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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원대 재산이 있다는 손녀의 돈 자랑에 중국 지방정부 퇴직 간부의 부정 축재가 뒤늦게 드러났다. 이 퇴직 간부는 재산을 몰수 당하고 당적도 박탈됐다. 11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 기율위원회·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전날 선전시 교통국 화물운수관리분국의 전 분국장 중겅츠(75)의 당적을 박탈하고 불법 소득을 몰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부정 축재 등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해 처벌하기로 했다.2007년 11월 퇴직한 75세의 전직 간부가 퇴임 16년 만에 처벌받게 된 것은 그의 손녀 베이지녠위가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微博)에 집안의 부를 과시하는 글을 올리면서다. 베이지녠위는 3월 웨이보에 ‘북극 메기’라는 필명으로 가족 7명이 호주로 이민한 사실을 알리며 “우리 집의 막대한 재산은 많은 중국인이 제공한 것이다. 내가 어떻게 중국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글을 올렸다.그는 “우리 집 재산은 아홉 자릿수”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위안화로 아홉 자릿수이면 수억 위안이고 1억 위안은 약 185억원이다. 집안 재산이 수백억 원대라고 자랑한 것이다. 베이지녠위는 자신의 할아버진인 중겅츠의 젊은 시절 사진을 올리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횡령을 한 것 같다”는 말도 했다. 그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나를 욕하는 사람이 1년 동안 번 돈을 나는 하루 만에 쓴다. 집안에 청장급 이상 간부가 없는 사람은 나를 욕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중국 내에 공분이 커졌고, 그가 중겅츠의 손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상조사에 나선 선전시 교통국은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하다가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기율감찰위가 중겅츠의 부정 축재 사실을 확인하고 처벌에 착수했다.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부정부패 인사는 아무리 깊이 숨어도 대중의 눈을 피할 수 없고 당의 기율과 국가의 법률을 피할 수 없다. 당의 간부는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고 엄격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중국 쓰촨성 이빈시는 올 초부터 대대적인 의료 비리 조사에 나서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 등 부당 이익을 챙긴 공립병원 책임자 등 1200여 명을 징계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일 척 슈머 미국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상원 의원단을 접견하면서 정상회담 하듯 마주앉은 장면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올 6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예방했을 때 상석에 앉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11월 미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올 6월 블링컨 장관을 만났을 당시 회의장 상석에 앉아 미중 외교장관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방식을 연출했다. 양국 외교 대표단을 테이블 양쪽에 거느리고 지시하거나 격려하는 모양새로 보이도록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 7월 재닛 옐런 재무장관, 8월 존 케리 기후특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미 행정부 고위급 인사가 방중했을 때는 아예 직접 만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4개월 만인 이번 미 상원 의원단과의 면담에서는 확대 정상회의 형식으로 일렬로 마주 앉는 대등한 방식을 취했다. 시 주석은 상원 의원단과의 면담에서 양국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미중 관계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兩者) 관계’로 정의하며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할 이유가 1000가지가 있지만, 양국 관계를 망칠 이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을 여러 대통령을 포함해 많이 이야기했다”며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을 만났을 때 시 주석이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야 하며 정당한 권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하며 미중 갈등으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유화적 자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미국 측에 성의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양국 정상회담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양국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왕원타오(汪文濤)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이날 슈머 원내대표를 만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를 비롯한 미국의 대(對)중국 경제 제재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중국 상무부는 “왕 부장과 미 상원 의원단이 중미 공동 관심사인 경제 및 무역 관계에 대해 이성적, 실무적으로 토론했다”며 “대중 수출 규제와 투자 제한, 중국 기업 제재, 인적 왕래 제한과 주미 중국 기 업에 대한 공평 대우 문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 집권 민주당의 대중국 강경파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미 의회 대표단이 7일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 도착했다. 미 의회 대표단의 중국 방문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미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 의회 지도부까지 중국을 찾아 양국 갈등의 관리 국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의 입장 차이 또한 여전했다. 슈머 대표는 7일 천지닝(陳吉寧) 상하이 당서기와 만나 “미국 기업도 중국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미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규제, 중국을 비판하는 외국인에 대한 강도 높은 탄압을 가능케 한 반(反)간첩법 시행 등에 대한 우려를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지역의 분열을 조장하고 평화를 파괴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슈머 대표 등은 이번 방중 기간 시 주석을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성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美 행정부 인사 이어 의회 실세 방중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슈머 대표는 천 서기와 만난 자리에서 “많은 미국인들은 중국이 미 기업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미 기업도 중국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상호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 경쟁할 준비가 돼 있지만 갈등을 추구하지 않으며, 평등한 경기장을 만들기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천 서기는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면 전 세계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상하이에만 5640개의 미국 기업이 있다. 양국 무역의 촉진을 논의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슈머 대표는 미 의회의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추진한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입법을 주도했다. 그는 이번에 같은 당의 존 오소프, 매기 해선 상원의원은 물론 야당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크레이포, 빌 캐시디, 존 케네디 상원의원까지 이끌고 상하이를 찾았다. 미국은 올 6월 이후 최근까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켈리 기후변화 특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를 잇달아 중국으로 보냈다. 여기에 ‘의회 실세’ 슈머 대표까지 초당적으로 의원단을 이끌고 중국을 찾아 양국 갈등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미 의회 대표단은 방중 일정을 마친 후 한국과 일본도 찾는다.● 中 관영지, 美-필리핀 모두 비판중국은 갈등 관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견제 의지를 드러냈다. 신화통신은 8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판하며 “미국이 지역 국가들에 미국과 중국 중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은 특정 국가(미국)의 패권이 아니라 지역의 공동이익에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필리핀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지인 남중국해에서 2일부터 미국, 일본 등과 연합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 매체는 “필리핀과 역외 국가가 남중국해에 해군을 파견한다면 중국도 인민해방군을 파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일본의 초당파 의원모임 ‘일화(日華) 의원간담회’ 소속 의원 40여 명이 7∼10일 대만을 방문하는 것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의원들은 대만 건국기념일인 10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만나 양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중국을 자극할 만한 발언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 집권 민주당의 대중국 강경파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미 의회 대표단이 7일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 도착했다. 미 의회 대표단의 중국 방문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미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 의회 지도부까지 중국을 찾아 양국 갈등의 관리 국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의 입장 차이 또한 여전했다. 슈머 대표는 8일 천지닝(陳吉寧) 상하이 당서기와 만나 “미국 기업도 중국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미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규제, 중국을 비판하는 외국인에 대한 강도높은 탄압을 가능케 한 반(反)간첩법 시행 등에 대한 우려를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 또한 같은 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지역의 분열을 조장하고 평화를 파괴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슈머 대표 등은 이번 방중 기간 중 시 주석을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성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美 행정부 인사 이어 의회 실세까지 방중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슈머 의원은 천 서기와 만나 “많은 미 유권자는 중국이 미국 기업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미국 기업도 중국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상호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우리는 경쟁할 준비가 돼 있지만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이에 천 서기 또한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면 전 세계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상하이에만 5640개의 미국 기업이 있다. 양국 무역의 촉진을 논의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슈머 대표는 미 의회의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추진한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입법을 주도했다. 그는 같은 당의 존 오소프, 매기 해선 상원의원은 물론 야당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크레이포, 빌 캐시디, 존 케네디 상원의원까지 이끌고 상하이를 찾았다.미국은 올 6월 이후 최근까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켈리 기후변화 특사,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를 잇따라 중국으로 보냈다. 여기에 ‘의회 실세’ 슈머 대표까지 초당파 의원들을 이끌고 중국을 찾아 양국 갈등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미 의회 대표단은 방중 일정을 마친 후 한국과 일본까지 찾기로 했다.● 中관영지, 美-필리핀 모두 비판중국은 갈등 관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견제 의지를 드러냈다. 신화통신은 8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판하며 “미국이 지역 국가들에게 미국과 중국 중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은 특정 국가(미국)의 패권이 아니라 지역의 공동이익에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필리핀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지인 남중국해에서 2일부터 미국, 일본 등과 합동 군사 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 매체는 “필리핀과 역외 국가가 남중국해에 해군을 파견한다면 중국도 인민해방군을 파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중국은 일본의 초당파 의원 모임 ‘일화(日華) 의원간담회’ 소속 의원 40여 명이 7~10일 대만을 방문하는 것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문단에 속한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집권 자민당 의원은 대만 방문 직전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재팬(All Japnan)’으로 대만을 지원한다는 의사 표현”이라고 밝혔다.일본 의원들은 대만 건국기념일인 10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만나 양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중국을 자극할 만한 발언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다 올 7월 갑자기 해임된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장관)과 내연 관계인 홍콩 유명 방송인이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얻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친 전 부장 경질 사유와도 관계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FT에 따르면 친강과 내연 관계인 여성은 TV 진행자 푸샤오톈(傅曉田·40)이다. FT는 푸샤오톈 주변 인물들을 인용해 “그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가졌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두 사람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관계가 친 전 부장 경질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FT는 이 아이 아버지가 친 전 부장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푸샤오톈은 2010년경 주영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친 전 부장을 런던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두 사람이 2020년경 베이징에서 재회해 가까운 관계가 됐다고 전했다. 푸샤오톈은 홍콩 위성방송 펑황TV 진행자로 일하던 2022년 3월 친강 당시 주미 대사를 인터뷰했다. 하지만 친 전 부장이 지난해 말 외교부장에 임명되면서 거리를 두기 시작하자 푸샤오톈이 소셜미디어에 둘의 관계를 조금씩 흘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푸샤오톈은 올 3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자기 아이 아빠가 미국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같은 달 12일 친강이 국무위원으로 승격하자 아기가 손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승리의 결말’이라고 적었다. 1주일 뒤 친 전 부장 생일(19일) 무렵에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채 아이 아빠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4월 이후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했고 6월부터 종적을 감췄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이뤄지면서 중국과 홍콩에서 활동하는 국제 로펌들이 변호사를 줄이고 있다. 일부 로펌에서는 현재 중국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평가한다.27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로펌 링클래터스는 최근 중국, 홍콩에서 변호사 20명을 해고했다. 링클래터스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장기적 침체에 대응한 적절한 해고”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화이트앤케이스, 커클랜드앤엘리스 같은 유명 국제 로펌도 중국과 홍콩에서 변호사를 대폭 감축했다. 중앙통신은 “지난해 말 중국 당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지하면서 경기가 곧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상은 달랐다”면서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많이 빠져나가면서 로펌 업무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국제 로펌 주요 업무인 기업공개(IPO)도 감소 추세다. 올해 홍콩 증시에서 IPO를 통한 조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줄었다. 중앙통신은 중국 당국이 경제 성장보다는 ‘반(反)간첩법’이나 ‘대외관계법’으로 외국인 활동을 제약하는 등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국제 로펌 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의 경제 통계 접근을 제한하는 등 정보 제공 범위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한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고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第一財經)이 27일 전했다. 특히 선물용 중저가 술 판매량은 ‘제로코로나’ 정책이 유지되던 지난해 동기보다 줄었다. 톈진의 주류 판매상은 “보통 국경절 연휴를 앞둔 한 달 간 매출이 600만 위안(약 11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의류와 스포츠용품 판매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다 올 7월 갑자기 해임된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장관)과 내연 관계인 중국 유명 방송인이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얻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친 전 부장 경질 사유와도 관계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26일 FT에 따르면 친강과 내연 관계인 여성은 TV 진행자 푸샤오톈(傅曉田·40)이다. FT는 푸샤오톈 주변 인물들을 인용해 “그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가졌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두 사람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관계가 친 전 부장 경질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FT는 이 아이 아버지가 친 전 부장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푸샤오톈은 2010년경 주영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친 전 부장을 런던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두 사람이 2020년경 베이징에서 재회해 가까운 관계가 됐다고 전했다. 푸샤오톈은 중국 위성방송 펑황TV 진행자로 일하던 2022년 3월 친강 당시 주미대사를 인터뷰 했다.하지만 친 전 부장이 지난해 말 외교부장에 임명되면서 거리를 두기 시작하자 푸샤오톈은 소셜미디어에 둘의 관계를 조금씩 흘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푸샤오톈은 올 3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자기 아이 아빠가 미국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같은 달 12일 친강이 국무위원으로 승격하자 아기가 손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승리의 결말’이라고 적었다. 1주일 뒤 친 전 부장 생일(19일) 무렵에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채 아이 아빠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4월 이후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했고 6월부터 종적을 감췄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 긴축 장기화 여파로 26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장기화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우려로 강(强)달러 현상이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부동산 위기 재점화도 투자 심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0원 급등한 1348.5원으로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3일(1351.80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1349.3원까지 올랐다. 올 들어 환율은 지난달 17일 1343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 들어 다시 오르는 추세다.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 매도세에 전날보다 32.79포인트(1.31%) 내린 2,462.97에 거래를 마쳐 나흘 연속 하락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4730억 원, 455억 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4976억 원 순매수했다. 이날 원화 가치와 주가 하락은 최근 연준의 긴축 기조 영향이 컸다. 앞서 20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동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을 연준 목표인 2%까지 되돌리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글로벌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미국 긴축 기조 장기화와 이에 따른 강달러는 외국인 투자가의 이탈을 부추긴다. 고금리에 따른 글로벌 투자심리 악화는 신흥국 주식 등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낮출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 투자가들은 코스피에서 455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986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는 1조3079억 원을 팔았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각국 채권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5일(현지 시간) 기준 연 4.5%를 넘어섰다.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0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30년물 미 국채 금리도 4.65%로 마감해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그룹이 재차 위기를 맞은 것도 금융시장 불안에 한몫했다. 샤하이쥔(夏海鈞) 전 최고경영자(CEO)와 판다룽(潘大榮)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구속되고 신규 채권 발행이 중지되는 등 악재가 한꺼번에 터졌다. 25일 헝다는 중국에서 발행한 40억 위안(약 7338억 원)의 채권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가는 25% 이상 급락하며 최종 파산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경제 지표 등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몇 주 안에 나오는 미국 경제 지표들이 부진하면 환율이 1360원대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먼저 밝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한 총리와의 양자 면담에서 이같이 밝힌 것.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시 주석 방한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 주석이 직접 (방한) 얘기를 꺼낸 만큼 양국 간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긴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 외교의 제1 원칙은 ‘상호 존중’”이라며 “우리가 중국에 조르는 모양새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현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먼저 방한 문제를 말한 것과 관련해 “본인이 먼저 방한할 차례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두 차례 방중했지만 시 주석은 방한하지 않았다. 시 주석의 마지막 방한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이다. 시 주석은 한국이 연내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대해선 “적절한 시기에 개최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통상 한중일 정상회의에는 총리를 참석시켜 왔다. 시 주석이 3국 정상회의 개최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3국 정상회의 이후 시 주석의 방한까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정부 “시진핑, 방한 先언급 의미있는 신호… 中과 협의 추진” 韓총리-시진핑 회담 시, 한중일 정상회의도 긍정 반응3국 회의 성사땐 본격 방한 논의 정부는 시 주석이 23일 한 총리와의 면담에서 방한 문제를 먼저 언급한 만큼 향후 외교채널 등을 통해 중국 당국과 관련 협의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11월 한중 정상회담에선 윤 대통령에게 방중을 역제안했던 시 주석이 이번엔 방한 문제와 관련해 이렇게 언급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시그널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면담은) 한중 관계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준 기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일중 정상회의를 하면 3자 회담뿐만 아니라 양자 회담도 따로 한다”면서 “그 이후 시 주석의 방한으로 이어져 가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는 의미가 있다”고도 했다. 연내 개최를 목표로 협의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 방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미일 결속 강화를 막기 위해 중국이 오히려 한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는 현 상황도 우리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그런 만큼 시 주석의 방한 역시 우리가 재촉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시 주석 방한에 목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는 상호 존중이라는 우리 정부의 대중 외교 원칙과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앞서 7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리창(李强) 총리 간 회담도 중국 측 요청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2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각국 지도자급 인사들과 환영 오찬을 가진 가운데 오찬장에 입장하면서 한 총리에게 항저우까지 걸린 시간을 물었다. 이에 한 총리가 “1시간 30분 정도”라고 답하자 “양국이 가까운 나라구나”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이번 한중 양자 면담에선 북-러 정상회담이나 군사협력 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 설명 등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발표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한 총리에게 “한국이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키려는 것을 정책과 행동에 반영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동조하지 말고 밀접하게 연계된 한중 경제 상황을 고려한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여 달라는 압박성 의미가 담긴 메시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일대일로는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사업이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을 만나 “러시아는 일대일로를 높이 평가하고 적극 지지한다”면서 “이를 왜곡하고 먹칠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일대일로 구상 10주년을 맞아 다음 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정상포럼에 참석해 달라는 중국의 요청도 수락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의 일방적인 제재 충격을 극복하고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면서 “중국과의 협력을 더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왕 부장은 “중-러 양국은 다자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며 국제질서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왕 부장은 미국을 겨냥해 “패권주의는 인심을 얻지 못한다”면서 “중-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 발전을 추진하는 중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중-러의 거부권 행사로 북-러 무기 거래 의혹 등에 대응을 못 하는 ‘식물 안보리’에 대한 개혁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에둘러 나타낸 것이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일대일로는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사업이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을 만나 “러시아는 일대일로를 높이 평가하고 적극 지지한다”면서 “이를 왜곡하고 먹칠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일대일로 구상 10주년을 맞아 다음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포럼에 참석해달라는 중국의 요청도 수락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의 일방적인 제재 충격을 극복하고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면서 “중국과 협력을 더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왕 부장은 “중-러 양국은 다자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며 국제질서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왕 부장은 미국을 겨냥해 “패권주의는 인심을 얻지 못한다”면서 “중-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 발전을 추진하는 중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중-러의 거부권 행사로 북-러 무기 거래 의혹 등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식물 안보리’에 대한 개혁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에둘러 나타낸 것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앞둔 17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 매장을 찾았다. 최대 명절을 맞이해 그간 침체됐던 중국인의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실제 매장에도 시민들이 가득했다.국영기업에 다닌다는 30대 여성 천(陳)모 씨는 “그동안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썼는데 최근 이래저래 눈치가 많이 보인다. 마침 화웨이에서 신제품이 나왔다고 해서 살펴보고 가능하면 바꾸려 한다”고 했다. 천 씨에게 ‘왜 눈치가 보이느냐’ ‘직장에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느냐’고 물었지만 답을 하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또 다른 고객 왕(王)모 씨는 “더 많은 중국인이 화웨이폰을 구입해 화웨이가 미국의 불합리한 제재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특히 최근 화웨이가 5세대(5G)용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칩을 탑재한 신제품 ‘메이트 60’과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하면서 왕 씨처럼 소위 ‘애국 소비’에 나서겠다는 중국인이 적지 않다.》여론조사 75% “아이폰 대신 화웨이” 최근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메이트 60’과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5’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는 투표가 진행됐다. 온라인 투표에 참여한 1만3000명 중 약 75%(9903명)가 ‘메이트 60 프로’를 택했다. 조만간 화웨이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일 경제매체 화얼제젠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4∼10일) 화웨이의 점유율은 17.0%로 1위 룽야오(17.2%)에 불과 0.2%포인트에 뒤졌다. 최근 ‘메이트 60’에 쏠리는 관심과 인기를 고려하면 셋째 주(11∼17일) 점유율은 화웨이가 룽야오를 추월해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이 매체는 추정했다. 또 다른 경제매체 차이신 또한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총출하량이 지난해보다 65% 늘어난 3800만 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내년에는 화웨이가 최소 6000만 대를 출하해 전년 대비 증감률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휴대폰 브랜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전체 화웨이의 휴대전화 출하량은 2800만 대였으며 모두 4G 휴대폰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화웨이 창업자 “美 제재는 동기부여”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 런정페이(任正非)가 설립한 화웨이는 2019년부터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을 상징해 왔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화웨이가 각국 통신망에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를 심어 미국과 동맹국의 기밀 정보를 중국공산당에 제공하고 있다며 제재했다. 런 창업자의 딸이며 모친의 성을 따른 멍완저우(孟晚舟) 화웨이 순회회장 또한 2018년 12월 캐나다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1029일간 억류됐던 그가 2021년 9월 광둥성 선전공항으로 귀국했을 때 관영 언론은 멍 회장을 ‘미중 무역 분쟁의 순교자’라며 홍보 도구로 적극 활용했다.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도 이어 중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장비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를 시작했다. 특히 5G용 반도체는 화웨이를 직접 겨냥해 수출을 금지시킨 품목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는 중국 반도체기업 SMIC가 자체 생산했다고 주장하는 최신식 7nm 반도체를 탑재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당국과 관영 언론은 화웨이 스마트폰을 미국과의 패권 갈등에 사용할 ‘선전 도구’로 쓰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관영 언론은 연일 화웨이 신제품을 칭송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 환추시보는 “주요 도시의 대형 화웨이 매장 앞에는 ‘메이트 60 프로’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웃돈을 주고 판매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중앙부처 공무원, 국영기업 직원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중국 당국 또한 금지령 대상을 확대하며 화웨이 지원에 열심이다. 웨이보 등에는 ‘이제 지방정부에서도 공무원들이 회의 때 아이폰을 들고 들어올 수 없다’ ‘지방정부에서도 아이폰 사용 금지에 관한 구두 지시가 내려졌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중국 최대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이 아이폰 판매를 중단할 것이란 소문도 등장했다. 20일 경제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에 따르면 런 창업자는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ICPC)에 참가한 대학생과 교수 등 코치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제재는 압력이자 동기 부여”라고 말했다. 특히 ‘애플 팬이냐’는 물음에 “배우고 비교할 기회를 준 교사가 있어 매우 기쁘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나는 애플 팬”이라고 말했다.젊은층 ‘아이폰 사랑’ 여전 애국 소비 와중에도 아이폰 신제품의 인기 또한 여전하다. 실제 이날 기자가 화웨이 매장을 방문한 후 베이징 내 아이폰 매장을 찾았을 때도 매장 곳곳에 시민들이 가득했다. 16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아이폰 15 프로와 아이폰 15 프로맥스는 이날부터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에서 공식 예약 판매가 시작됐다. 두 모델 모두 판매 시작 1분 만에 품절됐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 또한 판매 개시 10분 만에 접속자가 몰려 다운됐다. 특히 판매 시작 이후 30분 이내에 첫날 현장 품목은 모두 예약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커머스 플랫폼 ‘메이퇀 와이마이’에서는 예약 판매 30분 만에 판매량이 2억 위안(약 366억 원)을 돌파했다. 애플은 아이폰 15 발매 이전에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시장 조사회사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2%로 오포, 비보, 오너, 샤오미 등을 모두 제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후 3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겪은 중국인들의 심리가 크게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단 한 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해당 구역 전체를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로 상당한 불편을 겪은 중국인들이 ‘국가’보다 ‘개인’을 중시하게 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당국의 미흡한 일처리가 국가를 바라보는 중국인의 시각을 바꿔놓았다는 해석도 있다. 당시 중국에서는 강력한 주거지 봉쇄 여파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회적 약자가 대거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의약품 및 병상 부족이 일상이었고, 사망자의 시신을 처리할 화장터가 부족해 시신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는 일도 잦았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국공산당과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6월 청년실업률(16∼24세)이 역대 최고 수준인 21.3%까지 치솟으며 취업난까지 가중되면서 2030세대의 애국 소비 동력이 많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이 만나 미국의 반(反)중, 반러 행보에 대응하는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하지만 회담 후 공개된 각각의 발표문에서는 미묘한 입장차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즉각적인 ‘북중러’ 연대 강화보다는 당분간 상황을 관망하면서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타스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회담 관련 성명을 내고 “반러, 반중 유형을 포함해 미국이 국제무대에서 보이는 행보와 관련해 중러의 입장이 매우 긴밀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또 “라브로프 장관이 왕 위원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결과를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도 19일 회담 소식을 공개하며 “중러 관계는 전면적인 우호 협력을 바탕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의 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책임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이 서로 긴밀한 협력을 강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중국 측의 발표문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빠져 있는 것이다. 러시아가 미국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한 것과 달리 중국은 “중러의 협력은 제3자를 겨냥하지 않으며, 제3자의 간섭을 받지 않고, 제3자에 의해 좌우되지도 않는다”고 표현했다. ‘미국’ 대신 ‘제3자’라는 표현을 썼다. 앞서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전방위적 봉쇄를 자행하면서 엄중한 도전을 가져왔다”고 미국을 직접 비판한 것과 비교하면 한 참 뒤로 물러난 셈이다. 또 이번 회담이 북러 정상회담(13일) 직후 이뤄지면서 이 내용이 주요 의제가 됐을 것이 분명한데도 중국 측은 발표문에서 아예 북한을 언급하지 않고 “국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혔다. 일부에서는 북러 밀착을 달가워하지 않는 중국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조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18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한정(韩正) 국가부주석이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만나 별도 회담까지 진행했다. 왕이 위원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몰타에서 만난지 하루 만에 다시 고위급 회담이 성사된 것이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 성사될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또 중국이 ‘글로벌 왕따’로 평가받는 북한, 러시아와 협력을 더 강화하는 것보다는 이들을 적절하게 제어하는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존재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북-러 간 밀착이 본격화된 이후 중국이 분주해졌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미국, 러시아 측 카운터파트와 잇따라 고위급 회담을 연 데 이어 다음 달 중-러 정상회담, 11월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반(反)서방 전선에 앞장서며 북-중-러 연대의 주도권을 확보하려 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과 일정 정도 관계 개선을 통해 북-러를 제어하는 역할을 택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린다.● 中, 북-러 회담 이후 분주해져 미국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 부장이 16, 17일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 전격 회동했다. 왕 부장이 러시아를 찾아 중-러 외교장관 회담을 벌이기 하루 전날 미중 외교안보 수장이 먼저 만난 것이다. 이번 만남은 5월 오스트리아 회동 이후 넉 달 만이다. 백악관은 이틀간 12시간에 걸쳐 이뤄진 회동에 대해 “미중 관계의 주요 현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 등 역내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며 “양측은 이 전략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향후 몇 개월간 추가 고위급 접촉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이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의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점을 강조하면서도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미중 외교안보 사령탑 간 회동으로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 간 만남도 다시 추진 동력을 찾는 모양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연내에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특히 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하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13일 북-러 정상회담 이후 중국에 변화가 감지된 것이다. 왕 부장은 설리번 보좌관과 회동한 직후 1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하기 위해 곧바로 러시아 모스크바로 이동했다. 당초 왕 부장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북-러 정상회담 이후 이를 급히 취소하고 러시아로 행선지를 바꿨다. 왕 부장의 방러는 10월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공유도 이뤄질 전망이다. ● 북-러 밀착으로 딜레마에 빠진 中 왕 부장의 분주한 행보에서 드러나듯 북-러 정상회담이 중국에 딜레마를 안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으로서는 북-러 밀착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견제에 나쁠 것은 없지만 동시에 동북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나 북한의 독자성이 커지는 대목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가 향후 중국의 행보에 주목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러의 밀착으로 미중 간 접점이 생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은 (‘국제적 왕따’인) 러시아, 북한과 동급 취급을 당하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중국이 북-러 연대에 깊이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이 북-중-러 삼각관계의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면서 여전히 이를 미국을 견제하거나 동북아 내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 CNN방송은 “중국은 미중 경쟁구도를 고려했을 때 새로 떠오른 북-러 축에서 위험보다는 이점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도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을 지지할 수도 없고,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할 수도 없다”면서도 “미국의 대만 지원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수단으로 북-러와의 협력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북-러 간 밀착이 본격화된 이후 중국이 분주해졌다. 중국 외교사령탑인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미국, 러시아 측 카운터파트와 잇따라 고위급 회담을 연 데 이어 다음달 중-러 정상회담, 11월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반(反)서방 전선에 앞장서며 북-중-러 연대의 주도권을 확보하려 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과의 일정 정도 관계 개선을 통해 북-러를 제어하는 역할을 택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린다.● 북-러 회담 이후 분주해진 中미국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 부장이 16, 17일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 전격 회동했다. 왕 부장이 러시아를 찾아 중-러 외교장관 회담을 벌이기 하루 전날 미중 외교안보 수장이 먼저 만난 것이다. 이번 만남은 5월 오스트리아 회동 이후 넉 달 만이다.백악관은 이틀간 12시간에 걸쳐 이뤄진 회동에 대해 “미중 관계의 주요 현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 등 역내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며 “양측은 이 전략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향후 몇 개월간 추가 고위급 접촉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이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의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점을 강조하면서도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미중 외교안보사령탑 간 회동으로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 간 만남도 다시 추진동력을 찾는 모양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연내에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특히 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하면서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13일 북-러 정상회담 이후 중국에 변화가 감지된 것이다. 왕 부장은 설리번 보좌관과의 회동 직후 1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기 위해 곧바로 러시아 모스크바로 이동했다. 당초 왕 부장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북-러 정상회담 이후 이를 급히 취소하고 러시아로 행선지를 바꿨다. 왕 부장의 방러는 10월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공유도 이뤄질 전망이다. ● 북-러 밀착으로 딜레마에 빠진 中왕 부장의 분주한 행보에서 드러내듯 북-러 정상회담이 중국에 딜레마를 안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으로서는 북-러 밀착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견제에 나쁠 것은 없지만 동시에 동북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나 북한의 독자성이 커지는 대목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가 향후 중국의 행보에 주목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러의 밀착으로 미중 간 접점이 생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은 (‘국제적 왕따’인) 러시아, 북한과 동급 취급을 당하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중국이 북러 연대에 깊이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이 북-중-러 삼각관계의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면서 여전히 이를 미국을 견제하거나 동북아 내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 CNN 방송은 “중국은 미중 경쟁구도를 고려했을 때 새로 떠오른 북-러 축에서 위험보다는 이점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도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을 지지할 수도 없고,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할 수도 없다”면서도 “미국의 대만 지원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수단으로 북-러와의 협력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중국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대만을 상대로 한 기습 공격 훈련을 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군이 대만해협 인근에서 훈련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대만 기습공격 훈련’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7일 “중국군 산둥함 항모전단과 다른 군함들이 닷새(11∼15일) 동안 실시한 대만 기습공격 연습(blitz exercise)을 끝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만 섬을 여러 방향에서 포위하는 대규모 훈련이 주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남중국해를 출발한 산둥함 전단과 동중국해에서 나온 함선 등 모두 14척이 대만을 포위했다”면서 “전례 없이 큰 규모로 합동 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宋中平)은 “규모로 볼 때 이번 훈련은 방공, 대잠, 대함, 육상 공격 등 항공모함 전단이 할 수 있는 모든 훈련을 다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과거 원양 훈련은 한 달가량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 산둥함은 대만 인근에서 닷새간 머물면서도 더 많은 병력을 대동했다”면서 “중국군이 집중적인 대규모 병력 전개를 단기간에 마칠 수 있는 전술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군의 이번 군사훈련에 대해 롄허보 등 대만 언론들은 “산둥함 항모전단이 훈련하는 동안 이 훈련과 관계없는 중국군 북부전구는 여러 함정을 쓰시마해협 일대에 보내 순찰하게 했다”면서 “중국 주력군이 대만 주변과 서태평양에서 교전을 하는 동안 다른 전력을 활용해 일본군을 감시·견제하는 훈련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중국 관영매체가 ‘대만 기습공격 훈련’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달 30일 대만에 8000만 달러(약 1060억 원) 상당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고, F-16 전투기용 적외선 탐지장비 등 최신 군사 장비를 보급하는 등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을 제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리상푸(李尚福) 중국 국방부장(장관·사진)이 19일째(17일 기준)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방 언론들은 리 부장이 부패 혐의로 경질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에 이어 리 부장의 낙마도 확실시되는 등 외교·안보라인 핵심 참모들이 흔들리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리 부장이 이미 해임됐고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인민해방군 로켓군 고위직들이 잇달아 부패 혐의로 낙마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베트남 당국자를 인용해 “7, 8일 예정된 중국-베트남 연례 국방협력회의도 리 부장의 ‘건강상 문제’로 갑자기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리 부장이 부패 혐의로 낙마할 경우 시 주석의 리더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018년부터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리 부장이 국방부장에 오른 것은 시 주석의 각별한 총애 때문이었다. 이런 그에게 부패 혐의가 확인될 경우 시 주석에게도 부정적인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일부에서는 시 주석이 측근이라도 얼마든지 쳐낼 수 있는 강력한 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상반된 해석도 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 소비 활성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가 봄 춘제(春節·중국의 설), 가을 국경절(10월 1일)이다. 건국을 기념하는 국경절 연휴는 통상 1주일 정도인데 올해는 중추제(中秋節·중국 추석)와 겹쳐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쉰다. 이 황금연휴를 중국은 물론 세계가 집중한다. 중국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철저한 통제와 격리로 대표되는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했다. 이 3년 동안 소비는 곤두박질쳤고 돈이 돌지 않으니 경제는 어려워졌다. 지난해 12월이 돼서야 ‘위드코로나’로 돌아선 중국으로서는 이번 국경절 연휴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맞는 것이다. 현재 중국 경제 위기는 위축된 소비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 많다. 통제와 폐쇄, 격리가 거듭된 3년을 거치면서 중국인들은 갑작스러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아파트 전체가 봉쇄돼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봉쇄가 한 달 이상 이어지기도 하는 상황에서 당장의 소비보다는 저축과 대비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각인됐을 것이다. 정부가 소비 활성화를 위해 돈을 풀어도 다시 은행에 쌓이는 상황만 연출되게 됐다. 제로코로나 정책만 끝나면 경제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소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올 1월 춘제 때는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해 소비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소비는 반짝 증가했지만 중국 경제를 활성화시킬 정도의 광범위한 동력은 아니었다. 이번 국경절 연휴는 춘제 때와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항공기와 열차 이용객이 코로나19 이전보다 18%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중국 국내 여행 예약은 16일 기준 이미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 올 초 시작된 중국 당국의 소비 촉진책이 국경절 연휴를 기점으로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 거시경제 주무 기구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7월 31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비 회복 및 확대에 관한 20개 조치’를 발표하는 등 지속적으로 소비 촉진책을 내놨다. 중국 경제지표도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경기 반등 가능성을 지원하고 있다. 8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7월 2.5%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났다.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실업률은 7월 5.3%에서 8월 5.2%로 하락했다. 다만 6월 21.3%로 사상 가장 낮았던 청년(16∼24세)실업률은 7월부터 공개하지 않고 있다.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경기 활성화 기대를 더한다. 아시안게임 기간과 국경절 연휴가 겹치면서 소비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아시안게임 여행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주요 경기 입장권은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 경기가 국경절 연휴를 기점으로 되살아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당국이 제시하는 여러 가지 소비 촉진책도 중요하겠지만 정치, 사회, 경제적 분위기를 잘 만들어내는 일도 중요하다. 경직되지 않은 사회 분위기, 소비를 하고 싶은 분위기,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 말이다. 미국과의 갈등이 커져 가면서 미국 주축의 서방과 중국이 대립하고 여기에 3년간 코로나19까지 겪으면서 중국 분위기는 상당히 무거워진 것이 사실이다. 중국에 있는 외국인들은 더 심각하게 느낀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리상푸(李尚福)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19일째(17일 기준)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방 언론들은 리 부장이 부패혐의로 경질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에 이어 리 부장의 낙마도 확실시 등 외교·안보라인 핵심 참모들이 흔들리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리 부장이 이미 해임됐고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인민해방군 로켓군 고위직들이 잇따라 부패 혐의로 낙마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베트남 당국자를 인용해 “7, 8일 예정된 중국·베트남 연례 국방 협력 회의도 리 부장의 ‘건강상 문제’로 갑자기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리 부장이 부패 혐의로 낙마할 경우 시 주석의 리더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부터 미국 제재를 받는 리 부장이 국방부장에 오른 것은 시 주석의 각별한 총애 때문이다. 이런 그에게 부패 혐의가 확인될 경우 시 주석에게도 부정적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일부에서는 시 주석이 측근이라도 얼마든지 쳐낼 수 있는 강력한 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상반된 해석도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최근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시에서 결혼식이 열리는 식장 앞에 현금 998만 위안(약 18억1000만 원)을 실은 수송차가 멈춰 섰다. 무장한 보안요원들은 현금을 수레에 싣고 들어와 신부 앞에 쌓아 놓았다. 중국에서 신랑이 신부에게 지급하는 이른바 ‘차이리(彩禮·지참금)’다. 이 사건이 중국 매체에 보도되면서 과도한 신랑 지참금 문제가 부각됐다. 당시에는 일부 졸부들이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려는 잘못된 사례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남녀 성비(性比) 불균형이 초래한 구조적인 문제가 불거진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오랜 성비 불균형이 ‘수동적 독신’ 낳아” 12일 징지관차(經濟觀察)보를 비롯한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인구학회 부회장 위안신(原新) 난카이대 교수는 “남아선호 사상 영향으로 장기간 남녀 성비 불균형을 겪은 중국에서 3000만 명 넘는 남성이 배우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동적 독신’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동적 독신’은 최근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이후 예상보다 더딘 경기 회복과 부동산발(發)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예식비, 주거비 등을 감당하기 힘든 젊은이들이 능동적, 자발적으로 독신이 되는 현상과 구별하기 위한 용어다. 위안 교수에 따르면 1982년 중국 출생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수)는 108.5로, 적정 성비 상한선으로 간주하는 107을 넘어섰다. 2004년 121.2까지 치솟았다가 한 자녀만 허용하는 산아 제한 정책과 남아 선호 사상 퇴조로 2021년 108.3까지 떨어졌지만 성비 불균형은 여전한 상황이다. 그는 “1980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출생 성비는 114.4”라면서 “이 기간 태어난 인구가 7억9900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42년 동안 남성은 여성보다 3400만∼3500만 명 더 많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간 태어난 남성 중 3000만 명 이상이 중국에서는 배우자를 찾지 못해 원치 않는 독신으로 지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남성들은 치열한 ‘신부 모시기’ 경쟁에 내몰리게 되고 이 과정에서 지참금 액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정부)은 올해 최우선 추진 과제로 ‘결혼 지참금 풍습 금지’를 포함시켰다.● ‘수동적 독신’ 사회 안정 위협 수동적 독신이 늘어나면서 다른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배우자나 자녀가 없는 이들의 불안정한 노후 생활이 사회 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중국은 2020년 기준 60세 이상 수입 구조에서 가족 부양이 27%, 노동이 25%를 차지하며 연금은 22% 수준에 그칠 정도로 노후 대비 수단이 부족하다. 위안 교수는 “외국 사례를 보면 독신자는 삶에 대한 의욕이 낮고,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수요만 충족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의 소비력이 기혼자보다 더 강하다는 속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중국 젊은층의 사회적, 정치적 불만이 확산하는 배경에 대해 치솟는 청년실업률 같은 심각한 경제 문제가 가장 큰 이유지만 가정을 안정적으로 꾸리지 못하는 데 따른 불만도 겹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에서는 혼인 건수도 급격히 줄고 있다. 2019년 1000만 건 아래로 떨어진 이후 지난해 683만여 건으로 전년보다 80만 건, 2013년(1346만 건)보다 절반가량 급감했다. 결혼이 줄어 자녀도 줄자 지난해 출생 인구는 956만 명으로, 중국 공산당 정권이 수립된 1949년 이후 73년 만에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밑돌았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