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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명 인터넷 스타가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중국 국가(國歌)를 장난스럽게 흥얼거렸다는 이유로 구류 처분을 받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시대 중국의 언론 인터넷 등 사회 통제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하이(上海)시 공안국(경찰청)은 14일 인터넷 생방송 진행자인 양카이리(楊凱莉·20)가 중국 국가(國歌)법을 위반해 행정구류 5일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상하이 공안은 양카이리가 ‘엄숙히 서서 국가를 불러야 하고 불경한 행위를 하면 안 된다’는 법을 위반했다며 인터넷 방송도 법 적용의 예외 지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생방송 진행자인 양카이리는 리거(莉哥)라는 예명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인기 동영상 앱 더우인(‘音)에서 팔로어가 4400만 명에 달하는 ‘왕훙(網紅)’이다. 왕훙은 중국에서 인터넷 스타를 가리킨다. 양카이리는 7일 중국판 유튜브인 후야(虎牙)에서 온라인 음악 축제를 소개하는 인터넷 생방송을 시작하면서 앉은 채로 “일어나라,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는 인민이여”로 시작하는 중국 국가를 흥얼거리듯 불렀다. 불과 3초 정도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국가의 존엄을 모욕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양카이리가 “국가를 진지하게 부르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조국에도 사과한다”는 사과문을 두 차례 소셜미디어에 올렸지만 논란은 확산됐다. 후야 측은 양카이리의 방송 계정을 정지시켰다. 결국 양카이리는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경찰의 구류 처분을 받는 신세가 됐다. 상하이 공안은 “법률의 마지노선에 도전하고 공공질서와 미풍양속을 위반하는 행위를 법에 따라 결연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무역 경제 군사 안보 등 전방위 분야에서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사회 통제와 ‘시진핑 개인숭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14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저장(浙江)미디어대학 문학원 자오쓰윈(趙思運) 부원장(50)은 지난달 30일 신입생 개강식에서 “부당한 용어를 썼다”는 이유로 이 대학 공산당 위원회로부터 엄중한 경고 처분을 받았다. 현지 신문에 실렸다 이후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이 연설 전문에 따르면 자오 부원장은 “지식인은 사회에 진언하는 행동자(行動者)이고 비판정신을 짊어진 이상자(理想者)다. 어떤 사람도 침묵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국가 민족에 깊고 진실한 사랑을 가득 품은 사람만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판하고 생활 속의 더러운 면을 폭로할 수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지식인의 비판정신을 강조한 부분을 당 위원회가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관영 매체가 13일 자오 부원장의 경고 처분 사실을 보도했지만 이마저도 모두 삭제됐다. 베이징(北京)시 당국은 베이징에 있는 자유주의 성향의 민간 연구소 톈쩌(天則)경제연구소를 전면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밍보가 전했다. 이 연구소는 경제 자유화와 정치 민주화를 주장해 왔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13일 유취안(尤權)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이 이슬람교도 인구가 대부분인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종교의 중국화 방향을 견지하고 민족 단결과 종교 조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은 극단주의 성향의 이슬람교도를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운영해온 ‘직업 재교육 캠프’를 최근 합법화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8일부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연설 등에 인용한 고전 글귀를 통해 시 주석의 사상을 선전하는 ‘핑위진런(平語近人)’ 프로그램을 오후 8시 황금시간대에 방영하고 있다. 제목은 아랫사람들이 쉽게 대할 수 있는 윗사람을 가리키는 ‘핑이진런(平易近人)’을 살짝 바꿔 시 주석이 국민에게 친숙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국경절 연휴(1∼7일) 황금시간대에는 중국 최대 인기 TV채널 후난위성TV가 시 주석의 사상을 주제로 한 퀴즈 프로그램을 방영해 우상화 시도라는 지적이 나왔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미국 항공우주산업 기밀을 훔치려 한 혐의를 받던 중국 정부 소속 스파이가 미 법원의 재판에 넘겨졌다. 미 정부가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국의 희생을 대가로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중국 정부 정책의 일부”라고 강하게 비난하자 중국 정부는 “미국 측의 기소는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고 거칠게 반발했다. 무역전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양국 간 갈등이 산업안보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미국연방수사국(FBI)은 미국의 경제·산업 분야에서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중국 정부 소속 스파이가 미국으로 송환돼 재판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11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안전부(한국의 국가정보원 격) 소속 첩보원인 쉬옌쥔이 10일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취후이’, ‘장후이’라는 가명으로도 알려진 그는 국가안전부 장쑤(江蘇)성 지부 제6판공실에서 해외정보 수집과 방첩 임무를 담당하는 고위 관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쉬옌쥔은 간첩 행위, 산업기밀 절도 음모 및 시도 등의 혐의로 기소돼 11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연방법원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쉬옌쥔은 올해 4월 미국의 항공기 엔진 제조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부문의 엔진 날개 디자인과 재료 관련 자료를 손에 넣기 위해 GE 직원에게 벨기에에서 만나자고 했다가 미국 수사당국에 포착됐다. 쉬옌쥔은 미국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근거해 벨기에 당국이 체포했다. 쉬옌쥔은 2013년 12월부터 올해 4월 체포될 때까지 GE 등 미국의 주요 항공우주기업 전문가들에게 중국 내 대학 강연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첨단기술 관련 기밀을 빼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장쑤성 과학기술증진협회 관계자로 신분을 위장했고 미국 기업 전문가들을 중국으로 초청하면서 여행 비용과 수당 등을 제공했다. GE는 보잉과 에어버스 등 세계 주요 비행기 제조사에 엔진을 공급할 뿐 아니라 상업 비행기와 군사용 헬기 등에 쓰일 차세대 엔진을 개발 중이다. 미국 사법당국은 지난달 26일 지차오췬이라는 중국인 엔지니어를 항공산업 기밀 절도 시도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빌 프리스탭 FBI 부국장은 “미국을 겨냥한 스파이 행위를 중국 정부가 직접 관리 감독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존 데모스 미국 법무부 차관보는 “이번 사건은 일회성 범죄가 아니라 미국을 희생시켜 중국을 발전시키려는 중국 정부 종합 경제정책의 일부일 뿐”이라며 “우리의 화력(火力)과 지혜의 결과물을 훔쳐 힘들이지 않고 (뭔가를) 얻어내려는 국가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법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고 중국 국민의 합법적 권리를 보장하기를 바란다”며 미국 측이 제시한 쉬옌쥔의 혐의 자체를 부인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최근 한 연설에서 “중국이 미국 기술에 대한 싹쓸이 절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의 지식재산권 도둑질을 끝낼 때까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 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수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도 무역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재무부가 8일 다음 주 발표할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정식 지정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하루 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직접 나서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을 경고했다. 므누신 장관은 9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올해 중국 위안화 가치가 현저하게 하락했다”며 “중국이 경쟁적으로 통화 절하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절하해 대미 수출을 늘림으로써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 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과 위안화 환율 문제를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지만 미중이 협상을 재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므누신 장관은 이번 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다. 하지만 대미 무역 협상을 담당하는 중국의 류허(劉鶴) 부총리는 참석하지 않는다. 미국은 무역 문제에서 중국이 구체적으로 양보 목록을 제시하지 않으면 다음 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도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중국어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중국이 또다시 보복할 경우 2670억 달러(약 302조2400억 원)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과의 무역 협상 주무 부서인 중국 상무부의 중산(鐘山) 부장(장관)은 10일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직면하더라도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그는 “미국은 중국의 결심과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며 “이 불굴의 국가(중국)는 역사에서 여러 차례 외국에 괴롭힘을 당했으나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번도 굴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미국 정부의 채권 매각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무역전쟁이 계속 격화되면 내년 미중 양국의 경제 성장에 불리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미국보다) 중국이 받는 손실이 훨씬 클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서로 보복성 관세를 주고받는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미 재무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재무부가 다음 주 발표할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정식으로 환율 조작국에 올릴지 검토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면밀히 위안화 환율을 주시하고 있고 최근의 위안화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9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위안화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졌다”며 경쟁적 통화 절하를 하지 말라고 중국에 경고했다. 위안화는 3월 이후 6개월간 9%나 하락했다. 미국은 중국이 대미 수출을 늘리기 위해 고의로 환율 가치를 낮추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9일 “중국은 경쟁적인 위안화 가치 하락을 통해 수출을 증가시킬 생각이 없다”고 반박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연설은 실로 경천동지할 만하다. 중국인들이 읽어봐야 한다. 이건 ‘철의 장막’ 연설의 재판(再版) 아닌가?”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베이징(北京)발 기사에서 한 평론가의 이런 언급을 소개했다. 기사 제목은 ‘펜스의 중국 관련 연설은 신(新)냉전의 전조’였다. ‘철의 장막’은 1946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소련 등 공산권의 대외정책이 폐쇄적이고 불투명하다고 비판하면서 쓴 표현이다. 이를 20세기 냉전의 시작으로 보기도 한다. 그만큼 펜스 부통령의 4일 연설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그는 무역 문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화는 물론 종교 통제, 인권 문제 등 중국 체제 자체를 비판했다. “중국은 잠시 자유와 인권에 대한 존중으로 조금 움직였지만 최근 수년간 매우 빨리 통제와 압제로 돌아섰다”는 대목은 적나라했다. 미국 지도자가 공식석상에서 이렇게 폭넓게 중국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적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불균형 문제로 중국을 압박한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미국과 중국 안팎에서 “중국을 미국과 여러 전선에서 장기적 전쟁에 빨려 들어가게 하는 신냉전 선언처럼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미국인 평론가는 “미중이 새뮤얼 헌팅턴식 ‘문명의 충돌’ 한가운데에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중국은 표면적으로 신냉전 표현을 거부한다. 중국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국제정치학자 진찬룽(金燦榮) 런민(人民)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펜스의 연설은 처칠과 비교하면 ‘비단의 장막’ 수준이다. 거칠게 보인다 해도 미중 경제의 상호 의존성 때문에 미국은 신냉전을 시작할 힘이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부편집장 출신의 덩위원(鄧聿文)도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 기고에서 “무역전쟁이 촉발한 미중 대결은 냉전 성질의 전면적 대항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중국과 완전히 틀어질 생각은 없다”고 평했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속으로 있을지 모를 미중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말 갑자기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에 유행한 자력갱생을 들고나왔다. 시 주석은 중국 주요 곡창지대이자 국영 중공업 기업이 몰려 있는 동북3성에서 “식량, 실물경제, 제조업”의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이에 맞춰 민간기업과 시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와 개입도 날로 강화된다. ‘붉은 자본주의’의 저자 프레이저 하위는 “적들에게 포위돼 있고 미국과 대결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자원은 반드시 국가가 지배해야 한다는 관념이 중국에서 조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계 미국인 평론가도 “중국이 사회 통제를 강화해 (미중) 전쟁에 단단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사이의 근본적인 불일치는 북핵 문제 해결에 좋은 신호가 아니다. 8일 베이징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공개된 발언 가운데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대만 문제를 건드리지 말라”는 요구가 한반도 문제를 뒤덮었다. 중국 환추(環球)시보는 9일 사설에서 “미중 관계가 계속 악화되면 한반도 문제를 포함해 아시아 각종 문제의 전략 환경에 크고 깊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미중 신냉전의 전조를 어떻게 읽고 대처할지 궁금해진다. 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고공에서 낙하하다 물건 머무를 마시오.” 무슨 말인지 알쏭달쏭한 이 말이 한글로 안내판에 적혀 있다. 한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중국 후난성(湖南)성 장자제(張家界) 톈문(天文)산 관광지다. 사실 “높은 곳에서 물체가 떨어질 수 있으니 서 있지 마시오(高空墜物請勿逗留)”라는 중국어가 잘못 번역된 것이다. 자동 번역기를 사용한 티가 역력하다. 중국 관광지에서 한글 번역 오류는 쉽게 눈에 띈다. 천문산 관광지에서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 주는 곳에는 ‘피복 고용 10위안’이라는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글이 적혀 있다. “옷을 빌려준다(服裝出租)”는 말을 잘못 번역한 것이다. ‘(난간에) 오르지 마시오(請勿攀爬)’라는 안내판은 “금지 기어오르다”라는 어색한 한글로 번역돼 있다. 주우한총영사관(총영사 김영근)은 9일 한글날을 맞아 중국 중부 지역인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허난(河南) 장시(江西)성 정부에 해당 지역 관광지와 유적지의 잘못된 한글 표기를 수정해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우한총영사관은 “한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 장자제와 타이항(太行)산 등의 한글 안내문에 오류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 총영사는 “중국의 관련 당국이 안내판 교체 작업을 할 때 수정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러시아, 일본 정상과의 연쇄 회담 가능성을 직접 밝히면서 김정은의 동북아를 무대로 한 광폭 행보가 향후 비핵화 협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를 우군 삼아 제재 완화에 목소리를 높이거나 향후 비핵화 조치, 검증 과정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비핵화 문제를 한층 복잡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 北-러 수교일에 푸틴 만나나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선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3월 김정은이 베이징을 처음 찾았을 때 평양 답방을 약속했고, 김정은은 5월 3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평양을 찾았을 때 북-러 정상회담에 합의한 바 있다.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뤄졌던 시 주석의 평양 방문과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2차 북-미 회담을 앞두고 다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회담 움직임이 보다 구체적인 것은 북-러 쪽이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5일 청와대를 찾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날짜와 장소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사용됐던 북한 화물기가 7일 평양을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돼 김정은의 방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북-러 수교 70주년(10월 12일)을 맞아 조선중앙TV는 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러시아 극동지역을 찾았을 때 모습 등을 편집한 26분 30초짜리 기록 영상을 틀기도 했다. 다만 외교 당국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러 징후가 포착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첫 평양 방문은 지난달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9·9절) 방북이 무산된 이후 한 달 가까이 조용한 상황이다. ‘10월 방북설’이 돌았으나 2차 북-미 회담이 당겨지는 변수가 생겼고, 격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도 시 주석의 첫 방북을 신중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북-일 정상회담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이날 밝혔지만 북-일 회담은 비핵화 협상이 추가 진척을 보이고 대북 보상 논의가 본격화될 때 열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 北, ‘비핵화 검증’에 중러 끌어들이나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의 중러일 연쇄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 모든 과정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중러일 정상과 만나는 과정이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짜는 것이며, 이는 냉전시대 종식과 함께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을 향후 본격화되는 비핵화 협상의 ‘우군’으로 적극 끌어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제재 완화에 대한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것을 넘어 향후 첨예하게 이어질 비핵화 검증의 ‘디테일’ 싸움에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요구할 것이라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향후 북-중, 북-러 정상회담 자체가 비핵화 협상의 큰 틀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북한이 영변 등 중요 핵시설의 사찰단에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를 요구하거나 향후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 과정에 돌입했을 때 중국이나 러시아로 옮기거나 중러에 해체 과정 참여를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황인찬 hic@donga.com·한상준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미국이 잘못된 언행을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무역, 대만, 남중국해 등) 당신이 특정한 문제들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불일치가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8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곧바로 국빈관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이동한 폼페이오 장관은 왕이 위원과의 회동 초반부터 싸늘한 언쟁을 벌였다.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왕 위원의 첫마디는 북한 비핵화에 관한 것도, 한반도 평화 문제도 아니었다. 미국에 대한 강한 불만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왕 위원에 이어 양제츠(杨洁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을 만났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면담하지 못했다. 일본 북한 한국에서 정상을 모두 만난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에서만 최고지도자와 북핵 문제를 논의하지 못한 것이다. 왕 위원은 “미국이 계속해서 중국에 대해 무역 마찰을 높이는 동시에 대만 등의 문제에서 중국 이익에 해를 끼치는 일련의 행위를 했다. 또 근거 없이 중국의 내외 정책을 비난했다”며 “미중 관계의 앞날을 그림자로 덮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만과 정부 간 교류 및 군사관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지지 않고 “우리는 중국이 (무역, 대만,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취한 행동들에 대해 우려한다”고 맞받아쳤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왕 위원은 이날 “당신이 방중을 희망해 우리 측이 만나기로 했다”고 말해 폼페이오 장관이 원해서 만나준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우리는 당신이 한반도 문제 등 지역 핫이슈에 대해 중국과 의견을 교환하고 싶어 하는 것을 안다”고 지적했다. 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협력을 원하면 중국을 괴롭히지 말라고 꼬집은 것이다. 왕 위원은 “(한반도 관련)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되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의 안보 및 발전 분야의 합리적 요구를 중시하고 긍정적으로 답해야 한다”며 상응 조치를 요구했다. 이날 새벽만 해도 일부 외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시 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베이징으로 향하던 오전 “시 주석을 만나지 않는다”고 동행 기자들에게 밝혔다. 시 주석 면담 불발은 미중 갈등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폼페이오 장관은 베이징으로 향하면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와 (대북) 제재 집행이 미중에 중요하다”고 말해 북핵 해법에서 여전히 중국과 견해차가 큼을 시사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전채은 기자}

전 세계 192개 회원국을 두고 있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수장이 중국에서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 공안부 부부장직을 겸직하고 있는 멍훙웨이(孟宏偉·64) 인터폴 총재가 중국 당국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멍 총재의 실종은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리옹에 머물고 있는 부인이 4일 프랑스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달 20일 프랑스를 떠난 멍 총재가 스웨덴 스톡홀롬을 거쳐 25일 중국에 도착한 이후 연락이 끊기면서 행방을 알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멍 총재의 부인은 이후 남편의 목숨을 거론하며 협박하는 전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프랑스 내무부는 부인과 자녀 등 멍 총재의 가족에 대한 즉각적인 신변보호 조치를 취했다. 리옹 검찰은 부인의 신고를 받은 다음 날 곧바로 수사에 들어갔다. 멍 총재가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멍 총재가 비행기로 베이징에 도착한 직후 체포돼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도 “(멍 총재가) 부패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위르겐 슈토크 인터폴 사무총장은 6일 SNS에 “멍 총재의 상태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중국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인터폴은 범죄 혐의자가 해외로 도피할 경우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회원국 간 공조 수사와 외교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폴이 실종된 조직의 수장을 찾기 위해 회원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중국 공안부와 외교부는 멍 총재와 관련한 인터폴의 확인 요청에 침묵하고 있다. SCMP는 멍 총재가 “신문을 받기 위해 기율당국에 의해 체포됐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기율당국은 부패 혐의 조사 및 처벌 기관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를 가리킨다. 부패 비리 혐의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멍 총재는 2016년 11월 인터폴 총재로 선출됐고 임기는 2020년까지다. 국력에 비해 국제기구에서의 위상이 낮았던 중국은 멍 총재 선출 당시 고무된 분위기였다. 1년여 전 베이징에서 열린 인터폴 총회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환영 개회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4월 멍 총재가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공안부 공산당위원회 위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위상에 타격을 입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종된 멍 총재가 2014년 부패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발탁한 인물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멍 총재 선출 당시 국제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중국이 그의 직위를 이용해 해외에 있는 중국 비판 인사를 잡아들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터폴 조항에 따르면 인터폴은 정치 군사 종교 인종 문제와 관련된 활동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인터폴은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 비리를 폭로해 온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를 포함해 중국 정부가 체포하기를 원하는 44명의 인사에 대해 적색 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프랑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중국과 프랑스 간 외교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프랑스 언론들은 전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베이징에 있는 인터폴 연락사무소를 통해 멍 총재의 행방을 물었지만 중국 당국은 아직 구체적인 정보를 주지 않았다”며 “중국 당국과 의견 교환은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멍 총재의 부인이 주프랑스 중국대사관이나 중국 공안부가 아닌 프랑스 경찰에 직접 도움을 청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편을 구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야만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사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인터폴 수장이 이유 없이 갑자기 실종됐다면 중국의 국제 지위와 명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언론들은 시 주석 취임 이후 150만 명의 반대파가 이런 식으로 투옥돼 탄압을 받고 있다며 인권 문제를 다시 조명하고 있다. 파리=동정민 ditto@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로 미중 관계 발전을 촉진하는 데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다. 환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었던 2016년 12월 테리 브랜스태드 아이오와 주지사(72)를 주중 미국대사로 임명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 외교부가 내놓았던 공식 반응이다. 중국이 기대를 걸었던 이유는 브랜스태드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30년 이상 인연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로 관리직을 시작했던 1985년 축산대표단장 자격으로 아이오와주를 찾았다. 당시 주지사가 브랜스태드였다. 브랜스태드는 시 주석이 미국의 가정생활을 체험하고 야구 경기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27년 뒤인 2012년 2월 당시 부주석이었던 시 주석은 백악관 방문 일정 때 일부러 시간을 내 아이오와를 찾아 브랜스태드와 만났다. 같은 해 6월 시 주석은 방중한 브랜스태드 주지사를 자택으로 초청해 환대했다. 하지만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는 임기 시작(2017년 6월) 1년 3개월 만인 지난달 30일 아이오와주 최대 지역신문 ‘디모인 레지스터’ 기고를 통해 “중국 정부가 미국이 아껴온 자유 언론의 전통을 이용해 프로파간다(선전)를 퍼뜨리며 미국 노동자, 농장주, 기업들에 해를 입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미국과) 반대로 이곳 베이징(北京) 거리의 신문가판대에서는 중국의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해 나올 수 있는 (중국 정부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제한되고 (정부와) 다른 의견을 진실하게 반영하는 어떤 모습도 볼 수 없다”며 “(중국) 매체들이 중국 공산당의 손아귀에 있다”고까지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수장은 총서기인 시 주석이다. 시 주석의 30년 지기인 주중 대사가 전면에 나서 시 주석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미국 내 대표적인 친중파 인사인 브랜스태드 대사가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정부로부터 직접 공격당한 데 대한 반격의 성격이 강하다. 브랜스태드 대사가 기고한 신문은 중국 관영 영자매체 차이나데일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어리석은 대통령”이라고 비난한 광고를 실은 바로 그 매체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아이오와 주요 농산품인 대두에 보복성 관세를 부과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3년 동안 아이오와 주지사를 지낸 브랜스태드 대사로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공격당하는 걸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그동안 시 주석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도 무역, 인권, 북한 문제에서 중국을 직설적으로 비판해 왔다. 올해 3월 미국 매체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 기업들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미 상원의 대사 인준청문회에선 “중국 지도자가 나를 오랜 친구라고 부른다는 이유로 인권, 지식재산권 등 문제의 제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수십 년 중국과의 교류 경험을 북핵 저지를 위해 중국을 압박하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생활하면서 경험한 중국의 언론 통제에 대한 실망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주중 미국대사관의 웨이보(중국의 트위터 격) 계정은 중국 일부 누리꾼들이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을 달면서 중국의 언론 통제를 우회하는 ‘언로’ 기능을 하고 있기도 하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디모인 레지스터 기고 글에서 “중국의 가장 저명한 신문은 내 글의 게재를 피했다”고 지적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7일 평양 방문을 앞두고 ‘제재 완화 시기’에 대해 북-미가 벌이는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신뢰 조성과 관계 개선을 위한 ‘상응조치’로 미국의 제재 완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미국이 제재 정책에 일부 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4일 논평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반영된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조치는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 표현으로서, 미 행정부는 그에 사의를 표시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면서 “미국이 협상 상대의 선의적인 조치와 화해의 손길에 ‘제재 유지 강화’라는 가시몽둥이를 내대고 있으니 이 얼마나 인사불성이고 무례무도한 처사인가”라고 했다. 이어 “제재 타령으로 신뢰 조성과 관계 개선에 그늘을 던지는 미국의 온당치 못한 태도가 모든 것을 원점으로 회귀시킬 수 있다”고 압박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물밑 접촉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이행하면 미국이 제재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핵’ 제조 능력이 불가역적으로 폐기되는 만큼 미국도 종전선언 이상의 확실한 보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대북제재 완화 요구를 일축했다. 북한이 핵시설 신고를 뒤로 미루고 있는 데다 영변 핵시설 폐기 사찰에 확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제재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폼페이오 장관은 3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이뤄진 것보다 더 큰 진전을 만들었다”며 “더 중요한 것은 최종적인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기회를 우리에게 계속 제공하는 여건 아래에서 진전을 만들었다는 것으로, 그것은 경제적 제재의 지속적인 유지다”라고 단언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 이후 북-러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지 항공 정보에 따르면 고려항공 일류신-76 화물기 3대의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행이 이례적으로 편성돼 있어 회담 관련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선희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외무성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조중(북-중) 쌍무협상과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조로(북-러) 쌍무협상, 조중로(북-중-러) 3자협상에 참가하기 위하여 4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전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이날 베이징에 도착했으나 추가적인 회담 일정과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올해 들어 북-중-러 3자 협의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세계의 발전과 변혁의 새로운 정세에 직면해 인류와 문명의 진보를 잘 추진하기 위해 반드시 높이 올라 멀리 봐야 한다.” 1일 저녁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TV채널인 후난위성TV 프로그램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중국 특색 대국외교의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한 여성 참가자가 재빨리 버저를 눌렀다. “신형국제관계를 추동하고 인류운명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큰 소리로 답하자 사회자가 “정답!”이라고 외쳤다. 방청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중국이 정부 수립을 기념하는 국경절 연휴(1∼7일) 황금시간대(오후 7시 반)에 ‘신시대 시진핑 학습대회’ 퀴즈 프로그램을 방영해 ‘시진핑 우상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5부작으로 편성된 이 프로그램의 주제는 시 주석이 지난해 발표한 ‘시진핑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다. ‘이 사상이 어디에서 왔고, 무엇이 새로우며,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중국 국민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했는지, 중국 국민들을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등 5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시 주석이 가장 좋아하는 책, 시 주석 연설의 의미, 시 주석이 과거 지방에서 지낸 기간 등에 대한 문제들이 출제됐다. 젊은이들을 겨냥한 듯 퀴즈를 푸는 무대 배경이 우주이고 무대는 ‘학습호’라는 우주선으로 형상화했다. 사회자를 도와 문제를 내는 로봇의 이름은 ‘2050’. 시 주석이 세계 최강국으로 올라서겠다고 한 목표 시점이다. 시진핑 우상화가 인기 TV채널의 오락 프로그램 형식을 빌려 국민들의 일상생활에까지 파고들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프로그램은 위상이 마오쩌둥(毛澤東) 반열에 오른 시진핑에 대한 예찬”이라고 비평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시 주석이 모든 당 조직은 학습 캠페인을 철저히 하라”고 요구한 데 대한 응답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일 방영분에서 한 여성 참가자는 탈락한 뒤 “무대에서 경쟁하는 시간은 제한돼 있지만 학습은 영원히 끝이 없다. 나는 계속 학습의 길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리 암기한 듯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3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방북에 앞서 6, 7일 일본에 들러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긴밀한 연대를 해 나가고 싶다”고 말해 폼페이오 장관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에 앞서 미국과 비핵화 정책을 사전 조율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2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종전선언 관련 질문에 “일본 및 한국 정부와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며 그동안 종전선언 논의에 잘 거론되지 않던 일본을 콕 집어 언급했다. 7일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폼페이오 장관은 8일 중국을 방문해 양제츠(杨洁篪)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난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을 전후해 일본과 한국 정상을 모두 만나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면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 협의한 비핵화와 종전선언 관련 내용을 중국과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이 종전선언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이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4개월 이상 ‘실종 상태’였던 중국 유명 여배우 판빙빙(范氷氷)의 행적이 3일 확인됐다. 런민(人民)일보, 신화(新華)통신, 중국중앙(CC)TV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판빙빙이 이중 계약 등 탈세 혐의로 8억8300만 위안(약 1436억 원)의 세금과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6월 초 갑자기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던 판빙빙이 그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세무총국은 조세징수법에 따라 판빙빙과 소속 업체에 벌금 5억9500만 위안, 미납 세금 2억8800만 위안을 내라고 명령했다. 중국 당국은 판빙빙이 출연료 이중 계약, 개인 작업실에 불법으로 얻은 보수 은닉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판빙빙이 초범인 점을 고려해 납부 마감일까지 세금과 벌금을 납부하면 형사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납부 마감일이 언제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판빙빙의 사과문도 이날 공개됐다. 판빙빙은 “이전에 겪어본 적 없는 고통과 극도의 괴로움을 최근 경험했다”며 “영화 등 계약에서 이중 계약을 하고 탈세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 내 행동을 매우 반성한다. 전력을 다해 세금과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세계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와 인민의 응원 덕분이다. 여러분이 나를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판빙빙은 지난해에만 3억 위안(약 487억 원)을 벌어들이는 등 중국 배우 중 수입이 최상급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판빙빙이 약 2주 전 ‘지정된 지역에서만 머무는 감시 상태’에서 풀려났다”고 전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판빙빙이 장쑤(江蘇)성의 ‘홀리데이 리조트’에 갇혀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세무 당국의 조사가 끝난 뒤 판빙빙이 베이징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판빙빙은 6월 초 이중 계약과 탈세 의혹이 제기된 뒤 갑자기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다. 6월 초 심장병 어린이들을 돕는 자선활동 참가를 마지막으로 웨이보(중국의 트위터 격)에도 글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후 연금설, 망명설, 사망설까지 나왔다. 당국으로부터 어떤 소식도 누설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소문도 나왔다. 그러다 이제서야 중국 당국이 관영 매체를 통해 판빙빙의 범죄 혐의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판빙빙의 불법 행위가 사실이고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해도 그가 어떤 상태인지조차 공개되지 않은 것은 국가가 개인의 기본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6월 초부터 4개월여 ‘실종 상태’였던 중국 유명 여배우 판빙빙(范氷氷)의 행적이 3일 확인됐다. 런민(人民)일보, 신화(新華)통신, 중국중앙(CC)TV 등 중국 관영매체가 이날 “판빙빙이 이중계약 등 탈세 혐의로 8억9000여 만 위안(약 1437억 원)의 세금과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일제히 보도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세무총국은 조세징수법에 따라 판빙빙과 판빙빙이 소속된 대표 업체에 벌금 5억9500위안, 미납 세금 2억8800만 위안을 내라고 명령했다. 중국 당국은 판빙빙이 출연료 이중 계약, 개인 작업실에 불법으로 얻은 보수 은닉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판빙빙이 초범인 점을 고려해 납부 마감일까지 세금과 벌금을 납부하면 형사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납부 마감일이 언제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판빙빙의 사과문도 이날 공개됐다. 판빙빙은 “이전에 겪어본 적 없는 고통과 극도의 괴로움을 최근 경험했다”며 “영화 등 계약에서 이중계약하고 탈세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 내 행동을 매우 반성한다. 전력을 다해 세금과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인으로서 법을 지키지 못했다”며 “내가 세계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와 인민의 응원 덕분이다. 여러분이 나를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판빙빙은 지난해에만 3억 위안을 벌어들이는 등 중국 배우 중 수입이 최상급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판빙빙이 약 2주 전 ‘지정된 지역에서만 머무는 감시 상태’에서 풀려났다고”고 전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판빙빙이 장쑤(江蘇)성의 ‘홀리데이 리조트’에서 갇혀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판빙빙은 현재는 억류 상태가 아니다”라며 “세무 당국의 조사가 끝난 뒤 베이징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판빙빙은 6월 초 이중계약과 탈세 의혹이 제기된 뒤 갑자기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다. 6월 초 심장병 어린이들을 돕는 자선활동 참가를 마지막으로 웨이보(중국의 트위터 격)에 글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후 연금설, 망명설, 사망설까지 나왔다. 당국으로부터 어떤 소식도 누설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소문도 나왔다. 그러다 이제서야 중국 당국이 관영 매체를 동원해 판빙빙의 범죄 혐의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판빙빙의 불법 행위가 사실이고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해도 그가 어떤 상태인지조차 공개되지 않은 것은 국가가 개인의 기본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당신은 거짓말쟁이야, 중국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어.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매국노야!”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에서 집권 보수당 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홍콩의 자유, 법치, 자치에 대한 침범’ 세미나 현장. 이 행사를 함께 주최한 비정부기구(NGO) ‘홍콩 감시(Hong Kong Watch)’에 따르면 한 중국인 여기자가 청중석에서 벌떡 일어나 이렇게 고함을 질렀다. 이 기자는 관영 중국중앙(CC)TV 런던 특파원 쿵린린(孔琳琳)이었다. 쿵린린은 베네딕트 로저스 보수당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이 연설에서 “나는 친중국이다. 반중국이 아니다. 나는 중국의 현 정부 및 정부가 인민을 대하는 방식을 비판하지만 중국과 중국 인민을 지지한다”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실행 보장이 중국과 영국에 모두 이익이 된다”고 말하자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현장 영상에는 주최 측의 중국계 관계자가 이 여기자에게 나가달라고 하자 여기자가 “홍콩 괴뢰”라고 욕하거나 관계자의 손이 자신의 재킷에 닿자 직원의 팔을 때리는 장면, 회의장을 떠나면서 계속 소리를 지르는 모습 등이 담겼다. ‘홍콩 감시’ 측은 쿵린린이 관계자의 뺨을 두 차례 때렸다고 주장했다. 런던 버밍엄 경찰 측은 1일 신고를 받고 출동해 여기자를 체포한 뒤 구류했다고 밝혔다. 중국 통신사 중국신원왕(新聞網)은 이 여기자가 1일 저녁 풀려났다고 2일 전했다. 주영국 중국대사관은 “기자의 의견 표현이 저지당하고 심지어 폭행당했다”며 “회의 주최 측이 중국 기자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홍콩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도 요구했다. CCTV는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언론 자유를 표방한 국가에서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분열을 부추기는 어떤 시도도 헛수고”라고 주장했다. 반면 로저스 부위원장은 BBC에 “현장에서 찍힌 영상을 보면 중국대사관 측 주장이 얼마나 황당한지 알 수 있다. 이 기자가 주최 측 직원을 두 차례 때리는 걸 회의장 안 80여 명의 사람이 목격했다”며 “기자가 사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정부가 미국 언론을 이용해 프로파간다(선전)를 퍼뜨리며 미국 노동자, 농장주, 기업들에 해를 입히고 있다.”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가 지난달 30일 미국 아이오와주 최대 지역신문인 ‘디모인 레지스터’에 글을 기고해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디모인 레지스터는 최근 중국 관영 영자매체 차이나데일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어리석은 대통령’이라고 표현하면서 미국의 강경한 무역정책을 비판한 광고를 실은 바로 그 매체다. 당시 이 광고를 본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에 대한 중국의 개입 시도라고 반발했는데 이번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0년 지기로 알려진 브랜스태드 대사가 나서 중국 공산당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특히 브랜스태드 대사는 이번 기고에서 “(중국) 매체들이 중국 공산당의 손아귀에 있다”며 중국의 언론 자유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중에 미군의 미사일 구축함 디케이터함이 ‘항행의 자유’ 작전의 일환으로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12해리 내 해역을 항해했다고 미국 매체들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항행의 자유 작전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미 군함, 군용기가 자유롭게 남중국해를 오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미군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로 전략폭격기 B-52를 보내 무력시위를 펼쳤다. 중국이 핵심 이익이라며 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역에서 잇따라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중 외교·안보대화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동반 방중도 무산됐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30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북한대사관 정문 옆 게시판에 지난달 18∼20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사진 25장이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 전용기를 포착한 공항 사진(아래쪽 사진)을 통해 북한대사관 게시판에 처음으로 ‘태극 마크’가 등장하기도 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양국 간 갈등이 무역 문제를 넘어 군사 외교 안보 등 전방위로 확대되자 중국이 공식 석상에서 미국 달래기에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王毅·사진)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뉴욕에서의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중국은 미국이 되지도, 미국에 도전하지도, 더욱이 미국을 대체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위원은 “중국은 반드시 전통적인 대국이 갔던 길과 다른 발전의 길을 갈 것”이라며 “국력이 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하는(國强必覇·국강필패)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미국인이 중국 역시 국강필패로 갈 것이라 인식하고 심지어는 세계를 이끄는 미국의 지위에 도전하고 (미국의 지위를) 대체할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현재 미중이 직면한 심층적인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미국인들의 인식은 분명히 중대한 전략적 오판”이라며 “미국의 이익과 미래에 크게 해를 끼치는 잘못된 예견”이라고 주장했다. 왕 위원의 연설 제목은 ‘기회냐 도전이냐, 파트너냐 적수냐’였다. 그는 “중국인은 대외 확장의 DNA를 가진 적이 없다. 평화 협력 개방의 길을 견지하는 중국이 기회냐 도전이냐,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중국이 파트너냐 적수냐”라고 물은 뒤 “편견 없는 사람이라면 이성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 앞에 놓인 유리컵을 미중 관계에 빗대어 “눈앞의 이 컵은 깨지기는 쉽고 복원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내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왕 위원은 이날 유엔총회 일반 토의에 참석해 한 연설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하는 미국 이익 중심의 세계질서를 대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왕 위원은 ‘새로운 시대 다자주의’의 원칙을 언급하면서 “협력으로 대립을, 협상으로 협박을 대체해 작은 울타리 대신 공동체를 건설하고 승자 독식 대신 협력하고 함께 건설할 때 세계에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의) 위협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압력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입장은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는 것뿐 아니라 자유무역체계, 국제규칙 질서, 세계 경제 회복의 앞날, 세계 각국의 공통 이익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