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인

구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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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가인 기자입니다.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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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3~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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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60일간 4800km… 대륙 자전거 여행

    저자는 지난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중국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미국 대륙을 자전거로 여행한 지 7년 만. 60일간 중국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 상하이에서 출발해 시안과 베이징, 뤄양, 난징, 항저우 등 중국의 고도 8곳을 도는 일정이었다. 총 주행거리 4800km. 당시 나이 마흔 아홉이었다. 저자는 자동차와 기차를 두고 꼭 자전거를 타야 하느냐는 아내의 불만에 “페달링은 문신하는 것처럼 낯선 곳을 근육에 새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응수한다. ‘엉덩이와 어깨의 이중고를 느끼고 매연을 마시며 허벅지가 터지도록 언덕을 오르더라도 사람들 속으로 달려가자’는 문장에서는 20대 청년 같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책은 생생한 여행 에세이이자 살아있는 중국 입문서이기도 하다. 가이드가 ‘갑’인 황당한 단체관광을 경험하며 ‘관광 가이드는 공산당의 다른 이름이고, 관광객들은 14억 인구 중에서도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 있는 라오바이싱(일반 서민)을 상징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또 1989년 베이징 톈안먼 사태 때 격렬한 정치토론이 오갔던 런민광장이 편의시설로 쪼개져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가 돼 버린 것을 보고 ‘인민은 없고 개인만 있었다’고 표현한다. 이 밖에도 시골마을의 농민, 도시의 대학생, 젊은 부부들을 만나며 중국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낸다. 저자는 동아일보에서 워싱턴특파원과 이라크전쟁 종군기자로 활동했다. NHN 이사를 지낸 뒤 현재 카카오 콘텐츠 총괄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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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외된 젊은 보수의 놀이터인가, 맹목적 反진보의 아지트인가

    《 강경 우파 성향의 누리꾼이 많이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이 커뮤니티의 일부 이용자들은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 부른다. 호남지역을 향해서는 ‘북한의 7시 멀티(‘본거지 외의 지역 거점’을 뜻하는 인터넷 유행어)’라 칭한다. 한반도에서 시계의 7시 방향인 호남을 친북한적 지역이라고 비아냥대는 표현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합성사진을 유포하며 진보좌파 진영에 맹목적인 적대감을 드러낸다. ‘민주화’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것을 총칭하는 의미로 왜곡해 유행어처럼 쓴다. 일베는 매일 4만 개 이상의 게시글과 수십만 개의 댓글이 올라오는 대형 커뮤니티다. 대선기간이 포함된 지난해 12월 4일부터 올해 1월 3일 한 달 동안에는 페이지뷰(게시물 클릭 수)가 10억 건을 넘을 만큼 이용자가 많다. 국내 1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페이지뷰는 지난해 10월 206억 건 정도였다. 일베의 최근 일일 이용자는 70만∼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거대한 여론 집합소 역할을 하는 이곳에서 왜 억지스러운 주장이 유통되는 걸까. 》○ 강경 우파의 집합소 ‘일베’의 기원일베는 강경 우파 성향의 글들이 올라오는 사이트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운영자 ‘새부’(‘새침부끄’의 약자)는 공식적으로 특정 이념을 지지하진 않는다. 그가 최우선시하는 가치는 ‘재미’다. 새부는 공지사항에 “일베는 유머 위주의 커뮤니티다. 자유로운 의견의 표현과 풍자가 보장되며 정치적 성향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적었다.그런 일베가 왜 강경 우파의 집합소가 된 걸까. 지금의 일베는 2010년에 만들어졌다. 처음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글 중 재미는 있지만 선정적이거나 편향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삭제된 글을 따로 모아두는 유머 사이트였다. 일베 운영자인 새부의 정체는 아직 공개된 바 없다. 본보 취재 결과 운영자로 유력시되는 사람은 서울의 대형병원 의사인 A 씨다. 30대 남성인 A 씨는 2011년 8월 ‘일베저장소’라는 상표권을 처음 한국특허정보원에 등록했다. 하지만 A 씨는 지난달 본보 취재진이 찾아갔을 때 “일베에 대해선 할 말 없다. 자꾸 이러면 안전 요원을 부르겠다”며 취재를 극구 피했다.인터넷 커뮤니티 운영 능력으로 따지면 기적적인 성공을 거둔 일베의 운영자들이 끝내 자신들의 신원을 드러내지 않는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세간에선 ‘일밍아웃’(일베+커밍아웃)을 극도로 꺼리는 일베 특유의 문화를 그 원인으로 추정한다.‘일밍아웃 기피’는 일베 이용자들이 공유하는 커뮤니티 문화다. 삭제되는 게시물들을 모아두는 사이트다 보니 이용자들은 ‘마이너 의식’이 강했다. 스스로를 ‘장애인’ ‘병신’이라 부르고 일베 이용자임을 외부에 드러내는 걸 숨기면서 자기 비하적 유희를 즐겼다.익명으로도 회원 가입 및 글쓰기가 가능한 일베는 메이저에 대한 반발심리로 이용자 간의 수평적 평등과 철저한 원자화를 추구했다. 이용자끼리는 반말을 썼다. 특정 이용자가 유명해지는 것도 경계했다. 친목활동도 금기시했다. 이용자끼리 친해지면 그룹화가 이뤄져 분열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젊은 보수우파의 ‘마이너 의식’국내에 인터넷 문화가 확산된 1990년대 후반 이래 온라인상의 주도권은 단연 진보좌파가 쥐고 있었다. 젊은 세대가 만들어가는 온라인 여론은 포털 다음의 아고라를 중심으로 진보 성향의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그러나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사태를 거치면서 그동안 온라인상에서 정체를 드러내지 않던 젊은 보수의 ‘반(反)진보 프레임’이 공고해지기 시작했다. 당시 “광우병은 공기로도 전염된다” “미국 소를 먹으면 모두 죽는다”라는 식의 황당한 루머나 “시위하던 여대생이 경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식의 거짓말이 일부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진실인 양 확산되자 젊은 보수들의 반감과 피로감도 고조됐고 인터넷에 젊은 보수의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다.인터넷에서 소수의 위치인 젊은 보수에게 일베는 마이너 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놀이터였다. 이용자가 늘어나자 일베는 삭제 글을 모아두는 차원을 넘어 자체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일베에는 진보좌파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글이 쏟아졌다. 진보좌파에 대한 반발심은 호남 비하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공격, 민주화 왜곡 등으로 이어졌다.재미를 추구하는 유머 사이트라고 스스로를 밝히고 있듯이 일베에서는 반진보 성향도 주로 희화화 형태로 표현된다. 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노알라’ 사진을 만들어 유포하는 식이다.일베 운영자는 게시판에 기존 취지와 달리 정치적 성향이 담긴 글이 다수 올라오자 2011년 10월 ‘정치 일간베스트’와 ‘정치 게시판’을 따로 만들었다. 하지만 반진보좌파 성향은 이미 일베의 지배적인 기조로 자리 잡았다.일베가 재미에 이어 중시한다고 주장하는 원칙은 ‘팩트(Fact)’다. 감성을 자극하는 소재를 내세워 논리를 덮는 이른바 ‘감성팔이’에 대한 반발이다. 여기엔 과거 일부 진보좌파 진영이 사실관계보다 감성을 앞세워 공감을 호소하던 방식에 대한 젊은 보수의 분노가 담겨있다.보수 성향인 박정희 이명박 전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글을 올릴 때도 당시 정부의 경제성장 지표 등 통계나 실제 일화를 첨부한다. 보수 진영을 칭송하는 글이라도 근거 없이 주장만 적은 글이 올라오면 어김없이 “팩트를 내놔라”라는 댓글이 달린다.○ ‘여성 혐오’로 응집일베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여성 혐오’다. 일베 운영자는 처음부터 이용자가 여성임을 밝히는 걸 금지했다. 여성 이용자가 나오면 호감을 얻으려 접근하는 남성이 생겨날 거고, 그러면 이용자 간 그룹화가 이뤄져 분열된다는 이유였다.일베에 올라오는 글을 분석해보면 이용자는 대부분 남성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경제력 등 조건만을 중시하는 일부 한국 여성의 세태를 보여주는 글이나 사진, 동영상 등을 게재하고 이에 댓글을 달며 여성에 대한 혐오를 키워 갔다. 일베에는 “한국 여성은 만나면 안 된다” “국제결혼이 답이다”라는 유의 글이 즐비하다.일베 이용자들은 “우리의 혐오 대상은 여성 전체가 아니라 남성의 경제력이나 조건을 지나치게 따지는 이른바 ‘김치녀’”라고 주장하지만 이미 여성 혐오는 반진보 성향과 함께 일베를 응집시키는 양대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여성 이용자가 많은 포털 서비스 ‘네이트 판’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여성시대’ ‘쭉빵까페’ 등을 적대시하며 내부 결속을 도모한다.○ ‘자가당착’에 빠진 일베일베는 정치적 이슈인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 지난해부터 급속히 성장했다. 온라인 시장조사분석 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PC 기준으로 일베는 2011년 상반기 월평균 방문자가 20만 명 남짓이었지만 총선이 있던 지난해 4월엔 93만 명, 대선 기간인 지난해 12월에는 211만 명을 돌파했다.일베는 규모가 커질수록 점점 자가당착에 빠져갔다. 그들이 비판해온 ‘진보좌파의 폐쇄성’을 닮아갔다. 일베의 진보 진영에 대한 반감은 맹목적으로 변해갔다. 운영자가 지난해부터 수차례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의 고소 대상이 될 만한 글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소용없었다. 일베의 일부 이용자는 자신의 성향을 정당화하기 위해 팩트를 왜곡하거나 외면하면서 과격한 주장을 펼쳤다.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왜곡하는 주장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시위대가 먼저 계엄군에게 총격을 가했다” “최초 사망자가 경찰이다” “북한군이 광주 시민을 선동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팩트’로는 일부 강경 보수인사의 글이나 일부 탈북자들의 확인되지 않은 증언 등을 내세웠다.5·18 왜곡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일베는 최근 모든 광고가 끊겼다. 일베 운영자는 “초심을 잃지 않는 기회로 삼겠다”는 글을 올렸다.최근 일베에 5·18민주화운동 때 희생당한 아들 앞에서 오열하는 어머니 사진을 두고 ‘홍어 택배’라고 비하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이에 민주당이 일베 운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언급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실제로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트리움이 일베 역대 추천수 상위 100개 게시물과 댓글을 분석한 결과, 언급 빈도수가 높았던 키워드의 대부분이 ‘X발’ ‘개XX’ ‘병X’와 같은 비속어였다.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베가 특정 개인과 집단을 비하 및 모욕하며 적대심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은 분명한 문제”라며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해 적개심을 유발하는 표현은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내 표현의 자유가 타인이 가진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표현의 자유는 무한히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일베는 일부 진보좌파 진영의 온라인상 독선이 불러온 산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베에서는 “진보진영은 그동안 인터넷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보수 세력에 대한 모욕과 근거 없는 비방을 일삼아 왔지만 그럴 때마다 표현의 자유만 내세우면 뭐든 용인되더라. 우리도 너희가 지난 10년 동안 해왔던 방식으로 똑같이 갚아주겠다”라는 주장이 지지를 얻고 있다. 일베의 대두가 그동안 진보 진영이 주도해왔던 온라인 여론에 좌우 균형을 맞춘다는 의미도 물론 있다. 하지만 일부 일베 이용자들의 최근 행태는 그들이 비판해온 ‘괴물이 되어버린 온라인 좌파의 독선’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조동주·구가인 기자 djc@donga.com}

    • 201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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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의 신’의 미스김으로 국민언니 등극 김혜수

    김혜수(43)를 만났다는 이들은 대부분 첫인상부터 압도당했던 경험을 들려줬다. 누구는 “처음 본 순간 무의식적으로 기립했다”고 했고, 다른 이는 “인터뷰를 하는데 떨려서 질문을 잇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사진을 찍는데 숨이 멎는 것 같았다”는 사진기자도 있었다. 27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김혜수를 만났다. 사진을 찍을 땐 특유의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그는 인터뷰가 시작되자 꼭 맞는 재킷 대신 헐렁한 카디건으로 갈아입었다. ‘아름답다’는 칭찬에는 코를 찡긋거리며 눈웃음을 지었다. “헤헤, 화장발….” 이 언니, 소문과 달리 귀엽다. 김혜수는 최근 종영한 KBS2 월화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자발적 비정규직 ‘미스김’ 역을 맡았다. 포클레인 운전과 비행기 수리, 조산사 자격증까지 있는 미스김은 모든 업무에 능한 슈퍼우먼이다. 정규직을 ‘노예’라고 말하는 그는 저녁 6시면 칼퇴근을 하고 회식을 거부한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입니다만” 같은 미스김 말투가 유행하고 “회사란 생계를 나누는 곳이지 우정을 나누는 곳이 아니다” “회식은 몸 버리고 간 버리고 시간 버리는 자살테러다” “계약직은 계약된 일만 하면 된다. 쓸데없는 책임감으로 오버했다간 자기 목만 날아간다” 같은 촌철살인 어록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샀다. 김혜수는 드라마의 첫회 대본만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오랜만에 무척 애틋한 감정을 준 작품이다. 종영 일주일도 안 됐는데 스태프와 미스김이 보고 싶을 정도다”라고 했다. “일본 원작이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만들었고, 그걸 우리 정서에 맞게 잘 각색했어요. 미스김은 약자의 꿈을 실현하는 사람이에요. 비현실적이지만 멀지 않게 느껴지는 인물이죠. 내 평생 이런 캐릭터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아마 내가 미스김을 연기하며 위로받았던 것처럼 시청자들도 그랬던 거 같아요.” 드라마에서 김혜수는 섹시스타 이미지를 버리고 과감하게 망가졌다. 빨간 내복을 입고 과장된 동작으로 김연아의 ‘죽음의 무도’를 패러디하는가 하면, 노래방 회식에서는 격렬한 ‘탬버린 신공’을 펼쳐 화제가 됐다. “뭘 해도 동작이 크고 현란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탬버린 장면은 촬영 당일 탬버린 전문가가 왔는데 제대로 배우려면 6개월이 걸리는 기술이라, 결국 인터넷으로 일본의 탬버린 달인 영상을 보고 따라 했죠. 무표정으로 진지하게, 수당을 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탬버린 장면만 6시간을 찍었는데 힘들어서 쓰러질 뻔했어요.” 제작진에 따르면 내복 신을 비롯해 몇몇 장면에서 그는 스태프가 “그만해도 된다”고 만류할 만큼 몰입했다고 한다. 몸을 사리지 않은 탓에 상처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부장과 유도 장면을 촬영하다 어깨가 탈골됐다. 매일 ‘아이고 아파라’를 입에 담고 다녔다면서도 “요즘 불혹의 나이가 넘어 액션배우로 거듭났다”며 자랑했다. ‘건강미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운동을 좋아하진 않는다. “작품을 쉬는 동안에는 애 잘 키워낸 엄마처럼 건장한 몸매로 지낸다”며 호탕하게 웃는 그는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승부욕은 부족하다”고 자평했다. 부족함은 “다른 연기자와 스태프의 도움으로” 채운다고. “예전에는 나한테 부족한 것을 극복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로 생각했다면 이젠 스스로 괜찮다고 해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지는 것도 있고 결코 나아지지 않는 것도 있어요. 하지만 성장만을 염두에 둔다면 삶이 너무 피폐해질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연기생활 하는 동안 한 번도 1등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렇지만 2, 3등을 한다고 해서 불편하지 않아요.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닌 거 같아요.”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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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혜진-기성용 “7월 1일 결혼”

    배우 한혜진(32·왼쪽)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 중인 축구선수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7월 1일 결혼한다. 한혜진은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결혼날짜를 공개하며 “결혼을 할 수 있는 시기는 기성용 선수의 휴가 때뿐이다. 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이번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며칠 전 상견례를 하고 아직 웨딩 촬영은 하지 못했다”면서 “신랑은 결혼식 다음 날 전지훈련을 위해 팀으로 돌아가고, 나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와 ‘힐링캠프’를 촬영한 후 신랑 곁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혜진은 결혼 후 이경규 김제동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SBS ‘힐링캠프’에서 하차할 것으로 보인다. 한혜진의 소속사는 “하차 여부와 시기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 201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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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자사 영화에 상영관 몰아주고 방송 외주업체엔 제작비 후려치기

    CJ그룹 사주 일가가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며 ‘문화계 공룡’ CJ의 ‘갑(甲)의 횡포’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CJ가 문화산업에 뛰어든 것은 제일제당 시절이던 1994년 할리우드에 영화사 드림웍스를 공동 설립하면서부터다. 당시 제일제당은 이 회사 자본금의 30%인 3억 달러(약 3300억 원)를 투자해 ‘꿈의 공장’으로 불리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 참여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제프리 카젠버그, 유명 음반 프로듀서 데이비드 게펜도 이 회사의 투자자였다. 1996년 삼성에서 계열 분리된 제일제당은 이후 방송 가요 공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문화산업의 대표 주자가 됐다. 1998년에는 서울 광진구에 ‘CGV강변 11’을 오픈해 멀티플렉스 극장 시대를 열었다. CJ는 2000년 투자한 ‘공동경비구역 JSA’가 흥행에 성공하며 국내 영화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중소 자본이 주도하던 영화업계가 대기업 위주로 재편된 것도 이때부터다. ‘구멍가게’ 수준이던 영화산업을 산업화한 것이다. 삼성 대우 등 대기업이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철수하고, 2000년대 중반 국내 영화시장의 거품이 꺼지는 와중에도 CJ는 영화계를 지켰다. ‘영화광’으로 소문난 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의 공로라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에도 CJ는 기여했다. 2000년 한국영화의 첫 칸 영화제 본선 진출작인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은 CJ가 배급한 영화다. 올여름 북미 시장을 겨냥하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제작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때 400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자한 것도 CJ다. 하지만 1등 기업인 CJ에 대해 요즘 영화계는 공(功)보다 과(過)가 크다고 평가한다. CJ가 투자, 배급, 상영 등 모든 것을 장악하는 수직계열화 문제 때문이다. CJ 계열사인 CJ E&M이 투자, 배급한 영화가 전국의 CGV 극장을 온통 차지한다. 한 기업이 생산과 유통을 장악해 독과점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CJ E&M이 기획, 투자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전국 2081개 스크린 중 1000개를 넘게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CGV의 스크린 수는 858개. 전국 스크린의 41.2%에 이른다. 이런 CJ의 자사 영화에 상영관 몰아주기 행태는 저예산, 독립영화의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 지난해 ‘터치’를 연출한 민병훈 감독은 상영관 몰아주기를 비판하며 영화를 조기 종영해 파장을 불렀다. 현재 영화계에는 “모든 돈줄은 CJ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제작사들은 투자를 받기 위해 CJ에 줄을 선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계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납품 단가를 후려치듯이, CJ도 자기들의 콘셉트에 안 맞는 영화에는 제작비를 깎으라고 강요한다. 스태프 인건비조차 CJ가 정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tvN, Mnet, OCN, 온스타일 등 18개 케이블방송 채널을 보유한 방송 부문에서도 CJ E&M은 절대 강자다.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외주 제작사들은 CJ의 ‘갑 행세’를 비판한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CJ는 갑 중에서도 심하게 ‘갑질’을 하는 회사다. 지상파, 종편 4사 어디에도 어음을 주는 곳은 없는데, 여기는 때로 어음을 준다. 결국 제작사는 ‘어음깡’을 해서 스태프에게 수당을 지급한다”고 전했다. CJ E&M이 과도한 스카우트로 외주 제작사의 씨를 말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외주사가 만든 특정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 CJ가 이 회사 소속 연출가와 작가만 데려가서 자체 제작을 한다. 대기업 하나가 문화산업 전체를 쥐고 흔드는 꼴이다”라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CJ E&M 측은 "방송 부문은 늦어도 6월 중에 어음 결제를 모두 현급 지급으로 바꿀 것이며, 독립영화 등을 상영하는 '무비꼴라주' 상영관도 올해 내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민병선·구가인 기자 bluedot@donga.com}

    • 2013-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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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신문사 논설주간의 ‘작은 눈’에 비친 ‘큰 세상’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눈이 작다. 언뜻 보면 눈을 감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황 주간이 진행하는 채널A 시사프로그램을 처음 본 이들은 그 타이틀을 보고 십중팔구 웃음을 터뜨린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황호택의 눈을 떠요’. 프로그램 제목과 동명인 이 책은 2010년 8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황 주간이 신문에 발표한 칼럼 가운데 56편을 골라 엮어낸 시사 칼럼집이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총선 전후 썼던 글이 많아 정치 분야 글이 수두룩하지만 케이팝(K-pop)이나 반값 등록금, 대기업슈퍼마켓 등 사회·문화 전반을 다루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베이비부머인 50대 저자가 가수 싸이와 소녀시대 등 젊은 세대가 이뤄낸 한류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는 “김수미, 사미자, 전원주는 쉽게 구별되지만 소녀시대 9명의 얼굴을 보면 누가 누군지 분간이 잘 안 된다”는 구세대. 하지만 ‘꼰대’는 아니다. 오히려 싸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아버지와의 불화’를 꼽고, 세상의 아버지들에게 “자식의 반항과 순종을 새 시대의 관점으로 평가하라”고 조언한다. 또 그룹 초신성의 일본 팬 미팅 공연에 방문하기도 하고, “나이든 세대가 시드는 인생을 한탄할 것이 아니라 신세대의 역동적인 춤과 노래로 가끔 기를 돋울 일”이라고 말하는 쿨한 어른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안철수 문재인 김두관 손학규 오세훈 등 정치인 관련 칼럼을 읽다 보면 동아일보와 월간 ‘신동아’에서 오랫동안 인터뷰어로 활약한 저자의 ‘내공’이 느껴진다. 눈이 작다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좁은 것은 아니다. 황 주간의 책을 읽다 보면 오히려 그 반대라는 생각도 든다. 작은 눈의 역설인 셈이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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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한 자 살아남고 잘사는 자 사라진다

    이달 초 시작한 MBC 아침드라마 ‘잘났어 정말’에는 두 명의 하희라가 등장한다. 극 중 쌍둥이 자매인 둘은 한 화면에 나란히 나타나기도 한다. 하희라의 숨겨진 쌍둥이라도 출연한 걸까. 물론 아니다. 배우 한 사람이 두 사람 역할을 하는 1인 2역 드라마에 컴퓨터그래픽(CG)의 힘이 발휘된 덕분이다. 1인 2역 드라마는 최근 방송 드라마의 새로운 트렌드다.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한지혜는 털털한 몽희와 화려한 유나를 연기하고 있다. 올해 초 인기를 끌었던 SBS ‘야왕’과 KBS ‘전우치’에서도 권상우와 차태현이 각각 1인 2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SBS ‘옥탑방 왕세자’의 박유천, KBS ‘빅’의 공유, SBS ‘유령’의 소지섭이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1인 2역 드라마의 세 가지 법칙 최근 방송되는 1인 2역 드라마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다. 첫째, 얼굴은 꼭 닮았지만 성격이나 경제력은 차이가 크다. 둘 중 주인공은 가난한 쪽이 맡는다. 둘째, 경제적으로 형편이 나은 쪽은 방송 중반에 죽거나 갑자기 사라진다. 셋째, 주인공은 분신과 같았던 나머지 한쪽이 사라진 뒤 그의 삶을 대신 살아간다. 주인공은 이때부터 본격적인 복수를 하는데 자신과 닮은 이의 죽음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동기로 작용한다. ‘금 나와라 뚝딱’에서 한지혜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다니다 말고 노점상을 하는 몽희와 부잣집에서 자라 부잣집에 시집간 유나를 연기한다. 남편과 사이가 나쁜 유나는 방송 2주 만에 집을 뛰쳐나가 사라지고, 몽희는 우여곡절 끝에 유나의 대리 역할을 하면서 악역으로 설정된 이들을 이겨내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잘났어 정말’에서도 형편이 나은 쪽이었던 동생 지수가 방송 3주 만에 억울하게 죽는다. 어렵게 살던 언니 지수는 동생 지원으로 살면서 동생을 위해 복수의 칼날을 간다. ‘야왕’에서 권상우는 이름 그대로 ‘하류’ 인생을 사는 하류와 어린 시절 헤어진 형인 변호사 차재웅을 연기했다. 먼저 죽는 쪽은 차재웅이고, 하류는 그 후 차재웅으로 살면서 피의 복수를 했다. 방송 관계자들은 “배우가 1인 2역을 계속 해내기 힘든 데다 시청자들도 헷갈릴 수 있어 둘 중 하나는 드라마 초반에 잠깐 등장해 극의 전환 장치로 활용되고 버려진다”고 설명했다.○ 1인 2역 드라마가 유행하는 이유 1인 2역 드라마는 신데렐라나 불치병 스토리 못지않게 극적 재미를 이끌어내는 장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닮은 사람이 서로의 역할을 바꿔 살아본다는 ‘왕자와 거지’ 설정은 그 자체로 흡인력이 있는 데다 이런 설정에는 한국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출생의 비밀 스토리를 쉽게 더할 수 있어 여러모로 유용하다”고 분석했다. 1인 2역 드라마가 대중의 신분 상승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층 이동을 하고 싶어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을 때 드라마로 대리 체험하려는 심리”라고 설명했다. 배우의 연기 변신을 지켜보는 재미도 크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1인 2역 드라마는 배우에게 어려운 연기 도전이자, 연기력을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라면서 “각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의상을 바꿔 입는 것은 물론이고 캐릭터 연구도 깊이 해야 한다. 외워야 할 대본의 양도 두 배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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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능계 김수현… 떼토크 장인… 예능작가도 ‘스타’

    KBS 리얼 버라이어티 ‘우리동네 예체능’의 문은애 작가(47)는 ‘예능계의 김수현’이다. ‘예능계 미다스의 손’이라 부르는 이도 있다. MBC ‘무한도전’ ‘황금어장’, KBS ‘안녕하세요’ ‘상상플러스’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참여해 인기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KBS가 시청률 부진으로 조기 종영한 ‘달빛프린스’ 후속으로 ‘우리동네 예체능’을 내놨을 때 시청자들은 메인 MC가 강호동이라는 사실 못지않게 문 작가의 합류에 주목했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작가진에는 문 작가 외에 KBS ‘1박2일’ 출신인 최재영 작가(36)도 있다. 둘을 묶어 ‘강호동 드림팀’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강호동은 ‘무릎팍 도사’에선 문 작가와, ‘1박2일’에서는 최 작가와 호흡을 맞췄다. 두 작가 말고도 요즘 방송계에는 대중의 관심과 함께 억대 연봉을 받는 스타 예능 작가가 적지 않다. 일부 예능 프로 온라인 게시판에는 “A 작가가 하는 프로여서 믿음이 간다”, “B 작가에서 C 작가로 바뀌면서 재미가 떨어졌다”는 평가들이 오르내린다. KBS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의 메인 작가였던 이우정 씨(38)는 일명 ‘캐릭터 제조기’다. ‘은초딩’ 은지원, ‘국민할매’ 김태원 등 출연자의 캐릭터를 잡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 역량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집필할 때도 발휘됐다. 집단 토크쇼인 MBC ‘세바퀴’의 김성원 작가(46)는 ‘떼토크의 장인’이다. 그는 현재 종합편성채널의 집단 토크쇼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SBS ‘런닝맨’의 박현숙 작가(41)는 ‘게임의 신’이다. KBS ‘해피투데이’의 ‘쟁반노래방’부터 SBS ‘X맨’과 ‘패밀리가 떴다’까지 그가 참여한 프로 중에는 게임의 묘미가 살아 있는 예능이 많다. 예능 작가가 스타 대열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무한도전’ ‘1박2일’ 같은 리얼버라이어티 쇼가 유행한 2000년대 중반부터다. 미리 짜 놓은 각본에서 벗어난 리얼버라이어티는 기획이 성패를 좌우한다. 그래서 사전 대본보다 현장 상황에 맞춰 작성하는 즉석 대본의 비중이 크다. 예능 작가는 PD와 마찬가지로 사전 기획부터 출연자 섭외, 편집에까지 개입한다. 작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KBS에서 CJ E&M으로 이적한 ‘1박2일’ 연출가 나영석 PD는 “현장 변수가 많은 리얼버라이어티는 기획을 얼마나 정교하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작가와 PD의 영역은 따로 구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대웅 한국방송작가협회 예능작가회장은 “요즘은 작가도 촬영 현장에 나간다. 과거엔 작가가 계주의 첫 주자와 같은 존재였지만 이제 출연자와 PD, 작가가 함께 발을 묶고 뛰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스타 작가는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여러 개의 프로를 맡는다. 임동호 한국방송작가협회 사무국장은 “협회에 등록된 예능 작가 500명 가운데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는 100명 안팎”이라며 “작가가 프로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스타 작가에 대한 선호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능 작가들의 수입은 어떨까. 대부분 프리랜서인 작가의 처우는 그 능력과 경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1년 차 내외 막내 작가는 프로그램 하나를 할 경우 주당 약 30만 원을 받고, 경력이 10년 차 이상인 메인급 작가는 주당 100만∼2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능 프로가 해외에 수출되는 사례가 늘면서 아이디어에 대한 저작권료를 받는 작가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방송 관계자는 “예능 작가는 드라마 작가보다 수당이 적지만 일부는 드라마 작가 못잖은 대우를 받는다”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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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비드 S 고이어 “실패할 수도 있는 영웅의 고군분투가 더 짜릿”

    인간적인 영웅의 시대다. 최근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아이언맨’은 돈 많은 바람둥이, ‘스파이더맨’은 교실 맨 뒷자리에 숨어있는 샌님 같다. 그리고 이들에 앞서 인간적 영웅의 대표주자인 ‘배트맨’이 있다. 무엇이 진짜 자신의 모습인지, 사람을 죽이며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는 배트맨은 햄릿을 닮았다.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S 고이어(48)는 ‘배트맨 비긴즈’(2005년) ‘다크나이트’(2008년)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년)의 각본을 쓰며 인간적인 영웅 트렌드를 이끌었다. 할리우드 최고의 히어로 메이커(hero maker)로 불리는 그는 다음 달 개봉을 앞둔 슈퍼맨의 리메이크 영화 ‘맨 오브 스틸’의 각본도 맡았다. ‘맨 오브 스틸’에는 자신의 근원을 고민하는 슈퍼맨이 등장한다. 고이어는 최근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소재로 한 TV 드라마 시리즈 ‘다빈치 디몬스’(케이블 FOX채널·토요일 오후 11시)에도 공동 작가로 참여했다. 고이어와 e메일로 만났다. ―인기 영웅물을 많이 썼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영웅적 존재를 인간화시키는 과정은 늘 즐거운 도전이다. 캐릭터들과 나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을 거친 뒤엔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당신이 그린 영웅들은 세상을 구하는 것을 넘어 또 다른 문제로 고뇌한다. 영웅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가. “완벽한 영웅보다 실패 가능성을 두고 고군분투하는 영웅들을 바라보는 게 더 흥미롭지 않나. ‘다크나이트’의 배트맨이 그랬다. 그렇게 고뇌했던 영웅이 승리했을 때 그 승리가 성공을 더 빛나게 한다. 많은 사람이 영웅에게서 뭔가를 배우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영감을 받길 바란다. 내게는 만화 속 헐크와 배트맨이 그런 존재였다.” ―이번에 TV 드라마 시리즈에서 다빈치를 조명했다. 당신이 그린 다빈치는 어떤 모습인가. “한 번도 역사적 인물을 다뤄본 적이 없던 참에 다빈치를 조명하게 됐다. 드라마는 우리가 아는 전설이 되기 전의 다빈치에 대해 다룬다. 그는 재능이 많지만 비밀도 있는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다. 시대를 뛰어넘은 천재이자 문제아라는 점에서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와 닮았다. 그리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는 점은 셜록 홈스와, 감춰진 진실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는 것은 인디애나 존스와 비슷하다.” ―동양적 히어로를 만들 생각은 없나. “좋은 생각이다. 한국 신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신의 강림이나 저승세계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장화홍련’ ‘올드보이’ ‘괴물’ 같은 한국 영화의 팬이기도 하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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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도덕에 초점 맞춘 일본판 ‘정의란 무엇인가’

    철학자 20명이 쓴 일본판 ‘정의란 무엇인가’. 단, 이 책은 정의 대신 도덕에 초점을 맞췄다. ‘전쟁은 어디까지가 악인가’ ‘생명은 어떤 경우라도 존중받아야 하는가’ ‘인생에 궁극적 의의는 있는가’ ‘자유와 평등은 양립하는가’…. 책에 담긴 19개 주제는 19권의 책으로 따로 써도 될 만큼 흥미롭고 심오하다. 이는 맹점이기도 하다. 깊은 논의가 필요한 주제를 각각 10쪽 남짓하게 다뤄 요약이 잘된 철학 노트를 읽는 기분이다. 대학 교양수업 교재로는 적절하지만 일반 독자에겐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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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위대한 개츠비’ vs 1974 ‘위대한 개츠비’

    《 ‘위대한 개츠비’가 16일 국내 스크린에 걸렸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프랑스 칸영화제의 15일(현지 시간) 개막작이다.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영상화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출판사들은 영화 개봉에 즈음해 새로운 번역본을 쏟아내고 있다. 사운드트랙 앨범도 화제다. 비욘세, 에이미 와인하우스, U2의 노래가 삽입됐고 제이지, 라나 델 레이 같은 팝스타가 참여한 앨범은 15일 발표된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2위를 차지했다. 3월에는 개츠비 역을 맡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전작 ‘장고: 분노의 추적자’를 홍보하기 위해 내한해 관심을 높였다. 여러모로 ‘레미제라블’처럼 국내에서 또다시 고전 열풍을 몰고 올 기세다. 40대 이상은 로버트 레드퍼드 주연의 1974년 동명의 영화를 추억하는 이가 많다. 동아일보 영화담당 기자 2명이 두 영화를 모두 보고 지상 논쟁을 벌였다. 구가인 기자는 우아한 분위기의 1974년 영화가, 민병선 기자는 화려한 2013년 영화가 각각 좋다고 했다. 》 ▽민병선=2013년 작품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신세대 관객에게 잘 맞는다. 그러면서도 소설의 핵심을 잘 전달한다. 1920년대 대공황을 목전에 둔 시대에 극도로 팽창된 부와 욕망을 향해 부나방처럼 달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살아 있다. ▽구가인=1974년 영화는 클로즈업을 자주 활용해 관객이 인물의 심리에 녹아들게 하는 연출이 좋다. 클래식한 음악도 당시 분위기를 잘 살린다. 반면 2013년 작품은 전체적으로 산만하다는 느낌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얼룩진 파티와 요란한 음악뿐이다. 왜 이 작품을 3차원(3D)으로 제작했는지도 의문이다. ▽민=CG는 당시를 생생하게 재현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다. 영화의 무대인 번화한 뉴욕 맨해튼과 낙후된 퀸즈 지역의 분위기가 실제처럼 생생하다. ▽구=CG는 없지만 1974년 작품도 시대상을 잘 표현한다. 192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재즈와 탭댄스를 담았다. 반면 2013년 작품에는 일렉트로닉 힙합 음악이 등장한다. 개츠비의 현대적 재해석을 꾀한 것 같은데, 오버한 느낌이다. ▽민=2013년 작품은 전반적으로 디캐프리오에게 초점을 맞췄다. 다른 캐릭터들의 비중이 줄고 개츠비에게 몰입하도록 한 점이 좋다. ▽구=오히려 디캐프리오에게만 초점을 맞춘 게 아쉽다. 이런 점이 다른 캐릭터에 대한 관객의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문화 콘텐츠로서 개츠비의 핵심은 그가 살던 시대나 당시의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이야기인데, 너무 개인의 로맨스에 집중한다. 1974년 작품이 시대와 개인을 아울렀다. 디캐프리오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늙은 로미오’ 같다. 소설의 개츠비는 32세로 젊고 패기 있는데, 디캐프리오는 중년 사업가 느낌이 물씬 난다. 실제 나이가 39세인데, 더 들어 보인다. 반면 레드퍼드(당시 38세)는 디캐프리오보다 생기 있고 미남이다. 랄프 로렌이 디자인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분홍 슈트도 잘 어울린다. 매력 대결에서 레드퍼드의 완승! ▽민=1974년 작품에서 여주인공인 데이지로 나온 미아 패로의 앵앵거리는 목소리와 포인트 없는 연기가 아쉽다. 영화에서 개츠비와 데이지의 애정선이 중요한데, 패로와 레드퍼드는 서로 절실해 보이지 않는다. 반면 2013년 영화에서 데이지로 나오는 캐리 멀리건의 미모가 월등하다. 청순한 외모가 남성 관객에게 간절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구=멀리건의 연기는 너무 단조롭다. 반면 패로의 연기가 신선하다. 신경질적인 모습이 데이지 역과 잘 어울린다.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없는 여자의 심정을 잘 표현했다. ▽민=두 영화 모두 비교적 원작에 충실한 점은 같다. ▽구=1974년 영화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각색한 점이 눈에 띈다. 2013년 영화는 원작처럼 개츠비와 데이지가 5년 만에 재회하는데, 1974년 영화는 8년 만에 다시 만난다. ▽민=2013년 영화에는 유머가 살아 있다. 또 ‘로미오와 줄리엣’(1996년) ‘물랑 루즈’(2001년)에서 뮤직비디오 같은 감각적인 영상을 선보였던 바즈 루어만 감독의 장기가 잘 드러난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루어만 감독이 빚어낸 또 다른 사랑 이야기를 궁금해할 것 같다. 흥행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구=흥행이 어렵다고 본다. 개츠비는 굉장히 미국적인 콘텐츠다. ‘레미제라블’보다 인지도와 보편성이 떨어진다. 승승장구하는 ‘아이언맨’도 장벽이다.민병선·구가인 기자 bluedot@donga.com}

    • 201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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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에 부는 한류… 유대-팔人 장벽 허물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에서 연구조교로 일하는 알라 오비드 씨(23)는 예루살렘 무슬림 구역에 사는 팔레스타인인이다. 그는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유대인과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오비드 씨는 할머니에게서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고 아랍어를 쓰며 팔레스타인계 학교를 다녔다. 히브리어를 쓰는 유대인과 활동 영역도 달랐다. 오비드 씨가 유대인과 소통하게 된 계기는 한류 인터넷 팬클럽 활동이다. 그는 16세인 2006년 인터넷 사이트에서 영화 ‘왕의 남자’를 본 뒤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빠졌고 대학에 들어간 뒤 유대인들과 함께 한국어와 한국문화 수업을 들었다. “한국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유대인 친구가 생겼어요. 한류 팬이 별로 없던 시절 팔레스타인 친구들은 저를 특이하다고 생각했지만 유대인 한류 팬들은 저를 이해해줘 얘기가 통했죠.” 중동의 한류가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의 공통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중동의 민족 갈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히브리대와 세계한류학회(회장 박길성 고려대 교수) 중동지부의 주최로 7∼9일 히브리대에서 열린 한류 콘퍼런스에서 니심 오트마진 히브리대 동아시아학과 교수는 “유대계와 아랍계를 막론하고 한류 팬끼리 열정적으로 뭉치는 모습을 보면 한류가 이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류의 어떤 점에 매료됐을까. 히브리대 사회·인류학부 박사과정인 이라 양 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 한국 드라마(한드) 팬들은 ‘한드를 좋아하는 이유’로 △세련미 △감성적인 접근 △예의바름 △로맨티시즘 △순수함 △가족 중심 가치를 꼽았다. 양 씨는 “조사 결과 한드의 팬들은 대부분 젊은 여성이었고, 민족에 관계없이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란 이들일수록 한국 드라마에 더 열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루살렘에서 만난 한류 팬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엄격한 유대인 집안 출신이라고 밝힌 나오미(가명·22·텔아비브 오노 칼리지 법학과) 씨는 “이스라엘 드라마는 섹스가 난무하는 미국 드라마와 다를 게 없지만 한드 속 사랑은 순수하다”면서 “일본 드라마(일드)도 봤지만 한드는 가슴을 움직이는 데 비해 일드는 머리로만 접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랍계 이스라엘 사람인 론자 유세프 씨(22·히브리대 스페인어과)는 “한드는 온 가족이 함께 밥을 먹고 어른의 말을 따르는 것이 우리 집과 닮았다. 엎드려 절하거나 어른 앞에서 고개를 돌리고 술을 마시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면서 “한국 가수들 역시 춤을 잘 추고 세련됐지만 무대 밖에서는 성실하고 예의바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류 콘텐츠 속에 담겨 있는 한국 고유의 정서가 다른 중동 국가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한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 크리스틴 유 씨는 “중동의 젊은 세대가 한류를 중심으로 뭉치는 것은 아시아적 가치가 새롭게 부각한다는 의미”라면서 “아직 시작 단계지만 한류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 개선과 중동 화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수인 미국 휘턴대 커뮤니케이션학과 초빙교수는 “원래 유사한 점이 많았던 동아시아와 중동 문화가 서구화로 단절됐다가 ‘21세기 실크로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교류하게 된 것”이라며 “한류를 계기로 중동에서도 자신의 고유 가치와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류 드라마 유교적 가치관, 이슬람문화와 닮아 공감” ▼■ ‘중동 한류’ 각국 전문가 좌담7∼9일 이스라엘 히브리대에서 열린 한류 콘퍼런스는 중동의 한류 현황과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 박길성 세계한류학회 회장의 사회로 니심 오트마진 히브리대 동아시아학과 교수, 다프나 주르 미국 스탠퍼드대 동아시아 언어·문화학과 교수(이스라엘 출신), 멜리스 베흐릴 터키 카디르하스대 라디오·텔레비전·영화학과 교수, 쉬마 헤마티 독일 프랑크푸르트대 동아시아과정 연구원(이란 출신)이 한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박길성=나라별로 한류의 인기 정도에 차이가 있을 것 같다.▽주르=이스라엘의 경우 2006년 케이블 채널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이 방영돼 인기를 끈 이후 한국 드라마(한드)가 소개되고 팬도 늘고 있다. 주로 인터넷에서 드라마를 보는데 팬들은 영어 자막을 히브리어로 바꿔 공유할 만큼 열성적이다.▽베흐릴=다른 중동 국가에 비해 터키는 한류 콘텐츠보다는 자국의 영화와 드라마를 더 좋아한다. 최근엔 한류 콘텐츠 팬클럽이 생겨나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진 삼성과 현대가 더 유명하다.▽헤마티=이란에서는 한드가 엄청난 인기다. 2006년 ‘대장금’이 국영방송에서 방영된 후 시청률이 85% 넘게 나왔다. ‘주몽’과 ‘동이’도 크게 히트를 쳤다. ‘주몽’에 출연한 송일국과 한혜진은 지금도 인기다.▽박=중동에서 한드가 인기 있는 이유는 뭘까.▽오트마진=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정말 중요했다. 최근엔 유튜브를 통해 싸이와 같은 가수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헤마티=이란의 한류는 사극 중심이다. 온 가족이 저녁에 한국의 사극을 본다. 드라마의 유교적 가치가 이슬람 문화와 많이 닮았다.▽박=한류를 계기로 한국의 이미지도 많이 바뀌었나.▽오트마진=기성세대는 한류를 잘 모른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점이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내 아이가 어른이 된 뒤에는 한국에 대한 시각이 지금과 무척 다를 것이다.▽헤마티=내가 6∼7년 전 동아시아 공부를 시작할 때만 해도 부모님은 그런 걸 왜 하느냐고 하셨다. 그런데 얼마 전 내가 한국에 방문할 때는 정말 부러워하셨다. 몇 년 사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히 바뀌었다. 한국의 음식, 옷, 전통문화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박=한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오트마진=한류 덕분에 한국어와 한국문화, 한국사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늘었지만 이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는 부족하다. 한류 팬 확대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이러한 문제들도 고민해봐야 한다.예루살렘=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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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국정원은 오유에 댓글을 올렸을까…

    #회사원 박모 씨(35)는 ‘불페너’다. 그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온라인 커뮤니티인 MLB PARK의 자유게시판 ‘불펜’을 즐겨 찾는다. 스스로 정치적 성향을 중도 진보라고 말하는 그는 열혈 야구팬은 아니지만 이 사이트가 자신과 ‘코드’가 맞는다고 했다. 정치인에 대한 평가부터 생활정보까지 게시판에 올라온 다양한 글을 참고한다. 그는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하지만 정보가 가장 빠른 곳은 커뮤니티 같다”고 했다.#인터넷 매체 이모 기자(32)가 기삿거리를 찾는 곳은 온라인 커뮤니티다. 주로 ‘네이트 판’ ‘DC인사이드’(DC)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베) ‘오늘의 유머’(오유)를 관찰한다. 그는 “실시간으로 수백 개의 글이 올라오는 SNS는 확인이 어려운 반면 커뮤니티 게시판은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이 비교적 빨리 소개되고 여론의 향방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동호회 성격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여론을 주도하는 매체로 주목받고 있다. 정치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이 댓글을 단 것으로 확인된 ‘오유’는 유머 커뮤니티이고, 검찰이 추가로 수사 중이라고 밝힌 진보 성향의 ‘뽐뿌’와 ‘보배드림’은 휴대전화와 중고자동차 관련 커뮤니티다. 보수 성향의 가입자가 많은 DC와 일베는 디지털카메라와 유머 관련 커뮤니티로 분류된다.1990년대 중후반 PC통신 시절 생겨난 동호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는 2000년대 인터넷 기반으로 바뀐 후에도 줄곧 온라인 여론을 이끌어 왔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광우병 촛불시위’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인터넷 여론 주도자로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이후 진보가 대세이던 커뮤니티 사이트의 이념적인 스펙트럼이 좌우로 확장되고 영향력도 더 커졌다. 김유식 DC 대표는 “과거에 온라인 사이트는 주로 좌파의 영역이었으나 광우병 사태 이후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겪으면서 우파의 목소리를 내는 커뮤니티가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시장조사 분석 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중 방문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DC의 경우 PC 기준으로 일평균 40만∼50만 명이 방문하며, 모바일을 통해서도 비슷한 수가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는 모바일을 통해 이용하는 이가 많다. DC와 일베, 오유는 전체 모바일 웹사이트 트래픽을 집계한 순위에서 각각 9위, 10위, 15위를 차지했다.SNS 시대에도 커뮤니티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4월 발간한 보고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회관계 형성 메커니즘 비교’에 따르면 커뮤니티와 SNS 이용자 1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두 가지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는 비율은 55.3%, 커뮤니티만 이용하는 비율은 36.7%였다. SNS만 이용한다고 답한 이는 8%에 불과했다.소셜미디어 분석 업체인 트리움의 이종대 이사는 “메시지가 흘러가는 통로가 SNS라면 그 메시지를 만들고 저장해 놓는 곳이 블로그나 온라인 커뮤니티다”라면서 “집단이 참여하는 커뮤니티는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보다 여론을 움직이는 힘이 크다”고 설명했다. 배영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SNS는 개인이 가진 관계가 우선이지만 커뮤니티는 관심사가 우선이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가 모이다 보면 특정 주제에 대한 심층적인 담론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최근 포스코에너지 상무의 승무원 폭행 사건이 이슈화된 과정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가진 여론 형성의 힘을 생생히 보여 준다. 당초 일부 언론이 익명으로 짧게 보도했던 일명 ‘라면 상무’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전파되는 과정에서 해당 임원의 실명과 사진, 직책이 모두 공개됐다. 결국 전통 언론도 이를 주요 기사로 다뤘고 이 임원은 사표를 냈다.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는 기업의 마케팅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활용된다.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의 임성철 디지털 캠페인2팀장은 “커뮤니티가 SNS 및 인터넷 언론과 연관돼 입소문을 내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상품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광고가 나오면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뿌리듯 커뮤니티 관리자에게 가장 먼저 알릴 때가 많다”고 전했다. 임 팀장은 “기업들이 커뮤니티에 실린 의견을 참고해 상품 기획에 반영하고 새 상품이 나온 후 이에 대한 여론을 커뮤니티에서 확인한다”고 덧붙였다.정치권도 커뮤니티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진보 성향의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과 인증사진을 올렸다. 각 후보 캠프 대변인들은 일베를 거론하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캠프는 “일부 일베 회원이 인터넷 여론 조작을 지시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고, 새누리당 캠프는 “일베는 순수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공간”이라고 반박했다.배 교수는 “SNS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SNS가 생활 기반 서비스라면 온라인 커뮤니티는 정보 기반 서비스라는 고유한 특성이 있다”면서 “당분간 그 영향력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구가인·최고야 기자 comedy9@donga.com   ▼ 일베 vs 오유, 베스트 글 비교해보니 ▼일베… 反盧-反다문화-反여성적 성향오유… 가족-일상 관련 감성적 글 많아일베와 오유는 유머 전문 커뮤니티다. 하지만 요즘엔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정치적인 사이트로 주목받고 있다.일베는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치르며 유명해졌다.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선거 광고에 나온 의자가 고가품이라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보수 논객 조갑제 씨는 새누리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유 중 하나로 일베를 꼽기도 있다. 오유는 이명박 정부 시절 진보적인 성격이 강해졌고 현재까지 그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두 사이트 모두 남자들이 주로 이용하고, 10대 이용자가 많다는 통념과 달리 30대 이용자가 가장 많다(랭키닷컴 4월 기준).다른 듯 닮은 두 사이트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갈까.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트리움에 의뢰해 지난달 29일부터 5월 3일까지 추천 수 500건 이상을 받은 일베의 글 400여 건과 오유의 글 80여 건을 분석했다.이 기간에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일베의 경우 욕설(씨×, 새×)과 한국, 사람, 김치녀(한국 여성을 비하해 부르는 말), 일베, 일게이(일간베스트 게시판 이용자의 줄임말), 노무현, 이유, 정보 등이었다. 반면 오유는 사람, 어머니, 국궁, 일본, 사진, 감사, 미안, 아버지, 직원, 아빠 순으로 언급 빈도가 높았다.이종대 트리움 이사는 일베에 대해 “오유와 달리 게시판에 실린 글에서 아군과 적군이 명확히 구분됐다”며 “친야 성향의 누리꾼과 야당 정치인, 북한, 여성, 전라도, 외국인 노동자 등을 겨냥한 욕이 많았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감이 컸다”고 설명했다.반면 오유 게시판에서 많은 추천을 받은 글 중에는 가족과 관련된 애잔한 이야기나 소방관의 헌신 같은 감동적인 일화가 많았다. 이 이사는 “일베에서 ‘감성팔이’라고 비난하는 오유의 성향이 드러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두 사이트에서는 공통적으로 ‘사람’과 ‘노무현’이 자주 언급됐지만 이와 연계되는 내용은 달랐다. 일베에서는 ‘사람’이라는 키워드가 주로 ‘씹선비(진지하게 옳은 소리를 하는 사람. 주로 진보를 비하하는 말)’에 대한 비판 등 부정적인 이야기와 연결됐다. 반면 오유에서 ‘사람’은 가족과 관련된 소소한 일상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일베에는 부정적인 내용의 글이, 오유에는 감성적 투사로 묘사하는 글이 많았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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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캄한 막장에 문화의 빛이 스며들다

    1일 오후 찾아간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해발 832m, 북한산 정상(836m)과 거의 같은 고도의 이곳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새순이 돋지 않은 나무들에 땅바닥은 거무튀튀한 탄광석이 뒹굴고 있었다. 이곳은 옛 삼척탄좌 정암광업소의 자리. 우뚝 솟은 수갱탑(광원을 지하갱도로 실어 나르던 승강장치)이 이곳이 탄광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1961년 문을 연 삼척탄좌는 2001년 10월 폐광될 때까지 지역 경제의 중심이었다. 광원 3000여 명과 주민 5만6000여 명이 살았을 만큼 번성했다. 한때 ‘강아지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던 이곳은 폐광과 동시에 지역민의 80%가 타지로 떠나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문화의 봄’이 찾아들고 있다. 흉물처럼 변한 옛 탄광시설을 활용한 복합예술테마파크 ‘삼탄아트마인’이 24일 정식 개장을 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삼척탄좌의 줄임말인 ‘삼탄’과 ‘예술(art)’과 ‘광산(mine)’의 합성어로 문화예술을 캐는 곳이란 뜻이다. 폐광의 문화 소생 프로젝트는 2004년 정부 주도로 시작됐다. 총 11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미술관과 작가들의 주거창작공간, 극장, 예술체험시설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다. 광원들 샤워장이 있던 3층짜리 광산사무실 건물은 그 핵심 전시공간으로 변신 중이다. 1층 광원들이 헬멧에 장착된 램프를 충전하던 곳은 영상작품 전시실이 된다. 2층에는 이곳 운영을 위탁받은 솔로몬의 김민석 대표가 150여 개국을 돌며 수집한 공예품과 현대회화까지 다양한 작품 10만여 점을 전시한다. 탄광시설의 동력을 조절하던 3층 종합운전실은 삼탄역사박물관으로 꾸며져 광원들의 옷과 채탄설비 등을 전시한다. 석탄 운반차가 드나들던 수평갱에는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들어선다. 24일부터 손인환 작가의 조각 ‘윤회’가 전시된다. 지하 650m까지 미로처럼 이어진 갱도에 산소를 공급하던 중앙압축기실은 아프리카 원시부족의 미술품을 담은 원시미술관으로 재탄생한다. 김 대표는 “삼탄아트마인은 검은 대지 위에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고 있다”며 “인근 하이원리조트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이 개발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독특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33-591-3001 폐광산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례는 서울 인근에도 있다. 경기 광명시에 위치한 가학광산동굴이 그렇다. 지난달 30일, 평일 낮 시간인데도 어린이 단체 관람객부터 가족 단위 관람객까지 가학광산을 찾아온 방문객이 적지 않았다. 시흥광산으로도 불렸던 이곳에선 1912년부터 주로 은 동 아연 같은 광석을 채굴했다. 그러다 1972년 대홍수로 광산 앞에 쌓아둔 광석찌꺼기가 마을로 흘러가 중금속 오염 문제가 불거지면서 문을 닫았다. 이후 가학광산은 1970년대 후반부터 새우젓 저장고로 쓰였다. 광명시는 2011년 초 이 광산을 43억 원에 사들여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광명시는 2011년 8월 총 7.8km의 갱도 중 안전점검을 거친 0.7km만 우선 개방했다. 주말이면 2000∼4000명이 방문한다. 개방 1년 만에 12만 명이 방문했다. 광명시는 광산에 공연장과 영화관, 전시장을 갖춰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광산 내부에 성당과 다양한 시설을 갖춘 폴란드 크라쿠프 소금광산을 떠오르게 한다. 최봉섭 광명시 테마개발과장은 “국내에도 폐광을 관광자원화한 곳은 몇 군데 있지만 단순히 보존에 머무르고 있다. 문화예술 시설을 통해 광산의 가치를 더욱 차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는 300인치 스크린을 갖춘 소규모 영화관이 있다. 6월 말엔 300석 규모의 공연장도 문을 연다. 최 과장은 “광산동굴 공연장에서는 어떤 공연을 해도 색다른 느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복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단장은 “마이크 같은 별도 음향시설을 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울림소리가 좋다”고 말했다. 문제는 콘텐츠다. 아직까지는 프로그램이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상영과 간혹 열리는 시립합창단, 시립오케스트라 공연 정도에 머물고 있다. 상주공연단체 유치와 삼탄아트마인과 연계한 미술전시 등도 아직은 구상 단계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광산을 미술관으로 바꾼 독일 에센 촐페라인 탄광산업단지, 중국 베이징의 군수물자 공장지대를 예술공간으로 바꾼 다산쯔 798거리를 벤치마킹해 그 못지않은 문화공간으로 일궈 가겠다”고 말했다. 02-2680-6576정선=민병선·광명=구가인 기자 bluedot@donga.com}

    • 201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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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충무공이 삼국지를 탐독한 이유는…

    “밖에는 나라를 바로잡을 주춧돌 같은 인물이 없고, 안에는 계책을 세울 기둥 같은 인재가 없다(外無匡扶之柱石 內無決策之棟樑).”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갑오년(1594년) 충무공이 일기에 썼던 이 문장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서 인용한 것이다. 국내 최초로 ‘난중일기’를 완역한 저자는 충무공이 삼국지연의를 탐독했으며 전략을 짤 때도 그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난중일기’ ‘임진장초’ ‘충무공전서’를 면밀히 분석해 장수로서뿐 아니라 유학을 깨치고 인간의 도리를 실천한 선비로서의 면모까지 자세히 소개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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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젠틀맨, 재심의도 방송불가”

    싸이(사진)의 ‘젠틀맨’ 뮤직비디오가 KBS 재심의에서도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KBS는 2일 “심의위원 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심의위원회를 열고 싸이가 주차금지 시설물(러버콘)을 발로 차는 부분이 공공질서에 반하는 행위라고 전원일치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개인이 설치한 주차금지 표식을 공공시설물로 보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 KBS는 “개인 시설일지라도 타인의 시설에 해를 입히는 것은 공공질서에 반하는 행위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 20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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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새 사장에 김종국 대전MBC사장

    MBC 신임 사장으로 김종국 대전MBC 사장(57·사진)이 선임됐다. 김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돼 온 인사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문환)는 2일 이사회를 열고 후보 4명을 면접한 뒤 투표로 김 사장을 선출했으며 이날 주주총회에서 추인 받았다. 방문진은 김 사장이 이사회 투표에서 재적 이사 9명 중 5명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 출신의 김 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MBC 기자로 입사한 뒤 로스앤젤레스 특파원과 경제부장, 정치부장, 기획조정실장, 마산MBC·진주MBC 겸임 사장, MBC경남 초대 사장 등을 거쳤다. 김 사장의 선임에 대해 MBC 노조는 성명을 내고 “‘제2의 김재철’이 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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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읽듯 대사 ‘앵커 김태희’… 부정확한 말투 ‘멍지효’

    사극은 연기하기 어려운 장르다. 동시대를 다루는 현대극과 달리 말의 빠르기나 장단음 구분, 사극 특유의 동작 등 형식이 엄격해 물 흐르듯 연기를 해내지 못하면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사극에 출연하는 톱스타들은 시청자들의 혹독한 연기력 비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 KBS 수목드라마 ‘천명’,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출연하는 남녀 주연배우도 예외가 아니다.전문가들이 보는 이들의 사극 연기력은 어떨까. 대중문화평론가, 연기전문가, 방송관계자 등 전문가 10명에게 ‘천명’의 송지효와 이동욱, ‘장옥정…’의 김태희와 유아인, ‘구가의 서’에 나오는 수지와 이승기의 연기력을 평가해 달라고 의뢰했다.평가 결과 여배우들의 점수가 대체로 낮았다. 특히 장옥정을 연기하는 김태희의 점수가 10점 만점에 5.4점으로 가장 낮았다. “미모가 강점이자 약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예쁜 외모가 몰입을 방해하고, 딱딱한 말투와 시선 처리가 거슬린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장옥정은 없고 한복 입은 예쁜 김태희만 보인다. 사극을 이끌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는 연기력이다”라고 혹평했다. “장옥정이 옷감 마름질하는 장면에서는 김태희의 전공(의류학)이 빛났다”(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냉소적 반응도 있었다.인터넷에는 ‘앵커 김태희’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앵커가 뉴스를 전하는 것처럼 연기가 부자연스럽다는 뜻이다. 다만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현대극보다는 사극 연기가 낫다”는 호평을 내놨다. ‘구가의 서’의 수지와 ‘천명’의 송지효는 5.6점으로 동점이었다. 두 사람 모두 영화 ‘건축학 개론’의 국민 첫사랑(수지)이나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의 멍지효 캐릭터(송지효)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김지수 김지수연기아카데미 원장은 수지에 대해 “긴장을 풀지 못해서인지 몸이 너무 뻣뻣하다. 반면 가만히 쳐다보는 눈빛이 사람을 당기는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공희정 스카이라이프 팀장은 “또래에 비해 연기는 안정된 편이다. 부족한 연기력은 풋풋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 불편하진 않다”고 했다.송지효의 사극 연기에 대해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현대적인 발성”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석희 씨는 “무거운 사극에서 코믹한 분위기를 섞어내기가 어려운데 그 사이를 쉽게 넘나들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남자 배우들의 점수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장옥정…’에서 숙종 역을 맡은 유아인과 ‘구가의 서’에서 반인반수를 연기하는 이승기는 8점으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이승기의 연기에 대해서는 “기본기가 있고, 비교적 무난하게 연기를 잘한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이와 달리 유아인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카리스마 있는 숙종 연기를 선보였다.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극찬한 반면 안혁모 IHQ연기아카데미 원장은 “옛날 ‘성균관 스캔들’ 등에서 보여준 패턴과 유사해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천명’에서 최원으로 나오는 이동욱은 서구적인 외모 탓에 경쟁자들보다 낮은 7.4점을 받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절절한 내면연기부터 코믹한 것까지 모두 소화 가능한 배우지만 이국적인 외모가 사극의 주연으로는 잘 맞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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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지화한 한국멜로, 대륙의 눈물 훔치다

    고교 동창인 두 남녀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별한다. 5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여자가 암으로 세상을 뜬다. ‘선물’ ‘작업의 정석’의 오기환 감독이 연출한 한중 합작영화 ‘이별계약(分手合約)’은 줄거리만 보면 한국에서 흔히 보던 신파 드라마 같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해피엔딩의 사랑 이야기에 익숙했던 중국 영화 관객들에겐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12일 현지 개봉한 ‘이별계약’은 상영 첫 주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티켓 누적판매액 2억 위안(약 360억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역대 한중 합작영화 중 누적판매액이 1억 위안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는 ‘이별계약’에 대해 “너무 슬프다” “감동적이다”는 반응이 많다. ‘눈물’을 상품화한 한국형 멜로가 중국 시장에서 제대로 먹혀든 셈이다. 제작진은 ‘한국형 멜로’의 현지화를 위해 기획 단계부터 중국 시나리오 작가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다. 예컨대 한국 멜로에서 등장하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이별계약’에는 안 나온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은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눈물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게이 친구에게 “그 애(남자친구)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씩씩하다. 오기환 감독은 “(중국) 대륙식 여성 캐릭터는 눈물을 숨기고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는 한국의 가장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여성 캐릭터가 너무 강하지 않은지 고민했지만 중국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들이 하나같이 여성이 약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관객들은 대륙의 여자(중국 출신 여배우 바이바이허)가 대만의 남자(대만 출신 남배우 펑위옌)를 품는 구도를 좋아했다.” 극의 구성도 차별화했다. 한국식 멜로의 경우 극 초중반부터 주인공의 죽음을 암시하고 눈물 코드로 전환되는 것과 달리 이 영화에서는 극의 3분의 2가 지나서야 병을 알고, 남녀 주인공이 슬픔을 견디는 장면이 등장한다. 주인공의 병세를 알리는 데 은유적 표현 대신에 좀더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을 사용한 것도 중국 스태프의 의견을 따른 것이다. 이 영화를 기획한 CJ E&M의 이기연 영화사업부문 해외투자제작팀 과장은 “같은 최루성 멜로라도 한국과 중국 관객에게 슬픔의 정서를 이해시키는 방식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별계약’의 성공을 보며 케이팝과 드라마 한류 인기에 이어 중국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인기몰이가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만추’ ‘위험한 사랑’ 등 합작영화가 중국에서 개봉돼 좋은 성과를 낸 바 있으며 ‘이별계약’의 흥행 호조도 이런 흐름 가운데 있다는 설명이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교수는 “중국은 최근 5∼10년 사이 영화관 관람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자국 문화 콘텐츠는 부족한 상황에서 같은 아시아 문화권인 한국의 세련된 코드가 중국 시장에서 한동안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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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용기타]“두려움을 이기려면 먼저 자신을 살펴라”

    “괴로움도 그 원인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고 그 원인들이 없어지면 괴로움도 사라진다. 더이상 미혹에 빠지지 않는다.” (‘중도란 무엇인가’ 중) 널리 알려진 수행자이자 명상가인 틱낫한 스님(88·그림)의 방한을 앞두고 저서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하나는 두려움을 다스리는 법이고, 다른 하나는 ‘중도’를 주제로 다뤘다. 두 책은 모두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닮았다. ‘오늘도 두려움 없이’에서 스님은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지금 내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두려움이 어디서 왔는지 깊이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책은 일상 속 외로움을 비롯해 가장 근원적인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음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아흔을 바라보고 있는 노승은 “우리가 ‘육신보다 더 큰 존재’라는 궁극적인 차원의 이해를 하면 두려움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여백이 많고 구성이 보기 편하게 돼 있어 가볍게 휴식을 취하면서 읽기 좋다. 책 중간 중간 ‘내면의 아이와 대화하기’ ‘조상 받아들이기’ ‘지금 이 순간 속에 호흡하기’처럼 호흡과 명상 등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해 볼 수 있는 불교식 수행법이 소개돼 있다. ‘오늘도…’가 대중서에 가깝다면 ‘중도란 무엇인가’는 중도의 의미를 불교적으로 해석한 철학서에 가깝다. 책은 중도가 극단적인 견해와 이분법적인 사고를 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도에 대해 무소유와 비교한 구절이 눈에 띈다. 스님은 “무소유가 자신이 소유한 것을 하나씩 버리는 것이라면 중도는 자신의 견해를 하나씩 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번역투 문장이 많고 책 전반적으로 불교철학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조금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견해도 시각을 달리하면 옳은 견해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은 극단적 주장이 난무하며 소통이 어려운 현대사회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베트남 출신의 평화운동가이자 시인이기도 한 틱낫한 스님은 1980년대 초 베트남 정부의 탄압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한 후 현재 보르도 지방에서 수행공동체 ‘플럼 빌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 마음의 평화에 이르는 수행법을 전파하고 있다. 5월 1일부터 보름간 10년 만에 한국을 찾아 명상수행과 대중강연을 열 예정이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201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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