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욱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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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익숙해질 때쯤 다시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71wook@donga.com

취재분야

2025-11-18~2025-12-18
미국/북미30%
국제일반22%
국제정세15%
인사일반10%
유럽/EU7%
아시아5%
일본5%
국제정치2%
러시아2%
중국2%
  • ‘건폭’ 단속 200일새 1484명 붙잡아 132명 구속

    경찰이 200일 동안 진행한 건설현장 폭력행위(건폭) 특별단속 결과 1484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기고 이 중 132명을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특별단속 기간을 50일 연장하기로 했다. 경찰청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진행한 특별단속에서 총 1484명을 붙잡아 132명(8.9%)을 구속했다. 검거된 이들 중 933명(62.9%)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 소속이었다. 유형별로는 노조 전임비나 월례비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한 이들이 979명(66%)으로 가장 많았다. 채용 및 장비 사용 강요 206명(13.9%), 건설현장 출입방해 등 업무방해 199명(13.4%) 등이 뒤를 이었다. 조직폭력배 출신 노조원들이 관여한 사건도 적발됐다. 경찰이 노조를 결성하고 수도권 일대 공사장 14곳에서 1억7000여만 원을 갈취한 10명을 붙잡았는데 이 중 3명이 조폭 출신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0명에게 건폭 사건 중 처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건폭과 관련해 505건, 3884명에 대해 내사 및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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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한가 사태’ 카페 운영자, 과거 ‘3만원대→15만원대’ 주가조작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배후로 의심받는 온라인 주식 정보 카페 운영자 강모 씨(52)가 과거에도 이번에 폭락한 종목을 포함해 4개 종목을 1만111회 거래하며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번 사태에서 강 씨가 취한 부당이득이 10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확보한 판결문에 따르면 강 씨는 2014∼2015년 통정거래(같은 세력끼리 매매하며 주가를 움직이는 수법)를 통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2017년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억 원을 선고받았다. 강 씨는 항소 및 상고했지만 지난해 말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4억 원이 확정됐다. 당시 주가 조작 대상이 된 종목은 대한방직, 조광피혁, 삼양통상, 아이에스동서였다. 이 중 대한방직은 이번에 폭락한 종목 중 하나다. 판결문에 따르면 강 씨는 2015년 1월 9일경부터 같은 해 8월 31일경까지 대한방직에 대한 770회의 시세 조종성 주문을 통해 주가를 3만2500원에서 15만4500원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조광피혁은 3만9700원이던 주가가 15만 원으로, 삼양통상은 3만3000원이던 주가가 12만6000원으로 올랐다. 재판부는 강 씨가 주가 조작에 나선 것이 투자 실패 만회를 위한 것이었다고 적시했다. 2007년 3월 투자회사를 설립했는데 2008∼2011년 자신의 추천 종목에 투자했다가 지인들이 38억 원 정도의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강 씨는 이를 만회하고자 “나를 믿고 시키는 대로 주식을 매수, 매도하라”며 주가 조작을 시작했다. 강 씨는 전 직장 동료, 카페 회원 등 지인 7명과 함께 유통 주식 수 및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선정해 시세 조종에 착수했다. 이들은 4개 종목을 선정한 뒤 2014년 2월∼2015년 7월 고가 매수, 허수 매수 등 시세 조작을 위한 매매 주문을 총 1만111회 했다. 한편 이달 발생한 5개 종목의 주가 폭락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강 씨가 수천 번 시세 조종성 거래를 해 104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이 같은 내용을 최근 압수수색영장에 적시했다고 한다. 검찰은 강 씨를 출국 금지하고 15, 16일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강 씨는 “시세 조종이 아니라 대주주 승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주주행동주의의 일환이었다. 의결권 확보를 위해 5개 종목 주식을 사들였는데 증권사 신용대출 연장이 막히면서 일부 회원이 보유 주식을 매도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5개 종목 주가가 무더기 하한가를 나타낸 14일 이전부터 해당 종목의 이상 거래를 조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SG증권발 하한가 사태 이후 유사한 주식 불공정거래를 조사하던 중 5개 종목 및 관련자를 인지하고 들여다봤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번 주중 조사 상황과 대응 방안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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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원 아침밥’ 대학들 재정난 속앓이… “두달 밥값, 초임 교수 연봉”

    13일 오전 서울의 한 4년제 A대학 학생식당. 아침밥을 먹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식당 문을 여는 오전 8시 전부터 줄을 서 대기했다. 잠시 후 배식이 시작되자 불과 45분 만에 준비한 330명 분량이 모두 동났다. 재학생 김모 씨(25)는 “양도 충분하고 메뉴도 다양해 가능한 한 아침마다 챙겨 먹는다”고 했다. 최근 1000원만 내면 든든한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들은 재원 부담이 만만치 않아 속앓이를 하는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천원의 아침밥에 동참한 A대학의 경우 아침식사 정가 4000원 중 정부 지원금 1000원과 학생 부담금 1000원을 제외한 2000원을 학교가 부담한다. 이 대학 관계자는 “신임 교수 연봉이 약 4000만 원인데 지난 한 달간 아침밥 사업 운영비로만 약 2000만 원을 썼다”며 “취지는 좋지만 막상 사업을 해보니 부담이 생각보다 커서 고민”이라고 했다. 천원의 아침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쌀 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2017년 시범 도입한 사업이다. 정가에서 학생과 농식품부가 각각 1000원을 내고 나머지는 대학 측이 부담한다. 초반에는 이용이 많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면 등교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이용 학생이 대폭 늘었다. 농식품부가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지원 대상은 대학 10곳, 학생 14만 명 규모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대학 145곳, 234만 명으로 급증했다. 그만큼 대학 측의 부담도 늘었다. 일부 학교는 재정 부담을 고려해 간편식으로 바꾸거나 인원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 소재 B전문대는 지난해 매일 100명분의 아침을 준비했다가 올 들어 70명분으로 줄였다. 방학 기간 중 사업을 중단하는 곳도 상당수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수요가 많지 않은 방학까지 운영하는 건 부담이 너무 크다”고 했다. 특히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방대 상당수는 ‘다른 대학은 다 한다’는 재학생들의 요구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진행하는 상황이다. 부산에 있는 한 대학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재료비 일부라도 지원해주지 않으면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학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추가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지자체 중에선 재정 여건이 좋은 서울시와 인천시 등만 추가 지원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올해 사업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 대학부터 추가 지원을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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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원 아침밥’ 대학들 속앓이…“두달 밥값이 초임교수 연봉”

    13일 오전 서울의 한 4년제 A 대학 학생식당. 아침밥을 먹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식당 문을 여는 오전 8시 전부터 줄을 서 대기했다. 잠시 후 배식이 시작되자 불과 45분 만에 준비한 330명 분량이 모두 동났다. 재학생 김모 씨(25)는 “양도 충분하고 메뉴도 다양해 가능한 아침마다 챙겨먹는다”고 했다. 최근 1000원만 내면 든든한 아침식사를 제공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재정이 넉넉치 않은 대학들은 재원 부담이 만만치 않아 속앓이를 하는 모습이다. 지난 달부터 천원의 아침밥에 동참한 A 대학의 경우 아침식사 정가 4000원 중 정부 지원금 1000원과 학생 부담금 1000원을 제외한 2000원을 학교가 부담한다. 이 대학 관계자는 “신입 교수 연봉이 약 4000만 원인데 지난 한 달간 아침밥 사업 운영비로만 약 2000만 원을 썼다”며 “취지는 좋지만 막상 사업을 해보니 부담이 생각보다 커 고민”이라고 했다. 천원의 아침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쌀 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2017년 시범 도입한 사업이다. 정가에서 학생과 농식품부가 각각 1000원씩 내고 나머지는 대학 측이 부담한다. 초반에는 이용이 많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면 등교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이용 학생이 대폭 늘었다. 농식품부가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지원 대상은 대학 10곳, 학생 14만 명 규모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대학 145곳, 234만 명으로 급증했다. 그만큼 대학 측 부담도 늘었다. 일부 학교들은 재정 부담을 고려해 간편식으로 바꾸거나 인원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서울 소재 B 전문대학은 지난해 매일 100명분의 아침을 준비했다가 올 들어 70명분으로 줄였다. 방학 기간 중 사업을 중단하는 곳도 상당수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수요가 많지 않은 방학까지 운영하는 건 부담이 너무 크다”고 했다. 특히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방대 상당수는 ‘다른 대학은 다 한다’는 재학생들의 요구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진행하는 상황이다. 부산에 있는 한 대학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재료비 일부라도 지원해주지 않으면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학들은 정부의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을 바라고 있지만 지자체 중에선 재정여건이 좋은 서울시와 인천시 등만 추가 지원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올해 사업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 대학부터 추가 지원을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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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승 문턱 못 넘었지만… 마지막 승부, 다시 솟구쳐다오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다. 다음 경기가 남았으니 고개를 들자고 했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이승원(강원)은 9일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에서 1-2로 패한 뒤 “오늘 경기에 져서 분위기가 많이 처졌다. 눈물을 보인 선수도 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결승 진출엔 실패했지만 아직 3, 4위전이 남아 있으니 힘을 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말이었다. 대표팀 공격수 이영준(김천)도 “3, 4위전은 지금의 멤버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하고 싶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 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U-20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9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결승 진출을 노렸던 한국은 12일 오전 2시 30분 이스라엘과 3, 4위전을 치른다. 이스라엘은 9일 우루과이와의 4강전에서 0-1로 졌다. 한국은 이날 전반 14분 이탈리아의 골게터 체사레 카사데이(레딩)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카사데이는 이번 대회 7호 골로 득점 선두를 굳게 지켰다. 한국은 전반 23분 페널티킥 골로 1-1 균형을 맞췄다. 배준호(대전)가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얻은 페널티킥을 이승원이 성공시켰다. 이 골로 이승원은 이번 대회 6번째 공격 포인트(2골 4도움)를 기록했다. 2019년 대회에서 2골 4도움을 작성하며 최우수선수(MVP)상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받은 이강인(마요르카)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은 후반 41분 시모네 파푼디(우디네세)에게 프리킥 골을 내줬고 더 이상 따라붙지 못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1000여 명의 축구 팬이 거리 응원을 했다. 팬들은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5시부터 광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팬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대한민국”을 외치며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는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실어 보냈다. 김은중 대표팀 감독은 이탈리아전이 끝난 뒤 “운동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4강에서) 패한 뒤 3, 4위전에 나서는 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일이지만 대회 마지막 경기인 만큼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3, 4위전 상대 이스라엘은 이번 대회 돌풍의 주인공이다. 처음 출전한 U-20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조별리그 C조를 2위(1승 1무 1패)로 통과한 이스라엘은 16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눌렀다. 8강에선 브라질을 연장 승부 끝에 3-2로 꺾으며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브라질은 U-20 월드컵 결승에 9번 올라 우승 5회, 준우승 4회를 차지한 팀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U-19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번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U-19 챔피언십 4강에서는 프랑스도 물리쳤다. 이스라엘은 이번 대회에서 맞붙은 아시아 팀에 모두 이겼다. 일본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한 명이 퇴장을 당한 수적인 열세에서도 2-1 역전승을 거뒀다. 16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물리친 이스라엘은 이번 대회 세 번째 아시아 상대로 한국을 만났다. 이스라엘은 4강전까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8골을 넣고 7골을 내줬다. 8골 모두 후반에 넣었다. 두 골씩 넣은 도르 투르게만(마카비 텔아비브)과 아난 칼라일리(마카비 하이파)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두 선수 모두 공격수다. U-20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 이탈리아는 12일 오전 6시 우루과이와 우승을 다툰다. 우루과이는 그동안 2번 결승에 올랐는데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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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80억 횡령·배임 혐의’ 백현동 민간사업자 구속… “증거인멸 염려”

    수백억 원대 배임·횡령 혐의를 받는 백현동 민간사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 정바울 대표가 구속됐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정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날 오후 10시 5분경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대표는 백현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 R&D PFV와 자신이 운영하는 부동산개발업체인 아시아디벨로퍼 등의 자금 480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정 대표의 아내가 운영하는 비영리법인에 백현동 사업 시행사인 성남 R&D PFV의 자금 수십억 원이 넘어간 경위와 이른바 ‘허가방’으로 불리는 대관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영입 후 백현동 사업 관련 인허가가 이뤄진 과정 등을 수사하고 있다.아시아디벨로퍼는 성남 R&D PFV의 지분 4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백현동 사업 결과 성남 R&D PFV는 약 3000억 원의 분양이익을, 아시아디벨로퍼는 약 700억 원의 배당이익을 얻었다.검찰은 정 대표가 개발이익 중 일부를 횡령하고 공사비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성남 R&D PFV에 수백 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 대표의 아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다문화가정 지원 비영리법인이 보유한 46억 원대 현금성 자산의 출처가 성남 R&D PFV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검찰은 백현동 개발의 각종 인허가 조건이 정 대표 같은 민간업자에게 유리하게 바뀐 과정에 정 대표 측에서 활동한 로비스트 김인섭 씨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앞서 김 씨를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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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불법 노숙집회’ 건설노조 압수수색

    경찰이 불법 집회 개최 혐의를 받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건설노조 사무실을 9일 압수수색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건설노조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장옥기 위원장의 컴퓨터와 노트북, 태블릿PC,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지난달 16, 17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1박 2일 노숙집회와 관련해 장 위원장 등 노조원 29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날 압수수색은 노숙집회를 포함해 지난달 세 차례 열린 건설노조 집회가 불법 집회로 이어진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집회 관련 회의 자료와 집회계획서 등 문건을 이날 확보했다. 건설노조 측은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사무실 건물 앞에서 ‘윤석열 정권 규탄’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폭력경찰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다. 건설노조는 지난달 노숙집회를 진행하면서 예정된 해산 시간이었던 오후 5시를 넘겨서 집회를 진행했다. 또 지난달 1일에는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노조원 4명이 대통령실 방면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고 같은 달 11일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진행한 건설노동자 결의대회에서는 예정된 시간보다 집회를 빨리 시작하기도 했다. 경찰은 서울시가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등을 무단 사용했다며 건설노조를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장 위원장 등에게 지금까지 4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건설노조 측은 지난달 분신한 간부 양모 씨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경찰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이 요구한 장 위원장의 4번째 출석 일자는 이달 14일이다. 한편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인도에서는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이제 그만 공동투쟁’이 1박 2일 노숙문화제를 진행하다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됐다. 이날 오후 6시 반경부터 시작한 문화제에서 이들은 구호를 외치고 현수막을 펼쳤다. 이에 경찰 측은 “대법원 100m 이내에서 미신고 집회를 하고 있다”며 3차례 해산명령을 내렸다. 해산명령에도 자진 해산을 하지 않자 경찰은 강제 해산에 착수했고, 이날 오후 9시 20분경부터 참석자들을 한 명씩 해산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집시법상 인도위 노숙이나 문화제 개최는 불법이 아니지만 모인 이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거나 피케팅을 할 경우엔 미신고 불법 집회로 볼 수 있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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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졌지만 잘 싸웠다”…광화문광장 붉게 물들인 붉은악마들

    “U-20 대표팀 되는 게 목표예요. 대표팀 형들 고생많으셨습니다.” 이탈리아를 상대로 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이 있던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응원하던 추경민 군(14)은 “처음으로 거리응원에 나와 대표팀 형들을 봐서 즐거웠다”며 경기의 감동을 전했다. 이날 오전 5시 광화문광장은 밤새 비가 내려 바닥이 촉촉히 젖었지만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응원전은 펼쳤다. 6시부터 시작된 경기는 결과는 1 대 2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시민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시민들은 저마다 붉은색 축구 유니폼이나 티셔츠를 입고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뿔 모양 머리띠를 차고 거리 응원에 나섰다. 경기 시간대가 출근이나 등교 시간과 겹쳤지만 시민들은 응원전에 참여해 대표팀을 향해 응원의 박수를 던졌다. 직장인 최모 씨(43)는 “경기를 다 보고 출근하려고 유연근무제를 이용했다”며 “사람들이 이렇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4강전에 진출해준 대표팀에게 고맙다”고 했다. 대학생 김민수 씨(23)는 “시험 기간이지만 한 경기만 이기면 결승인 중요한 경기라서 축구동아리 부원들과 함께 응원을 나왔다”고 기뻐했다. 이탈리아 선수의 선제골이 터지자 곳곳에선 아쉬운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내 시민들은 다시금 “대~한민국!”을 외치며 대표팀을 북돋았다. 9분 만에 이승원 선수가 페널티킥을 성공해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자 앉아있던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를 외쳤다. 하지만 후반 41분 이탈리아의 프리킥 성공으로 경기가 기울자 시민들의 탄식이 이어졌지만, 시민들은 대표팀을 격려했다. 대학생 백기준 씨(21)는 “지난해에는 군인 신분이라 거리응원을 못 왔지만 오늘 와서 기쁘다”며 “지금 대회가 끝이 아니니 선수들이 기죽지 말고 앞으로도 잘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직장인 유정무 씨(25)는 “4강이라는 성적이 나쁜 성적이 아니니까 3, 4위전에서 3등이라도 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했다. 이날 서울시, 종로구청, 경찰, 소방, 서울교통공사 등 인원 181명, 거리응원전 주최 측 114명 등 총 295명이 현장에서 안전활동에 주력한 결과, 거리응원전은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끝났다.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

    •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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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근무 中연구원, 의료로봇 기술 1만건 유출

    국내 대형병원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국인 연구원이 의료 기술을 본국으로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7일 의료 로봇 기술 자료 1만여 건을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40대 중국인 남성 A 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15∼2020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산하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졌을 때 스텐트를 넣어 혈관을 넓히는 ‘심혈관 중재 시술’에 쓰이는 의료 로봇 설계도면을 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 기술 유출 정황에 대한 국가정보원 첩보를 받고 지난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지난해 중국으로 돌아갔던 A 씨가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기 위해 올 3월 잠시 귀국했을 때 출국금지 조치를 한 뒤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진행했다. A 씨는 빼돌린 자료를 자신의 연구인 것처럼 꾸며 중국의 과학 기술 인재 유치 사업인 ‘천인 계획’에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가 제출한 프로젝트가 실제 천인계획 대상으로 선정돼 중국에서 관련 법인을 세우는 작업도 시작됐다고 한다. 다만 A 씨는 “이미 공개된 자료”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유출한 기술은 현재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를 가리는 산업통상자원 국가핵심기술보호위원회의 심사를 받고 있다. 유출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결론날 경우 A 씨에겐 산업기술유출방지법 위반 혐의가 추가로 적용돼 3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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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치된 취객 또 사망…경찰 “자택 데려다주고 올라가는 것 확인”

    경찰이 취객을 방치해 숨지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지난해 말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뒤 윤희근 경찰청장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 지 4개월만이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60대 이모 씨가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 4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가 발견된 곳은 자택 바로 앞이었다. 사고 당일 경찰에 “술 취한 사람이 거리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이 씨를 지구대로 데려왔다. 지구대에 도착한 이 씨가 코피를 흘리자 경찰은 119구급대를 불렀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응급 조치를 받았고, 병원으로 가겠냐는 제안을 거부하고 자택으로 향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를 1층에 데려다주고 올라가는 것까지 확인했다”며 “함께 사는 가족이 없어 다른 가족에게 연락을 한 뒤 철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과 올 1월 서울 강북구와 동대문구에서 연이어 취객이 방치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은 ‘주취자 보호조치 매뉴얼’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매뉴얼 개정 중에 다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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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충일, 도심 대규모 집회… 소음-교통혼잡 큰 불편

    제68회 현충일인 6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려 시민들이 소음으로 불편을 겪었으며 일대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2시경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 2만2000여 명(경찰 추산)은 동화면세점부터 중구 덕수궁 대한문까지 약 500m에 이르는 세종대로 대한문 방향 편도 5개 전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주사파 척결하고 자유통일 이룩하자’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자유통일 만세” 등의 구호도 외쳤다. 오후 4시경 집회를 마친 후에는 중구 숭례문과 서울역을 거쳐 용산구 전쟁기념관까지 행진했다. 행진을 마친 오후 6시경 해산했으며 집회와 행진 도중 특별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집회 소음은 기준치를 넘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측정된 등가소음(10분간 평균 소음)은 89dB(데시벨)로 법적 상한인 75dB을 넘었다. 경찰은 구두 경고 조치를 했지만 주최 측은 그대로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주최 측을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세종대로가 집회로 통제되면서 도심 일대에선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이날 서울시의회부터 대한문 방면 세종대로의 차량 통행 속도는 오후 2시 기준 시속 4km로 지난달 공휴일 평균 시속 약 15km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이날 집회로 일부 시내버스 노선 도착 시간이 30분 넘게 지연되기도 했다. 덕수궁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김모 씨(26)는 “집회를 하는 줄 몰랐는데 버스가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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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충일 서울도심 대규모 집회…소음-차량정체에 시민 불편

    제68회 현충일인 6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려 시민들이 소음으로 불편을 겪었으며 일대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2시 경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 2만2000여 명(경찰 추산)은 동화면세점부터 중구 덕수궁 대한문까지 약 500m에 이르는 세종대로 대한문 방향 편도 5개 전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주사파 척결하고 자유통일 이룩하자’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자유통일 만세” 등의 구호도 외쳤다. 오후 4시경 집회를 마친 후에는 중구 숭례문과 서울역을 거쳐 용산구 전쟁기념관까지 행진했다. 행진을 마친 오후 6시경 해산했으며 집회와 행진 도중 특별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집회 소음은 기준치를 넘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측정된 등가소음(10분간 평균 소음)은 89dB(데시벨)로 법적 상한인 75dB(데시벨)을 넘었다. 경찰은 구두 경고 조치를 했지만 주최 측은 그대로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주최 측을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세종대로가 집회로 통제되면서 도심 일대에선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이날 서울시의회부터 대한문 방면 세종대로의 차량 통행 속도는 오후 2시 기준 시속 4㎞로 지난달 공휴일 평균 시속 약 15㎞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이날 집회로 일부 시내버스 노선 도착 시간이 30분 넘게 지연되기도 했다. 덕수궁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김모 씨(26)는 “집회를 하는 줄 몰랐는데 버스가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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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선별검사소 모두 중단… “코로나와 작별 실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두 번 감염됐을 때 모두 여기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어요. 선별검사소가 없어진다니 시원섭섭한 기분이네요.” 1일 낮 12시 40분경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만난 박모 씨(38)는 “의료진이 없었다면 오늘 같은 ‘굿바이 코로나’도 없었을 거다.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했다. 그의 눈앞에선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진행했던 임시선별검사소가 운영을 마치고 해체되고 있었다. 이날부터 코로나19 확산 후 시행됐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등 일부 감염 취약시설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에서 ‘경계’ 단계로 낮아졌기 때문인데, 시민들은 곳곳에서 일상 회복을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 전국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중단이날 서울역 앞에선 시민 10여 명이 발걸음을 멈춘 채 선별검사소 해체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박스를 나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곳은 2020년 12월 14일 설치된 전국 첫 임시선별검사소다. 서울역 인근 주민 변모 씨(58)는 “답답했던 코로나19와 이젠 정말 작별할 시간”이라며 웃은 뒤 철거된 자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전국의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은 1일 부로 모두 중단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전부터 문을 닫는 곳이 적지 않았다. 철거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임시선별검사소를 매주 2, 3건씩 철거하며 엔데믹(풍토병화)을 실감했다”고 했다. 출퇴근길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올 3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후에도 조심스러워하던 이들이 조금씩 ‘마스크 없는 생활’에 익숙해지는 모습이다.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도 마스크 없이 수업을 듣는 일이 보편화됐다.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처음에는 불안했는데 학교와 학원에서 마스크를 안 쓴 채 수업을 듣는 게 어느새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됐다”고 전했다.● “확진자도 마스크 없이 다닐 텐데” 불안도이날부터 동네 의원와 약국 등에선 의료진과 약사, 환자 모두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이날 용산·마포·중구 일대 병원과 약국 등 총 17곳을 돌아본 결과 의료진과 약사들은 여전히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환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였다. 중구 신당동의 한 이비인후과 간호사 김모 씨(48)는 “오늘 온 환자 10명 중 9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며 “마스크가 답답해 보이는 어르신 환자에게 ‘벗어도 된다’고 말씀드렸지만 아직은 걱정된다며 안 벗으시더라”고 전했다. 같은 병원에서 만난 박수진 씨(27)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기사를 보긴 했지만 감기 기운이 있기도 하고 혹시 코로나19에 확진됐을까봐 마스크를 쓰고 왔다”고 했다. 약국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중구의 한 약국 약사 박모 씨는 “출입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안내판을 오늘 떼어 버렸는데 손님 80% 이상이 마스크를 쓴 채 들어오더라”고 했다. 용산구 청파동의 한 약국에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부탁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약국 약사는 “독감 환자가 많아 아직 마스크를 벗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했다.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층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마포구 망원동의 한 약국에서 나오던 박모 씨(79)는 “4년 전부터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다. 확진자 격리 의무가 사라져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이 마스크 없이 돌아다닐 거라고 생각하면 불안하다”고 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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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코로나”…전국 선별검사소 모두 운영 중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두 번 감염됐을 때 모두 여기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어요. 선별검사소가 없어진다니 시원섭섭한 기분이네요.” 1일 낮 12시 40분경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서 만난 박모 씨(38)는 “의료진들이 없었다면 오늘 같은 ‘굿바이 코로나’도 없었을 거다.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했다. 그의 눈 앞에선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진행했던 임시선별검사소가 운영을 마치고 해체되고 있었다. 이날부터 코로나19 확산 후 시행됐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등 일부 감염 취약시설을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에서 ‘경계’ 단계로 낮아졌기 때문인데, 시민들은 곳곳에서 일상 회복을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 전국 임시선별검사소 운영 중단 이날 서울역 앞에선 시민 10여 명이 발걸음을 멈춘 채 선별검사소 해체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박스를 나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곳은 2020년 12월 14일 설치된 전국 첫 임시선별검사소다. 서울역 인근 주민 변모 씨(58)는 “답답했던 코로나19와 이젠 정말 작별할 시간”이라며 웃으며 철거된 자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전국의 임시선별검사소 운영은 1일부로 모두 중단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전부터 문을 닫는 곳이 적지 않았다. 철거업체 관계자는 “그 동안 임시선별검사소를 매주 2, 3건씩 철거하며 엔데믹(풍토병화)을 실감했다”고 했다. 출퇴근길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올 3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후에도 조심스러워하던 이들이 조금씩 ‘마스크 없는 생활’에 익숙해지는 모습이다.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도 마스크 없이 수업을 듣는 일이 보편화됐다.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처음에는 불안했는데 학교와 학원에서 마스크를 안 쓴 채 수업을 듣는 게 어느새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됐다”고 전했다.● “확진자도 마스크 없이 다닐텐데” 불안도 이날부터 동네 의원와 약국 등에선 의료진과 약사, 환자 모두 마스크 착용의무가 사라졌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이날 용산·마포·중구 일대 병원과 약국 등 총 17곳을 돌아본 결과 의료진과 약사들은 여전히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환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였다. 중구 신당동의 한 이비인후과 간호사 김모 씨(48)는 “오늘 온 환자 10명 중 9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며 “마스크가 답답해 보이는 어르신 환자에게 ‘벗어도 된다’고 말씀드렸지만 아직은 걱정된다며 안 벗으시더라”고 전했다. 같은 병원에서 만난 박수진 씨(27)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기사를 보긴 했지만 감기 기운이 있기도 하고 혹시 코로나19에 확진됐을까봐 마스크를 쓰고 왔다”고 했다. 약국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중구의 한 약국 약사 박모 씨는 “출입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안내판을 오늘 떼 버렸는데 손님 80% 이상이 마스크를 쓴 채 들어오더라”고 했다. 용산구 청파동 한 약국에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부탁하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이 약국 약사는 “독감 환자가 많아 아직 마스크를 벗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했다.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층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마포구 망원동 한 약국에서 나오던 박모 씨(79)는 “4년 전부터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는데 확진자 격리 의무도 사라져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이 마스크 없이 돌아다닐거라고 생각하면 불안하다”고 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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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총-경찰 ‘분향소 설치’ 충돌… 노조원 4명 연행

    31일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이 지난달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의 분향소 설치를 두고 충돌했다. 경찰은 물리력을 동원해 분향소 설치를 막았는데 이 과정에서 노조원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2시경부터 대통령실 인근인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등 도심 곳곳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지’ 등을 외치며 동시다발적 집회를 열었다. 이어 오후 4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부터 중구 덕수궁 대한문 사이에 모여 세종대로 6개 차로를 점거하고 1만5000여 명(경찰 추산)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어떤 불법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엄정 대응을 지시한 지 8일 만에 열린 첫 대규모 집회다. 충돌은 세종대로 집회가 끝난 뒤 열린 야간 집회에서 발생했다. 민노총 조합원 800여 명(경찰 추산)은 오후 6시 40분경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 양모 씨의 분향소를 만들겠다며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다. 당초 오후 7시부터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는데 그보다 이른 시간에 천막 기습 설치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이들을 포위한 채 “지방자치단체가 허용하지 않은 불법 시설물”이라는 경고방송을 하고 저지에 나섰다. 또 분향소를 설치하던 곳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진입을 막으려는 민노총과 경찰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고 몸싸움이 발생했다. 경찰이 분향소를 세우려는 노조원을 중구 세종대로로 끌어내고, 노조원들이 이를 막기 위해 차도로 나오면서 한때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방향 편도 4개 차로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경찰은 “공무집행을 방해할 시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는 방송을 반복한 끝에 분향소 설치를 저지했다. 또 경찰관을 폭행한 노조원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해 수사 중이다. 이 중 3명은 부상을 입었다고 호소해 먼저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할구청의 행정요청에 따라 천막 설치를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향소 설치가 저지된 장소에서 민노총은 오후 8시 반까지 집회를 이어간 후 해산했다. 또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오후 7시마다 도심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당초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캡사이신(고추 추출물) 분사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분사까지 이뤄지진 않았다. 평일 서울 도심을 막고 진행된 집회와 행진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면서 퇴근길 등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이날 집회가 한창이던 오후 3시 45분 기준으로 서울역 방면 세종대로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4km에 불과했다. 직장인 김창현 씨(28)는 “노숙 집회를 한 지 2주밖에 안 지났는데 또 집회를 하니 불편하다”고 했다. 부인과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는 벨기에인 크리스토프 들라팔라스 씨(35)는 “서울광장이 마지막 여행지였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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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총-경찰, 분향소 설치 놓고 충돌… 노조원 4명 연행

    31일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이 이달 초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의 분향소 설치를 두고 충돌했다. 경찰은 물리력을 동원해 분향소 설치를 막았는데 이 과정에서 노조원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2시경부터 대통령실 인근인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등 도심 곳곳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지’ 등을 외치며 동시다발적 집회를 열었다. 이어 오후 4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중구 덕수궁 대한문 사이에 모여 세종대로 6개 차로를 점거하고 1만5000여 명(경찰 추산) 모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어떤 불법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엄정 대응을 지시한 지 8일만에 열린 첫 대규모 집회다. 충돌은 세종대로 집회가 끝난 뒤 열린 야간 집회에서 발생했다. 민노총 조합원 800여 명(경찰 추산)은 오후 6시 40분경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 양모 씨의 분향소를 만들겠다며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다. 당초 오후 7시부터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는데 그보다 이른 시간에 천막 기습 설치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이들을 포위한 채 “지방자치단체가 허용하지 않은 불법시설물”이라는 경고방송을 하고 저지에 나섰다. 또 분향소를 설치하던 곳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진입을 막으려는 민노총과 경찰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고 몸싸움이 발생했다. 경찰이 분향소를 세우려는 노조원을 중구 세종대로로 끌어내고, 노조원들이 이를 막기 위해 차도로 나오면서 한때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 방향 편도 4개 차로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경찰은 “공무집행을 방해할 시 현행범 체포하겠다”는 방송을 반복한 끝에 분향소 설치를 저지했다. 또 경찰관을 폭행한 노조원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해 수사 중이다. 이 중 3명은 부상을 입었다고 호소해 먼저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할구청의 행정요청에 따라 천막 설치를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향소 설치가 저지된 장소에서 민노총은 오후 8시 반까지 집회를 이어간 후 해산했다. 또 “앞으로도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마다 도심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당초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캡사이신(고추 추출물) 분사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분사까지 이뤄지진 않았다. 평일 서울 도심을 막고 진행된 집회와 행진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면서 퇴근길 등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이날 집회가 한창이던 오후 3시 45분 기준으로 서울역 방면 세종대로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4km에 불과했다. 직장인 김창현 씨(28)는 “노숙 집회를 한 지 2주 밖에 안 지냈는데 또 집회를 하니 불편하다”고 했다. 부인과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는 벨기에인 크리스토프 델라팔라스 씨(35)는 “서울광장이 마지막 여행지였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기자 woojoo@donga.com}

    •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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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주만에 ‘괌옥 탈출’ 비행기표 받고 울어… 한국 착륙때 기내 환호”

    “엄마가 왔다!” 29일 오후 9시 반 인천국제공항. 김모 군(11)과 김모 양(8)은 알록달록한 색으로 ‘조○○, 환영합니다’란 환영 문구를 담은 스케치북을 든 채 초조하게 입국장에 들어서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엄마가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단숨에 달려가 안겼다. 엄마 조모 씨는 20일 친정 가족과 태평양 휴양지 괌으로 여행을 떠난 지 9일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괌을 덮친 초강력 태풍 ‘마와르’ 때문에 발이 묶였던 관광객들이 하나둘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29일 오후 8시 45분경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188명을 태운 진에어 LJ942편이 한국 땅에 착륙하자 기내에선 승객들의 박수 소리와 환호 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한다. 29일 오후 괌 국제공항 운영이 재개되면서 이날 밤 진에어를 시작으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타고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속속 입국했다.● 고립됐던 관광객, 인천공항으로 속속 입국 28주 차 임신부 정소희 씨(33)도 이날 12일 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태교 여행차 괌을 찾았던 정 씨는 “혹시 한국에 못 올까 봐 불안했는데 한국 땅을 다시 밟으니 이제야 고국에 돌아온 실감이 난다”고 했다. 23일이던 귀국 예정일보다 엿새 늦게 도착한 조모 씨(38)는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에어컨 바람을 쐬고 싶다”고 했다. 위한솔 씨(35)는 대한항공 KE8422편으로 29일 밤 12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위 씨는 이날 출발 직전 동아일보와의 메신저 대화에서 “가족들과 물을 구하러 마트를 돌다가 세 번째 마트에서 허탕을 치고 이동하던 중 탑승 확정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났다”며 “공항에서 비행기 티켓을 받고 다시 울었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꿈만 같다”고 했다. 또 “도움을 준 영사관 관계자와 교민들, 현지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29일 한국인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 괌으로 떠난 비행기는 모두 11편이다. 외교부는 30일까지 이 비행기들을 타고 약 2500명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늦어도 31일까지는 귀국을 희망하는 관광객들이 모두 한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현지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을 약 34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드디어 ‘괌옥’ 탈출” 괌 현지에선 기존에 예약했던 항공사의 항공편 출발 순서대로 관광객에게 대체 항공편을 배정하고 있다.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들은 귀국 항공편 확정 소식을 듣고 곳곳에서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22일 남편과 함께 신혼여행을 왔던 A씨(32)는 “언제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매일 눈물이 났다”며 “하루빨리 ‘괌옥’(괌+감옥)에서 탈출하고 싶었는데 30일 오후 5시 항공편으로 귀국하게 됐다”고 했다. 또 “하루만 더 버티면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다. 괴로웠던 신혼여행 때문에 앞으로 다시는 괌에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대체 항공편이 확정되지 않은 이들도 있다. 당초 괌 공항이 다음 달 1일 운영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듣고 항공편을 그 후로 변경한 관광객들은 대체 항공편 배정에서 후순위로 밀려 현지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다. 어머니 환갑을 맞아 인천 남구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강모 씨(28)는 “공항 운영 재개 날짜에 맞춰 다음 달 2일 항공편으로 변경했는데 당장 재변경이 안 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며 “공항에 가 대기하고 싶어도 당뇨와 고혈압 증세가 있는 어머니의 몸 상태가 안 좋아 곁을 떠날 수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조금이라도 출발 시간이 빠른 항공편 잔여석을 구하기 위해 괌 공항을 찾아 대기했다. 딸과 함께 여행을 갔다가 고립됐다는 권선옥 씨(63)는 “괌 공항에서 대기 명단을 작성한 뒤 간신히 29일 오후 출발하는 잔여석을 얻어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했다.인천=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인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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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디어 ‘괌옥’ 탈출… 비행기표 받고 울어” 괌 관광객 속속 귀국

    ● “엄마가 왔다!”29일 오후 9시 반 인천국제공항. 김모 군(11)과 김모 양(8)은 알록달록한 색으로 ‘조○○, 환영합니다’란 환영 문구를 담은 스케치북을 든 채 초조하게 입국장에 들어서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러다 엄마가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단숨에 달려가 안겼다. 엄마 조 씨는 20일 친정 가족과 태평양 휴양지 괌으로 여행을 떠난 지 9일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21일 괌에 여행을 갔던 아내와 두 딸, 손녀를 이날 오후 10시 24분경 맞이한 곽병우 씨(65)는 “못 돌아올까봐 걱정했는데 살아돌아온 느낌이라 반갑다”며 환하게 웃었다. 8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손녀 김도은 양(2)은 ‘I ♥ GUAM’이라고 적힌 괌 기념 티셔츠를 입은 채 유모차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태평양 휴양지 괌을 덮친 초강력 태풍 ‘마와르’ 때문에 발이 묶였던 관광객들이 하나둘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이날 오후 8시 45분경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188명을 태운 진에어 LJ942편이 한국 땅에 착륙하자 기내에선 승객들의 박수 소리와 환호 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한다. 29일 오후 괌 국제공항 운영이 재개되면서 이날 밤 진에어를 시작으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타고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속속 입국했다.● 고립됐던 관광객, 인천공항으로 속속 입국 28주차 임산부 정소희 씨(33)도 이날 12일 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태교 여행차 괌을 찾았던 정 씨는 “혹시 한국에 못 올까봐 불안했는데 한국 땅을 다시 밟으니 이제야 고국에 돌아온 실감이 난다”고 했다. 23일이던 귀국 예정일보다 엿새 늦게 도착한 조모 씨(38)는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에어컨 바람을 쐬고 싶다”고 했다.위한솔 씨(35)는 대한항공 KE8422편으로 29일 밤 12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위 씨는 이날 출발 직전 동아일보와의 메신저 대화에서 “가족들과 물을 구하러 마트를 돌다가 세 번째 마트에서 허탕을 치고 이동하던 중 탑승 확정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났다”며 “공항에서 비행기 티켓을 받고 다시 울었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꿈만 같다”고 했다. 또 “도움을 준 영사관 관계자와 교민들, 현지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29일 한국인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 괌으로 떠난 비행기는 모두 11편이다. 외교부는 30일까지 이들 비행기를 타고 약 2500명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늦어도 31일까지는 귀국을 희망하는 관광객들이 모두 한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현지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을 약 34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드디어 ‘괌옥’ 탈출” 괌 현지에선 기존에 예약했던 항공사의 항공편 출발 순서대로 관광객에게 대체 항공편을 배정하고 있다.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들은 귀국 항공편 확정 소식을 듣고 곳곳에서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22일 남편과 함께 신혼여행을 왔던 A씨(32)는 “언제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매일 눈물이 났다”며 “하루빨리 ‘괌옥’(괌+감옥)에서 탈출하고 싶었는데 30일 오후 5시 항공편으로 귀국하게 됐다”고 했다. 또 “하루만 더 버티면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좋다. 괴로웠던 신혼여행 때문에 앞으로 다시는 괌에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아직 대체 항공편이 확정되지 않은 이들도 있다. 당초 괌 공항이 다음 달 1일 운영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듣고 항공편을 그 후로 변경한 관광객들은 대체 항공편 배정에서 후순위로 밀려 현지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다.어머니 환갑을 맞아 인천 남구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강모 씨(28)는 “공항 운영 재개 날짜에 맞춰 다음 달 2일 항공편으로 변경했는데 당장 재변경이 안 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며 “공항에 가 대기하고 싶어도 당뇨와 고혈압 증세가 있는 어머니의 몸 상태가 안 좋아 곁을 떠날 수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일부 관광객들은 조금이라도 출발 시간이 빠른 항공편 잔여석을 구하기 위해 괌 공항을 찾아 대기했다. 딸과 함께 여행을 왔다가 고립됐다는 권선옥 씨(63)는 “괌 공항에서 대기 명단을 작성한 뒤 간신히 29일 오후 출발하는 잔여석을 얻어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했다.인천=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인천=최원영 기자 o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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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괌 태풍에 발묶인 韓관광객 3200명… “아버지 혈압약 다 떨어져”

    “아버지 혈압약을 구할 수 없어 피가 마르는 심정입니다.” 태평양 휴양지 괌을 부모님과 함께 방문했다가 초강력 태풍 ‘마와르’ 때문에 발이 묶인 도모 씨(34)는 26일 동아일보와의 메신저 대화에서 “노약자 등 지병을 앓고 계신 분들에 대한 외교당국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 수도와 전기가 끊긴 채 고립돼 있다면서 “호텔 내부까지 물이 차올라 유일하게 마른 바닥이 있는 화장실에서 이불을 깔고 지내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영사관도 태풍에 피해를 입어서 그런지 전혀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식수 떨어져” 악몽 된 신혼여행 23, 24일(현지 시간) 괌을 강타한 마와르는 최고 시속 225km의 강풍을 동반한 ‘슈퍼 태풍’으로 시간당 50mm의 비를 뿌려 괌 국제공항 활주로를 비롯해 많은 호텔, 식당 등이 침수됐다. 강풍으로 전신주가 쓰러지면서 전선이 끊어져 광범위한 지역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상하수도 설비도 작동을 멈춰 단수된 지역이 적지 않다. 태풍이 물러난 후에도 국제공항 운영 중단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휴가를 떠났던 한국인 관광객 3200여 명은 현지에 고립된 채 기본적인 의식주마저 못 챙기는 상황이다. 임신 7개월 차인 아내와 태교 여행을 온 이모 씨(37)는 “체류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아내가 두통을 호소하고 배 뭉침 증상도 생기고 있다”며 “식당과 식료품점이 대부분 문을 닫아 미리 챙겨둔 라면이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간신히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했다. 한 관광객은 “숙소가 물에 잠겨 에어컨도 안 나온다. 지금은 렌터카 안에서 지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혼여행이 악몽이 되기도 했다. 손유경 씨(30)는 이달 20일 결혼 후 괌으로 신혼여행을 왔는데 이제 식수가 거의 떨어졌다고 했다. 손 씨는 “호텔에서 더 이상 숙박 연장을 해줄 수 없다고 해서 당장 잘 곳도 없다”며 “내일이 오는 게 너무 두렵다”고 했다. 현지 관광객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을 통해 소통하고 있는데 방을 나눠 쓸 사람을 찾거나 ‘노숙 중인데 샤워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공항 이르면 30일 재개될 듯 고립이 길어지면서 늘어난 체류 비용도 부담이다. 관광객 김모 씨(29)는 “마트마다 사람들이 몰려 식료품이 동났다. 호텔 식당이 있긴 한데 가족과 밥을 먹으면 최소 40달러(약 5만3000원)는 든다. 하루 한 끼만 제대로 먹더라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나마 문을 연 마트나 편의점에선 신용카드 결제가 제대로 안 돼 현금을 뽑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으러 다니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 교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교민 김모 씨(58)는 “생수가 거의 떨어졌는데 수돗물이 안 나온다. 몸을 씻지도 못하고 마실 물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괌 국제공항은 이르면 30일 다시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26일 “괌 공항청장이 전날(25일) 면담에서 30일 공항 재개를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교민단체, 여행사 등과 긴급 지원방안을 협의 중이다. 필요한 분들에게 비상의약품을 전달하고 있고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여행사들은 괌에서 발이 묶인 여행객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천재지변의 경우 보상할 의무는 없지만 1박에 10만 원 정도 숙박 지원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파크 측도 패키지 고객 70여 명을 대상으로 호텔 숙박 비용 전액을 지원한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 202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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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사는 ‘플렉스’? 이젠 중고거래로 실속 소비!

    “중고가 훨씬 저렴한데 새 제품을 살 이유가 없었어요.” 직장인 이모 씨(27)는 지난달 자기계발에 꼭 필요한 태블릿PC를 중고 거래로 80만 원에 샀다며 24일 이렇게 말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 씨는 ‘플렉스(flex·과시형 소비)’를 일삼았다. 지난해 프랑스 여행에선 800만 원가량 되는 명품 가방도 거침없이 구매했다.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니 비싸다는 느낌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고물가와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생각이 바뀌면서 플렉스를 그만두기로 했다. 이 씨는 “태블릿PC를 중고로 사면서 30만 원을 절약했다”며 “아예 소비를 안 할 순 없으니 앞으로는 조금이라도 더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당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최근 절약을 위한 중고 거래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중고로 사고, 그동안 쓰던 물건 중 필요가 없어진 건 중고로 파는 식이다. 직장인 정소영 씨(27)는 지난해까진 매달 월급의 3분의 2가량을 썼지만 최근 고물가 부담에 결혼 준비까지 겹치면서 기존에 있던 물건들을 팔기 시작했다. 정 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매한 물건은 219개에 달한다. 정 씨는 “요즘은 사지 않고 팔기만 하는데 지금도 90개를 팔고 있다”며 “불필요하거나 버릴 것들을 판매하니 새 수입원이 생긴 느낌”이라며 웃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올 초 발간한 ‘미래 중고 패션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번개장터에서 이뤄진 중고 패션 거래 중 MZ세대의 참여 비율은 78%에 달했다. 명품을 쓰다가 일정 시간 후 되파는 ‘리셀테크’(재판매·Resell+재테크)도 늘고 있다. 미국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5)는 “백화점에서 540만 원에 산 명품 가방을 2년 동안 사용하다가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500만 원에 팔았다”며 “제품 가치를 만끽한 후에 제값에 가까운 가격에 팔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에서도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적잖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둔화되면서 MZ세대 사이에서 “절약은 긍정적인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이에 따라 소비 성향도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금리와 물가 등이 오르기 전에는 모두 잘사는 것처럼 보이다 보니 ‘나도 플렉스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며 “최근에는 다들 힘들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중고 거래 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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