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임

우경임 논설위원

논설위원실

구독 68

추천

안녕하세요. 우경임 논설위원입니다.

woohaha@donga.com

취재분야

2026-05-16~2026-06-15
칼럼97%
사건·범죄3%
  • “금융개혁 더는 지체못해” 朴대통령 본격 드라이브

    박근혜 대통령은 5일 “금융 부문 개혁은 더이상 지체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혈맥인 금융이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낡고 보신적인 제도와 관행은 타파하고 시스템 전반에 경쟁과 혁신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노사정위원회 대타협으로 노동개혁에 시동을 건 만큼 금융개혁을 다음 과제로 제시한 것이다. 다만 박 대통령은 논란이 일고 있는 내년 총선 공천 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불필요하게 여당과 공천 분란에 휩싸이지 않고 당분간 4대 개혁 완수에 ‘다걸기(올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금융개혁을 설명하는 데 모두발언(10여 분) 대부분을 할애했다. 그만큼 집중한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금융개혁의 실천 목표로 △기술금융 정착 및 확대 △핀테크(FinTech·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기술) 육성 △금융 감독 개선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금융개혁은 4대 개혁 중 가장 와 닿기가 쉽지 않은 개혁이지만 우리 경제를 살리는 토대”라고 강조했다. 20여 년간 신규 진입이 없었던 은행 시장에 인터넷전문은행 진입을 허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크라우드펀딩(소액 투자자의 인터넷을 통한 투자) 같은 다양한 핀테크 금융을 육성하고 계좌 이동제와 같이 금융 소비자의 은행 선택권을 강화하는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금융개혁은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을 둔 새로운 기법으로 새로운 피가 우리 경제 혈맥에 흐르게 한다는 데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 몸에도 탁한 피가 흐르거나, 피가 잘 흐르지 않아 곳곳에서 막힌다면 그 사람 건강은 나빠진다”며 “금융개혁도 우리 경제의 혈맥과 마찬가지여서 우리 경제 미래가 달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를 예로 들며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종합순위는 140개국 중 26위로 전년도와 같았지만 노동 부문은 83위, 금융 부문은 87위로 여전히 낮은 순위였다”고 지적했다.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개혁 가운데 노동과 금융 부문이 한국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본 것이다. 박 대통령은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개혁의 성패에 우리 미래가 달려 있다”며 “4대 개혁을 비롯한 국정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10-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韓美정상 ‘사드 한국배치 - 위안부 對日압박’ 논의 가능성

    10월 한 달은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키워드인 ‘통일 외교’의 결정적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 70주년→16일 한미 정상회담→20∼26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10월 말 한중일 정상회의 등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 외교안보 이슈가 일주일 단위로 몰려 있기 때문이다. 수위 조절도 중요하다. 미일과의 관계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어렵게 구축한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다. 우리의 외교력에 따라 한미동맹 강화, 한일관계 개선, 남북관계 안정 등 각각의 변수가 시너지를 낼 수도 있고, 갈등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고비마다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 사드 논의로 중국 경사론 불식? 16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은 박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중국 전승절 70주년 열병식 행사 참석 이후 처음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마주하는 자리다. 한국은 전승절 참석에 대해 미국의 이해를 구하면서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 마지막 한미 정상회담이 될 수 있어 우리 이해에 부합하는 ‘대북 메시지’도 얻어내야 한다. 무엇을 주고받을지 계산이 쉽지 않다 보니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중장기적인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의 ‘3각 안보 협력’ 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배치를 공식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경사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다른 카드가 마땅치 않아 사드 논의가 심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박 대통령은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부응하는 대신에 일본군 위안부 해결을 위해 미국이 일본에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관심 사안인 글로벌 현안과 관련해 정부는 박 대통령이 최근 유엔총회에서 밝힌 공적개발원조(ODA) 계획인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Better Life for Girls)’ 구상을 이와 비슷한 미셸 오바마 미 대통령 부인의 ‘렛 걸스 런(Let Girls Learn)’ 교육 운동과 연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정상회담 논의는 답보 상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참석할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2년 5월 이후 중단됐다가 3년 반 만에 열린다. 이때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지도 관건이다. 고민은 현재 한일 정상회담 논의가 답보 상태인 데다, 보다 근본적인 쟁점에서 진전이 없다는 점이다. 한일 양국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장급 실무회담을 9차례 열었지만 핵심 쟁점에서 이견이 여전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4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든가 이런 데서 진전이 있다면 훨씬 더 좋은 여건이 조성되지 않겠느냐”며 “(위안부 문제가) 그동안 협상을 보면 가다가 서는 경우도 있고, 지금 단계는 약간 서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사과 등 한국의 요구에 화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양국 갈등을 봉합하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일본에 올바른 역사인식을 촉구하는 언급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중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아 개최국인 한국이 한일 정상회담을 거부할 명분도 약하다.○ 동북아 정세의 ‘블랙홀’이 될 북한의 도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및 4차 핵실험은 동북아 정세를 요동치게 할 ‘특급 이슈’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변국 정보를 종합해 보면 북한이 10일 이전에 도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창건 행사는 내부 행사로 치르더라도,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의 성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미 정상회담을 감안해 일정을 조정하는 게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한국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주변국과 공조하는 ‘예방 외교’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정부는 예정대로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고 있지만 북한의 도발 등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무산된다면 8·25합의가 무산될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유엔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에 나서고, 남북관계는 대결 구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아마노 유키야(天野之彌)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 7일 방한해 윤병세 장관과 북핵 문제 및 이란 핵합의 이행, 한-IAEA 협력 방안 등을 협의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10-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朴대통령 “北 핵포기땐 경제재건 적극 도울 것”

    박근혜 대통령은 1일 “북한은 우리 민족의 운명을 위태롭게 만들고 세계 평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핵 개발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6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을 고집하는 한 고립은 깊어질 뿐이며, 경제 발전의 길도 결코 열릴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이 대결이 아닌 대화의 장으로 나온다면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경제 재건을 적극 도울 것”이라며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우리와 국제사회가 내미는 협력의 손길을 잡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기념해 장거리로켓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지난달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이어 다시 한 번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은 장병 여러분의 애국심으로 이뤄내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과 대결로는 얻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하고, 한반도 평화와 공동 발전, 통일의 길에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군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내년 국방 예산을 정부재정 지출 증가율보다 높게 편성해 핵심전력 확보와 병영문화 혁신을 적극 뒷받침해 갈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이날 기념식은 비가 내려 대규모 야외 행사는 취소되고 계룡대 대강당으로 장소를 옮겨 열렸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최윤희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군 주요 인사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국회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 국방위원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초 참석이 예정됐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불참했다. 박 대통령은 기념식을 마친 뒤 계룡대 무궁화회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경축연에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2000년 지뢰 사고로 두 다리를 잃고도 37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이종명 대령, 9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당시 작전에 참가한 1사단 등 장병들을 직접 언급하며 “이분들이 보여준 참군인의 정신과 애국심이 우리 군과 사회의 귀감이 돼 정예강군의 앞날을 밝혀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격려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10-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영란法 시행령 2015년내입법 어려워”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연내 입법이 어려워졌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30일 “농수축산 단체 의견을 수렴해 입안을 하더라도 관계기관·당정 협의, 입법예고, 규제심사를 거치는 데 최소 석 달이 걸린다”며 “물리적으로 연내 입법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국민권익위원회는 9월 시행령을 입법 예고한 뒤 내년 9월 시행 전까지 홍보 및 계도 기간을 가지려고 했다.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화훼단체협의회 한국과수협회 등이 소비 위축을 이유로 농수축산물을 김영란법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찬성 의원 228명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김영란법을 통과시킨 국회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해 식사·선물 상한액을 높이라고 압박하고 나선 것도 시행령이 차질을 빚게 된 요인이다. 관계기관 협의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영란법으로) 심각한 소비 위축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무부처가 (시행령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법안 발의 2년 반 만인 올해 3월 어렵게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이 금품 수수 허용 범위를 정하는 시행령 마련을 두고 다시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각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국민권익위는 금품 수수 허용액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안대로라면 화훼류 5만 원 이상, 음식물·선물 5만 원 이상, 과일·한우세트 10만 원 이상을 받을 경우에 처벌하도록 했지만 이 기준을 더 높인다는 것이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10-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朴대통령 유엔외교]‘K컬처 서포터스’와 한류 확산 홍보

    1974년 박근혜 대통령은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이제르 주 그르노블대로 유학을 떠났다. 이때 장 보드빌 이제르 주지사 부부의 집에서 하숙을 했다. 고 육영수 여사의 피살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하기 전까지 6개월 정도 머물렀다고 한다. 박 대통령과 보드빌 집안의 인연이 미국 뉴욕까지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방미 마지막 일정으로 뉴욕 한국문화원을 방문해 미국 현지의 문화예술계·학계·스포츠계·패션계 인사 및 6·25전쟁 참전용사, 학생 등으로 구성돼 새로 발족한 ‘K-컬처 서포터스’를 만났다. 박 대통령이 프랑스 유학 시절 머물던 하숙집 주인의 손자 에드가르 보드빌 씨(36)도 ‘K-컬처 서포터스’로 활약 중이다. 보드빌 씨는 “조부모의 집에서 (박 대통령이) 홈스테이 할 때의 인연을 생각하게 된다. (서포터스) 활동을 기쁘게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보드빌 씨를 향해 “조부 내외분에 대해 굉장히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 매우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고 말했다. 보드빌 씨는 현재 레스토랑 ‘셰프 클럽’의 매니저다. 또 미스 USA 출신으로 태권도 4단인 니아 산체스 씨(25)도 ‘K-컬처 서포터스’를 대표해 박 대통령과 K-컬처 체험 행사를 함께 둘러봤다. 세계태권도연맹(WTF)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기도 한 ‘태권 미녀’ 산체스 씨는 “태권도 코치를 하면서 절도를 중시하는 정신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K-컬처 서포터스들에게 “한미 양국 문화에 대한 상호 이해를 도우면서 문화 교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 달라”고 격려했다. 재외 한국문화원이 개원한 1979년 이후 현직 대통령이 문화원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최초의 한국문화원은 일본 도쿄에 1979년 5월 설립됐고, 뉴욕문화원은 같은 해 12월 개원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전통문화에 기반을 둔 국가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문화원이 한류 확산을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 창출의 전진기지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중요성을 세계 문화의 중심 뉴욕에서 재차 천명하는 의미도 있다.뉴욕=박민혁 mhpark@donga.com / 우경임 기자}

    • 2015-09-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公기관 특별채용은 ‘청탁 창구’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인맥 채용’ ‘들러리 채용’이 감사원 감사에서도 확인됐다. 올해 1∼7월 감사원이 실시한 47개 기관의 기관운영감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0%에 해당하는 14개 기관의 직원 채용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부터 1개 기관을 상시적으로 감사하는 기관운영감사를 강화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기관운영감사를 통해 인사·조직·재무 전반을 들여다보니 채용 비리가 다수 적발됐다”고 말했다. 이번 감사 대상은 정부기관을 다 망라한 것은 아니다. 올해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47개 기관은 중앙부처(1년에 1회), 광역지방자치단체(2년에 1회), 공공기관(316곳을 순서대로) 등 순서에 따라 감사가 진행된 것이다. 공공기관의 인사운영 지침에 따르면 특수 분야나 전문 직종 등에 한해서만 제한경쟁시험을 치르는 특별 채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수만 시험을 치르고 채용 기준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특별 채용이 청탁 창구로 변질되고 있었다. 부산항만공사는 2012년 계약직 3명을 특별 채용했다. 사내외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은 인사팀장이 당시 사장으로부터 구두로 승낙을 받은 뒤 별도의 공고 절차 없이 계약직 7급 3명을 채용했다. 이들은 1년 뒤 각각 정규직 또는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되는 특혜를 받았다. 아예 인턴 자리를 만들어 채용한 사례도 있었다. 재단법인 원주문화재단은 2013년 인턴사원 B 씨를 채용하기로 계획을 세운 뒤 별도의 전형 절차 없이 채용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012∼2014년 직원끼리 알음알음 인맥을 통해 입사 신청을 받은 뒤 면접만으로 특별 채용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채용된 직원이 무려 504명(정규직 25명, 계약직 479명)이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2012년 1∼8월 자격 기준에 미달하는 선임연구원·선임행정원 4명을 특별 채용했다. 또 위촉선임행정연구원인 A 씨를 1년 만인 2013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국회의원 사무소, 정당 등 근무 기간까지 경력으로 포함시켜 ‘급’을 높여 임용했다. A 씨가 일한 곳은 기초과학연구원이 있는 대전에 지역구를 갖고 있는 국회의원 사무소로 알려졌다. 지원자를 들러리로 세운 경우도 있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이미 내정자를 정해 두고도 국가보훈대상자 및 장애인 1명을 별도 채용하는 것처럼 공개채용 공고를 냈다. 여기에는 모두 65명이 지원했으나 내정자 S 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합격 처리됐다. 진흥원은 S 씨를 보훈특별 고용 대상으로 추천받고도 채용을 미루다가 마치 소외계층을 채용하는 것처럼 ‘사기 공고’를 낸 셈이다. 취업준비생이 지원한 입사 서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업무 태만이나 부주의한 사례도 많았다. 경찰청은 2012년 9월 교통 분야 전공자 특별채용 실기시험을 실시했다. 실기시험 심사위원을 배정할 때 응시자와 심사위원의 출신학교를 다르게 배치해야 하지만 이런 검토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응시자 5명이 소속 대학, 소속 학과 교수 앞에서 실기시험을 치렀다. 체력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1명만 빼고 4명이 합격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성김 美6자대표 22일 방한… 北 미사일 도발 대책 논의

    한미 양국이 북한에 대해 도발 대신 ‘비핵화 협상에 나오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보낼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사진)는 23, 24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8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런 메시지를 북한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방한하는 성 김 특별대표는 KIDD 참석 외에 23일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 25일에는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다. 북한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에 장거리로켓 발사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잘못된 선택’을 저지하기 위한 한미 간 공조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성 김 특별대표와 황 본부장은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이미 한 차례 만나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한미는 북한과 조건 없이 탐색적 대화를 할 의지가 있다”며 “북한이 도발 대신 협상을 선택하면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미 국방·외교 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하는 KIDD는 올해 4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운반수단인 미사일 개발에 각각 대응하던 위원회를 통합해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를 출범시켰다. 이번 회의는 DSC 출범 이후 첫 모임이다.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및 도발 억제와 공동 대응을 위한 정책 공조 △전시작전권 전환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후속 조치 등 안보 현안 전반을 논의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남북, 축구장서 통일전초전… 뛰고 웃고 땀흘리며 하나됐어요”

    “와, 와.” 20일 오전 11시 20분. 서울 국민대 대운동장. 남한 대학생과 북한 출신 대학생으로 구성된 ‘통통 축구단’이 연예인 회오리 축구단을 상대로 첫 골을 넣자 곧바로 응원석에서 힘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통통 축구단은 30여 분간 진행된 경기에서 3 대 0으로 완승했다. 이날 출범식을 가진 통통 축구단은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이 올해 5월 축구를 통해 탈북 청소년의 적응을 돕기 위해 운영한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북한인권단체인 L4와 나우(Nauh), 남북 대학생 동아리 몬스터 등 4개 팀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이날 연예인 회오리 축구단과의 친선경기에는 4개 팀 대표 선수들이 뛰었다. 통통 축구단 선수들은 “공으로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가 됐다”며 축구 예찬론을 폈다. 2007년 탈북한 지철호 씨(30·동국대 경찰행정학과)는 “처음에는 남한 친구들은 ‘비즈니스’로만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했는데 자주 부딪치다 보니 오해가 풀렸다”며 “공이라는 도구를 통해 남북이 서로 믿고 뛰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10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 정광성 씨(26·서강대 정치외교학과)는 한국 적응 스트레스를 축구로 풀고 있다. 정 씨는 “통일에 관심 없다는 또래가 많은데, 통일이 싫어서가 아니라 몰라서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축구를 통해 서로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통일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철민 군(23·여명학교)은 “학교에 운동장이 없어 한강 둔치 등에서 연습했다. 뛰고 나면 힘들기는 하지만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말했다. 헤어디자이너가 꿈인 송 군은 “남한 친구들하고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덧붙였다. 친선경기를 지켜보던 조명숙 여명학교 교감은 “저기 뒤로 처진 아이들 보이시죠? 우리 학교 아이들이 축구를 잘하는데 후반전에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며 안타까워했다. 여명학교 학생 대부분이 1990년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 태어나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 교감은 “오늘처럼 같이 뛰고 웃고 땀 흘리는 게 진짜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도 통통 축구단 유니폼인 파란 반바지와 흰 티셔츠를 입고 10여 분간 직접 선수로 뛰었다. 홍 장관은 경기 이후 탈북청소년과 간담회를 하면서 “‘통일을 꿈꾸면 안 된다, 통일 이후를 꿈꿔야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가슴에 와 닿았다”며 “(여러분은) 지금 우리 사회에 새로 정착하려는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들 아니냐. 통일 이후에도 리더가 되어 달라”고 격려했다. 그는 이어 “탈북민 1호 경찰이 되어 달라” “북한 말투를 고치려 애쓰지 마라. 당당하게 말하면 된다” “헤어디자이너 꿈을 이루면 머리를 자르러 가겠다” 등 일일이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최고 채용 스펙은 ‘이것’…씁쓸한 취업청탁 논란

    ‘최고 스펙은 부모.’ 올해 국회의원 자녀에 대한 ‘채용 특혜 의혹’이 줄줄이 제기되면서 인터넷상에 떠도는 유행어다. 아무리 노력해도 취업 전쟁에서 번번이 패배하는 청년들의 깊은 좌절이 묻어난다.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는 ‘감사원 특혜 채용’에 대한 국민청구감사가 기각된 사실이 도마에 올랐다. 감사원은 2012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을 대상으로 감사주사(6급) 경력 경쟁 채용 시험을 치러 왔다. 그런데 합격자(16명) 가운데 2명이 전직 감사원 사무총장과 국장의 아들이고 1명은 전 국회의원 아들이다. 평균 경쟁률은 31 대 1. 6월 채용 절차가 공정했는지 국민감사가 청구됐지만 감사원은 이를 기각했다. ‘감사청구서에 공공기관의 사무처리에 관해 법령 위반 또는 부패 행위의 구체적인 사실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감사원은 “블라인드 테스트(눈을 가린 채 하는 방식의 점검)로 선발한 성적 우수자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관련 자료를 이미 없앴다”며 자료 제출도 거부했다. 하지만 모두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우수한 지원자들인 까닭에 ‘부모 스펙’ 덕분에 합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욱 씁쓸한 장면도 있다. 국감 자료를 통해 이 같은 감사원 채용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한 의원은 바로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이다. 서 의원은 자녀 취업 청탁 의혹이 제기된 같은 당 윤후덕 의원 ‘감싸기 논란’의 중심에 있다. 윤 의원을 고발했던 A 변호사에게 전화해 “윤 의원의 전화는 청탁한 것이 아니라 통상 새끼(딸)가 자랑스러운 것”이라고 옹호한 발언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지난달 31일 새정치연합 윤리심판원은 윤 의원 징계안에 대해 징계 시효(2년)가 지나 심의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국회의원이 같은 동료 의원에 대해선 관대하고, 피감 기관에는 엄격하다면 국정감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까. 국민감사청구를 기각한 감사원이나, 징계 심의를 각하한 새정치연합이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회 지도층이 스스로 높은 수준의 윤리적 잣대를 적용할 때, 청년들은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15
    • 좋아요
    • 코멘트
  • 홍용표 장관 “北이 장거리미사일 쏴도 이산상봉에 최선”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8·25 남북 고위급 접촉’을 계기로 한 후속 조치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가 쟁점이었다. 여야의 생각은 극명하게 평행선을 달렸다.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5·24 조치 원인은 2010년 천안함 폭침이다”며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기 전에 먼저 해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태호 의원도 “북한의 사과와 책임이 수반됐을 때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조치 해제 등 ‘빅딜’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영우 의원은 “현 상황에서 전격적인 해제는 어렵고, 국민적 동의를 얻기도 어렵다”며 “다만 인도적 대북 지원의 원칙적 보류 조항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5·24 조치의 전향적 해제를 내세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의원은 “5·24 조치와 최근 8·25 남북 고위급 합의는 배치된다”며 “5·24 조치를 그대로 두고 민간 교류를 허용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이해찬 의원도 “5·24 조치로 북한이 피해를 보는 것은 연간 2000만∼3000만 달러인데 우리는 10배에 달한다”며 “오히려 (우리가) 5·24 조치에 묶여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심재권 의원은 “남북협력기금의 부실채권액 규모가 노무현 정부와 비교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10배 늘어난 것은 대북 사업을 하는 기업들의 피해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5·24 조치 해제를 촉구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5·24 조치 해제 여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며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위가 달렸기 때문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책임 있는 북한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관건은 북한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5·24 조치 아래서도 할 수 있는 민간 교류가 상당히 많다. 북한이 응하지 않아서 이뤄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다음 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나서더라도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이 “북한의 도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무산시킬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홍 장관은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미사일 발사를 북한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북한 도발 시 이산가족 상봉을 예정대로 치를 것이냐”고 거듭 질문하자 홍 장관은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에둘러 답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외교사 명장면]협정 50년… 풀지 못한 ‘과거사 청산’

    1965년 한일협정은 과거사 청산을 숙제로 남겼다. 경제적 안보적 이익을 우선시하다 보니 역사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과거사 갈등’은 한국과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로 만들고 있다. 한일협정은 2조에서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대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은 “처음부터 무효”로 해석해 을사조약과 한일병합조약 자체가 불법이라고 보지만 일본은 한일병합 당시에는 합법인데 “패전 이후 무효가 됐다”고 주장한다. ‘이미(already)’라는 한 단어를 일본의 요구대로 삽입하면서 각자 해석할 여지를 둔 것은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일본군 위안부의 위법성을 부인하는 근거가 됐다. 우리 정부는 1995년 10월 2조에 대한 해석 변경을 공식 요구했지만 일본은 전혀 응하지 않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한국은 “국제법상 인도에 반하는 중대한 불법행위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있다. 한일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반면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한일협정으로 끝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지난해 4월부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8차례 만났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위안부 문제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도 남아 있다. 2005년 공개된 한일협정 문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강제징용 생존자와 사망자, 부상자 등 103만2684명에 대해 3억6400만 달러를 요구해 일본으로부터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를 받았다. 강제징용 문제는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정부의 입장과 달리 대법원은 지난해 5월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를 뒤집는 판결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이미 해결된 문제가 재론되는 것을 두고 피로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독도는 우리 땅’ 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13년 8개월간 한일회담 내내 일본은 끈질기게 독도 문제를 의제로 만들고자 했다. 한국은 의제 자체로 거론하는 것을 반대했다.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라는 일본의 요구를 피하고 독도를 미해결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작전이었지만 분쟁의 불씨를 남겨 둔 파장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 외교사 명장면]1965년 한일협정

    “이놈아…, 다 필요 없다. 그깟 감투 다 소용없어…. 응? 가지 말아라.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널 보고 이완용이라는….” “어머니, 전 당당합니다. 매국이 아닌 애국이란 신념이 있기에 떠나는 겁니다. 그리고 하늘에 대해서도 한 점 부끄럼 없습니다.” 1965년 6월 22일 한일협정(한일 양국의 국교 수립에 관한 조약)이 전격 체결됐다. 이동원 당시 외무부 장관은 일본 출국길에 만난 어머니와 나눈 대화를 이렇게 묘사했다. ‘굴욕외교’ ‘매국협정’이라는 거센 비난 속에서 한일협정을 추진하던 외교관의 비애가 묻어난다. 이 장관과 함께 일했던 문석주 차관 역시 “최선이 못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어도 차선의 해결책은 마련했다고 믿었다. 하루도 편안한 날 없이 고생해 왔던 외무부 관계자나 대일교섭에 숱한 고생을 했던 대표단으로서는 (국회 비준을 받는 과정에서) 서글픔 또한 금할 도리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과거사 청산이냐, 경제 발전부터인가.’ 한일협정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그러나 외교사적으로 본다면, 한일협정은 무려 13년 8개월간 치열한 ‘외교 전쟁’의 결과물이었다. 1951년 미국이 한일 수교를 종용하면서 회담이 시작됐지만 광복 이후 한일 간의 거리감은 여전히 컸다.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취임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경제개발자금 확보를 위해 6차 한일회담을 추진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1962년 11월 12일 김종필 중앙정보부장과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일본 외상은 극비리에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상업차관 1억 달러 이상 지원’에 합의했고 가장 견해차가 컸던 청구권 문제도 해결됐다. 하지만 ‘김-오히라 메모’라는 이면합의와 독도 폭파 밀약설 등으로 “한일협정은 매국협정”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셌다. 1964년 6월 3일 1만여 명이 거리 투쟁에 나서는 ‘6·3사태’로 이어졌다. 결국 박정희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한다.김-오히라 메모 이후 외교 전면전 ‘김-오히라 메모’가 끝이 아니었다. 더욱 살벌한 외교전은 이후에 벌어졌다. 국내 여론의 반발을 무릅쓰고 한국은 2년 반 넘게 끈질긴 외교적 노력을 했다. 경제 개발을 위해서는 대일 청구권 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박 대통령의 판단이었다. 6·3사태로 계엄령이 내려진 가운데 1964년 7월 이 장관이 취임했다. 그는 “우리 측은 외무장관급 이상이 일본까지 날아가 테이블에 앉았지만 일본 측은 외무성 아시아국장이 나오는 등 불평등은 시정되지 않았다. 그러니 학생들로서도 참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반드시 일본 외상이 한국에 오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장관은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시위를 부추기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끈질긴 설득 끝에 1965년 2월 17일 시나 에쓰사부로(椎名悅三郞) 외상이 일본 관리로는 광복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시나 외상은 김포공항에 내려 “양국 간 오랜 역사 중에 불행한 시간이 있었음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로 깊이 반성한다”고 해 처음으로 식민지배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반발 여론은 상당히 누그러졌다. 이 장관과 시나 외상은 2월 20일 새벽 청운각에서의 ‘한밤 담판’을 통해 가까스로 기본조약의 윤곽을 마련했다. 당시 평행선을 달리던 쟁점인 △1910년 한일병합 조약 무효 △한국의 영토 관할권 조항을 양국이 각각 독자적으로 해석한다는 ‘절묘한’ 표현으로 바꾼 것. 일본의 강제병합은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한국과 한일협정이 체결되기 이전까지는 유효하다는 일본은 ‘이미 무효’(already null and void)라는 모호한 문구로 타협했다. 한반도 전역의 관할권을 확인하는 규정에 대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유엔 결의를 인용했다. 시나 외상은 회고록에서 “역사는 밤에 이뤄졌다”고, 이 장관 역시 “청운각 회동에서 역사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각각 술회했다.한일협정 재조명 받아 “대체 이 서류 몇 개 가져오는 데 몇 년이 걸린 건가….” 한일협정 28개 문서를 받아 든 박 대통령은 흐뭇한 표정으로 서류뭉치를 한동안 말없이 바라봤다고 한다. “앞으로 150년이든, 1500년이든 잘돼야 할 텐데…”라는 말도 덧붙였다. 2005년 한일협정·한일회담 외교문서가 공개되면서 재평가 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당시 일본과 국력을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였던 한국이 외교 무대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전승국(戰勝國) 자격을 얻지 못한 한국은 배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처음 일본이 제시한 대일 청구권 금액은 5000만 달러였다. 당초 ‘김-오히라 메모’는 대일 청구권을 해소하는 대신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상업차관 1억 달러 이상을 약속했고 결국 상업차관을 3억 달러까지 늘려 8억 달러를 받았다. 정식 배상을 받은 필리핀(5억5000만 달러), 베트남(4000만 달러)과 비교해 보면 적지 않은 액수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가 안 되는 국력으로 막강한 관료조직을 가진 강대국 일본과 집요하게 싸워 얻어낸 성과”라며 “이를 통해 개발자금을 확보하고 안보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015 국정감사]“한중 정상회담 성과, 자화자찬 그만”

    “박근혜 대통령의 한중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업그레이드됐다.”(윤병세 외교부 장관 모두발언) “방중 합의 문안 내용은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 때와) 달라진 게 없다. 아전인수(我田引水), 자화자찬 그만두시라.”(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10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2일 한중 정상회담 성과를 놓고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조속한 통일외교’도 쟁점이 됐다. 윤 장관의 발언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모처럼 손을 잡았다. 한중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국 내에서 “지나치게 중국에 기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외교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비판했다. 신경민 의원은 “미국 조야에서 한국에 대한 네거티브한 반응이 있다”고 했다. “통일 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도 “걱정스러운 게 10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미 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강력히 주장하고 나올 것으로 본다”며 대책을 물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이 “이번 중국 전승절에 대해서 (미국 내) 대부분의 여론이 한국의 전략적 판단과 결정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듯하다”고 답하자 일부 의원은 “뚜렷한 방안이 없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은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외교가 결실을 보기까지 차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며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65년 기다렸는데, 또…”

    ‘최종 확률은 663 대 1.’ 9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다음 달 20∼26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1차 후보자 선정을 위한 추첨이 끝나자 장내에는 “아…” 하는 탄식이 흘렀다.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6만6300명 가운데 단 500명이 좁은 문을 통과했다. 불과 3분 만에 끝난 1차 후보자 선정 추첨 경쟁률은 132 대 1. 500명은 다시 최종 후보자 100명으로 좁혀지게 된다. 현장에 나와 추첨을 지켜봤던 상봉 신청자 10여 명은 1차 대상자 명단에 오르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세 번째 추첨인데 또 떨어졌다는 구본실 씨(86)는 1951년 1·4후퇴 당시 4세 아들과 둘째 아이를 임신한 아내와 헤어졌다. 그는 “아들이 아장아장 걷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평양이 고향인 남편 이창용 씨(93)와 함께 추첨을 지켜본 조갑순 씨(82)는 탈락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조 씨는 “밤사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기도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평양에 부모와 동생을 남겨둔 채 홀로 남한으로 내려온 정세훈 씨(85)도 쓸쓸히 발길을 돌렸다. 정 씨는 “월남한 사실이 알려지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될까 봐 상봉 신청을 망설였다”면서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가보자는 마음에 신청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추첨에 앞서 고령자와 직계가족 우선 원칙 등 인선 기준을 마련했다. 500명 중 절반은 90세 이상 고령자로만 선발하고 직계가족은 가점을 받도록 설계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500명을 추첨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들의 상봉 의사를 확인하고 건강검진 결과를 반영해 대상자를 200명으로 압축한다. 납북자·국군포로 상봉 대상자는 별도로 50명을 선정한다. 이들 250명 명단은 15일 북한으로 보내져 생사확인 작업에 들어간다. 다음 달 5일 북한이 생사확인 결과를 보내오면 사흘 뒤인 8일 최종 상봉자 100명의 명단을 발표한다.김호경 whalefisher@donga.com·우경임 기자}

    • 2015-09-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8·25합의 이행 첫발 뗐지만… 10월 10일 北 도발여부 변수

    “10월 10일 전후 상봉은 안 된다. 20일 이후로 하자.”(박용일 북측 수석대표)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 문구는 반드시 넣어야 한다.”(이덕행 남측 수석대표) 무박 2일간 계속된 남북 적십자 실무 접촉은 남북이 상대방의 핵심적인 요구를 서로 수용하면서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8·25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첫걸음을 한 셈이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우리 측 의견이 다수 반영됐다. 남북 이산가족이 각각 100명씩 만나지만 거동이 불편한 대상자는 1∼2명의 가족을 동행할 수 있다. 통일부는 이산가족 100명당 동반가족이 15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남측 생사 확인 의뢰 명단(250명)이 북측 명단(200명)보다 많은 것은 납북자·국군포로 50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납북자·국군포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2000년부터 이산가족에 포함시켜 상봉을 추진하는 것을 묵인해 왔다. 2014년부터 그 규모가 50명으로 늘어났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통해 2000년 이후 생사가 확인된 납북자·국군포로는 93명이고, 이 가운데 35명이 가족을 만났다. 우리 측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 외에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 △이산가족 서신 교환 △이산가족 고향 방문 △상봉 행사 정례화 등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실무 접촉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만 논의하자”며 소극적이었다. 결국 양측은 가까운 시일 내에 적십자회담을 열어 이산가족 문제의 전반을 논의하기로 절충했다.○ “시간은 벌었지만…” 북한은 다음 달 10일 이후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합의함으로써 추석 연휴, 노동당 창건일 휴일 등 행사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또 이산가족의 전면적인 생사 확인 등 북측으로서는 다소 껄끄러운 과제를 다음 적십자 회담으로 미뤘다. 북한 내부 일정을 처리한 뒤 남북 문제에 나설 여건을 마련한 셈이다. 북한이 다음 달 10일 장거리로켓 발사 등의 도발에 나서고 이산가족 행사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그 책임을 남측에 돌릴 수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소장은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조치가 취해지고 북한이 이에 반발해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추가 제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비정상적 사태의) 기본으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아직 방향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문제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비정상적 사태’로 보느냐 마느냐를 두고 한국 사회 내부에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과 남은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흩어진 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적십자회담을 열고 호상(상호) 관심하는 문제들에 대해 폭넓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짧게 전했다. ○ 향후 남북관계 ‘순항’ 속단 어려워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됨에 따라 당국회담 개최, 민간 교류 활성화 등 다른 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가 순차적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이번(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를 잘 지켜 나간다면 분단 70년간 계속된 긴장의 악순환을 끊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협력의 길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선 가까운 시기에 이산가족 문제 전반을 논의할 적십자회담을 열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적십자회담 개최 시기를 이산가족 상봉 행사 직후로 예상했다. 적십자회담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당국 회담 채널을 열게 되면 △경원선 복원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 유감 표명 및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문제 △군사적 신뢰 구축 문제 등 정부의 통일 과제가 한꺼번에 대화 테이블에 올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2013년 9월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적으로 무산시켰던 것처럼 실제로 실현되기까지 낙관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에 다른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누이 이번엔”… 10월 20~26일 금강산서 이산상봉

    남북 이산가족이 추석을 계기로 다음 달 20∼26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만난다. 남북은 8일 무박 2일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진행된 적십자 실무 접촉 결과 이 같은 내용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예정대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리면 지난해 2월 이후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이 1년 8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2010년 10월 마지막으로 열린 적십자회담도 5년 만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인도주의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남북이 ‘8·25 고위급 접촉’ 합의에 따른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에 합의하면서 남북관계는 또 한 번 고비를 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향후 적십자회담을 통해 인도적 문제를, 당국 간 회담을 통해 남북의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는 채널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번 합의에서 주목할 대목은 생사 확인 의뢰 대상을 남측은 250명, 북측은 200명으로 하기로 한 것이다. 남측 수석대표를 맡은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은 “국군포로 이산가족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일반 이산가족 명단 200명에 국군포로 이산가족 명단 50명이 추가된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로 생사를 확인할 50명에는 납북자도 포함된다.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는 남북 100명씩, 총 200명 규모다. 거동이 불편한 상봉 대상자는 1, 2명의 가족이 동행할 수 있게 돼 상봉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접촉은 7일 오전 10시 50분부터 8일 오전 10시 10분까지 만 하루 가까이 이어진 마라톤협상이었다. 이 위원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라는 문구를 합의문에 담기 위해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8·25합의 이행’ 이산상봉 실무접촉 진통

    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 이후 열린 첫 남북 접촉이 난항으로 이어졌다. 북한이 8·25 합의 이후 남북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가운데 7일 열린 첫 번째 남북 간 만남에서 북한은 강경한 태도를 되풀이했다. 북측은 이날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이산가족 전면 생사 확인 문제 등에 대해 행정적인 어려움을 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 50분부터 시작된 실무 접촉은 오후 10시 반 현재 11시간 반가량 이어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어졌다. 당초 8·25 고위급 접촉 합의 직후여서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던 기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북한은 특히 이날 적십자 실무접촉이 진행되는 동안 장외 공세까지 펼치며 협상단을 압박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오후 담화에서 “앞으로 조선반도(한반도)에서 또다시 원인 모를 사건이 터지거나 그로 인해 무장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우리는 미국의 책임을 엄중히 따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韓-中, 6자회담 재개 본격논의

    한중 정상이 합의한 ‘의미 있는 6자회담 조속 재개’를 위한 후속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6자회담 차석대표인 샤오첸(肖千) 외교부 한반도사무 부대표는 7일 방한해 한국 6자회담 차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을 면담했다. 8일엔 권용우 평화외교기획단장을 만난다. 올해 상반기에 임명된 뒤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샤오 부대표는 북핵 해법뿐 아니라 북한 도발 예방책과 한반도 통일 문제까지 폭넓게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전후로 장거리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을 두고 대응책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에 따르면 북한이 미사일 추가 발사 또는 핵실험을 하면 중대한 조치를 (자동적으로) 취하도록 되어 있다”며 “북한이 10월 도발에 나서면 당분간 남북 간 대화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모처럼 마련된 남북대화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외교적 협의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한중 정상이 ‘6자회담’ 재개 문제를 꺼낸 이유의 하나는 도발 대신 대화 등 다른 선택을 하라는 메시지에 해당한다.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중 간 협의 결과를 들고 금명간 미국을 방문한다. 황 본부장은 워싱턴에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북한의 도발 대비책을 협의한다. 황 본부장은 뉴욕으로 이동해 1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대사들과 북한의 핵, 미사일, 인권문제 등에 대한 국제사회와의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예상깨고 강경… 200명 규모 금강산 상봉엔 의견 접근

    7일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은 것은 향후 남북대화가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은 2013년 8월과 2014년 2월 두 차례 열렸다. 지난해 2월 5일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4시간 만에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이번 회담 분위기는 크게 달랐다. 통일부 관계자는 “전체회의로 시작해 수석대표 일대일 면담, 전체회의를 반복하며 양측이 좀처럼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 예정됐던 회담도 50분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기조연설 순서 등 양측이 실무 절차를 협의하다가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신경전이 팽팽했다는 뜻이다. 당초 정부는 이번 실무접촉이 북한이 8·25 합의를 이행하려는 의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접촉을 발판 삼아 당국자 회담 등도 성사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북 확성기 중단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북한은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에 맞춰 장거리 로켓 발사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8·25 합의 이후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도발 책임을 전가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도 도발→ 합의→ 파기 수순을 밟을 경우 남북관계는 장기간 공전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팽팽한 신경전 남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출발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모든 분의 기대와 염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8·25 고위급 접촉 이후 첫 회담이어서 남북 모두가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접촉 결과가 향후 남북대화의 방향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만 논의했던 지난 접촉과 달리 이번 회담 테이블엔 △이산가족 생사 확인 △상봉 정례화 △서신 교환 및 화상 상봉 등 다양한 의제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의 달라진 기류가 협상 지연의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한중 정상회담과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외교’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3일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 “해외 행각에 나선 남조선 집권자가 우리를 심히 모욕하는 극히 무엄하고 초보적인 정치적 지각도 없는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의 비무장지대 도발 사태’ ‘(중국의) 건설적 역할’ 등을 언급한 데 대한 반발이다. 이날 실무 접촉이 열리고 있는 도중에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에서의 합의를 통해 우리 민족끼리 일촉즉발의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를 수호할 능력이 있음을 온 세상에 보여준 조건에서 ‘조선반도의 안정을 보장한다’는 미군 주둔의 해묵은 구실도 더는 통하지 않게 됐다”며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기도 했다. 북한이 대남 비난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것은 8·25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자 취재 제한한 비공개 접촉 남측은 실무접촉에서 추석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초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를 제안했다고 한다. 남북은 지난해 2월 상봉행사와 비슷하게 금강산 면회소에서 200명 규모(남북 각각 100명)로 치르는 것으로 의견 접근을 했지만 이날 오후 10시 현재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8·25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도 남측은 이산가족 명단 교환 얘기를 꺼냈지만 북한 대표단이 생사 확인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려 당장은 어렵다는 태도를 나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은 기자들의 취재 없이 비공개로 진행된 ‘깜깜이 회담’으로 열렸다. 통일부 관계자는 “회담이 아닌 실무접촉은 ‘풀 기자’가 가지 않는 전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7월에 열린 개성공단 남북 공동위원회 접촉에도 기자들이 동행했고, 과거 적십자 회담이나 실무접촉도 기자들이 취재를 해왔던 만큼 이런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지나치게 보안을 강조하다 보니 남북대화가 투명하게 진행되지 못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고위급 접촉도 남북은 비공개로 진행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5-09-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과 다양한 채널로 협의… 美-日과도 ‘통일외교’ 착수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청와대로 돌아와 “올 하반기에는 외교 일정도 많고…, 노동개혁도 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만큼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국내외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외교안보는 ‘완행(緩行)’, 경제활성화와 노동개혁은 ‘급행(急行)’의 ‘투 트랙’ 전략을 세웠다. 청와대는 한중 관계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란 발언에 따른 후속 조치 마련에 들어갔다. 우선 중국과 합의한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 △2+2(양측 외교부 국장급 인사와 국방부 부국장급 인사 참여) 외교안보 대화 △국책연구기관 합동전략대화 △정당 간 정책대화 등 4대 전략대화 채널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 채널은 2013년 6월 박 대통령 취임 후 첫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신설됐지만 그해 11월 단 한 차례 서울에서 대화가 열렸을 뿐이다. 중국이 한반도 통일 논의에 동참하겠다고 한 발언의 진의 파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미동맹의 부담을 무릅쓰고도 박 대통령이 전승절에 참석한 것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중국이 일종의 ‘립 서비스’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것. 하지만 청와대는 철저히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철저히 거품을 빼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내 분위기는 우리와 온도 차가 있어 보인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지만 양국 정상이 한반도 통일에 대해 논의했다거나 앞으로 양국 정부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한반도 평화통일과 관련해 중국 측이 밝힌 입장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중국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중국과 통일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기내 간담회에서 “통일이라는 것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고 주변국, 나아가 세계도 암묵적으로 이것은 좋은 일이라고 동의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이외에 주변국을 상대로 한 통일외교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당장 10월 16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일외교를 재점화하고, 10월 말이나 11월 초로 예상되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서 일본과의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관계도 신중 모드다. 다만 국내 현안에 대해서는 속도를 낼 방침이다. 청와대는 최우선 국정과제인 노동개혁을 올해 반드시 완수해야 경제활성화를 위한 총력전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부패 척결을 위한 사정 정국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외 순방 때를 제외하고는 대통령의 일정은 노동개혁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박민혁 mhpark@donga.com·우경임 기자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5-09-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