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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분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들마저 무사하지 못할 뻔 했어요.” 부산 금정구 한 장례식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족 A 씨는 한 남성을 거론하며 거듭 감사의 뜻을 밝혔다. 컴퓨터 디자이너였던 A 씨의 딸(32)은 지난 달 29일 남동생(19)과 함께 서울 이태원을 찾았다. A 씨는 “최근 대학에 합격한 아들이 누나를 만나려고 서울을 찾은 것”이라며 “인파에 휩쓸린 딸은 결국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며 고개를 떨궜다. 그나마 아들 B 군을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건 한 남성 덕분이라고 했다. A 씨가 거론한 남성은 특수전사령부 대위 출신 현진영 씨(30)였다.● “누나 못 구해 되레 미안”현 씨는 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달 29일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이태원을 찾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살려 달라’는 비명 소리가 들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전사에서 약 6년 복무 후 올 6월 대위로 전역한 그는 ‘응급구조사’ 자격을 취득한 상태였다. 즉시 거리로 나온 현 씨는 오후 10시 15분경 성인 2, 3명 아래 깔려 힘겨워하는 B 군을 발견하고 온 힘을 다해 그를 빼냈다. 길거리에 누운 B 군이 의식을 잃자 어깨를 흔들고 뺨을 때리며 정신을 차리게 했다. 현 씨는 “혼자 왔느냐”고 물었고 B 군은 “누나와 왔다”고 했다. 현 씨는 “인상착의 등을 물어 누나를 추가로 구조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끝내 찾을 수가 없었다”고 돌이켰다. 현 씨는 이후에도 30일 새벽 4시까지 약 6시간 동안 소방대원 등을 도와가며 구조 활동을 했다. 현 씨는 “약 30명의 민간인들이 함께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도왔다”며 “핼러윈을 즐기러 왔던 간호사들도 하이힐을 벗고 응급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누나를 구하지 못해 유족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다.● 사람 끌어올린 ‘난간의 의인들’참사 당일 해밀톤호텔 서쪽 골목 난간에서 인명 구조에 동참한 ‘난간의 의인들’도 화제가 되고 있다. ‘배지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BJ(인터넷 방송인)는 참사 당일 이태원에서 방송을 하다 사고를 당할 뻔했다. 다행히 난간에 있는 사람들이 손을 뻗어 가까스로 구조됐다. 이후 시민 2, 3명과 힘을 모아 추가로 시민 5, 6명을 난간으로 끌어올려 구조했다고 한다. 당시 촬영된 약 1시간 분량의 영상에는 그가 “한 명만 더”를 외치며 난간 밑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이 BJ를 난간 위로 오르게 하는 데 도움을 준 남성도 ‘청자켓 의인’으로 불리고 있다. 청자켓을 입은 그는 몸으로 버텨 다른 사람들이 넘어지는 걸 막고 지인 등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당일 가게 문을 열고 공간을 만들어 구조에 동참한 사례도 있다. 목격자 전모 씨(25)는 1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골목이 완전히 사람으로 꽉 찼을 때 옆에 있던 작은 클럽에서 문을 열어줘 사람들이 물밀듯 들어갔다”고 돌이켰다. 클럽 관계자는 “당시 사람들이 몰려 위기를 직감한 직원이 문을 열었다”며 “누구라도 그 상황에선 최선을 다해 구조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도 구조 활동에 동참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한국에 휴가를 왔던 미국인 의사 소피아 아키야트 씨(31)도 참사 현장에서 구조 활동에 동참했다고 한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어린 아들을 남겨놓고 이렇게 가면 어떡하나요.” 31일 서울 구로구 고대구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50대 여성 정모 씨의 빈소를 찾은 지인은 “금실 좋은 부부였는데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이 아직 초등학생이라 너무 걱정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구청 공무원인 정 씨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여동생과 조카를 데리고 이태원을 찾았다가 셋 모두 참변을 당했다. 중학생인 정 씨의 조카(15·여)는 이번 참사의 최연소 희생자이고, 정 씨는 희생자 중 유일한 50대다. 빈소에서 정 씨의 첫째 딸과 둘째 딸 옆에 서 있던 초등학생 아들 A 군도 누나들과 아버지를 따라 조문객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정 씨의 남편은 “아내의 여동생과 조카는 다른 장례식장에 있다”고 말한 후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평소 구청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불릴 만큼 활달한 성격이었던 정 씨의 빈소에는 동료들의 조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한 동료는 영정 사진을 보고 “○○아, 우리 ○○이 맞지? 이렇게 예쁜데…”라며 오열했다. 또 다른 동료는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사무실 분위기를 좋게 해줬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정 씨의 여동생과 조카의 빈소가 함께 마련됐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과 학생들은 나란히 걸린 두 모녀의 영정 사진을 보고 오열했다.○ 미국 회계사 시험 붙은 외동딸 잃은 아빠31일 전국 40여 곳의 병원과 장례식장에선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을 그리는 유가족들의 통곡이 종일 이어졌다. 부모들은 아들과 딸의 사진을 끌어안고 가슴을 잡았고, 형제자매와 친척, 지인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한 표정으로 빈소를 지켰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서울삼육병원엔 사망자 이모 씨(25·여)의 아버지(56)가 빈소를 지켰다. 그는 “우리 외동딸 1년 반 열심히 공부해서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 씨는 미국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품고 그동안 친구들이 축제를 즐길 때도 공부에 매진했다고 한다. 1박 2일로 등산을 다녀온 아버지는 참사 다음 날에야 딸의 소식을 들었다. 언론 보도를 보고 놀라 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전화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경찰이었고, 참사 현장으로 가던 중 병원으로부터 딸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등산 가기 전날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원래는 인사하러 나오던 딸이 그날은 방 안에 있었다”면서 “딸이랑 마지막 인사도 못 했는데 갔다”며 허공을 쳐다봤다. 빈소를 찾은 대학 동기 장모 씨(25)는 “미국 회계사 합격 소식을 듣고 이번 달에 만나기로 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17년 단짝 친구도 함께 참변이날 광주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에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17년을 함께 다닌 단짝 친구 2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B 씨(23·여)는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3시경 아버지에게 전화해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놀러 간다”며 이태원에 갔는데 둘은 끝내 사망한 채 발견됐다. 아버지는 “딸이 몇 주 전 회사에서 승진을 했다. ‘재밌게 놀다 오라’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부산 금정구의 한 장례식장엔 C 씨(32·여)의 빈소가 마련됐다. 촉망받던 컴퓨터 디자이너였던 C 씨는 참사 당일 남동생(19)과 함께 이태원에 갔는데, 남동생만 탈출하고 C 씨는 사망했다고 한다. 남동생은 최근 대학에 합격해 누나를 만나려고 서울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문객은 “엄청난 군중 속에 누나와 남동생이 같이 휩쓸렸고, 한 남성이 극적으로 동생을 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누나는 끝내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딸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어머니경기 의정부 을지대병원에 안치된 D 씨(24)의 어머니는 딸의 사망을 믿기 어려운 표정이었다. 공학도인 D 씨는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는데,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중 스트레스를 풀러 이태원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어머니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이 어딨니”, “우리 ○○이 맞아?”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당국의 소홀한 대응에 분통을 터뜨리는 유족도 적지 않았다. 이날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서 딸 박모 씨(27)의 빈소를 지키던 아버지는 “우리한테는 장례 지원 이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딸을 잘 보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이나 경찰이 빈소를 잡아도 되는지 여부조차 어제(지난달 30일) 저녁 늦게 알려줘 급하게 빈소를 잡았다”며 “우리는 그냥 개인적으로 다 하고 있다”고 했다.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 영도구의 남자 공립학교인 부산남고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해 2026년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새로 문을 연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남고의 명지신도시 이전안이 교육부의 중앙심사를 최근 통과했다고 31일 밝혔다. 현재 부산남고는 2023학년 신입생까지만 받고 이들이 졸업하는 2026년 2월까지만 유지된다. 이전하는 부산남고는 강서구 명지동 1604 일원의 1만5700m²에 들어서며 2026년 3월부터 신입생을 받는다. 학급 수는 특수학급 1학급을 포함해 총 37개이고, 학급당 학생 수는 28명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의 명칭은 그대로 유지되며, 이전하는 부산남고는 남녀 공학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416억 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부터 교사 건립에 나선다. 부산남고 이전 논의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동창회와 일부 재학생 학부모들이 “신입생의 지속된 감소로 내신등급 산출 등 대학 입시에 불이익을 받는다”는 등의 이유로 이전을 촉구하고 나선 것. 반면 “학교가 사라지면 교육환경 악화와 인구 유출 가속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역 주민의 반대도 많았다. 현 부산남고 부지는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해 복합 교육 문화허브로 조성할 예정이라는 것이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영도구의 일반계 고교인 광명고와 영도여고에 많은 예산을 지원해 최첨단 시설을 갖추게 할 것”이라며 “두 학교가 부산의 대표 명문고로 거듭나도록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에어부산은 항공업 분야에 취업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항공 관련 영화를 보여주고 진로 상담 등을 함께 하는 ‘무비트립’을 진행했다고 30일 밝혔다. 28일 오후 부산 강서구 에어부산 사옥에서 열린 행사에는 지역 대학생 약 4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대강당에서 항공기 비상 착수 상황을 다룬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을 관람하고 영화와 실제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파일럿과 승무원 등이 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의 궁금증을 직원들에게 물었다. 이어 학생들은 사옥 내 교육훈련 시설을 이용해 △항공기에 탑재된 장비와 그 용도 △비상상황 때 탈출하는 방법 △항공기 출입문 작동법 등을 직접 실습하는 등 현장 직무교육을 받았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항공 관련 직업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조금 더 현장감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항공사에서 원하는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2개월간의 항공 관련 실무교육을 제공하는 ‘드림캠퍼스’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지역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되지 않고 우수한 항공 전문 인력으로 성장해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3년째 중단됐던 부산∼일본 국제 여객선 운항이 28일부터 정상화된다. 해양수산부는 26일 “최근 한일 양국의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여객선 운항 재개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28일부터 한일 여객선 운항을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 항만의 입출국 수속 준비로 본격적인 운항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다음 달 4일 일본 후쿠오카를 출항해 부산항으로 입항하는 여객선이 코로나19 이후 첫 운항 일정이라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지난 3년간 부산의 해운·관광업계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객선을 통해 일본을 여행하려는 관광객 수요가 사라진 까닭이다. 여객선을 타러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찾는 이용객은 한일 무역분쟁이 심화했던 2019년부터 줄었고, 코로나19 이후엔 이용객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일본 정부는 방역 등을 이유로 2020년 3월 9일부터 한국발 여객선의 일본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27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2018년 143만2455명에 달했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한 여객선 이용자 수는 △2019년 93만7139명 △2020년 6만1475명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는 단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실제 26일 찾은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은 오가는 사람이 없어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다. 텅 빈 대합실 양쪽에 자리 잡은 여객선 운항선사의 매표창구에는 철제 셔터나 하얀색 천 스크린이 내려졌고, 전문식당가도 불이 꺼져 어두컴컴했다. 국내에서 일본을 오가는 여객선의 운항은 1곳(강원 동해항∼일본 마이즈루항)을 제외한 모든 노선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부산에서 일본으로 가는 항로는 오사카와 시모노세키, 후쿠오카, 쓰시마섬 등 4개다. 일본 정부가 이달 11일부터 외국인 여행객의 무비자 입국과 개인 자유여행을 허용해 항공편을 통한 일본 입국은 가능해졌다. 해수부 등 우리 정부는 일본행 뱃길은 오랫동안 발이 묶여 해운업계의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일자 일본 정부와 협의를 통해 운항 재개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BPA 관계자는 “일본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항만 가운데 준비가 먼저 끝나는 항만부터 여객선 운항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이후부터 일본을 오가는 여객선의 운항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부산지역 해운·관광업계의 피해는 심각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잇는 여객선과 페리선을 운항하는 선사가 부산에 9개 있었는데, 지금까지 2곳의 선사가 폐업하고 1곳도 최근 운항 면허를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사 관계자는 “2017년 한 해만 해도 우리 선사를 이용한 여행객 수가 50만 명에 달했다. 코로나19로 뱃길이 끊기면서 많은 직원이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으며, 이 중 퇴사한 이들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해수부 측은 “이번 한일 국제여객선 운항 정상화로 선사들의 어려움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이고 부산의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특히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부산불꽃축제에 많은 일본인이 방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대구에 본사를 둔 개인형 이동수단(PM) 전문기업 ㈜엘유엘코리아가 수출 전문 공장을 건립하고 글로벌 무대 공략에 나섰다. 엘유엘코리아는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 전동스쿠터 등의 PM을 개발하고 제조해 유통하는 기업이다. 친환경 모빌리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2018년 4월 이엠이코리아(Eco, Mobility, Energy)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인생의 어떤 공간이라도 잇는 PM을 생산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최근 사명을 엘유엘코리아(Link Up Life)로 변경했다. 엘유엘코리아는 자체 개발한 기술과 디자인을 적용한 PM을 만들어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판매하기 위해 수출 전용 공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1만7800m² 규모의 경북 김천시 PM 생산 공장은 내년 상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수출 물량이 앞으로 꾸준히 더 늘 것으로 보고 경북 경주시에 제2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현재 설계 작업이 진행 중인 경주공장에서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배터리도 생산한다. 엘유엘코리아는 창업 초기부터 연구개발에 나서면서 많은 독자 기술을 확보한 덕분에 국내 PM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레인 역할을 하는 기업부설 연구소가 고효율 배터리와 모터 등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혁신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과 적극적인 협업에 나섰던 점도 짧은 시간 내 엘유엘코리아가 성장할 수 있던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엘유엘코리아는 로보틱스 전문기업인 ㈜제이엠로보틱스와 업무 협약을 맺고 PM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PM에 음성 인식 기능을 추가해 자동 기어변속과 날씨 정보 제공 등이 이뤄지는 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 번역 채팅앱을 개발한 애니챗과 업무협약을 맺어 영어와 중국어, 프랑스어 등 14개 언어를 인식하는 제품 생산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 기업은 아마존과 메가존클라우드, 경일대와 클라우드 기반 PM 부문의 협약을 맺고 글로벌 온라인 마케팅 능력도 확보했다. 엘유엘코리아는 한국기독교기념관과 기독교기념관 테마파크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도 맺었다. 이 기업에서 생산한 친환경 전기자전거가 충남 천안에 약 33만 m² 규모로 지어지는 테마파크의 관광 이동수단이 될 예정이다. 엘유엘코리아는 기존 PM의 개념을 뛰어넘는 휴먼모빌리티(HM) 제품을 세계 무대에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미래 비전을 세웠다. 자율주행 제품과 같은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한 제품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업무 협약을 맺은 파트너사와 기술 협력과 제휴를 통해 더 나은 기술과 실용성 있는 디자인 개발에 나선다. 김홍현 엘유엘코리아 회장은 “국내 시장의 독보적 입지를 넘어 유럽과 미주 지역에 독자 모델을 수출하는 글로벌 PM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이제 곧 대구의 명산 팔공산이 단풍으로 알록달록 물든다. 팔공로를 따라 공산터널을 지나면 도로 양쪽에 은행나무가 늘어선 샛노란 세상이 펼쳐진다. 다람재에서 내려다본 낙동강의 가을 풍경도 장관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도 괜찮지만 더 많은 구석구석의 자연 풍경과 체험 시설 등을 돌 수 있는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은 대구의 멋진 가을을 만끽하는 방법이다.팔공산 순환도로 코스파군재삼거리→백안삼거리→동화사 입구→수태골→파계삼거리→파군재삼거리. 대구에 있어 팔공산은 단순한 산 그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시민들은 이 산을 ‘대구의 심장’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꽃핀 불교 문화가 우리나라 역사의 중요한 페이지를 차지하며 계절마다 바뀌는 산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휴식과 위로를 얻는 까닭이다.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관광 100선’에도 선정된 팔공산에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순환도로가 있다. 이 순환도로는 국토교통부의 ‘한국 경관도로 52선’에도 뽑힐 정도로 차로 달리기 아름답다. 파군재삼거리에서 방짜유기박물관, 동화사, 시민안전테마파크, 수태골, 신숭겸 장군 유적지를 지나서 다시 파군재삼거리로 이어지는 25km의 순환도로다. 봄에는 벚꽃길, 가을에는 단풍길이 펼쳐진다. 도학동에서 동화사로 올라가는 길과 동화사 집단시설지구와 파계사 집단시설지구를 연결하는 길이 특히 아름답다는 평을 받는다. 백안삼거리에서 동화사 입구까지는 노란 은행나무길이 5km 이어진다. 계절마다 다채로운 색으로 바뀌는 나무들이 즐비한 데다 파계사와 동화사, 부인사 등 유서 깊은 명찰을 이어주고 있어 문화 유산의 향기도 느낄 수 있다. 많은 사명대사 관련 유물을 간직한 동화사는 임진왜란 때 승군의 본부가 있던 호국 사찰로 널리 알려졌다. 파계사는 조선 21대 왕 영조의 출생과 인연이 깊은 절이다. 숙종이 영원선사에게 왕자의 탄생을 위한 백일기도를 부탁했는데, 기이하게 기도가 끝나는 날 숙빈 최씨에게 태기가 보였고, 이듬해 영조가 태어났다. 1979년 원통전 내 관음보살상에 금칠을 다시 하다가 영조의 도포가 발견되면서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파계사 근처에는 커피 거리가 조성돼 있어 드라이브 중간 내려 커피와 차를 마시며 쉬어가는 것도 좋다. 초등학생이나 유아를 둔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근처의 시민안전테마파크나 방짜유기박물관에 들러 체험을 즐기는 것도 좋다. 시민안전파크는 대구소방안전본부가 2003년 200명에 가까운 생명을 앗아간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시민의 재난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설립한 곳이다. 연기가 자욱한 지하철 탈출 체험과 집에 난 불을 직접 끄는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방짜유기박물관은 놋쇠 덩어리를 불에 달궈 두드려 만드는 방짜유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전국 유일의 박물관이다. 국가무형문화재 77호 유기장 이봉주 선생이 기증한 작품 1489점 등을 볼 수 있다. 근처에 대한수목원과 자연염색박물관 등도 있다.가창댐 코스 가창댐→동제미술관→대구미술광장→구삼폭포→달성조길방가옥대구시민들의 식수원인 가창댐은 1959년 만들어졌다. 둑 길이가 260m이며 높이 45m 규모로 맑은 물이 가득 들어차 있다. 직선과 곡선 코스가 적절히 섞여 있는 이 일대 도로를 달리는 것만으로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댐 주변으로 앞산과 산성산, 주암산 등 수려한 산들이 자리 잡고 있어 단풍으로 울긋불긋한 가을 풍경을 즐길 수 있어 힐링이 된다. 가창댐에서 차로 5분 거리인 가창면 용계마을(가창로 1099) 입구에 조성된 ‘가창찐빵거리’는 한번 들러볼 만하다. 2000년 처음 이곳에 찐빵가게가 생긴 뒤 현재 약 10곳이 성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게마다 찐빵과 만두의 맛이 미묘하게 다르다고 한다. 가창댐 외곽을 따라 조성된 3km의 도로를 달리다 보면 동제미술관이 나온다. 어른 기준 입장료 7000원을 내고 들어가면 유명 작가의 회화와 조각상 등의 미술품을 볼 수 있고 음료도 내어준다. 이곳에서 5km 정도를 더 달리면 대구미술광장을 볼 수 있다. 이곳은 폐교를 고쳐 만든 예술인의 창작 스튜디오다. 운동장을 야외 조각공원처럼 꾸며 놓아 일반인 관람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도로변에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는 구삼폭포도 있으니 차에서 내려 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은 어떨까. 차를 타고 5분만 더 가면 조길방가옥을 구경할 수 있다. 난을 피해 숨어든 조씨들이 1784년 지은 집으로 알려진 이곳은 국가민속문화재 200호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대니산 코스현풍중고교→다람재→도동서원→현풍 곽씨십이정려각(용흥지)→지2리마을회관현풍중고교에서 출발해 도동서원 가는 길에 고개가 하나 있는데 이를 ‘다람재’라고 부른다. 주변에 다람쥐가 많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고개가 마치 다람쥐를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는 설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고개 아래에 도동터널이 생겨 힘들게 고개를 넘지 않아도 되지만, 이곳을 모르고 지나치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차를 타고 도착할 수 있는 다람재 전망대에 서면 발아래 도동서원과 서원 주위를 휘감아 도는 낙동강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람재에서 차를 타고 내려오면 도동서원을 만난다. 이곳은 한훤당 김굉필의 도학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김굉필은 김종직 아래에서 학문을 배웠다. 고려 말 정몽주에서 길재, 김종직으로 이어지는 유학의 맥을 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뜰에는 ‘김굉필 나무’라는 별명이 붙은 400년 된 은행나무가 멋진 자태를 뽐낸다. 11월에 가면 노랗게 물든 도동서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서원을 지나 더 달리면 낙동강레포츠밸리와 오토캠핑장이 있다. 이곳에서 윈드서핑과 요트,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플라이피시 등 약 10가지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물이 두려운 이들이라면 사륜구동 오토바이, 양궁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수상레저지원센터 옆에 오토캠핑장이 있는데, 야영이 가능한 캠핑 사이트 44면이 조성됐다. 낙동강을 눈에 담으며 계속 차를 몰면 현풍곽씨십이정려각이 나온다. 그 앞 용흥지에서 쉬면서 비슬산 천왕봉과 조화봉, 대견봉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한다.송해공원 코스옥연지송해공원→반송삼거리→용연사→화원119안전센터옥연지송해공원은 올해 6월 별세한 KBS 전국노래자랑의 MC 송해 선생의 이름을 딴 공원이다. 송해는 대구 달성에서 통신병으로 복무하다가 이곳 기세마을에 사는 부인을 만났다. 이런 인연으로 달성군 명예군민이 됐고, 달성군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송해공원 입구에는 그의 얼굴이 그려졌고,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는 다리에 그의 흉상도 있다. 송해공원에는 길이 3.5km의 둘레길이 있는데, 상수리나무와 연리목, 감태나무 연리지 등을 만날 수 있다. 연인이 함께 걸으면 사랑이 영원해진다는 아치형 다리인 백세교도 있다. 금동굴도 인기코스다. 일제강점기 채굴하던 금광을 단장한 것으로 옛 금광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몇 해 전까지는 송해공원 인근에 옛 식당만 몇 곳있었으나 최근에는 멋지게 인테리어된 카페와 전망 좋은 밥집이 즐비해 대구를 대표하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풍광 좋은 드라이브길은 송해공원에서 반송삼거리를 지나 천년고찰인 용연사까지 쭉 이어진다. 적멸보궁(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가 있는 법당)으로 유명한 용연사는 신라시대인 912년 창건됐다가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후 1603년 사명대사가 재건했다. 이후 다시 소실됐다가 현재는 1728년 세운 극락전과 적멸석궁 석조계단 등이 남아있다.김화영기자 run@donga.com}

대구는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국내에서 손꼽힌다. 도시철도역사 등 곳곳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서 탈 수 있다. 279개 노선을 갖춘 자전거도로의 총길이는 1071km에 달한다. 대구와 100km 떨어진 부산을 5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의 자전거도로가 대구 시내 전역에 조성돼 있는 것. 자전거를 타고 접근하지 못할 곳이 없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수도 다른 도시들보다 훨씬 많다.○ 자전거 인구 많은 대구 28일 통계청의 교통수단별 통근 인구(2020년)에 따르면 대구에서 자전거를 통근에 활용하는 이는 1만6977명으로 15세 이상 총 통근 인구(102만 4484명)의 1.65%였다. 서울(1.59%)과 대전(1.45%) 부산(0.74%)보다 많다. 잘 갖춰진 인프라를 활용해 대구 구석구석을 자전거로 돌아보는 것도 깊어가는 가을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대구시는 관광객과 주민이 자전거로 지역을 관광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올해 ‘2022 대구 자전거지도(BIKE MAP)’을 제작했다. 자전거로 돌아볼 수 있는 35개 코스가 지도에 담겼고, 초·중·상급 등 자전거 숙련도에 따라 코스의 색깔을 다르게 표시했다. 자전거 무료대여소와 수리센터 등의 정보도 담겼다.○ 초급자가 달리기 좋은 금호·낙동강변 가족이나 연인 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초급 코스를 대표하는 것은 ‘금호강∼낙동강 코스’다. 대구시청 인근의 대구지하철 칠성시장역에서 시작해 도청교∼노곡교∼세천교∼강정고령보∼대실역에 이르는 27km 코스다. 아스팔트 자전거 전용도로가 금호강변을 따라 조성돼있고 대부분의 구간이 평지여서 자전거 초급자들도 편안히 즐길 수 있다. 강 풍경과 절벽, 숲, 습지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눈이 호강하는 코스다. 금호강 생태조성사업이 이뤄짐에 따라 중간중간 휴식공간과 음료대 등도 설치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칠성시장역과 동촌역 등 지하철과 연계가 좋아 가장 많은 시민이 찾는 코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14km의 ‘달성습지코스’도 초급자에게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대구 도시철도 2호선 계명대역에서 시작해 화원읍 방향 왕복 8차로의 달서로 옆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리면 달성습지에 도착한다. 왼쪽에 습지를 두고 라이딩을 즐기다 보면 금세 강창역에 도착한다.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연 조성된 달성습지 인근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주변을 걸으며 습지 생태 학습을 체험할 수 있다. 강창역에 이를 때까지 금빛갈대가 즐비해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기 좋다.○ 전망 좋은 도동서원 등 중급 코스 자전거 타기에 자신감이 생긴 이들은 달성보에서 다람재와 도동서원을 거쳐 도동터널에서 다시 달성보로 돌아오는 26km의 ‘도동서원 코스’에 도전해볼 만하다. 낙동강변을 따라 달리다 다람재와 도동서원을 지나치면 차 한 대 정도가 다니도록 조성된 좁은 아스팔트길을 만난다. 도로 양옆으로 울긋불긋한 단풍나무가 우거진 오르막길을 지속해서 오르면 다람재 정상이 나온다. 여기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발아래 펼쳐진 낙동강을 감상하며 힐링할 수 있다. 이곳은 차량 통행이 적어 내리막길을 조심스레 내달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해발 811m의 환성산 아래 지역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총 68km의 은해사 코스(아양교역∼수성패밀리파크∼와촌∼은해사∼갓바위휴게소∼능성재∼파군재∼불로동∼아양교역)는 12개 중급 코스 가운데 가장 길다. 금호강변은 자전거를 타기에 편한 평지이지만 은해사에서 갓바위휴게소 방향으로 이동하는 길은 오르막이 제법 많다. 아양교역에서 대구공항∼불로동∼백안 삼거리∼진안갓바위 삼거리∼갓바위집단시설지구를 들렀다가 되돌아오는 34km의 ‘갓바위 코스’와 대구 자전거안전교육장에서 남지장사를 왕복하는 41km의 ‘남지장사 코스’도 중급 코스로 분류된다.○ 마니아라면 오르막 헐티재 등 상급코스 오르막이 전혀 두렵지 않은 자전거 마니아라면 ‘헐티재’ 코스를 가면 흥미로울 것이다. 가창댐에서 시작돼 대구 미술의 광장∼정대숲∼헐티재까지 18km가 지속해서 오르막이다. 벚나무 단풍터널 아래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 대구에서는 ‘헐티재를 오를 수 있느냐’가 자전거 상급자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말도 있다. 이와 비슷한 듯 조금 다른 ‘팔공산 순환코스’가 있다. 불로고분군∼봉무공원∼파군재∼팔공터널∼백안동∼동화사∼수태골∼파계사에 이르는 50km다. 파계사와 동화사 등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재를 접할 수 있다. 공산터널을 통과하면 은행나무 가로수들의 노란 물결을 볼 수 있다. 50km를 다 돌지 않고 기량에 맞춰 일부 코스만 돌아보는 것도 좋다. 올해 ‘대구 자전거 지도’는 대구시 교통정책과나 8개 구군의 교통과로 문의하면 받아 볼 수 있다. 권용익 대구시 교통정책과장은 “시민들과 방문객들이 자전거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시설물 정비에 신경을 쓰고 있다. 가족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을을 흠뻑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헉, 허억, 허으억….” 2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LCT) 건물 78층 계단. 절규 섞인 호흡소리가 밀폐된 벽에 부딪혀 메아리가 돼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등에 멘 20㎏ 공기호흡기(산소탱크)는 거대한 바위를 짊어진 듯했다. 공기가 잘 안 통하는 긴 방화복이 온몸을 덮어 땀은 비 내리듯 쏟아졌고, 눅눅해진 바지가 허벅지에 자꾸 들러붙어 한 계단 한 계단 발을 디디가 쉽지 않았다.● 방화복 세트 풀 장착하고 24분 만에 101층 올라 이날 동아일보 기자도 화재 진압장비 풀세트를 장착하고 엘시티에 올랐다.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연 ‘전국 소방공무원 해운대 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670명의 소방관과 함께였다. 총 높이 411.6m, 110층의 엘시티는 555m(127층)의 서울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대회는 경쟁 부문(방화복·간소복·4인 계주)과 비경쟁 부문 등으로 나뉘었는데, 방화복 풀세트를 착용하고 참가한 이는 78명이었다. 처음엔 속도를 내던 소방관들은 70층이 넘어선 뒤 헉헉대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괴로워하면서도 “다 왔다.” “할 수 있다“며 스스로를 다독인 뒤 계단 오르기에 사력을 다했다. 그 결과 670명 전원이 완주했다. 방화복 부문 1위는 충북 청주 동부소방서의 윤바울 소방교가 차지했다. 23분 48초 만에 1층부터 2372개의 계단을 밟아 꼭대기 층에 도달한 것. 여성 소방관의 방화복 최고기록은 44분 9초였고, 방화복 부문 평균 기록은 31분 25초였다. 기자의 완주기록은 35분 27분 기록으로 평균 이하였으나, 방화복을 입고 참가한 10여 명의 취재진 중에는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간소복의 1위 기록은 14분57초였다. 44분33초로 완주한 울산소방본부의 한 20대 여성 대원은 “15층부터 호흡이 가빠왔다. ‘포기할까?’ ‘완주해야 한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초고층 화재 대처 연습차 자발적 참여한 소방관들 화재대응 훈련을 위해 소방관들이 초고층 건물 계단을 오르는 일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최고기록자에게 표창을 수여하는 등 빨리 오르기 경쟁을 목적으로 이벤트가 열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부산소방본부는 “전국 소방관의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을 위해 대회를 마련했다”고 대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소방당국은 이번 대회로 전국 소방관이 초고층 빌딩 화재에 더 경각심을 가지길 바라고 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공기호흡기를 착용하고 초고층 건물의 계단을 오르며 자신의 체력을 테스트 해 본 뒤, 평균보다 뒤처지는 이들은 더 열심히 체력 훈련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소방당국 내부에선 ‘소방관의 체력이 초고층 화재의 최고 진압 장비’라는 말도 나온다.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이 전국 각지에 건립되고 있지만, 현재의 진압 장비로는 완벽하게 대응할 수가 없기 때문. 고가사다리차는 최대 70m까지만 도달해 23층 이상의 화재는 대처가 어렵다. 소방헬기는 건물 사이 바람이 몰아치면 화재 발생 지점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 결국 소방관이 계단에 올라 인명구조와 화재 진압을 동시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방화복 부문의 최고령 참가자인 오재영 부산 금정소방서 소방위(56)는 “부산 전역에 초고층 건물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이벤트가 아니라 더 많은 진압대원이 참여시켜 이 같은 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웅 충북 진천소방서 소방사(25)는 “진천에는 높은 건물이 없지만 언제든 최악의 전국 고층건물 화재 진압에 투입될 수 있다고 여겨 훈련을 목적으로 대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부산소방본부는 소방관들의 호응이 클 경우 내년부턴 대회 규모를 더 확대하는 방침을 검토할 예정이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교육청 행정국장이 6·1 지방선거에서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을 당선시키기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공무원 신분으로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부산시교육청 A 행정국장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국장은 6·1지방선거 전 부산시립중앙도서관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산교육청 동료 직원과 지인 등 2명에게 하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 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 9조는 공무원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국장은 부산교육청에 함께 근무하는 동료에게 ‘하윤수 후보가 김석준 후보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내용이 담긴 여론 조사결과를 전송했고, 학원연합회 전 간부인 지인에게는 김 후보가 과거 대학교수로 재직 중일 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성추행 의혹에 관한 기사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A 국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 국장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동료 직원과는 30년 지기 친구 사이이며, 학원연합회 전 간부도 친인척처럼 지낸다. 이들과 일상적인 SNS 소통 과정에서 전달된 메시지는 어떤 정치적 의도도 담기지 않았다”면서 “공무원이라고 할지라도 은밀하게 나눈 대화까지 문제 삼는 것은 외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시교육청은 검찰이 A 국장을 기소할 경우 공소장 내용을 확인하고 A 국장의 직위해제와 징계위원회 회부 등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33∼35대 부산시장(2004∼2014년)을 지낸 허남식 전 시장이 부산 신라대 총장 후보에 올랐다. 대학 내부에선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신라대에 따르면 김충석 현 총장의 뒤를 이을 차기 총장은 25일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달 11∼14일 이뤄진 차기 총장 선출 공개모집에 8명이 지원서를 냈는데, 학교 재단의 이사와 신라대 교수 등 8명으로 꾸려진 총장 후보 심의위원회가 최종 후보 4명을 추렸으며 여기에 허 전 시장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나머지 3명은 신라대 교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8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25일 후보자의 소견 발표를 듣고 5명 이상의 찬성을 얻은 후보를 임기 2년의 차기 총장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총장 후보자는 신원조사 등을 거쳐 다음 달 25일 취임한다. 대학 내부에서는 허 전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교수는 “참신한 외부 인사가 지원한 것이라면 환영할 만하지만, 공직에만 오래 몸담았던 교육 비전문가인 허 전 시장이 대학 개혁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지적했다. 신라대 교수평의원회와 교수노조도 최근 내부 게시판에 “재단이 허 전 시장과 사전에 접촉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원칙과 절차에 따라 총장 선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취임에 반대할 것”이라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사진)이 6·1지방선거 예비후보 시절 부산의 한 단체에 기부를 한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24일 확인됐다. 경찰은 하 교육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하 교육감을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일부 혐의가 입증됨에 따라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하 교육감이 예비후보이던 올 2월 부산의 한 단체를 방문해 자신의 저서 6권을 기부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공직선거법 113조는 공직선거 후보자가 유권자나 단체 등에 기부하는 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있다. 하 교육감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지자가 저서를 구매해 전달한 것이지 직접 기부한 게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현재 하 교육감은 법으로 금지된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선거기간 허위로 학력을 공표한 혐의로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부산지검은 하 교육감이 지난해 6월 창립한 ‘포럼 교육의힘’을 선거용 사조직으로 활용하며 사전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를 포착하고 22일 하 교육감의 집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내년 1월 1일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를 앞두고 부산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련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거주지 이외의 지방자치단체에 기부를 하면 10만 원까지 세액공제(초과분은 16.5%)를 해주고, 기부액의 최대 30%에 상응하는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 재정을 확충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 강서구는 ‘고향사랑기부금 모금 및 운용에 관한 조례안’을 최근 제정해 조례의 주요 내용을 구민에게 알리는 의견을 청취하는 입법예고를 진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다음 달 열리는 구의회 임시회에서 조례가 통과돼 공포되면 7명 이내의 답례품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모금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강서구는 답례품이 고향사랑기부제의 흥행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답례품 선정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강서구는 내부 직원을 상대로 답례품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지역의 특산품인 대저 토마토(사진)를 비롯해 명지 대파, 가락 황금쌀, 가덕도 굴 등이 후보로 추천됐다고 밝혔다. ‘짭짤이 토마토’라고 불리는 대저 토마토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토마토보다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은 데다 짭짤하고 새콤한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매운맛이 강한 명지 대파도 인기 있는 지역의 농산물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대저 토마토는 주로 2∼4월 출하되는 계절상품이지만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어 답례품으로 인기가 있을 것”이라며 “농산물뿐만 아니라 지역 중소기업의 공산품 등을 비롯한 다양한 이색 상품도 답례품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서구가 마련한 조례에 따르면 답례품의 종류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 △체험과 숙박 등이 포함된 상품권 △전통주 △전승공예품 등으로 다양하다. 기장군도 21일까지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하고 답례품 선정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기장군 관계자는 “전국에서 유명한 미역과 다시마, 멸치를 비롯해 마을기업과 자활기업에서 생산되는 공산품 등이 답례품선정위에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달 제정한 고향사랑기부제 조례안을 심의하는 조례규칙심의회를 18일 개최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는 경남과 울산의 상의와 공동으로 KDB산업은행의 조속한 부산 이전을 촉구하는 부울경 경제계 공동 성명을 16일 발표했다. 부울경상의는 공동성명에서 “침체된 지역 제조업의 부활과 국가 균형발전의 성공을 위해 산업은행 본사의 부산 이전이 필요하다”며 “여야 정치권은 본사의 이전을 뒷받침하는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 1항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라는 조항의 삭제 및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울경상의는 “산업은행 경영진과 노조는 차질 없이 본사 이전이 추진되도록 협력해야 하고, 부산시는 산업은행 임직원의 주거와 교육, 정주 여건 등에 불편함이 없도록 전향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울경상의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금융 공기업 하나를 지방으로 단순히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은 “수도권이 지역의 청년을 모두 흡수하는 상황에서 남부 지역에 새로운 경제의 축을 세우기 위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꼭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부울경 경제계는 지속해서 한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11일 취임 100을 맞아 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교육 관계자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상당수 교사들이 하 교육감의 취임 후 ‘소통 부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 데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하 교육감은 “전부를 만족시키는 교육 정책 시행은 어렵지만 다양한 의견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공통분모를 찾아 설득해서 정책을 펼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산지부가 최근 부산지역 교사 133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적인 교육정책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1∼4점(10점 만점) 응답자 비율이 61.1%에 달했다. 하 교육감은 교육청사 이전 계획 역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부산시의회 등으로부터 받고 있다. 하 교육감은 “청사 이전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야심 차게 이전을 추진하려고 나서면서 소통 문제가 발생했다”며 “공청회를 열어 소통하며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 교육감은 이날 학력신장과 미래교육, 인성교육을 핵심으로 하는 ‘공교육 바로 세우기’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학력신장은 다음 달 문을 여는 부산학력개발원이 종합지원센터 역할을 맡게 하고,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국제 교육과정인 ‘IB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시 교육청은 종전의 학생교육원을 학생인성교육원으로 바꿔 운영하며 학생들이 올바른 성품을 갖추도록 지원할 계획이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며칠 전에도 왔는데 오늘도 허탕이네요. 5시간 넘게 줄섰는데….” 12일 오전 10시 반. 부산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지하 1층 이벤트홀 계산대 앞에서 김모 씨(28)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BY BTS(방탄소년단)’ 가방을 사려고 백화점 앞에서 오전 5시부터 대기했지만 더 일찍 나온 이들이 모두 사 간 것이다. 15일 오후 6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BTS의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앞두고 공연 기념으로 제작된 스페셜 굿즈(기획 상품)를 구매하려는 팬들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스페셜 굿즈는 7∼16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서울 잠실점 등 두 곳에서만 한정 판매되는데, 특히 BTS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BY BTS’ 제품은 하루 판매 수량이 적어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BTS 공식 상품 판매 스토어(부산 굿즈샵)가 위치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는 매일 오전 백화점 개장에 앞서 굿즈를 사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고 있다. 12일에도 개장 전 약 200명이 몰렸다. 기다리는 이들 중에는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로 대화하는 외국인들도 상당수였다. 부산시는 15일 공연 관람을 위해 국내외 BTS 팬 5만 명 이상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연을 기념해 출시된 굿즈는 열쇠고리와 포토카드, 잠옷 등 80여 종에 이른다. 굿즈에는 광안대교 같은 부산의 상징물에 ‘ㅂㅌㅅㄴㄷ’(방탄소년단)이 조합된 디자인이나 부산 공연의 슬로건인 ‘Yet to COME in BUSAN’ 등의 문구를 새겼다. 호텔도 ‘BTS 굿즈 특수’를 누리고 있다. 파라다이스호텔 등 부산 특급호텔 5곳은 BTS 소속사 하이브와 계약을 맺고 멤버 얼굴 등이 담긴 미공개 포토카드를 투숙객에게 주는 숙박 패키지 상품 판매에 나섰다. 14, 15일 숙박 패키지 상품은 전 호텔에서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국내의 창업 생태계는 서울 강남 등 수도권에만 집중적으로 조성돼 있습니다. 지역에선 투자자를 만나기도 네트워킹 기회를 얻기도 어렵습니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지원 프로그램은 많지만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을 더 키우는 ‘스케일업’ 지원이 부족합니다.” 10일 오전 부산 중구 롯데시네마 대영 6층 상영관. “부산 창업가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라는 관객의 질문에 무대 앞에 선 이들은 이렇게 밝혔다. 이날 행사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간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지역 창업가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마련됐다. ‘BIFF 속 또 다른 축제’를 표방하는 ‘커뮤니티 비프’로 진행된 ‘더(THE) 창업가: 부산 다이내믹스’ 시사회에 창업가와 그의 가족, 스타트업 지원기관 관계자 등 약 130명이 참석했다. 상영 시간 23분인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동 중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바쁜 창업가의 일상을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창업가들은 영화에서 “전국 스타트업 업계에 투자 유치의 찬바람이 분다지만 부산의 창업가는 시베리아 한복판에 선 상황”이라고 말하는 등 지방에 본사를 둔 창업가들의 고군분투를 가감 없이 전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장애인 채용 재택근무 시스템을 운영하는 ‘브이드림’의 김민지 대표, 화훼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플라시스템’의 김태진 대표, 장기숙박 플랫폼 ‘미스터맨션’의 정성준 대표, 낚시 정보를 공유하는 ‘커넥트제로’의 이승엽 대표 등 4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상영회의 백미는 관객과의 만남. 영화 상영 후 관객들은 1시간 넘게 객석을 지키며 영화 주인공과 소통을 이어갔다. 스크린의 QR코드를 찍으면 연결되는 인터넷 게시판에 궁금증을 남기고, 무대 앞 창업자들의 답변에 귀를 기울였다. 본사를 서울로 옮기지 않는 이유를 묻자 브이드림 김 대표는 “판로를 국내가 아닌 아시아 등 세계 전체로 넓히면 부산의 경쟁력이 나쁘지 않다. 부산시에서 창업청 신설 등 지원을 추진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했다.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부산테크노파크의 김형균 원장은 “시가총액 2조 원을 넘어 부산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리노공업도 창업 초기엔 비닐봉지를 만들어 팔며 고군분투했다”면서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잘 극복해 많은 투자를 이끌어내는 기업으로 클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이 영화는 전국 스타트업의 모임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이 5000만 원을 투입해 제작했다. 지난해 BIFF에서 우아한형제들, 직방 등의 기업을 키워낸 창업가들의 모습을 담은 ‘더 창업가’ 1편을 제작해 좋은 반응을 얻자 부산 기반 창업가의 삶에 현미경을 댄 콘텐츠 제작에 나선 것. 코스포 관계자는 “BIFF 상영 작품이란 공신력이 생기면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보고 창업가의 정신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서 “펀딩을 통해 스타트업 지원기관과 벤처캐피털 등의 이야기를 담는 3편 제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창업가’ 1, 2편은 유튜브 등에서 무료로 다시 볼 수 있다. 2018년 시작된 커뮤니티 비프는 ‘관객 중심의 영화제’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영화제는 주최 측이 행사를 기획하면 관객은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데 그쳤지만, 커뮤니티 비프를 통해 다양한 층의 참여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여러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게 된 것. ‘더 창업가’ 역시 영화제 측은 영화 상영 등 실무 지원만 했고 모든 행사의 기획과 진행은 코스포 측이 맡았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는 15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앞두고 부산시 영어 신문 ‘Dynamic Busan’과 일본어 신문 ‘다이내믹 부산(ダイナミック釜山)’ 특별판을 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영어 신문 4만 부와 일본어 신문 1만 부 등 총 5만 부로 제작되는 특별판은 11일 발행된다. BTS 팬과 관광객에게 공연 관람과 부산 관광에 관한 정보를 주기 위해 총 4페이지의 타블로이드판으로 제작된다. 특별판에는 공연을 보기 전 확인해야 할 사항을 비롯해 △부산 지역화폐인 ‘동백전’ 기반의 택시 호출 서비스인 ‘동백택시’ 이용팁 △공공 무료 와이파이 사용 안내 △관광통역 안내 전화번호 등 정보들이 담겼다. 또 BTS 멤버 정국의 고향인 북구 만덕동, 금정구 회동동 출신인 지민이 찾았던 다대포해수욕장, RM이 방문한 부산시립미술관, 뷔가 인증샷을 남긴 부산시민공원 등 BTS 멤버가 들렀던 부산 관광지와 맛집 정보 등도 소개한다. 부산시는 특별판을 지역 숙박업소와 관광지 등에 사전 배부하고, 15일 공연 당일에는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주변과 해운대해수욕장 특설무대 인근에서 나눠줄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BTS 공연을 계기로 부산을 적극 홍보하는 것과 아울러 공연이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게 전 분야에 걸쳐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성난 바다를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제발 피해가 없게 해달라고 비는 수밖에요.” 11호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지 한 달이 지난 5일 오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인근의 한 횟집. 15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임모 씨(46)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힌남노’ 이후 한 달… 여전히 쑥대밭 2016년 ‘차바’ 등 2차례의 태풍은 임 씨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집채만 한 파도가 호안시설 용도로 조성된 민락수변공원을 넘어 가게를 덮쳐 유리창이 파손됐던 것. 임 씨는 이번 힌남노 상륙 전 400만 원을 들여 유리창에 나무합판을 덧대는 등 대비에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은 통하지 않았다. 바닷물이 덮친 전면 유리창은 산산조각이 났고, 가게 내부의 수족관도 부서졌다. 임 씨는 “광어 등 300만 원어치의 물고기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으나 태풍 후 전기가 끊기면서 적정 온도의 해수를 공급하지 못해 모두 폐사했다. 가게 복구 공사를 한 15일간 영업을 못 해 피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6일 상륙해 영남 지역에 큰 피해를 남겼던 힌남노의 후유증이 여전하다. 부산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인 민락수변공원 일대는 특히 어수선했다. 임 씨 가게 옆 상점은 내부 기물 파손 등으로 이른 시일 내 영업 재개가 어려운 듯했다. 도로와 인도의 경계에 놓인 대리석들은 곳곳이 떨어져 나갔고, 파손된 공중화장실 앞에는 ‘한시적 폐쇄’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임 씨를 비롯한 일대 상인들이 태풍 때마다 고육책을 쓰고 있지만 월파 피해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민락수변공원 반경 500m 내 2000여 채의 아파트 단지 주민들도 태풍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이 때문에 민락수변공원 일대 태풍 피해를 막는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립식 방파벽 또는 TTP 등 조성 추진 수영구는 일대의 월파 피해를 최소화하는 다양한 방재시설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먼저 민락수변공원 앞 바다 밑에 사각 콘크리트 블록 형태의 테트라포드(TTP)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TTP가 방파제 역할을 해 육지를 덮치는 파도의 크기를 줄이려는 것이다. 현재 수변공원에서 50m 떨어진 바다 밑에 500m의 해안을 따라 TTP가 조성돼 있다. 수변공원에서 바다 방향으로 30m 떨어진 곳에 TTP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이 사업에는 약 3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으로는 경남 마산항에 설치돼 힌남노 상륙 때 위력을 발휘했던 ‘기립식 방파벽’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민락수변공원과 상가 사이에 2∼4m 높이의 방파벽을 설치하는 것으로 사업비는 200억 원대다. 마지막은 ‘고정형 방파벽’을 설치하는 방안. 150억 원을 들여 4m 높이의 콘크리트 벽을 세우는 것이다. 수영구 관계자는 “TTP 추가 설치안은 예산 부담이 크고, 기립식 방파벽은 유지보수비가 많이 들고, 콘크리트 벽은 조망권 문제로 주민과 상인이 반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영구는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방재시설 조성 사업 방향을 결정지을 예정이다. 하지만 사업 완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안전부의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 수영구는 현재 일대에 대한 ‘위험지구 지정’을 신청해 정부로부터 지정 승인을 받은 상태지만 실제 사업비를 투입해 착공에 나서는 데만 최소 3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총사업비의 50%는 국비로 지원되지만 나머지는 시와 구가 절반씩 내야 한다. 예산 부담 이 큰 것도 사업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다. 수영구는 수백억 원을 투입해 더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침수 우려지역 2곳의 ‘위험지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이 끝나야 수변공원 방재시설 공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수영구 관계자는 “당초 2027년 계획이던 수변공원 방재시설 조성 사업을 2년 앞당겨 착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성난 바다에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제발 피해가 없게 해달라고 비는 수밖에요.”11호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지 한 달이 지난 5일 오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인근의 한 횟집. 15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임모 씨(46)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힌남노’ 이후 한달… 여전히 쑥대밭2016년 ‘차바’ 등 2차례의 태풍은 임 씨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집채만 한 파도가 호안시설 용도로 조성된 수변공원을 넘어 가게를 덮치면서 유리창이 파손됐던 것. 임 씨는 이번 ‘힌남노’ 상륙 전 400만 원을 들여 유리창에 나무합판을 덧대는 등 대비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통하지 않았다. 바닷물이 덮친 전면 유리창은 산산조각이 났고, 가게 내부의 수족관도 부서졌다. 임 씨는 “광어 등 300만 원어치의 물고기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으나 태풍 후 전기가 끊기면서 적정 온도의 해수를 공급하지 못해 모두 폐사했다. 가게 복구공사를 한 15일간 영업을 못해 피해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지난달 6일 상륙한 ‘힌남노’의 후유증 역시 여전하다. 부산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인 민락수변공원 일대는 특히 어수선했다. 임 씨 가게 옆 상점은 내부 기물 파손 등으로 이른 시일 내 영업재개가 어려운 듯했다. 도로와 인도의 경계에 놓인 대리석들은 곳곳이 떨어져 나갔고, 파손된 공중화장실 앞에는 ‘한시적 폐쇄’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임 씨를 비롯한 일대 상인들이 태풍 때마다 고육책을 쓰고 있지만 월파 피해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민락수변공원 반경 500m 내 2000여 가구의 아파트 단지 주민들도 태풍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이 때문에민락수변공원 일대 태풍 피해를 막는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립식 방파벽 또는 TTP 등 조성 추진 수영구는 일대의 월파 피해를 최소화하는 다양한 방재시설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먼저 민락수변공원 앞 바다밑에 사각 콘크리트 블록 형태의 테트라포드(TTP)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TTP가 방파제 역할을 해 육지로 덮치는 파도의 크기를 줄이려는 것이다. 현재 수변공원에서 50m 떨어진 바닷밑에 500m의 해안을 따라 TTP가 조성돼 있다. 수영구는 수변공원에서 바다 방향으로 30m 떨어진 곳에 TTP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이 사업에는 약 3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으로는 경남 마산항에 설치돼 힌남노 때 위력을 발휘한 ‘기립식 방파벽’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민락수변공원과 상가 사이에 2~4m 높이의 방파벽을 설치하는 것으로 사업비는 200억 원대다. 마지막은 ‘고정형 방파벽’ 설치로 150억 원을 투입해 높이 4m의 콘크리트 벽을 세우는 것이다. 수영구 관계자는 “TTP 추가 설치안은 예산 부담이 크고, 기립식 방파벽은 유지보수비가 많이 들고, 콘크리트 벽은 조망권 문제로 주민과 상인이 반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영구는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방재시설 조성 사업 방향을 결정지을 예정이다.하지만 사업 완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행정안전부의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이 초기 단계라고 수영구는 밝혔다. 구는 현재 일대에 대한 ‘위험지구 지정’을 신청해 정부로부터 지정 승인을 받은 상태다. 실제 사업비를 투입해 착공에 나서는 데만 최소 3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총사업비의 50%는 국비로 지원되지만, 나머지는 시와 구가 절반씩 내야한다. 예산 부담 이 커 사업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수영구는 수백억 원을 투입해 더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침수 우려지역 2곳의 ‘위험지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이 끝나야 수변공원 방재시설 공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수영구 관계자는 “당초 2027년 계획이던 수변공원 방재시설 조성 사업 착수를 2025년에는 추진되게 서두를 것”이라고 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