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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정부의 추가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경제계에서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주요국 항공산업 지원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항공사 7곳에 대한 정부 지원 규모가 3조2000억 원으로 전체 자산 대비 7.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가 2조9000억 원, 저비용항공사(LCC) 5곳이 3000억 원을 지원받았다. 반면 프랑스 정부는 국적 항공사 에어프랑스에만 70억 유로(약 9조450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에어프랑스의 지난해 자산(307억 유로) 대비 지원율은 22.8%다. 또 싱가포르항공은 싱가포르 정부가 지분 100%를 가진 펀드 테마섹으로부터 130억 달러(약 15조6000억 원)를 지원 받아 자산(305억 유로) 대비 지원율이 42.6%에 이른다. 미국은 델타 등 주요 6개 항공사에 총 90억 달러를 지원(자산 대비 10%)하기로 했다. 또 별도의 대출 프로그램(250억 달러 규모)도 운영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29일 미국 조지아주에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제2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조지아주정부 청사에서 25일(현지시간) 열린 협약식은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와 황준호 SK배터리 아메리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SK이노베이션은 공장 건립에 9억4000만 달러(약 1조128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제2공장의 면적은 3만9948m²로 2023년부터 연간 11.7GWh(전기차 20만 대 분량)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조지아주에 배터리 제1공장(연간 9.8GWh) 투자를 처음 결정했다. 1, 2공장을 짓는 데 들어가는 전체 투자금은 3조 원에 이른다. 2공장이 양산에 돌입하면 SK이노베이션의 연간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는 71GWh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조지아주정부는 현지 2개의 공장을 합쳐 총 26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켐프 주지사는 “SK이노베이션의 대규모 투자 덕분에 조지아주가 미국 남동부 지역의 전기차 배터리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한국 기업과 더 많은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협약식에 참석하지 못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미국 전기차 산업에 투자를 이어가면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하이닉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급격한 대외 경영 환경 변화에도 올해 1분기(1∼3월)에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매출은 7조1989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대비 4% 늘었다. 영업이익은 8003억 원으로 같은 기간 239%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과거에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 수요의 급격한 변동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우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늘어나는 반도체 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2015년에는 경기 이천시에 반도체 공장(M14)을 준공했고, 2018년엔 2조2000억 원이 투입된 공장(M15)도 충북 청주시에 지었다. 여기에 더해 SK하이닉스는 올해 말까지 3조5000억 원을 투자해 경기 이천시에 신규 반도체 공장(M16)을 짓고 양산 준비를 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는 극자외선(EUV) 기술을 도입해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2021년 상반기(1∼6월) 중 EUV를 적용한 ‘10나노급 4세대’ D램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어 2022년에는 ‘10나노급 5세대’ D램 등 EUV를 적용한 첨단 제품군을 확대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는 64GB 이상 고용량 D램 제품의 서버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생산성이 높은 ‘10나노급 2세대’ 모바일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3세대 제품도 올해 하반기(7∼12월) 중 양산에 돌입한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 부문 자회사의 사업 고도화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다. SK종합화학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화학업체 아르케마의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부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고기능성 폴리머는 자동차, 전기전자, 패키징(포장재)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화학 제품이다. 이번 인수로 SK종합화학은 프랑스 내 고기능성 폴리머 생산 시설 3곳과 4개 제품에 대한 영업권, 기술, 인력 등 사업 자산 모두를 보유하게 됐다. 고기능성 폴리머 제조 기술을 확보한 것은 국내 화학 업체 중 SK종합화학이 처음이다.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고기능성 폴리머를 100% 수입에 의존했는데 SK종합화학의 아르케마 사업부 인수로 국산화의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SK종합화학은 일반 화학 제품에서 친환경 고부가가치 분야로 사업 분야를 넓힌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경제·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면서 친환경 화학 제품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복안이다. SK종합화학은 고기능성 폴리머가 활용되는 패키지 시장 규모가 온라인 쇼핑, 배달 서비스 등의 성장에 따라 앞으로 연평균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그린 성장 전략’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고, 기존 사업 경쟁력도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고부가가치 소재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딥 체인지(근본적인 변화)’ 전략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가를 돕기 위해 직접 판매 지원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수확기에 들어간 충남 서산시 마늘 농가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회사가 가진 인프라와 시스템을 활용해 판매를 돕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산품 ‘육쪽마늘’로 유명한 서산에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 공장이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매년 개최했던 마늘 축제를 올해 열지 못했고, 농산물 소비도 줄면서 지역 농가에선 지난달까지 1144t의 마늘을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옥과 서산공장 등 전국 각 사업장의 구내식당에서 서산 지역 농가의 마늘을 우선 소비할 수 있는 식단을 짜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원한 사회적 기업 등이 참여하는 사내 온라인 쇼핑몰 ‘하이마켓’에서는 29일부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서산 지역 농가의 육쪽마늘을 판매하기로 했다. 다음 달 초에는 SK서린빌딩 사옥으로 서산 지역 농가를 초청해 장터를 마련할 계획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정부가 경기 부양 카드로 꺼내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제도가 반쪽짜리 형태로 도입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스타트업·벤처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의 지주회사 산하에 CVC를 둘 수 있도록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대기업이 외부 자본으로 무한정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보완 규제’로 다시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기업 산하의 투자회사(펀드)를 의미하는 CVC는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혁신성장’이 핵심 경제 정책 키워드로 떠오르자 활성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통 제조업 중심의 경제 성장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무장한 스타트업·벤처기업 육성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다. CVC 제도는 미국 등 해외 주요국에선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현재 한국에선 지주회사 산하에는 CVC를 둘 수 없다. 경제계와 스타트업 업계가 3년간 다양한 경로로 CVC 관련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지만 꿈쩍하지 않던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새로운 경제 활성화 대책 마련이 절실해지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11일 CVC 관련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개정안을 다음 달 내놓겠다고 밝힌 것이다. 반면 공정위는 “CVC를 지주사 산하에 두면 대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외부 자금이 CVC에 들어올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제계와 스타트업 업계는 “누더기 경제 활성화 대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스타트업과 벤처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한 시대착오적 우려라는 지적이 나온다.○ “CVC, 대기업과 혁신 기업의 상생 협력 모델” CVC를 둘러싼 논란을 이해하려면 벤처투자 구조부터 짚어봐야 한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돈이 없는 창업가가 기업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하려면 외부 투자 유치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될성부른 떡잎’을 발굴해 투자하는 곳이 벤처캐피털(VC)이다. 이들의 최우선 목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벤처기업에 일찌감치 투자를 한 뒤 가치가 오르면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으로 보유 지분을 팔아 차익을 내는 것이다. 벤처캐피털 본엔젤스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2011년 3억 원을 투자한 뒤 지난해 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보유 지분을 약 3000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본엔젤스의 투자 대박은 매우 이례적 사례로 꼽힌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선 10개 기업에 투자해 8, 9곳은 실패하고 1, 2곳에서만 수익을 거둬도 성공한 거래로 보고 있다. 이처럼 스타트업·벤처기업 투자는 위험 부담이 높기 때문에 벤처캐피털은 연기금(국민연금), 국책은행(KDB산업은행), 보험사 등으로부터 나눠서 돈을 받아 펀드를 만든다. 펀드에 최대한 많은 자금을 모으되 실패에 따른 손실 부담을 분산하려는 취지다. 펀드를 수년간 운용한 뒤에는 청산해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줘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의무다. 재무적 측면에 집중해 투자를 진행하다 보니 스타트업·벤처기업의 성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하고 기다려주긴 어려운 구조다. 반면 특정 기업 지주회사 산하의 CVC는 재무적인 성과보다는 자신들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따진다. 단기적으로는 투자 수익을 얻기 어려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벤처기업이라도 장기적으로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자금은 물론이고 직접 경영 노하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 CVC 제도는 주로 스타트업·벤처기업 투자가 활발한 미국에서 발전했다. 실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지주회사 알파벳) 산하의 ‘구글벤처스(GV)’는 2009년 설립돼 현재까지 누적 45억 달러(약 5조4000억 원)를 투자했다. 세계적인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우버’와 커피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 등이 대표적인 성공 투자 사례다. 인텔(인텔캐피털), 퀄컴(퀄컴벤처스) 등 많은 글로벌 기업 역시 지주회사 중심의 CVC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TBT의 임정욱 대표는 “CVC는 대기업이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효율적인 제도”라며 “특히 상생 협력을 통한 바람직한 창업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공정위 “외부 자본 조달 제한”… 재계 “반쪽짜리 CVC” 한국에선 공정거래법을 통해 지주회사 산하에 금융사로 분류되는 CVC를 설립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른 것이다. 대기업이 공정거래법의 금지 규정을 피해 지주회사가 아니라 일반 계열사 산하에 CVC를 설립해 운영하는 것은 가능하다. 삼성전자 등 6개 계열사가 공동 대주주로 있는 ‘삼성벤처투자’가 대표적이다. 다만 경제계와 스타트업 업계에선 지주회사가 아닌 일반 계열사에 CVC를 설립하는 구조가 크게 2가지 측면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선 정부가 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며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장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회사 산하에 CVC를 둘 수 없도록 한 정책이 차별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롯데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201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산하에 금융회사를 둘 수 없도록 한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게 됐다. 결국 CVC인 롯데엑셀러레이터는 계열사인 호텔롯데 산하로 옮겨야 했다. 이미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SK, LG 등은 CVC를 아예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두 번째로 일반 계열사 산하의 CVC는 단기 실적이나 경영 상황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다. CVC가 성공하려면 그룹 총수의 혁신 의지와 장기적인 투자 전략,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중요한 만큼 특정 계열사보다는 지주회사 밑에 있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주회사가 아닌 개별 계열사에서 CVC를 설립한 경우엔 특정 사업 분야로 투자가 쏠리거나 총괄 임원의 임기에 맞춰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데 치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재계와 스타트업 업계의 문제의식에 공감해 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공정위가 제동을 걸었다. CVC가 모기업인 지주회사의 자금으로만 펀드를 운용하도록 조건을 달겠다는 것이다. 대기업 지주회사가 CVC를 활용해 기존에 보유하지 않은 사업 분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막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이러한 규제의 근거로 구글벤처스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자금으로만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구글벤처스는 흔치 않은 사례로 꼽힌다. 미국에서도 상당수 CVC가 다양한 자금이 함께 참여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경제계와 스타트업 업계는 CVC 펀드에 외부 자본 유입을 막으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효과가 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펀드에 지주회사의 자금만 들어오도록 하면 반쪽짜리 CVC로 전락할 수 있다”며 “또 스타트업에 대한 특정 대기업의 입김만 세지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CVC 지분을 다른 기업이나 투자자가 함께 보유하도록 허용해야 투자에 따른 책임도 분산하고 펀드도 더 투명하게 관리,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CVC, 글로벌 트렌드…“금산분리 중심 규제 틀 벗어나야” 미국 시장조사 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CVC 펀드 규모는 2014년 178억 달러(약 21조3600억 원)에서 지난해 571억 달러(약 68조5200억 원)로 5년 만에 3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CVC를 통한 투자 거래도 같은 기간 1494건에서 3234건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기업이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스타트업·벤처기업 직접 투자를 갈수록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CVC는 피할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로 잡았다는 뜻이다. 경제계는 금산분리 원칙의 시작을 1961년 군사정권이 기업이 보유한 은행 주식을 강제로 팔도록 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후 금산분리 규제는 대기업이 자사 보유 금융사를 통해 마구잡이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는 취지에서 지켜져 왔다. 공정위나 시민단체 등은 지주회사 산하에 CVC를 둬 외부자금을 받는 것이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해 총수 일가의 사업 확장 통로가 되거나 사금고로 활용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계는 과거 금산분리 규제가 도입될 때와 현재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국내 대기업이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CVC 등을 사금고처럼 활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금융산업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CVC에 대한 경계심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면서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와 분석을 통해 사전 규제를 최소화하는 형태로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지민구 warum@donga.com·곽도영·허동준 기자}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일하지 않아도 유급으로 인정되는 ‘주휴시간’을 포함하도록 한 최저임금법 시행령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주급, 월급 등이 최저임금 기준에 미치는지를 따질 때 쓰이는 시행령상 시간급 환산방법의 위헌 여부를 판단한 최초의 결정이다. 25일 헌재는 식당을 운영하는 A 씨가 최저임금법 시행령 5조 제1항 2호가 사용자의 계약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A 씨는 정부가 2018년 12월 개정한 최저임금법 시행령에서 월급으로 환산되는 최저임금 시급을 계산할 때 법정 주휴시간인 일요일 휴무시간을 포함하도록 한 것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주휴수당은 사용자와 근로자 간 계약으로 정한 1주일 중 근로일수를 채운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유급 휴일수당이다. 근로기준법상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일하지 않는 유급휴일(8시간)에 대해 지급한다. 개정 시행령은 주 단위로 임금을 정할 때는 실제 근로시간과 주휴시간을 합산해 최저임금을 계산하도록 했다.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임금을 합산한 뒤 이를 근로시간으로 나눠야 하는데 이때 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분모가 커져 주휴시간을 포함하지 않을 때보다 시간당 급여가 낮게 계산돼 법정 최저임금에 못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시행령이 법 위반자를 양산할 수 있다며 반발해 왔다. 하지만 헌재는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휴시간에 대해 당연히 지급돼야 하는 임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임금을 시간급으로 환산할 때 법정 주휴시간까지 포함토록 한 것은 합리적”이라며 “최저임금 계산 시 주휴시간을 포함하도록 한 것이 사용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2018년과 2019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이 종전에 비해 다소 큰 폭으로 인상돼 중소 상공인들의 부담이 증가된 측면은 부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는 시행령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연도 최저임금을 결정한 고시의 문제”라고 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휴수당 폐지 등을 통해 소상공인과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인데 헌재의 이번 결정으로 제도 개선 논의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지민구 기자}
대형마트의 추가 출점과 영업일 제한 등을 핵심으로 하는 유통산업 규제가 시행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실효적인 정책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전통시장, 골목상권을 포함한 전문소매점이 전체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40.7%였지만 지난해 36.3%로 줄었다. 정부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의 추가 출점을 제한하고(2010년), 영업일을 규제하는 조치(2012년)까지 내놓았지만 오히려 시장 점유율은 4.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대형마트의 점유율도 같은 기간 14.5%에서 8.7%로 줄었다. 반면 온라인 상거래 및 홈쇼핑 업체(무점포소매)의 점유율은 13.8%에서 21.4%로 7.6%포인트 급증했다. 임재국 대한상의 유통물류혁신팀장은 “규제로 줄어든 대형마트의 점유율이 전통시장, 골목상권으로 넘어가지 않고 온라인 상거래 등이 반사 이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한상의 주최로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유통 법·제도 혁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현행 규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행 유통 규제는 정책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언택트(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하고 있는 만큼 대형마트 등도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경영 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2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자칫하면 도태된다. 흔들리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가 먼저 미래에 도착하자”고 강조했다. 이날은 이 부회장의 52번째 생일이다. 이번 방문은 지난주 사업부별 릴레이 사장단 회의, 화성 반도체사업장에 이어 연달아 이어지는 현장 경영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에도 임직원들과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현장에서 혁신을 이뤄 달라는 취지로 ‘도전’과 ‘미래’를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소비자가전(CE)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함께 생활가전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영역을 열고 있는 현장을 둘러보고 온라인 사업 강화,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등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 이재승 생활가전 사업부장(부사장), 강봉구 한국총괄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생일에도 현장 경영에 나선 것은 그만큼 삼성 내부의 위기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 의혹 관련 검찰의 기소 여부에 의견을 낼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26일 앞두고 동요하고 있는 일선 현장을 다독이면서 위기 극복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의미다. 19일 화성반도체사업장을 찾은 자리에서도 “가혹한 위기 상황” “시간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긴장하되 두려워하지 말자” 등 격려성 메시지가 강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층 긴장감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최고경영자(CEO)들이 기업 가치를 높일 혁신적인 성장 스토리(전략)를 만들어 직접 고객, 사회와 소통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SK 2020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각 계열사가 CEO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국제 무역 분쟁 심화에 따른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 CEO들이 기존과 다른 기업 성장 문법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이 2015년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매년 열려 온 확대경영회의는 SK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미래 전략을 짜는 가장 중요한 행사다. 이번 확대경영회의는 최 회장을 포함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계열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을 고려해 CEO급 경영진만 현장 행사에 참석하고 나머지 임원진은 온라인으로 회의를 지켜봤다. 최 회장은 이날 ‘기업 가치’와 ‘성장 스토리’ 등의 키워드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키워야 할 기업 가치는 단순히 재무성과나 배당 정책 등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 성장, 고객 신뢰, 지식재산권, 일하는 문화 등이 포함된다”며 “CEO들이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한계를 발상의 전환으로 혁신하면서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하고 출사표를 던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SK그룹과 재계 안팎에선 최 회장이 2016년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업의 ‘서든 데스(갑작스러운 몰락)’를 언급한 이후로 가장 강한 어조로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감을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1∼3월) 정유·석유화학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났고,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쪽도 성장 정체 현상이 감지된 만큼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확대경영회의에선 최 회장이 주재한 가운데 ‘파이낸셜 스토리(재무 관점의 성장전략)와 CEO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SK그룹의 각 계열사 CEO들은 신사업 육성과 발굴을 위한 자금 확보 방안과 미래 투자 전략 등을 공유했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기업공개(IPO)를 결정하고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조 단위의 외부 자금을 조달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신사업 투자에 활용할 예정이다. 지주회사인 SK㈜는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을 지속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각 계열사는 사업 분야별로 공동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조 의장은 “글로벌 선진 기업과 신생 스타트업과 다르게 SK그룹은 아직 기존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유망 사업을 발굴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빠르고 과감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LG전자가 레고 블록처럼 화면을 쌓아서 대형으로 설치할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신제품을 내놓았다. LG전자는 22일 ‘LG LED 사이니지’ 신제품을 전 세계 시장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하나의 조립형 화면(캐비닛)은 가로 600mm, 세로 337.5mm, 두께 44.9mm 크기로 설계됐다. 108인치 화면 기준으로는 총 16개의 조립형 화면이 들어간다. 특히 LG전자는 이번에 조립형 화면을 이어 붙이기만 한 뒤 가장 아래에 설치된 장비에만 신호 송수신, 전원 공급 케이블을 연결하면 최대 16:9 비율의 4K 고화질 해상도까지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 제품은 조립형 화면에 개별적으로 케이블을 연결하도록 설계돼 설치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캐비닛 접촉면에 ‘핀(PIN) 단자’를 설치해 서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고, 무선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영상을 송출하는 기술을 적용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운동장, 건물 로비, 대강당, 회의실 등 다양한 상업용 공간에서 LED 사이니지 신제품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기문 LG전자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 전무는 “설치 편의성을 기반으로 세계 LED 사이니지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과 LG화학이 인도네시아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에 현대차 전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동남아 미래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이미 양사는 7월 합작 계약 체결을 목표로 투자 규모와 시기를 논의해 왔다”며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지만 협의가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합작법인은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지분을 출자해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사 설립은 현대차그룹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델타마스 공단에 완성차 2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전략 모델 양산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5년을 기준으로 자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약 20%(연간 40만 대)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등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동남아 주요국도 정부 주도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LG화학으로서도 새로운 시장인 동남아에 또 하나의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지라는 분위기다. LG화학은 한국, 중국, 미국, 유럽(폴란드) 등 4각 배터리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동남아 공략을 위해 새로운 거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합작법인은 2007년 LG화학과 현대모비스가 합작해 국내에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팩 제조사 에이치엘그린파워와 같은 방식으로 설립,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엘그린파워는 현재 LG화학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셀을 공급받아 배터리팩을 생산한 뒤 현대모비스에 납품하고 있다. 이 배터리팩은 모듈 형태로 가공돼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에 장착된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다각적인 배터리 수급 방안을 검토 중이며 아직 특정업체와의 제휴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서동일 dong@donga.com·지민구 기자}

정부가 대기업 지주회사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운용할 때 외부 자금을 끌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총수 일가의 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대기업이 CVC를 발판 삼아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정부는 지주회사가 CVC를 갖도록 허용함으로써 대기업 자금을 벤처업계로 끌어들이려고 했으나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제한요건이 계속 붙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는 다음 달 발표 예정인 지주회사의 CVC 보유 허용안과 관련한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공정위와 중기부는 지주회사가 CVC를 보유할 때 투자금 조달 방식과 지분 구조를 제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재부는 부처 협의를 따르겠다며 한발 물러서 있어 공정위의 주장이 관철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는 지주회사가 CVC를 이용해 사업을 확장하거나 총수 일가가 사익을 취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CVC를 통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업 분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계열사를 확장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는 단순하고 투명한 지배구조가 장점이지만 외부 자본으로 무한정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갖고 있다”며 “CVC가 외부 자본을 조달하는 걸 제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총수 일가가 CVC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총수 일가의 지분이 CVC에 직접 들어가는 것도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가진 회사에 CVC 투자를 막거나 지주회사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회사가 CVC 지분을 100% 보유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외부 자본이 못 들어가게 한다는 것이다. 재계와 스타트업 업계는 CVC에 외부 자본 참여를 막으면 CVC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벤처캐피털은 국민연금이나 국책은행 등 복수의 기관투자 자금을 받아 펀드를 조성해 운영한다. 하지만 CVC에 외부 자금이 들어오지 못하면 전체 투자 규모가 줄어 스타트업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 실장은 “CVC 펀드에 특정 지주회사의 자금만 들어온다면 오히려 스타트업에 대한 대기업의 입김만 세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주회사가 CVC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하는 규제에 대해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CVC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한 대기업 지주회사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편법 승계에 대한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총수 일가가 굳이 CVC 지분을 보유해 투자에 관여할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CVC 지분을 다른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함께 보유하면 투자에 따른 책임도 분산할 수 있고 더 투명하게 펀드를 관리,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세종=남건우 woo@donga.com / 지민구 기자}
삼성 계열사 사장단 9명이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렸다. 2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 따르면 박학규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과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가 새로 아너 소사이어티에 합류했다. 이미 삼성전자의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과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장(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사장),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부사장) 등 7명이 아너 소사이어티 비실명 회원이거나 다른 비영리 단체 등에 가입돼 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삼성 계열사 사장단 9명이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렸다. 22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 따르면 박학규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과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이 새로 아너 소사이어티에 합류했다. 이미 삼성전자의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과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장(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사장),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부사장) 등 7명이 아너 소사이어티 비실명 회원이거나 다른 비영리 단체 등에 가입돼 있다. 박 실장과 경 대표의 합류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인 삼성 경영진은 9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아너 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리려면 비영리 단체에 이미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일정 기간 내 납부를 약속해야 한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경영진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기부 활동이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하면서 사회 공헌 활동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공정경제’를 위한 칼을 다시 빼들었다.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 등 공정경제 법안이 최근 입법 예고된 상태다. 정부 여당이 보는 공정경제는 뭘까. 큰 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운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혁을 통한 투명한 경영구조 확립’ 및 ‘재벌의 확장 방지와 경제력 집중 완화’로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20대 국회에서도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와 ‘식물국회’ 상태가 이어지며 국회 통과가 요원해졌다. 그런데 4·15총선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의석수 177석(현 176석)을 차지한 ‘슈퍼 여당’은 국회에서 원하는 법안을 밀어붙일 힘을 갖추게 됐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21대 국회에서 공정경제 입법을 완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달 11일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각각 대주주의 경영권 행사를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과 대기업 감시와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정부 여당은 이 법안들을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다. 재계는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산업계가 마비될 지경인데 정부가 기업 활동을 제약하러 나섰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정경제의 이면은 결국 ‘재벌 길들이기’라는 것이다.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무엇 때문에 정부 여당은 “21대 국회에서 꼭 통과시켜야 할 법”으로 공언하고, 재계는 “막아야 할 법”이라며 반발하는 것일까. ○ 상법 개정안… 대주주 영향력 줄이고, 일반주주 높이고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상법 개정안은 대주주 입김을 줄이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일반 주주들에게 힘을 실어 총수 일가나 경영진을 견제해야 한다는 취지다. 주요 내용은 감사위원 분리 선임 및 의결권 3% 제한과 다중대표소송 도입이다. 이사회 일원인 감사위원은 △회사 영업에 관한 보고 및 조사권 △각종 서류 및 회계 장부 요구권 △경영 판단에 대한 타당성 감사권 △이사회 및 주주총회 소집 청구권 등 막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현행 상법에선 대주주 의결권 제한 없이 이사들을 먼저 선임한 다음, 뽑힌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감사위원 후보들이 대주주 의사에 부합하는 이사들이라 의결권 제한만으론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그래서 개정안은 아예 이사와 감사위원은 분리해 뽑고, 최대주주 의결권은 어떠한 경우에도 특수관계인을 모두 합해 총 3%로 일괄 제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최대주주인 지주회사가 30%, 총수인 회장 10%, 회장의 장남 4%라 치자. 이들이 이 기업의 감사위원을 뽑을 때 던질 수 있는 총 의결권은 44%가 아닌 3%다. 반면 A펀드, B펀드, C연기금이 한마음으로 뭉치기로 했다면 각 3%씩 총 9%를 던질 수 있게 된다. 펀드 연합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가볍게 이긴다. 재계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해외 투기자본의 ‘지분 쪼개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2004년 SK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소버린은 보유 주식 14.99%를 5개의 자회사 펀드로 분산시킨 예가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미 감사위원의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하는 등 독립성 확보를 위한 조치는 마련돼 있다”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일사불란하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경영권 방어의 어려움을 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총회에서 굳이 한 명만 분리선임하는 것은 법안 통과를 위한 ‘타협의 산물’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감사위원은 상법상 이사회 밑으로 들어가게 돼 있어 이사로 뽑힌 다음 감사위원이 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별도로 감사위원에 뽑힌 사람이 이사회 산하에 들어가는 것이 법리적으로 맞는지 의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또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한 다중대표소송제도 투기자본의 경영 간섭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입법 예고안에 따르면 상장회사의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1만분의 1(비상장사는 100분의 1)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를 예로 들면, 투기 세력들이 시가총액 20조6156억 원(19일 기준)의 0.01%인 20억6156만 원어치만 합쳐서 보유하고 있으면 ㈜SK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SK E&S, SK실트론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특히 한국의 금융시장은 외국인 지분이 많아 해외 투기세력의 전횡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감사위원 분리 선출 시 외국 기관 연합의 지분이 연기금을 포함한 국내 기관투자가를 합한 것보다 큰 경우는 19개 기업에 달했다. 실제 2000년대 이후 한국 기업들은 소버린, 헤르메스, 칼 아이컨 등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경영권 방어에 경영자원을 쏟아야 했다. 재계에서는 소액주주 보호 조항이 늘어난 것만큼 차등의결권, 포이즌필 등 선진국에 보편화된 경영권 방어 수단도 높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재계 “‘대기업=문제 집단’ 프레임 언제까지” 상법 개정안이 대주주의 권한을 약화시킨다면,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대기업 활동의 감시 감독이 강해진다는 측면이 있다. 전속고발권 폐지가 그렇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될 경우 누구나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고발이 가능해진다. 공정위 고발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중소기업이 억울함을 직접 고발해 풀도록 한다는 취지다. 4대 그룹 관계자는 “취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고발 남발로 광범위한 수사가 이뤄지고 수사가 다른 분야로까지 확대되면 정상적인 기업 경영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결국 대기업은 ‘갑질의 온상’, ‘문제 집단’으로 보고 규제를 확대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불리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도 확대된다. 현재 총수 일가 지분이 상장회사 30% 이상, 비상장회사 20%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라면 개정안은 20%로 일원화했다. 상당수 기업은 총수 지분 매각 등 지분 정리에 나서야 한다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 내에서 규제 대상 계열사와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가 이뤄질 경우를 사익 편취 행위로 보는데, 재계는 해당 조건이 모호해 규제 대상에서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규제 유형에 대한 모호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규제 적용 대상만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뿐 아니라 기존 법상 과도한 형별 규정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최승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변호사)은 “담합에 대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도 과감히 삭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의 운용의 미를 살리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징역형’이 담합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검찰과 공정위가 잘 조율해 나간다면 전속고발권 폐지는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규제 없어도 사회 분위기가 기업 투명성 만들어 “어느 때보다 강력해진 국민연금의 권한을 쥐고 정부가 사기업의 경영까지 좌지우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시장이 평가할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공정경제 법안’들이 모두 대주주의 권한을 법적으로 제한하거나 계열사들과의 출자나 거래를 사전적으로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이렇게 우려를 표했다. 재벌 개혁의 시작점을 1986년 공정거래법 개정안으로 본다면 그 역사는 30년이 넘었다. 시작은 ‘한강의 기적’을 거치며 특정 대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공정한 경쟁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였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겪으면서는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인 대기업의 지배구조가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일부 총수 일가의 편법적인 상속과 일감 몰아주기 등이 재벌 개혁의 명분으로 자리 잡으며 현재에 이르렀다. 자율성을 침해하는 사전적 규제가 아닌 주주대표소송 등 사후적 제도를 강화하는 측면에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기업들도 과거 잘못된 관행을 해소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현재 법 제도와 시민단체 등 사회적 감시 수준을 고려하면 부작용이 우려되는 규제를 굳이 도입하지 않더라도 기업들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허동준 hungry@donga.com·지민구 기자}

‘SK그룹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열리는 ‘2020 SK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업 가치’라는 경영 화두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6월 열리는 확대경영회의는 최 회장을 비롯해 SK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CEO)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 핵심 경영전략을 세우는 자리다. SK그룹 고위 임원은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놓인 현재 SK 핵심 사업이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이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가 최대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며 “올해 회의에서는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라는 큰 틀 안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확대경영회의에서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을 키워드로 한 사업구조 변화, 이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경우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을 키워드로 차별적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SK이노베이션 및 자회사 SK에너지 등은 올해부터 ‘그린밸런스 2030’을 성장전략으로 삼고,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 역시 수차례 ‘환경이 돈이 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에너지 기업들도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장기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올해 확대경영회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회의와 언택트(비대면) 화상회의가 결합된 형태로 진행된다. 최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등 필수 인력만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리는 회의에 직접 참석하고 주요 관계사 임원은 화상으로 회의를 참관할 예정이다. 올해 확대경영회의에서는 계열사별 비주력 자산 매각, 비용 절감 방안 등도 주요 과제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 상황을 극복할 대안을 마련해 보자는 취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 계열사에 “파이낸셜 스토리(재무관점의 성장전략)를 마련해 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올해 8월 17∼20일 개최될 이천포럼을 앞두고 각 계열사에서 사전 준비 작업인 서브 포럼을 진행하고 있는데 환경, 사회적 가치, 일하는 방식 혁신 등 외에 올해에는 ‘파이낸셜 스토리’가 새로운 소주제로 등장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SK그룹 주요 계열사는 과감한 투자 대신 기존의 투자 성과를 재점검하고, SK머티리얼즈, SK바이오팜 등 ‘신성장사업분야’ 위주로 투자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세워진 상태”라며 “이번 확대경영회의에서도 이 같은 투자전략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머티리얼즈, SK바이오팜 등은 SK그룹 미래 성장을 이끌 주요 계열사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소재 계열사인 SK머티리얼즈는 17일 기체 형태의 초고순도(순도 99.999%) 불화수소(HF) 국산화에 처음으로 성공했고, 바이오 기업인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뒤 지난달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지민구 warum@donga.com·서동일 기자}

SK그룹의 소재 계열사 SK머티리얼즈가 기체 형태의 초고순도(순도 99.999%) 불화수소(HF) 국산화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지난해 7월 일본이 불화수소를 포함한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린 지 거의 1년 만이다. 기체 불화수소는 반도체 미세 공정 과정에서 쓰이는 소재로 일본, 미국 등에서 전량 수입해 왔다. SK머티리얼즈는 17일 기체 불화수소를 경북 영주시 공장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간 15t 규모 생산으로 시작해 2023년까지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먼저 국산화가 이뤄졌던 소재는 액체 불화수소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직후 솔브레인, 램테크놀로지가 공장 증설을 통해 초고순도 액체 불화수소 대량 생산에 성공하며 일본 스텔라케미파, 모리타화학 등의 물량을 대체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웨이퍼(기판) 위에 금·백금으로 새겨진 회로만 남기고 나머지 물질은 없애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의 미세 공정 수준이 올라갈수록 액체보다 기체 형태의 불화수소가 더 많이 쓰인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의 또 다른 수출 규제 소재 품목인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개발에도 착수했다. 약 400억 원을 투자해 내년까지 충남에 공장을 준공하고 2022년부터 연간 5만 갤런 규모의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를 양산할 계획이다. 앞서 SK머티리얼즈는 포토레지스트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금호석유화학의 전자소재 사업을 400억 원에 인수해 자회사(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로 편입시켰다. 포토레지스트는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길 때 바르는 물질이다. 신에쓰화학, JSR 등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해 일본 수출 규제 이후에는 미국, 유럽 등을 통해 수입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뿐만 아니라 미국 화학소재 기업 듀폰이 충남 천안에서 포토레지스트 생산 공장 설립에 착수한 만큼 수년 내 국산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 규제를 받고 있는 디스플레이 소재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경우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지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자체 연구개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핵심 소재 국산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그룹의 소재 전문 계열사 SK머티리얼즈가 초고순도(순도 99.999%) 불화수소(HF) 가스 양산에 성공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시행 후 1년 만에 거둔 반도체 소재 국산화 성과로 SK머티리얼즈는 불화수소 가스의 국산화율을 2023년까지 7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SK머티리얼즈는 17일 불화수소 가스를 경북 영주시 공장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불화수소 가스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세정 가스로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된 주요 소재 중 하나다. 그동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를 일본 등 해외에서 거의 전량 수입했으나 SK머티리얼즈의 양산 성공으로 앞으로 국산화율이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SK머티리얼즈는 연간 15t규모의 불화수소 가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의 또 다른 수출 규제 소재 품목인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 개발에도 나섰다. 400억 원을 투자해 내년까지 국내에 공장 설립을 마무리하고 2022년부터 연간 5만 갤런 규모의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 양산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웨이퍼(기판) 회로를 미세하게 그릴 때 쓰이는 사용되는 소재로 해외 의존도가 90% 이상이다. SK머티리얼즈는 올해 2월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금호석유화학의 전자소재사업을 400억 원에 인수한 뒤 자회사(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로 편입시켰다. SK그룹 관계자는 “자체 연구개발(R&D)은 물론이고 인수합병(M&A)과 기술 계약으로 핵심 소재 국산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또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으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그룹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관련 사내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다. SK그룹은 16일 사내 교육 플랫폼 ‘마이서니’에 MS의 온라인 학습 시스템 ‘MS런’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날 화상 회의를 통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MS런을 자사 교육 플랫폼에 도입한 것은 SK그룹이 처음이다. SK그룹은 마이서니에 MS런의 교육 콘텐츠 중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을 가공해 직원들이 쉽게 학습하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또 직원들이 마이서니를 통해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 관련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 분석 분야의 전문가를 기업 내부에서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서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외 AI, 디지털 전환 관련 대학과 연계해 학위 과정이 포함된 공식 학습 과정도 개발할 계획이다. SK그룹이 올해 1월 선보인 사내 교육 플랫폼 마이서니는 매일 평균 8000명의 직원이 접속해 학습하고 있다. 조돈현 마이서니 최고교육책임자(CLO·사장)는 “MS와의 협력을 통해 클라우드, AI,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질 좋은 콘텐츠를 가져와 구성원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