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주

조동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41

추천

안녕하세요. 조동주 기자입니다.

djc@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정당36%
정치일반19%
검찰-법원판결17%
국회8%
선거6%
사법6%
사회일반3%
대통령3%
산업2%
  • 범죄피해자 위기관리 플랫폼 개발 착수

    경찰과 이화여대가 범죄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플랫폼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경찰의 경험과 이화여대의 지식을 합쳐 마음에 상처를 입은 범죄 피해자에게 최대한 빨리 안정을 되찾아주고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최상의 방식을 찾는 시도다. 경찰청은 23일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과 함께 범죄 피해자 위기관리 플랫폼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회를 발족했다. 경찰청 소속 피해자심리 전문요원 5명과 연구원 소속 교수 6명이 머리를 맞댄다. 경찰청과 이화여대는 지난해 4월부터 범죄 피해자 400여 명에 대한 심리진단과 치료를 위한 연구교류를 하면서 양측의 장점을 합쳐 특화된 플랫폼을 만드는 데 의기투합했다. 공동연구회는 신체활동량 심박수 수면패턴 같은 생체신호 피드백을 활용해 범죄 발생 초기에 피해자의 외상후증후군(PTS)를 완화시키는 심리안정 유도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형사절차 정보와 함께 범죄 피해자의 권리 및 지원 정보를 한번에 접할 수 있는 시스템도 연구한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7-11-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환자 치료하는 건 이벤트가 아니다”…이국종 교수 브리핑 전문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센터장은 22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지하 1층 아주홀에서 북한 귀순병사 오모 씨(24)의 상태를 브리핑했다. 이날 오전 10시 55분 시작한 브리핑은 오후 2시 10분에야 끝났다. 이 교수는 3시간 15분 동안 오 씨의 병세와 수술경과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한 근거 없는 비방에 대한 괴로움까지 솔직히 밝혔다. 다음은 이 교수의 브리핑 내용 전문을 정리한 것이다.-전화 못 받아서 미안하다. 홍보팀도 그렇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 환자보다 위중한 환자들도 많다. 오늘도 이 기상에 헬기 뜨는 거 보셨을 거다. 어제도 헬기 출동 다녀왔다. -사실 오늘 환자 브리핑은 거의 없을 겁니다. 보도 자료로만 대체한다고 했는데. 최근 며칠간 벌어진 일련의 문제 때문에 병원장이 격노하셨다. 그제도 병원장실에서 2시간 불려가 있었다. 어제도 1시간 반. 외상센터 지을 때 면담한 횟수보다 이번 일주일에 면담한 횟수가 더 많다고 생각될 정도다. 소위 빅5는 외부에서 사건이 터져도 견딜 힘이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병원장이 브리핑 취소하라고 했는데, 외신 기자까지 온 마당에 취소하면 창피한 일이다.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파워포인트나 더 자세하게 드릴 수도 있었는데, 자세히 못 하는 걸 이해해 달라. -나도 이런 상황까지 온 데 자괴감이 든다. 의사들이 환자에 대해 그렇게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칼을 쓰는 사람이다. 살인자가 쓰는 칼과 칼 잡는 각도만 다르다. 나도 사람 몸을 가르고 들어가고, 장기를 떼어내고 혈관을 발라낸다. 외과 의사들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전문화된 일에 특화된 사람들이다. -환자 정보를 충분히 주지 못해서 자괴감이 든다. 오늘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지. (파워포인트 좀 띄워주세요 라고 말함) 저희가 왜 이렇게 밖에 못했는지 말씀하겠다. ▽‘인격 테러’ 비난 관련한 입장-환자 치료하는 건 이벤트가 아니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수술 다음날 눈 뜨고, 걸어나가는 건 영화에서나 있는 일. -보도자료 보고 있을 거다. 오히려 환자 정보에 대해 1차에서도 담지 못했던 것들이 있다. 기생충보다 문제가 되는 건 만성 b형 간염이다. 바이러스 간염이다. 간경화나 간암까지 갈 수 있다.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노출하지 않으려고 애쓴 게 첫 번째 보도자료였다. -이걸 오늘 말하지 않으면 다시 말할 기회가 없을 거고, 논란과 의혹만 제기될 거 같아서 어쩔 수 없이 말한다. 시간 너무 많이 빼앗아서 미안하고, 바쁘신 분들도 많을 거다. 나도 이런 얘기하는 상황이 괴롭다. -여러분은 환자에만 포커스를 맞추지만, 내가 어제 데려온 환자, 오늘 데려오고 있는 환자들, 전부 외상센터 의료진이 사투를 벌이는 환자다. 그런 환자가 150명이 있다. 100병상으로 만들었는데 1달 반 만에 다 찼다. -제가 여기 오기 30분 전부터 외상센터에서는 환자를 더 수용하지 못해 소방방재청에 바이패스를 걸었다. 더 못 받는다는 얘기다. -동아일보 박민우라는 기자가 있다. 석해균 선장 치료 때 단편적인 기사, 지엽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을 보고 백그라운를 봐야 한다고 혼낸 적 있다. 지금은 잘 성장해서 특파원으로 가있다. 그런 기자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북한 병사는 본인 의사로 넘어왔다. 대화를 많이 나눴다.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4발 이상 맞아. 자기가 생각한 한국의 긍정적인 모습을 기대하고 왔다. 중증외상 환자가 자리가 없어서 죽는 걸 보려고 온 게 아닐 거다. -주한 미8군의 더스트오프팀이 사고 현장에서 여기로 이송하는 데 30분 걸렸다. 내가 배웠던 미국 일본 영국의 스탠다드다. -나는 정책 결정의 말단이다. 외상센터를 만든 건 국회 허윤영 전문위원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이 세워준 거나 다름없다. 언론이 여론을 만들어 주고. 관료들의 역할이 컸다. 사선을 넘어 왔다. -한국에서 기대하는 삶의 방향은, 위험한 일을 하다가 다쳤을 때 30분 내로, 헬기든 앰뷸런스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 적어도 1시간. 골든아워 내에 수술이 이뤄지는 걸 원해서 온 거다. 헬기 안에서 적절히 치료해서 왔는데. 그런데 정작 한국에 살면서 사고가 났는데. 전화 걸 데도 없다면. 끈이 없어서 응급실에 쳐깔려 있다가 죽으면 무슨 의미냐. 거기 역할해 줘야 하는 게 언론인들이다. 간곡히 부탁한다. -내가 마지막이라고 얘기하는 이유는, 복지부와 외상센터에 대해 감사원 감사가 이뤄지고 있다. 중증외상센터가 제 기능을 못 하는 것에 대해서 나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 우리 병원에도 외과 전문의가 없다. 내가 전공의 폭행 폭언한다는데, 때릴 전공의가 있어야 때리죠. 외과에서는 1980년대에 없어진 일이다. -대한민국에선 이대론 중증외상센터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현실에서 앞날이 한발치도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고 마지막까지 버티는 게 저희 팀원들이다. 감염 환자의 피를 뒤집어쓰고. 내 다리 까서 보여줄 수도 있다. 헬기가 장관용이나 민항기가 아니다. 내 다리 어제 또 긁혔다. 그 상태로 수술 들어갔다. 환자 치료할 때 그 환자가 에이즈 환자라면? 나는 에이즈 환자인줄 모르고 사전 검사 없이 수술한 적도 있다. 검사 키트 쓰려면 의료보험 삭감 대상이거든. 고스란히 내 적자로 떨어진다. 에이즈, 간염, 매독 등 질환에 대해 미리 검사하고 들어갈 수가 없다. 다리에 상처 생긴 채로 피를 뒤집어쓰면서 일한다. -간호사가 비행하다 유산한 적 있다. 수석 코디는 쓰러진 뒤 다시는 비행을 하지 못했다. 손가락 부러진 간호사가 사직했다. 그때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았다. 나도 어깨가 부러졌었다. 손배 청구하지 않겠다고 각서를 쓴다. -환자 인권 침해 말하기 전에 인권 사각지대에서 일하는 중증외상센터 직원들 고려해달라. 한국에 있는 병원은 영미권 병원보다 직원 고용을 3분의 1밖에 안 한다. 1대 1 넘어가는 사람이 없다. 그러니 간호사가 그만 두는 거다. 이런 본질적인 문제에 진정성 있게 다루지 않으면? 그저 환자가 깨어났나요. 무슨 얘기를 했나요. 이런 데 에너지를 다 쓰는 것보다는 간곡히 부탁한다. 이 꼴 보자고 목숨 걸고 탈출한 게 아닐 거다. ▽환자 프라이버시 이슈 관련-북한군 치료한 게 처음이 아니다. 전에도 북한군 다쳤을 때 더스트오프팀이 데려왔다. 그땐 언론이 모르게 컨피덴셜(대외비)로 처리했다. 이번엔 이렇게 일이 커져서 당혹스럽다. -환자 인권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다만 하나만 알아 달라. 나도 여기서 월급 받는, 힘들게 직장 생활하고 있는 사람이다. 내 인생의 최대 희극은. 얼마 전까지 (병원에서) 나가라고 했는데 석해균 선장 치료하고 나니 ‘명의’ 촬영을 하러 왔다. 내 진료 명단이 인터넷에서 지워졌었다. 진료 스케쥴 표에서 내 이름이 삭제됐었다. 그랬던 나한테 촬영하러 온다는 거야. 얼마나 웃기나. -조선족, 네팔, 필리핀, 주한미군 등.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해서 우리 헬기를 출동시키지 않거나 원칙 밖의 진료를 한 적이 없다. 그렇게 사느니 그만두고 말지. 월급도 많이 못 받는데 말이다. -대한민국 헌법을 보면 한반도 전체 거주민이 우리 국민이다. 그래서 인권 보호 생각 많이 했다. -저널리즘에서는 알 권리가 중요하지 않나? 더 이상 환자팔이 안 한다. 여러분 북한군 때문에 오신 거죠? 환자 괜찮을 거다. 안 죽을 거다. ▽석해균 선장 관련-지금부터 얘기하는 건 처음 공개하는 거다. 이걸 정확히 공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가 비밀 유지해달라고 했을 때 나는 아무 얘기 안 했다. 석 선장 구하러 갔을 때도 나는 핸드폰도 놓고 갔다. 그런데 오만에 도착하니 이미 방송사들이 기다리고 있더라. -그때도 스위스 앰뷸런스 비행기 빌려서 갔다. 우리는 비행기가 없어서 빌리나? 어떻게든 국적기를 가져가야 하는 거 아니냐. 석 선장도 미 해군 도움이 없었으면 가지도 못했다. 청해부대에 있는 헬기로는 안 된다. 그런 게 독자 작전 능력이다. -(석해균 수술 장면 사진 띄우며) 이 사진은 지금까지 공개한 적 없다. 출판 동의서도 받았는데도 그러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공개하는 이유는 이번 북한군 얘기 때문이다. 석 선장이 보여주라고 했다. 어제도 통화했다. -병원장이 사방에서 전화 받느라 고생해서 3시간 동안 인터넷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병원장에게 불려가 있는 시간 동안 환자를 못 봤다. 이게 환자 인권 침해다. -의사 입장에서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게 뭐인 거 같나? 환자의 목숨이다. 누구나 다 알지 않나. 그렇다고 환자 정보를 다 공개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저만 해도 SNS가 안 되는 블랙베리를 쓴다. 다른 데 조금이라도 신경을 안 쓰고 환자에게 집중하려고 하는 거다. 그런데 정말 그 환자 인권을 생각한다면. 병원장 화나면 굉장히 안 좋다. 거기 잡혀 있으면 그게 환자 인권을 깨는 거다. -석 선장 성남공항 도착 2시간 전에 드레싱한 거 보라. 고름이 삐져나왔다. 이번 북한 병사도 다르지 않았다. 여기 변 안 보는 사람 있나?-석 선장 때 이명박 대통령 주치의가 들어와서 보고 있었다. 서울대병원 수장들이 다 있었다. MB에게 환자 어렵겠다고 보고했다. 보라. 병변이 다 썩어있다. 3차 수술 때에야 간신히 몸을 닫았다. -이런 수술을 하고 있는데, 별 것 아닌 환자 데려다가 쇼한다고 난리가 났었다. -북한군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태극기 걸려있다. 51사단에서 준 작은 훈련용 깃발을 붙여 놨다. 안정감을 주려고 통상적으로 하는 거다. 석해균 때도 그랬다. 해군기 걸었다. 그런데도 쇼한다고 해. -(‘2016년 국정감사 기간’이라고 적힌 슬라이드 띄우며) 2016년 10월 13일에 발송된 메일이다. 석해균은 ISS 8점이라고. 15점 이상부터 중증외상이라고 잡는다. 그럴듯해 보이죠? -여기 이 분은 이상한 의사가 아니다. 아주대병원이 첫해 떨어졌다. 이 병원은 첫해 선정됐다. 이 병원엔 헬리콥터도 있다. 한국 최고 의료기관이다. 복지부의 영향력 강하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들에게 이런 걸 날리면, 의원들이 누구 말을 믿을 것 같나. 이 사람은 차차기 병원협회장 할 수도 있다. -석 선장 때 단 한 장도 고름 구멍, 고름 구멍 공개 안 했다. -누가 그러더라. “이국종 네가 빅5 중에 하나이거나 SKY 출신이면 그 사람이 그렇게 엉겼겠냐?”라고. 아침부터 이런 말해서 미안하다. 그런데 이 분이 우리 의료계를 이끌어가는 사람이다. 우리 어머니가 ‘너 같은 삐리는 뼈도 못 추린다’라고 자주 한다. -우리는 이런 거(음해) 받아가면서 일한다. 중증외상센터에는 내가 다 면접해서 뽑은 사람 300명 모여있다. ▽트라우마 액션-우리 병원장은 강철 같은 분이다. 순환기내과 중에서도 중재적 시술을 할 때 손이 빠르다. 한 치도 벗어나는 걸 못 보신다. 그래서 2차 수술 사진을 더 자세히 못 보여드리는 걸 이해해 달라. -30%가 야간 출동이다. 내 다리 보라. (걷어 올리며) 이 상태로 B형 간염, 에이즈 환자 피를 뒤집어쓴다. -나는 해군의 일원이라고 생각하고 나간다.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이다. 동료들 보고 나가는 거다. 절대 다른 생각하고 나가는 거 아니다. -북한 청년은, 비록 북에서 왔지만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도 좋다. 한국인이 자기 팔 찔려서 헌혈한 혈액을 1만2000cc를 수혈했다. 세 번 이상 자기 피가 워시아웃됐다. 그걸 다 채웠다고. 3번 이상. 여러분이 월급에서 매달 공제하는 건보료에서 투입해서 치료비 대는 거다. 이번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렇게 가는 거다. -우리도 무식하지는 않아. 쉴드 마스크 쓰는 이유가 그거다. 피와 똥물이 끼얹어 들어온다. -기생충 사진 보여준 이유가 이거다. 이걸 안 보여주고 있다가 나중에 장이 터지면 어떻게 되겠느냐. 교과서에도 기생충이 장을 잘 터트리는 걸로 나와 있다. 이 환자는 감염, 오염 다 해당됐다. 혈압이 안 잡혔어. 60(mmHg)도 안 됐어. 심장은 뛰는데 혈압이 안 잡혔어. 활력학적으로 불안정했다. 석 선장 때도 내가 하나도 얘기를 안 했다가 7년 동안 당했다. 나는 욕먹어도 상관없다. 그런데 나와 함께 일하는 300명은. 매번 죽는 건 두렵지 않지만 불구만 되지 말라고 기원하면서 출동한다. -우리는 해군의 한 파트다. 해양연구원의 일원이다. ▽왜 더스트오프팀이 아주대병원으로 왔나?-어떤 기자가 물어보더라. 효순이 미선이를 아느냐고 누가 물어보더라. 왜 외국장병 치료하냐고. 미군과 결탁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쪽도 있다. 영미권에서 트레이닝 받았다. 외상 센터는 퍼블릭이다. 미군은 CIA에서 감사도 나온다. (양복 입은 흑인이 감사하러 온 동영상 보여줌) 20분 전에 알려주거나 그냥 온다. 바로 한 달 전 일이다. -헬기장 없었다. 의대 앞에 헬기장 길바닥에 H마크 그렸다. 노루표 페인트 가져다 내가 그렸다. 2003년에 미군으로부터 기껏 배워왔는데. H마크 없다고, 주변에서 소음 민원 들어온다고 포기하면 아무것도 안 되지 않나. 아버지 성함 이범홍. 국립묘지에 계시다.-왜 아주대병원으로 왔는지, 결탁한 거 아니냐고 하는데. -해군들이 저렇게 실제로 와서 복무하고 있다. 이호준 소령도 같이 수술했다. 올해 3월 왔다. -사람에 충성하지 말고 조직에 충성하라는 말이 있는데, 나는 반대다. 사람만 보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종성 장군을 중령 때부터 봤다. 이호준 소령이 근무하는 건 그의 덕분이다. -북한 청년이 온 건 어디서든 30분 내에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를 꿈꾸며 온 거다. -시민단체 한쪽에서는 나를 빨갱이라고 한다. 한쪽에서는 보수꼴통, 아니다 적폐라고 한다. 요즘엔 적폐라고 그러죠. -나랑 같이 비행 많이 한 간호사다. 감사할 때 미리 연락 있었나? (연락 없이 왔습니다)-(북한 병사 병실 문 위에 걸어놓은 태극기 사진을 보여주며) 환자가 가장 잘 보는 곳에 걸어 놨다. -정책의 혜택이 말단 노동자에게 도달하지 않는 상황을 너무나 많이 봤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틀어 막혀 있을 때 수호하는 사람이 누구겠냐. 관료, 정치권? 허윤정 전문위원이라고 쳐봐라. 자기 목을 걸고 만들었다고. 석 선장을 꺼내준 것도 그 분이다. 다른 당인데도 여야를 초월하고 다녔다. -저는 전주 이 씨 광평대군파다. 우리는 언젠가 묘지로 간다. 나는 그 생각을 분명히 갖고 있다. 정책을 보내줄 때까지만 일을 할 거다. 환자의 인권을 함부로 생각하는 게 아니다. 환자 인권 생각하는 정성의 100분의 1만이라도 오염된 주삿바늘에 찔려야 하는 의료진에 보내달라. 몸무게 50kg도 안 되는 간호사가 100kg 넘는 환자 욕창 방지한다고 용쓴다. 거대 담론에서만 하지 말고 디테일로 들어가 달라. ▽일문일답-당시 환자는 상지에 관통상. 우측 상박. 우측 슬관절. 좌측 액와 부위로 사출된 관통상이 있었다. 혈류 장애가 있어서 절단도 고려했지만, 지금은 진행 상황이 좋다. 상처가 워낙 커서 재절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 외에는 경과 지켜보면서 하겠다. (문) 아주대병원이 직접 환자 상태 브리핑 하는 건 처음이지? 지금 수십 개의 기사가 ‘정부 소식통’이라는 출처로 나왔다. 단독도 엄청 많았다. 그 소식통을 보며 어떤 느낌이 들었나? (답) 저는 인터넷도 안 되는 폰을 쓴다. 환자의 상황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다. 많은 오보가 나오면 혼란이 있을 수 있으니 통제를 하려고 한 것 같다. 보안이 유지되지 않는 건 나도 걱정된다. (문) 군은 환자 상태에 대해 “관련기관에 물어보라”고 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답) 합참에서 오히려 의료기관의 전문성을 인정해서 그렇게 한 거 같다. 특별히 문제 있다고 생각 안 해. 군사적인 부분은 내가 말하지 않으니까. (문) 환자가 합동신문 받을 상태인지?(답) 그런 건 공개하면 안 돼. 합참의장과 새벽 2시까지 메시지 주고받는다. 합참의장도 적극 동의. 공군 총장 때부터 모셨던 분이다. 여러분 자부심 가지셔도 좋다. 해외 파병된 병력이나, 국적기를 띄우지 못한 걸 뼈아프게 생각한다. 제주도에서 폭풍 칠 때 총상 환자 구하러 간 적 있다. 그 때 직접 허큘리스를 어레인지 해줬다. 오버베드도 많이 한다. 정해진 병상보다 환자를 많이 받는 것. 보건복지부 내규 위반이다. 나는 위반하는 내규가 많다. O형 혈액을 그냥 들고 나가는데 그것도 규정 위반이다. 내가 형사범으로 기소되거나 하면. (문) 그래서 합동신문 받을 상태냐?(답) 아니라고 했고, 군에서도 그렇게 인지해서 신문 안 하고 있다. 심지어 부모님 사는 동네 이름도 안 물어봤다. 고향 생각 날 까봐. 가족 얘기도 안 물어봤다.(문) 북한군 상태가 좋아졌다는데, 교수님 입으로 전해 듣고 싶다. 호전될 가능성도 묻고 싶다(답) 혈액을 굉장히 많이 수혈 받아. 그래도 특수 훈련을 받은 친구라서 그런지. 예상했던 것보다 잘 견디고 있다. 회복 속도가 빠르다. 석 선장도 기관 삽관 제거했다가 다시 넣었다. 14시간 만에. 그때 신난다고 (발표)했다가 혼란 생긴다. 그렇다고 매일 브리핑할 수도 없고. 기관 삽관을 했다가. 일요일 오후부터는 뺐다. 처음에 굉장히 괴로워했다. 비몽사몽이다. 아주 처음엔 ‘남한입네까’ 이런 얘기는 못 한다. 월요일 아침쯤 되니까 격렬한 통증에서 간신히 벗어날 정도가 됐다. 어제부터 좀 좋아졌다. TV 틀어주고 그런 거 맞는다. 이제 물을 먹기 시작했다. 미음, 죽 등으로 올라가야 한다. 미음도 약한 미음에서 진한 미음. 저희 병원에서 밥까지 가지는 못할 거다. (밥 먹을 정도로 호전되기 전에 병원 옮긴다는 얘기) 기본적으론 장 폐색이 해결돼야 한다. (문) 후유증 위험도 있다는데? 절단 가능성은? (답) 기생충은 해결됐다. 물을 먹기 시작하자마자 쏟아 부은 게 기생충 약이었거든. 그런데 바이러스 부분은 만성화돼서 가기 때문에. 내과 진료 받으면 될 듯. (문) 환자와 어떤 얘기했나(답) 음악 얘기 많이 했다. 음악 틀어달라고 해서라고 하는데. 환자가 처음 노래를 틀어달라고 명료하게 얘기한 게 아니라. 아마 보고가 올라가면서 와전된 거 같다. 통상 중환자실에서 깨울 때, 기관 삽관을 제거하고 나면 정신을 못 차린다. 그 때 환자 깨우는 게 가족과의 면회 뿐 아니라 음악이다. 더 나아가 TV이고. 어제부터 TV 설치해서 틀어주고 있고. (문) 먼저 틀어달라고 한 것은 아닌가(답) 제가 틀어준 거다. 내가 몇 개 틀어주고, 어떤 게 좋냐고 물었다. 환자 취향을 물어보고. 그렇게 경각심을 증가시키는 거다. (문) 고개만 끄덕이고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인지, 말을 할 수 있는 단계인지(답) 지금 상황에서요? 지금은 어떤 노래가 더 좋다고 얘기할 정도. 나는 이게 좋은데 너는 저게 왜 좋니라고 농담할 정도. (문) 자기 의사 표현을 말로 할 단계인가 (답) 맞습니다. 아직도 쳐져 있긴 합니다. 그런데 좀 빨리 (상태가) 올라왔습니다. 보통 사람보다. (문)귀순 과정에 대해 얘기한 건? (답) 총 맞아서 아팠다고 해. (문) 왜 귀순했는지는(답) 그런 건 내가 묻지도 않았다. 아프다는 얘기도 내가 먼저 귀순 때 어땠냐고 물어본 게 아니라, 진짜 아팠는데 지금은 덜 아프다고 한 거다. (문) 신문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하려면?(답) 저는 가능하면 한 달 정도 쭉 가라고 하고 싶다. 마음도 괴로우니까. 합참 의장에게 그렇게 건의했다. 합참 의장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빨리 하면 뭐합니까? 어차피 여기 살 건데. (문)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다. 중증의료 지원해야 한다고. 어떻게 생각하나? (답) 몰랐다. 정부 정책에 대해 건방지게 얘기했다가는 안 좋은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노코멘트하겠다는 것)(문) 호전되면 전원 계획도 있다고 했는데(답) 다음 스텝이 있다. 중환자실에 있다가, 의식이 깨면 일반 병실로 올라간다. 다음 스텝은 일반으로 가는 거. 지금은 물만 먹는 상태다. (문) 일반 병실에 언제 올라가? 수도통합병원에 간 건?(답) 그건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냐. (문) 의료진이 스스로 요구한 건 없나(답) 아프다고 한 것 외에는. 이것저것 요구하는 캐릭터가 아닌 것 같다. (문) 남한 노래를 선호했나?(답) 세 곡을 틀어줬다. 소녀시대 Gee가 있었다. 락버전이 있고, 네메시스 인디밴드가 부른. 재밌게 하려고. 그런데 이 친구는 오리지널 걸그룹이 부른 게 좋다고 하더라. 나머지 2개는 남자가 부른 거거든. 그래서 ‘나는 남자 노래가 좋은데 넌 왜 여자 노래가 좋니’라고 농담으로 물어보기도 했다. 야구 얘기도 하고. 가급적 한국 뉴스는 못 보게 하려고. 채널 선택권은 안 주고 있다. 그래서 영화 전문 채널을 틀어줬다. 미국 영화를 좋아한다. 잘 본다. (문) 혈중알코올농도는(답) 그런 건 검사하지 않는다. (문) 지금까지 나온 보도 중 사실과 다른 게 뭐가 있나 (답) 죄송한데 내가 보도를 본 게 아니고 홍보팀장이 서머리해서 준 거 정도만 봤다. (문) 25살 오 씨라는 건?(답) 이름하고 성별은 물어봤다. 나이는 캘리그레이션 해서 알아봤고. (문) 나이가 25살이라는 건 맞나?(답) 그걸 내가 얘기할 수 있나? 25세 남자. 만으로 24세 남자라는 건 맞는다. (문) 생일은?(답) 그건 좀. 중요한 거 아니니까요. (문) 성은 오 씨가 맞나?(답) 오 씨 맞다. (문) 북한군 전에도 치료한 적 있다고? 그때도 기생충 봤나(답) 그땐 못 봤다. 그렇게 긴 건 정말로 처음 봤다. 예전 환자는 심한 외상이 아닌 더 단순한 환자였다. (문) 격앙된 이유가 여론이 안 좋았다는 건데, 실제로는 많은 국민이 응원하고 있다. 석해균 때와 비교하면 어떤가? (답) 석해균 선장은 다른 의사는 8점도 안 됐다고 했는데, 실제로 18점 나왔다. 이 사람은 실제로 22점 나왔다. 그런데 계산식은 중요하지 않다. 15점 넘어가면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 상황이거든. (문) 환자의 계급 같은 건?(답) 그런 건 나랑 전혀 얘기 안 했고. 어제는 영화 봤다. 트랜스포터. 제이슨 스타뎀 나오는. 거기 차량 빠르게 모는 장면 보면서 자기도 운전을 했다고 하더라. 그런 식으로 환자가 얘기를 해주면 내가 듣는 거지, 내가 물어보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이래야 한다는 얘기만 많이 했지. 북한 생각이 조금이라도 나면 환자한테 안 좋거든. 그건 기본이다. 의과대학 때 졸업할 때까지도 정신과가 메이저 과인 이유가 그거다. 그래서 지금도 정신과 교수들 만나고 있다. (문) 운전을 해본 적이 있다고 하나 (답) 그렇다고 했다. 그런데 틀릴 수도 있다. “운전 잘 한다면서 왜 또랑에 빠졌냐”고 물으니 못 알아듣던데. 그 얘기하고 나서 바로 사과했다. 옛날 기억 떠올리게 할 수 있는 질문이니까. 걸그룹 얘기하고 영화 얘기했고. 걸그룹을 매우 좋아한다. (문) 다른 문화 콘텐츠를 좋아하는 것은?(답) 계속 거기 있을 수 없으니. 짐 캐리와 모건 프리먼 나오는 영화도 봤다. 간호사와 얘기해보니 미드. CSI 같은 거 보고 있다. 한국 영화보다 미국 영화 좋아하는 것 같다. (문) 회복할 수 없는 장애가 있을까?(답) 영구적으로 갈 수 있는 게 있다. 흉터가 내장 안에도 남는다. 수술하고 나면 남는 것 자체가 흉이다. 장폐색은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 원래는 장이 미끄러워서 음식이 얹혀도 해결되잖아? 그런데 장이 들러붙으면 큰 음식물이 들어가면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장폐색이 가장 치명적인 문제다. 그 외에 폐에 총 맞은 건, 내 경험에 비춰보면 잘 극복하리라 생각한다. 팔다리 장애에 대해선, 왼팔 절단할 뻔했다. 시커멓게 죽어있었다. 환자가 기껏 살았는데 팔다리가 없으면 얼마나 상심하겠나. 그렇게 되면 나도 가슴이 아프다. (울먹거리며) 일단 붙여봤다. 신경이 워낙 많이 다쳐서 양쪽 팔은 조심해야 한다. 근전도 검사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걸 체크할 수조차 없다. 그래도 지금은 웬만큼 움직여. 못 걷는 일은 없을 거다. (문) 병사 계급은?(답) 그것도 군에서 발표할 거 같다. 처음에 나한테 왔을 땐 옷을 다 벗긴 채로 왔다. ▽추가 문답(문) 청와대 7만 청원 어떻게 생각하시나? 응원한다는 내용이다.(답) 예산 생겨도 중간에 다 빼갈텐데 뭐.(문) 직접 호흡한 게 언제? (답) 기관 삽관 뺀 것은 토요일. 인공호흡기 끄고 자기 힘으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일요일 저녁. (문) 지금 그 상태로 호전됐다고 하더라도 회복 빠르면 언제 무슨 일 생길지 모르지 않나. (답) 며칠 있다가 병동 올라가는데 3일. 일반 병동 가서도 일주일 삽관 뽑고 나서도 열흘 정도 보통 있으면 안정화 되시는데 사람마다 워낙 달라서. 삽관 뽑고 코마 비슷하게 제정신이 아니다가. 제정신으로 돌아오기까지. 토요일 뽑고 일요일 저녁 제정신. 통상적인 범위라고 봐야 함. 어제쯤 돼서 제정신. 텀이 사람마다 달라서. 환자가 어느 정도 오랫동안 기관 삽관, 인공호흡기 해놨는지에 따라서도 다르다. 석 선장은 3주 인공호흡기 의존. 깨고 나서 입에 올리기 힘든 일 많았다. (문) 환자 치료 과정에서 병원장은 어떤 역할? (답) 병원장은 보건복지부, 군 수뇌부와 소통 많이 할 것. (문) 병원장이 두 번 불렀나 세 번 불렀나. (답) 두 번 불렀다. (문) 병원장에게 스트레스 받은 이유가 뭔가. (답) 환자 정보가 전혀 새나가지 않게 하기로 했는데 주의하라고 화를 좀 냈다. 병원장 순환기내과다. 신장동맥에 인텐트 넣는 사람. 하지 말라고 했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 의사들은 모두 목적 지향적 사람. “왜 언론에 나가느냐, 언론에 나가면 니 잘못이다”는 게 병원장 입장. 제 잘못 인정한다.(문) 복강 수술 계획돼 있나(답) 계획된 수술 중 복강은 없다. 정형외과는 많이 다친 사지가 많으니 자잘한 수술 남았다. 그래도 큰 건 끝났다.(문) 석 선장 때는 병원비 문제. 손실 처리가 됐는데. 이번엔 어떤가? (답) 환자 돈 생각하면 근무 못한다. 에이즈 환자 왔는데, 수술할 때 프로텍션 해야 하는지 안 해도 되는지 확인하는 시약도 못 쓴다. 시약도 삭감이라 안 해준다. 그거 생각하면 하루도 일 못한다. 월급 얼마나 깎여 나가는지도 모른다. 비참하잖나. 나도 사람이잖나. 월급에서 의료보험 삭감된다. 다 까는 건 아니지만 상당부분 까는데 잘 모른다. 돈도 돈이지만. 돈 까이는 것도 가슴 아프지만 사람이 비참해지지 않나. 뭐 같으니까 월급 깐다는 것 아닌가. 인센티브도 아니고 까이는 건데. (문) 질문이 그런 차원인 것 같다. 예전 석 선장 때는 진료비가 아주대 병원에서 다 나갔는데…(답) 나는 관여 전혀 안 했다. 잘 모르겠지만 삼호 주얼리 바로 1년 전 삼호 드림 있었다. 같은 잔당이다. 똑같이. 톤수 삼호 주얼리보다 작은 게 삼호 드림인데, 그때도 납치해서 7백만 불 뜯어갔다. 그 다음부터는 재밌으니까 한국 배는 잡기만 하면 돈 잘 주니까. 그때 삼호해운이 기고만장했다고요 삼호해운. 앞에서 죽어가는데 놔둘 순 없지 않나.(문) 오모 씨는 신분적으로 북한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답) 북한에서 뭐했는지 북한과 연관될 수 있는 건 절대 질문 안 한다. 혹시 북한 내용 나올 수 있으니 신나는 남한 것만 틀어준다. 아플 때 기억을 주면 안 된다. 물어보지도 하지도 않는다. 의학의 원칙이다. (문) 손이 단단하다고?(답) 악수해보면 놀랄텐데. 한국에서는 그런 손 못 본다. UDT 특전사 이상이다. 손 가죽이 빨래판 수준이다. 이 친구 존경한다. 되게 잘 생겼다. 현빈 같다. 해병대 상륙 돌격형 머리다. “해병대 다시 갈래?”하니 군대 안 간단다. (문) 당장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인데 동력이 뭔가. (답) 일이잖나. 내가 이 일을 하는 한. 직업이잖나. 일이잖나. (문) 열정인가? (답) 아니다 내 나이가 몇인데. 보직 맡을 때까지만이다. (문) 이곳이 이런 이벤트가 있을 때만 주목받는 것 같다. 후배 양성해야 하지 않나? (답) 맞다. 그 말이 다 맞는데, 후배들보고 하지 말라고 한다. 한국에서 이런 거 하면 안 된다. 아메리칸 스탠다드 보고 배워야 한다. 그런 것들이 대한민국에 흔적으로 남아있어야지. 친미냐고 하는데, 아니다. 미국 기준을 배워야 한다. 외상센터 뿐 아니라 감기 배탈 설사 열로 사람 안 죽지 않나. 내과에서 골든아워 지켜야하는 게 있다 심혈계 질환같이. 심장과 혈관 질환을 따로 하는 게 그래서 그렇다. 응급실들이 있으면. 응급실 얼마나 끔찍한지 알잖나. 응급실 위에 외상과 심장/뇌혈관 센터가 있다. 이것들이 골든아워다. 응급실에서 기다리는 것은 환자 불편함의 문제지만. 외과 심장 뇌는 빨리 안 하면 한 시간 안에 죽어버린다. 그래서 그렇다.(문) 야구봤다고 했는데? (답) KT WIZ 응원하라고 푸쉬했다. 내가 야구 좋아한다. 야구가 뭔지는 알더라 같이 캐치볼하자고 했다.(문)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건? (땁) 일요일 저녁부터 겨우 대화. 중환자실에서는 사람을 약물에 절인다고 표현한다. 마취 진통부터 시작해서 마약까지 사람 못 버틴다. 난도질을 해놨는데. 사지 중에 삼지가 나갔는데. 양쪽 팔은 심각했다. 골반과 폐도. 약을 안 쓰면 죽는다 진통제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문) 간 기능은? (답) 간 기능은 아직 안 좋다. 좋을 수가 없다. (문) 정신이 좀 빨리 돌아오는 케이스인 것 같은데?(답) 병동에 가더라도 계속 관리 해야 한다. 닦고 조이고 기름친다. 찍고 뽑고 검사한다. 계속 검사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늦기 때문에 계속해서 봐야한다. 정상수준이라도 트렌드를 계속 봐야 한다.(문) 삽관 뽑았던 게 빨랐다?(답) 폐렴 때문에도 빨리 뽑은 게 있다. 폐렴이 너무 심하면 삽관을 빨리 뽑고 기침시키는 게 낫다. 시험적으로 뽑아봤다. 더 나빠지면 다시 넣으려고 했는데 그러진 않았다.(문) 가족 얘기는 안 하나?(답) 안 한다. 똑똑하다. 나한테 얘기해봐야 뭐하겠나(문) 이전 환자들은 북한군에 총을 맞았나?(답) 하나원에 있는 사람들은 저한테 안 온다. 육군 병원에 알아서 간다. 저한테 오는 사람들은 범주화가 되지 않나. 더스트오프팀 계속 보셨지 않나. 해군과 더스트오프 팀밖에 없지 않나. 영업하는 거 아니다. 더스트오프팀 해병대원들 치료하는 것만도 바쁘기 때문에 북한 사람이 오는 경우는 특수한 경우다. 더스트오프팀이 데려오는 사람만 한다. 저한테 오면 잘 안 새나간다. 북한군 치료한 거 모르셨지 않나. 그렇게 하니까 군에서도 믿고 환자 보내는 것이다. 늘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데 알권리 생각하면. 그럼 다친 군이 안 데려오지 않겠나. 수많은 해군 해병대원들이 다치고 죽는 경우 너무 많다. 정말 죄송한데, 오늘 사진 보여줄 때 쓸데없는 얘기 왜 하나 하는 생각 안 해보셨나. 그것 때문에 말씀드리는 거다. 해군 해병대 얘기 그래서 한 거다. (문) 현재와 석 선장 때 비교. 여건 차이 있는지? (답) 낯을 못 들겠다. 나는 빨리 잘려야 한다. 살기가 싫을 때가 많다. 죽고 싶다. 오늘 기상 어땠나? 좋았나? 출동했다. 비행시간 1만 시간 넘는 분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죽는 건 두렵지 않다는 것. 불구가 돼서 비굴하게 살까봐. 그게 제일 두렵다. 어차피 한번 사는 거 해본다는 생각. 왜 이렇게 상황이 안 좋으냐면, 허윤정 전문위원에게 외상센터만 세워주시면 다 살릴 수 있다고 했는데. 얼굴을 못 들겠다. 외상센터 15, 16개 있다. 환자 안 받는다. 전용했다. 계속 터져 나온다. 언론에서 다뤄주면 좋은 것. 자정 작용이 돼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안 들여다보기 시작한 지가 오래됐다. 더 가면 안 된다. 제가 아니라 언론인이 해주셔야 할 일. (문) 우리나라에서 좋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적응하면 좋겠다는 얘기 했다. 이 병사에게도? (답) 너 세금 많이 내야 된다 얘기했다. (문)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물어봤나? (답) 군대 18살에 들어왔다고. 지금 만으로 24살. 군대는 그만 있고 싶단다. 그래서 이제 공부하라고 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7-11-22
    • 좋아요
    • 코멘트
  • “호주 남자아이 성폭행” 20대 한국여성 구속

    20대 한국 여성이 남성혐오 및 여성우월주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호주 남자 어린이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폭행했다’고 자랑하는 글을 올렸다가 호주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이 여성은 서양 남자아이의 나체 사진과 동영상 화면, 오렌지주스에 수면제를 타는 모습 등을 찍어 커뮤니티에 올렸다. 경찰청은 21일 한국인 여성 A 씨(27)가 호주 다윈지방법원에서 아동학대와 아동학대물 제작 혐의로 구속됐다고 밝혔다. A 씨는 19일 여성우월주의 커뮤니티 ‘워마드’에 ‘호주에 살고 있는데 서양 어린이를 한번 ○먹어야지 벼르다가 시도해봤다’며 남자 어린이를 성폭행했다는 과정을 상세히 올렸다. A 씨는 자신이 사는 펜션 수영장에서 놀던 남자 어린이에게 수면제를 탄 오렌지주스를 먹이고 몰래 방으로 데려와 성폭행했다며 각종 ‘인증샷’도 올렸다. 최근 교육방송 EBS 프로그램 ‘까칠남녀’에 나온 여성학자가 “롤리타(여아성애·女兒性愛)는 범죄지만 ‘쇼타콤(남아성애)’은 존중받는 취향”이라고 말한 방송 화면도 덧붙였다. 워마드 회원들은 성폭행 영상을 보내달라며 자신의 e메일 주소를 적은 댓글을 잇달아 달았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호주연방경찰과 주한 호주대사관, 호주 국적 연예인 샘 해밍턴 씨 등에게 온라인으로 A 씨의 행위를 신고했다. A 씨는 ‘공개할 순 없지만 성폭행 동영상을 찍었다’며 동영상 7개가 담긴 컴퓨터 바탕화면을 찍어 올렸다가 덜미를 잡혔다. A 씨의 바탕화면이 평소 남성혐오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아이디 ‘호주○○’의 바탕화면과 일치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호주 경찰에도 제보됐다. A 씨는 20일 다윈 자택에서 ‘호주○○’이 쓰는 계정으로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들이닥친 호주 경찰에 체포됐다. A 씨는 올 9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가서 남성혐오를 조장하는 인터넷방송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인터넷에 올린 서양 남자 어린이 사진이 수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떠돌던 것인 만큼 관심을 끌기 위해 내용을 조작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7-11-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60만원 내면 가짜 친환경 인증 ‘척척’

    경찰이 살충제 계란 파동을 계기로 전국에서 실시한 친환경 인증 비리 특별단속에서 불법행위 224건을 적발하고 412명을 입건했다. 단속 기간 65일 동안 산술적으로 하루 6, 7명이 적발될 만큼 친환경 인증 비리는 만연했다. 농가는 서류를 조작해 불법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고 인증기관은 인증 수수료에 눈이 멀어 심사와 사후관리를 방치해 유명무실한 친환경 마크가 남발되는 악순환 구조가 드러났다. 경찰청은 8∼10월 친환경 인증 비리 특별단속 결과 △인증 불법 취득 118명 △인증 부실 관리 18명 △인증 부정 사용 276명 등 412명을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친환경 인증 비리의 구조적 원인으로 전국에 64개가 난립한 민간 친환경 인증기관을 꼽았다. 이들 인증기관이 한정된 시장에서 수수료 경쟁에 빠져 서류 및 현장 심사와 인증 사후관리를 사실상 방치하고, 브로커와 결탁해 무분별하게 인증 농가 늘리기에만 몰두했다는 것이다. 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5년 5월∼2016년 12월 브로커를 끼고 축산 농가 64곳을 모집해 불법으로 친환경 인증을 부여하고 건당 60만∼66만 원을 챙긴 인증기관 대표 채모 씨(48)를 구속했다. 농가컨설팅업체 소속 박모 씨(38) 등 브로커 2명이 친환경 인증을 신청할 농가를 모집해 오면 채 씨가 소속 인증심사원 도장을 무단으로 찍어 가짜 심사서류를 만들었다. 채 씨와 브로커들은 이런 식으로 받은 수수료 약 4000만 원을 절반씩 나눠 가졌다. 채 씨는 1년 동안 농가 사후관리를 해야 했지만 서류 심사 당시 브로커가 찍어둔 사진을 재탕해 허위로 서류를 꾸민 혐의도 받고 있다. 채 씨 인증기관은 소속 임원이 자기 농장을 친환경으로 인증하거나 친환경 작물을 재배할 수 없는 곳에 인증을 내주는 등의 부정행위를 3회 이상 저질러 인증기관 지정이 취소됐다. 독성이 든 약품을 몰래 수입해 친환경 인증 농가에 팔아넘긴 농가와 수의사도 적발됐다. 양계업자 박모 씨(44)와 수의사 신모 씨(38)는 지난해 7월 여름철 진드기 박멸에 좋다며 닭 사료에 섞는 약품 1.8t을 중국에서 불법 수입해 친환경 인증농가 16곳에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 박 씨와 거래한 농가들은 친환경 인증을 받고도 독성 약품을 섞은 사료를 닭에게 먹였다. 친환경 인증마크 관리도 유명무실했다. 업체들은 부정행위가 발각돼 인증이 취소됐는데도 공공연히 인증마크를 제품에 부착해 팔았다. 가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마크나 미국식품의약국(FDA) 인증마크를 사용해 불법 제품을 판 업체도 다수 적발됐다. 경찰은 적법한 인증 없이 납품된 불량식품 281kg을 폐기처분하고 관할 기관에 농가와 인증기관 등에 대한 영업정지와 시정명령 등을 내리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 번 인증기관으로 지정되면 5년간 인증 권한을 보유할 수 있고 지정 취소돼도 3년이 지나면 다시 인증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는 현행 법을 시급히 고쳐야 구조적인 문제가 근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7-1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철성 “靑에 사의표명한적 없어” 공식 부인

    이철성 경찰청장(59)이 최근 자신이 사의를 밝혔다는 세간의 소문을 직접 부인했다. 이 청장은 연말 경찰 지휘부 인사를 앞두고 지인들에게 ‘인사가 적체된 상황에서 내년 6월로 끝나는 경찰청장 임기를 채우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개인적 소회를 밝혔는데 이것이 사의 표명으로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이 청장은 2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9월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 회의 이후 청와대에 간 적이 없다”며 “청와대 출입기록을 확인하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이 청장은 정권이 바뀐 이후 수차례 경질설이 돌 때마다 측근들에게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는데 경찰 고위직 인사철이 다가오면서 사의 표명설로 증폭된 것 같다고도 해명했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청와대에 경찰청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직접 밝힌 데다 청와대도 전날 임기 보장을 재확인한 만큼 이 청장은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7-1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靑, 이철성 경찰청장 교체설 일축

    청와대가 이철성 경찰청장(59·사진) 사의 표명설을 공식 부인했다. 청와대는 19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통해 “이 청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통령 탄핵 사태부터 대선 후 지금까지 경찰 본연의 업무인 치안 관리를 안정적으로 충실히 했다. 정년이 내년 6월인 상황에서 청장 교체를 고려할 특별한 인사 요인이 없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는 18일 일부 언론이 이 청장 ‘사의 표명’을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청장이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직전 청와대를 찾아가 사임 의사를 밝혔고 측근에게 “새 술은 새 부대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보도 직후 유현철 경찰청 대변인은 “그러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부인했다. 이어 청와대가 다시 이 청장 정년이 내년 6월이라며 임기를 분명히 했다. 이 청장은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해 8월 취임했다. 새 정부 출범 후 수차례 교체설이 나왔다. 연말 치안감급 이상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최근 교체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었다. 그러나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이 청장 유임 의사를 밝히면서 교체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7-11-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찰, 김경재 자유총연맹 총재 비위 의혹 수사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연맹 돈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앞서 김 총재는 지난달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자유총연맹 국정감사에서 월 900만 원활동비를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을 받았다. 연맹 공적자금을 피부 관리와 성형수술 등에 쓰고 사퇴한 연맹 사무총장에게 전별금 명목으로 7300만 원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국감에서 제기된 이 같은 김 총재 비위 의혹 중 일부가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첩보를 입수해 수사 중이다.김 총재는 지난해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하야 반대 집회에서 “임기 말이면 대통령이 다 돈을 걷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삼성으로부터 8000억 원을 걷었다”고 주장했다가 명예훼손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7-11-17
    • 좋아요
    • 코멘트
  • “지진 예고 구름 봤다” 또 재난 틈타 고개든 가짜뉴스

    ‘역대급’ 지진과 초유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사태 속에서 가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경북 포항시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일부 인터넷 매체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목격된 지진운(地震雲)’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보도했다. 기사에는 얇고 긴 모양의 구름이 밭고랑 모양으로 층층이 떠 있는 사진과 함께 ‘지진운은 지진이 나기 전 생기는 구름’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달았다. 하지만 지진 발생을 미리 알리는 지진운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지진운 논란은 한 누리꾼이 13일 경남 창원에서 촬영한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뒤 ‘이거 혹시 지진운 아닌가’라고 적은 글에서 시작됐다. 이틀 뒤 지진이 나자 ‘지진 예언’이라며 화제가 됐고 일부 매체가 이를 그대로 받아 썼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때도 지진운 뉴스가 쏟아졌다. 하지만 기상청과 전문가들은 “지진은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진운의 존재를 일축했다. 정부가 수능 연기를 결정한 직후 회원 10만 명가량인 한 온라인 수능 커뮤니티에 ‘지구가 준 선물, 마지막 일주일을 불사르는 직전특강’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대치동 특강상품’이라는 설명이 더해졌다. 하지만 이 광고는 허위였다. 해당 커뮤니티 측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 글은 SNS를 타고 확산됐고 일부 인터넷 매체는 ‘지진을 상품화한다’며 비판 기사까지 보도했다. ‘EBS에서 지진특강 일주일 단기 완성 강좌를 마련했다’ ‘수능이 일주일 연기가 아니고 20일로 바뀌었다’는 식의 유언비어가 16일 내내 온라인에 퍼졌다. 지진을 둘러싼 진영 갈등 양상도 나타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 경주 지진 때와 달리 긴급재난문자가 신속히 전달되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대통령 잘 뽑아서 문자도 빨리 온다”는 게시물과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자 “긴급재난문자 발송 시스템은 박근혜 정부 때 바뀐 것”이라는 반박성 글도 잇따랐다. 긴급재난문자는 경주 지진을 계기로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를 거치지 않고 기상청이 직접 보내도록 개편됐다. 경찰청은 온·오프라인에서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인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위법행위에 강력히 대처하기로 했다.조동주 djc@donga.com·권기범 기자}

    • 2017-11-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림산업 본사 압수수색, 하청업체서 뒷돈 혐의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5일 서울 종로구 대림빌딩의 대림산업 본사와 D타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대림산업 고위 임원을 포함한 전·현직 임직원 10여 명이 2011∼2014년 공사 과정에서 하청업체로부터 불법자금 수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를 포착해 9월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들 임직원이 하청업체에 추가로 공사를 수주할 수 있게 해주거나 공사비를 부풀려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이 하청업체에 뒷돈을 사실상 강요했다고 보고 이날 압수수색해 확보한 감사 징계 인사자료와 관련자 컴퓨터, 다이어리 등을 분석해 증거를 찾고 있다. 대림산업의 이 같은 불법 하도급 거래 의혹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이 제기했다. 대림산업 공사를 위탁받은 한수건설의 공정위 신고 자료에 따르면 대림산업 전·현직 임직원들은 하청업체들로부터 금품 6억1000만 원을 부당하게 받아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7-1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교과서 다 기부했는데” “軍복무중 휴가 또 내야 하나”

    포항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경남 지역의 한 수험생은 15일 “오늘 친구들과 예비소집을 마친 뒤 교과서와 참고서를 모아서 복지단체에 기부해버렸다. 일주일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서울 서초구의 한 재수학원에서는 수험생들이 버린 참고서를 되찾으려고 교실 한편에 쌓아놓은 책 더미에 뛰어들어 서로 뒤엉키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험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해왔던 수험생들은 맥이 빠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여학생은 “시험 중 생리통으로 고생할까봐 피임약까지 먹었는데 갑자기 수능이 연기돼 허탈하다”고 말했다. 재수생 최모 군(19)은 “전력을 다해 100m 달리기처럼 달려왔는데 결승선 앞에서 갑자기 멈춰선 기분”이라고 말했다. 군복무 중 응시한 수험생은 “수능을 치르기 위해 휴가를 냈는데 다음 주에 또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많은 수험생 부모들도 당황한 기색이었다. 재수생 아들을 둔 전모 씨(54·여)는 “아들이 워낙 예민해 신경 안 쓰이게 하려고 온 식구가 말 한마디 못하고 지냈는데 그 생활을 일주일 더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고사장으로 쓰이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수능 당일 휴교를 맞아 다양한 계획을 세워놨다가 시험이 갑자기 연기되자 당혹스러워했다. 15일 밤 정부의 수능 연기 방침이 발표된 직후 각 학교에는 등교 여부를 묻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수능 특수’를 기대했던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들은 수능 직후로 예약된 수험생들의 수술 일정이 취소될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학원가에선 이번 주말 예정됐던 대학입시 설명회가 대거 취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의 일부 입시학원들은 긴급 수능 특강을 개설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단비 kubee08@donga.com·조동주 기자}

    • 2017-1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측근비리 적폐 막을 핵심기구, 문재인 정부 반년간 조직도 못꾸려

    14일 오후 2시경 서울 종로구 청진동 타워8빌딩에 자리한 특별감찰관실 사무실. 보통 정부기관이나 민간기업 사무실은 한창 바쁠 때지만 특별감찰관실의 분위기는 썰렁했다. 불이 켜진 사무실은 10곳 중 1곳뿐이었다. 600m²(약 180평) 규모의 특별감찰관실을 지키는 건 파견 직원 3명뿐이었다. 차정현 특별감찰관 직무대행과 감찰담당관 2명은 국회 업무로 자리를 비웠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4·사법연수원 18기)이 물러난 뒤 특별감찰관실은 사실상 ‘식물조직’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정상화의 시작은 국회가 새로운 특별감찰관 후보자 3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것. 하지만 법적으로 추천 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가 후임자를 바로 추천하지 않고 임명 절차를 미루는 바람에 이 지경이 됐다”고 토로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과 청와대 고위공직자 등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파헤칠 수 있는 자리다. 여야는 서로에게 유리한 인사를 앉히기 위해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인다. 2014년 6월 특별감찰관제 시행 후 여야는 후보 추천 방식을 두고 10개월 가까운 진통 끝에 여야가 각각 1명, 여야 합의로 1명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이석수 변호사가 초대 특별감찰관에 임명됐다.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특별감찰관의 직무 범위를 장관급 이상 국무위원과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감사원장 등 권력기관장까지 확대하고 최대한 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특별감찰관 추천을 요청한 지 6개월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후보 추천 방식조차 정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여당이 추천한 복수의 후보자를 야당이 고르거나 야당이 추천한 복수의 후보자를 여당이 고르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두 방식 모두 추천 과정에서 여당의 뜻이 반영되는 구조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대통령과 연고가 없고 교섭단체 자격을 갖춘 정당이 3명을 모두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올해 안에 후보 추천 방식이 정해지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별감찰관실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10여 명에 불과해 대통령 친인척 등을 제대로 감시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탄생한 조직이다. 민정비서관실은 친인척에 대한 감시를 맡고 특별감찰관은 비리 등이 감지됐을 때 조사 업무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당시 특별감찰관은 박 전 대통령 친인척 161명, 전현직 수석비서관급 29명 등 총 190명에 대한 감찰을 맡았다. 박 전 대통령과 달리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친인척 범위가 더욱 넓다. 그만큼 친인척에 대한 촘촘한 감시망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해 특별감찰관의 친인척 관리 업무를 넘긴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공수처가 논의 초기 단계인 만큼 최종 신설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린다는 것이다. 공수처 설립 논의가 본격화되면 특별감찰관 임명 논의 자체가 흐지부지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직무대행체제로 연명하는 특별감찰관도 내년 3월 26일이면 임기가 끝난다. 후임 특별감찰관 임명이 이보다 더 늦어지면 그나마 연명해 온 조직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조동주 djc@donga.com·최우열·유근형 기자}

    • 2017-11-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찰위원회,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 장관급 기구로 바꾸자는 경찰개혁委

    민간기구인 경찰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의 장관급 중앙행정기구로 격상시키고 경찰청을 행정안전부에서 독립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 민간인이 위원장을 맡는 경찰위원회에 경찰 인사권과 감찰권 등을 부여해 차관급인 경찰청장을 실질적으로 관리, 통제하는 것이다. 조직 형태는 위원회지만 사실상 경찰청을 담당하는 새로운 장관급 부처가 생기는 셈이다. 경찰개혁위원회가 14일 발표한 권고안에 따르면 경찰위는 경찰청장 권한을 상당 부분 직접 통제하게 된다. 경찰청장이 경정에서 총경 이상의 승진 인사, 경무관 이상의 전보 인사를 하려면 경찰위 심의·의결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경찰청장이 총경까지는 대부분의 인사권을 발휘했다. 경무관 이상 인사도 청와대의 뜻이 일부 반영되기도 하지만 경찰청장의 뜻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이대로라면 경찰청장은 일선서 과장급인 경정까지만 승진 인사권을 갖게 된다. 12만 경찰 조직의 수장이 4급 공무원이자 일선서장인 총경조차 뜻대로 승진시킬 수 없는 것이다. 개혁위 관계자는 “총경급인 경찰서장을 시민의 품으로 가져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찰 관계자는 “경찰위원회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한 측면이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서 조정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개혁위 권고안이 현실화되면 경찰청장은 장관급인 경찰위와 정무직 차관급인 경찰 인권·감찰 옴부즈맨의 통제를 한꺼번에 받는다. 앞서 개혁위는 9월 시민에 의한 민주적 외부 통제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경찰의 권한 남용과 인권침해 사안을 조사·수사·감찰할 수 있는 옴부즈맨을 신설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경찰위가 경찰관에 대한 징계·감찰을 요구하면 옴부즈맨이 사건을 조사하고 경찰청에 징계를 요청하는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경찰위는 국가인권위원회처럼 국회와 대통령, 대법원장이 위원 3명씩을 뽑아 총 9명으로 구성된다. 경찰위는 경찰청장과 향후 설치될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한 임명제청권을 갖게 된다. 위원장은 4년 단임제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며 국무회의에 출석해 발언권을 갖는다. 경찰 출신은 맡을 수 없도록 했다. 권고안대로 경찰위가 격상되려면 경찰법뿐 아니라 정부조직법을 바꿔야 해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개혁위 관계자는 “청와대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경찰이 정치적 외풍에서 독립하려면 반드시 실질적 권한이 있는 경찰위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7-11-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명 다이어트업체, 운동실에 CCTV 달아… 녹음까지

    유명 다이어트업체가 여성 고객이 시술이나 관리받는 모습을 폐쇄회로(CC)TV로 촬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 관리실 운동실 등에 설치한 CCTV는 녹음 기능도 있어 고객의 말까지 고스란히 저장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고객 동의 없이 녹음 기능을 갖춘 CCTV를 설치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다이어트업체 J사 대표 조모 씨(47)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이 J사의 한 지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CCTV에는 스포츠브라와 짧은 반바지, 몸에 착 달라붙는 요가복 등을 입은 여성들이 누워서 시술을 받거나 운동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고 한다. J사 관리실에서는 가벼운 차림을 한 손님이 감량을 원하는 신체 부위에 패드를 붙이거나 기기로 땀을 뺀다. 이들은 대부분 신체 노출에 민감해 업체도 단순 방문객에게는 관리실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이 회사에서 수년간 일한 전 직원은 “시술하려면 패드를 주로 허벅지나 배 등에 직접 붙여야 해 몸이 많이 드러나는 의상을 입는다. 직원들은 CCTV가 관리실 등에 설치돼 있다는 걸 알았지만 고객에게 먼저 말하지는 않은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통상 2인 1실인 관리실에서는 시술받을 때 고객끼리, 혹은 고객과 관리사가 나눈 말들도 모두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 대화를 동의 없이 녹음하는 행위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는 범죄다. 다만 J사 상담실에 설치한 음성녹음 CCTV는 고객 동의를 받았다는 이유로 경찰은 이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J사가 이처럼 녹음 기능까지 있는 CCTV를 설치한 것은 고객이 서비스에 이의를 제기할 때 반박 자료로 삼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만 원인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대해 고객이 환불을 요구할 때에 대비하는 셈이다. J사 프로그램은 4주간 주당 3회씩 복식호흡과 저주파 치료, 식단 컨설팅 등을 받는 데 336만 원이다. 8주 프로그램은 600만 원이 넘는다. J사 해당 지점의 CCTV 설치에 관여한 업체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CCTV에 녹음 기능을 포함시키는 것은 불법이라고 하자 조 대표가 ‘모든 지점이 그렇게 했다’며 강행 했다”고 주장했다. J사 측은 음성 및 영상이 1년 치까지 저장되는 CCTV를 요구했다고 한다. J사 측은 “관리실 등에 음성녹취가 되는 CCTV를 설치한 건 고객과 관리사 간 성희롱, 성추행 방지를 위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이후 관리실을 방처럼 꾸민 지점에서만 녹음·녹취가 이뤄졌고 모두 고객의 동의를 받았다”고 해명했다.조동주 djc@donga.com·황성호 기자}

    • 2017-1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광석 부인 ‘딸 사망의혹’ 무혐의… 영화에서 시작된 ‘음모론’에 경종

    가수 고 김광석 씨의 부인 서해순 씨(52)가 대중에게 ‘악녀(惡女)’로 낙인찍힌 계기는 이상호 씨가 제작한 영화 ‘김광석’이 8월 30일 개봉하면서부터다. 이 씨는 ‘김광석’에서 서 씨가 남편을 살해한 뒤 자살로 위장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영화 개봉 이후 서 씨가 딸 김서연 양(당시 16세)이 숨진 사실을 10년간 숨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남편의 저작권 수입을 독식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김 씨는 사실 아내가 살해했을 수 있고, 이 아내가 딸까지 죽게 만들어 돈을 탐했다는 이 씨 등의 주장은 대중을 현혹시켰다. 그러나 서 씨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무혐의로 결론짓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서 씨가 아픈 딸 방치한 증거 없어 이 씨와 김 씨 친형이 9월 서 씨를 고소 고발한 핵심은 두 가지다. 서 씨가 2007년 12월 아픈 딸을 방치해 숨지게 했고(유기치사), 김 씨 음원을 둘러싼 지식재산권 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딸의 죽음을 은폐(사기)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서연 양 사망 전 5일간의 행적과 당시 주치의, 119구급대원, 서연 양 담임교사 등 47명을 조사했지만 두 가지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 씨는 2007년 감기 증세를 보인 딸을 병원에 세 번 데려갔다. 모두 단순 감기로 진단해 서 씨로서는 폐렴 발병을 예상할 수 없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연 양이 앓던 난치병인 가부키 증후군이 면역 기능을 약화시켜 폐렴이 급격히 진행돼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 씨가 딸을 미국과 독일까지 데려가 진료받은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서연 양 일기장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에서 나타난 모녀 관계도 원만했다. 일기장에 “엄마와 함께 눈싸움했다” “학교 현장체험을 갈 때 엄마가 차로 태워줘 재밌게 놀았다” 등 친근한 모녀였음을 드러내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서 씨가 ‘첫눈이 온다. 예쁜 내 딸이 더 예뻐지길 바래’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서연 양이 ‘절 이렇게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내 마음을 받아줘♡’라고 답신한 기록도 확인됐다. 경찰은 서 씨가 남편 측 가족과 벌인 지식재산권 소송에서 유리한 결론을 끌어내려고 딸의 죽음을 숨겼다는 의혹도 무혐의 판단했다. 서 씨가 딸의 죽음을 법원에 알릴 법적 의무가 없고, 딸이 살았든 죽었든 소송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죄가 아니라는 것이다. 친정 식구에게도 서연 양이 숨졌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이는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는 얘기다. 2007년 12월 서 씨가 남편의 친형 등 시가와 벌이던 민사소송은 대법원 계류 중이었다. 그전 항소심에서는 서 씨가 음원 수익을 시가 측과 나눠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듬해 6월 김 씨의 지식재산권이 전적으로 서 씨와 서연 양에게 있다며 항소심 판결을 뒤집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비영리 목적의 김광석 추모공연에서는 시가 측이 무상으로 음원을 쓸 수 있다’는 조건으로 조정이 이뤄져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종결됐다. 경찰은 서연 양이 숨졌다는 사실을 법원이 알았더라도 재판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서연 양 소송대리인인 변호사가 소송을 진행하면 그만이고, 소송에서 이겨 얻은 지식재산권은 서연 양 상속인인 서 씨에게 귀속된다는 것이다.○ “이 씨, 영화 도구 삼아 무책임한 의혹 제기” 서 씨는 이 씨와 김 씨의 친형,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등을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서 씨 측 박훈 변호사는 이날 “이 사건의 본질은 김광석 친형의 무리한 주장을 이 씨가 아무런 검증 없이 나팔을 불면서 서 씨를 연쇄살인범으로 몬 것이다. 이들과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부화뇌동한 국회의원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씨가 ‘김광석’을 통해 서 씨가 남편을 살해했다고 사실상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씨는 영화가 개봉된 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영화를 봐야 한다” “(타살을 입증할) 99%는 취재했다”며 홍보했다. 그러나 영화에는 서 씨가 살해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설득력 있는 물증이나 근거는 사실상 나오지 않는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이 영화는 관객 9만8200명을 끌어모아 매출 7억7241만 원을 올렸다. 이 씨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때도 ‘다이빙벨을 투입하면 실종자를 구할 수 있는데 해경이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종자 수색이 난항을 겪자 여론에 떠밀린 정부는 다이빙벨을 투입했지만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다이빙벨은 해류가 강한 해역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였다. 하지만 이 씨는 10월 직접 제작한 영화 ‘다이빙벨’에서 “해경이 다이빙벨의 구조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해 구조작전이 실패했다”며 ‘음모론’을 들고나왔다. 이 씨는 이 영화로 관객 5만308명을 모아 매출 3억4859만 원을 거뒀다.김동혁 hack@donga.com·조동주 기자}

    • 2017-11-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男간부에 성추행 당할라… 여직원들 ‘회식포비아’

    회식(會食)은 여러 사람이 모여 식사를 하며 친목을 다지는 자리다. 하지만 숱한 사건과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한샘과 현대카드의 사내 성폭력 논란도 회식이 발단이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9일 회식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한 직장 여성 10명의 사연을 들어봤다. 회식 코스의 전형이라 할 ‘술자리→노래방→귀갓길’이 모두 성폭력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회식 자리가 직장의 상하관계를 악용한 성폭력 무대로 전락했다며 ‘회식포비아(회식에 대한 공포)’를 호소했다. 건설업체에 갓 입사한 A 씨(26·여)는 4월 사내 체육대회를 앞두고 열린 회식 자리만 떠올리면 치가 떨린다. 남성 상사가 “A 씨가 팬티만 입고 춤추면 응원상이 확실한데 생각 없어?”라고 말했고 남성 동료들은 낄낄대며 웃었다. A 씨는 수치심에 혼자 밖으로 나가 눈물만 쏟았다. 지속적인 성희롱에 A 씨는 9월 퇴사했다. 한 대기업 계열사의 비정규직 B 씨(24·여)는 3월 인사팀장이 부른 회식 자리에 갔다가 강제로 키스를 당했다. 20대 여성 C 씨는 회식 자리마다 아내와의 잠자리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다. 원형탈모증에 걸렸고 최근 퇴사했다. 이 상사는 거래처 사람을 만나면 C 씨의 몸매 이야기를 하며 성희롱을 일삼았다. 항의를 하면 “여자에겐 칭찬”이라는 말만 돌아왔다. 회식 2차 장소로 자주 가는 노래방에서는 친목을 빙자한 성추행이 공공연히 벌어진다. 여직원에게 술을 따르라거나 춤을 춰보라고 하고, ‘디스코 타임’을 빙자해 허리를 감싸는 일은 예사다. 노래방 도우미나 접객여성 취급을 한다. 20대 여성 D 씨는 “상사가 노래를 마칠 때마다 나를 향해 두 팔을 벌리면 분위기를 맞추느라 어쩔 수 없이 안기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회식 후 귀갓길엔 성폭행 불안에 시달린다. 남성 상사가 “밤길이 위험하니까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택시에 강제로 함께 탄다. “사실 예전부터 좋아하고 있었다”며 몸을 더듬는다. 성추행을 당한 여성들은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걱정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직원이 5명인 작은 회사에 입사한 여성 E 씨는 귀갓길에 택시 안에서 성추행을 하려는 회사 대표를 제지했다. 이후 15분만 지각을 해도 급여가 깎이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 최근에는 직장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애매한 말로 성희롱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내가 성희롱 발언을 하는 건 아니고”라면서 “△△ 씨는 옆에서 보면 몸매가 좋다”는 식이다. “듣는 사람이 수치심을 느끼면 성희롱”이라고 반발하면 “사람이 너무 삐뚤어졌다”며 힐난한다. 또 직장에서 성폭력 문제를 제기하면 ‘문제 사원’으로 찍혀 2차 피해를 겪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문제를 덮으면서 합의하라고 종용하는 경우도 많다. 경찰청에 따르면 직장 내 성폭행 성추행 사건은 2012년 358건에서 지난해 721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고소를 해도 성희롱은 현행법상 모욕죄에 해당돼 처벌 수위가 수십만 원의 벌금 정도다. 고소를 당한 남성이 피해 여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들어가기도 한다. 취재진이 만난 10명의 여성은 모두 “회식 자리에서 젊은 여직원을 남성 상사 옆에 억지로 앉히는 것부터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구특교·김예윤 기자}

    • 2017-11-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과학수사로 찾은 진실, 인권의 기본”

    세계 각국의 과학수사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2017 국제 CSI 컨퍼런스’가 8일 한국에서 개막했다. 경찰청과 한국경찰과학수사학회 주최로 이틀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다. 기조연설은 혈흔 형태 분석의 세계적 권위자인 마크 레이놀즈 호주 머독대 법과학 교수가 맡았다. 그는 “현장에서의 증거 채취와 분석을 통한 진실 발견이 인권 수사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미 해군범죄수사대(NCIS)의 제이슨 켈러 법과학 자문관은 유전자(DNA)를 활용해 진범을 밝힌 미국 사례를 발표했다. 캐나다의 에릭 보가드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는 범죄 현장에서 허위 성폭력을 과학적으로 식별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요시다 가나토 일본 경찰청 형사국 형사는 일본 경찰의 유전자 지문분석법을 소개했다. 컨퍼런스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라이베리아 인도네시아 홍콩 등에서 온 과학수사 관계자 700여 명이 최신 수사기법을 경청했다. 미국 일본 러시아 스페인 필리핀의 국내 주재 외교관들과 주한미군 범죄수사대(CID)도 현장을 찾았다. 행사장에는 지문·족적 채취와 몽타주 등을 직접 만드는 체험전도 열렸다. 경찰청은 이날 과학수사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이상학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법의학교실 부교수와 19년 동안 경찰 과학수사 요원으로 활동한 대테러 현장감식 전문가 김정학 경위, 10년 동안 과학수사 발전 방안을 모색해온 과학수사포럼에 대한민국 과학수사대상을 수여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7-11-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비행기표 대신 예약해달라고요?…“112를 도와주세요!”

    “비행기표 예약하려고 하는데 대한항공에 대신 전화 좀 해줘요.” 최근 경찰 112종합상황실에 걸려온 전화다. 상황실 직원은 “항공사에 직접 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화를 건 A 씨는 막무가내였다. 같은 내용의 전화를 무려 13번이나 반복했다. 경찰이 끝내 항공권 예약을 해주지 않자 욕설을 퍼부었다. 112상황실의 긴급업무를 방해한 것이지만 A 씨는 처벌받지 않았다. 허위 신고만 처벌이 가능한 탓이다. 112가 등장한 지 올해 60년을 맞았다. 1957년 서울에 ‘112 비상통화기’가 설치된 게 처음이다. 119와 함께 대표적인 긴급전화로 자리 잡았다. 허위 신고와 악성 민원전화도 갈수록 늘고 있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1~9월 112에 접수된 전화 1440만 건 중 44%(639만 건)가 긴급신고와 무관했다. 상당수는 경찰이 아무 도움을 줄 수 없는 생활민원성 전화다. “전기가 안 들어온다” “가스·수도가 끊겼다” 등의 전화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단골이다. “택시와 버스가 너무 안 잡히는데 순찰차로 집에 데려다달라” “공사 소음이 심해서 항의하려고 하는데 구청장 개인 휴대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식의 황당 문의도 여전하다. 허위 신고도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허위 신고 건수는 2015년 2927건, 지난해 4503건, 올해 1~8월 3429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찰은 허위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이나 공무집행방해 등을 적용해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올해 4월 김모 씨(45)는 “사람을 찔러 죽이겠다” “휴대용 가스렌지가 폭발할 거 같다”며 1년 동안 1177번이나 112에 신고했다가 구속됐다. 2일 경찰청에서 열린 112 창설 60주년 기념식에는 ‘112를 도와주세요!’라는 문구가 걸렸다. 허위 신고와 악성 민원전화를 자제해 달라는 호소였다. 현재 전국 17개 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 소속 750여 명이 매년 2000만 건의 신고 전화 처리를 맡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김성은 경위(43·여)도 그 중 한 명이다. 김 경위는 2014년 6월 전 남편에게 감금된 한 여성이 마치 딸에게 한 것처럼 가장해 건 112 신고전화를 받았다. “○○아 엄마야”라는 말 한마디에 위급상황을 판단한 김 경위는 진짜 딸인 것처럼 “내가 엄마 있는 곳으로 갈게”라며 통화해 전 남편을 안심시킨 뒤 장소를 파악했다. 김 경위 등 3명은 112 창설 60주년을 맞아 유공기념패를 받았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7-11-02
    • 좋아요
    • 코멘트
  • 檢, ‘채용비리’ 금감원 前부원장보 영장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1일 이병삼 전 금감원 부원장보(55)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에 따르면 이 전 부원장보는 2016년 상반기 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 과정에 개입해 부적격자를 선발한 혐의(업무방해, 직권남용 등)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원장보는 세평(世評) 조회 절차를 임의로 추가 또는 생략해 금감원 출신 지원자를 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김수일 전 금감원 부원장 등 다른 금감원 고위간부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지난해 5급 신입직원 채용 과정도 수사 대상이다. 김 전 부원장 등은 채용 청탁을 받은 뒤 임의로 채용 기준을 바꾸고 계획보다 인원을 늘려 부적격자를 선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한국수출입은행 간부 A 씨가 지난해 금감원 신입 공채에 지원한 아들의 필기시험 합격을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에게 청탁했고, 김 회장은 금감원 이모 총무국장에게 청탁한 정황을 파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5일 김 회장 자택과 사무실, A 씨 사무실 등 8곳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거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 말까지 공공기관 채용 비리 특별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비리 유형을 △금품수수 △의사결정 부당개입 △정보 유출과 문서 위·변조 △업무방해 등으로 분류했다. 경찰은 채용 비리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사람을 구속 수사하고 상급자까지 철저히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단속 대상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공직 유관단체 등 공공기관 1100여 개다. 공공성이 강한 학교와 학교법인, 기업체 단속도 병행한다. 금융당국도 금융공공기관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7개 금융공공기관의 채용 절차 전반을 점검한다. 연말까지 5개 유관단체(한국거래소 한국증권금융 등)도 점검하기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권 채용문화 개선회의’를 열고 “금융공공기관에서 채용 비리가 발생하면 관련자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기관 예산 편성, 경영평가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자발적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금융위 안에 ‘금융공공기관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비리 제보가 접수되면 ‘과거 5년간’의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조사할 방침이다.이지훈 easyhoon@donga.com·조동주·강유현 기자}

    • 2017-11-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김주혁, 한달전부터 심혈관 부담 줄 수 있는 약 복용”

    교통사고로 숨진 영화배우 김주혁 씨(45)가 최근 진정 효과가 있는 전문의약품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불안, 긴장을 완화시키고 가려움증에도 효능이 있어 널리 쓰이는 약이다. 하지만 신경계나 심혈관계 부작용 탓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사고 원인으로 약물 부작용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31일 김 씨의 한 지인은 “김 씨가 약 한 달 전부터 A약품을 복용했다”고 말했다. 본보가 확인한 약통에는 겉면에 ‘김주혁’이란 이름과 함께 ‘하루에 한 알씩 복용하라’고 적혀 있었다. 30일 치 약통에는 알약 15정가량이 남아있었다. 이 약은 피부과나 정신과에서 주로 처방한다. 몸에 두드러기가 심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할 경우에 쓰인다. 수술 전후 불안에 따른 긴장감을 낮출 때도 사용하는 등 병원에서 많이 처방하는 약이다. 다만 부작용 가능성 때문에 투약 방식이나 분량 등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졸음이나 두통, 피로 등이다. 드물게 경련과 운동장애, 방향감각 상실 그리고 알레르기로 인한 급성 쇼크인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오기도 한다. 김 씨는 평소 담배를 피웠지만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등 비교적 건강한 편이었다고 한다. 소속사 측은 “김 씨가 앓고 있던 지병이 없으며 복용하던 약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가 평소 다니던 서울 강남의 B의원도 확인할 예정이다. 김 씨 소속사에 따르면 사고 당시 그는 B의원에서 매니저를 만날 예정이었다. 김 씨는 사고 2시간 전에 해당 의원과 전화했다. 유족 측은 경찰에 B의원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B의원은 피부미용 쪽 진료를 주로 하는 곳이다. B의원 관계자는 “김 씨가 이날 예약 확인 전화만 하고 오지 않았다”면서 “평소 피부 관리 외에는 다른 것을 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력한 사인 중 하나로 꼽혔던 심근경색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김 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김 씨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머리뼈 골절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1차 소견을 내놨다. 국과수는 다른 심장 문제나 약물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직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정확한 부검 결과는 일주일 정도 후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의 안전띠 착용 여부는 확실치 않다. 사고 당시 김 씨를 구조했던 소방관들은 김 씨가 안전띠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김 씨에게서 술 냄새도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급발진 등 김 씨 차량의 결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난 김 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는 사고기록장치(EDR)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DR는 △자동차 주행 시간 △속도 △조작 행위 등이 자동으로 기록되는 장치다. 비행기의 블랙박스와 같다. 경찰은 EDR를 분석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었으나 해당 SUV(벤츠 G63 AMG)는 2014년 제작돼 EDR가 없었다. 국내에선 EDR 장착이 의무가 아니다. 벤츠 차량은 2016년 출고 차량부터 EDR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빈소는 이날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졌다. 빈소에는 연인인 배우 이유영 씨(28)를 비롯해 김 씨가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관계자 등 연예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황성호 hsh0330@donga.com·신규진·조동주 기자}

    • 2017-1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靑홈피 ‘낙태죄 폐지 청원’ 23만명 넘어

    “임신 12∼16주라면 3세트 복용하면 됩니다. 가격은 100만 원입니다.” 인공유산약물 ‘미프진’ 판매업자는 30일 ‘임신 15주인데 낙태약을 구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설명서대로 하면 부작용이 전혀 없다”며 “주문 다음 날 바로 약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낙태 자체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임신 10주까지만 의사가 엄격한 절차를 거쳐 처방한다. 그럼에도 미프진이 국내 웹사이트 등에서 ‘3일 복용하면 생리통 정도의 통증으로 낙태율 99.9%’라며 버젓이 팔리고 있다. 미프진은 1980년대 프랑스 제약회사가 개발한 먹는 낙태약의 브랜드명이다. 국내에선 판매 자체가 불법이지만 스스로 ‘정품 직수입 공식 판매처’라고 소개한 가짜 약국까지 등장했다. 한 업체는 사이트에 “낙태수술의 실패율은 0.1%, 미프진의 실패율은 0.001%에 불과하다”며 “3일만 먹으면 태아가 하혈과 함께 자동 배출된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들은 대부분 병원, 약국 등 의료기관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본보 확인 결과 등록된 주소, 사업자등록번호는 모두 가짜였다. 불법으로 유통되다 보니 익명 구입이 가능하다. 미성년자 등 청소년들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30일 판매 사이트에 접속하자 ‘전문 약사’라고 주장하는 상담원이 채팅창을 열었다. 상담원은 임신 9주 미만은 39만 원, 9주 이상은 59만 원을 요구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ID)과 집주소 등을 보내면 바로 구입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품’이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산 ‘짝퉁’일 때가 다반사”라며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가뜩이나 심리 상태가 불안정한 여성을 노린 사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주의를 당부했다.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10주 이상의 여성이 약물을 복용하면 수혈이 필요할 정도로 출혈할 수 있다”며 “약물 유산은 태아의 일부가 여성의 몸에 남을 수 있어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30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낙태죄 폐지와 미프진 합법화’에 대한 국민청원 참여자가 23만 명을 넘었다. 지난달 30일 처음 게시된 이 청원은 마감 이틀 전인 28일 밤까지만 해도 6만여 명이었지만 여성들의 적극 투표 독려로 29일 밤 20만 명을 넘어섰다. 청와대는 한 달 이내에 20만 명 이상이 국민청원에 참여하면 이후 한 달 이내에 해당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정부 고위직이 해당 안건에 대한 답변을 내놓기로 최근 방침을 정했다. 부산·강릉 여중생 폭행사건으로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 참여자가 20만 명을 넘자 지난달 25일 국민청원 답변을 처음 내놓았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다음 달 말까지 미프진 처방 허가와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조동주 djc@donga.com·김단비·유근형 기자}

    • 2017-10-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