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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공개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은 종부세를 구성하는 뼈대 중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만 조정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반면 과세 대상 기준 가격을 올리거나,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 상향 조정은 거론되지 않았다. 실수요자까지 무차별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하반기 재산세 및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을 높이는 보유세 로드맵을 내놓기로 해 추가 증세를 시사했다. 이날 나온 대안들을 서울 주요 아파트에 적용해보니 세금 부담액이 다주택자의 경우 30%대 이상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주택 실수요자 반발 고려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내놓은 4가지 종부세 개편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조세 저항 최소화다. 이명박 정부 시절 완화된 종부세의 기능을 회복하되 노무현 정부 시절 세금 폭탄이라 공격받았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는 데 중점을 뒀다. 최병호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조세소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올해 공시가격이 많이 올라 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종부세를 과도하게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1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한 문제도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특위가 종부세제 개편에 따른 과세 대상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것도 이런 고민을 반영한다. 내년 종부세 대상자는 주택 가격 상승으로 자연스럽게 납세자가 되는 일부를 제외하면 2019년 종부세 부과 예상자 34만1000명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것으로 평가받는 ‘1주택자와 다주택자 차등 과세’ 방안도 실수요자 중심 1주택자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다주택자 과세를 강화하더라도 중저가 주택을 여러 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내게 되는 문제가 있다.○ 다주택자 세금 30% 이상 상승 KB국민은행에 의뢰해 이날 공개된 개편안을 서울 주요 아파트에 적용해보니 실제로 1주택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은 10% 안팎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1일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개편안에 따른 세금 부담 증가만 추정해본 결과다. 1주택 보유자 중에서도 비싼 아파트의 인상률이 컸다.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포레의 전용면적 170.88m² 아파트는 공정시장가액비율만 인상한 대안1을 적용해도 보유세가 1289만 원에서 1394만 원으로 8.2% 올랐다. 공정시장가액비율(10%포인트 인상 가정)과 세율을 모두 높인 대안3은 156만 원(12.1%) 오른 1445만 원으로 늘었다. 다주택자들의 세금 인상률은 더 컸다. 대안4의 경우 세금 인상률이 30%에 이르렀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전용면적 84.94m², 공시가격 13억5200만 원)와 성동구 갤러리아포레(전용 170.88m², 공시가격 23억400만 원) 등 두 채를 보유한 사람은 내년 종부세가 3755만 원으로 올해(2898만 원)보다 29.6% 뛴다.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팀장은 “이번 시뮬레이션은 내년 공시가격 인상을 반영하지 않은 만큼 실제 세금 증가율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화하는 증세 드라이브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공개한 4가지 대안에 따라 최소 2000억 원에서 최대 1조3000억 원의 조세 증대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포인트만 인상할 때 조세 증가분이 가장 적었으며,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동시에 올릴 때 증세 효과가 가장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당초 증세 규모를 최대 3조 원까지 늘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미치지 못한다. 증세론자들은 다주택자는 물론이고 1주택자라도 고가 주택을 보유한 자들을 대상으로 과세 현실화를 주장해왔다. 한국의 자산총액 대비 보유세 부담률은 0.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0.33%의 절반 수준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중도 OECD 평균(1.09%)보다 낮은 0.88%로 높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안종석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조세 저항을 너무 겁내지 말고 증세의 당위성을 적극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위의 대안만으로 현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증세 효과를 거둘 수 없게 된 만큼 정부가 추가 증세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정부 출범 후 지속적으로 보유세 인상 신호를 보냈던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공시지가의 시세 반영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이와 관련된 논의 요구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보유세를 인상하면 거래세(취득세, 등록세)는 낮춰야 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이건혁 gun@donga.com·주애진·김재희 기자}

프리미엄 TV 시장을 둘러싸고 퀀텀닷디스플레이(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간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을 대상으로 ‘2018년 최고의 TV’를 뽑는 이벤트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QLED와 OLED 진영은 각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영국의 고화질TV 리뷰 분야 1위 매체인 ‘HDTV 테스트’와 현지 소매유통업체 ‘크램프턴&무어’가 다음 달 15일 런던 북부 체육전문학교 ‘헤어필드 아카데미’에서 4개 업체의 프리미엄 TV를 놓고 평가전을 열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QLED TV와 LG전자 OLED TV를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의 OLED TV도 평가 대상이다. 모두 네 개 업체가 출시한 65인치 프리미엄 TV 신제품이다. 파나소닉은 2015년부터, 소니는 지난해부터 OLED 진영에 합류해 프리미엄 라인에서 OLED TV를 선보이고 있다. TV 브랜드들은 컨슈머 리포트와 같은 소비자 전문매체 평가, CES나 IFA 등 국제 가전전시회 수상 실적 등을 기준으로 자사 TV 기술을 알려왔다. 한자리에 업체들의 제품을 모아 놓고 전문가와 일반인이 포함된 평가단이 점수를 매기는 것은 이례적인 방식이라 이 이벤트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HDTV 테스트는 화질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밝은 환경에서의 화질, 어두운 환경에서의 화질, 게임 화질,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성능, 돌비비전 성능 등을 평가한다. 화면색상 보정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업체인 ‘포트레이트 디스플레이’ 소속의 전문가들도 평가에 참여한다. HDR는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해 영상의 입체감을 높이는 기술이다. 일반인 평가단도 참여한다. 이들은 각사 제품을 통해 4K 블루레이 영상, 일반 블루레이 영상, 지상파 방송, HDR 영상, 게임 영상 등을 보면서 명암과 색상 정확성, 움직임, 밝은 곳에서의 화면 선명도 등 항목에 점수를 매긴다. 종합 평점이 가장 높은 제품을 선정하고, 평가항목별 순위도 따로 매기기로 했다. 이번 경쟁에서는 각 사가 내세우는 영상 표준 규격 기술인 HDR도 중요 평가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밝기와 명암비를 최적화해 영상의 입체감을 높이는 HDR 규격을 자체 개발하고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HDR10 플러스’ 기술을 앞세워 지난해 20세기폭스, 파나소닉과 함께 HDR10플러스 연합을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이 회사들과 함께 ‘HDR10플러스 인증·로고 프로그램’을 21일부터 시작했다. LG전자 역시 HDR10을 기반으로 제작한 영상을 더 정교하게 보정하고 영상 프레임마다 화질 정보를 추가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해 ‘HDR10프로’라는 자체 화질 기술을 개발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가 8월 3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의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LG전자의 최고경영진이 글로벌 주요 전시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부회장은 IFA 2018 개막일에 IFA 전시장인 ‘메세 베를린’에서 ‘당신은 더 현명해지고, 삶은 더 자유로워집니다(Think Wise. Be Free: Living Freer with AI)’란 주제로 LG전자의 개방형 인공지능(AI) 전략을 설명한다. LG전자는 AI 부문에서 오픈 플랫폼, 오픈 파트너십, 오픈 커넥티비티 등 3대 개방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의 자체 AI 플랫폼 ‘딥 씽큐(Depp ThinQ)’뿐만 아니라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의 ‘알렉사’ 등 타 회사의 AI 플랫폼도 탑재하는 전략이다. 이어 발표하는 박일평 사장은 ‘LG 씽큐’의 3가지 강점인 맞춤형 진화, 폭넓은 접점, 개방성을 설명한다. 특히 LG전자의 제품과 서비스가 실제 생활에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편의를 보여줄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딥 씽큐를 세탁기, 에어컨, TV, 스마트폰 등 대부분의 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딥 씽큐 탑재 제품에는 ‘씽큐’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이번 기조연설에서 사업 전반에 적용하고 있는 AI를 소개하는 동시에 고객들이 실생활에서 LG전자의 제품을 활용하며 얻게될 혜택들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최태원 SK 회장과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이 전국 주유소를 공유경제 인프라로 활용하자는 구상으로 손을 잡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보유한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20일 주유소를 거점으로 하는 C2C(Customer to Customer) 기반 택배 서비스 ‘홈픽(Homepick)’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국내 정유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경쟁사에서 각자의 자산을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만드는 파트너사가 됐다. SK는 CJ대한통운과 3월 전국 SK주유소를 거점화해 택배 서비스를 구축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택배 접수를 하면 물류 스타트업이 1시간 이내에 고객을 찾아가 물품을 받은 뒤 주유소에 보관한다. 이를 CJ대한통운이 목적지로 운송한다. GS칼텍스도 여기에 자사 주유소 네트워크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더 많은 주유소를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달부터 서울에서 시범 서비스를 한 뒤 9월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5 대 5 비율로 주유소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홈픽에는 정유사는 물론이고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유 인프라를 갖춘 기업은 어디든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픽 서비스의 시작으로 기업 및 개인 고객은 택배 발송부터 수령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배송시간을 줄일 수 있어 물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주유소를 활용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익구조도 다각화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고객으로부터 물건을 받아 주유소까지 배송하는 물류 스타트업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이득이다. 고객과 대기업, 스타트업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셈이다. 두 회사는 스타트업과 상생 생태계 조성, 주유소 공간의 새로운 활용을 통한 일자리 창출,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 확산 등을 목표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주유소 외에 양사의 자산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도 검토하기로 했다. 양사의 협력은 GS칼텍스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최 회장은 20일 열린 시카고포럼 기조연설에서 “주유소 공유 인프라 아이디어를 공모했는데 재미있는 점은 경쟁자인 GS칼텍스에서 찾아와 물류 인프라 협력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12월 주유소 활용 사업 모델을 공모하는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로 아이디어를 모집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참여자가 늘고 공유 인프라 스케일이 커지면 이 세상에서 가장 쉽게 쓸 수 있는 택배 시스템을 열게 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SK 최 회장과 GS칼텍스 허 회장은 각각 주유소를 공유 인프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최 회장은 올해 경영방침을 ‘공유 인프라 구축’으로 정하고, SK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각 계열사 인프라를 사회와 공유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허 회장 역시 주유소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지난해 8월 사내에 회장직속 신성장동력 발굴팀 ‘위디아’를 만들어 주유소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해왔다. 전국 3000여 개의 GS 주유소와 충전소를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LG전자가 독자 개발 인공지능(AI) 플랫폼 ‘딥 씽큐(Deep ThinQ)’를 탑재한 ‘LG 트롬 씽큐 드럼세탁기’를 19일 출시했다. LG전자 가전 중 처음으로 장애인 단체와 협력해 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개발한 제품이다. LG 트롬 씽큐 드럼세탁기는 음성으로 제어가 가능하고 날씨에 따라 세탁 옵션을 스스로 설정하는 ‘스마트케어’ 기능도 들어갔다. 드럼세탁기를 와이파이에 연결하기만 하면 간편하게 인공지능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생활가전 제품에서 휘센 씽큐 에어컨에 이어 두 번째로 AI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세탁기 상태를 진단한 결과나 세탁 방법도 음성으로 알려준다. 사용자가 “LG 트롬, 무슨 문제 있니?”라고 물으면 세탁기가 “현재 자체 감지된 문제 사항은 없습니다”라고 답한다. 고객의 제품 사용 패턴과 날씨 정보를 학습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세탁 옵션도 알아서 설정한다. 비가 오는 날은 탈수 강도를 높이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강력 세탁 코스를 선택해 헹굼 횟수를 늘리는 식이다. LG전자는 자사 제품 중 처음으로 시각장애인협회와 협력해 시각장애인들이 원하는 개선사항을 트롬 씽큐 드럼세탁기에 반영했다. 시각장애인은 세탁기 위치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제품과 떨어진 곳에서 명령을 내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음성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음성인식이 가능한 반경을 1m에서 3m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세탁모드 설정이 완료되면 발광다이오드(LED) 불이 켜졌는데 이를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설정 시 효과음을 울리는 기능도 넣었다. LG전자 관계자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장애인들의 삶을 편리하게 돕는 음성인식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시각장애인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다음 달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법 도입에 앞선 일종의 ‘리허설’이었다. 18일 법 시행을 열흘가량 앞두고 수개월간 근로시간 단축 실험을 진행해 온 주요 기업 사무직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우려했던 것보다는 괜찮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았다. 물론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 및 고용유연성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이 아직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인력에 여유가 있고 수당 감소분을 보전해 줄 수 있는 주요 대기업들에선 시도해볼 만한 변화라는 반응이다. 자율출퇴근제 및 스마트워킹 등 최근 이어져 온 기업문화 개선 시도와 더불어 정착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LG전자 마케팅팀에서 근무하는 과장 A 씨는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근로시간에서 빼니까 다 같이 밥도 빨리 먹게 되고, 커피 마시는 시간도 사라졌다”며 “그 대신 오후 5시 정도면 윗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알아서 각자 퇴근한다”고 했다. LG전자는 4월 말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불필요한 주말 근무나 야근으로 지출되던 추가 수당이 줄어드는 데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간부급 B 씨는 “주말에도 특별히 일이 없는데 습관적으로 출근해 시간을 때우다 수당만 받고 퇴근하던 사람들이 주 40시간 근무 도입 이후 확실히 사라졌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본격적으로 적용했다.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러 자리를 비우던 시간을 아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니 업무 몰입도가 좋은 직원들 사이에선 “주 40시간을 채우는 게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국내 10대 그룹 경영지원팀에서 근무 중인 대리 C 씨는 “처음엔 오후 5시 전에 일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화장실 볼일도 참아야 할 정도로 부담이 됐는데 몇 개월 해보니 몸과 머리가 적응해 처음만큼 힘들지 않다”고 했다. 기업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대기업 사무직의 경우 대부분 야근수당보다는 연초와 연말에 나오는 보너스가 연봉액을 좌우한다. 이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축도 거의 없는 편이라고 했다. 한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D 과장은 “야근수당이라고 해봤자 1만5000원으로 택시비도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 일찍 퇴근하는 걸 더 선호한다”고 했다. 자율출퇴근제도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상사에게 따로 보고하지 않고 오전 10∼11시에 출근해도 된다”고 했다. 그 덕분에 불필요한 오전 회의도 기업들마다 대부분 사라졌다. 각자 언제 출근할지 사전에 보고하지 않기 때문에 꼭 필요한 회의는 미리 공지를 하거나 e메일이나 전화 등으로 대체한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주말 근무를 막기 위해 월요일은 전사적으로 회의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개발 부서에선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한 개선 논의가 아직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행 3개월인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적용 기간을 6개월∼1년 단위로 연장해 줄 경우 대형 프로젝트가 끝나면 여유를 갖고 쉬는 업무 패턴에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 주 5일제 도입을 앞두고 우려가 많았지만 막상 적용해 보니 큰 어려움이 없었듯 근로시간 단축도 대기업이 주도해 기업문화 전반을 바꿔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근로시간이 짧아진 만큼 정해진 52시간 이내의 성과를 변별해 낼 수 있는 평가와 책임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김지현 jhk85@donga.com·김재희 기자}
LG화학이 20∼22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ESS 유럽 2018’에 참가해 주택용으로 쓰이는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제품을 공개한다고 19일 밝혔다. 독일은 주택용 ESS 최대 시장이다. LG화학이 선보일 신제품은 48볼트(V) 라인업에 추가되는 모델(RESU13)로, 13.1킬로와트시(kWh) 용량이다. 기존에 가장 용량이 큰 모델(9.8kWh)에 비해 34% 향상됐다. 신제품은 2대까지 병렬 연결해 최대 26.2kWh까지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독일 기준 1가구의 하루 평균 소모 전기량이 12.1kWh인 점을 감안하면 신제품은 대형 주택은 물론이고 소규모 사업체까지 적용이 가능하다. 신제품은 올해 3분기(7∼9월) 내 시장에 공급된다. 장성훈 LG화학 ESS전지사업부장(전무)은 “주택용 ESS 최대 시장인 독일을 비롯해 호주, 미국 등에도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LG가 12일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고 공시하면서 ‘구광모호(號)’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구광모 LG전자 ID(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사업부장(상무·40·사진)을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한 뒤 이어 열리는 이사회에서 승진 및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한다는 복안이다. 이후 구 상무는 경영 전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김 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이사회 안건 통과를 대비한 포석으로 보인다. 판사 출신인 김 전 대표는 1996년 LG 구조조정본부 상임변호사로 영입돼 2007년까지 일하며 LG 법무팀장(부사장)을 지냈다. LG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도 김 전 대표가 진두지휘했다.LG는 로봇,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기 위해 네이버 출신인 김 전 대표를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구 상무 체제 출범과의 연관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법조인 출신이며 신성장 사업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LG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주주총회 이후 열릴 이사회에서는 구 상무의 직급 및 대표이사 선임이 의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선 구 상무가 부회장 이상으로 승진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구 상무는 각 계열사 부회장 6인의 보고를 받는 위치여서 부회장 이하의 직급을 다는 건 모양새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구 상무가 회장 직책을 바로 달기엔 경험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구 상무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은 지 1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입사 후 20년간 경영수업을 받은 뒤 그룹 회장을 맡았던 구자경 LG 명예회장과 고 구본무 전 LG 회장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다.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에서 구 상무가 ㈜LG의 대표이사 및 최대주주에 올라 그룹 총수 역할을 맡는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정확한 이사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 상무를 보좌할 6인의 부회장 역할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현회 ㈜LG 부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 6명이다. 이 가운데 하 부회장은 전자와 디스플레이에 몸담았고, 권 부회장은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을 거쳐 다른 부회장보다 경험이 많은 편이다. 이사회 이후 남아 있는 과제는 구 상무의 지분 상속이다. 현재 오너 일가 중 ㈜LG에서 세 번째로 지분 비율이 높은 구 상무(6.24%)는 ㈜LG의 최대주주로 오르기 위해 구 회장의 ㈜LG 지분을 상속받아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구 상무가 고 구 전 회장의 LG 지분(11.28%)을 모두 상속받을 경우 상속세는 9000억∼1조 원에 달한다. 개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 상무의 어머니인 김영식 씨, 동생인 구연경, 구연서 씨와 지분을 나눠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에 대해서도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구 부회장이 보유한 ㈜LG 지분(7.72%)으로 주식 스와핑(교환)을 할 경우 구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LG상사 등의 계열사가 거론되고 있다. 구 부회장이 전장 사업 분야에 애착을 가졌기 때문에 각 계열사의 전장 부품 사업을 가져갈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한화토탈은 지난해 10월 충남 서산시의 대산공장 내에 기업 전용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깔았다. 국내 정유화학업계로는 첫 시도였다. 대산공장을 스마트 공장으로 바꾸는 데 3년간 3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폴리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대산공장은 8개월여 만에 스마트 공장으로 확 바뀌어 있었다. 1일 찾아간 대산공장 곳곳엔 이동형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LTE망 덕분이다. 현장에서 만난 서성덕 한화토탈 경영혁신팀장은 “예전엔 유선으로 연결해야만 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어서 공사가 어렵고 카메라 설치 위치가 제한됐다”며 “이젠 아무 곳에나 이동형 카메라를 설치해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설치된 700여 대의 카메라는 가스 누출 같은 사고를 막고 설비 작동 상태, 작업자의 상황을 살피는 데 쓰인다. 카메라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설치돼 위치도 확인된다. 공장 중앙통제실에선 직원들이 6개의 화면으로 작업 현장 곳곳을 실시간으로 살폈다. 직원들은 개별 PC를 통해서도 영상을 확인했다. 공장 곳곳에서 마주친 현장 직원들은 방폭(防爆) 스마트폰으로 전화 통화를 했다. 산업안전보건기준규칙에 따라 공장 단지 내에서는 방폭 성능을 가진 기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원래는 스마트폰을 쓰지 못했다. 무전기를 사용했다. 그러나 전용 LTE망을 구축하면서 특별히 안전 기능을 넣어 제작한 방폭 스마트폰으로 직원끼리 소통을 했다. 스마트폰 원격 업무도 가능해졌다. 조용태 한화토탈 정보전략팀장은 “예전엔 현장을 점검한 뒤 사무실에 들어와 시스템에 입력해야 했다. 이젠 스마트폰 앱 ‘MOMOS(Mobile Monitoring System)’에 재고 점검, 교대일지, 점검 업무 현황 등을 바로 입력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이 공장 안전 점검엔 드론을 사용한다. 150m 높이 굴뚝 모습인 플레어스택(Flare Stack·폐가스 처리 설비)에선 가연성 가스 설비에서 이상상태가 발생했을 때 불꽃이 뿜어 나온다. 평상시 사람의 눈으로 점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LTE망이 연결된 드론이 도입되면서 공장 곳곳의 설비 점검과 보안, 안전 점검이 쉬워졌다. 이렇게 확보한 영상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분석해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한다. 한화토탈은 CCTV와 드론이 찍은 영상을 통해 불꽃의 크기와 그을음 색의 정도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컴퓨터가 불꽃 모양을 확인해 가스 처리량을 조절한다. 공장 내 설비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진동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됐다. 기기를 통해 수집되는 모든 데이터는 LTE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돼 직원들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10월부터 3년간 300억 원을 투자해 넓이 330만 m²(약 100만 평), 18개 공장이 모여 있는 대산공장을 스마트 플랜트로 바꾸고 있다. 조종환 프로세스운영팀장은 “지난해 말부터 단순 업무 56개를 선정해 자동화한 결과 연간 1만1000시간의 업무시간이 단축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는 담당 직원들이 해당 업무에 할애하던 시간을 80% 이상 절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공장의 궁극적 목표 중 하나는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이다. 생산 장비에 붙은 각종 센서나 기기에서 생산된 데이터가 통신망을 타고 모인다. 이 데이터로 생산기술을 혁신한다. 자동화가 많이 이뤄진 석유화학업계는 데이터 축적 양이 많은 편이지만 아직 축적된 데이터의 10%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서 팀장은 “CCTV, 드론 등을 통해 수집한 영상을 분석하는 딥러닝 기술도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시도하고 있다”며 “LTE 통신망과 자동화 기술을 이용해 생산직과 사무직 모든 분야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 품질과 안전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산=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삼성전자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주요 사업장에 약 6만3000m²(약 1만9000평) 규모의 태양광 및 지열 발전시설을 설치한다. 2020년까지 미국, 유럽, 중국 전 사업장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14일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재생에너지 확대를 발표하고,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과 확대를 지원하는 단체인 BRC(Business Renewable Center)와 REBP(Renewable Energy Buyers’ Principle)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수원사업장 내 주차장, 건물 옥상 등 빈 공간에 약 4만2000m²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다. 2019년 평택사업장, 2020년 화성사업장에도 2만1000m²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설치한다. 2030년까지 전체 전력사용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계획에 부응하는 차원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이 되면 글로벌 전체로 약 3.1GW(기가와트)급의 태양광 발전설비에서 생산되는 재생 전력을 사용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약 11만5000가구(4인 기준)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싱가포르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눈에 띄는 초록색 로고가 있다. 차량 호출 서비스로 잘 알려진 ‘그랩(Grab)’의 로고다. 도로에서는 그랩 로고를 붙인 녹색 자동차가 손님을 태우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번화가의 식당과 카페에는 ‘Grab Pay(그랩페이)’라는 문구가 상단에 적힌 QR코드가 벽에 붙어 있다. 이 표시가 있는 가게에서는 그랩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 현지 식당가 ‘뉴턴 호커 센터’에서도 그랩페이 표시가 식당 벽마다 붙어있었다. 뉴턴 호커 센터는 푸드트럭과 비슷한 100여 개의 식당이 모여 있는 곳으로, 그랩페이 도입 전까지는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했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앱으로 시작한 그랩이 동남아시아인들의 삶을 바꾸고 있다. 그랩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넘어 금융, 결제, 주문, 배달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통합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온라인 결제가 가능한 ‘그랩페이’를 비롯해 음식을 배달해 주는 ‘그랩푸드’, 자전거를 대여하는 ‘그랩사이클’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온라인 결제가 필요한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 들어가는 서비스가 되겠다”는 회사의 비전이 현실화되고 있었다. 8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스트레이츠뷰 마리나 원 웨스트타워에 위치한 그랩 본사와 미드뷰시티 신밍지구에 있는 그랩 드라이버 센터를 찾았다. 오전 10시 드라이버 센터엔 드라이버로 일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운전자 전용 상담창구에선 차량 변경 등록, 고객들이 신용카드로 결제한 운행대금 입금 신청 등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루앙 씨는 “택시 운전사로 일할 때는 하루 14시간을 일해야 벌었던 금액을 이제 10시간만 해도 벌 수 있다. 손주들과 놀아 주고 취미생활을 즐길 여유가 생겼다”며 웃었다. 그랩은 3월 말 우버의 동남아시아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동남아시아에서는 확고한 1위 업체가 됐다. 2012년 ‘동남아시아판 우버’를 만들자는 목표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40명의 운전자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6년 만이다. 그랩 공동창업자인 후이링 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비결은 현지화”라고 강조했다. 동남아의 열악한 교통 인프라를 감안해 혼잡한 도로에서 이동이 편한 오토바이를 잡아 탈 수 있는 ‘그랩바이크’를 추가했다. 캄보디아에서는 툭툭(인력거의 일종) 같은 지역 특화 교통수단으로 확대했다. 다양한 교통수단을 혼합해 최단시간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운전자, 제휴 식당, 가게 등 파트너들과 상생 생태계를 조성한 것도 지역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 기반이 됐다. 그랩은 사고 시 운전자에게 보험 비용을 지불해주고, 그랩 운전자들에게 소액 융자를 제공하는 ‘그랩 파이낸셜’을 시작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경로로 그랩 호출을 배분해 주기 때문에 운전자가 효율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랩은 현지화를 통해 지난해 서비스 지역을 6개 국가, 30개 도시에서 올해 8개 국가 217개 도시로 넓혔다. 앱 다운로드 수는 동남아에서 출시한 앱 중 최초로 1억 회를 넘었다. 연 매출은 올해 10억 달러(약 1조 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 횟수 기준 중국 디디추싱과 미국 우버에 이어 동종 업계에서 세계 3위 기업이다. 향후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탄 COO는 “대중교통 인프라 마련이나 도로 혼잡 문제 해결, 도로 신호 체계 정비 등에 그랩 운전자들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각국 정부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는 수준이지만, 향후 파트너십은 민간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SK는 그랩과 손잡으며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SK는 국내를 포함해 미국, 중국, 동남아 등 4대 핵심시장을 선정하고 지역별 차량 공유 선도 사업자를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차량 공유 분야 독보적 1위인 그랩에 투자했다. SK㈜는 그랩이 추진한 20억 달러(약 2조125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3월 약 810억 원(지분 1.34%)을 투자했다. 2015년에는 국내 1위 차량 공유 업체 쏘카에 투자했다. 지난해 5월에는 쏘카와 말레이시아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랩과 SK는 자율주행차, 전기차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에, SK텔레콤은 자율주행차의 핵심 중 하나인 고정밀 지도에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이 있다. 탄 COO는 “전기차가 유지 및 관리 비용을 대폭 줄여 운전자의 소득은 높아지고 승객은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비중을 높이려 하고 있다”며 “전기차의 배터리와 자율주행차의 지도 기술 분야에서 SK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그랩의 결제 및 금융 서비스 시장만 놓고 봐도 동남아시아에 연간 500억 달러(약 54조 원)의 시장 가능성이 있다. 당분간 동남아시아에만 집중한다. 한국 및 다른 아시아권 국가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 후이링 탄 그랩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는 8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 위치한 그랩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지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랩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3월 말 미국 우버의 동남아시아 사업권을 인수한 이유에 대해서도 현지에 가장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했다. 탄 COO는 영국 배스대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하버드대 동창생인 앤서니 탄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그랩을 창업했다. 탄 COO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장악한 비결로 ‘신뢰’를 꼽았다. 단순히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라 공공기관, 파트너사, 서비스 이용자 모두를 고려하는 기업 가치가 바탕이 됐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동남아시아 국가의 특성을 고려해 드라이버 대상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1주일에 2회씩 진행했다. 택시 자격증이 없는 일반 드라이버의 경우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친다. 탄 COO는 “싱가포르에서 그랩 사용 빈도 기준 상위 25% 고객들은 하루 평균 15번 그랩을 사용한다. 그만큼 충성도가 높다는 의미”라며 “아들과 딸이 그랩으로 차를 빌려 학교에 갈 정도로 신뢰받는 기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탄 COO는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 방향도 밝혔다. 국내 기업 중에는 SK㈜가 올해 3월 그랩에 투자하며 지분을 획득했다. 탄 COO는 “SK는 전기차와 고정밀지도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동남아 시장의 세부적인 현지 상황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모빌리티 사업 전체에서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랩택시, 그랩카, 그랩푸드, 그랩페이 등 다양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분야에서는 SK C&C, SK텔레콤과의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싱가포르=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북쪽으로 약 30분을 차로 달리니 스워즈시에 위치한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이 나왔다. SK㈜의 자회사인 SK바이오텍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으로 아일랜드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의 제약 생산시설이다. 아일랜드는 노바티스, 화이자 등 대부분의 글로벌 제약사들의 생산 공장이 들어서 있는 세계 바이오산업의 심장부다. 정부의 세제 감면, 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 영어권 국가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 글로벌 톱10 제약사 중 9곳이 아일랜드에 유럽 본사를 세웠다. SK바이오텍은 글로벌 제약업체 브리스틀마이어스스퀴브(BMS) 소유였던 이 공장을 지난해 6월 1700억 원에 인수했다. 이곳에서 항암제, 당뇨치료제, 심혈관제 등 고령화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원료의약품을 한 해에 8만1000L 규모로 생산해 북미와 유럽 시장에 공급한다. 5일(현지 시간) 방문한 ‘P7’ 생산라인에서는 당뇨치료제의 원료의약품 생산이 한창이었다. 장갑을 낀 직원이 유리벽으로 된 상자 ‘글로브 박스’에 손을 넣어 박스 안의 물질을 ‘회분식 반응기(Batch Reactor)’로 옮겼다. 회분식 반응기란 용매, 촉매제 등 다양한 화합물질을 혼합하는 기계다. 통상 4, 5종류의 물질이 투입된다. 큰 솥단지 모양의 반응기 안에서 물질들이 화학반응을 거치면 각각의 분자구조를 갖춘 원료의약품이 만들어진다. 김현준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장(상무)은 “연간 500만 명 분량의 당뇨치료제 원료의약품이 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치료제는 SK바이오텍 아일랜드가 주력하고 있는 원료의약품으로, 이 공장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주도로 1990년대 후반부터 바이오 사업을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 SK바이오팜과 의약품 위탁 생산을 맡은 SK바이오텍이 양 축이다. SK는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R&D)에서 생산 판매 마케팅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종합제약사(FIPCO)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SK바이오텍에 기대가 큰 이유는 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다. 제약사들의 원료의약품 생산 아웃소싱이 확산되면서 2025년까지 CMO 시장이 연평균 7%씩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구 SK바이오텍 대표이사(사장)는 “의약품 개발은 실패 확률이 높지만 의약품 위탁 생산은 안정적으로 영업이익률을 낼 수 있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30%이고, SK바이오텍도 매년 26%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며 “제약회사들의 위탁 생산 추세가 확산되면서 성장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일랜드 정부 지원도 공장 입지를 강화시켜 준다.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12.5%의 법인세율에 더해 연구개발에는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아일랜드 투자청(IDA)은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 직원들의 교육비도 일부 지원하다. 아일랜드 정부는 2011년 740억 원을 100% 출자해 바이오 의약품 전문 생산 인력을 양성하는 국립 바이오공정 교육 연구소(NIBRT)도 설립했다. 이 기관은 화이자, BMS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술특화교육 기관과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어 대학 졸업 후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의 전문 인력이 많다는 것이 아일랜드의 매력 요인”이라고 말했다.스워즈=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2020년까지 매출 1조5000억 원을 달성해 기업가치 4조 원 이상의 글로벌 톱10 업체가 되겠다.” 박준구 SK바이오텍 대표이사(사장·사진)는 5일(현지 시간) 아일랜드 스워즈시의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통합작업(PMI)을 가속화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SK바이오텍의 매출은 약 3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기존 대전공장, 세종공장과 아일랜드 공장이 갖고 있는 기술 이전 협력,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2020년까지 매출과 생산능력 모두 ‘톱 티어(Top-tier·일류)’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스위스 론자, 영국 캐털런트, 미국 패턴 등 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 분야 톱5 기업들은 매출이 7조∼10조 원, 영업이익은 2조∼3조 원 수준이다. 현재 20위 수준인 SK바이오텍이 2020년까지 1조5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면 10위권 진입을 노려 볼 만하다. SK바이오텍은 추가적인 M&A를 검토하고 있다. SK바이오텍은 현재 의약품의 주성분인 원료의약품(API)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투약이 가능한 형태인 캡슐, 주사제 등으로 만드는 완제의약품(DP) 단계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의미다. 세종공장과 대전공장, 아일랜드 공장이 가진 기술 상호 이전과 유휴 부지를 활용한 공장 증설도 진행한다. 제약 산업에서는 적기 시장 진입이 핵심인 만큼 난도가 높은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을 투입하는 대신 M&A로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구체적인 업체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완제의약품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을 제작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스워즈=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주 52시간 근무제 의무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300명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장이 대상이지만 2020년 1월부터는 50∼299명 사업장, 2021년 7월부터는 5∼49명 사업장도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근면’과 ‘성실’을 강조하며 긴 근무시간을 당연시하던 기존 관행이 무너질 상황에 놓였다. 그만큼 직장인들의 일상생활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 근무 강도 세졌지만 긍정적인 반응 LG전자는 올 4월 말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앞으로 근로시간 제한 기준이 더 강화될 것에 대비한 선제적인 조치다. 이를 위해 근태(勤怠) 정보 시스템을 개편해 점심시간이나 휴식 등 비(非)근로 시간을 근로시간에서 빼도록 했다. LG전자의 한 직원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시간을 근로시간에서 빼야 하는 만큼 일과시간이 상당히 타이트해졌다”며 “하지만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정시에 퇴근할 수 있는 등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퇴근 시간 30분 후나 휴무일에는 회사 컴퓨터를 자동으로 끄는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또 짧은 시간 안에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일과시간에 불필요한 회의를 없애는 등 업무 집중도를 높여 야근이나 휴일근무를 없애려는 목적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대기업 사무직 직원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불필요한 상사 호출이나 회의 등이 줄어들면서 업무 효율이 높아진 데다 ‘칼퇴근’으로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각종 수당이나 사무실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저녁만 있고 돈은 없는 삶 정부나 노동계는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직장인들이 과로에 찌든 삶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급여가 감소할 것을 우려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휴일 및 야간근무를 하는 것이 어려워져 각종 수당이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커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올 3월 내놓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중소기업 지원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주당 52시간 이상 일하는 제조업체 직원들이 야근이나 특근을 통한 초과 근무 시간은 주 평균 21.4시간. 다음 달부터 주 52시간 근로시간 제한이 시행되면 초과 근무 시간은 9.4시간으로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제조업체 직원들의 월평균 수입은 296만3000원에서 257만5000원으로 13.1%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정규직은 초과 근무 수당이 줄어들면 소득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저녁만 있지 돈은 없는 삶’이 된다는 얘기다. 근로시간 제한으로 산업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지금도 숙련된 생산 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노동 비용이 연간 12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임직원 수 300명 미만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무려 8조6000억 원으로 69.9%에 이른다.○ 업무 특성 고려한 보완책 시급 “곧 신제품을 내놓을 직원들에게 1주일 52시간 근무를 강제한다면 회사는 망하게 될 것입니다.” 전준희 구글 동영상 사업부문(유튜브)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지난달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구글 본사에서 열린 ‘한국 엔지니어와의 대화’에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구글 엔지니어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말 근무도 불사하지만 일이 없을 때는 장기 휴가도 자유롭게 가는 등 개인이 알아서 일하도록 하는 것이 구글 방식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시간을 정해 일하는 방식보다는 집중적으로 일하는 게 성과가 더 좋다”며 “회사의 생사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도 주 52시간 근무제처럼 제한적으로 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주 52시간 근무 제한을 기계적으로 맞추는 게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많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을 때에는 연구개발(R&D)이나 생산 인력의 집중 근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 40시간 대신 3개월간 주 평균 40시간을 일하면 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으로 7월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성수기나 신제품 발표 직전에 초과 근무를 시키는 대신 비수기나 신제품 발표 후에는 단축 근무를 해 주 평균 근무시간 한도를 맞추는 방식이다. 하지만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한이 3개월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노사 간 서면 합의 없이 ‘취업 규칙’으로 정하면 기한은 2주 이내로 제한된다. 재계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등에 유럽연합(EU)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처럼 최대 1년 단위로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한을 늘려줄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국내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한 연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송진흡 jinhup@donga.com·김재희·송충현 기자}

《 최근 전자업체들이 멀리서도 사람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원거리 음성인식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멀리서 명령하면 음성인식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음성으로 집안 가전제품을 제어하거나 검색, 주문까지 하길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인공지능(AI) 비서 역할을 하는 ‘허브(Hub)’를 무엇으로 삼는지에 따라 원거리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하는 제품군도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 LG전자는 지난달 3일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G7 ThinQ(씽큐)’에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최대 5m 밖에서도 사람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원거리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이 기술은 LG전자 공항로봇과 에어컨, 냉장고 등 원거리에서 음성으로 제어되는 제품에만 탑재됐다. 이를 스마트폰에도 적용하면서 스마트폰이 AI 스피커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G7 씽큐에는 이미 다양한 AI 기능이 탑재된 상태다. LG전자의 모든 가전이 자동으로 스마트폰과 연동돼 음성으로 제어가 가능한 ‘Q링크’ 기능이 G7 씽큐부터 탑재됐다. 스마트폰이 먼 곳에 있을 때도 가전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자체 음성인식 기능인 ‘Q보이스’에 ‘스피커폰으로 전화 받아줘’ 등 스마트폰이 멀리 있을 때 활용 가능한 음성명령어도 추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G7 씽큐에 들어간 원거리 음성인식 기술의 핵심은 마이크, 그리고 원거리 음성인식 알고리즘이다. 마이크는 스마트폰 상단과 하단 두 곳에 탑재돼 있다. 보통 통화할 때는 입과 가까운 하단의 마이크가 음성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상단 마이크는 주변 소음을 줄이는 보조 역할을 한다. G7 씽큐는 상단과 하단 마이크를 모두 이용해 소리 데이터를 더욱 풍성하게 받아들이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했다. 원거리 음성인식률을 높이는 딥러닝 알고리즘도 탑재했다. 이 알고리즘은 두 번에 걸쳐 주변 소음을 제거하고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만 강화한다. 멀리서 수집된 소리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LG전자 세탁기, 에어컨 등이 확보한 원거리 음성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 데이터에 스마트폰 사용 환경에서 나올 수 있는 TV 소리, 차량 소음 등 다양한 잡음을 가상으로 넣어 음성과 잡음을 구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든 것이다. 장석복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용자로부터 원거리 데이터를 수집해 학습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다른 가전제품에서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최적의 음성인식 모델을 만들어 이를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집안 가전 제어와 검색, 주문 명령어 수행의 허브로 냉장고, 에어컨을 주목하고 있다.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에 원거리 음성인식이 가능한 고감도 마이크와 원거리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하고 있는 것이다. AI 스피커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는 기업들에도 원거리 음성인식 기술은 주요 숙제다. 아마존은 원거리 음성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AI 스피커 ‘에코’에 7개의 마이크를 넣었다. 마이크가 많이 탑재될수록 받아들이는 소리 정보의 양이 많기 때문이다. 목소리와 가장 가까운 마이크를 찾아 그 마이크의 소리를 확대하고 나머지 마이크로 들어오는 소리는 죽이는 ‘빔 포밍’ 기술도 적용했다. ‘기가지니’를 선보인 KT는 ‘시끄러운 환경 속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뱅앤올룹슨(B&O)은 럭셔리 고객만을 위한 브랜드가 아니다. 다양화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제품군을 넓히겠다.” 헨릭 클라우센 뱅앤올룹슨(B&O) 대표이사(CEO·사진)는 한국 진출 20주년을 기념해 31일 서울 강남구 B&O 압구정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높은 가격으로 알려진 B&O의 이미지를 탈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제품 안에서도 성능, 크기 등을 다양화해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부터 초프리미엄 제품까지 다양하게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집중해온 스피커뿐만 아니라 이어폰, 헤드폰 등 제품군도 동시에 넓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음향과 디자인, 장인정신 등 전통적인 원칙을 타협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클라우센 CEO는 “무손실 음원 이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사운드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저장장치형 오디오기기보다 스트리밍을 통해 사운드를 즐기게 되면서 스피커의 음향 수준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음향과 관련된 자체 연구를 진행하거나 대학 및 산업 단체와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며 “음향 연구·개발(R&D) 부서의 필수 시설들에 아낌없이 투자해 최고의 사운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B&O는 제품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는 등 강도 높은 제품 성능 테스트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품성능을 실험하는 공간은 ‘고문실(Torture room)’로 불린다. B&O는 LG전자와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B&O와 LG전자는 스마트폰, TV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TV인 ‘베오비전 이클립스’를 선보였다. 클라우센 CEO는 “B&O는 디자인과 오디오에 강점이 있고, LG전자는 TV와 같은 비디오 분야에 강점이 있다. 양사가 가진 강점을 합쳐 베오비전 이클립스와 같은 제품이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파트너십에 대해선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하기보다 한 파트너와 심층적으로 일한다는 신념이 있다. 앞으로도 LG전자와 협업해 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B&O는 한국 진출 20주년을 기념해 ‘코리아 스페셜 에디션’ 스피커 2종을 출시했다. 4230만 원인 ‘베오랩50’과, 350만 원의 ‘베오플레이 A9’이다. B&O가 특정 국가 에디션으로 제품을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B&O 압구정 본점은 매출 기준 3년 연속 세계 5위를 지키고 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LG그룹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생활가전, 스마트폰 등 주력제품에 인공지능을 탑재하는 것을 비롯해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화장품 등 사업 분야에서도 고부가 제품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55인치 이상 초대형 올레드 TV,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ThinQ)’를 적용한 ‘AI 올레드 TV’를 선보인다. 대형 TV의 수요증가 추세에 맞춰 65인치, 77인치 TV의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한다. 올해 프리미엄 제품 출시 국가도 확대한다.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LG시그니처’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 확대해 출시한다. 올해 미국 테네시주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가전 생산 공장을 완공해 가동에 들어간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대형 올레드와 중소형 플라스틱 올레드(POLED)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대형 올레드 분야에서는 기존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롤러블과 투명 등 혁신 제품으로 신규 시장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 광저우에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8.5세대 대형 올레드 공장을 건설한다. LG화학은 기초소재, 전지 등 고부가 가치 제품 확대, 해외 생산시설 증설 등을 추진한다. 기초소재사업본부는 고기능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및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차세대 고흡수성 수지(SAP), 친환경 합성고무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한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용량의 노트북용 10나노급 32GB(기가바이트) DDR4 SoDIMM(Small outline Dual In-line Memory Module·사진)을 양산한다고 30일 밝혔다. SoDIMM은 노트북 등 소형 세트에 사용되는 메모리 모듈이다. 32GB DDR4 모듈은 최첨단 10나노급 16Gb(기가비트) DDR4 D램 칩이 모듈 전면과 후면에 각 8개씩 총 16개 탑재됐다. 게임용 노트북에서 최대 속도 2666Mbps(초당 메가비트)로 동작한다. 삼성전자는 2014년 노트북용으로 20나노급 8Gb DDR4 D램 기반 16GB 모듈을 출시한 바 있다. 4년 만에 용량을 2배 높이고, 속도를 11% 향상시킨 제품 양산에 성공했다. 이번 제품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고성능 게임용 노트북에 용량, 속도, 배터리 사용시간 등이 개선된 사양을 제공할 수 있다. 32GB DDR4 모듈 2개로 64GB를 구성한 노트북은 16GB 모듈 4개로 64GB를 구성하는 것보다 동작모드에서 최대 39%, 대기모드에서 최대 25%의 소비전력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전무는 “업계 유일의 32GB D램 모듈 양산을 통해 노트북에서도 초고해상도 고성능 게임을 더욱 실감 나게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GS는 에너지, 유통, 건설 등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미래형 성장동력 발굴 및 해외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석유 및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전체 매출액의 3분의 2를 해외에 수출하는 대표적인 수출기업이다. GS칼텍스는 2011년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20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25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GS에너지는 자원 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들만이 참여할 수 있었던 아랍에미리트(UAE) 육상생산광구 참여에 성공하며 한국 유전 개발 사상 단일 사업 기준 최대규모 원유를 확보했다. 아부다비 3개 광구 사업, 미국 네마하 광구 사업 및 캄보디아 탐사광구사업 등도 함께 진행하는 등 다양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GS리테일은 올해 초 편의점 GS25를 통해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1월 베트남 호찌민에 1호 매장을 연 GS25는 현재 5개인 매장 수를 연내 30개까지 늘리고, 2028년까지 베트남에서 매장 수를 2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GS홈쇼핑은 인도,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 전 세계 7개국에 진출했으며 세계 각국의 파트너사들이 홈쇼핑 사업을 구상할 때 최우선으로 제휴를 고려하는 홈쇼핑 한류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GS건설은 경영 목표를 ‘강한 실행 기반의 글로벌 경쟁력 구축’으로 정하고 수익성 위주의 해외 수주 전략을 펼쳐 왔다. 이를 위해 글로벌 사업 역량과 실행력을 갖춘 인재를 대거 채용해 글로벌 현장 중심의 인력 배치를 단행했다. GS건설은 해외 시장 진출의 주력인 플랜트뿐만 아니라 토목과 건축 분야에서도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수주 시장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