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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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취재분야

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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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방대법 ‘여성 낙태권 인정 판례’ 49년만에 뒤집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를 기본권으로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례를 49년 만에 뒤집었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대한 위헌 심판 청구 소송에서 대법관 9명 중 5명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 차원에서 보장되어 온 낙태권은 폐지되고 각 주 의회가 낙태 허용 여부와 범위를 결정하게 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결정문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시작부터 터무니없이 잘못됐고 그 논리도 빈약했다”며 “그 결정으로 인해 위험한 결과들이 초래됐고 국가적 분열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1973년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기(임신 22∼24주) 이전에는 낙태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여성 낙태권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얼리토 대법관과 함께 클래런스 토머스,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찬성했다. 이들은 모두 도널드 트럼프 등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임명했다. 스티븐 브라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은 소수 의견에서 다른 대법관들의 다수 의견을 강하게 비판하며 “우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수많은 여성들은 오늘 결정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를 잃게 됐고 이에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50개 주 중 26개 주가 낙태 금지 법안을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이다. 미시시피를 포함한 13개 주는 낙태 금지 조치를 즉각 시행할 수 있는 ‘트리거법’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다른 10여 개 주는 낙태권을 주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된 미국 여성은 낙태가 허용된 다른 주로 이동하거나, 위험을 감수하고 불법 낙태 시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미국 사회에서 낙태권을 둘러싼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8년 미시시피주가 낙태금지법을 제정하면서 재점화됐다. 미시시피 낙태금지법은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강간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도 예외로 두지 않아 논란이 됐다. 하지만 미시시피주 정부와 의회가 낙태제한법을 통과시키자 낙태권 옹호론자들이 소송을 제기했고 주 1, 2심 법원은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들어 낙태제한법이 유효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이에 미시시피주는 ‘로 대 웨이드’ 판결 자체가 헌법 위반이라며 사건을 연방대법원으로 가져갔고 이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결정에 따라 여성들의 낙태 권리를 계속 보장하기 위한 행정명령 등의 대응 수단 마련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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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총기규제 법안 상원 통과…“불가능할 것 같던 일을 해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함께 마련한 총기규제 법안이 23일(현지 시간) 미 상원에서 통과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강화하고 위 험인물로 지목된 사람의 총기를 빼앗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총기규제 법안이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65명, 반대 33명으로 통과됐다. 지난달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총격 사건 등을 계기로 만들어진 이 법안은 하원 표결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절차가 남아 있다. 법안에 따르면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가 강화된다. 전과 기록이나 정신 건강 기록에 문제가 없는 사람만 총기를 구매할 수 있다. 또 법원을 통해 위험인물로 지목된 사람의 총기를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레드플래그’(Red Flag·빨간 깃발)법을 시행하는 주에는 연방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학교 안전 및 정신 건강 프로그램 강화를 위해 예산 150억 달러(20조 원)을 투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초 이 법안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통과가 불투명했지만, 미국에서 연달아 총격 사건이 발생하고 총기 규제 여론이 높아지면서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민주당 상원의원 50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 의원 15명이 합세해 표결이 이뤄졌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불과 몇 주 전만해도 불가능할 것 같던 일을 오늘 밤 미국 상원이 해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초안에 포함됐던 21세 미만에 반자동소총 판매 금지, 고용량 탄창 판매 금지 및 레드플래그법 연방 차원 시행 등은 결국 빠졌다. 또 21세 미만 구매자의 신원 조회 강화 조치는 10년 뒤 만료되는 일몰제로 시행될 예정이어서 향후 의회에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찬성표를 던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희망 사항 몇 가지를 기꺼이 포기한 덕분에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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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번진 원숭이두창… 42개국서 3099명 감염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자료를 토대로 추산한 결과 한국을 포함해 42개국에서 3099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21일(현지 시간) CDC에 따르면 유럽 27개국에서 2683명의 감염자가 나와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북미(351명), 중동(24명), 남미(19명)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처음으로 감염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에서 확인된 감염자는 영국인 남성 항공 승무원이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이 남성이 병원에 입원 중이며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 전했다. WHO는 원숭이두창 확산세가 계속되자 23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국제적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PHEIC는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에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다. WHO는 원숭이두창의 확산이 동성 간 성관계를 가진 남성이나 유럽이나 북미 등을 방문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확진자가 793명으로 가장 많은 영국의 보건당국은 21일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남성 등 고위험군에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WHO는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천연두 백신은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고 공급도 충분하지 않아 대규모 백신 접종은 이르다는 입장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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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적 궤멸”… 비트코인-이더리움, 고점대비 최대 80% 폭락

    미국발 긴축 공포로 글로벌 증시의 폭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역시 12일 연속 하락하며 바닥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과 2위인 이더리움은 1년 반 만에 각각 2만 달러,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고점 대비 70% 이상 폭락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 시간) “비트코인이 기록적으로 궤멸했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돼 가상자산 생태계가 붕괴 수준에 이를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1.20% 떨어진 1만8132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1만7708달러까지 하락하며 1만800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1만800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이후로 처음이다. 전문가들이 가격 하락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봤던 2017년 강세장에서 최고점이던 1만9511달러 역시 맥없이 무너졌다. 약 12년의 거래 역사 중 전 강세장의 꼭짓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6만879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 분위기에 4월 말 4만 달러까지 내려왔다. 이후 루나·테라의 폭락 사태를 겪으며 3만 달러 선이 무너졌고,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2만 달러대마저 내주게 됐다. 긴축 공포와 함께 코인 파생상품 업체들의 줄파산 우려 등이 맞물린 결과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들도 줄줄이 급락했다. 이더리움은 이날 한때 896달러까지 추락하며 작년 11월 고점(4812달러) 대비 81% 폭락했다. 바이낸스코인, 리플, 카르다노 등 주요 코인들 역시 이날 10% 가까이 급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 2만 달러 선’이 깨지면서 코인 시장의 하락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상 국면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투자자들이 초위험 자산으로 여겨지는 가상자산을 가장 먼저 팔아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 시간) “가상자산 잔치는 끝났다”는 제목으로 “가상자산 산업은 지지자들의 과시와 열광, 낙관을 먹고살았지만 지금은 그 동력이 시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가 될까 두렵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지난 2년간 가상자산 투자 환경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가상자산 자체가 공포(fear itself)’가 됐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아래로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의 제이 햇필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이 올해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채굴업계도 타격을 받았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비트코인 채굴 플랫폼 ‘비트디어’는 17일 트위터에 일부 채굴업체가 코인 가격 하락 속에 전력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폐쇄될 수준임을 알리며 업계에 “손실을 막으려면 채굴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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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재값 오르고 환율 불안… “10조 투자계획, 부담 1조 늘어날 판”

    심각한 인플레이션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예상했다. 글로벌 복합 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위기가 가시화되자 한국 기업들은 비상경영 체제를 대비하고 나섰다. 정부는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 유류세 인하 폭을 법정 최고한도인 37%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반기에 예정됐던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산하 뉴욕 연준은 17일(현지 시간) 보고서에서 “미 경제 전망이 이전보다 상당히 비관적으로 변했다”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6%, ―0.5%로 제시했다. 3월에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9%, 1.2%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불과 3개월 만에 각각 1.5%포인트, 1.7%포인트씩 낮췄다. 뉴욕 연준은 또 올해 미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10%에 불과하다고 예상했다. 1990년대와 비슷한 경착륙을 할 가능성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봤다.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미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세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76.1%가 “이미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거나 내년 말까지 경기 침체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대기업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심각하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21일 시작하는 하반기(7∼12월) 전략회의에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의 위기 상황 대처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재계 관계자는 “공급망 위기, 유가 및 환율 불안, 소비 침체가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코너에 몰리고 있다”고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유류세 인하 폭을 연말까지 현행 30%에서 37%로 높이고,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기준단가를 L당 1700원으로 50원 낮춰 지급액을 늘린다고 밝혔다. 또 철도·도로 통행·우편·상하수도 등 공공요금은 하반기 동결을 원칙으로 하고, 전기·가스요금은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고유가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 촉진 및 서민 부담 경감을 위해 하반기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행 40%에서 80%로 높인다.국내 기업들 비상경영 준비공급망 위기에 소비 부진까지 겹쳐…글로벌 CEO 15% “이미 침체 진행”삼성 전자제품 일부국가 판매 28%↓…현대차그룹 북미 판매 30% 감소러 반도체용 ‘稀가스’ 수출제한…SK-LG 등 ‘계열사 대책회의’ 가동 “시장의 혼돈, 변화, 불확실성이 많았습니다.”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 위기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값 및 유가 급등, 환율 불안 등에 이어 소비 침체까지 대형 악재가 연이어 덮치고 있어서다.○ 소비 침체는 ‘우려’ 아닌 ‘진행형’글로벌 소비 침체는 수출 중심인 국내 기업들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 일부에서 전자제품 판매 실적이 전월 대비 약 28%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북미 시장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9.8%나 빠졌다. 4월 ―16.9%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현대자동차그룹도 5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0.0%나 줄었다. 수출 기업들이 원-달러 환율 상승기에 일정 부분 ‘환율 특수’를 본다는 건 예전 얘기다. 유로화 가치 급락 등 불안정한 금융시장으로 인해 달러에서 환율 효과를 보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상쇄돼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부담도 커진다. 국내에 생산설비를 짓더라도 미국 등 해외에서 장비를 들여오는 경우가 많아 환율 변동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내 5대 그룹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10조 원을 투자한다고 했을 때 환율이 10% 오르면 가만히 앉아서 1조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급망 위기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켈레니우스 CEO는 유럽 경영환경에 대해 “척박한 산업 환경”이라고 표현했다. 이 부회장은 출장 기간 중 유럽 현지 법인들로부터 소비 침체와 공급망 불안 등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한국에서는 못 느꼈는데 유럽에 가니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실감 나게) 느껴지더라”고 했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달 말부터 비우호적 국가에 대해 반도체 제조 등에 사용되는 ‘희(稀)가스’ 수출 제한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수출 제한이 본격화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기업들은 복합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21∼28일 모바일, 가전, 반도체 등 주요 사업부서별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SK는 17일 최태원 그룹 회장 주재로 각 계열사 CEO들이 모인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LG도 지난달 말부터 계열사별 전략보고회를 진행하면서 중장기 전략은 물론이고 위기 대처 솔루션을 찾고 있다. ○ 글로벌 기업 76%가 “올해 또는 내년 침체”글로벌 기업들의 경기 전망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글로벌 기업 CEO와 고위 임원 등 7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CEO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유독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시기에 대해 설문에 참여한 CEO 중 15.0%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올해 중반’과 ‘올해 말’이 각각 12.3%, 31.0%였다. ‘내년’이라는 답변(17.8%)까지 더하면 76.1%가 적어도 내년까지는 침체가 온다고 답한 셈이다. 콘퍼런스보드는 “하나의 심각한 악재 또는 여러 개의 작은 악재가 결합해서 세계 경제를 침체로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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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검열 가담자 제재 ‘오토 웜비어법’ 美상원 통과

    미국 상원은 16일(현지 시간) 북한 정부의 정보 검열과 감시에 대응하는 ‘오토 웜비어법’ 입법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롭 포트먼(공화당), 셰러드 브라운, 크리스 쿤스(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해 6월 발의한 이 법안은 북한에 17개월가량 억류됐다가 풀려난 직후 숨진 오토 웜비어(1994∼2017)의 이름을 땄다. 법안은 하원 통과 이후 대통령 서명을 거치면 발효된다. 이 법안은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 통제에 가담한 개인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제재할 수 있도록 하고, 국제방송처(USAGM)에 향후 5년간 연간 1000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대북 방송을 장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웜비어의 고향인 오하이오주의 포트먼 상원의원은 본회의장 연설에서 “정보 검열로 진실을 알지 못하는 북한 주민에게 진짜 뉴스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는 1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이번 법안은 사악한 독재 정권에 내맡겨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웜비어는 대학생이었던 2015년 말 여행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체제 전복 혐의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고 억류됐다.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석방돼 미국으로 송환됐지만 엿새 만에 사망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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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12일 연속 하락, 2만 달러도 깨져…“기록적 궤멸”

    미국발 긴축 공포로 글로벌 증시의 폭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역시 12일 연속으로 하락하며 바닥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과 2위인 이더리움은 1년 반 만에 각각 2만 달러,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고점 대비 70% 이상 폭락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 시간) “비트코인이 기록적으로 궤멸했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돼 가상자산 생태계가 붕괴 수준에 이를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1.20% 떨어진 1만8132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1만7708달러까지 하락하며 1만800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1만800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이후로 처음이다. 전문가들이 가격 하락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봤던 2017년 강세장의 최고점인 1만9511달러 역시 맥없이 무너졌다. 약 12년의 거래 역사 중 전 강세장의 꼭짓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6만879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 분위기에 4월 말 4만 달러까지 내려왔다. 이후 루나·테라의 폭락 사태를 겪으며 3만 달러 선이 무너졌고,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2만 달러대마저 내주게 됐다. 긴축 공포와 함께 코인 파생상품 업체들의 줄파산 우려 등이 맞물린 결과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들도 줄줄이 급락했다. 이더리움은 이날 한때 896달러까지 추락하며 작년 11월 고점(4812달러) 대비 81% 폭락했다. 바이낸스코인, 리플, 카르다도 등 주요 코인들 역시 이날 10% 가까이 급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 2만 달러 선’이 깨지면서 코인 시장의 하락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인상 국면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투자자들이 초위험자산으로 여겨지는 가상자산을 가장 먼저 팔아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 시간) “가상자산 잔치는 끝났다”는 제목으로 “가상자산 산업은 지지자들의 과시와 열광, 낙관을 먹고살았지만 지금은 그 동력이 시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가 될까 두렵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지난 2년간 가상자산 투자 환경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가상자산 자체가 공포(fear itself)’가 됐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풀린 유동성 거품이 꺼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만 달러 아래로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의 제이 햇필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만 달러라는 중요한 기술적 저지선이 무너지면서 더 많은 마진콜(추가증거금 납부)과 강제청산을 초래해 비트코인이 올해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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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뭉크의 절규를 보려면 이곳에 가야한다[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아래 그림이 익숙할 독자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절규’라는 제목의 작품인데요.이 작품을 그린 화가 에드바르 뭉크가 어느 나라 출신인지, 알고 계시나요?바로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입니다!이 뭉크의 세계적인 그림 ‘절규’ 중 가장 유명한 버전을 노르웨이에서 볼 수 있는데요.절규가 소장된 노르웨이 국립 박물관이 무려 6억5000만 달러(약 8000억 원)를 들여 새 단장을 하고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유럽의 명작뿐 아니라 북유럽 디자인 컬렉션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다음엔 스페인으로 가보겠습니다. 작가들이 가장 위대한 화가로 꼽는 사람 중 한 명인 프란시스코 고야의 ‘블랙 페인팅’이 있었던 공간을 재현한 영상 작품을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죽기 전에 꼭 보고 싶었던 시리즈인데, 소개해드릴게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8000억 들여 지은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오픈:유럽에서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다음으로 큰 박물관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바로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인데요. 노르웨이 대표 작가인 뭉크의 ‘절규’는 물론 유럽 고대 조각과 명나라 도자기, 그리고 북유럽 디자인까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고야 블랙페인팅의 공간을 영상으로 재현하다: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박물관에서 ‘작가들의 작가’로 꼽히는 프란시스코 고야의 유명한 시리즈 ‘블랙 페인팅'을 재해석한 영상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고야의 ‘블랙 페인팅’은 ‘귀머거리의 집’(La Quinta del Sordo)이라고 불렸던 곳에 그려져있다가 캔버스에 옮겨졌는데요. 이 그림들이 있었던 공간을 영상으로 재현했다고 합니다.○ 8000억 들여 지은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오픈 에드바르 뭉크의 대표작을 비롯한 노르웨이의 주요 예술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국립 박물관의 건물이 6월 11일 문을 열었습니다! 무려 4개의 국립 기관을 합친 건축물로, 북유럽에서는 가장 큰 박물관이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명한 라익스박물관보다도 크다고 하네요. 가까이 가면 전체 건물을 한 눈에 보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하는데요. 어떤 것을 볼 수 있을까요?뭉크의 어떤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나요?▲ 절규(1893):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일 ‘절규’는 회화 2점과 파스텔 2점이 알려져 있는데요. 그 중 가장 먼저 그려진 버전이자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에 있습니다. 작년에 이 그림 속에 ‘미친 사람이나 그릴 그림’이라고 적힌 글귀가 뭉크의 친필임이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리 위의 소녀들(1901): 앞으로 쏟아질 것 같은 다리의 급경사가 돋보이는 그림입니다. 뭉크는 불안감을 자아내기 위해 이러한 구도를 즐겨 사용했습니다.▲ 아픈 아이(1885-1886): 작년 ‘그림이 있는 하루’에서도 소개한 작품인데요. 뭉크가 병으로 떠난 누이를 생각하며 평생 반복해 그린 그림이랍니다. 비교적 초기 작품으로, 좀 더 사실적이고 자세한 묘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밖에 마돈나(1894), 담배를 든 자화상(1895), 멜랑콜리(1892) 등 18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뭉크 갤러리’가 박물관에 마련된다고 합니다.그런데, 왜 그렇게 크게 만들었을까요?▲ 4개 기관을 하나로: 노르웨이 국립미술관, 현대미술관, 건축미술관, 공예박물관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 바로 국립박물관입니다. 그러다보니 규모가 이렇게 클 수밖에 없었다고 하고요.▲ 전시장만 100개 가까이: 그만큼 고대 조각상부터 노르웨이의 일상 디자인 제품들과 왕실 패션까지 어마어마한 컬렉션을 전시하기 때문에 갤러리만 100개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 한 자리에서 소장품 관리: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소장품 약 40만 점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의 수장고와 보존실, 사진 스튜디오를 갖췄다는 점인데요. 이 덕분에 최근 뭉크를 비롯한 이곳 소장품에 관련된 흥미로운 뉴스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수백 년 동안 사용할 박물관: 또 기사들을 찾아보니 이 박물관은 ‘수백 년 동안’ 사용하기 위해 내구성이 좋은 자재를 쓰고, 비슷한 규모의 다른 건물에 비해 탄소배출이 절반 수준이 되도록 지었다고 합니다. 박물관을 짓기로 한 것이 2003-2005년이고, 2008년 부지를 정하고 2009년 건축 공모가 이뤄졌으며, 2014년부터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런 촘촘한 계획성은 배울만한 것 같습니다!▲ 관광산업에 투자: 노르웨이는 석유 산업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화석 연료 사용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여행 산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박물관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우선 개관 첫 해에 100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미술관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여기서 제 경험담 하나, 이야기 해드릴게요. 문화 산업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계신 어느 사업가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전시 보는 것을 좋아한다”며 “아트바젤 홍콩에 자주 간다”고 말하시는 걸 듣고 조금 놀란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놀란 이유는요. 아트 바젤 홍콩은 전시가 아니라, 그림을 팔기 위한 갤러리들이 모여서 부스를 차리는 일종의 ‘산업 박람회’ 같은 것이거든요. 미술계에서는 이것을 ‘아트페어’라고 부르죠.▲ 갤러리와 미술관의 차이 는 이렇습니다. 갤러리는 ‘그림을 파는 곳’, 미술관(주로 공공)은 ‘후대에 남길 가치가 있는 작품을 소장, 관리하고 공공을 위한 기획 전시를 선보이는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이런 이유에서 대체로 미술관은 그림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갤러리는 상업성이 두드러지고, 미술관은 공공성에 중요성을 둡니다. 이 때문에 많은 작가들은 미술관 전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작품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죠.▲ 사실 한국에서는 이런 미술관의 공적인 역할이 정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답니다. 이 때문에 갤러리와 미술관의 차이를 잘 알 수 없기도 했는데요. 독자 여러분도 지금 어떤 작가가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전 세계 유명 미술관들의 기획 전시를 한 번 훑어보세요.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영상으로 재현된 고야 블랙 페인팅이어서 스페인 마드리드의 유명한 프라도박물관 소식입니다.이곳 미술관에 가면 꼭 봐야 하는 두 작가, 바로 디에고 벨라스케스와 프란시스코 고야인데요. 두 작가는 프랑스 인상파 작가들은 물론 현대미술에까지 영향을 미친, ‘작가들이 존경하는 작가’들입니다.그 중에서도 프란시스코 고야의 걸작 ‘블랙 페인팅’을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가 영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블랙 페인팅이 뭔가요?스페인의 궁정화가였던 프란시스코 고야는 노쇠하고 병든 1819년, 시끌벅적한 세상을 떠나 마드리드 남부 어느 마을의 ‘귀머거리의 집’이란 곳으로 숨어듭니다. 그리고 이 집에서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작가의 마음 속 깊은 곳을 담은 이 벽화들은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알려졌고, 지금은 캔버스에 옮겨져 프라도박물관에 일부가 전시되고 있습니다.블랙 페인팅이 중요한 이유▲‘나'만을 위한 그림: 우선 이 그림이 고야가 죽고 난 뒤 뒤늦게 발견 되었다고 말씀드렸죠? 평생 왕실을 비롯한 누군가를 위해 그림을 그렸던 고야는 말년에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그림을 그립니다. 19세기는 ‘자아'라는 개념도 희미했을 때인데 자기만을 위한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역사적이며 놀라운 사실로 꼽힙니다.▲깊은 내면의 고통을 토로하다: 물론 단지 남에게 보여주지 않은 것만으로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이 그림들은 고야가 살면서 겪었던 고통들(자식의 죽음, 혼란한 사회상, 여인과의 관계)을 비롯한 깊은 내면을 아주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 1930년대 초현실주의 그림보다도 훨씬 더 뛰어나게, 더 빨리 인간의 내면을 포착했다는 평가도 받습니다.필립 파레노의 재해석안타까운 것은 마드리드 남부의 어느 집에 있었던 이 그림들이 모두 벽에서 떼어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만약 남아 있었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찾는 ‘미술 성지’ 중 하나가 되었을 텐데 참 아깝습니다.프랑스의 예술가인 필립 파레노는 각종 기술을 활용해 이 ‘귀머거리의 집’에 있었을 블랙 페인팅의 공감각적 요소를 재현했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이 집에 들어오는 빛의 각도, 소리, 분위기를 영상 속에 생생하게 담은 것인데요.프라도박물관의 블랙 페인팅 작품들 옆에서 함께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프랑스 예술가는 이 작품들을 어떤 식으로 해석했을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듯합니다.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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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0.75%P 금리 올리자 英-대만 등 ‘도미노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자 영국, 대만, 브라질, 스위스 등 주요국 중앙은행도 잇따라 금리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이들 나라 역시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을 뿐만 아니라 미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지자 서둘러 동반 인상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앙은행은 16일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존 1.00%였던 기준금리를 1.25%로 올렸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먼저 금리를 올렸고 이날까지 5회 연속 인상을 단행했다. 영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또한 9%대를 넘겼고 조만간 10%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만 중앙은행 역시 금리를 0.125%포인트 올려 1.50%로 만들었다. 지난달 대만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39% 올라 2012년 8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스위스 중앙은행 또한 기준금리를 ―0.75%에서 ―0.25%로 0.5%포인트 올렸다. 스위스의 금리 인상은 2007년 이후 15년 만이다. 브라질 역시 15일 연준의 인상 발표 직후 기준금리를 12.75%에서 13.25%로 0.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3월만 해도 기준금리가 2.00%에 불과했지만 이후 11차례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멈추고 싶지만 인플레 상황이 허락하지 않는다. 적정 금리를 13.50∼14.00%로 보고 있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15일 긴급회의를 열었다. 금융시장에서는 2016년부터 6년간 ‘제로(0)’ 금리를 유지해온 ECB가 다음 달 월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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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판 맥도널드 개장… 러 사업가, 직원-장비 그대로 인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 철수한 미국 ‘맥도널드’의 러시아판 브랜드가 12일 문을 열었다. 이날은 러시아 연방 창립 기념일인 ‘러시아의 날’이었다. 외신에 따르면 수도 모스크바 푸시킨광장 매장에 맥도널드를 상징하는 노란 ‘M’자형 아치 대신 감자튀김과 햄버거를 형상화한 초록색 로고가 걸렸다. 러시아판 맥도널드의 이름은 ‘브쿠스노 이 토치카’(‘그저 맛있다’는 뜻). 슬로건은 ‘이름은 바뀌어도 사랑은 그대로’다. 시베리아 출신 사업가 알렉산드르 고보르가 약 14억 달러(약 1조8000억 원)에 인수해 매장 15곳을 열었다고 로이터와 BBC가 보도했다. 이날 정오에 개장한 이 매장에는 그 몇 시간 전부터 줄이 늘어섰다. 햄버거를 맛본 아템 키리옌코 씨는 미 CNN에 “더블치즈버거 맛이 (맥도널드와) 거의 똑같다”며 “일주일에 한 번은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을 지지하는 표식 ‘Z’가 새겨진 모자를 쓴 세르게이 블라소프 씨(19)는 “정치와 음식은 관계없다. 맛있는 맥도널드를 즐기러 왔을 뿐”이라고 했다. 손녀와 함께 온 갈리나 씨(55)는 “맥도널드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즐겨 찾았다. 다시 살아나 기쁘다”면서도 “새 이름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빅맥이나 맥플러리 같은 일부 고유 메뉴를 제외한 버거는 구성이 똑같다. 맥도널드 직원과 장비도 그대로 인수했다. 개장 기념 기자회견장에서 ‘빅맥을 돌려 달라’는 팻말을 들고 있던 사람이 쫓겨나기도 했다. 올레크 파로예프 최고경영자(CEO)는 “목표는 질과 분위기 면에서 고객이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료의 98%는 러시아에서 공급 가능하다”면서 “코카콜라 재고가 부족해 탄산음료 공급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케첩을 비롯한 소스 포장의 맥도널드 로고가 검은색 마커로 덧칠돼 있어 급히 문을 연 흔적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1990년 1월 푸시킨광장에 처음 매장을 연 맥도널드는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개방의 상징이었다. 개장 첫날 3만 명이 찾으면서 맥도널드 역대 최다 주문 기록을 세웠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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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스타벅스 CEO “매장 화장실, 손님에만 개방 검토”

    “스타벅스 고객과 직원들의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매장 내 화장실을 공중에 개방해도 괜찮을지 의문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9일 뉴욕타임스에서 주관한 정책포럼에서 매장 화장실을 손님에게만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슐츠 CEO는 미국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고객은 물론 직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어 고민이 크다고 했다. 그는 “낙후된 지역에 위치한 상점들의 경우 사람들이 총격 우려 때문에 길거리를 다니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 매장을 공중 화장실로 쓰는 사람들이 있어 안전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2018년부터 주문 여부와 상관없이 매장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유지해왔다. 당시 필라델피아의 한 매장에서 흑인 방문객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화장실을 쓰려다가 경찰에 연행되는 사태가 벌어진 뒤 인종차별 논란과 불매 운동이 이어지자 이 같은 방침을 발표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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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의 어느 순간에도, 길은 내가 만드는 것[영감 한 스푼]

    여러분 안녕하세요.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아시나요?시인이 20대 중반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 쓴 이 시는 모든 사람의 앞에 있는 두 갈래 길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그의 앞에는 똑같이 아름다운 두 개의 길이 있습니다.둘 다 걷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모든 사람은 두 길 중 하나를 택해야만 하고, 누구도 두 길을 한 번에 걸을 수는 없습니다.둘 중 하나만을 택해야 하죠. 시인은 풀이 더 무성한 길을 걷기로 합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그 선택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말하겠노라고 이야기 합니다.이 시는 인생에서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선택의 상황, 그리고 그 선택으로 인해 펼쳐지는 삶의 흔적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가지 않은 길’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 흥미롭죠?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내가 그때 이런 선택을 했더라면…”이라는 미련 섞인 상상을 해보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저는 이 시의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 보자고 오늘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만약 누군가가, 꼭 주어진 두 갈래 길 중 하나만 가야 하는거야? 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더 나아가서, 길이 없다고 해도 나는 내 손으로 그곳에 레드카펫을 펼치고라도 당당히 걸어갈거야! 라고 한다면요?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주영 작가의 예술 세계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 자세한 이야기, 만나 보겠습니다.인생의 어느 순간에도, 길은 내가 만드는 것제6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작가전: 김주영1. 김주영 작가는 스스로를 끊임없이 유랑하는 ‘노마드’(유목민)이라 이야기 하고, ‘길에서 예술을 줍는다’고 말하며 한 곳에 머무르기를 거부한다.2. 그 기저에는 더 이상 한 가지 개념으로 개인을 규정할 수 없는 시대적인 변화, 그리고 역사적 맥락에서 겪어야 했던 개인적인 고통이 있다.3. 그러나 이를 통해 작가는 자신을 새롭고 낯선 환경에 밀어 넣으면서, 그곳에서 살아 있는 예술을 건지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길 없는 곳에서 편해지는 작가제가 김주영 작가와 처음 이야기를 나눈 것은 2년 전, 그녀가 청주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을 때입니다. 보통 전시가 열리면 보도자료를 받고, 간담회에 가서 취재를 하게 되는데요. 이 전시는 그러한 사전 정보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메일로 작가가 직접 보내준 작품 사진과 전시 전경을 보게 되었습니다.그런데 사진 속 작품에 반한 저는 바로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누었고, 작업실에 찾아가 작품 세계를 알게되고 기사로 다루게 되었습니다.당시 기사를 준비하며 저의 기억에 깊이 남은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 드릴게요.전시 기사를 쓰려면 사진이 꼭 필요합니다. 사실 글보다 사진 한 장이 독자들에게 전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전해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작가님께 직접 사진 요청을 하면서, ‘도록에 있는 것과 같은 사진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제가 원한 사진은 조명을 사용해 작품이 극적으로 드러나도록 연출된 것이었답니다.그런데 제가 그렇게 이야기하자, 김주영 작가는 조금 기분이 상한 듯 퉁명스럽게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그렇게 바닥에 빛이 반사되고 번쩍번쩍한 것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아요.”제가 원했던 사진 속에는 설치 작품이 있었고, 작품 속에 녹색 네온 사인이 매끄러운 미술관 바닥 표면에 반사되고 있었거든요. 그 말 한마디에 저는 깨달았습니다. 제가 작품을 다른 식으로 포장하려고 했다는 걸요.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작품 자체가 중요한 건데 왜 과장하려고 했을까? 기사 내용만으로는 자신이 없는 건가?”이 해프닝으로 짐작 되시나요? 김주영 작가는 그 어떤 허황된 것도 없이 철저히 땅에 발을 붙이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예술을 보여주는 작가입니다.그런 작가는 스스로를 ‘길에서 예술을 줍는다’고 하고, ‘지구가 나의 아틀리에’라고 말합니다. 예술을 상상할 때 누군가는 값비싸 보이는 무언가를 떠올리겠지만, 그런 예술은 19세기에 막을 내린지 오래입니다.위 작품 ‘꽃수레’를 보시면 ‘길에서 줍는다’는 의미가 조금 와닿을 수도 있겠습니다. 농가에 가면 볼법한 수레 위에 흙이 가득 담겨있고 그곳에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마치 죽은 기계에서 생명이 자라난 것 같은 신선한 충돌이 보이시나요?이 광경 위로 설치된 모니터에는 작가가 2016년 남인도를 찾았을 때 한 사원에서 목격한 풍경이 영상으로 재생되고 있습니다. 김주영 작가는 1990년대부터 인도, 티베트, 몽골, 네팔, 아프리카를 다니며 길 위에서 퍼포먼스와 설치 작업을 했습니다.그녀는 ‘운동화와 청바지만 남기고’ 때로는 쫄쫄 굶고, 빈 건물에서 불안과 공포를 느끼기도 하면서 떠돌이 생활을 했답니다. 저는 그런 그녀의 삶을 보며, ‘가지 않은 길’이 아니라 ‘길 없는 곳’에서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나에 관해 규정된 것이 하나도 없는 곳. 내가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그 곳에서 나는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허례허식을 벗어내고 그저 내 몸뚱아리 뿐인, 진정한 나 자신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어쩌면 외롭고 무섭기만 할 것 같은 기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기분을 그녀는 왜 일부러 찾아 떠난 걸까요?○ 내 이름은 김주영이 아니었다2년 전 김주영 작가님과 처음 통화했을 때, 그녀는 제게 그렇게 유목민처럼 떠돌아 다닌 이야기를 하나씩 해주었습니다. 그 때 저는 똑같이 ‘왜 그렇게 떠돌아 다녀야만 하셨나요?’라고 물었고, 그 때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내 본래 이름은 김주영이 아니에요.”물론 그녀가 작가로서 길을 떠나기까지는 다른 많은 요인들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프랑스 유학 시절, 철학자 질 들뢰즈를 만나 그의 사상에 대해 알게 된 것이나, 작가로서 스스로를 낯선 곳에 던져보려는 의식 같은 것들도 있겠죠.그럼에도 저의 질문에 바로 나온 단 한 마디 대답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말 뒤로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펼쳐졌습니다.김주영 작가는 1948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홍익대 서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익공업전문대 교수로 10년 간 재직하다 1986년 파리로 떠납니다.이 무렵 김주영 작가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사실은 어디론가 증발해버렸고, 자신의 본명이 ‘현선영’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6.25 전쟁 무렵 좌익활동을 했던 아버지는 연좌제로 가족이 고통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라져버렸고, 어머니는 철저히 그 사실을 숨겼던 것입니다.태어날 땐 쌍둥이였지만, 동생은 영양부족으로 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람을 두려워했던 어머니는 딸에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마라’면서 크레용을 쥐어주고 혼자 놀도록했습니다. 커서 알게 된 엄청난 진실에 김주영 작가는 ‘내 인생은 가짜인가’ 생각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됩니다.내가 믿고 있던 사실들, 그리고 나를 규정하는 것들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 그 고통을 쉽게 가늠할 수는 없겠지만, 상상하기 어려운 일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들도 자신의 삶이 ‘뿌리를 잃어버린 것 같다’며 그것을 작품으로 풀어내곤 합니다.사실 한반도에는 냉전을 온 몸으로 겪은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수십 년 전의 방식으로 이해하려 고집을 피우거나, 회피하면서 살아간다면 김주영 작가는 그 경험을 직시하며 작품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또 농경 사회에는 많은 사람들이 주어진 삶을 살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길을 개척해야 하는 조건에 처해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세상이 규정하는 내가 아니라, 진짜 나의 자아를 찾아 나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도 했고요. 그런 시대적인 변화를 김주영 작가는 예술가로서 좀 더 예민하게 포착하고, 그 삶을 ‘유목민’으로서 좀 더 적나라하게 살아간 것은 아닐까요?○ 길은 내가 만들고, 문은 내가 열고이런 관점에서 김주영 작가의 작품 세계에 중요한 키워드가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길’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문’입니다.우선 ‘길’은 그녀가 예술을 줍는 곳이기도 하죠. 그리고 김주영 작가가 낯선 곳으로 떠났을 때 하는 퍼포먼스에서도 이 길은 자주 등장합니다.이렇게 박수근미술관 전시장에서 색동천과 광목천으로 펼쳐진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길들은 김주영 작가가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떠난 어느 곳에서 빈 땅 위에 펼친 뒤 맨발에 먹을 묻히고 발자국을 찍어 나간 흔적들입니다.‘없던 곳에 만들어내는 길’의 의미, 이해가 되시나요?작가는 세상이 정해준 ‘나’로부터 벗어나 낯선 곳에 던져져 아무것도 없는 내가 됨으로써 새로운 길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정해준 두 갈래 길이 아니라 새로운 곳에 광목천을 펼치고 그 위를 걸어감으로써 온전한 내가 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 것이지요.그 다음 ‘문’의 시적인 의미를 아래 전시장에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박수근미술관 현대미술관의 세 번째 전시실을 가득 채운 이 설치작품은 박수근의 ‘나목’에 바치는 헌사이자, 1990년대 김주영 작가가 토탈미술관에서 선보였던 개인전 ‘동구밖’의 변주였습니다. 저도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전시를 다른 형태로나마 다시 보아서 정말 좋았답니다.전시장에 들어서면 줄지어 늘어서 있는 낡은 문들이 꼭 뒤에 누군가가 있을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합니다. 그런데 이 문들은 벽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허공에 매달려 있죠? 이렇게 고정되지 않은 문의 모습이 ‘희망’으로 보였습니다.즉 아무리 현실이 고통스럽고 막막할지라도, 언젠가는 나의 힘으로 허공에 문을 그려넣고 그 문을 열고 나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같았다는 것이지요.이 문의 행렬을 따라 안쪽으로 나아가면, 흰 광목천이 신비롭게 펼쳐져 있고 그 안에는 나무 한 그루가 빛나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의 인생이 궁극적인 결과가 없는 끊임없는 과정이고, 그 안에서 계속해서 움직여야만 하는 것이 삶일지라도. 그 과정 속에는 이렇게 빛나는 희망이, 비록 순간일지라도 자리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저에겐 느껴졌습니다.사실 이렇게 정직하게 삶에서 우러나오는 예술을 하는 작가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제가 기사를 쓰면서 멋져 보이는 사진을 고르려고 했듯이, 누구나 자기를 표현할 때 꾸미려는 본능이 일어나고, 과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김주영 작가도 학교에서 배운 기교로 ‘예쁘게 만드려는 것’을 절제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자연 속에 길 속에 있는 것들을 따라가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면서요. 그럼에도 정직한 삶을 표현하기 위해 애쓰는 예술가의 모습을 통해, 정직한 나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러면 나의 길과 문도 조금 더 선명해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전시 정보제6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작가전: 김주영2022.5.6~2022.10.3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작품수 128점※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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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대통령, 이스라엘 방문 첫 한국 대통령 되길”

    “한국과 이스라엘은 더 강력한 접점을 만들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첫 번째 한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대사는 한-이스라엘 수교 60주년을 맞아 8일 서울 용산구 대사관저에서 진행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토르 대사는 “이스라엘 대통령은 한국을 두 차례 방문했지만 한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은 전무하다”며 “현 (윤석열) 정부는 한국과 이스라엘이 긴밀히 협력할 수 있음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3월 당선인 신분으로 토르 대사를 접견했다. 미국 중국 대사 다음이었다. 토르 대사는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첫 한국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는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토르 대사는 당시 만남에 대해 “윤 대통령이 전통적인 정치인 출신이 아닌 독특한(unusual) 인물이어서 (양국 관계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장애물로 여겨지던 것을 기회라고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국이 석유를 수입하는 중동 산유국과의 관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양국이 친밀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토르 대사는 “이스라엘을 가까이하면 치러야 할 외교적 비용이 있었다고 본다”며 “그러나 그것(외교적 비용)이 철 지난 것임을 이해하는 인식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아랍 국가와 수교했고 팔레스타인 정부와도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이스라엘과 교류한다고) ‘제재’를 받는 등의 장애물은 사라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토르 대사는 두 나라가 경제와 방위산업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스닥에 상장한 이스라엘 하이테크 스타트업 수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습니다. 이스라엘 혁신 기술과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제조 기술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어요. 특히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높은 수준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한국은 북한, 이스라엘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 헤즈볼라처럼 안보를 위협하는 대상이 있는 만큼 방위산업에서 함께할 여지가 많다고 덧붙였다. 2020년 11월 부임한 토르 대사는 “이스라엘에서는 친구를 ‘함께 배우는 사람’이라는 뜻인 하브루타라고 부른다”며 “두 국가가 하브루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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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공급난 겹쳐… 올여름 전세계 전력난-전기료 폭등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서방의 러시아 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요 급증과 이상(異常)기후가 겹쳐 올여름 세계적인 전력난과 전기료 폭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발전소들은 전쟁과 가뭄, 공급난으로 수십 년 만의 위기를 맞닥뜨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름철 냉방 수요가 커지는 북반구는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돼 많은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 블룸버그는 “적도 근접 지역 거주자나 빈곤층, 고령층일수록 취약하다”고 전했다. 폭염은 봄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도 남부와 파키스탄 일부 도시는 한낮 최고기온이 50도를 넘어섰다. 폭증하는 전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정전이 반복돼 약 10억 명이 피해를 입고 있다. 인도 정부는 전체 28개 주 가운데 16개 주에서 7억 명 이상이 하루 2∼10시간 정전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도 지난달 21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38.33도, 미시시피주 빅스버그 36.67도로 5월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 치웠다. 미 국립해양대기국은 6∼8월 북부 일부를 제외한 미 48개 주에서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전망하며, 북동부와 서부 일부는 고온 건조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뭄이 심해지면 수력발전소 가동률이 떨어져 전력 부족 사태도 우려된다. 미 전력신뢰도공사(NERC)는 올여름 미 인구 40%가 전력난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유가로 세계 주요국들이 잇따라 전기요금을 올렸다. 프랑스는 2월 24.3%, 영국은 4월 54%를 각각 인상했다. 일본도 지난해부터 누적 34.6%를 올렸다. 산타누 자이스왈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재로 인한 에너지 수요 및 공급 교란, 극단적 날씨와 억눌렸던 수요 폭발 등이 전례 없이 한꺼번에 겹쳤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전력 수요가 급증해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력 수요는 5월 기준 역대 최고였다. 전력 공급예비율(공급 전력 중 사용 후 남은 전력 비율)도 지난달 23일 기준 12.4%까지 떨어져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준을 통상 예비전력 1만 MW(메가와트), 공급예비율 10% 정도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공급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수도 있다. 공급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지난해 7월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202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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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기후에 공급난까지…올여름 전세계 전력난-전기료 폭등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서방의 러시아 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요 급증과 이상(異常)기후가 겹쳐 올여름 세계적인 전력난과 전기료 폭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발전소들은 전쟁과 가뭄, 공급난으로 수십 년 만의 위기를 맞닥뜨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름철 냉방 수요가 커지는 북반구는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돼 많은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 블룸버그는 “적도 근접 지역 거주자나 빈곤층 고령층일수록 취약하다”고 전했다. 폭염은 봄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도 남부와 파키스탄 일부 도시는 한낮 최고기온이 섭씨 50도를 넘어섰다. 폭증하는 전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정전이 반복돼 약 10억 명이 피해를 입고 있다. 인도 정부는 전체 28개 주 가운데 16개 주에서 7억 명 이상이 하루 2~10시간 정전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도 지난달 21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섭씨 38.33도, 미시시피주 빅스버그 섭씨 36.67도로 5월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 치웠다. 미 국립해양대기국은 6~8월 북부 일부를 제외한 미 48개 주에서 평년보다 더울 전망이며, 북동부와 서부 일부는 고온 건조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뭄이 심해지면 수력발전소 가동률이 떨어져 전력 부족 사태도 우려된다. 미 전력신뢰도공사(NERC)는 올여름 미 인구 40%가 전력난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유가로 세계 주요국들이 잇따라 전기요금을 올렸다. 프랑스는 2월 24.3%, 영국은 4월 54%를 각각 인상했다. 일본도 지난해부터 누적 34.6%를 올렸다. 산타누 자이스왈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재로 인한 에너지 수요 및 공급 교란, 극단적 날씨와 억눌렸던 수요 폭발 등이 전례 없이 한꺼번에 겁쳤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전력 수요가 급증해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력 수요는 5월 기준 역대 최고였다. 전력 공급예비율(공급 전력 중 사용 후 남은 전력 비율)도 지난달 23일 기준 12.4%까지 떨어져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준을 통상 예비전력 1만MW, 공급예비율 10% 정도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공급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수도 있다. 공급예비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지난해 7월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20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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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美 오클라호마 병원서 총격사건 4명 사망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기 난사로 21명이 숨진 지 8일 만에 미국에서 또 총격 사건이 벌어져 4명이 숨졌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간) 오후 오클라호마주 털사 성(聖)프랜시스병원 병동에서 한 남성이 소총과 권총을 쏴대 4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이 남성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털사 경찰은 총격범이 35∼40세 남성이라고만 밝혔고 범행 동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총격범이 의도를 갖고 이 병원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희생자 신원도 알려지지 않았다. 총에 맞은 부상자 대부분은 경상이며 총격이 벌어졌을 때 병동을 빠져나가려다 다친 사람도 있었다. 비영리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올해 미국에서 벌어진 233번째 총격 사건이다. CNN은 “올 들어 하루 한 번 이상 총격 사건이 일어난 셈”이라고 전했다. 총기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공화당 소속 G T 바이넘 털사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털사가 총격 사건 발생 도시에 든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정책 토론은 나중에 하고 오늘밤은 희생자에 집중하자”고 말했다. 이날 뉴욕주 검찰은 지난달 14일 버펄로 흑인 거주 지역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10명을 살해한 18세 남성을 살인 및 국내 테러 등 25개 혐의로 기소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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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군포로 등 北강제실종 범죄, 책임 규명해야”

    “북한의 강제실종 범죄로 인해 북한 주민뿐 아니라 국군포로와 가족까지 수많은 피해가 생기고 있다. 주요 국제법재판소가 있는 네덜란드는 책임 규명에 함께하겠다.”(요아너 도르네바르트 주한 네덜란드대사) “강제실종은 극심한 인권 침해다. 책임자들이 면책되지 않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필리프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영국 등 4개국 한국 주재 대사들이 납북 피해 등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범죄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31일 ‘북한 강제실종 범죄 책임 규명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견은 제3회 국제 강제실종 주간을 맞아 북한인권시민연합이 마련했으며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서울사무소(서울유엔인권사무소)도 참여했다. 강제실종은 국가 기관이나 국가의 역할을 자임하는 단체에 의해 체포·구금·납치된 것을 가리킨다. 2018∼2021년 평양 주재 영국대사로 근무했던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는 “한국 부임 전 북한 주재 대사를 지내 이 문제를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며 “인권 유린을 자행하는 이들에게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야 하며 책임 규명은 탈북민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납북된 민간인 피해자는 10만여 명에 달한다. 전쟁 이후 납북된 3835명 중 516명은 아직도 북한에 억류돼 있다. 또 북한이 휴전협정과 제네바협약 의무를 위반해 송환하지 않은 국군포로가 1만9000명, 북송사업으로 강제 이주된 재일교포도 9만4000명에 이른다. 이메시 포카렐 서울유엔인권사무소 대표대행은 “유엔 강제적실종실무그룹은 지난해 5월 파악된 강제실종자 330명에 대해 북한의 대응을 촉구했으나 한 건도 규명되지 않았다”며 “실종자 문제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부차적 사안이 아닌, 인권과 인도적 문제로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는 2006년 유엔총회에서 ‘강제실종 보호협약’ 채택을 주도한 바 있다. 이 협약에는 현재 6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1976∼1983년 군부독재 당시 수천 명이 실종됐다. 한국 정부는 아직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알프레도 카를로스 바스쿠 주한 아르헨티나대사는 “한국 정부도 강제실종 보호협약 비준에 동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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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달러 샌드위치’ 대신 받은 그림, 3억4200만원 낙찰

    캐나다에서 50여 년 전 샌드위치 값 대신 받은 무명 화가의 그림이 최근 경매에서 수억 원에 낙찰됐다. 28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요리사인 아이린 데마스(69)와 토니 데마스(90) 부부가 경매에 내놓은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1903∼1970)의 그림 ‘검정 트럭’(사진)이 27만2548달러(약 3억4200만 원)에 팔렸다. 1970년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12년 동안 식당을 운영했던 데마스 부부는 단골손님이었던 무명 화가 존 키니어에게서 ‘검정 트럭’이란 제목의 그림을 받았다. 키니어는 늘 먹던 약 2달러짜리 구운 치즈 샌드위치를 주문하면서 돈 대신 이 그림을 건넸다. 두 부부가 받은 그림의 작가 모드 루이스는 캐나다의 여성 민속화가로 2013년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모디’가 제작되면서 유명해졌다. 노바스코샤의 작은 집에서 10대 때부터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으며 가난하게 살면서도 천진난만한 그림을 남긴 화가의 삶이 캐나다인들에게 감동을 줬다. ‘검정 트럭’ 이전에 경매에서 기록한 루이스 작품의 최고가는 약 5만2700달러(약 6600만 원)였다. 그림에 얽힌 따뜻한 사연이 경매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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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드위치값 대신 받은 그림, 50년 후 3억4000만원에 낙찰

    캐나다에서 50여 년 전 샌드위치 값 대신 받은 무명 화가의 그림이 최근 경매에서 수억 원에 낙찰됐다. 28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요리사인 아이린 데마스(69)와 토니 데마스(90) 부부가 경매에 내놓은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1903~1970)의 그림 ‘검정 트럭’이 27만2548달러(약 3억4200만 원)에 팔렸다. 부부가 그림을 얻게 된 사연이 화제가 되면서 추정가(약 3000만 원)의 10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1970년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12년 동안 식당을 운영했던 데마스 부부는 단골손님이었던 무명 화가 존 키니어에게서 ‘검정 트럭’이란 제목의 그림을 받았다. 키니어는 늘 먹던 약 2달러짜리 구운 치즈 샌드위치를 주문하면서 돈 대신 이 그림을 건넸다. 데마스 씨는 가디언에 “그 시절에는 이웃끼리 서로 돕는 차원에서 물물교환을 자주했다”며 “꽃집 주인이 매일 신선한 꽃을 주고 샌드위치를 가져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두 부부가 받은 그림의 작가 모드 루이스는 캐나다의 여성 민속화가로 2013년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모디’가 제작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노바 스코티아의 작은 집에서 10대 때부터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으며 가난하게 살면서도 천진난만한 그림을 남긴 화가의 삶이 캐나다인들에게 감동을 줬다. ‘검정 트럭’ 이전에 경매에서 기록한 루이스 작품의 최고가는 약 5만2700달러(약 6600만 원)였다. 그림에 얽힌 따뜻한 사연이 경매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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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견제’ IPEF 출범 다음날, 中-러 군용기 6대 KADIZ 침범

    중국(폭격기 2대)과 러시아(폭격기, 전투기 각 2대) 군용기 6대가 24일 독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더기로 무단 진입해 우리 공군 전투기들이 대응 출격했다. 이달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중-러 군용기가 KADIZ에 무단 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일 순방을 계기로 ‘반중국 연대’가 강화되자 ‘맞불성 무력시위’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23일 일본 도쿄에선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출범했고, 24일에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가 열렸다. KADIZ에 침입한 게 전임 문재인 정부와 달리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 발짝 더 보조를 맞춘 우리 새 정부를 겨냥한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대중(對中) 견제 포석이 강화될수록 중-러의 군사적 밀착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한미일 中견제 움직임에… 中-러, KADIZ 침범 실력행사 中폭격기 2대 이어도 부근 침입후 동해 러군용기 4대와 합류후 나가동해상엔 中함정… 연합훈련 가능성합참 “공군 전투기 투입… 전술조치”일본방공식별구역도 무단 진입해24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이 무더기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것은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과 일본이 동참하는 대중(對中) 견제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실력행사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은 23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등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을 계기로 중국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이에 중-러가 연합훈련을 명분으로 KADIZ를 침범하며 향후 강경 대응 방침까지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에 따르면 24일 오전 7시 56분경 중국군의 H-6폭격기 2대가 이어도 서북방 126km 지점에서 KADIZ로 사전 통보 없이 진입했다가 오전 9시 33분경 KADIZ 북쪽으로 빠져나갔다. 이후 중국 군용기들은 동해 북쪽 지역에서 러시아 군용기 4대(TU-95폭격기 2대, 전투기 2대)와 합류해 오전 9시 58분경 KADIZ로 재진입한 뒤 오전 10시 15분경에 독도 동쪽으로 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군은 전했다. 중-러 군용기들은 KADIZ를 넘나드는 과정에서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도 상당 시간 무단 진입했다고 한다. 군은 “(중-러 군용기의) KADIZ 진입 전부터 F-15K 등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에 대비한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면서 “중-러의 연합훈련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추가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러 군용기가 KADIZ를 넘나들며 비행하는 동안 동해상에선 여러 척의 중국 해군 함정들이 포착됐다고 한다. 양국 해·공군 간 통신과 기동 차원의 연합훈련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중국은 한중 직통망을 통해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우리 군에 답했다고 한다. 중-러 군용기들은 매년 수십 차례에 걸쳐 한일 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무단 진입해왔다. 다만 일본 도쿄에서 바이든 대통령 등이 참석한 쿼드 정상회의 개최일에 맞춰 무더기로 휘젓고 다닌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일, 호주, 인도 4개국 쿼드 정상들이 중국을 겨냥해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등에서 힘에 의한 현상변경 시도를 우려하면서 중국의 해상 활동에 대한 실시간 감시체계 도입 등 ‘해상 포위망’ 구축에 나서자 중-러가 연대해 상응 조치를 취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동북아 지역에 있을 때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폭격기 연합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이번 훈련을 겨냥해 “도발적이고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연합 군사훈련을 미 정부가 추적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통상 전략폭격기가 동원되는 연합훈련은 간단한 성격의 것이 아니기에 오래전부터 준비된다고도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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