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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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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넷! 다자녀 엄마 기자입니다. 환경, 보건, 복지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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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사회일반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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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법원판결3%
지방뉴스3%
  • [포(four)에버육아]‘브레인 푸어’? ‘씽킹 푸어’?…엄마도 ‘멍 때리고’ 싶다

    엄마도 가끔 ‘멍 때리고 싶은 날’이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엄마들에겐 멍 때릴 자유조차 주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다자녀 엄마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엄마를 찾는 아이들이 줄을 선다. “엄마, 물 주세요. 목말라요.” “모기 물렸어요. 약 발라주세요.” 며칠 전도 그런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잠시 천장 바라볼 여유도 없이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출근 전 큰 아이 먹을 ‘아침 도시락’을 싸고 나머지 두 아이의 밥을 차려야 했다. 뜬금없이 점심도 아닌 아침 도시락을 싼 이유는 첫째가 일어나자마자 곧장 병원에 가야했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인가 첫째 목에 빨간 것이 나서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더니 어제는 급기야 누런 농이 잡히고 뜨끈뜨끈 열이 나기 시작했다. 뭔가 아니다 싶었지만 평일이라 병원 갈 시간이 없었다. 남편이 쉬는 날까지 기다렸다가 아침 일찍 병원에 데려가 보기로 했다. 단순 소아과 질환이 아닐 수 있어서 종합병원에 가기로 했는데, 종합병원은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1시간 가량 기다리기 일쑤라 아침밥을 대기하는 중 먹을 수 있도록 도시락을 싼 것이다. 도시락으로 김밥을 싸는 동안에도 생각은 쉴 틈이 없었다. 그날 내 일과와 아이 3명의 준비물을 머릿속으로 정리해야 했다. 도시락과 아이 병원카드까지 챙겨놓고 집을 나서니 이미 시간이 꽤 지났다. 기자실 가는 길에도 휴대전화로 신문을 보고, 오늘 아침 새로 뜬 소식과 처리해야 할 보도자료를 확인했다. 아침 보고를 마치면 한시름 놓나 싶지만 이날은 바로 쉴 틈 없이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첫째가 병원 진료를 마치고 나올 시간이었다. 의사가 다음주 평일 초음파 검사를 받으러 오라 했단다. 교수 일정상 몇몇 평일 오전밖에는 안된다나. 아 평일이라니…. 부랴부랴 친정엄마에게 SOS를 쳤다. 하필 검사가 가능한 날 엄마도 선약이 있으시단다. “괜찮아요, 다른 사람 찾아보거나 예약 변경하면 돼요.” 호기롭게 답했지만 사실 낙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같은 동네 사는 동생도 직장에 다니기에 평일 오전에 여유가 있을 턱이 없었다. 농의 상태가 좋지 않아 예약을 미루면 안 될 것 같았다. 일단 주말 중 아이 상태가 호전되길 기도하며 정 안되면 내가 오전 반차를 내기로 했다.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할 일이 이어졌다. 자잘한 보고와 팀 업무, 요청한 자료 확인, 인터뷰 확정 등. 30여 분 자잘한 일들을 처리하니 어느새 오전 11시였다. 오전이 훅 갔다. 점심약속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 예전에는 대중교통을 타면 멍 때리고 바깥을 쳐다보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요 근래는 그래본 기억이 없다. 이날도 버스를 타자마자 기다렸단 듯 아이들 알림장 앱(어플리케이션) 알림이 ‘띠링띠링’ 울었다. ‘어머니, 기저귀가 떨어졌어요. 보내주세요.’ 막내 기저귀를 대거 주문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다 떨어지다니. 일과표에 바로 ‘기저귀 주문’이라고 적었다. 이렇게 적어놓지 않으면 까먹기 십상이다. 슬프게도 우리 아이는 엄마가 제때 기저귀를 갖다 주지 않아 남의 기저귀를 빌려 쓰는 단골 원아 중 한 명이다. 이날은 오전 11시 반 인터뷰도 하나 예정돼 있어 이동하며 급히 전화통화도 한 통 했다. 덕분에 취재원과의 약속시각에 5분 늦게 도착했다. 취재원들과 ‘일인 듯 일은 아닌 일과 같은’ 식사를 마친 뒤 점심 보고를 마치자 어느덧 시계가 오후 2시를 가리켰다. 휴대전화의 알람이 울었다. ‘후리가케(주먹밥 재료) 주문.’ 맞다, 집에 주먹밥거리가 다 떨어졌었지. 김도 다 먹었고. 엊그제 아침 남편이 출근하며 “애들 먹을거리 신경 좀 써. 반찬이 다 떨어졌더라” 하는 말에 아예 스케줄 앱에 오후보고 마감 시각에 맞춰 반찬 주문을 하라고 알람을 걸어놨었다. 지금 주문하지 않으면 또 잊어버리고 며칠이 흐를 게 뻔하다. 후딱 주문을 하고 일을 시작했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마감하고 다음 일정을 짜고. 정신을 차리니 어느 새 퇴근시각이었다. 멍 때릴 시간은 커녕 계획한 일을 다 마무리하는 데만도 시간이 빠듯했다. ‘못한 일은 집에 가서 틈을 봐 해야지’라고 늘 생각하지만 단 한 번도 그렇게 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집에 가면 제2의 근무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엄마, 집에 과일이 다 떨어졌어요. 과일 사주세요.”(첫째) “내일 소방훈련한대요. 여벌 양말 꼭 넣어주세요.”(둘째) “주먹밥거리 주문했어? 김도 주문했지?”(남편) 시간이 태부족한 사람들을 타임푸어(time-poor)라고 하던가. 나는 뇌 가동용량 부족으로 ‘브레인(brain)푸어’ 혹은 ‘씽킹(thinking)푸어’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 하나의 일을 해결하고 나면 곧바로 또 다른 임무가 치고 들어온다. 머리가 항상 여러 분야에 걸쳐 풀가동되고 있는 것 같다. 이날은 마침 회사 일정으로 귀가까지 늦어졌다. 아이들과 남편이 잠든 집, 고요했지만 집안 곳곳은 남편이 아이 셋을 건사하느라 고군분투한 흔적으로 가득했다. 여기저기 던져진 장난감과 종이조각으로 엉망인 거실, 부엌 싱크대에 놓인 설거지거리, 화장실 앞 가득한 빨래까지. 모두 정리하고 나니 두어 시간이 흘렀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마주했다. 아침에 눈을 뜬 지 꼭 17시간 만에 마주하는 천장이었다. 잘 살고 있는 거겠지? 이런 걸 곱씹어볼 새도 없이 또 하루가 가버렸지만. 오늘 내내 갈망한 ‘멍 때리는 시간’이었건만. 야속하게도 나는 5분이 못돼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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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쁘라삐룬’, 6년 만에 한반도 관통…예상 피해와 경로는?

    태풍 ‘쁘라삐룬’이 2일 밤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은 6년 만이며, 특히 장마철에 태풍이 찾아온 건 12년 만이다. 기존 장마전선에 태풍이 몰고 온 습기가 더해지면서 3일까지 전국에 많게는 300mm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에서 한반도를 향해 곧장 북상 중인 제7호 태풍 쁘라삐룬 (최대풍속 초속 29m, 소형급)은 2일 오후 9시 서귀포 남쪽 130km 부근 해상에 도착할 예정이다. 예상경로대로라면 3일 오전 9시에는 여수 부근에 상륙해 약 초속 8m의 이동 속도로 영남지방을 지난 뒤 3일 밤 울릉도 서북서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쁘라삐룬은 태국 비의 신 이름이다. 2012년 ‘산바’ 이후 한반도 내륙을 통과한 태풍은 없었다. 2016년 10월 태풍 ‘차바’는 부산, 울산에 큰 피해를 안겼지만 남해안을 지나면서 다른 지역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기상청은 6년 만에 태풍이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치게 된 이유에 대해 “태풍이 발생한 시기에 맞춰 우리나라 상공에 태풍이 북상할 수 있는 기압골이 형성돼야 하는데 그동안에는 태풍 발생시기, 상공 기압형태 등 여러 원인으로 그런 길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마와 태풍이 동시에 한반도를 덮치는 것은 2006년 태풍 ‘에위니아’ 이후 12년 만이다. 대부분의 태풍은 7월 중순 이후 영향을 미치면서 장마를 비켜 갔다. 1일에도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걸치면서 전국 곳곳에는 시간당 30mm 내외의 많은 비가 내렸다. 전남 보성에는 오전 7시를 전후해 시간당 80mm의 장대비가 쏟아지는 등 지난달 30일부터 327.5mm의 폭우가 내리며 피해가 속출했다. 보성군 회천면 모원제 제방 50m가량이 붕괴돼 주변 농경지 3㏊가 폐허가 됐고 약 1.6㎞ 떨어진 하천 다리도 끊겼다.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하주차장 등에 세워진 차량 50여 대가 불어난 빗물에 잠기는 등 보성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영광군 염산면 한 논에서 모내기를 하던 태국 출신 외국인근로자 A 씨(63·여)가 낙뢰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1일 오전에는 보성군 보성읍에서 이모 씨(74·여)가 흙더미에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지난달 28일에는 광주 광산구 송산교 근처에서 70대 남성 한 명이 실종된 상태다. 1일 오후 7시 현재까지 전남지역에서만 주택 45개 동과 농경지 2377㏊가 침수됐다. 또 경전선 득량¤이양역 구간에도 흙더미가 유입돼 열차 운행이 8시간 가량 중단됐다. 항공기 5편이 결항하고 12개 항로의 여객선 14척의 발이 묶였다. 행정안전부는 태풍 북상에 따라 1일 오후 3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을 시작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날로 예정됐던 단체장 취임식을 연기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1일 오전 7시 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재난대책회의를 여는 것으로 민선 7기 시정을 시작했다. 2일 취임식은 취소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태풍대비 점검회의를 열었다. 1일까지(오후 7시 현재) 강수량은 서울 63.0mm를 비롯해 강원 정선 98.0mm, 충남 서천 168.5mm, 군산 181.3mm, 산청(지리산) 118.0mm 등을 기록했다. 2일에는 북상하는 태풍 영향으로 강수량이 더 늘면서 시간당 50mm 이상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전국에 쏟아질 예정이다. 기상청은 3일까지 비가 이어지면서 사흘간 전국 강수량이 100~250mm, 일부 지역은 300mm를 넘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보성=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 2018-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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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첫 태풍 ‘쁘라삐룬’ 북상… 1일 제주 영향권

    이번 주말부터 장마와 태풍이 한꺼번에 한반도를 덮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9일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7호 태풍 ‘쁘라삐룬’이 발생해 북상 중이라고 밝혔다. 예상 경로대로 올라온다면 다음 달 1일 밤부터 제주도에 영향을 주고 2일 낮에는 전라도 서해 부근에 이르러 전국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첫 태풍이다. 2016년 태풍 ‘차바’가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2013년 이후 5년간 우리나라 전역에 직접 영향을 미친 태풍은 없었다. 기상청은 태풍의 경로 변동 가능성이 크고 열대저기압으로 약화될 수도 있는 만큼 예보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산사태, 축대 붕괴 등 지반 약화에 따른 피해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태풍 쁘라삐룬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비의 신’을 의미한다. 태풍과 함께 장마전선도 올라온다. 29일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주말인 30일과 다음 달 1일에는 전국이 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든다. 장마에 태풍의 수증기와 고온다습한 공기가 더해지면서 강수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0일에서 다음 달 2일 사이 전국에 100∼250mm의 많은 비가 내리고 남해안과 지리산, 제주도 산지는 400mm 이상의 폭우가 오는 곳도 있겠다고 예보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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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건강보험료 3.49% 인상… 8년만에 최대폭

    내년 건강보험료가 3.49% 오른다. 최근 8년 만에 가장 큰 인상률이다. 보건복지부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내년 건강보험료율을 3.49% 인상한다고 밝혔다. 직장가입자 보험료율은 현행 6.24%에서 6.46%로 인상된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가 부담하는 월평균 보험료는 현재 10만6242원에서 10만9988원으로 3746원 오른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가 9만4284원에서 9만7576원으로 3292원 증가한다. 보험료 인상률이 3%를 넘긴 것은 2011년(5.9%) 이후 처음이다. 복지부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확보하기 위해 적정한 수준에서 보험료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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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公기관 年1억장 ‘우산 비닐커버’ 퇴출

    서울에 첫 장맛비가 내린 26일 오전 시내 한 백화점 입구에 우산 비닐커버를 뽑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5분여간 비닐을 뽑아간 사람은 20여 명. 같은 시간 백화점을 나가는 사람들이 버린 비닐로 바로 옆 쓰레기통은 가득 찼다. 이 백화점이 지난해 소비한 우산 비닐커버는 140만 원어치다. 긴 우산과 접는 우산 비닐이 각각 장당 16원, 14원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9만 장이 넘는 비닐이 쓰인 셈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쓰고 버린 비닐은 모두 종량제봉투에 넣어 일반폐기물과 같이 처리한다”고 했다. 정부가 4년 내 비닐 사용량을 35%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비 오는 날 전국 곳곳에서 사용되는 우산 비닐커버는 ‘사각지대’다. 서울시 등 일부 기관이 비닐커버 대신 빗물제거기를 설치하는 등 자발적으로 감축에 나섰지만 장마 첫날 시내 곳곳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건물 입구에서 우산 비닐커버를 볼 수 있었다.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 앞에도 우산 비닐커버가 비치돼 있었다. 이곳은 4월 환경부와 ‘비닐봉투를 없애고 매장 내 속비닐 사용량을 50%로 줄이겠다’고 자발적 협약을 맺은 곳이다. 마트 관계자는 “빗물제거기로는 우산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어 실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비닐커버를 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트의 점포 한 곳 비닐 사용량을 50% 줄일 경우 하루 감축량이 7kg 정도인데 우산 비닐커버 하루 사용량은 2kg(1000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 지하철 1∼8호선 275개 역에서 사용된 우산 비닐커버는 1501만7675장으로 연평균 500만 장에 이른다. 박다효 자원순환사회연대 연구원은 “지하철 역사를 포함해 공공부문의 우산 비닐커버 사용량은 연간 1억 장에 이르고 민간부문까지 합하면 2억 장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산 비닐커버의 원료는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으로 매립하면 썩는 데 최소 100년이 걸린다. 박 연구원은 “전체 우산 비닐커버의 90%가 종량제봉투에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공공부문에 한해 우산 비닐커버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안전사고 우려 및 빗물제거기 공급 문제로 민간까지 강제로 규제하기는 어려운 만큼 공공부문부터 우산 비닐커버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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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10명 중 1명은 만성 부비동염… 미세먼지 등 자극 피해야

    콧물이 흐르고 가래와 기침이 나오는 것은 감기의 대표적 증상이다. 시간이 지나면 콧물 양이 많아지면서 색이 노랗게 변하고 코막힘이 계속돼 두통까지 온다. 이를 흔히 축농증이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만성 부비동염’이다. 부비동염이란 말 그대로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부비동은 코뼈와 얼굴뼈 사이에 비어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작은 구멍을 통해 코와 연결돼 부비동 내 공기와 분비물이 이 구멍을 통해 빠져나간다. 이 통로에 염증이 생기면 환기와 배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부비동 안까지 염증이 번진다. 이런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된 게 만성 부비동염이다. 만성 부비동염은 성인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동·청소년 환자가 적지 않다. 지난해 만성 부비동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집계했더니 218만 명 중 44만12명(20.2%)이 9세 이하 환자였다. 아동 환자가 30대(34만4539명)나 40대(29만6951명)보다 많은 것이다. 지난해 각종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9세 이하 전체 아동 중 10%가 만성 부비동염 환자일 정도로 아동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렇게 어린이들에게 만성 부비동염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소아일수록 부비동 발달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효진 이비인후과 교수는 “소아의 부비동 배출구는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어 코와 부비동이 마치 하나의 공간처럼 연결돼 있다”며 “감기에 걸리면 염증이 쉽게 부비동으로 퍼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부비동염에 걸리면 처음에는 콧물과 가래, 기침 증상만 보이지만 만성으로 넘어가면 코가 완전히 막혀 후각이 사라지고 안면부 통증, 두통, 치통, 미열까지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황사, 미세먼지 등 자극물질이 많아지면서 이런 증상이 가속화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보통 만성 부비동염은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호전된다. 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때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특히 소아 부비동염의 경우에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이나 비용종(물혹)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어 꼭 병원에서 제대로 확인한 뒤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초기 단계에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다면 만성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담배 연기, 미세먼지 등 자극물질을 피하고 특히 알레르기비염이나 천식이 있는 환자는 급성 증상이 나타날 때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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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만의 ‘전통 장마’ 시작…27일 남부지방 최대 150mm 내릴 듯

    기상청은 2009년 장마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장마예보’를 없앴다. 한반도의 기후가 변하면서 과거처럼 한 달여간 전국에 걸쳐 고르게 비가 내리는 전통적 형태의 장마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간만에 이런 ‘정통 장마’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장마가 본격 시작된 26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렸다. 경기와 충남 지역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30mm의 강한 비가 쏟아져 곳곳에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이날 하루 강수량은 오후 7시 현재 서울 69.5mm, 인천 90.3mm, 경기 동두천 115.2mm, 수원 88.7mm, 충남 서산 130.4mm을 기록했다. 27일 오전까지 중부지방에는 총 12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27일부터는 남부지방에 비가 집중된다. 광주 전남 전북 경남 등에는 27일 새벽을 기해 호우예비특보가 발효됐다. 이들 지역은 28일 오후까지 80~150mm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29일에는 남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날이 갤 전망이다. 하지만 30일 오후부터 다시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다음 달 2일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이어진다. 국지성 호우에 가까웠던 지난해 장마와 달리 올해 장마는 남북으로 좁고 동서로 넓은 지역에 주기적으로 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북쪽의 오호츠크해고기압과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이 비슷한 세력을 유지할 경우 가로로 길고 좁은 안정적 장마전선이 형성되는데 올해가 그렇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힘이 훨씬 강해 5월부터 이른 더위가 찾아왔고 장마전선도 불안정했다. 올해 장마는 시작일도 평년과 비슷하다. 최근 30년간 평균 장마 시작일은 남부지방 6월 23일, 중부지방 6월 24~25일이다. 지난해에는 남부지방 6월 29일, 중부지방은 7월 1일에 장마가 시작됐다. 총강수량이 145.6mm에 불과했던 2014년을 비롯해 최근 몇 년간 ‘마른장마’가 나타난 것과 달리 올해 장마는 강수량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장마기간이 속한 7월 초반 전국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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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주주권 강화… 기업 299곳 발등의 불

    국민 노후자금 626조 원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이 이르면 다음 달 23일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 299곳에 대한 영향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기금 운용의 독립성이 떨어지는 현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 행보가 강화되면 정부와 정치권이 연금을 통해 기업을 통제하는 ‘연금 사회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이르면 다음 달 23일 복지부 장관 주재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안건을 통과시킬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논의된 결과를 볼 때 부결될 가능성은 낮다. 이날 곧바로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구체적인 주주권 행사 방침에 대해서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및 감사 추천을 비롯해 주주대표 소송, 경영진 면담,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에 대한 중점 관리 등 적극적인 경영 참여 방안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당장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기업 299개가 영향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대거 해당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그동안 ‘주총 거수기’로 불렸던 국민연금이 기업 가치와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데 어느 정도 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 20개국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 현실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순기능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복지부 장관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임명하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에서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자칫 엘리엇과 같은 해외 투기자본의 국내 기업 공세에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의 입김이 세지면서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과도한 배당 등을 요구한 뒤 ‘먹튀’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면서 국민연금이 정치 논리에 좌우되지 않도록 독립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공단,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 지침. 강유현 yhkang@donga.com·이미지·박성민 기자}

    • 20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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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15% 스마트폰-인터넷 중독

    국내 청소년의 15%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중독된 것으로 조사됐다. 예전 조사와 비교해 여학생의 중독비율이 늘었으며,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게 눈에 띈다. 이에 정부는 8월부터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연 1회, 초중고교에선 연 2회 이상 중독 예방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날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에 따르면 초등 4학년∼고교 1학년의 전국 청소년 129만1545명 중 15.2%인 19만6337명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었다. 초중고교생 7명 중 1명꼴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빠져 학업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과의존 비율(14.3%)보다 소폭 늘었다. 이 중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고 금단현상을 겪을 정도로 과의존이 심각한 ‘위험 사용자’는 6만4924명으로 전체 청소년의 5%를 차지했다. 올해는 전 연령층에서 여학생 위험군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 남학생은 △중학교 2만6567명 △고교 1만8950명인 데 반해 여학생은 △중학교 2만7994명 △고교 2만3672명으로 남학생보다 많았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역시 중고교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을 추월했다. 최근 게임이나 유튜브, 소셜미디어 같은 스마트폰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여학생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면서 초등학생 위험군도 늘었다. 2016년 전체 초등학생 중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6.8%였으나 지난해 8.2%, 올해 9.8%로 매년 늘고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도 2016년 5.5%→2017년 6.3%→2018년 7.1%로 증가 추세다. 정부는 올 초 ‘국가정보화기본법’을 개정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과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교육을 의무화했다. 이미 인터넷과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겪고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11박 12일간 진행하는 ‘기숙형 치유캠프’와 자녀와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가족치유캠프’도 확대 운영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청소년 사이버상담센터로 문의하면 된다.김호경 kimhk@donga.com·이미지 기자}

    • 201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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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낮기온 30도 안팎… 다음주부터 본격 장마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 이번 주말은 낮 기온이 30도 안팎에 이르는 한여름 날씨가 이어진다. 22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넘기면서 대구, 강원, 경북, 경남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23일에도 서울의 낮 기온이 29도, 강원 춘천 33도, 충북 충주와 전북 전주 각 31도로 전국 곳곳의 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겠다. 대구는 33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요일인 24일에는 기온이 더 오른다.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이 다음 주초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25일까지 맑은 날씨와 강한 일사가 계속된다. 하지만 다음 주 화요일인 26일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제주도는 25일 오후, 나머지 지역은 26일 오전과 오후부터 장마가 시작된다. 서울 강원 충청 등 중부지방은 27일까지, 남부지방은 29일 오전까지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후 장마전선은 잠시 남하했다가 주말에 다시 북상한다. 30일과 다음 달 1일에는 남부 일부 지방에 비가 다시 내릴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7월 초순 저기압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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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소득층 건보료 月2만2000원 인하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 지하 단칸방에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 끝에 번개탄을 피우고 목숨을 끊었다. 아프고 수입도 없던 이 모녀는 자녀가 젊고 월세방이 있다는 이유로 매달 4만7060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했다. 이런 저소득층의 건보료 부담이 완화된다.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부터 적용할 건보료 개편안 세부 내용을 20일 발표했다. 건보료 개편은 2000년 지역·직장 건강보험제도 통합 이후 18년 만이다.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77%인 589만 가구의 건보료는 월평균 21%(2만2000원) 낮아지고 고소득자 84만 가구의 보험료는 오르거나 새로 부과된다. 연소득 500만 원 이하임에도 성별과 연령 등에 따라 소득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 추가 보험료를 부과하던 ‘평가소득제’는 사라진다. 송파 세 모녀도 이 기준에 따라 기본 보험료에 3만60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했다. 이제 이들처럼 연소득 100만 원 이하 지역가입자는 일괄적으로 최저보험료(월 1만3100원)만 내면 된다. 소득과 재산이 많지만 피부양자란 이유로 ‘무임승차’해온 7만 가구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직장가입자의 형제자매도 원칙적으로 피부양자에서 제외돼 지역가입자로 신규 편입될 예정이다. 직장가입자 중 월급이나 월급 외 소득이 많은 상위 1%도 다음 달부터 보험료가 월평균 13만6000원 오른다. 보험료가 변동되는 가구는 전체의 25%로 다음 달 25일 새 보험료가 고지되며 8월 10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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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일 ‘미세먼지 보고서’ 공개 앞두고 中 돌연 반대…무기한 연기

    ‘(한·중·일) 3국 공동으로 2013년부터 진행해온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물질 관측·분석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25일 경기 수원에서 열린 19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뒤 환경부가 낸 보도자료 첫머리다. 환경부가 회의의 가장 큰 성과로 내세웠던 이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이달 중 공개하기로 했던 ‘동북아 대기오염 공동연구(LTP)’의 결과 공개를 연기한다고 19일 밝혔다. 중국 측 반대로 무기한 연기된 거라 사실상 ‘무산’에 가깝다. LTP는 한·중·일 연구진이 세 나라를 오가는 대기오염물질을 2013~2017년 공동연구해 공개하기로 합의한 사업이다. 이 사업보고서가 발표된다는 건 사실상 중국 정부가 처음 ‘중국발 미세먼지’ 실체를 공인하는 셈이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달 말 열릴 환경장관회의를 앞두고 지난 달 열린 국장단 회의에서 중국 측이 갑자기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기반이 된 중국 측 배출량 총계가 2008, 2010년 자료라 너무 오래돼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3국 합의로 4년간 진행된 연구가 애초부터 무의미한 것이었다고 밝힌 셈이다. 더구나 당시 자료는 최근 문제가 되는 초미세먼지(PM2.5)가 아닌 미세먼지(PM10)만 집계한 자료다. 또 지난해 3국 합의사항에 대해서도 중국 측은 “19차 회의 합의문은 공개를 ‘기대한다(expect)’고 했지 공개에 ‘동의한다(agree)’고 한 게 아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연구를 한·중 환경협력의 대표적 사례라 꼽았던 우리 정부만 혼자 ‘북 치고 장구 친’ 모양새가 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장관회의에서 공개를 다시 제안해볼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이 응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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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cm 검은딱새, 흑산도서 870km 날아 일본 간다

    우리나라에 잠시 머무는 여름 철새인 검은딱새(사진)의 이동 경로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17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해 날린 검은딱새 수컷 한 마리가 최근 870km 떨어진 일본 교토의 교탄고(京丹後)시에서 한 현지 민간 조류 전문가에 의해 발견됐다. 검은딱새는 성체의 크기가 약 13cm에 불과한 작은 철새로 동남아나 중국 남부에서 겨울을 난 뒤 봄여름에 바다를 건너 우리나라와 일본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조류연구센터에 따르면 2005년부터 13년간 총 8만여 개의 가락지를 철새에게 부착했지만 회수율은 0.04%에 불과했다. 센터 연구진은 “지난해 가락지를 부착할 당시 해당 새가 최소 3년생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이동 경로 확인으로 검은딱새의 수명이 최소 4년 이상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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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거된 라돈침대 4만개, 뒤처리 캄캄

    16일 오전 7시 반 경기 광명시 하안동 A아파트 8층. 신모(30·여) 박모 씨(30) 부부가 침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일주일 동안 닫아놓고 쓰지 않던 방이다. 그러고는 침대 매트리스를 대형 비닐로 둘러싸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신 씨가 혼수로 마련했던 대진침대의 퀸사이즈 매트리스다. 마스크를 쓴 두 사람은 비닐로 싼 매트리스를 현관 밖으로 옮겼다. 무겁고 크기도 커서 두 사람만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았다. 어렵게 엘리베이터에 오른 뒤 1층 아파트 입구에 내려놓았다. 이어 나무 프레임과 이불까지 차례로 비닐에 싸서 옮기는 데 1시간 반가량 걸렸다.○ 소비자·집배원 “우리가 왜 이런 고생하나” 주말 동안 우체국을 통해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매트리스 수거가 진행됐다. 전국적으로 집배원 등 우정사업본부(우본) 직원 3만 명과 차량 3200여 대가 동원됐다. 우본은 대진침대가 보내온 소비자 현황을 바탕으로 미리 밀봉용 비닐을 보내고 집 앞에 매트리스를 내놓으라고 요청했다. 박모 씨(42·경기 수원시)는 하루 전인 15일 매트리스를 아파트 1층에 내려놓았다. 그러나 “사람이 지나는 곳에 발암물질을 내놓으면 어떡하냐”는 민원이 제기돼 다시 집으로 옮겨야 했다. “비닐로 밀봉해 안전하다”고 설명했지만 이웃들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수거 당일인 16일 다시 매트리스를 1층에 내려놓았다. 매트리스 규격 탓에 수거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정모 씨(48)는 이날 퀸사이즈와 킹사이즈 매트리스 두 개를 내놓았다. 하지만 우체국 직원들은 퀸사이즈만 수거했다. 나머지 매트리스는 미리 신고된 것이 아니었다. 정 씨의 사정으로 직원들이 수거하려 했지만 트럭에 실리지 않아 결국 포기했다. 결국 정 씨는 매트리스 한 개를 다시 방 안으로 옮겼다. 우본은 이날 작업에 필요한 직원들에게 마스크와 장갑을 제공했다. 상당수 집배원들이 이를 착용하지 않았다. 집배원 김모 씨(54)는 “발암물질이라 찝찝하지만 날씨가 더워 (마스크를)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고 했다. ○ 분류·처리 문제도 ‘첩첩산중’ 수거된 침대는 대진침대 측이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시에 마련한 임시 야적장으로 옮겨진다. 하지만 야적장 근처 주민들이 매트리스 반입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당진시 송악읍 주민 50여 명은 동부항만 고철 야적장 입구 앞에 천막 2개를 설치하고 매트리스 반입을 몸으로 막았다. 이들의 반발로 전국에서 온 화물차 200여 대가 야적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들이 싣고 온 매트리스는 약 6000개다. 기존 수거 분량을 포함해 전체 매트리스 4만여 개의 향후 처리방식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모나자이트가 들어간 부품(속커버, 에코폼 등)과 금속스프링, 나머지 소재를 분리해 모나자이트 부품은 밀봉해 보관한다. 금속 스프링과 나머지 소재는 환경부와 협의해 일반폐기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모나자이트 가루가 발생할 수 있다. 분리 이후 처리는 더 큰 문제다. 폐기물 처리를 맡은 환경부는 조만간 소각업체들을 섭외해 매트리스의 가연성 소재를 순차적으로 소각하고 스프링은 재활용 업체로 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그 양이 상당한 데다 모나자이트를 완벽히 분리할 수 있을지, 방사능에 노출된 폐기물을 일반폐기물과 같이 태워도 괜찮은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모나자이트가 들어간 부품은 아예 처리방안조차 마련되지 않았다.신규진 newjin@donga.com·이미지 / 당진=지명훈 기자}

    •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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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돈 매트리스’ 밖에 내놓자 이웃들 항의…분류-처리도 첩첩산중

    16일 오전 7시 반 경기 광명시 하안동 A아파트 8층. 신모 씨(30·여)와 박모 씨(30) 부부가 침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일주일 동안 닫아놓고 쓰지 않던 방이다. 그리고 침대 매트리스를 대형 비닐로 둘러싸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신 씨가 혼수로 마련했던 대진침대의 퀸사이즈 매트리스다. 마스크를 쓴 두 사람은 비닐로 싼 매트리스를 현관 밖으로 옮겼다. 무겁고 크기도 커서 두 사람만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았다. 어렵게 엘리베이터에 오른 뒤 1층 아파트 입구에 내려놓앗다. 이어 나무 프레임과 이불까지 차례로 비닐에 싸서 내려놓기까지 1시간 반가량 걸렸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박 씨는 “음이온 침대라서 믿었는데 제대로 뒤통수 맞았다”며 허탈해 했다.● 소비자·집배원 “우리가 왜 이런 고생 하나” 주말동안 우체국을 통해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매트리스 수거가 진행됐다. 전국적으로 집배원 등 우정사업본부(우본) 직원 3만 명과 차량 3200여 대가 동원됐다. 우본은 대진침대가 보내온 소비자 현황을 바탕으로 미리 밀봉용 비닐을 보내고 집 앞에 매트리스를 내놓으라고 요청했다. 작업절차는 비교적 단순하다. 하지만 해당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과 혼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이모 씨(35·여)는 혼자 매트리스를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아 부모님에게 ‘SOS’를 보냈다. 결국 전북 전주시에 사는 아버지가 서울로 올라왔다. 이 씨는 “아버지가 ‘잠자리가 중요하다’며 사준 침대”라며 “여전히 불안한 것도 문제이지만 나중에 매트리스를 교환해줘도 어떻게 옮길지 벌써부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박모 씨(42·경기 수원시)는 하루 전인 15일 매트리스를 아파트 1층에 내려놓았다. 그러나 “사람이 지나는 곳에 발암물질을 내놓으면 어떡하냐”는 민원이 제기돼 다시 집으로 옮겨야 했다. “비닐로 밀봉해 안전하다”고 설명했지만 이웃들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수거 당일인 16일 다시 매트리TM를 1층에 내려놓았다. 매트리스 규격 탓에 수거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정모 씨(48)는 이날 퀸사이즈와 킹사이즈 매트리스 두 개를 내놓았다. 하지만 우체국 직원들은 퀸사이즈만 수거했다. 나머지 매트리스는 미리 신고된 것이 아니었다. 정 씨의 사정으로 직원들이 수거하려 했지만 트럭에 실리지 않아 결국 포기했다. 결국 정 씨는 매트리스 한 개를 다시 방 안에 넣었다. 빈 방 청소를 위해 예약한 청소전문서비스도 연기했다.● 분류·처리 문제도 ‘첩첩산중’ 우체국을 통해 수거된 침대는 전국 32개 물류거점을 거쳐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군에 마련된 임시 야적장으로 옮겨진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기존 수거 분량을 포함해 매트리스 4만여 개의 처리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는 “모나자이트가 들어간 부품(속커버, 에코폼 등)과 금속스프링, 나머지 소재를 분리해 모나자이트 부품은 밀봉해 보관하고, 금속스프링과 나머지 소재는 환경부와 협의해 일반폐기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방사능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 침대 분리 도중 다량의 모나자이트 가루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분리 이후 처리는 더 큰 문제다. 폐기물 처리를 맡은 환경부는 조만간 소각업체들을 섭외해 매트리스의 가연성 소재를 순차적으로 소각하고 스프링은 재활용업체로 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그 양이 상당한 데다 모나자이트를 완벽히 분리할 수 있을지, 방사능에 노출된 폐기물을 일반폐기물과 같이 태워도 괜찮은지 여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모나자이트가 들어간 부품은 아예 처리방안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한 전문가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이렇게 대량으로 발생한 건 처음”이라며 “밀봉한 뒤 매립·소각할지, 격리시설을 만들어 보관해야 할지 논의를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장 임시 야적장 근처 주민은 반발하고 있다. 17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 주민 10여 명은 동부항만 고철 야적장 입구 앞에 천막 2개를 설치하고 매트리스 반입을 막아섰다. 이들은 “매트리스를 다른 장소로 반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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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four)에버육아]아이 손잡고 소중한 한 표…숙제가 아닌 축제, 선거

    “엄마, 내일은 선거하는 날이죠? 선거하는 거 보고 사진도 찍어 오래요.” 첫째가 지방선거 전날인 12일 아침 말했다. 요즘 어린이집 숙제는 참 건전하구나. 국공립어린이집인 만큼 투표율을 독려하려기 위한 복안이 반영된 건진 모르겠지만…. 아이에게 “그럼 내일 엄마 투표할 때 동생들과 함께 가자”고 했다.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만든 작은 코팅지를 내밀었다. 주민등록증과 똑같이 생긴 종이에 자신의 얼굴이 인쇄된 신분증이었다. “선생님이 투표할 때는 꼭 이런 걸 들고 가야 한대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이를 낳은 이래 두, 세 번 선거를 치른 것 같다. 대부분 육아휴직 때였기에 갑작스러운 ‘빨간 날’이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이번엔 근무였지만 다행히 팀원들의 배려로 쉴 수 있었다. 엄마가 되면서 아무래도 관심 있게 보는 것은 보육 관련 정책이다. 우리 동네는 비교적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는 편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도서관이나 체육관 같은 어린이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영·유아를 둔 젊은 직장인 부부가 많은 데 반해 어린이집 수도 여전히 부족하다. 동네 엄마들 카페에는 아직도 연초마다 ‘어린이집 대기 순번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이어진다. 구청장, 시·구의원 선거에서 후보들이 어린이 시설 관련해 어떤 공약을 내놓았는지 살폈다. 같이 투표를 하러 가는 딸에게도 간단히 설명해줬다. “이 후보는 새로 태어날 아기가 들어갈 어린이집을 더 만들어줄 수 있대.” “이 아저씨는 우리 딸들 책 읽을 도서관을 만들어준다네.” 선거일 아침, 남편은 출근이라 새벽에 나가 따로 투표를 했고 나는 아이들 아침을 먹인 뒤 집 앞 투표소로 향했다. 혹시 사진을 찍힐까 싶어 모자에 선글라스까지 쓰고 나왔는데 다행히 언론사는 없었다. 괜한 오지랖이 아니라 지난 선거 때는 애들을 끌고 투표하러 나왔다가 투표소 앞에 있던 몇몇 언론사가 사진을 찍었다. 아마도 아이들을 여럿 끌고 나온 엄마의 투표 장면이 인상적이었 게다. 인터뷰까지 하려고 다가오는 통에 “나도 기자다” 라고 본의 아니게 커밍아웃하고서야 상황을 모면했다. 이번에 언론사는 없었지만 여느 때처럼 투표소 직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뱃속에 하나 더 있는 거예요?” “애국자시네.” 신분 확인을 하고 투표용지를 받으면서 으레 듣는 인사가 뒤따랐다. 첫째는 숙제에 대한 책임감으로 내게 딱 붙어 쫓아다니며 이것저것 물었다. “엄마, 여기에 투표를 하는 거예요?” “내가 투표하는 곳에 따라 들어가도 돼요?” 안된다고 하자 제법 전문용어까지 썼다. “아, ‘비밀투표’구나.” 알고 보니 어린이집에서 모의 투표를 했단다. 반에서 가장 좋아하거나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친구 한 명을 뽑아 써내는 일종의 인기투표였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딸은 투표 막판까지 누구를 뽑을까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원래 정규과정에 있는 건지, 다른 기관에서도 이런 수업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투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세심한 교육에 새삼 감사했다. 전날까지 마음에 둔 후보와 정당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반을 접어 한 무더기는 첫째, 다른 한 무더기는 둘째에게 줬다. 첫째는 구멍에 넣은 뒤 “선거에 참여했다”며 팔짝거리며 좋아했다. 불현듯 나의 첫 선거가 기억났다. 그때 나도 저렇게 설레는 기분으로 투표함에 용지를 넣었는데…. 내 첫 선거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2002년 대통령선거였다. 구권력과 신권력의 교체, 그동안 본 적 없는 선거방식과 표심몰이, 고 노무현 대통령이란 희대의 스타 탄생은 내게 선거에 대한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이전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다시는 그런 선거를 겪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때의 경험은 내게 선거란 ‘반드시 해야 하는 것’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정치에 제법 관심이 많다는 신랑만 해도 선거 공보물을 제대로 안 읽는데 반해 매 선거 때마다 기자란 직업을 떠나 선거 공보물을 열심히 읽는 것도 그런 경험의 소산이다. 내 한 표를 신중하게 행사하고 싶다. 과거 투표소 사진으로 논란이 많았던 만큼 아이의 숙제 사진은 안전한 투표소 밖에서 찍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둘째와 셋째는 물론이며 숙제를 하러 왔다는 첫째조차 그저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에 왔다는 것 자체에 신이 난 것 같았다. 투표소 이름이 적힌 종이 앞에서 사진을 찍자고 하자 신난다며 포즈를 잡았다. 투표소를 나서며 꼭 숙제가 아니더라도 다음 번, 또 다음 번 투표 때도 아이들을 동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첫 선거 때 그랬듯 우리 아이들에게도 투표란 즐거운 것,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축제, 그리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란 인상을 심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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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면-미세먼지 등 환경질환, ‘피해 3배’ 징벌적 손해배상

    앞으로 석면이나 미세먼지처럼 오염된 환경으로 인한 질환이 확인되면 가해자로부터 피해액의 최대 3배에 이르는 손해배상액을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특정 제품에 의해 다치거나 손해가 발생한 것이어야 이 같은 배상액을 받을 수 있었다. 환경부는 환경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환경성질환)에 대해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환경보건법’ 개정안이 12일 공포돼 내년 6월 12일부터 시행된다고 11일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란 가해자의 행위가 고의적이거나 중대한 과실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제도다. 내년에 이 법이 시행되면 6개 환경성질환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해진다. 즉,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질환 △석면으로 인한 폐질환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및 알레르기 질환 △수질오염물질로 인한 질환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중독증·신경계·생식계 질환 △환경오염 사고로 인한 건강장해 등이다. 환경단체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제도 도입을 환영하면서도 배상액의 한도가 턱없이 낮게 설정됐다고 비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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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유차 퇴출 로드맵 연내 꼭 마련”

    “미세먼지 주범인 경유차의 완전한 퇴출 시점을 올해 안에 못 박겠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환경의 날’인 5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 달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김 장관은 “올 초 벌어진 여러 사태에 대해 환경부의 책임이 크고 그중 제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가동중단(셧다운)과 4대강 보 개방을 관철하면서 환경운동가 출신인 김 장관은 정권 초 ‘문재인 정부의 신데렐라’로 불렸다. 하지만 올 초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논란에 이어 재활용 쓰레기 수거 대란 사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 장관은 “국민들이 ‘북핵보다 위험하다’고 느낀다는 미세먼지는 근본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자동차 이용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올해 말까지 경유차를 포함한 내연기관차의 시장 퇴출 종합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25년, 독일 2030년, 프랑스와 영국은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나라도 2015년 폴크스바겐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사건 이후 경유차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지만, 유가가 오르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휘발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경유차 등록대수는 2015년 862만2179대에서 2017년 957만6395대로 오히려 늘었다. 2014년 국립환경과학원 집계에 따르면 경유차 미세먼지 발생량은 전국 미세먼지 총량의 11%, 수도권의 29%에 이른다. 김 장관은 “노후 경유차(2005년 이전 생산) 운행 제한에 더해 주차장 요금과 혼잡통행료 인상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일반 국민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대형 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량도 실시간 공개하고, 이 정보를 예보 산출 시에 적용하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지난달 종합대책을 발표한 재활용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폐기물을 줄이는 것, 둘째는 재질을 통합하는 것(페트병 무색 통합 등), 셋째는 분리배출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문화를 바꿔 플라스틱을 아예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회용품을 ‘못 쓰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 스스로 ‘안 쓰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마침 이날 인터뷰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환경의 날을 맞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플라스틱이 없는 하루’를 제안했다. 김 장관은 “TV 프로그램에 일회용품을 쓰는 모습이 너무 자주 나온다”며 “드라마 작가와 PD 등 방송 관계자들을 만나 이런 장면을 자제하도록 권하고 홍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반쪽짜리 일원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물관리 일원화 3법(정부조직법·물관리기본법·물산업법) 통과에 대해서는 “아쉽긴 해도 4대강 문제를 다루는 데 제약은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지난달 28일 이 3법이 통과되며 국토교통부의 인력 188명과 예산 6000억 원, 산하 한국수자원공사·홍수통제소 등이 환경부로 최종 이관됐다. 하지만 하천공간·시설 관리권은 국토부에 남아 환경단체들로부터 가장 예민한 사안이었던 4대강 보 존폐 결정권을 포기했다는 빈축을 샀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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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초’ 반달가슴곰 인공수정 출산…3년 만에 성공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인공수정을 통해 반달가슴곰 새끼 출산에 성공했다. 1급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 복원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올 2월 탄생한 새끼 반달가슴곰 두 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개체인 것이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기술원은 지난해 7월 증식장에 있는 암컷 4마리에 인공수정을 시행했다. 이들 중 두 마리가 새끼를 낳으면서 이들이 인공증식에 의해 탄생한 개체가 확실한지 분석을 진행해왔다. 곰은 지연착상(수정란이 생리·환경 조건이 맞을 때를 기다렸다가 착상하는 것)과 동면 등 독특한 번식행태 때문에 정확한 번식생리구조를 알아내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희귀종 팬더곰도 중국 등 전 세계 과학자들이 수 십 년째 인공수정을 시도한 끝에 2006년에야 처음 성공했다. 현재 성공률도 25%에 못 미친다. 미국의 북극곰과 말레이곰은 지금까지 한 번도 인공수정에 성공한 적이 없다. 공단은 2015년 본격적으로 인공증식 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3년 만에 인공수정에 성공했다. 태어난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폐사했고 남은 한 마리는 야생적응훈련을 마치는 대로 가을쯤 방사할 예정이다. 송동주 종복원기술원장은 “이번 인공수정 성공을 계기로 반달가슴곰 복원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더욱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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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four)에버육아]1억 준다면 아이를 더 낳을까요?

    “1억을 준다면 아이 더 낳을까요?” 얼마 전 만난 한 정부 인사가 내게 물었다. 실없는 우스개 소리가 아니었다. 각종 출산장려정책으로 잠깐 반등하는가 싶던 출산율은 최근 2년간 갑자기 작정이라도 한 듯 곤두박질치고 있다. 40만 명 선이 처음 깨질 거라던 지난해 출생아수는 38~39만 명 정도가 아니라 35만 명까지 급감했다. 올해는 그 파죽지세를 이어 30만 명 선마저 붕괴할 거란 예상마저 나온다. 올해 안에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수) 1.0 미만이라는 전 세계 통틀어 전대미문의 수치에 도달할 거란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이니 뭐든 절실하지 않을까. 그는 “정말 1억 원을 줘서 아이를 더 낳는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서 답답함과 절박함이 느껴졌다. 우리나라에서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총 비용이 3억 원이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1억 원은 분명 적지 않은 돈이다. 나만 해도 당장 1억 원이 생긴다면 덜 수 있는 걱정거리가 많다. 나날이 늘어갈 아이들 식비, 교육비, 옷값 등에 대한 부담 등. 하지만 육아는 단순히 비용으로 환산할 일은 아니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 단절녀가 된 인생 선후배들을 만나면 하나 같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단 하루라도 아이와 가족 없이 나만을 위해 지내봤으면.” 아이는 부모의 희생을 먹고 자란다는 말처럼 육아는 돈으로 치환할 수 없는 부모의 시간과 노동력을 요구한다. 나도 다자녀 엄마치고는 젊은 축에 속하지만 동갑내기인 남편은 다른 아빠들과 비교할 때 정말 젊다. 친구들 중에는 미혼도 많아 사교모임이 잦은데, 아이들이나 가족 일정 때문에 언감생심, 못 가기 일쑤다. 종종 남편은 “애들 없이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해봤으면” “어디 둘만 여행이라도 다녀왔으면” 하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내게 ‘속 편한 소리’라고 빈축을 사지만 그 마음 왜 모르겠나. 나도 내 시간 하나 없이 직장일+가사로 빠듯한 하루를 보내는 게 물리고 힘든데. 30대 중반, 총각 친구들에 둘러싸인 남편은 상대적으로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언제였던가, 내게도 며칠간 일이 몰리고 애들은 애들대로 아파 정말 머리가 터질 것 같던 한 주가 있었다. 결국 일에서 실수가 터졌다. 집에 가서 모자란 작업을 마무리하고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지만 일단 귀가하면 애들 보느라 마음처럼 시간이 나지 않았다. ‘정말 악착같이 하고 있는데.’ 어쩐지 억울한 마음이 들어 회사 선배에게 사정을 털어놨다. “사정은 알지만….” 선배도 안타까운지 말끝을 흐리셨으나 실수는 실수였다. 내 개인 사정이 핑계가 될 수는 없었다. 나만 워킹맘인 것도 아니고 요샌 워킹대디들도 일·가사 양립에 바쁜 경우가 많다. 이 두 개의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배해 운용하느냐는 결국 본인에게 달렸다. 그럼에도 절대적 시간 자체의 부족, 그에 따른 능력의 반감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현실은 때론 가혹하다. 나도 여유 있게 사태를 관망하고, 생각할 시간을 갖고, 공부할 여력이 있다면 좀 더 양질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부질없는 생각을 안 해 본 워킹맘(혹은 워킹대디)들은 없을 것이다. 이쯤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본다. 과연 1억 원이 우리 부부에게 이런 시간과 여유를 보장할 수 있을까? 돌봄 비용을 대폭 늘려 육아를 누군가에게 좀 더 전가한다면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단순히 계산해 봐도 엄청난 비용이다. 나 같은 다자녀가정이 종일 베이비시터를 쓴다면 못 해도 한 달에 300만 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갈 것이다. 1억 원이라 해도 3년 정도 지나면 사라지고 말 수준이다. 자녀수가 적더라도 육아 여건이 열악한 집이라면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다자녀란 이유로 “집이 좀 사시나 봐요”라는 농담을 자주 듣는데, 상대적으로 ‘다자녀 키울 만큼 사는 집’인 것은 사실이다. 경제력이 월등하다는 게 아니라 적당한 돈, 안정적인 주거환경, 건강하신 양가 부모님, 정부 아이돌보미 이용 등 여러 복합적인 조건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 지인들을 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변변찮은 외벌이거나 빚이 있거나 기약 없는 전세살이거나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쌍돌봄비용’이 나가는 식이다. 이런 이들은 자녀를 갖는 게(혹은 더 갖는 게) 다자녀가정인 나만큼이나 부담스러울 수 있다. 회사 선후배들끼리 모여 자녀 얘기를 하다 보면 이런 말을 흔히 듣는다. “아이 갖는 게(혹은 더 갖는 게) 엄두가 안 난다.” 이런 상황에서 1억원을 준다고 아이를 낳을까? 기회비용을 따져보면 상대가 되지 않는데? 물론 돈에 혹해 아이를 낳거나 돈을 목적으로 아이를 갖는 출산도 있을 것이다. 그게 정부가 추구한 바는 아니겠지만. 나는 정부 인사에게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라면 1억 준다고 더 낳지 않을 거라고. 그 돈으로 차라리 다른 일을 하시라고. 우린 그렇게 ‘농담인 듯 농담 아닌 농담 같은’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만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이런저런 상념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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