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장원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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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습니다.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칼럼100%
  • [특파원 칼럼/장원재]恨을 일본어로 옮길 때 빚어지는 오해

    일본어를 배운 인연으로 종종 연락을 주고받던 일본인 어학당 선생님으로부터 얼마 전 부탁을 받았다. 기자가 일본을 자전거로 여행하며 주간동아에 연재한 기사를 일본에 사는 외국인을 위한 수업 자료로 쓸 테니 번역자를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다. 감사한 마음에 알던 한국인 번역자와 연결해줬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번역자가 강제징용 관련 내용을 번역하면서 ‘한(恨)’을 ‘원한(恨み·우라미)’으로 번역한 것이 발단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번역하면 ‘한’이 매우 개인적이고 낮은 레벨의 감정이 된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무념(無念)의 마음’이라는 단어로 바꾸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무념’은 불교에서 유래한 단어로, 일본어에서는 ‘정념을 잃고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유감인 상황’ 정도의 뜻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번역자가 발끈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하면 역사 왜곡이라고 본다. 강제로 끌려온 수십만 명의 원한을 그렇게 표현하고 싶은 것은 일본인이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양측의 감정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결국 필자가 의견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한’을 어떻게 번역하느냐고 물었더니 모두 “적당한 단어가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서 애써 내놓은 해법들은 제각각이었다. “번역자가 고른 단어가 그나마 비슷한 것 같다” “어학당 선생님의 제안대로 고쳐야 한다” “한자로 쓰고 각주를 달아 설명하면 어떻겠느냐”…. 어학당 선생님과 번역자, 필자가 20차례 이상 e메일을 교환했지만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분하고 슬픈 마음’으로 번역하는 선에서 타협했다. 하지만 못내 찜찜한 마음이 남았다. ‘한’은 한국인 특유의 감정이어서 외국어로 옮기기 가장 어려운 단어 중 하나다. 일본어 번역자들은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해 고민하다 이번처럼 ‘우라미(원한)’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단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한’에는 ‘복수’의 감정이 그다지 포함돼 있지 않지만 ‘우라미’에는 강하게 내포돼 있다. 결국 ‘한’을 ‘우라미’로 번역하면 일본인들에게 ‘언젠가 한국이 복수를 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며 오해가 쌓이게 된다.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이 편리하게 활용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한국은 과거사의 원한 때문에 언젠가 일본에 복수할지 모른다, 그러니 대비해야 한다 등으로 반응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일본에서 ‘우라미’는 공존을 허용하지 않는 감정이다. 지난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개각에서 새로 임명된 이들의 면면을 보면 한국과 공존하려는 의도가 읽히지 않았다. 야스쿠니(靖國)신사 단골 참배 의원,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 부정에 앞장선 의원,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참석해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의원…. 아베 총리의 ‘마이 웨이’에 가속도를 붙일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지한파인 오구라 기조(小倉紀藏) 교토대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우라미’가 상대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이라면 ‘한’은 자신 안에서 자아내는 것”이라며 “‘우라미’는 복수에 의해 해소되지만 ‘한’은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면서 해소된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한’을 얘기했지만 아베 총리를 필두로 한 일본 우익 세력은 ‘위안부 역사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응어리’는 이제 식민지의 아픔을 상징하는 것이 됐다. 일본 정부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피해자들을 계속 외면하다 ‘한’이 정말 ‘원한’으로 바뀌는 날이 올지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자꾸 드는 대목이다.장원재 도쿄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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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징대학살 세계기록유산 등재에…日 “극도로 유감” 강력 반발

    중국이 신청한 난징(南京) 대학살 관련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극도로 유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유네스코에 대해서는 “협력 방식을 재검토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0일 석간 후지와의 인터뷰에서 “극도로 유감”이라며 “유네스코 사무국과의 협력 방식에 대해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이용을 방지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도록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와무라 야스히사(川村泰久) 일본 외무성 대변인도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일중 간 견해 차이가 있음에도 중국의 일방적 주장에 따라 신청된 것이며 완전성과 진정성에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비판했다. 난징 대학살에 대해 중국은 ‘30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고 주장하지만 일본 정부는 “숫자가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일부 우익 인사들은 대학살의 존재 자체도 부정하고 있다. 우익 성향의 신문들도 일제히 반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1일 사설에서 “문화재 보호 제도를 반일 선전에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중국의 자세는 용납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의 유네스코 분담금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라는 사실을 거론하며 “분담금을 끊거나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번을 계기로 과거사 관련 자료들이 속속 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자료의 경우 이번에 등재되지 않았지만 한국 중국 대만 등 6개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국제 연대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공동 신청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이 다시 등록을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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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상 오무라 “신약 아이디어 더 있다”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 두 명은 언론 인터뷰에서 “큰 상을 받았지만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성과를 내겠다”고 입을 모았다.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오무라 사토시(大村智·80) 일본 기타사토대 명예교수는 8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아직 아이디어가 있다. 새로운 약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그는 “어떤 방선균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고 다른 유전자를 넣어 원하는 물질을 만드는 연구를 영국 연구자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선균은 유기물 분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곰팡이 형태의 원핵생물이다. 그는 “방선균 게놈 해석에는 10억 엔(약 97억 원)이 들었다. 한 연구실의 연구비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금액이며 기업의 특허료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산학 연구의 불가피성을 거론했다. 한편 물리학상을 수상한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56) 일본 도쿄대 교수는 이날 보도된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노벨상의 판단 기준은 모르겠지만 중요한 성과는 앞으로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가지타 교수는 더불어 일본의 기초과학 연구자 육성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젊은 연구자들이 박사 학위를 받고 나서 종신고용되는 자리에 취직하기까지의 길이 너무 험난하다.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지타 교수는 “지금은 젊은 연구자를 안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연구비 지원 기한이 끝나면 연구자를 계속해서 일하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 안목으로 보면 일본의 연구력을 확실하게 깎아 먹고 있다. 종신고용이 보장되는 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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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일본 취업수기 공모전 시상식… 大賞 권오훈씨-최우수상 홍성윤씨

    “준비하면 일본 취업 어렵지 않습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KOTRA는 7일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뉴오타니호텔에서 ‘일본 취업수기 공모전’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일본 취업의 생생한 경험을 구직자들에게 전해 취업 의욕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열렸다. 공모에는 50여 명이 참여했으며 가와사키중공업에 취직한 권오훈 씨가 대상인 KOTRA 사장상을, 홍성윤 스미토모중기계프로세스기기 엔지니어가 최우수상인 청년드림센터장상을 받았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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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기업, 한국 청년 잠재력에 호감… 도전하세요”

    “일본 기업인 중에는 한국 청년들의 도전정신과 잠재력을 높이 사는 이들이 많습니다. 취업 기회와 가능성이 그만큼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6일 일본 도쿄(東京) 뉴오타니호텔에서 만난 김재홍 KOTRA 사장은 “기업인들은 도전정신이 있는 이들을 원하는데 일본 청년층은 보수적이어서 한국 청년들에게 눈을 돌리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KOTRA는 2013년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매년 두 차례 취업 박람회를 연다. 봄에는 한국에서 열리는 글로벌취업상담회에 일본 기업들이 참가하는데 참가 기업 수가 2013년 21개에서 올해 96개로 늘었다. 이번에는 도쿄에서 6, 7일 열리는 ‘한일 경제교류대전’ 일환으로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공동으로 재일 한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채용박람회와 취업 성공사례 공모전, 멘토링 강좌 등을 진행한다. 김 사장은 “일본의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워 오가기가 편하고 미국 등에 비해 취업비자를 받는 절차도 간단하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스펙’보다 잠재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일본 기업의 특징이다. 아직 종신 고용이 유지되는 기업이 많다 보니 정규직으로 입사할 경우 한국에 비해 고용 기간이 길다는 장점도 있다. 김 사장은 “현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곳이 KOTRA인 만큼 해외취업 수요를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에 전달해 인력을 양성하도록 하고 있다”며 “양성된 인력을 기업과 연결해 주고 취직 후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KOTRA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KOTRA 일본지역본부는 현재 일본 기업 400여 곳과 협력하며 취업을 알선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KOTRA의 도움으로 91명이 취업 기회를 얻었다. 이번 경제교류대전에서는 채용 관련 행사 외에도 대일 수출상담회, 투자설명회(IR), 산학협력포럼 등이 열린다. 김 사장은 “올해 KOTRA가 하는 해외 행사 중 가장 큰 것”이라며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경제 교류가 위축된 측면이 있는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만큼 이제 물꼬를 터 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금까지 도쿄에서 열린 비슷한 행사 중 최대 규모로 한국 기업 200개, 일본 기업 500개가 참석한다. 김 사장은 “일본 자동차회사에 한국 부품회사들이 납품하고 기술 개발을 같이 하는 등 밸류체인(가치사슬)의 파트너로서 협력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데 이런 관계 구축이 상품을 하나 파는 것보다 중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소재 및 부품 분야에 강점이 있는 일본은 한국에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음 달 오사카(大阪)에서 대규모 한국 상품전을 여는 등 한일 간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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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승-제자 30년 넘게 ‘代물림 연구’… 日정부는 전폭 지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 도쿄대 교수는 6일 소감을 밝히면서 두 명의 스승을 거론했다. 200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고시바 마사토시(小柴昌俊) 도쿄대 명예교수와 2008년 세상을 떠난 도쓰카 요지(戶塚洋二) 전 도쿄대 명예교수였다. 도쓰카 교수에 대해서는 “살아 있었다면 함께 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고시바-도쓰카-가지타 등 3대(代)에 걸쳐 30년 넘게 우주의 비밀에 대해 천착했던 노력이 ‘사제(師弟) 노벨상 수상’이라는 결과를 낳았다며 ‘집념의 승리’라고 전했다. 이를 뒷받침한 것은 기초 학문에 대한 일본 정부와 사회의 아낌없는 지원, 그리고 첨단설비를 가능케 한 기업의 기술력이었다.○ 학문 3대의 집념 가지타 교수는 1981년 대학원에서 1대 스승인 고시바 교수를 만나며 인생이 바뀌었다. 그는 스승의 첫인상에 대해 “너무 박력이 있어 무서워 보였다”고 했다. 고시바 교수는 당시로서는 큰 금액이었던 4억 엔을 들여 중성미자(뉴트리노) 관측 장비인 가미오칸데 설치를 추진 중이었고 2대 스승인 도쓰카 교수는 제자이면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고시바 교수는 정부를 설득해 예산을 타냈고 세 사람은 힘을 합쳐 1983년 기후(岐阜) 현의 폐광 지하 1km 장소에 3000t 규모의 물탱크와 탐지기를 설치했다. 설비는 1983년부터 가동됐으며 고시바 교수는 4년 후 정년퇴임을 한 달 남기고 중성미자 첫 관측에 성공했다. 그는 이 공적으로 2002년 노벨상을 받았다. 신이 난 고시바 교수는 도쓰카 교수와 함께 장비를 개량해 성능을 16배나 높인 ‘슈퍼 가미오칸데’를 만들었다. 물탱크 용량을 5만 t으로 늘렸고 광(光)센서를 1만3000개나 달다 보니 예산이 100억 엔이나 더 필요했다. 고시바 교수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세계 첨단이 될 것”이라고 집요한 설득에 나섰고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한 정부는 돈을 내줬다. 이 장비는 도쓰카 교수의 지휘 아래 1996년 가동됐으나 2001년 시설의 70%가 파손되는 사고가 났다. 사고 다음 날 ‘이대로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던 실무자들 앞에서 도쓰카 교수는 “재건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대장암 수술 직후였음에도 복구를 진두지휘하던 그는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2008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고 만다. 스승 고시바 교수는 먼저 세상을 떠난 제자를 기리는 상을 만들었다. 도쓰카 교수의 추모집에 “선생님이 말씀하신 거대한 꿈을 향해 정진하겠다”는 글을 남겼던 제자 가지타 교수는 결국 이번에 노벨상을 받았다.○ 버블 붕괴 후에도 지원 유지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한 일본 정부는 버블이 붕괴한 1990년대 초에도 슈퍼 가미오칸데 지원을 지속하면서 기후 현의 산골마을을 세계 과학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이곳은 최근 설비의 성능을 20배나 높인 ‘하이퍼 가미오칸데’ 설치도 추진 중이다. 도쿄돔을 가득 채우는 규모인 100만 t의 수조를 설치하고 10만 개의 광센서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800억 엔(약 7800억 원)에 달한다. 2025년 장비가 완성되면 기존 설비로 20년 동안 관측해야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1년 만에 얻게 된다. 일본 정부는 이를 활용해 추가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기초과학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 문화도 결정적이다. 1대 고시바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대기업 부설 재단을 찾아가 전자-양전자 충돌 실험 지원을 요청했는데 ‘산업계에 어떤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100년은 지나야 알 수 있다’고 답했지만 결국 지원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가미오칸데에는 일본 기업 하마마쓰포토닉스가 개발한 세계 최대 광전자 증폭 장치가 사용됐다. 기업들의 고른 수준의 뛰어난 기술력이 노벨상 배출의 또 하나의 열쇠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기업은 지금 해당 부품에서 세계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일본의 고민 2001년 일본은 ‘제2기 과학기술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5년간 24조 엔을 투자해 2050년까지 노벨상 수상자 30명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무모한 발상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벌써 절반을 달성했다. 2001년 이후 과학 분야 수상자만 따지면 일본은 미국에 이어 2번째이다. 일본 과학계는 당분간 노벨상 수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현재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7일 “젊은 연구자들의 고용이 불안정하다 보니 박사학위 취득자가 2006년을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폭넓게 연구비를 지원하던 국립대 지원금도 줄고 있다”고 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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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적 판매대 ‘오무라 코너’… 고향 온천도 노벨상 효과

    이틀 연속으로 과학 부문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 열도는 축제 분위기이다. 신문들은 호외까지 내면서 실시간으로 낭보를 알리고 있고 방송과 인터넷에서는 수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7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생리의학상을 받은 오무라 사토시(大村智) 명예교수가 소속된 기타사토대의 도쿄(東京) 시로카네 캠퍼스 구내 편의점에는 ‘오무라 코너’가 만들어졌다. 이 코너에는 ‘노벨상 수상을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와 수상 사실을 보도한 신문이 붙어 있고 오무라 교수의 인터뷰 기사가 실린 잡지와 책들이 판매되고 있다. 편의점 측은 한 달 정도 코너를 유지할 계획이다. 아사히신문은 오무라 교수가 고향인 야마나시(山梨) 현에 기증한 니라사키오무라 미술관과 하쿠산 온천에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달에 300명 정도가 방문하던 미술관은 수상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6일엔 문을 열자마자 140명이 줄을 섰다고 한다. 수상자들의 과거 언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지타 다카아키 교수의 모친이 인터뷰에서 “아들이 어렸을 때 ‘우주소년 아톰’에 나오는 오차노미즈 박사(코주부 박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게 연구자로서의 원점이 아닐까 싶다”고 말한 대목이 화제가 됐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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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법안-TPP 날개 단 아베… 中과 ‘新아태시대’ 패권경쟁

    6일 오전 10시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총리 관저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힘찬 걸음으로 들어오자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아베 총리는 주위를 둘러본 뒤 “새로운 아시아태평양을 알리는 세기의 막이 드디어 열렸다”며 “일본과 미국이 주도하고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함께 자유와 번영의 바다를 만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합의에 도달했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아베 총리는 시종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일본이 적극적으로 협상을 주도했으며 끈질기게 협상해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며 “두려워하는 걸 그만두자. 이제 세계로 나아가자”고 말하며 두 팔을 쫙 펼쳐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선두에 서서 모든 각료가 참여하는 TPP 대책본부를 만들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정부는 2018년까지 일-유럽연합(EU) 경제협력협정(EP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타결시켜 자유무역 상대와의 무역 비중을 현재 20%에서 70%까지 끌어올린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TPP 협정안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예상보다 TPP 주요 쟁점 합의가 늦어졌고 연말에 아베 총리의 국외 방문 일정이 많아 임시 국회가 길게 열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6일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5일 TPP가 아태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냈지만 관영 언론과 전문가들은 TPP 타결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견제 발언에 ‘독설’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6일 사설에서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이 빠진 TPP는 생명력도 유한하다”고 폄하했다.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히는 롼쭝쩌(阮宗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환추시보 인터뷰에서 “TPP가 중국을 배제할 경우 쓴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TPP 타결이 실제로 발효될 때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협상 참여 12개국 장관들이 타결은 선언했지만 주요 합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들은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가능한 한 빨리 세부 내용을 공개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참여국이 12개나 되고 쟁점별 합의 내용이 많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TPP 협상에 찬성하고 대통령에게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부여한 공화당 안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린 해치 연방 상원 금융위원장(공화·유타)은 “불행하게도 이번 협상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은 5일 “재앙적인 협정 폐기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협상에 서명하기 90일 이전에 의회에 통보하고 의회는 60일 이내에 표결을 통해 찬반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내년 대선 정국이 시작된 상황에서 TPP 문제가 정치적 부담이 될 경우 오바마 행정부가 처리 절차 자체를 차기 정부에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쿄=장원재 peacechaos@donga.com /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 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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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패 거듭해도 포기는 없다”… 노벨의학상 수상 中-日 교수 ‘한우물 열정’

    5일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중국중의과학원 투유유(屠ff·85·여) 교수와 일본 기타사토대 오무라 사토시(大村智·80) 명예교수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수상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현지 과학계에서 비주류 대접을 받으며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한 우물을 파고 포기하지 않은 열정이었다. 오무라 교수는 야간고 교사를 지내다 학생들의 손끝에 기름때가 낀 것을 보고 감동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후 시간을 쪼개 낮에는 대학원 수업을 듣고 밤에는 학생을 가르치며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유학 후 기타사토대에 부임한 뒤에는 연구원 5명과 늘 작은 비닐봉지와 숟가락을 갖고 다니며 출퇴근할 때, 출장 갈 때마다 흙을 채취해 미생물을 연구했다. ‘생애 한 번이라도 약이 되는 성분을 찾아내면 행운’이라는 말과 달리 그의 연구팀이 의약품이나 농약으로 활용되는 화학물질을 26가지나 발견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다. 그는 5일 기자회견에서 젊은이들을 향해 “젊었을 때는 실패를 반복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라”며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3배나 더 실패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투 교수는 베이징대 의대 재학 시절 천연약물 연구에 관심을 가져 수십 년간 한 우물을 팠다. 이번에 노벨상을 안긴, 항말라리아 효과가 있는 100% 칭하오쑤(아르테미시닌)를 1971년 발견해 내기까지 무려 190차례에 걸친 실패가 있었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는 수차례 원사(院士·중국에서 과학 이공 계통 최고 권위자에게 주는 호칭) 선정에서 낙선했고 박사 학위도 없으며 외국 유학 경험도 없다. 두 사람의 겸손한 언행도 화제다. 투 교수는 6일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수상은 “개인의 명예가 아니라 중국 과학자 전체의 영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중국)에게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소중하고 귀한 재산이 있다”면서 ‘중의약이 위대한 보물창고’라고 했던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발언을 소개했다. 투 교수가 근무하던 중국중의과학원은 1969년 마오쩌둥의 지시로 약초를 이용한 항말라리아제를 개발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고 당시 38세였던 투 교수는 보조연구원 신분으로 참여했지만 빠른 속도로 연구팀장으로 승진해 연구를 이끌었다. 오무라 교수가 노벨상 수상 통보를 받고 처음 한 일은 15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후미코 씨에게 “상을 받게 됐다”고 보고한 것이었다고 한다. 오무라 교수는 “노벨상 시상식에 (아내의) 사진을 가져갈 생각이다. 딱 맞는 사진이 있다”며 품에서 사진을 꺼내 일본인들을 감동시켰다.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노요리 료지(野依良治) 나고야대 특별교수는 오무라 교수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그의 인격, 인생관, 신념에 상을 준 것이다. 그는 노벨평화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 peacechaos@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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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또 노벨상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우주를 이루는 기본 입자인 중성미자(中性微子·neutrino)가 질량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낸 일본과 캐나다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일본은 전날 생리의학상에 이어 물리학상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2년 연속 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과학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스웨덴 노벨상위원회는 6일 3종류의 중성미자(전자, 뮤온, 타우)가 서로 자유롭게 형태를 바꾸며 ‘변신’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56) 일본 도쿄대 교수와 아서 맥도널드(72) 캐나다 퀸스대 교수를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중성미자는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으며 다른 입자와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 투명한 유리창을 지나듯 통과해 버려 ‘유령 입자’로도 불린다. 이 때문에 중성미자의 존재와 질량을 확인하는 일 자체가 물리학자들에게는 오랜 도전 과제였다. 노벨상위원회는 “3종류의 중성미자가 서로 모습을 바꾸는 ‘중성미자 진동’ 현상을 발견해 중성미자가 질량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결국 규명했다”며 “이를 통해 물질에 대한 이해와 우주에 대한 근본적인 관점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과거 가지타 교수와 공동으로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는 김수봉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중성미자는 우주가 탄생할 때 만들어진 입자인 만큼 중성미자의 성질이 밝혀지면 우주의 비밀도 풀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틀 연속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은 나라 전체가 축제 분위기다. 특히 물리학상은 지난해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최초로 개발한 일본 출신 과학자 3명이 받은 데 이어 2년 연속 수상이어서 반응이 더 열광적이다. 각 신문은 연이틀 호외를 발행하며 “일본의 실력을 보여 주는 쾌거”라고 전했다. 가지타 교수는 수상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당장 도움이 되는 연구가 아닌 순수과학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 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더 많은 젊은이가 우주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동참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가지타 교수의 수상으로 일본의 역대 노벨상 수상자는 24명(미국 국적 2명 포함)이 됐다. 그중 21명이 과학자라는 점은 일본 과학의 저력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21명 중에는 물리학상이 11명으로 가장 많고 화학상이 7명, 생리의학상이 3명이다.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 실적만 놓고 보면 일본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에 이은 세계 5위다. 일본이 과학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 덕분이다. 메이지유신 때부터 부국강병책으로 기초과학 육성에 나선 일본은 노벨상 시상 첫해인 1901년 세균학자인 기타사토 시바사부로(北里柴三郞)와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를 후보로 올릴 정도의 역량을 길렀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에도 ‘자원 없는 일본이 생존하려면 과학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인식하에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졌으며 버블 붕괴 후에도 R&D에 대한 투자는 줄이지 않았다. 일본의 과학 R&D 예산은 2013년 기준 약 368억 달러로 한국의 3배 가까이 된다. 영국, 프랑스, 독일보다 많은 금액이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 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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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日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두 사람의 공통점 보니 ‘□□’

    5일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중국중의과학원 투유유(屠呦呦·85·여)교수와 일본 기타사토대 오무라 사토시(大村智·80) 명예교수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수상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현지 과학계에서 비주류 대접을 받으면서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한 우물을 파며 포기하지 않은 열정이었다. 투 교수는 베이징 대 의대 재학시절 천연약물 연구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십년간 한우물을 팠다. 이번에 노벨상을 안긴 1971년 항 말라리아 효과가 있는 100% 칭하오쑤(아르테미시닌)를 발견해내기까지 무려 190차례에 걸친 실패가 있었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는 수차례 원사(院士·중국에서 과학 이공계통 최고 권위자에게 주는 호칭)선정에서 낙선했고 박사학위도 없으며 외국 유학경험도 없다. 일본의 오무라 교수도 뒤늦게 학계에 뛰어들었지만 ‘세상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끈기 있게 연구에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구원들과 함께 늘 작은 비닐봉지와 숟가락를 갖고 다니며 출퇴근할 때, 출장 갈 때마다 흙을 채취해 미생물을 연구했으며 그 결과 시즈오카 현의 한 골프장 근처 토양에서 아버멕틴을 만드는 균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는 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도한 것은 대부분 실패했지만 어떤 경우 놀랄 정도로 잘 될 때가 있다. 그것을 맛보면 몇 번 실패해도 두렵지 않다”며 젊은이들을 향해 “젊었을 때는 실패를 반복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했다. 두 사람 모두 겸손한 언행이 화제다. 투 교수는 수상 소식이 알려진 5일 밤 많은 언론에서 전화나 직접 방문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정중하게 사양하다 자신의 고향인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에서 발행되는 저장일보의 전화 인터뷰에만 응했다. 그러면서 수상 소식을 어떻게 들었느냐는 질문에 “TV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85세 고령인 그는 건강이 좋지 않아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무라 교수 역시 연구비가 모자랄 때에는 자력으로 마련하고 5억 엔(약 50억 원)을 들여 미술관을 고향에 기증하기도 했다.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인 노오리 료지 과학기술진흥기구 연구개발전략센터장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무라 박사는 노벨 평화상을 타도 이상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극찬했다. 중국 사회도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5일 투 교수에게 축전을 보내 “투 교수의 수상은 중국 과학기술의 번영과 진보를 구현한 것이자 중(中)의약이 인류건강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는 사실도 증명한 것”이라며 “중국의 종합적 국력과 국제사회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201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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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한국에 뒤처졌던 FTA 단숨에 만회”

    지금까지 자유무역협정(FTA)에서 한국에 뒤처졌던 일본은 5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로 그동안의 열세를 단숨에 만회했다며 자축하는 분위기다. 특히 안보법제 강행으로 지지율이 떨어졌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합의 소식을 들은 직후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의 미래에 큰 성과다. 정권 발족 이후 큰 성과를 낸 것”이라며 반겼다. 일본 정부는 TPP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주도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등 안보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경제계는 축제 분위기다. 일본 언론은 “경제 규모로 세계 40%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 탄생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최대 수혜 업종은 한국과 경쟁 관계인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가 꼽힌다. TPP 발효 즉시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일제 자동차부품 수출 품목 중 80%에 대한 관세 2.5%가 철폐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들 부품의 대미 수출액은 연간 2조 엔(약 19조4000억 원) 정도로 관세 철폐로 일본 기업들이 절감할 수 있는 금액은 500억 엔(약 4850억 원)에 달한다. 자동차의 경우 역내에서 부품 55% 이상을 조달하면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집권 자민당의 지지 기반인 농업 및 축산업 분야에는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쇠고기 유제품 등과 함께 일본이 5대 주요 품목으로 지정했던 쌀의 경우 미국산 무관세 수입 물량이 최초 5만 t에서 협상 발효 13년 차부터 7만 t으로 확대된다. 현재 38.5%인 쇠고기 수입관세는 16년 차에 9%까지 내려간다. 와인 관세도 폐지된다. 가격 인하 압력 때문에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는 대목이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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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반발했지만…中 난징대학살 관련자료, 세계기록유산 등재 유력

    중국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난징(南京) 대학살 관련 자료가 일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등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자료는 등재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한다. 두 안건은 모두 4~6일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제12회 국제자문위원회에서 논의된다. 4일 일본 언론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난징 대학살 신청 자료가 비공개로 심의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지만 등재 자체를 막는 것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의 하라다 요시아키(原田義昭) 국제정보검토위원장은 최근 열린 ‘국제정보검토위원회 및 일본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명위원회 합동회의’에 참석해 일본 정부가 자문위원들을 접촉해 자료의 신빙성을 거론하며 등록 보류를 요청했다면서도 “효과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세계기록유산은 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비공개 심사를 하고 이후 유네스코 사무국장이 단독으로 등록을 결정해 공표한다. 기록유산은 정부가 신청하는 세계유산과 달리 개인이나 단체도 신청할 수 있다. 이번에 난징 대학살 및 위안부 관련 기록을 등재 신청한 것도 중국 중앙정부가 아니라 역사자료와 공문서를 보관하는 정부기관 ‘당안관’이다. 아사히신문은 “당안관이 2013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이후 공산당의 지도로 구 일본군 사료 드러내기에 힘을 쏟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신청 자료가 유네스코 홈페이지에서 일부만 열람할 수 있어 사전에 검증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며 “관계국이 요청하는 경우 신청 서류를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중국에 10차례 이상 자료 공개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신청이 받아들여지고 자료가 일반 공개되기 전까지는 일절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해서는 이번에 등재되지 않을 경우 한국 중국 대만 등 6개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국제 연대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공동 신청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르면 올해 말 위안부 백서 발간을 준비 중인데 이 역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중국 측의 신청에 대해 “중국이 유네스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과거 한때 있었던 부정적 유산을 불필요하게 강조하고 있다. 극도로 유감”이라며 맹비난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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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륙 밖으로… 열도 밖으로… 中 vs 日 군비경쟁 가속

    사거리 8000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쥐랑(巨浪)-2를 탑재한 중국의 ‘094형 전략 핵잠수함’이 남중국해에서 첫 항해를 마쳤다고 홍콩 밍(明)보가 1일 보도했다. 인민해방군 남해함대는 9월 29일 하이난(海南) 섬 싼야(三亞)의 야룽(亞龍) 만 잠수함기지에서 첫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친 ‘잠수함 제1부대’ 부대원 41명에게 중앙군사위원회가 수여하는 ‘일등공(一等功)’ 수여식을 가졌다. 쥐랑-2 미사일은 2011년 12월 30일 보하이(渤海) 만에서 해상 시험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1월 23일 해저 발사 실험도 성공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올해 말 094형 잠수함에 쥐랑-2를 장착한 ‘미사일 장착 순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빨리 이뤄졌다고 밍보는 전했다. 길이 13m, 직경 2m인 쥐랑-2에는 3∼6개의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쥐랑-2는 하와이 부근에서 발사될 경우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현재 남중국해에 속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들이 094형 잠수함을 탐지하는 기술을 보유하지 않고 있어 094형 잠수함이 실전 배치되면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094형 잠수함에는 쥐랑-2 미사일 12기를 탑재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쥐랑-2를 장착한 094형 잠수함은 올해 말부터 실전 배치될 수 있다”며 “이는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을 보유한 중국이 어떤 공격을 당해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 年 20조원 예산으로 무기개발-수출… 군사대국화 이끌 ‘방위장비청’ 출범 ▼일본 군수산업의 사령탑이 될 방위장비청이 1일 출범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군사대국 노선을 뒷받침할 이 조직은 정부와 민간의 힘을 합쳐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수출하는 역할을 맡는다. 일본 정부는 본격적인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해 4월 무기 수출을 사실상 금지한 ‘무기 수출 3원칙’을 일정 조건만 맞으면 수출을 허용하는 ‘방위장비 이전 3원칙’으로 바꿨다. 여기에는 그동안 규정에 묶여 자위대에만 군수품을 팔아온 군수기업들의 강한 요청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일본 방위성 및 자위대와 거래 관계에 있는 일본 군수기업은 4600여 곳에 달한다. 실제로 ‘무기 수출 3원칙’ 폐지 이후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은 호주 잠수함 수주전에 참여했고, 후지중공업은 미국 기업과 함께 다목적 헬기 개발에 착수했다. 여기에 최근 안보법 통과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진 데다 방위청 출범까지 더해지면서 군수기업들은 ‘최대의 기회’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신형 공중급유기 도입, 이지스함 건조, 무인정찰기 도입 등 방위성의 핵심사업 진행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출범한 방위청 인원은 1800명가량이며 예산은 방위예산의 40%가량인 2조 엔(약 19조6000억 원)으로 정부 외청 가운데 가장 많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비 취득 관련 부서를 통합해 고품질 장비를 저렴하게 취득하는 것을 도모하는 동시에 외국과의 방위장비 기술 협력 과제에 대해서도 전문적 지식을 집약해 일관된 ‘책임 체제’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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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핵 항공모함 레이건 日 요코스카 기지 입항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이 1일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 입항했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던 항모 조지 워싱턴이 정비를 위해 5월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투입된 것인데 입항 시점을 두고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시도하려는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레이건함은 18일 광복 및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관함식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레이건함은 F-18 슈퍼호닛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기(E-2C) 등 8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승조원도 6000여 명에 이른다. 조지 워싱턴함과 같은 니미츠급이지만 고성능 레이더와 동시 이착륙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 전력상으로는 우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태평양과 인도양을 담당하는 미 7함대의 중심인 레이건함은 한반도 및 동북아 유사시 투입되는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크리스 볼트 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상자위대와의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싶다. 이 지역에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이건함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미군의 지원활동인 ‘도모다치(친구) 작전’에 참여하는 등 일본과 인연이 깊다. 이날 일부 주민들은 레이건함 입항 반대 시위를 벌였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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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위안부 외면한 채 “日은 여성인권 중시”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의 이틀째 일반토의에서 16번째로 연단에 오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일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일본이 이번에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되면 통산 11번째가 된다”며 두 차례나 상임이사국 진출 의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21세기야말로 여성의 인권이 유린당하지 않는 시대가 돼야 한다고 호소해 왔다”며 일본이 여성 교육과 보건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를 쏟아 붓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유엔에서 여성 인권을 언급한 것은 2013년부터 3년째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유엔 연설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역설한 것을 외면한 채 ‘여권 신장 성과’만 나열한 셈이 됐다. 유엔 안팎에선 일본의 간절한 꿈인 상임이사국 진출이 실현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안보리의 권력 구조가 바뀌려면 △193개 회원국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고 △상임이사국 5개국(P5·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인도 독일 브라질과 함께 이른바 ‘G4’ 그룹을 만들어 상임이사국 확대를 외쳐 왔다. 그러나 한국 등 중견 국가 12개국 모임인 ‘UfC(Uniting for Consensus)’는 G4에 반대하며 ‘장기 연임 비상임이사국 증설 방안’을 지지한다. UfC 국가들 내부에서도 지역 내 세력 균형과 역사적 이유 때문에 △한국은 일본을 △이탈리아 스페인은 독일을 △멕시코 콜롬비아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을 △파키스탄은 인도를 각각 적극 반대하고 있다. 이런 현실임에도 아베 총리 등이 상임이사국 진출의 꿈을 계속 설파하는 이유는 ‘일본은 P5 수준의 국가’임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효과가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의 연설에 대해 “유엔에서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존재감을 높여 국민들의 자신감을 회복하려는 대내용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욕=부형권 bookum90@donga.com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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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아베에 “서울서 만나길 기대”

    박근혜 대통령은 160여 개국 국가원수와 정부수반이 참석한 유엔총회 안팎에서 ‘조우외교’를 펼쳤다. 특히 27일(현지 시간) 중국 독일 영국 프랑스 페루 등 3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한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 오찬을 앞두고 대기실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짧은 만남을 가졌다.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에게 “(한중일) 정상회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서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이달 초 열린 한중 정상회담의 성공을 축하한다는 뜻을 밝힌 뒤 “박 대통령의 (10월) 미국 방문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고맙다”고 화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신속하게 언론에 공개하며 ‘전제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짧은 만남이었지만 “매우 상냥하게 대화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 언론들은 박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해결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한 것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박 대통령이 10월 말 첫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일본 측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강하게 요구한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8일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양국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책임이 있기에 정상이 흉금을 터놓고 회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뉴욕=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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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케이 “北, 외교관에 1인당 100만 달러 상납 지시”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앞두고 외교관 1인당 미화 100만 달러(약 11억9000만 원)의 외화 조달을 지시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다음 달 10일 행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외교관들에게 1인당 최소 100만 달러의 외화를 융자받도록 할당량을 설정했다. 정찰총국의 재외 공작원에게는 이달 중 1인당 미화 20만 달러(약 2억3800만 원)를 상납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공작원들은 “미납자는 모가지”라는 말에 본업인 첩보 활동보다 외화벌이에 내몰리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할당량을 채우기 어렵다 보니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신청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반면 선망의 대상이던 해외근무를 지원하는 이들은 줄고 있다. 북측 간부와 접촉하는 소식통은 “건설 사업과 열병식 지원 명목으로 (올) 8월에 세대 당 40위안(약 7500원) 씩을 징수했다”고 전했다. 이는 일반 북한 노동자 월급의 2배 수준이다. 또 수해 복구를 명목으로 주민 1인당 한화로 약 2600원을 걷거나 작업용 장갑 등 현물 공출을 할당하는 경우도 있으며 지방에 따라서는 김일성·김정일 동상 건설에 동원하는 사례도 볼 수 있다. 이 신문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도 기념행사 참석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참가비 1인당 30만 엔(약 296만 원) 외에 통행료 등도 요구해 호응이 적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북한 현지에서는 70주년 행사를 두고 ‘사상 최대의 빚잔치’라고 자조하는 간부들도 있다고 전해졌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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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토지’ 한국 최고 작품… 일본인도 읽게 해야죠”

    ‘1897년의 한가위. 까치들이 울타리 안 감나무에 와서 아침 인사를 하기도 전에, 무색 옷에 댕기꼬리를 늘인 아이들은 송편을 입에 물고 마을길을 쏘다니며 기뻐서 날뛴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첫 문장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 작품으로 꼽히는 이 소설은 작가가 25년 동안 집필했으며 원고지 3만1200장(총 20권)에 이르는 역작이다. 이 책 전부를 일본어로 완역하는 대작업이 시작됐다. 일본에서 한국 서적 전문 출판사 ‘쿠온’을 운영하는 김승복 대표(46)는 24일 통화에서 “토지 일본어 번역 작업에 대해 6월 작가의 딸인 김영주 토지문학관 관장의 허락을 받았다”며 “조만간 정식 계약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편집자와 번역자 등 일본인 3명이 심도 있는 번역을 위해 강원 원주시 토지문학관과 경남 하동군 평사리 최참판댁 등을 둘러보고 왔다”며 “완역에 필요한 기간을 7년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일단 내년 가을 1권과 2권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했다. 출간과 동시에 심포지엄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일본어판 토지는 1980년대에 1∼5부 중 1부만 발간된 바 있으며 최근 학생용 축약본이 나왔지만 완역본이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박경리는 생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철두철미한 반일 작가’라고 말했을 정도로 민족적 색채가 강한 소설가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토지’는 일본에서 대표적인 반일 작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김 대표는 “반일 여부를 떠나 작품으로서의 완결성, 인물들의 디테일 등의 측면에서 한국 문학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인 만큼 꼭 소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번역 출간에 드는 비용은 1억 엔(약 10억 원)가량. 시간과 비용을 감안했을 때 힘든 작업이 성사된 것은 비용의 절반을 재일교포 의사이며 교육자인 김정출 청구학원 이사장(69)이 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재일교포들이 이런 책을 꼭 읽어야 한다”며 흔쾌히 사비를 털어 번역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2011년 5권짜리 토지 축약본이 발행되었을 때도 직접 감수를 맡았을 정도로 이 작품에 애정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일본인들이 이런 작품을 모르고 죽는 것은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한 행사에서 김 이사장을 만나 의기투합했고 초기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나머지 5억 원은 추가로 스폰서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최근 혐한(嫌韓) 서적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가운데서도 2010년부터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은희경 한강 박민규 김연수 김애란 등 한국 대표 작가의 책 13권을 번역 출간했다. 7월에는 북카페 ‘책거리’를 열고 독서회와 시인 낭독회를 여는 등 지속적으로 한국 문학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2011년에는 ‘케이북(K-BOOK) 진흥회’를 결성해 매년 ‘일본어로 읽고 싶은 한국 책 50선’을 내고 있다. 1991년 일본으로 유학 와 25년째 살고 있는 김 대표는 “일본 책이 한국에 번역되는 것은 매년 800∼900권에 이르지만 반대로 일본에 소개되는 한국 책은 20권 안팎에 불과하다”면서 안타까워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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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법안 이후 아베 지지율 30%대로 급락

    21일로 취임 1000일을 맞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안보법안을 무리하게 통과시킨 여파로 내각의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했다. 여론조사 결과 일본 국민의 절반은 아베 총리가 임기가 끝나는 2018년 9월 전에 물러날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일본 중앙 일간지 5곳이 발표한 안보법안 통과 후 아베 내각 지지율은 평균 38%인 반면에 지지하지 않는 비율은 49%에 달했다. 아사히신문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35%로 떨어져 2012년 12월 아베 2차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41%로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는 안보법이 전쟁과 무력행사를 금지한 헌법 9조에 어긋난다는 의견은 60%로 위헌이 아니라는 견해(24%)를 압도했으며, 응답자의 절반은 ‘아베 총리가 임기인 3년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는 집단자위권 행사에 대한 반대가 53%로 찬성(28%)보다 월등히 많았다. 또 오키나와 기지 이전, 원전 재가동, 소비세 인상 등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51∼56%에 달해 아베 정권의 정책 전반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보법 반대 여론이 절반을 넘는데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는 20일 니혼TV에 출연해 “국민 목소리 중 하나”라며 평가 절하했다. 또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가 1960년 미일방위조약을 개정할 때와 비교하며 “당시에는 총리 신변 안전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말까지 나왔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다. 평상심으로 통과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19일 새벽 안보법안이 통과된 뒤 오후에 도쿄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의 야마나시(山梨) 현 별장에 가서 골프를 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안보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시위는 연휴 기간(19∼23일)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9일에는 300명, 20일에는 100여 명의 시민이 국회 앞에서 “법안이 통과됐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시위를 벌였다. 20일에는 학자 171명이 도쿄(東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보법안 통과에 대해 “헌법 9조 아래서 유지해온 평화주의를 버린 폭거”라는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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