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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부 도로의 차량 속도 제한이 시속 60km까지로 풀린다. 그동안 ‘안전속도 5030’ 정책에 따라 시내 일반도로 속도제한이 시속 50km였지만 서울시가 시민 불편 등을 고려해 일부 구간에 한해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측 역시 안전속도 5030 정책의 ‘탄력적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서울시내 다른 도로와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완화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전속도 5030’은 차량 제한속도를 일반도로는 시속 50km, 주택가와 스쿨존 같은 이면도로는 시속 30km까지로 제한하는 정책이다. 서울 부산 등에서 2020년 12월 21일부터 시범 운영됐고 지난해 4월 전국으로 확대됐다.○ 서울, 한강다리 등 20곳 시속 60km로 완화 서울시는 27일 시내 20개 구간(26.9km)에 대해 제한속도를 시속 60km로 올리는 내용을 담은 ‘안전속도 5030 완화 방침’을 발표했다. 차량 소통이 원활하고 제한속도를 높여도 사고 위험이 낮은 곳이 대상이다. △한남대교 △원효대교 △마포대교 등 한강다리 17개 구간과 △헌릉로 내곡나들목(IC)∼위례터널 입구 △도림천고가 △보라매고가 등 일반도로 3개 구간이다. 시는 다음 달 교통안전시설 설치공사가 마무리되는 곳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시민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70%는 ‘안전속도 5030 정책에 공감한다’고 답했지만, 동시에 약 90%는 ‘일부 구간에는 속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민 반응 엇갈려… 부산 완화 검토 중 ‘안전속도 5030’은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고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시행 1년이 지나면서 교통 흐름을 감안해 속도 제한을 차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윤석열 당선인도 대선 기간 ‘속도 제한이 불필요한 곳엔 속도를 상향하겠다’고 공약했다. 인수위도 24일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안전속도 5030의 ‘탄력적 운용’을 주문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 성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제한속도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제한속도 완화 조치를 두고 시민 반응은 엇갈린다. 유모 씨(35)는 “보행자 통행이 없는 곳까지 과도한 제한을 두면 교통 흐름만 방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직장인 배모 씨(38)는 “사고 예방 효과가 있는 만큼 유지해야 한다. 속도 완화보다는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더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서울 외 지역에서도 제한속도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은 일부 구간에 대해 제한속도를 시속 60km로 올렸고 상황에 따라 추가 완화도 고려 중이다. 인천은 도심 외곽 물류 수송이 많고, 보행 횡단 수요가 적은 도로에 한해 예외적으로 시속 60∼80km를 허용하고 있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남측 인도에서는 자동차매매사업조합 소속 80여 명이 모인 집회가 열렸다. 전날 같은 장소에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과거에는 집회가 거의 열리지 않던 이곳에서 최근 시위가 잇따르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집무실이 지척에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있는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과 직선으로 100m가 채 안 된다.○ “당선인에게 목소리 전하겠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에 목소리를 전하고자 하는 집회 시위가 최근 통의동에서 집중적으로 열리고 있다. 인수위 사무실 건너편 고궁박물관 서쪽 인도에는 매일 1인 시위자 5, 6명이 요구사항을 적은 손팻말과 확성기 등을 든 채 주장을 펼치고 있다. 모두 인수위 설치 후 이곳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부당한 경찰 수사를 당했다는 임재건 씨(75)는 24일 “2020년부터 청와대 근처에서 1인 시위를 했는데 오늘부터는 여기서 할 생각”이라며 “당선인에게 억울한 사연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50대 자영업자는 “실질적으로 이제 권력이 인수위에 있는 것 같아 여기서 시위를 하고 있다”면서 “윤 당선인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계천→통의동’ 행진 코스로시위대가 종로구 청계천 일대에서 집회를 연 다음 통의동 인수위 앞까지 행진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민들이 많은 곳에서 집회로 이목을 끈 뒤 인수위로 이동해 대통령 당선인에게 요구를 전하겠다는 취지다.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9일 오후 2시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약 200명이 참가한 집회를 연 뒤 통의동까지 4.8km가량을 행진했다. 같은 날 오후 1시에는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가 청계광장에서 50여 명 규모로 집회를 연 뒤 통의동까지 약 1km를 이동했다. 24일 오후에도 민노총 조합원들이 청계광장에서 통의동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참가 인원이 방역 지침상 허용된 인원(299명)을 넘겼다며 경찰이 불허해 행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주민 상인은 불편 호소통의동 주민과 상인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통의동의 한 중식당 사장은 “배달이 많은데 집회 때문에 오토바이가 다니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베트남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 씨(39)는 “날씨가 풀리면서 손님이 늘까 기대했는데, 시위로 주변이 어수선하다 보니 손님이 더 안 오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한 60대 주민은 “평소 운동하러 다니던 길이 시위로 자주 막힌다”고 했다. 경찰은 윤 당선인 일행과 시위대의 동선이 겹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비 인력 배치와 교통 통제 등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다음 주 회식 정말 한대? 꼭 가야 하는 거야?”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키우는 한모 씨(42)는 18일 오전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 두기 완화 소식을 듣고 남편에게 이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한 씨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완화되면서 남편 회사에서 수개월간 미뤘던 회식을 하겠다고 한다”며 “아이가 학교에서 감염될까 걱정하고 있는데 남편까지 술자리에 간다고 하니 불안감이 크다”고 했다.○ “방역 손놓았나” vs “매출 상승 기대”정부가 21일부터 사적모임 제한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소폭 완화하기로 하자 한 씨처럼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확진자 수가 급등하는 가운데 방역지침이 계속해서 완화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정부는 지난달 19일엔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연장했고, 이달 5일엔 11시로 늘린 데 이어 이번엔 모임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면서 한 달 사이 세 차례 방역을 완화했다. 직장인 박모 씨(32)는 “무슨 근거로 방역을 완화하는지 모르겠다”며 “확진자 1000명대일 땐 3인 이상 모임을 못 하게 하더니 지금은 60만 명을 기록했는데 8명까지 풀어주고 있다. 모두 걸리게 해서 종식시키려는 것 같다”고 했다. 인원 제한 완화를 반기는 이들도 있었다. 여의도 소재 증권사에 두 달 전 입사한 백모 씨(26)는 “함께 입사한 동기가 딱 8명이라 다음 주에 모임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 씨(24)는 “학과 동기, 동아리 부원들과 ‘인원 제한 풀리면 만나자’며 미뤄왔는데 이제야 약속을 잡아보려고 한다”며 “어차피 코로나19 전파를 통제하기가 어려우니 시민 불편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정하면 좋겠다”고 했다. 동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55)는 “4명에서 6명으로 제한이 풀렸을 때 매출이 10% 정도 올랐는데 이번에도 그 정도는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히려 거리 두기 완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서울 동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명원 씨(55)는 “8명으로 풀어줘도 매출엔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며 “인원보다는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줘야 자영업자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강모 씨(54)는 “확진자가 많아서 6명 단체 손님도 잘 안 오는 분위기”라고 했다. ○ 전문가들 “황당한 ‘역주행 방역’” 지적도 정부 조치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해외 국가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본격화되고 정점에 이르렀을 때 방역을 강화했는데 우리 정부는 계속 완화하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을 독감과 비교하는 등 잘못된 메시지를 발표하는 바람에 차라리 코로나19에 감염돼 휴가와 지원금을 받겠다는 사람들까지 생기고 있다”며 “지록위마처럼 정부가 코로나를 보고 독감이라고 하는 ‘지코위독’으로 황당한 ‘역주행 방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도 이날 성명에서 “정부는 감염 폭증에 따른 의료기관 붕괴의 현실을 직시하고 유행의 정점에 도달하기 전까지 방역 완화를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경기 안양시에 있는 사찰 삼막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지 스님이 숨진 가운데 경찰과 소방당국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안양시 만안구 소재 삼막사 건물 등에 대한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 15분경 삼막사에서 발생한 화재는 6시간 20분 만에 진화됐다. 이 화재로 종무소 건물 1개 동이 모두 불탔으며 건물 내부에선 주지 스님 A 씨(61)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시설 관리자 B 씨(62)도 화상을 입었다. 건물 인근에 주차돼 있던 A 씨의 차량 1대도 일부 불탔지만 다행히 문화재는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누군가 고의로 불을 질렀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차량 트렁크에서 인화 물질이 발견됐고 불길이 갑자기 치솟았다는 목격자 진술을 종합할 때 차량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경찰은 차량에서 시작된 불이 약 25m 떨어져 있는 건물로 저절로 옮겨 붙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677년 통일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창건한 삼막사는 관악산과 맞닿은 삼성산 자락에 있어 주말이면 많은 등산객이 방문하는 수도권 내 대표 사찰이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다음 주 회식 정말 한대? 꼭 가야 하는 거야?”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키우는 한모 씨(42)는 18일 오전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 소식을 듣고 남편에게 이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한 씨는 “사적모임 인원제한이 완화되면서 남편 회사에서 부서 회식을 하겠다고 한다”며 “아이가 학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하고 있는데 남편까지 술자리에 간다고 하니 불안감이 크다”고 했다.● “방역 손놓았나” VS “매출 상승 기대”정부가 21일부터 사적모임 제한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소폭 완화하기로 하자 한 씨처럼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확진자 수가 급등하는 가운데 방역지침이 계속해서 완화된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단 반응이 많았다. 정부는 지난달 19일엔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연장했고, 이달 5일엔 11시로 늘린 데 이어 이번엔 모임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면서 한 달 사이 세 차례 방역을 완화했다. 직장인 박모 씨(32)는 “무슨 근거로 방역을 완화하는지 모르겠다”며 “확진자 1000명대일 땐 3인 이상 모임을 못하게 하더니 지금은 60만 명을 기록했는데 8명까지 풀어주고 있다. 모두 걸리게 해서 종식시키려는 것 같다”고 했다. 인원 제한 완화를 반기는 이들도 있었다. 여의도 소재 증권사에 두 달 전 입사한 백모 씨(26)는 “함께 입사한 동기가 딱 8명이라 다음주에 모임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 씨(24)는 “학과 동기, 동아리 부원들과 ‘인원제한 풀리면 만나자’고 미뤄왔는데 이제야 약속을 잡아보려고 한다”며 “어차피 코로나19 전파를 통제하기가 어려우니 시민 불편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정하면 좋겠다”고 했다. 동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55)는 “4명에서 6명으로 제안이 풀렸을 때 매출이 10%정도는 올랐는데 이번에도 그 정도는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히려 거리두기 완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서울 동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명원 씨(55)는 “8명으로 풀어줘도 매출엔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며 “인원보다는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줘야 자영업자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강모 씨(54)는 “확진자가 많아서 6명 단체 손님도 잘 안 오는 분위기”라며 “특히 술집은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어야 매출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전문가들 “황당한 ‘역주행 방역’” 지적도정부 조치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해외 국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본격화되고 정점에 이르렀을 때 방역을 강화했는데 우리 정부는 계속 완화하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을 독감과 비교하는 등 잘못된 메시지를 발표하는 바람에 차라리 코로나19에 감염돼 휴가와 지원금을 받겠다는 사람들까지 생기고 있다”며 “지록위마처럼 정부가 코로나를 보고 독감이라고 하는 ‘지코위독’으로 황당한 ‘역주행 방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도 이날 성명에서 “정부는 감염 폭증에 따른 의료기관 붕괴의 현실을 직시하고 유행의 정점에 도달하기 전까지 방역 완화를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경남 지역 중견기업에서 일하는 배모 씨(34)는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회사 기숙사에서 나와야 했다. 회사 측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기숙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재택치료를 하라고 한 것. 울산의 본가로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부모님 감염이 걱정돼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구해 지내고 있다. 배 씨는 “숙소 주인에게 확진됐다고 알리진 않았다. 주말까지 조용히 지내다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모텔로 내몰리는 재택치료자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집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하지 않고 모텔 등에 머무는 확진자가 늘고 있다. 방역 당국도 확진자 동선 추적을 포기한 상황이라 추가 확산 우려가 제기된다. 회사와 대학 기숙사 상당수는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확산을 막기 위해 외부에서 재택치료를 하도록 한다. 경증인 경우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수 있지만 생활에 제약이 많다는 이유로 확진자 본인이 거부하거나,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입소를 못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남 지역의 한 대학 기숙사에 살던 김모 씨(23)는 이달 7일 확진 판정을 받고 기숙사를 나온 뒤 격리 기간 일주일을 모텔에서 보냈다.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수 있는지 지역 보건소 등에 여러 차례 물었지만 “빈자리가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17일 전남도에 확인한 결과 해당 시기 전남 소재 생활치료센터 2곳에 자리가 충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대학생 박모 씨(22)도 “기숙사에서 살다가 확진이 됐는데 친구가 휴학해 생긴 빈집에서 지내고 있다”며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은 안내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과 역학조사관별로 센터 입소 대상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이달 14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르면 감염에 취약한 주거 환경(고시원 등)에 사는 사람, 돌봄이 필요하지만 보호자와 공동격리가 불가능한 어린이, 장애인 등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정보에서 소외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시스템에선 센터 입소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진자가 스마트폰 기입 등을 통해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쪽방촌 주민들을 지원하는 최선관 돈의동쪽방상담소 행정실장은 “60, 70대 노인이 대부분인 동네 주민들이 모바일로 정확하게 응답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확진 사실 숨기고 머물기도 확진 사실을 밝히면 투숙을 거부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확진을 숨기고 숙박시설에 머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A 씨(32)는 “이달 초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증상이 심하지 않아 호텔 측에 알리지 않고 일주일간 묵었다”고 했다. 한 지자체 방역 담당자는 “보건소 등에 알리지 않고 임의로 격리 장소를 정해 머물면 감염병예방법 위반 고소·고발 대상”이라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호텔 등 숙박업소는 재택치료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확진자 동선 추적이 중단된 상황이라 적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편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한 일부 숙박업소는 손님이 넘치는 상황이다. 서울 중구에 사는 B 씨는 “방 10여 개짜리 빌라를 재택치료자 이용 가능 숙소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달 들어 예약이 거의 차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밀어! 몸으로 밀어!” “당신들 누구야?” 2일 오후 2시경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주상복합건물 ‘가야위드안’ 지하 2층의 좁은 통로. 건장한 체격의 남성 10여 명이 건물 방재실로 가는 철문을 강제로 열고 들이닥쳤다. 문을 막고 있던 남성 3명이 힘에 밀려 뒷걸음쳤다. 방재실엔 ‘유치권 행사 중’이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한 남성이 방재실 앞 철제 바리케이드를 뚫기 위해 기어오르는 순간 누군가 소화기를 분사했다. 매캐한 소화기 분말이 좁은 복도를 뒤덮어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워졌다. 잠시 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충돌이 수습됐다. 이 건물의 관리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 투자업체 주영인더스트리(주영)와 관리업체 신라씨엔디(신라)가 각각 고용한 용역 직원들이 방재실에 설치된 건물 폐쇄회로(CC)TV 모니터를 서로 장악하려고 싸움을 벌인 것. 대낮 서울 한복판이 무법도시로 변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일대 주민들까지 불안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집 비운 새 잠금장치 걸어” 가야위드안은 2010년 착공했지만 2014년 시행사 부도 탓에 12년이 지난 지금도 분양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복잡한 권리관계 변동과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소유권을 가진 신탁사 아시아신탁은 2019년 4월 주영에 1순위 우선수익권을 매도하면서 관리를 맡겼고, 주영은 기존 건물을 점거했던 이들과의 협상과 마무리 공사를 다시 신라에 맡겼다. 건물은 2020년 7월 준공됐지만 신라는 용역비와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전체 243개 호실 중 상가 및 아파트 60여 곳과 공용공간인 방재실 등을 대상으로 유치권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신라와 주영 두 회사의 충돌이 지속되면서 입주민 피해가 커지고 있다. 분양을 받았던 이들(수분양자)과 세입자 중 일부는 신라가 집을 강탈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세입자 A 씨(48)는 “지난해 7월 신라 측 용역 직원들이 밀고 들어와 나를 쫓아낸 뒤 대문에 잠금장치 3개를 용접해 들어갈 수 없게 해 놨다”며 “8개월째 짐이 모두 있는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신라 측은 “2014년 시행사와 맺은 사용대차 계약을 근거로 A 씨와 계약을 했는데, A 씨가 주영 측과 따로 임대차 계약을 하려고 해 내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건물 9층에 거주 중인 이모 씨(48)는 “신라가 관리실을 장악하고 전기를 차단해 우리 가족을 쫓아내려 한다”고 했다. 이 씨는 2012년 당시 시행사로부터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았다. 신라 측 관계자는 “이 씨가 살고 있는 집은 다른 수분양자가 있는 상황이라 퇴거를 요구한 것”이라며 “전기를 일부러 차단한 적은 없다”고 했다.○ “밤만 되면 싸우는 소리” 2일 방재실을 장악하려는 싸움이 벌어지던 시각, 이 건물 2층엔 강제 집행을 위해 서울중앙지법 집행관과 법원이 고용한 용역 직원 수십 명이 진입했다. 이곳 상가에도 ‘유치권 행사 중’이란 팻말이 붙어 있었다. 이곳은 건물 소유자인 아시아신탁이 2021년 3월 세입자로부터 건물인도 판결을 받았지만 유치권을 주장하는 신라 측이 2개월 전부터 점유해 왔다. 이날 법원 집행관과 신라 측 관계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충돌이 계속되자 주변 주민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13일 건물 인근에서 만난 한 지역 주민은 “늦은 밤엔 가야위드안 주변으론 잘 안 가려고 한다. 밤만 되면 사람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리고 덩치 큰 남성들이 주변을 순찰하듯 돌아다녀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관악경찰서는 ‘가야위드안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든 상태다.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민사 권리 관계는 서로의 입장 차가 너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접수된 형사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권리관계가 복잡한 건물에 세를 드는 것은 가능한 한 피하고, 불가피할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 자연수 법무법인의 이현성 변호사는 “유치권은 공사대금 등 채권을 돌려받기 위해 담보 목적으로 부동산 등을 점유할 때 발생하는 권리”라며 “단순히 점유하고 있다고 해서 유치권자에게 해당 부동산을 처분할 권리가 생기진 않는다. 자신이 유치권자라며 임차 계약을 하자고 하면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밀어! 몸으로 밀어!”, “당신들 누구야?” 2일 오후 2시경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상복합건물 ‘가야위드안’ 지하 2층의 좁은 통로. 건장한 체격의 남성 10여 명이 건물 방재실로 가는 철문을 강제로 열고 들이닥쳤다. 문을 막고 있던 남성 3명이 힘에 밀려 뒷걸음질쳤다. 진입하려는 이들의 손목에는 난투가 벌어졌을 때 피아를 식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청테이프가 붙어있었다. 방재실엔 노란 팻말에 검은 글씨로 ‘유치권 행사중’이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건물의 관리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 주영인더스트리(주영)와 신라씨앤디(신라)가 각각 고용한 용역 직원들이 방재실에 설치된 건물 폐쇄회로(CC)TV 모니터를 서로 장악하려고 싸움을 벌인 것이었다. 쇠막대가 떨어지는 소리와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 욕설, 굵은 비명이 들렸다. 한 남성이 방재실 앞에 설치된 철제 바리케이드를 뚫기 위해 기어오르는 순간 누군가가 소화기를 분사했다. 매캐한 소화기 분말이 좁은 복도를 뒤덮어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모두가 콜록대며 물러났다. 잠시 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충돌은 잦아들었다. 관악경찰서 당곡지구대 경찰들이 추가적인 충돌을 막기 위해 다음날까지 방재실 문 앞을 지켰다.●“집 비운 새 잠금장치 걸어”… 집 뺏겼다는 주민들서울 복판의 주상복합 건물에서 유치권과 관련한 분쟁이 벌어지면서 용역 직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수개월 째 지속되고 있다. 거주자가 들어가지 못하게 문을 걸어 잠그거나 임의로 전기를 끊어 쫓아내려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2014년 시행사의 부도 이후 복잡한 권리관계 변동이 이어졌고, 소송전도 계속되는 탓이다. 최근에는 건물 준공 당시 공사대금과 용역비를 받지 못했다는 신라가 전체 243개 세대 중 상가와 아파트 등 60여 곳과 공용공간인 방재실 등을 대상으로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다. 유치권은 물건 점유자가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해당 물건을 맡아둘 수 있는 권리다. 주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사 등이 건물 일부를 점유하며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충돌이 지속되면서 주민 피해만 커지고 있다. 분양을 받았던 이들(수분양자)과 세입자 중 일부는 신라가 집을 강탈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세입자 A 씨(48)는 “지난해 7월 신라 측 용역 직원들이 밀고 들어와 나를 쫓아낸 뒤 대문에 잠금장치 3개를 용접해 들어갈 수가 없게 해 놨다”며 “8개월째 내 짐이 모두 있는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본보 기자에게 말했다. A 씨의 주장에 관해 신라 측은 “우리가 2014년 시행사로부터 받은 사용대차계약을 근거로 A 씨와 주택 사용대차계약을 했는데, A 씨가 주영 측과 따로 임대차 계약을 하려고 해 내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건물 9층에 거주 중인 이모 씨(48)는 “신라가 관리실을 장악하고 전기를 차단해 우리 가족을 쫓아내려고 한다”며 “암 투병 중인 아내와 고등학교 3학년 딸을 데리고 거리에 나앉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2012년 당시 시행사였던 주식회사 남부중앙시장으로부터 한 채를 3억8600만 원에 분양받았다. 그러나 시행사 부도로 2014년 건물 공사가 중단되자 불안한 마음에 2016년 아직 준공되지 않은 집에 가족과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이 씨는 “공급면적이 118㎡인 세대를 분양받았는데 계약서상 적힌 호수를 찾아가보니 실제로는 49㎡여서 계약서상 적힌 면적과 같은 세대에 들어가 살아왔다”고 했다. 이 씨의 주장에 관해 신라 측 관계자는 “이 씨가 살고 있는 집은 다른 수분양자가 있는 상황이라 퇴거를 요구한 것”이라며 “전기를 일부러 차단한 적은 없다.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차단됐을 수는 있다”고 했다.●주변 주민들 “밤만 되면 싸우는 소리”2일 방재실을 장악하려는 싸움이 벌어지던 시각 이 건물 2층엔 강제 집행을 위해 서울중앙지법 집행관과 법원이 고용한 용역 직원 수십 명이 진입했다. 이곳 상가에도 ‘유치권 행사 중’이란 팻말이 붙어 있었다. 이곳은 건물 소유자인 아시아신탁이 2021년 3월 세입자로부터 건물인도 판결을 받은 곳이다. 하지만 유치권을 주장하는 신라 측이 2개월 전부터 이곳을 점유해 왔다. 법원 집행관이 건물인도 강제 집행을 위해 문을 열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신라 측 관계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충돌이 이어지자 주변 주민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13일 건물 인근에서 만난 한 지역 주민은 “늦은 밤엔 가야위드안 주변으론 잘 안 가려고 한다. 밤만 되면 사람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리고 덩치 큰 남성들이 주변을 순찰하듯 돌아다녀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건물 지하에 마트가 있어 가끔 이용하는데, 마트 앞에서 용역 직원들이 다투고 있어 도로 돌아간 적이 있다”고 했다. 급기야 관악경찰서는 여러 수사 기능을 묶어 ‘가야위드안 태스크포스(TF) 팀’을 만든 상태다. 해당 건물과 관련 다수의 형사 사건이 접수돼 있고, 복잡한 민사 재판 절차가 남아 있는 것을 고려했다.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민사 권리 관계는 서로의 입장 차이가 너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접수된 형사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계약관계 두 회사 소송전 벌여가야위드안은 분양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며, 소유권은 현재 신탁사 아시아신탁이 갖고 있다. 재건축 시행을 맡은 주식회사 남부중앙시장은 2008년부터 분양자를 모집해 2010년 착공에 들어갔지만 이후 2012년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고 2014년엔 시행사 대표가 뇌물죄로 구속되며 소유권이 넘어갔다. 준공에도 차질이 생겼다. 골조만 갖춘 채 미준공 사태로 남아있던 건물에 용역 세력이 자리를 잡아 불법 임대 사업과 유흥업소 영업 등으로 돈을 벌기도 했다. 이 세력이 조직폭력배와 관계돼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2019년 4월 주영인더스트리(주영)가 아시아신탁으로부터 가야위드안의 1순위 우선수익권을 낙찰받으면서 정상화 작업에 돌입했다. 우선수익권이 있으면 신탁사가 건물을 공매할 시 수익을 우선 보장받을 수 있다. 주영은 건물을 점거하고 있던 용역 세력을 대부분 밀어내고 마무리 공사를 진행해 이듬해 7월 준공에 이르렀다. 이때 협상과 마무리 공사를 맡은 곳이 신라다. 주영은 신라에 용역비 70억 원과 마무리 공사대금 30억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사업약정서를 썼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무렵 주영과 신라 두 회사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주영은 신라가 상가 일부를 동의 없이 무단으로 임대를 주는 등 계약을 위반했다며 신라에 대한 권한 위임을 모두 철회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지난해 4월 보냈다. 신라 측은 “주영이 마무리 공사대금을 9억2000만 원밖에 지급하지 않았다”며 유치권을 주장했다. 주영 측은 “공사대금 30억 원은 모두 지급했다. 용역비는 계약 위반이기 때문에 줄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주영 측은 신라에 대해 유치권 부존재 확인 소송 및 용역비와 공사비에 대해 채무가 없음을 확인하는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유치권자와 임대-사용 계약 안돼”전문가들은 권리관계가 복잡한 건물에 세를 드는 것은 가능한 피하고, 불가피할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 자연수 법무법인의 이현성 변호사는 “유치권은 변제받지 못한 채권에 대한 담보물권일 뿐”이라며 “자신이 유치권자라며 사용대차계약 또는 임대차계약을 통해 건물을 빌려주겠다고 한다면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주상복합 등을 분양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전문 엄정숙 변호사는 “재건축 대상 건물의 등기를 떼 소유권을 정확히 확인해보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등기 상 소유권자로 등록돼 있지 않으면 분양할 권리는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현성 변호사는 “건축물에 대해 분양 계약을 맺을 때는 확실한 법률상의 권리를 가진 주체와 계약을 해야 한다”며 “최근 대부분의 재건축 사업이 신탁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권리를 가진 신탁사가 계약서상 매도인으로 적혀 있는지, 자신이 분양대금을 입금하는 계좌가 신탁사 계좌가 맞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글·사진=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경찰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이 감염병예방법을 어기고 선거 유세를 빙자해 ‘꼼수 집회’를 열었다며 내사(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비슷한 수법으로 집회를 열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택배노조는 조사하지 않고 있어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14일 “전 목사 등 2명을 이달 5일 청계광장 집회와 관련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 등은 5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1000만 국민 기도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국민혁명당 소속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자의 선거 유세라고 했으나 유세는 초반 1시간가량만 진행됐고 나머지 4시간여 동안은 사실상 유세와 관계가 적은 기도회로 진행됐다. 이에 ‘최대 299명’ 인원 제한을 피하기 위해 유세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불법집회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달 21일 택배노조가 진보당의 대선 유세 형식을 빌려 청계광장에서 개최한 ‘2022 전국 택배노동자대회’는 불법 여부를 조사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택배노조 집회는) 현재로선 수사 중인 바가 없다”고 했다. 이날 택배노조 집회도 트럭 한 대에 김재연 후보 포스터 3장이 붙었을 뿐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이 12일 서울 도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기고 1000명 이상 모여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관련 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국민혁명당은 이날 낮 12시경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경찰 추산 약 1300명이 참여한 가운데 ‘1천만 자유통일 기도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당초 현행 방역 지침상 가능한 최다 인원인 299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신고했다. 경찰은 철제 차단벽을 치고 기동대를 배치했지만 참가자들은 차단벽 외부에도 자리를 잡고 집회를 이어갔다. 마스크를 반쯤 내리거나 음식을 나눠 먹는 집회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이날 세종대로를 방문한 김예지 씨(28·서울 관악구)는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 코로나19 전파가 걱정된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경찰이 여러 차례 내린 해산 명령에 불응했다. 경찰은 현장 채증 자료를 바탕으로 참가자들의 감염병 예방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국민혁명당은 이달 1일과 5일에도 경찰 추산 각각 8000여 명, 4100여 명이 모인 ‘기도회’를 열었지만 당시에는 인원 제한이 없는 선거 유세 형태여서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정부가 5일부터 식당 카페 등 12종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1시까지로 1시간 연장한다. 모임 허용 인원은 기존과 동일한 6명으로 유지한다. 이번 조치는 20일까지 적용된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점을 고려해 거리 두기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번은 최소 조정을 했고, 다음번부터 본격적으로 완화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리 두기 완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결정됐다.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6만6853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사망자 역시 186명으로 가장 많았다. 방역당국 등의 집계에 따르면 4일에도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발생한 확진자가 25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감염 확산이 이어졌다. 이날까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95만 명을 넘었다. 5일 0시 기준으로는 400만 명을 넘게 된다. 지난달 28일 300만 명을 넘긴 이후 5일 만에 100만 명이 추가 확진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도 이번 방역 완화 결정을 마냥 반기지 못하고 있다. 직장인 박모 씨(32)는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는데 방역이 오히려 완화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영업시간 1시간 완화 조치가 코로나19 확산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대본은 이번 조치로 인한 유행 정점의 확진자 증가 폭이 10% 이내일 것으로 내다봤다. 4일 정부 브리핑에 참여한 김찬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은 “영업시간이 1시간 늘어난다고 해서 고령층 외출이 늘어나는 게 아니어서 위중증 및 사망자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월까지 매일 200∼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앞으로 2만 명 넘게 희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는 이날 국내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 이상반응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mRNA’ 방식인 화이자, 모더나 백신 접종과 급성 심근염 사이의 인과성을 인정할 근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백신 1회 접종자의 급성 심근염 발생률은 미접종자와 비교할 때 화이자가 3.57배, 모더나가 5.67배 높았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LG디스플레이 경기 파주 공장에서 감전 사고가 발생해 배선장치 설비공사 작업을 하던 근로자 4명이 다쳤다. 3일 경기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반경 파주시 월롱면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고압 전력 구조물 ‘버스덕트’를 설치하던 LS전선 소속 근로자 4명이 감전됐다. 버스덕트는 일반 전선보다 단위 부피당 전달되는 전기량이 많아 고압 전기 공급이 필요한 아파트, 공장, 공연장 등에 주로 설치된다. 이 사고로 근로자 3명이 온몸에 화상을 입는 등의 중상을 입었다. 나머지 1명은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 근로자들은 사고가 난 후 곧바로 화상치료 전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상자 중 1명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력이 제대로 차단된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졌는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이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지 검토 중이다. 1월 27일부터 시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 1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해야 하는 부상자 2명 이상 △직업성 질병자 1년 내 3명 이상이 발생한 산업재해를 중대산업재해로 규정하고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LS전선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해당 직원분들의 빠른 회복을 위해 치료와 지원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1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경찰 추산 약 8000명의 인파가 몰린 집회가 열렸다. 방역지침상 인원 제한 영향을 받지 않는 선거 유세 형태여서 경찰도 제지하지 않았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집회가 끝난 후 뒤늦게 선거 유세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3·1절인 이날 서울 시내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층 더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계광장에 8000여 명 운집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중구 청계광장은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인파가 들어차 있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주최한 ‘3·1절 광화문 1000만 국민기도회’ 참가자들이었다. 오후 2시 20분경 전 목사가 연단에 오르자 “전광훈 만세”, “문재인 물러가라” 등 구호가 터져 나왔다. 전 목사가 “선거에 나선 정치 지도자들이 나라는 망하든지 말든지 개인적 욕심만 부리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자 참가자들은 “아멘”이라고 외쳤다. 현행 방역 지침에 따르면 집회의 경우 백신 접종 완료자 299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1시경부터 열린 집회에는 제한 인원의 20배가 넘는 인파가 몰렸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를 9일 대선과 함께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자 선거 유세라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선거 유세엔 인원 제한이 없다. 하지만 전 목사가 대표인 국민혁명당 소속 구본철 후보의 선거 유세는 오전 11시부터 11시 50분까지만 진행됐다. 낮 12시경부터는 행사 제목에 나온 기도회로 전환됐다. 주최 측은 유세 차량에 붙어있던 구 후보 현수막을 내리고 ‘국민기도회’ 현수막을 붙였다. 이어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연사들이 연단에 올라 기도회를 진행했다. ‘할렐루야’ 등을 외치고 태극기를 흔들며 찬송가를 불렀다. “이번 대선 ○○당 찍으면 안 된다”는 등 정치적 발언도 나왔다. 행사는 오후 4시 20분경 마무리됐다. 주최 측은 5일에도 유사한 행사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경찰은 해당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약 1300명을 투입해 교통 통제와 질서 유지 활동을 했다. 다만 선관위로부터 통보가 없었다는 이유로 집회 자체를 제한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시 선관위는 오후 늦게 집회의 성격이 낮 12시를 기점으로 달라졌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낮 12시 이후에는 선거 유세가 아니라 집회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할 구청인 중구청과 함께 거리두기 지침상 인원 제한 위반 과태료 부과 대상인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마스크 내리고 흡연… 방역 구멍 우려이날 청계광장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특히 청계광장에는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인원이 몰렸음에도 곳곳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음식을 나눠 먹거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보였다.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약속 때문에 청계광장을 찾은 한모 씨(20)는 “태극기를 흔드는 팔에 계속 부딪치고 여러 사람과 몸이 밀착됐다. 불쾌했고 코로나19 전파도 걱정됐다”고 했다. 자녀와 함께 광화문을 찾은 양준영 씨(43·서대문구 거주)는 “최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7만 명을 넘을 정도로 위험한데 꼭 이렇게 모여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날 서울 도심 다른 곳에서도 집회가 이어졌다. 보수 성향의 일파만파애국자총연합 등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청계광장 맞은편인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3·1절 애국시민 시국대회’를 열었다. 집회를 마치고는 약 500명 규모의 행진을 진행했다. 3·1절 관련 집회도 이어졌다. 정의기억연대 등은 서울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3·1운동 103주년 민족자주대회’를 열고 일본 역사 왜곡, 방사능 오염수 방류 추진 등을 규탄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1일 서울 시내 곳곳에선 대규모 집회와 선거 유세가 열릴 예정이다. 자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층 확산되는 계기가 될까 방역 당국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1일 광화문 일대에서 ‘3·1절 광화문 1000만 국민기도회’를 예고했다. 여야는 막판 대규모 선거유세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43개 부대를 동원해 집회와 선거 유세에 대비하고 있다.○ 전광훈, 유세차 동원 집회… 경찰 “원칙 대응”전 목사가 주도하는 국민기도회는 1일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린다. 버스를 이용해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돼 방역 당국과 경찰 등이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최 측은 종교행사라는 이유로 따로 집회신고를 하지 않았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5조)에는 종교 목적의 집회는 사전 신고 의무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전 목사는 28일 유튜브를 통해 “(모든 신도) 여러분은 한 사람 한 사람한테 연락하셔야 한다. 안 되면 돈으로라도 매수해야 한다”며 집회 참여를 촉구했다. 전 목사는 지난달 21일부터 부산 광주 등을 돌며 지속적으로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기도회는 전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의 종로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참석해 유세 형식으로 진행된다. 현행 거리 두기 지침에는 행사와 집회의 경우 백신 접종 완료자로만 최대 299명까지 모일 수 있다. 반면 선거 유세는 인원 제한이 없다. 종교행사라 집회신고 대상에서 빠지고, 선거 유세라 방역지침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된 것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1500명이 모인 민노총 택배노조 집회도 선거 유세 형식으로 진행돼 ‘꼼수’라는 지적을 받았다. 현재로선 집회를 사전에도, 당일에도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3·1절이라도 집회·시위와 관련해 경찰 대응 방침은 명확하다”며 “공직선거법 부분은 선거관리위원회, 방역 관련은 방역당국의 의견을 따라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선거 유세가 진행되다가 다른 형태로 집회가 변질될 경우 선관위 판단에 따라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면서도 “사후 조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편 정의기억연대 등의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부터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일본의 역사왜곡 중단과 위안부 인정 등을 요구하는 규탄 집회(예상 인원 299명)를 연다.○ 명동, 신촌 대선 후보 유세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선거 막바지 대규모 도심 유세를 계획하고 있다. 민주당은 1일 오후 2시 중구 명동에서 이재명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서울 도심 집중 유세를 통해 세 과시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명동 집중 유세에 2만 명 이상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에 맞서 오후 2시부터 서대문구 신촌에서 ‘대한민국 만세’를 주제로 홍수환 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유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유세에도 수천∼수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웹툰 작가 김윤수 씨는 28일 자신이 만든 이모티콘 캐릭터 ‘귀찮’이 양손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No war’(전쟁 반대)라고 외치는 그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4시간여 만에 공감을 표하는 ‘좋아요’가 2000개 가까이 달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5일째인 28일 온라인에서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한국 누리꾼들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 계정에는 우크라이나 관련 기사와 처참한 현지 사진을 공유하며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이들이 줄을 잇고, 트위터에는 ‘#prayforukraine’(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합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이날 ‘굿네이버스’의 온라인 모금에 하루 만에 목표액(990만 원)이 모이는 등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한 모금에도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러시아산 제품의 불매 운동을 벌이자는 글도 등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명예 박사 학위를 준 용인대는 학위 취소 요구가 이어지자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학위 수여 사진을 삭제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국내 체류 우크라이나인 3843명에 대해 현지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특별 체류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체류 기간이 지난 경우 강제 출국시키지 않고 나중에 자진 출국할 수 있도록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웹툰 작가 김윤수 씨는 28일 자신이 만든 이모티콘 캐릭터 ‘귀찮’이 양손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No war’(전쟁 반대)라고 외치는 그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게시물을 올린 지 4시간여 만에 공감을 표하는 ‘좋아요’가 2000개 가까이 달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5일째인 28일 온라인에서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한국 누리꾼들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 계정에는 우크라이나 관련 기사와 처참한 현지 사진을 공유하며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이들이 줄을 잇고, 트위터에는 ‘#prayforukraine’(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합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이날 ‘굿네이버스’의 온라인 모금에 하루 만에 목표액(990만 원)이 모이는 등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한 모금에도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러시아산 제품의 불매 운동을 벌이자는 글도 등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준 용인대는 학위 취소 요구가 이어지자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학위 수여 사진을 삭제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국내 체류 우크라이나인 3843명에 대해 현지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특별 체류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체류 기간이 이미 지난 경우 강제 출국시키지 않고 나중에 자진 출국할 수 있도록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경북도는 주말까지 정부가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해제 방침을 밝히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방역패스 중단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25일 밝혔다. 23일 법원의 효력 정지 처분으로 60세 미만에 대해 방역패스 적용이 중단된 대구시가 중앙정부에 “실시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방역패스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경북도는 25일 오전 간부 회의를 열어 행정명령 변경 고시를 통한 방역패스 중단 여부를 논의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부가 주말까지 방역패스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며 “정부 차원에서 해제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경산, 칠곡 등 대구 인근 지역의 경우 대구와 같은 생활권이어서 방역패스를 유지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지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적어 도 전역에 방역패스를 해제해도 확진자가 급증하진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가 주관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방역패스 실시 여부를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권고사항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주말 안에 (방역패스에 대한) 정부 차원의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다만 대구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방역패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대구지법 효력 정지 처분에 대한 즉시항고 의견서를 25일 법무부에 제출했다. 이어지는 지자체 반발에 방역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25일 브리핑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은 시설이 식당과 카페”라며 “(방역패스를) 전국적으로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결정하도록 하면 인접 지역 간 기준이 달라져 혼란이 커질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연 매출 10억 원이 넘는 자영업자들이 손실보상 대상 제외에 반발하며 결성한 한국자영업중기연합(중기연합)은 24시간 영업 강행 방침을 선언했다. 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서울시내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에게 문자메시지로 계좌번호 등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및 공공기관의 이 같은 금융정보 요구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경찰과 본보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물품지원비 지급을 위해 예금주와 은행명, 계좌번호를 회신해 달라’는 내용의 단체 문자메시지를 확진자에게 발송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금융정보 수집 방식을 두고 보이스피싱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최근 역학조사관을 사칭하는 등 코로나19 관련 보이스피싱 피해가 다수 발생하는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시가 지급하는 물품지원비(10만 원)의 경우 문자 회신 방식의 금융정보 수집이 이미 중단된 상태다. 서울시는 최근 일부 보건소가 단체 문자로 일괄 안내 후 문자로 금융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물품지원비를 지급했다. 그러나 지원 사업이 이달 17일 종료됐기 때문에 16일 확진자까지만 안내가 전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는 보건소에서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부 구청은 자체 편성한 물품지원비 지급을 위해 25일까지도 확진자에게 금융정보를 문자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구청 관계자는 “이미 자체 예산이 편성됐고,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어 보건소 직원이 일일이 전화로 금융정보를 수집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24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구 자체 예산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줄 몰랐다”며 “다른 구에서도 해당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조사해보겠다”고 했다. 경찰 등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담당자들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이스피싱 수사를 담당하는 한 경찰관은 “가장 좋은 보이스피싱 예방책은 신원이 불분명한 상대에게 개인정보, 금융정보 등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기관과 금융기관에선 문자나 전화로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는 대국민 홍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공공기관 중 하나인 보건소가 문자로 개인정보를 요구한다면 국민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재택치료자 물품지원비 관련해 안내드립니다. 예금주 성명, 계좌번호, 통장 사본을 첨부해 회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조모 씨(61·서울 거주)는 보건소로부터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틀을 망설였다.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공공기관에선 금융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들어서 알고 있는데, 보건소가 통장 사본을 요구하니 석연치 않았던 것이다. 조 씨는 “전화번호를 검색하니 보건소가 맞아 계좌번호 등을 보내기는 했는데, 그 뒤에도 기분이 계속 개운치 않았다”고 했다. 서울 시내 일부 보건소가 코로나19 확진자에게 ‘물품지원비’를 지급하기 위해 확진자의 통장 사본 등 금융정보를 문자로 보내도록 요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코로나19 관련 보이스피싱 피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2020년 3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에게 격리 시 사용할 수 있는 생필품을 지원하거나 물건 대신 물품지원비 10만 원을 지원해 왔다. 물품지원비 지급 시에는 보건소가 확진자와 일일이 전화 통화를 해 계좌번호 등을 받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자 일부 보건소가 단체 문자로 일괄 안내 후 문자로 금융정보를 수집하는 식으로 물품지원비를 지급한 것이다. 정부기관이 이 같은 방식으로 금융정보를 수집하는 건 보이스피싱 범죄가 활개 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주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경기 안산에선 피싱 사기범이 질병관리청 역학조사관을 사칭해 수백만 원을 인출해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경찰은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은 절대 문자나 전화로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홍보하는데 보건소가 문자로 금융정보를 받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보건소가 추후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삭제했는지 알리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22일 동아일보 취재가 시작된 뒤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25개 자치구 보건소를 대상으로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보건소가) 확진자가 폭증한 올 2월부터 단체 문자 방식으로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시 물품지원비는 확진자 폭증 등으로 이달 16일까지 확진된 이들에게만 지원됐다. 17일 이후 확진된 이에게는 물품지원비를 지급하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신이 17일 이후 확진자인데 물품지원비를 주겠다며 금융정보를 요구받았다면 보건소를 사칭한 범죄일 수 있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한때 ‘대도(大盜)’로 불렸던 조세형 씨(84·사진)가 절도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 2019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12월 출소한 지 두 달 만이다. 수원지법 김태형 판사는 1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를 받는 조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씨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17번째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조 씨는 공범 1명과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고급 전원주택 단지를 돌며 3차례에 걸쳐 33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주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추적에 나서 17일 조 씨를 붙잡았다. 조 씨는 1970, 80년대 주로 고위직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연쇄 절도를 저질러 ‘대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1982년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며 2001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검거돼 일본에서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