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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간 30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파죽지세로 ‘삼천피 시대’를 열었던 코스피가 이틀째 2% 넘게 급락해 3,000 선이 위태로워졌다. 동학개미가 홀로 이끄는 ‘외끌이 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삼성 계열사들 주가가 출렁인 영향이 크다.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조정장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학개미 매수 줄자 하락 폭 커져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1.97포인트(2.33%) 급락한 3,013.93에 마감했다. 15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2%대 하락이다. 동학개미들은 이날도 5189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나 홀로’ 매수를 이어갔다. 하지만 코스피가 0.12% 하락했던 11일 4조 원 넘게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매수세가 크게 약화됐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도 각각 2201억 원, 2791억 원어치를 팔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특히 기관은 8일부터 7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단체채팅방 등에서는 “하락장에서 ‘물타기’ 매수를 해야 하느냐” “당장 손절매를 해야 하느냐”는 고민이 이어졌다. 일부 투자자는 “산이 높은 만큼 골이 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LG화학(―1.53%) 카카오(―2.29%) SK이노베이션(―3.81%) 등 15개가 하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강한 상승세를 이어온 데 따른 단기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기업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 정책 등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 대장주 삼성전자 악재에 충격 커져 증시 하락 폭이 커진 데는 대장주 삼성전자를 둘러싼 악재도 한몫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날 이재용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삼성그룹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장 초반 1%대로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선고 소식에 3.41% 하락한 8만5000원에 마감했다. 삼성물산도 7% 가까이 급락했고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엔지니어링 등도 3% 넘게 내렸다. 이날 삼성그룹주 시총은 약 28조 원 증발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총수 공백 장기화가 이어지면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주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다가 석방된 2017년 2월 17일∼2018년 2월 5일 삼성전자 주가는 25.5%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출렁일 수 있겠지만 추세적인 ‘하락 전환’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평가한다. 여전히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많은 데다 기업 실적 등 증시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부터 길게 보고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신지환·박희창 기자}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8년 2월 석방 후 3년 만에 다시 법정구속되면서 삼성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는 분위기다. 총수 부재 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반도체 패권 전쟁, 미중 갈등을 헤쳐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 측은 그간 실형 여부에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내부에선 양형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삼성 준법감시위의 권고로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 ‘뉴 삼성’ 신념을 밝혔고, 실제 준법경영의 고삐를 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이 부회장이 법정구속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요 경영진은 따로 대책회의 소집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전쟁 누가 치르나” 삼성은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정현호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팀이 이 부회장을 보좌하며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왔다. 삼성이 2018년 ‘3년간 180조 원 투자’, 2019년 ‘시스템반도체 10년간 133조 원 투자’를 발표한 것도 이 부회장의 결단이 있었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계열사 책임경영 체제로 비상경영에 나설 예정이지만 사업 전반을 조율하고 투자 결단을 내리는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경영에서 보수적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기회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던 2017년과 현재의 경영환경이 달라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이 반도체 패권 전쟁으로 변화하며 시장이 요동치고 있고, 코로나19는 미래 산업 전환을 가속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수십조 원 단위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업체 엔비디아는 47조 원을 들여 전 세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1위 업체 ARM의 인수를 발표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는 올해 30조 원 설비투자 계획을 밝히며 2위 삼성 따돌리기에 나섰다. 인텔은 위기감 속에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경질하며 위기경영 중이다. 반면 삼성은 2016년 하만 인수 후 이렇다 할 M&A가 없다. 2017년은 반도체 호황기로 버텼지만 당시 신사업은 더뎠다는 것이 삼성의 내부 평가다. 2018년 이 부회장 석방 이후, 시스템반도체와 신사업에 막 속도가 붙었는데 다시 ‘시계제로’ 상태가 됐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선 ‘총수가 없다고 삼성이 안 돌아가겠느냐’고 말하지만 전문경영인이 조 단위 투자나 M&A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다”며 “또다시 총수 부재 속에서 시장 변화를 어떻게 쫓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 삼성’ 비전 위축되나 지난해 말 이 부회장은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유럽과 미국의 통신업계 선두 기업들의 몰락과 중국 기업들의 무서운 추격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낀다. 회사 가치를 높이면서 사회에도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초일류 기업,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겠다”며 ‘뉴 삼성’ 신념을 밝힌 바 있다. 사업 성장과 동시에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고,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에서는 글로벌 인재를 영입해 그들이 마음껏 경영하게 하도록 돕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삼성의 내부 개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수경 원 단위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ESG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향후 삼성그룹주 전체가 S와 G 부문에서 감점을 받을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삼성 계열사 전체에 대한 (국내외 기관의) 투자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에서 삼성 계열사 시가총액은 하루 새 약 28조 원이 증발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41% 내린 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물산은 6.84% 떨어졌다. 삼성SDI(―4.21%), 삼성생명(―4.96%), 삼성엔지니어링(―3.65%) 등도 3% 넘는 하락 폭을 보였다.김현수 kimhs@donga.com·홍석호·박희창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주식시장 단기 급등과 ‘빚투’(빚내서 투자)를 다시 경고한 것은 실물경기와의 괴리가 너무 큰 데다 가계대출이 1년 새 100조 원 넘게 불어날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이날도 빚투에 기댄 ‘동학개미’들이 2조 원 넘게 순매수에 나섰으나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코스피 3,100 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64.03포인트(2.03%) 하락한 3,085.90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2% 이상 오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 폭을 키워 하루 코스피 변동 폭이 104포인트나 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2조11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조4100억 원, 7500억 원을 매도하며 급락세를 이끌었다. 기관은 코스피가 사상 처음 3,100대를 돌파한 8일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순매도액이 9조8300억 원에 이른다. 개인이 11일부터 줄곧 순매수한 금액(9조8000억 원)을 고스란히 기관이 팔아치운 셈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관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재평가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국면은 단기 과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삼성전자(―1.90%), SK하이닉스(―2.30%), LG화학(―3.07%), 현대자동차(―4.19%), 네이버(―3.77%)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줄줄이 내렸다. 실물 경제와 주식시장 간의 괴리가 커지면서 주가 거품 논란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0조 원 넘게 급증한 가계대출뿐 아니라 기업대출, 정부부채를 더한 국가 부채는 1000조 원을 돌파했다. 증시는 급등했지만 실물경제는 카드 소비가 8개월 만에 감소하는 등 불확실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코스피 급등을 버블(거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주가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대단히 빠르다”고 경고했다. 기관의 ‘팔자’ 행보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증시 상승장에 제동을 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목표치를 채운 데다 주식형 펀드의 환매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개미들 사이에선 “막차 탄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대출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금액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14일 현재 21조2826억 원으로 올 들어서만 2조 원 넘게 늘었다. 가파른 증가 속도에 삼성증권은 13일부터 신규 신용융자 대출을 중단했고, 대신증권도 자기자본 대비 100% 한도를 소진해 18일부터 대출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신용융자 대출이 무서운 건 ‘반대매매’ 때문이다. 반대매매는 개인투자자가 외상으로 사들인 주식 결제대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증권사들의 반대매매가 급증하면서 개미들의 ‘깡통 계좌’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희창 ramblas@donga.com·신지환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15일 최근 주식시장 급등과 관련해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 (무리하게 빚을 낸)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다시 경고했다. 코스피는 이날 2% 이상 급락해 5거래일 만에 3,100 선이 무너졌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코스피 급등을 버블(거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최근 주가 상승 속도는 과거에 비해 대단히 빠른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너무 과속하면 조그마한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코로나19 백신 공급 차질,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충격에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투자 확대는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며 빚투(빚내서 투자)의 위험을 경고했다. 이 총재는 5일에도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 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선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자산시장의 과열을 경고한 바 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이후 다섯 번째 동결이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이후 다섯 번째 동결이다. 한국은행은 15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아 나타나자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0%포인트 낮추는 ‘빅 컷’을 단행했다. 두 달 뒤에도 당초 시장의 전망을 깨고 0.25%포인트를 더 낮추며 기준금리는 연 0.50%까지 하락했다. 한은이 올해 들어서도 동결에 나선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주식 시장이 과열되고, 가계부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은이 지난해 7, 8월과 10, 11월에 이어 다섯 번째로 동결을 선택하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와의 차이는 0.25∼0.50%포인트로 유지됐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4~7일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100%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이 연간 사상 최대인 100조 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가 계속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힘들어진 취약계층이 빚으로 연명한 영향이 크다. 올해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금융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은 988조8000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00조5000억 원 증가했다.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2019년 연간 증가액(60조7000억 원)의 1.5배가 넘는다. 정부가 각종 대출 규제를 쏟아냈는데도 역대 최대 규모로 대출이 급증한 것이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266조 원으로 사상 최대인 32조4000억 원 불었다. 주택담보대출은 721조9000억 원으로 1년 새 68조3000억 원 늘었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년 동안 112조 원 늘어났다. 지난해 가계대출이 폭증한 건 집값 급등 여파로 ‘패닉 바잉(공황구매)’에 나선 이들이 빚을 많이 낸 데다 전셋값까지 뛰면서 전세자금대출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전국 주택 거래량은 180만 채로 2019년보다 23만 채 늘었다. 은행 전세자금대출도 33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또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빚투에 나선 이들도 많았다. 기타대출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매달 3조 원 넘게 급증했는데, 증시가 빠르게 회복한 기간과 겹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계가 어려워진 취약계층 대출도 늘고 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지난해 주택 매매가 많이 늘었고 주식 매수 자금, 생활자금 등 다양한 자금 수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지난해 12월만 놓고 보면 가계대출은 6조6000억 원 늘었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기타대출은 4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달 증가 폭(7조4000억 원)에 비해 크게 꺾였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가 계속돼 주택담보대출은 6조3000억 원 늘어 12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2021년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전년보다 축소되더라도 예년에 비해선 큰 수준인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올해 1분기(1∼3월) 중 상환 능력을 따져 대출심사를 하는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한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을 차주(빌리는 사람) 단위로 단계적으로 바꾸는 등 가계부채 연착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기업 부채가 도화선이 된 과거와 달리 가계부채 부실로 인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했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이 연간 사상 최대인 100조 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가 계속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힘들어진 취약계층이 빚으로 연명한 영향이 크다. 올해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금융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은 988조8000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00조5000억 원 증가했다.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2019년 연간 증가액(60조7000억 원)의 1.5배가 넘는다. 정부가 각종 대출 규제를 쏟아냈는데도 역대 최대 규모로 대출이 급증한 것이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266조 원으로 사상 최대인 32조4000억 원 불었다. 주택담보대출은 721조9000억 원으로 1년 새 68조3000억 원 늘었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년 동안 112조 원 늘어났다. 지난해 가계대출이 폭증한 건 집값 급등 여파로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선 이들이 빚을 많이 낸 데다 전셋값까지 뛰면서 전세자금대출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세 지난해 전국 주택 거래량은 180만 채로 2019년보다 23만 채 늘었다. 은행 전세자금대출도 33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또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빚투에 나선 이들도 많았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매달 3조 원 넘게 급증했는데, 증시가 빠르게 회복한 기간과 겹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계가 어려워진 취약계층 대출도 늘고 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지난해 주택 매매가 많이 늘었고 주식 매수 자금, 생활자금 등 다양한 자금 수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지난해 12월만 놓고 보면 가계대출은 6조6000억 원 늘었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기타대출은 4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달 증가 폭(7조4000억 원)에 비해 크게 꺾였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가 계속돼 주택담보대출은 6조3000억 원 늘어 12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2021년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전년보다 축소되더라도 예년에 비해선 큰 수준인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올해 1분기(1~3월) 중 상환 능력을 따져 대출심사를 하는 관행을 정착하기 위한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을 차주(빌리는 사람) 단위로 단계적으로 바꾸는 등 가계부채 연착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과거 경제위기와 달리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선 가계부채 부실에 따른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했다. 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
매달 시중에 풀리는 돈이 8개월 연속 9%대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돈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자산시장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통화량(M2·광의통화)은 3178조 원으로 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 달 전보다 27조9000억 원, 1년 전에 비해 282조 원(9.7%) 늘어난 규모다. 198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 폭(전년 동기 대비 기준)이다. 통화량은 지난해 4월부터 8개월째 9% 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저금리 환경에서 기업과 가계의 대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대출, 가계대출 증가가 지속되면서 통화량이 늘었고, 기업과 가계 모두 수시로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는 금융상품에 예치하는 자금이 늘었다”고 했다. 특히 기업들이 보유한 통화량이 911조 원으로 처음으로 900조 원을 넘어섰다. 전달보다 15조 원 넘게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선 영향이다. 가계(비영리단체 포함)가 보유한 통화량도 전달보다 10조 원 이상 증가했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장중 큰 변동 폭을 보이던 코스피가 사흘 만에 소폭 반등했다. 단기 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하루 종일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졌다. 급등하던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증시 대기자금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22.34포인트(0.71%) 오른 3,148.2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장중 3,109대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1% 이상 뛰는 등 하루 변동 폭이 약 55포인트로 컸다. 다만 11일(170포인트)과 12일(107포인트)에 비해선 출렁임이 덜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691억 원, 1886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홀로 3725억 원을 팔아치우며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였다. 3거래일 만에 코스피가 상승했지만 여전히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면 시장 변동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10년물 기준)는 11일 연 1.15%로 1주일 만에 0.22%포인트 급등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계속 오르면 주식시장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외국인들이 3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외국인은 이날 LG화학(3.95%), SK하이닉스(3.10%), 네이버(3.29%) 등을 주로 샀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외국인들이 한국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세계 증시가 무너지지 않는다면 외국인 수급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연일 사상 최대치를 다시 쓰고 있다. 12일 현재 투자자 예탁금은 74조4559억 원으로 집계됐다. 11일 사상 처음으로 72조 원을 넘어선 뒤 하루 만에 2조1347억 원이 늘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규 계좌가 매일 대규모로 개설되며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다”며 “대기자금이 장중 하락 폭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새해 들어 1주일 동안 삼성증권 한 곳에서만 새로 늘어난 고객은 4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1월 신규 고객의 2배 수준이다. 고액 자산가들은 주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예탁자산 10억 원 이상인 자산가들은 4∼8일 국내 증시에서 ‘코덱스(KODEX) 레버리지’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종목은 코스피200지수가 오르면 상승분의 2배만큼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새해 첫 주 코스피가 3,000 선을 돌파하자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자산가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4일 종가에 코덱스 레버리지를 샀다면 13일 현재 수익률은 15.1%다. 지난해와 2019년 1월 매수 1위 종목이 ‘코덱스(KODEX)200 선물인버스2X’였던 점과도 대조적이다. 일명 ‘곱버스’로 불리는 이 종목은 주가가 떨어질 때 하락 폭의 2배(곱하기)로 수익을 올리도록 설계된 상품이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장중 큰 변동 폭을 보이던 코스피가 사흘 만에 소폭 반등했다. 단기 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하루 종일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졌다. 급등하던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증시 대기자금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22.34포인트(0.71%) 오른 3,148.2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장중 3,109대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1% 이상 뛰는 등 하루 변동 폭이 약 55포인트로 컸다. 다만 11일(170포인트)과 12일(107포인트)에 비해선 출렁임이 덜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691억 원, 1886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홀로 3725억 원을 팔아치우며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였다. 3거래일 만에 코스피가 상승했지만 여전히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면 시장 변동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10년물 기준)는 11일 연 1.15%로 1주일 만에 0.22%포인트 급등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계속 오르면 주식시장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외국인들이 3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선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외국인은 이날 LG화학(3.95%), SK하이닉스(3.10%), 네이버(3.29%) 등을 주로 샀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외국인들이 한국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세계 증시가 무너지지 않는다면 외국인 수급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연일 사상 최대치를 다시 쓰고 있다. 12일 현재 투자자 예탁금은 74조4559억 원으로 집계됐다. 11일 사상 처음으로 72조 원을 넘어선 뒤 하루 만에 2조1347억 원이 늘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규 계좌가 매일 대규모로 개설되며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다”며 “대기자금이 장중 하락 폭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새해 들어 1주일 동안 삼성증권 한 곳에서만 새로 늘어난 고객은 4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1월 신규 고객의 2배 수준이다. 고액 자산가들은 주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예탁자산 10억 원 이상인 자산가들은 4~8일 국내 증시에서 ‘코덱스(KODEX) 레버리지’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종목은 코스피200지수가 오르면 상승분의 2배만큼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새해 첫 주 코스피가 3,000 선을 돌파하자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자산가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4일 종가에 코덱스 레버리지를 샀다면 13일 현재 수익률은 15.1%다. 지난해와 2019년 1월 매수 1위 종목이 ‘코덱스(KODEX)200 선물인버스2X’였던 점과도 대조적이다. 일명 ‘곱버스’로 불리는 이 종목은 주가가 떨어질 때 하락 폭의 2배(곱하기)로 수익을 올리도록 설계된 상품이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매달 시중에 풀리는 돈이 8개월 연속 9%대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돈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자산시장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통화량(M2·광의통화)은 3178조 원으로 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 달 전보다 27조9000억 원, 1년 전에 비해 282조 원(9.7%) 늘어난 규모다. 198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통화량은 지난해 4월부터 8개월째 9%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저금리 환경에서 기업과 가계의 대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대출, 가계대출 증가가 지속되면서 통화량이 늘었고, 기업과 가계 모두 수시로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는 금융상품에 예치하는 자금이 늘었다”고 했다. 특히 기업들이 보유한 통화량이 911조 원으로 처음으로 900조 원을 넘어섰다. 전달보다 15조 원 넘게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선 영향이다. 가계(비영리단체 포함)가 보유한 통화량도 전달보다 10조 원 이상 증가했다.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브레이크 없이 치솟던 코스피가 이틀 연속 큰 변동 폭을 보이다가 하락했다. ‘동학개미’들이 2조3000억 원 넘게 사들였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 물량을 받아내기엔 힘이 달렸다. 개미가 홀로 이끄는 ‘외끌이 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단기 급등한 국내 증시가 조정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00포인트 넘는 변동 폭 이어져 12일 코스피는 22.50포인트(0.71%) 하락한 3,125.95에 거래를 마쳤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는 오후 1시 40분경 3% 넘게 하락해 3,040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기관 매도세가 줄고 개인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하락 폭을 만회했다. 이날 코스피의 하루 변동 폭은 107.23포인트로, 전날(170.04포인트, 5.35%)에 이어 이틀째 큰 폭으로 출렁였다. 개인투자자들은 2조3139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사상 최대였던 전날(4조4921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매수 금액이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조7237억 원, 6292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이 11일부터 이틀간 순매도한 규모는 5조 원이 넘는다. 개미들이 새해 들어 이틀을 빼고 매일 순매수하며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의 ‘외끌이 상승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로 주가 향방은 개인투자자 수급이 지속될지에 달렸다”고 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11일 72조3212억 원)은 하루 만에 4조7738억 원이 늘어 처음으로 70조 원을 넘어섰다. 전날 하락장에서도 일제히 올랐던 대형주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16개가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0.44% 내린 9만6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3.01%) LG화학(―3.61%) 현대자동차(―2.43) 등도 2%가 넘는 하락 폭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개미들이 7378억 원을 사들이면서 낙폭을 줄였다. 삼성전자 우선주와 합하면 개인 순매수액은 1조 원이 넘는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종목에 해당하는 대형주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11일 현재 코스피 대형주의 거래대금은 32조9822억 원으로 전체 거래대금(44조4338억 원)의 74.2%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 25일(74.7%) 이후 최대다. 삼성전자가 8조3792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3조9192억 원) SK하이닉스(1조5097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공포지수’ 7개월 만에 최고치 국내 증시의 ‘공포지수’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1일 전날보다 22.17% 급등한 35.65에 마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증시가 출렁였던 지난해 6월 18일(37.3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변동성지수는 올 들어서만 61.39% 뛰었다. 공포지수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오르지만 올 들어 단기간 이어진 주가 급등이 불안할 정도로 가파르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코스피는 최근 7거래일 만에 30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단기간에 빠르게 치고 올라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단기 급등에 따른 반작용이 크게 나타나고 있어 충격 범위가 생각보다 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설 여지가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등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나쁘지 않고 올해는 선진국보다 신흥국 시장이 특히 더 좋을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여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박희창 ramblas@donga.com·김자현 기자}

브레이크 없이 치솟던 코스피가 이틀 연속 큰 변동 폭을 보이다가 하락했다. ‘동학개미’들이 2조3000억 원 넘게 사들였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 물량을 받아내기엔 힘이 달렸다. 개미가 홀로 이끄는 ‘외끌이 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단기 급등한 국내 증시가 조정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00포인트 넘는 변동 폭 이어져12일 코스피는 22.50포인트(0.71%) 하락한 3,125.95에 거래를 마쳤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는 오후 1시 40분경 3% 넘게 하락해 3,040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기관 매도세가 줄고 개인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하락 폭을 만회했다. 이날 코스피의 하루 변동 폭은 107.23으로, 전날(170.04포인트, 5.35%)에 이어 이틀째 큰 폭으로 출렁였다. 개인투자자들은 2조3139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사상 최대였던 전날(4조4921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매수 금액이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조7237억 원, 6292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이 11일부터 이틀간 순매도한 규모는 5조 원이 넘는다. 개미들이 새해 들어 이틀을 빼고 매일 순매수하며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의 ‘외끌이 상승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로 주가 향방은 개인투자자 수급이 지속될지에 달렸다”고 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11일 72조3212억 원)은 하루 만에 4조7738억 원이 늘어 처음으로 70조 원을 넘어섰다. 전날 하락장에서도 일제히 올랐던 대형주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16개가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0.66% 내린 9만4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3.76%) LG화학(―3.81%) 현대자동차(―2.43) 등도 2%가 넘는 하락 폭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개미들이 7378억 원을 사들이면서 낙폭을 줄였다. 삼성전자 우선주와 합하면 개인 순매수액은 1조 원이 넘는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0개 종목에 해당하는 대형주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11일 현재 코스피 대형주의 거래대금은 32조9822억 원으로 전체 거래대금(44조4338억 원)의 74.2%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 25일(74.7%) 이후 최대다. 삼성전자가 8조3792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3조9192억 원) SK하이닉스(1조5097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공포지수’ 7개월 만에 최고치국내 증시의 ‘공포지수’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1일 전날보다 22.17% 급등한 36.65에 마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증시가 출렁였던 지난해 6월 18일(37.3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변동성지수는 올 들어서만 61.39% 뛰었다. 공포지수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오르지만 올 들어 단기간 이어진 주가 급등이 불안할 정도로 가파르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코스피는 최근 7거래일 만에 30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단기간에 빠르게 치고 올라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단기 급등에 따른 반작용이 크게 나타나고 있어 충격 범위가 생각보다 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설 여지가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등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나쁘지 않고 올해는 선진국보다 신흥국 시장이 특히 더 좋을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여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코스피가 11일 하루 동안 170포인트 넘게 널뛰기한 끝에 하락했다. 기관이 3조7400억 원을 팔아 역대급 매물을 쏟아냈지만 개인이 사상 최대 규모인 4조 원 넘게 사들이며 장을 떠받쳤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품(과열) 우려는 더 높아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3포인트(0.12%) 하락한 3,148.45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오전 한때 3,266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가 장중 3,096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루 변동 폭이 170.04포인트(5.35%)로 코로나19로 패닉에 빠졌던 지난해 3월 19일(186.66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시가 하루 새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은 그만큼 현재 주가 상승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많다는 뜻”이라고 했다. 하락장에서도 삼성전자(2.48%) 현대자동차(8.74%) 카카오(4.38%)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은 줄줄이 올랐다. 김자현 zion37@donga.com·박희창 기자}

3,266.23(오전 10시 15분)→3,096.19(오후 1시 32분)→3,148.45(오후 3시 30분). 11일 코스피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자 회사원 최모 씨(38)의 카카오톡 대화방도 불이 났다. “3,100이 무너졌는데 무슨 악재가 있나?” “기관이 역대급으로 팔았잖아.” “동학개미의 힘이 대단하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주가 등락의 이유를 찾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별다른 호재나 악재가 없는데도 증시가 크게 요동치면서 삼천피(코스피 3,000) 상승장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하락장에서도 삼성전자는 ‘9만전자’에 안착했고 현대자동차는 시가총액 5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 주가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하루 170포인트 널뛰기… 불안도 커져 이날 코스피의 장중 변동 폭은 170.04포인트로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코스피 거래대금(44조4337억 원)도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사자’ 행렬에 나선 개미들과 전례 없는 기관의 매도세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개인들은 이날 하루에만 4조492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주(4∼8일) 순매수한 전체 금액(1조7459억 원)의 2.5배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여파로 코스피는 장중 3,200 선까지 돌파하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이 역대 최대인 3조7432억 원을 팔아치우며 상승세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종전 최대 순매도액(지난해 12월 29일·1조9734억 원)의 2배 가까운 규모다. 외국인도 7258억 원을 팔며 매도 행렬에 가세했다. 기관이 역대급 매도에 나선 것은 차익 실현과 자산 비중 조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관의 매수, 매도는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있다”며 “향후 주가 전망이 나빠져서 매도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또 펀드를 해지하고 직접투자로 돌아서는 개인들이 늘면서 자산운용사 등 기관의 매수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과열 경고’도 높아지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관이 오늘처럼 확실하게 매도세를 보인 건 증시가 단기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신호”라고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70조 원 가까이 돼 이런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주가 ‘양극화’ 심해져 이날 시총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6개가 올랐다. 삼성전자는 2.48%(2200원) 오른 9만1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9만전자’에 안착했다. 개인은 이날도 삼성전자를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490억 원어치 사들였다. 애플과 전기자동차 개발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인 현대차 주가도 8.74% 급등해 26만75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57조 원을 돌파하며 시총 상위 5위에 올라섰다. 카카오(4.38%), SK이노베이션(3.89%) 등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똑똑해진 개미들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갖춘 우량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상승 종목이 시총 상위 종목으로 압축되면서 작년과 달리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투자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급증하는 ‘빚투’(빚내서 투자)도 과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증권사에서 대출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금액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8일 현재 20조3221억 원으로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증시는 과식으로 인한 급체 같은 상황”이라며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만큼 조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박희창 ramblas@donga.com·김자현 기자}

“저 화장실 좀….” “담배 한 개비 피우고 오겠습니다.” 요즘 회사원 권모 씨(30)는 근무 중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아졌다. 사무실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식 시세를 확인하고 매도, 매수 주문을 하기 위해서다. 오전 9시 증시 개장 전에 오늘 살 종목을 추리기 위해 출근시간도 20분 앞당겼다. 장이 끝난 뒤면 10여 명의 직원끼리 “오늘은 얼마를 벌었다” “내일은 이 종목을 공략하라” 등의 대화를 나누는 게 일상이 됐다. 권 씨는 “모든 생체 리듬이 주식 투자에 맞춰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코스피 3,000 시대를 연 지 하루 만에 3,100까지 뚫고 급등하자 연초부터 ‘개미’들의 투자 열기가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 30대 젊은 투자자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하고, 고수 투자자들은 “급등세가 무섭다”고 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30년 넘게 증권 바닥에 있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2030세대, 적금 펀드 헐어 증시로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8일 3,152.18로 마감해 새해 첫 주에만 278.71포인트 뛰었다. 주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상승 폭이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하루 거래대금도 61조2719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유동성 장세가 시작된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23조156억 원)의 2.6배를 웃돈다. 주부 김모 씨(35)는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에 안착한 7일 난생처음 주식계좌를 만들어 남편 몰래 숨겨둔 비상금으로 주식을 샀다. 김 씨는 “하루 만에 15%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보니 다들 이래서 주식하는구나 싶다”며 “주식 광풍은 비상금도 나오게 한다”고 했다. 입사 후 10년 넘게 은행 예·적금만 하던 회사원 김모 씨(38)도 최근 만기가 돌아온 적금을 찾아 삼성전자 주식 1000만 원어치를 샀다. 김 씨는 “6만 원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9만전자, 10만전자 얘기가 나오니 더 사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 투자 열풍을 이끄는 건 이들처럼 증시로 새로 진입하는 ‘뉴 머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주식시장에 뛰어든 2030세대를 약 300만 명으로 추산한다. 특히 과거 은행 예·적금이나 펀드처럼 간접 투자만 하던 중장년의 보수적 투자자들도 주식 투자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동안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장기저축성 예금은 14조3706억 원 급감한 반면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23조 원 이상 늘었다. 개인들이 예금을 헐어 상당 부분 주식에 투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펀드를 해지하고 직접 투자에 뛰어드는 투자자가 늘면서 자산운용사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41거래일 연속 코스피 주식 3조40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특히 새해 들어 개미들은 ‘국민주’로 떠오른 삼성전자를 2조 원어치(2489만 주) 넘게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7%로 기관 지분(6.8%)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빚투 행렬 계속… 나흘새 ‘마통’ 7000개 새로 회사원 박모 씨(44)는 며칠 전 처음으로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었다. 지금은 여유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고 있지만 급등한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마이너스통장에서 돈을 가져와 유망 종목들을 더 사들일 계획이다. 박 씨는 “요즘 주식 투자자 중에 마이너스통장 없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중단했던 신용대출을 새해 들어 재개하자 ‘빚투’(빚내서 투자) 개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7일 현재 134조1015억 원으로, 새해 영업을 시작한 지 나흘(4∼7일) 만에 4534억 원 증가했다. 하루에 새로 만들어진 마이너스통장도 지난해 말 1048개에서 7일 1960개로 빠르게 늘고 있다. 나흘간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은 총 7411개에 이른다. 기존에 만들어 놓은 마이너스통장에서 돈을 빼낸 건수도 하루 평균 2000건으로 작년 말의 2배로 불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금액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20조1223억 원으로 급증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박희창·김자현 기자}

“저 화장실 좀….” “담배 하나 피우고 오겠습니다.” 요즘 회사원 권모 씨(30)는 근무 중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아졌다. 사무실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식 시세를 확인하고 매도, 매수 주문을 하기 위해서다. 오전 9시 증시 개장 전에 오늘 살 종목을 추리기 위해 출근시간도 20분 앞당겼다. 장이 끝난 뒤면 10여 명의 직원들끼리 “오늘은 얼마를 벌었다”, “내일은 이 종목을 공략하라” 등의 대화를 나누는 게 일상이 됐다. 권 씨는 “모든 생체 리듬이 주식 투자에 맞춰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코스피 3,000 시대를 연 지 하루 만에 3,100까지 뚫고 급등하자 연초부터 ‘개미’들의 투자 열기가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 30대 젊은 투자자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하고, 고수 투자자들은 “급등세가 무섭다”고 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30년 넘게 증권 바닥에 있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적금, 펀드 헐어 증시로 간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코스피는 3,152.18로 마감해 새해 첫 주에만 278.71포인트 뛰었다. 주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상승 폭이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하루 거래대금도 61조2719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유동성 장세가 시작된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23조156억 원)의 2.6배를 웃돈다. 주부 김모 씨(35·여)는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에 안착한 7일 난생 처음 주식계좌를 만들어 남편 몰래 숨겨둔 비상금으로 주식을 샀다. 김 씨는 “하루만에 15%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보니 다들 이래서 주식하는구나 싶다”며 “주식 광풍은 비상금도 나오게 한다”고 했다. 입사 후 10년 넘게 은행 예·적금만 하던 회사원 김모 씨(38)도 최근 만기가 돌아온 적금을 찾아 삼성전자 주식 1000만 원어치를 샀다. 김 씨는 “6만 원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9만전자, 10만전자 얘기가 나오니 더 사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 투자 열풍을 이끄는 건 이들처럼 증시로 새로 진입하는 ‘뉴 머니’다. 특히 과거 은행 예·적금이나 펀드처럼 간접 투자만 하던 보수적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장기저축성 예금은 1년 전보다 14조3706억 원 급감한 반면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23조 원 이상 늘었다. 개인들이 예금을 헐어 상당 부분 주식에 투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펀드를 해지하고 직접 투자에 뛰어드는 투자자가 늘면서 자산운용사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41거래일 연속 코스피 주식 3조40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새해 들어 개미들은 ‘국민주’로 떠오른 삼성전자를 2조 원어치(2489만 주) 넘게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보유 삼성전자 지분은 7%로 기관 지분(6.8%)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빚투’ 행렬 계속회사원 박모 씨(44)는 며칠 전 처음으로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었다. 지금은 여유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고 있지만 급등한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마통에서 돈을 땡겨 유망 종목들을 더 사들일 계획이다. 박 씨는 “요즘 주식 투자하는 데 마통 없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연말연초 증시 급등세가 이어지자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에 나서는 ‘빚투’도 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중단했던 신용대출을 새해 들어 재개하자 ‘빚투 개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7일 현재 134조1015억 원으로, 새해 영업을 시작한 지 나흘 (4~7일)만에 4534억 원 증가했다. 하루에 새로 만들어진 마이너스통장도 지난해 말 1048개에서 7일 1960개로 빠르게 늘고 있다. 나흘 동안 신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만 총 7411건이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금액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도 7일 현재 20조1223억 원으로 불었다. 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8일 코스피가 4% 가까이 급등하며 단숨에 3,100 선을 뚫고 올라선 건 1조 원 넘게 사들인 외국인의 매수세 덕분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을 집중 매수하며 그동안 동학개미들이 주도하던 ‘외끌이 장세’에 동력을 보탰다. 이날 외국인이 돌아오면서 코스피는 종가 기준 3,000 시대를 연 지 하루 만에 120.5포인트(3.97%) 폭등했다. 지난해 3월 24일(127.51포인트)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상승 폭이다. 코스피 시가총액(2170조 원)은 최초로 2100조 원을 돌파했고, 거래대금(40조9094억 원)도 처음 40조 원을 넘어섰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연간 24조 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코스피 상승장에서 비켜나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1조6478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외국인 순매수는 2011년 7월 8일(1조7200억 원) 이후 9년 반 만의 최대치이자 역대 2위 규모다. 이와 달리 기관과 개인은 각각 1조1480억 원, 5591억 원어치를 팔아 차익을 챙겼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선진국 증시로 몰려갔던 외국인 자금이 코로나19 충격에도 경기 회복 탄력성이 높은 한국, 대만 등으로 옮겨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 자금의 90%는 대형주에 쏠렸다. 이 여파로 코스피 시가총액 1∼16위 종목들이 모두 급등했다. 이들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6.6%였다. 외국인이 최대 규모(6052억 원)로 사들인 삼성전자는 7.12% 상승한 8만88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9만 원까지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8만 원을 넘어선 지 5거래일 만에 ‘9만전자’를 눈앞에 둔 것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530조 원)도 처음 500조 원을 넘겼다. 시총 2위의 SK하이닉스는 2.6% 상승해 처음으로 시총 100조 원을 넘겼다. 외국인이 1000억 원 넘게 사들인 네이버(7.77%) 카카오(7.83%)도 많이 올랐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산업구조가 반도체, 정보기술(IT) 등 미래 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외국인이 시총 상위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새해 ‘삼천피(코스피 3,000)’ 상승장은 개인과 기관, 외국인이 돌아가며 견인하고 있다. 6일 한국의 동학개미들이 1조70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한 덕에 장중 3,000을 넘었고, 7일에는 기관이 1조 원 이상을 사들여 종가 3,000에 안착했다. 이날 보인 외국인의 사자 행진이 꾸준히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장기적 추세로 돌아섰는지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중국 주요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신흥국 중 한국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는 나온다”고 말했다.박희창 ramblas@donga.com·김자현 기자}

‘애플카’로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애플이 현대자동차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현대차가 손을 맞잡을 경우 현재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8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애플과의 협력설에 대해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가 애플과 협력을 논의 중임을 인정한 것으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강자인 애플과 전기차 양산 기술을 보유한 현대차가 힘을 모으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기업의 협력 소식에 8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가 20%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120.5포인트(3.97%) 오른 3,152.18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9년 반 만에 최대인 1조6478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박희창 기자}

회사원 이모 씨(37)는 스마트폰으로 투자하지도 않은 카카오게임즈 주가를 매번 확인한다. 지난해 9월 마이너스통장까지 만들어 공모주 청약에 나섰지만 높은 경쟁률 탓에 단 한 주도 받지 못했던 종목이다. 그는 “직장 동료는 두 달 먼저 진행된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 성공해 차 한 대 값을 벌었다”며 “왜 나한테는 그런 행운이 안 찾아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8일 현재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4만7000원으로 공모가(2만4000원)의 2배 가까이로 올랐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에 비해 평균 2배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 청약 열풍만큼 투자 성적도 좋았던 셈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재상장 제외)들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7일 기준 평균 99.9%로 집계됐다. 지난해 공모주 청약에 성공해 7일 종가에 팔았다면 평균 2배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의미다. 전체 상장기업 70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37곳의 상승률이 50%를 웃돌았다. 1000만 원을 공모주에 투자했다면 절반이 넘는 확률로 500만 원을 벌 수 있었던 셈이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상장기업은 항암 면역 치료제를 개발하는 박셀바이오다.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이 798.3%에 이른다. 그 뒤를 명신산업(576.9%), 포인트모바일(350.7%), 하나기술(325.4%) 등이 이었다. 코스피 상장기업 최초로 ‘따상상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뛴 뒤 3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했던 SK바이오팜도 200%가 넘는 수익률을 보였다. SK바이오팜의 공모가는 4만9000원. 현재 주가는 16만 원에 육박한다. SK바이오팜은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이 잇달아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사표를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사주를 받은 경우 퇴사를 하지 않으면 1년간 주식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사주를 받은 SK바이오팜 직원 200여 명은 상장 첫날에만 평균 9억 원가량의 평가 차익을 올렸다. 하지만 공모주 투자가 반드시 수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10% 넘게 밑도는 기업은 11개에 이른다. 전체 상장기업의 15.7%다. 미세 칫솔모를 만드는 기업 비비씨는 현재 1만900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3만700원) 대비 36% 낮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는 공모가(13만5000원)보다 2만 원 정도 올랐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청약증거금을 끌어 모으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히트는 상장 첫날 시초가(27만 원)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따라서 막연한 기대를 갖고 공모주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사전에 해당 기업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증권 신고서 등을 자세히 살펴보고 회사가 가진 아이템의 시장성, 성장성, 경쟁력 등을 판단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기관투자가들의 의무보유 물량 등 수급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첫 거래일인 4일 8% 넘게 급락했다. 기관이 보유한 492만 주에 대한 의무보유예수가 모두 풀렸기 때문이다. 직접 청약이 부담스럽다면 공모주 펀드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