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진

전혜진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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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고 지는 사이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취재합니다.

sunrise@donga.com

취재분야

2026-01-25~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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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 파업에 대입 면접 늦을라” 입시 학생 - 부모 발동동

    “아들 인생이 걸린 입시 면접인데 갑자기 열차편이 취소되면 못 갈 수도 있잖아요. 파업 소식을 들으니 갑자기 걱정되더라고요.” 광주에 사는 학부모 이모 씨(55)는 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아들과 3일 대입 면접시험을 위해 당일 새벽 KTX를 타고 서울에 갈 예정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2일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파업에 돌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하던 이 씨는 결국 표를 취소하고 전날 자동차를 운전해 올라가 하룻밤 자기로 했다. 이 씨는 “중요한 시험인데 잠자리가 바뀌는 게 결과에 영향을 줄까 봐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4일부터 준법투쟁(태업)을 진행 중인 철도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중요한 약속 등을 위해 열차를 예매한 승객들의 걱정이 커지는 모습이다.○ “면접 놓칠까 봐 열차표 취소”특히 이번 주말 지방에서 열차편으로 상경하려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크다. 서울대를 비롯해 건국대 경희대 중앙대 등 서울 주요 대학 면접 고사 일정이 2, 3일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부산에 산다고 밝힌 학부모는 “면접 당일 새벽 열차로 올라가려다 철도 파업이 걱정돼 표를 취소하고 전날 숙소를 잡았다”고 했다. 경북 포항에 사는 학부모 A 씨도 “딸 면접 때문에 전날 KTX를 예약했는데 철도 파업이 걱정돼 다른 교통편을 찾아보고 있다”고 썼다. 철도 파업으로 차량 이용이 늘면서 도로가 막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일과 4일 오전에 대학 면접을 앞둔 수험생 김서현 양(18·경기 광명시)은 “철도를 포기한 사람들이 도로로 몰리면 평소 1시간 만에 갈 거리가 2∼3시간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몇 시에 출발해야 늦지 않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열차 언제 출발할지 불확실”지난달 24일부터 진행 중인 준법투쟁(태업)의 여파로 현장에선 이미 열차 이용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1일 오후 2시 반경 서울역 매표소 앞에는 시민 8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전광판에는 “철도노조 태업으로 일부 열차 중지 및 지연 운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안내문구가 떠 있었다. 시민들은 그대로 열차를 기다려야 할지, 지금이라도 다른 교통편으로 변경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경기 평택시에 사는 박모 씨(22)는 오후 2시 6분에 타려 했던 평택행 무궁화호 열차를 기다리던 중 열차가 90분 지연된다는 안내문자를 받았다. 매표소에 찾아가 열차가 언제 출발하느냐고 물었더니 “불확실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 씨는 “지금도 열차 이용에 불편이 큰데 파업까지 더해지면 열차 이용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KTX를 타고 출퇴근한다는 직장인 최모 씨(42)는 “KTX가 중단되면 버스밖에 방법이 없는데, 시간도 1시간이나 더 걸리고 표도 구하기 힘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항구에 컨테이너 발 묶여”8일 차에 접어든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도 점차 산업계 및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중국 제품 구매대행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평택항에 쌓인 제품을 이송해 줄 화물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컨테이너 3개 분량의 물건이 그대로 항구에 쌓여 있어 고객에게 배송을 못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해외 직구 대행업체 관계자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우리 물류센터가 있는 웨이하이시 항구가 봉쇄돼 물건을 돌려보낼 수도 없는데, 국내 배송마저 못해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다”라며 울상을 지었다. 이 관계자는 “하루에도 배송 지연 항의 전화가 수십 통씩 오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유류 등 필수품 배송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전남 장성군에 거주하는 김모 씨(27)는 “비닐하우스에 기름 보일러를 사용하는데 보일러용 기름까지 구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62)는 “혹시라도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공장을 점거했던) 올 6월 파업 때처럼 주류 구입에 차질이 생길까 두려워 미리 많이 사둬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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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걸린 입시면접 놓칠까 걱정” 수험생-부모 발동동

    “아들 인생이 걸린 입시 면접인데 갑자기 열차편이 취소되면 못갈 수도 있잖아요. 파업 소식을 들으니 갑자기 걱정되더라고요.” 광주에 사는 학부모 이모 씨(55)는 1일 동아일보 기자와 통화에서 “최근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아들과 3일 대입 면접시험을 보러 당일 새벽 KTX를 타고 서울에 갈 예정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2일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하던 이 씨는 결국 표를 취소하고 전날 자동차를 운전해 올라가 하룻밤 자기로 했다. 이 씨는 “중요한 시험인데 잠자리가 바뀌는 게 결과에 영향을 줄까봐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4일부터 준법투쟁(태업)을 진행 중인 철도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중요한 약속 등을 위해 열차를 예매한 승객들의 걱정이 커지는 모습이다.●“면접 놓칠까봐 열차표 취소” 특히 이번 주말 지방에서 열차편으로 상경하려 했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크다. 서울대를 비롯해 건국대 경희대 중앙대 등 서울 주요 대학 면접 고사 일정이 2, 3일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부산에 산다고 밝힌 학부모는 “면접 당일 새벽 열차로 올라가려다 철도 파업이 걱정돼 표를 취소하고 전날 숙소를 잡았다”고 했다. 포항에 사는 학부모 A 씨도 “딸 면접 때문에 전날 KTX를 예약했는데 철도 파업이 걱정돼 다른 교통편을 찾아보고 있다”고 썼다. 철도 파업으로 차량 이용이 늘면서 도로가 막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일과 4일 오전에 대학 면접을 앞둔 수험생 김서현 양(18·경기 광명시)은 “철도를 포기한 사람들이 도로로 몰리면 평소 1시간만에 갈 거리가 2~3시간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몇 시에 출발해야 늦지 않을지 고민”이라고 했다.●“열차 언제 출발할지 불확실” 지난달 24일부터 진행 중인 준법투쟁(태업)의 여파로 현장에선 이미 열차 이용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1일 오후 2시 반경 서울역 매표소 앞에는 시민들 8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전광판에는 “철도노조 태업으로 일부 열차 중지 및 지연운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안내문구가 떠 있었다. 시민들은 그대로 열차를 기다려야 할지, 지금이라도 다른 교통편으로 변경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경기 평택시에 사는 박모 씨(22)는 오후 2시 6분 타려 했던 평택행 무궁화호 열차를 기다리던 중 열차가 90분 지연된다는 안내문자를 받았다. 매표소에 찾아가 열차가 언제 출발하느냐고 물었더니 “불확실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 씨는 “지금도 열차 이용에 불편이 큰데 파업까지 더해지면 열차 이용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KTX를 타고 출퇴근 한다는 직장인 최모 씨(42)는 “KTX가 중단되면 버스밖에 방법이 없는데, 시간도 1시간이나 더 걸리고 표도 구하기 힘들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항구에 컨테이너 발 묶여” 8일차에 접어든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도 점차 산업계 및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중국 제품 구매대행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27일부터 평택항에 쌓인 제품을 이송해줄 화물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까지 컨테이너 3개 분량의 물건이 그대로 항구에 쌓여있어 고객에게 배송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해외 직구 대행업체 관계자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우리 물류센터가 있는 웨이하이시 항구가 봉쇄돼 물건을 돌려보낼 수도 없는데, 국내 배송마저 못해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 관계자는 “하루에도 배송 지연을 항의 전화가 수십 통씩 오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유류 등 필수품 배송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전남 장성군에 거주하는 김모 씨(27)는 “비닐하우스에 기름 보일러를 사용하는데 보일러용 기름까지 못 구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중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62)는 “혹시라도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공장을 점거했던) 올 6월 파업 때처럼 주류 구입에 차질이 생길까 두려워 미리 많이 사둬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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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파업에 개찰구까지 사람 빼곡… ‘이태원 악몽’ 떠올랐다”

    “퇴근길 역삼역에서 15분 넘게 지하철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버스를 타러 가는데, 계단 위에서 갑자기 인파가 몰려 내려왔어요. 이태원 핼러윈 참사 생각 때문에 너무 무서웠습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 직장을 다니는 서모 씨(29)는 30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하철역 전광판에 계속 ‘열차 없음’으로 나와 택시를 잡으려 했는데 안 잡혔다”며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갔는데 이미 사람이 가득해 간신히 비집고 버스를 탔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서울지하철 1∼8호선 등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공사)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서울 직장인들은 ‘퇴근 대란’을 겪었다. 공사 노조의 파업은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개찰구까지 승객 가득 차파업으로 열차 운행 편수가 줄면서 이날 오후 5시 전후부터 강남역 등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의 지하철역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본격적인 퇴근 시간이 되자 역삼역은 승강장뿐 아니라 역내 개찰구와 지상으로 이어지는 계단까지 열차를 타려는 승객들로 가득 메워졌다. 경찰은 강남·삼성·선릉·역삼역 등 강남 일대 지하철 4곳의 개찰구에 출동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아슬아슬한 상황도 적지 않았다. 이날 오후 6시 반경 충정로역에선 이미 만원으로 들어온 홍대입구역 방면 2호선 열차에 일부 승객이 무리하게 타면서 문이 5차례나 닫히지 않아 1분 넘게 정차했다. 열차에선 “8-2 문이 안 닫힙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고 직원이 현장에 와 조치한 후에야 열차가 출발할 수 있었다. 다른 열차 안에선 ‘밀지 말라’는 등 승객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으로 2호선 운행은 내선 33분, 외선은 27분 운행이 늦어졌다. 1호선(10∼20분), 3호선(25∼28분), 4호선(10∼18분) 등도 지체됐다. 서울시가 대체 인력을 투입했지만 이날 낮과 퇴근 시간대(오후 6∼8시) 열차 운행률은 평상시의 72.7∼85.7% 수준에 그쳤다.○ 지하철 포기…버스정류장도 만원지하철 타기를 포기한 시민들이 몰리면서 버스정류장도 종일 북적였다. 오후 6시 40분경 서대문구 충정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모 씨(27)는 “지하철을 두 번 그냥 떠나보내고 버스를 타러 왔는데, 오는 버스마다 ‘혼잡’ 상태라 탈 수가 없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출근 시간대엔 지하철이 최대 10분가량 지연되는 데 그쳤지만 파업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자동차와 택시를 이용하면서 도로 곳곳이 정체를 빚었다. 정체는 퇴근길까지 이어졌다. 서울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반 기준으로 서울시 전체 통행 속도는 시속 15.7km, 도심은 시속 11.7km로 전날 같은 시간 대비 시속 3.5∼4km 느려졌다.○ 철도노조는 2일 총파업 예고노사 협상이 타결되면서 서울교통공사 파업은 하루 만에 철회됐으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조가 속한 철도노조 총파업이란 변수는 아직 남아 있다. 철도노조가 예고대로 2일 파업에 돌입할 경우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철도와 일부 서울지하철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서 승객 불편이 예상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총파업이 진행되면 KTX 운행률이 평소의 60∼70%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승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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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사 46분뒤 119 눌렀지만 “구조지체탓 신고자 숨졌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하고 각각 27분, 46분 뒤 현장에서 119에 구조를 요청한 신고자 2명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경찰과 소방이 희생자들을 살릴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허비한 탓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일 오후 11시 넘어서도 구조 요청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30일 브리핑에서 참사 당일인 10월 29일 오후 10시 42분과 오후 11시 1분 119 신고자가 참사 사망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이 공개한 119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두 신고자 모두 전화는 걸었지만 접수자의 ‘119입니다’라는 말에 응답은 하지 못했다. 오후 10시 42분 신고자는 답이 없어 녹취록에 무응답으로 분류됐다. 오후 11시 1분 신고자는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라고 기록됐다. 특수본 관계자는 “참사 직후부터 (구조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사망자와 부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당일 오후 10시 15분경 참사가 발생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시점에 생존해 전화까지 걸었던 이들이 지체된 구조 탓에 끝내 숨졌다는 것이다. 특수본은 앞서 참사 당일 오후 11시경까지를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제시했지만 소방 관계자들은 통상 심정지 후 4∼5분이 골든타임이어서 당시의 혼잡 상황을 고려하면 다수의 인명을 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사고 발생 시각을 고려하면 오후 10시 반에는 골든타임이 지났다고 볼 수 있다. 골든타임 안에 구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일 오후 11시 넘어서까지 피해자가 생존해 119 신고를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향후 특수본의 수사는 참사 직후 대응 쪽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수본은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늦어도 오후 10시 36분에는 참사 상황의 급박성을 인지했지만 적절히 대처하지 않았다고 보고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 전 서장은 지난달 16일 국회에 증인으로 나와 “대략적인 위급 상황을 파악한 것이 오후 11시경”이라고 증언했지만 참사 당일 오후 10시 35분 용산서 112 무전망에 처음 등장해 1분 뒤 ‘가용 경찰 인력 총동원’ 지시를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참사 당일 이 전 서장은 사고 발생 50분이 지난 오후 11시 5분에서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해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일 오후 10시 59분경 뒷짐을 진 채 수행 직원과 함께 이태원 거리를 걷는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용산서-이태원역 통화 확인”특수본은 ‘이태원역 무정차 요청’ 진실 공방과 관련해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과 송은영 이태원역장이 당일 오후 9시 32분 통화를 했던 사실도 확인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수사하고 있다. 앞서 서울경찰청 112상황실 측은 “당일 오후 이태원역에 무정차 요청을 했지만 ‘승하차 인원이 예년과 차이가 없다’며 거부당했다”고 했는데 서울교통공사 측은 “그런 요청을 받은 적 없고 당시 이태원역장이 오히려 ‘외부 인원이 많다’며 통제를 요청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특수본은 불법 증축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 해밀톤호텔의 건축법 위반을 확인하고 대표를 주중에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또 조만간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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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찰구까지 승객 가득 차”…경찰도 출동한 ‘퇴근길 대란’

    “퇴근길 역삼역에서 15분 넘게 지하철을 기다리다 포기하고 버스를 타러 가는데, 계단 위에서 갑자기 인파가 몰려 내려왔어요. 이태원 핼러윈 참사 생각이 나 무서웠습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 직장을 다니는 서모 씨(29)는 30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광판에 계속 ‘열차 없음’으로 나와 택시를 잡으려 했는데 안 잡혔다”며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갔는데 이미 사람이 가득해 버스도 간신히 비집고 탔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서울지하철 1~8호선 등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공사)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서울 직장인들은 ‘퇴근 대란’을 겪었다. 공사 노조의 파업은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개찰구까지 승객 가득 차 노조 파업으로 열차 운행 편수가 줄면서 이날 오후 5시 전후부터 강남역 등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의 지하철역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본격적인 퇴근 시간이 되자 역삼역은 승강장 뿐 아니라 역내 개찰구와 지상으로 이어지는 계단까지 열차를 타려는 승객들로 가득 찼다. 경찰은 강남·삼성·선릉·역삼역 등 강남 일대 지하철 개찰구에 출동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아슬아슬한 상황도 적지 않았다. 이날 오후 6시 반경 충정로역에선 이미 만원으로 들어온 홍대입구역 방면 2호선 열차에 일부 승객이 무리하게 타면서 문이 5차례나 닫히지 않아 1분 넘게 정차했다. 열차에선 “8-2 문이 안 닫힙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고 직원이 현장에 도착해 조치한 후에야 열차가 출발할 수 있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으로 2호선 운행은 내선 33분, 외선은 27분 운행이 늦어졌다. 1호선(10∼20분), 3호선(25~28분), 4호선(10∼18분) 등도 지체됐다. 서울시가 파업에 대비해 대체 인력을 투입했지만 이날 낮과 퇴근시간대(오후 6~8시) 열차 운행률은 평상시의 72.7~85.7% 수준에 그쳤다. 서울시는 파업이 8일 이상 지속될 경우 일부 시간대 열차 운행률이 평시 대비 67.1%~80.1% 수준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출근시간대만은 평시처럼 운행한다는 방침이다.●지하철 포기…버스 정류장도 만원지하철 타기를 포기한 시민들이 몰리면서 버스정류장도 종일 북적였다. 오후 6시 40분 경 서대문구 충정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영등포구 주민 이모 씨(27)는 “지하철을 두 번 그냥 떠나보내고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버스를 타러 나왔는데, 오는 버스마다 ‘혼잡’ 상태라 탈수가 없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출근시간대엔 지하철이 최대 10분 가량 지연되는 데 그쳤지만 파업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대거 자동차와 택시를 이용하면서 도로 곳곳이 정체를 빚었다. 정체는 퇴근길까지 이어졌다. 서울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반 기준으로 서울시 전체 통행 속도는 시속 15.7km, 도심은 시속 11.7km로 전날 오후 6시 대비 시속 3.5~4km가량 느려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조가 속한 철도노조 역시 2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예고대로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철도와 일부 서울지하철 열차 운행이 줄면서 승객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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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나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가담” 60대이상 피의자 올들어 1384명

    “늘그막에 용돈벌이 삼아 일했을 뿐인데 범죄자가 되다니…. 참담할 뿐입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권모 씨(66)는 29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은퇴 후 용돈이라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렸던 것”이라며 “올 9월 말 시장조사업체라는 곳에서 연락이 왔을 때만 해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에 가담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돌이켰다.○ “처음에 상권분석 맡기다 본색 드러내” 자신을 시장조사업체 직원이라고 밝힌 남성은 권 씨에게 “인턴으로 채용할 테니 상권 분석 업무를 해 달라”며 “출근할 필요 없이 텔레그램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이를 통해 연락하면 된다”고 했다. 제안을 수락한 권 씨는 지난달 초부터 한동안 서류를 출력해 배달하고, 수도권 빌라 주변 환경을 분석해 리포트를 제출하는 일을 맡았다. 남성을 만나거나 사무실로 찾아갈 일은 없었고 연락은 주로 텔레그램으로 했다. 2주가량 지나자 이 남성은 권 씨에게 ‘정직원’ 자리를 제안하며 “정상적 은행 거래가 불가능한 신용불량자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회사 계좌로 입금해 달라”고 했다. 돈 거래를 맡길 정도로 신용을 얻었다고 생각한 권 씨는 의심 없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권 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업체가 시키는 대로 4번에 걸쳐 3450만 원을 받은 후 업체 측에 전달했다. 그런데 이달 1일 현금 1500만 원을 업체 계좌로 송금하던 중 경찰이 다가왔다. 그제야 권 씨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받아 조직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걸 알게 됐다. 권 씨는 “체포되는 순간에도 경찰에게 ‘이것만 송금하고 얘기하자’고 했을 정도로 순진했다”며 “보이스피싱은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을 사칭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는데 후회가 크다”고 토로했다.○ 피싱 ‘피해자’에서 ‘피의자’ 된 고령층 고령층은 전통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자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도 모르게 보이스피싱에 가담했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피의자’ 중 고령층이 늘고 있다. 경찰청의 ‘보이스피싱 피의자 연령별 검거 현황’에 따르면 올 1∼10월 보이스피싱 전체 피의자는 2만2134명으로 지난해 2만2045명보다 0.4% 늘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60대 이상 피의자는 1256명에서 1384명으로 10.2% 증가했다.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그동안 돈이 궁한 젊은층을 대상으로 현금 수거책을 모집하곤 했다. 하지만 젊은층의 경각심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속이기 쉬운 장년층이나 고령층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방과 후 교사로 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자리를 잃은 A 씨(52)도 최근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혐의로 붙잡혀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취업포털에 이력서를 올렸다가 “거래처에 현금을 전달하는 단순 업무”라는 말에 속아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으로 일했다. A 씨는 2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범죄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괴로워 자녀들에겐 알리지도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경찰 “현금 수거는 무조건 보이스피싱”체포된 후 피의자가 몰랐다고 주장해도 처벌을 피하긴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대부분이 몰랐다고 진술하기 때문에 정말 몰랐다는 걸 입증하지 못하면 처벌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과거에는 범죄 조직이 ‘고액 알바’ 등의 문구를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사무직 구인광고처럼 위장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취업 경험이 많지 않은 고령층은 구분하기 어렵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현금을 수거하는 아르바이트는 모두 피싱이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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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생자 더 못살린 내가 죄인”… “정쟁 멈추고 진상 밝혀야”

    “오늘(28일) 새벽 지한이가 한 달 만에 처음 우리 부부 꿈에 나왔어요. 시간이 지나면 슬픔이 조금은 나아질 줄 알았는데 갈수록 더 생각이 납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세상을 떠난 배우 이지한 씨의 아버지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하며 오열했다. 이 씨 아버지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윗선에 대한 경찰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정치인들은 참사를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만 이용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망자 158명과 부상자 196명 등 총 35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한 달이 지났다. 취재팀은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과 간신히 목숨을 건진 생존자, 당일 구조를 도운 목격자 등 8명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희생자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었다.○ “아직 생생한 참사, 악성 댓글에 마음 아파”충북 서산시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유성주 군(16)은 친구 최승헌 군(16)과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을 찾았다가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에 갇혔다. 인파에 깔린 유 군은 구조대원 손을 잡고 겨우 빠져나왔고, 최 군은 앰뷸런스 침대 위에서 정신을 차렸다. 목숨을 건졌다는 안도감도 잠시, 유 군은 참사 후 이틀 동안 한숨도 자지 못했다. 당일 인파 사이에 끼여 마비됐던 오른 다리 역시 아직 감각이 온전하게 돌아오지 않았다. 유 군은 “뒤에 있던 외국인을 끝까지 못 구하고 나온 게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며 “여전히 잠자리에서 최소 30분 정도는 뒤척여야 잠들 수 있다”고 했다. 친구 최 군은 “등하굣길에 버스에 사람이 많으면 사고 당시 경험이 떠오른다”며 “상담을 받으면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희생자들에 대한 악성 댓글을 볼 때마다 마음이 괴롭다”고 말했다.○ “누구도 구하지 못했다” 죄책감 호소사고 현장 인근 클럽 직원 이상현 씨(24)는 당일 인파가 몰리자 문을 열어 대피를 돕고 구조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날 이 씨가 심폐소생술(CPR)을 했던 사람 중 생존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 씨는 “누구도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며 “지금도 빈 의자를 보면 희생자가 앉아 있는 것 같고, 혼자 있으면 구하려 했던 여성의 울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함께 구조를 도운 클럽 매니저 김상현 씨(29)도 “참사 이후 수면 장애가 생겼다”면서도 “가급적 생산적인 일을 하면서 사건을 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에 있는 패션잡화점 ‘밀라노컬렉션’의 사장 남인석 씨(80)는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부터 가게에서 숙식 중이다. 올해로 가게 운영 11년째라는 그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집에 가면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고 자꾸 참사가 생각나서 가게에 있다”며 “(숨진) 아이들과 49재 때까지는 같이 지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 씨는 참사 당일 골목에서 “살려 달라”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뛰쳐나가 구조를 도왔다. 참사 다음 날 ‘아이들 밥이라도 먹여 보내야 한다’는 마음에 손수 해장국과 과일을 내 제사상도 차렸다. 지금도 희생자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는 그는 “젊은 애들이 내 가게 앞에서 죽었다. 내가 죄인이다. 정치권은 희생자들을 위해서라도 제발 정쟁을 멈추고 최선을 다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달라”며 울먹였다.○ 유족들 “유가족 협의체 만들 것”한편 유족들은 28일 참사 1개월을 맞아 유가족협의체를 구성하고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희생자 65명의 유족이 모인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협의회(가칭) 준비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고 “참사 이후 유가족들은 고립된 채 슬픔과 고통을 이겨내야만 했다”며 “협의회를 만들어 유가족 목소리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며, 책임자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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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사각’ 모녀 또 비극…집 앞엔 다섯 달 밀린 가스비 고지서

    생활고와 부채에 시달리던 모녀가 세 들어 살던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또다시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모녀는 전기료를 5달 이상 체납했지만 정부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의 허점 탓에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후 11시 22분경 서울 서대문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어머니 채모 씨(65)와 딸 김모 씨(36)가 숨진 채 집 주인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이 찾은 모녀의 집 앞엔 각종 공과금 미납 고지서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고지서에는 모녀는 올 5~10월 전기요금 총 9만2430원을, 6~10월 도시가스요금 3만 4550원이 체납했다고 나와 있었다. 현관 신발장 위에는 “월세가 밀렸다”는 집주인의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모녀의 냉장고 안에는 덩그러니 남은 빈 반찬통과 함께 케첩과 두어줌 가량의 쌀만 발견됐다. 모녀는 적지 않은 부채에도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모녀의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서울 광진구의 주택 앞에는 모녀 앞으로 약 8000만 원의 카드대금 미납 고지서가 발견됐다. 모녀는 2020년 4월부터 한동안 이 집에 세 들어 살았다. 이 집 앞에도 모녀 이름으로 된 통신요금과 주민세, 지방세 미납 고지서 등이 가득 쌓여 있었다. 모녀는 주변인들과의 교류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모녀가 살던 건물에 입주했던 A 씨는 “엄마와 따님 두 분이 조용하게 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만 했다. 집주인은 “1년 전 이사온 뒤 (나와는) 개인적 교류는 없었다”고 했다. 본보 취재 결과 모녀는 거주지인 서대문구와 주민등록상 주거지인 광진구 모두에서 별다른 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모녀는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었지만 건강보험료와 통신비 체납, 금융연체 등으로 위기정보가 포착돼 위기가구 발굴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광진구의 복지담당자는 모녀가 실거주하지 않자 발길을 돌렸고, 서대문구는 모녀의 집 주소지에 전기료가 잇달아 연체됐음에도 위기가구가 살고 있다는 걸 파악하지 못했다. 전기요금 3개월 이상 체납은 34종 위기정보의 하나인 ‘전기요금 체납’에 해당돼 한국전력공사가 보건복지부로 체납자 이름과 주소를 알린다. 하지만 이 모녀는 서대문구로 이사한 뒤 전기요금 명의변경을 하지 않아 과거 세입자 명의로 요금을 내고 있었다. 한전은 과거 세입자가 요금을 체납했다고 보고 보건복지부에 통보했고, 이에 따라 엉뚱한 이전 세입자가 정부의 복지 발굴 시스템에 포착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시스템상 전 세입자 명의로 체납 내역이 넘어왔을 것으로 보인다”며 “요금 납부 명의자가 거주자와 다른 사례는 위기가구로 발굴하기 어려운 사각지대인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서대문구청은 해당 주소지를 서류상 ‘무(無) 거주지역’으로 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기요금 미납으로 서울 서대문구의 모녀의 집을 방문한 것은 한국전력공사 측 요급수납 직원뿐이었지만 이 직원도 모녀를 만나지 못했다. 모녀는 건강보험료 등 다른 체납정보를 바탕으로 올해 7월과 9월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확인 조사’에 따라 위기가구 발굴 대상자로 선정되기는 했다. 그러나 선정 내역은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민등록상 주소지(광진구)로 통보됐다. 광진구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올 8월 25일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 안내를 위해 모녀 연락처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모녀가 부채와 생활고의 늪에 빠지게 된 경위는 아직 확실치 않다. 숨진 모친은 경기 지역에서 1982~2006년 교사로 근무했고, 중학교 교감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녀는 최근 3년 간 거주지를 4번 옮겨 다녔다. 광진구 관계자는 “숨진 모친의 남편을 수소문해 연락해봤으나 ‘연이 끊겼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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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벗고 거리응원 얼마만이냐”… 목 터져라 ‘대~한민국’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24일 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붉은악마의 함성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4년 만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첫 경기가 열린 이날 광장에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물결이 넘실거렸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광장 응원에 참여한 인원을 약 2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마스크 벗고 응원전 신나요”이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오랜만의 거리응원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돼 마스크 없이 응원전을 펼치게 된 것을 환영하듯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이나 분장을 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붉은 스웨터 차림에 붉은 뿔 머리띠를 한 직장인 최규원 씨(27)는 “마스크를 벗고 오랜만에 다 함께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다는 게 기대돼 친구와 거리응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낮부터 광장을 찾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경 광장에 도착했다는 박모 씨(67·경기 안양시)는 2002 한일 월드컵 응원전 이후 20년 만에 광화문광장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박 씨는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느라 거리응원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왔다”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일부 시민은 경기 시작 전 무대 앞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사우디도 이겼다! 일본도 이겼다! 우리도 이기자!”라며 함성을 질렀다. 퇴근하다 합류한 듯 넥타이 차림에 가방을 든 직장인도 상당수였다.○ 손흥민 공 잡으면 ‘캡틴 손’ 환호쌀쌀한 날씨 탓에 패딩 점퍼를 입거나 핫팩 담요 등을 준비한 시민도 적잖았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언제 추위에 떨었냐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목청껏 응원 구호를 외쳤다. 무대 앞 응원단이 ‘오 필승 코리아’, ‘더 뜨겁게 한국’ 등을 선창하자 시민들이 따라 부르며 응원봉을 흔들었다. 발광다이오드(LED) 머리띠를 한 응원단 덕분에 광장은 붉은빛으로 가득 채워졌다. 특히 캡틴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손흥민’ ‘캡틴 손’을 연호하는 함성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전반 34분경 황의조의 슛이 우루과이 골대 위를 스쳐 지나가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아아!”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후반 17분경 우루과이의 공격수가 찬 날카로운 슛을 대표팀 골키퍼 김승규 선수가 막아내는 등 선전이 이어질 때는 “와아” 하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팽팽한 경기 끝에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시민들은 아쉬워하면서도 “잘했다”라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안전사고 안 돼” 조심 또 조심이태원 핼러윈 참사 후라 주최 측인 붉은악마와 경찰 소방 등은 응원전 전부터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광장 내 대형 스크린 주변에 안전 펜스가 설치됐고 4, 5m 간격으로 안전요원들이 배치됐다. 경찰 등으로 구성된 안전요원들은 경광봉을 든 채 “통행로입니다. 멈추지 말고 계속 이동해 주세요”라며 시민들을 안내했다. 경찰은 경비기동대와 경찰특공대 등 620명을 투입했고, 윤희근 경찰청장도 현장을 찾아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소방차 9대와 4개 119구급대를 현장에 대기시켰다. 시민들도 서로 일정 거리를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참사를 잊지 말자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경기를 앞두고 대형 스크린에는 “PRAY FOR 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안전하고 질서 있는 우리들의 뜨거운 응원이 지난 아픔의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떴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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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노조 사실상 태업… 열차 최대 100분 지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이 시작된 24일 민노총 내 다른 노조의 파업과 준법 투쟁이 진행됐다. 민노총 소속 노조들의 연쇄 파업은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은 24일 오전 9시부터 노사 갈등 등을 이유로 준법 투쟁을 벌여 무궁화호 등 일부 일반 열차가 최장 100분가량 지연 운행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지연 출발한 열차는 무궁화호 10대, 새마을호 3대 등 총 13대다. 평균 지연 시간은 약 30분이다. 사실상 태업을 한 셈이다.특히 대전역에서는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98분 지연 출발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25일부터는 10편이 운행 중지된다. 철도노조는 다음 달 2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양대 노조도 이날 오전 6시 반 지하철 첫차부터 ‘2인 1조 근무’와 ‘안전 운행’을 준수하는 준법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는 구조조정 중단과 인력 증원 등을 요구하며 30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준법 투쟁은 ‘나 홀로 근무’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역내 2인 1조 근무 규정을 철저하게 지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교통공사는 주요 환승·혼잡 역 주변 질서 유지를 위해 이미 배치 운영 중인 190명 외에 추가로 170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 앞에선 민노총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소속 노조원 800여 명이 집회를 열었다.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 소속 간호사, 간호보조인력 등으로 구성된 서울대병원분회는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23일부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25일까지 파업할 방침이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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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광장 물들인 붉은 물결… 마스크 벗고 “대~한민국!”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24일 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붉은악마의 함성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 이후 4년 만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첫 경기가 열린 이날 광장에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물결이 넘실거렸다.●“마스크 벗고 응원전 신나요”이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오랜만의 거리응원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돼 마스크 없이 응원전을 펼치게 된 것을 환영하듯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이나 분장을 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붉은 스웨터 차림에 붉은 뿔이 달린 머리띠를 한 직장인 최규원 씨(27)는 “마스크를 벗고 오랜만에 다 함께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다는 것이 기대돼 친구와 함께 거리응원에 참가했다”며 목청껏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이날 낮부터 광장을 찾아 경기를 기다리며 자리를 지켰다. 이날 오후 2시경 광장에 도착했다는 박모 씨(67·경기 안양시)는 2002 한일 월드컵 응원전 이후 20년 만에 응원을 위해 광화문광장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박 씨는 “그동안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느라 거리응원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 때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왔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시민들은 앞선 조별리그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이 각각 아르헨티나와 독일을 상대로 승리한 것을 거론하며 대표팀도 ‘아시아의 기적’을 이어가길 염원했다. 일부 시민들은 경기 시작 전 무대 앞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사우디도 이겼다! 일본도 이겼다! 우리도 이기자!”라며 함성을 질렀다. ●‘겨울 월드컵’에 패딩과 핫팩으로 무장시민들은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붉은색 옷을 입거나 겉옷 위에 축구 유니폼을 겹쳐 입은 채로 응원에 나섰다. 쌀쌀한 날씨 탓에 패딩 점퍼를 입거나 목도리를 걸치는 등 중무장한 시민도 적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핫팩과 담요도 준비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언제 추위에 떨었냐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에 합류했다. 점퍼를 벗어던진 채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고 박수를 치면서 분위기가 금세 달아올랐다. 넥타이와 가방을 들고 지나던 인근 직장인들도 걸음을 멈추고 스크린을 바라보며 응원에 합류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광장을 찾은 정재민 군(16·서울도시과학기술고 1학년)은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꼭 올랐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인파 사고 재발할까… ‘안전 또 안전’이태원 핼러윈 참사 직후라 주최 측인 붉은악마와 경찰 소방 등은 응원전 전부터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은 전국 경찰 기동대와 특공대 등 경찰 620명을 투입해 응원 인파가 밀집되지 않도록 관리에 나섰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소방차 9대와 4개 119구급대를 현장에 대기시키면서 응급 상황을 대비했다. 가장 큰 스크린과 무대가 설치된 광화문 맞은편 육조광장(잔디마당)에 인파가 몰리긴 했지만, 시민들도 서로 일정 거리를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참사를 잊지 말자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경기를 앞두고 대형 스크린에는 “PRAY FOR 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안전하고 질서 있는 우리들의 뜨거운 응원이 지난 아픔의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올랐다. 대학생 이수란 씨(29·서울 서대문구)는 “광화문광장은 넓게 탁 트인 공간인데다, 경찰관 소방관 분들이 많이 보여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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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식 죽었는데 사인은 ‘미상’… 말이 되나요”

    “이것이 아들의 사망진단서입니다. 사망 일시는 추정, 장소는 이태원 거리 노상, 사인은 미상…. 이게 말이 되는 상황입니까.”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 이남훈 씨의 어머니는 이 씨의 사망진단서를 꺼내며 “무능한 정부에 아들을 뺏겼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어떻게 자식이 죽었는데 사인도 시간도 장소도 제대로 모른 채 떠나보내라 하느냐”며 “그날의 진실과 투명한 조사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민변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태스크포스(TF)’가 주최했고, 회견에 동의한 희생자 34명의 유족 가운데 약 30명이 참석했다. 또 유족 6명이 희생자의 실명과 함께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이 함께 공식 석상에 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회견장에선 회견 내내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배우 고 이지한 씨의 어머니는 “초동 대처만 제대로 했어도 158명의 희생자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신 자식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설렁탕 먹고 뒷짐 지고 걸어갈 수 있었겠느냐.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민변 이태원 참사 TF 팀장인 윤복남 변호사는 이날 유족들의 의견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 △성역 없는 책임 규명 및 문책 △피해자와 유족 참여가 보장된 진상 규명 △피해자와 유족 간 소통 보장 △사회적 추모를 위한 시설 마련 △인터넷 댓글 등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구체적 대책 등 6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희생자 명단 공개 논란에 대해 윤 변호사는 “정부의 선제적 조치가 없어 명단이 사적으로 공개되고 있다”며 “유족들이 동의하는 분에 한해 명단 공개를 하자는 게 유족의 뜻”이라고 했다. 정부의 사후 조치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고 이민아 씨의 아버지는 “(납골당에) 나이 들어 돌아가신 분 사이에 젊은 아이를 두기 싫어 유골을 집으로 데려왔다”며 “추모비라도 논의하려고 했는데 참사 17일이 지나서야 수소문 끝에 겨우 유족 몇 분을 만날 수 있었다. 유족 모임 구성이나 권리 안내 등 기본적 조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철저한 수사에 따른 책임자와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참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책임자와 책임 범위, 법적인 가해자가 명확해지면 정당한 보상도, 위로도 조금이나마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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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진심어린 사과하고 책임 규명해야”…이태원 유족 첫 회견

    “꽃다운 우리 아들, 딸들의 생명이 꺼져갈 때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고 송은지 씨의 아버지는 “이태원 참사는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안전불감증에 의한 간접살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이 공개 석상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희생자 유족 약 30명이 참석했고, 이 가운데 6명이 발언자로 나섰다. 희생자인 고 이지한 씨의 어머니는 “초동대처만 제대로 했어도 158명의 희생자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신들의 자식이 한 명이라도 거기에 있었다면 설렁탕 먹고 뒷짐 지고 걸어갈 수 있었겠느냐.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나 다름없다”고 정부의 대처를 규탄했다. 유족들은 애끓는 심정을 토로했다. 희생자 고 이상은 씨의 아버지는 “이 세상에 네가 없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구나. 우리 딸이라 너무 고마웠다.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말고 잘 가거라”라며 딸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희생자 고 이남훈 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망 진단서를 들어 보이며 “무능한 정부에 아들을 빼앗겼다.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영정사진 대신 살아생전 웃고 있는 사진을 가슴에 품고 왔다”고 흐느꼈다. 유족 6명의 발언을 마친 뒤 민변 ‘10.29 참사’ 대응 테스크포스(TF) 팀장인 윤복남 변호사는 유족을 대신해 △진정한 사과 △성역 없는 책임 규명 △피해자 참여 보장된 진상 규명 △피해자 소통 보장 △추모시설 마련 △2차 가해 방지 등 6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윤 변호사는 유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 논란에 대해 “정부의 선제적 조치가 없어 명단이 사적으로 공개됐다”며 “동의하는 분들에 따라 명단 공개가 이뤄지는 게 유족의 뜻”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이 원하는 추모시설 형태와 위치 관련 질문에 민변 TF 공동간사인 서채완 변호사는 “구체적인 방안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적어도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정부 조치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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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까진 수험생들로 북적였는데”…한산한 홍대 번화가

    “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로 거리가 북적이면서 ‘수능 특수’를 실감했는데 올해는 잠잠하네요.”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20년째 치킨집을 운영해온 김모 씨(65)는 2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인파가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서울 시내 번화가 상권의 ‘수능 특수’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홍대 인근은 지난해만 해도 수능 직후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는 수험생들이 몰리면서 북적거렸던 지역이다. 실제로 서교동은 지난해 수능 직후 주말에 15~24세 유동 인구가 서울시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곳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 상인들은 올해도 수험생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수험표 지참 시 10% 할인’ 등 광고문을 내걸었다. 그런데 20일 오후 1시경 동아일보 기자가 찾은 홍대 인근 상점가 분위기는 1주일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손님이 줄을 선 식당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손님이 없거나 테이블 하나 정도만 있는 가게가 대부분이었다. 한 사주 카페에는 한 시간 넘도록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주인 A 씨는 “수능이 끝나면 놀러온 김에 재미삼아 ‘저 OO대학 갈 수 있을까요’ ‘△△과 지원해도 될까요’라고 물으며 사주를 보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거의 없다”고 했다. 12년째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해온 김모 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입은 타격이 간신히 회복되고 있었는데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매출이 다시 20~30% 정도 줄었다”고 했다. 지난해 수능 직후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이 늘었던 지역은 용산구 이태원1동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태원 참사의 영향으로 소수의 외국인 관광객을 제외하면 인파가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이태원에서 멀지 않은 경리단길과 해방촌 일대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경리단길에서 8년째 중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63)는 텅 빈 예약 목록을 내보이며 “코로나19 사태 초기 만큼이나 손님이 없어서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문을 닫으려 한다”고 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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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권 의원 7명, 촛불 무대 올라 “尹 퇴진”… 보수단체는 “李 구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6명이 19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요구 촛불집회에 참여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죽음까지 독점하려는 정치무당”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보성향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 주최로 열린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에는 민주당 안민석 강민정 김용민 유정주 양이원영 황운하 의원이 참석했다. 민주당을 ‘위장 탈당’했던 무소속 민형배 의원도 자리를 같이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2만6000여 명이 참여했고, 참가자 일부는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했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인간 사냥’을 멈춰라. 멈추지도 반성하지도 않겠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퇴진하라”며 야당을 향한 검찰의 수사를 비판했다. 또 “지금 이곳은 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아닌 검찰왕국”이라며 “고장 난 ‘윤석열차’는 폐기돼야 한다”고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집회 참석이 당의 방침인지 밝히라는 여당의 요구에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0일 “의원들의 정치 행동을 모두 당에서 통제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여권은 일제히 성토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들을 인질 삼아 사지를 탈출하려는 이재명 대표를 구하겠다는 비이성적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국가적 참사마저도 정치적 악용을 서슴지 않는 ‘이태원 참사 7적’”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헌정 질서를 흔드는 주장에 동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같은 날 촛불집회 인근에선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지지자 1만8000명(경찰 추산)이 모여 “이재명 대장동 구속” “문재인 강제북송 특검” 등을 외쳤다. 여야의 갈등 수위가 높아지면서 22년 만에 개최된 협치 회복을 위한 여야 국회의원 친선 축구대회가 강성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의 비판에 페이스북에 쓴 대회 참석 인증글을 삭제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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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봉현 열흘째 행방 묘연… 경찰, 도피조력 의심자 압수수색

    검찰이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사진)의 도주를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추가로 특정하고 강제 수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1일 위치 추적장치를 끊고 달아난 김 전 회장의 행방을 열흘째 추적했지만 20일까지 뚜렷한 단서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17일 연예기획사 관계자 A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A 씨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2월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했다가 5개월 만인 2020년 4월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A 씨는 당시 김 전 회장이 한 달간 숨어 지낸 서울 강남의 한 호텔 객실을 예약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번에도 A 씨가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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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정부 출범후 최대규모 촛불집회 ‘대통령실 에워싸기’ 행진도…보수단체는 맞불 집회

    “퇴진이 추모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촛불승리전환행동) “문재인, 이재명 당장 구속하라” (자유통일당) 19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촛불집회와 이에 맞서는 보수단체의 맞불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정부 책임론’을 지적하며 정부를 규탄하는 세력과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 간 세 대결이 3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로 구성된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인근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2만 6000여 명, 주최 측 추산 25만여 명이 모였다. 이는 전주 촛불집회(경찰 추산 4000여 명)의 6배가 넘는 규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촛불집회로는 역대 최대 인원이다. 이전까지는 지난달 22일 촛불집회(경찰 추산 1만8000여 명)가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한 집회였다.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4~7시 숭례문 오거리부터 시청 교차로까지(약 450m 구간) 세종대로 모든 차로를 점거한 채 집회를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퇴진이 추모다’ ‘윤석열 퇴진’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은 퇴진하라.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유정주, 강민정, 김용민, 양이원영, 황운하 의원 등 6명과 무소속 민형배 의원 등 7명이 참석했다. 유 의원은 야권 인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는 ‘인간 사냥’을 멈춰라. 멈추지도, 반성하지도 않겠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퇴진하라”고 외쳤다. 안 의원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정부 책임론을 지적하며 “윤석열 대통령은 공개 사과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촛불행동은 오후 7시경 서울 지하철역 4·6호선 삼각지역 쪽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삼각지역에서 대열을 지하철역 6호선 녹사평역과 4호선 신용산역 방향으로 나눠 대통령 집무실을 에워싸는 형태로 행진을 진행했다. 애초 경찰은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행진 경로를 삼각지역으로 제한하는 부분 금지 통고를 했지만, 주최 측이 이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를 법원이 18일 인용하면서 일명 ‘대통령실 에워싸기’ 행진할 수 있었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2~8시 촛불집회와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불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1만 800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문재인 이재명 당장 구속하라’, ‘주사파 척결‘ 등 손팻말을 들고 “대통령을 지키자”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이준석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제기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변호인인 강신업 변호사도 참가했다. 삼각지역에선 다른 보수 단체인 ‘신자유연대’ 회원 1000명(경찰 추산)도 오후 5~8시 반까지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촛불행동의 행진이 시작되자 “촛불 사람들이 여기로 오고 있다. 저들이 돌아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자”며 외쳤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삼각지역 인근에 도착하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대규모 도심 집회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광화문을 찾은 직장인 김지은 씨(24)는 귀를 막고 이동하며 “오랜만에 주말을 맞아 친구와 덕수궁을 찾았지만 너무 시끄러워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용산구 주민 박모 씨(27)는 “회사 직원들과 저녁 모임을 하러 가는데 진로방해가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삼각지역 쪽에서 길을 건너야 하는데 길이 막혀 남영역 쪽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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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스피싱 길목 8곳 콕 집어 단속… 피해건수-금액 확 줄었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가 날로 진화하면서 연간 피해액이 7000억 원을 넘긴 가운데 경찰의 ‘8대 범행수단’ 단속이 최근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건당 피해액은 늘고 있어 이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보이스피싱 길목을 막아라”“개가 개집에도 안 들어가고 멀뚱멀뚱 밖에 서 있더라고요.” 최근 한 야산에서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번호변작 중계기(중계기)를 적발한 경찰관의 말이다. 당시 중계기 관련 신호가 잡히는 지점엔 개집과 개 한 마리만 있었다고 한다. 경찰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개집 안을 들여다보니 중계기가 숨겨져 있었다. 개는 중계기 탓에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 조사결과 보이스피싱 일당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야산에 개와 개집을 가져다 놓은 뒤 출입구 방향을 산 쪽으로 돌려 중계기 설치를 감췄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력을 끌어 오기 어려웠던 탓에 밤마다 중계기를 떼서 충전한 뒤 낮에 재설치하는 일을 반복했다. 그러나 중계기 신호를 추적한 경찰에 마침내 덜미를 잡혔다. 경찰이 중계기 등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범행수단을 적극 단속하면서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대 범행수단’ 단속으로 피해 줄어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 1∼10월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은 4743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피해액은 지난해(7744억 원)나 2020년(7000억 원)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한 달 피해액(316억 원)은 2018년 6월(286억 원)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발생 건수 역시 2018년(3만4132건)부터 지난해(3만982건)까지 계속 3만 건을 넘었지만 올해는 1∼10월 동안 1만8783건에 그쳤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행의 첫 단계인 미끼 문자 전송부터 마지막 단계인 현금 전달까지 ‘8대 범행수단’을 집중 단속한 것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집중하는 8대 범행수단은 △대포통장 △대포폰 △중계기 △불법 환전 △악성 애플리케이션(앱) △개인정보 불법유통 △미끼문자 발송 △거짓 구인광고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 분석에 참여했던 한 경찰관은 “범죄 수법이 비교적 단순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는 각종 범행수단의 공급 전담 인력이 따로 있을 정도로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계기 등 단속이 효과 내경찰은 특히 중계기 단속이 범죄 감소에 적잖은 효과를 냈다고 보고 있다. 중계기는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 발신 번호를 ‘010’으로 시작하게 만들어 주는 장비다.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는 스팸 전화로 의심해 잘 받지 않지만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는 일단 받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노린 수법이다. 수사관들은 번호 변작 및 중계 기술 자체는 오래된 범행 수단이지만 기기와 은닉 방식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에 주로 사용됐던 중계기는 불법 개통한 유심칩 등을 여러 개 꽂는 ‘심박스’ 형태였으나 최근엔 휴대가 편한 스마트폰 등이 중계기로 악용되고 있다. 은닉 장소도 과거에는 원룸이나 모텔 등 폐쇄된 실내 공간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엔 야산이나 공사장 외벽, 다리 밑, 모래사장 등 행인이 뜸한 야외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세탁기나 보일러, 환기구 등에 숨겼다가 적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장소에 고정 설치한 중계기가 경찰에 적발되는 경우가 늘자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중계기를 가지고 계속 이동하면서 추적을 피하기도 한다. 속칭 ‘인간 중계기’다. 경찰 관계자는 “오토바이, 차량에 중계기를 싣고 다니거나 가방에 중계기를 넣고 지하철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인간 중계기’도 추적이 가능하다. 경찰은 통신사로부터 중계기 의심 신호 정보를 넘겨받으면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수사관에게 출동을 지시한다. 경찰은 신호 이동 패턴을 분석해 차량, 지하철 등 이동수단을 찾아낸 뒤 탐지 장비를 들고 근접거리에 있는 중계기 신호를 찾는다. 경찰은 올 4∼6월 보이스피싱 특별단속을 통해 중계기 불법 사용 168건을 적발해 197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에 쓰이는 대포폰은 특히 ‘선불 대포폰’을 줄이면서 성과를 냈다. 올해 상반기(1∼6월) 경찰에 적발된 선불 대포폰은 269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1616건) 대비 87.5%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동통신사 등과 함께 선불폰 개통 절차를 까다롭게 만든 것이 효과를 냈다”고 했다. 이 밖에도 경찰은 올 4∼6월 대포통장 범죄 1689건을 적발해 1838명을 붙잡았고, 범죄 수익 환전 등에 가담한 불법 환전상 53명을 검거해 5명을 구속했다.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판매한 17명과 대출 미끼문자를 발송한 19명도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행수단은 다른 범죄에도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 대포통장 등을 단속하면 전반적인 범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건당 피해액은 오히려 증가피해 건수 감소와는 대조적으로 건당 평균 피해액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1180만 원이던 건당 피해액은 2020년 2210만 원, 올 1∼10월 2525만 원으로 늘었다. 경찰 단속이 강화되면서 범죄 수행에 필요한 ‘비용’이 늘자 범인들이 최대한 돈을 많이 뜯어낼 수 있는 피해자를 골라 노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년째 보이스피싱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일선 경찰관은 “3년 전까지만 해도 대포통장 가격이 200만∼300만 원이었는데, 단속이 심해지자 요즘은 500만 원 이상에 거래된 사례도 적발됐다”며 “비용이 늘어나니 범인들이 한 번에 큰돈을 노리고 사기를 치는 경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범행 수법이 지능화된 것도 건당 피해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8대 범행 수단 중 특히 ‘악성 앱’이 고액 피해를 낳는 경우가 많다. 악성 앱은 카카오톡 등 메신저, 문자메시지를 통해 URL 링크나 압축파일 형태로 피해자에게 전달된다. 이를 무심코 설치하는 순간 피해자의 휴대전화는 관리 권한이 통째로 범죄조직에 넘어가게 된다. 피해자가 거는 전화는 보이스피싱 일당이 모두 가로채 받을 수 있고, 일당이 거는 전화는 금융감독원, 은행 등 기관 전화번호로 표시된다. 앱을 통해 피해자의 주식이나 가상화폐 계좌 등에 접속해 돈을 빼돌리기도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악성 앱을 설치하는 순간 휴대전화는 ‘좀비 폰’이 된다”며 “모르는 사람이 보내는 링크, 파일은 절대로 열어선 안 된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5억 원 이상 피해가 발생한 경우 거의 전부가 피해자 휴대전화에 악성 앱이 깔려 있었다고 한다. 단일 보이스피싱 사건 기준으로 최대 피해액인 41억 원을 뜯긴 올 7월 사건에서도 피해자 휴대전화에 악성 앱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경찰이 앱 판매자나 제작자를 검거한 사례는 아직 없다. 경찰 관계자는 “앱이 해외에서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 보니 수사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도 모르게’ 수거책 가담해도 처벌보이스피싱 조직은 수거·송금책을 모집하기 위해 구인·구직 사이트에 ‘고액 알바 모집’ 등의 유인 광고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주로 사이트 운영진에게 모니터링을 통해 범죄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광고를 걸러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광고만으로는 처벌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거짓 광고를 처벌하려면 실제 광고를 통해 채용된 사람이 보이스피싱 등에 가담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수거·송금책 중에는 ‘부동산 매매 관련 업무다’ ‘배달만 하면 된다’는 등의 말에 속아 자신이 하는 일이 범죄인지 모르고 가담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검거된 후 ‘정상적인 일인 줄 알았다’고 주장해도 처벌을 피하긴 쉽지 않다. 한 보이스피싱 사건 전문 변호사는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해 주겠다’면서 수거·송금책 일을 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처음에는 속았다고 해도 불법이 의심된다면 즉시 자수하고 신고해야 선처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계좌만 빌려준 경우에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대검찰청은 18일 “최근 대법원은 탈법적인 일에 이용될 수 있도록 계좌만 제공한 경우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했다”며 “계좌 소유자가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몰랐다고 해도 형사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타인에게 차명계좌를 빌려줘선 안 된다”고 밝혔다.보이스피싱 징후땐 경찰 출동 앱 내년 나와… 범죄조직 추적 시스템도 추진 보이스피싱 범죄 지능화에… 경찰 단속기술도 진화나날이 지능화되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경찰은 단속 관련 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보이스피싱 위험 징후가 감지되면 인근 경찰이 바로 출동하는 연동 애플리케이션, 통화 내역을 분석해 범죄조직을 추적하는 수사 시스템 등도 개발 중이다. 18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시민 보급용으로 올 9월 내놓은 악성 애플리케이션(앱) 탐지 앱 ‘시티즌 코난’에 이어 이와 연동된 경찰관용 앱 ‘폴리스 코난’을 내년에 내놓을 예정이다. 시티즌 코난은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설치를 유도하는 악성 앱과 파일을 탐지해 삭제하는 일종의 ‘백신’ 기능을 갖추고 있다. 지역별 보이스피싱 관련 신고가 급증하면 화면에 경고 메시지를 띄우는 기능도 있다. 향후 폴리스 코난이 개발되면 시티즌 코난에 ‘신고’ 기능이 추가된다. 시민들이 시티즌 코난을 통해 보이스피싱 범행 현장이나 의심 사례를 신고하면 폴리스 코난을 사용 중인 경찰에게 위치가 즉각 표시되는 방식이다. 앱에는 현금자동인출기, 공중전화박스 등 보이스피싱 빈발 장소의 정확한 위치 정보도 담기게 된다. 근처 경찰이 신속히 현장에 도착해 범행을 막고 피의자를 검거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휴대전화에 악성 앱 설치 또는 작동이 탐지되면 해당 정보를 경찰에게 신속하게 공유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이르면 내년 초 시험 사용 기간을 거쳐 일선 부서 경찰관들에게 보급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보이스피싱 범인 및 조직의 연락처와 통화기록을 분석해 조직 윗선의 정보를 추적하는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콜센터 상담원 등의 통화, 문자메시지 수신 및 발신 내역을 자동으로 분석해 통화 빈도, 통화 시간 등 기준에 따라 분류한 뒤 조직 간부 등을 추적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의자의 통화 내역 등을 수사해도 한두 단계 윗선이나 연락이 잦은 동료 1, 2명을 추가 추적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새 프로그램을 통해 범죄 총책이나 거대 조직 간 연계를 밝혀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 프로그램 역시 내년 시범 사용에 들어간다. 경찰청은 금융사기 및 사이버 사기 범죄 신고만 통합적으로 관리, 분석하는 영국의 ‘사기정보분석국(NFIB)’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NFIB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번호와 전화번호 등의 사용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 202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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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계급 수직구조 경찰, 보고체계 한곳만 막혀도 올스톱”

    “지금의 경찰처럼 수직적·단계적으로 보고와 지시가 이뤄지는 구조에선 중간에 한 사람만 문제가 생겨도 아래위가 완전히 먹통이 됩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피해가 커진 원인에 대해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같이 진단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최근 인터뷰한 경찰 및 소방 행정 경영 분야 전문가 20명은 “경찰 등의 경직된 조직 문화를 통째로 바꾸지 않는다면 참사는 되풀이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직선 수직 보고 체계가 키운 참사지금 경찰 조직은 11개 계급의 수직 구조이며, 단선적 지휘·명령 체계로 움직인다. 책임과 권한이 명확한 만큼 문제가 생긴 경우 책임 소재가 명확하고 규율 유지에 효과적이다. 문제는 책임자가 부재중이거나 사안에 대해 잘 모를 경우 발생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직선 보고 시스템에선 한 군데가 막히면 전체가 멈추는 ‘동맥 경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사전 대비가 잘 안된 것도 핼러윈을 잘 모르는 중장년 의사결정자들이 인파 위험성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번 참사에선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의 늑장 대처로 위로는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으로의 보고가 지연됐고, 아래로는 지휘자 부재로 인한 현장 혼란이 발생했다. 112상황실, 경비, 정보 등 경찰 각 기능 사이에 칸막이가 쳐진 것도 유기적 대처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꼽힌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들은 자기 업무 외의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데, 이를 판단해줄 지휘관의 지시가 없으니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참사에선 사태의 심각성을 늦게나마 감지한 이태원파출소가 바로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출동을 요청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경로 자체가 없었다. 마약 단속을 나갔던 경찰관들은 인파 통제에는 손을 놨다가 뒤늦게 사고 현장에 투입됐다.○ 경찰, 계급은 너무 많고 협업은 안 돼경찰 조직의 계급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주별로 다르지만 미국 경찰은 계급이 7개 정도인데, 우리는 11개”라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적고 관리·감독 인력이 많다 보니 지휘체계가 복잡하고 유사 시 대응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개선 방안으로는 보고 단계 축소와 권한 이양, 프로젝트 단위로 각 기능 협업 구조를 상시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윤호 교수는 “기능을 융합하면서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위급 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현장 인력과 하위 조직에도 재량권을 줘야 한다”고 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처럼 비상 시 단계를 건너뛰어 상위 책임자에게 보고할 수 있는 ‘핫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관 간 협업, 기존 안전 대책 작동 안 해기관 간 불통도 문제다. 3년 만의 사회적 거리 두기 없는 핼러윈을 앞둔 상태에서 경찰 소방 구청 등 어느 곳도 참사에 대비하지 않았다. 참사 발생 전후에는 경찰과 소방이 서로의 공조 요청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 이준원 숭실대 안전융합대학원 교수는 “안전 부문을 총괄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한 기관이 문제를 인지하면 동시에 다른 기관도 이를 즉시 알 수 있는 다중망 소통 체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재난 시 협업을 활성화하겠다며 경찰 소방 지자체 등이 소통할 수 있는 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했지만 정작 참사 때는 작동하지 않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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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욱 “이재명 대통령될 줄 알았다… 20억 주면 싸다고 생각”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될 줄 알았다. 대선 후보에게 20억 원으로 줄을 댄다면 싸게 먹히는 거란 생각을 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불법 대선자금 의혹 수사로 재판에 넘겨진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는 11일 보도된 KBS와의 ‘옥중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2월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약속한 돈을 주지 않자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측에서 나에게 경선 자금 명목의 돈을 요구했다”며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찾아와 “김 부원장에게 ‘위험한 돈 쓰지 말라’고 말했다. ‘남욱에게 부탁하겠다’고 했으니 내 얼굴을 봐서 돈을 해 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요구한 금액이 ‘20억 원’이었고, 용도는 ‘경선 자금’이라고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에게 “20억 원은 어려울 것 같지만 도와주겠다”고 답했고 이후 본인 사업체에서 마련한 2억여 원과 지인에게 차용증까지 쓰고 빌린 돈 9억여 원을 더해 총 11억 원을 준비했다고 했다. 남 변호사 주장대로라면 검찰이 김 부원장이 정치자금으로 받았다고 공소장에 적시한 8억4700만 원의 출처가 이 11억 원인 것이다. 남 변호사는 11억 원 중 8억여 원은 건넸지만, 나머지 돈은 지난해 9월 자신이 미국에 체류할 때 ‘대장동 사건’이 불거지며 전달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또 “위례와 대장동 개발 모두 정영학 회계사가 설계한 뒤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을 통해 이재명 성남시장이 보고받고 결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영장에 따르면 유 전 직무대리가 김 씨와 특정 종교단체 관계자를 만나 돈을 건네고 이 단체를 동원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2014년 성남시장 선거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 실장도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해당 종교단체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 지원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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