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는 9일 청와대의 지명 발표 직후부터 22일까지 13일 동안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모두 20건의 공식 해명 자료를 냈다. 특히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자료를 국회에 제출한 14일 이후 해명 자료 20건 중 18건이 집중됐다. 사모펀드 투자와 동생 부부의 위장 이혼에 이어 딸의 대한병리학회 영어 논문 제1저자 등재에 대한 의혹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는 해명 자료를 준비단을 통해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퍼나르며 적극적인 여론전을 펼쳤다. 하지만 장관 후보자가 사실과 다른 해명을 성급하게 내놓으면서 거짓 해명이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 후보자는 준비단을 통해 한영외국어고에 다니던 딸 조모 씨(28)가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참여한 인턴십을 통해 병리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다는 본보 보도(20일자 A1·3면 참조)에 대해 “학교가 마련한 정당한 인턴십 프로그램이었고, 딸의 인턴십 참여에 후보자와 배우자가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새로 생긴 인턴십 경위에 대해선 “의대 교수인 학부모가 주관한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하지만 상대방 교수의 설명은 달랐다. 논문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대 A 교수는 “한영외고 동급생 학부모였던 조 후보자 부인이 아이 엄마를 통해 요청했다”며 “인턴십을 시작할 때 학생이 부모와 함께 왔다”고 밝혔다. 인턴십이 공식 프로그램이라는 해명도, 배우자가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는 말도 모두 거짓으로 판명 난 것이다. 이후 미국 유학생 출신인 조 씨의 한영외고 입학과 고려대 수시전형 입학 과정 전반으로 의구심이 번지자 조 후보자는 “악의적인 허위 사실 유포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발끈했다. 조 후보자 측은 “한영외고엔 해외 거주 사실만으로 정원 외 입학을 할 수 있는 입시전형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조 씨가 입학한 2007학년도 한영외고 입시요강에는 ‘특례입학 대상자는 정원 외로 별도 선발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입시요강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엉터리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고려대 입시전형에 대한 설명도 사실과 달랐다. 조 씨가 지원한 ‘세계선도인재전형’에 대해 “연구활동 내역, 자기소개서 등에 대해 종합평가하는 내용이 없다”며 논문이 입시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음을 암시했다. 고려대 입시요강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와 수상 증빙 등을 종합 평가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이후 조 씨가 스스로 논문 저자 등재 사실을 적시한 자기소개서가 공개되자 “자기소개서엔 썼지만 논문 원문을 따로 내지는 않았다”며 궁색한 변명을 했다. 조 후보자의 아내와 자녀가 10억5500만 원을 투자한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석연찮은 해명을 하면서 오히려 의혹을 더 키웠다. 가족 자금이 투자액의 80%, 약정액의 70%를 차지하는 사모펀드가 투자한 가로등 관련 업체의 영업이익이 급증한 사실 등이 보도되자 조 후보자는 “블라인드 펀드로, 투자 종목이 정해져 있지 않아 어느 종목에 투자됐는지 모른다”고 했다. 펀드 정관상 운용사가 분기별로 운용 현황 등 투자 보고를 하고, 반기별로 재무제표를 작성해 투자자에게 제출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처를 몰랐다는 해명 자체가 무색해졌다. 펀드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후보자 부인의 지인에게 추천을 받았다”고 처음에는 밝혔지만 사실과 달랐다. 조 후보자의 5촌 조카가 사모펀드의 총괄대표를 맡았다는 정치권의 의혹 제기 뒤에야 조 후보자는 뒤늦게 “친척을 통해 소개받은 게 맞다”고 시인했다. 거짓 해명이 구설에 오르면서 당초 의혹 제기 3, 4시간 만에 신속하게 반박하던 대응 전략도 바뀌고 있다. 조 후보자는 22일 이례적으로 당초 출근길에 발표하던 입장문을 언론 노출 2시간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먼저 올렸다.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1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지지 세력과 직접 소통하는 우회 노선을 선택한 것이다. 준비단 역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해명이 의혹을 더 키우는 것을 막고, 자칫 청문회를 하지 못하고 낙마하는 최악의 경우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신동진 shine@donga.com·김정훈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가 고교 재학 시절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병리학 논문은 한국연구재단(옛 한국학술진흥재단)이 2500만 원가량을 지원한 이공 분야 기초연구의 신진교수 지원사업으로 22일 확인됐다. 이 지원사업의 연구책임자조차 고교생 조 씨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드러나 조 씨의 1저자 등재 배경 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따르면 조 씨의 논문은 2006년 당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기초과학학술연구 조성사업의 연구결과물로 등재돼 있다. 이 사업의 연구책임자는 조 씨의 1저자 등재를 주도한 논문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A 교수의 후배 교수 B 씨였다. B 씨는 2006년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진행한 신생아의 뇌성마비 발생 원인 관련 연구에 총 2462만 원의 정부출연금을 썼다. B 씨는 2005년 단국대 의대 조교수로 부임한 뒤 A 교수와 수차례 공동연구를 해온 사이였다. 조 씨가 한영외고 1학년 당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으로 활동한 기간은 2007년 7월 23일∼8월 3일 약 2주간이었다. 과제 연구 기간은 같은 해 6월 30일 이미 종료됐다. B 씨는 1년간의 연구를 마친 뒤 해당 과제 성과물로 논문 2편을 보고했다. 조 씨가 1저자, A 교수가 교신저자로 표시된 병리학 논문(SCI급)과 자신이 1저자로 참여한 또 다른 논문(비SCI급)이었다. 둘 다 신생아의 뇌병변과 관련된 연구였다. 국비 지원사업의 주관 연구책임자는 프로젝트 기간에 연구를 주관하면서 각 참여자의 기여도를 측정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B 씨는 자신이 사업 성과로 올린 병리학 논문의 1저자인 조 씨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B 씨는 병리학 논문에 대한 조 씨의 연구기여도를 묻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연구 기간 조 씨와 일면식도 없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1저자로 올라갔는지 모르겠다. 논문 1저자가 고등학생인 것도 처음 들었다”고 했다. 또 “자세한 내용은 책임저자인 A 교수가 알 것”이라며 “논문이 작성된 2008년은 요즘처럼 윤리위원회가 제대로 안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구책임자인 B 씨가 성과 논문의 1저자를 모른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B 씨와 같은 신진교수 지원사업 과제를 수행 중인 지방의 한 사립대 교수는 “연구책임자가 적어도 성과를 입력하는 시점에는 조 씨가 1저자였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면서 “당시 학계에 ‘저자 끼워 넣기’ 관행이 만연해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연구 주관기관이었던 단국대 내부 시스템에는 조 씨가 고등학생 인턴이 아닌 ‘의과학연구소 박사’로 입력돼 있었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28)는 고1 겨울방학 때 단 2주간의 인턴십을 통해 확장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급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실제 조 씨가 2주 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실험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는 베일에 가려 있다. 21일 동아일보는 병리학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해당 논문(‘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을 검토했다. 전문가들은 실험 자체는 비교적 간단한 편이지만 연구 전제와 방식은 외국어고 1학년생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SCI급 논문을 3편 쓴 한 병리학 박사는 “1저자로서 전체 실험에 관여할 것을 가정할 때 고등학생이 주말을 빼고 2주 동안 수행할 수 있는 작업량이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실험은 허혈성 뇌손상이 있는 아이와 정상 아이들의 유전자를 비교하는 실험이었다. 이를 위해 신생아의 혈액에 응고방지제를 넣고 백혈구에서 DNA를 추출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혈액 시료는 2002∼2004년 단국대병원에서 37명의 환아와 54명의 정상 신생아에게서 채취됐다. 이후 eNOS(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를 증폭(PCR)시킨 뒤 육안으로 유전자의 다형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전류를 거는 전기영동 방식으로 진행됐다. DNA 추출은 키트를 사용하면 하루 안에 가능하지만 조 씨가 직접 추출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 연구자가 DNA를 추출해 모아 놓은 뒤 조 씨는 PCR 실험만 한 번에 실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논문 지도교수(책임저자)인 A 교수도 “실험을 수행하는 전문 연구자(공동 1저자)가 따로 있었고 조 씨에게는 금방 배울 수 있는 단순한 실험만 시켰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PCR 실험은 최소 273번 이상 필요했다. 숙련자라도 일주일이 걸리는 양이다. 전기영동은 한 번에 두세 시간이 걸리는 실험을 27번 넘게 해야 하므로 최소 67시간 이상이 소요됐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실험 설계나 결과 해석에 공헌해야 하는 1저자 자격을 고등학생에게 부여한 건 무리라고 판단한다. 산화질소의 생리적인 역할과 PCR는 인문계 고교 교과과정에 없다.신동진 shine@donga.com·김정훈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는 딸 조모 씨(28)가 고교 재학 중 논문 등 연구저작물을 게재한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조 씨를 지도한 교수들은 조 후보자에 대해 “학부모 모임에서 한두 번 봤을 것” “부모를 대학 시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 씨의 ‘초단기 저자 등재’에 부모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조 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의 책임저자였던 단국대 의대 A 교수를 아느냐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조 후보자 측은 ‘학부모 모임’ 얘기를 꺼냈다. 조 후보자 측은 “개인적으로 지도교수를 알지 못하지만 학부모 회의 때 식사를 했을 수는 있다. 따로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A 교수도 “학부모 모임에서 조 후보자를 한두 번 봤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씨와 A 교수의 자녀는 한영외고 18기 유학반 동기다. A 교수는 자신의 부인이 조 후보자의 부인과 한영외고 학부모 모임에서 알게 돼 조 씨를 소개받았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유학반에서 조 씨 등 2명의 학생이 인턴십에 왔는데 부모와 함께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21일 본보 확인 결과 조 씨가 한영외고에 입학한 2007년엔 학부모 모임 외에 이례적으로 학생 아버지들의 모임이 있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영외고 교사는 “유학반(OSP)에 항상 아버지 모임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18기(조 씨 동급생 기수) 유학반엔 아버지 모임이 있었다.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한영외고 유학반 학부모 모임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 씨가 입학하기 직전인 2006년 한영외고 유학반은 학부모들끼리 정규수업 감축과 강사료 지급 방식 등 유학반 운영 방식을 학교 측에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서를 e메일로 주고받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유학반 1학년 학부모 모임은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연회장에서 열었다고 한다. 유학반 학부모들은 자녀가 입학하기 전부터 모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 3월 입학한 조 씨는 2006년 12월 한영외고 18기 인터넷 카페에 “OSP는 따로 학부모 회의 하는 거 알죠?”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엄마 아빠 따라 (학생들도) 그냥 오세요. 다 합해도 35명인데” “이번 학부모 회의에서 벌써 얼굴 다섯을 익혔다”고 썼다. 조 씨가 참여한 또 다른 인턴십에서도 부모가 관여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된다. 조 후보자의 아내인 동양대 영문학과 정모 교수는 2008년 딸 조 씨가 공주대 인턴십에 면접을 보러 갈 때 동행했다. 당시 인턴십을 지도한 B 교수와 정 교수는 서울대 재학 시절 천문학 동아리 활동을 같이 했다. B 교수는 대학 후배인 조 후보자의 존재도 인식하고 있었다. B 교수는 3주간의 인턴생활을 마친 조 씨의 이름을 일본에서 열린 국제조류학회의 발표초록에 제3공동저자로 올렸다. 이에 대해 B 교수는 “정 교수 부탁으로 조 씨를 참여시킨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이호재·김은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가 한영외국어고 3학년 당시 공주대 생명과학과에서 3주가량 인턴을 한 뒤 국제조류학회 발표초록(개요)에 제3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20일 추가로 확인됐다. 조 씨는 고교 2학년 때는 2주 동안 단국대 의대 인턴을 거쳐 이듬해 대한병리학회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 씨가 인턴을 하기 전 조 씨의 어머니이자 조 후보자의 부인인 동양대 영문학과 정모 교수가 공주대와 단국대를 모두 방문한 사실도 밝혀졌다. 공주대 생명과학과 A 교수와 서울대 동문인 정 교수는 대학 시절 천문학 동아리에서 A 교수와 함께 활동했다. 논문 지도교수인 A 교수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조 씨가 아버지 직업이 서울대 교수라고 밝혔다. 인턴 면접 때 대학 동문인 정 교수를 만났다”고 말했다. 조 씨는 3주 동안 매주 2, 3번만 대학에 갔다. A 교수는 또 “조 씨가 발표초록에 영어 관련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영외고 학부모 모임에서 단국대 의대 B 교수의 부인을 만나 서로 가깝게 지낸 사이다. 이 학부모 모임은 자녀들의 입학 정보를 교환하고, 인턴십을 소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조 씨가 1저자로 이름을 올린 대한병리학회 논문은 최상위 수준인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과 동급인 확장판(SCIE)급 학술지에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SCI급 논문 1편은 서울대 의대와 치의대 박사 졸업 기준이다. 20, 30대와 학계에서는 조 후보자의 딸이 부모의 배경으로 대학생도 경험을 쌓기 힘든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짧은 인턴 생활 뒤 국내외 명문대학 입시 스펙으로 활용이 가능한 논문 저자로 등재된 것에 분노하고 있다. 한 대학 공대 교수는 “통상 이공계에서 SCI급 논문 1, 2편이 박사 졸업 기준”이라며 “주 저자(1저자)인 논문만 인정받기 때문에 다른 공동저자와는 달리 자격 부여 기준을 엄격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씨가 당시 17세의 나이로 SCI급 논문 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의심스러운 일이었지만 교육부의 미성년 공저자 논문 실태 조사를 받지 않았다. 2007년부터 10년간 발표된 미성년 공저자인 논문 410건 중 단국대 논문은 12건이 있었다. 하지만 조 씨의 논문은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조 씨를 논문 1저자로 올린 B 교수는 “2017년 교육부의 자진신고 기간에도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국대는 “조 후보자 딸 연구 논문 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음을 사과한다”면서 “이번 주에 연구윤리위원회를 열어 논문 저자 자격을 중점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규정에 의거해 처리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스토킹 처벌 강화 등 법무정책을 발표했지만 딸의 논문 취소와 사퇴를 촉구하는 비판 여론은 더 커지고 있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이호재 기자}

“지나친 면이 있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28)가 고교 재학 당시 제1저자로 등재된 대한병리학회 영어 논문의 책임저자인 단국대 의대 A 교수는 19일 충남 천안시의 단국대 의대 부속병원에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A 교수는 조 씨를 논문 1저자로 등재시킨 것에 대해 “조 씨 등 유학반 학생 2명을 외국어고에서 소개해줬고 해외 대학을 가려고 한다기에 선의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엔 조 후보자가 누군지 몰랐고, 논문에 이름을 올려 달라는 취지의 부탁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조 씨와 함께 인턴십에 참가한 유학반 친구는 해당 논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다음은 A 교수와의 일문일답. ―조 후보자 딸이 논문에 얼마나 기여했나. “1저자로 할지 2저자로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지나친 면이 있었다. 여기 와서 2주 동안 열심히 했고, 많은 분야에서 나하고 같이 토론도 하면서 내 강의도 듣고 그랬다. 논문 작성 과정에서는 내가 많이 도와줬다. 1저자로 할까, 2저자로 할까 고민하다가 조 씨가 1저자를 안 하면 내가 교수니까 1저자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열심히 참여한 게 기특해 1저자로 했다.” ―2008년 1월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조 씨는 1저자가 되기 힘들다. “그 당시엔 그런 가이드라인을 잘 몰랐다. 지금처럼 그런 것들(저자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그런 건 아니었다.” ―조 씨가 인턴을 할 때 조 후보자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그때는 조 후보자가 누군지 몰랐다. 그 당시엔 조 후보자가 지금처럼 유명한 사람도 아니었다.” ―조 후보자의 가족과 친분이 있었나. 누구의 소개로 조 씨는 인턴을 하게 됐나. “조 씨는 외고 측의 소개로 인턴을 하게 됐다. 조 후보자나 그의 아내와는 별다른 친분이 없다. 조 씨가 처음 우리 학교에 왔을 때 조 후보자의 아내는 본 것도 같은데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 ―논문에 이름을 올려 달라는 요청이 있었나. “아니다. 외고 측 요청은 인턴을 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내가 외고에서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요청하는 방법과 개인적으로 오는 방법 중 택하라고 했고, 공문은 시간도 걸리고 결재 부담도 있어서 결국 후자로 정리됐다.” ―원래 준비 중인 논문에 조 씨가 발을 담근 모양새인데…. “개인적으로는 손해를 봤다. 원래 외국 학술지에 보내려고 했던 논문인데 그러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게 뻔했다. 조 씨가 외국 대학에 진학하려면 논문을 빨리 내야 해서 (등재가 빠른) 국내 학술지에 보낸 거다.” 1차 인터뷰를 마친 취재진이 추가 인터뷰를 위해 A 교수를 기다리는 동안 누군가와 통화하는 A 교수의 음성이 문틈으로 새 나왔다. “처음 찾아왔을 때 학부모가 같이 왔을 텐데 지금은 얼굴도 기억 안 나. 근데 우리 마누라가 알아. 우리 큰애가 한영외고 나왔잖아. 엄마끼리는 알아.”천안=황성호 hsh0330@donga.com / 신동진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는 한영외국어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8년 12월 소아병리학 관련 영어 논문을 썼다. 단국대 의대 교수와 박사 과정 대학원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 논문은 이듬해 대한병리학회지에 등재됐다. 당시 17세이던 조 씨는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 씨가 논문 작성을 위한 실험에 참여한 기간은 2주였다. 고교생이 전문 학회지에 실린 의학 논문의 공저자인 것도 이례적인데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더욱 드문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교생이 실험 설계와 결과 해석은 무리” 조 씨는 2005∼2006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2007년 한영외고 해외진학 프로그램(OSP·유학반)에 진학했다. 유학반은 해외 명문 대학 진학을 위한 커리큘럼을 별도로 운영하는데 학생들은 수험 준비 외에 다양한 스펙 쌓기를 병행한다. 조 씨는 2008년경 방학을 이용해 충남 천안시의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 가서 논문 활동에 참여했다. 외고 측은 조 씨를 지도할 의대 교수에게 인턴십 목적이 입시를 위한 것임을 알렸다. 논문 제목은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으로,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을 앓는 신생아의 유전자를 분석해 질병과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내용이었다. 동아일보가 병리학 전문가들에게 해당 논문 검토를 의뢰한 결과 “숙련된 연구원이면 일주일 정도면 가능한 실험이지만 실험 설계와 결과 해석은 고교생이 스스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라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논문의 전제가 된 산화질소의 생리적 역할이나 실험에서 실시한 PCR(중합효소 연쇄반응) 개념은 고교 교과과정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B 교수는 “논문 작업이 분업화돼 1저자가 누군지 몰랐다. 고등학생이 무슨 장점이 있어서 그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조 씨는 논문이 등재된 뒤 1년이 지난 2010년 3월 고려대 이과계열에 수시전형으로 입학했다. 이후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 책임저자의 아들, 조 후보자의 딸과 고교 동문 조 씨가 1저자로 등재된 논문 관련 연구가 진행되던 2008년 1월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는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논문 저자의 기준은 △학술적 개념과 계획 혹은 자료 수집, 분석에 상당한 공헌을 하고 △논문을 작성하거나 중요한 내용을 수정하며 △출간될 원고를 최종 승인하는 등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가능하다. 조 씨는 고려대 수시전형 때 자기소개서에 자신이 논문 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밝혔지만 기여도가 가장 높은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은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조 씨가 기여도에 비해 합당하지 않은 순번으로 논문에 등재됐고, 이를 입시에 활용했다면 해당 학교나 논문을 등재한 학회에 대해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문과 계열 특수목적고인 한영외고에 입학한 조 씨가 의대 연구소에서 인턴을 한 배경에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외고 진학생 중 이과 수업을 듣는 비율은 극히 드물다. 논문 연구를 지휘한 단국대 의대 A 교수는 조 씨와 같은 학년의 한영외고 동급생 아버지였다. 조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은 “후보자의 딸이 한영외고 재학 중 기존에 없던 외고 인턴십 프로그램이 개설돼 친구와 함께 지원한 것으로 안다”면서 “후보자 부부가 외고 학부모 모임에서 논문 교수를 마주쳤을 수도 있지만 사적으로 만나거나 논문을 부탁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조 씨는 부산대 의전원에 재학 중이던 2016∼2018년 매 학기 200만 원씩 120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정치권에선 조 씨가 두 차례 유급했는데도 6학기에 걸쳐 장학금을 받은 것은 특혜라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대 측은 “조 씨에게 지급된 장학금은 격려를 위한 장학금”이라고 설명했다.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김동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가 고교 재학 중이던 2008년 대한병리학회에 영어 논문을 제출하고 이듬해 이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19일 확인됐다. 당시 한영외고 유학반에 재학 중이던 조 씨는 충남 천안시의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했으며 이때 연구소의 실험에 참여했다. 이후 단국대 의대 A 교수를 책임저자로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A 교수와 조 씨 등 6명이 저자인 이 논문은 이듬해 3월 정식으로 국내 학회지에 등재됐다. 본보가 이 논문을 입수해 분석을 의뢰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논문 연구를 위해 최소 273개 실험에 67시간 이상 투여가 필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 씨가 인턴으로 근무하기 이전인 2002∼2004년 단국대병원에서 신생아 중 37명의 HIE 환아와 54명의 정상 신생아의 혈액 시료가 채취됐다. 이른바 ‘황우석 사건’ 이후인 2008년 1월부터 의학계는 국제기준에 맞춰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을 준용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학술 계획과 자료 수집에 상당한 공헌을 하고, 논문을 작성하거나 중요한 내용을 수정하는 조건 등을 모두 충족해야 논문 저자 자격이 주어진다. 특히 실험과 논문의 주도자로 인정받는 제1저자는 학회지에 등재될 경우 연구 실적에서 다른 공동저자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2005∼2006년 미국 학교를 다니다가 귀국한 뒤 2007년 한영외고에 입학한 조 씨는 학회지 논문 등재 1년 만인 2010년 3월 수시전형에 합격해 대학에 입학했다. 조 씨는 대학 입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제1저자로 논문에 등재된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실험 디자인과 결과 해석을 고등학생 신분이던 조 씨가 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논문의 책임저자인 A 교수는 본보 기자와 만나 “제가 많이 도와줬다. 논문 제출 당시 조 씨가 조 후보자의 딸인지는 몰랐다”고 했다. 공동저자로 등재된 B 교수는 “진짜 충격이다. 그 학생(조 씨)이 1저자로 올라갔느냐”고 말했다. 조 후보자 측은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딸이 다닌 고교 차원에서 A 교수와 연락해 만들어진 인턴 프로그램”이라며 “딸의 논문 등재 과정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신동진·김동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 가족이 전 재산의 5분의 1 정도인 10억5000만 원을 납입한 ‘블루코어 밸류업 1호’ 펀드(이하 블루펀드)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투자 행태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PE 운용사들의 통상적인 투자 대상에서 벗어나 관급공사나 국가지원 산업에 집중 투자했기 때문이다. ○ 국가지원 산업과 관급공사에 이례적 투자 코링크PE는 2016년 4월 40억 원 규모의 ‘레드코어 밸류업 1호’(이하 레드펀드)를 시작으로 2016년 7월에는 100억 원 규모의 블루펀드를 설립했다. 코링크PE는 신생 운용사였지만 코스닥 시장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 가장 먼저 철도통신 및 국가통신망 사업에서 실적이 많은 포스링크(옛 아큐픽스)를 인수하기 위해 2016년 8월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서울 9호선 통신주전송설비 납품설치 턴키 계약, 인천공항IAT(셔틀트레인) 3단계 통신설비 구축 사업 등 굵직한 관급공사를 따낸 업체였다. 코링크PE는 2016년 말 기준 포스링크 이사회에 참여하고, 1800만 원의 운영자금을 대는 등 직접 경영에 관여했다. 코링크PE는 2차전지 분야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2017년 11월 교육업체 ‘에이원앤’을 인수해 2차전지 음극재 사업을 추가하며 ‘더블유에프엠(WFM)’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미 코링크PE의 레드펀드가 음극재 원천기술을 가진 ‘익성’의 3대 주주였다. 익성은 국내외 주요 자동차 업체에 흡·차음재를 공급하는 업체로 알려졌지만 음극재 등 신소재 기술도 개발하고 있었다. 코링크 측은 지난해부터 전북 군산에서 양산 공장을 가동한 뒤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 등에 공급계약을 했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WFM이 양산했다는 실리콘산화물 음극재는 기존 흑연 소재를 보완할 차세대 핵심 소재로 일본 업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부품 국산화 열풍에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링크PE는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리더스로부터 15억 원을 투자받아 설립한 ‘그린코어 밸류업 1호’ 펀드를 통해 5세대(5G) 이동통신 광중계기 관련 원천기술을 가진 T사에도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기점으로 5G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면서 중소 통신장비업체들에 대한 지원도 늘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은 블루펀드에 74억여 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했지만 10억5000만 원만 납입했다. 블루펀드가 투자한 중소기업 웰스씨앤티의 주력 상품은 가로등을 원격으로 제어해 누전 등을 방지하는 시스템인데, 사업 수요가 공공 분야에 한정돼 있다. 주요 수주 실적을 보면 2015년 서울시를 비롯해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위주로 확인되고 있다. ○ 설립 수개월 만에 대규모 투자 유치 코링크PE는 설립된 지 두 달 만인 2016년 4월 중국 회사로부터 60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았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코링크PE는 공동주택 모바일 앱 개발업체 J사에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설립일 기준으로 3개월 만에 이뤄진 투자 약속이었다. 2015년 4월 설립된 J사는 관리비 조회, 무인택배, 주차 알림 등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바일 앱을 개발했지만 2016년 당시 매출은 5000만여 원에 불과했다. 코링크PE의 1000억 원 투자유치 MOU를 맺기 3개월 전 서울의 한 구청과 MOU를 맺은 게 첫 사업 성과였다. 이 회사 대표인 A 씨는 2016년 전까지 정치권 인사의 수행비서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생 운용사가 인맥이나 핵심 정보 없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주 실적도 별로 없는 IoT 업체와 대규모 투자 MOU를 맺은 것도 선뜻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이건혁·김은지 기자}

검찰 개혁 선봉에 섰던 조국 전 대통령민정수석이 ‘검찰 지휘권자’인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됨에 따라 정부의 ‘검찰 권한 분산’ 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될 경우 우선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법안 통과를 위해 야당 설득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9일 밝힌 후보자 지명 소감문에서 “품 넓은 강물이 되겠다. 세상 여러 물과 만나고 눈, 비와 함께하며 멀리 가겠다”면서 몸을 낮췄다. 검찰개혁의 주도권을 쥐고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 후보자는 검찰개혁에서의 법무부 장관 역할을 강조하고, 검찰에 대한 불신을 여러 차례 표시해 왔다. 2010년 대담집 ‘진보집권플랜’에서 검찰을 “보수적 세계관과 엘리트주의를 체현하고 공소권을 독점한 권력체”라고 정의하고 “검사들이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쪼갠다’고 반발하면 ‘너 나가라’ 하면 되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법무부 탈검찰화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검찰이 법무부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이 사실상 법안 제출권을 행사한다”고 주장해왔다. 검찰 내부에서는 본격적인 ‘검찰 힘빼기’ 과정에서 또다시 끌려가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상기 현 법무부 장관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 내부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검찰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 현 정권에 칼을 겨누거나 수사권 조정에 반대했던 검사들이 줄줄이 좌천되면서 검찰 인사권에 대한 반발이 커진 것도 부담스러운 과제다. 일부 개혁안에 대해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낸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호흡도 주목된다. 검찰 안팎에선 개성이 강한 ‘실세’ 장관과 ‘실세’ 총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윤 총장은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에 대해 “폄훼하거나 저항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의 지시가 정당하지 않으면 따를 의무가 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 기자}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 최순실 씨(63·수감 중)가 딸 정유라 씨에게 쓴 것으로 추정되는 옥중 편지가 공개됐다. 이 편지에는 정 씨에게 수십억 원의 재산을 넘기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7일 공개된 최 씨의 자필 편지는 “유라에게. 건강한 모습 보니 다행이다”로 시작된다. 이어 “건물이 곧 팔릴 것 같아서 걱정할 것 없어. 추징금 70억 공탁해 놓고 세금 내고 하면 40억∼50억 남아. 그래서 너에게 25억∼30억 주려고 하는데 일단 현금으로 찾든가 해서 가지고 있어라”고 적혀 있다. 또 “나중에 건물과 청담동 A가 살던 데 뒤쪽으로 가면 살림집 딸린 건물 30억 정도면 사. 나중에 조용해지면 사고, 우선 그 돈 가지고 집 월세로 얻든지”라고 쓰여 있다. 딸의 일자리를 걱정하는 듯한 내용도 있다. “출판사 나가는 문제는 어떻게 생각해. 싫으면 안 해도 되는데. 소득원도 있어야 하고, 직책도 있어야 하고”라고 적혀 있다. 이 편지는 “돈은 어디 잘 갖다 놓고 너는 상관없는 걸로 모르는 걸로 해. 생활비, 아줌마비는 계속 줄 거야. 걱정하지 말고. 몸이나 잘 조리해. 엄만 늘 네 걱정이다”라는 문장과 함께 마무리됐다. 이 편지는 지난해 12월에서 올 1월 초 사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 씨 소유이자 정 씨의 거처였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미승빌딩은 올 1월 126억 원에 팔렸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 씨의 필적이 맞다”며 “우리 쪽에서 유출한 게 아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스테이플러로 찍은 흔적이 있는데, 구치소에서는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최 씨가 쓴 것이 맞다면 유출 경위가 문제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예지 yeji@donga.com·김동혁·신동진 기자}

정성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장(79·사법시험 2회)은 노무현 정부 시절 부패방지위원장과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형사법학회의 후배 법학교수 박상기 법무부 장관(67)과 조국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4)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정책을 이끌고 있다. 2일 서울 중구에 있는 정 전 위원장의 개인 서재인 ‘청눌재(淸訥齋)’ 탁자 위에는 그의 고희 기념 논문집이 놓여있었다. 간행사는 박 장관이 썼고, 조 전 수석은 ‘검사의 수사지휘권 행사의 범위와 한계’라는 헌정 논문을 기고했다. 미국 유학 시절 정 전 위원장을 처음 만난 조 전 수석은 2016년 1월 저서 ‘절제의 형법학’을 친필 서명과 함께 정 전 위원장에게 보냈다. ―장관으로서의 박 장관을 평가한다면…. “학자로서 균형감도 있었지만 법무장관으로서 실무에서 고전했다. 검찰과 업무협력 관계인 형사정책연구원장(2007∼2010년)을 거쳤는데도 검사 출신이 아니어서 총장을 휘어잡고 검찰을 승복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검사 출신인 내가 장관할 때도 (법무부 참모들이) ‘한 번 더 생각해 보시죠’라고 하던데 교수 출신 장관의 영(令)이 설 리가 있나.” ―조 전 수석이 후임 장관으로 거론된다. “(장관이) 되는 게 확실합니까? 검사는 텃세가 심하고, 독특한 생리와 기질이 있다. 교수 출신인 조 전 수석이 검찰 개혁 문제에서 검찰을 지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신임 장관은 검찰 권력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대통령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부담과 책임이 큰 반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치주의 감시자로서 강단 있는 행보를 보일 수 있다. 자칫 법무부는 안 보이고 총장만 부각될 수 있다. 고생길이 훤한데, 굳이 장관은 안 했으면 한다. 한국의 형사법학자들은 대부분 독일에서 공부했는데, 조 전 수석은 미국에서 학위를 받았다. 꾸준히 논문을 내면 학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2013, 2017년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장을 두 번 맡았다. 윤 총장에게 당부할 얘기가 있다면…. “적폐청산 수사에서 능력을 발휘했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수사만 잘하면 되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달리 총장이 되면 장관, 법조계와의 관계가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대통령에 의해 특별한 선택을 받고 임명장을 받았다. 임명권자의 뜻에 충실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불식시켜야 한다. 총장의 직무 수행이 자칫 대통령의 뜻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검찰 개혁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금처럼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고 청와대를 통해야 한다면 검찰 독립은 요원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성패도 인사권에 달렸다. 공수처장 인사를 대통령 뜻대로 한다면 검찰권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고 악용될 수 있다.” ―검찰 인사 독립을 위해 필요한 대안은…. “재조와 재야 법조인, 건전한 비판 의식을 가진 시민들과 시민대표가 참여해야 한다. 다만 이들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 고민하고, 외국 사례 등을 모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검사는 인권의 파수꾼이자 법치의 수호자다. 수사는 전적으로 경찰에 맡기고 검사는 공소유지만 하게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보안, 지능적 부패사범, 전국적 조직망을 가진 마약 수사 등 경찰의 유착 위험이 있는 사건은 검찰이 견제해야 한다.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식의 이분법적 접근이 아닌 범죄 사안별로 수사지휘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 ―패스트트랙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 방향에 관심이 높다. “국회 안에서의 몸싸움 자체가 타기(唾棄)할 만한 작태다. 정치적 타협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검찰에 넘겨 불필요하게 사법적으로 해결하려 해놓고 수사에는 불출석하며 협조하지 않는 것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나타낸다.” ―최근 검찰 인사에서 공안통 검사의 퇴조가 뚜렷했다. “(인사는) 항상 절제와 균형의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공안과 노동사건을 많이 맡아 검찰에 대한 선입견 또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공안의 의미가 변하긴 했지만 국가적 특수성도 있고 여전히 남아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김영삼 정부 초기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 오른 ‘엘리트 검사’였던 정 전 위원장은 1993년 초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때 ‘상속받은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검찰을 떠났다. 2004년 국민대 총장직을 마친 뒤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 만찬에 그를 초대했다. 노 전 대통령이 판사 생활을 마치고 부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했을 당시 정 전 위원장이 부산지검에 근무했는데 이 시기에는 서로 일면식이 없었다. “배석자 없는 독대였다. 노 전 대통령이 (사법시험 15년 선배인) 나를 초면에 ‘정 선배’라고 부르며 ‘물려받은 재산 때문에 옷 벗은 건 말이 안 되죠’라고 했다. 내심 고마웠다. ‘원망할 생각 없다’고 답하고 검찰의 수사권 지휘 문제, 반부패 업무 등을 얘기했다. 대통령이 아무 격식 없이 슬리퍼를 신고 문 밖까지 나와서 ‘안녕히 가시라’고 배웅을 하는데, 그날 일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열흘 뒤 부패방지위원장으로 발령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감사원, 국세청 등 주요 사정기관들이 모두 참여하는 반부패기관협의회를 정 전 위원장이 주재하게 하는 등 반부패 업무를 전담시켰다. “부패방지위원장으로 갔을 때 이미 공수처 법안이 만들어져 있었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의 반대가 워낙 심해 무산됐지만 사실 공수처를 추진하기 위해 검찰, 학계에서 반감이 적었던 나를 데려간 것이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하던 문 대통령이 이제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때 처음 알았나. “부패방지위원회가 청렴위원회로 이름을 바꿔 청렴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 문 대통령은 대통령시민사회수석과 민정수석을 거쳐 비서실장이 됐다. 문 당시 실장이 법무부 장관직을 제의하더라. 후배들이 할 시기라며 고사했다. 한 달 뒤 다시 만나서 ‘후배를 밀어낸 게 아니라 전임이 사표를 써 공석이니 맡아 달라’고 요청하는데 거절할 도리가 없었다.”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을 비교하면…. “다르다. 두 사람의 관계가 특수하다. 노 전 대통령은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고 문 대통령을 높게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은 주장을 빨리 드러내 대통령으로서는 고전한 부분이 있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있던 사람이다. 문 대통령은 만날 때 허름한 식당 같은 데 가고 굉장히 소박하고, 담백한 분이었다. 사담을 안 했고, 정직하고 점잖은 분이었다.” 정 전 위원장은 2017년 퇴임을 앞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추천으로 대법원 양형위원장을 맡아 올 4월까지 사법부에 몸담았다. 정 전 위원장은 앞서 동아일보 칼럼을 통해 ‘법원의 세속화’를 경고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때부터 고위 법관이 방송위원회와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등의 수장으로 뽑혀갔다. 우수한 법관이 반드시 우수한 행정가라고 할 수 없다. 행정부로서의 득실도 문제지만 사법부의 오염도 걱정됐다. 특히 사법부가 형사소송법 등 법원에 유리한 법 개정을 법무부를 거치지 않고, 의원입법 형식으로 하도록 교섭했다. 곪았던 문제들이 터진 것이다.” ―사법행정권 남용의 재발을 막을 대책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는 것이 헌법의 명문규정(제101조 1항)이지만 사법행정권의 과도한 확대는 자칫 사법의 정치화를 낳을 수 있다. 지난해 9월 ‘사법부 70주년 기념행사’에서 문 대통령이 사법부의 각성을 촉구한 것도 대통령은 선의였고, 옳은 말이지만 국민의 눈에는 (행정부의 수반이) 사법권에 대해 용훼(容喙·간섭)하는 일로 비칠 수 있다.” ―최근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직권남용으로 추상적 위험만 있으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게 기존 판례 태도인데, 적용 사례가 많지 않다. (수사 기관이) 추상적 위험이 없는 것도 있다고 간주하고 기소할 수 있으니 우려스러운 것이다.” 검사와 대학총장, 법무부 장관, 대법원 양형위원장을 두루 거친 그는 “행복한, 분에 넘치는 경험을 많이 했다”면서 자신의 모토라며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을 소개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롭다(I hope for nothing, I fear nothing, I′m free.)’ ●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은△경북고-서울대 법대△1969년∼1993년 4월 검사로 재직. 대검 중앙수사1·2과장, 대검 중수부장 역임△1999년 12월∼2000년 12월 한국형사법학회장△2000년 2월∼2004년 2월 국민대 총장△2004년 8월∼2007년 8월 부패방지위원장△2007년 9월∼2008년 2월 법무부 장관△2017년 4월∼2019년 3월 대법원 양형위원장인터뷰=정원수 사회부장 / 정리=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 기자}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67·수감 중)을 직접 조사했던 한웅재 경주지청장(49·사법연수원 28기)이 2일 사의를 밝혔다. 한 지청장은 2016년 10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 재직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사건을 배당받은 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주임 검사로서 박 전 대통령을 검찰청사와 서울구치소 등에서 직접 신문했다. 지난달 31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안산지청 차장검사로 발령 났다. 한 지청장은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 글에서 박 전 대통령 사건을 가리키며 “잘되든 못되든 수사팀장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사직서를 써놓았는데, 때를 놓쳤다. 이제야 제대로 사직의 변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로서 자부심과 명예를 가슴에 품고 공명심이나 다른 욕심으로 사건을 과하거나 부족하게 처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적었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57·23기)은 “할 일이 많은데 갑작스러운 사직 인사가 황망하다”는 댓글을 검찰 내부망에 직접 남겼다. 2009년 우병우 당시 대검찰청 중수1과장 지휘 아래 노무현 전 대통령 조사를 맡았던 이선봉 군산지청장(53·27기)도 부산고검 검사로 발령 난 지 이틀 만에 사의를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중수부 조사실에 있었던 검사 4명은 이 지청장을 마지막으로 모두 검찰을 떠났다. 이 지청장은 사직 인사를 통해 “검사 생활을 하면서 좋은 자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가서 열심히 하면 좋은 자리라는 말을 지표 삼아 근무했다”고 밝혔다. 사의를 밝힌 검사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후 25명, 윤석열 검찰총장(59·23기) 내정 이후로는 67명으로 늘었다. 법무부는 2일 공석이 된 26곳에 대한 후속 인사를 이례적으로 단행했다.김동혁 hack@donga.com·신동진 기자}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사했던 한웅재 경주지청장(49·사법연수원 28기)이 2일 사의를 밝혔다. 지난달 31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안산지청 차장검사으로 발령난 한 청장은 2016년 10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 당시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사건을 배당받은 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주임 검사로서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한 청장은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글에서 “공명심이나 다른 욕심으로 사건을 과하거나 부족하게 처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점점 다른 사람의 잘못을 가려내고 법을 집행하는 것이 두려워지기도 한다”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을 가리키며 “잘되든 잘못되든 수사팀장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사직서를 써놨다”면서 “최근 수사와 재판을 하면서 지금 좋아보이는 자리, 권력, 재물이 계속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사직의 변을 밝혔다. 한 청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목숨걸고 현직 대통령과 정권 수사를 함께 했던 후배들에게 고맙다. 계속 남아 인사혜택을 입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57·23기)은 ‘뛰어난 역량으로 할일이 많은데 갑작스런 사직 인사가 황망하오’라는 댓글을 남겼다. 다른 검사들도 “검찰 버팀목이 될줄 알았던 분들이 사직을 하니 후배검사로서 안타깝고 두렵다” “세상이 격동함을 느낀다” 등 최근 동료들의 줄사퇴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번 중간간부 인사 이후 이틀동안 사의를 밝힌 검사는 한 청장을 포함해 25명으로 늘었다. 윤 총장이 내정된 뒤로는 67명째다. 인사 발령날짜인 6일 전까지 사표 행렬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법무부는 2일 공석이 된 26곳에 대한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대통령균형인사비서관을 기소한 서울동부지검 주진우 형사6부장검사(44·사법연수원 31기)가 1일 사표를 제출했다. 주 부장검사는 지난달 31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검사 5명이 근무하는 안동지청으로 좌천성 발령이 났다. 재경지검 부장검사의 경우 서울중앙지검이나 대검찰청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 부장검사도 서울중앙지검 근무를 희망했다. 주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A4용지 1장 분량의 사직인사를 올렸다. 그는 “‘정도를 걷고 원칙에 충실하면 결국 저의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능력과 실적, 조직 내 신망에 따라 인사가 이뤄진다는 신뢰’ ‘검사로서의 명예와 자긍심’이 엷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제 공직관이 흔들리고 있는데 검사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국민과 검찰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또 명예롭지도 않다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에 파견 근무했던 경력에 대해 주 부장검사는 “저는 정치색이 전혀 없는 평범한 검사다. 검찰국에서 발령을 내 어쩔 수 없이 청와대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환경부 사건’을 수사함과 동시에 ‘세월호 특위 조사방해 사건’의 공소 유지를 전담하였고, 일이 주어지면 검사로서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한 강도와 절차로, 같은 기준에 따라 수사와 처분을 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다고 믿고 소신껏 수사했다”고 말했다. 주 부장검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수많은 훌륭한 후배들이 있기에 떠나는 것”이라고만 했다. 전날 권순철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50·24기)가 “인사는 메시지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난관이 많았지만 검사장님의 인도로 정도를 걸었다”라는 글을 남기고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 만이다. 앞서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51·21기)은 지난달 23일 사직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동부지검은 조현옥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의 소환 여부를 놓고 검찰 지휘부와 견해차를 보였다. 당시 수사를 전담했던 지휘라인이 모두 검찰을 떠나자 검찰 내부에선 “현 정권을 수사한 데 대한 신상필벌 인사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홀대론이 나오는 공안·강력부 검사들의 사표도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 수사를 담당했던 김주필 수원지검 공안부장(50·30기)은 결국 사표를 던졌다. 서울중앙지검 김태권 강력부장(47·29기)도 사표를 제출해 이번 인사로 검사장급 이상 10여 명을 포함해 60명 안팎이 검찰을 떠나게 됐다. 김동혁 hack@donga.com·신동진·김정훈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59·사법연수원 23기) 취임 후 첫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윤 총장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이른바 ‘윤석열 사단’이 요직을 차지했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국정농단, 사법행정권 남용 등 적폐 수사를 이끌었던 후배 검사들을 재발탁하면서 윤석열 체제가 공고화됐다는 평가가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31일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 신자용 법무부 검찰과장(47·28기)을 임명하는 등 고검 검사급 620명과 일반 검사 27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8월 6일자로 단행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선거 및 노동 사건 등을 담당할 2차장에는 신봉수 특수1부장(49·29기)이, 부패 및 기업 사건 등을 지휘할 3차장에는 송경호 특수2부장(49·29기)이 나란히 영전했다. 공판부를 관할하는 신 차장은 특수1부장 재임 당시 수사했던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공소 유지를 맡게 된다. 강력부 등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에는 한석리 강릉지청장(50·28기)이 발탁됐다. 서울중앙지검 양석조 특수3부장(46·29기)은 전국의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찰청의 선임연구관으로, 대법원 입찰비리를 수사한 구상엽 공정거래조사부장(45·30기)은 특수부의 선임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의 일원이었던 진재선 법무부 형사기획과장(45·30기)은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김성훈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44·30기)은 대검 공안1과장으로 각각 이동했다. 패스트트랙 고소 고발 사건과 관련해 국회의원 109명에 대한 수사를 지휘할 서울남부지검 2차장은 신응석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47·28기)이 맡게 됐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공소 유지를 담당할 서울동부지검 차장에는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형사1부장이던 홍승욱 국무조정실 파견검사(46·28기)가 임명됐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현 정권 인사를 기소한 주진우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44·31기)은 안동지청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검사장 승진에 탈락한 서울동부지검 권순철 차장(50·25기)은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 나자 사표를 제출한 뒤 검찰 내부통신망에 “인사는 메시지라고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기자}
법무부가 31일 단행할 검찰 중간간부(고검 검사급)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의 핵심 보직인 1차장에 신자용 법무부 검찰과장(사법연수원 28기), 2차장에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29기), 3차장에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29기)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각종 고소·고발 및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건, 2차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대한 공판 및 선거범죄, 3차장은 기업과 고위 관료 관련 부정부패 수사를 각각 지휘한다. 신자용 과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끌었던 ‘최순실 게이트’ 특검팀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맡아 사법농단 사건을 수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 2부장에서 나란히 2, 3차장으로 승진하는 신봉수, 송경호 부장은 지난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78)을 함께 조사했다. 신 부장은 윤 총장과 2008년 ‘BBK 특검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고,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사건과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해 기소했다. 2차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등의 공소 유지를 지원할 공판부를 지휘하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송 부장은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수원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친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이 전 대통령의 수뢰 의혹, 삼성바이오 사건 등의 수사를 맡아왔다. 대검에 신설될 공정거래 전담 조직 수장에는 구상엽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30기)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 기자}
부하 직원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48·수감 중)이 웹하드와 음란물 필터링·디지털 장의사 업체를 연계한 ‘웹하드 음란물 카르텔’을 주도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음란물 삭제 최소화’ 방침을 통해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 등 불법 음란물 유통을 방조한 혐의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강형민)는 양 회장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 및 유포방조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양 회장은 2014∼2018년 국내 1, 2위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필터링 업체 뮤레카를 차명으로 운영하며 불법 음란물 5만2900여 건과 불법 저작물 260여 건을 유통시킨 혐의다. 이 중에는 일반 여성들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찍은 리벤지 포르노 영상도 100여 건 있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31일자로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자 14명 중 이른바 ‘공안통’은 한 명도 없었다. 고검장 승진자 4명 중에도 공안통으로 분류할 만한 검사는 없었다. ‘특수통’인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검사장 승진에서도 특수통이 대우를 받고 있는 모습과 대조된다는 평가가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1964년 검찰 정보부에서 이름을 바꾼 공안부는 대공(對共), 선거, 노동 등 각종 시국 사건을 처리하며 승승장구했다. 공안부는 특수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검찰의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과거 권위주의 정부 때 공안 수사의 인권침해 사례가 부각되면서 위상이 꺾이기 시작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처리 방향을 놓고 공안부가 특수부 출신 검사와 마찰을 빚었고, 곧이어 간첩 증거조작 사건이 잇달아 쇠락의 길을 걸었다. 지난해 6월 검사장 인사에서는 9명의 승진자 중 공안통이 1명은 나와 체면은 유지했다. 법무부 공안기획과장과 대검찰청 공안기획관을 지낸 고흥 검사장(사법연수원 24기)이었다. 약 1년 뒤인 26일 인사에서는 연수원 24∼27기 14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공안통은 승진자 명단에 없었다. 각각 서울중앙지검 공안1, 2부장을 지낸 이현철 수원지검 안양지청장(25기), 김광수 부산지검 1차장(25기)은 2년째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다. 대검 공안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을 거친 백재명 대구지검 서부지청장(26기) 등도 동기들의 영전을 지켜봐야만 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파견 검사 중 유일한 공안통이었던 이수권 수원지검 2차장(26기)도 고배를 마셨다. 검사장으로 승진한 26기 5명 중 3명이 ‘특수통’인 것과 대비된다. 공안통의 설 자리는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공안 수사의 무게중심은 이미 대공 수사에서 노동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에는 불법 파업을 한 노동자들이 처벌받았다면 최근에는 사업주를 처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검 공안부장에는 특수통으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거친 박찬호 검사장(26기)을 승진 발령했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 후임도 특수부 출신의 검사가 거론되고 있다. 다음 달 중순부터 대검과 일선 지검의 공안부 현판은 ‘공공수사부’로 바뀐다. 공안 개념을 대공이나 테러에만 한정하고, 노동이나 선거 분야는 공공성을 앞세워 전문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인사는 공안부 검사를 보는 현 정부의 부정적인 시각이 담긴 것”이라며 “공안부가 정권의 정치 성향에 따라 부침을 겪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등 공인의 집 앞에서 협박성 인터넷 방송을 한 보수성향의 유튜버 ‘상진아재’ 김상진 씨(49)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신응석)는 김 씨를 공무집행방해와 공동협박, 상해 등의 혐의로 26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김 씨의 유튜브 방송을 도운 3명도 공무집행방해와 협박 혐의의 공범으로 함께 기소됐다. 김 씨는 올 1월부터 최근까지 유튜브 아이디 ‘상진아재’로 활동하며 윤 총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서영교 의원 등의 집 앞에 14차례 찾아가 모욕과 협박이 섞인 방송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올 4월에는 윤 총장의 자택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를 요구하며 “자살특공대로서 죽여버리겠다” 등의 발언을 하며, 이 장면을 유튜브로 방송했다. 이어 5월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의 해산 촉구 집회 현장에 참석해 집회 참가자의 얼굴을 팔꿈치로 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는 5월 11일 구속 수감됐지만 닷새 만인 같은 달 16일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됐다. 검찰 관계자는 “집 앞까지 찾아가서 가족과 당사자를 위협하는 방송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모욕이나 명예훼손보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기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