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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4일,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진 서울 아산병원 간호사 A 씨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 그가 받아야 했던 응급 수술은 ‘뇌동맥류 결찰술’. 국내 ‘빅5’ 병원 중 하나인 아산병원에서도 휴가와 출장 등으로 당시 이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한 명도 없었다. 한해 2만 명 이상이 뇌출혈로 쓰러지지만 전국에서 이 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는 13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의료계에선 필수의료 분야에 너무 낮은 진료비(수가)가 책정돼 있는 상황이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위험부담이 큰 수술을 하고도 ‘대가’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다 보니 피부과, 성형외과 등 ‘편하고 돈이 되는’ 일부 과목으로 의사들이 쏠리는 현상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필수의료 수술인 뇌동맥류 결찰술에 대한 수술비는 문재인케어가 시작된 2018년 이후 사실상 제자리걸음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뇌동맥류 결찰술 수술비, 코 성형수술보다 적어 4일 국민의힘 백종헌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뇌동맥류 결찰술에 매겨진 수술비는 248만9890원이다. 문재인 케어가 시작된 2018년 243만5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4년 동안 고작 2.4%오르는 데 그쳤다. 이 수술 수술비가 제자리걸음 하는 동안 다른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는 꾸준히 올랐다. 같은 기간 동네 의원과 한의원에서 받는 평균 진료비(수가)는 각각 10.8%, 12.5%씩 인상됐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받는 수가도 평균 6.7% 올랐다.연도뇌동맥류 결찰술 수술비2018년243만500원2019년243만2030원2020년242만20원2021년245만4960원2022년248만9890원4년 간 인상폭2.44% 뇌동맥류 결찰술은 환자의 두개골을 열고 뇌동맥 일부를 클립으로 조여 출혈을 막는 고난이도 수술이다. 최소 의사 4명, 간호사 3명이 투입돼야 하고, 경우에 따라 수술 시간이 12시간을 넘어가기도 한다. 우리와 비슷한 의료보험 제도를 운영 중인 일본이 뇌동맥류 결찰술에 한국의 4배가 넘는 1117만 원의 수가를 매기는 건 이 때문이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에 따르면 미국(484만 원)과 호주(537만 원)도 같은 수술에 대해 한국의 2배 수준의 수가를 매기고 있다. 해외와 비교했을 때만 낮은 게 아니다. 의료계에선 뇌동맥류 결찰술 수가가 국내에서 이뤄지는 다른 시술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게 책정돼 있다고 토로한다. 대한뇌혈관외과학회 조사에 따르면 뇌혈관 결찰술 수술비는 얼굴을 갸름하게 만드는 성형수술인 안면윤곽술(625만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비교적 간단한 코 성형수술(294만 원)보다도 낮다. 이 학회 회장인 임동준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비현실적인 수가가 개선되지 않는 탓에 이 수술을 배우려 드는 젊은 의사가 없다는 게 필수의료 부족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MRI 건보 줄이고, 필수의료 확충해야” 단순히 수술비 한두 항목을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전반적인 수가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필수의료 수가가 비현실적으로 낮다 보니 병원들이 돈벌이가 되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을 남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케어로 건강보험이 적용된 이후 MRI 촬영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본다. 2017년까지만 해도 80만 건 수준이던 건보 적용 MRI 촬영 건수는 2021년 196만 건으로 급증했다. 김 교수는 “병원 차원에서도 회계 자료를 정부 측에 투명하게 제공해 과소 책정된 수가는 높이고, MRI 등 과잉 책정된 수가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백 의원도 “문재인케어 이후 불필요한 건보 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필수의료 분야는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쇠퇴한 것처럼 보인다”며 “아산병원 간호사와 같은 안타까운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지난달 21일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영유아 및 어린이들의 예방접종 속도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 5명 중 1명이 접종 시작 9일 차에 1차 접종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올해 독감이 예년에 비해 강력할 것으로 보여 대상자들이 꼭 접종에 참여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9일 차에 접종률 20% 넘어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는 ‘2회 접종’ 대상인 영유아 및 어린이다. 만 6개월 이상 9세 미만 아이들 가운데 지금까지 한 번도 독감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는 4주 간격으로 2번을 맞아야 한다. 질병청은 올해 2회 접종 대상자 수를 33만753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접종 9일 차인 지난달 29일까지 이 중 20.0%인 6만6228명이 1차 접종을 받았다. 지난해엔 같은 시점 접종률이 9.2%로, 올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겨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계절독감 유행이 겹치는 이른바 ‘트윈데믹’이 우려되자 부모들이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15개월 아이에게 독감 백신을 맞힌 직장인 서모 씨(32)는 “둘째를 임신한 아내도 다음 주에 접종받을 예정”이라며 “나는 무료 접종 대상자가 아니지만 돈을 내고 독감 백신을 맞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감 유행주의보가 이례적으로 빠른 9월에 내려진 것도 예방접종률이 오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지난달 16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통상 11월∼다음 해 1월 사이에 발령되던 것을 감안하면 발령 시점이 평소보다 2∼4개월 빨랐다. 특히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철저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쓰기가 지켜진 2020년과 지난해에는 독감 유행주의보가 2년 연속 발령되지 않았다. 질병청 관계자는 “올해는 접종 사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독감 유행주의보부터 발령돼 접종 참여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독한’ 독감 바이러스 온다아직 본격적인 독감 유행은 시작되지 않았다. 다만 이르면 10월 하순부터 독감과 코로나19의 동시 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가 해제된 뒤에 개천절, 한글날 연휴가 잇따라 이어지면서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 감염되면 코로나19에만 걸렸을 때보다 중증화율이 10∼30% 높다. 올해 유행하는 독감 우세종인 ‘A형 H3N2’ 바이러스의 독성이 다른 독감 바이러스에 비해 강한 점도 우려스럽다. 독감도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세부 변이에 따라 특성이 다르다. 튀르키예 연구진은 A형 H3N2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후손 격인 ‘A형 H1N1’ 바이러스보다 4.2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2019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독감 무료 접종 대상은 5일부터 전체 만 13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로 확대된다. 고령자 접종은 한 주 뒤인 12일 시작된다. 질병청은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을 같은 날 양쪽 어깨에 맞아도 괜찮다며 고위험군은 두 가지 백신 접종에 동시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지난달 21일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영유아 및 어린이들의 예방접종 속도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무료 접종 대상자는 ‘2회 접종’ 대상인 영유아 및 어린이다. 만 6개월 이상, 9세 미만의 아이들 중 지금까지 한 번도 독감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는 1개월 간격으로 2번 맞아야 한다.질병청은 올해 2회 접종 대상자 규모를 33만753명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접종 9일차인 지난달 29일까지 이 중 20%인 6만6228명이 1차 접종을 받았다. 지난해 같은 시점의 접종률이 9.2%였던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빠른 속도다.여기엔 올 겨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우려되면서 부모들이 접종을 서두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접종 개시 첫 주에 15개월 아이에게 백신을 맞혔다는 직장인 서모 씨(32)는 “둘째를 임신한 아내도 다음 주 접종할 예정이고, 나는 무료 대상자가 아니지만 돈을 내고라도 맞을 계획”이라고 말했다.여기에 때 이른 독감주의보도 어린이 독감접종 속도를 높이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 관계자는 “올해 이례적으로 접종 사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것이 빠른 접종 속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접종 사업 개시를 닷새 앞둔 지난달 16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2021년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실내외 마스크 착용 등의 영향으로 독감 유행주의보가 아예 발령되지 않았다.한편 5일부터는 독감 무료 접종 대상이 모든 만 13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로 확대된다. 고령자는 12일부터 만 75세 이상 접종이 시작되며, 17일과 20일에 각각 70세, 65세 이상으로 확대된다. 질병청은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을 같은 날 양쪽 어깨에 맞아도 괜찮다며 고위험군의 경우 두 가지 백신 접종에 모두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6차 유행 이후 금지됐던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에서의 대면 접촉 면회가 재개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0일 오전 회의를 열고 요양병원·시설 내 접촉 면회를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6차 유행이 본격화된 7월 25일 감염취약시설인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병원 등에서의 접촉 면회를 금지한 바 있다. 중대본 관계자는 “하루 확진자 수가 최근 3만 명대까지 감소한 만큼 접촉 면회를 재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언제부터 재개할지 시점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재개 시점은 각 시설에서 접촉 면회를 준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다음 달 초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은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해외에서 입국 후 1일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폐지 △초등학생 이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검토 등도 중대본에 요청했다. 중대본은 이 중 해외 입국자 PCR 검사 의무 해제를 30일 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겉으로는 연금개혁을 ‘할 것처럼’ 움직였지만, ‘연기’에 가까웠다.” 전직 보건복지부 고위 관료 A 씨는 역대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논의 과정을 이같이 정의했다. 2008년 마지막 연금개혁 이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등 세 번의 정권에서 진행된 개혁 논의가 진정성 없이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됐다는 의미다. A 씨는 “정부는 면피하듯 개혁안을 국회에 던졌고, 정치권은 공방을 벌이며 시간을 흘려보냈다”고 말했다. 연금학계 안팎에선 윤석열 정부의 연금개혁도 비슷한 경로를 걷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연금개혁을 약속했지만 아직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7월 출범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두 달 가까이 공회전 중이다. 정부 또한 내년 3월 제5차 재정계산 결과를 보고 내년 10월에나 정부개혁안을 국회에 내면 된다는 기류가 강하다. 정부 개혁안이 나와도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표심을 의식해 연금개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국민연금 재정의 ‘고갈시계’는 빨라지고 있다. 복지부의 제4차 재정계산(2018년)에 따르면 연금 적립금은 2057년 고갈된다. 제5차 재정계산에서는 고갈 시기가 3, 4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동아일보는 ‘연금개혁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전문가 30명에게 우리 사회가 타협에 이를 수 있는 ‘연금개혁안’에 대해 19∼23일 설문했다. 연금학자, 시민사회 단체뿐 아니라 개혁 논의에 참여했던 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전직 관료들의 생각을 더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개혁안을 모색했다. 전문가 30명 중 절반 이상인 16명은 ‘더 내고, 지금처럼 받는 개혁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답했다.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기 위해 보험료를 소폭 인상하는 건 불가피하지만 연금액은 현 수준을 유지해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많은 9명은 ‘더 내고, 더 받는 안’을 꼽았다.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연금을 받는 액수도 늘어야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연금의 기본 역할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재정 안정에 초점을 맞춘 ‘더 내고 덜 받는 안’을 선택한 전문가는 4명에 불과했다. 연금 받는 시점을 현 65세에서 68세로 늦추는 개혁안도 퇴직 후 연금을 받는 시점까지의 ‘소득절벽’ 문제로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1명).“연금보험료 매년 산정, 납입 상한 폐지… 실현 가능한 개혁부터” 〈3〉전문가 제안 세대공존 연금개혁보험료 인상폭 크면 타협 어려워… ‘2%P 더 내고 현수준 수령’ 현실적“수령 시점 연기는 시기상조” 평가… 정년연장-실업부조 확대땐 가능건보처럼 매년 보험료 산정 적절, 정치적 부담 줄고 현실 즉각 반영 “모두를 만족시킬 완벽한 개혁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세대와 계층이 조금씩 양보하는 타협 과정이 중요하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연금개혁이 성공하려면 ‘점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적인 개혁안에 집착해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첫발’을 서둘러 내딛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더 내고 덜 받는 개혁’ 현실성 떨어져그간 정부나 연금 관련 조직들이 연금개혁을 이야기할 땐 통상 ‘더 내고 덜 받는’이라는 말을 써왔다. 이론적으로는 재정 안정에 가장 효과적인 안이지만, 이런 개혁안에 대해서는 연금 전문가 4명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소득대체율)을 현 40%에서 35% 수준까지 내리면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연금의 역할이 무색해진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 기피 현상마저 발생할 수 있다. 문유진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대표는 “소득대체율을 낮추면 고령층이나 기성세대보다 청년과 미래세대가 더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득 대비 국민연금 보험료의 비율(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1%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은 현행 40%로 유지하는 방식을 가장 바람직한 안으로 선택했다. 개혁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험료를 올리면서 수령액까지 조정하면 국민 저항이 커져 개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직 보건복지부 관료 9명 중 8명도 ‘더 내고 지금처럼 받는’ 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답했다. 배병준 전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급진적인 보험료율 인상은 사회적 타협을 이끌어내기 어렵고, 해외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다수의 전직 관료는 여야가 모두 공약한 ‘기초연금 40만 원으로 인상’(현행 30만 원)이 함께 추진되면 국민들이 연금개혁을 받아들이기 쉬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최소한의 노후 생활 가능한 보장이 중요”두 번째로 많은 9명의 전문가는 ‘보험료율을 13%까지 높이되 소득대체율도 45%까지 올리는 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금은 최소한의 노후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어야 의미가 있다”며 소득대체율 40%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우리는 연금 가입 기간이 짧아 실제 소득대체율은 20% 수준”이라며 “스웨덴처럼 연금보험료의 고용주 부담을 높이면서 소득대체율을 더 높이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급 시기를 늦추는 방안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았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인의 실제 퇴직 연령은 60세 미만인데 수급 연령이 더 늦어지면 ‘소득 절벽’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임금피크제 활성화를 통한 정년 연장, 실업부조 확대 등을 먼저 해결할 경우 수급 연령을 68∼70세로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일회성 보험료 인상에 그쳐선 안 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을 유지하면서 재정 안정이란 개혁 목표를 달성하려면 보험료율을 최소 13∼14%까지 인상하고, 재정 부족분을 현실에 맞게 보충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보험료 매년 산정 시스템 도입해야”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88년 3%에서 1993년 6%, 1998년 9%로 오른 뒤 지금까지 그대로다. 전문가들은 보험료 인상에 대한 거부감 탓에 경직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현 국민연금 제도는 5년 주기로 재정 추계를 실시해 기금 운영 전략을 세운다. 저출산 고령화 및 기금 고갈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는 위기를 막을 수 없다. 건강보험료처럼 경제 상황, 출산율 등을 고려해 매년 보험료율을 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영찬 전 복지부 차관은 “국민연금법을 개정해 보험료를 매년 산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정치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기금이 고갈된 후 ‘그해 거둬들인 보험료를 바로 연금으로 주는’ 부과 방식으로 전환되면 이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금 재정 강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국민연금은 아무리 소득이 많아도 소득 533만 원에 해당하는 월 보험료 49만7700원까지만 낼 수 있다. 이 상한선을 폐지해 고소득자는 보험료를 더 많이 내게 하자는 안이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험료 납입 상한선을 3배 올려 고소득층 보험료 납부액을 높이면 전체 보험료율을 4%포인트나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최근 5년 동안 극단적인 선택을 해 응급실로 옮겨진 이들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6명이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 이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살 시도자를 만나 상담하고 자살예방센터로 연결해주는 등의 ‘초기 대응’을 하는 전문인력이 24시간 근무하는 응급실은 전체의 2.4%에 그쳤다. 26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참여 응급실로 이송된 사람은 9만963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약 58%(5만7701명)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 응급실에 도착했다. 하지만 야간에 응급실에 실려 온 이들이 당일에 바로 자살 예방 관련 조치를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복지부 인증을 받은 응급의료기관 409곳 가운데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전문인력이 24시간 근무하는 곳은 10곳(2.4%)뿐이기 때문이다. 69곳은 관련 전문인력이 근무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해 야간에는 전원 퇴근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을 한 번이라도 시도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살률이 20∼30배 높은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김 의원은 “자살 시도가 야간에 집중되는 만큼 이들을 관리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최근 5년 동안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응급실로 옮겨진 이들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6명이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 이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살 시도자를 만나 상담하고 자살예방센터로 연결해주는 등 ‘초기 대응’을 하는 전문인력이 24시간 근무하는 응급실은 전체의 2.4%에 그쳤다.26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참여 응급실로 이송된 사람은 9만963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57.9%(5만7701명)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사이 응급실에 도착했다. 특히 오후 6시~자정 사이 이송된 환자가 전체의 32.3%로 가장 많았다.하지만 야간에 응급실에 실려 온 이들이 당일에 바로 자살예방 관련 조치를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복지부 인증을 받은 응급의료기관 409곳 가운데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전문인력이 24시간 근무하는 곳은 10곳(2.4%) 뿐이기 때문이다. 69곳은 관련 전문인력이 근무하고 있지만 인력이 부족해 야간에는 전원 퇴근한다.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 대전 경북 대구 울산 광주 전남 제주 등 8곳엔 사후관리 전문인력이 야간 근무를 하는 응급실이 한 곳도 없다.자살시도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한 건 이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자살률이 20~30배 더 높은 고위험군이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응급실에서 진행되는 사후관리가 자살시도자 관리의 ‘첫 단추’라고 말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살시도자와의 상담은 빠를수록 좋다”며 “일단 자살시도자가 치료 후 귀가하고 나면 추후에 연락이 닿더라도 사후관리에 참여하는 비율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전문인력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응급실 79곳에서 186명이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전문인력으로 일하고 있는데, 10명 중 9명(166명·89.2%)이 비정규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문요원의 평균 근속기간도 23개월에 불과하다.김 의원은 “야간, 새벽 시간대에 집중되는 자살시도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전문인력이 장기적으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이지운기자 easy@donga.com}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일자리를 찾는 고령자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하고 노인일자리 창출 우수 기관을 치하하는 행사가 열린다. 보건복지부는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정책에 대한 국민 공감을 높이기 위해 26일부터 30일까지 ‘2022 노인일자리 주간’을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이번 행사는 ‘경험은 나눔, 일자리는 이음’이라는 주제 아래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된다. 26, 27일에는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다양한 노인일자리 사업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국민참여관이 마련된다. 보육 돌봄 등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에 기여하는 사업, 노인의 전문적인 경력과 기술을 활용하는 사업, 업사이클 친환경 사업 등 다양한 노인일자리를 소개하는 부스 행사가 열린다. 참여관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다.행사장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은 온라인 국민참여관을 둘러볼 수 있다. 온라인 국민참여관에선 △공모전(영상, 아이디어, 수기) 국민투표 △노인일자리 5자 토크 △어르신 짤 콘테스트 △초성퀴즈 △단어퀴즈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노인일자리 누리집(https://www.seniorro.or.kr/4431)에 접속하면 된다. 운영 기간은 30일까지다.행사 첫 날인 26일 오전 11시에는 노인일자리 주간 기념식이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기념식에선 노인일자리사업을 우수하게 진행해 온 지방자치단체 및 사업체 등에 대해 시상식이 열렸다. 총 235개 기관이 수상했다.대상을 받은 대구남구시니어클럽은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는 식품 제조 분야에서 노인 일자리를 창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드라이브스루 비대면 포장 주문 확대, 1인 간편식 포장메뉴 추가, 온라인 판매 등 사업을 다각화해 활로를 찾기도 했다. 실버 상담사가 주거 취약계층의 자립 지원을 돕는 사업을 한 미추홀노인인력개발센터, 경로당과 전통시장 등의 공공시설물 상태 점검에 노인 인력을 활용한 국토안전관리원 등도 대상을 받았다.한편 복지부는 이날 기념식에서 상신브레이크를 신규 고령자친화기업으로 선정하고 지정서를 수여했다. 상신브레이크는 자동차 브레이크 부품을 개발, 생산하는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부품 제조 분야에서 노인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최종균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주간은 국민들의 정책 공감을 높일 수 있는 행사”라며 “경험을 나누어 일자리로 이어 가는 어르신들을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지운기자 easy@donga.com}
보건복지부가 23일 열린 장기요양위원회에서 2023년 장기요양보험료율을 올해 대비 0.05%포인트 오른 0.91%로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에 장기요양보험 가입 가구가 낼 월평균 보험료는 기존 대비 898원 오른 1만5974원이 된다. 장기요양보험료는 다른 사회보험료에 비해 액수는 적지만 보험료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도 0.46%였던 것에 비하면 5년 새 2배 가까이로 높아졌다. 이 추세대로면 이번 정부 임기 중 1%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장기요양보험은 스스로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이나 노인성 질병 환자에게 목욕, 간호 등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 제도다. 장기요양 서비스 대상자는 올 7월 기준 98만6000여 명으로, 내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보험료율 인상을) 논의·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장기요양 서비스 이용에 드는 비용(수가)도 내년엔 올해 대비 평균 4.7% 인상된다. 이에 따라 요양시설 월 이용료가 234만7500원이 되고, 이 중 본인부담금은 46만9500원이 된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정부가 46억 원 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해 특별 감사에 착수했다. 보건복지부는 25일부터 2주 동안 공단에 관련 부서 합동 감사반을 파견해 특별 감사를 진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23일 복지부와 건보공단에 따르면 공단 직원 최모 씨는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의료기관 지급이 보류된 진료비를 본인 계좌로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초기인 4~7월 1억 원을 빼돌린 이후 지난 16일과 21일 각각 3억 원, 42억 원을 가로채 누적 횡령 금액이 46억 원에 이르렀다. 최 씨는 본인이 결재하면 상사까지 자동 결재되는 ‘위임전결 시스템’을 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반은 현재까지 알려진 것 외에 최 씨가 추가로 횡령한 돈이 있는지 조사하는 한편 건강보험 재정 관리 및 요양급여비용 지급 시스템의 전반적인 현황과 문제점을 점검할 방침이다. 감사반 관계자는 “철저한 감사를 통해 관계자를 엄정 처리하는 한편 전산시스템 개선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 씨는 지난주 휴가를 낸 뒤 잠적했고, 당시 동료들에게 “독일로 휴가를 다녀오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횡령 정황을 발견한 공단은 원주경찰서에 최 씨를 고발한 상태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내년도 장기요양보험료가 세대 당 월 평균 898원 오른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열린 2022년 제5차 장기요양위원회에서 내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을 올해 대비 0.05%포인트 오른 0.91%로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23년 장기요양보험 가입 세대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는 월 평균 1만5974원이 될 전망이다. 장기요양보험료는 다른 사회보험료에 비해 액수는 적지만 보험료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도 0.46%였던 것에 비하면 5년 새 2배 가까이로 높아졌다. 이 추세대로면 이번 정부 임기 중 1%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장기요양보험이 기존 4대 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5대 보험’ 입지로 올라서게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요양보험은 스스로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목욕, 간호 등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 보험 제도다. 기본적으로 65세 이상 고령자가 대상이지만 치매 등 국가가 지정한 노인성 질병을 진단받았을 경우 65세 미만도 신청할 수 있다. 장기요양보험을 통해 요양원이나 재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장기요양 인정자)은 지난 7월 기준 98만6000여 명이다. 정부는 내년도 장기요양 인정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보험료율 인상을) 논의·결정했다”고 밝혔다.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할 때 드는 비용(수가)도 오른다. 내년도 장기요양보험 수가는 올해 대비 평균 4.7% 인상된다. 이에 따라 요양시설을 이용할 경우 1달 이용료가 234만7500원이 되고, 이 중 본인부담금은 46만9500원이다. 한편 장기요양위원회는 23일 회의에서 루게릭 병과 다발성 경화증을 노인성 질병으로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루게릭 병이나 다발성 경화증을 앓는 사람은 65세 미만이더라도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 사용된 의료비가 지난해 1조 원이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뇌·뇌혈관, 두경부, 복부·흉부·전신 등 세 항목의 MRI 촬영에 쓰인 의료비가 1조145억 원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3114억 원이던 것에 비해 3.3배로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앞세운 일명 ‘문재인 케어’를 임기 내내 시행했다. 2018년 10월 비급여였던 뇌·뇌혈관 MRI를 급여에 포함시킨 데 이어 이듬해 5월 두경부, 11월 복부·흉부·전신 MRI 촬영비를 급여화했다. 단기간에 비용이 3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게 의료계 중론이다. 박은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건보 적용 이후 필수적이지 않은 MRI 촬영을 남발하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졌다”고 지적했다. 도덕적 해이 정황은 진료 과목별 총 MRI 촬영 건수 추이에서도 나타난다. 2017∼2021년의 과목별 MRI 촬영 건수는 총 724만6593건으로 직전 5년(2012∼2016년) 327만2025건 대비 2.2배로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응급의학과에서 이뤄진 MRI 촬영은 5만6765건에서 35만3882건으로 6.2배나 급증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일선 응급실에서 단순히 ‘머리가 아프다’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인다’며 찾아온 환자에게도 큰 고민 없이 MRI 촬영을 권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척추 MRI 촬영도 급여화되면서 MRI 관련 건보 지출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백 의원은 “문재인 케어로 인해 방만해진 건보 지출을 면밀히 재검토하는 한편 필수 의료 분야에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갖춘 개량 백신(2가 백신) 접종이 다음 달 11일 시작된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27일부터 사전 예약을 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21일 동절기 추가 접종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동절기 추가 접종 대상은 만 18세 이상 모든 성인이다. 다만 고위험군에 먼저 접종하기 위해 △60세 이상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및 입소자를 1순위 대상으로 정했다. 이들은 27일부터 질병청 홈페이지(ncvr.kdca.go.kr)나 질병청 콜센터(1339) 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2순위(50대, 기저질환자, 군인, 보건의료인)와 3순위(모든 성인) 사전 예약 일정은 미정이다. 이들은 다음 달 11일부터 잔여 백신을 활용한 당일 접종만 가능하다. 2, 3순위 예약은 추후 순차적으로 개시될 예정이다. 추가 접종에는 기본적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개량 백신이 사용된다. 지난주 161만 회분이 국내에 도입된 모더나 개량 백신을 우선 사용한다. 화이자 개량 백신도 도입이 완료되는 대로 사용할 계획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모더나 개량 백신은 현재 유행하는 BA.5 변이에 대한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이 기존 백신 대비 69% 높다. mRNA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 경우 노바백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다른 방식의 기존 백신을 맞을 수도 있다. 개량 백신은 추가 접종용으로 개발된 만큼 최소 2차례(얀센 접종자는 1차례) 이상 접종을 받은 사람만 맞을 수 있다. 최종 접종일 혹은 코로나19 확진일로부터 4개월이 지난 후에 맞을 것이 권고된다. 기존 백신으로 4차까지 맞은 사람도 4개월이 지나면 개량 백신을 추가로 맞을 수 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연일 ‘이재명표 법안’의 신속 처리를 주문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번엔 ‘공공의대법’(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 처리 속도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공공의대 설립 방안을 추진했다가 의료계의 거센 반대로 계획을 접은 바 있다. 그런데 이 대표가 최근 “전북 공공의대 설립법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히자 다시 불이 붙은 것. 이에 국민의힘은 “안하무인식 이재명표 의회독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李 “공공의대 설치 적극 추진”에 野 속도전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2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표가 전북에 가서 공공의대 설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6일 전북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북 공공의대 설립을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와 마찬가지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며 “왜 이렇게 지연이 되느냐”고 말한 지 4일 만이다. 공공의대법은 대학이 학생의 입학금, 수업료 등을 지원하는 대신에 의사 면허 취득 후엔 의무적으로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한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보건복지부가 남원에 공공의대 설립 계획을 내놨지만 무산됐고, 21대 국회 들어 민주당 김성주 의원(전북 전주병) 등이 발의한 법안이 계류된 상태다. 야당의 단독 처리 강행 방침에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사 양성 및 교육의 주체는 의료인”이라며 “(이 대표 외에도) 여러 국회의원이 본인 지역구에 의대를 유치하겠다고 하는데, 의대 신설을 정치 논리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공공의대 신설 문제를 의료계와의 협의 과정 없이 강행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여당도 “지역 표심만 노린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공의대 설립 문제는 문재인 정부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던 사안”이라며 “지역 간 의료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숙의가 필요함에도 민주당이 막무가내로 전북 남원에 공공의대를 설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공공의대 설립에 필요한 예산을 고려하지 않고 포퓰리즘성 정책을 남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주 의원이 발의한 공공의대법과 관련해 국회예산처가 추산한 재정비용은 2021년부터 7년간 총 1334억 원으로 연평균 191억 원 수준이다. ○ 與 “이재명표 의회독재” 반발민주당은 ‘이재명표’ 법안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22개 민생 관련 법안을 7대 입법 과제로 압축해 발표했다. 기업이 파업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하는 ‘노란봉투법’, 기초연금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납품단가연동제’, 장애인국가책임제, ‘출산보육수당확대법’ 등이다. 노란봉투법과 관련해선 법안 취지를 더 쉽게 알리겠다는 명목으로 법명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은 169석의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입법 강공 드라이브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15일에도 이 대표가 쌀값 강경 대응을 주문한 지 하루 만에 여당의 “날치기” 비판을 무릅쓰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 소위에서 단독으로 처리한 바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부터 공공의대 설립 문제까지 다수 의석을 앞세운 강행 처리 방침을 시사하면서 ‘이재명표 의회독재’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 다음 날 바로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며 “이와 같이 수직적이고 천편일률적으로 당의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굉장히 불안감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대한적십자사가 아이돌 그룹 아이브(IVE)를 ‘누구나 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19일 밝혔다. 누구나 캠페인은 ‘올해가 가기 전에 누구나 한 가지씩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취지로 생활 속 봉사와 기부를 장려하는 범국민 캠페인이다. 아이브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캠페인송인 ‘당신의 손길로’를 녹음하고 캠페인 홍보 포스터 모델로 참여한다. 아이브의 리더인 안유진 씨(19)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위촉식에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선 봉사와 나눔이 중요하다”며 “더 많은 분들이 봉사와 나눔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질병관리청이 16일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독감은 통상 겨울철인 11월부터 다음 해 1월 유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이례적인 ‘가을 유행’이 시작됐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을 독감이 유행하는 것은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2010년 이후 12년 만이다. 특히 최근 2년 동안은 독감 유행주의보가 한 번도 발령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지난 2년 동안 감염을 통해 독감 자연면역을 획득한 사람이 적어 올해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위험군 대상 무료 독감 예방접종은 21일 시작된다. 만 6개월 이상∼13세 이하 영유아와 어린이 중 한 번도 독감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들은 이날부터 접종받을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는 모든 영유아와 어린이 및 임신부, 다음 달 12일부터는 고령층 대상 독감 접종이 시작된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질병관리청이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다고 16일 밝혔다. 독감 유행주의보는 통상 겨울철(11월~다음해 1월)에 발령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가을 독감 유행’이 도래한 것이다.질병청은 병·의원을 방문하는 외래 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심환자 수(의사환자 분율)를 기준으로 유행주의보를 발령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주(4~10일)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5.1명으로, 올해 유행 기준(4.9명)을 넘어섰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독감 유행이 시작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11월 이전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건 2010년(10월 1일 발령)이 마지막이다. 당시엔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유행주의보 발령이 앞당겨진 바 있다.특히 최근 2년은 독감 유행주의보가 한 번도 발령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가 생활화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독감이 유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감염을 통해 '자연 면역'을 획득한 인구가 적은 만큼 올해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겨울철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다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독감까지 크게 유행할 경우 의료 현장의 혼선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방역당국은 고위험군에게 독감 예방접종에 참여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을 같은 날 동시에 접종해도 무방한 만큼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접종해달라고 강조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은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고위험군 1216만 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지원한다"며 "일선 학교 등에서는 백신 접종과 예방을 위한 홍보를 집중적으로 해 달라"고 말했다. 고위험군 대상 무료 독감 예방접종은 21일 시작된다. 이날부터 영유아(만 6개월 이상, 13세 미만) 중 한 번도 독감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들부터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다음 달 5일부터는 모든 영유아와 임신부가 접종 대상이 된다.고령층 백신 접종도 다음 달 중에 시작되는데 나이에 따라 시작 날짜가 다르다. 만 75세 이상은 다음 달 12일부터, 70세 이상은 17일부터, 65세 이상은 20일부터다.한편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서 '타미플루'와 같은 독감 치료제(항바이러스제)에 대해 한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9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고령자, 임신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독감 의심 증상만 있어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 독감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 고위험군 외에는 신속항원검사 등을 통해 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되면 건보 적용을 받는다. 건보 적용 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독감 치료제 가격은 통상 1만 원 미만으로 책정된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정부가 이달 도입한 신형 사회복지 전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복지 행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생계급여를 새로 신청한 사람이 제때 급여를 받지 못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6일 각 지방자치단체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차세대 사회보장 정보 시스템 ‘행복이음’을 개통했다. 복지 서비스 전산망을 개선해 보다 신속히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생계급여, 기초연금 등 복지 대상자의 자격 정보가 행복이음을 통해 처리된다. 복지부는 지난달 벌어진 ‘수원 세 모녀 사건’의 재발 방지 대책으로 행복이음 구축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행복이음은 14일까지도 정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기존 시스템은 지난달 31일 운영이 중단된 만큼 ‘전산 공백’이 보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행복이음 중 생계급여를 새로 신청한 사람의 재산과 소득을 검토해 지원 여부를 심사하는 시스템이 ‘먹통’이다. 생계급여 지급일인 이달 20일까지 시스템이 복구되지 않으면 신규 수급자가 제때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다. 복지부는 시스템 문제로 20일에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 사람에게는 추후에라도 소급해 지급할 방침이다. 사회복지시설에서 입·퇴소자 등록, 보조금 신청 등에 사용하는 ‘희망이음’(사회 서비스 정보 시스템)도 6일 개통됐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현장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방대한 정보를 다루는 시스템이다 보니 운영 초기에 기능이 오작동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며 “10월 초까지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설익은 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하다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차세대 사회보장 정보 시스템 구축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개통 전 검증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복지부가 ‘오픈’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정부가 최근 도입한 신형 사회복지 전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선 지방자치단체와 사회복지시설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생계급여 등을 새로 신청한 사람이 제때 급여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요양원 등 민간 복지시설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져 자칫 ‘복지 사각지대’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보건복지부는 6일 각 지방자치단체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행복이음’을 개통했다. 생계급여 기초연금 등 복지 대상자의 모든 정보가 행복이음을 통해 처리된다. 복지부는 행복이음 개통을 앞두고 지난달 31일 구형 시스템의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문제는 행복이음 개통 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까지도 시스템 오류로 새로 생계급여(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한 사람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자체가 생계급여 신청을 받으면 대상자의 재산과 소득 상황을 분석해 30일 이내에 지급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이 과정이 지체되고 있다. 비수도권 지자체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A 씨는 “왜 일처리가 안 되느냐는 민원인들의 불만이 고스란히 현장 공무원들에게 쏟아지고 있다"며 "시스템이 먹통이라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생계급여가 매달 20일 지급되는 만큼 시스템 복구가 늦어지면 신규 수급자들이 제때 급여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최대한 20일 전까지 시스템을 복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만약 복구되지 않을 경우 추후에라도 지급하지 못한 급여를 소급해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사무를 처리하는 사회서비스정보시스템 ‘희망이음’도 정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희망이음도 행복이음과 같은 날인 지난 6일 일부 주요기능부터 개통됐지만, 입·퇴소자 등록, 보조금 신청 등의 주요 업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13일 오후 8시경 해당 기능을 개시했다"며 "일선 기관에서 컴퓨터 설정 문제로 접속이 안 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콜센터로 문의하면 조치 방법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선 "콜센터도 전혀 연결이 안 된다"는 불만이 나온다. 복지부는 14일 오전 설명회를 열고 “개통 초기에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공지하고 양해를 구한 바 있다”며 “현장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국민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호연 차세대사회보장정보시스템구축추진단장은 “10월 초까지는 사용자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마칠 것”이라고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며 급감했던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최근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에 근접했다. 영유아에게 위험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까지 늘면서 코로나19와 다른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멀티데믹(multiple pandemic)’ 상황이 10∼12월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가을 독감’ 유행 우려에 RSV까지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36주차·8월 28일∼9월 3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환자 비율이 4.7명으로 집계됐다. 2020, 2021년 같은 시기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1명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방역 완전 해제 후 급증한 것이다. 질병청이 발표한 올해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은 의심환자 비율 4.9명이다. 현재 비율(4.7명)과 0.2명 차이에 불과해 이례적인 ‘가을 독감’ 유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질병청 관계자는 “통상 독감은 겨울철에 유행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보고 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독감뿐만이 아니다. 영유아에게 모세기관지염과 폐렴을 유발하는 RSV도 비상이다. 질병청 조사 결과 8월 마지막 주 RSV 감염으로 입원한 환자는 156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이 병으로 입원한 환자가 1명도 없었다.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같은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는 아데노, 보카, 리노 등 다른 호흡기바이러스 환자도 1년 전에 비해 평균 7배로 늘었다.○ 비슷한 증상에 의료 현장 혼란 우려문제는 독감 등 이들 호흡기 바이러스 증상이 코로나19와 대동소이해 증상만으론 구별이 어렵다는 점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들을 구별하려면 유전자증폭(PCR) 검사까지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입원 전 환자 전원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여러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면 오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증상이 같아도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멀티데믹이 오면 환자에게 엉뚱한 약을 처방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은 소강상태에 접어든 코로나19 유행이 올겨울 다시 확산할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코로나19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되는 환자도 늘어날 수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시 감염자에 대해선 치료 기준이 없다”며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됐을 때 어떤 약을 처방할 것인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독감, RSV 등도 불필요한 모임을 줄이고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어린이와 고령자 등 고위험군은 독감 예방접종을 꼭 받을 것을 권고했다. 독감 무료 예방접종은 21일 만 13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시작된다.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을 같은 날 동시 접종하는 것도 가능하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