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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올해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10주년을 맞이했다. 2011년 12월 14일 상장 첫날 5500억 엔(약 5조8000억 원)이었던 넥슨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2조8400억 엔(약 30조 원)을 돌파하며 닌텐도에 이어 일본 상장 주요 게임사 순위 2위를 기록했다. 현재는 약 2조 엔의 시총으로 상장 10년간 4배가량 기업 가치를 높이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넥슨은 창업 이후 ‘바람의나라’,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 등 자체 개발 지식재산권(IP)과 함께 게임사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2004년 ‘메이플스토리’ 개발사 위젯 인수에 이어 2008년 7월에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 인수 등을 통해 IP와 개발력을 빠르게 흡수했다. 2015년은 넥슨이 모바일게임 사업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한 해였다.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다크어벤저’ 시리즈를 개발한 불리언게임즈를 인수하며 우수한 개발력과 유력 IP를 동시에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연간 매출 기록을 경신하며 게임업계 최초로 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모바일게임 매출 성장이 돋보였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V4’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FIFA 모바일’, ‘바람의나라: 연’으로 이어지는 모바일 게임의 잇단 흥행에 힘입어 연간 모바일 매출 1조 371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치 아래 넥슨의 강점 중 하나로 손꼽히는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신작 모바일게임의 흥행과 더불어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개인용컴퓨터(PC) 온라인 스테디셀러들 또한 성장을 거듭해 역대 최대 매출이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내년에 넥슨은 미래성장을 책임질 신작 타이틀을 다수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두 차례 사내 테스트를 통해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내년 1분기(1∼3월) 중 국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혁신과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 하반기(7∼12월)에 진행한 ‘넥토리얼’ 채용 전환형 인턴십으로 200명 규모의 신입사원을 채용했고 내년까지 10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이정헌 대표는 “인재 확보를 비롯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선택한 프로젝트에는 과감하게 자원을 투입해 글로벌 경쟁력을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네이버의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가 온라인 초기 창업자들의 물류 고민을 덜고 사업 성장에 도움을 주는 성과를 본격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네이버가 중소상공인(SME)과 상생하는 정보기술(IT) 기반 서비스 모델을 안착시켜 가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NFA를 이용하는 판매자 중 60% 이상이 2020년 이후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한 신규 창업자다. 월 거래액 800만 원 미만의 판매자 비중도 70%를 차지한다. 또 NFA를 사용하는 판매자 중 72%가 기존에 스스로 물류를 처리하는 자가 물류 방식을 활용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NFA는 SME가 상품의 포장, 배송, 재고 관리 등 물류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업 운영 과정에 보다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구축됐다. 서비스 기획 방향에 발맞춰 그동안 정보 접근성, 판매 단가, 물량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다양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활용하기 어려웠던 소규모 SME가 NFA를 이용해 새롭게 물류 방식을 설계하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판매자가 NFA를 통해 물류 고민을 줄이고 상품 판매와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사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NFA를 사용하는 판매자의 월평균 물동량은 이용 이전에 비해 103% 증가했다. NFA 풀필먼트 서비스에 대한 판매자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NFA 오픈 이후 풀필먼트 이용 관련 문의 수는 3개월 만에 1만 건을 넘어섰고 하루 상담 문의가 NFA 참여 이전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풀필먼트 업체도 있다. NFA 물류 업체를 이용하는 판매자 수도 2개월 동안 188% 늘었다. ‘저스트나인’의 신홍석 판매자는 “이전에는 입고, 출고, 재고관리, 반품에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풀필먼트 활용 이후에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면서 판매와 마케팅에 집중하고 스토어를 키우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NFA를 기술 중심의 풀필먼트 플랫폼으로 고도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접목한 수요 예측 기반의 물류 솔루션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김평송 네이버 사업개발실 책임리더는 “NFA를 통해 SME들이 물류 고민을 덜면서 사업 전반에 활력을 더하는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데이터와 AI를 바탕으로 SME들이 물류 다양성을 갖추고 사업 운영 핵심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인간처럼 사고하고 추론하는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응용범위가 광범위해 미래 정보기술(IT) 생태계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돼 기술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사활을 건 모습이다. 카카오·네이버 같은 IT 기업은 물론이고 기존 대기업, 통신사까지 참가해 미국, 중국 등 AI 강국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카카오의 AI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은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초에 글과 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는 초거대 AI 모델을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과 대규모 데이터 학습을 통해 인간의 뇌처럼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종합적인 추론, 창의적인 답변이 가능한 AI를 말한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달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인 ‘코지피티(KoGPT)’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15일 초거대 AI 멀티모달(복수의 의사소통 채널을 가진 AI) ‘민달리(minDALL-E)’를 공개한 바 있다. 민달리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도출해내는 AI다. 내년 초에는 글, 이미지, 영상 등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멀티 모댈리티 AI’를 내놓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쇼핑(이커머스)과 검색뿐만 아니라 교육과 헬스케어 영역에서의 활용도 기대된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이미지를 글로 표현하거나 글에 알맞은 이미지를 찾아내는 기술”이라며 “쇼핑이나 이미지 검색 등의 요구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IT 업계에선 ‘초거대 AI’를 통해 추론과 창작까지 AI가 수행할 수 있게 되면 신사업 구축부터 상품설계, 디자인, 서비스 등 산업 전 과정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주도해 설립한 ‘오픈 AI’가 지난해 1750억 개 파라미터(매개변수)로 구성된 ‘GPT-3’를 공개해 초거대 AI 실용화의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도 여러 기업들이 초거대 AI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자신들의 모델을 공개한 상황이다. 14일에는 LG AI연구원이 초거대 AI인 ‘엑사원(EXAONE)’을 공개했다. 올해 5월 개발을 선언한 지 7개월 만에 언어, 이미지, 영상 등 인간의 의사소통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 다룰 수 있는 멀티 모댈리티 능력을 갖춘 초거대 AI를 내놓은 것이다. 제조·연구·교육·금융 등의 분야에서 상위 1% 전문가로 활약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올해 5월에는 네이버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내놓았다. ‘GPT-3’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한 한국형 초거대 언어모델로 학습 데이터의 한글 비중이 97%에 이른다. IT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 등의 통신사도 외부와 손잡고 초거대 AI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최강국으로 꼽히지만 한국어 AI라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수아, 로지, 릴 미켈라, 이마…. 국적을 점치기 힘든 이름으로 국내외에서 활약 중인 가상인간(디지털휴먼)들이다.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가 만든 릴 미켈라의 경우 광고모델로 활동하며 지난해 1000만 달러(약 12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보험사 신한라이프가 활용한 광고모델 ‘로지’를 통해 가상인간이 실제 사람 모델의 역할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고 스캔들 우려도 없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다른 기업들에서도 가상인간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공간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역을 뛰쳐나와 광고계를 점령한 가상인간은 이제 실시간 동작 기술에 인공지능(AI) 기술까지 결합해 다양한 역할을 예고하고 있다.》 SK텔레콤에서 분할한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는 최근 첫 투자기업 가운데 하나로 가상인간 제작사 ‘온마인드’를 낙점했다. 가상인간 제작에 대기업까지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SK스퀘어는 SK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안에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아바타를 구현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온마인드의 3차원(3D) 가상인간 구현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보다 훨씬 더 실감나는 아바타를 구현하거나 매력적인 가상 인플루언서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가상인간 개발 나서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관심이 뜨거운 기술은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3D 가상인간이다. 온마인드가 지난해 1월에 처음으로 등장시킨 가상인간 ‘수아’를 통해서 구현하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그동안 상당수의 가상인간은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만화영화처럼 프레임을 이어 붙이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 실제 인물이 찍은 영상의 프레임마다 컴퓨터그래픽(CG)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다듬은 가상인간의 얼굴을 합성해 이어 붙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필요할뿐더러 ‘녹화방송’만 가능하고 ‘생방송’은 힘들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온마인드가 수아를 통해 구현한 기술의 핵심은 명령을 내리면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기술이다. 세계적인 게임엔진 개발사 ‘유니티’의 게임엔진에 가상인간 개발 능력을 접목시켜 3차원 공간 속에서 가상인간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기술을 구현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실제 사람 같은 형상을 구현하기는 힘들었지만 최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가능해졌다. 실제로 지난해 수아는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서 센서가 달린 옷을 입은 모델이 움직이면 동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선보였다. 김형일 온마인드 대표는 “실시간 동작 기술에 AI가 결합됐을 때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며 “가상인간을 활용한 AI 챗봇을 비롯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과 거의 유사하게 보이는 가상인간 기술에 AI가 결합되면 가상인간이 아나운서나 캐스터, 쇼호스트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일상에서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운동 코칭이나 각종 교육·훈련의 강사로 가상인간이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 응대·상담 같은 업무를 가상인간이 빠르게 대체해 나갈 수도 있다.물론 현재로서는 가상인간 구현 기술과 AI 기술 모두 실제 사람과 같은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가상인간 구현에도 필요한 결과물에 맞춰서 다양한 기술을 조합해 활용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기술 가운데 하나는 ‘디지털 더블’이다. 사람을 모델로 촬영한 영상, 이미지를 기반으로 얼굴 부분에 가상인간을 합성하는 방식이다. CG에 가까운 영역으로 실사와 유사한 이미지 표현에 유리하지만 영상 제작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게 단점이다. 여러 명의 얼굴 데이터를 조합해서 새로운 얼굴을 만드는 이른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얼굴을 가상의 얼굴로 변환하는 방식도 활용된다. 사람과 유사한 비주얼 표현이 가능하지만 딥페이크의 특성상 얼굴의 특정 부분을 원하는 대로 정교하게 제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술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같은 가상인간도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실시간 반응이 필요한 영상이라면 게임엔진 기반의 3D 기술을 활용하더라도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제작할 때는 디지털 더블 기술로 정교하게 다듬는 식이다.○ 찡그린 표정·머리카락 표현 등 난제 극복은 과제가상인간을 구현하는 데 가장 근본적인 과제는 역시 ‘얼마나 사람과 똑같게 표현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은 로봇이나 가상인간이 점점 사람의 모습에 가까워질수록 호감도가 상승하다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거부감이 강해진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이 수준을 뛰어넘어 인간과 거의 구별이 불가능한 수준이 되면 다시 호감도가 상승할 수 있다. 인간과 똑같은 가상인간을 구현하는 데 가장 힘든 영역으로는 표정 표현이 꼽힌다. 이를 위해 ‘블렌드 셰이프(Blend shape)’가 활용된다. 얼굴 근육의 동작을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의 패턴으로 만들어 놓고 지어야 하는 표정에 따라서 조합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사람이 짓는 표정을 다 표현할 수 있다”면서도 “아무래도 피부에 주름이 많이 생기는 찡그리는 표정 등은 사람과 동일한 수준으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얼굴 표정과 행동에 따라서 어떤 근육들이 움직이는지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인체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한 섬세한 관찰과 재현이 필수적이다. 여성 가상인간이라면 빛을 받아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도 난제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온마인드는 올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AMD와 손을 잡고 3차원 가상인간의 ‘헤어 시뮬레이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인간이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서도 중요한 축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최근의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1, 2년만 흘러도 전혀 새로운 가상인간의 역할을 볼 수 있을 듯하다”며 “사람과 동일한 모습을 추구하는 가상인간뿐만 아니라 친근감이 큰 애니메이션 형태의 가상인간 등이 모두 메타버스 구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산업1부 기자 dodo@donga.com}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IT담], 오늘은 최근 불거진 ‘돈 버는 게임’, 이른바 ‘P2E(Play to Earn)’ 논란을 되짚어보려고 합니다.올해 국내에서는 대체불가토큰(NFT)을 연결한 게임 ‘미르4’를 내놓은 게임사 ‘위메이드’가 P2E라는 새로운 단어를 던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르4’는 불법성 논란을 감안해 국내 서비스에서는 P2E 서비스를 아예 시도하지 않습니다.그래서 게임을 통해서 돈을 번다는 P2E라는 개념은 게임의 미래라는 관점에서 주로 조명돼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라는 게임이 실제로 국내에서 첫 P2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이 게임을 일주일 정도 실제 플레이해보면서 저도 3만 원 가량의 돈(아직은 가상자산인 ‘클레이(KLAY)’ 상태이긴 합니다)을 버는 경험을 해봤는데요.게임 해서 돈 벌었다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에서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불법으로 결론 내고 후속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입니다.현행법상 국내에서는 서비스가 쉽지 않은 상황임에 분명합니다만…메타버스, NFT 등 올해를 뜨겁게 달군 ‘가상세계’라는 개념이 가진 확장성을 감안하자면 여러 가지 과제를 던져주고 있는 이슈임에 분명해 보입니다.사회적인 고민거리와 더불어 게임사들에게는 또 어떤 과제가 주어져 있는지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인앱결제 강제가 금지된 이후의 상황을 살펴본 지난 [휴일IT담]에 보내주신 관심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5&oid=020&aid=0003396311● 국내에서 처음 ‘P2E’ 선보인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페이 투 윈(Pay to Win). 게임을 제대로 즐기고 또 승리하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한다는 것이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에서 작용하던 주요 논리였습니다.이런 구도를 뒤흔드는 P2E를 국내에서 처음 선 보인 게임은 ‘나트리스’의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입니다.지난달 중순부터 서비스된 이 게임에서는 정해진 일일임무를 수행하면 매일 일정한 양의 ‘무돌토큰’이라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이 무돌토큰을 ‘클레이’로 바꿔서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는데요.초반에는 하루 몇 만 원도 벌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 게임은 주요 앱 장터에서 다운로드 1위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네이버에 개설된 공식카페의 회원은 6만5000명을 넘겼습니다.이달 초에 제가 실제로 플레이해 봤을 때는 하루에 20분 가량(첫 날은 캐릭터 성장에 시간이 더 걸림) 플레이하고 7000~8000원 정도는 벌 수 있었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서비스 불가’ 판정논란이 커지면서 상황을 살펴보던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주에 ‘등급분류 결정취소’ 판단을 내리고 후속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사행성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서비스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해당 게임사의 소명을 듣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한번 판정을 내려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소명 절차를 거치더라도 최종적으로 현재의 방식으로 서비스할 수는 없다는 판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게임사에서 소송으로 대응할 경우 논란은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게임사에서는 현재 상황에 대해 공지하면서 계속 서비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게임은 기존처럼 서비스 중입니다.● 게임 속 재화의 현금화는 ‘불법’법률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로서는 불법으로 판단하다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ㆍ무형의 결과물(점수, 경품,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을 말한다)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게임 속에서 무돌토큰을 발행하는 것까지야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이 무돌토큰이 ‘클레이’를 거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문제가 되는 셈입니다.● 가상자산은 현금화 되고 게임 속 재화는 현금화 불가능? 불법이니까 논란은 끝난 것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아 보입니다.결국 이번 논란은 게임 속의 자산을 현금화하는 것을 언제까지 불법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를 던진 것 아닐까 싶습니다.과거 PC 시절의 리니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여전히 많은 게이머들은 게임 속에서 일군 자산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한국 주요 게임사가 주력해 온 MMORPG 장르에서는 ‘유료 아이템’까지 구매하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필요한 아이템을 갖춰가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입니다.시간을 들인 노력에 더해서 돈까지 투입했고 그에 따라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가치’를 인정받는 이런 캐릭터·아이템에 자산적인 가치가 없다고 하긴 힘든 노릇입니다.불법이지만, 캐릭터 자체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이런 게임 속 자산을 거래하는 ‘그레이 마켓’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도 현실입니다.최근 다양한 종류의 가상화폐, 가상자산 거래가 폭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까지 감안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집니다.누군가는 게임 속 캐릭터·아이템 거래는 불법이고 가상자산 거래소에서의 코인 거래는 합법인 이유를 물었을 때는 어떤 대답이 가능할까요.게임업계에서 국내에서는 ‘게임’에 유독 강력한 규제가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하는 것도 이런 상황과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게임의 ‘사행성’이라는 기준도 과제게임 속 자산의 현금화를 막는 이유 가운데 핵심이라고 할 ‘사행성’이라는 개념도 고민해 볼 대목입니다.사전은 ‘사행성’을 ‘우연한 이익을 얻고자 요행을 바라거나 노리는 성질. 또는 그러한 특성’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요.이런 점에서 비춰보면 대표적인 P2E 게임인 ‘미르4’와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는 사행성과 조금 거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이들 게임의 구조 속에 ‘확률’이 작용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주사위 게임 같은 확률 게임과는 성격이 다른 게임들이기 때문입니다.노력을 들여서 게임을 하면서 캐낸 혹은 길러낸 가상자산, 캐릭터에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라면 여기에 얼마나 ‘사행성’이 있는 것이냐는 고민 역시 필요할 수 있습니다.● 열풍 만들어낸 게임사들에는 ‘콘텐츠’라는 큰 숙제불법성 논란과는 별개로 게임사들에게도 중요한 과제가 주어진 모습입니다.P2E라는 개념이 과연 지속가능하냐는 물음입니다.미르4의 경우 게임 속에서 채굴한 흑철을 드레이코, 위믹스로 바꿔서 현금화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현금에 가장 가까운 재화인 위믹스 가격의 경우 한참 치솟았을 때에 비하면 지금 많이 낮아진 상황입니다.‘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에서 획득할 수 있는 ‘무돌토큰’ 역시 일일임무 수행 후에 받을 수 있는 양이 절반(100개→50개)으로 줄었을 뿐더러 클레이와의 교환 비율을 감안한 가치가 최근 많이 떨어졌습니다.그래서 일일임무 수행으로 하루에 벌 수 있는 돈(혹은 무돌토큰)이 최근에는 원화 1000원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됐습니다.게임 속에서 만들어진 재화가 현금화돼 밖으로 흘러나오기만 할뿐 내부에서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게임 속 세계에서 가치가 있어야 게임 밖의 세계에서도 그 가치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P2E라는 새로운 개념 자체에 대한 열광이 식었을 때 어떤 일이 펼쳐질 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일 수 있습니다.게임사들 스스로 결국은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것과도 통하는 부분입니다.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올해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이라는 용어가 대세가 되서 사용하고 있지만 저에게 다시 용어를 정하라고 한다면 ‘플레이 앤 언(Play and Ear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요.결국 게임이 주는 ‘재미’라는 중요한 전제가 성립해야만 ‘P2E’도 가능할 수 있다는 뜻이겠습니다.● ‘메타버스’가 예고하는 가상세계 확장과도 연결그저 게임 속 이야기라면 이런 논란의 사회적 의미는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올 한해 산업계 전반을 뜨겁게 달군 메타버스, NTF, 가상자산 같은 단어들은 모두 가상세계의 확장이라는 미래를 가리키고 있습니다.게이머들이 자신의 게임 속 캐릭터를 키워가면서 미션을 해결해나가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MMORPG라는 게임은 메타버스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메타버스 안에서 나를 대체하는 디지털휴먼(가상인간)으로 생활하면서 가상자산으로 NFT 기반의 유명 브랜드 패션 소품을 구매하고 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를 보는 모습.머지않은 미래에 일상화될 수도 있는 일입니다.게임산업 자체가 P2E를 통해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과 더불어 가상세계와 현실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 고민할 때가 됐다는 점까지.P2E 논란을 계기로 계속 고민해볼 대목이 적지 않은 듯 합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낄 곳과 빠질 곳을 스스로 가리는 이른바 ‘낄끼빠빠’할 줄 아는 로봇, 전화 건 상대방의 취향까지 이해하는 인공지능(AI) 비서를 만들어보려 합니다.”(배순민 KT AI2XL 연구소장) “AI 기술에 인문사회와 인지과학 분야 연구를 더해서 사람 중심의 소프트웨어(SW)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렇게 포스트AI 시대의 문제를 풀어 나가겠습니다.”(류석영 KAIST 전산학부장) KT와 KAIST가 AI·소프트웨어를 함께 연구하기로 하고 공동연구소를 세우기로 했다. 두 회사·기관 소속의 여성 연구자들이 공동연구소장을 맡기로 했다. 배 소장(41)과 류 학부장(48)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I의 인간화’가 연구의 핵심 목표라고 강조했다. KAIST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AI를 전공한 배 소장은 네이버 등을 거쳐 올 1월 ‘최연소 임원’(상무)으로 KT에 합류했다. 그는 현재 AI 기술은 ‘시작의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배 소장은 “딥러닝을 활용한 AI가 주로 구현되고 있지만 아직은 AI의 극히 일부분”이라며 “대화를 텍스트로 옮겨주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처럼 능동적으로 반응을 주고받으며 대화하고 추론하는 AI를 만들기 위해 KAIST와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했다. 현재 KT가 서비스하고 있는 서빙 로봇의 경우 주어진 명령에 따라 역할을 수행하는 수준에 그친다. 앞으로는 함께 일하는 다른 로봇과 알아서 협업하는 것은 물론 일손이 부족한 곳을 스스로 찾아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배 소장의 생각이다. 그는 “AI가 발전하면 상대방의 취향을 감안해 목소리 톤까지 바꾸면서 일상적인 대화도 할 수 있는 AI 비서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술에서 ‘인간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점은 류 학부장도 크게 공감하고 있다. 류 학부장은 “기계·하드웨어 중심이었던 산업과 사회가 이제는 AI·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여기에 디지털 인문학을 융합해 미래에 마주하게 될 문제를 사람 중심의 기술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동연구 분야를 논의하기 위해 올해 7월 열었던 공동 워크숍에서는 AI와 직접 연관된 학부는 물론 문화기술대학원이나 인문사회과학부 연구진도 참여했다. 공동연구센터는 대전의 KT 대덕2연구센터에 1920m² 규모로 마련된다. 양측은 대규모 투자나 자원이 필요한 과제와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과제 7개를 우선 선정해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 9월 개강을 목표로 KAIST에 KT 채용 연계형 AI 석사과정도 개설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웹툰과 웹소설이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의 보물창고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에 연재됐던 웹툰 ‘지옥’이 최근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로 전 세계적 성공을 거둔 가운데 대기업까지 가세해 공모에 나서는 모습이다. 해외에서까지 통하는 ‘원작 이야기’로서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유료연재 수익으로 원고료의 수십 배를 벌어들이는 작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이어 공모전 열고 작가 경조사까지 지원KT의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는 KT스튜디오지니는 최근 웹소설·웹툰 전문 자회사 스토리위즈와 함께 처음으로 웹소설·웹툰 공모전을 열고 수상작 6편을 발표했다. 영상화를 전제로 총 1억 원의 상금을 걸고 작품 발굴에 나선 것이다. 수상 작품은 연재와 더불어 KT스튜디오지니에서 드라마 같은 영상 콘텐츠의 원천 지식재산권(IP)으로 영상화 가능성을 우선 검토한다. 웹툰·웹소설로 세계 시장을 공략 중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부분도 새로운 작가·작품 발굴이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지상 최대’를 내세운 공모전과 더불어 도전만화 형태의 신인 작가 발굴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해외에서도 이런 노하우를 살린 ‘캔버스(CANVAS)’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프랑스어 서비스에서는 작품 수가 1만 개, 스페인어 서비스에서는 아마추어 창작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섰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해외 각국의 현황에 맞는 공모전도 꾸준히 진행해 현지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며 “현재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아마추어 창작자가 75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작가를 위해 건강검진이나 경조사 물품 지원 등의 복지제도까지 운영 중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새로운 형식의 ‘파일럿 웹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웹툰에 무료로 연재될 10화 분량의 단편 웹툰을 선발한 이후에 당선작 중에서 중·장편 웹툰으로 정식 연재될 작품을 다시 한번 발굴하는 방식의 공모전이다. 올해 9월 문을 연 무료 웹소설 연재 사이트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도 두 달 만에 2만 개 이상의 작품이 모이는 등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공개 전부터 해외 서비스 확정시장이 커지면서 작가들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의 크기도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로맨스판타지 장르의 인기 네이버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를 연재 중인 ‘삼’ 작가는 “2020년 초 정식 연재를 하면서 통상적인 월급 정도로 지급되는 고료를 예상했는데 별도 유료 수익으로 예상 금액의 수십 배를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재를 시작할 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큰 수익을 거두면서 어시스턴트를 고용하고 작품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유료 콘텐츠, 광고 등의 수익을 창작자와 배분하는 페이지 프로피트 셰어(PPS) 프로그램이 연간 1조 원 규모를 넘어섰다. 정식 연재 작가의 연평균 수익은 2억8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빠른 해외 진출도 높은 수익성의 비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삼 작가는 “국내에 작품이 올라가기 전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서비스가 확정돼 있었다”며 “국내 오픈 한 달 무렵에 일본어 영어 서비스를 시작하고 2020년 스페인어 프랑스어로, 2021년 독일어로도 빠르게 번역돼 해당 국가에서도 작품을 선보였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이른바 ‘n번방 방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이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불법 촬영물 필터링에 나섰다. 법 시행으로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 등 플랫폼 사업자뿐만 아니라 디시인사이드 같은 커뮤니티도 서비스 안에서 불법 촬영물 유통을 걸러내는 기술 조치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날 실제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영상을 공유할 때 ‘불법 촬영물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라는 문구가 노출되면서 누리꾼 사이에서는 사전 검열 논란이 벌어졌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 해외 서비스가 법 적용에서 제외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정작 n번방 사건의 진원지였던 텔레그램이 법망을 빠져나가면서 실효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오랫동안 자동차는 일종의 재산으로 대우받았다. 생활의 중요한 동반자이면서 집 다음으로 비싼 재화인 경우가 많았다. 직장인 연봉에 견줄 만한 가격 때문에 할부 구매가 흔했다. 매년 내는 자동차세에는 재산세의 성격도 담겨 있다. 미래차 물결은 전기차 같은 기술적·산업적 변화만이 아니라 차의 이런 ‘사회적 지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 혹은 구독하는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한 대의 차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카셰어링, 한 운전자의 차량에 다른 사람이 탑승하는 라이드셰어링 등을 포함한다. 해외에서는 우버와 그랩, 국내에서는 쏘카 등이 각자의 방식으로 차량 공유를 이끄는 기업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차량 공유가 큰 타격을 입긴 했다. 차를 활용한 이동 자체가 줄어들고 공유 차량을 통한 감염 우려가 겹치면서 서비스 전반이 위축됐다. 하지만 공유의 시대를 준비하던 기업들은 다양한 대안으로 이런 상황에 대응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중이다. 차량 공유 확산 이전에도 차를 소유할 때 뒤따르는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차를 대여(장기 리스·렌트)하는 경우도 많았다. 쏘카 같은 기업은 이제 이보다 짧은 월 단위로 차를 빌리는 사업을 키우고 있다. 대여·공유의 기간에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비대면 시대에 늘어나는 온라인 배송에 공유 차량을 활용하는 시도 등이 이어졌다. 다양한 종류의 차를 필요 혹은 취향에 따라 골라가며 탈 수 있는 서비스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매달 일정한 비용을 내고 모델을 바꿔 가며 차를 쓰는 구독 서비스다.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외의 많은 완성차 업체가 여러 종류의 차를 번갈아가면서 탈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아직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지만 자신들의 차를 쉽게 경험해 보게 하는 시도였다. 최근 고가의 수입차나 스포츠카를 골라 타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는 스타트업도 속속 생기고 있다. 기분에 따라서 혹은 재미로 차를 바꿔 탈 수도 있는 서비스들이다. 차를 소유하는 것은 안정감을 줄 수 있다. 가족 구성이나 취향에 잘 맞춘 차가 늘 준비돼 있을 때의 장점이 뚜렷하다. 차를 자주 이용한다면 아직은 비용 측면에서도 차를 소유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소유와 더불어 공유나 구독 같은 서비스도 점차 자신의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차량 공유에 깔려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인 효율적인 자원 활용이라는 장점이 갈수록 빛을 낼 것이라는 시각이다. 달리는 시간보다 주차장에 웅크리고 있는 시간이 훨씬 긴 대부분의 승용차를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차량 공유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고 그래서 더 탄력적으로 운용하게 된다면 비용 측면에서의 경쟁력이 역전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게임을 열심히 하면 현금화가 가능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게임을 내려받아 시작한 지 딱 2시간. 게임에서 주어진 임무 10개를 끝내자 ‘무돌토큰’이라는 이름의 게임 속 가상재화 100개가 수신함에 들어왔다. 이를 실제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와 교환한 뒤 현금으로 환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최근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이른바 ‘플레이 투 언(P2E)’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첫 P2E 서비스에 나선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를 직접 경험해 봤다. 이 게임은 유비, 제갈량, 관우 등 삼국지 캐릭터를 활용한 슈팅게임이다. 토큰을 얻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보스를 처치하는 미션에서 몇 차례 좌절한 끝에 성공했다. 이렇게 얻은 토큰 100개는 가상자산 서비스 ‘클레이스왑’을 통해 ‘클레이(KLAY)’라는 가상화폐로 바꿀 수 있었다. 클레이를 가상자산 거래소로 보낸 뒤에 보유 자산을 살펴보니 7583원이 찍혀 있었다. 거래소를 통하면 이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일일임무 10개만 해결하면 매일 토큰 100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밤 12시가 지나 날짜가 넘어가자 다시 슬금슬금 스마트폰에 손이 갔다. 오전 2시 30분쯤 게임을 시작해 이번에는 20분 만에 토큰 100개를 받을 수 있었다. 캐릭터가 꽤 성장했고 게임 커뮤니티에서 임무를 빨리 끝내는 방법까지 익힌 덕이었다. 이틀에 걸쳐 2시간 20분 게임을 한 결과로 번 돈은 총 1만2600원쯤 됐다. 이 게임은 최근 국내 주요 앱 장터에서 인기 앱 1위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이 게임의 공식 커뮤니티에는 6일까지 4만 명가량이 가입했다. 커뮤니티에서는 ‘돈을 벌려고 게임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등의 반응이나 토큰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지, 향후 시세와 가치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설명은 분명 매력적이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선 이 같은 유형의 게임이 새로운 생계수단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선 불법 소지가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게임에서 얻은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혹은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하는 것은 금지된다.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률에 따르면 무돌토큰이 현금화 가능한 클레이로 전환되는 구조가 불법일 수 있다. 게임사 위메이드가 국내외에서 출시한 대표적인 P2E 게임 ‘미르4’가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거래 기능을 아예 빼놓고 서비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에 등급 재분류를 위한 심의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심의에서 불법성 판단이 내려지면 무돌토큰 발행 등을 중지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P2E 게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계기로 관련 법률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용자들이 게임 속 아이템을 거래하는 ‘그레이마켓’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대체불능토큰(NFT)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데 게임 속 재화에 가치를 부여하고 거래하는 것만 유독 금지하는 것이 옳은지 돌아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해 지난해 온·오프라인 사업을 병행하게 된 중소상공인(SME) 가운데 4분의 3의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네이버는 최보름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 연구팀이 총 4306명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설문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경우 응답자 중 75.5%가 지난해 온·오프라인 사업 병행 후 매출 성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50% 이상 늘어난 경우도 16%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지난해 상반기(1∼6월)의 경우 오프라인 매출이 2019년 하반기(7∼12월)에 비해 평균 5% 하락한 반면 이 기간 온라인 매출 성장률은 평균 15%를 상회했다. 온라인 확장이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매출 하락을 상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매출 가운데 오프라인 매출에 90% 이상을 의존하는 판매자의 비중은 2018년 44%에서 2021년 31%로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매출 비중이 90% 이상인 판매자의 비중은 이 기간 25%에서 32%로 늘어났다. 응답자의 80% 이상은 온라인 확장을 위한 첫 플랫폼으로 스마트스토어를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62.2%는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디지털 확장에 나서면서 2년 안에 평균 3.5개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멀티호밍’에 성공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게임 안에 머물고 있는 경제체제가 게임 밖으로 열리면 훨씬 재밌고 거대한 시장이 펼쳐집니다. 대체불가토큰(NFT)과 가상화폐 등 블록체인 기술이 이를 현실화할 겁니다.” 가상화폐와 NFT를 게임에 접목해 ‘돈버는 게임(P2E·Play to Earn)’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달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게임과 블록체인은 ‘찰떡궁합’”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해 왔다. 지금의 주목은 시작일 뿐 앞으로 더 큰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게임에선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돈을 지불해 아이템을 구매해야 했다. 하지만 NFT 게임에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가상자산을 차지하기 위해 이용자들이 경쟁을 벌인다. 위메이드는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미르4’를 글로벌로 출시한 이후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P2E 시장을 이끌고 있다. 가치 있는 아이템과 이를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하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특징이 NFT, 가상화폐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장 대표는 “계속해서 이전보다 강한 아이템을 팔면서 구매 가치를 떨어뜨리는 비즈니스 모델은 유저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결국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의 시선은 게임산업을 넘어 가상세계 전체를 바라보고 있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금융시스템이 구축되면 관련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 기술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 시스템이 구축되면 지속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코인과 NFT의 가치도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메이드는 타 게임사 및 개발사와 협력해 자사 가상화폐 플랫폼 ‘위믹스’에 내년까지 100개 이상의 게임을 올릴 계획이다. 장 대표는 “미르4의 성공은 게임 하나가 아닌 비즈니스모델의 성공”이라며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었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은 충분하다. 위메이드만의 성과가 아닌 모든 게임사가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르4의 P2E 시스템은 사행성 우려로 게임 내 재화를 현금화할 수 없는 한국에선 현재로선 이용이 불가능하다. 장 대표는 “기본적으로 현행법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해외에선 게임 내 재화의 현금화를 법으로 막지 않고 있다. ‘게임의 사행성’을 재정의하기 위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성남=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SK텔레콤에서 분할해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SK스퀘어가 첫 투자 영역으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낙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과 가상인간 제작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SK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안에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아바타를 구현하고 다양한 종류의 가상재화 거래도 가능해지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29일 SK스퀘어는 국내 최초의 가상자산거래소인 ‘코빗’에 약 900억 원을 투자하고, 가상인간 제작 기술을 보유한 온마인드의 지분 40%를 8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SK스퀘어는 이번 투자로 코빗 지분의 약 35%를 인수해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에 이어 2대주주로 올라선다.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 생활과 연결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1∼9월 국내 누적 거래금액이 3584조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 거래금액보다 450조 원 이상 많다. SK스퀘어는 앞으로 가상자산을 더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파생산업과 함께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지분 보유로 자산 가치를 높이는 것을 넘어서 메타버스 사업을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코빗은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 외에도 대체불가토큰(NFT) 거래 시장과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SK스퀘어는 이번 투자를 통해 SK가 보유하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콘텐츠 플랫폼 플로·웨이브, 앱 장터 원스토어 등을 모두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프랜드와 코빗타운을 연동시켜 이프랜드 이용자가 가상재화를 쉽게 구매할 수 있게 하고, 웨이브·플로의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제작된 가상자산을 NFT 거래시장에서 간편하게 구매·소장하는 등의 사업이 가능해진다. 카카오 계열의 3차원(3D) 가상인간 제작사인 온마인드에 대한 투자도 메타버스 사업과 연결된다. 온마인드의 3D 가상인간 구현 기술을 활용하면 이프랜드에서 기존보다 훨씬 더 실감나는 아바타를 구현하거나 매력적인 가상 인플루언서를 탄생시킬 수 있다. 플로·웨이브를 기반으로 가상인간 셀럽을 만들어 본격적인 인기 아티스트를 길러내는 사업도 가능하다. SK스퀘어는 메타버스 생태계 안에서 이용자들이 아바타, 가상공간, 음원, 영상 등 다양한 가상재화를 거래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가상자산거래소와 연동해 언제든지 가상재화를 현금화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록체인, 메타버스와 같이 미래 혁신을 이끌 ICT 영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매력적인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한편 29일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각각 변경 상장, 재상장하며 주식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첫날 두 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23조4219억 원으로, 분할 직전인 지난달 25일보다 약 1조1200억 원(5.0%) 늘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카카오는 올해 외부 기관이 평가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급 평가에서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성과를 거두면서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ESG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ESG 경영을 위해서는 네 가지 중점과제를 설정했다. 카카오만의 방식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쓰고 정보기술(IT) 생태계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지구환경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목표도 과제 속에 담겼다. 이런 과제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글로벌 수준의 친환경 데이터센터 운영이다. 카카오가 2023년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데이터센터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화고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물 사용량을 절감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서비스 영역에서도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9년부터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기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기차 보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문 제작 방식으로 재고 없는 생산을 목표로 하는 자체 친환경 브랜드 ‘메이커스프라임’을 키우면서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한 ‘제로 웨이스트’ 상품도 늘리고 있다. 디지털 책임이라는 측면에서는 디지털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모든 이용자가 동등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카오의 공식 기업 홈페이지는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로부터 ‘웹 접근성 인증’을 획득했다. 장애인, 고령자 등 정보접근약자도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만들어진 홈페이지라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또 온라인 증오발언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함에 따라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증오발언 근절을 위한 원칙’을 발표하고 카카오 서비스 운영 정책에 반영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들이 성과를 거두면서 카카오는 지속가능성 평가 및 투자 분야에서 세계적인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2021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 ‘DJSI 월드 지수’, ‘DJSI아시아퍼시픽 지수’, ‘DJSI 코리아 지수’에 모두 신규 편입된 바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효성그룹이 생산현장의 설비를 교체하고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등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 세계적인 흐름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창업 이후 섬유, 화학, 중공업 등 전통적인 산업에 주력해 온 효성그룹은 ESG 경영에 대한 투자를 통해 친환경 기업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조현준 효성 회장이 있다. 조 회장은 “ESG 경영은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아이덴티티”라며 “환경보호와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확대하고 협력사들과 동반 성장함으로써 주주들과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100년 기업 효성’으로 성장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효성그룹은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울산, 창원, 대구 등 전국 사업장에서의 고효율 설비 교체, 인버터 설치 등을 통해 연간 약 1800만kWh(킬로와트시)의 에너지 절감과 약 9000t의 이산화탄소가량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고 있다. 효성그룹 계열사들도 각기 친환경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친환경섬유,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효성화학의 폴리케톤, 효성중공업의 수소충전소 등이 친환경과 관련된 사업이다. 효성그룹은 현대차그룹, SK그룹, 포스코그룹과 더불어 수소기업협의체에 참여 중이기도 하다. 효성 계열사의 각 사업장이 보유한 친환경 관련 인증도 눈에 띈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국제 재생섬유 친환경 인증마크인 GRS(Global Recycled Standard)를 보유하고 있고 효성화학은 녹색기업 인증, 효성중공업은 녹색건축 인증을 가지고 있다. 올 4월에는 효성중공업이 처음으로 ESG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녹색채권으로 조달된 500억 원의 자금은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배터리 구매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효성중공업 녹색채권의 인증등급을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성공의 기회를 주던 플랫폼에서 성공한 이후에도 함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겁니다.” 올해 창업 9년 차인 와디즈는 ‘크라우드펀딩’ 사업을 한국에 처음 안착시킨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와디즈가 롯데지주로부터 8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직후인 22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의 사무실에서 만난 신혜성 와디즈 대표(42)는 이번 투자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와디즈는 2013년 리워드형(보상형)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메이커(생산자)의 제품·서비스 계획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서포터(고객)의 총투자액이 목표치를 넘으면 제품·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모델이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본이 없는 메이커와 새로운 제품에 대한 수요를 가진 서포터를 연결해 성공을 거뒀다. 신 대표는 사업 초기인 2014년 첫 1000만 원 모금에 성공했던 ‘바이맘’의 룸텐트를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으로 꼽았다. 첫 첨단기술 기반 제품이었던 미아방지 팔찌와 최근 열풍을 일으킨 ‘링티’도 의미가 큰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원샷’ 성공 이후를 함께하는 플랫폼으로는 부족했다는 것이 신 대표의 판단이다. 오프라인 공간 마련 등 노력을 했지만 부족했다. 롯데의 투자를 받으면서 이 같은 한계의 돌파구가 생겼다. 그는 “롯데와 함께 메이커가 성공 이후에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해 기존 서포터를 넘어서 더 많은 고객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연 매출 100억 원 정도를 넘기는 메이커들은 롯데의 유통 채널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커의 성장을 돕는 금융투자도 롯데와 함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신 대표는 “총 500억 원가량의 펀드를 함께 조성해서 성장 가능성이 큰 메이커들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편식(롯데푸드), 물류(롯데글로벌로지스) 등에서의 협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는 “새 사업을 발굴하는 우리 일에 집중하면서 유통 분야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 대표는 향후 창업 생태계에서의 화두로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창작물을 알리며 수익을 내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꼽았다. 그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와 연결되는 구독 펀딩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IT담], 오늘은 구글과 애플이 한국에서 ‘인앱결제’를 강제할 수 없게 된 이후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살펴보겠습니다.애플과 구글은 각기 앱스토어(애플)와 플레이스토어(구글)라는 이름의 앱 장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앱 개발자들이 만든 앱을 일반 이용자들은 이를 스마트폰에 내려받아서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공간입니다. ‘앱 생태계’라는 개념을 만들면서 이런 혁신을 앞장서서 이끌었던 애플, 그리고 범용성이 큰 안드로이드 체제를 기반으로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해 온 구글은 현재의 스마트폰 시대를 만들어 온 초거대 기업이라고 할만 합니다.다양한 영역에서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 기업 중 시가총액 1위에 올라 있는 애플과 3~4위를 오가고 있는 구글(세계최대 석유기업 아람코와 비슷합니다)의 시가총액을 더하면 5000조 원이 훌쩍 넘는데요. 한국에서는 올해 이런 초거대 기업들이 인앱결제를 통해 최대 30%의 수수료를 떼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이 세계 최초로 마련됐습니다.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압박을 마주하는 상황에서 두 공룡 기업이 쉽사리 물러서는 모양새는 아닙니다.● ‘인앱결제’가 뭐길래…인앱결제는 앱을 이용하면서 유료 콘텐츠를 구매할 때 앱 장터 사업자가 제공하는 시스템을 통해서만 결제해야 하는 정책을 뜻합니다.애플과 구글 등의 앱 장터 사업자는 그동안 모바일 게임 앱 등에 결제 방식을 강제하면서 최대 30%의 수수료를 떼 왔습니다.게임 이용자가 10만 원을 결제하면 이 가운데 3만 원은 앱 장터 사업자가 가져간다는 뜻이니 누군가는 ‘통행세’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습니다.물론 앱을 통한 모든 결제에 이런 구조가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기본적으로 실물 상품이나 서비스 결제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앱을 통해서 옷이나 항공권을 구매할 때 앱 장터 사업자가 수수료를 떼 가진 않는다는 것입니다.수수료를 떼어가는 것은 디지털 재화에 한정됩니다. 게임 아이템 결제나 음원 구입 등에서만 수수료를 가져가는 것입니다.● 구글, 30% 수수료 방침 정하며 곳곳에서 반발앱 장터 사업자가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일부 결제에서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를 일반 이용자들은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이용자들은 서비스에 따른 총액을 결제할 뿐, 그 결제금액을 앱 장터 사업자와 앱 개발자가 어떻게 나눠 갖는지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이 문제가 큰 논란으로 불거진 것은 구글이 지난해 9월 수수료 확대 적용 방침을 밝히면서였습니다.모바일 게임에만 적용하던 인앱결제 의무화와 수수료 30% 부과 조치를 애플처럼 웹툰, 영상, 음원 등 모든 콘텐츠 앱 서비스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그러면서 정보기술(IT) 업체와 창작자 등이 공개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했는데요. 중소 앱 사업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등이 제기됐습니다.● 올해 한국에서 통과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애플과 구글은 30%의 수수료율을 최대치로 하되 다양한 종류의 수수료 정책을 활용해 왔습니다.게임 아이템 결제와 음악 스트리밍 결제의 수수료율을 서로 다르게 한다거나 연간 매출이 일정액 이하인 중소 개발사에 대해서는 우대 정책을 펴는 등의 방식이었습니다.하지만 구글도 수수료를 기존보다 확대하는 정책을 공식화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반발이 거세진 가운데 가장 먼저 법적인 방식으로 여기에 대응한 것이 바로 한국입니다.올해 8월 말에 국회가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인데요.이 법의 핵심은 구글과 애플 같은 앱 장터 사업자가 인앱결제를 강제할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두 글로벌 기업이 인앱결제에서 수수료를 매긴다고 하니 외부결제가 가능하도록 길을 열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높은 비율의 수수료 부과를 피해갈 수 있도록 법안을 마련한 셈입니다.● 처벌규정도 마련했지만… 만만치 않은 ‘공룡기업’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조승래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해외에서도 큰 관심이 쏟아졌습니다.미국과 유럽도 빅테크의 독점 규제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를 받은 것인데요.9월부터 법안이 실제로 시행되면서 정부는 후속조치 마련에도 나섰습니다.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 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들이 자사 인앱결제 등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다가 적발되면 매출액의 2%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마련했습니다.하지만 한국 국회와 정부의 ‘장군’을 받아치는 초거대 기업의 ‘멍군’이 그리 만만하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IT 업계의 분석입니다. ● 외부결제에서 수수료 ‘4% 인하’ 방안 내놓은 구글실제로 구글은 수수료율을 놓고 정부와 줄다리기를 벌이는 모습인데요.방통위는 지난 4일 “구글이 새로운 법안 준수를 위해 제3자 결제를 앱 내에서 허용하고 이용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선택권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한국을 찾은 윌슨 화이트 구글플레이 글로벌 정책부문 총괄이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화상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약속했다는 것인데요.문제는 이날 구글이 개발자들에게 공지한 외부결제 수수료율입니다.구글은 외부결제에 대한 수수료를 자사 수수료보다 4%포인트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이에 따라 항목별로 10∼30%인 결제 수수료는 외부결제 시 6∼26%로 인하됩니다.얼핏 보면 구글이 앱 외부결제도 허용하고 외부결제에서는 수수료율도 낮춘다고 하니 문제가 해결된 것 같은데… 상황을 뜯어보면 꼭 그렇지가 않습니다.● 외부결제도 ‘4% 인하’만 해주고 나머지 수수료 받겠다는 구글IT 업계에서는 앱 장터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고 외부결제가 허용되면 이 외부결제는 당연히 구글의 수수료로부터는 자유로울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 경우도 적지 않았을 듯 합니다.하지만 구글의 생각은 전혀 달랐습니다.구글은 인앱결제 외에 원한다면 개발자가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을 마련을 허용하되 여기서도 자신들이 수수료를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개발자가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에도 비용이 들어가니 ‘4%포인트’를 깎아주겠다는 것일 뿐 기본적으로 10~30%수준의 수수료를 받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는 것인데요.IT 업계에서는 이렇게 되면 앱 개발자가 인앱결제 외에 별도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이유가 거의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4%포인트’의 차이 안에서 새로운 결제 시스템 구축·운영 비용을 감당해야 할뿐더러 이용자가 구글 인앱결제가 아닌 다른 결제를 활용하게 하려면 조금이라도 싼 가격표를 내밀어야 할텐데 4%포인트로 차이로 이런 구조를 만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 구글 “안드로이드 체제 무료 운영과 보안, 앱 배포 등에 비용 든다”구글이 사실상 ‘꼼수’를 쓴 것 아니냐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4%포인트 인하된 외부결제 수수료 징수’ 방침을 안내를 하면서 구글이 밝힌 ‘왜 앱 장터에서 수수료를 받아야 하느냐’에 대한 설명을 함께 볼 필요가 있는데요.구글은 자신들이 △안드로이드 및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고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구축·제공하고 있으며 △보안성과 최적화된 앱 배포 기술, 개발자에게 필요한 각종 도구와 결제 시스템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실제로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는 무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앱 개발자들은 애플과 구글의 앱 장터를 통해서 해외 이용자들에게도 쉬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이런 거대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는 당연히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비용이 들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이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외부결제 허용하겠다는데 수수료율 강제할 수 있을까?이번 법 개정의 취지에는 앱 장터 사업자의 과도한 수수료 징수를 막겠다는 뜻이 포함돼 있습니다.하지만 실제로 개정된 법안의 핵심은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었습니다.법의 취지만으로 민간사업을 규제할 수는 없고 개정된 법의 실제 내용으로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그런데 구글이 앱 개발자가 원하는 방식의 결제를 허용하는 것은 명백한데 여기서도 수수료를 떼어간다는 것을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만약 그렇게 볼 수 있다고 한다면, 구글이 가져가는 외부결제 수수료율을 얼마까지 낮춰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있을까요?통행세 아니냐고 비판받는 수수료율 때문에 촉발된 법 개정이지만 국회나 정부가 나서서 민간사업 영역의 수수료율을 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구글의 만만치 않은 응수에 정부도 다음 대응이 고민스러워 보입니다.● 행보 변화 없는 애플, 미국에선 ‘외부결제 홍보’ 허용정부로서는 구글보다 애플의 상황이 더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법을 지키겠다”는 말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든 행동을 취하고 있는 구글과 달리 애플은 별다른 행보 변화가 없습니다.오히려 애플은 자신들이 앱 외부에서의 결제를 금지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이 문제는 애플이 지난 8월에 미국에서 개발자들과의 집단 소송에서 합의한 내용과도 연결이 됩니다.애플은 소송에 나선 개발자들과 외부결제 방식에 대한 정보를 이메일을 통해서 공유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합의했습니다.기본적으로 앱 외부 결제가 가능하지만 이를 사용자들에게 알릴 방법이 없었던 상황이라는 것을 전제로 앞으로 이를 홍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것인데요.하지만 인앱결제와 관련해 애플·구글과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는 미국 앱공정성연대(CFA)는 “여전히 앱 개발자가 앱 안에서 더 싼 가격으로 다른 결제 옵션을 제공하는 것은 금지하는 조치”라며 전혀 양보하지 않은 것이라고 다투고 있습니다.한쪽에서는 합의안을 만들고 또 다른 쪽에서는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런 상황이 보여주는 것처럼 기존의 앱 장터 사업자들이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세부적인 조건에 따라서 규정되는 복잡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방통위는 애플이 실효성 있는 이행계획을 새롭게 제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애플 같은 거대 기업이 손실을 감당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게 만드는 일은 정부로서도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팀 스위니 “구글, 애플에 대항하기 위한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인앱결제 이슈는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관심이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인앱결제만이 아니라 앞으로 거대 플랫폼 기업의 다양한 사업 전반에서 불거질 문제들의 시작을 보여주기도 합니다.앱 장터 없이는 살기 힘든 세상이 됐는데 이 앱 장터는 소수의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 이 앱 장터 사업뿐 만 아니라 거대 플랫폼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 대부분이 강력한 독과점을 지향합니다. 법과 제도를 통해 이런 독과점 사업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인앤결제)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의 밑바닥에는 이런 독과점 기업들이 다양한 사업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둬가는 것이 맞느냐는 근원적인 질문도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반면 이런 논란을 마주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침범하기 힘든 사업을 구축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투자하면서 단단하게 성곽을 쌓고 해자를 판 노력의 결실이라는 점도 봐야하겠습니다.한국의 상황을 글로벌 IT 업계가 유심히 지켜보는 이유도 이런 점들 때문이겠습니다. 이용자 2억5000만 명을 보유한 미국 에픽게임스의 창업자인 팀 스위니는 8월 말 한국 국회에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통과되자 “나는 한국인이다”라는 트위터 게시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는데요.최근 한국을 찾아서 동아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서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시행은 구글, 애플을 규제하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며 “구글, 애플에 대항하기 위한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한국의 입법이 구글, 애플에 대항하는 전 세계의 개발자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줬다는 점을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세계 곳곳에서 간단하지 않은 싸움이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앱공정성연대의 메건 디무지오 사무총장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인앱결제 강제금지를 ‘빅테크 규제를 위한 첫 도미노 조각을 넘어뜨린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연간 13.4조 원 매출에서 8.4조 원 영업이익앱 장터 사업의 규모와 사업자들이 이 사업에서 어느 정도의 이익을 얻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오늘의 휴일IT담은 마무리를 짓겠습니다.애플이나 구글은 앱 장터 사업만을 별도로 떼서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가져가고 있는지를 정확히 공개하지는 않고 있는데요.애플의 경우 지난해 앱스토어 구조 안에서 약 6430억 달러(약 770조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이 수치는 애플의 매출이 아니라 앱 개발자들이 앱스토어 내에서 발생시킨 거래, 매출 등을 의미합니다. 앱 장터 사업 전체의 규모를 통해서 앱스토어를 통해서 많은 개발자들이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수치에 가깝습니다.구글의 경우 외신들이 구글이 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근거로 지난해 플레이스토어 매출 등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지난해 구글은 플레이스토어에서 총 112억 달러(약 13조 4000억 원)의 매출과 70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분석입니다.영업이익율로 보자면 60%가 넘는 사업모델입니다.애플 역시 앱 장터 사업이 포함된 소프트웨어 부문의 영업이익율이 아이폰 같은 하드웨어 부문의 영업이익율보다 훨씬 높다는 점은 다르지 않습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카카오가 여민수 현 대표(52)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44)의 공동대표 체제를 새로 꾸린다. 연임하는 여 대표는 사회적 문제 해결이라는 역할을 계속 이어가고 ‘40대 젊은 리더’인 류 대표는 혁신적인 사업 발굴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 대표는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2018년 3월 카카오 대표에 선임된 여 대표는 비즈보드를 도입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여 대표는 “올해 카카오가 사회와 했던 약속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라는 의미로 알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여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수용 공동 대표가 물러나면서 새로 선임되는 류 대표는 2011년 개발자로 카카오에 입사해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안착시켰고 올해 기업공개(IPO)를 성공시켰다. 류 신임 대표는 “‘도전’이라는 카카오의 핵심 DNA를 바탕으로 회사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신원근 전략총괄부사장(CSO)을 류 대표의 후임으로 내정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SK스퀘어와 SK텔레콤은 글로벌 이동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의 기술 합작사 ‘테크메이커’가 설립 11개월 만에 유럽 맞춤형 실내 5세대(5G) 중계기를 독일에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유럽 최초로 통신사가 독자 개발해 상용화한 실내 5G 중계기다. 이번에 선보인 중계기는 건물 외부 안테나로 주파수 신호를 받아 실내로 전송함으로써 건물 안의 5G 서비스 속도와 영역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800MHz(메가헤르츠), 1.8MHz, 2.1MHz 3개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며 독일 금융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의 보안성을 갖췄다. 도이치텔레콤은 독일 동남부 바이에른주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판매를 확대해갈 계획이다. 기기 제조와 공급은 국내 중계기 전문기업 쏠리드가 맡는다. 테크메이커는 SK텔레콤의 5G 기술과 도이치텔레콤의 사업경쟁력을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설립됐다. 최근 SK텔레콤 분할로 SK스퀘어 자회사로 편입됐다.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 담당은 “테크메이커 중계기 사업은 SK텔레콤이 20년간 축적해 온 기술 개발 노하우의 결실”이라며 “혁신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진출 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LG유플러스는 자율주행기술 스타트업인 서울로보틱스와 함께 ‘지능형 인프라 라이다(LiDAR) 인식기술’ 실증에 돌입한다고 21일 밝혔다. 라이다는 초당 수백만 개의 레이저빔을 쏜 뒤에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주변 물체를 감지하는 센서로, 자율주행 실현을 위한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지능형 인프라 라이다 인식기술은 이 라이다 센서를 교차로 같은 도로 인프라에 설치해 차량과 보행자 등을 인지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라이다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가진 서울로보틱스는 반경 100m 내 객체를 4cm의 오차 내로 감지하는 기술력을 가졌다. 두 회사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LG유플러스 사옥 앞 교차로에 라이다를 설치하고 기술 실증에 나선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