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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종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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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종 동아일보 기자입니다. 지면과 온라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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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5~2025-12-05
칼럼100%
  • [카드뉴스]제19대 대통령 문재인 취임, 광화문 시대 열리다

    #1제19대 대통령 문재인 취임, 광화문 시대 열리다.#2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습니다.이번 선거는 ‘조기 대선’이라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대통령 임기가 시작됐습니다.#31953년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문 대통령은경남고, 경희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1982년 지인의 소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 합동법률사무소를 열었고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습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차례로 맡으며 노 전 대통령 옆을 지켰죠.#4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으로 9년 만에 전격적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습니다.다만 더불어민주당도 국회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문재인 정부도 여소야대로 출범합니다.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5문 대통령은 곧 비서실장 및 일부 수석비서관들을 임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죠. 문재인 정부 첫 국무위원을 제청할 국무총리 인준까지는 국회 인준 절차 등으로 한 달 안팎의 시간이 걸립니다. 당분간 비서실장과 수석 등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이 불가피하죠.#6국무총리 인선도 빨리 단행할 것으로 보입니다.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총리의 인선 기준으로 ‘대탕평, 대통합’과 ‘비(非)영남 출신’을 꼽았습니다. 문 대통령이 평소 “새 정부는 새 시대의 첫 차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개혁 성향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7인수위가 없는 이번 대선의 특성상 첫 조각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측근들이 당분간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측근 그룹은 크게 대선 밑그림을 그린 이른바 ‘광흥창팀’,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원, 당내 인사, 전문가 등 네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8문재인 대통령은 핵심 공약 중 하나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제시했습니다. 집무실을 정부서울청사로 옮기고, 관저도 광화문 인근에 새로 마련하겠다는 것이죠. 광화문에 집무실을 마련한 ‘소통 대통령’ 시대를 기대합니다.기획·제작 | 이유종 기자·김한솔 인턴}

    •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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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프랑스 기성정치 심판…‘아웃사이더 대통령’ 새 역사 쓰다

    #1프랑스 기성정치 심판‘아웃사이더 대통령’ 새 역사 쓰다#2프랑스 새 대통령에 경제산업부 장관 출신의 에마뉘엘 마크롱(40)이 당선됐습니다.역대 프랑스 대통령 중 최연소로 현 주요국 국가수반 중에서도 가장 젊죠.마크롱에겐 이번 대통령 당선이 첫 선출직입니다.#3그는 사회당 출신이지만현재 프랑스 정치를 양분한 공화당(보수)과 사회당(진보) 소속은 아닙니다.지난해 중도신당 ‘앙 마르슈(En Marche·전진)’을 창당해 기존 정치권에 도전장을 냈죠.‘예비 여당’ 앙 마르슈는 현재 국회에 의석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4마크롱의 당선은 기성 정치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불만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두 자릿수 실업률을 해결하지 못한 ‘무능 대통령’으로 인식되며프랑스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조차 못했습니다. 여당 후보는 1차 투표에서 5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었죠. #5이번 선거는 연령, 계층, 지역에 따라 성향차가 뚜렷했습니다. 마크롱은 친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을 대변하며 주로 도시 고학력 고소득 유권자층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9)은 유로존 탈퇴, 보호무역을 강조하며 지방, 저학력, 저소득, 실업자, 25세 미만 젊은층의 지지를 많이 받았습니다.#6이제 마크롱은 선거로 분열된 프랑스의 여론을 통합해야 합니다.또 경기 침체 장기화를 해결하고 각종 사회 개혁을 추진해야 하죠. 강력한 여당이 필요합니다.하지만 마크롱은 사실상 무소속 후보와 다름없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7마크롱은 탁월한 승부사 기질을 가지고 있습니다.공무원으로 근무하다 투자은행인 로스차일드의 인수합병 전문가로 변신했고 로스차일드에 근무하며 올랑드의 대선 캠프에 합류했습니다.2012년 경제보좌관(부비서실장)으로 엘리제궁에 입성했고좌파 정부에서 ‘우클릭’ 경제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습니다. #8마크롱은 당선 소감에서 “당장 내일부터 진정한 다수, 강력한 다수를 구축해야 한다. 다수의 사람이 프랑스가 희망하고, 프랑스가 누려야 할 변화를 실행할 수 있다. 우리 모두의 통합을 위해 함께 가겠다”며 국민 단합을 촉구했습니다. ‘탁월한 승부사’ 마크롱이 프랑스의 미래를 어떻게 그릴지 주목됩니다.기획·제작 │ 이유종 기자·신슬기 인턴}

    • 20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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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종의 뉴스룸]‘히든 챔피언’으로 의약 강국 오른 벨기에

    벨기에 제약회사 ‘아블링스’는 2001년 설립된 임직원 400명의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가 현재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와 공동 개발하는 항암면역 치료제는 향후 수입이 44억 달러(약 4조97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대박 사례는 벨기에 제약 벤처기업들에 종종 있는 일이다. 아블링스는 현재 ‘머크’ ‘노바티스’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함께 수십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인구 약 1100만 명의 벨기에는 경상도만 한 크기다. 이 작은 나라가 글로벌 신약 5%를 개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100대 핵심 의약품 중 5개가 벨기에에서 개발됐다. 그렇다고 1961년 미국의 존슨앤드존슨에 인수된 얀센을 빼면 대형 제약회사가 많은 것도 아니다. 중소 제약회사들도 신약 개발에 매진한다. 그럼에도 신약 개발과 임상 실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세계 상위 30개 제약회사 중 29개가 벨기에에서 연구소 등을 운영할 정도다. 경제 효과도 크다. 벨기에의 2015년도 의약품 수출액은 413억 유로(약 50조7990억 원)로 전체 수출액의 11%를 차지한다. 비결은 무엇일까. 김연희 주한 벨기에대사관 플랑드르경제대표부 투자상무관은 “첫 출발은 제약회사 얀센의 창업주 폴 얀센 박사”라며 “얀센 박사는 1953년 신약 개발을 위해 회사를 세웠고 평생 신약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기간 수익만 노리며 복제약 생산에 매달리는 국내 제약회사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얀센 출신들은 ‘신약 개발’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며 크고 작은 제약회사를 설립했다. 정부도 나섰다. 플랑드르 지방 정부는 1996년 플랑드르생명공학연구원(VIB)을 출범시키며 신약 연구개발(R&D), 기술 이전, 창업을 적극 도왔다. 대학, 병원, 연구소는 거대한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아블링스처럼 대학과 VIB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가 모태인 기업들이 생겨났다. 행정 절차도 간소하게 바꿨다. 1단계 임상실험은 의약 당국에 서류를 제출한 뒤 2주 안에 실험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유럽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세금도 대폭 내렸다. 국내 제약회사들은 수십 년 동안 약효가 비슷한 복제약을 생산하며 영업에만 매달렸다. 한 제약회사 창업주는 사석에서 “당장 국내 제약회사 절반 이상이 사라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다만 최근 R&D에 관심을 보이는 제약회사들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정부도 구호만 외쳤을 뿐 투자에는 인색했다. 전체 R&D 투자액의 고작 8%만 책임졌다. 벨기에(40%), 미국(37%), 일본(18%)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어쩌면 자본, 시간, 정부 지원은 기본이다. 진짜 승자가 되려면 창의적 개방성까지 요구된다. 아블링스 직원은 19개 국가에서 왔다. 투자금도 벨기에 자본 비율은 22%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미국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에서 들어왔다. 지난해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는 자동차, 반도체보다 큰 약 1400조 원으로 추산된다. 꺼져가는 대한민국의 경제엔진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아직 해야 할 일은 많다. 이유종 디지털통합뉴스센터 기자 pen@donga.com}

    • 201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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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소송 당할 각오하고 목숨 구합니다”…자기 돈 쓰는 소방관들

    #1“소송 당할 각오하고 목숨 구합니다”-자기 돈 쓰는 소방관들#2지난달 22일 한 여고생이 경기 시흥시 A아파트 8층 베란다에 걸터앉아 자살 소동을 벌였습니다. 시흥소방서 김모 소방교는 9층 베란다에서 로프를 매달고 뛰어내리며 발차기를 하듯 집 안으로 여고생을 밀어 넣었죠. “1시간 30분 동안 설득했지만 성과가 없어 최후의 구조법을 택했다.” -김 소방교#3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위험천만한 상황을 무릅쓰고 여고생을 구한 김 소방교를 ‘영웅’으로 불렀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직 소방관들은 “여성 측이 소송을 걸거나 과잉 구조 행동으로 징계를 받을 수 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죠. #42015년 충남에서 소방차와 택시가 충돌하면서 택시 기사가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운전자인 소방관 김모 씨(57)는 수년간 민사소송에 드는 돈을 전부 사비로 충당했죠. 구조 현장에서 돌발 상황 탓에 피해자가 생기면 개인뿐 아니라 기관 평가 때 감점 사유가 되기 때문에 소방관들은 쉬쉬하며 자비를 들여 소송을 진행합니다.#5법적 다툼을 피하기 위해 합의금을 주고 끝내는 경우는 다반사. 소방관 한모 씨(37)는 소방차가 통과하기 전에 출입구 차단봉이 자동으로 내려와 차량이 파손됐으나 수리비용을 본인이 부담했습니다. 소방서 예산을 지원 받으려면 자체 심의위원회를 열어야 하기 때문에 동료들과 함께 모은 식비로 변상했습니다.#6소방관을 위한 법률 지원은 여전히 부실하죠. 소방 업무를 둘러싼 법률적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조직은 현재 없습니다. “중앙에 채용된 변호사는 법률 업무보다 행정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각 시도 소방본부에서 법률문제가 발생해도 중앙에서는 신경을 쓸 수 없는 분위기다.” - 중앙소방본부에서 근무했던 한 변호사 #7시도에서는 정기평가 등을 의식해 소송 해결에 소극적이죠. 일부 소방서는 출동 중 교통사고가 났을 때 동료들 앞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공개 발표를 요구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교통법규를 어겨 과태료 처분을 받아 예산담당부서에서 징계성 대기를 한 사례도 있었죠. #8경기도가 지난해 10월 소방 공무원 60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소방조직에 필요한 법률적 지원을 묻는 질문에서 ‘악성 민원 전담 대응팀’(48%)과 ‘소송 전담 법무조직 시스템’(34.9%)이 1, 2위를 차지했습니다.인명 구조에 매달린 소방관에게소송비까지 내라는 것은 너무 한 게 아닐까요?이유종기자 pen@donga.com}

    • 2017-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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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주자 오늘의 말말말/5월 3일] 安 “文 당선되면 우리나라 반으로 쪼개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판단의 잘못 때문에 홍의락 의원에게 상처를 주고 또 당을 떠나게 만들고, 그런 부분들이 아주 잘못된 일이었다.”(탈당한 무소속 홍 의원의 복당과 관련 지난해 4·13총선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에서 홍 의원을 탈락시킨 결정을 비난하며)◆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해양수산부의 이번 작태는 부처 이기주의의 극치다. 집권하면 해양경찰청은 독립시키고 해수부는 해체해 과거처럼 농수산해양부에 통합하도록 검토할 것이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세월호의 인양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두고 더 이상 해수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지금 저희들이 결집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그래서 지금은 구글 트렌드를 보면 문재인 후보와 같이 딱 붙어 있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적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1강 2중 구도에 대해 어떻게 받아 들이냐’는 질문에)◆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기호) 1번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바로 다음날부터 우리나라는 반으로 쪼개진다. 문 후보는 커다란 계파와 함께 정부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 과거로 가는 (기호) 1번, 2번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3번, 4번, 5번 중에서 골라 달라.”(경북 구미역 앞 유세에서)-“정말 국가가 품격이 있어야 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전혀 거기 맞지 않는 사람이다. 정말 입에도 담기 힘든 무슨 성범죄 모의부터…. 그래서 제가 ‘사퇴하라’고 했다. 그리고 (홍 후보의 출마는) 당선되려는 게 (목적이) 아니다. 야당 기득권을 가져가려는 것이다. 제가 당선되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 경제 분야를 부탁하고 싶다.” (점심 기자간담회에서)◆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자유한국당이 당원권을) 푼다고요. 탈당을 시키는 게 아니고…. 제가 잘못들은 게 아니죠. 홍 후보에 대해서는 제가 입에 담기도 싫다. 그 당은 이름 바꾼 것 말고 2¤3명 당원권 정지시킨 게 유일한 변화였는데, 그것마저도 없애겠다는 것 아니냐.”(홍준표 후보가 4일 안동 유세에서 ‘이제 친박(친박근혜)들 당원권 정지하고 그런 것을 다 용서하자’라고 말한 것을 비판하며)◆심상정 정의당 후보-“(더불어)민주당에서 ‘심상정 한테 찍는 표를 사표’라 하지만, 사표가 아닌 일타 삼피다. 첫째 심상정으로 홍준표 잡아 적폐청산이 되기 때문이고, 문재인을 견인하는 과감한 개혁의 견인차가 되기 때문이며, 미래 정치 혁명을 이끄는 소중한 한 표가 되기 때문이다.”(제주 동문시장 유세에서)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2017-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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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TV토론 6차례나 열렸지만…마지막까지 ‘통합’은 없었다

    #1마지막 토론까지 ‘통합’은 없었다.#22일 열린 5·9대선을 앞둔 마지막 TV토론회.지지율 1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집중 공격을 받았습니다.“대통령이 되면 보수를 불태우겠다고 했는데, 그럼 나는 화형당하는 거냐.” “(문 후보 측) 이해찬 의원이 보수를 궤멸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이 상왕(上王)이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3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도 가세했습니다.“저, 손학규 전 대표, 김종인 전 대표 등 문재인 후보를 도왔던 전직 (민주당) 당 대표들이 전부 나왔다.” 이에 문 후보는 “그렇게 당을 쪼갠 분이 안 후보”라고 반박했자, 안 후보는 “저는 (쪼갠 사람이) 문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물러서지 않았죠.#4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문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심 후보는 재차 “올해 1, 2월 개혁 골든타임 때 1당인 민주당은 어떤 개혁법안 하나 통과 못 시켰다”고 몰아세웠죠.결국 문 후보는 “정의당이 역할을 많이 해주시죠. 같이 합시다”라며 웃어 넘겼습니다.#5심 후보와 홍 후보의 설전도 이어졌습니다.심 후보는 “진주의료원을 폐쇄했는데 서울대병원도 폐쇄할 것이냐”고 물었고 홍 후보는 “견강부회”라고 일축했죠. 심 후보가 ‘성완종 게이트’ 관련 의혹을 문제 삼자 홍 후보는 “배배 꼬여 덤비니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느냐”고 응수했습니다. #6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2일 탈당 의사를 밝힌 소속 의원들에 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힘들고, 어렵고, 외롭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는다. 이순신 장군을 생각한다.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 많은 국민들이 손을 잡아주시면 내가 개혁보수의 길을 계속 가보고 싶다.”#7심 후보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에 대해 “자기 당 후보 지지율이 낮다고 버리고 도주했다. 집에 불 지르고 야반도주한 격인데, 이런 경우 없는 정치 행태는 정말 기가 막힌다. 내가 다 분했다”며 유 후보를 거들었습니다.문 후보는 “한국의 보수를 바꿔갈 수 있겠느냐”며 유 후보에게 발언 기회를 주기도 했죠. #8 이번 대선에선 모두 6차례 TV토론이 열렸습니다. 2012년 대선 때(3회)보다 2배로 늘어 ‘토론 성적’이 4, 5일 사전투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략적 공세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생산적인 토론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원본 │ 동아일보 정치부기획·제작 │ 이유종 기자·김유정 인턴}

    • 20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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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주자 오늘의 말말말/5월 3일]홍준표 “양강구도 됐으니 文에 끝장토론 제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이번에 사전투표율 25% 넘으면 뭘 할까요? 홍대 거리에서 여러분들과 프리허그 한번 할까요?”(청년들과 함께하는 사전투표 붐업 퍼포먼스에서)◆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이제 양강구도(문재인-홍준표)로 갔으니 5월 9일 국민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문재인 후보에게 대한민국 모든 현안을 놓고 끝장 토론할 것을 제안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자)-“집권하기도 전에 이렇게 언론을 협박하고 상대후보를 협박하고 송민순 전 장관을 협박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 보수우파들은 패망한 베트남의 보트피플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판 킬링필드를 획책하는 이들의 집권을 막기 위해 기호2번 서민대통령을 찍어 친북좌파를 응징합시다.”(SBS의 세월호 보도와 관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반발하자)◆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생각이 다르다고 적으로 돌리는 게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집권해도 똑같은 블랙리스트가 나온다. 저는 리스트가 없는 ‘노(no) 리스트’ 국가를 만들겠다.”(전북 익산역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부처님은 어디 부처님이나 똑같은 부처님이다. 아내가 조계사에 갔다.”(3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다른 주요 후보 4명은 모두 서울 조계사에 갔으나 유 후보만 대구 동화사를 찾은 이유에 대해)◆심상정 정의당 후보-“주말 외박·외출 확대로 병사들에게도 ‘주말이 있는 삶’을 보장하겠다. 병사들의 인권과 복지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튼튼한 안보’로 가는 길이다.” (트위터에서)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20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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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종의 오비추어리]‘맥도날드’를 거대 프랜차이즈로 키운 홍보맨 골린

    탁월한 홍보 마케팅으로 맥도날드를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키워낸 ‘광고계의 신화’ 앨 골린이 8일 애리조나 주 스코츠데일 자택에서 전립샘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맥도날드의 프랜차이즈 창업주 레이 크록은 1977년 회고록에서 “골린의 도움 없이 성공은 불가능했다. 오늘날의 맥도날드를 만드는데 막대한 부분을 담당했다. 우리는 미숙한 아마추어였다”고 고백했다. 골린의 이름을 딴 광고대행사와 맥도날드는 60년 이상 협력 관계를 지속하면서 모범적인 상생 구조를 입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본사를 둔 골린은 미국 10대 홍보대행사로 성장했다. 맥도날드, 존슨앤존슨, 다우케미컬, 도요타, 월마트, 닌텐도,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이 고객사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등 34곳에 사무소를 운영하며 지난해 2억 달러(약 2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임직원은 1200여명.● 홍보에 매료돼 ‘어릴적 꿈’을 포기하다 1929년 6월 시카고에서 태어난 골린은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시카고 부촌의 한 영화관을 운영했고 외할아버지도 일대에서 영화관을 여럿 경영했다. 그는 가족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영화 제작사를 장래 희망으로 꼽았다. 루스벨트대에서 경영학, 언론학을 전공한 뒤 영화제작회사 MGM에 들어가 언론 담당 직원이 됐다. 그는 클라크 게이블, 스펜서 트레이시, 로버트 테일러 등 전설적인 배우들의 언론 홍보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홍보 업무에 매료됐다. 그는 어릴 때부터 평생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 홍보가 바로 그런 분야였다. 1956년 MGM에서 나와 ‘맥스 쿠퍼’라는 광고대행사에 들어갔다. 골린은 직원으로 입사해 열심히 뛰었고 업무에서도 상당한 자질을 보였다. 그렇게 임원으로 승진했고 맥도널드의 홍보 업무가 크게 성공하면서 회사명은 맥스 쿠퍼에서 ‘쿠퍼, 번즈 앤드 골린’, ‘쿠퍼 앤드 골린’으로 바뀌었다. 회사 지분까지 인수하면서 마침내 골린으로 변경됐다. ● 운명을 바꾼 맥도널드와의 만남 맥도널드 형제(리처드와 모리스)가 1940년 5월 캘리포니아 주 남부의 소도시 샌버너디노에 세운 바비큐 가게로 출발한 맥도널드는 1948년 주메뉴를 햄버거로 바꿨다. 1953년에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프랜차이즈 1호점을 열었다. 그러나 맥도날드 형제의 프랜차이즈는 ‘저렴하고 빠른 서비스’라는 판매 전략 이외에는 별다른 강점이 없어 고전했다. 1954년 밀크쉐이크 기계 영업사원으로 맥도날드 가게에 방문한 52세의 레이 크록은 공장의 생산 조립라인 형태의 식당에 큰 감명을 받고 맥도날드 형제를 설득해 프렌차이즈 영업권을 따냈다. 크록은 맥도날드의 로열티와 상표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맥도날드 형제에게 현금 270만 달러를 지불했다. 1961년 맥도날드의 모든 권리를 인수했다. 크록은 1955년 시카고 인근 작은 마을 디플레인스(Des Plaines)에 넓은 주차공간과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며 15센트짜리 햄버거를 파는 첫 매장을 열었다. 그는 미시간호와 인근 리조트를 오가는 배고픈 고객들을 겨냥했다. 그러나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크록은 자신의 급여조차 충당하지 못했다. 고민하던 크록은 1957년 직원 6명짜리 소규모 광고대행사에 전화를 걸었고 28세의 광고 담당 직원을 시카고의 사무실에 당장 와달라고 요구했다. 골린은 바로 크록에게 갔다. 골린은 2008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당시 맥도날드는 매우 규모가 작았다. 하지만 전국에 걸쳐 상당한 규모의 매장을 개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나는 홍보가 이런 계획을 실현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득했다”고 회상했다.● “브랜드 파워 높이려면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라” 골린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있었다. 브랜드 파워를 높이려면 지역사회, 고객과 함께 해야 하고 결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2003년 출간한 저서 ‘신뢰와 결과물: 오늘 고객의 신뢰를 받지 않으면 당신은 내일 시장을 잃을 것이다’에서 “옳은 일을 해라. 왜냐하면 그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고 고객사에 조언했다. 1974년 맥도날드는 필라델피아 가맹점을 중심으로 자선병원인 ‘로널드 맥도날드 하우스(Ronald McDonald House)’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했다. 골린은 이 프로그램이 확대돼야 한다고 믿었다. 로널드맥도날드 재단은 난치 질환 어린이, 전미고교응원단, 전미고교농구리그 등에 후원한다. 현재 63개 국가 및 지역에서 700만 명 이상의 어린이와 가족을 돕고 있다. 골린은 또 비영리기관 건물의 칠을 새로 해주거나 노숙자를 위한 무료 음식을 배포하는 등 지역 사회 공헌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 맥도날드는 1992년부터 매년 지역 사회에 가장 기여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선정해 ‘앨 골린 트러스트 뱅크상’을 수여하고 있다. 재단의 후원 사업은 소비자가 고객인 맥도널드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골린의 CSR에 바탕을 둔 홍보 전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20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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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Star] ‘팔방미인’ 채널A 김승련 앵커 집중 인터뷰 단독 공개

    3월부터 채널A 종합뉴스(월~금 오후 7시 10분) 진행을 맡고 있는 김승련 정치부장은 젠틀하다. 지적인 외모에 따뜻한 목소리가 시청자들을 편안하게 한다. 김 부장은 1996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정치, 사회, 금융부를 거친 뒤 워싱턴 특파원으로 국제 감각을 익혔다. 이른바 신문과 방송을 두루 거친 팔방미인인 셈이다. 그는 2012년 ‘신문으로 보는 세상’으로 방송 진행을 시작해 최근까지 ‘김승련의 뉴스TOP10’을 진행하면서 예리하면서도 신뢰감 있는 앵커로 자리잡았다. 김 부장은 “좋은 저널리즘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우리 시청자에게 보여야 할 숙제를 맡게 됐다”며 “종합뉴스의 창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정확하고, 공정하고, 정직하게 뉴스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와의 단독 인터뷰 영상을 공개한다.이유종기자 pen@donga.com}

    • 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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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주자 오늘의 말말말/30일] 문재인 “이제 국민도 속지 않는다, 이놈들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그렇게 색깔론 종북몰이 하는데도, 저 문재인 갈수록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이제 국민들도 속지 않는다. (색깔론 제기하는 후보들을 겨냥해) 이놈들아! 오히려 안보 믿을 후보 문재인 뿐이다. (대중에게) 맞습니까?”(충남 공주대 신관캠퍼스 후문에서 열린 유세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께서 한나라, 국민의 당, 민주당으로 떠돌다가 다시 국민의당으로 가서 공동정부 운운한다. (안철수 후보는) 아무리 대통령을 하고 싶다지만 상왕에 태상왕까지 모시고 3년 짜리 대통령이 되려고 무리하는 것은 자신의 유약함만 드러내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참 딱하게 보인다.”(안철수 후보 측에 합류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안, 공동정부 구상안을 발표하자)-“초반의 불리를 딛고 급속히 따라붙어 이제 (문재인-홍준표)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이 추세라면 곧 막판 대역전이 눈앞에 보인다.”(자신의 지지율이 안철수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바짝 추격했다며)◆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개 식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해야 한다. 말로 그치는 게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하겠다.”(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간담회 직후)-“지난 총선, 누구도 우리의 현재 모습을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힘을 모아 3당 체제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꾸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함께 최선을 다하면 이길 수 있다.”(최근 지지율이 하락하자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문화예술 분야를 독점하고 지배했다. 돈을 무기로 영화인을 길들이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앞에서 기자들에게)◆심상정 정의당 후보 -“탄핵으로 사실상 정권교체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모두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보수나 진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 행복을 위하고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경북 포항 죽도시장 유세에서)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2017-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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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주자 오늘의 말말말/26일]홍준표 “文과 동갑…그런데 ‘버르장머리 없다’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이명박-박근혜 정권은 끊임없는 색깔론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안보를 허약하게 만든 가짜 안보 세력이다. 끝없는 방산비리로 국민의 혈세를 도둑질하고 안보에 구멍을 내어 온 파렴치한 세력이다.”(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방안보특보단인 ‘천군만마(千軍萬馬) 국방안보 1000인’으로부터 지지선언을 받는 자리에서)◆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제 입장은 그대로다. 그러나 보시는 국민들(을 위한) 검증을 위해 (함께 토론)했다.”(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는 토론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전날 함께 TV토론에 참여하자)-“이런 것 너무 잘하면 안 되는데….” (강원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토이 로봇관에서 직원들과 권투 시합 컴퓨터 게임을 하다 이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문재인 후보하고 나하고 동갑이다. 호적상으로 그렇게 돼 있다. 그런데 (내가 어제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문 후보에게)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그랬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전날 TV토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금품 수수에 대해 묻는 홍 후보를 향해 문 후보가 ‘이보세요’라고 말한데 대한 반응을 평가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안 하는 게 아니다. 하려고 해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안 하려고 한다. 유 후보는 차기 차차기를 노리기 때문에 중도에서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안하려는 사람을 억지로 결혼하자고 할 수 없다.”(유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를 묻자)◆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그것(탈당)이 그분들의 본래 뜻인지 (같은 지역구의) 국회의원들 뜻인지 모르겠다.”(바른정당 소속 기초의원들의 탈당에 대해)◆심상정 정의당 후보-“우려했던 대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이제 우리 안보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미중 간 파워게임의 흥정거리로 전락했다.”(주한미군이 26일 국내 기지에 보관 중이던 사드 장비를 전격적으로 성주골프장에 반입하자)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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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종의 오비추어리] 만년 약체 구단 최다 우승팀으로 이끈 구단주 댄 루니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구단주 댄 루니가 13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루니는 구단 창업주인 아버지 아더에게 팀을 넘겨받아 2번이나 슈퍼볼 우승을 일구며 ‘스틸러스의 황금시대’를 일궈낸 가장 성공한 스포츠 경영인 중 한 명이다. 스틸러스는 루니가 합류한 뒤 1972년부터 올해까지 디비전(지구) 우승 15번,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우승 8번을 차지했다. AFC는 내셔널 풋볼 콘퍼런스(NFC)와 함께 NFL를 구성하는 양대 콘퍼런스 중 하나다. 스틸러스는 양대 콘퍼런스 우승팀이 겨루는 슈퍼볼(챔피언 결정전)에서 NFL 32개 구단 중 최다인 6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강팀. 루니는 반세기 동안 NFL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 받아 2000년 오하이오 주 캔턴에 마련된 NFL 명예의 전당(1962년 설립)에 이름을 올렸다.● 태어날 때부터 ‘영원한 스틸러스’ 루니는 1845~50년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감자 대기근을 피해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 정착한 이민자 집안의 후손이다. 그의 아버지 아더(1901년 출생)는 조지타운대 체육 장학생에 뽑힐 정도로 스포츠를 매우 사랑한 인물이었다. 대학 졸업 후 권투, 야구,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하다 1920년대 피츠버그에서 활동하던 준프로 미식축구 구단인 마제스틱 라디오(호프 하비라는 이름으로 1921년 설립)에 합류했다. 선수 겸 코치, 스카우터의 역할을 하다 1920년대 후반 아예 구단을 인수했다. 1930년대 초반에도 미식축구는 피츠버그에서 큰 인기를 누리진 않았다. 하지만 아더는 미식축구의 성장 잠재력을 간파하고 1933년 2500달러의 가입비를 내고 마제스틱 라디오를 NFL 소속 구단에 등록했다. NFL에 가입하면서 구단 이름은 피츠버그 파이러츠(1940년 피츠버그 스틸러스로 개명)로 바꿨다. 당시 NFL의 사정은 열악했다. 1929년 발생한 대공황 이후 구단들이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생존 자체를 위협 받아야 했다. 1932년 7월 태어난 루니는 스틸러스와 함께 성장했다. 9세 때 이미 라커룸(선수 탈의실)에서 허드렛일을 맡는 워터보이가 됐다. 라커룸을 청소하거나 선수 헬멧에 페인트를 칠하기도 했다. 루니는 “라커룸에 있는 것 자체가 늘 즐거웠다. 시키는 일은 뭐든지 했고 스틸러스 선수들과 함께 빈둥거리기도 했다. 나는 스틸러였다”고 회상했다.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자란 루니는 한 때 성직자의 길을 고민했다. 하지만 고교(피츠버그 노스가톨릭고교) 시절 이미 미식축구팀에서 쿼터백(공격팀의 일원) 선수로 경기장을 누볐다. 듀케인대에서 회계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뒤 1960년부터 본격적으로 구단 일을 맡았다. 처음 맡은 역할은 인사 담당 이사였다. 아버지 아더가 이끌던 스틸러스의 성적은 오랫동안 좋지 못했다. 1947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게 최대 성적이었다. 루니는 열린 마음으로 실용적이며 효율적인 경영을 추구했다. 일단 유능한 선수 발굴에 주력했다. 스포츠 전문가인 빌 넌 피츠버그 쿠리어 스포츠 담당 편집장의 조언을 경청했고 1967년 NFL에서 처음으로 흑인 임원을 고용해 흑인들이 주로 다니는 대학에서 경기력이 우수한 흑인 선수를 발굴했다. 스틸러스는 1960년대 후반부터 팀 성적이 오르며 1972년 디비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1974년에는 팀이 소속된 AFC에서 우승컵과 수퍼볼 우승을 거머쥐었다. 1975년 구단 사장에 취임한 루니는 이후 5번이나 더 롬바르디컵(수퍼볼 우승컵)을 차지했다. 1988년 아버지 아더가 세상을 뜨자 루니는 팀을 완전히 넘겨 받았다.● 탁월한 갈등 중재자 1970~80년대 NFL에서는 선수와 구단 경영진 사이에는 임금 등의 문제로 갈등이 잦았다. 루니는 다른 구단주들과는 달리 별다른 이견 없이 사안을 조율하며 무난하게 노동 문제를 해결한 탁월한 경영인이었다. 1982년 그는 시즌 절반이나 파업으로 이끌었던 단체교섭 협상을 선수, 구단주 모두에게 신뢰를 얻으며 합의를 도출시켰다. 루니는 NFL의 핵심 축이었다. 1920년 오하이오주 캔턴에서 미국프로미식축구협회로 출발한 NFL은 현재 32개 구단이 가입돼 있으며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 스포츠리그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하지 않았다. 1930~40년대에는 어메리칸풋볼리그, 전미풋볼콘퍼런스 등 경쟁 미식축구 리그가 등장했다. NFL은 1950년대에서야 북미에서 독점적인 프로 미식축구리그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기간도 길지 않았다. 1960년 NFL 가입이 거절된 구단주들과 NFL 구단의 소수 주주들이 아메리칸풋볼리그(AFL)를 만들었다. NFL은 또 다시 강한 도전을 받았다. 루니는 1970년 AFL이 NFL에 통합돼 26개 구단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해냈다. 1993년 NFL 소속 구단이 선수에게 지불할 수 있는 연봉총액의 상한을 설정한 ‘샐러리캡’을 설계한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했다. 루니는 오랫동안 진보적인 정책의 지지자였다. 그는 NFL 사상 처음으로 흑인 임원을 고용했을 뿐만 아니라 소수인종을 배려한 ‘루니 룰’을 만든 주인공이다. 2002년 토니 던지 탬파베이 버캐니어스 감독과 데니스 그린 미네소타 바이킹스 감독이 해임됐다. 두 사람이 좋은 성적을 내고도 해임되자 논란이 일었다. 던지와 그린은 공교롭게도 흑인 감독이었다. 인권센터에서는 구단들이 흑인 감독을 백인 감독 보다 쉽게 해임하고 임용 자체를 기피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통계를 들며 명백한 인종 차별이라고 반발했다. 루니는 다른 구단주들을 설득해 구단들이 감독을 새로 영입할 때 반드시 한 명 이상의 소수계를 후보군에 넣어야 하는 ‘루니 룰’을 만들었다. 루니 룰이 시행된 뒤 NFL에서 흑인 감독은 6%에서 22%로 껑충 뛰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는 2007년 흑인인 마이크 톰린을 감독으로 선임했다.● 말년에는 열정적인 아일랜드 주재 미국 대사로 2009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루니를 아일랜드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했다. 평생 공화당원이었던 루니는 2008년 1월 당시 오바마의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연설을 보고 오바마의 지지자가 됐다. 이후 루니는 오바마가 대선에서 중요한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를 누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루니를 대사로 지명하면서 “아일랜드의 평화, 문화, 교육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자였다”고 밝혔다. 루니는 아일랜드 이민자 후손답게 1970년대 아일랜드의 평화와 통합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아일랜드 펀드’를 공동 설립했다. 이 펀드는 3억 달러(약 3378억 원) 이상을 아일랜드 평화와 발전을 위해 투자했다. 루니는 70대 후반의 나이에 외교관으로 변신할 정도로 열정적인 인물이었다. 대사 임기를 마친 2012년까지 아일랜드의 32개 카운티를 모두 방문했다. 과거 32개 카운티를 모두 방문한 미국 대사는 없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루니가 별세하자 “고인은 내 친구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피츠버그 시민들의 친구였으며, 모범 시민이자 미국을 위엄있고 명예롭게 세계 무대에 소개한 인물이었다”고 애도했다.이유종기자 pen@donga.com}

    • 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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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말바꾸기” vs “색깔론”…입씨름만 120분

    #1“말바꾸기” vs “색깔론”… 입씨름만 120분#2 5·9대선 후보들은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개최한 첫 TV토론회에서 격돌했습니다.토론 주제는 외교 안보 및 대북정책, 권력 기관 및 정치 개혁 방안이었죠. 그러나 정작 토론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자서전에 등장하는 ‘돼지 흥분제’ 논란으로 시작됐습니다.#3-정의당 심상정 후보“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 사퇴하는 게 맞다.”-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이미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형사 피고인으로 재판 중이다. 돼지 흥분제로 강간 미수 공범이다.”-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12년 전 자서전에서 고해성사까지 하고 잘못했다고 했다. 또 문제 삼는 것은 참 그렇다. 정말 후회한다.”#4자유토론 첫 번째로 발언권을 얻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송민순 회고록’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몰아붙였습니다. 2007년 11월 노무현 정부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과정을 거론하며 “거짓말이 들통 날까 봐 계속 말 바꾸기 하는 것 아니냐”며 문 후보를 몰아붙였죠.#5-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2007년 11월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대통령이 기권 결론을 내렸다고 배석했던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이 경위를 밝혔다. 11월 18일 회의 내용도 당시 국가안보전략비서관(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이 녹취록과 함께 사실관계를 밝혔다.”“다시 한 번 확인하고 의문이 있으면 다음 토론 때 질문해 달라.”-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재차 질문을 하려는 모습.)-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답변) 끊지 마세요. 유 후보가 합리적, 개혁적 보수라고 느껴왔는데 대선 길목에서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꺼낸 것은 좀 실망스럽다.”#6-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대통령 될 사람이 북한 인권 문제 등을 김정은에게 미리 통보한다든지 물어본다면 안 된다는 것 아닌가. 이게 왜 색깔론인가.”-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송민순 전 장관에 대한 (문 후보의) 이야기는 거짓말이다. 이명박 정부 때 대북 지원한 것이 더 많았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색깔론을 극복하는 게 보수가 다시 태어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전형적인 안보장사다.”-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 (….)#7-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최근 공개된 민주당의 안 후보 네거티브 문건을 들어 보이며 문재인 후보에게) 제가 갑(甲)철수냐, 안철수냐. 제가 MB(이명박) 아바타냐.”-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무슨 말이냐.”-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안 후보의 아내인) KAIST 교수가 서울대 교수로 이직한 것이 특혜인가, 아니면 권력실세 아버지(문 후보)를 둔 아들이 5급 직원으로 채용된 게 특혜인가. 모두 다 투명하게 검증받는 게 옳다. 이 자리에서 약속하겠느냐.”-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내 얘기는 이미 끝났고 안 후보는 열심히 해명하시라.”#8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첫 토론회에선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됐습니다. 일부 후보들이 주제와 상관없는 발언을 수시로 꺼내들면서 토론은 중구난방으로 치달았죠. “형평성도 중요하지만 여론조사 1, 2위나 3위 후보까지만 참여해 자유 토론을 갖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 패널이 참여해 토론의 집중도를 높이는 방식도 필요하다.”-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학) 기획·제작 | 이유종 기자·신슬기 인턴}

    •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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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주자 오늘의 말말말/21일]劉 “홍준표는 범죄 심리학자들이 연구해야 할 대상”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제시한 전통문으로 보이는 문서가 북쪽에서 온 것이라면 거꾸로 국가정보원이 그에 앞서 보낸 전통문이 국정원에 (보관돼) 있을 것이다. 국정원이 그것을 제시하면 이 문제는 그것으로 깨끗하게 다 설명이 될 것이다.”(송 전 장관이 공개한 ‘쪽지’는 2007년 11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 한국 정부가 ‘기권 결정’을 하겠다고 북한에 통보한 뒤 받은 전통문이라고 주장하며)-“(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내에 단계적으로 ‘남녀동수 내각’을 실현하겠다.”(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 대통령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하는 (국가) 지도자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닉슨은 결국 거짓말을 하다가 쫓겨났다. (문재인 후보가 이런 논란을 놔두고) 얼버무려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것은 ‘날치기 대선’이기 때문에 그렇다.” (문 후보가 2007년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에 의견을 물었다는 논란을 부인하자)-“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으려고 한 것이다. 2006년도에 기자들에게 이미 해명을 했다. 끝난 사건을 또다시 들추는 것을 보면 내가 유력 후보가 되긴 했구나 싶다.” (2005년 펴낸 저서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친구의 짝사랑을 위해 돼지 흥분제를 구해줬다는 내용에 대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국방백서에는 (주적이라는 단어는 없고) 적으로만 규정돼 있다. 북한군과 북한정권이 적이라고 돼 있다. (적과 주적은) 사실상 같은 것이다.” (국방부 백서에 ‘적’이라는 표현만 있어서 집권 이후 ‘주적’이라는 단어로 바꿀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목소리는) 선거 벽보와 같은 것이다.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것이다. 역사상 최초로 시도를 해봤다. 쉬운 것은 아니다. 국가를 바꾸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데 제 의지를 보여드리려고 (목소리를) 바꿨다.”(목소리가 바뀌었다는 지적에 대해)◆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저는 지금 민주적 절차로 뽑힌 대선 후보다. 이런 후보가 지지율이 낮다고 사퇴(해야) 한다면 대선을 할 필요가 없다. 여론조사를 (해서) 1등을 (차지)한 사람 혼자 나오면 된다. 이건(지지율이 맞다고 사퇴해야 한다면) 민주주의의 기본을 훼손하는 것이다.”(유 후보의 지지율이 낮아 일각에서 사퇴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본인이 자기 손으로 소제목까지 달아서 성폭력을 모의한 것을 직접 썼다. 자기 손으로 쓴 것이다. (홍 후보는) 범죄 심리학자들이 연구(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 후보와 연대를 한다? 제가 정치를 하는 한 있을 수 없다.” (홍 후보가 자신의 저서에 돼지발정제 논란과 관련된 내용을 직접 쓴 것을 두고)◆심상정 정의당 후보-“4대강 사업은 단국 이래 최대 환경재앙 토목사업이다. 국민세금 22조 원을 쏟아 부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청문회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4대강 국정조사를 실시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토론 시간을 재보진 않았지만 안철수 후보에게 더 많이 추궁하는 시간을 할애했다.”(21일 대선주자 TV토론에서 문 후보를 안 후보 보다 더 많이 비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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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Star] 채널A 황순욱 앵커 솔직 담백 인터뷰 공개

    매주 월~금요일 오후 5시 40분부터 90분간 방송되는 채널A의 ‘뉴스 TOP10’은 황순욱 보도본부 차장이 진행한다. 뉴스 취재와 제작에 정통한 보도본부 간부 35명이 매일 주요 아이템을 놓고 토론과 투표를 통해 10가지를 엄선하고 해당 이슈를 직접 취재한 동아일보, 채널A 기자가 패널로 출연해 펄떡이는 소식을 전한다. 깊이를 더했다고 딱딱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른바 ‘뉴스쇼’를 표방한다. 그 중심에 있는 황 앵커. 그는 “재미와 깊이를 모두 선사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와 나눈 솔직 담백 인터뷰를 공개한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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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종의 오비추어리] ‘꿈 전도사’로 변신한 특허 소송꾼 유진 랭

    미국 빈민가의 청소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대학 진학을 도운 ‘특허 소송꾼’으로 유명한 기업인 유진 랭. 그가 8일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8세. 가난한 ‘흙수저’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랭은 대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특허를 보유해 큰 돈을 번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액정표시장치(LCD),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전자기기에 꼭 필요한 특허를 다량 확보했고 특허사용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큰 돈을 벌었다. 자신의 특허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기업들에게는 소송도 불사했다. 이 때문에 랭은 산업계에선 ‘투사’로 불렸지만 가난한 학생들에게는 ‘꿈 전도사’로 추앙받았다. 그는 장학재단을 세워 1만8000명 이상의 저소득층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후원했다. 그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은 대부분 흑인, 히스패닉 출신들이다. 그러나 그의 개인적인 모습은 소박했다. 항공기를 이용할 때는 이코노미 석을 이용했고 비싼 자가용 대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녔다.● 자수성가한 냉혹한 특허 소송꾼 랭은 1919년 3월 헝가리, 러시아 출신 유대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랭의 아버지 다니엘은 헝가리에서 체제 전복적인 서적을 배포하다 실형 선고를 받아 1911년 미국으로 이주해온 인물이었다. 다니엘은 뉴욕 브루클린의 조선소 노동자로 생계를 꾸렸다. 랭의 가족은 다른 세입자들과 화장실을 함께 쓰는 월 임대료 12달러짜리 아파트에 살았다. 랭은 공립학교인 타운센드해리스고교를 다닐 무렵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당시 학비가 싼 공립대에 진학하려고 했으나 한 단골 손님의 소개로 15세에 장학금을 받고 명문 사립대인 스와스모어대(펜실베이니아 주 소재)에 진학했다. 스와스모어대는 앰허스트대 등 미국의 9개 명문 학부 중심 대학 중 하나다. 2013년 일간지 ‘USA투데이’와 입시전문기관 ‘프린스턴리뷰’가 실시한 ‘대학가치 평가조사’에서 명문 하버드대를 제치고 사립대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랭은 1938년 스와스모어대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40년에는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브루클린폴리테크닉대(현 뉴욕대 공과대학)에서 기계공학 박사 과정을 다니기도 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군에 입대해야 했으나 ‘평발’이라 면제 판정을 받았다. 대신 롱아일랜드의 항공기 부품공장에서 일했다. 평직원으로 입사해 특유의 성실함과 영민함으로 일찌감치 관리자로 승진했고 어린 나이에 공동 대주주에 올랐다. 경영진이 된 그는 1949년 회사의 사업 영역을 크게 확장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는 1952년 최첨단 기술의 특허를 확보하고 하이테크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리팩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리팩은 액정표시장치(LCD),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비디오카세트리코더(VCR), 신용카드 조회 시스템, 바코드 스캐너, 카세트플레이어, 캠코더, 전자 키보드 등에 필요한 특허를 대량으로 확보했다. 리팩은 이후 무단으로 보유 특허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수천 건의 소송을 걸었다. 리팩에게 소송당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기업에서 대형 창업기업까지 다양했다.● 할렘가에 등장한 ‘드림 메이커’ 랭은 1981년 6월 맨해튼 이스트할렘의 한 공립학교인 호이후드초등학교에 졸업생 축사를 하러 갔다. 당시 졸업생인 6학년 학생은 모두 61명이었다. 그는 ‘50년 전 자신도 같은 학교를 다녔고 열심히 일해 큰 돈을 벌었다. 너희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강단에 서자 이런 따분한 축사를 할 수 없었다. 랭은 “학생들은 대부분 흑인이나 히스패닉이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의 ‘I have a dream’ 연설에 대해 말하기로 했다”고 훗날 털어 놓았다. 랭은 61명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한다면 연간 2000달러씩 4년 동안 장학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했다. 강당에는 ‘헉’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의 용단은 큰 주목을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은 그를 백악관에 초대할 정도였다. 랭은 또 “내가 그런 약속을 했을 때 호이우드초등학교 교장은 ‘한두 명 정도만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장학금을 주는 것만으로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성공한 인생을 살기 어렵다”고 했다.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은 대학 장학금이 보장돼도 대학에 진학하기 전에 마약, 폭력 등에 휩쓸려 감옥에 갈 수 있다. 여학생들은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랭은 포기하지 않았다. 맨해튼에 ‘I have a Dream’ 재단을 세우고 학생들을 관리할 매니저를 고용했다. 모든 학생들에게 멘터를 붙여주며 개인 지도까지 했다. 61명 가운데 52명이 뉴욕에 남아 그의 후원을 받았고 30명 넘게 대학에 진학했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6학년 학생들에게 투자하는 게 시기상 너무 늦다는 것을 알게 됐고 3, 4학년부터 후원하기 시작했다. 랭은 자신의 후원을 받은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일자리까지 소개했다.● 기부로 마친 여생 랭의 재단은 30여 년 동안 1만8000명이 넘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연결해 장기간 관리하며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후원했다. 저소득층 학생들은 통상 9% 정도만이 학사 학위를 받는다. 하지만 이 재단의 후원을 받으면 3배 이상으로 대학 진학률이 올라간다. 랭은 뉴욕의 다른 부자들에게 후원하도록 설득했다. 랭의 설득에 감명을 받은 월스트리트의 투자 은행가 조지프 라익은 1992년 브루클린에 초등학교를 세웠고 이 학교는 미국의 차터스쿨(대안학교 성격의 공립학교) 운동을 일으키는 계기 중 하나가 됐다. 랭은 장학재단 뿐만 아니라 교육기관에도 많이 기부했다. 모교인 스와스모어대에 5000만 달러(약 570억 원)를 기부를 했고 뉴스쿨대에 자신의 이름을 딴 인문학 중심 단과대학인 유진랭대에 2000만 달러(약 228억 원)를 기부했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의 유진랭 기업가정신센터에도 기부금을 남겼다. 그의 기부금을 모두 더하면 1억5000만 달러(약 1710억 원)에 달한다. 랭은 생전에 스와스모어대 재단 이사장,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협회 이사, 서클인더스퀘어씨어터(브로드웨이의 극장) 회장 등도 지냈다. 2남 1녀를 뒀으며 막내 아들은 영화 ‘아바타’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 스티븐 랭이다. 랭의 꿈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20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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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종의 뉴스룸]테러까지 예측하는 네덜란드 통계청

    네덜란드 통계청은 지난달 31일 ‘사회적 긴장 지표(Social Tension Indicator)’를 전격 공개했다. 2010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소셜미디어에 드러난 네덜란드인의 불안, 걱정 심리를 빅데이터(대용량 정보 분석)로 분석해 간단한 지표로 만들었다. 사회적 긴장 지표는 2015년 11월 13일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프랑스 파리 테러가 발생했을 때 극에 달했다. 다문화사회를 지향하는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이어지자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그 결과 거대한 ‘통계의 힘’을 빌려 실시간 사회적 긴장 지표를 만들고 테러에 적극 대처하기로 한 것이다. 근대 통계학은 17세기 영국에서 시작됐다. 최초의 인구통계학자로 꼽히는 존 그랜트(1620∼1674)는 런던 시민의 사망률을 조사해 당시 창궐했던 페스트의 양상을 분석했다. 네덜란드의 통계도 출생, 사망 조사에서 출발했다. 1895년 인구 조사가 처음으로 실시됐고 19세기 말 통계 수요가 크게 늘자 1899년 1월 아예 통계청을 세웠다. 당시 여러 부처에서 제각기 통계를 생산했는데, 정확하지 않을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인구, 경제성장률, 실업률 등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았고 이를 잘 활용하는 국가 중 하나로 성장했다. 네덜란드 통계청은 지난 한 세기 동안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했다. 먼저 통계의 표준화를 추구했다. 컴퓨터가 대량으로 보급된 뒤에는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만들었다. 통계 생산 및 유통의 효율화도 부단하게 노력했다. 2010년대 빅데이터가 큰 주목을 받자 효율성을 간파하고 적극 수용했다. 별도 조직까지 만들었고 통계 수집 방식 자체를 크게 바꿨다. 과거 물가상승률을 조사할 때는 조사원들이 직접 가게를 찾아 샘플 제품의 가격을 일일이 기록하고 가격의 평균을 낸 뒤 물가상승률을 산출했다. 매우 번거로운 작업이었지만 빅데이터를 도입한 뒤에는 매장 계산대에서 거래정보(바코드)를 얻어 물가상승률 산출에 활용한다. 생산하는 통계 종류도 국민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것으로 대폭 바꿨다. 집값은 집주인이 실제로 거주할 때 더 비싼 값에 팔린다거나 동네 식당, 술집, 스낵바의 매출까지 분기별로 책정해 자료를 내고 있다. 보급에도 적극적이다. 일반 언론사와 유사한 대형 뉴스룸을 운영하며 자체 홈페이지에 통계, 동영상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전체 예산의 5∼7%는 연구비로 책정한다. 네덜란드 통계청은 인터넷 검색서비스 구글과 뉴스전문 채널인 CNN을 합친 형태의 디지털 정보 서비스 기관을 지향한다. 한국의 공공 통계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 세부 항목에 따른 구체적인 통계가 부족할 때도 많다. 활용 가치가 떨어진다. 공공기관에서만 필요한 ‘관급’ 통계도 많다. 민간에서 확인되지 않은 부정확한 통계도 넘쳐난다. IT 시장분석기관 IDC는 올해 전 세계 빅데이터 및 분석 시장이 1500억 달러(약 171조 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에서 수집한 양질의 통계를 토대로 민간에서 부가가치를 올려 다양한 통계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정보는 공유하고 새롭게 가공할 때 그 가치가 더 커진다.이유종 디지털통합뉴스센터 기자 pen@donga.com}

    • 201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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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주자 오늘의 말말말/16일] 洪 “보편적 복지는 공산주의 ‘배급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스탠딩 토론을 놓고 제 체력 문제를 말하기도 했던데, 저는 제 나이만큼 오히려 경륜이 커졌다고 생각하는데 그쪽(상대 당)에서는 나이가 든 것을 오히려 비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김유정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이 ‘2시간도 서 있지 못하겠다는 문재인 후보 국정 운영은 침대에 누워서 할 것입니까’라고 비꼬자) “고속도로 요금은 내리고 무료구간은 늘려 단계적으로 무료화 하겠다.”(대중교통정책 공약 발표 도중)◆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아내가 사과했다. 저도 같은 마음이다.” (아내의 보좌진 사적 동원에 대해) “이미 말씀드렸다.”(네 줄짜리 문자메시지 사과문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대해 더 이상 언급을 꺼리며)◆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더 이상 정치인들이 거기 얼쩡거리면서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안했으면 한다. 그래서 저는 그 자리에 안 가기로 했다.”(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경기 안산 분향소에서 열리는 행사에 불참하는 이유에 대해) “보편적 복지는 공산주의 ‘배급제’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국가대개혁 비전 선포 회견문)◆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우클릭’이 아니고 그분은 늘 제일 극우 쪽에 계셨다. 본래 거기 계셨는데 우클릭을 할 것도 없다.” (홍 후보의 우클릭에 대해) “정책선거를 하라면서 정책에는 관심이 없고 세탁기(홍 후보의 세탁기론)에만 관심이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들이 유 후보의 정책에 대해 덕담하자)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2017-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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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다음 대통령 누가 됩니까”…남한 기자 눈에 비친 평양

    #1남한 기자 눈에 비친 평양#2“(대선 후보인) 안철수 선생이 문재인 선생을 많이 따라잡은 것 같던데….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는 겁니까?”한국 기자들은 2018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 취재를 위해 3일 오후 평양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평양에 도착한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연락관’이라고 불리는 40, 50대의 중년 7, 8명과 함께 보내야 했죠. #3.평양 한복판 여명거리 곳곳에는 새로 지어 올리는 고층 건물들이 보였습니다. 여명거리는 김일성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영흥사거리까지 동서로 난 도로에 새로 건설 중인 시가지. 북한 관계자는 “여명거리에 짓고 있는 건물들은 7시간에 한 층씩 올라간다. 믿지 않겠지만 저 건물들엔 모두 노동자들이 살고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4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 소속이라고 밝힌 이들은 한국 정세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대통령 관련 여론조사 이야기에서부터 ‘세월호가 이제는 뭍으로 올라오지 않았습니까?’ ‘박근혜(전 대통령)가 세월호 사건 때 주사를 맞았다는 게 사실입니까?’‘촛불시위에는 나가 보셨습니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 걸 보면 남측 대통령도 누가 될지 모르는 것 아니냐’ 등의 질문이 이어졌죠.#5숙소인 47층의 양각도호텔 방에서는 중국중앙(CC)TV와 카타르에 본사를 둔 알자지라 방송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국인들이 드나드는 로비에서는 오로지 조선중앙TV만 볼 수 있었죠. 조선중앙TV에서는 끊임없이 김일성 일가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모란봉 악단의 체제 찬양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6평양에는 광고판이 없는 대신 어디서든 ‘온 나라와 전민이 김일성·김정일 주의화 하자’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구호가 많이 보였습니다. 거리는 깨끗하고 잘 정리돼 있었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30~40년은 된 듯한 낡은 아파트가 많았고 큰 건물에도 균열이 있었습니다. 이런 거리를 촬영할 때면 “선생, 어디에 쓰려는 겁니까”라며 제지했죠. 밤이면 어두운 가운데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만 빛났습니다.#7평양에서는 물건을 사고 잔돈을 받기 힘들어 껌으로 대신 받는 경우도 있었고 북한에서 쓰는 일종의 신용카드인 ‘나래 카드’는 한밤중에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카카오톡을 비롯한 페이스북, 구글, 뉴욕타임스,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접속이 자유로웠지만 한국의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접속했을 때는 메인 화면만 뜨고 이후 화면으로 진행이 되지 않았죠. 별도의 아이디(ID)를 발급받아야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통제했습니다. #8서울에서 평양까지 거리는 서울과 전주 거리와 비슷한 200km 남짓. 그러나 중국을 거쳐 평양에 들어갈 때까지는 지구 반대편 남미까지 가고도 남을 30시간이 걸렸습니다. 오전 11시 20분 예정이던 평양 출발 비행시간은 별다른 설명 없이 오후 4시 30분으로 연기됐습니다. 비행기 사정인 듯했죠. 서울과 평양의 거리는 언제쯤 좁혀질까요. 원본 | 공동취재단·이승건 기자기획·제작 | 이유종 기자·김한솔 인턴}

    • 2017-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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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 clip]‘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 ‘한국서 대학 졸업한다면 무슨 일 하겠나’ 질문에…

    “내가 인생을 살며 느낀 건 일반 대중과 반대로 하면 더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라면 창업할 방법을 찾겠다. 통일된 한국에서 유망한 사업을 찾겠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75)는 3월 23일 ‘당신이 한국에서 막 대학을 졸업했다면 무슨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대뜸 이렇게 말했다. “당신(기자) 또래 한국인들은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한다. 정부 영역이 천국이라고 생각한다. 안심할 수 있고 수입이 안정적이니까. 하지만 나라면 일반 대중의 흐름을 벗어나겠다. 정부가 날 뽑아 주지도 않겠지만 말이다.” ‘왜 안 뽑힐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난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니까!”라며 웃었다. 그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혜와 투자 감각으로 한국의 청년실업, 교육제도, 4차 산업혁명, 대통령 선거 등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말했다. 한국을 향한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아프지만 해법은 명쾌했다. 싱가포르 자택에 있는 그와의 인터뷰는 화상전화 ‘스카이프’로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2017-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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