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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추진 중인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관련해 대통령실이 “전면 백지화해야한다”고 28일 밝혔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도 이날 “대한민국의 적을 기념하는 사업을 막지 못한다면 보훈부 장관으로서 있을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행정안전부 감사관실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 관련 예산 자료 등을 23일 광주시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자료를 받아 점검한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직접 감사 착수에 나선다는 것. 정율성은 6·25전쟁 당시 중공군으로 참전했으며 중국군과 북한군 행진가를 작곡한 음악가다. 광주시는 예산 48억 원을 들여 기념공원을 조성 중이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정율성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중국 공산당 일원이었던 사람으로 업적도 불분명하다”며 “대한민국 멸절을 위한 군대의 나팔수가 된 사람에게 국민 세금을 들여서 그 사람을 기려야할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정율성의 경우 공산당 전력이 분명한 만큼 기념공원 조성은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다. 박 장관도 이날 호남학도병의 성지인 전남 순천을 찾아 “정율성은 우리에게 총과 칼을 들이댔던 적들의 사기를 북돋웠던 응원대장이었다”고 비판했다.광주지역 보훈단체도 이날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중단을 촉구했다. 전국 보훈단체는 30일 광주시청 앞에서 회원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반대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반면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정율성 기념사업의 시작은 노태우 대통령 재임 시기인 1988년”이라며 “서울올림픽 평화대회 추진위원회에서 정 선생의 부인인 정설송 여사를 초청해 한중우호의 상징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개시 나흘째인 27일 한국인 전문가 3명이 후쿠시마 현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소로 파견됐다. 이들은 이르면 28일부터 IAEA 측의 방류 안전성 점검 과정에 참여한다. 2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일본으로 떠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소속 전문가 3명은 후쿠시마 IAEA 사무소에서 오염수 방류 데이터를 공유받는다. 방류가 국제 기준에 맞게 안전하게 이뤄지는지 등도 점검한다. 소식통은 “세부 활동은 아직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큰 틀에선 모니터링이 잘되고 있는지, 추가로 일본 측에 요청할 자료가 무엇인지 등을 현장에서 꼼꼼하게 따져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후쿠시마로 간 전문가들이 얼마나 현장에 머물지는 한일 정부가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일본 정부는 이날 제1원전 방수구 주변에서 잡은 물고기의 삼중수소 농도가 전용 장비로 검출할 수 있는 하한치인 1kg당 8Bq(베크렐)을 밑돈 것으로 확인됐다며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 수산청은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의 삼중수소 농도 함유량을 확인하기 위해 25일 오전 6시경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약 4∼5km 떨어진 지점에서 광어와 성대 각 1마리를 잡았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육군사관학교가 교내에 설치된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독립군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등 5인의 흉상을 철거해 다른 곳으로 이전을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국방부가 “독립군, 광복군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이 “반역사적 결정”이라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5인의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7일 “비록 좌익 전력은 있지만 독립운동을 기려야 한다면 독립기념관에 모시는 게 맞다”며 “육사에는 육군에 맞는 대적관을 갖고, 군의 정예 간부들 길러내는 정신을 기릴 수 있는 흉상을 세워야 한다”며 독립기념관으로 이전 계획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어 “우리 군인의 기본적인 적대 관계에 있는 나라는 북한과 국제 공산주의, 우리를 침략할 수 있는 잠재적 적국들”이라며 “안보와 관련해 제일 중요한 게 전력이며 전력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적에 대한 적개심과 대적관, 다시 말해 군의 사기”라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26일 “육사 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조성된 기념물들을 독립운동이 부각되는 최적의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사실을 문제 삼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3·1절 99주년을 맞아 군 장병들이 사용한 소총 탄피를 녹여 제작됐다. 이 회장은 이날 이 장관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민족적 양심을 저버린 귀하는 어느 나라 국방장관이냐”며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자리에서 퇴진하는 것이 조국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촉구했다. 이 회장은 또 “북한은 김일성을 무장독립투쟁의 최고 수반으로 선전해온 터여서 그보다 위대한 홍범도 장군 유해를 모셔가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의 봉환 사업을 방해했다”며 “홍범도 장군을 새삼스럽게 공산주의자로 몰아 흉상을 철거한다면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철 지난 색깔론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7일 “공산주의 경력이 이유라면 남조선노동당 조직책 출신으로 사형 선고까지 받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숱한 흔적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로 떠돌며 풍찬노숙했던 항일무장 독립운동 영웅의 흉상이 오늘 대한민국에서도 이리저리 떠돌아야겠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27일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28일 최고위원회가 의견을 표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홍 장군 등 흉상 이전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라고 지적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육군사관학교가 교내에 설치된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독립군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5인의 흉상을 철거해 다른 곳으로 이전을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국방부가 “독립군, 광복군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국방부는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사실을 문제 삼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26일 “육사 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조성된 기념물들을 독립운동이 부각되는 최적의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3·1절 99주년을 맞아 군 장병들이 사용한 소총 탄피를 녹여 제작됐다. 국방부는 국가보훈부와 흉상들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국방부는 “국난 극복 역사에서 특정 시기에 국한된 독립군 광복군 흉상만이 사관생도들이 매일 학습하는 건물 앞에 설치돼 있어 위치의 적절성과 역사교육의 균형성 측면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육사가 흉상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의 침략에 대비해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장교 육성이라는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육사에서, 특히 생도 교육의 상징적인 건물의 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흉상 철거가 아니라 정중히 이전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철 지난 색깔론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7일 “공산주의 경력이 이유라면 남조선노동당 조직책 출신으로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숱한 흔적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독립영웅들에게도 공산주의 프레임을 씌워 독립운동의 역사마저 지우려는 것이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27일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28일 최고위원회가 의견을 표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홍 장군 등 흉상 이전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라며 “(홍 장군은) 북한군 출신도 아니고 6·25전쟁에 가담했던 중공군 출신도 아닌데 왜 그런 문제(소련공산당 경력)가 이제 와서 논란이 되나”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페이스북에“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3년에 추서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를 누가 어떤 잣대로 평가해서 개별적인 망신을 줄 수 있나”라고 했다. 광복회도 25일 성명을 내고 “5인의 독립유공자 흉상을 국방부가 합당한 이유 없이 철거를 시도한 것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다”라며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회영 선생의 손자다.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정성택기자 neone@donga.com권구용기자 9dragon@donga.com}

한미일 3국 정상은 18일(현지 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통해 전 군사 분야를 망라한 다년간의 공동 훈련 계획을 수립하기로 합의하면서 북한 핵·미사일 대응 공조 수준을 한층 격상했다. 3국은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시스템도 18일 처음 시범 가동했다. 3국 정상회의를 2시간가량 앞두고 북한은 전날 미군 정찰기가 ‘동해 경제수역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면서 “물리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고강도 도발을 예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현지 시간) “다년간의 군사훈련 계획은 육해공과 해저, 사이버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면서 “이는 3국이 단발적이 아닌 수년간 매우 확장된 분야에서 공조를 쌓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3국은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실무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3국 정상은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 훈련과 대잠수함 훈련 등도 매년 실시하기로 했다. 미사일 방어 훈련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가정해 이를 탐지·추적·요격하는 절차를 시뮬레이션으로 숙달하는 훈련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네 차례 실시됐다. 그간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실시됐던 훈련들을 3국 정상 차원에서 정례화하기로 못 박은 것. 또 3국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회담에서 합의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를 올해 안에 가동하겠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당초 지난달 실시 예정이던 시범 가동은 정상회의 직전으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첫 테스트가 이뤄진 만큼 미국을 매개로 3국이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연내 본격 가동하기 위한 3국 간 협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3국 정찰 자산이 수집한 북한 미사일의 발사 지점과 비행 궤적, 예상 낙하지점 등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면 일사불란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날 공동성명엔 처음으로 3국 정상이 국군포로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이 명시됐다. 4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처음 명시됐던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등 북한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한 협력이 3국 차원으로 확대된 것. 3국 정상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에 대한 지지도 확인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독재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죄짓지 말고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시길 바랍니다.” 17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에서 탈북 청년 김일혁 씨는 “마지막으로 북한 정권에 나의 언어(한국어)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 북한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호소했다. 2011년 가족과 탈북해 한국외국어대에 재학 중인 김 씨는 이 회의에 시민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 인권을 의제로 공개 회의를 연 것은 2017년 12월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그는 이날 영어로 “북한 주민에게는 인권도, 표현의 자유도, 법치주의도 없다”며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은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 죽을 때까지 노역에 시달린다”고 했다. 또 “북한이 미사일 단 한 발에 사용하는 돈이 우리를 석 달간 먹일 수 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권력 유지와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하기 위한 선전에만 관심이 있다”고도 했다. 어린 시절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농사에 동원됐고, 땀 흘려 기른 작물은 수확 후 대부분 군대로 갔다고 회상했다. 또 본인의 탈북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모가 어린 자녀와 헤어진 채 정치범 수용소에서 수개월간 고문과 구타를 당한 뒤 수용소에서 숨진 사실도 고발했다. 그는 “고모가 체포돼 가족과 헤어질 때 조카 나이가 고작 3세, 5세였다”면서 “나의 행동으로 고모와 두 조카가 왜 그런 운명을 감내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씨는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자유를 북한 주민이 모두 누릴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온 마음을 다해 기원한다”고도 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국제사회가 할 일은 이 미래 세대 젊은이들에게 자유와 인간 존엄성의 희망을 어떻게 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해 공개 활동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김 위원장 공개 활동은 경제보다 군사 분야에 집중됐는데, 북한 전역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민심이 악화한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올해 들어 57회, 상반기만 놓고 보면 32회로 예년 상반기 공개 활동 평균치인 62회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분야별로는 군사 분야가 30회로 4회에 그친 경제 분야보다 7배 이상 많았다. 2011년 집권 이후 연 100∼200회에 달했던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2017년을 기점으로 두 자릿수대로 감소했다. 경제 사정 악화로 북한 내 조직화·강력범죄가 늘어나면서 김 위원장 경호를 강화하는 동향도 포착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대한 폭발물 투척 사건이 발생한 올해 4월 방탄 가방으로 추정되는 검은 가방을 든 경호원이 김 위원장 주위에 집중 배치된 사진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초반인 2010년대 중반 그를 겨냥한 테러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지도자 암살’을 상정한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뒤 국내 소요 발생에 대한 대비를 대폭 강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아버지 김정일도 생전에 수차례 그를 겨냥한 암살 시도로 강박증에 시달렸으며 경호를 강화하고 비밀스러운 이동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김정일은 2004년 용천역 폭발 사고를 암살 시도로 믿었다. 용천역 폭발 사고는 당시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김정일이 탄 1호 열차가 용천역을 통과한 직후 발생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이 다음 달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외교안보라인 고위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핵전력을 총괄하는 앤서니 코튼 미 전략사령관(공군 대장)도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이달 말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 고위 장성들의 연쇄 방한에 앞서 한미 연합연습을 비롯해 한미일-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만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미일 대응 공조 및 한미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복수의 한미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은 다음달 아퀼리노 사령관이 방한해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를 면담하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윤 대통령이 아퀼리노 사령관을 직접 접견하는 일정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아퀼리노 사령관은 미 핵추진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 항모강습단이 우리 군과 5년 만에 동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 직후인 지난해 10월 한국을 찾았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제가 어디에 있든 바로 함정을 타고 이곳으로 오겠다. 한미 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인태사는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의 이번 방한은 올해 퇴임을 앞두고 동맹국에 감사를 표하는 성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신임 인태사령관 후보자에 새뮤얼 퍼파로 미 태평양함대사령관을 지명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략폭격기, 핵추진잠수함 등을 운용하는 전략사령관이 한국을 찾는 건 2021년 7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코튼 사령관은 이번 방한 기간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육해공군을 통합 지휘하는 합참과 핵전력을 총괄 운용하는 미 전략사령부 간 핵우산연습(TTX·Table-Top exercise) 진행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지난달 18일 월북한 주한미군 소속 트래비스 킹 이병(23)이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에 환멸을 느껴 자진 월북해 망명 의사를 밝혔다”고 16일 주장했다. 미국 측 접촉 시도에 한 달 가까이 침묵하던 북한이 킹 이병 월북 사실과 신병에 대해 공식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한미일 3국이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를 두고 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북한이 킹 이병을 활용해 미국 인권 문제를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미군병사 중간조사결과’ 보도에서 “킹 (이병)은 자기가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한 사실을 인정했다”면서 “(킹 이병은) 미군 내 비인간적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으로 넘어올 결심을 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불평등한 미국 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나라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도 했다.북한의 공개 보도 이후 미 국방부는 북한 주장에 대해 “(망명 의사를) 검증할 수 없으며 그의 안전한 귀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틴 마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국방부 우선순위는 킹 이병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며 이를 위해 모든 가능한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활용해 (송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킹 이병 가족 대리인은 이날 성명에서 “킹의 어머니는 북한 당국이 그를 인도적으로 대해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아들에게서 전화가 오면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미 CNN 방송은 이날 킹 이병은 현재까지 탈영 상태이며 전쟁포로(POW) 지정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일제강점기 인도에 파견된 광복군의 한영 연합작전을 도운 프랭크 윌리엄스 선생(1883∼1962)과 기생 신분으로 만세 시위에 앞장섰던 함복련 선생(1902∼?) 등 100명을 제78주년 광복절에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국가보훈부가 14일 밝혔다. 이번에 포상을 받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30명(애국장 8명, 애족장 22명), 건국포장 5명, 대통령표창 65명이다.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없으며 여성은 13명이다. 미국 감리교 선교사인 윌리엄스 선생은 1908년 입국해 충남 공주에 영명학교를 설립했다. 그는 32년간 이 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했다. 영명학교는 유관순 열사 등 다수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학교로 알려져 있다. 윌리엄스 선생은 1943년엔 대한민국임시정부 산하 한국광복군 파견대 일원으로 인도에 가 광복군 인면(印緬·인도와 미얀마의 줄임말)전구공작대 대원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인면전구공작대는 영국군 산하 인도전구선전대(IFBU)에 투입돼 일본군을 대상으로 하는 귀순 방송과 전단 제작, 정보 수집 등 선전 활동을 벌였다. 함 선생은 일제강점기 당시 기생 신분으로 경남 통영의 중심부인 부도정 장터 앞에서 동료 기생 6명과 함께 시위에 앞장섰다가 일본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일제강점기 당시 기생의 만세시위 참여는 통영뿐 아니라 평안남도 평양, 황해도 해주, 경기 수원 등 기생 교육기관인 권번(券番)이 있는 대부분 지역에서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포상은 광복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후손들에게 수여된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권 상실이라는 엄혹한 상황 속에서도 오직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온몸을 바친 선열들의 고귀한 생애와 정신이 계승되도록 한 분의 독립운동가라도 더 찾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제강점기 인도에 파견된 광복군의 한-영 연합작전을 도운 프랭크 윌리엄스(1883~1962)과 기생 신분으로 만세 시위에 앞장섰던 함복련 선생(1902~?) 등 100명을 제78주년 광복절에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국가보훈부가 14일 밝혔다. 이번에 포상을 받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30명(애국장 8명, 애족장 22명), 건국포장 5명, 대통령표창 65명이다.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없으며 여성은 13명이다. 미국 감리교 선교사인 윌리엄스 선생은 1908년 입국해 충남 공주에 영명학교를 설립했다. 그는 32년간 이 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했다. 영명학교는 유관순 열사 등 다수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학교로 알려져 있다. 윌리엄스 선생은 1943년엔 대한민국임시정부 산하 한국광복군 파견대 일원으로 인도에 가 광복군 인면(印緬·인도와 미얀마의 줄임말)전구공작대 대원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인면전구공작대는 영국군 산하 인도전구선전대(IFBU)에 투입돼 일본군을 대상으로 하는 귀순 방송과 전단 제작, 정보수집 등 선전활동을 벌였다. 함복련 선생은 일제강점기 당시 기생 신분으로 경남 통영의 중심부인 부도정 장터 앞에서 동료 기생 6명과 함께 시위에 앞장섰다가 일본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일제강점기 당시 기생의 만세시위 참여는 통영뿐 아니라 평안남도 평양, 황해도 해주, 경기 수원 등 기생 교육기관인 권번(券番)이 있는 대부분 지역에서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포상은 광복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후손들에게 수여된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국권 상실이라는 엄혹한 상황 속에서도 오직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온몸을 바친 선열들의 고귀한 생애와 정신이 계승되도록 한 분의 독립운동가라도 더 찾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미국과 이란이 이란에 수감돼 있는 미국인을 석방하는 대가로 한국 내에 동결된 약 70억 달러(약 9조2700억 원) 규모의 이란 원유 결제 대금을 이란에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11일 “그런 방향으로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진행된 건 맞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돈이 가고 사람이 풀리는 문제라 막판까지 어떻게 될진 봐야 한다”면서도 “(합의가 깨지지 않으면) 가을 전 한국 내 동결자금 해제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 내 동결됐던 이란 원유 결제 대금은 11일부터 중개 역할을 하는 스위스 은행 계좌로 이체 작업도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10일(현지 시간)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이란에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 5명이 석방돼 가택 연금에 들어간 것으로 이란 정부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번 조치는 (구금된) 미국인들의 악몽을 끝내기 위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외교부도 성명을 통해 “(이란 자금이) 미국에 의해 수년간 한국의 은행에 불법적으로 동결돼 있었다”며 “이란은 미국으로부터 (동결자금) 관련 의무에 대한 약속을 보장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한국에 동결된 이란 석유 자금 등을 해제하는 조건으로 미국인 석방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은 미국의 제재로 2019년부터 한국에 묶였다. 이란은 이를 돌려 달라고 거세게 압박했고, 그 과정에서 이란 앞바다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을 나포하는 등 갈등도 빚어 왔다. 한-이란 관계의 발목을 잡아 온 동결 원유 대금 문제가 해결되면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이 가능해지고, 한국 선박의 안전도 보장될 수 있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기 때문. 이란은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인적·물적 잠재력도 풍부한 만큼 이란과의 관계 발전이 우리 외교적·경제적 지평을 넓혀 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4년 묶인 자금, 가을前 해제 마무리… 韓-이란 관계 걸림돌 제거” 어제부터 스위스銀으로 이체 시작이란, 식량 등 지원요청 방식 수령2021년 이란, 韓선박 나포 갈등한국 내 이란 원유 결제 대금 동결로 갈등이 심화된 한-이란 관계가 이 동결자금이 풀리면서 정상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과 이란이 이란에 수감된 미국인을 석방하는 대가로 4년 3개월 전 한국 내 동결된 70억 달러(약 9조27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해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 한국 내 동결됐던 이란 원유 결제 대금에 대한 이체 작업은 11일부터 시작됐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막판에 틀어지지 않는다면 동결자금 해제 절차는 가을 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아직 미국인 석방 문제 등과 관련해 (미국과 이란 간) 최종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한-이란 관계에서 가장 큰 장애물 제거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큰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 “최종합의에 대한 기대감, 어느 때보다 커” 앞서 이란은 중앙은행(CBI) 명의의 원화 결제 계좌를 한국의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에 개설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 왔다. 한국 내 동결된 70억 달러는 이란이 한국에 수출한 이 원유 대금이다. 하지만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 핵 개발을 이유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 계획)를 탈퇴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이란 핵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제재를 해제키로 핵합의를 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JCPOA를 탈퇴했고 나아가 대이란 금융제재에 나서면서 한국 내 계좌들까지 2019년 5월 동결된 것. 이 동결자금 문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결자금 해제를 이란 핵협상에 연계했는데 이 핵협상이 난항을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재개된 건 지난해 12월부터다. 오만 등의 중재로 양국 간 수감자 석방, 핵시설 등에 관한 협상이 시작됐고 동결자금 해제 협상도 진전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 소식통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은 특히 지난달 말부터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안다”며 “양국이 이번엔 매우 진지하게 협상에 나섰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동결 해제된 자금은 스위스 은행을 거쳐 카타르로 이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이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 자금을 수령한다는 것. 양국의 수감자가 이미 교도소 밖으로 이송된 만큼 이란 계좌에 동결자금이 이체되고 수감자가 맞교환되는 절차 등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의 관계 개선, 안정적 에너지 수급에 필수” 이란은 석유 대금으로 지급받아야 하는 막대한 돈이 묶인 뒤부터 그동안 우리 정부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해 왔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2021년 1월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국적 선박을 나포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란 정부는 나포 뒤 “한국 정부가 70억 달러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엔 동결자금 문제 해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의지 표명 등을 조건으로 사건 발생 95일 만에 억류를 해제했다. 정부는 동결자금 이전 절차가 무사히 완료되면 양국 관계 악화를 초래한 가장 큰 장애물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만큼 이란과의 관계 개선은 안정적 에너지 수급에도 필수”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협상이 이란 핵협의와는 별개로 진행된 데다 JCPOA가 복원된 것도 아닌 만큼 한계가 있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인 자유민주주의가 포퓰리즘 등을 부추기는 세력 등에 의해 위기를 맞은 현 상황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자유주의 없는 민주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오피니언리더 모임인 ‘더플랫폼’이 10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호텔에서 개최한 ‘8·15 광복과 자유민주주의’ 특별세미나에서 이 같은 진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현병철 더플랫폼 회장은 “포퓰리즘, 권위주의, 양극화 등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를 크게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자유의 확장, 자유민주주의 발전은 단련과 개척의 끊임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박찬욱 서울대 명예교수는 “박근혜 정부 때 민주주의 퇴행이 역력했다”면서 “문재인 정부 초반 복원력을 보여줬지만, 후반기 퇴행 징조가 농후했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협치는 실종됐다”면서 “정치 양극화를 완화하고 협치가 있는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좌파가 ‘자유주의 없는 민주주의’ 환상에 빠졌다”면서 “시민사회와 공론장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참석했다. 국제형사재판소장을 지낸 송상현 더플랫폼 이사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 등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이끌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가상화폐 기업 직원에게 고액 연봉을 주겠다면서 가짜 경력직 채용 면접을 제안한 뒤 면접 과정에서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수법 등을 사용해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범죄를 통해 탈취한 가상화폐로 핵·미사일 개발 자금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는 북한의 해킹 수법이 더욱 대담하고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는 것. 한미를 중심으로 대북 사이버 위협 공조가 강화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 등에 대한 해킹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스토니아 가상화폐 환전업체인 코인스페이드는 7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지난달 22일 북한 해커들의 공격으로 3730만 달러(약 492억 원)의 가상화폐를 도난당한 사건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 업체 직원들은 6∼7월 구직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링크트인’ 등을 통해 한 업체로부터 월 1만6000∼2만4000달러(약 2112만∼3168만 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 조건으로 이직을 제안받았다. 가짜 채용인지 모르고 이 제안에 응한 한 직원은 화상면접 과정에서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라는 과제를 받고 앱을 설치했다. 이 앱에는 악성코드가 담겨 있었고, 해커들은 설치된 앱을 통해 업체 내부망에 접속할 수 있는 직원의 개인정보 등을 취득해 가상화폐를 탈취했다. 이에 앞서 해커들은 3월부터 업체 시스템의 취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10여 차례에 걸쳐 스피어피싱(e메일을 통해 정보를 캐내는 피싱 수법) 공격을 감행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이번엔 SNS 등을 활용한 방식으로 해킹 수법을 바꾼 것. 코인스페이드는 “직원 컴퓨터에 대한 접근 권한을 얻지 않고선 시스템을 해킹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해커는 6개월간 업체 구조나 팀원들에 대한 세부 정보를 학습한 뒤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이번 해킹 공격과 관련해 “‘라자루스’와 동일한 방식의 해킹 패턴”이라고도 했다. 2007년 북한 정찰총국 산하에 창설된 라자루스는 2014년 미국 소니픽처스,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등 굵직한 해킹 사건을 주도한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2월 사이버 분야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라자루스를 지정한 바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대규모 조직 개편에 나선 통일부가 국장급 이상 조직에 ‘교류협력’ 명칭을 붙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장급(1급) 조직인 남북회담본부와 국장급(2급) 3개 조직(교류협력국 남북출입사무소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을 국장급 1개 조직으로 통폐합하는데, 이 신설 조직 명칭은 ‘남북관계관리단’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출범한 통일부는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여러 차례 조직개편에 나섰지만 ‘국’ 이상 조직에 교류협력 명칭이 완전히 빠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통일부는 교류협력 관련 4개 조직을 통폐합한 신설 조직 명칭을 남북관계관리단으로 잠정 확정해 행정안전부 등 관계 기관과 협의 중이다. 4개 조직이 통폐합되면서 인원도 150여 명에서 80여 명 수준으로 감축된다. 이번 개편으로 3실 2국 1단인 통일부 조직은 3실 1국 1단으로 축소된다. 대북 교류협력 및 인도지원의 핵심 부서였던 교류협력국과 인도지원국은 앞서 통일원 시절 처음 신설됐다. 교류협력국은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실’로 확대된 뒤 현 정부 들어 다시 국으로 축소된 바 있다. 인도지원국은 인도협력국으로 명칭이 바뀐 뒤 이명박 정부에서 폐지됐다가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부활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 위협을 지속하면서 남북 간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사실상 유명무실한 대북 교류협력은 후순위로 미뤄두겠다는 상징적 조치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통일 기반을 조성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대내외에 알리는 두 축을 조직의 핵심 가치로 하되 나머지 조직은 남북관계 관리 정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북한 인권을 강조해온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취임한 뒤 관련 인사 개편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북한 인권 증진 비정부기구(NGO), 대북방송 송출 민간단체 출신 인사 등 장관정책보좌관 후보군에 대한 인사 검증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행위에 대한 감시·제재 강화 방안도 추진한다. 통일부가 다음 달 입법예고할 교류협력법 개정안엔 교류협력법 위반 전력자의 접촉 신고 수리를 최장 1년간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한미가 다음 달 서울에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지난달 핵협의그룹(NCG) 1차 회의가 처음 열린 데 이어 다음 달엔 한미 외교·국방차관이 대표로 참석하는 확장억제 협의 채널을 가동한다는 것. 한미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갖게 될 양자 회담에서도 정상 간 확장억제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당국은 EDSCG 개최와 관련해 다음 달 서울에서 대표단이 전략자산 등과 연계된 대북 경고 전략 메시지를 회의 전후에 어떤 방식으로 낼지 등에 대해 협의 중이다. 지난해 EDSCG에선 대표단이 미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방문해 B-52 전략폭격기를 시찰했다. 올해 4회째인 EDSCG가 서울에서 열리는 건 처음이다. 당초 우리 측은 이달 중 EDSCG를 개최하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미 측에서 국방정책차관 교체 시기 등을 이유로 다음 달 중 개최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DSCG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도발 시 미국이 어떻게 핵·재래식 전력으로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할지를 정책적·전략적으로 논의하는 고위급 협의체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0월 출범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월 2차 회의가 개최됐지만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난 지난해 윤석열 정부에서 재가동됐다. 지난해 한미는 EDSCG 직후 처음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에도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에 합의했다. 북한의 대남용 전술핵무기 사용에도 미국이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재확인한 것. 정부 소식통은 “올해 워싱턴 선언이 나오고 NCG까지 가동된 만큼 이번 EDSCG에선 지난해보다 더 강화된 대북 억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향후 한미는 확장억제에 특화된 한미 간 협의체를 EDSCG와 NCG 투 트랙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NCG는 핵 운용에 초점을 맞춰 한국이 능동적으로 미국과 공동기획, 공동실행 등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국방정책 등 군사 분야 확장억제를 다뤄온 한미 국방차관보급 협의체인 기존의 억제전략위원회(DSC)는 올해부터 NCG가 흡수·대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NCG와 EDSCG가 서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초대형방사포탄, 전략순항미사일 등 무기체계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6일 보도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국방경제사업’이라는 표현을 처음 썼다. 지난달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 열병식을 계기로 대표단을 파견한 러시아 등을 겨냥해 ‘방산 세일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3∼5일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 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 지도하면서 당의 군수공업정책의 핵심 목표 수행정형을 요해(파악)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방사포탄 외에도 저격무기, 전략순항미사일, 무인공격기 엔진, 미사일 발사대차(이동식발사차량·TEL) 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군대의 전쟁 준비를 더욱 완성해 나가는 데서 공장이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책임과 임무”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국방경제사업의 중요 방향을 제시했다”고도 밝혔다. 공개된 시찰 장소도 방사포 등 재래식 전력 생산 공장으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무기 수요와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무장장비전시회’에 데려가 직접 무기들을 설명했고, 열병식 주석단에 처음으로 러시아 대표단을 세우는 등 무기 판매를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왔다. 또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 김일성을 연상시키듯 인민복 차림에 빵모자를 쓰고 신형 돌격·저격소총을 직접 발사하기도 했다. 이번 시찰엔 지난해 말 돌연 해임된 뒤 공식 석상에 보이지 않던 ‘군부 1인자’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수행에 합류한 모습도 포착됐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우크라이나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인의 우크라이나 체류 인원을 30여 명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외교부는 이달부터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방문을 위한 예외적 여권 사용 신청을 받는다. 우크라이나에 체류하는 기업인은 30명 수준에서 관리하기로 기본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2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이 여행 금지 지역으로 지정돼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면 여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외교부는 만약 우크라이나 방문이 허용된 기업인이 30여 명을 넘길 경우 방문 시기를 조절하는 식으로 체류 기업인 규모를 관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정부 프로젝트와 별개로 예컨대 시장 조사 등을 위해 방문하는 기업인들 규모를 30여 명대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체류 기간은 안전 문제 등을 감안해 2주 이내로 할 예정이다. 그간 경제 단체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세계 주요국은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별다른 행정 규제가 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쟁으로 기반시설이 파괴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규모는 앞으로 10년간 약 12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국무회의에서 “기업들이 안전하게 우크라이나를 입출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현지에서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기업들의 우크라이나 방문길이 열린 것과 함께 민관 합동 우크라이나 재건협력단 파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중심으로 하는 1차 파견단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계획이다. 참여 기업으로 윤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 때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삼성물산, 현대건설, 코오롱글로벌, HD현대사이트솔루션, 현대로템 등이 거론된다. 산업부도 올해 10월 파견을 목표로 2차 파견단을 꾸린다. 2차 파견단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등 에너지·전력·플랜트 기업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는 행정, 안전 등의 후방 지원 역할을 하고 재건사업 협력 논의를 비롯한 핵심 활동은 기업이 주도적으로 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국가 신인도의 문제가 걸려있다. 최선의 수습을 해야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6일 현장 폭염으로 온열 환자가 속출하고 일부 국가의 이탈까지 불거진 전북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사태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최선의 대응을 보여줘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 각국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는 일단 중앙정부 차원의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 대회 종료 때는 성공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다.● “수습이 먼저…폐막 후 ‘철저한 리뷰’ 이뤄질 것” 윤 대통령은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 박진 외교부 장관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서울과 평택에 머물고 있는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 학생들이 안전하고 유익하게 영외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잼버리 기간 중 위생관리로 식중독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살펴달라”고 주문했다. 5일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지원을 거듭 강조한 것. 윤 대통령이 잼버리 대회와 관련해 한 총리와 정부에 내린 공개 지시만 네 차례에 이른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6일 사흘 연속으로 잼버리 대회 현장을 찾아 “중앙 정부가 본격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문제점이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조직위 관계자들이 책상에 앉아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 도치한 뒤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한 총리는 △영외 활동 버스 배차 간격 단축 △영지 내 쓰레기 집하장 증설 △팔토시·선크림·얼음·생수의 충분한 조달과 공급 등을 주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 총리가 예정된 동선을 형식적으로 찾는 게 아니라 참가자들이 문제로 지적한 화장실이나 샤워장을 방문해 직접 바닥이나 변기를 청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과 정부에서는 총력을 다해 사태를 수습한 뒤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문제점 분석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라북도가 주관하는 행사지만, 여성가족부가 관여한 만큼 정부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이번 사안에 대한 철저한 리뷰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염 등 충분히 예상가능한 사안에 대한 대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여가부의 대응도 미흡했다는 것. ● 새만금 떠난 잼버리 대원들…韓 문화 체험 흠뻑 낮 영내 활동이 금지되고 대회 정상 진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정부는 관광 프로그램 긴급 편성 주문하는 등 지자체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 수습에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전국 170여 개 사찰을 개방함에 따라 스카우트 대원들은 새만금 영지에서 버스를 타고 나와 전북 부안 내소사, 고창 선운사, 김제 금산사에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에 학생들은 염주알을 실에 꿰어 손목 팔찌를 만들거나 명상을 체험하기도 했다. 염전으로 유명한 전북 부안의 곰소 젓갈 발효식품 센터에서는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곰소 젓갈을 활용한 김치담그기와 김치부침개 먹기 등 ‘푸드 체험 프로그램’도 개최됐다. 한 관계자는 “새만금 영지에서 버스를 타고 나와 한국문화와 산사, 자연을 체험하는 각국 학생들의 표정은 밝아 보여 마음이 한결 나았다”고 전했다. 서울시도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여의도 한강공원 일부를 숙영지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산시도 참가자 1만 명 정도가 머물 숙소와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관광코스를 마련하고 나섰다. 강원도도 춘천 남이섬, 원주 간현 유원지, 평창 올림픽시설 등을 활용한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장관석기자 jks@donga.com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잼버리조직위원회는 3일 영내 활동을 중단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놨지만 미숙한 준비와 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잼버리조직위, 소방청 등에 따르면 개영식이 열린 전날(2일) 온열질환 315명, 일광화상 106명, 벌레 물림 318명 등 113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2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개영식에서만 139명의 환자가 나왔다. 열대야와 폭염이 이어진 3일 최소 101명이 소방 구급대에 의해 이송 조치된 것을 감안하면 4일 오전 발표되는 잼버리 누적 환자는 최소 13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조직위는 이날 영내 활동을 전격 중단하고 의료진을 추가 투입하는 등 후속 대책을 내놨지만 준비 부족과 운영 미흡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야영장에서 유일하게 에어컨이 나오는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는 더위를 식히려는 대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급수 부족으로 편의점에는 얼음과 물을 사려는 대원들로 수백 m의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중학생 아들을 잼버리에 보낸 한 학부모는 “전 세계 미성년자들을 모아놓고 어떻게 이렇게 방치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잼버리 졸속 운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일부 국가는 외교 채널을 통해 안전사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4500여 명을 파견한 영국의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영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영국 스카우트 및 한국 정부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한 미국대사관도 “우려 사항에 대해 한국 정부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에 머무르며 마지막 참가자가 떠날 때까지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지시했다.3개 부처, 잼버리 폭염 대비 혼선… 총리 “여가장관 현장 지켜라” 3개 부처 장관이 조직위 공동위장집행위원장은 전북도지사가 맡아“복잡한 조직위 구성, 부실대응 초래” 1일 개막한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재난 상황’이란 비판까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가 일찌감치 예견됐음에도 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정부 부처들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고, 문제가 터진 뒤에는 부처들 간 체계적인 공조·대응조차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 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범정부 차원의 긴급 지시를 내렸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직접 대회 현장도 찾았다. 하지만 이미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만큼 늦어도 너무 늦은 수습이란 지적이 이어진다. ● 조직위, ‘폭염 리스크’ 예견됐음에도 뒷짐만 잼버리 주최 기관은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한국스카우트연맹이다. 주관 기관은 조직위다. 이 조직위의 공동위원장을 여가부 행안부 문체부 장관이 맡고 있다. 여기에 집행위원장인 전북도가 함께 의사결정까지 하고 있다. 이렇게 의사결정 체계 구조가 복잡하고 책임은 분산돼 있다 보니 ‘폭염 리스크’ 등 문제가 예견됐음에도 부처마다 뒷짐만 지고 대비는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 관계자는 “조직위 내부 각 팀 안에 여러 부처와 기관의 담당자들이 섞여 있다”며 “온열질환 대응과 대비를 여가부 등 특정 부처의 담당 업무라고 하기엔 애매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정부 관계자는 “올해 2월까지 여가부와 전북도가 주도적으로 대회 준비를 해왔고 이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행안부와 문체부가 포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처장 중에선 (여가부) 김현숙 장관이 대회 준비 및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고 보고를 해왔다. 주무부처는 여가부로 보는 게 맞다”고 했다. 행안부는 앞서 두 차례 진행된 정부 합동 안전 점검에서 폭염 대비에 적극적으로 초점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며칠 전만 해도 물난리를 겪었던 상황이라 수해로 인한 물 빠짐과 보행 환경이 이슈였다”며 “이후 예상보다 폭염이 심해져 시설 부족 등 논란이 일어난 것”이라고 토로했다. ● 총리는 긴급 지시, 장관은 부랴부랴 뒷수습문제가 커지자 이기순 여가부 차관은 이날 새만금 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폭염에 대해서 준비를 아무리 한다고 했어도 만족할 만큼 준비를 못한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 총리는 이날 여가부 장관에게 “마지막 참가자가 안전하게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총책임자로서 현장에 머무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매일 브리핑을 통해 현장 상황·조치 내용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리라고도 했다. 한 총리 지시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새만금을 직접 찾았다. 행안부는 지자체 폭염 관리를 위해 17개 시도에 재난안전특교세 30억 원을 긴급 교부했다. 행안부 장관도 이날 새만금 부지로 직접 가서 긴급 현장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엄영선 전북도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부분의 해외 청소년은 얼굴이 빨갛게 익었지만 해맑았다”면서 “문제는 대한민국 청소년이다.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자란 데다 야영 경험이 부족하다. 참가비마저 무료니 잼버리의 목적과 가치를 제대로 몰라 불평불만이 많다”고 썼다. 이에 앞서 김관영 전북도지사도 전날 라디오에서 “통상 400명의 온열질환자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부안=최미송 기자 cms@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