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문무일 검찰총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작심하고 ‘적폐 청산’ 수사 장기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 총장은 “이런 일들이 너무 오래 지속되는 것도 사회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처음 목표는 11월 말이었는데 넘어온 과제들이 많고 계획보다 수사 진행이 안 돼서 늦어졌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80여 명의 검사들이 투입돼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적폐 청산 수사가 국민 통합 등 사회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또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가 지속적으로 ‘댓글부대’ 운용 등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검찰에 넘기면서 11월 말까지 끝내려고 했던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문 총장은 “주요 수사가 마무리되면 검찰로서는 저희가 원래 부여받은 임무에 종사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적폐 청산 수사는 검찰 본연의 임무로 보기 어렵다는 뉘앙스였다. 검찰 내부에는 문 총장의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검사들이 많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국민들만 피로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검찰 내부에도 피로감이 쌓였다”며 “검찰이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그동안 검사 생활을 하면서 이런 식의 수사는 본 적이 없다”며 “국정원에서 의뢰를 받은 수사를 안 할 수는 없지만 정권이 바뀌면 또 이런 일이 반복될까 봐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문 총장의 작심 발언은 이 같은 검찰 내부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이 더 이상 가만히 있다가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을 가능성을 감안했다는 분석도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문 총장이 청와대와 국정원 중심의 ‘적폐 청산’ 드라이브에 사실상 제동을 건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의 ‘데드라인’을 정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이 불가피하게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전국 일선 검찰청의 우수 검사들을 차출해 적폐 청산 수사에 투입하면서 누적된 조직 내부 불만도 문 총장 발언 배경 중 하나다. 문 총장은 “수사에 한시적으로 파견됐던 검사들을 이달 중순부터 수사가 마무리되는 순서대로 원 소속청으로 복귀시키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 관계자는 “문 총장 말씀처럼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수사팀에서 특정 인물을 정해놓고 수사를 한다든지 시한을 박아놓고 수사를 할 수는 없다. 최대한 빨리 진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총장의 발언이 국내 정치 일정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격화될 정치 싸움에 검찰은 끼어들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적폐 청산 수사는 지난해 10월 시작된 국정 농단 사건 수사의 연장선상에 있다. 문 총장은 이처럼 수사가 1년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검찰이 정치 공방에 휘말리면 향후 검찰 개혁 논의 등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횡령 의혹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 대해선 “진행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내년 초까지 수사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강경석 기자}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60·재선·경기 용인갑)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의원에게 억대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사 대표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4일 공기업과 관련된 사업 수주를 도와달라며 이 의원에게 억대 금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건설사 대표 김모 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김 씨가 이 의원에게 거액의 현금을 전달한 단서를 잡고 앞서 1일 김 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이 의원이 김 씨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 소재 공기업에 부당한 압력을 넣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이 돈을 받은 때는 19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이던 2015년경이라고 한다. 이 의원은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 남양주시장 공천 청탁 명목으로 5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이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건넨 남양주시의회 의장 출신 공모 씨(56)는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이 의원은 당시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이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이 의원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이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설 같은 내용”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의원의 전 보좌관 김모 씨(구속)를 조사하면서 이 의원의 혐의를 입증할 진술과 각종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들에게 공천헌금을 전달하는 창구였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서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문재인 정부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10명 중 1명가량은 자녀가 이중 국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동아일보가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실을 통해 전체 정부 부처 52곳에서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장차관급 105명 가운데 최소 9명의 자녀가 이중 국적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통령비서실 등 5곳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점과 감사원 등 4곳이 현황 파악이 안 됐다고 답한 점, 국무조정실 등 3곳이 장차관을 포함한 고위공무원 중 6명의 자녀가 이중 국적이라고 회신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새로운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검증 기준을 발표하며 공개한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에서 본인이나 배우자, 자녀의 이중 국적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중 국적 여부 신고는 의무조항이 아니어서 고위공직자들이 이를 외면해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 40곳은 3급 이상 고위공무원단 자녀의 이중 국적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답하거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고위공직자 가족의 이중 국적 여부 신고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현행법상 고위공직자의 외국 영주권 보유를 금지하거나 배우자, 자녀 등 가족이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부처는 전체 정부 기관 52곳 중 외무공무원법의 적용을 받는 외교부가 유일하다. 고위공직자 자녀의 이중 국적 보유는 사실상 법적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고위공직자의 미성년 자녀가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위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선 고위공직자 가족의 이중 국적 보유 실태부터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동아일보가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실을 통해 정부 부처 52곳의 장관급 28명, 차관급 77명과 고위공무원단 1495명에 대해 자녀의 이중 국적 여부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장차관급 105명 중 최소 9명 이상은 자녀가 이중 국적을 보유 중이었다. 장차관급이 모두 4명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명, 차관급만 3명인 인사혁신처는 2명의 자녀가 이중 국적을 보유하고 있었다. 장차관급 중 자녀가 이중 국적자로 확인된 경우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등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내용이 공개된 3명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인사혁신처, 과기부는 해당 부처 장차관 자녀가 이중 국적자라는 사실만 공개하고 구체적으로 누구의 어느 자녀가 이중 국적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조사 대상 전체 52곳 가운데 법무부 등 12곳만 장차관과 고위공무원단 자녀의 이중 국적 여부를 파악했고 기재부 등 28곳은 장차관에 대해서만 해당 사항을 파악했다. 국무조정실 등 3곳은 자료를 제출하면서 장차관급과 고위공무원단을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고위공무원단이 293명에 이르는 외교부는 자녀 이중 국적 보유자가 21명이었다. 각각 58명의 고위공무원단이 있는 과기부는 8명, 교육부는 5명의 자녀가 이중 국적 보유자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 자녀 이중 국적 보유 여부 자료를 요구하는 김 의원 질의에 “각 부처는 자료를 내라. 감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매우 어리석은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자료 제출을 지시했다. 하지만 국가안보실과 산업통상자원부 등 4개 부처는 관련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비서실과 국토교통부 등 5곳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아예 답변을 거부했다. 김 의원실이 9월 말부터 두 달 넘게 자료를 요청하고 총리가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배짱을 부린 것이다. 이런 조사 결과로 볼 때 이중 국적 자녀를 둔 장차관급 인사 등 고위공직자가 이번에 파악된 것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다. 고위공직자 자녀의 이중 국적 보유 문제는 단순한 도덕성 문제가 아니다. 해당 공직자가 가족의 외국 국적과 그에 따른 이해관계 때문에 국익에 반하는 결정이나 행동을 할 가능성 때문이다. 김 의원은 “자녀의 외국 국적 보유 및 취득 사실을 인사혁신처장에게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법원은 재판에 대한 외부의 간섭을 배격하고 적부심과 보석의 활용 확대 등 인권이 보장되는 재판 제도를 위한 기본 틀을 다지게 되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효암 이일규 전 대법원장 서세(逝世) 10주기 추념식’에서 구속적부심 제도의 의의를 언급하며 정치권과 검찰의 ‘법원 흔들기’에 표명했다. 이 전 대법원장은 대법관 재임 시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1975년), 재미교포 홍선길 씨 간첩사건(1982년) 등에서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로 피의자 기본권이 침해됐다는 이유로 소수의견을 내거나 원심을 파기하는 판결을 내렸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재판의 독립을 지켜내는 것이 대법원장의 첫째가는 임무임을 이 전 대법원장의 생애 앞에서 명료하게 깨달았다”며 A4 용지 7장 분량의 추념사를 9분간 단호한 목소리로 낭독했다. 그는 “법관이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재판하도록 사법부 독립을 수호하는 것은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숭고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 “일선에 ‘소신껏 재판하라’ 메시지” 김 대법원장이 구속적부심이 인권보장을 위한 제도라는 점을 힘주어 언급한 것은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구속적부심에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68),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64)과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조모 씨(46)를 풀어준 일을 비난한 검찰과 정치권을 염두에 둔 것이다. 구속적부심 신광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52·사법연수원 19기)를 사실상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방패막이를 자처한 것이다. 김 대법원장의 발언은 일선 법원에 ‘소신껏 재판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법원 안팎에서는 그동안 국정농단 사건 수사가 장기화하고 관련 사건 구속자가 늘어나자 “구속영장 심사 기준이 예전에 비해 너무 느슨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법원 내에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 대법원장의 취임 이후 그런 추세가 심해졌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구속적부심 판단을 지지한 김 대법원장의 발언은 이런 억측을 일축하고 영장재판 담당판사들에게 중립적이고 엄격한 재판을 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검찰은 김 대법원장의 발언이 향후 영장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수사관행 바뀔지 관심 김 대법원장 발언 등 법원의 구속적부심에 대한 시각에 검찰은 대체로 동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법원 스스로 내렸던 구속결정을 뒤집으면서 인권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은 검찰 수사를 ‘과잉 수사’로 몰아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와 비교해 아무런 사정 변경이 없는데도 적부심에서 석방 결정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병헌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9)이 롯데홈쇼핑에서 불법 후원금을 받는 데 공모한 혐의로 구속됐던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조 씨를 법원이 지난달 30일 풀어주면서 “‘밤샘조사’라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불만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 조사 때 자정을 넘길 경우 동의서를 받고 조사를 한다. 조 사무총장은 오전 1시경 긴급체포했기 때문에 ‘밤샘조사’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법원은 “구속적부심사는 헌법이 보장하는 피의자의 권리다. 검찰의 주장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자세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영장전담 재판부 출신의 한 판사는 “중요 사건에서 검찰은 얇은 영장 청구서만 제출했다가 영장심사 당일 수백 쪽짜리 의견서를 들이밀곤 한다. 이런 식이어서는 변호인을 대동해도 피의자가 제대로 된 방어권 행사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강경석 기자}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전병헌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9)이 4일 검찰에 또 다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롯데홈쇼핑 등 홈쇼핑 업체에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억대 후원금을 내도록 요구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로 전 전 수석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전 전 수석을 조사한 뒤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같은 달 25일 기각됐다.검찰은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에서 후원금 3억3000만 원을 받은 혐의 외에 GS홈쇼핑에도 금품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해 추가 수사를 벌였다. GS홈쇼핑은 2013년 전 전 수석의 요구로 e스포츠협회에 1억5000만 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GS홈쇼핑을 압수수색한 데이어 대관 담당 직원들을 불러 조사했다. GS홈쇼핑 관계자들은 검찰에서 “게임단을 창단하거나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내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전 전 수석이 19대 국회의원일 때 비서관이던 윤모 씨(34·구속 기소)가 GS홈쇼핑이 낸 후원금을 빼돌린 정황을 확인했다고 한다. 윤 씨는 롯데홈쇼핑이 낸 후원금 1억1000만 원을 빼돌려 돈세탁을 한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GS홈쇼핑 돈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 전 수석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강경석기자 coolup@donga.com}
검찰이 대장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햄버거용 패티를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고 맥도날드에 납품한 업체 관계자들에 대해 30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박종근)는 이날 맥도날드 한국지사에 햄버거용 패티를 납품하는 M사의 실제 운영자 겸 경영이사인 송모 씨(57) 등 3명에 대해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송 씨 등은 일명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을 일으키는 장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됐을 우려가 있는 패티를 위생검사 등 안전성 확인을 거치지 않고 납품한 혐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M사의 자체 검사 결과 지난해 6월과 11월, 올해 8월 햄버거 패티에서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하지만 M사는 이 가운데 지난해 11월 검출 사실을 식품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 7월 A 양(5) 측은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를 먹고 HUS에 걸려 신장 장애가 생겼다며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고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한국맥도날드 본사와 납품사 등 4곳을 압수수색하고 햄버거병 발병 원인 등을 조사해왔다. 앞서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사장은 10월 3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HUS 발병에 대해 “의학적 인과관계는 수긍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64)에게서 ‘다른 국정원 직원과 함께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1억 원을 직접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이 전 실장은 “당시 경제부총리실에서 최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또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70·구속)에게서 ‘2014년 10월 최 의원에 대한 1억 원 전달을 승인했다’는 내용의 자수서와 국정원 특활비 입출금 계좌 명세를 제출받았다. 검찰은 이 전 실장의 특활비 전달을 뒷받침하는 자료와 진술 등을 감안할 때 최 의원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최 의원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수뢰 혐의 피의자로 28일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검찰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 의원은 의원총회에 참석해 “현재 검찰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를 죽이는 데 혈안이 돼 있다. 터무니없는 정치 보복성 수사에 정상적으로 임할 수 있겠느냐”면서 “공정하지 못한 수사에는 협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의원이 소환에 불응하면 검찰은 정기국회 중에는 국회의 체포동의가 있어야 강제 수사가 가능하다. 정기국회는 내달 8일 끝난다. 최 의원은 “특활비 특검법 발의 등 공정한 수사를 받을 제도적 장치 마련 조치를 당에서 하루빨리 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며 동료 의원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그는 “저 혼자만의 문제이겠느냐. 이건 명백히 야당과 국회를 손아귀에 쥐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 의원 측에서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강경석 coolup@donga.com·박훈상 기자}

검찰이 전병헌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9·사진)에 대해 롯데홈쇼핑에서 방송 재승인 청탁 명목 등으로 3억여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로 22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출신 고위 인사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이날 전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롯데홈쇼핑이 2015년 7월 한국e스포츠협회에 낸 후원금 3억3000만 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롯데홈쇼핑이 후원금을 낼 무렵 전 전 수석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홈쇼핑 채널 재승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므로 대가성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전 전 수석은 당시 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이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에서 후원금을 내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롯데홈쇼핑 방송 재승인 심사에 대한 문제 제기를 중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검찰이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이 국가정보원에서 받은 특수활동비의 사용처를 규명하기 위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를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최근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38·구속 기소)을 소환 조사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내곡동 자택을 매입하는 데 관여한 사람 등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바로 옆에서 수행했던 이 전 행정관이 최 씨와 함께 서울 강남구에 있던 이른바 ‘비밀 의상실’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만큼 박 전 대통령이 특활비를 옷값으로 쓴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미용 시술 등 ‘비선 진료’ 비용을 특활비로 낸 게 아닌지 조사 중이다. 검찰은 특활비가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자택 매입이나 변호사 비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검찰은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국정 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박 전 대통령의 개인 계좌 입출금 명세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 전까지는 특활비가 어디에 쓰였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특활비 용처를 ‘사적 용도’라고 밝혔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사건 심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 심리를 27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변호인단이 전원 사임한 뒤 42일 만이다. 27일 재판에는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28일 재판에는 김건훈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 행정관과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재판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선변호인단이 2차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찾아가 박 전 대통령에게 접견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27일 재판에 불출석할 경우 재판부는 직권으로 박 전 대통령 없이 재판을 진행하는 ‘궐석 재판’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재판부는 구속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할 경우 출석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강경석 coolup@donga.com·권오혁 기자}

검찰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 1억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62·4선) 사무실과 자택 등을 20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최 의원의 자택, 경북 경산 지역구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 20여 명을 보내 각종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최 의원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2014년 10월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64)에게서 특활비 1억 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최 의원이 돈을 받을 당시 국정원의 예산 편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였으므로 국정원에서 받은 돈은 대가성이 뚜렷한 뇌물이라는 자세다. 이병기 전 국정원장(70·구속)은 검찰에서 당시 야당 의원들이 국정원 특활비 축소를 요구하고 있어서 최 의원에게 도움을 받으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억 원 전달을 승인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도 제출했다. 최 의원은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끝낸 뒤 최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51)과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51)을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에서 특활비 33억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등)로 구속 기소했다. 안 전 비서관에게는 박 전 대통령 지시와 무관하게 2013년 5월부터 2015년 초까지 국정원에서 1350만 원을 별도로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청와대와 여당이 20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통한 검찰 개혁 의지를 강하게 재천명했다. 검찰발 사정(司正) 태풍 속에 “정작 검찰 개혁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검찰 개혁이 적폐청산의 마침표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공수처, 임기 내 반드시 설치” “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다. 이번 정기국회에 안 되면 내년에, 안 되면 그 다음 국회 때라도 시도해 임기 내 반드시 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비공개 회의에서 ‘대통령의 의지’라는 표현을 수차례 반복해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기강과 법무,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정책협의를 위해 국회를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조 수석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먼저 회의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선 공수처 설치 관련 법안 처리 방안이 논의됐다. 조 수석의 참석은 공수처 관철에 대한 청와대의 확고한 입장을 대외적으로 내보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비공개 회의를 시작하기 전 조 수석은 “지난 정권은 우병우(전 대통령민정수석) 등 정치검사들이 정권 비리를 눈 감으면서 출세가도를 달렸다”며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많은 개혁과제 중 첫째가 적폐청산, 검찰 개혁이다. 검찰 개혁을 위해 많은 논의가 있었고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또 “공수처는 검찰 개혁의 상징이다. 대통령 자신과 주변부터 공수처 수사 대상이라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 청와대-검찰 ‘무언의 대치’? 최근 여권 내에선 검찰이 적폐청산의 선봉장으로 나서 전(前) 정권은 물론 전전(前前) 정권으로 수사를 확대하면서 적폐 관련 수사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적폐청산의 전선(戰線)이 넓어지면서 청와대가 검찰을 향해 칼을 꺼내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여권 내에선 검찰이 전병헌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물론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수사로 청와대와 여당까지 겨냥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검찰 수사가 통제 불능 상태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서슬 퍼런 검찰의 사정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선뜻 개혁에 앞장서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청와대가 검찰 수사와 거리를 두며 침묵을 지키는 것을 두고 ‘무언의 대치’를 벌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검찰 내부에서는 적폐청산 수사가 활발해질수록 청와대와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한 검찰 간부는 “권력자 입장에선 검찰만큼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곳이 없다. 역대 정부마다 검찰 개혁을 외쳤지만 결국 검찰이라는 ‘칼’을 내려놓지 못한 이유”라고 말했다. 반면에 검찰 스스로 적폐청산의 칼이 되면서 “스스로 적폐청산의 덫에 걸렸다”는 시각도 있다. 한 검사는 “적폐청산을 원하는 권력에 휘둘리는 모습이 공수처의 필요성을 대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검찰 개혁, 적폐청산 마침표 찍을까 문 대통령이 약속한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한 검찰 개혁은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는 것이 청와대와 여권의 확고한 기류다. 여권 관계자는 “공수처 설치는 사실 여권에 불리하다면 불리한 법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검찰 개혁은 적폐청산을 완성하는 마침표”라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에서 “당정청은 공수처 신설 관련 4대 원칙에 따라 법무부가 마련한 안을 토대로 법안 심사과정에서 신축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4대 원칙은 수사·기소권을 보유한 독립적 수사기관, 정치적 중립성 확보, 부패척결 역량 강화, 검사 부패 엄정 대처 등이다. 그러나 초대 공수처장 인선 방식부터 여야 합의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안은 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면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한 뒤 1명을 선출하되,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2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지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여기에 반대한다. ‘국회’가 아닌 ‘야당’이 공수처장을 복수로 추천해 대통령이 이들 중 1명을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문병기 weappon@donga.com·박성진·강경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 취임 직후 국가정보원이 2012년 대선 당시 불거진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사건을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정권의 명운이 걸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첫 국정원장인 남재준 전 원장(73·구속)에게 이런 보고가 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로부터 2013년 국정원 감찰실이 주도해 만든 이른바 ‘댓글 수사 대책 보고서’를 넘겨받았다. 적폐청산 TF는 이 보고서를 국정원 메인 서버에서 확보했다고 한다. 보고서가 작성된 시점은 2013년 4월경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50)이 국정원 파견 근무를 시작했다. 보고서에는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댓글 활동 현황과 검찰 수사 대처방안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부에 진상이 드러나면 국정원 역시 존폐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정원이 실제 보고서 내용대로 댓글 활동 전말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안 TF’를 만드는 등 조직적인 은폐 작업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남 전 원장이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승인 내지 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 조사를 위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장 3명 중 구속을 면한 이병호 전 원장(77)을 재소환 조사했다. 이 전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이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특활비 상납 배경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하던 대로 계속 해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내용의 구체적인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 청와대 상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남재준(73) 이병기(70) 이병호 전 국정원장(77) 가운데 이병호 전 원장만 17일 구속을 면한 이유는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상납 경위를 순순히 진술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호 전 원장은 전날 영장심사에서 특활비 상납 경위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하던 대로 계속 해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전임 국정원장들처럼 특활비 상납 관행을 유지하도록 지시했다는 의미였다. 앞서 이병호 전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 조사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와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반면 남 전 원장은 영장심사에서 특활비 청와대 상납 경위에 대해 “누군가 청와대에 돈을 줘야 한다고 했지만 누가 말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이 돈을 달라고 한 것 같다”는 식으로 애매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 전 원장은 “청와대 돈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준 것”이라고 진술했고 이병기 전 원장은 비슷한 취지로 특활비 청와대 상납이 법 위반이라는 점을 몰랐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병기 전 원장은 전임 남 전 원장이 월 5000만 원씩 청와대에 보내던 금액을 월 1억 원으로 늘렸고 대통령정무수석실에 특활비를 처음 전달하기 시작했다. 또 이병기 전 원장은 ‘2014년 10월, 1억 원을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자수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병호 전 원장을 19일 다시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병호 전 원장이 이병기, 남 전 원장에 비해 혐의가 가볍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세 명 중 재임 기간이 가장 길어 청와대 상납액이 25억 원으로 가장 많고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가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 5억 원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병호 전 원장 측은 “정치 개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법원이 영장심사에서 인정했다”며 반박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이호재 기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가 정치권을 회오리 속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검찰의 정치권 수사가 현직 의원들의 특활비 수수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친박(친박근혜)계에 수사가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친박 핵심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이 특활비 1억 원을 국정원 측에서 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정부 최고 실세로 불렸다. 최 의원이 특활비를 받은 시점은 2014년 6월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출범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발탁돼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할 때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그의 성을 따 ‘초이노믹스’라고 부를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으로 복귀한 최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친박계 인사들을 지원하며 ‘진박(진짜 친박) 마케팅’을 벌여 논란이 됐다. 검찰은 최 의원이 경제부총리가 된 2014년 6월 국정원장이 된 이병기 전 원장이 최 의원에게 특활비 1억 원을 주도록 국정원 관계자에게 지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국회의원에게 특활비가 전달되도록 결정하고 지시한 혐의를 영장에 포함시켰다. 이 전 원장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2월까지 9개월 동안 국정원장으로 재직한 뒤 곧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특활비 1억 원은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51·구속)과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51·구속) 등 이른바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을 통해 청와대에 상납된 국정원 특활비와는 별개다. 검찰은 최 의원 말고도 박근혜 정부에서 핵심 실세로 불렸던 의원들에게 국정원 특활비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 친박 인사는 “특활비를 받은 것 자체를 문제 삼으면 전 정부 장관 중에 걸리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어디에 썼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뇌물수수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인 자유한국당 원유철, 이우현 의원도 친박계로 분류된다. 서훈 국정원장은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정원 특활비를 둘러싼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서 원장은 “(언론 보도처럼 특활비 전달 관련)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정보위원들에게 이야기하거나, 정보위원들과 ‘떡값’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일절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정원이 빼돌린 돈이 30억 원 더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으며 관련 언론사에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송찬욱·박성진 기자}

검찰이 15일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9·사진)을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 수석의 전직 비서관 등이 롯데홈쇼핑의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을 횡령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전 수석은 사건 당시 e스포츠협회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롯데홈쇼핑의 e스포츠협회 후원금 제공과 운영 과정에 대한 수사가 진전된 상황을 감안하면 전 수석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전 수석이 2014년 3월 e스포츠협회 회장에서 물러난 뒤 명예회장을 맡았던 시기인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 3억 원을 낸 경위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전 수석은 홈쇼핑 채널 재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다. 검찰은 당시 롯데홈쇼핑이 전 수석에게 채널 재승인 청탁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던 윤모 씨(구속)와 김모 씨(구속), 조직폭력배 출신 배모 씨(구속)가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낸 3억 원의 후원금 가운데 1억1000만 원을 빼돌려 돈세탁을 한 과정에 전 수석이 연루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청와대는 검찰의 소환 조사 전에 전 수석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사실상 내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 수석을 만나 거취 문제를 협의하고, 정무수석직을 유지하면서 피의자로 수사를 받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기류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험이 많은 (전 수석이) 청와대 수석보좌관이 갖는 엄중한 위치를 잘 판단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 수석은 협의 직후 기자들에게 서면으로 “언제든지 나가서 소명할 준비가 돼 있다. 검찰의 공정한 조사를 기대한다”며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게 돼 송구스럽다. 한편으론 사실 규명도 없이 사퇴부터 해야 하는 풍토가 옳은 것인지 고민도 있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또 자신이 롯데홈쇼핑에 3억 원을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명백한 허위 보도다. 모든 법률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강경석 coolup@donga.com·한상준 기자}

검찰이 14일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73)과 이병호 전 원장(77)에 대해 동시에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강수를 둔 것은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48)의 사망 이후 거세진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비판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날 긴급체포한 이병기 전 원장(70)에 대해서도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어서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 3명 전원이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 ○ “특수활동비 상납은 뇌물 사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남 전 원장 등에게 뇌물공여와 국고손실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국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지시로 청와대에 전달한 40여억 원은 뇌물이며 이번 사건은 정치보복이 아니라 부패범죄라는 의미다. “전 정권 국정원장 3명을 동시에 처벌하는 건 가혹하다” “특활비 상납은 이전 정권부터 이어온 관행”이라는 검찰 안팎의 비판에 구속영장으로 답한 것이다. 검찰은 수사를 시작할 때부터 “국고를 빼돌린 행위는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강경한 자세였다. 특활비를 상납받은 사람이 박 전 대통령이라는 점도 구속영장 청구에 중요한 이유가 됐다. 뇌물 공여자인 남 전 원장 등을 구속해야 향후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유죄를 받아내는 데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남 전 원장 등에 대해 서둘러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에는 이날 오전 3시경 이병기 전 원장이 긴급체포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사팀은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던 이병기 전 원장이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보이자 불상사를 막기 위해 긴급체포를 했다고 한다. 그 밖에 청와대에서 돈 전달 창구 역할을 한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51)과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51)이 이미 구속된 점도 고려됐다. 이병기 전 원장은 2014년 6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국정원장을 지낸 뒤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은 이병기 전 원장이 국정원장 때는 특활비를 건네는 위치에, 비서실장일 때는 상납을 받는 쪽에 있었으므로 다른 두 원장과 비교할 때 책임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남 전 원장 시절 월 5000만 원대였던 특활비 상납 액수는 이병기 전 원장 때 월 1억 원으로 늘어났다.○ “특활비가 불법 정치자금으로 쓰여” 검찰은 남 전 원장에게는 대기업을 압박해 보수단체에 불법 지원을 하도록 한 혐의(국정원법상 직권남용), 이병호 전 원장에게는 지난해 총선 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실의 비공개 여론조사 비용 5억 원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를 적용했다. 국정원이 상납한 돈이 청와대에서 불법적인 정치 활동에 쓰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남 전 원장 등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면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돈의 사용처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남 전 원장 등이 모두 국정원 특활비 상납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고 법정에도 불출석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조사 방식에 대해 고민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이 조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매달 수백만 원씩 특활비를 받아 쓴 것으로 알려진 현기환(58·구속 기소), 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1)도 조사할 방침이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강경석 기자}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9)의 측근들이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낸 후원금을 횡령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e스포츠협회 간부 2명을 14일 긴급 체포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e스포츠협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조모 사무총장 등 협회 간부 2명을 공금 유용과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검찰 관계자는 “체포시한(48시간) 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수석이 19대 국회의원일 때 비서관이었던 윤모 씨(구속) 등이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낸 후원금을 빼돌려 자금세탁을 할 때 조 씨 등이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e스포츠협회 공금 횡령 사건의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수사팀에 검사와 수사관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하러 국회를 찾은 전 수석은 “지나치게 앞선 보도와 앞선 질문들이 상황을 확대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검찰 수사 상황 보도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또 “전직 두 비서의 일탈에 대해 송구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와는 무관한 일로 검찰에서 공정하게 수사를 한다면 다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국가정보원이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뿐 아니라 현직 국회의원들에게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국회가 발칵 뒤집혔다. 14일 한 언론은 “국정원이 여야 국회의원 5명에게 총 10여 차례에 걸쳐 회당 수백만 원씩 ‘떡값’ 명목의 특활비를 건넸다”고 보도했다.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것으로 거론된 의원들은 하나같이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의원들이 “검찰의 특활비 관련 수사에서 혐의가 나왔느냐”고 질문하자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팀 역시 “관련 진술을 확보한 바 없고 수사 중인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특활비 상납 관련 진술을 한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64)이 향후 수사 과정에서 추가 진술을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여야 각 당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검찰 수사의 ‘불똥’이 국회로 튈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정치권에선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이 ‘이 전 실장과 야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친분설’ 등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했다는 얘기 등도 흘러나왔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은 “이 전 실장이 여당뿐 아니라 야당(민주당) 의원들을 자주 접촉을 하면서 특활비를 많이 사용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국정원에선 이 전 실장으로부터 해명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실장의 야당 의원 관리 의혹에 대해 박근혜 정부 청와대 인사들은 “국정원이 탄핵정국에서 야당으로 ‘양다리’를 걸친 게 아니냐”는 푸념도 했다고 한다. 검찰은 14일 이 전 실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최우열 dnsp@donga.com·강경석 기자}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위원장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13일 국정원 명칭 변경을 포함해 연내 국정원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8일 주요 적폐 의혹 사건 15건의 조사 마무리를 선언한 개혁위가 이젠 ‘국정원 개혁’의 제도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개혁위는 국정원 명칭 변경을 포함해 수사권 이관과 직무 범위의 명확화·구체화, 예산 집행의 투명성 제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 내·외부 통제 강화, 위법한 명령에 대한 직원들의 거부권 활성화 등 개혁 관련 사항을 검토해 국정원법 정비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것. 이를 토대로 연내에 국정원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입법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개혁위 관계자는 “의원 입법으로 할지, 정부 입법으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앞서 몇몇 의원이 발의한 (국정원법) 개정안과는 상관없이 (권고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혁위는 앞으로도 국회 정보위나 국정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들어오는 적폐 의혹에 대해서 예비조사 후 필요성이 인정되면 정식 조사하기로 했다. 아직 정식 조사에 추가로 들어간 사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특활비) 상납을 지시한 혐의(뇌물공여 등)로 이병기 전 국정원장(70)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원장은 검찰 출석에 앞서 “국정원 자금이 청와대에 지원된 문제로 국민들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남재준 전 원장(73)과 이병호 전 원장(77) 등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 3명에 대한 조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황인찬 hic@donga.com·강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