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조은아 차장

동아일보 경제부

구독 107

추천

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6-01-09~2026-02-08
칼럼37%
국제경제26%
경제일반7%
사회일반7%
금융4%
IT4%
인사일반4%
국제정치4%
유럽/EU4%
국제일반3%
  • 美, 우크라의 크림반도 탈환 지원 검토… 러, 돈바스 대반격 채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탈환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전했다. 크림반도를 공격해도 최근 열세에 처한 러시아가 핵무기 등으로 보복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향후 다가올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우위에 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양측은 크림반도를 두고 줄곧 대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러시아 고유 영토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화상연설을 통해 “우리 땅 크림반도”라고 지칭하며 이곳을 수복해야 전쟁이 끝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실제 미국이 나설 경우 다음 달 1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크림 공격해도 러 반격 어려워” 전망 확산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미국 관료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관료들과 수개월간 논의한 끝에 크림반도를 공격할 힘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NYT에 전했다. 그간 미국은 ‘푸틴의 성지’로 불리는 크림반도를 타격할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핵무기 사용 등 러시아의 극단행동을 우려해서다. 이렇게 기조가 바뀐 배경에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해도 최근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강공으로 맞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프레더릭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은 “러시아의 확전 위협이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바이든 행정부가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브래들리 장갑차’를 앞세워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의 러시아 점령지를 잇는 육로 차단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남부에 있는 크림반도는 군사 요충지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은 자국 내에선 푸틴 대통령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이곳을 후방 보급기지로 쓰기도 했다. 상징성이 큰 지역인 만큼 우크라이나는 향후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크림반도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반격 준비하는 러, ‘돈바스 굳히기’ 나서나다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공격까지 지원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 국민을 결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파스칼 보니파스 프랑스 국제관계전략연구소(IRIS) 소장 또한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탈환하려 하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쓰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쟁 1년을 앞두고 러시아가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조지 바로스 연구원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루한스키 지역에서 결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 편입을 선언한 돈바스의 완전 장악을 노린다는 뜻이다. 전쟁 장기화 속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폭주를 멈출 유일한 사람’으로 꼽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양자 회담을 요청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장의 젤렌스키 대통령 대신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부인 올레나 여사는 이날 취재진에게 “남편이 시 주석에게 회담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우크라의 크림반도 공격 지원 검토…확전 모멘텀 될 듯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탈환 지원을 검토하고있다고뉴욕타임스(NYT)가 18일 전했다. 크림반도를 공격해도 최근 열세에 처한 러시아가 핵무기 등으로 보복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향후 다가올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우위에 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침공 후 양측은 크림반도를 두고 줄곧 대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러시아 고유 영토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화상연설을 통해 “우리 땅 크림반도”라고 지칭하며 이 곳을 수복해야 전쟁이 끝난다는 뜻을 밝혔다.이에 실제 미국이 나설 경우 다음 달 1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크림 공격해도 러 반격 어려워” 전망 확산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미국 관료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관료들과 수개월 간 논의한 끝에 크림반도를 공격할 힘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NYT에 전했다. 그간 미국은 ‘푸틴의 성지’로 불리는 크림반도를 타격할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핵무기 사용 등 러시아의 극단행동을 우려해서다. 이런 기조가 바뀐 배경에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해도 최근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강공으로맞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프레드릭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은 “러시아의 확전 위협이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바이든 행정부가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브래들리 장갑차’를 앞세워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의 러시아 점령지를 잇는 육로 차단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남부에 있는 크림반도는군사 요충지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은 자국 내에선 푸틴 대통령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이 곳을 후방 보급기지로 쓰기도 했다.상징성이 큰 지역인만큼 우크라이나는향후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크림반도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대반격 준비하는 러, ‘돈바스 굳히기’ 나서나 다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공격까지 지원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 국민을 결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파스칼 보니파스 프랑스 국제관계전략연구소(IRIS) 소장 또한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탈환하려 하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쓰려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쟁 1년을 앞두고 러시아가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잇따르고 있다. 미국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조지 바로스 연구원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루한스키 지역에서 결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 편입을 선언한 돈바스의 완전 장악을 노린다는뜻이다. 전쟁 장기화 속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폭주를 멈출 유일한 사람’으로 꼽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양자 회담을 요청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장의 젤렌스키 대통령 대신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부인 올레나 여사는이날취재진에게 “남편이 시 주석에게 회담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9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韓, 고령화로 복지지출 30년내 2배 급증… 방심하면 日처럼 돼”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한국 정부의 복지 지출이 앞으로 30년간 2배로 급증할 예정입니다. 방심하면 일본처럼 될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 전문가인 욘 파렐리우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담당관(45)은 1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OECD 본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0%가량으로 지금은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라면서도 앞으로가 문제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일본은 1991년 정부 부채가 GDP의 60%였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지출이 증가해 지금은 거의 250%”라며 “한국은 일본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준칙과 공공지출을 효율화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도 권했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격년으로 발간되는 OECD의 한국경제보고서를 작성하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는 총책임자다. OECD는 지난해 말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긴축적 통화정책과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재정준칙 도입, 에너지 절약 대책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집값, 지금 하락 폭보다 더 크게 떨어지진 않을 듯”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가처분소득의 200%가량인 가계 부채도 금리 인상과 집값 조정 가능성 때문에 거시경제적인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리스크는 지금 어느 정도 현실화돼 있고 지금까지 집값 하락 수준은 꽤 적절한(modest) 수준”이라며 “현재 우리의 중립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그보다 더 떨어질 정도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한 점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한국 경제 둔화는 1분기(1∼3월)에 나타날 것이고 그 이후에는 중국 방역 규제 완화에 따른 중국의 수요 회복 등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무역수지가 적자를 낸 3대 요인 중 하나로 에너지 가격을 꼽으며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영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대응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면서 “한국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에 대폭 투자해 가격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탈원전’ 정책에 대해선 “원전 정책이 (정치적으로) 매우 양극단으로 나뉘고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점이 슬픈 일”이라며 “에너지 정책은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은 장기적으로 안전성, 폐기물 저장 문제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에너지난의 해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폐기물 저장 가능성을 따져 승인하는 스웨덴 정부처럼 안전한 방식을 찾아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역적자의 다른 두 요인으로는 미국 달러화 강세와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꼽았다. 그는 “달러화 강세는 한국만의 문제로 논할 건 아니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이제 폐기돼 수요가 점차 회복돼 한국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국 경제의 과제로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중소기업의 40%가 정부 지원을 받는데 이러한 개입은 경쟁을 저해하고 복잡한 문제를 만들어 낸다”며 “부모가 아이의 베개를 일일이 직접 바느질해주는 셈인데 이런 도움도 일정 수준 이상이면 안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른바 ‘시장 불완전성’을 해결할 때만 지원한다는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연근무, 여성 활용, 성과급이 노동개혁 핵심 윤석열 정부가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불필요한 규제를 선별해내는 노력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규제’보다 ‘규범(norm)’”이라고 주장했다. 근로시간 등 ‘규제’ 완화보다 사무실에서만 일하길 원하는 기업 풍토, 여성에게 주로 가사 부담을 지우는 문화 등 일종의 ‘규범’을 고쳐야 한다는 얘기다. 원격 근무와 여성 인력을 활성화해야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취지다. 특히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확산된 원격 근무를 정착시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에선 예전에 ‘집에서 일하면 일을 안 한다’는 생각이 커 원격 근무에 회의적이었는데 이젠 사무실에서 3일, 집에서 2일 일하는 게 ‘뉴노멀’이 됐다”며 “코로나19 시기는 원격 근무가 가능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노동생산성을 높일 방안으로 성과급 도입도 꼽았다. “성과를 얼마나 잘 냈느냐에 따라 급여를 받아야지 연령에 따라 급여를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파트타임 근로자들이 아플 때 쉴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고 유연한 근무를 허용해야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구체화하고 있는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노후 소득보장 강화라는 방향성을 강조했다. 특히 기초연금과 관련해 “적은 수령액을 노인 70%에게 두루 주기보단 수혜 대상을 줄이고, 급여액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욘 파렐리우센 OECD 한국담당관 주요 약력△ 1978년 노르웨이 출생△ 2005년 노르웨이경제대 경제학과 졸업△ 2005년 노르웨이 재무부△ 2011년 OECD 유럽연합·유로지역 이코노미스트△ 2013년 공공경제 이코노미스트△ 2019년 중국·에스토니아 이코노미스트△ 2020년 영국·네덜란드 담당관△ 2021년 한국·스웨덴 담당관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韓, 복지지출 30년 내 2배 급증… 방심하면 日처럼 돼”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한국 정부의 복지 지출이 앞으로 30년간 2배로 급증할 예정입니다. 방심하면 일본처럼 될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 전문가인 욘 파렐리우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담당관(45)은 1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OECD 본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0%가량으로 지금은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라면서도 앞으로가 문제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일본은 1991년 정부 부채가 GDP의 60%였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지출이 증가해 지금은 거의 250%”라며 “한국은 일본 사례에서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준칙과 공공지출을 효율화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도 권했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격년으로 발간되는 OECD의 한국경제보고서를 작성하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는 총책임자다. OECD는 지난해 말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에서긴축적 통화정책과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재정준칙 도입, 에너지 절약 대책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집값, 지금 하락폭보다 더 크게 떨어지진 않을 듯”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가처분소득의 200%가량인 가계 부채도 금리 인상과 집값 조정 가능성 때문에 거시경제적인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리스크는 지금 어느 정도 현실화돼 있고 지금까지 집값 하락 수준은 꽤 적절한(modest) 수준”이라며 “현재 우리의 중립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그보다 더 떨어질 정도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한 점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한국 경제둔화는 1분기(1~3월)에 나타날 것이고 그 이후에는 중국 방역 규제 완화에 따른 중국의 수요 회복 등으로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무역수지가 적자를 낸 3대 요인 중 하나로 에너지 가격을 꼽으며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영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대응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면서 “한국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에 대폭 투자해 가격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탈원전’ 정책에 대해선 “원전 정책이 (정치적으로) 매우 양극단으로 나뉘고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점이 슬픈 일”이라며 “에너지 정책은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은 장기적으로 안전성, 폐기물 저장 문제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에너지난의 해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폐기물 저장 가능성을 따져 승인하는 스웨덴 정부처럼 안전한 방식을 찾아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역적자의 다른 두 요인으로는 미국 달러화 강세와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꼽았다. 그는 “달러화 강세는 한국만의 문제로 논할 건 아니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이제 폐기돼 수요가 점차 회복돼 한국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국 경제의 과제로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중소기업의 40%가 정부 지원을 받는데 이러한 개입은 경쟁을 저해하고 복잡한 문제를 만들어 낸다”며 “부모가 아이의 베개를 일일이 직접 바느질해주는 셈인데 이런 도움도 일정 수준 이상이면 안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른바 ‘시장 불완전성’을 해결할 때만 지원한다는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유연근무, 여성 활용, 성과급이 노동개혁 핵심 윤석열 정부가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파렐리우센 담당관은 “불필요한 규제를 선별해내는 노력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규제’보다 ‘규범(norm)’”이라고 주장했다. 근로시간 등 ‘규제’ 완화보다 사무실에서만 일하길 원하는 기업 풍토, 여성에게 주로 가사 부담을 지우는 문화 등 일종의 ‘규범’을 고쳐야한다는 얘기다. 원격 근무와 여성 인력을 활성화해야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취지다.특히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확산된 원격 근무를 정착시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에선 예전에 ‘집에서 일하면 일을 안 한다’는 생각이 커 원격 근무에 회의적이었는데 이젠 사무실에서 3일, 집에서 2일 일하는 게 ‘뉴노멀’이 됐다”며 “코로나19 시기는 원격 근무가 가능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노동생산성을 높일 방안으로 성과급 도입도 꼽았다. “성과를 얼마나 잘 냈느냐에 따라 급여를 받아야지 연령에 따라 급여를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파트타임 근로자들이 아플 때 쉴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고 유연한 근무를 허용해야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구체화하고 있는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노후 소득보장 강화라는 방향성을 강조했다. 특히 기초연금과 관련해 “적은 수령액을 노인 70%에게 두루 주기보단 수혜 대상을 줄이고, 급여액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8
    • 좋아요
    • 코멘트
  • “이상고온, 올해 세계 덮칠 가능성”… 다보스 달군 기후변화

    유럽 곳곳에서 평년 겨울보다 기온이 크게 높아 ‘겨울이 실종됐다’는 말까지 나오는 가운데 스위스 다보스에서 16일 개막한 ‘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도 첫날부터 기후변화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참가자들은 이상 기후가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 위험을 높이고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며 각국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상 기후 때 말라리아, 경기 침체 때 결핵 위험 증가”이날 첫 토론은 학계와 시민단체가 ‘자연과의 조화’를 주제로 열었다. 게일 화이트먼 영국 엑서터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공개 토론에는 아프리카 차드 시민단체 ‘AFPAT’ 힌두 우마루 이브라힘 회장 등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브라힘 회장은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 등은 자연 문제에서 비롯되는데도 기후변화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난다”며 “에너지 기업은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방 안의 코끼리’인데도 기후변화(방지)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비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세계 최대 보건펀드 ‘에이즈·결핵·말라리아와 싸우는 글로벌펀드’ 피터 샌즈 사무총장도 지난해 파키스탄 대홍수, 2021년 모잠비크를 강타한 사이클론 등을 거론하며 “극단적 기상 이변 때 말라리아 확산이 일반적”이라고 우려했다. 홍수와 태풍으로 물이 많이 고이면 말라리아 매개체인 모기를 끌어들여 인간 또한 감염에 크게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기후변화로 세계 모기 서식지 지형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냐 에티오피아같이 과거 서늘했던 동아프리카 고지대 기온이 예전보다 크게 올라 모기가 늘어 말라리아 위험 또한 커졌다는 의미다. 로이터통신도 ‘기후 변화로 말라리아가 증가하고 경기 침체로 결핵이 증가한다’는 분석을 소개했다. 샌즈 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양극화 등으로 결핵,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같은 개발도상국 최빈곤층이 결핵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올해 세계 경제 침체 전망이 많은 데다 결핵 취약 국가 저소득층 중심으로 각종 전염병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4년 만의 ‘엘니뇨’ 우려도 고조폭염이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를 덮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올해 4년 만에 엘니뇨가 발생해 이례적인 더위가 찾아올 수 있다는 과학계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동태평양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인 엘니뇨는 가뭄과 홍수를 부르고 산불을 초래한다. 유럽에서는 겨울임에도 기온이 섭씨 20도에 육박해 스키장에서 눈을 찾기 어려운 곳이 적지 않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달 1일 리히텐슈타인 체코 폴란드 네덜란드 벨라루스 리투아니아 덴마크 라트비아 기온이 역대 1월 최고치를 나타냈다. 유럽 31개국 문화장관들은 올해 포럼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연대 ‘다보스 바우쿨투어 동맹’을 만들었다. 바우쿨투어는 지속가능하며 문화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물과 도시를 보존하고 개발하는 행위를 뜻한다. 기후변화 활동가 30여 명은 포럼이 기후변화 대응에 말만 앞세우고 실질적 대책 마련에는 소홀하다며 이날 오전부터 참석자들이 이용하는 다보스 인근 공항 비행장의 진입로 등을 막아서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러, 슈퍼어뢰 포세이돈 핵탄두 첫 생산”

    러시아의 핵추진 잠수함인 벨고로트에 탑재되는 ‘포세이돈’ 슈퍼어뢰의 첫 핵탄두가 생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양측 간 공방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핵전쟁 위기감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익명의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국방부 관계자는 “최초의 포세이돈 탄약 적재물이 제조됐다”며 “벨고로트 잠수함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년 3월 국정연설에서 포세이돈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다. 당시 그는 수중 드론인 포세이돈은 핵 동원력을 가진 근본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전략 핵무기라고 말했다. 또 포세이돈 어뢰의 사거리는 무제한으로, 잠수함이나 다른 어뢰에 비해 몇 배의 속도로 극한의 깊이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것들(포세이돈 어뢰)은 소음이 매우 작으면서도 기동성이 높다”며 “사실상 파괴가 불가능해 오늘날 세계에서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으로 탈환 지역을 넓힐 당시 유럽 일부 언론은 러시아가 포세이돈을 실은 잠수함 벨고로트를 북극해로 출항시켰다고 보도하며 핵 긴장감이 고조된 바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팬데믹-전쟁속 경제올림픽 “분열된 세계서 협력방안 모색”

    ‘세계 경제올림픽’이라고 불리는 ‘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16일 오후(현지 시간) 개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제대로 열리는 첫 포럼인 올해 행사엔 윤석열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 등 주요 경제인들이 이례적으로 ‘한국 경제 원팀’을 이뤄 총출동한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가 보건과 안보, 경제위기를 맞아 자국 우선주의가 강해지고 국제사회의 조정 능력이 힘을 잃은 가운데 다보스포럼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역대 최대 경제계 인사가 초청돼 경제를 살릴 어떤 묘안을 짜낼지도 관심사다.● “기업들 방식을 바꿔야 할 때” 올해로 53회를 맞는 다보스포럼은 16∼20일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린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1, 2월 다보스에서 열리는 국제 민간회의로 세계 주요 기업인과 정치인, 경제학자들이 참석해 세계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장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해 첫 대면 회의가 열렸지만 참석자가 많지 않아 올해가 3년 만에 열리는 사실상의 첫 포럼이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각국이 보호무역 등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분열의 시기에 협력할 방안을 찾자는 취지다. 국제사회는 달라진 세계에 맞는 새로운 문법이 필요하지만 아직 명확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어 이번 포럼에서 대안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서구의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모든 답을 쥐고 있다는 생각이 지배하던 탈냉전 시대는 끝났다”며 “이런 생각은 다보스의 기풍이었지만 이제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극심한 불평등의 성장, 공격적인 러시아와 중국의 독재정치로 촉발된 새로운 현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전쟁 등) 지정학은 다보스가 만든 세상을 위협한다. 기업들은 이제 방식을 바꿔야만 할 때”라며 “질병, 전쟁 또는 다른 비상사태에 취약한 공급망에 의존하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고 했다. 중국 등에 의존하던 공급망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정부·기업 ‘한국 경제 원팀’ 참여 올해 행사에는 한국 대통령으로는 9년 만에 참석하는 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세계 각국에서 52명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는 18일 다보스에서 첫 대면 회담을 갖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등 민감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국제통화기금(IMF)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국제기구의 대표급 인사 39명도 함께한다.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600여 명을 비롯해 정·재계 및 학계 인사 2700여 명이 국제 현안을 논의한다. 세계 주요국들이 경기 침체로 향하는 와중에 경제 거물들이 모여 어떤 해법을 논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글로벌 기업 CEO들을 비롯해 경제 인사만 1500여 명이 참석해 경제 인사가 역대 최대로 초청됐다”고 소개했다. 개막일인 16일 오후엔 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이 각국의 리더들을 맞이하는 리셉션 행사를 열었다. 기후변화 대응과 식량안보 등의 분야에서 공을 세운 글로벌 문화 리더 4명에게 시상하는 ‘크리스털 어워즈’, 일상 속 기후 위기 대응을 주제로 하는 열린 포럼 등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19일 다보스포럼 행사장에서 공급망 강화와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협력과 연대 방안을 제시하는 특별 연설을 한다. 또 글로벌 CEO들에게 면담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투자 환경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 여기에 한국 경제인들도 힘을 보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대기업 오너 경영인이 대거 동행한다. 재계 총수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한국의 밤’ 행사도 열어 2030년 부산 국제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특파원칼럼/조은아]유럽 의사는 지금 파업 중

    얼마 전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놀던 아들이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보고 혼비백산해 전화로 구급차를 불렀다. 그런데 정말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구급차 요청이 너무 많아 오래 대기해야 하니 차라리 택시를 타는 게 낫다”는 얘기였다. 울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상황이 너무 급해 택시를 겨우 잡아탔다. 황급히 도착한 병원 응급실은 이미 대기자들로 만원이었다. 두어 시간을 기다려도 의사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느냐”고 따졌다가 또 황당한 대답을 들었다. “다른 의료진이 교대하러 오는 중이니 더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날 아이는 몇 시간을 더 고통스러워하다가 결국 의사를 만났다. 다행히 머리에 아무 이상이 없음을 확인받은 뒤에야 안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을 다시 떠올릴 때마다 바짝 긴장한다. 의료진과 구급인력이 부족하면 얼마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몸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혹여나 이날 의사들이 파업이라도 벌였다면 어땠을지 상상하기조차 싫다. 그런데 이런 아찔한 상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에 이어 새해 초에도 파리에서 흰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내일을 위한 의사들’이란 단체를 중심으로 한 이들은 “우리는 당신을 돌본다. 우리도 돌봐 달라” “건강을 위해 단결한다” 같은 구호를 외쳤다. 프랑수아 브론 프랑스 보건장관은 “보건 시스템이 극도의 어려움에 직면한 지금 (의사들이) 파업하다니 환영할 수 없다”며 시위 자제를 촉구했다. 영국에서도 지난해 12월 말 응급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구급대원 수천 명이 30년 만에 최대 규모 파업을 벌였다. 영국 최대 공공서비스 노조 유니손 소속 국민보건서비스(NHS) 런던구급서비스지부는 업무를 12시간 중단했다. 응급의료 체계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영국 정부는 이달 5일 대응책을 내놨다. 구급 소방 철도 같은 핵심 공공부문 노조가 파업할 때 최소한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고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유럽 선진국 의사들이 이렇게 들고 일어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피로와 불만이 쌓인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교란 등이 겹치며 고물가가 지속돼 현재 임금으로는 생계를 꾸리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례 없는 팬데믹으로 의료진이 겪은 고통은 일반 시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깊을 것이다. 유럽인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의료진 파업에 대한 비판은 그리 크지 않다. 지난해 12월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간호사 파업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28%뿐이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금 같은 의료진 파업이 반복되면 받을 수 있는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을 위협받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모른다. 유럽은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으로 병원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의료 시스템 붕괴 위기를 빨리 해소해야 하는데 정부와 의료진은 접점을 찾기 힘들어하고 있다. 병원 대기시간이 길어져 불만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국도 유럽 의사 파업을 남 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의료진은 인력 부족과 낮은 건강보험 수가(酬價)를 하소연한다. 정부는 의료 시스템에 생긴 ‘구멍’을 세밀히 점검해 미리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당국과 의료진은 적극 대화에 나서 사회적 혼란을 피해야 할 것이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거품 꺼지는 英부동산시장 “세입자도 구매자도 없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데 집을 사려는 사람도 없고, 세입자 구하기도 어렵네요.” 5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북부 핀츨리 지역에서 만난 마이클 저커 씨는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 1채를 팔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런던 스위스코티지 지역에 있는 침실 2개의 이 아파트는 청년이나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기존 세입자가 떠난 뒤 새로운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아파트를 내놓기로 결심한 그는 “물가가 너무 오르고 경기 침체가 닥쳐 사람들이 집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싸기로 유명한 영국에서 런던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하며 주택 보유자와 투자자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영국 주택담보대출업체 핼리팩스에 따르면 영국 평균 주택 가격은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1.5% 하락하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4분기(10∼12월) 기준으로는 전 분기 대비 2.5% 하락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넘치는 유동성과 파운드화 약세로 미국 중국 등 해외 투자자들이 런던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사들였지만 최근 금리 상승과 경기침체 우려로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영국 중앙은행(BOE)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9차례나 올려 금리가 연 3.5%까지 오르며 서민들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도 불어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금융감독당국(FCA)은 금리 상승으로 향후 2년간 75만 가구 이상이 상환 불능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경기에 암운을 드리우는 또 다른 요인인 셈이다.런던=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런던 르포]최악 침체…개혁 미루다 곪아터진 英 경제

    “가스 및 전기요금이 1년 만에 무려 3배로 올랐다는 게 믿어지나요.”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스트러턴그라운드 골목. 이곳에서 19년째 미용실을 운영하는 마코 빅토렐로 씨는 4일(현지 시간) “에너지 비용을 충당하지 못해 문을 닫는 가게가 주변에 수두룩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각종 공공기관, 대기업이 모인 핵심 상권이지만 100m 남짓한 거리에 상점 2곳이 폐업한 상태였다. 점포에는 고지서와 우편물만 수북이 쌓여 있었고, 입구에는 노숙자가 누워 있었다. 명품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경쟁적으로 냈던 옥스퍼드 거리에도 블록마다 대형 공실이 하나 이상 눈에 띄었다. 한 블록에 공실이 3개나 되는 곳도 있었다. 그 대신 저렴한 임차료로 문을 연 ‘미국식 캔디숍’이 즐비했다. 순찰 중이던 한 경찰은 “(고풍스러운) 매리엇 호텔 1층에 미국식 캔디숍이 있는 게 너무 이상해 보이지 않나”라고 했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이 줄줄이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주요 7개국(G7)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진입한 영국을 찾았다.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취임 초기부터 경기 침체에 진입했음을 공식 선언하고, 중앙은행이 ‘100년 만의 장기 침체’를 예고한 영국에선 자영업이 경기침체에 가장 심각하게 노출돼 있었다. 자영업자들은 매달 전년 동기 대비 10%씩 뛰는 물가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외에 정치 리더십의 부재를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정치 혼란 속에 필요한 개혁이 때를 놓쳐 결국 문제가 곪아터졌다는 것이다.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논의를 본격화한 뒤 7년 새 총리가 다섯 번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 7월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파티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한 뒤 집권한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대규모 감세안 발표 실책으로 취임 44일 만에 사임했다. 이후 리시 수낵 총리도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앨런 소디 중소기업연합회(FSB) 미디어 책임자는 “영국 경제에 지독하게 얽혀 있는 문제(toxic mixed problem)가 한꺼번에 터졌다”고 말했다.英폐업매장 1년새 50% 급증… “세제-교육개혁해 자영업 살렸어야” 개혁 미루다 곪은 英 경제번화가 옥스퍼드-노팅힐도 줄폐업“대기업과 비슷한 법인세율 부담 커숙련된 직원 못 구해 더 힘들어” 영화 ‘노팅힐’의 촬영지로 관광객이 많이 찾아 상권이 안정적이라는 영국 런던 노팅힐도 경기 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5일(현지 시간) 오전 영화 속 주인공이 운영하던 ‘노팅힐 서점’ 양쪽에는 문을 닫은 상점이 2곳 있었고 서점 옆 건물엔 점포를 내놨다는 ‘For Sale’ 팻말이 걸려 있었다. 건너편에도 점포 3곳이 공실이었다. 이 지역에서 주택 청소를 하는 잭 바디아 씨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길가에서 잠자는 노숙인이 늘었다”며 “아버지가 일하던 때도 어려웠다고는 하지만 지금처럼 어렵진 않았다”고 말했다.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으로 물가가 급등하며 경기 침체가 닥치고 공공서비스마저 파업으로 마비됐던 ‘불만의 겨울’보다 경기가 더 좋지 않다는 얘기다.○ “교육 개혁해 숙련 인력 키웠어야” 탄식 영국 폐업 규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보다 심각하다. 영국 소매업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문을 닫은 매장은 1만7145곳으로, 1년 전 1만1449곳보다 약 50%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1만6045곳)보다도 많다.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생활물가는 물론이고 에너지 가격마저 급등해 복합적인 난국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7∼9월) 영국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해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낮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누적 성장률도 G7 중 가장 낮다. 이들은 자영업자 법인세를 정부가 일찍 개편해 경영 부담을 줄여줬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과 달리 영국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세율은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란 얘기다. 영화 노팅힐에 등장하는 서점을 실제 운영하는 제임스 메이린 씨는 “장사하는 사람들은 법인세를 거의 임차료 절반 규모로 부담하고 있다”며 “대기업과 동일하게 내도록 돼 있는 자영업자 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가 부채가 심각한 영국 정부는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야심 차게 내놓은 대규모 감세안까지 철회시키고 고강도 긴축 재정과 세수(稅收)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자영업자 감세를 해주기에는 난감한 상황인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인력이 부족해 장사하기가 더 어렵다”고 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다른 유럽 국가 직원들이 비자를 제대로 받지 못해 떠나며 인력난이 더 심해졌다. 앨런 소디 중소기업연합회(FSB) 미디어 책임자는 “정부가 진작 교육 정책을 대학 중심 교육에서 직업 중심 교육으로 개편해야 했다”며 “미용사 등 기술직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전문적으로 양성해 자영업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수출 관련 규제도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팅힐에서 35년간 도자기 가게를 운영해 온 린디 위픈 씨는 “브렉시트 이후 유럽 국가에 도자기를 수출하기가 너무 어려워졌다”며 “고객사가 우리 제품을 수입할 때 관세를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지 불투명하다. 당국이 관세를 명확히 알려주고 서류 제출 절차를 간소화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웃한 가게 메뉴 공동 판매’ 등 묘안 짜내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은 카페와 와인바처럼 이웃한 가게에서 서로 메뉴를 나눠 파는 등 갖은 판매 방안을 짜내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런던시는 자영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심지 브롬리 복스홀 울위치 등 3곳에서의 야간 영업 활성화에 각각 13만 파운드(약 2억 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영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9% 줄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년간 아르헨티나에서 살다가 1년 전 귀국했다는 노팅힐 주민 알렉산드라 뱅크스 씨는 “예전엔 마트에 품목이 다양했는데 물가가 높아선지 확 줄었다”며 “사람들도 대출 금리가 오르니 돈 쓰기를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 경제학자들은 가계가 정부 정책 실패에 대한 막대한 비용을 치르면서 영국이 앞으로 G7 중 최악의 경기 침체와 가장 저조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런던=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파리 도심 쿠르드족 저격 사건, 불안에 빠진 佛 이주민 사회[글로벌 현장을 가다]

    《“나흘 전만 해도 이곳에서 저와 포스터를 만들던 친구가 이렇게 가버렸습니다.”지난해 12월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10구 쿠르드족 문화센터 앞에서 만난 쿠르드족 이주민 유누스 시섹 씨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친구를 비롯한 쿠르드족 이주민 3명은 같은 달 23일 쿠르드족 문화센터 근처에서 69세 프랑스 남성이 난사한 총에 맞아 숨졌다. 문화센터 벽 난간에는 희생자 3명의 영정 사진이 놓였고 그 옆으로는 조의를 표한 사람들이 가져다 놓은 꽃과 편지들이 쌓여 있었다. 무장한 파리 경찰 몇 명도 또 다른 총기 난사를 대비하는 듯 주변에서 경계를 섰다.》 파리 한가운데서 평일 대낮에 벌어진 총격 사건은 프랑스 사회에 큰 파장을 낳았다. 더구나 ‘윌리엄 M’으로 알려진 용의자가 과거 이민자 텐트를 공격하는 등 인종차별주의자로 알려지자 파리 이민자 사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프랑스 사법 당국은 이번 사건을 인종혐오주의자가 저지른 범죄로 보고 있지만 프랑스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 이주민들은 “쿠르드족을 겨냥한 테러”라고 주장한다. 시섹 씨도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인종혐오범죄가 아니라 (쿠르드족을 탄압하는) 튀르키예가 쿠르드족을 공격한 테러”라고 강조했다.파리 도심 쿠르드족 ‘임시정부’쿠르드족 문화센터는 국가 없이 떠도는 세계 최대 유랑민족 쿠르드족에게는 일종의 ‘임시정부’처럼 느껴지는 것 같았다. 문화센터 측 허락을 받아 들어가 보니 내부 홀 벽에는 쿠르드족 독립을 위해 투쟁한 인사들의 사진이 일제강점기 한국인 독립투사들처럼 걸려 있었다. 쿠르드족 이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쿠르드어로 진지하게 얘기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주로 튀르키예 등에서 쿠르드 독립정부 수립을 꾀하다 탄압을 받고 도피한 정치적 난민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쿠르드족 출신이라는 프랑스인 바란 군두즈 씨는 “이곳에서는 쿠르드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문화 행사와 정치 활동이 종종 열린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쿠르드족은 주로 튀르키예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중동 지역에 분산돼 살고 있는 이란계 민족이다. 유랑민족이라 공식 통계를 잡기는 어렵지만 전체 인구는 약 3000만∼4500만 명이다. 이 중 튀르키예에 가장 많은 쿠르드족(약 1500만∼2000만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중동 지역을 지배하던 오스만튀르크 제국이 패전해 소멸하면서 중동 곳곳에 흩어져 있던 쿠르드족에서도 독립국가를 목표로 하는 민족주의가 발흥했다. 하지만 그들이 거주하는 해당 국가 정부로부터 대량학살 같은 핍박을 당하면서 분리 독립은 번번이 좌절됐다. 특히 쿠르드족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튀르키예 정부는 쿠르드족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독립운동을 억제하고 있다. 쿠르드족 문화센터에서 만난 쿠르드족 이주민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집권한 뒤 우리에 대한 공격이 매우 심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튀르키예 헌법재판소가 이달 5일 친(親)쿠르드 성향 인민민주당(HDP)에 대한 정부 지원금 동결을 결정하는 등 쿠르드족 독립 불씨조차 꺼트리는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생명 위협 속 쿠르드 독립운동”프랑스에 이주하거나 망명해 살고 있는 쿠르드족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독립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파토스 족순투르 유럽 쿠르드족총협회 공동회장은 기자와 만나 “우리는 끊임없이 위협받으며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독립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4년 전에는 독일에서 활동하다 튀르키예 정부 비밀요원이 보낸 암살자에게 쫓겨 다니는 등 유럽 곳곳에서 암살 조직이 우리를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10년째 프랑스에서 독립운동을 비롯한 쿠르드족의 각종 소식을 전하고 있는 쿠르드족 출신 기자 셀마 아카르 씨는 긴장한 표정으로 “나는 기자이지만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당신이나 다른 기자들처럼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취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총격 사건이 쿠르드족을 겨냥한 잇단 테러 중 하나라고 강하게 믿고 있어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쿠르드족 문화센터에는 이번 총격 사건 희생자 말고도 2013년 1월 9일 역시 파리에서 살해된 3명의 쿠르드족 사진이 걸려 있었다. 이 중 한 명은 튀르키예가 테러 단체로 분류한, 쿠르드족 분리독립 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10년 전 총격 사건은 범인이 뇌종양으로 숨지면서 그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다. 쿠르드족 이주민들은 진상 규명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지만 실체는 오리무중이다. 쿠르드족은 “튀르키예가 3명을 살해한 지 10년 만에 또 테러를 했다” “유독 쿠르드족만 희생되는 건 우리를 겨냥한 테러란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나는 쿠르드인이다’란 해시태그를 앞세운 진상 규명 촉구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불안해하는 佛이주민 사회프랑스 사법당국은 쿠르드족 이주민들 주장과는 달리 테러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다. 외국인 혐오범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다. 프랑스24 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사건 직후 용의자 ‘윌리엄 M’이 2016년 집에 도둑이 든 이후 병적으로 외국인 혐오가 생겼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백인 남성인 이 용의자는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고 총격 사건을 일으킨 날도 마지막 남은 총알로 극단적 선택을 할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초 이민자가 많은 파리 북부 교외에서 범행을 저지르려 했지만 범행 당일 그곳에 인적이 거의 없어 쿠르드족이 많이 모여 사는 파리 10구로 장소를 옮긴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윌리엄 M의 아버지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미쳤다”면서 평소에는 조용하며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M이 사건 직후 체포된 뒤 정신건강과 시설에서 하루를 보낸 뒤 경찰에 연행됐다. 이번 총격 사건을 인종 혐오 범죄라고 보는 파리 시민도 적지 않다. 쿠르드족 문화센터 길 건너편 미용실에서 만난 튀르키예인 에밀 소파 씨는 “이번 총격 사건은 정말 슬프고 안타깝다”면서도 “용의자는 외국인 혐오주의자여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지 튀르키예가 저지른 테러는 아니다. 나중에 경찰이 조사하면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이주민 사회는 인종 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를 접하고 한동안 뜸하던 이민자 대상 테러가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하고 있다. 쿠르드족 문화센터 인근에 산다는 이탈리아계 프랑스인 미셸 보카라 씨는 “사건 당일 오전에 빵을 사러 나왔다가 불과 100m 떨어진 곳에서 총성을 듣고 너무 놀랐다”며 “평화로운 우리 동네와 내 일상이 무너지고 더 이상 마음 편하게 빵을 사러 갈 수도 없다는 생각에 정말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佛 “적자 증가 무책임” 연금개혁… 노조 “잔인한 정책, 19일 파업”

    프랑스 정부가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최소 연령을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2년 늦추고 최저 연금수령액을 월 160만 원 수준으로 올린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저 연금액을 올리는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19일 파업을 선언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2030년 연금 재정이 적자가 되지 않으려면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보른 총리는 “연금 적자를 증가시키는 것은 무책임하다. 연금 개혁을 위해 대중의 지지를 모으는 것이 정부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9월 1일부터 정년을 매년 3개월씩 연장할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정년은 2027년 63세 3개월, 2030년 64세가 된다. 정부는 대신 최저 연금액을 최저임금의 75%인 월 1015유로(약 135만 원)에서 최저임금의 85%인 월 1200유로(약 160만 원)로 올린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앞서 연금을 100% 받기 위해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기간은 42년에서 43년으로 1년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이 방안의 시행 시기도 당초 2035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보른 총리는 “더 오래 일하면 앞으로 은퇴자들이 더 많은 연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른 총리는 이날 발표한 연금개혁안이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며 23일 국무회의에 상정되기 전 야당, 노조와 협의해 수정할 수 있다고 했다. 프랑스 정부는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연금 기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하자 연금개혁을 단행했다. 다른 선진국보다 은퇴가 빠른 것을 감안해 정년 연장과 함께 연금 지급 시기를 미룸으로써 재정 적자를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연금 개편으로 오히려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들이 보험료는 오래 내면서 연금은 충분히 받지 못해 불리하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최저 연금액을 보장받으려면 더 오래 일해야 하는데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은 이 조건을 맞추기 힘들다는 불만도 나온다. 극좌 성향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연금개혁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프랑스 주요 노조 8개 단체는 “19일 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노동민주동맹(CFDT) 사무총장인 로랑 베르제는 연금개혁안을 “잔인한 정책”이라며 “연금 제도는 위기에 놓이지 않았다. 잔인한 개혁안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노동총동맹(CGT)의 필리프 마르티네즈 사무총장도 법안 통과를 막을 것이라며 조합원들에게 파업에 적극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마크롱표 연금개혁안에…“최악으로 잔인한 정책” 노조 파업 선언

    프랑스 정부가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최소 연령을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2년 늦추고 최저 연금수령액을 월 160만 원 수준으로 올린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저 연금액을 올리는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19일 파업을 선언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엘리자베스 보른 프랑스 총리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2030년 연금 재정이 적자가 되지 않으려면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보른 총리는 “연금 적자를 증가시키는 것은 무책임하다. 연금 개혁을 위해 대중의 지지를 모으는 것이 정부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9월 1일부터 정년을 매년 3개월씩 연장할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정년은 2027년 63세 3개월, 2030년 64세가 된다. 정부는 대신 최저 연금액을 최저임금의 75%인 월 1015유로(약 135만 원)에서 최저임금의 85%인 월 1200유로(약 160만 원)로 올린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앞서 연금을 100% 받기 위해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기간은 42년에서 43년으로 1년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이 방안의 시행 시기도 당초 2035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보른 총리는 “더 오래 일하면 앞으로 은퇴자들이 더 많은 연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른 총리는 이날 발표한 연금 개혁안이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며 23일 국무회의에 상정되기 전 야당, 노조와 협의해 수정할 수 있다고 했다. 프랑스 정부는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연금 기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하자 연금 개혁을 단행했다. 다른 선진국보다 은퇴가 빠른 것을 감안해 정년 연장과 함께 연금 지급 시기를 미룸으로써 재정 적자를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연금 개편으로 오히려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들이 보험료는 오래 내면서 연금은 충분히 받지 못해 불리하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최저 연금액을 보장받으려면 더 오래 일해야 하는데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은 이 조건을 맞추기 힘들다는 불만도 나온다. 극좌 성향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연금 개혁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프랑스 주요 노조 8개 단체는 “19일 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노동민주동맹(CFDT) 사무총장인 로랑 베르제는 연금 개혁안을 “최악으로 잔인한 정책”이라며 “연금 제도는 위기에 놓이지 않았다. 잔인한 개혁안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노동총동맹(CGT)의 필리프 마르티네즈 사무총장도 법안 통과를 막을 것이라며 조합원들에게 파업에 적극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 2023-01-11
    • 좋아요
    • 코멘트
  • 佛 연금개혁… “수급연령 62→64, 65세로 늦추고 정년도 연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7년 첫 집권 때부터 추진하려다 노동계와 여론의 반발로 좌초된 연금 개혁안을 재집권 약 8개월 만인 10일(현지 시간) 다시 발표한다. 국민이 연금보험료를 내는 기간을 늘리고 연금을 수령하는 시기를 늦춰 기금 고갈을 막겠다는 취지다. 프랑스의 은퇴 연령이 선진국 중 가장 빠른 데다 연금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고물가에 따른 민생고에 반대 여론 또한 상당하지만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노조 수장을 집무실이 있는 파리 엘리제궁으로 극비리에 초청해 개혁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등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日보다 은퇴 연령 8세 빨라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연금 개혁안을 공개하기로 했다. 올여름부터 법정 정년(연금 수령 연령)을 현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 또는 65세로 높이는 것이 골자다. 정년(만 60세)과 연금 수령 연령(만 65세)이 다른 한국과 달리 프랑스에선 정년을 채우자마자 연금을 받는다. 이는 연금재정 위기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프랑스 연금자문위원회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2023∼2027년 연금재정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2032년까지 매년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0.3∼0.4%가 될 것으로도 예측했다. 연 100억∼120억 유로(약 13조3700억∼16조386억 원)꼴로 적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그런데도 노동시장을 빠져나가는 은퇴 연령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프랑스 남성의 은퇴 연령은 60.4세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빠르다. 일본(68.2세)과 8세 가까이 차이가 나고 한국(65.7세), 미국(64.9세) 등과도 격차가 있다. 프랑스는 현재 경제 생산의 14%를 연금 지급에 쓰고 있으며 다른 나라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OECD는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신년 연설에서 “올해는 연금 개혁의 해”라고 못 박았다. 그와 보른 총리는 번갈아 언론에 나와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다. 보른 총리는 3일 주요 노조 수장과 연쇄 회담도 가졌다. 르몽드는 온건 노조로 꼽히는 노동민주동맹(CFDT)의 로랑 베르제 사무총장 또한 지난해 12월 엘리제궁에 극비리에 초청됐다고 9일 전했다.○ 여론 반발-의회 설득이 과제마크롱 정권은 23일 국무회의에서 연금 개혁안을 심의한 뒤 하원으로 넘겨 다음 달 6일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첫 집권 당시 직종별로 42개에 달하는 연금 제도를 단순화하고 정년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다 2019년 12월 대대적인 파업에 직면했다. 현재도 반대 여론이 상당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조를 중심으로 한 개혁 반대파는 연금 수령이 늦춰지면 취약계층이 노후 빈곤에 내몰릴 수 있고, 일찍 일을 시작한 저숙련 저임금 노동자가 보험료를 더 많이 내 불리하다고 주장한다. 의회 설득도 쉽지 않다. 집권당인 르네상스를 포함한 범여권은 현재 하원 577석 중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250석만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마크롱 정권은 기존 개혁안보다 개혁 강도를 완화해 정년 연장에 중점을 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연금재정을 보전하기 위해 세금을 올리거나 받는 연금을 깎지 않겠다는 것이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러 “우크라軍 공습 600명 숨져”… 우크라 “사상자 없어”

    러시아가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의 신병 임시 숙소가 공격을 당해 최소 89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역시 우크라이나군 숙소를 공습했다. 러시아군은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군인 600여 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선전일 뿐”이라며 사상자가 없다고 맞섰다. 8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임시 기지인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건물 2곳에 로켓 공격을 가해 우크라이나군 6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표적이 우크라이나군의 임시 숙소라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토대로 공격이 이뤄졌다”며 마키이우카 사건의 보복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8일 로이터통신은 해당 건물 2곳에서 사상자가 나온 흔적이 없다고 전했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군 대변인 또한 현지 매체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모두 파괴했다는 러시아군의 주장만큼 정확한 정보”라고 비꼬았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12월 31일 미국이 지원한 하이마스 등을 통해 마키이우카에 대대적인 로켓 공격을 가했다. 침공 후 자국군의 피해 사실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던 러시아조차 이례적으로 89명이 숨졌다고 시인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사망자가 400여 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미국 야당 공화당 일각에서 비용 등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자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전 미 행정부에서 재직한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휴전’이 아니라 ‘러시아군의 패퇴’를 목표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늘리자고 촉구했다. 두 장관은 7일 워싱턴포스트(WP) 공동 기고에서 “시간은 우크라이나의 편이 아니다”라며 군수품 지원 확대를 외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탈북 작가’ 선무, 獨서 평화 염원하는 전시회

    탈북 작가 선무(線無)가 독일 뮌헨 인근에서 평화의 메시지가 담긴 개인전을 연다. 독일의 문화예술가 단체 ‘아트5’는 선무 작가가 이달 7∼29일 독일 뮌헨 근처 볼프라츠하우젠 쿤스트투름에서 개인전 ‘경계는 없다(Grenzenlos)’를 연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서 태어나 1998년 두만강을 건너 중국, 라오스 등을 통해 2002년 한국으로 들어와 정착했다. 2007년 홍익대 미술대 회화과와 2009년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그는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은 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명 선무는 ‘선이 없다’는 뜻으로 휴전선이 없어지길 바란다는 희망을 담은 이름이다. 그는 이번에 같은 뜻을 담은 개인전을 연다. 독일에서 여는 개인전은 이번이 세 번째로, 작품 84점이 전시된다. 그는 2008년부터 꾸준히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독일 호주 중국 등에서도 개인전을 열었다. 북한 정치 선전물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색채와 큼직한 한글 문구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선무 작가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남과 북이 작은 땅에서 계속 싸우기보단 평화롭게 교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세계 곳곳에서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이번 전시 수익금을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재현 아트5 공동대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선무 작가는 전쟁과 평화 사이의 경계를 보여준다”면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난민이 많이 들어온 독일과 현재 전쟁이 진행 중인 유럽 땅에서 보는 그의 혼란스러운 미적 표현이 담길 것”이라고 소개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러 “우크라에 보복, 600명 숨져”… 우크라 “사망자 없다, 선전일 뿐”

    러시아가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의 신병 임시 숙소가 공격을 당해 최소 89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역시 우크라이나군 숙소를 공습했다. 러시아군은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군인 600여 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선전일 뿐”이라며 사상자가 없다고 맞섰다. 8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임시 기지인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건물 2곳에 로켓 공격을 가해 우크라이나군 6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표적이 우크라이나군의 임시 숙소라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토대로 공격이 이뤄졌다“며 마키이우카 사건의 보복임을 분명히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12월 31일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등을 통해 마키이우카에 대대적인 로켓 공격을 가했다. 침공 후 자국군의 피해 사실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던 러시아조차 이례적으로 89명이 숨졌다고 시인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사망자가 400여 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8일 로이터통신은 해당 건물 2곳에서 사상자가 나온 흔적이 없다고 전했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군 대변인 또한 현지 매체에 “하이마스를 모두 파괴했다는 러시아군의 주장만큼 정확한 정보”라고 비꼬았다. 미국 야당 공화당 일각에서 비용 등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자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조지 부시 전 미 행정부에서 재직한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휴전’이 아니라 ‘러시아군의 패퇴’를 목표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늘리자고 촉구했다. 두 장관은 장관은 7일 워싱턴포스트(WP) 공동 기고에서 “시간은 우크라이나의 편이 아니다”라며 군수품 지원 확대를 외쳤다.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 2023-01-09
    • 좋아요
    • 코멘트
  • 푸틴 ‘성탄절 휴전’ 명령…우크라 “러군 투입 위한 속임수” 비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자국 군인들에게 ‘36시간 휴전’을 명령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한부이기는 하지만 전면적 휴전을 명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가 재집결을 위해 시간을 벌려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5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이 공개한 성명을 통해 “(러시아정교회의 수장) 키릴 총대주교의 호소를 고려해 우크라이나 전투 지역 전역에서 6일 낮 12시부터 7일 24시(8일 0시)까지 휴전할 것을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던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 정부에 해당 기간 ‘크리스마스 휴전’을 선언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교회는 개신교, 가톨릭의 성탄절보다 13일 늦은 1월 7일을 크리스마스로 기념한다. 러시아는 민간인 대피와 같이 인도적인 목적으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등 제한적인 지역에서 휴전을 지시한 적은 있지만 참전 군인 전원을 대상으로 휴전 명령을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기만과 위선’이라고 반응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가 격전지인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멈추고 러시아군을 더 투입하기 위한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 국민들을 염두에 둔 듯 러시아어로 연설하며 “전쟁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떠날 때 끝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그(푸틴 대통령)는 단지 숨을 돌리려 하고 있다”며 휴전의 진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푸틴의 일시적인 휴전 메시지에 대해 ‘전략적 홍보’ 조치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휴전 기간 공격을 감행한다면 러시아는 이를 바탕으로 내부와 국제사회에 ‘도덕적 우위’를 주장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중단한다면 자국 군을 재편성할 시간을 벌게 돼 어느 쪽도 손해가 아니라고 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06
    • 좋아요
    • 코멘트
  • 전기료 10배 급등… 佛제빵사들 “바게트 못 만들어”

    전기요금이 급등하자 프랑스에선 ‘1유로(약 1350원)대 국민빵’ 바게트마저 생산이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한 달 전기료가 10배 이상 뛰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생산비 부담이 커져 제빵사들이 “바게트를 더 이상 못 만들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3일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일부 제빵사들이 전기요금이 너무 올라 오븐을 사용할 여력이 없다며 생산 중단을 경고하고 나섰다. 제빵업계는 최근 1년 반 동안 버터, 밀가루, 설탕 가격 급등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전기요금마저 뛰어 생산비용이 불어났다. 프랑스 동부의 작은 마을 부르갈트로프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쥘리앵 베르나르 르냐르 씨는 AFP통신에 “전기료 때문에 빵집을 닫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지난해 9월 계약서를 새로 썼는데 비용이 3.5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월간 전기요금이 약 400유로에서 1500유로로 폭등했다고 한다. 그는 “매일 문 닫는 빵집들이 생겨나고 있다. 일부는 전기요금이 10∼12배로 올랐다”고 덧붙였다. 서민들의 주식인 바게트 공급이 위축되고 전국 3만5000곳 규모인 빵집이 경영 위기에 처하자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이날 현금 흐름에 어려움을 겪는 제빵사들에게 세금 납부를 미뤄주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브뤼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최근 바게트 문화와 장인 노하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는데 제빵업계를 지원하지 않는 건 역설”이라고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크라戰, 비공식 정전 맞을것… 러, 크림반도 흔들리면 핵 쓸수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몇 개월 뒤 ‘비공식적인 정전(停戰)’을 맞을 것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 파스칼 보니파스 국제관계전략연구소(IRIS) 소장(67)의 전망이다. 1년 가까운 전쟁으로 양국 모두 인명 손실이 막대해 암묵적 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동아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미국이야말로 전쟁의 실익을 챙긴 진정한 승자”라고 분석했다.》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몇 달간 계속되다가 ‘비공식적인 정전(停戰)’을 맞을 것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 파스칼 보니파스 국제관계전략연구소(IRIS) 소장(67)은 지난해 12월 19일 파리 11구의 IRIS 사무실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다음 달 발발 1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같이 전망했다. 보니파스 소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한 인명 손실이 막대해 전쟁을 이런 방식으로 계속할 순 없다”며 전쟁 강도를 낮춰 살상을 줄이는 사실상의 정전을 예상했다. 핵전쟁 가능성에 대해선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만 안 건드리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를 쓰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60권이 넘는 저서를 꾸준히 펴낸 그는 7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세계를 이해하다(comprendre le monde)’란 유튜브 및 팟캐스트 채널과 팔로어 14만 명이 넘는 트위터로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이슈를 분석해 전달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다 돼 간다. 언제쯤 끝이 날까. “푸틴 대통령이 2022년 2월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차지한 영토를 유지할 수 있다면 전쟁을 그만둘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물론이고 서방 국가들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푸틴 대통령이 침공에 대한 보상을 얻는 셈이기 때문이다. 양국이 서로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려우니 전쟁이 몇 개월은 더 갈 것으로 본다. 공식적인 정전은 없을 수도 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강도를 낮출 수 있다. 양국에서 각각 1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될 만큼 인명 손실이 막대해 전쟁을 계속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평화협정 없이 전쟁 강도를 낮춰 살상을 막는 비공식적인 정전이 양쪽에 해법이 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이길 수 없다.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던) 키이우 정권 교체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 2022년 2월 이후 러시아가 차지했던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탈환하고 있어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러시아 군이 전쟁에서 지고 러시아로 돌아오면 푸틴 대통령에겐 수치이고 권력이 약해질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그를 대체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그가 경쟁자들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러시아 내에선 영향력이 있다. 물론 러시아의 완전한 패배로 끝난다면 군부가 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고 그는 책임져야 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완전히 패하면 국제사회에도 리스크일 텐데…. “맞다. 그래서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2014년 러시아에 무력으로 빼앗긴) 크림반도를 되찾길 원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탈환하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쓰려 할 것이다. 크림반도는 전략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다른 지역과는 다르다.” ―러시아 경제가 서방 제재를 극복할까. “어려울 거다. 중요한 건 러시아에서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기술(IT) 전문 인력들이 유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70만∼100만 명 정도가 러시아를 떠난 것으로 안다. 푸틴 대통령이 자유를 통제하고 서방의 지원이 없다 보니 살기 힘든 데다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전방에 가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방의 경제 제재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전문 인력 유출이 심하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이 때문에 러시아 경제가 멈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미국의 보호주의가 강해지고 있다. “미국이 문제다. 아시아와 유럽은 미국의 동맹인데 현실의 미국은 경제 부문에선 아시아와 유럽을 적으로 인식한다. 이번 새로운 법안(IRA)은 매우 일방적이다. 미국 정부는 ‘미국만이 위험한 푸틴으로부터 세계를 보호할 수가 있다. 그러니 우리의 뜻에 따르고 경제 정책에 반발해선 안 된다’면서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 아시아,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서 무기를 더 많이 사들이고 있다. 또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가스와 원유를 수입하지 못하니 미국에서 수입을 늘리고 있다. 미국이야말로 이번 전쟁의 진정한 승자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국은 ‘러시아-중국 연합’에 대항해 민주주의의 연합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건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 ‘덫’이라고 본다. 한국과 유럽은 절대로 미국과 중국 중에 한쪽을 고르면 안 된다. 우리는 중국과 이해관계가 상당히 얽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욱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유럽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는 같은 배를 타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의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의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고, 우리의 요구를 경청해야 한다’고 함께 미국에 요구하면 우리가 유리해질 것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은 앞으로도 강화될까. “그렇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강한 동맹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경제 분야에선 동맹을 약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매우 모순적인 행동이지만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간에 보호무역 정책이 필요하다는 합의가 형성돼 있으니 양당 모두에 보호무역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도 러시아처럼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 “대만은 섬이어서 탱크가 보트로 가야 하기 때문에 공격이 힘들다. 그리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이 행동할 것임을 밝힌 바 있는 데다 중국은 대만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강해서 대만을 침공하긴 어렵다. 게다가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가 안 좋아 추가적인 위기를 원하지 않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3-01-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