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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승소 확정을 앞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우선순위에 두고 양국 교섭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한 변호사는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할머니들이 바라는 것은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죄”라며 “진정한 사죄를 받기 위해 한일 정부의 외교적 교섭 상황을 지켜보고, 한일 청구권협정에 규정된 중재 절차를 밟는 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위안부 동원 과정에서 피고(일본 정부)의 불법 행위가 인정된다”는 판결 취지에 따라 일본 정부를 설득해 책임 인정이나 사죄 표명을 이끌어내는지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일단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국가 간의 합의로서 존중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역대 정부에 걸쳐 일관되게 견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 협력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일본 정부가 판결 직후 국제관습법과 한일 간 합의에 반하는 내용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만큼 사죄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9일 “일본 정부가 저렇게 뻔뻔한 태도로 맞받아치는 것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보여온 대일 굴종 외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은 한국과 일본, 제3국의 중재위원이 참여하는 중재위원회를 꾸려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과 변호인단은 판결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받기 위해 일본 정부의 국내 자산을 압류하는 강제집행 절차를 밟는 것은 현재로선 우선순위로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을 대리해 온 최봉태 변호사는 “강제집행 절차부터 밟아 버리면 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할머니들이 원하는 진정한 사죄를 받아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합의33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지난달 23일 이용수 할머니(95) 등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17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피해자 측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상고하지 않았고, 한국인 성모 씨가 상고장을 낸 상태다. 법원이 성 씨의 상고를 각하하면 9일자로 판결이 확정된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문재인 정부 안보사령탑이었던 서훈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서해 북한 해역에서 표류 중이라는 사실을 2020년 9월 22일 보고받고도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퇴근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컨트롤타워인 안보실 지시가 없는 상황에서 국방부와 통일부는 이날 북한에 실종 사실을 알리는 통지문을 보내지 않았다. 정부가 북한 해역 표류를 확인한 지 4시간 만인 이날 오후 9시 40분∼10시 50분 사이 이 씨는 북한군에 사살됐다. 감사원이 7일 공개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 결과 자료엔 이 씨가 사살되기 전까지 정부가 사태를 방관한 전말이 고스란히 담겼다. 감사원은 감사 착수 1년 5개월 만인 이날 감사 핵심 내용을 보도자료로 공개했다. 기밀이 담겼다는 이유로 전문은 비공개 결정됐다. 감사원 등에 따르면 서욱 당시 국방부 장관은 22일 오후 4시 51분 국군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우리 국민이 북한 등산곶 해상에서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서주석 당시 안보실 1차장(오후 5시 18분)과 서훈 실장(오후 5시 30분)도 차례로 보고를 받았다. 전날 서해 연평도 인근서 사라진 이 씨가 표류한 지 38시간 지난 시점이었다. 하지만 서 전 실장은 대응 방향 검토 회의를 열지 않았다. 그는 표류 사실을 아는 국방부와 국가정보원, 수색을 진행하던 해경에 보안 유지를 강조했다. 서 전 실장 등 안보실 간부들은 구조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는데도 오후 7시 전후 퇴근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정부는 이 씨 사망 이후인 23일 새벽 첫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이 씨를 살릴 ‘골든 타임’을 흘려보낸 정부가 사망 후에야 진실 은폐를 위해 나섰다”는 것이 감사원 시각이다. 감사원은 안보실이 이날 문 대통령에게 “북측이 실종자를 발견했다”고 서면보고한 사실도 파악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는 서 전 실장 등의 조사 불응으로 감사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았다.“文정부, 서해 피격 사망 확인하고도 생존 묻는 대북통지문 보내” 감사원 “부실대응-조작-은폐” 결론 “軍, 오후 10시 44분 공무원 피살 확인… 새벽 3시반 첩보보고서 60건 삭제靑 ‘자진 월북 정황 알리라’ 지침 내려”감사원, 13명 징계-주의조치 등 요구 감사원은 1년 5개월에 걸친 공무원 이대준 씨 서해 피살 사건 감사를 통해 2020년 9월 당시 문재인 정부가 이 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고도 생존해 있는 것처럼 언론에 알리고, 생존 여부 확인을 요청하는 면피성 ‘뒷북’ 통지문을 북한에 보낸 것으로 파악했다. 실종된 이 씨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됐고, 북한군에 의해 피격·소각되는 과정을 당시 정부가 실시간으로 파악했음에도 그가 사망하기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이런 총체적 부실 대응 책임을 피하기 위해 관련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왜곡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당시 청와대는 이 씨의 자진 월북 정황을 언론에 알리라는 지침도 내렸다. 감사원은 이 씨 피살 사건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부실 대응과 조작 과정 전반이 국가 위기 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청와대 국가안보실 주도로 이뤄졌다고 결론 내렸다. ● “생사 위험 확인하고도 대응 책임자들 칼퇴” 국가안보실은 2020년 9월 22일 오후 5시 18분 이 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합동참모본부의 보고를 처음 받았다. 서해 연평도 해역에서 전날 오전 실종돼 약 38시간 동안 표류 중이던 이 씨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으나 안보실은 이를 파악하고도 최초 상황 평가회의를 열지 않았다. 국방부는 국제상선공통망 등을 통해 북한에 이 씨 구조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특히 연간 50∼100여 차례 보내왔던 대북 통지문을 이날은 발송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군에 발견돼 이 씨의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안보 사령탑인 서훈 당시 실장을 비롯해 서주석 1차장, 강건작 국가위기관리센터장 등 안보실 주요 당국자들은 오후 7시 반 이전에 퇴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부 납북자 관련 대북정책 총괄부서장인 A 국장도 당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이 씨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고 파악했음에도 이를 장차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그는 이 씨가 무사한지도 파악하지 않은 채 오후 10시 15분 퇴근했다. 북한군은 그날 오후 9시 40분부터 10시 50분에 걸쳐 이 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소각했다. 그날 오후 10시 44분 군은 이런 사실을 첩보로 확인했다.● 사망 뒤 보안 유지 지침→한밤에 첩보 삭제 안보실을 비롯한 관계 기관들이 조직적이고 일사불란하게 사건 은폐에 나선 시점도 이때부터였다. 서훈 실장 주재로 열린 23일 오전 1시 관계 장관회의에선 이 씨 피살 사실에 대한 보안 유지 지침이 내려졌다. 국방부는 이후 오전 2시 반 합참에 비밀자료 삭제를 지시했다. 합참은 오전 3시 반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밈스·MIMS)에 기록된 이 씨 관련 첩보 보고서 60건을 삭제했다. 통일부도 내부적으로 이 씨 상태를 처음 파악한 시점을 A 국장이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전달 받은 22일 오후 6시가 아닌, 이인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관계장관회의에 참여한 시점인 23일 오후 1시로 조작했다. 이 씨가 사망한 뒤에야 통일부가 이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는 점을 향후 국회나 언론 대응 과정에서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사망 16시간 뒤 언론에 ‘실종’ 사실 처음 알려 이후 국방부는 이 씨가 사망한 지 약 16시간이 지난 2020년 9월 23일 오후 1시 반 문자 공지를 통해 이 씨의 ‘실종’ 사실을 언론에 처음 알렸다. 해당 공지엔 생사 여부에 대한 설명 없이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돼 정밀분석 중에 있다”는 내용만 담겼다. 이어 오후 4시 35분엔 이 씨가 생존했던 전날 보내지 않았던, 생존 여부 확인을 요청하는 전통문을 북한에 보냈다. 이 씨가 사망한 다음 날(23일)에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중심으로 한 해경의 수색 활동은 계속됐다. 감사원은 “23일 오전 2시 반과 3시경 안보실로부터 두 차례 이 씨 피살 정보를 전달 받았지만 수색을 종료할 경우 그 사유를 언론에 설명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고 밝혔다. 또 “해경은 (이 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처럼 최초 실종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구조 활동을 지속했다”고도 지적했다. 감사원은 군 장성과 통일부 국장, 해경 간부 등 8명에 대해 징계 및 주의 조치를 하라고 기관에 통보했다. 퇴직한 서 전 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포함한 5명에 대해서도 “인사 자료를 남기라”고 통보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문재인 정부 안보사령탑이었던 서훈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서해 북한 해역에서 표류 중이라는 사실을 2020년 9월 22일 보고받고도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퇴근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컨트롤타워인 안보실 지시가 없는 상황에서 국방부와 통일부는 이날 북한에 실종 사실을 알리는 통지문을 보내지 않았다. 정부가 북한 해역 표류를 확인한 지 4시간 만인 이날 오후 9시 40분~10시 50분 사이 이 씨는 북한군에 사살됐다. 감사원이 7일 공개한 서해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 결과 자료엔 이 씨가 사살되기 전까지 정부가 사태를 방관한 전말이 고스란히 담겼다. 감사원은 감사 착수 1년 5개월 만인 이날 감사 핵심 내용을 보도자료로 공개했다. 기밀이 담겼다는 이유로 전문은 비공개 결정됐다. 감사원 등에 따르면 서욱 당시 국방부 장관은 22일 오후 4시 51분 국군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우리 국민이 북한 등산곶 해상에서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서주석 당시 안보실 1차장(오후 5시 18분)과 서훈 실장(오후 5시 30분)도 차례로 보고를 받았다. 전날 서해 연평도 인근서 사라진 이 씨가 표류한지 38시간 지난 시점이었다.하지만 서 전 실장은 대응 방향 검토 회의를 열지 않았다. 그는 표류 사실을 아는 국방부와 국정원, 수색을 진행하던 해경에 보안 유지를 강조했다. 서 전 실장 등 안보실 간부들은 구조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는데도 오후 7시 전후 퇴근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정부는 이 씨 사망 이후인 23일 새벽 첫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이 씨를 살릴 ‘골든 타임’을 흘려보낸 정부가 사망 후에야 진실 은폐를 위해 나섰다”는 것이 감사원 시각이다.감사원은 안보실이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 “북측이 실종자를 발견했다”고 서면보고한 사실도 파악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는 서 전 실장 등의 조사 불응으로 감사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군과 관련된 각종 행사에 잇따라 딸 김주애(사진)와 동행한 데 대해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세습 과정에서 (후계자로) 조기 등판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김주애의 세습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보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처음 등장한 김주애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가 북한 4대 세습의 유력한 후계자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당국자는 이날 “4대 세습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때까지 1년여간의 짧은 후계 준비를 거친 김 위원장이 자신의 딸에게는 충분한 후계 수업의 기회를 주기 위해 조기 등판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김주애의 잇따른 공개 행보에 대해 “김 위원장이 딸을 지속해서 부각하는 것은 북한이 (처한) 어려움 속에서 세습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올해 열 살인 김주애가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당국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는 데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최근 김주애에 대한 의전이 격상되고 ‘샛별 여장군’이라는 우상화까지 진행됐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당국의 판단도 달라진 것이다. “김정은 앞에 선 주애, 유력한 후계자 방증” 통일부 “北 김주애, 세습 조기등판” 지난해만 해도 정부 내에서는 김주애에 대해 “핵·미사일 개발을 정당화하는 정치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김주애를 북한의 4대 세습의 유력한 후계자일 가능성으로 보고 있는 배경에는 최근 김주애에 대한 북한군 고위 간부들의 의전이 크게 격상된 점 등이 깔려 있다. 북한의 뒷배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모두 참석한 올 9월 9일 정권수립기념일 기념 열병식에서 김주애가 주석단 중앙에 앉았던 점을 정부는 후계자임을 암시하는 주요 지표로 보고 있다. 당시 군 서열 2위인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은 무릎을 꿇고 주애와 이야기를 나눴다. 김일성 주석과 항일 활동을 함께 했다는 오진우 인민무력부장이 김정일 세습 과정에서 김정일에게 무릎을 꿇었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올해 하반기 김 위원장의 해군, 공군 사령부 방문에 동행한 김주애에게 군사령관들이 거수경례를 한 사실도 정부 판단의 근거가 됐다. 당시 군인들은 “백두 혈통을 보위해야 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김주애의 첫 등장 당시 북한 매체는 “사랑하는 자제분”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호칭으로 불렀다. 하지만 최근 김주애가 공군사령부 방문에서 김 위원장과 비슷한 가죽 코트를 차려입고 김 위원장보다 앞쪽에서 촬영한 사진도 공개됐다. 북한이 2021년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의 대리인인 제1비서 직책을 신설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는 “권력 승계를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보고 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행보를 본다면 김주애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2021년 공식적인 2인자인 제1비서 자리를 신설한 이후에도 이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둔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이 당국자는 “2011년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으로 권력이 이양되는 과정이 짧았던 점도 고려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김주애에게 세습 준비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 신격화와 우상화를 통한 후계 수업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는 “북한이 유교적 사회이기 때문에 여성이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반론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군 관련된 각종 행사에 잇따라 딸 김주애와 동행한 데 대해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세습 과정에서 (후계자로) 조기 등판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조기 등판한 걸 보면 ”김주애의 세습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보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첫 등장한 김주애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가 북한 4대 세습의 유력한 후계자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당국자는 이날 “4대 세습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된다고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버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사망 때까지 1년여 간의 짧은 후계 준비를 거친 김 위원장이 자신의 딸에 대해서는 충분한 후계 수업의 기회를 주기 위해 조기 등판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김주애의 잇따른 공개 행보에 대해 “김 위원장이 딸을 지속해서 부각하는 것은 북한이 (처한) 어려움 속에서 세습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올해 열 살인 김주애가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정부 당국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는 데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최근 김주애에 대한 의전이 격상되고 ‘샛별 여장군’이라는 우상화까지 진행됐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정부 당국의 판단도 달라진 것이다.통일부 “김정은 딸 주애, 세습 과정서 조기등판한 것”지난해만 해도 정부 내에서는 김주애에 대해 “핵미사일 개발을 정당화하는 정치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김주애를 북한의 4대 세습의 유력한 후계자일 가능성으로 보고 있는 배경에는 최근 김주애에 대한 북한군 고위 간부들의 의전이 크게 격상된 점 등이 깔려 있다. 북한의 뒷배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모두 참석한 올 9월 9일 정권수립기념일 기념 열병식에서 김주애가 주석단 중앙에 앉았던 점을 정부는 후계자임을 암시하는 주요 지표로 보고 있다. 당시 군 서열 2위인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은 무릎을 꿇고 주애와 이야기를 나눴다. 김일성 주석과 항일 활동을 함께 했다는 오진우 인민무력부장이 김정일 세습 과정에서 김정일에게 무릎을 꿇었던 모습을 연상케하는 장면이었다. 올해 하반기 김 위원장의 해군, 공군 사령부 방문에 동행한 김주애에게 군 사령관들이 거수 경례를 한 사실도 정부 판단의 근거가 됐다. 당시 군인들은 “백두 혈통을 보위해야 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김주애의 첫 등장 당시 북한 매체는 “사랑하는 자제분”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호칭으로 불렀다. 하지만 최근 김주애가 공군 사령부 방문에서 김 위원장과 비슷한 가죽코트를 차려입고 김 위원장보다 앞쪽에서 촬영한 사진도 공개됐다. 북한이 2021년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의 대리인인 제1비서 직책을 신설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는 “권력 승계를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보고 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행보를 본다면 김주애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2021년 공식적인 2인자인 제1비서 자리를 신설한 이후에도 이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둔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이 당국자는 “2011년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으로 권력 이양 과정 때 짧았던 점도 고려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김주애에게 충분히 세습 준비 시간을 주기 위해 신격화와 우상화를 통한 후계 수업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는“북한이 유교적 사회이기 때문에 여성이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반론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근로복지공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한다는 이유로 전 직원에게 상품권 8억5000만 원어치를 지급하고도 기획재정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5일 공개한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이 같은 공단의 부실 운영 실태가 담겼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단은 2020년 12월 임금협상에서 “전 직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1인당 10만 원의 상품권을 지급해 달라”는 노조 측 요구를 받아들였다. 기재부의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집행지침은 임직원에게 상품권 등을 지급해 급여 인상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단의 담당 과장은 이 지침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공단은 직원 8555명에게 1인당 10만 원씩 총 8억5000여만 원의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했다. 특히 공단은 준정부기관의 경영평가를 담당하는 기재부 경영평가단 측에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공단이 경영평가단에 제출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상품권 지급 내역을 총인건비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공단 지사의 간부급 직원들이 도산한 업체의 사업주를 대신해 2005년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고도 채권을 사업주로부터 제대로 회수하지 않아 국가에 5389만 원의 손실을 끼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2020∼2021년 4차례에 걸쳐 “사업주가 5000만 원 이상의 빌라를 소유하고 있다”는 재산 내역을 통보받고도 강제집행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이 가진 채권의 소멸시효는 2021년 완성됐고, 국가는 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공단에 “해당 직원에게 변상을 요구하고 징계하라”고 통보했다. 공단이 일부 제조업 공장에 대해 도소매업에 부과되는 산재보험료율을 적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단이 잘못 부과한 산재보험료율은 총 8982만 원으로 파악됐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근로복지공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는 이유로 전 직원에 상품권 8억5000만 원어치를 지급하고도 기획재정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5일 공개한 감사결과 보고서에는 이같은 공단의 부실 운영 실태가 담겼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단은 2020년 12월 임금 협상에서 “전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1인당 10만 원의 상품권을 지급해달라”는 노조 측 요구를 받아들였다. 기재부의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집행지침은 임직원에게 상품권 등을 지급해 급여 인상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단의 담당 과장은 이 지침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공단은 직원 8555명에게 1인당 10만 원씩 총 8억5000만 원의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했다. 특히 공단은 준정부기관의 경영평가를 담당하는 기재부 경영평가단 측에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공단이 경영평가단에 제출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상품권 지급 내역을 총 인건비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공단 지사의 간부급 직원들이 도산한 업체의 사업주를 대신해 2005년 근로자에 임금을 지급하고도 채권을 사업주로부터 제대로 회수하지 않아 국가에 5389만 원의 손실을 끼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2020~2021년 4차례에 걸쳐 “사업주가 5000만 원 이상의 빌라를 소유하고 있다”는 재산 내역을 통보받고도 강제집행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이 가진 채권의 소멸시효는 2021년 완성됐고, 국가는 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공단에 “해당 직원에 변상을 요구하고 징계하라”고 통보했다. 공단이 일부 제조업 공장에 대해 도소매업에 부과되는 산재보험료율을 적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단이 잘못 부과한 산재보험료율은 총 8982만 원으로 파악됐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여성 인재 중용’과 ‘전문성’.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단행한 6개 부처 개각의 키워드를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같이 설명했다. 6명의 신임 장관 후보자 가운데 3명이 여성이다.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서오남’(서울대·오십대·남성) 쏠림 현상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윤 대통령이 “여성 인재를 찾으라”고 직접 지시함에 따라 이번 개각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이번 개각에 포함된 여성 인사들이다. 강 후보자의 부친은 6·25전쟁에 참전해 무공훈장을 받았고, 시아버지는 독립유공자다. 시할아버지인 백인 권준 장군은 일제강점기에 의열단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강 후보자는 국가보훈처 보훈기금운영심의회 위원도 지냈다. 대통령실은 경영학을 연구했고 대학 총장 등을 지내 조직관리 등에 전문성이 있다고 판단해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송 후보자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을 지냈고, 국내 농촌 지역개발사업 분야 전문가로 손꼽힌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위 농어촌분과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정부 정책에도 조언을 해왔다. 외교통인 오 후보자는 중기부 장관에 깜짝 발탁됐다. 외교부 첫 여성 차관인 오 후보자는 주유엔 차석대사, 다자외교조정관 등 주로 다자외교 분야에서 이력을 쌓았다. 애초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거론됐지만 윤 대통령은 여가부 장관 후임을 지명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오 후보자가 주베트남 대사로 일하면서 중소벤처기업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소벤처기업 업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지 않으냐는 지적도 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9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단독 처리한 지 22일 만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하면서 “충분한 논의 없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국무회의에서 한 총리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선 “건강한 노사관계를 크게 저해할 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고, 국민 불편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방송 3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특정 이해관계가 있거나 편향적인 단체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됨으로써 공정성과 공익성이 훼손될 위험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대결과 독선을 선택했으니 그에 합당한 대결과 저항으로 가겠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다만 국회로 돌아온 법안이 통과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고 국민의힘이 의석 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재의결은 어렵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대응책을 논의하겠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부대표급 회의에 불참했다. 다만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참여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거부권 행사 규탄 집회를 열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거부권 행사는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환영했다.노란봉투법 거부권에… 與 “문제있는 법안” 野 “절대군주 착각” 尹, 방송3법과 함께 거부권 행사정부 “노조 특혜-방송 중립성 훼손”재계 “노란봉투법 근로자 피해 볼것”노동계 “사용자 입장만 수용한것”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 1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5월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민주당은 “대통령은 자신이 절대군주라고 착각하느냐”며 맹폭한 반면에 국민의힘은 “문제가 있는 법안들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이르면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거부권 행사 뒤 재표결에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고 국민의힘이 의석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가결 가능성은 낮다.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앞둔 가운데 거야(巨野)의 입법 독주와 거부권으로 맞서는 정부 여당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 “노조 특혜·방송 중립성 훼손”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윤 대통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개정법으로 인해 오히려 노동 현장에서의 갈등이 늘어나거나,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사측이 개별적으로 귀책 사유를 파악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제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의 이사진 추천 권한을 시민사회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해 “기업이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손해를 입어도 상응하는 책임을 묻기 어렵게 만들어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개정안은 유독 노동조합에만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 원칙에 예외를 두는 특혜를 줬다”고 지적했다. 방송 3법에 대해서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개정 목적이라고 하지만 내용은 오히려 반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했다. 재계는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를 환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개정안이 만약 시행됐다면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고 가장 큰 피해는 일자리를 위협받는 중소·영세 업체 근로자들이 입었을 것”이라고 했다.● 野·노동계 “정략적 이유로 거부권” 반발민주당은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적 합의가 높고, 또 실제 법안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은데 정략적인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여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들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은) 부당한 손해배상 청구로 인해 노동자와 그 가족 전체가 삶의 벼랑 끝에서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을 막고자 한 법안”이라며 “그러한 법안을 외면한 대통령과 여당은 정말 비정하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방송 3법에 대해서도 “언론의 자유와 공영방송에 최소한의 공정 보도를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치로서의, 정말 최소한의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양대 노총 등 노동계는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에 즉각 반발하며 투쟁 의사를 피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그토록 노사 법치주의를 외쳤던 정부는 사법부와 입법부의 판단을 깡그리 무시하고 오로지 사용자 단체 입장만 조건 없이 수용했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국 미국 일본과 호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공동 대북제재에 나섰다. 4개국 사전 공조로 동시 대북제재를 가한 것은 처음이다. 중-러 반대로 새로운 안보리 제재가 막히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4개국이 공동행동을 펼친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수익 창출 활동과 관련한 북한인 8명과 기관 1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대상은 북 정찰총국 산하 해킹조직 김수키 및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 청송연합의 테헤란 주재원 강경일 리성일, 중국 베이징 주재원 강평국 등 8명이다. 올 6월 김수키를 제재 대상에 올린 정부는 리철주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부국장 등 5명과 탄도미사일 연구개발에 관여한 6명을 제재한다고 1일 밝혔다. 일본 정부도 이날 김수키를 비롯한 기관 4곳, 개인 5명을 독자 제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군 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21일 북한의 불법 발사는 여러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해 세계 안보를 훼손했다”며 “특히 대한민국 일본 호주가 처음으로 각각 대북 제재 대상을 지정해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27일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상임이사국 중국 러시아 반대로 신규 대북제재는 물론이고 의장성명도 채택하지 못했다. 한미일은 8∼9일 서울에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참석하는 안보실장 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항공절’을 맞아 인민군 공군사령부와 제1공군사단비행연대를 방문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공군사령부 작전지휘소로 추정되는 곳에서 담배를 들고 장비들을 살펴봤다. 벽 디스플레이 화면에는 한반도와 일본, 동남아 일부가 포함된 태평양 일대 사진이 보였다. 통상 군사정찰위성 촬영 사진과는 각도가 달라 최근 발사한 ‘만리경 1호’ 촬영 사진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날 딸 김주애가 올 8월 27일 해군 시설 참관 이후 96일 만에 동행한 모습도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김 위원장 부녀는 비슷한 가죽코트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시위 비행(곡예 비행)을 참관했다. 이날 저녁 경축 연회장에 참석한 김주애의 식탁 주변 3개 식탁은 거의 여성 간부로 채워졌다. “김 위원장이 ‘여성도 차기 군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9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단독 처리한 지 22일 만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다.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하면서 “충분한 논의 없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국무회의에서 한 총리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선 “건강한 노사관계를 크게 저해할 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고, 국민 불편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방송 3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특정 이해관계가 있거나 편향적인 단체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됨으로써 공정성과 공익성이 훼손될 위험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대결과 독선을 선택했으니 그에 합당한 대결과 저항으로 가겠다”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다만 국회로 돌아온 법안이 통과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고 국민의힘이 의석 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재의결은 어렵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대응책을 논의하겠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부대표급 회의에 불참했다. 다만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참여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거부권 행사 규탄 집회를 열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거부권 행사는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환영했다.노란봉투법은 법률상 사용자의 범위를 넓히고,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제한하는 내용이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인 KBS, MBC, EBS의 이사를 현행 9~11명에서 각 21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을 언론 관련 학회 등으로부터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與 “문제 있는 법안”…野, 8일 본회의서 재표결 시도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 1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4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5월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민주당은 “대통령은 자신이 절대군주라고 착각하느냐”며 맹폭한 반면 국민의힘은 “문제가 있는 법안들에 대해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이르면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거부권 행사 뒤 재표결에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고 국민의힘이 의석수의 3분 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가결 가능성이 낮다.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앞둔 가운데 거야(巨野)의 입법 독주와 거부권으로 맞서는 정부 여당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 “노조특혜·방송 중립성 훼손”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윤 대통령이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개정법으로 인해 오히려 노동 현장에서의 갈등이 늘어나거나, 공영방송의 정치 중립성이 훼손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노란봉투법은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사측이 개별적으로 귀책사유를 파악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도록 제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의 이사진 추천 권한을 시민사회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한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해 “기업이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손해를 입어도 상응하는 책임을 묻기 어렵게 만들어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개정안은 유독 노동조합에만 민법상 손해배상책임 원칙에 예외를 두는 특혜를 줬다”고 지적했다. 방송 3법에 대해서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개정 목적이라고 하지만, 내용은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했다.재계는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를 환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개정안이 만약 시행됐다면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고 가장 큰 피해는 일자리를 위협받는 중소, 영세 업체 근로자들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野·노동계 “정략적 이유로 거부권” 반발민주당은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적 합의가 높고 또 실제 법안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은데 정략적인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여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 의원들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란봉투법은) 부당한 손해 배상 청구로 인해 노동자와 그 가족 전체가 삶의 벼랑 끝에서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을 막고자 한 법안”이라며 “그러한 법안을 외면한 대통령과 여당은 정말 비정하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방송 3법에 대해서도 “언론의 자유와 공영 방송에 최소한의 공정보도를 보장하기 위한 안전장치로서의, 정말 최소한의 법안”이라고 주장했다.양대 노총 등 노동계는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에 즉각 반발하며 투쟁 의사를 피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그토록 노사 법치주의를 외쳤던 정부는 사법부와 입법부 판단을 깡그리 무시하고 오로지 사용자 단체 입장만을 조건 없이 수용했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한국 미국 일본과 호주가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공동 대북제재에 나섰다. 4개국 사전 공조로 동시 대북제재를 가한 것은 처음이다. 중-러 반대로 새로운 안보리 제재가 막히자 아시아태평양지역 4개국이 공동행동을 펼친 것이다.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수익 창출 활동과 관련한 북한인 8명과 기관 1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대상은 북 정찰총국 산하 해킹조직 김수키 및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 청송연합의 테헤란 주재원 강경일 리성일, 중국 베이징 주재원 강평국 등 8명이다.올 6월 김수키를 제재 대상에 올린 정부는 리철주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부국장 등 5명과 탄도미사일 연구개발에 관여한 6명을 제재한다고 1일 밝혔다. 일본 정부도 이날 김수키를 비롯한 기관 4곳, 개인 5명을 독자 제재했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군 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21일 북한의 불법 발사는 여러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해 세계 안보를 훼손했다”며 “특히 대한민국 일본 호주가 처음으로 각각 대북 제재 대상을 지정해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27일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상임이사국 중국 러시아 반대로 신규 대북제재는 물론 의장성명도 채택하지 못했다.한미일은 8∼9일 서울에서 조태용 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참석하는 안보실장 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항공절’을 맞아 인민군 공군사령부와 제1공군사단비행연대를 방문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공군사령부 작전지휘소로 추정되는 곳에서 담배를 들고 장비들을 살펴봤다. 벽 디스플레이 화면에는 한반도와 일본, 동남아 일부가 포함된 태평양 일대 사진이 보였다. 통상 군사정찰위성 촬영 사진과는 각도가 달라 최근 발사한 ‘만리경 1호’ 촬영 사진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이날 딸 김주애가 올 8월 27일 해군 시설 참관 이후 96일 만에 동행한 모습도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김 위원장 모녀는 비슷한 가죽코트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시위 비행(곡예 비행)을 참관했다. 이날 저녁 경축 연회장에 참석한 김주애의 식탁 주변 3개 식탁은 거의 여성 간부로 채워졌다. “김 위원장이 ‘여성도 차기 군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7월에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등 11월 29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신냉전 시대를 막기 위해 미중 긴장 완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시 주석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조전을 보내 애도를 표했고, 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7월 키신저 전 장관의 방중 당시 시 주석은 그를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르며 극진히 환대했다. 또 “키신저 전 장관이 100세를 맞아 100번째 중국을 방문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은 키신저 전 장관과 리상푸(李尚福) 당시 국방부장(장관)의 만남도 허락했다. 당시 미국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리 부장의 회담을 중국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상황이었다. 중국이 키신저 전 장관을 각별히 여긴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미국과 대화를 위해 키신저를 통역사로 받아들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 금융서밋에서도 미중 ‘디커플링(decoupling·경제 분리)’을 우려하며 “양국 모두의 생활 수준을 떨어뜨릴 것”이라면서 “양국은 분리된 길로 가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5월에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100세 생일 기념 인터뷰를 하며 “현재 미중 모두 정치적으로 양보할 여지가 별로 없지만 미중 관계를 풀기 위해 미국이 중국 지도자들의 생각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대화를 중시해온 그의 별세 소식에 중국중앙(CC)TV는 30일 키신저 전 장관의 생애를 돌아보는 1분 57초 분량의 영상을 보도했다. CCTV는 “그는 미중 관계 발전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화석(活化石)’”이라고 평가했다. 셰펑(謝鋒)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역사는 미중 관계에 기여한 100세 어르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키신저는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가장 소중한 오랜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올해 1월 미국 뉴욕을 방문한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과의 오찬에서 “북핵 문제는 한국과 미국이 굳건한 공조를 통해 슬기롭게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필요하고, 중국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한다. 그는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던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한국을 찾아 ‘미국의 전략’이란 보고서를 작성해 윌리엄 엘리엇 백악관 정치고문과 폴 니츠 국무부 정책국장에게 제출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미국이 소련을 상대로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그의 보고서는 공산주의 세력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 방향을 결정짓는 기초 자료가 됐다. 1973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본 도쿄 납치 사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그는 김 전 대통령 구명 조치에 나선 이야기로도 유명하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부산이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투표에서 경쟁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큰 표 차이로 패할 수 있다는 판세 분석이 올해 하반기에도 정부 내부에 보고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사우디 중 지지 국가가 명확하지 않은 부동표를 제외하고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세를 분석한 예측치도 있었던 것. 다만 개최지 투표가 임박했던 최근까지 2차 투표에서 역전이 가능하다는 식의 낙관적인 예측치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 되는 등 민관의 ‘엑스포 올인’ 분위기 속에 객관적인 정보 수집과 판세 판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하반기에도 정부 내부에선 부산이 리야드에 큰 표 차이로 패할 수 있다는 외교부와 정보당국 등의 예측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부동표를 50표 안팎으로 잡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투표 결과를 보면 부동표가 모두 사우디 표로 간 것으로 보인다. 확실하게 사우디를 지지하는 국가들 수도 보수적으로 예측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또 정부보다 기업 등 민간에서 판세를 보다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등 민관의 판세 분석에도 온도차가 있었다고 한다.정부 관계자는 “개최지 투표가 임박해오면서 정부의 판세 판단도 낙관적으로 흘러간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이달 초를 기준으로 문서 등으로 부산 지지를 표명한 국가를 최소 44개국으로 파악했다. 여기에 구두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국가까지 포함하면 50개국가량의 지지표를 확실하게 확보했다는 계산이었다. 1차에서 미리 확보한 50여 표에 2차 때 사우디와 이탈리아를 지지했던 국가 표까지 흡수하면 결선 투표에서 역전극을 써 내려갈 수 있다는 구상이었던 것. 하지만 실제 부산에 표를 던진 국가는 정부 예상보다 한참 적은 29개국에 그쳤다. 당초 예상과 달리 투표권을 행사한 국가가 165개국으로 줄어든 점도 우리 정부엔 악재가 됐다.앞서 윤 대통령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 브리핑을 열고 엑스포 유치 실패 원인에 대해 “예측 실패”라고 털어놨다. 윤 대통령은 “저 역시도 96개국 정상과 한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 개국 정상들과는 직접 전화 통화도 했지만 민관에서 접촉하면서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했다. 여러 판세 분석 중 보수적인 판세 예측치가 윤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29일 엑스포 표결 결과가 기존에 보고받은 정세 판단과 다르게 나오자 격앙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부산을 지지하는 나라들이 있었다. 서면으로, 구두로 지지했다”면서 “그런 판세를 가급적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읽으려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외교부 재외공관이 있고 외국 중앙정부를 상대로 유치전을 벌였기에 모든 정보를 분석하고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판단해 정부 기관 내, 유치위원회와 공유했다. 완벽했다고 말하진 않지만 두세번 크로스체크했다”면서도 “다만 우리가 기대한 만큼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겸허히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박 장관은 또 결과에 대해 “저희가 상대하는 국가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엇갈린 국가도 있었고 정부가 교체돼서 입장이 바뀐 국가도 있었다”면서 “막판에 어떤 이유인지 입장을 바꾼 국가도 있었고 투표 당일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국가도 있었다”고도 했다.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든 국민이 성원했는데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해 유감스럽다”며 “어려울 거라고는 예측했지만 이렇게 많은 표 차가 날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답했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민관이 한 팀으로 최선을 다했기에 책임을 따지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 “다만 우리가 다른 국제행사를 유치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이번 유치전의 판단들을 되짚어보는 리뷰를 할 필요성은 있다”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우리 편이라 판단했던 국가 상당수가 실제로는 경쟁 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쪽으로 표심이 기울어 있었던 것이다.”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투표에서 경쟁 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119 대 29’라는 큰 표 차로 패배한 원인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이같이 분석했다. 정부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를 앞두고 전체 182개국 중 최소 50개국이 1차 투표부터 부산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1차 투표에서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 개최지로 곧장 결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실제 부산에 표를 던진 국가는 정부 예상보다 한참 적은 29개국에 그쳤다. 한 당국자는 “처음부터 판세를 잘못 읽은 것일 수도 있고, 우리를 지지하기로 했던 국가들이 막판에 마음을 바꿔 사우디에 표를 던졌을 수도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새벽 엑스포 표결 결과가 기존에 보고받은 표결 정세 판단과 다르게 나오자 격앙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2차 때 부산 투표해 달라” 전략 펼쳤지만 역부족 2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이달 초를 기준으로 문서 등으로 부산 지지를 표명한 국가를 최소 44개국으로 파악했다. 여기에 구두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국가까지 포함하면 50개국가량의 지지표를 확보했다는 계산이었다. 엑스포는 1차 투표에 참가한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 지지를 얻은 도시가 나오면 개최지로 확정되고, 그렇지 않으면 가장 적은 표를 받은 한 곳이 탈락한 뒤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정부는 사우디와의 결선 투표행을 예상하고 각국을 상대로 “1차 투표는 어쩔 수 없더라도, 2차 때는 부산을 지지해 달라”는 ‘교차투표’ 전략을 세웠다. 1차에서 미리 확보한 50여 표에 2차 때 사우디와 이탈리아를 지지했던 국가 표까지 흡수하면 결선 투표에서 역전극을 써 내려갈 수 있다는 구상이었다. 엑스포유치위원회 관계자가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인터뷰에서 “2차 투표에선 한국 95표, 사우디 67표로 앞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배경이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이 같은 판세 분석과 크게 달랐다. 정부 소식통은 “부산으로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부동표’라고 생각했던 국가들이 실제로는 흔들리지 않는 사우디 지지표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결선에 가면 한국을 지지하겠다는 외교적 발언을 근거로 낙관적인 판세 예측을 한 면도 없지 않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 브리핑을 열고 엑스포 유치 실패 원인에 대해 “예측 실패”라고 털어놨다. 윤 대통령은 “저 역시도 96개국 정상과 한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 개국 정상들과는 직접 전화 통화도 했지만 민관에서 접촉하면서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했다.● “52개국이 본국서 직접 ‘투표자’ 파견” ‘오일 머니’를 내세운 사우디의 강력한 막판 ‘표 단속’에 밀린 결과란 분석도 나왔다. 사우디는 11일 ‘캐스팅 보트’로 꼽히던 아프리카 50개국 정상을 초청해 “아프리카에만 2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 당국자는 “우리가 한 국가에 ‘공항 건설 관련 기술 지원을 해주겠다’고 했더니, 곧바로 사우디가 해당 국가에 ‘공항을 지어주겠다’고 제안하러 간 일도 있었다”고 했다. 정부는 투표에 참여하는 각국 대사 등을 직접 공략하는 ‘파리 전략’도 펼쳤지만 판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사우디는 이탈표를 막기 위해 자국을 지지하는 국가들에 “본국에서 직접 장차관급을 보내 투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번 BIE 총회에는 52개국이 본국에서 직접 투표자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엑스포 개최지 투표 때 5∼10개국 정도만 본국에서 투표자를 보내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다. 엑스포 유치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들을 대상으로 했던 ‘저인망 유치전’이 추후 외교 인프라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에 총리, 장차관이 해외 공관이 없는 국가들까지도 직접 방문하면서 네트워크를 다졌다”며 “대한민국 국익과 경제의 지평을 넓힐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정부와 재계가 총출동한 ‘민관(民官) 코리아 원팀’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총력전을 기울였지만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를 넘어서지 못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은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총회 투표 결과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선택했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전쟁의 폐허 속에서 번영을 이뤄낸 만큼 엑스포를 통해 전 세계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불리는 등록엑스포 유치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삼으려던 포부를 다음 기회로 돌리게 됐다. 부산은 이날 파리 이시레물리노시 ‘팔레 데 콩그레 디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73차 BIE 총회에서 무기명 전자투표 방식으로 이뤄진 투표 결과 29표를 얻어 119표를 획득한 리야드에 뒤졌다.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얻었다. 기권은 없었다. 사우디는 BIE 회원국 182개국 중 165개국이 참가한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111표)을 얻어 한국을 따돌리며 결선 투표 없이 유치권을 따냈다. 투표 결과가 나온 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민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유치 실패 소식을 접한뒤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막판 총력 유치전을 펼친 인사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투표에 앞서 진행된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을 2014년부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해 온 발자취를 담은 영상 ‘부산 갈매기의 꿈’으로 시작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한 총리,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평창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 출신 나승연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등 5명이 연사로 나섰다. 반 전 총장은 PT에서 “부산 엑스포는 자연과 인간, 기술의 시너지에 대한 약속이다. 부산 엑스포가 미래 세대를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호소했지만 판세를 뒤집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민관 509일 총력전도 역부족… 사우디 10조원 공세에 1차투표 고배 사우디보다 1년 늦게 경쟁 뛰어들어韓총리 “국민 기대 못미쳐 송구”하루새 지지국 바뀌는 등 경쟁 치열“산업인프라 역량 어필 소기의 성과” 부산이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2030년 엑스포 유치권을 내줬다. 회원국 182개국 중 165개국이 참가한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3분의 2 이상(111표)을 얻어 29표를 얻은 한국을 따돌린 것. 민관이 ‘코리아 원 팀’으로 509일 동안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사우디보다 1년 늦게 교섭 활동에 뛰어든 우리 정부가 사우디의 오일 머니 공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우디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변화의 시대’란 슬로건을 걸고 78억 달러(약 10조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현장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민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유치위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한 총리가 발언하는 동안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 오일 머니 공세 뒤집기에 역부족 한국 대표단은 예상과 달리 사우디가 1차 투표에서 승리한 투표 결과가 모니터에 뜨자 당황하며 무거운 분위기였다. 반면 사우디 대표단은 환호성을 질렀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7월 민관 합동으로 엑스포 유치위원회를 꾸린 뒤부터 한국과 사우디의 유치전은 ‘카드 뒤집기 게임’의 연속이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한 나라 지지를 확보하면 사우디가 다시 되돌리고, 그걸 우리가 다시 찾아오는 상황이 전 대륙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면서 “하루 이틀 새 지지 국가가 바뀐 나라가 있다는 보고가 들어온 적도 있다”고 전했다. 28일 투표 직전 총회장에선 한국 대표단과 인사하고 돌아서는 회원국 대표를 사우디 측이 곧바로 낚아채 데리고 나가는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미디어룸에서도 개최 후보국들 간 신경전이 감지됐다. 미디어룸에서 한국 대표단 반대쪽에 자리 잡은 사우디 대표단은 자국 PT가 진행될 때마다 미디어룸이 떠나갈 정도로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각국 BIE 대표단이 파리로 속속 집결한 이달 중순부터는 지지 국가의 표를 다지면서 상대 표를 끌어오기 위한 양국의 정보전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사우디 측에서 한국을 지지하는 국가를 강하게 압박한다는 정보도 입수돼 정부는 접촉하는 국가 수와 국가명도 비밀에 부쳤다. 사우디는 특히 파리 주재 대사가 투표할 경우 표가 이탈할 수 있다고 판단해 자국을 지지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해당 국가의 장차관급 관료를 투표자로 파견해달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응해 우리 정부도 부산을 지지하는 국가들에 본국 관료 파견을 요청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유치엔 실패했지만 사우디의 공격적인 오일 머니 교섭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게 엑스포 취지에 맞는 산업 인프라 역량과 글로벌 가치를 타국에 적극적으로 어필한 점은 소기의 성과라고 본다”고 전했다.● “尹, 유치 실패 정치적 부담에도 최선” 엑스포 유치엔 실패했지만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필두로 한 정부는 총력전을 벌였다. 윤 대통령은 1년 4개월 동안 12개국을 찾아 96개국 462명(정상 110명)을, 한 총리는 25개국을 방문해 112개국 203명(정상 74명)을 만났다. 장관 등 국무위원, 특사들까지 전 세계 각지로 파견한 거리를 합하면 976만8194km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47개국 정상과 대면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23∼24일 파리를 방문했을 땐 행사 때마다 모든 테이블을 돌며 BIE 대표단 등 참석자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눴다.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에도 릴레이 통화는 계속됐다. 한 총리도 투표가 임박한 이달에만 매일 4∼5개국 정상급 인사들과 늦은 밤까지 통화하며 부산 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치 실패 시 정치적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내부에서 제기됐으나 윤 대통령은 몸을 사리지 않고 국가 정상으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북한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 강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조선의 샛별 여장군’으로 불린 정황이 포착됐다. 과거 김일성 주석의 초기 혁명 활동을 선전하는 과정에 등장한 ‘조선의 샛별’이라는 표현이 북한의 ‘최고 존엄’ 자제에게 붙은 것으로 사실상 김 위원장의 후계자를 염두에 둔 주애 우상화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평양의 한 소식통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 성공을 자축하기 위해 당 조직지도부가 23일 평양시당,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 간부들을 대상으로 연 기념강연회에 이런 표현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강연회에선 “우주강국 시대의 미래는 ‘조선의 샛별 여장군’에 의해 앞으로 더 빛날 것”이라는 발언이 나왔다고 한다. 주애는 지난해 11월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당시 처음 등장해 ‘사랑하는 자제분’으로 불렸다. 이후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호칭이 격상됐다. 북한은 통상 해(태양)를 지도자로, 별(샛별, 광명성)을 후계자를 의미하는 상징으로 써 왔는데 샛별 칭호가 주애에게 붙은 것. 김 위원장도 어린 시절 북한 내부에서 ‘샛별 장군’으로 불리다가 2009년 1월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엔 ‘김 대장’으로 지칭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엔 ‘위대한 영도자’라는 칭호가 붙었다. 탈북민 출신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북한이 위성 발사 성공을 김 위원장의 10대 딸을 신격화, 우상화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면 지도부 최고위층에서 주애를 후계자로 임명하는 내부 절차를 끝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해당 발언이 사실일 경우 주애에 대한 우상화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칭호가 실제 사용됐는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후계구도와 관련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계 기관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등장한 주애는 1년 동안 북한 공개보도에 18회나 등장하면서 후계자로 해석될 수 있는 행보를 보여 왔다. 올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일 기념 열병식에서 주석단에 앉은 주애에게 군 서열 2위 박정천 군정지도부장이 무릎을 꿇고 속닥이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후계자 시절) 김정일에게 오진우 당시 인민무력부장이 무릎을 꿇는 장면이 박정천이 주애에게 무릎 꿇는 장면으로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화성-17형을 발사한 11월 18일을 ‘미사일공업절’로 제정한 것도 주애의 첫 등장을 기념하는 의도란 평가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 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못해본 주애의 열병식 ‘단독샷’이 노동신문에 보도된 적도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첫째 아들 존재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주애를 후계자로 특정하는 게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다. 앞서 2017년 김 위원장에게 장남이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국가정보원은 올해 3월 “김정은 첫째 자녀가 아들이라는 첩보가 있어 계속 확인 중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일단 통일부는 “주애 외에 자녀 유무는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와 재계가 총출동한 ‘민관(民官) 코리아 원팀’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총력전을 기울였지만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를 넘어서지 못했다. 국제박람회기구(BIE)는 회원국들은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총회 투표 결과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압도적 표차로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를 선택했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전쟁의 폐허 속에서 번영을 이뤄낸 만큼 엑스포를 통해 전 세계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불리는 등록 엑스포 유치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삼으려던 포부를 다음 기회로 돌리게 됐다.부산은 이날 파리 이시레물리노시 ‘팔레 데 콩그레 디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73차 BIE 총회에서 무기명 전자투표 방식으로 이뤄진 29표를 얻어 119표를 얻은 리야드에 크게 뒤졌다.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얻었다. 기권은 없었다. 사우디는 BIE 회원국 182개국 중 165개국이 참가한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111표)를 얻어 한국을 크게 따돌려 결선 투표 없이 유치권을 따냈다. 투표 현장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민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송구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유치 실패 소식을 접한뒤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막찬 총력 유치전을 펼친 인사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은 투표에 앞서 진행된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2014년부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해온 발자취를 담은 영상 ‘부산 갈매기의 꿈’으로 시작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한덕수 국무총리,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평창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 출신 나승연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등 5명이 연사로 나섰다. 반 전 총장은 PT에서 “부산 엑스포는 자연과 인간, 기술의 시너지에 대한 약속이다. 부산 엑스포가 미래 세대를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호소했지만 판세를 뒤집는 데 역부족이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되는 28일(현지 시간) 정부와 재계 등 민관이 총출동한 ‘코리아 원팀’은 프랑스 파리에서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한국은 투표 직전 이뤄지는 최종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집중하면서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와 경쟁을 펼쳤다.윤석열 대통령의 바통을 이어받아 파리 현지에서 막판 유치 활동에 집중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투표권을 가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들과 전화 통화와 대면 면담을 이어가면서 부산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도 막판 득표 활동을 위해 각국 대표단과 직접 통화를 이어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한국의 PT는 2014년부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해 온 각계의 발자취를 담은 ‘부산 갈매기의 꿈’이라는 영상으로 막이 올랐다. 이어 한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나승연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등 5명이 유치를 호소하는 연설자로 나섰다. 이어 6·25전쟁 참전용사와 손녀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부산엑스포 홍보대사인 배우 이정재와 가수 싸이, 김준수 등이 영상에 등장해 부산 유치를 설득했다.반 전 총장은 최종 PT에서 “부산엑스포는 자연과 인간, 기술의 시너지에 대한 약속”이라며 “부산엑스포가 미래 세대를 위한 길을 열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투자 약속으로 개발도상국의 환심을 사는 전략을 취한 사우디와 달리 “기후, 식량 위기 등 인류 공동의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첨단 박람회를 만들 것”이란 비전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한 총리는 “엑스포 역사상 유례 없는 규모인 5억2000만 달러를 110개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기로 했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한국이 여러분께 길을 열어 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우리의 여정은 2030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보고 싶은지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투표는 유치 경쟁국인 한국과 사우디, 이탈리아 대표단이 발표를 마친 뒤 곧바로 전자투표로 진행된다.28일(현지 시간) 오후 파리의 컨벤션 센터인 ‘팔레 데 콩그레’의 회의장 연단에 최종 프레젠테이션 연사 자격으로 오른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 세계인과 함께 위기와 도전을 극복하는 ‘연대의 엑스포’를 만들 것”이라며 부산 유치를 호소했다.한 총리는 회원국 대표들에게 영어와 프랑스어를 섞어 가면서 엑스포 유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엑스포를 계기로 아프리카의 식량 위기 해소를 위한 ‘K-라이스 벨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해수면 상승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태평양 도서국과 협력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 등이 거론됐다.깜짝 연사로 나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부산 엑스포에 대해 “자연과 인간, 기술의 시너지에 대한 약속”이라며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는 건 미래 세대를 위해 중요하며, 오늘 우리 행동이 인류와 지구의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엑스포 유치를 위해 만든 플랫폼 ‘웨이브’를 소개하면서 “이 플랫폼을 유산으로서 다음 (엑스포) 주최 국가에 전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웨이브’는 기후위기와 식량난 등 인류 공통의 난제에 대한 세계인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14년부터 시작된 엑스포 유치를 위한 여정은 5000만 국민의 염원이 됐다”고 강조했다. 나승연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재생에너지 등의 선두주자인 한국이 성장 파트너가 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프레젠테이션 연사 5명 모두 영어로 부산 유치를 호소했다.연설을 마친 뒤 상영된 영상에선 세계적인 지휘자인 정명훈 씨와 소프라노 조수미 씨,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으로 세계인의 인기를 끈 배우 이정재 씨 등이 등장해 부산의 매력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한국과 사우디는 투표 하루 전날까지 서로 표를 뺏고 뺏기는 등 치열한 경쟁을 이어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여부를 가름할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가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부 엑스포 유치지원단 관계자, 재계 인사들은 27일 파리에서 각국 BIE 회원국 대표단을 ‘맨투맨’ 방식으로 접촉해 지지표 이탈을 막고 미정 국가를 설득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기업인들의 ‘지원 유세’도 막판까지 계속됐다. 개최 후보지인 한국과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투표는 28일 현지 시간 오후 3시 30분, 한국 시간 오후 11시 30분경에 시작된다. 1차 투표에서 182개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도시가 나오면 개최지로 확정된다. 1차 투표에서 개최지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가장 적은 표를 받은 1곳이 탈락하고 나머지 2개 도시가 결선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18개월간 부산과 함께 뛴 기업인들, 정상-장관 등 3000명 만나 [엑스포 개최지 오늘 선정]5대그룹 총수와 CEO 직접 나서… 재계 “민관 원팀 역전드라마 쓸것”파리 총회장 주변 “부산 넘버 1”… ‘움직이는 홍보대사’도 집중 배치 “(현지에서) 다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27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영국 런던을 방문한 뒤 프랑스 파리로 넘어가 막바지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힘을 보탰다. 이 회장은 이달 초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가 열린 쿡 제도를 직접 방문해 이곳에서 만난 정상들에게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28일(현지 시간) 엑스포 개최지가 선정되는 가운데 재계의 한 임원은 “정부와 기업이 한 몸으로 뛰었다.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로 뛴 총수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민간유치위원회가 출범한 뒤 18개월 동안 국내 기업인들이 175개국 3000여 명의 정상, 장관 등을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활동의 52%는 기업의 총수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섰다.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아예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거점을 마련해 국제박람회기구(BIE) 대사들을 수시로 초청해 개별 면담을 이어오고 있다. 최 회장과 SK그룹 경영진들은 160여 개국을 찾아 고위급 인사 800여 명을 만났다. SK그룹은 해당 기간 SK CEO들이 이동한 거리를 계산하면 280만 km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 중 최 회장 이동 거리만 70만 km에 달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주요 임원들과 파리에서 마지막까지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별도 사업 일정 없이 엑스포 관계자들과 면담하는 데 집중 중인 정 회장은 BIE 총회가 끝날 때까지 파리 현지에 머물며 유치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페루, 칠레, 바하마, 그리스 등 현대차그룹과 사업적 관계가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막판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도 파리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해 “부산은 LG를 비롯해 많은 한국 기업들이 태동하고 도약한 곳”이라며 “부산은 인공지능,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 중심 도시이자 문화와 관광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라며 부산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구 대표는 공식 일정 외에도 일정을 쪼개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의 BIE 대표들을 만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런던, 파리를 오가는 일정을 함께하며 BIE 회원국의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부산엑스포’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신 회장은 6월에도 30개국 대사들을 부산에 초청해 직접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부산 북항 일대와 엑스포 홍보관을 소개하며 유치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부산은 준비됐다’ 개최지를 결정짓는 BIE 총회가 다가오면서 현대차의 아트카와 LG의 래핑버스 등 ‘움직이는 홍보대사’도 총회 회의장 ‘팔레 데 콩그레 디시’ 주변을 집중적으로 다니고 있다. 파리의 관문 샤를드골 국제공항 입국장의 14개 대형 광고판에선 삼성전자의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광고가 상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 시내 270곳의 디지털 스크린에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 영상 광고를 노출하고 있다. 롯데는 프랑스 파리 인근 BIE 총회가 열리는 이시레물리노 지역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디지털 광고를 하고 있다. 이 광고에는 부산이 엑스포 투표 기호 1번임을 알리는 “BUSAN is No.1” 문구를 담았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