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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 직후 추락해 157명 전원이 숨진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에는 유엔 직원이 최소 19명 이상 탑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AP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 비토리누 유엔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유엔 산하기관 8곳에 소속된 직원 19명이 이번 사고로 숨졌다”며 “비극적인 사망 소식에 큰 슬픔을 느낀다”고 애도했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케냐 나이로비를 오가는 항공편은 평소 유엔 직원들이 많이 이용하는 항로이다. 1996년 나이로비에 유엔 사무국이 설치됐고 아디스아바바에도 식량농업기구(FAO) 등 유엔 관련 사무소가 많아지면서 두 도시를 다니는 항공편은 ‘유엔 셔틀’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사고 항공기인 보잉 737-맥스8 여객기에는 세계식량계획(WFP), 유엔난민기구, IOM 등의 직원들이 타고 있었다. WFP 직원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유엔 나이로비사무국 직원 6명도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11일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유엔 환경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사고 여객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회의는 약 5000명의 전문가가 모여 국제 환경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번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 여객기를 2분 차로 놓쳐 목숨을 건진 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11일 AFP에 따르면 그리스 남성 안토니스 마브로풀로스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이로비행 티켓 사진과 함께 ‘나의 행운의 날’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비영리단체인 국제폐기물협회(ISWA) 대표인 그는 다른 유엔 직원들처럼 유엔 환경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항공권을 구입했다. 그러나 그는 탑승 시간에 늦어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158번째 희생자’가 될 위기를 가까스로 피했다. 마브로풀로스 씨는 “아무도 내가 정시에 비행기에 탈 수 있도록 돕지 않았다. 당시엔 매우 화가 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다음 비행기를 예약하려고 했지만 공항 직원들은 사고 여객기에 탑승하지 않은 유일한 승객인 그를 조사하기 위해 공항경찰대로 안내했다. 그는 “직원들이 화내지 말고 그저 신께 감사하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나는 사고 비행기를 놓친 유일한 승객이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베네수엘라 전국 곳곳에서 이틀째 대규모 정전사태가 이어지자 8일(현지 시간) 정전 지역의 일부 직장과 학교는 출근 및 학교 수업을 중단했다.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베네수엘라에서는 전국 23개 주 가운데 15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번 정전은 대형 수력발전소에 문제가 생기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베네수엘라는 출퇴근 시간 교통이 마비되고 통신이 어려워지는 등 혼란을 겪었다. 카라카스 시내의 열차가 운행되지 않자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몇 시간씩 걸어서 귀가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루이스 모타 전력부장관은 “전력 시스템의 중추 역할을 하는 수력발전소가 공격을 당했다”며 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두 대통령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이번 정전은 미국의 지시로 이뤄진 ‘전력 전쟁’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임시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마두로 대통령의 부패 혐의를 겨냥해 “베네수엘라를 향한 강탈이 끝날 때 베네수엘라에 빛이 돌아올 것”이라고 썼다. 해가 지자 베네수엘라 시내에는 까마득한 어둠이 뒤덮였다. 밤이 돼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자 전날 일부 주택가에서는 창문을 열고 주전자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2007년 전력망이 국유화 된 이후 베네수엘라에서는 정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2016년에는 정부가 ‘60일 간의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하루에 최대 6시간 동안 전기를 차단할 정도로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그러나 정전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쥐나 뱀 등 동물의 침입을 원인으로 내세웠다. 이번 정전 역시 외부의 공격이 아닌 불안정한 전력 시스템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당신은 큰 투자를 해주고 있습니다. 고맙게 생각합니다. 팀 애플(Tim Appl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또다시 틀린 이름을 말하는 ‘트럼프식 작명법’을 선보였다. 6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 노동정책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언급한 ‘팀 애플’은 다름 아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잘못 말한 것이라고 USA투데이는 이날 전했다. 당시 매우 엄숙한 분위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실수에 웃음을 터뜨리거나 이를 바로잡으려는 사람은 없었다. 그 자리에 있던 팀 쿡과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굳은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나 이 장면이 온라인에 공개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팀애플’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패러디 게시물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작명법을 빌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를 ‘마크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일론 테슬라’라고 이름을 붙였다. 초대 미국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조지 아메리카’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누리꾼은 트럼프 대통령의 피부색이 주황색과 비슷해 ‘오렌지 대통령(President Orange)’이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이름을 잘못 부르는 실수를 저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의 CEO 메릴린 휴슨을 기자들에게 ‘메릴린 록히드’라고 소개했다. USA투데이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이름과 합쳐 ‘마이크 볼턴’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올 1월에는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전혀 상관없는 이름인 ‘스티브’라고 불렀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태국 기업인이 사업을 물려받을 사윗감을 선택하기 위한 공개 오디션을 추진하자 후보자가 수백 명이나 몰렸다. 5일 현지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태국 남동부 짠타부리 지역에서 두리안(열대 과일) 유통기업을 운영하는 아논 롯통(58)은 최근 페이스북에 “막내딸 깐시따(26)의 신랑감을 찾는다”며 구혼 공고를 올렸다. 아논 롯통은 “사위에게 1000만 밧(약 3억5440만 원)을 주고 사업도 물려주겠다”고 밝혔다. 구혼 공고는 온라인에서 삽시간에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하루 동안 수백 명의 남성이 “배우자가 되고 싶다”며 지원했다. 예상보다 큰 주목을 받자 아논 롯통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딸이 혼자 사업을 물려받아야 하는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신뢰할 수 있는 배우자를 찾으려는 것”이라며 “토너먼트 방식으로 사윗감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능력 있고 성실해야 할 뿐만 아니라 두리안 사업에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두리안은 ‘과일의 왕’으로 불릴 정도로 맛이 좋지만 악취가 심해 두리안을 갖고 출입하지 못하는 백화점, 가게 등이 적지 않다. 마약이나 도박에 빠진 사람도 낙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논 롯통은 기자회견 도중 문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깐시따는 “아버지의 공고를 보고 놀랐지만 재미있는 면이 있기도 하다”며 “(배우자는)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된다.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논 롯통은 다음 달 1일 딸이 참석한 가운데 자신의 회사에서 공개 오디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윗감 선발 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그날 회사에 오면 알게 될 것”이라며 웃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지난해 11월 19일 일본 검찰에 체포된 지 108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된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65)이 얼굴을 반 이상 가리는 마스크와 모자에 작업복 차림으로 구치소를 나서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6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이날 10억 엔(약 100억9160만 원)의 보석금을 납부하고 일본 도쿄구치소에서 석방됐다. 변호사를 바꿔가며 세 차례 보석을 신청한 끝에 겨우 법원 허가를 받았다. 법원은 곤 전 회장의 주거지를 일본 국내로 제한하고 주거지 출입구 감시카메라 설치, 해외 방문 금지, 인터넷 사용 제한, 사건 관계자 접촉 금지 등 까다로운 조건을 달아 보석을 인정했다. 이날 곤 전 회장은 독특한 차림으로 구치소를 나서 큰 화제를 모았다. 안경을 쓰지 않던 평소 모습과 달리 검은색 테두리의 안경을 쓰는가 하면 공사장 작업복 등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군청색 자켓, 파란색 모자, 마스크를 썼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언론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공사장 작업요원처럼 위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 놨다. 의도와 달리 취재진이 이 모습을 앞다퉈 보도하자 역설적으로 그는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일본 누리꾼들도 각종 소셜미디어에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가인데 경비 요원들 틈에 껴서 경비원 같은 옷을 입고 나오면 못 알아볼 거라고 생각한 거냐” “그가 자신의 주장대로 정발 결백하다면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나왔어야 한다” “일종의 코스프레라도 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곤 전 회장은 스즈키 소형 왜건을 타고 모처로 이동했다. 곤 전 회장은 2011~2015년 유가증권보고서에 5년간의 연봉 50억 엔(약 504억5800만 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11월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자동차 3사 연합의 수장이었던 그는 체포 후 닛산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 르노그룹 회장 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자신의 혐의를 꾸준히 부인하고 있다. 이날도 성명을 통해 “끔찍한 시련을 통해 내 곁을 지켜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깊이 감사한다. 나는 무죄이며 재판에 단호한 결의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곤 전 회장의 변호인도 관심을 끈다. 그는 당초 도쿄지검 특수부장 출신 변호사를 선임했지만 보석 신청이 번번이 기각되자 지난달 새 변호사로 도쿄대 법학부 출신의 히로나카 준이치로를 선임했다. 히로나카 변호사는 각종 사건에서 피고인의 무죄 판결을 이끌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패스트푸드 마니아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대학 풋볼 선수들을 위한 ‘햄버거 파티’를 또 열었다. 4일(현지 시간) A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디비전1 리그에서 우승을 거둔 노스다코타주립대 팀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햄버거와 샌드위치를 대접했다. 메뉴는 맥도널드의 대표 상품 ‘빅맥’, 치킨 샌드위치 전문점 칙필레의 샌드위치, 감자튀김 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요리사가 차린 음식을 대접할 수도 있지만 여러분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안다”며 선수들도 패스트푸드를 반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맥도널드와 웬디스는 모두 미국산이고 우리는 미국 기업을 좋아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노스다코타주립대 팀은 그가 45대 미 대통령임을 감안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과 숫자 45가 새겨진 유니폼을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식사 자리에서도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러시아와의 결탁은 없었다.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선수들이 ‘거짓말(hoax)’이란 단어에 웃음을 터뜨리자 “여러분이 나이가 더 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1월 14일에도 미 대학 풋볼 전국챔피언십 우승팀 ‘클렘슨 타이거스’를 초청해 햄버거와 피자를 대접했다. 당시엔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 상태여서 백악관 요리사들이 근무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비로 햄버거 수백 개를 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햄버거 사랑’은 유명하다.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 시절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에 온다면 그와 햄버거를 먹으며 핵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2차 정상회담이 개최된 베트남 현지에서는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테마로 한 햄버거 메뉴가 출시됐다. 백악관은 대통령의 패스트푸드 애호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건강 검진에서 그의 건강이 양호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 길에 오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출발 약 61시간 만에 평양에 도착할 전망이다. 4일 북한-중국 접경지역 소식통 등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 40분(현지 시간) 베트남 동당역을 출발한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이날 오후 10시 30분경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거쳐 북한 신의주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로라면 김 위원장은 5일 새벽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북한에서 베트남을 방문할 때 이용했던 길을 그대로 거슬러 평양으로 복귀하고 있다. 베트남 방문 때는 중국 핑샹(憑祥), 난닝(南寧), 창사(長沙)에서 정차해 휴식을 가졌지만 돌아갈 땐 정차하지 않거나 짧게 휴식하고 열차 속도도 높여 훨씬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베트남행 열차는 총 66시간을 달렸으나 평양행 열차는 약 56시간 만에 북한 신의주로 진입했다. 평양까지 도착하는 시간은 약 7시간 정도 줄어든 61시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 위원장이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논의하기 위해 귀국길에 베이징에 들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회담이 ‘노 딜’로 끝나고, 중국의 양회 일정까지 겹쳐 북-중 정상회담 역시 미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을 두고 미국 내에서 1986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레이캬비크 회담’ 교훈을 떠올리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냉전 시기이던 1985∼1987년 2년간 미소 정상이 ‘첫 만남→입장차 확인→합의’라는 3단계 과정으로 역사적인 핵군축 합의인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했듯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비슷한 길을 밟으라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회담 결렬 직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션 해니티 폭스뉴스 앵커는 “우리에겐 역사가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협상장을) 걸어 나갔고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 잘 끝났다”며 레이캬비크 회담을 거론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어젯밤 나에게 ‘로켓 발사 및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과 그의 말을 믿는다”고 답했다. 같은 날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도 “레이건은 당시 소련이 주장한 군비통제 협정을 ‘결점(flaw)’으로 여겼다”며 “1년 후 소련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고 거래가 성사됐다.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레이건과 고르바초프는 1985년 11월 중립국 스위스 제네바에서 처음 만났다. 냉전 후 미소 정상의 첫 회동이란 상징성이 컸지만 공통점은 거의 없었다. 74세의 노회한 정치인 레이건은 두 번째 임기의 첫해여서 권력의 정점에 있었다. 20세나 어린 고르바초프는 취임 8개월의 ‘초짜’ 서기장으로 권력 기반이 빈약했다. 이 자리에서 협상의 기틀을 마련한 둘은 1년 후 북대서양의 외딴 나라 아이슬란드에서 다시 만났다. 둘은 이틀 내내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소련은 ‘군축’, 미국은 스타워즈로 불리는 ‘전략방위구상(SDI)’에 집착했다. 특히 SDI를 실험실 연구로만 제한하라는 소련의 요구가 결정적 걸림돌이었다. 그럼에도 이 자리에서 막판까지 논쟁을 거듭한 두 정상은 서로 속내와 한계를 확인했다. 결국 고르바초프는 핵 군축과 SDI 연계 전략을 포기하고, 레이건도 대소 강경 정책을 완화할 뜻을 굳혔다. 이에 1987년 12월 세 번째 만난 두 정상은 INF를 체결했다. 두 차례 회담의 실패가 ‘냉전 종식’이란 거대한 산을 등정하기 위한 베이스캠프였던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하노이의 실패도 ‘전화위복’의 불씨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직후 해니티 앵커와 가진 별도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변덕스럽고 간단치 않지만 매우 똑똑하고 날카롭다. 언젠가 무엇이 일어날 것이란 느낌을 갖고 있다”며 3차 회담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북한 노동신문도 1일 “피치 못할 난관과 곡절에도 지혜와 인내를 발휘하여 함께 헤쳐 나가면 조미(북-미)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나타냈다. 하정민 dew@donga.com·전채은 기자}

미국 국무부가 알카에다 지도자이자 9·11테러 사건의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의 막내아들인 함자 빈라덴에 대해 100만 달러(약 11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국무부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함자는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에 공격을 감행하라는 음성과 영상 메시지를 추종자들에게 보내고 있다”며 함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100만 달러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국무부 성명에 따르면 함자는 2011년 파키스탄에서 미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사망한 빈라덴의 보복을 기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함자를 수배 명단에 올린 미 정부는 그의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 금지 및 무기금수 조치를 취했다. 30~33세로 추정되는 함자는 어린 시절부터 테러 선전 영상에 출연하며 알카에다의 실질적인 지도자로 떠올랐다. 미국 정부는 2년 전부터 그를 1급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렸다. 함자는 2001년 9·11테러 당시 여객기를 공중 납치해 미국을 공격했던 모하마드 아타의 딸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미국 언론은 28일(현지 시간) 일제히 “회담이 갑작스레(abruptly) 끝나버렸다”며 비판적 보도를 쏟아냈다. 당초 ‘나쁜 스몰딜(bad small deal)’이 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던 미 언론은 비핵화 회담의 부정적 결말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보냈다. CNN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합의 실패를 두고 “(김 위원장이 요구한) 광범위한 대북제재 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건너기엔 너무 먼 다리였다”고 평가했다. 또 양국 간 ‘비핵화 정의’가 여전히 모호한 상태이며 두 번째 회담이 끝난 시점까지도 용어 정의에 합의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6·25전쟁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경제제재 해제 등 많은 것들이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양국 정상은 회담 전부터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성급히 끝나버린 협상은 북-미 외교가 교착상태에 빠졌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협상 실패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치 행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추진하는 비핵화 협상이 통렬한 결과를 맞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갑작스레 방향을 선회한 회담은 대통령에게 외교적 실패”라고 분석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가’ 이미지도 깎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스몰딜’보다는 차라리 ‘노딜’이 낫다”는 평가도 있다. 천영우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협상 가망이 없다는 판단이 섰다면 합의를 포기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활동 협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호사다마(好事多魔)란 말이 있다. 북-미 양측이 신념을 갖고 인내심을 유지하면서 대화를 계속하고 같은 목표를 위해 꾸준히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와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를 지속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통화 뒤 총리관저에서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촉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에서 인도가 파키스탄을 전격 공습한 지 하루 만에 파키스탄이 인도 항공기를 격추하고 지상에 폭탄을 투하하는 등 공격을 감행했다. 두 핵보유국이 연달아 ‘보복 공습’을 주고받으며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핵무기 보유국들이 이틀 연속 공습을 주고받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아시프 가푸르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27일 트위터를 통해 “통제선(LoC)을 넘어 파키스탄 영공으로 들어온 인도 항공기 두 대를 격추했다”며 “한 대는 파키스탄 지역에 떨어졌고 다른 한 대는 인도 지역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군은 조종사 한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인도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파키스탄군이 푼치 등 인도 관할 카슈미르를 공격했으며 인도군 6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인도는 미그21 전투기 1대가 격추됐으며 조종사가 작전 도중 실종됐고 파키스탄 전투기 1대도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파키스탄은 이를 부인했다. 이날 공습은 인도 공군이 1971년 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 이후 48년 만에 파키스탄을 대대적으로 공격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인도 공군은 전날 오전 3시 30분경 접경지인 파키스탄 점령 카슈미르주 바르코트에서 무장단체 ‘자이시에무함마드(JeM)’의 캠프에 1t가량의 폭탄을 투하했다. JeM은 14일 인도령 카슈미르주에서 인도 경찰 40여 명을 숨지게 한 자살 폭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무장단체다. 전날 인도의 공격은 보복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 외교부는 전날 공격에 대해 “JeM이 지난번과 유사한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공습이 5월 총선을 의식한 행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선 여부가 불분명해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표를 의식해 전격적으로 공격했다는 것이다. 27일 파키스탄의 공격도 보복일 가능성이 높지만 파키스탄 외교부는 “갈등을 격화시키려는 의도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은 인도의 도발에 대한 보복이 아니다”라며 “다만 자기 방어를 위한 권리와 의지,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또 “인명 피해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비군사적 목표물만 공격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인도의 공습 이후 양국은 상반된 주장을 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인도 언론은 “JeM 대원 200∼300명이 사살됐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지만 파키스탄은 “우리 공군의 효과적인 대응 덕분에 어떠한 재산과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푸르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자신이 트위터에 올린 흙과 풀, 나무밖에 없는 사진이 인도가 공습한 지역이라고 전하며 “인도 공군은 서둘러 도망치기 바빴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은 인도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파키스탄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차단 조치를 취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우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을 소유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인류가 다른 행성이 아닌 ‘거대한 인공우주 군집(giant space colonies)’을 건설해 정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미 정보기술(IT) 매체들은 베이조스가 19일 뉴욕 강연에서 “미 프린스턴대 물리학 전공자들이 ‘태양계 내부 행성은 인간이 살기에 맞지 않다’고 했다”며 “향후 인류가 지구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우주 공간에 대형 인공위성이나 우주정거장 형태의 ‘우주 섬’을 건설해 이 곳에서 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운영하는 블루오리진의 경쟁사 ‘스페이스X’의 화성 왕복선 개발을 간접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미 언론은 풀이했다. 이날 그는 “에베레스트 산 꼭대기보다도 척박한 화성에 누가 가고 싶어하겠냐”고도 했다. 베이조스는 자신의 방법이 많은 이점을 지녔다고 주장했다. 지구에서 다른 행성으로 이동하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들지만 지구와 가까운 곳에 ‘인공 섬’을 만들면 지구와 오가기가 편하고 우주로 떠나겠다는 민간인도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궁극적으로 지구에는 인간 주거지와 경공업 단지만 남고 중공업 부문은 우주의 인공 섬으로 옮겨가야 한다”며 “블루오리진이 올해 안에 우주선을 우주로 쏘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미국에서 6·25전쟁의 참전용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운동을 10년 이상 펼친 한국계 청년단체 대표가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여성’에 선정됐다. 21일(현지 시간) 링링 창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실에 따르면 청년단체 ‘리멤버 7·27’ 대표 한나 김 씨(36·사진)가 캘리포니아주 상원이 매년 선정하는 29번째 올해의 여성에 뽑혔다. 창 의원은 “김 씨는 전쟁에 참전했던 잊혀져가는 용사들을 기억할 수 있게 도왔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 씨는 2008년부터 한국계 청년들과 함께 ‘리멤버 7·27’을 결성해 26개국과 미국 50개 주 전역을 돌며 참전용사 1200명 이상을 만났다. 2009년에는 미 하원의원 435명의 사무실을 방문해 ‘6·25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고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을 만나 법안 지지를 요청했다. 이 법안은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참전용사 기념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고, 미 의회에서 통과됐다. 단체명도 6·25전쟁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에서 따왔다. 김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참전 세대인 1세대와 그 자손인 2세대, 나 같은 3세대가 공존하고 있지만 정전협정으로 아직도 6·25전쟁은 현재진행형”이라며 “이 문제를 풀어야만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을 논할 희망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6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그는 한국과 미국의 교량 역할을 하기 위해 외교관이 되고자 한다. 참전용사에게 관심을 가진 직접적인 계기는 2007년 4월에 일어난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이었다. 같은 교포 2세로 정체성 혼란을 겪으며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김 씨는 “교포사회가 어떻게 하면 미국인과 어우러질 수 있을까를 수없이 고민했다. 결국 화해가 필요하고 한국과 미국을 잇는 끈인 6·25전쟁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게 됐다”고 전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도축한 돼지 반 마리가 기업의 성과급에 해당하는 상품으로 등장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헝가리 전력회사 마트러이전력 대표 메사로시 뢰린츠가 직원 2100명 모두에게 돼지 반 마리(약 50kg)에 해당하는 고기를 각각 제공키로 했다고 22일 보도했다. 메사로시는 전 직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해 광산 개발과 태양광 발전소 가동, 적자 해소 등 여러 분야에서 커다란 성과를 냈다”며 “삶의 질을 개선하고 부활절 준비를 돕기 위해 돼지고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헝가리의 국민 대다수는 가톨릭 신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올해의 부활절은 4월 21일이다. 메사로시는 2018년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헝가리 부자 1위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의 재산은 3810억 포린트(약 1조5278억 원)로 알려졌다. 그는 2010년부터 헝가리 총리를 맡고 있는 오르반 빅토르 총리와 소도시 펠추트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성장해 친분이 두터운 인물이다. 메사로시는 펠추트 시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오르반 총리 집권 이후 기업 인수합병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 마트러이전력도 지난해 5월 인수했다. 헝가리 야당은 오르반 총리가 메사로시가 부를 쌓는 데 돕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메사로시도 자신의 성공 요인으로 ‘오르반 빅토르’를 언급할 정도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켈리 나이트 크래프트 주캐나다 미국 대사(57·사진)가 차기 유엔 미국 대사에 지명됐다. 그는 억만장자 남편과 함께 ‘공화당 큰손 기부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2일 “크래프트 대사를 유엔 미국 대사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고 트위터로 알렸다. 지난해 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사임한 후 이 자리는 두 달째 비어 있었다. 크래프트보다 먼저 지명됐던 헤더 나워트 전 국무부 대변인은 불법 이민자를 보모로 고용했다는 논란 끝에 지난주 사퇴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1962년 중부 켄터키주에서 태어나 켄터키대를 졸업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미 유엔 대표부에서 근무했고 2017년 10월 캐나다 대사로 발탁됐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 및 새 협정 체결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역시 켄터키 출신인 ‘공화당 실력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그를 강하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세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했다. 2016년 결혼한 세 번째 남편이 유명 석탄업체 얼라이언스리소스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조 크래프트(69). 둘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최소 200만 달러(약 22억 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업 외교관 출신이 아닌 데다 경력도 화려하지 않은 그가 ‘다자외교의 꽃’이라는 주유엔 대사에 발탁된 것을 두고 일종의 ‘보은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가 임명되면 주유엔 대사가 백악관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엔 대사는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2017년 캐나다 대사 임명 당시 이미 상원 문턱을 넘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인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6개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해 양해각서(MOU)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던 난제들도 대부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21일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7개월의 무역전쟁을 마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뤄냈다”며 “협상단은 기술 이전 강요 및 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서비스, 환율, 농업, 비관세 장벽 등 6개 쟁점 분야와 관련해 MOU를 작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 대표단과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14, 15일 베이징에서 2차 고위급 협상을 벌였다. 협상 과정에서 견해차는 컸지만 다음 달 1일까지 합의할 정도의 광범위한 윤곽은 드러나기 시작했다. 양국 협상단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단기적인 조치를 담은 10개 품목 리스트를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또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일 수 있도록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반도체 등을 구매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단은 베이징에서 작업을 이어가는 것도 검토했지만 시간을 두고 워싱턴에서 대화를 재개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19일부터 워싱턴에서 차관급 협상을 벌이며 21일부터 고위급 협상을 재개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상대방의 요구에 굴복해 ‘빠른 협상(quick deal)’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양국에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것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두 정상 모두 국내 강경파의 주장과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유관순은 1919년 3월 1일 용감하게 지옥을 향해 행진했습니다. 그의 의지와 용기, 조국에 대한 사랑은 바로 우리 모두가 삶에서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아일랜드계 미국 화가 모린 개프니 울프슨 씨(76·사진)는 유관순 열사(1902∼1920)를 그림으로 표현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울프슨 씨는 26일(현지 시간)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챗워스 프록시플레이스갤러리에서 열리는 ‘3·1운동 100주년 기념 전시회’에 동참한다. 갤러리 웹사이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등에서 활동하는 현지 작가 12명이 참여하는 전시회의 주제는 ‘잊을 수 없겠지만 용서는 할 수 있다’이며, 3·1운동 관련 작품들이 전시된다. 울프슨 씨는 가까운 친구가 3·1운동에 대해 알려주기 전까지는 관련 내용을 잘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2개월 동안 당시 사건을 면밀하게 조사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마음에 들어왔는데, 바로 유관순이었다”며 “16세에 옥에 갇혀 멸시와 고문을 당했다는 부분을 읽을 때 내 심장은 두 개로 쪼개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 등을 참고해 왼손으로 책을 들고 태극기를 끌어안은 오른손을 가슴에 얹으며 결연한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유관순 열사를 그렸다. 또 유관순 열사가 천국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모습도 상상해 그림으로 남겼다. 외국인 화가가 우리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그린 것 자체가 흔한 일은 아니다. 울프슨 씨는 “유관순은 지구가 마지막 안식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신은 그를 향해 미소를 보냈을 것”이라며 이런 장면을 상상한 과정을 설명했다. 전시회에 앞서 갤러리 측은 울프슨과 또 다른 전시회 참여 작가인 베트남 출신 안퐁이 그린 작품도 공개했다. 안퐁은 노란색으로 밝게 빛나는 무궁화를 그렸다. 김원실, 차윤숙 등 한인 작가 등의 작품도 전시된다. 갤러리 관계자는 “3·1운동은 일본의 식민지배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일어났던 비폭력 운동”이라며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발생했던 일을 회상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자유를 향한 열망을 가지고 싸우는 전 세계의 저항 운동을 되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프랑스, 영국에 이어 뉴질랜드도 독자적인 디지털세(digital tax)를 도입하기로 했다. 구글, 아마존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일부러 세율이 낮은 국가에 본사를 두고 실제로 막대한 돈을 버는 나라에서는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데 따른 조치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18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현재의 조세제도는 개인 납세자에게 불공정하다. 다국적 온라인 기업이 뉴질랜드에서 창출하는 매출의 2~3%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 무역 플랫폼,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버는 유명 정보기술(IT) 기업이 뉴질랜드 소비자를 통해 상당한 수입을 올리면서도 뉴질랜드에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것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디지털세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4대 대형 IT 기업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이들 기업명의 앞글자를 딴 ‘GAFA세’ 혹은 ‘구글세’로도 불린다. 뉴질랜드 정부는 거대 IT기업들로부터 최대 8000만뉴질랜드 달러(약 616억 원)를 추가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지털세 도입은 현재 유럽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다만 각국의 입장이 조금씩 엇갈린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이를 확정하지 않았다. 반면 프랑스와 영국은 지난해 한발 앞서 독자 디지털세 도입을 선언했다. 프랑스는 올해 1월부터 세계 각국에서 연간 7억5000만유로 이상의 매출을 거두거나, 프랑스에서 2500만유로 이상 매출을 올리는 인터넷 기업에 연매출의 최대 5%를 과세하고 있다. 영국도 2020년까지 대형 IT 기업의 매출의 약 2%의 디지털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반면 낮은 세율로 유명 IT 기업의 본사를 유치한 아일랜드, 벨기에, 덴마크 등은 반발하고 있다. 만약 EU가 디지털세를 도입하면 28개 회원국 모두가 다국적 온라인 기업의 매출에 3%의 디지털세를 걷어야 한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가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고위 관리들이 한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박탈을 검토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17일(현지 시간) 상원 법사위원장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공화)은 CBS 뉴스 프로그램 ‘페이스더네이션’에 출연해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면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상원 법사위의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것은 행정부 쿠데타(administraitive coup)”라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청문회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와 FBI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박탈을 논의했다는 의혹은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를 통해 처음 제기됐다. 당시 NYT는 “2017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을 경질해 백악관에 혼란을 일으키자 로드 로즌스타인 당시 법무부 부장관이 장관들에게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자고 제안했다”고 앤드로 매케이브 전 FBI 부국장의 메모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로즌스타인 전 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참모들과 나누는 대화 내용을 녹음해 폭로하자며 직무박탈을 제안했다. 로즌스타인 전 부장관의 이 같은 시도는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당시 “NYT의 보도는 부정확하다”는 성명을 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17일 그는 CBS 뉴스 ‘60분’에 출연해 “수정헌법 25조에 관한 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로즌스타인 전 부장관이 이 문제를 제기했고, 얼마나 많은 백악관 관료들이 직무박탈을 지지해줄지 나와 상의했던 것”이라며 실제로 대통령 직무박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그것은 당시 우리가 다뤄야 했던 수많은 주제들 중 하나여서 상세한 부분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나는 그저 듣기만 했던 것 같다”며 심도있는 검토가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레이엄 의원이 상원 법사위에서 전격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한 것도 매케이브의 이번 인터뷰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엄 의원은 CBS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 법무부와 FBI가 한 조치들을 바닥까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즌스타인 전 부장관과 매케이브 전 부국장을 소환해 조사할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엔 “필요하다면 어떻게 부르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철저한 조사를 예고했다. 민주당 법사위원인 크리스 쿤스 의원도 “매케이브의 발언은 철저히 조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동의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중국 일부 학교가 학생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소위 ‘스마트 교복’을 지급해 논란을 낳고 있다. 학생 입장에선 ‘악몽’에 해당하는 이 교복을 두고 ‘인권 침해’와 ‘안전 중시’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는 16일 남부 구이저우(貴州)성 학교 10곳과 광시(廣西)좡족자치구 학교 1곳에서 2017년 9월부터 ‘스마트 교복’을 보급해 왔다고 전했다. 양쪽 어깨에 전자장치가 부착된 이 옷을 입으면 학생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송수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름, 학년, 반은 물론이고 얼굴 모양을 저장하는 안면 인식 기능도 있다. 이 정보를 교내 경비 시스템과 연동하면 학생의 학교 및 기숙사 출입 정보를 기록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심지어 해당 교복을 다른 학생과 바꿔 입고 교문을 나서도 이를 적발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보들은 실시간으로 학부모와 교사에게 전달된다. 이 전자장치는 방수 기능을 지녀 500번 이상의 빨래가 가능하고 148도의 고온도 견딘다고 펑파이는 보도했다. 제조업체에 따르면 스마트 교복은 현재 학생 약 2만 명에게 보급됐다. 한편에선 “낱낱이 감시당하는 삶은 끔찍하다”며 사생활 침해를 지적했다. 하지만 스마트 교복을 도입한 구이저우의 한 학교 교장은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방과 후에는 학생 위치를 파악하지 않는다. 스마트 교복 도입 후 학생 출석률이 증가했다”며 정당성을 강조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