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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기업 HP가 3년 동안 최대 6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컴퓨터 판매가 저조함에 따라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감축에 나선다는 취지다. 22일(현지시간) HP는 연간 14억 달러(1조9000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에 따라 감원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HP의 2025회계연도까지 3년여 동안 총 4000~6000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HP 임직원 약 6만1000명의 약 10%에 해당하는 대규모 감원이다. 엔리케 로레스 HP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도 경영환경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14억 달러를 절감하는 한편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HP도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빅테크기업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기 호황을 누리며 고용을 늘렸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PC를 사들이고, 온라인 쇼핑, 소셜미디어에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일상이 돌아오며 PC 수요도 감소 추세다. HP는 이날 자사 회계 기준 4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148억 달러(20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적 저하 속에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리고 있어 차입경영이 어렵게 됐다. 이에 대규모 감원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필요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메타와 아마존이 1만여 명 감원 계획을 밝혔고. MS, 인텔, 세일스포스 등도 인력 구조조정 중이다. 미국 빅테크의 대규모 감원으로 한때 ‘귀한 몸’이었던 해외국적 엔지니어나 경영학석사(MBA)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취득한 이들은 주로 미국 대학에서 테크 분야 전공 후 현지에 취업했지만 감원 여파로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미국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미 정부는 고질적 과학기술 분야 인재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직 취업비자를 통해 미국 체류를 유도해 왔다. 리프트, 메타, 아마존 등의 H-1B 비자를 보유한 직원 비중은 10% 안팎 수준이다. 최근 해고된 한 트위터 직원은 블룸버그통신에 “14년을 미국에서 살았는데 당장 새 직장을 구하지 않으면 준비 없이 본국으로 돌아가야한다”며 “상상했던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대부분 빅테크 기업이 감원 중이거나 고용을 멈추고 있어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사진)이 북한의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겨냥해 “끝까지 초강경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21일(현지 시간) 소집된 안보리 긴급회의가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편들기’로 90분 만에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빈손으로 끝났지만, 회의 직후 안보리 논의 자체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 북한이 안보리 움직임 등을 빌미로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안보리 또 ‘빈손’…김여정, “끝까지 초강경 대응”김여정은 22일 저녁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미국의 사촉(사주) 밑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우리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걸고드는 공개회의라는 것을 벌려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조선이 분주히 벌려놓고 있는 위험성 짙은 군사연습들과 과욕적인 무력 증강에 대해서는 외면하면서 그에 대응한 우리의 불가침적인 자위권 행사를 거론한 것은 명백한 이중 기준”이라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또 “가소로운 것은 미국이 안보리 공개회의가 끝나자마자 영국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남조선을 비롯한 오합지졸 무리들을 거느리고 듣기에도 역스러운(역겨운) ‘공동성명’이라는 것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겁먹고 짖어대는 개에 비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원색적인 비난까지 덧붙였다. 전날 열린 안보리는 북한의 ICBM 도발에도 아무런 제재 결의 없이 끝났다. 그 대신 한미일과 프랑스 영국 등 14개국 대사들은 회의 직후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하는 장외 공동성명만 발표했다. 올해 북한은 ICBM 8차례를 포함해 탄도미사일만 63차례 쐈고, 이 문제로 안보리 회의도 10번이나 열렸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러의 북한 편들기로 안보리 차원의 제대로 된 대응 조치는 한 번도 이뤄지지 못했다. 안보리는 2017년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 자동으로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결의안 2397호까지 통과시켰음에도 이마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이사회의 두 회원국(중-러)이 북한을 지원하고 대담하게 만들어 도발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22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미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에게 “중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을 전면 이행하라”고 촉구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안보리 명분,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북한이 사실상 2인자인 김여정까지 나서서 제대로 대응도 못 하는 안보리 회의에 대해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라며 맹비난하고 나선 건 추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자위권 행사를 시비질하는 데 대하여서는 그가 누구이든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우리를 무장 해제시켜 보려고 아무리 발악을 써봐도 우리의 자위권은 절대로 다칠 수 없다”며 “반공화국 적대행위에 집념하면 할수록 보다 치명적인 안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북한은 이번 안보리 긴급회의 직전엔 최선희 외무상이 담화를 내고 “명백한 대응 방향을 가지고 미국과 안보리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며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전했다. 일각에선 한미일 3국이 최근 사이버범죄를 통해 돈벌이에 나선 북한을 겨냥해 독자 제재 등 강력한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북한이 반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 후폭풍이 가상화폐 시장을 휩쓸고 있다.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진 FTX에 돈이 묶인 글로벌 가상화폐 대출업체 제네시스는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유동성 위기로 파산 신청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는 국내 5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고팍스의 코인 예치 서비스 ‘고파이’의 운용사이기도 해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 ‘FTX 몰락’ 전염…연쇄 파산 공포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 시간) 제네시스가 추가 현금 확보에 실패할 경우 파산 신청을 해야 할 수 있다며 투자를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제네시스는 FTX에 약 1억7500만 달러(약 2400억 원)를 예치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FTX로부터 예치금을 받을 길이 없어진 데다, 코인 가격 급락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최근 대출 상환을 중단한 상태다. 제네시스는 지난 수일 동안 최소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의 신규 자본을 유치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측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자금 지원이 실현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시스 측은 “우리의 목표는 파산 신청 없이 현재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파산설을 부인했다. FTX에 투자했다가 수백억 원 이상을 잃게 된 세계적 투자 펀드인 소프트뱅크, 세쿼이아, 타이거글로벌의 투자 기준이 적정했는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적 컨설팅사인 베인앤드컴퍼니가 타이거글로벌 측을 대행해 FTX 실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가 파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표적 가상화폐 가격과 미국에 상장된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급락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한 달 동안 18.2%, 코인베이스 주가는 37.9% 하락했다. ○ 韓 투자자들 수십억 원 손해 우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의 코인 예치 서비스인 ‘고파이’의 출금 중단도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파이는 고객이 예치한 가상자산을 제네시스가 운용해 수익을 낸 뒤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다. 언제든 코인을 넣고 뺄 수 있는 자유형 상품의 출금은 16일부터 막혀 있고, 24일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고정형 상품들의 원금과 이자 지급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고팍스는 21일 “고파이 자유형 상품 잔액 전액에 대해 제네시스에 상환을 요청했지만 제네시스가 신규 대여와 상환 잠정 중단을 발표하면서 이행되지 않은 상태”라며 “곧 만기가 도래하는 고정형 상품의 만기 준수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고 공지했다. 다만 고파이가 아니라 고팍스에 예치된 투자자들의 자산은 분리 보관돼 있어 정상적으로 입출금할 수 있다. 24일 오전 원금과 이자 지급이 예정된 ‘비트코인(BTC) 고정 31일’ 상품에는 22일 현재 시세로 환산할 때 약 25억 원의 비트코인이 예치돼 있다. 이달 25일과 다음 달 1일, 8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고정형 상품도 줄줄이 있다. 여기에 자유형 상품으로 지급해야 할 금액까지 더하면 최소 수십억 원 이상의 자금을 상환해야 한다. 고팍스 측은 “고객 자산의 온전한 상환을 위해 제네시스 및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을 상대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제네시스가 발표할 계획 외에도 모든 시나리오를 가정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의 모회사인 글로벌 가상자산 벤처캐피털 DCG는 고팍스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또다시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끝났다. 한미일과 영국 노르웨이 등 서방 진영의 북한 규탄과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이 모든 것은 미국 탓” 주장만 되풀이 됐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올해만 10번째 북한 탄도미사일과 관련한 안보리 회의가 소집됐다. 북한이 18일 ‘괴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처음으로 성공한데 따라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회의다. ● 한미일 “안보리 무대응 속 北 이제 핵실험까지 앞둬” 첫 발언자로 나선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북한이 올해 63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지난해(25차례)에 비해 2.5배 이상 발사 횟수를 늘리며 유엔을 공공연하게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얼마나 더 쏴야 ‘단합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응에 나갈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너무 오랫동안 북한은 유엔의 제재나 보복의 두려움 없이 불안정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늘렸다. 올해만 63차례 유엔 제재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대사의 북한 규탄에 이어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등 서방 국가들이 북한에 대해 “가장 강력한 어조로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북의 도발을 규탄한다”고 밝혔다.이날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황준국 한국대사와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대사도 북한을 규탄하며 안보리의 추가 제재를 요구했다. 황 대사는 “북한이 안보리의 무대응과 분열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했다. 북한은 훨씬 공격적이고 위험해졌다”고 규탄했다. 이어 “2017년 만장일치로 채택된 마지막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북한의 ICBM 발사 시 대북 석유 수출을 추가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명시적으로 결정했다”며 “그런데도 안보리가 올해 북한의 8차례 ICBM 시험발사를 목격하며 독자적인 결의안을 이행하지 못한 것은 가장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안보리의 대응을 촉구했다. ● 북중러 “미국과 그 동맹국 탓…제재 완화해야” 하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또다시 북한의 도발은 미국과 그 동맹국 탓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며 안보리 논의는 더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장쥔 중국대사는 “오늘날 세계는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고 한반도의 악화되는 상황을 감당할수 없다”면서도 오히려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성의를 보이며 “북한의 정당한 우려에 대해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지역 내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한미일을 가리켜 “미국과 이 지역 동맹국들이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고, 북한이 예상대로 반응을 보인 다음 우리는 안보리에서 만나 논의한다. 이는 친숙한 악순환”이라며 “서방의 동료들이 미국의 적대적 활동을 중단하라는 북한의 거듭된 요구를 일관되게 무시해 온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한미일 탓을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파산보호 신청을 한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상위 채권자 50명에게 갚아야 할 부채가 31억 달러(약 4조1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상화폐 투자자 보호제도가 있는 일본 채권자는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보전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반면에 한국 등 대부분 국가의 투자자들은 전액을 고스란히 잃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FTX가 부채를 진 채권자는 약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 시간) FTX는 파산보호 신청을 한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상위 50여 명의 채권자 명단을 제출했다. 이들 무담보 채권자들은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FTX 계좌에 돈을 맡겨놨지만 FTX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는 바람에 돈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FTX는 상위 채권자 50명 중 2명에게 각각 2억 달러(약 2700억 원) 이상 갚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TX는 “회사의 장부와 기록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자금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채권자 명단을 업데이트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전 제출 서류에 따르면 FTX는 100만 명 이상 채권자, 100억∼500억 달러 부채를 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일본의 FTX 이용자는 금융 당국이 관련법에 따라 FTX 일본 법인에 고객 보호 조치를 내려 현금 및 가상화폐 상당 부분을 보전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미국 FTX가 파산 신청을 한 10일 오후 FTX 저팬에 고객 보호 조치를 내려 FTX가 FTX 저팬 자산을 임의로 매각할 수 없게 했다. 일본은 2020년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고객이 가상통화업자에게 맡긴 자금을 은행 등에 맡기도록 의무화했다. 업체가 도산하면 고객이 자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우선변제권도 있다. 한국 금융당국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가상자산 사업자가 임의로 입출금을 차단해 투자자들의 손해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배상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자산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안’에 대해 금융당국이 대체적인 수용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이 법안은 또 가상자산 투자자의 예치금을 고유 재산과 분리해 신탁하고 투자자의 디지털 자산 명부를 작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필리핀에 새 미군 기지를 건설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대화 채널 복원과 무역 협상 재개에 나섰지만 대만과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1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만나 이런 내용이 담긴 ‘미-필리핀 동맹 강화를 위한 새 이니셔티브’를 내놨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군이나 선박 또는 비행기가 공격을 받으면 미국은 상호방위 조약에 따라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22일 남중국해 분쟁의 최전선인 필리핀 팔라완 기지도 방문한다. 양국은 ‘방위협력 확대 협정(EDCA)’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에 필리핀 군사기지의 접근과 이용을 허용하고 미군이 군사기지에 필요한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협정이다. 미군은 2014년 체결된 이 협정에 따라 필리핀에 주둔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2016년 취임 후 친중 행보를 보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한때 협정 폐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6월 집권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친미 노선을 보이고 있다. 미군은 남중국해에 맞닿은 팔라완섬 등 기존 5개 군사기지 외에 추가 기지를 확보해 군사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추가 기지가 들어설 장소는 대만과 가까운 루손섬이 유력하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미국은 기존 5개 기지에 8200만 달러(약 11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필리핀 방문 기간 동안 미국산 원자로의 필리핀 수출 등 원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 사업이 거론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장비, 기술로 필리핀의 전력 수요를 충족시킬 첨단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정상회담 이후 실무급에서는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22∼24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서 미중 국방장관이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20일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보다 중국에 더 강경한 야당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미 의회에서 대중국 드라이브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미 의회에서 하원의장이 유력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20일 폭스뉴스에 “하원의장이 된다면 중국 문제를 다루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지식재산권 절도 1위 국가”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방관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에 와서 놀란 것 중 하나가 가상화폐가 주요 투자 자산으로 대우를 받는다는 점이다. 경제 관련 TV방송 화면 하단에는 실시간 주가, 원자재, 환율, 채권 금리 지표와 더불어 가상화폐 가격 추이가 반영되곤 했다. 몇 달 전 로스앤젤레스(LA)로 출장을 갔더니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 홈구장이자 LA를 대표하는 공연장 ‘LA 스테이플스센터’가 ‘크립토닷컴 아레나’로 이름이 바뀌어 있었다. 미국 프로나 주요 대학 스포츠 홈구장 이름은 최근 잘나가는 산업을 대변한다. 지는 사무용품 유통업체 스테이플스에서 뜨는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으로 변해 대비가 선명했다. 지난해 마이애미 다운타운에 있는 NBA 마이애미 히트 홈구장 이름도 ‘FTX 아레나’가 됐다. 20년 이상 ‘아메리칸에어라인 아레나’였던 곳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타격을 입은 항공업에서 팬데믹 ‘유동성 파티’ 속 급성장한 가상화폐 업계로의 세대교체를 체감할 수 있었다. 급성장한 가상화폐 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가상화폐에 대한 일반인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는 데 한몫했다. 이 업계 신뢰도 제고의 1등 공신은 바로 ‘코인판 엔론’ ‘코인판 리먼브러더스’로 현재 시장을 뒤집어 놓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30)이다. 저명한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 부모, 명문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나온 수재, 후줄근한 옷차림의 억만장자에 더해 창업 3년 만에 가치 320억 달러(약 43조 원) 회사로 키워 놓은 혁신가로 찬사를 받은 뱅크먼프리드는 미국인이 사랑하는 ‘혁신형 천재’의 전형이었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슈퍼모델 지젤 번천, 미식축구 스타 톰 브래디와 공개 행사를 함께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그는 ‘믿을 수 없는 시장에서 믿을 수 있는 인물’로 통했다. 그래서일까. 미국 현지에서 FTX 몰락이 주는 충격파는 상당하다.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이던 FTX가 11일 파산 신청한 이후 미 주요 언론은 매일같이 이 사태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억만장자에서 빈털터리로, 유명 연사에서 범죄 혐의 짙은 신세가 된 이야기는 드라마틱하기까지 하다. 미래 미국을 이끌 것만 같던 혁신의 상징이 알고 보니 닳고 닳은 과거 금융 실패를 답습했다는 점에서 배신감도 크다. 금융 규제 당국 등이 조사 중이지만 FTX는 누군가 사줘야 가치가 올라가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라는 것이 점점 밝혀지고 있다. 고객 돈 10조 원을 유용해 FTX 발행 코인을 관계사가 사들이며 코인 가격을 올려 자산을 부풀리고, 이를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다시 코인을 사들여 회사를 키웠다. 결국 부실을 들켜 돈을 떼인 피해자만 100만 명이다. 자산 부풀리기와 고객 돈 유용은 전형적인 금융사기 아닌가. 재무제표도 엉망이어서 총부채는 100억∼500억 달러를 왔다 갔다 하고, 피해자 수도 계속 달라진다. 새로운 FTX 최고경영자(CEO)이자 사실상 청산인인 구조조정 전문가 존 레이는 “이런 기업 실패는 처음 봤다”고 탄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독된 20대 창업자, 가상화폐라는 새로운 자산, 빛의 속도로 파산한 과정 같은 몇 가지를 빼면 엔론 사태나 버나드 메이도프 폰지 사기를 비롯한 과거 대형 금융 사고와 다를 바 없다. 혁신에는 으레 사기꾼과 투기꾼이 꼬인다. 몇몇 사기꾼 때려잡으려다 혁신 시장까지 없애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폰지 사기가 혁신을 가리고 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강력한 규제와 관리 감독이 불가피하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필리핀에 새 미군 기지를 건설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대화 채널 복원과 무역 협상 재개에 나섰지만 대만과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1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만나 이런 내용이 담긴 ‘미-필리핀 동맹 강화를 위한 새 이니셔티브’를 내놨다. 국방, 기후대응 및 에너지·인프라, 식량 안보, 디지털경제, 인권 등 5개 분야의 협력 강화를 위한 방안이 담겼다. 해리스 부통령은 22일 남중국해 분쟁의 최전선인 필리핀 팔라완 기지도 방문한다. 특히 양국은 ‘방위협력 확대 협정(EDCA)’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에 필리핀 군사기지의 접근과 이용을 허용하고 미군이 군사기지에 필요한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협정이다. 미군은 2014년 체결된 이 협정에 따라 필리핀에 주둔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2016년 취임 후 친중 행보를 보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한때 협정 폐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6월 집권한 마르코스 대통령이 친미 노선을 보이고 있다. 미군은 남중국해에 맞닿은 팔라완섬 등 기존 5개 군사기지 외에 추가 기지를 확보해 군사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추가 기지가 들어설 장소는 대만과 가까운 루손섬이 유력하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미국은 기존 5개 기지에 8200만 달러(약 11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 이후 실무급에서는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22~24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서 미중 국방장관이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20일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보다 중국에 더 강경한 야당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미 의회에서 대중국 드라이브가 거세질 전망이다.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미 의회에서 하원의장이 유력한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20일 폭스뉴스에 “하원의장이 된다면 중국 문제를 다루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지식재산권 절도 1위 국가”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방관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9일 블룸버그TV에 “(미중 갈등으로 인한) 무역 장벽으로 세계 경제의 부담 또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개의 권역으로 나뉘면서 전 세계와 아시아의 국가총생산(GDP)이 각각 1.5%, 3%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나와 (북한) 김영남의 만남을 ‘정중하게 강요하고(Politely force)’ 있는 것이 명백했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참석 당시를 이같이 회상하며 자신은 어떻게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김영남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공개적으로 대면하지 않으려 애썼다고 밝혔다. 펜스 전 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펴낸 회고록 ‘신이여 나를 도와주소서’에 따르면 그는 평창 올림픽 리셉션 및 만찬에서 김여정과 김영남 등과 단체사진을 같이 찍지 않기 위해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함께 일부러 행사장에 늦게 도착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만찬 좌석도 북측 인사(김여정 김영남)와 같은 테이블에 배치해 (식사하지 않고) 퇴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회식에서도 김여정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그 대신 문 전 대통령과 아베 총리에게 가깝게 서 “북한에 대해 단결하는 한미일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회고록에 썼다. 펜스 전 부통령은 대선 불복과 1·6 의사당 난입 사건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멀어졌지만 그의 대북 정책은 긍정적이었다고 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며 모욕을 준 것도 계산된 ‘예측 불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파산한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자산 매각을 준비하고 나섰다. 100만 명에 달하는 채권자에게 진 빚을 청산하기 위한 기초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그러나 불분명하게 기재된 재무제표 탓에 정확한 FTX 보유자산이 얼마인지, 갚아야 할 빚이 얼마인지 파악조차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바하마가 해킹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FTX 가상자산을 압류했다고 뒤늦게 밝힌 가운데 규제 관할권을 두고 미국 규제당국과 법적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코인 대출업체 블록파이도 파산을 준비하는 등 FTX 파산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가상화폐 시장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사라진 가상자산, 알고 보니 바하마가 압류청산인으로 지목된 존 레이 FTX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 시간) “FTX 자회사 가운데 규제를 받으며 책임경영을 실시해온 곳도 여럿 있다”며 “우선 (이들 자회사) 매각 및 구조조정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FTX는 전 세계 36개 은행에 216개 계좌가 있으며 총 현금 잔액은 5억6400만 달러(약 7600억 원)로 파악됐다. 다만 이 자산을 언제 매각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다. FTX 채권자는 약 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현재 FTX 고객 계좌에서 약 80억 달러(약 10조7400억 원)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자산 정리 과정에서 바하마와 미국 사이에 관할권을 놓고 법적 다툼 등 충돌도 예상된다. FTX 본사와 자회사 ‘FTX 디지털 마켓’은 바하마에 있지만 창업자를 비롯한 임직원 및 피해자는 거의 미국에 있는 미국인이다. 파산 신청도 미 델라웨어법원에서 미국 법에 따라 이뤄졌다. 하지만 바하마 당국은 17일 FTX 거래소에 있던 ‘FTX 디지털 마켓’의 가상화폐 수억 개를 이전시켜 압류했다고 밝혔다. FTX 파산 신청 직후 6억6200만 달러(약 8700억 원)어치 가상자산이 유출돼 해킹 의혹이 일었는데 알고 보니 바하마 당국이 압류한 것이었다. 바하마 당국은 압류 자산 규모는 정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바하마에 있는 ‘FTX 디지털 마켓’은 미국 파산법에 따른 파산보호 절차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FTX 디지털 마켓은 15일 뉴욕 연방법원에 따로 파산신청한 상태다.○ 다른 가상화폐 업체로 위기 번진다FTX 파산 사태가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및 가상화폐 대출업체 부실로 이어지면서 파산 후폭풍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월가 투자은행들은 세계 2위 가상화폐 거래소이자 미국 최대 거래소인 상장기업 코인베이스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코인베이스에 대해 “FTX 붕괴로 코인베이스가 단기적, 중기적으로 여러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는 FTX 파산 직후 고객 인출을 금지하면서 파산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대출 ‘큰손’으로 알려진 제네시스도 최근 신규 대출 및 상환을 금지했다. 외신은 연일 FTX 경영 실패를 지적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FTX 고객 계좌에서 80억 달러가 비어 있었는데 창업자 뱅크먼프리드는 이를 ‘사고’라고 했다”며 “그는 고객 돈이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로 보내진 것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또 뱅크먼프리드를 비롯해 FTX 핵심 경영진은 바하마 고급 아파트 펜트하우스를 기숙사처럼 사용하며 주요 의사결정을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회계 처리하지 않고 감사도 받지 않았다. 분식회계 대명사가 된 엔론 청산인이기도 한 레이 CEO는 “40년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기업 통제에 실패한 곳은 처음 본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나와 (북 측) 김영남의 만남을 ‘정중하게 강요(Politely force)’ 하고 있는 것이 명백했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방한 당시를 이같이 회상하며 자신은 어떻게든 김정은 국무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등 북 측 인사와 공개적으로 대면하지 않으려 애썼다고 밝혔다. 그가 15일(현지시간) 펴낸 회고록 ‘신이여 나를 도와주소서(So Help Me God)’에는 이처럼 ‘평창 모멘텀’으로 북미대화 물꼬를 트려했던 한국,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의중을 알고 싶어 했던 북한, 북한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며 대북 압박에 나선 미국의 동상이몽이 담겨 있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회식 전 정상급 지도자들을 위한 리셉션 및 만찬에서 “문 전 대통령이 자신과 김여정 김영남과 인사를 나누게 하기 위해 열성적(eager)이었다고 적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만찬 테이블도 이들과 한 자리에 배치하도록 계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만찬 자리에 앉지 않았다.만찬에 앞서 단체사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피하기 위해 아베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함께 일부러 늦게 도착했다고 했다. “아베와 함께 일부러 늦게 리셉션 장에 도착했다. 행사장 문이 닫혀 있어 우리는 문 대통령이 우리를 이끌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문 대통령이 우리를 안내하며 천천히 김영남 쪽으로 이끌었다. (북미의 공개적 만남은) 북한의 승리가 됐었겠지만 말도 안될 일이었다. 나는 다른 대표단과 최대한 천천히 인사해 시간을 끌다 저녁을 먹지 않고 결국 행사장에서 나갔다.” 그는 개회식에서도 김여정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대신 문 전 대통령과 아베 총리에 가깝게 서 “북한에 대해 단결하는 한미일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썼다. 문 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주선에 나선 배경으로 그는 “문 전 대통령의 우선 순위는 통일이었다”고 분석했다. 아베 전 총리와는 같은 호텔에서 묵고, 한 차로 이동할만큼 친분이 있었다고 과시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결국 북한은 우리 정부를 통해 펜스 전 부통령에게 비공개 회동을 제안했다. 펜스 전 대통령의 마지막 방한일인 10일 청와대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회담 시작 2시간 전에 북 측이 ‘평양의 지시’라며 돌연 취소했다. 그는 “내가 김여정을 무시한 것이 김정은을 짜증나게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몇 주 뒤,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 앉아 있었다. 올림픽 참석에 대한 분노가 여전히 생생했던 그때 한국 대표단이 ‘북 측이 대면 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가 왔다”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1.6 의사당 난입사건을 멀어졌지만 그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본능적으로 주장하는 법을 알았다. 때때로 가장 합리적인 것은 비합리적으로 행동할 때”라며 “과거 정부는 북의 도발에 UN 제재를 부과했지만 결국 핵 개발을 막지 못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예측 불가능성이 김정은 정권을 상대하는데 이점을 준다는 것을 이해했다”고 썼다. 트럼프가 2017년 북의 도발에 대해 ‘화염과 분노’ ‘리틀 로켓맨’이라며 김정은에 모욕을 준 것도 계산된 ‘예측불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에 억류됐던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송환 문제를 오바마 정부에서 조기에 해결하지 못한 것을 두고 펜스 전 부통령은 “김정은이 핵을 포기했으면 하는 희망으로 굽실거리기만 했기 때문”이라며 대북 압박을 강조하기도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이 22개월 만에 복구됐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지 3주 만이다. 머스크는 19일(현지시간) 약 1500만 명이 참여한 트위터 설문조사에서 찬성(52%)이 반대(48%)보다 더 많았다고 밝히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투표는 24시간 진행됐으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 국가 지도자들도 투표에 참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은 지난해 1월 6일 수도 워싱턴 의사당 폭동 사태 이후 이틀 만인 8일 영구 제재를 받았다. 영구 제재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8300만 명에 달했다. 정작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굳이 트위터로 옮길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설문 초기 “트위터에는 문제가 많다”며 자신이 만든 ‘트루스 소셜‘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위터 계정 복구 후 팔로워가 100만 명이 늘어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어 다시 복귀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자신을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라고 지칭하며 플랫폼이 사용자의 발언을 문제삼아 계정을 삭제하거나 정지시키는 행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트럼프에 앞서 언론인 조던 피터슨과 풍자 웹사이트 ‘바벨론 비‘(Babylon Bee)’의 계정을 복구했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4억 명이 이용하는 트위터를 ‘독재자’처럼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는 직원 50%에 해당하는 3700명을 한 꺼번에 감원한데 이어 최근 ‘극단적 하드코어’처럼 밤낮없이 일하기 싫으면 퇴사하라고 전 직원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에 엔지니어 직군 상당수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일어나고 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불름버그에 머스크는 다음주 세일즈 부문에 추가 감원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의 대표적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20% 감산에 돌입한다고 밝히는 등 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론은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이 3위이며 낸드 시장에선 5위인 주요 반도체 기업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도 연말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감원을 시작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마트 ‘타깃’도 4분기(10∼12월)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마이크론은 16일(현지 시간) 자사 회계연도 2023년 생산량을 올해 6∼8월 대비 20% 줄인다고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올해 수요가 감소한 메모리칩의 과잉 생산으로 재고 정리가 어려워지자 내년도 칩 공급을 줄이고 설비 투자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PC 판매가 줄어들고 있어 이들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재고가 쌓이는 걸 방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9월 설비 투자를 30%가량 감축한다고 발표했던 마이크론은 추가로 투자를 줄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산자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16일 “마이크론은 재고 규모를 조정하기 위해 과감하고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시장 상황을 살피며 필요에 따라 추가 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감산을 예고함에 따라 반도체 시장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6.7%), 엔비디아(―4.5%), 퀄컴(―4.20%) 등 미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다. 미국의 소비 심리를 판단하는 바로미터인 아마존, 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인 약 1만 명 규모의 감원을 앞두고 있는 아마존의 디바이스 부문 데이비드 림프 부문장은 팀원들에게 “해고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실업급여 등을 잘 챙기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직원들이 아마존 내부 통신망에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경영진에 대한 분노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형마트인 타깃은 이날 3분기(7∼9월)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줄었다고 발표했다. 최대 성수기인 4분기에도 매출 감소가 예상돼 타깃의 주가는 이날 12% 급락했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CEO는 “고객들의 소비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제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비관론이 확산되자 오름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다시 하락세로 마감해 최근 3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33달러(1.53%) 하락한 배럴당 85.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결의안이 16일(현지 시간) 유엔 제3위원회에서 채택됐다. 한국 정부가 2018년 이후 4년 만에 공동제안국에 참여한 이번 결의안에는 2020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2019년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한 지적이 추가됐다. 그러자 북한은 지난달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를 거론하며 우리 정부를 비난했다. 인권을 담당하는 제3위원회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한국 미국 일본 등 63개 공동제안국의 컨센서스(전원 동의)로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다음 달 유엔 총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은 2005년 이후 18년째 매년 채택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주도한 이번 결의안에는 “외국인에 대한 고문, 즉결 처형, 자의적 구금, 납치를 우려한다”는 기존 문구에 “북한은 유족과 관계기관에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서해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 유족과 한국 정부의 요구 사항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탈북어민 강제 북송에 관해서는 “북한으로 추방되거나 송환된 주민이 강제 실종, 자의적 처형, 고문·학대, 부당한 재판에 처해지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이 악화됐다며 “상황 개선을 위한 실효적인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한국 정부는 국내 국정 능력이 부족해 최근 전례 없는 압사 사고 같은 인적 재난을 계속 일으키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대내외 비판을 축소하기 위해 유엔에서 인권 의제를 최대한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이중 잣대”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하며 북한을 두둔했다. 김 대사의 주장에 배종인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터무니없는 발언”이라며 “북한이 인권을 얼마나 철저히 경시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국제 사회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동안에도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17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인권결의안 채택을 환영했다. 인권조사 기록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한국 정부가 참여해 이번 결의안에 서해 피살 사건과 탈북자 송환 문제를 사실상 적시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내년에는 한국이 EU와 함께 주요 제안국이 되고, 결의안에 구체적 피해자와 피해 상황을 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6일(현지시간) 내년 5월 기준 금리 전망치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해 5~5.2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현재 기준금리 3.75~4.0%에서 4번에 걸쳐 1.25%포인트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12월 0.5%포인트 인상 이후 2월, 3월, 5월에 각각 0.25%포인트 인상을 연속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망치 상향 조정은 물가가 계속해서 ‘불편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에 대한 시장의 과잉 반응이 시장 금리 하락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3% 증가해 최근 8개월 동안 가장 높았단 점도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해석된다. 선물 거래로 미래 연준의 금리인상 폭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내년 5월 기준금리가 4.75~5.00%일 가능성을 42.9%로 보고 있다. 5~5.25% 가능성은 32.9%로 내다봤다.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최종 금리를 4.75~5.25% 어딘가가 될 것이라며 현재 수준에서 최소 1%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데일리 총재는 “(금리를 높인 후) 유지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상을 멈추더라도 상당기간 금리인하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에스터 조지 캔사스 연은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연준에서 40년 동안 이런 수준의 긴축이 지속되는데 고통스런 결과가 없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경기침체없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은 가능성이 적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20% 감산 계획을 밝히며 반도체 시장에 겨울이 오고 있음을 경고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은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감원을 시작했고,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마트 타깃도 4분기 실적 감소를 예고했다. 16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이 자사 회계연도 2023년 생산량을 올해 6~8월 대비 20% 줄인다고 밝혔다. 웨이퍼 투입량을 줄여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반도체가 들어가는 스마트폰, 컴퓨터가 잘 안 팔려 재고가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미 9월에 30%가량 설비투자 감축을 발표했던 마이크론은 추가 투자 감소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마이크론은 재고 규모를 조정하기 위해 과감하고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시장 상황을 살피며 필요에 따라 추가 조정을 할 것”이라고 밝힘. 마이크론이 감산을 예고함에 따라 반도체 시장의 위기감이 커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6.7%) 엔비디아(-4.5%), 퀄컴(-4.20%) 등 미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미국 소비의 바로미터인 아마존, 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도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창사이래 최대 감원을 앞두고 있는 아마존의 디바이스 부문 책임자 데이브 림프는 팀원들에게 보내는 노트에 “해고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실업급여 등을 잘 챙기겠다고 전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가 감원 규모나 기준, 배경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자 내부 직원들의 동요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 내부 통신망에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말이 오가며 직원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보도하며 “경영진에 대한 분노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1만1000명 감원을 단행하며 최소한 직원들에게 사과 편지를 보낸 것과 비교된다는 불만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이 약 1만 명 규모의 감원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 임직원 수는 160만 명이지만 상당수가 물류창고 소속이라 경영직군의 감원 파장이 특히 클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대형마트인 타깃은 이날 3분기(7~9월)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줄었다고 발표했다. 최대 성수기인 4분기(10~12월)에도 매출 감소를 경고해 타깃 주가는 이날 12% 급락했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CEO는 “고객들의 소비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제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비관론이 확산되자 이날 뉴욕증시 3대지수는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고, 오름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다시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33달러(1.53%) 하락한 배럴당 85.59달러에 거래를 마쳤 최근 3주간 가장 낮은 가격을 보였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 미 집값이 고점에서 약 20%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집값이 급락하고 고금리가 계속되면 미 가계 소비가 줄어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수준이라 소비부진은 성장률 악화로 이어진다.○ 댈러스 연은 “최악의 경우 집값 20% 하락”15일(현지 시간) 댈러스 연은의 엔리케 마르티네스가르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5∼2007년 집값 상승기와 최근의 집값 상승폭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최악의 경우 집값이 15∼20%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집값은 올 2분기(4∼6월)에 2013년 1분기(1∼3월)보다 94.5% 상승했다. 최근 미 집값은 모기지 금리 상승과 함께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모기지 금리는 올 1월 3%대에서 최근 7.08%로 치솟았다. 지난달 발표된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한 달 전보다 1.1% 떨어졌다. 7월(―0.3%)에 이어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하락세다. 이는 2011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전월 대비 하락이었다. 모기지 금리 상승은 소비 부진과 직결된다. 댈러스 연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개인 가처분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의 상환 비중은 3.9%였다. 이 수치는 올 3분기에 6%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댈러스 연은은 집값이 15∼20% 하락하면 미 소비지출이 0.5∼0.7%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마르티네스가르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시기 (경기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증가로) 급격하게 오른 집값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맞아 미 경제의 취약점으로 부상했다”며 “물가 안정과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연준의 연착륙 과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인플레는 완화 조짐 연준의 연착륙이 성공하려면 미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빨리 둔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행히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신호가 보이고 있다.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7%를 기록해 올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8.0%로 9월(8.4%)보다 낮아졌다. 생산자물가의 상승세 둔화는 그간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공급망 병목 현상이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예측에 따라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연준이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아예 인하하는 ‘피벗(정책 전환)’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때 미 기준 금리가 내년 6%대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은 쑥 들어갔다. 5%대 초반이냐 4%대 후반이냐를 두고 투자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미 구인난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 우려는 남아 있다. 15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서방의 러시아 원유 제재로 원유 공급 축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날 미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1.22% 올랐다. 연준 인사들은 시장의 섣부른 피벗 기대감을 경계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아직 연준 목표치(2% 물가 상승률)에 도달하기 위한 충분한 긴축을 하지 못했다.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일 미국 뉴욕 맨해튼 첼시에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2100m²(약 635평) 규모 매장은 칵테일바까지 있어 관광명소로 꼽힌다. 평일 오전이었지만 각국에서 온 관광객으로 앉을 자리 찾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매장 앞에서 10여 명이 팻말을 들고 북을 치며 구호를 외쳤다. “베드버그(빈대 종류)와 곰팡이를 막기 위해 나왔다. 직원과 고객의 안전과 건강이 중요하다!” 이 매장 노동조합원인 이들은 철저한 매장 위생 관리를 요구하며 파업 시위 중이었다.》 머리띠 두른 스타벅스 노조 한 노조원은 “직원 휴게실에서 베드버그가 발견돼 311(뉴욕시 민원 신고 전화)에 수도 없이 전화했다. 지역 정치인과 시 위생 당국에도 신고했지만 취해진 조치는 없다”며 “회사는 형식적으로만 검사하고 덮으려 해 어쩔 수 없이 파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매장에 해충이 있다는 게 놀라워서 스타벅스 본사에 물었더니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첼시 매장 직원이 베드버그로 의심되는 벌레를 발견했다며 신고해서 곧바로 해충 전문가를 보냈다. (하지만) 베드버그를 포함한 해충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매장 제빙기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노조 주장에 대해서도 “검사 결과 문제가 없었지만 새 기계로 바꿨다”면서 “‘워커스 유나이티드’가 첼시 매장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커스 유나이티드는 스타벅스 노조가 소속된 국제서비스노조연맹 계열 상급 단체다. 첼시 매장 베드버그 논란은 최근 미국을 휩쓰는 신(新)노동운동이 빚은 노사 갈등을 잘 보여준다. 신노동운동은 스타벅스, 애플, 아마존 등에서 직장 단위가 아니라 매장 단위 노조가 급증하는 현상을 말한다. 신노동운동의 시작은 스타벅스다. 지난해 12월 뉴욕주 버펄로시 매장에서 창사 이래 첫 노조가 설립된 이래 현재 미국 9000여 매장 중 200여 곳에서 노조가 만들어졌다. 첼시 매장은 뉴욕시 최초 매장 노조이기도 하다.떠오르는 2030 노조원 올 4월에는 아마존 물류창고 노조가 출범했다.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 물류창고 직원들이 투표로 노조를 만들었다. 6월에는 무(無)노조 경영을 고집한 애플에서 애플스토어 노조가 처음 탄생했다. 270여 매장 중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인근 애플스토어 직원들이 찬성 65명, 반대 33명으로 노조 설립안을 가결시켰다. 지난달에는 오클라호마주 애플스토어에서도 노조 설립이 통과됐다. 애플스토어 노조는 미 최대 산별노조로 꼽히는 국제기계·항공우주노동자연합(IAM) 소속이다. 올 들어 구글파이버 협력업체, 트레이더조, 액티비전블리자드에서도 노조가 결성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노동관계법을 집행하는 연방기관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접수된 노동법 위반 조사 신청 건수가 올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 1950년대 아이젠하워 행정부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사 연구자들은 신노동운동이 역사상 전례 없는 양상이라고 분석한다. 첫째, 업종이 다르다. 미 노조의 주축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일대 자동차나 철강 같은 중후장대 산업 노동자들이었다. 1980년대 이후 제조업이 쇠락하면서 최근 10여 년간 노조 가입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최근 결성되는 노조는 뉴욕을 비롯한 대도시 커피숍, 리테일 매장 소규모 집단같이 서비스직 중심이다. 둘째, 주체가 다르다. 주로 1990년대에 태어난 2030세대, 다시 말해 Z세대가 신노동운동을 주도한다. 인기 높은 기업의 젊은 직원들이 주체가 된 것이다. 노동운동 전문가 루스 밀크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더힐에 “노동운동이 다시 쿨(cool)해졌다”고 말했다. 팻말을 들고 행진하는 스타벅스 직원들 동영상이 조회수 3000만 회를 넘는 등 ‘Z세대 노동운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정을 위한 쿨한 도전’으로 인식된다는 것. 미 실업률이 5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며 노동자 우위 시장으로 재편된 점도 힘을 실었다. 존 로건 샌프란시스코주립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팬데믹과 팬데믹 이후 미 경제가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노조 확산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새로 결성된 노조는 임금 인상과 복지 향상을 요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때 같은 회사 사무직 근로자는 재택근무로 전환하면서도 높은 임금을 받는데 현장 서비스 직원은 대면 근무를 지속하며 건강을 위협받았다고 느끼면서 노조 설립 의지에 눈을 떴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소년 때부터 SNS를 통해 사회 변혁에 관심을 가진 1990년대생이 조직에 늘어난 것도 기여했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대 초반 월가 거대 금융기업에 반발한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 여성 권익을 옹호하는 ‘미투(#MeToo)’ 운동, 흑인 인권 운동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에 영향을 받았다. 스타벅스 버펄로 매장 노조 결성의 주역인 바리스타 재즈 브리색(24)은 사회 변혁의 상징으로 조명되기도 했다.경기 침체 영향 받을까 스타벅스, 아마존 등 회사 측은 노조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이다. 브리색은 9월 회사에서 사실상 쫓겨나다시피 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이 자신의 업무시간을 일부러 이행하기 어렵게 배치했다는 것이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4, 6월 언론 인터뷰에서 “노조가 없는 것이 임직원에게 낫다” “노조에 가입하면 직원은 동기 부여를 덜 받게 되고 느려지며 관료화할 것” 등이라고 말했다가 조사를 받게 됐다. NLRB가 이 발언들이 연방 노동법 위반 소지가 강하다고 밝힌 것이다. 올 3월 현업 복귀한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도 “노조 사업장에는 바리스타 처우 개선 같은 복지 혜택을 적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가 노조와 노동계의 반발을 샀다. 친(親)노조 성향인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신노동운동을 반기며 이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아마존 노조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신노동운동 노조는 사측의 노조 결성 방해 움직임을 NLRB 같은 노동 관계기관에 신고하는 등 정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노동운동의 복병은 경기 침체다. 미 노동시장은 구인난이 여전하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4%대까지 올리는 고강도 재정 긴축을 펴고 있다. 결과적으로 실업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미 빅테크 대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에 들어가는 등 내년에는 실업률 상승이 불가피하다. 노동운동 노사관계 전문가인 토머스 코컨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 교수는 WP에 “만약 경제가 정말 가라앉는다면 (노동운동) 스토리가 달라진다. 다시 모두 직업 안정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80년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때 노조 가입률은 하락했다. 반면 신노동운동이 전례가 없는 만큼 공정한 대우를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의 노조 설립 의지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주요 도시 마천루를 장악한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대규모 감원과 비용 감축에 나서며 사무 공간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미 오피스 부동산 시장에 돈줄이 말라 채무 불이행 사태가 이어질 조짐도 보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오피스 부동산 시장 큰손이던 빅테크가 방을 빼면서 빌딩 수익률 저하와 고금리 속에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2019년 미 오피스 재임대 시장에서 연면적 88만㎥를 차지하던 빅테크 기업 임대 면적은 최근까지 280만㎥로 늘었다. 2019년 대비 지난해 말 기준 아마존은 102%, 메타는 90%가량 직원을 더 뽑으며 사무 공간을 넓힌 것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아마존은 테네시와 워싱턴주에 짓는 새 사무실 건설을 중단하고 설계 변경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는 뉴욕 오스틴 등 주요 도시 사무실 임대 공간을 줄이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일즈포스도 자사 소유 샌프란시스코 43층짜리 빌딩 사무 공간을 3분의 1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올 2분기(4~6월) 말 기준 미국의 미상환 상업용 부동산 부채 가운데 1조2000억 달러(약 1600조 원)는 오피스 빌딩에 투자된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 부동산 관계자는 “고금리에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는 투자사들이 늘어 맨해튼 빌딩 주인들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또 나왔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둔화세를 보였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변동이 인플레이션의 복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10월 PPI가 전년 대비 8%로 9월(8.4%) 대비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 기록을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찍었던 3월의 11.7%에 비해서는 3.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생산자 물가 완화는 인플레 상승 압박 요인이었던 공급망 병목현상이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미국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은 12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속도조절론에 힘을 싣는다. 이미 시장은 12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1~6)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거나 인하하는 피봇(정책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 때 내년 최종금리 6%대 전망은 다시 들어가고, 5% 초반이나 4%대 후반이냐를 두고 투자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날 오후 나토(NATO) 회원국인 폴란드에 미사일이 떨어져 사상자가 났다는 소식에 뉴욕 3대 증시는 장중 한때 급락했지만 결국 연준의 최종금리 완화 기대 속에 상승세로 마감했다.하지만 폴란드 미사일 피격 등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갈등양상이 더욱 고조된다면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서방의 러시아 원유 제재로 공급이 축소된다고 밝히는 등 향후 에너지 공급 우려가 여전하다는 분석에 따라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는 1.22% 상승했다. 연준 인사들은 속도조절을 언급하면서도 섣부른 피봇을 경계하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은 홈페이지에 “(물가 억제에) 한줄기 희망이 보인다”면서도 “아직 우리의 목표치(2% 상승률)에 도달하기 위해 충분한 긴축을 하지 못했다.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