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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0%(속보치)를 기록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8월 물가 상승률은 9.1%였다. 30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10.0%는 1997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다.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부터 11개월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에너지 무기화에 나선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데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견인했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은 1년 전보다 40.8% 올랐고 식료품 주류 담배 등 소비재가 11.6%, 공산품 5.6%, 서비스 가격도 4.3% 상승했다. 유로존 국가 절반 이상이 두 자릿수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라트비아(22.4%) 에스토니아(24.2%) 리투아니아(22.5%) 등 발트3국은 모두 20%대였다. 에너지 가격 보조금 정책을 도입한 프랑스가 6.2%로 가장 낮았다. 기록적인 물가 상승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이 27일 회의에서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확률이 크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ECB는 7월 11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고 지난달에는 0.75%포인트 인상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한인들이 강제 동원돼 노역했던 사도(佐渡)광산을 202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추천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30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가오카 게이코 문부과학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잠정 추천서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세계유산사무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나가오카 문부과학상은 유네스코와 협의해서 필요한 사항을 보완한 뒤 내년 2월 1일 전까지 정식 추천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가 올 2월 추천서를 제출하자 7월 유네스코는 자료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불충분 판정을 내렸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 병합을 주장한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예고하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사진)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남태평양 도서(島嶼)국 정상회의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미국은 절대, 절대, 절대로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절대(never)’라는 표현을 3번 연속 사용할 정도로 주민투표 불법성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부정한 것이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병합 시도를 도운 개인과 단체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의 행위는 현대 국제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며 “주민투표는 법적 효력이 없다. 다른 나라 영토를 무력이나 위협으로 병합하는 것은 유엔헌장과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쓸모없는 주민투표로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며 “(병합 주장에 대한) 우리 대응은 매우 가혹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군 훈련 및 장비 지원을 위해 유럽 주둔 크리스토퍼 캐볼리 사령관이 지휘하는 새 사령부를 독일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것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 병합을 주장한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예고하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남태평양 도서(島嶼)국 정상회의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미국은 절대, 절대, 절대로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절대(never)’라는 표현을 3번 연속 사용할 정도로 주민투표의 불법성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부정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민투표는 완전한 가짜이며 그 결과 역시 조작”이라면서 “미국은 절대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거듭 힘줘 말했다. 백악관은 이날 “러시아의 병합 시도를 도운 개인과 단체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투표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고 절대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다른 나라 영토를 무력이나 위협으로 병합하는 것은 유엔헌장과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쓸모없는 주민투표로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며 “(병합 주장에 대한) 우리 대응은 매우 가혹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군 훈련 및 장비 지원을 위해 군 고위 장성이 지휘하는 새 사령부를 독일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주변국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이 몇 년간 지속될 것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NYT에 따르면 유럽에 주둔한 미군 최고위 장성 크리스토퍼 캐볼리 사령관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이 같은 계획을 제출했으며 몇 주 내로 오스틴 장관이 확정할 예정이다. 미 육군 유럽사령부가 있는 독일 비스바덴에 설치될 새 사령부는 캐볼리 사령관이 지휘하며 약 300명이 배치될 계획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최근 4차례 발생한 발트해 가스관 폭발 및 가스 누출 사고를 “국제적 테러 행위”라고 주장하며 미국을 겨냥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한인들이 강제 동원돼 노역했던 사도(佐渡)광산을 202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추천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30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가오카 게이코 문부과학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잠정 추천서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세계유산사무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나가오카 문부과학상은 유네스코와 협의해서 필요한 사항을 보완한 뒤 내년 2월 1일 전까지 정식 추천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가 올 2월 추천서를 제출하자 7월 유네스코는 자료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불충분 판정을 내렸다. 사도광산의 내년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불발되자 일본 정부는 2024년 등재를 목표로 추천서를 다시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가오카 문부과학상은 이날 “잠정 추천서에는 유네스코가 7월 지적한 사도광산 유적 니시미카와 사금산 수로 관련 내용을 보완했다”며 “내년 심사를 거쳐 202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구리 철 아연 같은 전쟁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사도광산에 한인을 최대 2300명 동원해 강제 노역을 시켰다. 하지만 2월 제출한 사도광산 추천서에는 강제 동원을 언급하지 않기 위해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논란을 빚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북한 사이버 금융 역량이 전 세계 1위라는 조사가 나왔다. 암호화폐 탈취와 금융기관 사이버 공격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28일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가 발표한 ‘국가별 사이버 역량 지표(NCPI) 2022’ 사이버 금융 분야에서 북한은 50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이어 중국 베트남 이란 순이었다. 한국 미국 등은 0점으로 나타났다. 이 분야는 해외 금융기관 정보통신 기반시설을 공격하거나 해킹으로 정보를 빼내는 활동 등을 수행할수록 점수가 높다. 벨퍼센터와 미국 정부가 2020년부터 측정하는 NCPI는 세계 각국 사이버 방어력과 공격력, 인터넷 정보 통제력, 해외 정보 수집 능력, 상업 영역 등의 분야별 점수를 낸 뒤 종합 순위를 매긴다. 북한은 종합 평가에서는 14위, 한국은 7위였다. 1위는 미국이었고 중국 러시아 영국 호주 네덜란드 순이었다. NCPI 2022를 작성한 줄리아 부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사이버 공격 능력 때문에 금융 영역 순위는 높았지만 모든 지수를 종합하면 사이버 강국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은 사이버 역량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기보다 한쪽에 치우친 기형적 성장을 하고 있다고 RFA는 진단했다. 미 랜드연구소 수 김 정책분석관은 “북한은 암호화폐 탈취와 해킹 정보 수집, 정부 및 기업 활동 방해 같은 불법 활동을 추구한다”면서 “이런 활동으로 인한 수익금은 무기 개발과 정권 금고로 흘러가기 때문에 면밀한 감시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 4월 북한군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역대 최대 규모인 5억4000만 달러(약 750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가로채는 등 암호화폐 해킹 탈취를 계속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가 28일(현지 시간) 발표한 ‘에서 북한의 사이버 금융 역량이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북한이 암호화폐 탈취나 금융기관 사이버 공격 등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NCPI는 벨퍼센터가 미국 정부와 협력해 2020년부터 측정한 지수로, 세계 각국의 사이버 방어력, 공격력, 인터넷 정보 통제력, 해외 정보 수집력, 상업적 영역 등 분야별로 점수를 매긴 뒤 이 수치를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 올해 두 번째로 나온 보고서에서 북한은 ‘사이버 금융’ 분야에서 50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중국, 베트남, 이란이 그 뒤를 이었고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들의 점수는 0점이다. 해외 금융기관의 정보통신 기반을 공격하거나, 해킹으로 정보를 빼내는 등 활동을 수행하면 이 점수가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줄리아 부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사이버 공격 능력 때문에 금융 영역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지만, 총체적인 역량을 봐야한다”며 “모든 지수를 종합하면 북한을 사이버 강국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순위2020년2022년1미국미국2중국중국3영국러시아4러시아영국5네덜란드호주6프랑스네덜란드7독일한국8캐나다베트남9일본프랑스10호주이란 종합 평가 결과에서 북한은 14위를 기록했다. 1위는 미국이 차지했고 중국 러시아 영국 호주 네덜란드(6위)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7위에 올랐으며 베트남 프랑스 이란 독일 우크라이나 캐나다(13위) 순으로 나타났고 북한은 14위다. RFA는 일반적인 국가들이 사이버 역량의 다양한 부분을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있지만, 북한은 한쪽에만 치우친 기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수 김 정책분석관은 RFA에 “북한은 암호화폐 탈취와 해킹 정보수집, 정부 및 기업활동 방해 등 불법 활동을 추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런 활동으로 인한 수익금은 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정권의 금고로 흘러가기 때문에 면밀한 감시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 당국은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이 훔친 장물 중 일부인 3000만 달러(약 415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회수했다고 8일 밝히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이 연계된 해커 사건과 관련해 압수한 가장 큰 액수의 암호화폐지만, 전체 피해 규모의 10%도 안 되는 규모다. 4월 북한군 정찰총국과 연계된 조직으로 추정되는 ‘라자루스’는 블록체인 비디오게임에 쓰이는 암호화폐 네트워크를 해킹해 당시 시세 5억4000만 달러(약 7500억 원) 상당 암호화폐를 훔쳤다고 미국이 밝힌 바 있다. 이 사건은 역대 최대 규모 암호화폐 해킹으로 알려졌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기아,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미 백악관은 27일 2030년까지 기아를 끝내고 비만율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기아, 영양, 건강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2020년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인당 소득이 6만7426달러(약 9439만 원)인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이들과 비만 및 영양 불균형에 시달리는 이들이 함께 발생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펼쳐지자 학생 900만 명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식량 안보회의도 직접 주재한다. 백악관 차원의 식량 안보회의는 저소득층에 식품 구입 보조비를 지급하는 ‘푸드스탬프’가 도입된 1969년 리처드 닉슨 전 행정부 이후 53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부터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미국의 식량 수급 불안정 및 비만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미 가구 10%가 식량 부족미 농무부는 미 가정 10곳 중 1곳이 식량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미 인구통계국의 7월 조사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먹을 것이 부족했던 적이 있다’고 답한 미국 성인이 2500만 명이다. 미 식량구호단체 ‘피딩아메리카’ 역시 기아 위기에 시달리는 미국인이 3800만 명이라고 공개했다. 백악관은 이로 인해 미국인의 노동 생산성, 학업 성취도, 정신 건강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으며 사회 전반의 안정성을 해치고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가뜩이나 의료비용이 비싼 미국에서 저소득층의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면 결국 국가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15세 이상 인구 중 73%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OECD 38개 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저소득층일수록 값싸지만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비만, 당뇨병 등 각종 질환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식품 가격이 치솟은 것도 저소득층의 비만 문제를 심화시켰다. ○ 무료 급식 900만 명분 확대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900만 명의 학생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고, 식료품점 및 시장과 먼 곳에 살지만 마땅한 이동 수단이 없는 4000만 가구에 이동 수단도 제공하기로 했다. 식품업계가 설탕 및 나트륨 포함 식음료, 패스트푸드 등에 과도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제한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음식의 30%가 먹지 않고 버려진다는 점을 감안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남아도는 음식을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각종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식량 불안정 및 식습관과 연관된 질병에 따른 인과 관계는 매우 심각하다”며 이것이 빈곤층에 더 큰 악영향을 미쳐 양극화 또한 심화시킨다고 우려했다. 이에 “미국인들에게 건강한 식단과 운동 기회를 늘려 더 강하고 건강한 국가를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이날 대책의 대부분은 의회 동의를 얻어야 실현될 수 있다. 11월 8일 중간선거를 약 한 달 남겨둔 상황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바이든 행정부와 집권 민주당으로선 해당 정책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지난해 3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미인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대회 도중 한 달 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를 공개 비판해 귀국하지 못했던 2020년 ‘미스 미얀마’ 한 레이 씨(23)가 캐나다로부터 망명을 허가받았다. 27일(현지 시간) 태국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군부 비판 후 방콕에 머물러 온 그는 이날 밤 대한항공을 이용해 태국을 떠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승해 캐나다 동부 토론토로 향하는 일정이다. 양곤대 심리학과에 재학 중이던 레이 씨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의 최종 20인에 뽑혔다. 당시 무대에 올라 군부에 탄압받는 미얀마인을 도와달라며 “오늘도 군부의 총에 맞아 100명 이상의 미얀마인이 숨졌다”고 호소했다. 발언 도중 눈물을 참으며 말을 잇지 못했고, 마이클 잭슨의 명곡 ‘힐 더 월드’를 수화와 함께 부르는 모습으로 전 세계에 깊이 각인됐다. 발언 직후 미얀마 군부는 그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고 시시각각 위협을 가했다. 레이 씨 역시 “군부로부터 ‘죽음의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21일 베트남 다낭을 방문한 후 태국으로 돌아오다가 방콕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군부가 그의 여권을 무효화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로 인해 강제 귀국당할 위험이 커지자 유엔난민기구(UNHCR)의 도움을 얻어 캐나다에 난민 지위를 신청했고 받아들여졌다. 미얀마 군부는 7월 반체제 인사 4명의 사형을 집행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시민군을 지지하는 온라인 게임을 하거나 민주 세력의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레이 씨가 귀국했다면 그 역시 상당한 수위의 처벌을 받았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지난해 3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미인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대회 도중 한 달 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를 공개 비판해 귀국하지 못했던 2020년 ‘미스 미얀마’ 한 레이(23) 씨가 캐나다로부터 망명을 허가받았다. 27일(현지 시간) 태국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군부 비판 후 방콕에 머물러 온 그는 이날 밤 대한항공을 이용해 태국을 떠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승해 캐나다 동부 토론토로 향하는 일정이다. 양곤대 심리학과에 재학 중이던 레이 씨는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의 최종 20인에 뽑혔다. 당시 무대에 올라 군부에 탄압받는 미얀마인을 도와달라며 “오늘도 군부의 총에 맞아 100명 이상의 미얀마인이 숨졌다”고 호소했다. 발언 도중 눈물을 참으며 말을 잇지 못했고, 마이클 잭슨의 명곡 ‘힐더월드’를 수화와 함께 부르는 모습으로 전세계에 깊이 각인됐다. 발언 직후 미얀마 군부는 그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고 시시각각 위협을 가했다. 레이 씨 역시 “군부로부터 ‘죽음의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21일 베트남 다낭을 방문한 후 태국으로 돌아오다가 방콕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군부가 그의 여권을 무효화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로 인해 강제 귀국당할 위험이 커지자 유엔난민기구(UNHCR)의 도움을 얻어 캐나다에 난민 지위를 신청했고 받아들여졌다. 미얀마 군부는 7월 반체제 인사 4명의 사형을 집행해 국제 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군부에 저항하는 시민군에 관련된 게임을 하거나 민주 세력의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중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레이 씨가 귀국했다면 그 역시 상당한 수위의 처벌을 받았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관문과도 같은 산마르코 광장에 가면 1340년 지어져 베네치아 총독 관저로 쓰였던 두칼레 궁전이 있습니다. 여행자의 도시 베네치아에서도 가장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유명한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건넜다는 ‘탄식의 다리’가 여기에 있죠. 가장 베네치아다운 건축물이라고 불리는 이 궁전에는 티치아노, 틴토레토, 베로네세 같은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 거장들의 작품이 있습니다. 이곳에 처음으로 현대미술가가 대규모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미술가 안젤름 키퍼(77)입니다. 키퍼는 이 궁전에서 두 번째로 큰 ‘스크루티니오의 방’에 무엇을 펼쳐 보였을까요?가장 화려한 곳에 가장 덧없는 것을 키퍼는 화려한 금박 장식 천장화로 가득한 스크루티니오의 방 네 벽을 엄청나게 큰 회화로 뒤덮었습니다. 그림들은 불에 그슬린 듯 어두운 톤이 주를 이룹니다. 그 속에는 사람은 없이 텅 빈 옷, 자전거, 마차가 유령처럼 허공을 떠다닙니다. 공허함을 극대화하는 것은 회색 덩굴에 둘러싸인 관입니다. 힘없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빛바랜 금속 관에는 납으로 만든 해바라기가 놓여 있습니다. 키퍼는 베네치아의 가장 화려한 공간에 이처럼 쓸쓸한 폐허를 열어 보이고 있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키퍼는 이번 작품이 철학자 안드레아 에모(1901∼1983)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에모는 베네치아 출신 철학자이지만 살아있을 때 단 한 편의 글도 발표하지 않고 무명이었다가 뒤늦게 발견된 인물입니다. 그의 철학은 ‘존재와 무(無)는 원인과 결과가 아니라 동시에 성립한다’는 말로 요약됩니다. 누군가가 태어나 죽는 것은 과정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 자체가 죽음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스크루티니오의 방의 번쩍이는 천장화 옆에 거대한 폐허를 펼쳐 놓음으로써 키퍼는 화려함과 공허함, 그 둘이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습니다. 이 추측은 작품 제목 ‘이 글들은 불에 탄 다음에야 빛을 발할 것이다’로도 입증됩니다. 에모가 자신의 글에 대해 말한 것을 그림에 적용한 것입니다.‘우리 안에 나치즘 없나?’ 도발하다 키퍼가 얼마나 대단한 작가이기에 베네치아 대표 공간에 이런 과감한 연출을 허락받았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키퍼가 존재감을 알린 계기는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키퍼가 나고 자란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패배의 굴욕감과 죄책감이 여전했고, 특히 나치를 언급하는 것은 금기시됐습니다. 이때 24세 예술가 키퍼가 ‘점령’이라는 제목의 도발적 사진집을 발표합니다. 그는 나치가 점령했던 유럽 곳곳에서 한 팔을 뻗어 앞으로 내미는 나치식(式) 경례를 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분노한 독일 사회는 키퍼가 나치를 옹호한다는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사진 속 나치식 경례는 우스꽝스럽습니다. 키퍼는 건물에서 떨어질 듯, 파도에 휩쓸릴 듯 위태롭습니다. 중요한 것은 잘못을 묻어버리지 말고 정면으로 꺼내 이야기해야 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실패’ 원인은 복잡한 인간 본성에 비추어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었죠. 이 같은 작품은 오히려 유대인 컬렉터들의 눈에 띄면서 키퍼는 작품 활동을 이어갔습니다.불완전함을 인정해야 나아갈 수 있다 베네치아에 열어 보인 폐허와 나치식 경례로 독일 사회에 던진 도발을 보면 키퍼의 예술 세계는 ‘인간이란 얼마나 불완전한가’라는 질문을 건네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린 시절 종교(가톨릭)의 깊은 영향으로 한때 교황이 되기를 꿈꿨다는 키퍼는 스스로도 완벽에 집착했다고 털어놓습니다. 그러나 인간을 이해하려 종교와 법을 공부하며 모든 것은 인간이 불완전함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도구임을 깨닫게 됐다고 합니다. 서울 리움미술관에서도 키퍼의 작품 ‘고래자리’를 볼 수 있습니다. 밤하늘에 펼쳐진 별자리를 땅 위에 있는 해바라기 씨로 표현했습니다. 흩뿌려진 별 가운데 과학자들이 붙인 행성 이름이 작은 글씨로 적혀 있습니다. 인간이 새로운 믿음 체계로 삼는 과학 역시 불완전함을 보여줍니다. 키퍼는 인터뷰에서 우주를 언급하며 이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우주에는 수십억 개 은하가 있고, 그 은하 속에는 수십억 개 별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에 당신이 서 있고요. … 그 속 우리는 얼마나 작은가요?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 에모는 모든 것의 무의미함을 알았고, 단지 불에 탈 때 약간의 빛을 낸다는 것을 알았죠.” 키퍼는 모든 것이 의미 없다고 말하는 비관주의자일까요? 그는 “낙관주의자도 비관주의자도 아니다”라며 “폐허는 종말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낙관도 비관도 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해야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현대미술은 개념 비틀기에서 나아가 삶에 관한 통찰과 문학적 차원으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삶과 인간에 대한 깊은 사색을 키퍼의 작품으로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영감 한 스푼’은 뉴스레터로 매주 금요일 오전 7시 발송됩니다. 다음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이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김민 국제부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달러화 가치의 초강세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 모두 올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 11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때 배럴당 84.29달러, 미 뉴욕 상업거래소 WTI 11월물은 배럴당 77.21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달 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면 유가는 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으로도 하락하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달러 가치의 강세로 원유 구매력이 낮아진 데다 경기 침체와 수요 감소 우려가 유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 달 5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다른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 회담에서 어떤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다만 OPEC+ 석유 생산량이 목표치를 밑돌아 추가 조치가 유효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중국 상하이거래소에서는 주석 구리 같은 원자재 가격도 하락했다. 홍콩 증시에서 중국 국영 석유기업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자회사 페트로차이나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차이나훙차오그룹의 주가도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 6월 2.8%에서 석 달 만에 0.6%포인트 낮춘 2.2%로 전망했다. OECD는 미국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약 1%포인트 낮춰 잡았다. 중국은 4.4%에서 3.2%로 미국은 2.5%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주요 20개국(G20) 연간 물가상승률은 3개월 전보다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 올린 8.2%, 6.6%로 제시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이탈리아에서 파시스트 지도자 베니토 무솔리니(1922∼1943년 집권) 이후 100년 만의 ‘극우 총리’이자 사상 첫 ‘여성 총리’ 등장이 확실시된다. 정치권 변방에 있던 극우 정당이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에서 집권에 성공하며 유럽 정치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고물가로 신음하는 유럽에 포퓰리즘을 앞세운 친러 성향의 극우 세력들이 약진하면서 러시아 제재 전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가 발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주축이 된 우파연합이 45% 득표할 것으로 예상돼 선두를 차지했다. 우파연합은 하원 400석 중 227∼257석, 상원 200석 중 111∼131석 등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 차지가 유력하다. 우파연합은 조르자 멜로니 대표(45·사진)의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과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대표인 극우 성향 ‘동맹(Lega)’,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설립한 중도우파 성향 ‘전진이탈리아(FI)’가 연합했다. 우파연합에서 득표율이 가장 높은 FdI의 멜로니 대표가 총리직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멜로니 대표는 15세에 무솔리니 지지자들이 창설한 네오파시스트 성향의 정치 단체 이탈리아사회운동(MSI) 청년 조직에 가입해 정치에 뛰어든 극우 성향 정치인이다. ‘여자 무솔리니’로도 불린다.유럽 극우세력, 경제난 불만 파고들며 약진… 伊정권도 삼켰다 反난민-反EU 앞세운 극우물결 伊로… 멜로니 우파연합, 상하원 과반 유력스웨덴 총선서도 원내 제2정당 부상… 佛 극우정치인 르펜은 차기대권 노려“인플레-불평등-이민이 절망 심어줘”… 伊 친러성향 정권 등장에 서방 긴장러와 관계 개선땐 대러제재 흔들려 프랑스 스웨덴 헝가리 등에서 맹위를 떨친 극우 세력이 이탈리아에서 집권에도 성공하면서 유럽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치솟자 양극화에 지친 서민층을 중심으로 반(反)난민, 반유럽연합(EU)을 외치고 기존 정치권을 비판하며 포퓰리즘 정책을 앞세운 극우 세력에 표심을 내줬다. 이탈리아 극우 세력은 친(親)러시아 성향이어서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심의 대러시아 제재 전선에 균열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플레와 양극화에 유럽 극우 열풍2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조기 총선 출구조사 결과 극우 세력이 주축인 우파연합이 상·하원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우파연합을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I) 조르자 멜로니 대표(45)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첫 극우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극우 물결은 이탈리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1일 스웨덴 총선에서는 네오나치 세력이 만든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집권 사회민주당에 이어 원내 제2정당이 됐다. 1988년 설립 후 2010년에야 원내에 입성했을 정도로 유권자 지지가 미미했지만 이후 집권당에 맞먹는 수준으로 세를 불렸다. 26세인 2005년 대표로 선출된 후 17년간 당을 이끈 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43)는 극우 색채를 희석해 지지층을 넓혔다. 프랑스 대표적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54)도 집권을 노리고 있다. 2017년 대선에서 프랑스 극우 정치인 중 최초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올 4월 대선에서도 한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재선을 위협할 정도로 지지율이 올랐다. 2010년부터 집권 중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59)도 대표적 극우 정치인이다. 그는 “유럽인과 비(非)유럽인이 섞인 국가는 국가도 아니다”라며 극단적인 인종주의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워 EU 차원의 러시아 제재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9년 스페인 총선에서도 극우 정당 ‘복스’가 집권 중도좌파 사회당, 중도우파 국민당에 이은 제3당으로 약진했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2017년 총선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연방의회에 입성했다. 극우의 부상엔 최근 극심해진 인플레이션과 양극화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닉 치즈먼 영국 버밍엄대 교수(정치학)는 “식품 및 연료 값 상승, 불평등 증가, 계층 이동 감소, 이민(난민) 등이 절망을 심어주고 있다”며 극우 지도자들이 이를 쉽게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伊도 국가 부채-경제난에 민심 돌아서특히 이탈리아는 그간 좌우 정부 모두 포퓰리즘 정책으로 재정을 풀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150%일 정도로 나랏빚이 많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재정 여력이 더욱 빠듯해졌다. 멜로니 대표는 강력한 재정 지출과 대대적 감세를 내걸며 여론몰이를 했다. 이탈리아 1인당 GDP는 10년 전 수준이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최근 한국에도 역전되는 분위기다. 유럽 국가 비교를 위한 조화소비자물가지수(HICP)는 지난달 전년 대비 9.0% 상승하는 등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서민 고통이 가중됐다. 멜로니 대표는 이런 불만을 잘 활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제재 균열 오나” 서방 불안멜로니 대표의 우파연합이 집권하면서 미국과 서방의 다른 주요국들은 긴장하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데다 우파연합 참여 정당 지도자들은 푸틴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가 깊다. 이탈리아가 에너지난 타개를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한다면 대러 제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우파연합 다른 두 축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대표적인 친푸틴 인사다. 살비니 의원은 대러 제재가 러시아보다 유럽과 이탈리아에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20년 절친’으로 함께 휴가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反)EU 행보를 보인 멜로니 대표의 성향을 고려하면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구조 개혁 등을 주문받은 이탈리아와 EU의 경제 공조도 삐걱거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루이지 스카지에리 유럽개혁센터(CER)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EU와 합의한 이탈리아 개혁 프로그램을 시행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 이탈리아의 차입 비용이 높아지고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달러화 가치의 초강세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 모두 올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 11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때 배럴당 84.29달러, 미 뉴욕 상업거래소 WTI 11월 물은 배럴당 77.21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달 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면 유가는 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으로도 하락하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달러 가치의 강세로 원유 구매력이 낮아진 데다 경기 침체와 수요 감소 우려가 유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달 5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다른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 회담에서 어떤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다만 OPEC+ 석유 생산량이 목표치를 밑돌아 추가 조치가 유효할지 불분명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중국 상하이거래소에서는 주석 구리 같은 원자재 가격도 하락했다. 홍콩 증시에서 중국 국영 석유기업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자회사 페트로차이나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차이나훙차오그룹 주가도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 6월 2.8%에서 석 달 만에 0.6%포인트 낮춘 2.2%로 전망했다. OECD는 미국과 중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약 1%포인트 낮춰 잡았다. 중국은 4.4%에서 3.2%로 미국은 2.5%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주요 20개국(G20) 연간 물가상승률은 3개월 전보다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 올린 8.2%, 6.6%로 제시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이탈리아 외에도 프랑스 스웨덴 헝가리 등 유럽 곳곳에서 극우 세력이 맹위를 떨치면서 유럽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치솟자 양극화에 지친 서민층을 중심으로 반(反)난민, 반유럽연합(EU)을 외치는 극우세력에 표심이 쏠리는 현상이 뚜렷하다. 11일(현지 시간) 스웨덴 총선에서는 네오나치 세력이 설립한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집권 사회민주당에 이은 원내 제2정당이 됐다. 1988년 설립 후 2010년에야 원내에 입성했을 정도로 오랫동안 유권자 지지가 미미했지만 이후 집권당에 맞먹는 수준으로 세를 불렸다. 26세였던 2005년 대표로 선출된 후 17년간 당을 이끌어 온 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43)는 극우 색채를 희석해 지지층을 넓혔다. 스스로를 극우가 아닌 ‘민족주의자’라 칭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구 1030만 명의 스웨덴인 중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의 비율은 20%다. 20년 전 10%보다 배가 늘었다. 스웨덴은 독일에 이어 시리아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서유럽 국가로도 꼽힌다. 이후 저학력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이민자에게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하는 정서가 퍼졌다고 외신은 분석했다.프랑스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54)도 집권을 노리고 있다. 2017년 대선에서 극우 정치인 중 최초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올 4월 대선에서도 한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을 위협할 정도로 지지율이 올랐다. 대선 두 달 후 치러진 6월 총선에서 국민연합은 89석을 얻어 5년 전(8석)보다 10배 많은 의석을 얻었다. 2010년부터 집권 중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59)도 대표적 극우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유럽인과 비(非)유럽인이 섞인 국가는 국가도 아니다”라며 극단적인 인종주의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워 EU 차원의 러시아 제재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9년 스페인 총선에서도 극우정당 ‘복스’가 집권 중도좌파 사회당, 중도우파 국민당에 이은 제3당으로 약진했다.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도 2017년 총선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연방의회에 입성했다. AfD 소속 군나르 벡 의원은 미 CNN에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유럽공동체주의에 대한 회의감이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닉 치즈먼 교수 영국 버밍엄대 교수(정치학)는 “식품 및 연료값 상승, 불평등 증가, 계층이동 감소, 이민 등이 사람들에게 절망을 심어주고 있다”며 극우 지도자들이 이를 쉽게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7일 열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을 앞두고 일본 내에서 반발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국장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국장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데다, 최근 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국장을 굳이 추진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24일 영국 BBC는 일본 언론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의 국장 비용이 16억6000엔(약 159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도쿄 여름올림픽 비용이 당초 예산의 약 2배인 13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 비용이 현재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례식 비용의 약 절반은 경호에 쓰인다. 30%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해외 귀빈을 맞이하는 데 지출된다. 마이니치신문이 17, 18일 양일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2%로 찬성(2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53%였지만 한 달 만에 9%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정부가 국장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한다’는 응답이 75%에 달했다. 23일 도쿄의 한 공원에서는 시민 수백 명이 모여 국장 반대 시위를 열었다. 집회 주최자인 이시다 마유미 씨는 AP통신에 “전쟁을 지지했던 아베 전 총리의 관점 때문에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군국주의로 돌아갈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21일에는 도쿄 총리 관저 인근에서 70대 남성이 국장 반대 의사를 담은 문서를 남기고 분신을 시도해 입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7일 열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을 앞두고 일본 내에서 반발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국장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국장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데다, 최근 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국장을 굳이 추진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24일 영국 BBC는 일본 언론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의 국장 비용이 16억6000엔(약 159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도쿄 여름올림픽 비용이 당초 예산의 약 2배인 13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 비용이 현재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례식 비용의 약 절반은 경호에 쓰인다. 30%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해외 귀빈을 맞이하는 데 지출된다. 마이니치신문이 17, 18일 양일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2%로 찬성(2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53%였지만 한 달 만에 9%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정부가 국장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한다’는 응답이 75%에 달했다. 23일 도쿄의 한 공원에서는 시민 수백 명이 모여 국장 반대 시위를 열었다. 집회 주최자인 이시다 마유미 씨는 AP통신에 “전쟁을 지지했던 아베 전 총리의 관점 때문에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군국주의로 돌아갈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21일에는 도쿄 총리 관저 인근에서 70대 남성이 국장 반대 의사를 담은 문서를 남기고 분신을 시도해 입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지난 몇 주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장악됐던 북동부 하르키우주의 대규모 영토를 탈환하며 7개월간 이어진 전쟁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듯했다. 러시아가 한 발짝 물러설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더 조일지 세계가 주시하던 21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국민 텔레비전 연설에서 더 강한 협박을 쏟아냈다. 그는 예비역 30만 명을 소집하는 ‘부분 동원령’을 내리면서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며 핵 위협까지 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는 기존과는 상당히 달라진 뉘앙스가 있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월 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 및 비무장화’를 강조하며 “예비군을 추가로 소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러시아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그런데 이번엔 “고국(motherland)의 영토 주권을 보호하고, 우리 국민과 ‘해방된 지역’ 주민들의 안정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전쟁 초기엔 우크라이나 내 문제 세력들을 몰아내 지정학적 안정을 이루겠다는 주장이었다가 이제는 위기에 처한 자국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서방 전체(collective West)의 무기와 맞서고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내면서 핵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초강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겨울을 앞둔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의 강공책에 깔린 속내 23일 오전 루한스크·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 4곳에서는 닷새 동안 러시아 편입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가 시작됐다. 이번 투표로 병합이 결정되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15%가 러시아로 넘어갈 수 있다. 또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총동원령과 계엄령이 실시될 때 군복무 이행을 거부하거나 불복종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조치들은 사실상 예비군 동원령에 대비한 사전 준비로 볼 수 있다. 주민투표로 이들 지역이 러시아로 넘어가면 러시아는 이곳 주민들도 병력으로 동원할 수 있다. 주민투표는 예비군 동원령을 합리화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가 전 세계를 향해 핵 협박을 하는 명분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0일 “(합병된) 러시아 영토를 침범하는 것은 모든 국방력을 동원할 수 있는 범죄”라면서 “주민투표는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거쳐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자기 영토라고 공식화할 경우 전쟁의 양상은 달라진다. 그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표현하며 전쟁임을 애써 부인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국의 영토가 공격을 받았으니 “이제는 전쟁”이라며 더욱 잔혹한 공세를 펼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이 21일 연설에서 “우리의 영토 주권이 위협받으면 러시아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핵 협박을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권기창 전 우크라이나 대사는 “만약 주민투표로 러시아 영토가 된 땅이 공격을 받으면 러시아로서는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무기를 쓸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핵 공격 의사는 없더라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 같은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러피안대의 그리고리 골로소프 교수(정치학)는 뉴욕타임스(NYT)에 “주민투표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직접 맞붙을 수 있다는 공포심을 조성하려는 조치”라면서 “이렇게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독재자들이 협상 전 취하는 흔한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궁지에 몰린 러시아 러시아가 강공책을 꺼내 든 것은 러시아군이 그만큼 궁지에 몰렸다는 점을 방증하기도 한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영국, 유럽연합(EU)은 우리를 향해 우크라이나가 군사적 행동을 취하도록 직접 압박하고 있다”며 서방의 군사적 개입을 탓했다. 러시아의 주장대로 미국 등 서방이 지원한 첨단 무기와 정보는 전선에서 최근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7월 “남부 헤르손을 탈환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주 일대에 교두보를 구축하는 등 대대적인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이에 러시아는 돈바스 주둔 병력 약 2만 명을 남부 전선으로 이동시켰고, 그 틈을 타 우크라이나군이 북동부 하르키우주를 기습해 영토 탈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권 전 대사는 “애초에 우크라이나가 역점을 둔 것은 하르키우로 보인다”며 “이는 미국과 영국 군사전문가들의 조언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 카드를 꺼낸 것은 장기화되는 전쟁에 대응할 러시아군 병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임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셈이기도 하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으로 ‘친(親)푸틴파’인 예브게니 프로고진이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들에게 용병으로 참전할 것을 종용하는 장면이 한 동영상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영상 속에서 “6개월간 복무하면 석방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탈영 시 처형”이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바그너그룹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 왔던 프로고진이 전면에 나서 병력을 모집한 것은 그만큼 병력 부족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권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는 (침공 초부터) 현 상황을 전쟁으로 규정하고 총동원령을 내려 안정적으로 병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반면 러시아는 그렇지 못했다”며 “러시아는 이번 동원령으로 30만 명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전선에 배치하기까지는 1~2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우군인 중국마저 냉담한 태도를 보이면서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됐다. 15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은) 격동하는 세계에 안정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뜻을 에둘러 표했다.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으로 수입해 서방 국가로부터 비판을 받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다음 날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지금은 전쟁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우준모 선문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전통적 우호국인 중국마저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견디지 못하고 쓴소리를 한 것”이라며 “(세계 경제 상황이 악화될수록) 러시아는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심도 동요, 물러설 곳 없는 푸틴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물러설 가능성은 현재로선 극히 희박하다. 러시아군은 4월 초에도 우크라이나 북부 전선에서 대거 후퇴한 바 있다. 이때만 해도 러시아는 “특별 군사 작전의 첫 단계가 마무리됐으며 앞으로는 돈바스 해방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을 뿐 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 등 전략적 요충지 탈환을 시도하면서 사실상의 자기 영토로 여겼던 돈바스 지역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애초에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해방’을 명목으로 침공을 감행한 만큼 이 목표만큼은 어떻게든 달성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러시아 내 극단주의자들의 비판도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주장해 왔으며, 최근 하르키우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후퇴하자 비판 수위를 높이며 책임 소재를 묻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극단주의자 중 한 명인 알렉세이 보로다이 러시아 하원의원은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발표 전부터 “우리가 전쟁 중임을 한참 전에 인정했어야 했다”며 “러시아 국경에 계엄령과 예비군 40만 명 동원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 교수는 “국민 동원령을 계기로 러시아 내 강경 보수주의자나 애국주의 청년, 퇴역 장교를 결집시키고, 이를 통해 사기를 진작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정치 컨설팅 업체인 R.폴리틱의 설립자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러시아 내 극단주의자는 소수지만 역사는 항상 소수가 바꿔 왔다”면서 “이들은 관영매체 등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며 ‘친푸틴’ 엘리트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이들이 전쟁의 장기화를 두려워했다면 지금은 러시아가 패배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푸틴 정부가 무너지면 이들의 미래도 불투명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과 극단주의자들의 강공책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던 러시아 내 민심 변화가 심상치 않다. 지금 러시아에선 동원령을 피해 나라를 떠나려는 ‘대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반전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표현하며 국민들 일상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강조해 왔지만 30만 명 동원령 발효로 이마저 통하기 어렵게 됐다. 전쟁 장기화로 국내 여론이 악화되면 푸틴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3월 폐쇄된 러시아 진보 라디오 방송 에코 모스크비의 기자였던 알렉세이 베네딕토프는 “(러시아산 가스가 막힌) 유럽이 겨울을 잘 버틸지도 중요하지만 러시아 내 민심이 그때까지 버틸지도 지켜봐야 한다”며 “푸틴은 아주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레나 쉐겔 한국외국어대 우크라이나어학과 교수는 “최악의 경우 푸틴이 어떻게든 단기간에 전쟁에 이기려고 핵무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겨울, 美 중간선거도 변수 우크라이나 전쟁은 오는 겨울을 지나 내년까지 이어지는 장기전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포함한 모든 영토를 수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현재로선 종전 협상에 응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쉐겔 교수는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많은 인력과 인프라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가 잘못을 인정하고 전범 재판과 보상을 약속할 때 협상 테이블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장군은 “우크라이나군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말대로) 모든 영토를 탈환하려면 보급선이 길어지고 군대도 분산돼 반격에 취약해진다”고 CNN에 밝혔다. 서방 국가들의 무기 및 정보 지원이 지속될지도 고려할 요인이다.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역량을 과신하는 것을 우려하며, 사거리 80㎞ 이상 무기 지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전략이 겨울에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우 교수는 “유럽이 아직 겨울을 경험하지 않은 상황에서 푸틴의 에너지 무기화가 실패했다고 말하기는 성급하다”며 “천연가스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독일이 어떻게 살아남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간선거도 변수다. 권 전 대사는 “미국 공화당 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파벌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중간선거 결과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영국 스위스 스웨덴 등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값 급등에 따른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 각국이 적극적이다. 일본을 제외하면 주요국 중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나라가 없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은 진단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중앙은행은 22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빅스텝) 인상했다. 2008년 이후 최고 수준 금리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82년 이후 40년 최고치인 10.1%에 달하는 등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자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빅스텝을 단행했다. 금리 인상과는 별개로 지난 10여 년간 사들였던 838억 파운드의 국채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도 흡수하기로 했다. 이날 스위스 중앙은행도 ―0.25%인 기준금리를 0.5%로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2014년 이후 8년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지만 최근 물가상승세가 가팔라지자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노르웨이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려 2.25%로 만들었다. 이는 2011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웨덴 역시 20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75%로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스텝을 단행했다. 1% 인상은 스웨덴 중앙은행이 물가 목표제를 도입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덴마크도 이달 초 기준금리를 ―0.10%에서 0.65%로 대폭 상향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공군이 핵무기와 극초음속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사진)을 12월 초 선보이기로 했다고 21일 대변인실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 비행기는 중국과 러시아의 최신 무기와 맞설 뿐 아니라 북핵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한반도로 날아올 새 전략자산으로도 꼽힌다. 가격은 대당 최소 6억 달러(약 8400억 원)이며 미 방산업체 노스럽그러먼이 개발했다. 미군은 최소 100대를 도입해 2026년부터 실전 배치하기로 했다. B-21은 동체와 날개가 하나로 된 가오리 모양의 전익기(全翼機·flying wing) 형태를 띠고 있다. 현재 미 공군이 운용 중인 B-52, B-1, B-2 등을 대체한다. 기존 전투기보다 훨씬 가볍고 B-1과 달리 무인 조종도 가능하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 또한 대폭 강화됐다. 감시 레이더에 새 크기로 잡히는 B-1과 달리 골프공 정도에 불과해 적들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미군은 연말 노스럽그러먼의 캘리포니아주 팜데일 공장에서 공개 행사를 갖기로 했다. 찰스 브라운 미 공군 참모총장은 “미군이 새로운 폭격기를 도입하는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라며 군의 현대화를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