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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부산과 강원 강릉에서 잇따라 일어난 여중생 폭행 사건과 관련해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논의를 해볼 수 있다”고 6일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법조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소년법 적용 대상인 형사 미성년자의 처벌 연령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보다 낮추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박 장관은 “(부산과 강릉 사건이)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보다는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소년법 폐지 청원이 있다고 해서 폐지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년법을 즉각 폐지하자는 일각의 여론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밝힌 것이다. 그는 이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긴 하지만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수단도 찾아봐야 한다”며 “형사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번 문제를) 형사 정책적 관점에서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소년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똑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처벌 수위를 낮춰주는 현행 법체계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0대들의 잔인한 범죄가 연이어 알려진 뒤 소년법 폐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청소년 범죄가 점점 저연령화, 흉포화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 국민 법 감정에 맞도록 관련 법 개정 논의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은 당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미성년자라 해도 집단 폭행, 흉기 폭행 등 특정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감경하지 않고) 처벌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강경석 coolup@donga.com·최우열 기자}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댓글부대, 일명 ‘사이버 외곽팀’ 운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간부 2명에 대해 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수사의뢰로 사이버 외곽팀 의혹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진재선)는 외곽팀장으로 활동하면서 정치·선거 관련 불법 게시물과 댓글 등을 작성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양지회 전 기획실장 노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노 씨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66·구속 수감)의 지시에 따라 2009년 2월 양지회 내부에 ‘사이버 동호회’를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갓 취임한 원 전 원장이 “광우병 촛불집회를 겪어보니 보수 세력은 사이버 여론전으로 맞서야겠다. 양지회를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 씨는 회원 100명 규모의 사이버 동호회를 만들고 그 가운데 20∼30명을 규합해 외곽팀원으로 삼았다고 한다. 노 씨는 국정원 직원에게서 e메일로 각종 지시를 받았다. 검찰은 노 씨의 e메일에서 △포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담화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라는 지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및 2012년 대선 국면의 인터넷 활동 방향 지침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노 씨 등 민간인 외곽팀장 대부분을 원 전 원장의 공범으로 보고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검찰은 양지회 현직 간부 박모 씨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씨는 양지회 간부가 사이버 외곽팀 활동에 연루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문건이 든 상자를 사무실 밖으로 빼돌리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전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 김모 씨를 4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씨에 대한 조사는 군 사이버사령부와 국정원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이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강경석 coolup@donga.com·전주영 기자}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에서 민간인 댓글부대, 일명 ‘사이버 외곽팀’의 팀장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43·사진)가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명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정원 측에서 댓글 팀장을 맡으라는 제의를 한 적조차 없다. 한 통의 전화를 받은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전혀 없다”는 내용의 해명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서 교수는 “잘 아는 사이인 국정원 직원이 전화를 걸어와 ‘2011년 가을에 실적이 모자라 서 교수의 이름을 팔고 (내부에) 허위보고를 했다’고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이어 “(허위보고를 한 국정원 직원이) 출근 후 국정원 측에 사실을 다 보고하고 곧 검찰에도 직접 출두해 모든 사실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며 “(나도) 검찰에서 연락이 오는 대로 출두해 사실을 떳떳이, 당당히 밝히고 반드시 명예회복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의 해명이 사실이 아니면 20년 넘게 해온 한국 홍보 활동을 모두 내려놓겠다며 적극적으로 결백을 주장했다. 검찰은 4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66)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에 대해 4일 서울고법에 재상고장을 냈다. 이미 원 전 원장 측도 판결에 불복해 1일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여서 최종적인 판단은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선거운동을 시기별로 나눠 일부 제한한 부분과 일부 트위터 계정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 등에 대해 대법원의 판단을 구할 필요가 있다”며 재상고 이유를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는 지난달 30일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에 포함된 트위터 계정 1157개 중 391개만 국정원 심리전단이 사용한 계정으로 인정했다. 이는 앞서 항소심에서 계정 716개를 인정했던 것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재소자의 가석방 비율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20%대인 가석방 비율을 2022년까지 30%가량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교정시설 과밀화를 해소하고 모범수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4일 “앞으로 5년 동안 단계적으로 전체 출소자 중 가석방의 비율을 29.5% 정도로 확대하는 걸 검토 중”이라며 “그렇지만 살인, 성, 아동, 마약 관련 범죄를 비롯해 주요 정치·경제 사범은 가석방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30%대를 웃돌던 가석방 비율은 박근혜 정부 들어 20%대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상당수 교정시설은 최대 수용인원을 넘어 심각한 과밀화 문제를 낳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53개 교정시설에서 수용이 가능한 인원은 4만7820명이다. 하지만 현재 수용인원(7월 31일 기준)은 5만6955명으로 수용률이 119%에 이른다.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119명이 수용돼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31일 부산고법 민사6부(부장판사 윤강열)는 A 씨 등 재소자 2명이 교정시설에 과밀 수용돼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각각 150만 원, 3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교정시설의 1인 최소 수용면적을 2m²로 보고 이에 미달하는 면적에 수용된 기간을 계산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가석방 비율 확대 방안은 인권을 강조하는 현 정부 기조와도 맥이 닿아 있다. 재소자 중 모범수와 생계형 범죄자의 가석방을 늘려 갱생의 기회를 주면 재소자 가족의 생계 해결 등 인권적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형법에 따라 일반 재소자의 경우 형기 3분의 1 이상, 무기수의 경우 20년이 경과하면 가석방 대상이 되는 기준은 유지하되 최소 80∼90%의 형기를 채운 재소자부터 가석방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재판부가 25일 삼성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모녀에게 건넨 독일 승마훈련 지원금 등 72억 원을 뇌물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은 궁지에 몰리게 됐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와 공모해 이 부회장에게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요구를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을 이번 뇌물 사건의 주범이라고 못 박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여 원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 승마 지원 약속 213억 원(실제 77억여 원 지급)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여 원 등 총 449억여 원(실제 314억여 원 지급)의 뇌물을 건넸다고 공소를 제기했다. 이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공소장에 이 부회장에게 받았다고 적시한 뇌물 액수와 똑같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의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가 이 가운데 승마 지원금 중 72억여 원과 영재센터 지원금 16억여 원 등 총 89억여 원을 유죄로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의 재판부도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 또 이 부회장 담당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뇌물 수수를 공모했다고 봤다. 그 근거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와 오랜 친분을 맺어왔고, 취임 후 국정 운영에서도 최 씨의 관여를 수긍하고 반영하는 관계였다”고 밝혔다. 또 승마 지원으로 이익을 본 사람이 박 전 대통령이 아닌 최 씨라는 점은 뇌물죄(단순수뢰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공모한 최 씨에게 뇌물을 받도록 한 것은 박 전 대통령 자신이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삼성의 뇌물 공여 과정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 요구에 이 부회장이 수동적으로 응한 것”이라고 판시해 박 전 대통령에게 더 큰 책임을 지웠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단독 면담을 하면서 승마 지원이 부족하다고 강하게 질책하고, 승마협회 담당 임원 교체를 거론하는 등 압박하는 바람에 이 부회장이 돈을 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사건 담당 재판부가 이 부회장 사건 1심 재판부와 사실관계 및 법리에 대해 똑같은 판단을 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은 중형 선고를 피하기 어렵다. 뇌물죄는 준 쪽보다 받은 쪽의 법정형이 훨씬 무겁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이 부회장 선고 결과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반면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재판부가 특검이 주장한 뇌물 액수 중 17%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면서 ‘개별 현안에 대한 청탁은 없다’면서도, 궁여지책으로 묵시적 포괄적 청탁이라는 매우 모호한 개념을 들어 사실관계를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그만큼 유죄로 인정하기엔 합리적 의심이 많았다는 (재판부의) 솔직한 고백으로 다가온다”고 주장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김윤수 기자}
명품 쇼핑과 호화 해외여행 사진 등을 소재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수많은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주부 블로거 함모 씨(38). 함 씨는 가방 사업으로 성공한 또 다른 파워 블로거 조모 씨와 한때 가방 판매 동업을 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2014년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지며 서로의 비리를 까발리는 막장 폭로전이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조 씨의 지인인 유명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 씨(35·여)가 비방전에 휘말렸고, 그 바람에 강용석 변호사와의 스캔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인터넷 폭로전은 법적 분쟁으로도 번졌다. 조 씨는 함 씨가 사업을 함께 하는 동안 돈을 빼돌렸다며 고소를 했고, 함 씨는 올해 2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함 씨는 올해 초 3차례에 걸쳐 페이스북에 김 씨와 조 씨를 겨냥해 “너희가 인간이고 애 키우는 엄마들 맞느냐” 등 비방글을 올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홍승욱)는 24일 함 씨를 김 씨 등에 대한 모욕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김명수 춘천지법원장(58·사법연수원 15기)이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법조계의 새로운 주류로 이른바 ‘서인(서울대+인권법)’ 인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 후보자를 비롯해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들은 서울대를 졸업한 학연과 인권법 관련 활동 경력이라는 공통분모로 엮여 있다.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장으로 검찰개혁의 선봉에 선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8)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를 이끈 경력이 있다. 한 교수는 공익인권법센터장이던 2012년 법원 내 학술모임 국제인권법연구회와 ‘한국 성 소수자 인권의 현주소’를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열었다. 김 후보자는 당시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이었다. 당시 학술대회 사회자는 김 후보자와 한 교수의 서울대 법대 후배로 수원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던 사봉관 변호사(49·23기)였다. 사 변호사는 현재 한 교수가 이끄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사 변호사는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49·23기)의 남편이다. 한 교수에 이어 2015년 공익인권법센터장 자리를 맡은 사람은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2)이다. 조 수석은 평소 서울대 법대 선배인 한 교수를 ‘멘토’로 모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민정수석실에서 조 수석을 보좌하며 사법개혁 현안을 담당하는 김형연 대통령법무비서관(51·29기)은 김 후보자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을 함께한 사이다. 김 비서관은 청와대 입성 직전까지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로 일했다. 다른 ‘서인’ 인맥들이 서울대 법대 출신인 것과 달리 김 비서관은 서울대 사범대(사회교육과)를 졸업했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청와대가 21일 대법원장 후보자로 김명수 춘천지법원장(58·사법연수원 15기)을 지명하기 직전까지 법원 안팎에서는 박시환 전 대법관(64·12기)과 전수안 전 대법관(65·8기)을 유력한 후보군으로 보았다. 대법원장은 전·현직 대법관 가운데 나오는 것이 오랜 관행이었기 때문에 김 후보자는 후보군으로 거론조차 안 됐다. 박 전 대법관은 실제로 청와대가 가장 먼저 점찍었던 대법원장 후보였다. 전직 대법관 출신이어서 법원 내부의 거부감이 적은 데다 이념적으로도 진보 성향이 뚜렷해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에서 보수화한 사법부의 체질을 바꾸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법관은 청와대의 바람과 달리 대법원장 자리를 끝내 고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대법원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박 전 대법관을 수차례 설득했지만 실패했다”며 “박 전 대법관이 ‘공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강의 활동 등을 하고 싶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은 현재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전 전 대법관도 11일 페이스북에 “박 전 대법관이 이 시점에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분은 없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며 자신이 대법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완곡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두 전직 대법관이 모두 대법원장직을 고사하면서 한때 김영란 전 대법관(61·11기)이 대타로 거론됐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김 전 대법관이 이명박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점 때문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다고 한다. 결국 청와대는 지난주 후반부터 전·현직 대법관이 아닌 인물 가운데 대법원장 후보를 고르는 쪽으로 선회했다. 김 후보자가 물망에 오른 것은 이때부터다. 김 후보자 외에 변호사 등 다른 법조인들도 후보로 검토됐지만 당사자들이 대부분 인사 검증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고사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법원장 자리에 부합하는 자격을 갖추고 있으면서 국회 청문회도 통과할 수 있는 후보자를 고르느라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한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에 김명수 춘천지법원장(58·사법연수원 15기)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통과하면 9월 24일 임기를 마치는 양승태 대법원장(69·2기)의 후임 대법원장으로 임명된다. 이 경우 49년 만에 대법관 출신이 아닌 대법원장이 되는 것이다. 법원장이 곧바로 대법원장으로 발탁되는 것은 사법 사상 처음이다. 김 후보자는 양 대법원장보다 사법연수원 13기수 후배다. 현직 대법관 13명 중 9명(11∼14기)이 김 후보자의 사법연수원 선배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파격 인선이라는 평가에 대해 “김 후보자는 춘천지법원장으로 재직하며 법관 독립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사법 행정의 민주화를 선도하여 실행했다”며 “관행을 뛰어넘는 파격이 새 정부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 후보자는 인권 수호를 사명으로 삼아온 법관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배려하는 한편 (법원 내 학술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기틀을 다진 초대 회장으로 인권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2004년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또 2011년 우리법연구회의 명맥을 잇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출범 당시 초대, 2대 회장을 맡았다. 국제인권법연구회는 현재 법원 개혁에 앞장서고 있다. 청와대와 법조계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대법원장에 임명해 본격적인 사법부 개혁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법부 개혁은 원칙적인 과제”라며 “대법관 출신이 아닌 김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점은 파격적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그만큼 새 정부의 사법 개혁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후보자는 1986년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 민사재판 실무 지침서인 민사실무제요 발간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대법원 재판연구관 당시 민사조장을 지내 민사법 전문 법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초 박시환 전 대법관(64·12기)과 전수안 전 대법관(65·8기)을 대법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두 사람 다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강경석 coolup@donga.com·한상준 기자}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잠수사 공우영 씨(62). 공 씨는 함께 수색에 참여했던 잠수사 이광욱 씨가 사망한 사건에서 민간 잠수사 감독관으로서 안전사고 예방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2014년 8월 기소됐다. 2년 5개월간 재판을 받은 끝에 공 씨는 올해 1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이 씨의 사망 당시, 공 씨가 현장 관리 감독 책임자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공 씨를 민간 잠수사 감독관으로 인정할 근거 서류가 없고, 법적인 관리·감독 의무는 구호활동을 지휘하는 구조본부의 장에게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최근 5년 동안 무죄 판결이 확정(일부 무죄 포함)된 사건 3만7651건 가운데 공 씨 사건처럼 검찰 스스로 수사나 기소가 잘못됐다고 인정한 무죄 사례는 6545건(17.4%)에 이른다. 20일 대검찰청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무죄가 확정된 사건은 총 7832건이다. 이 중 검찰이 ‘수사 미진’ ‘법리 오해’ ‘증거 판단 잘못’ 등 검사 잘못으로 무죄가 선고됐다고 판단한 사건은 전체의 16.5%인 1295건이었다. 최근 3년 동안 무죄 확정 건수가 늘어난 것은 전체 형사재판 건수가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다. 2014년 형사재판이 이뤄진 사건 35만7538건 중 무죄는 6421건(1.8%), 2015년에는 36만1487건 중 무죄는 7191건(2%)으로 무죄 선고 비율은 매년 비슷한 수준이다. 공 씨 사건처럼 검찰 스스로 수사가 부족하거나, 법리를 오해해 잘못 기소했다고 판단한 사건은 매년 1000여 건에 달한다. 지난해 검찰이 잘못을 인정한 무죄 선고 1295건 가운데 수사가 부족했던 경우가 692건(53.4%)으로 가장 많았고 △법리 오해 466건(36%) △증거 판단 잘못 40건(3.1%) △기타 72건(5.6%) △공소유지 소홀 25건(1.9%) 순이었다. 무죄 선고를 받은 이들에게 구금일수에 따라 지급하는 형사보상금 액수도 매년 수백억 원에 이른다. 2012∼2016년 정부가 지급한 형사보상금 액수는 총 2835억 원이다. 윤 의원은 “검찰의 실수로 무죄를 선고받는 일이 잦으면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검찰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 검사들을 중심으로 새 수사팀을 꾸려 댓글 사건 추가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새 수사팀은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에서 드러난 국정원의 민간인 댓글 부대, 일명 ‘사이버 외곽팀’ 운용 의혹을 우선 수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지검장 윤석열)은 국정원 TF에서 넘겨받은 사이버 외곽팀 사건 수사에 진재선 공안2부장(43·사법연수원 30기)과 김성훈 공공형사수사부장(42·30기)을 투입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2013년 윤 지검장과 댓글 수사팀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진 부장검사 등과 함께 댓글 수사팀에서 근무했던 이상현 제주지검 검사(43·33기), 이성범 대전지검 검사(41·34기)도 파견 형식으로 수사팀에 합류했다. 공안2부 조광환 부부장검사(46·32기)와 정우석 검사(38·37기), 공공형사수사부 박규형 검사(42·33기)와 허훈 검사(38·35기)도 사이버 외곽팀 수사를 전담한다. 특별수사팀이라는 별도 문패는 달지 않았지만 사실상 ‘제2기 댓글 수사팀’이 꾸려진 것이다. 검찰은 또 국정농단 사건 핵심 관련자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내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를 특별공판부로 운영하기로 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강경석 기자}
여야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64)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키로 했으나, 야당이 표결 처리 조건으로 정치 편향성 논란이 불거진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실타래가 꼬이고 있다. 헌재 소장은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이 퇴임한 후 7개월째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김동철,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7일 이례적으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는 2002년부터 노무현 대통령 후보, 민주노동당,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 등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냈다”며 “이 후보자는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커다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두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까지 언급하며 “문 대통령이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31일로 예정됐던)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야당이 이 후보자의 정치 편향 논란을 제기하면서 인사청문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여기에 이 후보자가 코스닥 상장사 주식에 거액을 투자해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사실도 확인돼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 청문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3개 증권사 계좌에 총 15억1000만 원어치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자료에는 A증권사 계좌로 거래한 상장사 5곳의 주식 투자수익률이 포함돼 있다. 이 후보자는 이들 5개 회사 주식을 총 4억3700만 원에 매입했으며 주가가 크게 올라 현재 평가금액은 8억2700만 원에 이른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 미래컴퍼니 투자로 14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자동화 장비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의료용 로봇 개발에 성공해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5배가량 급등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통상적인 주식 투자를 했으며 중간에 사고팔아 이익을 남긴 바도 없다”며 주식 매매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장관석 jks@donga.com·강경석 기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사진)에 대한 국회 인준 표결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1988년 헌법재판소 출범 이래 가장 긴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여야 4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회동해 8월 임시국회 개회에 합의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 일정은 잡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김 후보자 인준 절차를 끝낼 계획이다. 여야는 임명동의안 처리에는 원론적인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김 후보자가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당시 유일하게 ‘반대’ 소수의견을 냈다며 헌재소장을 맡기에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인준 표결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올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이 퇴임한 뒤 이날까지 196일째 헌재소장 자리가 비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19일 김 후보자를 헌재소장으로 지명해 6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쳤지만 인준 표결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자의 재판관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헌재 안팎에선 “이러다 김 후보자 임기 만료 때까지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야권에선 “문 대통령이 지명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헌재소장 인준 여부를 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 파견 검사들과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 대거 서울중앙지검 주요 보직에 발탁됐다. 모두 특검 수석파견검사와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과 호흡을 맞췄던 검사들이다. 반면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거나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수사했던 검사들은 좌천되거나 주요 보직에서 배제됐다. 법무부가 10일 단행한 고검 검사급 538명과 일반 검사 31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 인사 결과 특검에 파견됐던 한동훈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27기)이 서울중앙지검의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에 임명됐다. 전임 이동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22기)보다 법무연수원 다섯 기수 아래 후배로 파격적 승진이라는 게 검찰 내부 평가다. 한 신임 3차장은 평검사 때인 2003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했고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팀에서 일했다. 또 2007년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한 차장의 지휘를 받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4부장 중 3명도 특검팀 파견 검사들이다. 신자용 신임 특수1부장(28기)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딸 정유라 씨(21)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비리를 수사해 9명을 기소했는데 모두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다. 양석조 신임 특수3부장(29기)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수사를, 김창진 특수4부장(31기)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 비선 진료 수사를 담당했다. 또 2013년 윤 지검장의 지휘를 받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진재선 대전지검 공판부장(30기)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에, 김성훈 홍성지청 부장검사(30기)가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으로 발령 났다. 앞서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1차장 직무대리로 보임됐던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25기)은 1차장으로 정식 임명됐다. 윤 차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민정수석실에 파견돼 특별감찰반장을 지냈고 윤 지검장과는 현대차 비자금 사건 등 여러 특별수사를 같이해 막역한 사이다. 검찰 안팎에선 “‘윤석열 사단’이 서울중앙지검을 점령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번 인사로 우 전 수석 아래서 대통령민정비서관을 지낸 권정훈 법무부 인권국장(24기)은 대전지검 차장으로, 선임행정관을 지낸 이영상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29기)은 대구지검 형사3부장으로 발령 났다. 두 사람 다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보직 후보로 거론됐지만 지방 근무를 하게 됐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총리를 수사한 신응석 대검 수사지원과장(28기)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장에 임명됐다. 노 전 대통령 수사에 참여했던 이주형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 부부장(30기)은 인천지검 형사6부장으로 옮기게 됐다. 또 서울시 간첩조작사건 공소유지를 담당했던 이시원 법무연수원 기획과장(28기)은 수원지검 형사2부장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김광수 법무부 대변인(25기)은 순천지청장에 임명됐다. 검찰 인사와 예산을 관장해 법무부의 ‘실세’로 분류되는 검찰국의 과장 5명이 모두 서울중앙지검에 발령 받지 못했다. 그동안 대표적인 승진 코스였던 검찰과장, 형사기획과장 등이 지방이나 서울의 다른 지검에 배치된 것이다. 여기엔 검찰국의 힘을 빼겠다는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에선 “검찰국을 공중분해했다”는 반응이 나왔다.강경석 coolup@donga.com·허동준 기자}

검찰 개혁의 주도권을 놓고 법무부와 검찰이 부딪치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9일 급진적인 검찰 개혁에 찬성하는 진보 성향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법무·검찰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앞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사회 각계의 덕망 있는 분들을 모셔 ‘검찰개혁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이를 지원할 ‘검찰개혁추진단’을 대검찰청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똑같은 검찰 개혁 방안을 논의할 위원회가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각각 생기게 된 것이다.○ “외부 수술대에 올렸다” 검찰 반발 박 장관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국민 80% 이상이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에서 보듯 국민 대다수는 신속하고 강력한 검찰 개혁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법무부가 검찰 개혁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이날 △법무부 탈검찰화 △공수처 설치 △전관예우 근절 △검찰 인사제도 공정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고 올 11월까지 검찰 개혁 권고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검찰의 일부 업무를 가져가게 될 공수처 도입뿐 아니라 검경 수사권 조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다수 검사들은 공수처 도입과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대하고 있다. 문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수사 개시와 진행 권한을 갖고 있는 경찰이 수사 종결권까지 행사하면 수사 전체를 사법경찰이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이) 논의 중이라 제가 말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문 총장이 박 장관과 직접 부딪치지 않으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는 게 검찰 내부의 분석이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공수처 설치 등 검찰의 반발이 예상되는 사안을 법무부에서 민간위원 주도로 추진해 사실상 검찰을 외부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권의 문 총장에 대한 검찰 개혁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자신을 예방한 문 총장에게 “촛불로 태어난 이 정부에 있어서 검찰 개혁은 가장 바라는 일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문 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일부 시국사건 수사를 사과한 데 대해 “말로만 사과가 아니라 수사 지휘자와 책임자 등을 수사하고 자체 백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문 총장은 “후속 조치도 여러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참여해서 말씀드릴 수 있으면 드리겠지만 그 전에 자체 개혁 노력을 최대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 다수 참여연대, 민변 출신 이날 발족한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는 노무현 정부 소속 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거나 진보 성향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참여연대 출신 인사가 다수 참여했다. 또 그동안 검찰에 비판적 자세를 유지해 온 검찰 출신 변호사들도 포함됐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멘토’로 불리는 한인섭 위원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조 수석과 함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한 위원장은 또 노무현 정부 당시 사법·검찰 개혁 방안을 논의했던 사법개혁위원회에서 박 장관과 함께 활동했다. 참여연대 박근용 공동 사무처장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김두식 경북대 교수는 위원회 위원이 됐다. 또 위원이 된 김남준 변호사는 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반특권검찰개혁추진단장을 맡았다. 위원회에 참여한 김진 변호사는 현재 민변에서 노동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차정인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민변 출신이다. 또 200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재직 중 광우병 논란으로 촉발된 이른바 ‘PD수첩 사건’을 수사하다 검찰 지휘부와 갈등을 빚고 옷을 벗은 임수빈 변호사도 위원회에 합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유정 변호사의 남편 사봉관 변호사도 위원회 위원이 됐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강경석·박성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에게 구형한 ‘징역 12년’이 지나치게 무거운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박영수 특검팀은 “전형적인 정경유착과 국정 농단의 사례”라며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볼 때 적절한 구형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혐의에 비춰 과도한 형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현직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에 대한 징역 12년 구형은 다른 재벌 총수들의 뇌물 공여 사건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금액이 다른 재벌 총수들과 비교해 낮은데도 구형량이 높은 것은 뇌물 공여 대상이 대통령이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재벌 총수 중 1심에서 가장 높은 구형량인 징역 15년을 받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혐의는 20조 원대 분식회계와 9조8000억 원대 사기 대출 등이었다. 이 부회장의 구형량은 김 전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징역 12년 구형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구형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혐의를 봤을 때 징역 7∼8년을 구형하는 게 적당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의 혐의 중 재산국외도피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의 법정 형량이 세니까 그걸로 구형량을 높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뇌물공여 혐의의 형량은 액수가 1억 원 이상일 경우 최대 징역 3∼5년이다. 박영수 특검은 7일 이 부회장 결심공판에서 구형량을 밝히기 직전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구형량 과다’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식적 언급이라는 게 삼성 측 변호인단의 시각이다. 한 고위 법관은 “주 혐의인 뇌물공여에 특경가법상 횡령이 있으니까 징역 6년 정도가 맞다”며 “엉뚱하게 주된 범죄가 아닌 걸로 중형을 구형하는 게 균형이 맞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독일에 체류 중이던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딸 정유라 씨(21)의 승마 지원을 위해 돈을 보낸 것을 특검이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로 기소하면서 독일로 돈을 보낸 절차까지 문제 삼은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이 삼성그룹의 최종 의사 결정권자이므로 삼성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모녀에게 승마 지원을 한 것도 이 부회장의 책임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7일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하면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66) 등 이 부회장의 공범으로 기소된 경영진 3명에게도 징역 10년씩의 비슷한 형량을 구형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역할에 대한 특검의 판단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에게서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 씨 모녀의 독일 승마훈련 경비(78억 원)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204억 원) 등을 제공했다며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 부회장이 뇌물 제공을 주도했으며 이 범죄의 최종적 수혜자라는 것이다. 반면 특검은 최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63) 등 다른 경영진은 이 부회장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도록 했다. 그런데 결심 공판에서 특검이 최 전 실장 등 전직 임원들에게 이 부회장과 비슷한 수준의 형량을 구형한 것은 이들이 법정에서 이 부회장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특검이 최 전 실장 등 삼성 경영진의 책임을 이 부회장과 같은 수준으로 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삼성의 최 씨 모녀 독일 승마훈련 지원 등이 이 부회장의 주도로 이뤄졌다던 기존 자세에서 후퇴해 삼성 경영진이 함께 결정한 것이라고 생각을 바꿨다는 것이다. 법조계 일부에서는 특검의 이 같은 태도 변화가 이 부회장 선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수 특검은 “사건 관련자들이 이 부회장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을 했다”며 최 전 실장 등을 비판했다. 앞서 최 전 실장 등 전직 임원들은 법원 피고인 신문에서 특검 공소장 내용의 큰 틀을 흔드는 진술을 쏟아냈다. 예를 들어 장 전 차장은 1월 특검 조사에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 직후 청와대에서 받은 자료라며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자료가 든) 봉투를 건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최근 법정에서 “봉투를 준 사람이 이 부회장이 아니라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 때문에 특검은 재판 막바지인 4일 공소장 내용을 일부 변경해야 했다. 재판부에 ‘수사가 부실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찜찜한 일이었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6)이 2009년 5월∼2012년 12월 국정원 심리전단 산하에 대규모 민간인 댓글 부대를 꾸려 주요 포털사이트와 트위터에 친정부 성향 글을 올리도록 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검찰의 ‘댓글 사건’ 수사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4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에 따르면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파악한 민간인 댓글 부대, 일명 ‘사이버 외곽팀’의 규모는 총 30개에 달한다. 국정원은 팀마다 국정원 직원 한 명씩을 담당관으로 지정했다. 이 담당관들은 외부에 비밀이 누설될 경우에 대비해 자신이 맡은 팀의 팀장과만 연락을 주고받았다. 민간인 신분인 팀장도 ‘점 조직’ 형식으로 팀을 운영해 팀원들이 서로의 존재를 알 수 없도록 차단했다. 이 때문에 국정원은 댓글 작업에 동원된 민간인들의 구체적 신상 정보는 물론 정확한 전체 인원 규모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사이버 외곽팀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시 국정원 지휘부 등을 형사 처벌하려면 사이버 외곽팀이 사용한 포털과 트위터 계정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 또 해당 계정으로 작성된 댓글과 각종 게시 글을 일일이 찾아내 공소장에 적시해야 한다. 하지만 사이버 외곽팀 활동이 2012년 12월 끝나 이미 4년 7개월가량 흐른 점을 감안하면 계정과 글을 확인하는 일은 쉽지 않다. 또 검찰의 2013년 ‘댓글 사건’ 수사 때 관련자들이 이미 증거를 없앴을 가능성도 크다. 공소시효도 문제다.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여서 이미 끝난 지 오래다. 국정원법 위반 혐의 역시 올해 12월로 공소시효가 끝날 예정이어서 남은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세계일보가 앞서 공개한 국정원의 국내 정치·선거 개입 의혹 문건은 추가 수사와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원 전 원장의 뻔뻔함에 기가 찰 노릇”이라며 “이 전 대통령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일”이라고 압박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원내대변인은 “‘정치보복 쇼’에 개입하는 국정원의 정치화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여배우 A 씨(41)에게 손찌검을 하고 베드신 촬영을 강요한 혐의로 피소된 영화감독 김기덕 씨(57)가 대본에 없는 남자배우의 성기를 만지는 연기를 요구하는가 하면 수시로 성적 표현이 섞인 막말을 하는 등 A 씨를 모욕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3일 서울중앙지검과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영화노조)에 따르면 김 씨는 2013년 3월 촬영장에서 A 씨에게 사전 협의 없이 남자 배우의 성기를 만지도록 강요했다고 한다. 문제가 된 장면은 남편의 외도에 화가 난 부인이 아들의 성기를 자르는 장면이었다. 당초 대본에는 남자 배우의 성기가 아니라 ‘모형 성기’를 만지도록 돼있었다는 게 A 씨 측 주장이다. A 씨가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자 김 씨는 다른 제작진을 촬영장 밖으로 내보낸 뒤 “빨리 해”라며 독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다른 제작진이 있는 자리에서 A 씨에게 “얘가 쌍팔년도 연기를 하고 있다”, “너무 ××을 떤다”며 모욕적인 발언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는 또 A 씨 앞에서 남녀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를 서슴없이 뱉으며 “××가 권력이다”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이 일로 큰 충격을 받은 A 씨는 PD와 상의한 끝에 출연을 포기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하차한 이후에도 “촬영장을 무단이탈했다”는 식의 거짓 소문이 도는 바람에 A 씨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는 등 후유증을 겪었고 결국 배우 생활을 접어야 했다. 이날 김 씨는 A 씨 폭행 및 베드신 강요 논란에 대해 “연출자 입장에서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다 생긴 상황”이라며 “폭력 부분 외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김 씨는 해명 자료에서 “4년 전이라 기억이 흐릿하지만 첫 촬영이 심한 부부싸움 장면이었다. 때리는 연기를 스태프들 앞에서 직접 실연해 보이다 생긴 일로 개인적 감정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증언하는 스태프가 있다면 영화적 연출자의 입장을 다시 고민하는 계기로 삼는 동시에 제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향후 수사 및 재판에서 사실관계를 다툴 뜻을 분명히 했다. 또 김 씨는 “1996년부터 알고 지내던 배우(A 씨)가 ‘어떤 역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차례 부탁해 어렵게 출연을 결정했는데 이런 상황이 돼 안타깝다”고 A 씨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올해 초 A 씨에게 피해 사실을 접수해 조사를 벌여온 영화노조는 영화진흥위원회, 한국독립영화협회, 여성단체 등과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8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영화노조는 당시 촬영장에 있던 여러 제작진에게서 A 씨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청취했으며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 씨의 고소장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현장 목격자 등을 차례로 조사할 방침이다.강경석 coolup@donga.com·장선희 기자전채은 인턴기자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4학년 정정보도문본보는 2018. 6. 3. 제목의 기사 등에서 ‘영화 뫼비우스에서 중도하차한 여배우가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위 여배우는 김기덕이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를 바로 잡습니다.}
여성 비하 논란으로 야당의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44)이 자신에 대한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며 ‘여성신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탁 행정관은 ‘여성신문’이 지난달 25일 ‘제가 바로 탁현민의 그 여중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3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탁 행정관은 자신과 무관한 여성이 학창시절 경험담을 쓴 글의 제목에 자신을 끌어들여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앞서 탁 행정관은 2007년 공동 저자로 참여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라는 책에서 첫경험에 대해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한 살 아래 경험이 많은 애였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전혀 없었다”고 썼다. 책에는 “그를 친구들과 공유했다”는 표현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여성 비하 논란이 일자 탁 행정관은 “전부 픽션”이라고 해명했다. 여성신문 측은 지난달 25일 오후 8시경 기사의 제목을 ‘기고 그 여중생은 잘못이 없다 - 탁현민 논란에 부쳐’로 바꿨다. 또 “기고자가 글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제목으로 인해 잘못 읽힐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제목과 내용 일부를 수정했다”는 설명을 첨부했다. 지난달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탁 행정관의 성(性) 인식을 문제 삼아 청와대에 해임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탁 행정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가 바로 물러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강경석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