에 어긋난다고 하고, 외국 정상이 (같은 말을) 하면 좋은 말이 되는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외교부,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북핵 등 한반도 상황을 이야기하던 중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가 24일 전했다. 자신의 한반도 운전석론과 “대한민국 동의 없이 (대북)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15일 광복절 경축사) 등 전쟁 불가론에 대한 자유한국당 등 보수 일각의 비판을 겨냥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한국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전쟁만은 막겠다고 말해야 하지 않느냐”며 이같이 수차례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의무인데, 일부에서 마치 이를 (한미 간 대북 공조를 깨는 등) 잘못된 것처럼 비판하고 다른 나라와 북한의 대화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중 잣대를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압박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계속해서 열어놓겠다는 문 대통령의 ‘투 트랙’ 대북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업무보고에선 남북 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는 후문이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국면에서 제재는 강조되고 대화는 실종됐다”고 진단한 뒤 “북-미 간 채널도 있고, 북-일 간 대화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왜 우리만 대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미국, 일본도 국익을 위해 대화하는 것이다. 실무적인 대화는 다양하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 실장의 말에 문 대통령도 “국익을 위해 남북 대화를 포함한 다양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21일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 등 미 의원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개성공단 사업이 북한의 내부 경제 변화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첫 업무보고에서 어떤 형식이든 남북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통일부 등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우선 북한과의 민간 교류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의 대외선전단체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23일 오후 10시경 대변인 담화를 내 “남조선에서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하여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 괴뢰패당의 북침 야욕”이라며 “놀아대는 꼴이 온 겨레의 저주 속에 촛불민심의 심판을 받은 박근혜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이 현 괴뢰정권의 대결 행태”라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엄동설한에도 봄은 반드시 온다”며 남북관계 개선의 바람을 밝혔지만 여전히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인찬 기자}

“엄동설한에도 봄은 반드시 오는 것이므로 봄이 왔을 때 씨를 잘 뿌릴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해 주길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와 통일부 업무보고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베를린 구상’에 호응 없는 북한이 결국 남북 대화에 나서 남북 관계의 ‘해빙기’가 찾아오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미국 내에서 북-미 관계의 긴장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핵·미사일 사태와 남북 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친 것이다. 토론식으로 진행된 이날 업무보고는 당초 예정된 시간을 1시간가량 넘기며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운전석론을 재차 강조하며 ‘적극적인 외교’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은 우리의 최우선 국익이고 세계 평화와도 직결되는 과제”라며 “한반도 평화는 우리가 지킨다는 자세와, 철저한 주인의식과 국익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확고한 한미 동맹과 함께 중국, 일본, 러시아와의 협력외교로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직접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비핵화 노력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선후 또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면서 선순환 구도 속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대화와 북핵 협상을 병행해 남북 관계가 비핵화에 기여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기대한다”며 통일부에 힘을 실어줬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로 남북 관계가 교착 상태지만 이럴 때일수록 통일부는 내실 있게 준비해야 한다”며 “특히 통일부가 역점을 둬야 할 것은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대북 정책도 국민 참여 속에 이뤄져야 한다”며 “대화가 열리는 시점이 된다면 그런 과정도 국민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하는 게 좋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군사회담 및 적십자회담 등의 관련 대화 노력을 이어 가겠다”며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하는 것을 비롯한 스포츠 및 민간 교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국민과의 소통을 토대로 평화와 통일의 공감대를 확산하고 통일·대북 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선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및 확장 억제 전략협의체 정례화를 통한 실효성 있는 대북 억지력 강화 방안을 강구하는 내용 등이 논의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민외교센터’ 설립으로 국민외교를 구현하고 취약시간대 해외 사건사고 초동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환으로 ‘해외안전지킴센터’를 내년 초 발족하겠다고 보고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 이틀째인 이날 오전 수도방위사령부 내 전시지휘소(B-1 벙커)를 방문해 훈련 상황을 점검하고 “UFG 훈련을 통해 언젠가 전시작전권 환수 시 한미 연합 방위체제를 주도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황인찬·신나리 기자}

“봄날은 갔다.” 대표적 중국 전문가인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사진)는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소장 한기흥)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2회 화정국가대전략 월례 강좌에서 한중 관계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발전했던 한중 관계가 이제 조정기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한중 외교 정상화를 위해서는 “차이를 인정하는 게 관계 개선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로 차이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동반자 관계를 추구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다른 사람과 화목하게 지내면서도 자기중심과 원칙을 잃지 않음) 외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최근 한중의 전략적 공감대가 약화된 배경을 두 가지에서 찾았다. 우선 “두 나라는 지리적 인접성에 경제적 상호보완성을 토대로 급속도로 가까워졌지만 중국이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등장하면서 중-미는 물론이고 한중까지 불안정한 조정기로 접어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면서 한미중의 전략적 협력이 한계에 봉착한 것 역시 한중 갈등을 초래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미중 패권경쟁 시대에 한국이 생존하기 위해선 이른바 ‘복덕방 외교’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단순한 줄타기 외교를 넘어선 본격적인 중개 외교를 통해 ‘한미 동맹’과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 다만 서 교수는 “복덕방 외교가 통하려면 ‘신용’이 필수”라며 “문재인 정부는 사드 문제 등과 관련해 미중에 결코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전달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서 교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게 하려면 우리 정부가 ‘3단계 옵션’을 보유해야 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1단계는 사드 이상의 방어 요격 체계의 강화, 2단계는 전술핵 재배치, 3단계는 핵무장”이라며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책임자 역할을 못할 때마다 우리는 ‘그렇다면 다음 단계로 갈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중국의 압박에도 북한이 끝까지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 시 주석이 북한을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중국은 이미 북한을 버린 경험이 있다”며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북한 포기론 등의 주장이 중국 학계에선 이미 상당히 있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황인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 첫날인 21일 오후 미국 상하의원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개성공단 재개를 논의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미 의회 대표단 소속 캐럴린 맬로니 민주당 하원의원(뉴욕)은 2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노력과 대화를 펼쳐 나가려는 노력, 개성공단을 열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비전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먼저 개성공단을 언급한 뒤 미 의원들이 호응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맬로니 의원은 개성공단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정확히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이 북한 주민들이 한국처럼 근로를 통해 월급을 받는 기회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였던 만큼 북한 주민을 인도주의적으로 도울 방안을 논의하다가 나온 이슈라면서 “그러나 아직 북한으로부터 (대화 제안에 대한) 반응은 없었다더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 재개를 언급했다면 이는 매우 이례적이다. 정부 출범 후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위반 논란이 불거지자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 왔기 때문이다. 6월 말 한미 정상회담차 미국을 방문했던 문 대통령은 미 의회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지금은 쉽게 할 수 없다.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충돌 직전까지 갔던 북-미 긴장이 최근 완화되자 한반도 ‘운전석론’을 다지기 위한 속내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반대로 주춤했던 개성공단 재가동 카드를 워싱턴 대화론자들에게 풀어 놓았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 개성공단 내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남측 입주기업의 승용차 트럭 등 차량 100여 대가 사라진 것이 확인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북한이 남측 자산의 청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차량이나 물건은 남측 소유이기 때문에 북측의 무단 사용은 명백한 불법 행위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황인찬 기자}

“억류된 첫날부터 풀려날 때까지 혼자서 2757끼를 먹었다.” 북한에 2년 반 동안 억류됐다가 풀려난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는 13일 이렇게 밝혔다. 기약 없는 미래에 대한 극심한 불안과 외로움 속에 매 끼니가 생쌀을 씹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버텨냈고 결국 자유를 얻었다. 임 목사는 운이 좋은 케이스다. 아직 북한엔 한국인 6명, 미국인 3명이 억류돼 있다. 가장 오래 억류되어 있는 김정욱 선교사는 2013년 10월부터 3년 10개월째다. 나머지 사람들도 억류 기간이 최소 1년이 넘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6월 풀려난 직후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임 목사 석방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 정부는 북한 주재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북한과 물밑 접촉을 했다.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관은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 호주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면서 이 국가들의 영사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대북 채널이 끊긴 우리 정부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에 외교 채널을 갖고 있는 나라들을 통해 억류자 석방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국제기구를 통해 억류자와의 접견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억류자의 접견이 성사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억류자들의 건강상태는 물론이고 생사조차 정부가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다.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억류자 문제는 근본적으로 북한에 있다. 하지만 이젠 정부도 북한 억류자 관련 정책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취재를 하면서 정부 기관의 엇박자를 곳곳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현재 억류자에 대한 정보 파악은 국가정보원이, 국가 간 외교 채널을 통한 접촉 시도는 외교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협조는 통일부가 제각각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신원이 공개된 한국인 억류자 5명 외에 나머지 1명에 대한 정보는 국정원이 다른 부처와 공유하지 않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다른 부처들은 억류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구명 활동을 펴고 있는 셈이다. 답답한 나머지 기자가 억류자와 관련해 “북한 주재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접촉을 시도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관련 부처들의 설명도 제각각이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없다”고 했는데 하루 뒤 외교부 담당자는 이와 다른 설명을 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 “남북이 서로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 공관을 통한 영사 접견 요구가 어려운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제라도 정부가 억류자 구명과 관련해 부처 간 상시 협의체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억류자와 관련된 작은 정보라도 긴밀히 공유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이 자국민을 보호하는 게 헌법상 의무인 정부가 해야 할 책무다. 정부는 억류자 가족에 대해서도 세심한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남한에 있는 가족들은 북에 있는 아빠, 남편에게 해가 갈까 봐 대외적으로 언급도 꺼리며 냉가슴을 앓고 있다. 지난해 말 통일부 차관이 억류자 가족을 만난 데 이어 올 추석엔 청와대가 억류자 가족들에게 작은 위로의 선물을 보낸다고 한다. 하지만 통일부 장관이나 국무총리, 더 나아가 대통령이 이들 가족을 직접 만나 위로하고 정부가 반드시 석방시키겠다는 의지를 설명한다면 더 큰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황인찬 정치부 기자 hic@donga.com}
통일부가 지난 보수정권 9년의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 작업에 나섰다. 20일 통일부에 따르면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달 19일 ‘적폐 청산’을 1번 국정과제로 발표한 후 ‘정책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TF는 외부 인사의 영입 없이 기획조정실장을 팀장으로 관련 부서 과장들로 꾸려졌다. 이 TF는 이명박 정부에서 결정한 ‘금강산 관광 중단’과 ‘5·24조치’,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민간 교류 전면 중단’ 등 주요 대북 정책의 적절성과 절차적 문제 등을 점검하고 평가한다. 결과는 늦어도 올해 안에 공개할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보수정권 9년 동안 대북 관계가 굉장히 어려워진 만큼 한 번 되돌아볼 시점이며 지난 정권의 정책을 점검해 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북 정책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지만 당시 (통일부가 관여한) 정책 결정 상황을 살펴보고 필요하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보수정권이 펼친 대북 강경책이 남북 관계 악화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TF는 부정적 평가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근본 문제는 북한의 도발이지만 (남북 경색의) 모든 책임을 북한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면서 “북한의 도발과 우리 대응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NK지식인연대’의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과 통일부 지원금 수령 논란은 이번 TF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통일부 내 관련 부서나 감사담당관이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21일부터 실시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은 매년 3, 4월에 진행되는 ‘독수리 훈련(FE)-키리졸브 연습(KR)’과 함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UFG는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전쟁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미 본토 등에서 들어오는 미군 증원 전력의 전개 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군사훈련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의 지휘소훈련(CPX)으로, 실제 장비가 동원되는 야외 기동 훈련과는 성격이 다르다. 군 당국은 UFG의 성격을 ‘방어 위주의 연습’으로 규정한다. 북한이 핵무기나 각종 미사일 등으로 전면 남침해 오는 상황을 가정한 뒤 전시 한미 연합군의 작전계획을 바탕으로 이를 우선 방어하는 게 핵심이라는 것. ‘을지’라는 이름도 612년 수나라가 고구려를 침략했을 때 30만 대군을 살수에서 몰살시킨 을지문덕 장군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다만 훈련 시나리오가 방어로만 끝나진 않는다. 한미 연합군의 반격과 반격이 성공한 이후 재공격을 억제할 목적으로 진행되는 김정은 등 북한 지휘부 축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북한 안정화 방안 등 후속 조치까지 총망라된다. 또 북한의 도발 징후가 뚜렷할 경우 선제 타격하는 개념이 포함되는 ‘작전계획 5015’를 기반으로 한 훈련 시나리오가 지난해부터 UFG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매년 UFG를 앞두고 ‘북침 핵전쟁 망동’이라며 반발하면서 두려워하는 이유다. 북한 노동신문은 20일 ‘자멸을 재촉하는 어리석은 행태’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붙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정세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실전으로 넘어가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북한은 지난해 UFG 시작 이틀 만인 8월 24일 새벽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기습 발사하는 등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손효주 hjson@donga.com·황인찬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할 때 조선중앙TV에 노출된 괌 위성사진이 6년 전에 촬영된 사진으로 보인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통상 군이 최신 정보를 토대로 작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감안하면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이 ‘협박 쇼’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VOA는 김 위원장의 전략군사령부 시찰 장면에 나오는 위성사진이 최근 것이 아니라 2011년경 괌의 미군 앤더슨 공군기지를 촬영한 사진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북 매체가 공개한 앤더슨 공군기지 위성사진의 중앙 윗부분엔 녹지가 보이지만 구글어스를 통해 분석한 결과 이 부분에는 2012년부터 공사가 시작돼 녹지가 사라지고 비행기 계류장이 들어섰다는 것이다. 또 위성사진 맨 위쪽에 가로로 긴 건물 하나가 보이지만 2015년 이후 이 건물은 없어졌고 현재는 주변에 큼직한 직사각형 모양의 공사 부지가 조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활주로와 연결된 일부 도로의 색깔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고 VOA는 전했다. 북한이 괌에 대한 포위사격을 예고한 상태에서 당연히 최신 정보가 담긴 사진을 분석해 어떤 무기와 방어체계가 있는지 파악해야 하는데도, 이런 오래된 사진을 놓고 작전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VOA는 지적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닉 핸슨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북한은 사진 촬영이 가능한 위성이 없고, 해외 웹사이트 등에서 사진을 구매할 수밖에 없어 최신 위성 정보를 보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VOA에 밝혔다. 이어 “최신 사진을 보유하지 않은 점으로 볼 때 북한이 지난 수년간 괌 지역에 큰 (군사적) 심각성을 두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15일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괌) 군사대결과 관련해 인력을 동원하는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최초 괌 포위사격 발표 이후 지금은 북한 매체의 관련 보도조차 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지난달 대륙간도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두 차례 시험 발사한 이후 한반도 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5일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도발 수위를 조금 낮췄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한 압박에 김 위원장이 꼬리를 내린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협상 기류가 형성되자 북-미 대화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요구하고 나선 점에 비춰보면 대화 결렬 시 추가 도발을 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김정은이 두문불출하며 기습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 도발 때와 달리 이번 괌 타격에선 ‘타격검토’ ‘상세계획’ ‘최종보고’를 순서대로 착착 공개하고 있다. 이는 괌 위협을 지렛대로 미국과 직접 대화를 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로 읽힌다. 이런 기류는 김정은의 발언 수위에서도 감지된다. 김정은은 지난달 28일 화성-14형 2차 발사 성공 후 미국을 향해 “희떠운 전쟁나발” “구린내 나는 상통을 들이밀고 핵 방망이를 휘두르며 얼빠진 장난질을 해댄다면” 등의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번에 괌 타격 최종보고를 받은 뒤에는 “미국에 한마디 충고하건대 과연 지금의 상황이 어느 쪽에 더 불리한지 명석한 두뇌로 득실 관계를 잘 따져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정확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에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이성적으로 접근할 것을 ‘역제안’하기도 했다. ‘화염과 분노’ 표현 등 초강경 대북 비난을 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나만큼 평화 해법을 선호하는 사람이 없다”며 유화 메시지를 보냈고, 미 외교안보 수장들까지 대화 가능성을 내비치자 북한도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유엔 결의에 따라 15일부터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 수입을 전면 금지한 것도 북한에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이 체제 유지를 위한 핵과 미사일 기술의 완전한 확보를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일련의 압박과 유화 제스처들은 핵보유국이 되기 위한 시간 벌기용 꼼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누구도 대한민국 동의 없이 (대북)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도 “미국 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벼랑 끝으로 치닫던 북-미 간 전쟁 위협이 일단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자 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한반도 운전석론’을 내걸며 사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72주년 광복절 경축식의 경축사에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통한 분단 극복이야말로 광복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길”이라며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일각에서 대북 선제타격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북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도 ‘쿨다운(진정)’할 것을 촉구한 것. 문 대통령은 또 “우리 안보를 동맹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북-미 간 대치 구도로 잠시 멀어졌던 한반도 안보의 ‘운전석’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높여 나가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 중단과 대화 재개도 촉구했다. 한편 북한은 괌에 대한 최종 공격안이 완성됐다고 선언하며 미국에 대한 위협 강도를 높였다. 괌 포위사격을 처음 언급한 지 엿새 만이다. 김정은은 전날 전략군사령부에서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미국 놈들이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미국이 먼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전면 전쟁’을 언급하던 기존 태도에서 한발 물러섰다. 특히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앞에 놓인 ‘전략군화력타격계획’ 등 작전 지도 여러 장을 노출시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도에는 함경남도 신포에서 괌까지 미사일 궤적으로 추정되는 선을 그어놓은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했다고 알려졌다. 한미 정보 당국의 혼선을 노리는 동시에 “파국을 피하고 싶으면 미국이 명분을 제공하라”는 시그널을 발신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문병기 weappon@donga.com·황인찬 기자}
10일 괌 타격 상세 계획을 밝힌 북한이 이후 닷새째 후속 조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중 정상 간 통화(12일) 이후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대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15일 ‘조국해방의 날’(광복절)을 맞아 태도 전환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 노동신문은 14일 ‘천만이 총 폭탄 되리라’란 사설에서 “아직도 부질없는 미련을 가지고 감히 우리 혁명의 최고수뇌부를 노린 ‘참수작전’을 획책하고 있는 미국의 도발에 대해서는 그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포착되는 즉시 비열한 음모집단을 죽탕 쳐버리기 위한 우리 식의 선제적인 보복작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위협을 이어갔다. 하지만 추가적인 괌 타격 계획을 공개하거나 관련 계획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고했다는 등의 추가 도발 행동은 나오지 않았다. 북한은 중국 상무부가 이날 유엔 결의에 따라 “15일부터 북한산 석탄과 철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한껏 고조되던 북-미 간 설전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중국의 대북 압박이 본격화하면서 북한이 광복절에 유연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해 광복절에는 노동신문 1면 사설을 통해 “조국통일은 가장 절박하고 사활적인 민족 최대의 과업”이라며 “전체 조선민족은 민족 대단결의 위력으로 분열의 장벽을 허물고 조국통일의 대통로를 열어가야 한다”고 대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이 국지 도발에 나설 우려도 나온다. 북한은 광복절을 전후한 2015년 8월 4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목함 지뢰로 도발을 했고, 20일에는 서부전선 확성기 부근에 2차례 포사격을 했다. 정영태 동양대 통일군사연구소장은 “북한의 목표는 끊임없이 한반도에 분란을 일으켜 북-미 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면서 “미국의 반응을 지켜보며 괌 타격은 유보하는 사이에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을 문제 삼으며 국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의 미국령 괌 ‘포위사격’ 위협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틀째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다. 중국은 북-미 갈등이 ‘말싸움’에 그치지 않고 전쟁 위험으로 치닫는다는 위기감에 따라 관영 언론을 통해 북한에 경고를 보냈다. 북한이 먼저 도발해 미국의 보복을 당해도 중국은 중립을 지키며 북한을 돕지 않겠다는 취지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1일 “북한이 미국령 괌을 공격해 미국의 보복을 초래해도 중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한반도의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만약 북한이 먼저 미국 영토에 미사일을 발사해 보복을 초래해도 중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북한은 ‘말의 전쟁’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오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과의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괌에서 뭔가를 저지른다면 지금껏 아무도 보지 못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다시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 경고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히고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에 대해선 “그건 말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11일에는 트위터에 “북한이 지혜롭지 않게 행동한다면 (사용할)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 김정은이 다른 길을 찾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북한은 추가 괌 타격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 노동신문은 11일 ‘조선을 당할 자 세상에 없다’는 글에서 “판가리(판을 갈아엎는)의 결전이 시작됐다. 조국은 천만 군민 모두를 전민 총결사전으로 부르고 있다”고 위협했다. 또 “(미국이) 제재와 전쟁이라는 두 칼을 뽑아들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을 말살하려고 사상 최대로 미쳐 날뛰고 있다”며 “백년 숙적 미제와 총결산하자”고 주장했다. 한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11일 오전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40여 분간 통화하고 “한미 양국의 안보와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취할 단계별 조치에 대해 긴밀하고 투명하게 공조해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하지만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어떤 말도 덧붙일 수 없다”며 밝히지 않았다.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황인찬 기자}
북한이 연일 미국을 향한 도발 강도를 높여가다 ‘숨고르기’에 나섰다. 괌 타격 검토(9일)에 이어 상세 타격 계획까지 공개(10일)하며 위협 강도를 최고조에 이르게 한 북한은 11일 추가적인 군사 도발 카드는 꺼내지 않은 채 미국에 ‘말 폭탄’만 던졌다. 북한 노동신문은 11일 ‘조선을 당할 자 세상에 없다’는 정론에서 “정세를 최극단으로 끌고 가다 못해 감히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폭언까지 줴쳐대는(지껄이는) 깡패무리들을 무자비하게 소탕해 버릴 전민 항전기세가 시간이 흐를수록 고조되고 있다”며 “적대세력의 온갖 도발책동을 여지없이 분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동북아연구실장은 “북한은 공개한 대로 정확하게 괌 타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 미국은 이를 요격할 수 있을지를 놓고 서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연 ‘10만 군중대회’에 이어 10일 인민무력성 군인집회와 인민보안성 군무자(경찰)들이 대규모 집회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주민들의 전쟁 공포감과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중앙정부에서 정해진 시간과 순서대로 우리 식의 미사일과 핵 실험을 계속 하겠다고 선전하고 있어 주민들이 느끼는 전쟁에 대한 긴장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