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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섬 마을 하굣길. 한 할머니가 고무대야에 가득 담긴 샛노란 작은 것들을 판다. 손안에 폭 감싸 쥐이는 작고 반짝이는, 노오란 그것. 햇병아리가 아니다. 간밤에 해변에 우수수 떨어진 작디작은 별들이다. 할머니가 말한다. “다 자라면 달만큼 커져.” 별 하나를 사서 집으로 온 아이. 별을 잘 못 키워서 금방 사라진 집도 많다는데, 엄마와 아이는 별을 달만큼 키우기 위해 밤마다 함께 산책을 나서며 애지중지한다. 아이가 커지는 만큼 쑥쑥 자라기 시작하는 별. 엄마와 산책할 때도, 귤을 딸 때도 늘 별이 함께 있다. 어느덧 어른이 돼 섬을 떠난 아이. 어느 날 엄마에게 전화가 온다. “집에 와 봐야 할 것 같아.” 심상치 않게 커버린 별 때문이다. 전철과 버스를 타고 한참을 걸려 집에 도착하자, 마당에 양팔을 벌려도 한 아름에 안기 어려운 크고 환한 별이 있다. 그때가 왔다. 두 사람은 별을 꼭 안아준 뒤 하늘로 올려보낸다. 달처럼 커진 별이 둥실 떠오르더니, 먼 하늘의 별이 돼 빛난다. 우리 곁을 지켜준 소중한 존재, 추억, 사랑, 희망…. 그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떠오르게 하는 뭉클한 이야기.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동아일보 편집국장으로 사건의 전모를 세상에 알렸던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사진)가 1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1938년 경북 의성 태생인 고인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59년 동아일보 수습 1기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1987년 편집국장 때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특종 보도했으며, 당시 정부의 압력에도 끈질기게 사망 원인이 고문임을 밝혀냈다. 고인은 ‘신문과 방송’ 1997년 8월호에 쓴 글에서 “당시 신변에 무슨 일이 날 것 같아 부국장에게 ‘내가 어떻게 돼도 박 군 사건은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회고했다. 2007년 제21회 인촌상 수상 소감에서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때 기자들이 똘똘 뭉쳐 연속 특종 기사를 썼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고인은 동아일보 상무이사와 논설실장, 편집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문화일보 사장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등을 지냈다. 2017∼2024년 화정평화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임했고, 관훈클럽 총무와 한국언론협회 이사 등을 맡았다. 인촌상을 비롯해 서울대 언론인 대상, 자랑스런 편협인상 등을 수상했으며, 고려대와 세종대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저서로 ‘한국 보수세력 연구’ ‘한국 진보세력 연구’ 등이 있다. 2020년 ‘한미동맹의 탄생비화’를 집필하는 등 고령에도 한반도 평화 및 외교안보 분야 연구에 천착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은산 전 홍익대 교수, 아들 정호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본부장, 제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딸 은경 고려사이버대 교수, 사위 권윤상 프레임투자자문 대표, 며느리 김선혜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3일 오전 11시. 02-2227-7580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배출됐지만 문학 붐을 기대했던 ‘노벨문학상 효과’는 반년 만에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 문학·출판 업계에선 “실제 체감 경기는 더 심각한 상황”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특히 탄핵 정국 등으로 ‘연초 특수’까지 사라지면서 시장은 더욱 경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 초 문학 매출 반 토막 수준”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은 지난해 10월 서적출판업 생산은 9개월 만에 반등해 1년 전보다 1.3% 늘었다. 지난해 2월 이후로 9월까지 마이너스 행진을 하다가 노벨상 발표 직후 도서 구매가 급증했다. 당시 한 작가의 소설들은 닷새 만에 100만 부가 팔렸고, ‘텍스트힙(Text Hip·독서를 멋지게 여기는 유행)’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이에 자연스레 한국 문학 전체로 온기가 퍼지는 ‘한강 효과’를 기대하게 됐다.하지만 반향은 불과 한 달 만에 꺾이기 시작했다. 11월 서적출판업 생산은 전년보다 ―12.7% 급감했다. 12월에도 ―4%가 감소해, 한 달이 채 지속되지 못했던 셈이다. 해당 지수는 올해 1월에 5%가량(잠정치) 상승 전환했지만 2월 들어 다시 ―8.1%로 꺾였다. 실제 체감 경기는 수치보다 훨씬 나쁘다고 한다. 한 중견 문학출판사 대표는 “1, 2월 매출이 전년 대비 거의 반 토막 수준”이라고 했다. 또 다른 출판사 팀장도 “전반적으로 문학 판매가 확산될 거라 기대했지만 실제론 정반대”라며 “한 작가의 책을 낸 몇몇 출판사의 매출만 크게 뛰었을 뿐, 다른 작품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오히려 주요 중견 작가들의 신작이 ‘한강 신드롬’에 묻혀 관심을 못 받는 현상도 벌어졌다. 한 대형 출판사 관계자는 “경쟁이 부담스러워 다들 상반기 출간을 미루는 분위기”라며 “규모가 작은 출판사일수록 훨씬 힘들 것”이라고 했다.● “한국 문학의 자체 근육 키워야” 물론 이 모든 걸 한쪽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지난해 12월 계엄부터 이어진 시국 불안도 연초 특수를 사라지게 만든 주요 원인이다. 문학과지성사 이근혜 주간은 “해마다 연초에 잘나가는 자기계발, 철학, 고전, 잠언집마저 부진하며 출판계 상반기 판매가 둔화됐다”며 “탄핵 정국에 산불까지 여러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학의 주요 독자층인 2030 여성들 또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라 문학 시장이 더 힘을 받기 힘들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 문학 시장이 가진 좀 더 근본적인 문제도 짚을 필요가 있다. 노벨문학상에 대한 관심도 예전 같지 않고, 단발성 유입 외에는 문학 독자의 저변이 넓어지기 어려워졌다. 1일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한강 책을 가장 많이 샀던 독자층은 50대였다. 같은 시기 이들이 문학책을 구입한 비중은 전체의 30%를 넘겼다. 하지만 이후 계속 줄어들어 3월 25일 기준 24%대로 떨어졌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노벨문학상으로 새로운 문학 독자층이 유입됐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 문학 시장의 이 같은 침체는 노벨상 수상 이후 해외에서 쏟아진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과는 대조적이다. 김승복 일본 구온출판사 대표는 “해외에선 ‘한강 효과’로 한국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결국 계약까지 가려면 자국 인지도와 판매 부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문학시장이 뒷받침해 줘야 ‘K문학’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우리 국민의 독서율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한 해 두 사람 중 한 명은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줄이기 쉬운 분야가 독서 지출인데, 공적 지원마저 줄고 있다. 지원이 체계화되지 않으면 시국과 상관없이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배출됐지만, 문학 붐을 기대했던 ‘노벨문학상 효과’는 반 년 만에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 문학·출판 업계에선 “실제 체감 경기는 더 심각한 상황”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특히 탄핵정국 등으로 인해 ‘연초 특수’까지 사라지며 시장은 더 경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 초 문학 매출 반토막 수준”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은 지난해 10월 서적 출판업 생산은 9개월 만에 반등해 1년 전보다 1.3% 늘었다. 지난해 2월 이후로 9월까지 마이너스 행진을 하다가 노벨상 발표 직후 도서 구매가 급증했다. 당시 한 작가의 소설들은 닷새 만에 100만 부가 팔렸고, ‘텍스트힙(Text Hip·독서를 멋지게 여기는 유행)’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이에 자연스레 한국문학 전체로 온기가 퍼지는 ‘한강 효과’를 기대하게 됐다.하지만 반향은 불과 한달 만에 꺾이기 시작했다. 11월 서적출판업 생산은 전년보다 -12.7% 급감했다. 12월에도 -4%가 감소해, 한 달을 채 지속되지 못했던 셈이다. 해당 지수는 올해 1월에 5% 가량(잠정치) 상승 전환했지만, 2월 들어 다시 -8.1%로 꺾였다.실제 체감 경기는 수치보다 훨씬 나쁘다고 한다. 한 중견 문학출판사 대표는 “1, 2월 매출이 전년 대비 거의 반토막 수준”이라고 했다. 또 다른 출판사 팀장도 “전반적으로 문학 판매가 확산될거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정 반대”라며 “한 작가의 책을 낸 몇몇 출판사 매출만 크게 뛰었을 뿐, 다른 작품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이러다보니 오히려 주요 중견 작가들의 신작이 ‘한강 신드롬’에 묻혀 관심을 못받는 현상도 벌어졌다. 한 대형출판사 관계자는 “경쟁이 부담스러워 다들 상반기 출간을 미루는 분위기”라며 “규모가 작은 출판사일수록 훨씬 힘들 것”이라고 했다.● “한국문학의 자체 근육 키워야”물론 이 모든 걸 한쪽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지난해 12월 계엄부터 이어진 시국 불안도 연초 특수를 사라지게 만든 주요 원인이다. 문학과지성사 이근혜 주간은 “해마다 연초에 잘나가는 자기계발, 철학, 고전, 잠언집마저 부진하며 출판계 상반기 판매가 둔화됐다”며 “탄핵 정국에 산불까지 여러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학 주요 독자층인 2030 여성들 또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라 문학 시장이 더 힘을 받기 힘들었단 의견도 나온다. 한국 문학시장이 가진 보다 근본적인 문제도 짚을 필요가 있다. 노벨문학상에 대한 관심도 예전같지 않고, 단발성 유입 외에는 문학 독자의 저변이 넓어지기 어려워졌다. 1일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한강 책을 가장 많이 샀던 독자층은 50대였다. 같은 시기 이들이 문학책을 구입한 비중은 전체의 30%를 넘겼다. 하지만 이후 계속 줄어들어 3월 25일 기준 24%대로 떨어졌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노벨문학상으로 새로운 문학 독자층이 유입됐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 문학시장의 이같은 침체는 노벨상 수상 이후 해외에서 쏟아진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과는 대조적이다. 김승복 일본 쿠온출판사 대표는 “해외에선 ‘한강 효과’로 한국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결국 계약까지 가려면 자국 인지도와 판매부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문학시장이 뒷받침해줘야 ‘K-문학’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단 얘기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우리 국민독서율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한 해 두 사람 중 하나는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줄이기 쉬운 분야가 독서 지출인데, 공적 지원마저 줄고 있다. 지원이 체계화되지 않으면 시국과 상관없이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엄마는 늘 시간을 잘게 쪼갠다. “10분 내로 준비해.” “3분 뒤에 불끄는 거야.” 엄마의 재촉이 너무 듣기 싫어서, 제발 저 소리 좀 멈췄으면 기도하고 잤던 다음 날 아침. 엄마가 시계로 변했다. 아무 말도 안 하는 시계. 완전히 멈춘 시계로. 아이는 구조 요청을 해보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시계방에 시계 엄마를 안고 찾아가 보지만 문을 닫을 시간이라고 한다. 낙심하는데, 시계방 주인이 흘리듯 말한다. “시계탕에나 가보든가.” 시계탕이 뭘까. 시계탕이 뭔지 모르지만 무작정 시계가 된 엄마를 데리고 앞을 향해 걷는 아이. 숲속에서 미아가 된 건 아닐까 걱정할 즈음, 정말로 뜨끈한 물이 고인 시계탕이 보인다. 낯선 할머니가 시계탕을 지키고 있다. 시계탕은 고장난 시계들로 가득하다. 거기에 엄마를 넣어놓고, 시계탕 할머니가 엄마를 고쳐줄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린다. 긴 하루가 간다. 시계로 변한 엄마는 다시 원래 엄마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 엄마도 가끔 고장이 난다. 현실에 치여 사는 엄마들, 가끔 나사 한두 개 빼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재밌게 일러주는 책. 초현실주의 작가의 그림을 오마주한 그림이 상상력을 자극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전국적으로 산불 피해가 커지면서 피해 지원과 구호를 위해 잇따라 기부에 나서는 연예인이 늘고 있다. 26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가수 겸 배우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산불 피해 지원과 소방관 처우·인식 개선을 위해 2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아이유는 “피해를 입은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희생자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진화에 힘쓰고 계신 소방관분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배우 배수지도 이날 성금 1억 원을 기부했다. 소속사 측은 “산불 피해가 확산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을 함께하고 싶어 했다”며 “하루빨리 산불이 진화돼 이웃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배우 한지민과 박보영은 산불·화재 등 재난 현장의 소방관 지원을 위해, 배우 고민시와 고윤정, 가수 겸 배우 혜리는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각 5000만 원씩 기부했다. 배우 박진영도 산불 피해 지원과 소방관 지원을 위해 5000만 원을 기부했다. 이 밖에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와 만화가 겸 유튜버 침착맨(본명 이병건)은 각각 5000만 원, 2000만 원을 기부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할머니집이 좋은 이유는 집 안에 가득 쌓인 온갖 신기한 것들 때문이다. 심지어 등산과 탐험이 가능할 정도로 갖은 물건이 쌓여 있다. 냉장고를 열면 아무리 먹어도 줄어들 것 같지 않은 음식이 꽉 차 있고, 거실부터 지하실까지 선반이 가득 찼다. 다 이유가 있다. “잘 놔두면 나중에 다 쓸 데가 있단다.” 할머니의 주장이다. 할머니는 오래된 것은 버리기 아깝고, 새것은 쓰기 아깝다고 한다. 그 덕에 집이 온갖 물건으로 가득 찼다. 문제는 할머니 집이 공원으로 재개발되면서 이사를 가야 하게 됐다는 것. 이 많은 짐을 할머니 혼자 다 정리할 수 없다 보니 온 가족이 출동해 짐 정리를 돕는다.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할 것들과, 정리해서 나누고 처분해야 할 것들을 가족들이 함께 고르기 시작한다. 대만의 대표 아동문학상인 신이유아문학상 수상작. “다 쓸 데가 있다”며 뭐든 쟁여두는 할머니의 정겨운 모습은 만국 공통인 모양이다.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비움의 아름다움을 두루 생각해 보게 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비슷한 비극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올해 들어서만 대중의 사랑을 받던 유명인들이 연이어 스스로 생을 마쳤다. 각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일가족의 소식이 몇 주 시차를 두고 계속 전해진다. 안타까운 뉴스를 접할 때마다 떠올린 저 질문을 이제는 바꿔야 할 시점임을 느낀다. ‘우리 사회가 비슷한 비극을 계속 방치하고 있는 이유는 대체 뭘까.’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한국인의 행복 상태를 보여주는 성적표가 몇 가지 날아온다. 통계청은 지난달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를 내놨다. 2023년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6.4점으로 전년보다 0.1점 떨어졌다. 반면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7.3명으로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자살률은 하락하고 있는데, 한국만 나 홀로 상승 중이다. 20년 넘게 이어지는 곤혹스러운 추세다. 이달에는 세계행복보고서(WHR)가 발표하는 각국의 행복 순위도 공개됐다. 2025년 국가별 행복 순위에서 한국은 147개국 중 58위로 지난해보다 6계단 하락했다. 역시 OECD 기준으로 보면 최하위 수준이다. 이처럼 삶의 만족도 저하와 비정상적 자살률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정신 건강에 대한 한국 사회의 대처는 여전히 너무나 안이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정도면 “공중보건의 비상사태”라는 진단이 나오는데도 전향적인 대책을 찾아볼 수 없다. 선진국들은 이 문제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출간된 책 ‘심리 치료는 왜 경제적으로 옳은가’에 따르면 영국은 공적 의료 제도인 ‘심리 치료 접근성 향상 서비스’(IAPT)를 이미 2008년부터 도입해 시행 중이다. 우울증, 불안장애 같은 정신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국가가 인지행동치료(CBT)에 기반을 둔 무료 심리 치료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국가가 직접 심리 치료에 나선 이유는 마음의 병을 방치했다가 뒤늦게 치러야 하는 사회적 대가가 초창기 치료비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시행 5년 만에 40만 명이 혜택을 봤고, 절반 이상의 건강이 호전됐다. 소득, 학업 성취, 고용률까지 올랐다. 2018년에는 우울과 고독감 등을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겠다며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를 신설하기도 했다. 개인적 문제로만 치부했던 심리 문제를 국가가 공적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는 제언은 우리 사회가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한국은 지난해에야 영국식 모델을 본떠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시작했지만 겨우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외로움부’를 도입한 영국의 자살률(2021년 기준)은 인구 10만 명당 8.4명으로 OECD 평균(10.6)보다 낮다. 전담 부처를 신설해서라도 심리 문제의 공적·국가적 개입이 시급한 나라가 있다면, ‘자살률 1위’ 오명을 못 벗는 한국만큼 급한 나라가 없다. 이제라도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비극의 악순환을 끊을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박선희 문화부 차장 teller@donga.com}
한국서가협회(이사장 한윤숙)가 제33회 대한민국서예전람회를 개최한다. 4월 9일부터 11일까지 △한글서예 △한문서예 △문인화 △전각(篆刻) 부문에서 작품을 접수한다. 수상자는 다음 달 29일 동아일보와 협회 홈페이지에 발표한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한다. 각 부문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만 원을 준다. 입상 작품은 6월 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전시한다. 자세한 사항은 협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10일 세상을 떠난 가수 휘성(본명 최휘성)의 유족이 장례 기간 모인 조의금 전액을 고인의 이름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고인의 동생인 최모 씨는 17일 휘성의 소속사 타조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장례 기간 보내주신 조의금들은 모두 가수 휘성의 이름으로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에 사용하고자 한다”며 “차후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지속 가능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안 되나요’ ‘위드 미(With me)’ 등으로 2000년대 리듬앤드블루스(R&B) 장르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던 휘성은 10일 자택에서 별세했다. 14∼16일 장례가 엄수되는 동안 빈소에 많은 동료 가수와 팬들이 찾아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최 씨는 “형의 음악을 통해 행복했고 삶의 힘을 얻었다는 말씀들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며 “다시 한번 형을 기억해 주시고 찾아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전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사진)의 첫 솔로 정규 앨범 ‘루비(Ruby)’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7위로 데뷔했다. 16일(현지 시간) 빌보드 차트에 따르면 제니가 7일 발매한 ‘루비’는 ‘빌보드 200’ 7위에 올랐다. ‘루비’는 탄생, 사랑, 신념, 정점이란 주제를 담은 앨범으로, 타이틀곡 ‘라이크 제니(like JENNIE)’를 비롯해 ‘만트라(Mantra)’, ‘러브 행오버’ 등이 담겼다.‘빌보드 200’ 순위는 전통적인 음반 판매량 점수에 스트리밍 횟수,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 등을 합산해서 매긴다. ‘루비’는 발매 첫 주에 약 5만6000장이 판매됐다.‘루비’가 빌보드 200 7위에 오른 건 K팝 여성 솔로 앨범 중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해당 차트에선 지난해 12월 같은 블랙핑크 멤버인 로제의 정규 1집 ‘로지(rosie)’가 3위를 차지하며 최고 기록을 세웠다. 블랙핑크 리사의 첫 솔로 정규 앨범 ‘얼터 에고(Alter Ego)’도 지난주 해당 차트에서 7위로 데뷔했다. 빌보드는 “(제니는) 블랙핑크 가운데 솔로로 ‘톱10’을 달성한 세 번째 멤버”라고 밝혔다. ‘루비’는 14일 영국 오피셜 앨범 톱100 최신 차트(14∼20일)에서는 3위로 데뷔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하이퍼리얼리즘의 창시자’라고 불릴 정도로 일상의 애환을 핍진하게 그려내는 소설가 장류진. 그는 자신의 소설에 스스로가 ‘딸기우유에 딸기가 들어 있는 만큼’ 들어 있다고 말한다. 알다시피 딸기우유의 딸기 함량은 0퍼센트다. 하도 리얼하다 보니 으레 실제 겪은 이야기를 썼겠거니 생각하지만 아니란 뜻이다. 그럼 지난달 출간한 그의 첫 에세이집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에 반영된 그의 함량은 어느 정도일까. 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만난 장 작가에게 딸기음료에 빗대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생딸기라테예요. 딸기 알갱이가 씹히거든요. 하지만 딸기 그 자체는 아닌?” 그의 말대로 이 책은 여행 에세이다. 하지만 장편소설 같은 구성과 기법으로 쓰였다. 2023년 7월 오랜 친구 예진과 대학시절 함께 교환학생으로 머물렀던 핀란드로 여행을 떠난 열흘간의 이야기다. 장편소설 쓸 때보다 오래 붙들며 썼고, 그가 쓴 어떤 소설보다 길게 썼다. “사실 에세이를 출간하자는 제안을 그동안 많이 받았지만, 계속 거절했어요. 실존하는 인물인 내 이야기가 책 속에서 고정돼 버리는 게 싫고 두려웠던 것 같아요.” 2018년 데뷔작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등단한 이후 세 권의 책을 내고 작가이자 한 사람으로서 성숙되는 과정을 거치며 “한 번쯤은 지금까지의 일을 정리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행기에 도전했지만 고민이 길었다. 그는 “하얀 화면에 커서만 깜빡거리고 있을 때의 공포감이 컸다”며 “장르에 구애받지 말고 내가 제일 잘 아는 두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가장 잘 아는 소설적인 방법으로 풀어보자고 생각했더니 드디어 글이 풀렸다”고 말했다. 첫 에세이가 소설적인 건 구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두 꿈꾸지만 실현되긴 어려운, 그래서 더없이 소설적인 ‘15주년 리유니언 여행’을 다뤄서이기도 하다. 친구 예진은 아이 둘을 양가에 맡기고 아껴둔 육아휴직을 그와의 여행을 위해 쓴다. 사우나와 영화 ‘카모메 식당’을 좋아하고 대화 방식에 MBTI까지 똑같은 친구와의 여행에서 작가는 자신의 취향, 꿈, 사랑, 삶을 살아낼 힘을 다시 발견한다. 그는 “글을 중반까지 썼을 때 이 이야기가 ‘여행’이 아니라 ‘우정’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살아보니 친구 같은 건 필요 없다”는 말에 그는 동의하지 않는다. 친구는 그의 ‘뒷배’이자 ‘비빌 언덕’이다. 여행 내내 ‘작가인 내 친구’를 자랑스러워하는 예진, 그가 늘 ‘행복한 버전의 장류진’이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겹친다. 다양한 핀란드 문화를 엿볼 수 있단 점, ‘인간 장류진’의 솔직한 면모를 생딸기라테처럼 진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책을 읽다 보면 자꾸 그리워지는 친구들이 생긴다. ‘하이퍼리얼리즘의 장인’이 그린 낭만적 우정 덕분일 테다. 그는 “책을 읽고 친구에게 연락했다거나 리유니언 여행 날짜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기쁘다”고 했다. “새로운 도전이라 처음엔 힘들었지만, 써놓고 보니 너무 좋고 뿌듯해요.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지만 결국 ‘좋은 이야기’란 점에서 같은 글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신다면 좋겠어요.”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의 첫 솔로 정규 앨범 ‘루비(Ruby)’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에서 7위로 데뷔했다. 16일(현지 시간) 빌보드 차트에 따르면 제니가 7일 발매한 ‘루비’는 ‘빌보드 200’ 7위에 올랐다. ‘루비’는 탄생, 사랑, 신념, 정점이란 주제를 담은 앨범으로 타이틀곡 ‘라이크 제니’(like JENNIE)를 비롯해 ‘만트라’(Mantra), ‘러브 행오버’ 등이 담겼다.‘빌보드 200’ 순위는 전통적인 음반 판매량 점수에 스트리밍 횟수, 디지털음원 다운로드 횟수 등을 합산해서 매긴다. ‘루비’는 발매 첫 주에 약 5만6000장이 판매됐다. ‘루비’가 빌보드 200 7위에 오른 건 K팝 여성 솔로 앨범 중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해당 차트에선 지잔해 12월 같은 블랙핑크 멤버인 로제의 정규 1집 ‘로지(rosie)’가 3위를 차지하며 최고 기록을 세웠다. 블랙핑크 리사의 첫 솔로 정규 앨범 ‘얼터 에고(Alter Ego)’도 지난 주 해당 차트에서 7위로 데뷔했다. 빌보드는 “(제니는) 블랙핑크 가운데 솔로로 ‘톱 10’을 달성한 세 번째 멤버”라고 밝혔다. ‘루비’는 14일 영국 오피셜 앨범 톱100 최신 차트(14~20일)에서는 3위로 데뷔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하이퍼리얼리즘의 창시자’라고 불릴 정도로 일상의 애환을 핍진하게 그려내는 소설가 장류진. 그는 자신의 소설에 스스로가 ‘딸기우유에 딸기가 들어 있는 만큼’ 들어있다고 말한다. 알다시피 딸기우유의 딸기 함량은 0퍼센트다. 하도 리얼하다보니 으레 실제 겪은 이야기를 썼겠거니 생각하지만 아니란 뜻이다. 그럼 지난 달 출간한 그의 첫 에세이집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에 반영된 그의 함량은 어느 정도일까. 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만난 장 작가에게 딸기음료에 빗대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생딸기라떼예요. 딸기 알갱이가 씹히거든요. 하지만 딸기 그 자체는 아닌?”그의 말대로 이 책은 여행 에세이다. 하지만 장편소설 같은 구성과 기법으로 쓰여졌다. 2023년 7월 오랜 친구 예진과 대학시절 함께 교환학생으로 머물렀던 핀란드로 여행을 떠난 열흘 간의 이야기다. 장편소설 쓸때보다 오래 붙들며 썼고, 그가 쓴 어떤 소설보다 길게 썼다. “사실 에세이를 출간하자는 제안을 그동안 많이 받았지만, 계속 거절했어요. 실존하는 인물은 내 이야기가 책 속에서 고정돼 버리는 게 싫고 두려웠던 것 같아요.”2018년 데뷔작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등단한 이후 세 권의 책을 내고 작가이자 한 사람으로서 성숙되는 과정을 거치며 “한 번쯤은 지금까지의 일을 정리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여행기에 도전했지만 고민이 길었다. 그는 “하얀 화면에 커서만 깜빡거리고 있을 때의 공포감이 컸다”며 “장르에 구애받지말고 내가 제일 잘 아는 두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가장 잘 아는 소설적인 방법으로 풀어보자 생각했더니 드디어 글이 풀렸다”고 말했다. 첫 에세이가 소설적인 건 구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두 꿈꾸지만 실현되긴 어려운, 그래서 더없이 소설적인 ‘15주년 리유니언 여행’ 을 다뤄서이기도 하다. 친구 예진은 아이 둘을 양가에 맡기고 아껴둔 육아휴직을 그와의 여행을 위해 쓴다. 사우나와 영화 ‘카모메 식당’을 좋아하고 대화방식에 MBTI까지 똑같은 친구와의 여행에서 작가는 자신의 취향, 꿈, 사랑, 삶을 살아낼 힘을 다시 발견한다. 그는 “글을 중반까지 썼을 때 이 이야기가 ‘여행’이 아니라 ‘우정’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살아보니 친구같은건 필요 없다”는 말에 그는 동의하지 않는다. 친구는 그의 ‘뒷배’이자 ‘비빌 언덕’이다. 여행 내내 ‘작가인 내 친구’를 자랑스러워하는 예진, 그가 늘 ‘행복한 버전의 장류진’이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겹친다. 다양한 핀란드 문화를 엿볼 수 있단 점, ‘인간 장류진’의 솔직한 면모를 생딸기라떼처럼 진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책을 읽다보면 자꾸 그리워지는 친구들이 생긴다. ‘하이퍼리얼리즘의 장인’이 그린 낭만적 우정 덕분일테다. 그는 “책을 읽고 친구에게 연락했다거나 리유니언 여행 날짜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기쁘다”고 했다.“새로운 도전이라 처음엔 힘들었지만, 써놓고 보니 너무 좋고 뿌듯해요.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지만 결국 ‘좋은 이야기’란 점에서 같은 글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신다면 좋겠어요.”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려던 니나가 거리 한편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에서 노란색 물뿌리개를 발견한다. 호기심을 갖는 니나에게 지나가던 이웃이 “그냥 오래된 물뿌리개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니나는 이미 이 물뿌리개가 마음에 든다. 재활용하면 좋겠다며 물뿌리개를 갖고 와 집에 있는 화분에 물을 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물뿌리개로 물을 준 모든 것이 갑자기 커진다. 화분, 고양이, 심지어 차까지. 평소에 키가 작다고 여겼던 니나는 한 가지 발칙한 생각을 해본다. ‘그럼 나도?’ 하지만 웬일인지 물을 뿌린 니나는 커지기는커녕 훨씬 작아지고 만다. 알고 보니 물의 온도에 따라서 사물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 거였다. 니나는 과연 엄마가 집에 오기 전까지 뒤죽박죽이 된 모든 것을 원래 크기로 만들어 놓을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는 어른들 눈에는 쓸데없이 보이는 물건도 신기한 장난감이나 놀이기구가 된다. 버려진 물건 더미 속에서 귀신같이 갖고 놀 만한 것을 찾아내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재미있게 그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의 첫 솔로 정규앨범 ‘루비’(Ruby)가 발매 첫 주 66만장 넘게 판매됐다. 올해 K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가 발매한 앨범 가운데 가장 높은 첫 주 판매량이다.14일 소속사 OA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루비’는 K-POP 실시간 음반·음원 판매량 차트인 한터차트 기준 발매일인 7일부터 전날까지 총 66만1130장이 팔렸다. ‘루비’는 발매 이후 미국 애플뮤직 ‘톱 앨범’ 차트 9위, 유럽 애플뮤직 ‘톱 앨범’ 차트 2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외에서 호응을 받았다. 타이틀곡 ‘라이크 제니’(like JENNIE)는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글로벌’ 차트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제니는 15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The Ruby Experience) 공연을 연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이란 노랫말로 국민적 사랑을 받는 동요 ‘섬집아기’ 기념비가 올해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 송정동 주민들이 만든 사단법인 송정동개발위원회는 9일 “섬집아기 기념비 설립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발위원회는 최근 ‘섬집아기 시비 건립 추진위원회’를 발족했으며, 관련 제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섬집아기’는 아동문학가 한인현 선생(1921∼1969)이 1946년 발간한 ‘민들레’ 동시집에 수록된 시다. 발간 4년 뒤 동요로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노래로 자리 잡았다. 한 선생은 실제로 자신의 고향인 함경남도 원산 명사십리와 닮은 송정동 바닷가에서 굴을 따는 여인들을 보고 일찍 여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동시를 지었다고 한다. 개발위원회 측은 “섬집아기가 수록된 시집은 1946년 10월 한글날을 기념해 발간된 것”이라며 “이에 맞춰 10월에 기념비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이층 침대에서 잠을 청하는 남매. 여동생은 “이층은 위험한 곳이야!”라는 오빠 말을 들으면서도 이층이 어떤 곳인지 늘 궁금해한다. 자려고 불을 끄고 “진짜 위험해?” “오빠, 자?” 물을 때마다, 위에서 들려오는 오빠의 대답에 따라 남매는 차로 변한 이층침대를 타고 유령이 출몰하는 도시를 가로지르거나, 정글 속을 여행하고, 북극을 탐험한다. 이층 침대는 남매의 상상이 마음껏 펼쳐지는 비밀기지.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아파 병원에 입원하고 만다. 며칠 집을 떠난 오빠 없이 혼자 침대에 누운 동생. 몰래 이층으로 올라가 본다. 이층은 정말 위험한 곳일까? 오빠 말은 정말이었다. 이층 침대가 갑자기 3층, 4층…100층까지 끝도 없이 높아지더니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만큼 높아진다. 불 켜진 병원 창가, 오빠가 있는 곳이 보인다. “놀랐어? 나야!” 이층 침대에서 자라난 덩굴을 잡고 오빠가 있는 창가로 뛰어내리는 여동생. 어린 남매의 우애와 천진한 상상력을 아름답게 그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소설가 정한아가 이달 펴낸 장편소설 ‘3월의 마치’는 ‘역주행 작품’으로 유명해진 전작 ‘친밀한 이방인’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친밀한 이방인’이 수지, 정은채 등이 출연한 드라마 ‘안나’의 원작소설로 뒤늦게 큰 화제가 됐던 만큼 차기작에 대한 관심도 컸다.‘3월의 마치’는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흡인력 강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성공한 노년의 여배우 ‘이마치’가 아파트 각 층마다 살고 있는 다른 나이대의 자신과 마주치며 망각한 고통스러운 가족사와 대면한다는 줄거리다.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작가는 “어느 날 여러 연령대의 내가 집으로 나를 찾아오는 꿈을 꿨다. 그 꿈이 아파트의 각 층마다 지나온 시절의 내가 살고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연결이 되며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거짓말’이라는 전작의 화두는 이번 소설로도 이어진다. 여성스러움을 과시하지만 모든 게 거짓이었던 안나처럼, 이마치 역시 가짜 삶을 연기한다. ‘국민 어머니’로 불리지만, 사실상 어머니로서는 실패했다. 기지촌에서 자라며 부모에게 방임·학대당한 상처를 자녀들에게 대물림한다.이마치의 실패한 모성에서 보듯, 차용되고 학습된 ‘가짜 여성성’이란 화두는 두 아이를 키우며 작가로서의 삶을 병행하고 있는 정 작가 자신이 10년에 걸쳐 몸으로 부딪혀 온 주제다. 대학교 4학년 때 등단한 뒤 여러 문학상을 받으며 일찌감치 주목받는 20대 작가로 활약했지만 30대 결혼과 육아를 거치면서 “끊임없이 가로막히는” 순간을 경험했단다. “어머니 되기란 게 꿈과 경력, 자신이 부서지는 일이라면 그 의미는 어디에 있는지 오래 고민했다”고 한다.특히 이 두 작품을 쓸 때 그런 고민이 정점에 있었다.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며 내면이 망가진 소설가가 화자인 ‘친밀한 이방인’은 작가가 둘째를 출산한 뒤 조리원에서 교정을 봤다. ‘3월의 마치’ 초고는 첫째 초등학교 입학 전 사력을 다해 완성했다. “일단 애가 학교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주변 말에 겁이 났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후 원고를 두 번이나 엎으며 완고까지 5년의 시간이 걸렸다. 정 작가는 “엄마의 흠까지 사랑해주는 아이들을 보며 결말이 소화될 만큼 숙련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에게 ‘친밀한 이방인’이 모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 작품이었다면, 이 책은 그에 대한 나름의 답신이다.생활의 한계와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놓고 오래 씨름했지만, 이 소설을 쓴 뒤엔 “이젠 이 고민을 놔줄 때”란 생각이 들었단다. 오랜 고민의 해답이자 소설의 정점이 될 반전은 맨 마지막에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엄마의 다른 이름은 ‘사랑받은 존재’이고, 이 소설도 결국 그에 대한 이야기”라고 힌트를 줬다.정 작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게 된 데는 드라마 ‘안나’의 공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운이 참 좋았다”고 했다. 이주영 감독이 원작 소설에 대한 애정이 컸고, 계절마다 만나서 제작 상황을 공유해주며 친구처럼 친해졌다고 한다.“책마다 운명이 있다고들 하는데 그게 그 책의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고 잔치 같은 일이었지만, 결국 책 ‘외부의 일’이라고 느꼈어요. 소설 안에서 완전한 이야기, 소설의 화법에 맞는 이야기를 쓰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정 작가는 “문학적 야심, 작가로서의 야망 같은 거 다 내려놨다. 오늘 하루 내가 만족하는 소소한 글쓰기를 하는 지금이 되게 행복하다”며 “이제 또 다른 이야기가 날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권형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58·사진)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정치학회(IPSA)가 수여하는 2025년 ‘칼 도이치상(Karl Deutsch Award)’ 수상자로 선정됐다. 칼 도이치상은 정치 커뮤니케이션 이론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도이치 전 하버드대 교수(1912∼1992)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97년 제정됐다. 세계 정치 분야에서 학제 간 연구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정치학자에게 수여된다. 세계적인 정치학자인 후안 린츠 예일대 명예교수와 로버트 퍼트넘 하버드대 명예교수 등이 수상했으며, 아시아 정치학자가 받는 건 처음이다. 권 교수는 4일 “영광스럽지만 과분한 상이라 무겁게 느낀다”며 “더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미 시카고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과 독일, 일본, 한국 등의 거버넌스가 세계화 흐름에 적응하는 다양한 방식에 주목해 왔으며, 최근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개방과 조정’ ‘경쟁을 통한 변화’ 등이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