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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1인 독재 시대를 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3연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공포’였다. ‘시진핑 리스크’ 우려 속에 시장은 황급히 중국 관련 주식, 채권에서 발을 뺐다. ‘차이나 런(중국 회피)’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끝난 직후 홍콩 증시 급락에 이어 24일(현지 시간) 개장한 뉴욕 증시에서도 중 관련 주식, 채권 투매 현상이 이어졌다. 이날 하루 동안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5대 기업 시가총액이 523억 달러(약 75조 원)가 증발했다. 65개 중국 기업으로 구성된 ‘나스닥 골든드래곤 차이나지수’는 시 주석이 처음 집권한 2013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 환율도 달러당 7.3위안을 넘어서며 위안화 가치가 15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제라드 디피포 전 중앙정보국(CIA) 중국 경제 분석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시진핑) 리스크는 집단적 사고, 사고의 제한, 미국과의 투쟁에 따른 절박함 등이 어떻게 드러날지에 관련된다”며 “중국이 자유주의에서 더욱 멀어졌다고 본 시장의 관점은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中 알리바바 美 주가 하루 31조 원 증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이날 ‘검은 월요일’ 수준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의 대표적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11.42% 급락한데 이어 ADR(주식예탁증서) 형태로 상장돼 있는 뉴욕증시에서도 12.5% 급락했다. 뉴욕 증시에서 월요일 하루 동안 증발한 알리바라 시가총액은 무려 215억 달러(약 31조 원)에 달한다. 또 다른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는 장중 34%까지 폭락했다가 24.6%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징둥닷컴, 차이나텔레콤, 넷이즈를 포함한 뉴욕증시 상장 중국 5대 기업은 하루 동안 523억 달러가 사라졌다. 나스닥 골든드래곤 차이나지수도 이날 14.4% 급락하며 시총 734억 달러(약 106조 원)이 날아갔다. 중국 테크 기업이 특히 직격탄을 맞은 배경엔 시진핑 주석의 빅테크 규제 고삐가 강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2020년 공개 행사에서 중국 금융당국을 ‘전당포 영업’이라며 비판한 뒤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에 대한 전방위 규제를 시작했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3조 원대 반독점 위반 과징금을 물었다. 마윈도 7개월 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최근 중국 당국이 빅테크 규제를 완화할 조짐이 보였지만 이번 당 대회에서 리커창 총리 등 친시장파가 축출되면서 통제적 경제 정책이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쑨 킹스칼리지런던 부교수는 CNBC에 “시 주석이 민간 성장을 저해할 ‘정치적 실수’를 저질러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여건이 조성됐다”며 “시 주석의 그간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적어 극도의 우울한 경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 15년 만에 최저치 달러화의 초강세를 뜻하는 ‘킹 달러’로 인한 위안화 약세 ‘시진핑 리스크’가 겹치며 역내·역외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모두 이날 7.3위안을 넘어섰다. 역내 위안화 환율이 7.3위안을 넘어선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역외 위안화는 2010년 거래가 시작된 이래 최저점으로 내려앉았다. 중국 주식 급락 속에 중국 부호들은 이날 하루 동안 350억 달러(약 50조 원)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중국 최고 부호인 생수업체 농푸스프링 창업자 중산산과 텐스트의 마화텅 회장이 각각 2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 마윈은 12억 달러,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이 9억 달러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부호들이 올해 (시진핑 집권) 10년 중 최악의 해를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에너지 음료 레드불(Red Bull)의 창업자이자 오스트리아의 최고 부호인 디트리히 마테시츠(사진)가 별세했다고 영국 BBC 등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향년 78세. 오스트리아 출신 억만장자인 마테시츠는 ‘에너지 음료 제국’을 만든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84년 태국에 출장을 갔다가 태국의 피로해소제인 ‘끄라팅 댕’을 접한 마테시츠는 끄라팅 댕 창업자인 찰레오 유비디아와 함께 레드불을 창업했다. 레드불은 업계 후발주자였으나 마테시츠는 ‘에너지 음료’라는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를 만들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레드불은 지난해 기준 172개국에서 연간 100억 개가 팔렸으며 올해 포브스는 그의 재산을 274억 달러(약 39조4000억 원)로 평가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6일 태국의 한 어린이집 안팎에서 영유아 24명을 포함해 38명을 살해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총기 난사범은 마약 범죄자였다. 범인인 빠냐 캄랍은 마약 소지 혐의로 해고된 전직 경찰관이었다. 그는 사건 당일 마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나온 직후 범행을 저질렀다. 이번 참사에서 범죄의 원인 중 하나가 마약이었다는 점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태국 정부가 최근 아시아 최초로 대마를 합법화했기 때문이다. 과거 태국은 강도 높은 ‘무관용’ 마약 규제 국가로 유명했지만 2019년 들어선 새 정권이 기존 정책을 뒤집었다. 요즘 태국은 마약에 관대한 네덜란드에 빗대 ‘아시아의 암스테르담’이라 불린다. 태국을 중심으로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로 마약이 확산되면서 이들 나라와 우리나라를 잇는 마약 유통채널이 활성화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태국 ‘마약 엄벌주의→대마 합법화’ 선회어린이집 총기 난사범 캄랍이 소지했던 마약은 동남아시아에 널리 퍼진 ‘야바’다.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카페인을 섞어 만든 야바는 각성 효과가 강력해 1970년대까지 태국의 장거리 운전자들이 잠을 쫓기 위해 주유소에서 구매하곤 했다. 또한 태국에서는 약물 제조에 쓰이는 야생 대마초 ‘간자’ 등 다양한 마약류 재배가 성행했다.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 3국 접경지대를 일컫는 ‘골든 트라이앵글(황금 삼각지대)’은 1960년대 세계 최대의 아편 생산지로 악명을 떨쳤다. 태국은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1971년 선포한 ‘마약과의 전쟁’에 동조해 마약 소지와 유통을 법으로 금지했다. 1983년에는 ‘도이퉁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아편 생산을 전면 금지했다. 2000년대 들어선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마약밀매상이 갈 곳은 감옥이나 무덤뿐”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잔혹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당시 태국 교도소 수감자의 약 70%가 마약 관련 범죄자였다. 조직적으로 마약을 생산·거래한 자는 최대 사형에 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엄벌주의 원칙이 올 6월 뒤집어졌다. 2019년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개인이 의학적 목적으로 대마를 재배하거나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향정신성화학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함량이 0.2% 미만인 대마 제품 생산도 허용됐다. 미국공영라디오(NPR)는 “태국 정부가 세계 의료용 마약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농민들을 대마 생산으로 유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국 정부는 100만 개의 대마초 묘목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기까지 했다. 아누틴 찬위라꾼 보건장관은 대마초 박람회에서 참가자들에게 “오늘 부자가 되지 못한다면 언제 부자가 될 수 있겠느냐”고 홍보했다. 그가 속한 품짜이타이당은 2019년 총선에서 가정용 대마 재배 합법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대마당(黨)’이라고 불렸다. 마약을 불법으로 소지·복용한 행위에 대해 처벌도 완화됐다. 태국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는 “범죄 조직에 대해선 여전히 가혹하지만, 개인 범죄자에게는 처벌보다는 치료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변화된 방침에 태국의 대마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요즘 태국과 주변국의 유흥가에선 길가에 대마 냄새가 진동한다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다양한 품종의 대마의 맛과 효능을 홍보하는 게시물도 자주 눈에 띈다. 태국의 인기 휴양지 꼬사무이에서 25년째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영국인 칼 램은 호주 ABC방송 인터뷰에서 “요즘 전화나 이메일로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은 마리화나를 판다는 말이 진짜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민심 겨냥해 마약 합법화한 듯” 문제는 태국 정부가 마약 관련 규제를 완화한 목적이 마약산업을 양지로 끌어올려 투명하게 관리하려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신들은 태국 정부가 새로운 ‘환금작물’을 합법화함으로써 관광·농업 분야 수익을 늘리고, 내년 총선에 대비해 민심을 얻으려 한다고 분석한다. 교도소의 과밀 현상을 해소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에 만연한 마약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6월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지난 한 해 동안 동북아·동남아 지역에서 압수된 필로폰이 총 172t에 달한다고 밝혔다. 필로폰 1회 투약량이 통상 0.03g인 점을 감안하면 총 57억 회분에 이르는 막대한 양이다. 특히 도소매 가격이 지난해 사상 최저로 하락하면서 알약 형태의 필로폰 압수량은 처음으로 10억 개를 돌파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무려 7배로 급증한 것이다. 미 군사전문지 인도태평양디펜스포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경 간 단속이 막힌 데다, 지난해 미얀마에서 벌어진 쿠데타로 정부의 대응력이 떨어지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마약 밀매업자들과의 싸움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정책 변경 후 기존 수감자들 상당수는 석방됐고 마약 관련 범죄 기록도 삭제됐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더선데일리 등은 태국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인접 국가들에 의료용 대마 산업 합법화 ‘노하우’를 전수해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태국 정부는 안전장치가 충분하다고 반박한다. 미성년자와 임신·수유 중인 여성에게는 대마를 판매할 수 없고, 공공장소에서 대마를 복용하는 것도 금지됐다는 것이다. 아누틴 보건장관은 “마약으로서의 대마초 사용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태국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게 대마를 피울 수 있다는 것은 가짜 뉴스”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마 판매량과 농도, 용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콕포스트는 “정부는 오락용이 아닌 의료용 생산·소비만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 경계가 이미 흐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약물정책컨소시엄의 글로리아 라이 아시아 담당 이사는 “사람들이 가정에서 대마초를 키울 수 있다면 처방전 없이도 대마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공공장소가 아닌 사유지에서는 대마를 피우더라도 누군가 신고하기 전까지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도 법의 허점이다. 태국 내에선 대마 합법화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어린이집 총격 사건을 계기로 찬반 논쟁이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건 다음 날 쁘라윳 총리는 마약 억제를 긴급 국가 의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태국의 국가부패방지위원회(NACC) 위차이 차이몽꼰 사무총장도 13일 “필로폰 가격이 급락하면서 확산세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대응 강화를 예고했다. 의료계에서도 마약 남용과 부작용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한다. 쭐랄롱꼰대 찬차이 시티판 의과대학장은 “젊은이들의 대마초 사용이 장기적으로 인지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 의사 1000명은 의회에서 법이 개정될 때까지 ‘대마초 비범죄화’ 중단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의료용 대마가 과잉 처방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태국 수도 방콕에서 10년째 거주 중인 한국인 A 씨는 이달 초 불면증 치료를 위해 방콕의 한 병원을 찾았다가 의료용 액상 대마를 처방받았다.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치료제에 대마를 뜻하는 초록색 잎사귀 모양이 그려진 것을 보고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년 5월 태국 총선을 앞두고 현 정권에 비판적인 야당들은 다시 총기·마약 규제를 강화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1야당인 프아타이당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탁신 전 총리도 해외 도피 중 이번 사건을 접한 뒤 정부에 마약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 한국인 관광객들 마약 노출 위험 커져 태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의 마약 확산은 해당 지역 관광객이 많은 우리나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협 요인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주요국 한국인 출국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는 일본과 중국에 이어 베트남, 태국, 필리핀 순이다. 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동남아 국가들을 찾는 수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마약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 휴가차 베트남 하노이를 찾은 직장인 정모 씨(29)는 저녁을 먹으러 방문한 거리에서 3시간 사이 3번이나 마약 구매 의사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정 씨는 “마음만 먹으면 하노이에서 마약을 구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로 보였다”며 “(모든 마약이 불법인) 하노이가 이 정도인데, 대마초가 합법인 다른 동남아 국가는 얼마나 심각하겠나 싶었다”고 말했다. 각국의 방역 정책이 완화되고 국제 물류운송이 재개되면서 동남아 주요 국가와 한국을 잇는 마약 유통채널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약 범죄 전문가인 박진실 변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내에 유통되는 합성 대마 상당량은 (태국 미얀마 라오스의) ‘골든 트라이앵글’을 통해 들어온다”며 “한국인 판매책들이 해당 국가들로 도피해 한국으로 반입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말 한중일 3국이 신흥 마약 유통 경로로 떠오르면서 ‘화이트 트라이앵글’로 지목됐던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경수 한국마약범죄학회장은 “우리나라에 이미 외국산 마약이 너무 많이 퍼져 주워 담을 수 없는 수준”이라며 “국내에도 마약 관련 범죄조직이 많은 만큼 우리나라도 국제적인 마약 유통 경로에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일하는 일부 외국인 노동자들도 마약 수요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강원도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야바를 밀반입시킨 태국인 65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관세청은 태국 당국과 마약 합동단속을 통해 올 5월부터 지난달까지 우리나라로 밀반입하려던 필로폰 약 22kg과 야바 약 29만 정을 적발했다. 이들은 공동 숙소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집단적으로 마약을 투약하더라도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외국인 노동자 수가 늘면서 불법 체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클럽 주점 등 유흥업소가 늘어나는 점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코로나19로 각국이 봉쇄된 기간 동안 동남아 출신 노동자들이 소규모 네트워크를 통해 자체적으로 마약을 유통·소비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단순 투약을 넘어 해외에서 마약을 유통·판매하는 일로도 넘어가면 동남아 현지 마약이 국내에 토착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일반인들이 의도적으로 찾지 않더라도 마약에 노출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마약이 합법화된 동남아 국가에서 입국하는 국민에 대해선 소지품 검사를 강화하는 등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인들이 현지에서 마약과 접촉할 소지를 줄이기 위한 예방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남아 주요 국가에 마약 단속 인력 파견을 강화해 현지에서 마약을 어떻게 소비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뚜렷한 침체기를 맞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로 수요가 크게 준 데다 미중 갈등까지 겹쳐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세계적 반도체 업체 인텔의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표적인 미국 반도체 주가 지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속한 30개 반도체 기업 순이익 전망치가 최근 석 달 새 16% 하향 조정됐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기업 엔비디아, 반도체 종합기업 인텔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비교적 경기 영향을 덜 받던 애플이 아이폰14 증산 계획을 철회할 만큼 전자기기 수요 감소가 반도체 기업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5% 급감했다. 가트너가 시장조사를 시작한 지 20년 만에 최저치다. 올 들어 이미 42% 급감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14년 만에 최악의 연간 수익률을 나타냈다. 여기에 중국 반도체 산업을 고사시키려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및 장비의 대중(對中) 수출 통제로 인해 반도체 기업은 세계 주요 시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미국 수출 통제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11일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는 폭락해 하루 동안 시가총액 2400억 달러(약 344조 원)가 증발했다. 반도체 기업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인텔이 27일 예정된 실적발표를 전후해 수천 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에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다 해도 아주 가벼운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미국 경기 침체’를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그는 ‘미국인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하는지’를 묻자 “아니다”라고 답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69)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교수(69), 필립 딥비그 워싱턴대 교수(67) 등 은행과 금융위기 연구에 기여한 미국 경제학자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전례 없는 유동성 시대를 거쳐 올 들어 연준을 비롯한 각국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 속에 세계 경제의 위기감이 높아진 것이 이들의 수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 시간) “세 사람은 금융위기 동안 거시경제에서 은행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은행 시스템의 붕괴를 막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줬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의 연구는 2008∼2009년 금융위기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노벨경제학상 버냉키, 美연준 의장때 3조달러 풀어 금융위기 진화 노벨경제학상 3人공격적 돈풀기 ‘헬리콥터 벤’ 별명… 정책 실무자로선 이례적 수상“양극화-자산 거품 불러” 지적도 공동 수상 다이아몬드-딥비그 교수… 뱅크런 막을 유동성 공급 등 연구 수상자 3명 중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헬리콥터 벤’으로 불리는 버냉키 전 의장이다. 그는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뒤를 이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연준 의장을 지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끌어내린 데 이어 중앙은행이 국채 등을 사들여 시장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사상 초유의 양적완화 정책을 폈다. 헬리콥터에서 달러를 뿌리는 것처럼 세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무려 3조 달러가 넘는 돈을 풀어 위기를 진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순수 경제학자나 기술 혁신, 기후변화, 빈곤 등 비경제 이슈를 경제학과 접목한 학자인 반면에 이번에 연준 의장 출신의 정책 실무자가 이례적으로 상을 받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하지만 버냉키 전 의장은 1930년대 대공황을 깊이 연구한 학자 출신이기도 하다. 1953년 미 조지아주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버냉키는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대를 거쳐 프린스턴대 교수를 지내면서 1930년대 대공황과 일본 경제의 거품 붕괴 과정에서 은행의 연쇄 도산이 경제 위기에 미친 영향을 집중 연구했다. ‘버냉키 프랭크 경제학’ 원서를 번역한 곽노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버냉키는 대공황 당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썼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내용의 실증적 연구를 많이 했다”며 “이런 연구를 기반으로 연준에서 양적완화를 과감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위기 소방수’로 활약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미국 자산시장 등 선진국에만 집중돼 양극화를 부추겼고 당시 형성된 자산시장 거품이 지금도 미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버냉키 전 의장은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석좌연구원으로 있다. 올해 5월에는 저서 ‘21세기 통화정책’ 출간을 앞두고 진행한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후임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직격탄을 날려 화제를 모았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뒤늦게 대응한 것은 실수였다”며 “그들도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또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선 “내년이나 후년에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을 것”이라며 “그게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언급했다. 다이아몬드와 딥비그 교수는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이 발생하는 이유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경제학적으로 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뱅크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예금보험을 보장하고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날 수상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금융위기는 사람들이 금융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기 시작할 때 발생한다”며 “통화정책이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수상자 3명은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2억6360만 원)를 3분의 1씩 나눠 받는다.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 노벨상 6개 분야의 수상은 모두 마무리됐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그는 우리 모두를 걱정해 강도와 싸웠어요. 그의 희생을 평생 기억할 겁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자바시장)의 한 가발가게 앞에 촛불을 든 시민 수십 명이 모여 들었다. 가게 앞에는 2인조 강도에 맞서 싸우다 살해당한 한인 업주 이두영(미국명 토미 리·56) 씨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9일 로스앤젤레스 지역방송 ABC7 등에 따르면 자바시장에서 20년가량 가발가게를 운영해 온 이 씨는 1일 자신의 가게에서 가발을 훔친 17세 남녀 강도 2명을 막아 세우려다 이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동료 상인과 이웃들은 이 씨에게 전부나 다름없었던 가게 앞에 모여 그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모임에 참석한 상인 위즈먼 캉가바리 씨는 “나는 이 씨에게 ‘누군가 물건을 훔치려 한다면 그냥 내버려두라’고 항상 말했다. 그러면 이 씨는 ‘아니다. 만약 그들이 내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고도 무사하다면 다음엔 다른 가게에서도 계속 훔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토미가 우리를 위해 한 일을 보지 않았나. 우리는 강인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그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했다. 알레한드라 무로디아스 씨는 “이 씨의 미소와 마음, 용기가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유일한 유족인 딸 채린 씨는 장례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모금 페이지를 개설했다. 현재까지 모금액은 목표치 5만 달러를 넘겨 약 8만9000달러가 모였다. 채린 씨는 모금 페이지에 이런 추모 글을 남겼다. ‘아버지는 지난해에도 가게에 든 강도와 맞서 싸우다 다친 적이 있다. 내가 위험하다고 매번 말려도 아버지는 (강도를) 방관하지 않았다. (사건 후) 아버지 가게를 찾아온 이웃들은 아버지가 다른 범죄 피해가 늘어날까 봐 우리 모두를 걱정해 강도와 싸웠다면서 울었다.’ 이 씨를 살해한 2인조 강도는 범행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로스앤젤레스카운티 검찰은 5일 17세 남성과 17세 여성을 각각 1급 살인 및 2급 강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그는 우리 모두를 걱정해 강도와 싸웠어요. 그의 희생을 평생 기억할 겁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자바시장)의 한 가발가게 앞에 촛불을 든 시민 수십 명이 모여 들었다. 가게 앞에는 2인조 강도에 맞서 싸우다 살해당한 한인 업주 이두영 씨(56)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9일 LA 지역방송 ABC7 등에 따르면 자바시장에서 20년가량 가발가게를 운영해 온 이 씨는 1일 자신의 가게에서 가발을 훔친 17세 남녀 강도 2명을 막아세우려다 이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동료 상인과 이웃들은 이 씨에게 전부나 다름없었던 가게 앞에 모여 그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모임에 참석한 상인 위즈맨 캥가바리 씨는 “나는 이 씨에게 ‘누군가 물건을 훔치려 한다면 그냥 내버려두라’고 항상 말했다. 그러면 이 씨는 ‘아니다. 만약 그들이 내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고도 무사하다면 다음엔 다른 가게에서도 계속 훔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토미(이 씨)가 우리를 위해 한 일을 보지 않았나. 우리는 강인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그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했다. 알레한드라 무로디아즈는 “이씨의 미소와 마음, 용기가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유일한 유족인 딸 채린 씨는 장례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모금 페이지를 개설했다. 현재까지 모금액은 목표치 5만 달러를 넘겨 약 8만 9000달러가 모였다. 채린 씨는 모금 페이지에 이런 추모 글을 남겼다. ‘아버지는 지난해에도 가게에 든 강도와 맞서 싸우다 다친 적이 있다. 내가 위험하다고 매번 말려도 아버지는 (강도를) 방관하지 않았다. (사건 후) 아버지 가게를 찾아온 이웃들은 아버지가 다른 범죄 피해가 늘어날까봐 우리 모두를 걱정해 강도와 싸웠다면서 울었다.’ 이 씨를 강도 살해한 2인조 강도는 범행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LA 카운티 검찰은 5일 17세 남성과 17세 여성을 각각 1급 살인 및 2급 강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6일 낮 12시 반경 태국 북동부의 한 어린이집에 전직 경찰관인 빠냐 캄랍이 총과 칼로 무장한 채 들어갔을 때 2∼5세인 원아 23명은 낮잠을 자고 있었다. 캄랍이 3세반 교실 문을 열자 그곳엔 11명의 세 살배기들이 누워 있었다. 이날 아이들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낙서를 하며 오전 시간을 보냈다. 교사는 여느 때처럼 아이들 수업 사진을 찍어 부모들 스마트폰으로 전송했다. 부모들은 그날 받은 사진이 아이들의 생전 마지막 모습일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총기 난사 신고를 받고 어린이집에 도착한 경찰은 입구 정문에서 총에 맞아 숨진 교사와 직원 4, 5명을 발견했다. 이들이 마지막까지 지키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정문 손잡이는 총탄에 부서져 있었다. 경찰은 어린이집 1층에 있던 교실 3곳의 문을 차례로 열었다. 교실 안은 핏자국이 가득했다. 자고 있던 원아들은 피할 겨를도 없이 캄랍의 총에 희생됐다. 경찰이 세 번째로 문을 열었던 3세반 교실 역시 다르지 않아 보였다. 한 명 한 명 생사를 확인하던 경찰은 담요를 뒤집어쓴 채 친구들 시체 옆에 웅크리고 있던 한 아이를 발견했다. 빠위눅 수폴웡이란 이름의 이 아이는 살아 있었다. 당시 어린이집에 있던 영유아 23명 중 유일한 생존자였다. 어머니인 빤모빠이 시통 씨(35)는 어린이집에서 500km 떨어진 수도 방콕의 직장에서 영상통화로 딸의 생존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는 부모에게 딸을 맡기고 전자제품 공장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보내고 있었다. 시통 씨는 “아마도 범인이 담요를 덮어쓴 딸아이를 못 봤거나 아이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할아버지 솜삭 시통 씨(59)는 “(총격 당시) 수폴웡이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친구들이 아직 자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수폴웡은 조부모에게 어린이집에서 가장 친한 친구였던 따칭과 언제 다시 놀 수 있는지를 계속 묻는다. 두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잘 때면 늘 나란히 누워 발을 맞댔다고 한다. 가족들은 빨리 어린이집에 돌아가고 싶어하는 수폴웡에게 이 사건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수폴웡은 “나중에 자라면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수폴웡의 할머니는 8일 마을을 찾은 영국 BBC 취재진에게 말했다. “손녀가 매일 어린이집에 가고 싶다고 보채는데 그 어린 것한테 어떻게 죽음이 뭔지 이해시킬 수 있겠어요.”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영국 런던한국영화제에서 배우 강수연(사진) 특별전이 열린다. 주영 한국문화원은 다음 달 3∼27일 개최되는 제17회 런던한국영화제에서 강수연 특별전을 비롯해 공포영화 다큐멘터리 인디영화 등 한국영화 44편을 영국 관객에게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영화제는 런던을 비롯해 맨체스터,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등에서 열린다. 올 5월 세상을 떠난 월드스타 강수연이 쌓은 영화적 업적을 그의 출연작으로 기리는 특별전에서는 1987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씨받이’,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아제아제 바라아제’(이상 감독 임권택)를 비롯해 장선우 감독의 ‘경마장 가는 길’ 등 5편이 상영된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영화 ‘기생충’ 영문 번역가 달시 파켓 등이 참석해 한국 영화사에 남은 그의 자취를 되새긴다. 영화제 전체 개막작은 최동훈 감독의 최신작 ‘외계+인 1부’다. 폐막작은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이다. 두 감독은 영화제에 직접 참석해 영국 관객과 만난다. 세계적 거장인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송강호가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브로커’도 상영된다. 여성영화 부문에서는 김정은 감독의 ‘경아의 딸’, 김동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2차 송환’, 이지은 감독의 인디영화 ‘비밀의 언덕’도 소개된다. 이정우 주영한국문화원 원장은 “이번 영화제에서는 강수연 배우의 업적을 기리면서 동시에 트라팔가르 해전의 영웅 넬슨 제독의 고국에서 이순신 장군의 해전을 다룬 ‘명량’ ‘한산’을 연속 상영해 우리 역사에 대한 영국인의 관심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태국의 한 어린이집 안팎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24명을 포함해 최소 38명이 숨졌다. 범인은 지난해 마약 투약 혐의로 해임된 34세 전직 경찰관이다. 희생자 중에는 2세 유아와 임신 8개월의 어린이집 교사도 포함돼 있다. 방콕포스트와 BBC 등에 따르면 사건은 6일 낮 12시 반경 태국 북동부 농부아람푸주의 어린이집에서 발생했다. 범인 빠냐 캄랍(사진)은 산탄총과 권총, 칼 등으로 무장한 채 어린이집에 난입해 교사와 직원 4, 5명을 사살한 뒤 아이들이 낮잠을 자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무차별 난사했다. 그는 총격 후 흉기까지 휘둘렀다. 이 범행으로 방에 있던 어린이 22명이 희생됐다. 현장을 목격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처음에는 (범인이) 불꽃놀이를 하는 줄 알았다”며 “죽은 선생님은 마지막까지 아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고 했다. 쌍둥이 손주를 둘 다 잃은 조부모는 “천국의 천사가 되어라, 나의 쌍둥이들아”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범행은 어린이집 밖에서도 이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캄랍은 타고 왔던 픽업트럭을 몰고 자신의 집으로 가면서 행인들을 향해 총을 난사해 어린이를 포함해 3, 4명을 추가로 살해했다. 목격자인 빠웨에나 뿌리찬 씨(31)는 “범인이 일부러 사람을 치려는 듯 난폭하게 운전하며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두 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캄랍은 집에서 아들과 부인까지 총으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범행으로 최소 38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중상을 입었다. 한국 외교부는 “현재까지 우리 교민의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범인이 참극을 벌인 어린이집에는 그의 아들도 다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이었던 그는 필로폰 소지 혐의가 드러나 지난해 6월 해임됐으며, 범행 직전인 이날 오전 마약 혐의로 법정에 출석했다고 BBC 등은 전했다. 현지 경찰은 “범행 동기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범행 당시 마약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을 주민은 “(총기 난사범이) 마을에서 악명 높은 마약 중독자였다”고 전했다. 태국은 허가를 받으면 총기를 보유할 수 있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 총기 소지 비율이 높다. 2020년 한 대형 쇼핑몰에서 군인이 총기를 난사해 29명이 사망하고 57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AP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태국의 총기 관련 사망률은 10만 명당 약 4명이다. 미국은 10만 명당 11명, 브라질은 10만 명당 약 23명이다. 2019년 태국에선 총기 사건으로 129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태국 북동부의 어린이집 안팎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24명을 포함해 최소 36명이 숨졌다. 총기 난사범은 지난해 마약 투약 혐의로 해임됐던 34세 전직 경찰관이었다. 희생자 중에는 2세 유아와 임신 8개월의 어린이집 교사도 포함돼 있어 태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방콕포스트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은 6일 낮 12시 반경 태국 북동부 농부아람푸주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했다. 전직 경찰관 파냐 깜랍은 산탄총과 권총, 칼 등으로 무장한 채 어린이집에 난입해 교사와 직원 4, 5명을 사살한 뒤, 아이들이 낮잠을 자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무차별 난사했다. 이 범행으로 방에 있던 어린이 23명이 희생됐다. 현장을 목격한 학교 관계자는 “처음에는 (범인이) 불꽃놀이를 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참혹한 범행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깜랍은 타고 왔던 픽업을 타고 자신의 집으로 가면서 길을 지나던 행인들을 향해 총을 난사해 2, 3명을 추가로 살해했다. 집에 도착한 그는 아들과 부인까지 총으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총기 난동으로 인해 최소 36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의 중상자가 발생했다. 한국 외교부는 “현재까지 공관에 접수된 우리 교민의 피해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깜랍이 범행 대상으로 삼은 어린이집에는 그의 아들이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이었던 그는 지난해 초 필로폰 소지 혐의가 드러나 6월 해임됐으며, 범행 직전인 이날 오전 마약 혐의로 법정에 출석했다고 BBC 등은 전했다. 현지 경찰은 “범행 동기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이 벌어진 마을 주민은 “(총기 난사범이) 오래 전부터 마을에서 악명 높은 마약 중독자였다”고 전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족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허가를 받으면 총기를 보유할 수 있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 총기 소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이다. 2020년 북동부의 한 대형 쇼핑몰에서 군인이 총기를 난사해 29명이 사망하고 57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량 인명을 살상하는 총기 난사 사건은 흔치 않다. AP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태국의 총기 관련 사망률은 10만 명당 약 4명이다. 미국은 10만 명당 11명, 브라질은 10만 명당 약 23명이다. 총기 모니터 그룹 건폴리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태국 민간인이 소유한 총기는 1034만여 정에 달한다. 이 가운데 등록된 총기는 622만여 정에 불과하고 412만정 이상은 무허가 총기로 추정된다. 2019년 기준 태국에서 총기 사건으로 129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북한이 일본 열도를 넘겨 태평양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4일 당일 25분간 통화를 갖고 북한을 강력 규탄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북한이 올들어 내내 미사일을 발사했음에도 발사 당일 두 정상이 통화를 가진 건 이례적이어서 미국과 일본 또한 이날 발사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공동 대응에 나섰음을 보여준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한 건 2017년 9월 IRBM ‘화성-12형’ 발사 이후 5년 만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전화 회담에서 5년 만에 북한 미사일이 일본 영공을 통과한 것은 일본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대한 문제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같은 인식을 공유했으며 양국의 긴밀한 연계 또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기시다 총리는 “거듭되는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근본적 방위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어필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앞서 미 백악관은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통화를 갖고 “적절하고 강력한 공동 대응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미국 역사상 5번째로 강력한 허리케인 ‘이언’이 강타한 남동부 플로리다주에서 최소 19명이 숨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언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상륙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NN 방송을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오후 플로리다반도 서부 포트마이어스 인근 카요코스타섬에 상륙한 이언이 29일 플로리다 전역에 집중호우와 강풍을 퍼부어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현재 사망자는 19명으로 파악됐지만 파괴되거나 침수된 주택, 건물 등에 고립된 주민이 많은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상당한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이날 12시간 동안 플로리다에 평균 30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CNN은 NOAA 자료를 인용해 플로리다 일부 지역에서는 ‘1000년에 한 번 있을 정도’의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플로리다 전체에) 50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홍수”라며 “앞으로 72시간이 구조 작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풍과 폭우로 플로리다 일부 섬 지역은 내륙을 잇는 다리와 도로가 끊겨 주민 다수가 대피하지 못했다. 매틀라차섬은 내륙 연결 도로가 15m가량 파괴됐고 새니벌섬 캡티바섬도 육지로 향하는 유일한 도로가 붕괴됐다. 플로리다 주민 220만 명이 정전 피해를 겪었고 일부 지역은 수도가 끊겼다. 뉴욕타임스(NYT)는 “재산 피해만 최소 400억 달러(약 57조 원)로 추산되며 전체 경제 손실은 이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주문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폭풍 해일과 홍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022년 10월 현재 지구상에서 헌법상 군주를 국가원수로 두고 있는 나라는 영국 스페인 스웨덴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태국 등 42개국이다. 이 중 영국 국왕을 국가원수로 삼는 곳만 호주 캐나다 등 영연방 소속 15개국에 달한다. 현대식 민주주의가 오래전 정착됐다고 평가받는 선진국에서조차 얼핏 시대착오적으로 여겨질 수 있는 군주제가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1952년부터 70년간 재위했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타계는 군주제를 둘러싼 논의에 다시 불을 붙였다. ‘실권이 없는 입헌군주라 해도 21세기에 군주제가 웬 말이냐’는 비판부터 ‘군주제 또한 민주주의의 또 다른 형태이며 경제적 효과 및 국민 통합이란 순기능이 상당하다’는 반론이 맞선다. ○ “입헌군주가 현실 권력자 견제”엘리자베스 2세의 국장이 영국과 영연방을 넘어 전 세계적 관심을 모은 이유는 격변하는 세계에서 70년이란 긴 세월 동안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 여왕의 조용한 리더십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권력의 상호 견제를 중시하는 현대 민주주의의 속성이 입헌군주제라는 제도 자체에 상당 부분 투영됐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군주의 존재가 현실 권력자의 일방통행과 횡포를 어느 정도 제어해 준다는 것이다. 재위 당시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받은 푸미폰 아둔야뎃 전 태국 국왕(1946∼2016년 재위) 또한 몇 차례의 군부 쿠데타를 지지하지 않는 방식으로 현실 정치에 개입해 헌정 질서의 수호자로 평가받았다. 재위 중 16명의 총리를 맞은 엘리자베스 2세 역시 매주 총리와의 접견에서 각종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당시 언론에는 ‘여왕이 브렉시트를 지지한다’는 보도와 ‘만류했다’는 보도가 동시에 등장할 정도로 이 사안에 대한 여왕의 견해가 큰 관심을 모았다. 여왕이 총리와 의회, 여당과 야당의 상호견제로 운영되는 입헌군주제의 당당한 한 축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의미다. 여왕이 제2차 세계대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위기 때마다 국민을 위로하는 데 앞장섰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랭크 프로차스카 영국 옥스퍼드대 선임연구원은 저서 ‘로열 바운티’에서 현대 영국 왕실의 성격을 ‘복지군주제’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군주는 언제든 해산될 수 있는 내각과 달리 지속성을 지녀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고, 정부의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을 도울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 유명 칼럼니스트 에이드리언 올드리지는 미 블룸버그통신에 거짓말로 여러 번 해고된 사람도 총리가 되는 세태와 여왕의 존엄성이 대조를 이뤘다고 칭송했다. 언론인 출신의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과거 가짜 인용문을 사용한 기사 작성으로 해고됐다. 집권 후에도 방역, 측근 비호 등에서 잇따른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 취임 3년 만에 사퇴했다. 이와 달리 오랜 시간 재위했음에도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적이 없는 엘리자베스 2세의 모습이 영국민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줬다는 것이다. 영국이 영연방 56개국의 수장으로서 국제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도 상당 부분 엘리자베스 2세 개인의 인기와 후광에 기댔다는 분석도 있다. 필립 머피 영국 런던대 역사연구소 교수는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여왕이 영연방 내 소수민족들을 적극 만나면서 영국을 ‘다양성을 존중하는 국가’로 인식시키는 데 역할을 담당했다”고 평했다. 군주제에 대한 영국민의 지지도 견고하다.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지난달 13, 14일 영국 성인 171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7%는 “영국이 군주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20%)를 3배 이상 웃돈다. “군주제가 영국에 좋은 제도”라는 답도 62%로 “나쁜 제도”(12%)를 압도했다. 특히 장·노년층일수록 군주제 유지 및 선호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50∼64세 응답자는 70%대의 비율로, 65세 이상은 80%대 비율로 “군주제를 유지해야 하며 영국에도 좋은 제도”라고 답했다.○ 본드·비틀스보다 유명한 英 왕실 브랜드영국 왕실의 경제적 가치가 유명 인사와 브랜드를 상회한다는 평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왕실의 브랜드 가치가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 전설적인 4인조 밴드 ‘비틀스’보다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전 세계 41억 명이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을 시청했다. 어떤 유명인과 브랜드도 이 정도의 명성과 인지도를 누리지 못한다. 버버리, 조니워커, 포트넘&메이슨 등 영국 왕실의 인정을 받은 영국 유명 브랜드는 자사 제품에 왕실 문양을 표시할 수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전통을 수호하는 믿을 만한 브랜드’라는 인상을 주는 효과를 낳는다. 컨설팅사 브랜드파이낸스의 데이비드 헤이 최고경영자(CEO)는 미 경제매체 포브스에 “왕실 문양은 특정 브랜드의 수익을 10%까지 늘리는 효과가 있다”며 영국 재계가 왕실의 가치를 통해 얻은 경제적 이익을 최소 5억5000만 달러(약 7700억 원)로 추산했다. 왕실 인사 개개인은 1840년부터 시작된 품질보증제도 ‘로열 워런트’를 관리하는 일종의 ‘재계 유명인사(비즈니스 인플루언서)’로도 여겨진다. 미디어업계 또한 왕실 인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유명 연예인의 동정처럼 보도하며 유무형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왕실에 따르면 세금으로 지급되는 왕실의 연간 유지 비용은 2017년 4190만 파운드(약 642억 원)에서 올해 1억240만 파운드(약 1567억 원)로 훌쩍 뛰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군주 집무실이 있는 런던 버킹엄궁 등 기존 자산을 유지하는 비용으로 쓰인다. 하지만 왕가 관련 산업으로 영국이 벌어들이는 돈이 이보다 많다는 점이 군주제 유지 의견의 주요 논거로 꼽힌다. 버킹엄궁, 런던 근교 윈저성, 엘리자베스 2세가 서거한 스코틀랜드 밸모럴궁 등에는 매년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 데이터분석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왕가 관련 명소의 입장권 수익만 4990만 파운드(약 772억 원)에 달한다. 브랜드파이낸스 역시 군주제를 통해 영국 전체가 벌어들인 관광 수입을 2017년 기준으로 6억4000만 달러(약 8960억 원)로 추산했다.○ 찰스 3세의 과제, 투명성 강화다만 엘리자베스 2세의 뒤를 이은 찰스 3세 국왕이 어머니만큼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알 수 없다. 불륜과 이혼 등 사생활 외에도 그가 왕세자 시절부터 이런저런 논란에 휘말렸다는 점, 특히 왕실 영향력을 사유재산 축재에 이용했다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이 위험 요소로 꼽힌다. 그는 모친의 즉위 당시 모친으로부터 잉글랜드 남서부의 ‘콘월 공국’을 물려받았다. 1337년 에드워드 3세 시절 만들어진 14만 에이커(약 567㎢)의 넓은 땅으로 대대로 왕위 계승자가 물려받았다. 과거 왕위 계승자들은 이 땅을 이용한 돈벌이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찰스 3세는 적극적인 자산 증식에 나섰다. 그는 이 땅에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식품과 포도주 등을 판매하는 기업 ‘더치오리지널스’를 세워 상당한 돈을 벌었다. 하지만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3월 기준 콘월 공국이 보유한 자산은 최소 10억 파운드(약 1조5500억 원)다. 찰스 3세 또한 이 땅에서만 연 2100만 파운드(약 325억 원)의 수입을 올린다. 찰스 3세의 ‘블랙스파이더 메모’ 스캔들도 콘월 공국과 깊은 관련이 있다. 2015년 당시 왕세자였던 그가 수년간 고위 관료와 유력 정치인에게 쓴 메모가 대거 폭로된 사건을 가리킨다. 찰스 3세의 독특한 필체가 검은 거미처럼 보여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이 메모를 통해 찰스 3세가 더치오리지널스에 전문가를 파견해 달라거나 기부를 해 달라고 내각에 요청했음이 드러났다. 자신이 선호하는 일종의 대체의학을 영국 건강보험 격인 ‘국민건강서비스(NHS)’의 지원 목록에 올려 달라고 로비한 의혹도 불거졌다. 당시에도 그가 왕세자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즉위하면 이런 행태가 더 심각해질 것이란 비판이 잇따랐다. 이 때문에 찰스 3세가 재산 공개와 세금 납부 등을 통한 대대적인 투명성 강화 노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어머니가 누렸던 고른 지지와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외교매체 포린폴리시는 즉위 당시 26세로 매력적이고 활기찬 ‘동화 속 공주’ 같았던 어머니와 달리 이미 74세 고령인 찰스 3세가 국민에게 활기와 에너지를 제공할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왕실과 결별하고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빈의 고향 미국으로 이주한 찰스 3세의 차남 해리 왕자는 내년 출간 예정인 회고록에 왕실에 관한 다양한 폭로를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왕자는 지난해 “흑백 혼혈인 마클 왕자빈에 대한 왕실 내 인종차별이 있었다”고 주장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가 아버지에 관해 안 좋은 언급을 하고 왕실이 반박하는 식의 여론전이 벌어지면 왕실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다.○ 영연방 미래 불투명영연방 56개국을 묶어주던 엘리자베스 2세의 서거를 계기로 영연방 주요국이 영국 왕실과의 관계를 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캐나다에서 최초로 열린 올림픽인 1976년 몬트리올 여름올림픽 당시 개회사를 한 사람은 피에르 트뤼도 당시 총리가 아니라 엘리자베스 2세였다. 당시만 해도 여왕이 개회사를 할 정도로 캐나다 국민에게 영국 군주가 국가수반이란 인식이 강했던 것이다. 피에르 트뤼도는 쥐스탱 트뤼도 현 총리의 아버지다. 하지만 지난달 13, 14일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성인 중 53%는 ‘군주제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46%)를 웃돌았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의 국장 직전 BBC 인터뷰에서 “내가 살아있는 동안 뉴질랜드가 공화국이 될 것”이라며 공화제 전환이 불가피한 시대의 흐름이라는 뜻을 밝혔다. 카리브해 섬나라 사이에서는 영연방 탈퇴 정도가 아니라 ‘현재의 영국에 과거 제국주의 시절 벌어졌던 식민 수탈 등의 책임을 묻고 배상을 요구하자’는 여론이 높다. 바베이도스는 지난해 11월 영연방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인근 앤티가 바부다의 개스턴 브라운 총리는 지난달 여왕 서거 직후 “향후 3년 안에 공화국 전환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싶다”고 했다. 다만 영연방 해체 논의가 본격화할 시점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급등,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전 세계 통화 약세, 경기침체 조짐 등으로 각국이 모두 ‘먹고사는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입헌군주제 폐지 주장이 매우 시급한 사안으로 여겨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동티모르 독립을 위한 저항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 카를로스 벨로 가톨릭 주교(74·사진)가 아동을 성적(性的)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로마 교황청은 3년 전 이 같은 의혹을 인지하고 벨로 주교를 징계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성 학대 사건을 다루는 부서가 2019년 관련 의혹을 접수한 뒤 벨로 주교에게 2년간의 징계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징계 조치에는 현재 포르투갈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벨로 주교의 이동 범위 제한과 미성년자에 대한 자발적 접촉 금지, 그리고 동티모르와의 연락 금지 등이 포함됐다. 앞서 네덜란드 주간지 ‘더흐루너 암스테르다머르’는 전날 벨로 주교가 1990년대 동티모르자신의 거주지에서 소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피해자들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벨로 주교는 가난한 집 소년들을 꾀어 성폭력을 가한 뒤 돈으로 입막음했다. 피해자는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3년 동티모르 수도 딜리 교구에 부임한 벨로 주교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박해를 받아온 동티모르 독립의 정신적 스승 역할을 했다. 그는 동티모르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끈 공로로 1996년 호세 라모스오르타 전 동티모르 대통령과 공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총선에서의 승리로 조만간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45)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동거인인 아나운서 안드레아 잠브루노(41)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둘은 2014년 방송 진행자와 출연진으로 만났고 결혼을 하지 않은 채 딸 지네브라(6)를 뒀다. 잠브루노는 28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인터뷰에서 “멜로니 대표가 외국 방문 등에 동행을 요청하면 기꺼이 응하겠지만 수도 로마의 총리 관저에서는 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저는 여섯 살 된 딸을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다. 우리에게는 집이 있다”고 강조했다. 북부 밀라노의 중산층 가정 출신인 그는, 편모슬하에서 자랐고 대학에 진학한 적도 없지만 최초의 여성 총리 등극을 앞둔 멜로니가 자랑스럽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어 “딸도 엄마가 총리가 된 것을 자랑스러워한다”고 반겼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총선에서의 승리로 조만간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동거인인 아나운서 안드레아 잠부르노(41)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둘은 2014년 방송 진행자와 출연진으로 만났고 결혼을 하지 않은 채 딸 지네브라(6)를 뒀다. 잠브루노는 28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인터뷰에서 “멜로니 대표가 외국 방문 등에 동행을 요청하면 기꺼이 응하겠지만 수도 로마의 총리 관저에서는 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저는 6살 된 딸을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다. 우리에게는 집이 있다”고 강조했다. 북부 밀라노의 중산층 가정 출신인 그는 편모 슬하에서 자랐고 대학에 진학한 적도 없지만 최초의 여성 총리 등극을 앞둔 멜로니가 자랑스럽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어 “딸도 엄마가 총리가 된 것을 자랑스러워한다”고 반겼다. 이민, 낙태, 유럽연합(EU) 등을 반대하는 강경 극우파인 멜로니 대표는 과거 인터뷰에서 잠브루노의 정치 성향을 두고 “나와 다른 좌파라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를 두고 그는 “멜로니 대표가 농담한 것”이라며 “조력 자살 등 일부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만 견해가 다르다”고 했다. 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49)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국을 떠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나기 위해 다음 달 3일 폴란드로 출국한다. 28일 UNHCR 한국대표부에 따르면 정우성은 10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 동안 우크라이나인들이 폴란드로 들어갈 때 주로 이용하는 루블린 기차역을 비롯해 난민들이 살고 있는 폴란드 여러 지역을 방문해 위문할 예정이다. 그는 난민 가족 및 자원봉사자 등을 만나 여전히 힘겨운 우크라이나 상황을 들을 것으로 알려졌다. UNHCR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모국을 떠난 피란민 1300만여 명 가운데 약 10%가 폴란드에 머물고 있다. 정우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지난 3년간 현장을 찾지 못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증가하는 난민을 보고 마음이 무거웠다”며 “이번 방문이 난민 이슈에 대한 전 세계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UNHCR 한국대표부에 전했다. 2014년 UNHCR 명예사절이 된 정우성은 이듬해부터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레바논, 남수단을 비롯해 주요 난민 발생 국가를 방문해 난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해 왔다. 이번 ‘폴란드 미션’은 여덟 번째 현장 방문이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러시아가 속전속결로 진행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병합 절차가 2014년 세계를 경악시켰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때와 판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CNN방송 등 외신은 크림반도 강제 병합 당시 주민투표부터 영토 편입 승인까지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일간 콤메르산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있는 30일 병합 조약 서명식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다음 달 4일 러시아 의회가 병합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는 2014년 2월 말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자치공화국 수도 심페로폴 정부청사와 국회의사당을 무력으로 점령한 뒤 크림반도를 장악했다. 그해 3월 16일 크림자치공화국은 러시아와의 병합을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다음 날 찬성률 97%로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그다음 날인 18일 푸틴 대통령은 병합 조약에 서명했다. 21일 러시아 의회 비준 및 병합 문서 최종 서명을 마쳤다. 주민투표 시작 이후 5일 만에 국제법에 반하는 크림반도 공식 병합이 완료됐다. 콤메르산트는 30일 병합 조약 서명식에 이어 상·하원 조약 비준 동의와 푸틴 대통령의 최종 서명 등 절차가 다음 달 초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일간지 베도모스티는 러시아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정부가 크림반도와 이번에 병합될 4개 지역을 묶어 ‘크림 연방관구’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핑크플로이드 출신 가수 로저 워터스(79·사진)의 내년 폴란드 공연이 취소됐다. 25일(현지 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공연을 주관한 폴란드 ‘라이브 네이션 폴스카’는 성명을 내고 내년 4월 공연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취소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워터스가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펼친 공방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앞서 워터스는 4일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는 극단적 민족주의 세력이 러시아의 침공을 불렀으며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안 된다”는 공개서한을 대통령 부인 젤렌스카 앞으로 올렸다. 젤렌스카는 다음 날 트위터에 러시아가 도시를 파괴하고 주민들을 살해했다며 “우리가 지금 포기하면 내일 우리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워터스는 일주일 후 러시아와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이익이라고 재반박했다. 워터스의 주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우크라이나를 강력하게 지지한 폴란드에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